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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경궁서 전통혼례 치르고 경복궁서 궁중연희 즐긴다

    조선 궁궐에서 1박 2일 숙박할 수 있다. 결혼식도 올릴 수 있다. 문화재청은 16일 이 같은 내용의 ‘살아 숨쉬는 5대궁 만들기’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우선 체험상품이 늘어난다. 4월부터 창덕궁 낙선재·통명전·환경전에서 하룻밤을 잘 수 있는 ‘궁궐에서 1박 2일 체험 프로그램’이 생긴다. 5월과 11월 두 달 동안에는 창경궁 통명전과 양화당에서 전통 혼례를 치를 수 있다. 옛 사대부 가문의 전통혼례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방식이다. 아직 구체적인 신청 절차는 나오지 않았다. 창경궁 통명전에서 이뤄질 ‘조선의 임금이 되다’는 외국인을 겨냥한 야심작이다. 올 상반기 상품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명품 관광상품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왕과 왕비 옷을 입고 가마를 탄 채 궐안을 둘러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문화행사도 늘어난다. 덕수궁에서는 4~10월 야간공연이 상설화된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공연단체에도 장소를 개방한다. 경복궁 경회루에서는 5~6월 전통 궁중연희가 열린다. 가을부터 유료화할 방침이다. 창덕궁은 아예 ‘달빛기행’이라는 이름으로 야간 관광상품을 특화한다. 조명을 근사하게 비추고 미니청사초롱 등 기념상품도 개발할 방침이다. 지난해 5월 덕수궁 중화전을 개방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창덕궁 인정전을 개방한다. 덕수궁에 이어 경복궁은 봄·가을 두 차례 야간에 개방하고, 창경궁은 봄꽃이나 가을단풍 때 일정 정도 밤에도 문을 연다. 이르면 5월부터 경복궁 수정전·함화당·집경당, 창덕궁 연경당 선향재, 덕수궁 중명전·정관헌 등 각종 전각들을 학술대회나 전시회,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의 회의 장소 등으로도 대여할 방침이다. 드라마 ‘대장금’ 분위기를 타고 경복궁 수라간 복원 작업에도 착수한다. 문화재청은 궁궐 훼손 등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점을 감안해 외부 용역을 통해 구체적 이용 기준 등 매뉴얼을 만들 방침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경복궁에서 결혼식 올린다

     한류드라마 ‘대장금’의 주요 무대였던 경복궁 수라간이 복원된다. 또 소외계층과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등 주요 궁궐에서 전통혼례를 올리는 것도 가능해진다. 동절기를 닫아둔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종묘 등은 4월 다시 개방된다.  최광식 문화재청장은 고궁(古宮) 역사문화 관광자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살아 숨쉬는 5대궁 만들기’ 2011년 사업 추진 계획을 16일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수라간(내외 소주방) 복원 공사를 포함한 제2차 ‘경복궁 종합정비사업’에 곧바로 착수하고, 5월부터는 궁궐 주요 전각을 정부 부처나 기업 등의 회의 장소로 대여하는 장소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궁궐의 대표 공간인 정전 개방 차원에서 지난해 덕수궁 중화전에 이어 창덕궁 인정전도 하반기에 개방될 예정이다. 야간 시간대 궁궐 활용 프로그램도 활성화된다.  지난해 처음 시작해 큰 호응을 얻은 창덕궁 달빛기행을 4월16일부터 총 18회 실시하고 덕수궁에서는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목요일 밤 7시 야간 국악공연이 정례화된다.  경복궁과 창경궁 또한 봄꽃 개화 및 가을 단풍 시기에 맞춰 야간 개방하며, 지난해 창덕궁 낙선재에서 시범운영한 궁궐 숙박체험은 창경궁 통명전으로 확대된다. 창경궁에서는 왕실 행차용 가마를 타고 궁궐 경내를 둘러보는 관광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생활공감형 체험 확대 차원에서 소외계층과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궁궐이 전통혼례장으로 제공된다.  최 청장은 “이와 같은 문화 프로그램들이 궁궐 본연의 가치와 역사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궁궐 활용 및 장소사용 등에 대한 대원칙과 허가기준,세부 매뉴얼 등을 더 명확히 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한지민, 반전몸매…스크린 안팎 ‘매혹’

    한지민, 반전몸매…스크린 안팎 ‘매혹’

    배우 한지민이 사극 추리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 청순한 미모와 글래머러스한 반전몸매를 과시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한지민은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감독 김석윤·이하 조선명탐정)에서 조선 상단을 주름잡는 한객주로 분한다. 드라마 ‘대장금’, ‘이산’ 등에서 순수한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한지민은 ‘조선명탐정’의 팜므파탈로서 섹시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극중 등장하는 현대의 시스루룩을 방불케 하는 이색적이고 화려한 한복은 한지민의 숨겨둔 섹시함을 부각시켰다. 해당 장면을 위해 한지민은 홑겹의 얇은 의상으로 혹독한 겨울 촬영을 소화해내는 등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지난 17일 ‘조선명탐정’ 언론시사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지민은 “시상식이 아닌 자리에서 노출을 시도하는 게 편하지 않다. 하지만 한객주는 명탐정 김진(김명민 분)을 끌어들이기 위해 섹시미를 이용하는 이유 있는 설정이라 부끄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스태프들이 한객주의 의상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나 역시 이런 과한 꾸밈을 즐기면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조선명탐정’의 권유진 의상 감독은 팜므파탈로 파격 변신한 한지민을 위해 비단의 본고장인 중국 소주까지 날아가 원단을 공수했고, 인도 신발 등의 이색 소품을 이용해 이국적인 느낌을 가미했다. 또한 한지민은 이날 원 오프 숄더 디자인의 미니드레스를 입고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페일 핑크 컬러의 드레스는 한지민의 하얀 피부를 돋보이게 만들었고, 가슴의 클래비지 라인과 등을 살짝 드러낸 미니드레스는 한지민의 청순한 미모를 부각시키며 극중 캐릭터의 섹시함까지 연상케 했다. 한편 김탁환 작가의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영화화한 ‘조선명탐정’은 조선시대 정조 17년에 발생한 의문의 관료 연쇄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명탐정 김진의 활약상을 그렸다. 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10만 명에 달하는 전국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사진=현성준 -송효진 기자
  • [열린세상] 전통문화, 공감 기법 찾아야/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열린세상] 전통문화, 공감 기법 찾아야/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지난해 11월 발표한 국가브랜드지수 결과에 따르면 여러 지표 중 전통문화 부문이 최하위였다. 과학·기술(4위), 현대문화(9위), 유명인(10위) 등은 비교적 높은 순위이나 전통문화 부문은 35위에 그쳤다. 전통문화 지표는 2009년에도 37위에 올라 우리나라 브랜드 이미지에 깊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국인에게 비친 타화상과 자국인이 생각하고 있는 자화상과의 차이도 매우 크다. 외국인들은 우리 전통문화의 실체를 매우 낮게 평가하는 반면, 우리 국민은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경험을 통해 볼 때 전통문화를 체험(관람)하는 현장에서 ‘공감지수’는 역전된다.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 혹은 관람해 본 외국인들은 우리 문화 속에 스며들어 있는 역사적 가치와 선조의 삶의 예지에 감탄한다.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만찬석상에서 박물관 유물 관람 소감을 한마디로 “뷰티풀”이라고 외치며 “한국문화가 이렇게 독특한지 몰랐다.”고 감탄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뿐 아니라 우리 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한국전통문화센터’에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단청 부채를 만들거나 매듭 장신구, 한지함을 만들어 선물로 가지고 가는 외국인들의 표정과 반응에서도 감탄사가 묻어 나온다. 그러나 우리(내국인)는 말로는 “우리의 문화가 우수하다, 독창적이다.”고 하면서도 전통문화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향유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는 않는다. 전통문화를 체험(관람)한 뒤 나타나는 공감지수가 낮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나 뮤지컬, 대형 클래식 공연, 현대미술 전시 등은 자발적으로 찾아나서 관람하고 소비하면서도 무형문화재 공연이나 전시 관람은 기껏해야 ‘연중행사’일 정도로 인색하다. 전통문화는 우리 선조의 삶의 일부로 흔하게 봐 와서 고루하다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감동을 자아내기 위한 ‘상품’으로서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우리 선조들이 삶 속에서 펼쳤던 예·기능을 보여주는 데 그치고 있어 ‘미적 쾌감’이나 ‘흥미코드’를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현대감각에 맞는 재미를 유발하지 못하는 내용과 기법으로 무겁게 구성되어 있는 점도 많다. 하여 최근에는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방식을 달리하거나 원형을 변용하여 젊은 세대는 물론 외국인에게 흥미롭게 다가가는 노력들을 하고 있고, 일부에서 성과도 내고 있다. 한류 열풍을 몰고 온 드라마 ‘대장금’은 드라마라는 형식을 통해 우리 궁중 음식 문화를 동남아에 널리 알렸고, 조선시대 국보급 산수화를 디지털로 재구성한 미술작품이 국제미술전시회에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창덕궁에서 4월부터 10월까지 매월 음력 보름 전후에 진행되는 달빛기행은 창덕궁 관람시간을 밤 시간대에 맞춰 ‘공감지수’를 높이고 있다. 덕수궁의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행사에 연극무대나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하는 연기자들을 참여시켜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집에서 제작하여 공연 중인 가무악극 ‘몽유도원도’도 그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안견의 회화작품 몽유도원도의 제작 배경을 두고, 그 안에 스며들어 있는 비극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리 전통예술인 판소리와 민요, 춤, 연희 등으로 구성해 내·외국인들에게 전통예술의 ‘총체’(한국적 오페라)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전통문화는 원형대로 보존되고 전승되어야 하지만 내·외국인들이 흥미롭게 참여하고 관람해 감동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감(共感) 기법이 개발되어야 그 가치가 재인식되고 그 의미 또한 확장될 수 있다. 국민들 역시 무조건 “우리 문화가 최고고 독창적이다.”라는 국수주의적이고 관념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전통문화를 우리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여 즐기며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지혜와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 전통문화가 오늘을 넘어 내일에도 빛을 발할 수 있다.
  • ‘꿀떡녀’ 아역배우 주다영, 폭풍 성장 화제

    ‘꿀떡녀’ 아역배우 주다영, 폭풍 성장 화제

    ‘꿀떡녀’로 유명한 아역배우 주다영(16)의 ‘폭풍 성장’ 과정이 공개돼 화제다. 18일 MBC에브리원 드라마 ‘레알스쿨’의 공식 미투데이를 통해 공개된 사진에는 주다영이 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다영은 드라마 ‘대장금’, ‘대왕세종’, ‘거상 김만덕’, ‘추노’를 비롯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크로싱’, ‘그림자살인’, ‘백야행’ 등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그간 아역배우답지 않는 성숙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주다영은 “어릴 때부터 활동해서 잘 몰랐는데 벌써 데뷔한 지 10년이나 됐다.“며 ”쑥쑥 자란 키만큼 점점 연기 욕심도 늘려서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레알스쿨’을 통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주다영은 “지금 내 나이에 딱 맞는 ‘레알스쿨’ 다영을 만나 이제껏 보여 드리지 못한 발랄하고 귀여운 모습들을 보여 드리고 있어 기쁘고, 덕분에 팬분들과도 한층 더 가까워져 기분 좋다.”고 전했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릴 때부터 타고난 미모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우월하긴 마찬가지”, “얼굴은 그대로고 늘씬하게 키만 자랐다.”는 등의 호응을 보였다. 사진=MBC에브리원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주말 데이트]‘국악계의 이효리’ 국립창극단 프리마돈나 박애리

    [주말 데이트]‘국악계의 이효리’ 국립창극단 프리마돈나 박애리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창극으로 만들면 어떨까. 우리의 전통 입맛에 맞게 간이 제대로 될까. 우선 시대와 지리적 배경을 한국화했다. 원래는 중세 베로나 몬테규가의 로미오와 캐퓰릿가의 줄리엣이다. 하지만 영남과 호남이 만나는 팔량치(八良峙) 고개 부근으로 무대를 옮겼다. 경남도 함양의 귀족 문태규의 아들 로묘와 전북도 남원 귀족 최불립의 딸 주리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얼핏, 생소할지 모르지만 무대에서 보면 우리 것으로 잘도 버무려 향기롭게 다가온다. 예를 들어 “너는 왜 로묘라고 했니?”라고 물어보는 대목을 판소리 창법으로 한다. 안숙선 명창이 작창(소리작곡)을 했다. 약을 먹고 죽어갈 때의 슬픈 대사도 물론 판소리로 한다. 신명나면서도 가슴 아프게 이어지는 것이, 원작을 살리면서도 우리식으로 맛깔스럽게 연출한다. 특히, 둘 사이의 비극적 사랑과 죽음을 씻김으로 풀어내는 대목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 창극으로 번안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렇게 관객들과 만난다. 여기에서 줄리엣(주리) 역을 맡은 박애리(33)씨.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로 ‘국악계의 이효리’로 통한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잠깐, 인기 드라마 ‘대장금’에서 나오는 대목을 들어보자.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가나라 가나라 아주 가나/나나니 나려도 못노나니/~에이야 디이야 에이야 나나니요’ 박씨가 노래를 불렀다. 또 있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KT&G 상상마당에서 개그맨 이동엽의 진행으로 ‘판타스틱 라이브’(FUN! Tastic Live) 공연이 진행됐다. 여기에서 팝핀 현준(본명 남현준·31)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조관우, 허니패밀리, 권우유밴드, 문명진 등과 함께 공연을 하던 중 공개적으로 박씨에게 달콤한 프러포즈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사람의 결혼(새해 2월)은 힙합계의 대표적인 댄서 팝핀 현준과 국악계의 히로인인 박씨의 이색적인 만남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정도 설(說)을 풀었으면 본론으로 넘어가도 되겠다. 지난 20일 창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창 연습 중인 박씨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만났다. 사진 촬영을 위해 애써 한복까지 입는 성의를 보인다. 왜? 더 곱기 땜시(전라도 사투리로). 창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지난 22일 개막해 오는 2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 무대에서 열린다. 곧 결혼을 앞둔 아가씨여서 그런지 물어보는 말마다 신명이 나고 거침없이 줄줄이 뱉어낸다. “셰익스피어 비극을 우리 창법으로 해보니 어떻든가요.” “처음에는 걱정이 됐습니다. 서양 원작에다 우리 옷을 입혔을 때 맞지 않으면 어떡하느냐고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이거든요. 사랑일 땐 흥이고, 비극적 죽음은 한이잖아요. 흥과 한은 우리 정서와도 맞습니다. 비록 대륙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우리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지요. 서양에 가면무도회가 있으면 우리에게는 탈춤이라는 연희가 있듯이 말입니다.” 여기까지 대답을 한 그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음 질문을 알아차린듯 얼른 말을 잇는다. 눈치 촉수(觸手)가 만만치 않다. “사랑을 할 때는 심장 박동수가 어떤지 아세요. 우리의 휘모리장단하고 비슷합니다. 로미엣과 줄리엣, 둘이 사랑하는 심장의 소리가 둥둥둥 하고 급하고 빠르게 휘몰아가는 장단이거든요.” “이 작품은 지난해 초연된 것으로 아는데 외국인들의 반응은 어떻든가요.” “지난 8월 개최된 국제비교문학대회 때 노벨문학상 수상자 헤르타 뮐러 등 세계 각국에서 내로라하는 문학인들이 창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공연이 끝나자 다들 기립 박수를 보내더라고요. 그들은 공연평으로 ‘이 같은 한국의 몸짓은 세계적인 뮤지컬이나, 그 어떤 오페라에도 비견되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라고 극찬을 하더군요.” 그는 또 로미오와 줄리엣의 가문이 원수집안이듯 남원과 함양,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의 지역감정 해소, 그리고 우리 시대의 대립과 갈등을 없애는 부분도 작품에 녹였다고 설명한다. 팝핀 현준과의 결혼 얘기로 화제를 옮겼다. 결혼식은 국립창극단이 있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올릴 예정이다. 이 또한 처음 있는 일. ‘그와 그녀의 사랑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주제로 퍼포먼스 공연을 하는 과정에서 결혼식이 벌어진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현대적 아이콘의 팝핍 현준 ‘그와’, 전통적인 춤을 추면서 사랑을 기다리는 ‘그녀의 이야기’가 무대에 펼쳐지는 것. ‘비보이 황제를 사랑한 국악계의 이효리’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예비신랑과는 어떻게 만났나요.” “지난 4월이었습니다. ‘뛰다, 튀다, 타다’를 공연할 때였습니다. 국악과 대중적인 비보이(B-boy) 댄스의 조화라는 특성에 중점을 둔 공연이었죠. 그때 처음 만났는데 호감이 갔어요. 같이 뮤직비디오도 찍고 그러면서 친해졌지요.(웃음)” “결혼 후에는 현대와 전통의 만남은 계속되겠네요.” “주변에서 그렇게 기대하고 있어요. 결혼을 계기로 좀더 (예술세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박씨는 목포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소리를 곧잘 해 어머니한테 “너는 소리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래서 9세 때 안애란 명창으로부터 춘향가, 심청가 등의 판소리를 배웠다. 대학(중앙대) 다닐 때에는 성우향 명창에게 판소리를 다시 익히면서 소리꾼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대학졸업 후에는 곧바로 국립창극단에 입단했고 이때부터는 안숙선 명창을 스승으로 삼았다. 국립창극단에서는 ‘몽연’과 ‘산불’ 등에서 열연하면서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에는 국가브랜드 공연 창극 ‘청’에서 주연을 맡아 외국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으며 2010 한민족 문화예술 대상(국악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한지민 ‘시스루룩 한복’섹시 팜므파탈 변신

    한지민 ‘시스루룩 한복’섹시 팜므파탈 변신

    ‘청순미인’ 한지민이 조선시대의 팜므파탈로 분해 숨겨둔 청순글래머의 매력을 드러냈다. 한지민은 사극 추리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감독 김석윤·이하 조선명탐정)에서 조선 상단을 주름잡으며 사건의 열쇠를 쥔 한객주로 분한다. 드라마 ‘대장금’, ‘이산’ 등에서 순수한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한지민은 ‘조선명탐정’의 팜므파탈로서 섹시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최근 공개된 스틸이미지와 캐릭터 포스터를 통해 드러난 한지민의 한객주는 팜므파탈의 요염함과 객주로서 도도한 카리스마를 동시에 선보이며 예비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눈매를 강조한 화장과 우아한 올림머리, 현대의 시스루룩을 방불케 하는 이색적이고 화려한 한복은 한지민의 숨겨둔 섹시함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지민의 섹시미를 엿본 네티즌들은 “한지민도 은근 청순글래머”, “‘이산’에서의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한복이 너무 예쁘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탁환 작가의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영화화한 ‘조선명탐정’은 조선시대 정조 17년에 발생한 의문의 관료 연쇄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명탐정 김진의 활약상을 그린다. ‘연기본좌’ 김명민은 극중 허당과 천재 사이를 넘나드는 김진으로 분해 콧수염을 기른 모습을 선보인다. 김명민과 한지민 외에도 오달수가 호흡을 맞춘 ‘조선명탐정’은 2011년 1월 27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청년필름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18C 연예계 톱스타 달문 최고의 개인기는 뭘까요

    18C 연예계 톱스타 달문 최고의 개인기는 뭘까요

    얼마 전부터 장금(드라마 ‘대장금)이나 동이(‘동이’), 김윤희(‘성균관 스캔들’) 같은 전문직 여성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TV 사극의 주인공은 주로 왕과 왕비였다. 그 시대의 대표적인 역사서인 ‘조선왕조실록’이 왕을 중심으로 한 기록이었던 데다 조선이 신분제 사회였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엮은 ‘조선 전문가의 일생’(글항아리 펴냄)은 가치 있는 책이다. 왕과 양반이 주도했던 시대에 사회의 양지와 음지에서 나머지 대다수 사람은 어떻게 살아갔는지, 우리의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역사적 실체를 보여준다. ‘조선 전문가의 일생’은 훈장, 역산가(曆算家), 의관, 광대, 승려, 음악가, 궁녀, 목장, 화원, 역관, 서적중개상, 금융업자 등 12가지의 전문직을 정순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 12명의 연구자가 조명했다. 철저히 기록을 토대로 분석했다. 조선시대 연예계 톱스타(上色才人)였던 광대의 삶은 어떠했을까. 18세기 무렵 조선 팔도를 뒤흔든, 요즘으로 치면 가수 비와 맞먹는 인기를 누렸던 달문(達文·1707~?)의 삶은 거지와 다름없었다. 달문의 최고 개인기는 자신의 주먹을 쭉 찢어진 입에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이었다. 추남이었던 그는 장가도 들지 않고 노래와 춤으로 살았는데 “아침이면 시중에 들어가 노래를 부르며 다니다가 저녁이면 부잣집 문하에 들어가 잠자면 그만이지. 한양 성중이 8만호이니 매일 집을 바꾸어 자더라도 일생 동안 다 다니지 못할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하곤 했다. 달문은 인형놀이의 일종인 만석중놀이, 탈춤인 철괴무, 남사당놀이 가운데 땅재주 부리는 것과 유사한 팔풍무에 능했다. 18세기 시인 홍신유는 서사시 ‘달문가’에서 그의 춤에 대해 “몸을 뒤로 젖히면 머리가 발에 닿고 배꼽이 불쑥 하늘을 쳐다보네.” “온몸이 유연하여 뼈가 없는 듯 삽시간에 몸을 돌려 뒤집더니 어느새 휙 하고 바꾸어 꼿꼿이 섰다가 갑자기 넘어진다.”고 묘사했다. 말년에 억울하게 역모 혐의로 귀양을 갔던 달문은 어디론가 훌쩍 신선처럼 자취를 감추는 것으로 생을 마친다. 달문의 삶을 조명한 사진실 중앙대 음악극과 교수는 “천민 광대로서 몸은 청계천의 거지 패거리와 함께 지내지만 재상가를 드나들며 상층의 오락 유흥에 이바지했던 달문, 그 괴리를 통해서 중세적 질서와 차별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는 세상에 눈떠 반역을 꿈꾼 광대가 아니었을까?”라고 그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에 반역의 정신을 지닌 광대 장생이 들어가도록 추천했던 사 교수는 “영화 주인공으로 제격인 달문의 이야기도 누군가가 찾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해 주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책에 소개된 12가지의 직업 가운데 가장 덜 알려진 직업은 일수쟁이다. 규장각에 소장된 ‘순봉장책’ ‘순봉책’ ‘일봉책’은 일수쟁이의 장부다. 100년 전 일수쟁이들은 매일 남대문을 중심으로 반경 2㎞ 안에 있던 창내장, 칠패 등의 시장을 돌아다니며 상인과 서민들로부터 일수를 찍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자율이 2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는 것. 영조 때 반포된 법인 ‘속대전’의 규율을 따른 것인데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적용됐다. 하지만 상환 기간에 따라 이자율은 현격히 달랐다. 평균을 내어 보면 농촌은 연 30~50%, 도시 전당포는 최대 60%까지 적용된 엄청난 고리였다. 흥미로운 점은 차입금을 제대로 갚지 못해 불량채권을 유발한 이에게 고리업자가 다시 대출을 해주거나 일부를 탕감하는 등 온정적인 모습이 있었다는 것이다. 조선의 일수쟁이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과 달리, 하층 상인을 동반자로서 끌어안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했음을 알 수 있다. 2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팝핀현준, 예비신부 박애리와 무대 위 ‘눈물 키스’

    팝핀현준, 예비신부 박애리와 무대 위 ‘눈물 키스’

    팝핀현준(32, 본명 남현준)이 국악인 박애리 씨(34)에게 공개 프러포즈를 했다. 팝핀현준은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 ‘펀!타스틱’(FUN! Tastic Live) 공연을 펼친 후 무대 위에서 공개적으로 예비신부에게 감동의 프러포즈를 했다. 이날 팝핀현준은 ‘아이리스’ OST 수록곡 ‘할렐루야’를 부르면서 “사랑하는 애리야, 저와 결혼해 주세요”라며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넸다. 이에 박애리 씨는 프러포즈에 대한 긍정의 표시로 팝핀현준과 뜨거운 키스를 나누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팝핀 현준의 예비신부는 드라마 ‘대장금’의 유명한 OST ‘오나라’를 불렀던 국립 창극단 단원으로 활동 중인 박애리 씨로 ‘국악계의 이효리’라 불릴 만큼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재원이다. 한편 팝핀현준과 박애리 씨는 올 초 ‘뛰다 튀다 타다’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게 돼 내년 2월 20일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공연형태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사진= 팝핀현준 미니홈피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기고] 카자흐스탄에 한류바람 일으킨 한국문화원/한성래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장

    [기고] 카자흐스탄에 한류바람 일으킨 한국문화원/한성래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장

    한국문화원이 중앙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 문을 열고 한류 전파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4일이다. 문화원 정문에 들어서면 ‘IT 멀티미디어 홍보 전시관’에서 한류스타 송일국, 한혜진, 장금이 이영애를 만날 수 있다. 우리 드라마 홍보를 위해 카자흐스탄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주몽’, ‘대장금’ 주연 배우의 캐릭터를 실제 크기로 전시해 놓은 것이다. 방문객들은 이들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고화질 전자 병풍에서 펼쳐지는 우리나라 금수강산 주요 명소의 사계절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감탄을 자아내기도 한다.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한 벽면 비디오 아트에서는 한류 드라마와 전통문화 공연물이 상영되고, 방문객들은 한류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무선 인터넷으로 검색한다. 지난 10월 1일 개최된 국경일 리셉션 행사장 래디슨 호텔 볼룸에서는 우리 가락이 울려 퍼졌다. 청년문화봉사단원들이 우리 악기로 카자흐스탄 국가를 연주할 때는 카자흐 주요 인사들의 감동어린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문화원에서는 양국 전통문화 합동공연이 열렸다. 한글강좌 수강생들이 카자흐 전통 현악기 ‘코브즈’로 아리랑을 반주했으며 우리 전통 피리 소금으로 카자흐 민요 ‘두다라이’를 연주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양국 전통 악기와 노래가 서로 소통함으로써 상호 문화적 유대의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문화원이 추진한 ‘찾아가는 한국문화원 홍보차량’은 카자흐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류를 확산시키기 위해 우리 전통캐릭터로 래핑한 차량을 본국에서 특별히 제작·운송해 왔다. 우리 전통문화 사절단으로 파견된 5명의 국악 청년문화봉사단원들은 한류 전파를 위해 이 차량을 타고 바이체레크 공원, 한샤트르 쇼핑센터 등 아스타나 주요 명소와 카라간디, 바라보이, 콕시타우, 우수토베, 알마티 등 주요 지방도시를 찾아 나섰다. 국악 청년문화봉사단을 태운 문화원 미니버스가 바이체레크 공원에 도착하자 차량에 장식된 탈춤과 사물놀이 캐릭터가 나들이 중인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꽹과리, 북, 장구, 징으로 구성된 사물놀이 공연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 전통장단에 귀를 기울였다. 공연에 합류한 관광객들은 태평가와 아리랑 등 민요가 이어지자 두둥실 어깨춤을 함께 추며 어느새 우리 가락과 소리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심강변에 위치한 이 공원은 아스타나 시민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으로 주말이면 가족단위 나들이객과 지방에서 올라온 단체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문화원에서 가장 붐비는 곳은 한글 강의실이다. 문화원이 개원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8개반 200여명의 학생들이 한글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으며 한글 수강을 원하는 대기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 학생들은 국악 문화청년봉사단원들로부터 우리 전통 악기와 민요 강습을 받는 동안에는 우리 가락과 소리 배우는 재미에 푹 빠지기도 했다. 현재 카자흐 한국문화원은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첨단 시설을 갖춘 문화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방문객들도 거의 현지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이들이 한류문화 수요를 새롭게 창출하고 있다.
  • [씨줄날줄] 新 한류/함혜리 논설위원

    한때 주춤했던 한류(韓流) 열풍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2000년대 초 ‘겨울연가’와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에서 비롯된 한류의 대를 이어 신(新)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은 아이돌 그룹들이고, 이번의 메인 장르는 K-POP(한국 가요)이다. 특히 걸그룹의 인기몰이가 대단하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소녀시대를 주축으로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등 한국 걸그룹들이 대거 진출해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 걸그룹들이 선보이는 완성도 높은 춤과 음악, 감각적인 의상과 세련된 화장스타일은 일본 신세대 여성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됐다. 젊은 여성 팬들은 한국 걸그룹의 춤과 화장법, 패션스타일까지 따라하며 열광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도 단순한 유행 이상의 문화현상 혹은 사회현상으로 신한류에 접근하고 있다. 한 일본의 시사주간지는 한국 걸그룹의 일본 진출을 ‘코리안 인베이전’(한국의 침공)이라고 불렀을 정도다. NHK 방송은 프라임타임의 톱뉴스로 한국 걸그룹 열풍을 집중조명하기도 했다. 한국 아이돌그룹이 몰고 온 K-POP 붐은 일본에 국한되지 않는다. 슈퍼주니어, 샤이니, 씨엔블루, 비스트의 노래는 중국어권 음악차트에서 1위를 휩쓸고 있다. 태국에서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슈퍼주니어, 2PM, 미스A 등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모방한 댄스팀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앙아시아·중남미 나라들에서까지 한글을 배우는 젊은이들이 늘고 한국 기업이나 상품에 호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한국 아이돌스타들의 인기와 K-POP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한국의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있다. 국적과 언어가 다른 이들이 K-POP에 열광하는 이유는 뛰어난 가창력과 수준 높은 음악, 세련된 외모와 춤, 언어실력 등을 두루 갖춘 완성도 높은 콘텐츠가 기반이 됐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국내외 오디션을 거쳐 유망주를 발굴한 뒤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유튜브 등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적절히 활용한 전략적 마케팅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한 것이 효력을 발휘한 것이다. 신한류는 한류와 여러가지 면에서 차별성을 보인다. ‘한류=드라마’의 공식을 깼으며 40~50대의 중년여성이 주류였던 한류 팬과는 달리 신한류의 팬은 10~30대로 훨씬 젊어졌다. 한류의 지속과 성장을 위한 잠재력은 그만큼 커진 셈이다. 한류 쇠퇴기에 떠오른 신한류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지 않도록 발전시키는 것이 풀어야 할 과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中 ‘대장금 약탈’

    中 ‘대장금 약탈’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한복을 입은 여자가 나와서 걸어가더라고요. 미국 학생들이 ‘원더풀!’ 이러면서 박수를 치는데, 다들 한복과 아리랑을 중국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대장금 주제곡 ‘오나라’까지 中문화? 미국 볼티모어에서 유학 중인 학생들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이 중국 문화를 알린다며 존스홉킨스대 강당에서 개최한 공연에서 한복, 부채춤, 아리랑 등 한국 전통문화는 물론 대장금의 주제곡 ‘오나라’까지 자연스럽게 중국 문화로 소개했기 때문이었다. 2일 존스홉킨스대 유학생들에 따르면 주미 중국대사관과 중국문화원은 지난달 중순부터 존스홉킨스대에 재학 중인 전 학생들에게 중국 문화를 소개하는 ‘다채로운 중국(Colorful China)’이라는 공연 소식을 이메일로 알렸다. 이 과정에서 한국 학생들은 공연 포스터에 조선시대 기녀 차림의 한복을 입은 여성이 제일 먼저 등장한 사실을 발견했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부제의 이 공연 소개 책자에는 “한민족의 문화는 중국 소수민족의 문화로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발전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존스홉킨스대의 한 한인학생은 “학생들 중 일부가 한국 전통문화가 중국 것으로 둔갑할까 봐 행사장을 직접 찾았는데, 실제로 우려했던 일이 공연장에서 벌어졌다.”고 전했다. 공연에서는 역대 중국 왕조의 전통 의상을 소개하는 순서에 이어 소수민족의 의상이 잇따라 등장했다. 특히 가야금으로 아리랑을 연주하는 가운데 다양한 종류의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무대에 올랐고, 심지어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곡 ‘오나라’도 마치 중국 소수민족 음악처럼 별다른 설명 없이 사용됐다. 기녀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부채춤을 추는 순서도 있었다. 무료로 진행된 이 공연에는 온·오프라인 홍보 효과로 1000여명에 가까운 현지인들이 강당을 가득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도 무료로 제공됐다. 공연에 참석한 한 한국 유학생은 “공연을 관람한 미국인들이 한국 전통문화를 중국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일부 학생들은 한복 사진을 찍어 가 자신의 홈페이지 등에 ‘아름다운 중국 옷과 음악’이라는 식으로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공연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사관 측은 이 공연을 향후 메릴랜드 주를 비롯해 미국 각지를 순회하며 계속할 계획이다. ●존스홉킨스대 한 인 유학생 머리 맞대 존스홉킨스대 한인 유학생들은 현재 공연 주최 측에 ‘조선족 문화’와 ‘한국 문화’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요구하자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또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공연 장면을 편집해 문제를 제기하는 자막과 함께 손수제작물(UCC) 사이트 ‘유튜브’에 올렸으며, 향후 영어판도 제작할 방침이다. 나 연구원은 “한식 등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인식이 심어지고 있는 것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 당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주말화제] 열도는 왜 ‘소녀시대’에게 열광하는가

    [주말화제] 열도는 왜 ‘소녀시대’에게 열광하는가

    “가와이!”(귀여워)에서 “갓코이!”(멋있어)로. 29일 저녁 일본 도쿄 국제포럼홀. 한국 대중음악 쇼케이스 ‘K-팝 나이트 인 재팬’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걸 그룹 포미닛을 비롯해 제국의아이들, 씨스타 등이 무대에 오르자 객석은 떠나갈 듯 환호했다. 5000여개 좌석은 예약 개시 30분 만에 동났다. 일본에서 불고 있는 K-팝 열풍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그 한복판에 소녀시대(소시)가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대중음악 순위인 오리콘 차트는 지난 26일 새벽 4시에 긴급뉴스를 내보냈다. 한국 걸 그룹 소시가 해외 여성 그룹으로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주간 싱글 ‘톱3’(2위)에 진입했다는 속보였다. 그날 저녁 소시의 대표곡 ‘지’(Gee)는 오리콘 일일 싱글 순위 1위로 올라섰다. 소시는 일본 연예 전문 월간지 ‘닛케이 엔터테인먼트’ 10월호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일본의 연말 최고 이벤트인 NHK 홍백가합전 출전 가능성도 매우 높다. 또 다른 걸 그룹 카라의 일본 내 인기도 폭발적이다. 걸 그룹 원조인 일본이 왜 소시로 대표되는 한국 걸 그룹, 즉 ‘역수출 상품’에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대중음악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일본 최고 인기 걸 그룹 AKB48과의 비교에서 찾는다. 2006년 데뷔한 AKB48은 멤버가 무려 48명이다. ‘고등학교 한반 급우’ 컨셉트다. 일본 걸 그룹이 깜찍함과 친근함을 앞세운 친구 같은 존재로 팬들에게 다가섰다면, 한국 걸 그룹은 폭발적인 가창력, 체계적이고 오랜 훈련을 거쳐 완성된 화려하고 전문적인 댄스 퍼포먼스, 그리고 무엇보다 일본 여성들이 선망하는 늘씬한 몸매를 뽐낸다. 시나다 히데오 닛케이 엔터테인먼트 편집인은 “일본 여성들은 점점 친구 같은 스타보다 동경의 대상을 원하는 추세”라고 풀이했다. 소시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김영민 대표는 “유난히 일본의 10~30대 여성 팬이 많은 까닭은 이들이 따라하고 싶은 워너비(wannabe) 스타일이 바로 소시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AKB48 총프로듀서인 아키모토 야스시도 “노래와 춤이 되면서 늘씬하기까지 한 한국 걸 그룹은 확실히 일본 걸 그룹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아이돌 그룹의 세계 시장 공략이 늘어나면서 한 단계 발전된 마케팅 기법이 한몫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비틀스 프로젝트가 주효했다.”고 전했다. 영국 비틀스가 음악을 먼저 히트시킨 뒤 일본을 방문한 것처럼, 소시도 히트곡 주인공을 보고 싶어하는 일본 팬들의 열망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현지 콘서트를 열어 열기를 극대화시켰다는 얘기다. ‘무국적’ 솔로 스타로 진출한 보아와 ‘한국 국적’으로 신인처럼 단계를 밟은 동방신기에 이어 제3의 일본 공략 유형을 제시했다는 자부심도 컸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소시는 일본 여성, 카라는 남성들 사이에서 더 인기가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5년째 직장생활 중인 김혜경(29)씨는 “일본 남자들은 키 큰 여자를 멀리하는 성향이 있다.”면서 “소시보다 평균 신장이 작은 카라나 AKB48이 일본 남자들 사이에서 더 인기인 것은 그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겨울연가’ ‘대장금’ 등 드라마로 대표되는 구(舊) 한류에 이어 노래, 패션, 화장법까지 전방위 소비 아이콘으로 떠오른 신 한류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본 내 한국음악 전문 채널 ‘엠넷 재팬’을 총괄하는 민병호 CJ미디어 재팬 본부장은 “내년에는 한국의 보이 그룹들도 본격 진출할 움직임”이라며 “양질의 아티스트를 꾸준히 배출한다면 한류 붐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서울 홍지민기자 jrlee@seoul.co.kr
  • 구절초 천국 전북 정읍·임실 ‘옥정호’의 가을 수채화

    구절초 천국 전북 정읍·임실 ‘옥정호’의 가을 수채화

    가을은 색(色)으로 우리 곁을 찾아 옵니다. 붉거나, 노랗거나, 혹은 그 가운데쯤의 빛깔로 세상을 물들입니다. 반면 수채화처럼 담담하고 차분하게 가을을 이야기하는 것도 있습니다. 구절초가 그렇습니다. 산과 들이 붉고 화려하게 물들어 갈 때, 소박하면서도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나 가녀린 몸을 바람에 맡긴 채 하늘거립니다. 구절초가 무리지어 피어 여행자를 유혹하는 곳이 있습니다. 옥정호(玉井湖)입니다. 전북 정읍과 임실에 걸쳐 있는 호수로, 가을에 특히 아름답지요. 그 호수 끝자락, 그러니까 섬진강의 최상류쯤 되는 정읍시 산내면에 구절초 군락지가 있습니다. 요즘 아침나절이면 피어나는 물안개와 어우러지며 그야말로 선경을 펼쳐내고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웃음을 닮은 꽃 구절초를 보고 있자면 깔깔대며 웃는 어린아이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노란 암술을 둘러싼 채 활짝 벌어진 꽃술이 가지런한 치열 드러내며 웃는 어린아이의 모습 그대로다. 구절초 꽃밭에 들면 어디선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쏟아지는 듯한 환청을 경험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게다. 구절초(九節草)는 5월 단오에 줄기가 다섯 마디가 되고, 음력 9월 9일에는 아홉 마디가 된다고 해 이름 지어졌다. 꽃을 완상하며 무슨 의학적 효험을 따질까마는, 딸을 출가시킨 우리네 친정 어머니들은 예전부터 9월이 되면 갓 피어난 구절초를 정성껏 채집해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시집간 딸이 해산을 하고 친정에 오면 달여 먹이곤 했단다. 구절초가 신선이 어머니들에게 준 약초라는 뜻의 선모초(仙母草)라 불리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구절초가 군락을 이룬 구절초테마공원은 산내면 매죽리 야산에 조성돼 있다. 그런데 오지 산골마을에서 구절초축제를 벌이게 된 사연이 애처롭다. 면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2004년께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에서 전국 1500여개 면의 소득수준을 조사했는데, 산내면이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몰랐다면 그러려니 했겠으나, 막상 알고 나니 주민들 마음의 상처가 커졌을 터. 정읍시와 산내면, 그리고 주민들이 힘을 합쳐 소득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고, 대안으로 나온 것이 축제였다. 그 첫 작품이 2005년 열린 제1회 옥정호구절초축제. 하지만 겨우 4만명이 드는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이듬해 축제를 치르지 않고 힘을 비축한 주민들은 2007년 현재의 장소로 옮겨 축제를 열었다. 이해 10만명, 그 이듬해부터는 35만여명이 찾으면서 유망한 지역축제 반열에 올랐다. ●아흔아홉 구절재 지나면 구절초꽃밭 예전엔 아흔아홉 구비를 돌아야 했다는 구절재를 지나면 곧바로 산내면 소재지다. 구절초테마공원은 여기서 옥정호를 끼고 우회전한 뒤 추령천을 따라 3㎞쯤 더 가야 한다. 추령천 돌아 나가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다. 가을걷이를 앞두고 노랗게 여문 벼들과 붉게 물들어 가는 주변 산세, 그리고 예천의 회룡포처럼 320도 굽이 돌아가는 물줄기가 어우러지며 넉넉한 가을 풍경을 펼쳐내고 있다. 추령천이 망경대를 돌아가는 초입, 그러니까 주민들이 노루목이라 부르는 여울을 지나면서 구절초 꽃동산이 시작된다. 산책로에 들면 구절초 향기가 먼저 알고 나와 여행자를 감싼다. 절로 기분이 상쾌해지는 향기다. 딱히 어디라 할 것 없이 구절초꽃들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벌과 나비들은 때 아닌 횡재를 만나 부산하게 날아 다닌다. 구절초테마공원 면적은 11만 8890㎡. 이중 구절초밭만 8만㎡(약 2만 5000평)에 달한다. 구절초 축제는 이미 막을 내렸다. 하지만 꽃은 이제야 절정을 이루기 시작했다. 필경 올해 전국의 여러 꽃축제 담당자들을 애타게 만들었던 온난화 현상 때문일 터다. 아직도 채 피지 않은 꽃봉오리들이 싱싱하게 남아 있어, 11월 첫 서리가 내릴 때까지는 꽃들의 축제가 계속될 것이란 게 현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구절초 꽃동산은 소나무 숲 사이에 펼쳐져 있다. 야트막한 산자락 능선을 따라 이어진 꽃들의 향연을 보자면 비밀의 정원에 들어선 듯한 환상에 빠진다. 특히 새벽녘 추령천이 피워 올린 물안개가 소나무 사이를 지나 구절초들을 어루만질 때, 혹은 늦은 오후의 햇살이 숲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안을 때, 그런 느낌은 더하다. 주변의 온갖 허물들을 가려주는 햇살과 물안개가 그래서 더욱 고맙다. 공원의 규모는 그리 넓지 않다. 솔숲에 난 산책길은 1㎞ 남짓. 사진전 행사장 등 공원을 둘러친 이벤트 코스까지 합치면 3㎞ 남짓 된다. 숲 가운데 마련된 벤치에서 다리쉼을 하거나, 꽃과 더불어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걸어도 두어 시간이면 족하다. 다만 꽃밭 사이사이에 반들반들할 정도로 ‘잘 닦인 길’이 나 있는 것은 눈엣가시다. 좀 더 나은 사진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나, 꽃밭 사이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일부 여행객들의 욕심이 남긴 상처들이다. 아무리 조심해도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꽃밭은 꼭 그만큼의 상처를 입기 마련이다. 그런데 거리낌없이 꽃밭으로 ‘직진’하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눈에 띈다. 자신을 위한 공원에서조차 ‘천수’를 누리지 못한 채 목이 꺾인 구절초들의 모습이 애처롭다. 공원 아래 능교까지는 걸어 보는 게 좋겠다. KBS 드라마 ‘전우’의 마지막 전투 신과 예전 영화 ‘남부군’ 등의 촬영지였던 다리다. ●옥정호가 전해 온 가을의 서정 백일몽을 꾸듯 꽃과 더불어 한때를 보냈으니, 이제 가을을 닮은 호수, 옥정호를 둘러볼 차례. 해마다 이맘때면 더없이 서정적인 풍광을 선보이는 곳이다. 옥정호는 정읍과 임실 지역을 흐르는 섬진강 상류의 물줄기를 막아 댐을 만들면서 생긴 인공호수다. 운암호, 섬진호 등으로도 불리는데, 물만 가두고 있는 여느 저수지와는 풍경의 깊이가 다르다. 면적은 26㎢ 남짓. 물줄기가 넓게 퍼져 있지 않고, 물뱀이 유영하듯 산자락 구비구비를 에둘러 돌아간다. 구절초 테마공원을 나와 산내면사무소 앞 네 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옥정호와 나란히 달리는 강변도로다. 옥정호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7~8분을 달리면 수침동마을. 마을 아래 수변공원에서 다리쉼을 하며 구절초의 향기를 되새기는 것도 좋겠다. 수침동마을을 지나면 장금리다. TV드라마 ‘대장금’의 실제 주인공의 출생지로 추정되는 곳이다. 산내면사무소 관계자는 이에 대한 역사학계의 고증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옥정호 최고의 전망대는 단연 국사봉이다. 국사봉전망대에서 다소 된비알의 등산로를 따라 20분 남짓 올라가면 믿을 수 없이 빼어난 옥정호의 모습이 한눈에 잡힌다. 옥정호 가을 풍경의 절반은 물안개의 몫. 새벽녘 물안개가 호수를 감쌀 때면 그야말로 선경이 따로 없다. 호수 가운데 떠 있는 섬은 ‘외안날’이다.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박대서(90) 할아버지가 뭍과 섬을 오가며 이곳에 밭을 일구고 있다. 최근 외안날이 야생화 공원으로 조성된다는 등의 소문에 주민들이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임실군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임실군청 섬진강개발팀 관계자는 “박 할아버지와 토지 보상 등을 끝낸 것은 사실이지만, 외안날을 개발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실무 부서의 생각”이라며 “필요할 경우에만 최소한의 정비작업에 그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옳은 판단이다. 그 어떤 ‘개발’이 지금보다 더 자연스럽고 빼어난 외안날을 우리에게 선사할 수 있을까. 글 사진 정읍·임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태인나들목→산내면 방면→능교리→매죽리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 산내면 주민센터 539-7600. ▲잘 곳 송참봉조선동네(www.folkvillage.co.kr)는 초가집으로만 조성된 전통 테마마을. 어른 1만원, 초등학생 5000원. 532-5004. 이평면 청량리에 있다. 운암대교 주변에도 숙박업소들이 몰려 있다. ▲맛집 백학관광농원은 유기농 식재료만으로 음식을 만드는 집. 화학조미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도시인의 입맛에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진다. 1인 2만~3만원. 정읍시 신정동에 있다. 535-9032. 산외면 한우마을(www.산외자연한우마을.kr)에서는 한우를 싼 값에 맛볼 수 있다. 538-5544. ▲주변 볼거리 단풍 명산 내장산이 지척이다. 관촌면 덕천리 임실 치즈마을(www.임실치즈마을.com)에서는 모차렐라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643-3700.
  • ‘탁구누나’ 최자혜, 훈남 회사원과 11월 6일 결혼

    ‘탁구누나’ 최자혜, 훈남 회사원과 11월 6일 결혼

    KBS 2TV ‘제빵왕 김탁구’서 탁구(윤시윤) 누나 ‘구자경’ 역으로 출연한 연기자 최자혜가 11월의 신부가 된다. 최자혜의 관계자는 “예비신랑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훤칠한 훈남형 스타일이다. 교제기간이 길었음에도 일반인이라 최자혜가 연애 사실을 공개할 수 없었다”고 두 사람이 오래전부터 교제해온 사이임을 알렸다. 이어 “최자혜는 결혼후에도 연기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자혜의 결혼식은 11월 6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다. 한편 최자혜는 2001년 MBC 30기 공채탤런트로 데뷔, 드라마 ‘대장금’, ‘굳세어라 금순아’, ‘봄의 왈츠’, ‘로비스트’ 등으로 얼굴을 알렸고, 최근 종영한 ‘제빵왕 김탁구’서 비중있는 역할로 출연, 인지도를 높였다. 사진=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궈징징, 알몸투시 영상 재유출…재벌3세 약혼자 ‘뿔났다’▶ 오지호 ‘남자김치’ 홍진경김치 제치고 1위 비결▶ ‘청순미 대명사’ 하수빈, 16년 만에 가수컴백 ▶ 이세창, 전 여친의 배신…결혼 실패한 사연▶ 가인, ‘돌이킬 수 없는’ 사막 댄스버전 뮤비 화제
  • 나홀로 떠나 나를 찾자

    화창한 날씨에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거나 혼자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막상 여행을 가려고 하면 마땅한 곳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나홀로 여행’(구지선 지음·넥서스 펴냄)은 꼭 커플이나 친구와의 동행이 아니어도 홀로 떠나는 여행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물론 이 책이 꼭 ‘싱글족’만을 위한 맞춤 서적은 아니다. 시끌벅적한 유원지보다 조용히 대화하거나 사색할 곳을 찾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인근에 알려지지 않은 명소와 당일치기나 1박2일로 가볍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곳들이 생생한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책은 한국의 센트럴 파크라고 불리는 몽촌토성길과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물향기수목원 등 혼자 걸어도 아늑한 산책길에서부터 장흥아트파크나 모란미술관처럼 야외 전시 공간을 걸으면서 예술작품도 감상하고 사색에 잠길 수 있는 미술관도 소개한다. 세계 25개국의 유명 건축물 109점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소개한 테마파크 아인스월드나 중국인들이 만든 중국 전통 정원과 건축물을 만날 수 있는 월화원, 중남미의 문화나 예술 작품이 전시된 중남미문화원에서는 이국적인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수도권을 벗어나 여행을 즐길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 500년의 역사를 지닌 충남 아산의 외암리 민속마을이나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 등 볼거리가 풍부한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민속마을 등 느리게 돌아가는 전통 마을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 볼 것을 권한다. 나홀로 하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산이다. 책은 계룡산, 북한산, 관악산, 도봉산, 인왕산 등 도심 속에 위치한 산에서 혼자 걸어도 멋진 산길을 소개한다. 부산 자갈치시장, 속초 중앙시장, 수원 팔달문시장 등 혼자 가도 재미있는 재래시장도 눈길을 끈다. 혼자서도 마음 편히 들어갈 수 있는 추천 맛집과 감성이 묻어나는 에세이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1만 65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지구촌에 “가나다라…” 열풍

    지구촌에 “가나다라…” 열풍

    한글, 한국어가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로 퍼지고 있다. 8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전세계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는 지난해 17만 507명으로 시행 첫해인 2274명에 비해 75배 증가했다. 한국어능력시험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능력을 인증해 주는 시험으로, 올해부터는 총 39개국 136개 지역에서 시행된다. 한국어의 위상은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기준으로 한국에는 7만 600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학과를 개설한 대학은 약 47개국 642개 학교에 달한다. 한국어가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데는 각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의 영향이 크다.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한국어학과는 현지 한국 기업에 취업하면 높은 임금을 받기 때문에 타과에 비해 경쟁률이 높다. 이런 현상은 동남아 대부분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도 한국 기업이 진출하면서 한국어가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문화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아시아, 유럽, 남미 등을 휩쓰는 ‘한류’의 영향도 크다. 대장금, 아이리스 등 한국 드라마와 소녀시대, 동방신기, 빅뱅 등 한국 가요가 각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어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도에 발맞추고자 교과부는 이르면 2012년부터 미국의 GRE(Graduate Record Examination) 같은 유학용 한국어능력시험을 외국인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특파원 칼럼] 동북아 패권 시대…자신감을 갖자/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동북아 패권 시대…자신감을 갖자/이종락 도쿄특파원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벌인 분쟁을 바라보는 마음이 착잡한 며칠이었다. 동북아 패권 전쟁이 본격적으로 도래했음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일본과 독도 문제가 걸려 있다. 한·중 간에도 영토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어도와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지난 2000년 마늘 분쟁에서 휴대전화 수입 중단을 들고 나왔던 중국의 경제보복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무역흑자의 80%를 중국에서 거두고, 대(對) 중국 무역의존도가 24%나 되는 우리로서는 일본보다 경제적으로 더 종속적 관계에 놓여 있는 셈이다. 천안함 사태와 센카쿠 분쟁에서 중국이 보여준 강압적 태도를 미뤄 볼 때 그들의 ‘고성(高聲)외교’가 달갑지 않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우리의 살길을 찾아야 하는 운명에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기분이다. 어쩌면 지정학적인 요인으로 인해 고조선 시대부터 피할 수 없는 숙명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며칠 동안 외국인들을 만나 그들의 눈으로 우리를 조망해봤다. 얼마전 일본인 중소기업 경영인 친목회에 갔다. 나이가 제법 들어 보이는 회장은 경영 관련 모임이었지만 20여분간의 연설에서 중국 얘기만 했다. 중국의 위압적인 자세에 일본이 정신을 바짝 차리자는 내용이었다. 곧바로 이어진 리셉션에서 한국 기자라고 인사를 건네자 내 두 손을 덥석 잡고는 더듬거리는 한국어로 “힘내자”라고 외쳤다. 한국 기업과 공동사업을 몇 차례 했다는 이 회장은 한국 기업인들로부터 이 말을 배웠다고 한다. 중국과의 영토분쟁에 상처를 입은 일본이 우리에게 좀 더 접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로서도 중국에 대한 지렛대로 일본만 한 상대가 없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한·일 관계는 이전의 어느 때보다 긴밀하다. 특히 민주당 정권에 포진한 주요 인물 모두를 ‘친한파 인사’라고 지칭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간 나오토 총리가 지난 8월 한국만을 상대로 과거사에 대한 사죄를 했다. 조선왕실의궤 등 문화재 반환도 약속했다.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은 민주당 내 ‘전략적인 일·한 관계를 구축하는 의원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다.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간사장은 영화 ‘JSA’나 드라마 ‘대장금’ 등을 즐기는 한류 팬이다. 이번 대표 경선에서 패했지만 민주당 정권을 탄생시킨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나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일본의 4대 정당으로 우뚝선 보수성향의 민나노당 국회의원을 만났을 때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그는 일본-한국-호주-인도-베트남을 잇는 대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자는 얘기를 꺼냈다. 지리적으로 이 벨트의 가운데에 놓여 있는 한국과 일본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동아시아 패권 다툼이 가속화할수록 일본은 중국에 함께 맞설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한국밖에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도 한국이 동북아 패권전쟁의 키를 쥘 수 있다는 ‘희망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해외특파원들과 온라인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는 주일 미대사관에 초청받은 자리에서다. 홍보공사 격에 해당하는 동아시아·태평양 미디어 허브 디렉터는 특파원들이 있는 가운데에도 “한국은 최고의 소프트 강국”이라고 추켜세웠다. TV 드라마와 댄싱 그룹을 앞세워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한국이 외교분야에서도 동북아 국가 간 세력다툼의 무게추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이 얽히고 설킨 패권 다툼에서는 정치적 지렛대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국가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동북아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방위 외교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다행히 주변 국가들이 우리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풍운의 시대를 준비했으면 한다. jrlee@seoul.co.kr
  • [주말 데이트] ‘명성황후’ 떠나는 뮤지컬배우 이·태·원

    [주말 데이트] ‘명성황후’ 떠나는 뮤지컬배우 이·태·원

    뮤지컬 배우 이태원(44)은 극도로 말을 아껴야 했다. “아휴, 노래 부르는 사람은 늘 성대결절을 달고 살아요.”라며 별거 아니란 듯 웃었지만 악화된 목 상태는 그를 예민하게 했다. 지난 14일 서울 노량진에 위치한 한 기독교 방송국에서 자신이 진행하는 음악방송 녹화를 마치고 나온 그는 빠듯한 일정에 지쳤는지 다소 날카로워 보였다.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극장에서 진행 중인 ‘명성황후’ 15주년 기념 공연을 치르고 있는 그는 “내일 오전 공연이 잡혀 있어서 그렇다.”며 찌푸렸던 미간을 폈다. “학교(명지대 공연예술학과)에서 학생들 가르치랴, 학과장에 학부장까지 맡고 있어서 연달아 회의하랴, 음악방송 연속 진행하랴, 말을 하면 안 되는데 정말 말할 일만 생기네요.(웃음)” 물로 목을 살살 달래며 속삭이듯 말을 뱉는 그에 맞춰 기자의 목소리도 저절로 잦아들었다. 지금까지 한 것 가운데 가장 조용한 인터뷰가 아닐까 싶다. ●“시간 지날수록 더 섭섭”… 19일 마지막 공연 이번 공연이 온 신경을 팽팽하게 당기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인생의 3분의1을 함께한” 명성황후를 떠나보내는 마지막 무대이기 때문이다. 19일 공연을 끝으로 ‘이태원의 명성황후’는 더이상 없다. “원래 10주년 공연 때 그만두려고 했는데 그래도 5년을 더했어요. 시원할 줄만 알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섭섭함이 올라오네요. 마지막 때 울지도 모르겠어요.(웃음)” 사실 ‘이태원 하면 명성황후’, ‘명성황후 하면 이태원’이 자동반사로 따라나올 정도로 둘의 관계는 뗄 수가 없다. 배우라면 누구나 대표작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러나 끊임없이 변신을 욕망하는 배우에게 이 축복이 한순간에 독이 되기도 한다. 명성황후는 명성과 신뢰를 주었지만 재능과 매력을 다채롭게 변주할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넌센스’ ‘유린타운’ ‘맘마미아’ ‘대장금’ 등 여러 작품에 많이 출연했지만 ‘명성황후’ 꼬리표를 떼기란 쉽지 않았다. “계속 센 역할만 들어오는 거죠. ‘바람의 나라’를 할 때는 제 남편(뮤지컬 배우 방정식)이 아들 온조 왕자, 제가 엄마 소서노로 나왔다니까요. 하하.” ●‘명성황후 미국 온다’ 소식에 “나를 캐스팅하라” 재미교포로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그는 1996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킹 앤드 아이’로 데뷔했다. 어느 날 ‘명성황후’ 제작사인 에이콤이 미국 공연을 준비 중인데 현지에서 ‘먹힐’ 배우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장 에이콤으로 전화를 걸어 “나를 한번 써보라.”고 저돌적인 제의를 했고 윤호진 대표가 뉴욕으로 찾아와 무대 위의 그를 흡족하게 바라보면서 인연은 시작됐다. 1995년 ‘명성황후’가 국내에서 초연되고 2년이 지난 뒤인 브로드웨이 공연 때부터 합류한 그는 “14년간 단 한번도 같은 명성황후로 (무대에) 오른 적이 없다.”고 자부했다. 나름대로 조사도 많이 하고 명성황후와 관련된 책이 있으면 늘 찾아서 읽으며 역할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매너리즘이란 단어가 나오자 단번에 고개를 흔드는 이유다. 이런 자신감은 관객들의 반응에서 나온다. 배우들은 매회 공연을 마치고 사인회를 연다. “몇몇 관객분들은 제가 그만두는 걸 아시고는 ‘지금까지 아홉 번째, 열 번째 봤다.’는 말씀들을 많이 해 주세요. 무대에서 내려오면 체력이 완전 바닥나서 너무 힘든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운이 안 날 수가 없죠.” ●황정민 아내이자 제작사 대표인 김미혜와 ‘절친’ 힘들다면서 짬도 없이 다음 작품 연습에 들어간다. 11월 서울 종로 연강홀에서 막을 올리는 코믹 뮤지컬 ‘넌센세이션’이다. 엉뚱한 수녀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 인기 뮤지컬 ‘넌센스’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제작사 대표인 김미혜는 뮤지컬 배우이자 배우 황정민의 아내. 이태원과는 둘도 없는 친구다. “친한 친구들끼리 재미있게 한번 해보자 해서” 쉴 새 없이 달려 간단다. “여성스러운 역할도 해보고 싶었는데 사실 푼수 역에 더 끌려요. 입 다물고 있으면 무섭다, 차가워 보인다 하는데 제가 알고 보면 푼수거든요.” 그동안 강한 이미지 때문에 욕심 나는 작품을 놓쳤을 법하다. 어떤 배역이 탐나고 아쉬웠냐는 질문에 ‘14년간 황후로 군림했던’ 여배우의 자존심은 지나간 것을 돌아보는 일 따위는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앞으로의 바람은 있었다. “‘맥베스’ 같은 작품이 뮤지컬로 만들어지면 한번 해보고 싶어요. 여자 맥베스요. 미친 왕비역 재미있을 거 같지 않아요?” 무대를 상상하는 듯 허공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 반짝거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한·일 FTA 조기체결… 양국 새지평을, 한국 문화재 반환 시간낭비 않겠다”

    “한·일 FTA 조기체결… 양국 새지평을, 한국 문화재 반환 시간낭비 않겠다”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은 14일 서울신문과 서면인터뷰를 갖고 “향후 견고한 한·일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경제협력협정(EPA)의 조기체결이 시급하다.”며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두를 뜻임을 밝혔다. 최근 발표한 방위백서에 독도를 일본땅으로 명기한 데 대해서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이 문제가 한·일관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양국간 충돌을 더이상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중의원 7선 경력의 민주당 의원인 오카다 외상은 당 정책조정회장, 당 대표, 간사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일본의 차세대 총리 후보로 꼽히고 있다. 다음은 오카다 외상과의 일문일답. →간 나오토 총리가 담화에서 조선왕실의궤 등 한국 문화재를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왕실의궤 이외에 한국에 반환하는 문화재는 무엇이 있으며, 언제쯤 반환하나. -문화재 인도의 구체적인 시기와 대상 범위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인도에 필요한 조약안을 국회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제반 수속절차를 거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인도하겠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노역자에 대한 사죄와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많은 여성들에게 상처와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한다. 하지만 한·일간 개인 청구권 문제는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체결된 한·일 청구권·경제협력협정에 따라 법적으로 완전하게 해결됐다. 다만 일본 정부로서는 인도적인 관점에서 사할린 한국인 지원과 한반도 출신자의 유골 조사 및 반환 지원 등을 전폭적으로 하고 있다. →2010년 방위백서에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명기했다. 교과서에도 이런 주장을 담고 있는데. -독도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는 일본의 입장이 있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을 감안해 대국적인 견지에서 이 문제가 한·일관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외상은 한·일 협력 방안으로 공통의 역사교과서를 만들자는 주장을 한 바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미래에는 한·일 양국이 공통의 역사를 인식하고 공통의 교과서를 만드는 것이 이상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양측의 지식인들부터 인식을 공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첫걸음으로 역사를 공동연구하는 게 중요하며 이 활동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외상은 지난 2008년 1월에 영주외국인의 지방참정권 부여를 위한 의원연맹을 만들어 회장도 역임했다. 재일 한국인의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문제는 국가제도의 근간에 관한 것이어서 다양한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기보다는 국회나 당에서 의논을 해 나가야 한다. 의논들이 무르익는 것을 기다려 판단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둘러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후 100년의 한·일관계를 한층 견고히 구축하기 위해서는 경제협력협정(EPA) 체결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양국 정부는 16일 국장급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런 논의를 통해 조기에 교섭을 재개하고 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대일무역적자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양국간 무역에서 일방적인 적자는 적절하지 않다. →북·일 국교정상화 가능성은 없는가. -일본 정부로서는 일·북 평양 선언에 따라 납치, 핵, 미사일 등 모든 현안을 해결하고 불행한 양국간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이 방침에는 변함은 없다. 북한이 납치 문제 등을 조속히 해결해 일·북 관계를 진전시키는 게 중요하다. →일본 정부는 최근 중국 군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최근 들어 중국은 우리나라의 주변 해역을 포함한 해양에서 군사훈련, 정보수집, 해양조사 등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속적으로 중국 군사력의 동향이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과 국제사회의 안전보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하고 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국방정책의 투명성을 이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일·중간 방위당국간의 해상 연락 메커니즘, 위기관리 메커니즘을 구축할 필요성도 느낀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일 방위협력이 늘어나고 있는데. -북한의 위협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개국이 정치 및 실무 차원에서 부단하고 긴밀하게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7월의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자위대 해상자위관이 옵서버로 참가하는 등 3국간 방위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3국간 협력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으로서는 앞으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 →한국에서는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고, 영화 ‘JSA’나 드라마 ‘제5공화국’을 본 적도 있다. 드라마 ‘대장금’은 아내와 함께 매우 즐겁게 관람했다. 또 한국 요리도 매우 좋아하고, ‘대장금’을 계기로 궁중요리에 관심을 두게 됐다. 지난번에 일·한·중 외교장관 회의가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서 개최됐을 때 고분이나 박물관을 방문해 신라와 일본 간에도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시간이 있으면 좀 더 공부하고 싶다. 일·한 국민이 서로 진심으로 협력하고, 도울 수 있는 시대를 구축하는 것은 절대로 필요한 일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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