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대작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산업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세부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원유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불응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78
  • 설치미술가 전수천(이세기의 인물탐구:130)

    ◎자연을 캔버스로 상상을 형상화 한다/평면·입체·설치 등 장르파괴 끝없는 모색/시·공문 넘나들며 삶의 문제 근원적 접근 강물을 캔버스로 하여 그 위에 뗏목을 띄우고 흐르는 물줄기에 따라 뗏목이 교차되는 수상드로잉.88올림픽 1주년 기념으로 한강에서 펼쳐진 전수천의 행위미술은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강렬한 이벤트였다.잠실 메인올림픽 스타디움과 여의도 63빌딩에 이르는 12㎞구간에서 그는 자연과 인간대응의 장려한 퍼포먼스로 화단에 충격을 던졌다. 이에 앞서 지난 84년에는 뉴욕 103번가와 73번가 사이,배터리 파크에서도 신문잡지를 가루처럼 잘게 오려서 바람에 날려 뿌리는 「시간의 추적」을 시도하여 일상적인 것을 외면하는 뉴욕시민의 시선을 집중시켰다.1천여명의 관람객이 운집한 이 행사에서 「아트 인 아메리카」의 부편집인이자 미술평론가인 재닛 코플러스는 「그의 예술은 인간론적이고 철학적」임을 전제,『수많은 다른 아시아 예술가들이 그런 것처럼 하나의 포맷이나 양식에 안주하지 않고 전생애에 걸쳐 눈부신 변형으로 그는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설립하고 있다』고 논평한 바 있다. ○한강서 충격적 퍼포먼스 세계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95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방황하는 혹성들속의 토우­그 한국인의 정신」 역시 현대의 무질서와 방약무인에 대한 섬뜩한 경고였다.이른바 흙으로 빚은 1천300여개의 토우들은 TV모니터와 네온 등 산업폐기물 위에 꼿꼿이 도열하여 옛한국인의 엄숙함과 도도한 기상을 유감없이 도출해내었다. 그해 봄 「올해의 작가­전수천전」을 주관했던 국립현대미술관장 임영방씨는 『전수천은 재료의 가소성·일회성을 대담하게 체험하여 신화와 역사,우주의 운행에 얽힌 질서(logos)와 혼돈(chaos)을 초월하는 장대한 스케일과 독창적 상상력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쓰고 있다.그는 왕성한 창작의지로 평면 입체 설치등의 장르를 붕괴하면서 인간의 역사와 삶의 문제에 근원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작가다. 호암갤러리의 김용대씨는 『전수천은 전수천이라는 화면의 대지위에서 태어나고 죽고 다시 태어난다』고 표현한다.따라서그의 회화와 회화에서 출발된 인스털레이션(설치)과 퍼포먼스는 자연이라는 공간에 격랑을 일으키기도 하고 혹은 분출하는 용암같은 위협적인 피안의 세계를 형성하기도 하면서 「정신적 무풍지대를 방황하고 있는 인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작은 체구에 비해 한번 작업에 들어가면 두들기고 달구고 칠하고 매달고 설치하는 모든 과정에서 그는 끈질긴 극기를 감내하고 있다.실제로 이 작가는 작은 혹성처럼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녔고 행성주위를 방황하다 충돌로써 존재를 마감하는 수많은 별똥별(혹성)의 운행과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빗댄 동기를 작업에 부여해왔다.뉴욕의 평론가 루시 리파드가 「이세상을 변형시키기 위해 산책나온 신의 사절」이라는 말은 그를 두고 과장이 없어 보인다. 주로 일본과 뉴욕을 무대로 작품활동을 하면서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도쿄·교토 국립근대미술관과 오사카 국립국제미술관이 동시에 기획한 「형상의 사이에서」초대전에서는 도쿄 국립근대미술관이 이례적으로 그의 대작 「대지의 저편에서」를 구입하여 미술관에설치하고 있다.이와 관련하여 한국 화가로서는 다루어지기 힘든 뉴욕타임스의 존 러셀,빌리지보이스의 킴 레빈 등 권위있는 평론가들로부터 「오리지널리티와 풍부하고 강렬한 상상력」에 대한 대대적인 찬사를 받았다.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일본과 뉴욕에서 고학으로 그림을 공부한 그의 삶 자체가 치열한 인간승리의 드라마틱한 내력이 아닐수 없다. 전북 정읍에서 농사를 짓던 집안에 태어났으나 중학졸업으로 학업을 중단했고 학비를 벌기위해 베트남 백마사단의 통신병으로 근무하다가 서양미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일본에 건너갔다.일본에서도 도로공사와 페인트공 등 허드렛일로 무사시노(무장야대)미대를 졸업,그림에 대한 야심찬 계획으로 일본활동 7년만인 83년 현대미술의 메카인 뉴욕에 정착했다.그의 작업장이 있는 맨해튼 하층부는 소호미술구역과 중국인촌,리틀 이탈리안이 밀집한 예술의 온상으로 그는 수시로 예술가들을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행위예술을 펼칠수 있었다. 당시 뉴욕을 중심으로 한 유행적 사조인 신표현주의 회화에영향을 받기도 했으나 결국 뉴욕이라는 독특한 사회적 상황은 그의 가슴속에 응어리졌던 시간과 공간을 해체하면서 의식의 심층을 온통 뒤흔들어 놨다고 할수 있다. 그의 작품은 때때로 시퍼렇게 노한 파도가 지구를 집어삼킬듯 공포적 장관을 연출하는가 하면 대지위에 부유하는 인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힘에 유도되는 신비한 기운을 내뿜기도 한다.과거와 현재,동서양을 넘나드는 역사적 상상력에 기초한 그의 작품은 자연에 대한 착취가 몰고올 자원고갈의 무질서와 엔트로피에 대한 경종이 되기도 한다.도쿄에 있을때는 베트남에서 제대날짜를 기다리던 군인들의 「기다림」에 지친 인간의 갈등이 작품에 반영되었고 뉴욕에서는 표현주의적인 색채와 매재로 현대인의 허망한 환상을 불식시키고 있다. 정체됨을 거부하는 그의 미술은 간혹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다」는 비난을 듣기도 하지만 「미술과 일상,미술과 사회,미술과 문명」의 접점을 찾아 변신과 모색을 멈추지 않는 처절한 아픔이 배어나온다. ○일·뉴욕서 고학으로 우뚝 국내에서보다 일본과뉴욕에서 먼저 성공하고 역으로 국내에 들어온 그는 지금도 남들앞에 나서기를 꺼릴만큼 내성적이고 나약해 보이지만 아무리 중병에 걸려도 진통제 한알 먹은 적이 없는 강단이다.이상시대의 마지막 시인같은 인상이지만 그의 작업스케일은 남성적으로 광활하고 무변하다.결혼이나 가족은 일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독신주의.오로지 화가로만 살면서 요즘은 일산 구산동에 있는 작업실에서 오는 7월 노르웨이 콩스버그미술관 초대 신작전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뉴욕에서나 도쿄,서울에서나 빈에서 그는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종횡무진의 코스모폴리탄이다.가장 첨단적인 세계를 구축하지만 체삽이 없고 오히려 볼때마다 청렬한 경이로움을 발산한다. 이세상을 변모시키기 위해 산책나온 예술의 신사,불꽃같은 정열을 자연에 사르면서 그는 언제까지나 높고 넓게 그리고 자유자재롭게 우주를 넘나드는 광채일 것이다. □연보 ▲1947년 전북 정읍 출생 ▲74년 대입검정시험 합격 ▲76년 서울 개인전,도일 ▲76∼83년 일본 무사시노(무장야)미술대 및 와코(화광)대 졸업 ▲79∼81년 도쿄개인전 ▲83년 도쿄개인전(화이트아트갤러리·갤러리 큐·갤러리 제로 개인전),도미,뉴욕개인전 ▲84년 뉴욕 플랫인스티튜트석사과정 수료,뉴욕개인전 「시간의 추적전」(뉴욕 바테리파크 및 맨해튼문화센터) ▲85년 플랫인스티튜트초대 개인전,도쿄개인전(화이트아트갤러리·후쿠오카 애리아­듀화랑) ▲86년 뉴욕개인전(히긴스홀) ▲87∼88년 개인전(뉴욕 22우스터갤러 및 도쿄 화이트아트갤러리) ▲89년 88서울올림픽 1주년기념 한강수상드로잉전 및 개인전(과천국립현대미술관·가나화랑),도쿄개인전(화이트아트갤러리),뉴욕개인전(수연 이갤러리) ▲90년 도쿄개인전(화이트아트갤러리) ▲91년 LA개인전(앤드류사이어화랑),도쿄개인전(화이트아트갤러리),서울 「움직이는 문화열차」기획 ▲92년 서울개인전(가나화랑),도쿄개인전(무라마스화랑 및 화이트아트갤러리) ▲93년 대전 엑스포상징조형물「비상의 공간」제작,도쿄개인전 ▲94년 서울개인전(가나화랑) ▲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대표,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선정,「방황하는 혹성들속의 토우­그 한국인의 정신전」 ▲96년 미국 힐우드미술관 초대전 〈현재〉국립예술종합학교 교수 〈수상〉국민문화훈장 은관·일신문화상(95년)
  • 기행문학 거장 서하객의 강음(중국문학의 고향을 찾아:8)

    ◎기인의 거룻배 드나들던 선착장엔 물이끼만/험산심곡 떠돌며 쓴 「서하객유기」 실록문학의 백미/황산자락 전쟁유물에 처절한 비명소리 들리는듯 세상에는 닮은 꼴도 많다.나라의 넓이나 지역의 대소를 막론하고 남북의 대치가 아니면 동서의 갈등이 있다.땅덩이가 클수록 그 예는 더욱 심각하다. 중국에는 양자강을 두고 강남과 강북의 차가 현저하다.같은 강소임에도 남북의 차별은 심했다.소남사람은 소북사람을 깔보며 소북사람은 소남사람을 매끄럽다 흉을 본다. 소남사람들은 자기들이 중국에서 제일 잘 산다고 뽐을 낸다.그도 그럴것이 최근의 소득조사에서 중국 최부의 농촌으로 강소의 강음과 무석이 올랐는데 그 모두가 강남이다.그중에도 강음의 화서촌은 그 소득이 전국 최고,「강남제일촌」으로 불리는데 세대당 1년 저축고가 인민폐로 10만원대(한화 1백만원상당)라고 한다. 무석에서 정북으로 한시간쯤 달렸을때 오랜만에 산이 보였다.강음박물관을 돌아보고 바로 뒷산을 올랐다.황산이란다.황산을 중심으로 서쪽에 서산,동쪽에 마안산,동남쪽에아산….모두가 양자강 남쪽 기슭에 물막이로 선 야산들.그러나 삼국시대부터 오나라의 강토를 지키는 요새로서 그동안 태평천국,신해혁명,국공전쟁 등 근대사에 승패를 가름하던 격전지였다.지금도 황산의 정상에는 철근 콘크리트 9층의 망강루가 우뚝 솟았고,망강루 북녘 기슭에는 일찌기 아편전쟁때 영국함대를 노리던 포대가 남아있고,남쪽 산자락에는 국공전쟁때 홍군이 전공을 올린 기념으로 「해방군도강기념비」가 오벨리스크모양의 높다란 첨탑으로 서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필자는 망강루를 올랐다.굽이치는 양자강이 망강루를 허리삼아 휘감았다.포대 서원으로 강북의 정강을 잇는 장강대교의 공사가 한창인데 휘 한바퀴 돌아보는 안막에는 누런 황금 벌.과연 옥토 낙원으로 김이 무럭무럭한 느낌이었다.불현듯 아까 강음박물관에서 보았던 대상의 하얀 이빨,그 화석이 생각났다.2만∼3만년전의 그 화석이 글쎄 여기서 멀지않은 저쪽 청양땅에서 출토되었다니 이 땅의 속살은 얼마나 까맣게 익었을까? 나그네는 서둘러 강음을 떠났다.강음에서 다시 무석으로 돌아가는 길가 마진이란 마을이 가고 싶어서였다.겨우 20분쯤 달렸을때,왼쪽 노변에 아닌게 아니라 커다란 안내판이 우람하게 서있다. 「서하객고향­마진」이라고. 또 한번 필자의 본병이 도진 것이다.그것은 좋아했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가슴이 울렁거리는 그 병 말이다.그 사람,서하객(1587∼1641)은 필자보다 몇곱절 역마살을 타고난데다 여행기는 물론 암석·고산·하천·화산등의 자연관찰을 통한 지리학 연구에 세상이 놀랄만큼 공적을 남긴 사람이다. 그의 본명은 굉조,호가 하객이다.바로 마진고을 침당하옆에 있는 남양지라는 작은 부락에서 태어났다. 중국문학사에서 유기의 지위는 대단했다.단순한 여행기가 아니었다.선비가 여행기를 통해 정치·사회를 관찰하는가 하면 자연지리를 기록함으로써 자기의 포부를 펴거나 우주의 섭리를 터득했다.그래서 시인 묵객치고 유기 한편 남기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는 평생을 두고 벼슬길에 기웃거리지 않았다.스물두살때부터 시작해서 쉰다섯살,그가 죽을 때까지 꼭 34년동안,그는 단 한개의 지팡이와 한장의 이불을 메고 강소·절강·안휘·산동은 물론 멀리 섬서·호남·광동·광서·귀주,운남 등 16개성,더구나 험산심곡을 헤맨 산새요,원숭이요,물고기 노릇을 했던 것이다. 그는 분명,기인이었다.가만 앉아있어도 먹고 살 걱정이 없을만큼 넉넉한 살림임에도 그 따뜻한 집과 어진 아내를 마다한 채 한닢 거룻배를 타고 물길 닿는대로 강남과 영남을 떠돌더니 기암과 괴석에다 화산과 지진이 불시로 천지를 폭발하고 천지를 갈라버리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서남지역의 험산준령을 밟았다. 우리나라 김정호 비슷하게 탐험적 떠돌이였던 그는 40여만자의 「서하객유기」를 남겼는데 아깝게도 원저는 2백만자가 훨씬 넘는 대작이었다.일기체로 기록된 그 유기는 인간의 극한을 그린 실록문학으로서 최고봉임은 물론 암석학·지질학·지도학의 기초를 닦은 과학서로도 그 의의는 파격적이다.특히 그는 유기에서 석회암의 침식현상인 캐스트(cast)를 발견했고,양자강의 원류를 곤륜산 남쪽인 금사강으로 단정한 것은 모두 지리학적인 발견으로 학술사에 기록된다. 무엇보다 그의 유기는 생동한 묘사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들 수 있다.광서·운남등지에 산재한 동굴이나 동굴속의 종유석,그 핍진한 소묘는 문학가의 상상과 과학자의 투시를 융합 성공한 것이다. 그는 동굴속의 종유석을 이렇게 기록했다. 「정측홀도수일엽,평기반공,외여당문,주적대,상하빙허,각수십장,권서현철,박제선시,엽간분개공대,야안지결지(여유일기이에서) (천장에서 갑자기 커다란 잎새 한장 거꾸로 달랑거렸다.반공에 달린 시렁이 밖으로는 문과 기둥을 마주 본 채 위 아래로 각각 수십길을 서로 기대더니 엷은 매미의 날개처럼 그렇게 널찍히 매달려 있고,잎새 사이마다 커다랗게 뚫린 구멍은 마치 동그란 눈동자같았다.) 남양지는 들녘 복판에 있는 작은 부락.서하객의 고택은 물론 최근에 복구한 것이지만 기품이 당당했다.입 구자 네모꼴 가택이 200평은 족히 넘을 법한 민가.그는 여기서 낳고 여기서 성장했다.그의 34년에 걸친 탐험의 베이스 캠프도 바로 여기였다.그 탐험의 떠돌이는 갔지만 그의 손때가 묻고 그의 족적이 찍힌 두가지가 필자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하나는 그집 뜨락에 400년의 수령을 자랑하고 있는 한그루 나한송과 또 하나는 그 집 대문밖 동쪽 100여m쯤 침당하옆으로 지금도 고색 창연하게 남아있는 선착장과 진솔 단출한 공수식 돌다리였다.하객이 평생토록 타고 다녔던 거룻배,그 배가 정박하고 출항하던 곳이 지금도 그 자리에 우두커니 웅크리고 있다는 사실이 아무래도 희한했다. 그 두가지는 그 집 대문 서쪽 100여m쯤에 대궐처럼 높은 까만 기와 담장에 에워싸인 그의 무덤,「명 고사하객서공지묘」라는 묘갈에 큼직한 봉분,계화의 향기로 전중 단아한 묘역보다 더욱 눈길을 끌었다.
  • 「정치의 계절」엔 문학작품 비수기?/시·소설 상반기에 출간 러시

    ◎윤후명·김형경·한승원씨 등 장·단편 선봬/성석재·도종환씨 등도 새달 시집내기로 올해는 소설 등 문학작품의 출간이 상반기안에 집중될 전망이다.이때문에 5∼6월중 주목할 만한 문학작품들이 많이 나올 예정이다. 이왕이면 대통령선거 등 정치의 계절로 인해 불황이 더욱 깊어질 하반기를 피해 문제작을 내놓으려는 문학 출판사들의 움직임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중 선보일 것으로 주목되는 것은 고종석씨의 첫 단편소설집 「제망매」.기존 문예지들에 실렸던 것을 묶은 것으로 신변잡기류가 아닌 기존 관념들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출발하는 지식인 소설로서 저자의 독특한 세계를 보여준다. 여류 소설가 김형경씨의 소설집 「고양이의,고양이에 의한,고양이를 위한」도 이달에 내놓을 기대작이다.젊은 세대를 겨냥한 신세대 작품으로서 대학생과 신세대를 소재로 한 전통적 기법의 작품이다. 신세대 작가군에 속하는 송경아씨의 장편소설 「아기찾기」와 결혼문제를 다룰 젊은 여류작가 김희정씨의 장편소설 「길위에서 중얼거리고」도 5월의 작품이다. 이와함께 진보적 필치의 문제작을 꾸준히 내놓은 이대환씨의 창작 단편소설집 「생선창자 속에 들어간 가시」는 고엽제 문제,문민정부에 대한 비판 등을 일상적 소재로 다룬 작품이다. 6월에는 무게있는 중견 작가들의 작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진작가 윤후명씨가 창작 연작소설을 내놓는다.중국 돈황지역 등에의 여행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다. 한승원씨도 장편소설 「해산가는 길」을 6월에 출간한다.최근 내놓은 다른 중견작가 2∼3명의 작품경향처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소설이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성석재씨도 6월중에 작품을 출간할 에정인데 제목은 미정이다.이밖에 도종환 시인의 베스트셀러 시집 「접시꽃 당신」도 곧 재출간되고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러브레터」도 5월중에 나온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한 문단관계자는 『경험적으로 보아 대통령선거 등 정치의 계절에는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정치판」 때문인지 소설 등 문학작품이 잘 팔리지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가뜩이나 불황인 출판계에서는 하반기에는 문학작품이 더욱 팔리지않을 것을 우려해 주목을 끌만한 소설은 되도록 6월안에 출간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M출판사 편집국장은 『보통 한해 30∼50권정도를 펴내는 출판사의 경우는 상반기안에 화제작을 내려고 하지만 150권이상 내놓는 대형사의 경우는 하반기에도 꾸준히 순수문학책을 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영 BBC심포니 내한공연/14∼15일 예술의전당서

    ◎존 릴·양성식씨 등 협연 영국의 대표적 교향악단의 하나로 꼽히는 BBC 심포니오케스트라가 내한공연을 갖는다.오는 14∼15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BBC 심포니는 지난 30년 창단된 세계최초의 방송교향악단.같은 영국의 런던 필이나 로얄 필보다 지명도는 좀 떨어지지만 자국 대중들에게는 더욱 친근하다.재정적으로 탄탄하고 발표무대가 넓은 방송사 소속이라는 잇점을 십분 활용,왕성한 연주회와 레코딩 활동을 펼쳤고 대중을 상대로 다채로운 워크숍도 열어왔다.세계적 현대음악 작곡가를 강사로 초빙하는 「작곡가 포럼」,정기적 청소년음악회 등이 대표적인 예. 이처럼 많은 활동을 소화하기 때문에 레퍼토리 폭도 넓다.고전 클래식 대작부터 현대작곡가까지 편식을 모르는데다 20세기 현대창작곡은 1천여곡 이상을 초연했다고 한다.「현대 창작곡 대중화의 일등공신」이라는 말이 무색치 않다. 동아시아 순회공연의 첫 기착지로 한국을 택한 BBC 심포니의 지휘는 앤드류 데이비스가 맡았다.지난 89년부터 상임지휘자로 일해온 그는 「해석이 정확하면서도 섬세,온화하고 풍부한 스타일」이란 평을 듣고 있다. 영국 피아니스트 존 릴이 협연하는 14일의 레퍼토리는 바그너의 악극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거」서곡,슈만의 피아노협주곡 a단조 작품54,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15일엔 영국 칼 프레쉬 콩쿠르에서 대상을 탄 한인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씨가 협연,델리우스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간주곡 〈낙원에의 길〉,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a단조 작품47,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등 이들의 장기인 현대곡들을 들려준다.문의 580­1132.
  • 전통 춤·음악·합창 조화시킨 「춤극」

    ◎국립무용단­국립관현악단,「이차돈의 하늘」 공연/「88올림픽 공모작」 시대감각에 맞춰 무대 재구성 우리의 전통 춤과 음악,합창을 고루 조화시킨 춤극이 오랜만에 대형무대로 펼쳐진다. 국립무용단과 국립관현악단이 1∼6일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이차돈의 하늘」.전통무용의 국수호(국립무용단장)·국악의 박범훈(국립관현악단장) 두 고수가 대본·안무와 작곡·지휘로 호흡을 맞춰 꾸며내는 야심작으로 출연인원만도 3백50여명에 이르는 대작이다. 원래 「이차돈의 하늘」은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문화축전의 소재및 작품공모 당선작으로 당시 국수호씨 안무로 무대에 올려 큰 반향을 낳았던 작품.이번에 시대감각에 맞춰 음악과 무대를 재구성하고 역사의식을 새롭게 부여했다. 역사속의 인물 이차돈(506∼527년)의 인간적 면모에 초점을 맞추되 순교자와 사랑의 구도자라는 양면에서 그의 삶을 춤극으로 조명했다.부귀영화가 보장되는 부마의 자리를 뿌리치고 국외추방을 당하면서까지 「달아기」를 택했던 애틋한 사랑이야기,구도자로서겪어야 하는 갈등과 고뇌,그리고 순교로 이어지는 살신성인의 삶.춤극 「이차돈…」은 마침내 인간 이차돈을 종교차원을 뛰어넘는 역사의 수퍼스타로 자리매김한다. 88년과 비교해 이번 공연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춤사위의 역동성과 음악의 웅장한 무게.주최측은 이차돈의 순교당시 나이가 21세라는 점을 감안,젊은 춤꾼들을 대부분 주역으로 파격 기용했다. 음악은 춤극 전반을 압도할 수 있도록 타악기를 보다 많이 배치,대규모 합창단의 하모니와 어울려 웅장하고 장중한 분위기를 풍기도록 했으며 때때로 이차돈의 슬픈 사랑을 강조하기 위해 신라 향가풍의 서정적 음률도 고루 가미했다.특히 최근 불교음악에 몰두해온 박범훈씨가 불교적 색채를 어떻게 돌출시켜낼지도 주목거리.평일 하오7시30분,토·일 하오4시.274­1151.
  • 「부암 피아노소사이어트」 창단연주회·「한국의 현대…」 발표회

    ◎우리 창작음악 활력의 무대/한국 작곡가의 창작곡만 발굴 연주 모차르트,하이든,베토벤 등의 소나타는 피아노를 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거치는 입문코스.독주회에 가도 리스트,슈만,슈베르트 등의 레퍼토리가 주종을 이룬다.그러다보니 피아노곡 하면 서양고전이 전부인듯 여기게 되는 것이 현실. 이런 통념에 도전하듯 국내 현대작곡가의 창작곡만을 올리는 피아노연주회 두개가 나란히 열린다.부암 피아노소사이어티의 11일 「창단 연주회」(부암아트홀·391­9631)와 2일 열리는 「한국의 현대 피아노작품 발표회」(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254­0128)가 그것.고전 소나타에 밀려 의붓자식 취급돼온 한국 창작음악에 활력을 불어넣을 무대다. 부암아트 소사이어티는 강북지역 소극장 부암아트의 후원으로 창단된 젊은 피아니스트 10인의 모임.곽노희,김성희,김유철,문현옥,신상진,이기정,이양숙,조현수,지주은,황윤하 등 개성강한 멤버들답게 한국 작곡가의 작품만으로 과감한 출범의 닻을 올렸다.윤이상,백영동,이영조,박은희부터 조석희,백영은,임지선의 신곡까지 중견과 신예를 막론하고 좋은 작곡가의 악보를 발굴,소개하는 무대. 한편 「∼발표회」는 「스코어를 보며 감상」한다는 부제처럼 한국창작음악연구회가 펴낸 「한국현대피아노곡집」 수록작품들을 실연하는 연주회.작곡가 정영희,김중석,나인용,윤해중,허방자,백병동,김용진,황철익의 한곡씩을 피아니트스 황현정,한영란,유혜영,김민숙,김용배,김경옥,박세경이 맡아 연주한다.
  • 옵티칼 아트의 거장 헤수스 라파엘 소토/두곳서 동시에 근작전

    ◎갤러리 현대·박여숙화랑 새달 12일까지/몇개의 가느다란 선·면으로 작품 구성/관객과 거리·각도따라 야릇한 느낌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색면과 투명한 평면 혹은 매달린 철사들로 구성된 형체가 진동하면서 보는 이들의 야릇한 느낌을 자아내게 하는 미술.공간속의 시간성을 가시적으로 살려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옵티칼 아트의 거장 헤수스 라파엘 소토(74)의 근작을 소개하는 전시가 서울 갤러리현대(5월10일까지)와 박여숙화랑(5월1∼12일)에서 동시에 열려 봄 화랑가에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소토는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이후 꾸준히 국내 미술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가.갤러리현대가 지난 88년 이후 작업한 오리지날 20여점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박여숙화랑은 지난해 작품 5점만으로 소토의 새 작업세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갤러리현대에 나온 작품들은 여전히 옵티칼 아트를 견지하면서도 색면들이 더욱 돌출된 부조의 형태로 입체성이 강한 것들.여기에 박여숙화랑의 소토는 색면과 형태를 다양화한 대작 위주란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양쪽 모두 음악적인 리듬감과 율동감이 강한 것들로 옵티칼의 특성은 여전히 살아나고 있다. 소토의 움직이는 그림은 전기나 모터 혹은 어떤 기계장치도 사용하지 않는 간소함이 특징.몇개의 가느다란 선과 면으로 구성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양식이다.작품 자체는 움직이지 않지만 보는 이들의 관점과 위치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는 가변성의 작품들이기도 하다. 베네주엘라에서 출생한 소토는 초등학교를 간신히 마치고 간판장이와 영화포스터 등을 그리면서 재능을 인정받았고 이 시기 세잔느,피카소와 브라크에 감명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지금의 옵티칼 아트는 지난 50년 파리로 이주한 뒤 개척한 것으로 말레비치와 몬드리안 류의 기하추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55년경부터 2개의 판으로 이루어진 릴리프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이 시기에 발전된 면과 면이 교차해 생기는 공간감과 착시적 효과는 지금 소토의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여진다.음악적감성을 타고난 소토는 12음계의 원리를 완벽하게 공부하고 이를 캔버스의 색채에 적용,결국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시간적 구성의 세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1987년 퐁피두 미술관 1층 로비에 설치된 명물 「매달린 입체」의 대형 조형물을 통해 국제적으로 알려졌고,지난 1월7일부터 3월9일까지 파리 국립미술관인 죄드폼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어 호평을 받았다.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올림픽조각공원에 「서울의 구체」라는 대형조형물을 제작했고 같은 해 갤러리현대가 첫 한국전을 개최했었다.
  • 폴커 반필트 첫 피아노 독주회

    ◎29일∼새달1일 부산·대구·서울 순회공연 독일의 대표적 피아니스트 폴커 반필트가 첫 내한 독주회를 갖는다.29일 부산문화회관 대강당,30일 대구 대백예술극장,5월1일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당(이상 하오7시30분). 반필트는 독일 슈나벨 악파의 정교한 스타일에 러시아 호프만 악파의 화려한 기교를 융합했다고 정평난 연주자.16살때인 60년 청소년 대상의 「베를린 주네스 무지칼」에서 우승한뒤 65년 정부장학생으로 미국에 유학,줄리어드 음악원의 아델레 마르쿠스와 텍사스대학의 레너드 슈어에게 배웠다.홈그라운드인 유럽과 미주 무대에 주로 서왔고 최근엔 바바리안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부조니 협주곡」을 협연,프랑스 음반상인 디아파종상을 타기도 했다.현재 함부르크 음대 교수. 「베를린 페스티벌」 등 현대음악 행사에서도 빠짐없이 연주해온 그의 강점은 폭넓은 레퍼토리.바흐,슈만,리스트 등 고전 대가부터 부조니,메시앙,리게티같은 현대작곡가까지 커버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 f장조,슈만의 피아노 환상곡 c장조,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 등 비교적 「점잖은」곡을 골랐다.02)548­4480.
  • 제3회 마니프 서울 국제아트피어/26일 예술의 전당서 열린다

    ◎「원초의 지층」 주제… 새달 5일까지/작가별 부스 마련… 군집개인전 형식/국내외 작가 93명 참가… 국제시장수준 정찰제/지난해 대상수상한 고영일씨 초대전도 가져 작가가 직접 출품과 진행을 맞는 군집개인전 형식의 국제미술견본시인 제3회 MANIF(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가 「원초의 지층」이란 주제로 26일부터 5월6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관에서 개최된다. 마니프조직위원회가 밝힌 올해 아트페어는 국내 21명,외국 25명 등 모두 46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본 전시와 평론가들이 선정한 특별전(평면 22명·입체 25명),그리고 지난해 이 MANIF 대상작가 고영일 초대전 등으로 구성된다. 마니프는 흔히 화랑단위로 참여해 열리는 일반 견본시와는 달리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내고 진행을 담당해 각 작가별로 부스가 마련되는 군집 개인전 형식으로 운영되는게 특징.올해부터는 에콜 드 마니프가 발족돼 이 행사를 주관하는데 「원초의 지층」이란 주제에 걸맞게 요즘 보편적인 전자매체와 양식이 범람하는 추세와는 달리 원초적인 미술형식을 강조하는 작가와 작품위주로 전시를 꾸민다는게 주최측의 설명이다.본 전시와 특별전의 커미셔너로는 평론가 김용대씨와 유재길씨가 각각 위촉됐다.김용대씨는 이번 전시와 관련 『미술개념 정립을 위한 일반 비엔날레 성격과는 달리 마니프는 전시보다 판매에 비중을 두고있다』면서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고 작품구입이 무난한 가격대의 작품위주로 선정했다고 전시의 성격을 밝혔다.이에 따라 이번 행사에는 유화를 매개로 한 40∼50대의 작가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견본시의 또다른 특징은 미술시장의 세계화속에 국내외 작가의 작품가격을 모두 국제시장 가격과 동일한 수준의 정찰제로 매겨 이중 가격구조를 탈피하면서 일반 관람객들이 창작 예술품을 소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 점.에콜 드 마니프는 이번 견본시를 시작으로 미술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가질 계획인데 국내외 예술성이 높은 작가를 초대해 진품판화 작품전을 매년 여는 것을 비롯해 회원 미술강좌,해외 미술탐방 등을 정기적으로 추진한다.에콜 드 마니프 판화전의 경우 판화의 대중화를 위해 회원들에게 초대작가 작품중 한 점을 선택해 무료로 소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특히 이 판화전에서 작품을 구입한 회원에게는 다음해 다른 작품을 원할 경우 작품가격의 차액을 보상해 교환해주는 시스템도 마련해 운영할 방침이다.
  • 독 문화원,16∼17일 세미나·연주회

    ◎20세기 성악곡·이념주의 음악들 20세기 현대작곡가들은 인간의 목소리(인성)에 어떤 가치를 담아 노래로 만들었을까. 주한 독일문화원과 에스 보칼리시모 앙상블(단장 홍수연)은 16·17일 이틀간 서울 주한독일문화원에서 「20세기 성악음악」세미나 및 연주회를 갖는다. 살롱,카페풍의 노래 등 클래식음악계에선 혁명적인 성악곡들,그리고 이 시대의 정치사회 이념을 담은 노래들이 소개된다. 16일 주제는 「재미있는 20세기 성악음악」.작곡가 홍수연씨(숙대)의 강의에 이어 에릭 사티에(프랑스)의 「나는 너를 원해」,아놀드 쇤베르그(독일)의 「캬바레 송」,루치아노 베리오(이탈리아)의 「대중음악4」,지아신토 셀시(〃)의 「리타니에」,쿠르트 바일(독일)의「서푼짜리 오페라」 등. 「의미있는 20세기 성악음악」을 주제로 한 17일 공연에는 구 동독출신의 한스 아이슬러가 작곡한 「노동자 엄마가 불러주는 4개의 자장가」를 비롯,미국 무정부주의 작곡가 찰스 아이브스의 「다운 이스트」,월북 작곡가 김순남의 「산유화」「탱자」,마티아스 슈팔링어가칠레 내란 당시 학살된 양민을 추모하는 곡인 「침묵의 소리」 등이 연주된다. 754­9831.
  • (주)오에스씨/데뷔작 「머털도사」 해외상장 야망

    ◎2년 공들인 대작… 「8월 출시」 막바지 준비/흥부전 등 우리고전내용 삽입… 재미 더해 95년 5월 창업한 (주)오에스씨(02­3476­3141,2)는 오는 8월 데뷔작을 내놓는다.2년을 넘게 준비한 첫 작품은 「머털도사」.인기 만화가 이두호씨의 원작으로 TV만화영화로도 만들어져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다. 하지만 게임은 원작에서 주요 캐릭터 몇 개만 따오고 스토리를 비롯한 전반적인 구성은 다시 새롭게 바꿨다. 장르는 시뮬레이션 RPG.리얼타임(실시간)전략방식에 전략적인 턴(Turn)개념을 도입한 새로운 방식의 전투시스템이다. 무엇보다 강점은 한국적인 특징을 잘 살렸다는 것. 「단군세기」에 근거한 「한님의 나라」라는 인간계 설정뿐 아니라 고구려의 상징인 「삼족오」,민간신앙에 근거한 「십이지신」,너와집,서낭당,낙화암,흔들바위 등 한국적인 문화유산을 게임에 집어넣었다.또 「흥부전」에서 따온,새가 물어다 준 박씨를 키워서 얻게 되는 아이템,선녀의 옷을 훔치는 나무꾼 등 우리 고전의 재미있는 부분을 삽입한 것도 독특한 시도다. 한국적인 요소를 중시해서 만들었지만 정작 게임은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을 노려서 만들었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설명이다. 도트 단위의 부드러운 스크롤을 지원,시각적인 효과를 높인 점이나,획일적인 스토리에서 벗어나 열두 나라를 마음대로 여행할 수 있게 한 것등 모두 세계적인 수준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 게임이 끝나면 역시 한국적인 캐릭터인 「장보고」를 소재로,RPG나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 생각이다.다른 개발사에서도 비슷한 소재로 준비하고 있어 게임의 제목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다만 시대적 배경은 미래로 한다. 이처럼 한국적인 소재로 세계시장을 정복하겠다는 것이 이 회사 이장석 사장(39)의 복안.그간 게임유통을 비롯,다른 분야에 치중한 것도 한국적인 소재로 만든 「대작」을 내놓기 위해 역량을 축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동국대 전자공학과 76학번인 이사장이 졸업을 앞두고 생각했던 길은 세 가지라고 한다.유학을 가서 영화공부를하는 것,다시 국내 학교에 입학하는 길,또 하나는 평범한 샐러리맨이 되는 것이었다.하지만 진로는 엉뚱하게 「배기가스 분석기」를 만드는 제조업체를 차리는 것이었다.그리고는 결국 게임시장까지 뛰어들게 됐다.제조업체에서 버는 수익을 게임을 만드는데 쏟아 붓고 있다. 그는 게임업체를 만들면서 장기적으로 10년 플랜을 세웠다.외형적으로는 직원 50명,매출액 2백억원 정도로 회사를 성장시킨다는 것.구체적인 목표는 한국 게임개발업계의 기술 표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게이머들이나 유통업체들이 요구하는수준을 개발자들이 못 따라가는 것이 사실이예요.그들은 최신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대수준도 그만큼 높을수밖에 없지요.개발자는 소재선별력을 바탕으로 시장이 원하는 게임으로 승부를 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실력있는 게임 개발자의 육성이다.여기에다 유통은 대기업이,개발은 소기업이 전담하는 이상적인 구조가 정착하는 것도 국산 게임을 활성화 시킬수 있는 첩경이라고 강조한다. 이사장은 『게임산업은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지기 때문에 진정한 「프로」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적어도 일본에서 판권을 따러 올 정도의 수준작은 만들어 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 수준급 외화 잇따라 비디오 출시

    ◎화니와 알렉산더·안토니아스 라인·일 포스티노/작품성 뛰어나나 흥행부진… 팬들의 아쉬움 달래 「예술영화 전용」을 내세운 몇몇 공간에서만 상영한 작품,완성도는 뛰어나지만 흥행성이 없어 극장에서 바로 간판을 내리거나 아예 오르지도 못한 영화 등 팬들이 쉽게 만날수 없던 작품들이 잇따라 비디오로 출시된다.이달 들어 「화니와 알렉산더」「안토니아스 라인」「에드 우드」가 이미 나왔고,다음 주말에는 「일 포스티노」가 선보인다. 「일 포스티노」(집배원)는 대시인과 시인 지망생인 집배원(우편배달부)이 엮어가는 시와 사랑의 이야기.197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정치적 이유로 망명길에 올라 50년대 초 이탈리아의 작은 섬에 한때 머무른 사실을 토대로 만들었다.시와 사랑에 관한 깊이있는 천착,배우들의 명연기,아름다운 풍광이 어우러져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그야말로 명품이다. 「화니와 알렉산더」는 최고의 영화예술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스웨덴의 잉그마르 베르히만이 영화인생 40년을 정리해 만들었다고공언한 작품.3대가 모여 단란하게 사는 예술가 집안과,냉혹하고 위선적인 목사 가정을 대비해 인간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이해와 사랑임을 보여준다.3시간이 넘는 대작으로 비디오로는 상·하 두편으로 나왔다. 네덜란드영화 「안토니아스 라인」은 지난해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등 여러 영화제의 상을 받았다.당당하고 사려깊은 여성 안토니아와 딸·외손녀 등 여성 4대의 삶을 그렸다.페미니즘영화라면 보통 「남성 대 여성」의 대결구도를 갖기 마련이지만 이 작품은 여성 스스로를 조화롭고 생명력 넘치는 존재로 그릴뿐 「남성과의 관계」속에서 해석하지 않는다.매우 유쾌하고 따뜻한 작품이다. 「에드 우드」는 컬트무비의 시조로 불리는 감독 겸 제작자 에드워드 우드 주니어(1925∼78년)의 인생을 그린 흑백필름으로 94년작.국내에서는 비디오로 처음 소개된다.저예산 독립영화를 주로 만든 우드는 살아서는 「최악의 영화감독」으로 비난받고,사후에는 컬트매니아들의 우상이 된 괴짜. 「가위손」「크리스마스의 악몽」의 팀 버튼이 연출했고,「가위손」에서 주연한 조니 뎁이 에드 역을 맡았다. 이밖에 ▲1951년 제작한 SF의 고전 「지구 최후의 날」 ▲세계의 종말을 막고자 악마주의에 대항해 싸우는 신부이야기인 스페인영화 「야수의 날」 ▲국내에 처음 소개된 아이슬랜드영화 「자연의 아이들」등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필름들이다.
  • 「용병이반」 등 시나리오 써온 김대우씨

    ◎창작이 불가능해진 요즘 실상 그려/소설가 데뷔작 장편 「비만의 도서관」내 『문명이 잔뜩 포화돼 독창성이나 창작따위가 아예 불가능해진 요즘의 진상을 그리고 싶었어요』 「사랑하고 싶은 여자,결혼하고 싶은 여자」「용병 이반」 등의 시나리오 작가 김대우씨(35)가 소설가 데뷔작인 장편 「비만의 도서관」을 민음사에서 내놨다.영상세대 작가 가운데 감각파도 많지만 원고지 1천500매 분량을 숨도 돌리지 않고 돌파하는 경쾌한 감각만은 김씨가 어느 누구보다 한수 위인 것 같다.인기드라마 대사같이 미끈미끈한 김씨의 문장들은 얽히고 설킨 에피소드들을 매달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쏜살같이 달려간다. 주인공인 시나리오 작가 부준화는 어느날 동업하던 아내가 말한마디없이 가출하고 나자 일은 뒷전인채 영화판에서,카페에서 이런저런 여자들과의 숱한 정사에 휩싸인다.준화가 세들어사는 주인집 딸 연희는 공모전에서 스페인 어느 현대작가를 베꼈다 해서 대상이 취소된 화가.표절화가 딱지를 떼려는 그녀는 준화를 발가벗겨 전기고문,가장 고통스런표정을 그려내 또 대상을 타지만 이번엔 한 카페 바텐더가 우연히 찍어둔 준화의 사진과 똑같다고 표절판정을 받는다.그 사진은 놀랍게도 가장 유쾌할때 준화의 표정을 포착한 것이었다. 『소설에서 아내가 집을 나간후 만나는 모든 여성들은 모두 아내를 일부분씩 담은 분신들이었어요.다음 작품에선 실체라고 믿는 세상 모든게 장자의 나비꿈같은 허상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해보려 해요』
  • 재미시스템/데뷔작 한편으로 “큰재미”

    ◎액션물 「아트리아 대륙전기」 승승장구/비수기 불구 두달만에 1만여개 팔려/대작위주로 승부… 새달엔 머드게임 「개벽」 출시 재미(JAMIE)시스템 개발(주)(02­362­8500)는 데뷔작 「아트리아 대륙전기」 단 한편으로 확실하게 「뜬」회사다.「아트리아…」는 지난 2월 문화체육부에서 선정하는 「이 달의 우수 게임」으로 뽑힌 뒤 각종 게임잡지의 인기순위를 모조리 휩쓸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게임이 잘 안 팔리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불과 2달여 동안 무려 1만개가 넘게 팔렸을 정도다.이대로라면 원래 목표인 3만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액션 RPG장르인 이 게임은 시공을 초월한 전설의 대륙에서 빛과 어둠으로 대표되는 캐릭터들이 벌이는 대결이 기둥줄거리.초장,중반부,엔딩 세 부분에 나오는 화려하고 인상적인 비주얼과 기상천외한 30개의 코믹 이벤트가 특히 볼거리다.현재 중국,대만,동남아와 미국등에 수출 계약을 타진하고 있다. 올해는 이 게임의 성공 여세를 몰아 4개의 게임을 새로 선보인다. 우선 다음 달 동학사상을 주제로한통신용 머드게임 「개벽」이 나온다. 이어 한국정보문화센터의 게임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인 「판도라와 팡게아 이야기」를 판타지아 액션 RPG(제목미정)로 만든다.지금까지 PC게임에서는 볼수 없었던 게임기에서 쓰는 기술을 응용한 기대작이다.또 10월말까지는 어드벤처게임 두 개를 내놓는다. 올해를 본격적인 도약의 해로 삼고 있는 이 회사의 개발전략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게임을 만든다는 것.당장은 눈앞에 적자가 나더라도 대작 위주로 승부를 할 생각이다.프로그래밍,그래픽,시나리오등 게임제작의 핵심분야를 맡고 있는 직원들의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여건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베테랑 직원들이 많은데 반해 회사 자체는 지난해 1월 창업한 걸음마 단계다.자본금 1억원으로 시작해 현재 직원은 16명. 게임개발의 총책임은 이태정 부장(37)이 맡고 있다.서울 산업대에서 전산을 전공한 프로그래머인 이부장은 (주)종근당에 입사한 뒤 컴퓨터 분야에서만 11년동안 일했다. 이부장은 프로그래머로서는 경륜을 충분히 쌓았지만 게임쪽에는 문외한이었다. 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게임을 만드는데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프로그래머로서의 철저한 소신과 고집이 게임을 만들때도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게임 프로그래밍도 결국 넓은 의미에서는 일반 프로그래밍과 크게 다를게 없습니다.완벽을 꾀하는 프로그래머라면 「버그(bug)」를 인정할수 없는건 너무나 당연하죠.무엇보다 버그없는 게임을 만들것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이런 신념은 「국산 게임은 어느 정도 버그가 생길수 밖에 없다」고 인정하던 게임 프로그래머들과 정면으로 부딪혔다.하지만 이런 생산적인 대립은 초창기의 잦은 갈등을 딛고 궁극적으로 게임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밑거름이 됐다. 여러 소리들이 많지만 그는 국산 게임의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펴고 있다.특히 PC게임 쪽은 일본보다도 기술이 앞서 있고 시장이 확대일로에 있기 때문에 국내 개발사가 활동할 공간은 무한하다고 확신한다. 개발자로서 장래의 꿈을 묻자 그는 『우리 손으로 만든 국산게임이 외국에 1백만개씩 팔리는 것』이라고 주저없이 대답했다.
  • 정명훈­KBS교향악단/「오델로」 갈라콘서트

    ◎27일 KBS홀·28일 예술의 전당서/2막 중간 어린이합창부분만 삭제 전곡 연주/테너 김남두씨 국내무대 데뷔… 김영미씨 출연 지휘자 정명훈과 KBS교향악단이 27(KBS홀)·28일(예술의 전당) 베르디(1813∼1901)의 비극 오페라 「오델로」 전곡 갈라콘서트를 갖는다.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겸 음악감독 취임을 목전에 둔 정명훈이 KBS교향악단과 처음으로 만나 여는 연주회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베르디의 대표적인 비극오페라 「오델로」는 프롤로그와 전4막으로 구성된 대작. 연주시간만도 2시간 반이 걸린다.이번 연주회에선 2막 중간의 어린이 합창부분만 삭제하고 전곡을 연주하는데 국내 오케스트라가 콘서트식으로 오페라 전곡연주를 하기는 드문 일이다. 정명훈은 지난 94년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오페라 음악감독 재직시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소프라노 셰릴 스튜더와 함께 「오델로」전곡을 녹음(도이치그라모폰 레이블),호평을 받았다. 이번이 그의 두번째「오델로」연주. 이번 무대에는 지난해 4월 이탈리아 로마 올림픽극장의 「오델로」에서 타이틀 롤을 맡아 화제를 모은 테너 김남두가 국내 무대에 데뷔한다. 『그동안 오델로를 한국무대에 올리고 싶었지만 오델로역을 소화해낼 테너를 찾지 못해 안타까웠다』는 정명훈이 이참에 그를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 국내엔 거의 지명도가 없는 김남두는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대학(전주대)진학후 성악의 길로 들어섰으며 졸업후엔 성악과 거리가 먼 생업에 종사하다 91년 35의 나이에 이탈리아로 유학간 늦깍이다. 이탈리아 아퀼라음악원에서 공부하면서 스핀도 드라마티코 테너의 소리를 찾았다. 하이C#까지 올라가는 득음의 경지에 오른 그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디종오페라에서 아이다의「라다메스」역에 출연했다. 내년 5월 독일 함부르크의 갈라콘서트, 6월 김자경오페라단의 「아이다」에서 라다메스를,10월엔 디종오페라의 「가면무도회」에서 구스타프3세역을 맡을 예정이다. 오델로의 연인 데스데모나역에는 소프라노 김영미,극을 파국으로 이끄는 계략가 이아고 역에는 바리톤 고성현이 출연한다. KBS측은 무대뒤에 대형 멀티비전을 설치,아리아를우리말로 자막처리한다.정명훈과의 첫 공연이란 점에 의미를 부여,작품선정과 캐스팅에 신경을 쓴 KBS는 제작비를 고려,R석 2만원대의 입장료를 받던 기존의 정기연주회와 달리 R석 5만원,A석 4만원,B석 3만원,C석 2만원,D석 1만원의 입장료를 받는다.781­1582.
  • 여 이한동 고문 세확산 모색

    ◎인천·경기지역 의원 초청 「정치력」 시위 대표직 인선문제로 여권핵심부와 갈등을 빚었던 신한국당 이한동 고문이 본격적인 세력확대작업에 나섰다.18일 인천·경기지역 의원 전원을 여의도 63빌딩의 한 음식점에 초청,오찬모임을 가진데 이어 20일에는 같은 지역의 원외지구당위원장들과 자리를 할 계획이다. 18일 모임에는 이고문을 포함,인천지역 의원 9명과 경기지역 의원 23명 전원이 참석했다.오세응 부의장(성남 분당)과 손학규 보건복지부장관(광명을)도 자리했다.이날 모임에서 이고문은 『지난 2주동안 대표인선 문제로 심려와 실망을 안겨 죄송스럽게 생각해 여러분들을 모셨다』고 인사했다.『미묘한 시점에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으나 어디까지나 순수한 정에 따른 자리』라고도 했다.회동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는 주문이다.실제로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에서도 민감한 당내문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표의 경선출마 문제로 이고문이 청와대와 줄다리기를 벌였던 저간의 사정을 볼 때 이날 회동은 최소한 이고문의세과시용으로 해석하기에 충분하다.이른바 「중부권 역할론」을 내세운 일종의 시위인 셈이다.
  • 화가 이종상(이세기의 인물탐구:124)

    ◎학·예 두루갖춘 화단의 「선사」/수묵채화서 판화­벽화까지 장르 경계 초월/번뜩이는 직관으로 세밀·대담한 화풍 일궈 일낭은 곧잘 「용광로의 불길같은 정열」에 비유된다. 또는 한치의 빈틈없이 「하고자하는 일을 완벽하게 성취해낸 실천자」이기도 하다. 소설가 최인호는 『한국에 두 사람의 선사가 있다고 한다면 그 하나는 바둑의 조훈현이고 다른 한사람은 일랑 이종상화백』이라고 했다. 그에게는 지칠줄 모르는 탐구력과 천재성, 여기에 자존심에 비견되는 욕심마저 겸비하고 있다. 나이 26세때 국전추천작가, 36세에 심사위원을 지냈고 「한국회화」라는 명제아래 심원한 수묵담채와 변화무궁한 구성, 세밀한 필치와 단아대담한 설채로 판화 벽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광활하게 석권하고 있다. 전 국립박물관장이며 예술의 안목이 드높던 최순우씨는 「일랑은 추상이니 구상이니 하는 한계를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을뿐 아니라 작품의 폭이나 타고난 화재로 보아 그대로 화가로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한 말은 옳다. 이른바 수묵채색을 통합한 「현대진경」에서는 지금까지의 구투를 활짝 벗고 고압전선주나 터널, 쇠를 녹이고 달구는 노동현장을 등장시켜 박진감있는 결집을 펼치는가 하면 산수를 입체적으로 형상화한 원형상에서는 「돌기와 억제, 확산과 응축, 끊임없는 생성의 열기」로 조화와 변화의 소용돌이를 격정적으로 일구어놓는다. 평론가 오광수는 「이는 필력과 소묘력, 전통과 맥을 연결시키는 지성의 뒷받침없이는 이루어질수 없는 결과이며 견고한 아카데니즘과 다채로운 실험정신에서 구축된 것」임을 찬탄한바 있다. 그리고 「다방면에 걸쳐 일총한 재주를 보이는 탓에 그의 그림에서는 항상 섬광이 빛난다」고 덧붙인다. ○26세 국전추천 작가로 프랑스의 저명한 레스타니도 그의 「질료에 대한 묵시적 동작성은 마그마속에서 녹아내리는 근원적 생동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먹으로 그린 유려한 수묵화와 대지의 소묘, 이런 선묘를 구성해내는 격랑과도 같은 화면은 그가 회화적 질료표현의 대가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직관의 샘물이 마를줄 모르는 이종상」이란 인물은 「드믈게 만나지는 강인한 거인」으로서 「그를 두고 번뜩인다고 표현하지 않을수 없다」는 것이다. 외화대신 의경을 존중하는 원형상의 특징은 현란한 칠보작업에서도 거침없이 나타난다. 그때의 화면은 「중앙으로부터 꽃처럼 피어나는 구조」「마치 분화구에서 분출되는 에너지」가 날카로운 금속성의 파장으로 사방에 흩어지는 형국이다. 굵은 붓자국이 자유로운 선영을 이루는 가운데 그가 창출한 동판유약화는 장엄한 「천지창조」의 선율이 물결치고 작품이 뿜어내는 결연한 함성에 보는이들은 압도당하고야 만다. ○지칠줄 모르는 실험정신 멜방이 달린 진바지를 입고 7백도가 넘는 불가마(로)옆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일랑의 모습은 62년 국전에 출품했던 바로 「작업」의 주인공이며 오늘의 그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것이 아님을 경외심으로 응시하게 된다. 동문민의 「만권서를 읽지 않고 만리고행으로 흉중의 진탁을 씻어버리지 않으면 화가가 될수 없다」는 문구에 공감하여 그는 문기와 서권기가 충만한 「화중유시」를 구사해 내었고 화론이 출중한 것도 화단에서는 널리 알려진 일이다. 한동안 지필묵을 둘러메고 강산만리를 돌면서 각지역의 산세나 풍광의 특징을 꿰뚫어 한때는 「지리학자」란 별명을 듣기도 했다. 역사의 내구성과 자연의 미래를 농묵으로 그린 「독도」「남산」시리즈들이 그때의 산물이다. 자연을 그릴때도 자연의 외관을 그리지 않고 자연의 내면의 정기에 파고들어 자연스러운 질서와 형태를 마음속으로 읽어낸다. 생명의 원질을 포착한 기운생동은 「정신주의 향상성」과 현실에 감추어진 정신의 실체로써 「동양의 기사상과 기운론」에 바탕을둔 최근의 「기시리즈」가 이에 속한다고 할수 있다. 이를 위해 그는 동국대 대학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따기도 했다. 그의 최근의 작품은 더욱 방대하여 세로 9미터 가로 18미터의 포항문화예술회관의 무대막을 제작하는가 하면 그가 빚은 마리아조각상은 금빛의 장미장식과 함께 눈부신 화사의 극치를 과시해 보인다. 후리후리한 키에 강인한 기상이 특징인 일랑은 소탈하면서도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는다. 자신의사치를 위해서는 넥타이 하나도 사지 않지만 그림과 관계되는 것은 붓한자루도 남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 함부로 전시회를 열지 않을뿐 더러 웬만한 화랑에서 그의 그림을 구입하기란 어렵다. 그와 절친한 시인 김형영은 그의 예술가적 면모를 「미시적 치밀성과 거시적 대담성」으로 요약하고 있다. 「잠잘때도 그림을 그린다」는 그는 하나의 그림을 탄생시키기 위해 몇날 며칠을 방황하고 모색하다가도 한밤중에 갑자기 일어나 3,4백호 화면을 힘찬 윤필과 비백의 삽필로 일도양단하듯 단숨에 그려나간다. 그의 손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고 무슨 일을 하던 기개와 열정이 넘친다는 점에서 그의 후학들도 「섬모심」을 금치못한다. ○“잠잘때도 그림 그린다” 원예학을 전공한 부친 이간재씨와 현윤옥씨 사이의 아들 형제중 차남,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대전고시절부터 그림을 그렸고 서울대미대 입학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잠을 자면서 어려운 고학생활로 대학을 졸업했다. 월전 장우성의 마지막 제자에다 산정 남정에 이은 「학예를 겸전한 화가」로 한학자 홍진표씨가 「큰 물결일수록 널리 퍼진다」는 뜻의 아호 「일낭」을 지어주었다. 이대 미대 출신인 성순득씨와의 사이에 남매, 5년전 차녀를 잃고 순명의 진리를 깨달아 가톨릭에 귀의했다. 눈코뜰새 없이 숨돌릴 사이도 없이 그는 언제나 바쁘다. 낙성대와 중계동, 벽제의 벽화연구소와 평창동 자택 등 네군데의 작업장을 돌면서 성격이 서로 다른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를 만나기란 좀체로 쉽지않다. 자신의 일에 치열하게 매달리는 그를 바라보노라면 근원이 수화를 두고 「예술을 먹고 예술을 입고 예술속으로 뚫고 들어가는 사람」이라고 한 말이 절로 떠오른다. 그는 손끝이나 머리로 그리는 그림이 아닌, 그래서 사람들이 눈이나 머리로 보는 그림이 아닌, 가슴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보는, 의재필선에 다다르고 일체공성의 무위신품을 성취하는 일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보 ▲1938년 충남 예산출생 ▲61년 제10회국전 「장」특선 ▲62년 제1회 신인예술상전 최고특상·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상· 제11회 국전 무감사특선· 문교부장관상수상·최연소 국전추천작가 ▲64년 대한민국국민미술전람회 추천작가초대출품·도쿄국제미술전 초대출품 ▲67년부터 서울대 출강 ▲65­80년 국전 초대출품 ▲74년 국전초대작가·심사위원 ▲75년 미댈러스주립대초대 개인전 ▲77년 동산방화랑초대 이종상진경전 ▲78년 동국대대학원 철학과석사과정 ▲81년 미부룩클린박물관 드로잉초대전·제1회 한국현대수묵화전 추진위원 ▲83년 문공부해외공보관주관 새한국화단면전초대 출품(뉴욕 LA 런던) ▲86년 서울미술대전 추진위원 ▲88년 현대한국회화전초대작가 준비위원·대전엑스포 문화예술위원·88서울미술대전초대작가 추진위원 ▲89년 동국대대학원서 철학박사학위·호암갤러리초대 이종상회화전 「한국화의 새도전 새벽화」 ▲90년 가나화랑초대 90,FIAC(미술견본시장) 그랑팔레 파리 ▲91년 제1회 서울국제미술제 부이사장·현대미술초대전 운영위원·대전엑스포 문화예술위원·가나화랑초대개인전 ▲93년 현대화랑주최 「기호와 상형전」및 현대미술 100년의 열정전 ▲95년 미술의 해 조직위주최 한중미술교류전 및 파리한국현대미술제·베니스비엔날레·한국현대회화특별전,서울미술대전 운영위원장·중앙비엔날레운영위원장·이종상 회향전(대전한림갤러리) 〈현재〉 서울대 미대 교수 〈저서〉 「화실의 창을 열고」「솔바람 먹내음」
  • 예술의 전당 창립10주년 기념 「바그너 축제」 기획

    ◎음악극 「니벨룽의 반지」 국내 첫 공연/시·음악·무대 완전종합한 바그너식 오페라/독 전문지휘자·성악가 내한… 본고장 진수 선봬 19세기 후반 음악사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는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대표적인 음악극 「리벨룽의 반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주된다. 예술의 전당은 한국바그너협회와 함께 예술의 전당 창립10주년 기념으로 「바그너 축제」를 기획,20·21일 이틀간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니벨룽의 반지」를 공연한다. 바그너 연주의 성지라 불리는 독일 바이로이트의 음악축제 전문지휘자 한스 발라트와 바이로이트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수석 및 금관연주자 24명, 그리고 바그너음악 전문성악가인 테너 르네 콜로,소프라노 안나 토모바 신토가 초청돼 본고장의 바그너 축제를 재현한다.또 동양인 최초로 바이로이트무대 주역가수로 기용된 베이스 강병운씨도 함께 한다.국내 연주단체로는 KBS교향악단이 합류한다. 시와 음악과 무대를 완전히 종합한 바그너식의 오페라인 「음악극」의 실체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는 종합예술로서의 음악극에 심취하고 철학·심리학·근대문학에 큰 업적을 남긴 예술가.파고들수록 마력을 끄는 그의 예술을 열렬히 추종하는 이른바 「바그네리안」이 존재하는 한편으로 그를 싫어하는 반대파 세력도 만만찮은,독특한 음악인이다. 반대파의 입장은 주로 정치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바그너는 활동 당시 유럽에서 상권과 예술계를 한꺼번에 장악한 유태인들을 비난하는 저서와 작품을 남겼는데 뒷날 히틀러가 아리안 민족 우월주의와 유태인 탄압,나치즘 정치선전에 이용했기 때문이다.우리나라 음악가들 사이에서도 암암리에 연구기피 음악가로 분류돼 그에 대한 연구 및 음악공연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에 공연되는 오페라 「리벨룽의 반지」는 바그너 필생의 역작.「라인의 황금」「발퀴레」「지그프리트」「신들의 황혼」 등 전체 4부로 구성돼 하루 4시간씩 4일간 공연되는 대작이다.방대한 스케일,곡 해석의 어려움으로 국내서는 지금껏 공연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작품. 독일 민중서사시 「니벨룽의 노래」와 중세독일 가요집 「에다」,그밖의 신화를 바탕으로 바그너가 직접 각색했다.1851년부터 구상에 들어가 23년만인 1874년에 완성,바이로이트극장 개관기념으로 무대에 올랐다. 니벨룽의 보물을 가진 자는 모두 죽음의 나라인 니벨룽으로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신화를 배경으로 한다.극 전개가 복잡하고 변화가 심해 지루하다는 흠은 있으나 바그너극 특유의 신비함,로맨틱한 기사도 정신,헌신적인 여성의 사랑에 의한 구제사상 등이 잘 드러나 있다. 공연전반부에서는 지휘자 로린 마젤이 편곡한 관현악곡 하이라이트를,후반부에선 「니벨룽 반지」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작품인 「발퀴레」1막 전곡을 연주한다.
  •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3부

    ◎15∼18C 물질문명과 인간관계 조망/비교역사학적 상상력 돋보여 프랑스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1902∼1985)의 역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전6권·까치)가 서울대 서양사학과 주경철교수의 번역으로 완간됐다.1부「일상생활의 구조」,2부「교환의 세계」에 이어 이번에 3부「세계의 시간」(상·하권)이 나온 것.브로델은 1929년 프랑스에서 창간된 역사잡지 「아날(연보)」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아날학파」의 지도적 인물.1세대 뤼시앙 페브르와 마르크 블로흐,2세대 브로델,3세대 조르주 뒤비 등으로 이어지는 아날학파는 무엇보다 민중들의 자질구레한 일상생활사를 꼼꼼히 다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물질문명…」은 15∼18세기 산업화 이전 시대의 물질문명과 인간의 관계를 세계사적으로 조망한다.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브로델의 이른바 「장기지속」의 역사관.역사를 「사건사」「변동사」「구조사」로 구분하는 그는 이중 장기지속의 역사 즉 구조의 역사를 파악해야 진정한 역사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이번에 출간된 3부는 서유럽 중심의 세계경제사로,브로텔의 비교역사학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대작이다.
  • 신한국 경선체제 돌입/박찬종 고문 이어 이 대표 내일 출마선언

    신한국당이 전면적인 당직개편을 앞두고 본격적인 경선체제에 돌입했다.특히 그동안 물밑행보를 유지하던 당내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대선후보경선 출마를 공식화하며 세력결집에 나설 태세여서 신한국당의 경선국면은 이번 주를 고비로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신한국당은 오는 13일 하오 여의도 63빌딩에서 전국위원회를 소집,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의 지명으로 새 대표를 임명한다.신한국당은 이어 14일쯤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3역 등 주요당직에 대한 후속인사를 단행,당체제를 전면 정비한다.〈관련기사 5면〉 한편 당내 각 대선주자들은 이같은 당체제의 전면개편에 발맞춰 경선출마의 뜻을 공식화하며 본격적인 세력확대작업에 나서고 있다. 박찬종 고문은 8일 『차기 대선경선에 출마,최선을 다하겠다』고 경선출마를 선언했다.이홍구 대표도 퇴임을 앞두고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출마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