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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2)삼천리사와 최정희

    ‘삼천리’사 김동환에게 찾아갔을 무렵의 최정희는 매우어려운 처지였다.“저쪽에서 인적 사항에 대해서 물어올 때어떻게 대답할지 곰곰이 생각했다. 아무리 생활이 어렵더라도 처녀 행세를 하면서까지 직업을 구하고 싶지는 않았다. 법률이 인정하지 않더라도 이미 남의 아내로서 임신까지 하고 있는 사실을,남을 속이기 위해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서영은,‘생의 태풍 속을 무구한 노(櫓)로’)는 표현 그대로의 심경이었다.연보마다 틀리기에 바로잡기가 쉽지 않은최정희의 젊은 시절은 중앙보육학교 졸업 후 경남 함안유치원에 잠시 근무,곧 도일(1929),도쿄에서 유치원(三河)에 근무하면서 유치진·김동원이 주축이었던 ‘학생극예술좌’에참여,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김유영과의 사랑과 결혼으로 점철된다. 1907년 선산에서 태어난 김유영은 대구고교(현 경북고)에서 서울 보성고교로 전학,졸업(1925) 후 ‘조선영화예술협회’ 조직에 참여하여 활동 중 영화촬영소와 기술 견학을위해 1929년 도일,귀국하여 최정희와 결혼한 것은 1930년 3월 5일이었다.부부관계와 경제적 여건이 다 나빴던 최정희는 1931년 9월부터 ‘삼천리’사에 근무하면서 한국문단의귀염둥이로 부상했지만 그 운명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당장 아들 익조(益祚,1932.3.5∼1974.9.27)를 낳고자 근무 6개월만에 퇴사,출산 석 달 뒤 재입사,또 퇴사를 거듭하면서카프 제 2차 검거로 전주형무소 투옥(1934),조선일보 출판부를 비롯한 잡지사를 전전하다가 1938년에 ‘삼천리’에재입사했다. 최정희는 이 무렵의 참담했던 생활 속에서도 낙천성으로많은 문인들과 문학지의 기자라는 신분으로 폭넓은 교우관계를 가졌는데,역시 그 중심에는 파인 김동환이 위치한다. 아명이 삼룡(三龍)이었던 김동환은 ‘삼국지’의 패장(覇將) 유비(劉備)가 파촉(巴蜀)에서 대망을 이뤘다는 고사에서“인세(人世)의 고행이란 고행의 맨 밑바닥 길을 순교자와같은 걸음으로 묵묵히 파 들어가 보자”(‘독자 제현에 보내는 편지’)는 취의를 가진 ‘파인’을 아호로 삼았다.그는 고행자처럼 독학으로 자수성가,문화분야 뿐이 아니라 사회부의 명기자로 나도향·김팔봉과함께 이름을 떨치며 언론자유를 위한 철필(鐵筆)구락부,노동운동 현장 취재 등에투신했다.1929년 9월 12일∼10월 31일간 경복궁에서 ‘조선박람회’를 개최할 때 총독부는 공개적으로 기자들에게 2천5백원(당시 쌀 한가마에 13원이었다)이란 촌지(寸志)가 아닌 거지(巨志)를 분배했는데, 여기에다 도쿄 관광에 안 간대신 현금으로 챙긴 돈으로 파인은 ‘삼천리’를 창간했다. 아호 ‘파인’에 걸맞게 고행의 인생행로를 선택했던 그가홀연히 “파촉 정신은 이제는 싫어졌습니다”면서 “내 몸에 정열이 있으니,이 정열이 끄는 대로 자꾸자꾸 먼 곳으로훨훨 날고 싶습니다”(위와 같은 글)는 구실을 달아 ‘취공(鷲公)’으로 호를 바꾼 게 1937년,즉 중일전쟁이 나던 해정초였다. 이어 1939년 11월 10일 총독부령 제19호 민사령(民事令) 개정으로 촉발된 ‘창씨개명’ 때 김동환은 강릉김씨 문중이 결정한 가나에(金江)란 성 대신, 시로야마(白山靑樹, 태백·소백의 푸른나무란 뜻)로 정했는데 그 속내는 이해됨직하다.‘삼천리’는 사세가 어려워져 ‘삼천리문학’(1938년에 2집 발간)은 아예 정간했고,사업 확장을 위해 주식회사로의 전환을 시도(1940)했으나 성사시키지 못했다(정진석 ‘언론인 파인 김동환’).그런 와중에도 최정희에게 위로차 휴가를 줬을 테고,그녀는 내키지 않지만 석왕사(釋王寺)로 떠나,여관에서 파인에게 편지를 보낸 건 1939년인 것 같다.“피서라고 하오나 제 마음은 도무지 한가하지 못합니다.…종종 좋은 자연조차 잊어버리고 멍하니 앉아서 비오는 밖을 내다보는 일이 있습니다”는 구절은 최정희의 착잡한 심경이 표상된다.인정 후한 파인은 우선 최정희에게 두둑한 여비도 못 줘서 보내 놓고는 곧 돈을 마련해부치마고 약속했는데,“이렇게 비가 와서는 오래 못 있을것” 같기에 “부쳐 주신다던 것은 조금도 염려 말아 주십시오”,“금강산이랑 부전고원(赴戰高原)이랑 죄다 보기로했는데 틀린 것 같습니다”는 언급이 저간의 사정을 말해준다. 문맥으로 보면 예사롭지 않은 낌새는 있지만 그렇다고 딱히 둘 사이가 밀착한 것 같지는 않는데,이런 미묘한 감정적인 교류는 1940년 12월 진주에서 파인이 최정희에게 보낸엽서에도 그대로 드러난다.“촉석루도 서장대도 논개사(論介祀)도 일순(一巡)하고 부윤(府尹·현 시장)의 안내로 지금 여사(旅舍)에 앉은 자리외다.옛 고적이 어떻게도 많고,또 마음을 흔드는지요”란 구절에 담고 싶었던 속마음은 너무나 뻔하지 않은가.오른쪽에 남강을 끼고 왼쪽 촉석루가바라보이는 풍경은 비록 대일본제국이 만든 2전짜리 엽서일망정 망국의 한을 품기에 모자람이 없다. 더구나 파인의 발길은 단순한 소일이 아니었다.1939년 10월 29일 오전 10시40분 부민관(府民館·현 서울시의회 청사) 중강당에서 결성된 ‘조선문인협회’는 이듬해 12월 ‘총후(銃後)사상운동을 위한 전선(全鮮)순회강연회’를 열기로 했다.제1반(경부선)은 파인·유진오 등이 참가,부산(12월 8일),마산(9일),진주(10일),대구(11일),청주(12일),공주(13일)를 순회했고,제2반(호남선)은 정인섭·이헌구 등,제3반(경의선)은 백철·최재서 등,제4반(함경선)은 이효석·함대훈 등이 참여했다(임종국 ‘친일문학론’). 김동환의 시국강연은 여러 정황으로 볼때 선동적이기보다는 인정미에 초점을 맞춘 대중위무(慰撫) 형식이었다는 게정평이었지만,‘삼천리’를 ‘대동아(大東亞)’로 개제(1942년 3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하는 등 잡지와 단체의 역할때문에 개인적인 미덕이 평가절하 당했다.이 무렵 파인은안서 김억에게 보낸 편지에서 “서울에 빈 객사가 많으니 1인의 괴테,1인의 소크라테스가 나와서 우리 젊은이 갈길 가르쳐 좋을 때 아니리까.”(‘삼천리’ 1938.10)라는 내면적인 갈등을 담아내고 있는데,문학인의 내면적인 고뇌가 일상성으로부터의 일탈을 유도하는 예는 허다한지라 최정희와의관계도 이런 시대적인 분위기의 점강법을 탄 것으로 보인다.이에 비하면 최정희는 매우 낙관적이다. 그녀는 처음 ‘삼천리’에 입사(1931)했을 때 사무실엔 전화기가 없어서 원고 청탁은 직접 방문이나 편지로 이뤄졌다고 회고하면서 몇몇 재미있는 사건을 기록으로 남겼다(‘조광·삼천리 시절’). 바로 이 말을 뒷받침 주는 글들이 박태원, 이태준의편지이다.둘 다 정동 ‘중앙방송국 최정희 선생’으로 보낸것인데, 1940년 5월부터 그녀는 방송국 제2방송부에서 일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왜 ‘삼천리’원고청탁인가 하고 의아할 것이지만,여전히 파인의 일을 함께 했던 것으로보인다. 회고록에서 최정희는 이태준과의 관계를 맨 먼저꺼낸다. 최정희는 입사(1931) 직후 이태준에게 소설을 청탁(단편‘불우 선생’이 ‘삼천리’ 1932.4월호에 게재)한 이후 여러차례 편지 왕래가 있었음이 드러난다.이태준은 그녀에게 성북동 248번지(지금의 상허문학관.1933년 이곳으로 이사,1943년 철원 안협으로 낙향했다가 8·15후 상경하여 이듬해 여름 월북할 때까지 거주)에서 최정희에게 편지를 썼는데, “언문소설 꾸준히 쓰셔야 합니다”란 끝구절이 인상적이다. 최정희와 이태준의 친밀성을 알려주는 임옥인의 편지를 이대목에서 함께 읽는 게 좋을 듯하다. 그녀가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는 주소가 세 가지로 나뉜다.‘신당동 304의 152’와,삼천리사,그리고 ‘동숭동 5-1’인데,맨 뒤의 것은 1949년 1월 20일∼1957년의 최정희 거주지이기에 해방 후 편지들이다.문제는 앞의 두 주소인데,여러 정황으로 볼 때 최정희가 방송국과 삼천리사 일을 동시에 추진했음을 알 수 있다.또 “언젠가 원산여관(바로 파인에게 편지를 썼던)에서만나 뵈온 후 글이라곤 처음으로 올리게”되었다는 구절로봐서 이 편지가 1940년 4월임을 확인할 수 있다. 임옥인은 함북 길주 출신으로 나라여고사(奈良女高師,여자사범대학) 시절부터 습작을 하면서 ‘문장’지로 등단하고싶다고 보챘는데,최정희는 흔연히 이태준에게 소개해 줄 정도로 가까웠으며,그 효험도 있었던 것으로 편지에 드러난다.물론 이태준은 작품선정이 까다로워 고쳐 쓰게 했는데,특이한 것은 3회나 추천을 거치도록 등단 관문이 까다로웠다는 점이다.박태원과 최정희의 옥상 노래자랑 일화는 너무유명하다.하도 노래 잘 한다고 뽐내기에 내기를 먼저 신청한 쪽은 최정희였다.출근 시간에 맞춰 나타난 박태원과 옥상에 올라가 서로 노래를 주거니 받거니 하기를 몇 시간,드디어 남자 쪽이 패배를 자인하여 다과점에서 푸딩을 샀다는회상기를 연상하면서 그의 편지를 읽으면 더 운치가 있을것이다. 박태원은 교북동에 살다가 바로 1940년 ‘돈암동 487-22’에다 대지를 사 집을 지어 이사했기에 미처 원고를 쓸 겨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6·25때 월북,학창시절의 친구 정인택의 미망인과 재혼(1955),중풍으로 전신불수와 실명 사태(1977)에서 대작 ‘갑오농민전쟁’을 남긴 그는 한국의밀턴이란 칭송을 받을만 하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씨줄날줄] 한국영화 중흥의 뒤안

    1999년 ‘쉬리’가 244만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공인,서울관객 기준)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여 ‘타이타닉’의 기록을 깨고 사상 최대의 관객을 동원했을 때 영화계와 팬들은경악했다. 할리우드영화의 틈새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한국영화가, 할리우드 직배 영화를 처음 상영한 극장에 뱀을 풀어놓으며 ‘직배 반대’를 외친 지 10여년만에,어떻게 관객동원 최고 기록을 세우리라고 예상했겠는가.모두들이것은 기적이며 앞으로 이 기록은 한동안 깨지지 않으리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듬해 ‘공동경비구역 JSA’가 250만명을 동원하더니 올들어서는 ‘친구’가 256만명(6월 말까지)을 끌어들였다.그뿐인가,지금 극장가에서는 ‘신라의 달밤’과 ‘엽기적인 그녀’가 이전 기록을 무너뜨릴 태세로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가히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요,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 영화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은 듯싶다.그러나 나무가 크고 잎이 풍성하면 그늘도 깊은 법.한국영화 중흥의뒤안에서 뜻있는 영화인·팬들은 미래를 우려하고 있다. 지금 충무로에는 영화제작에 투자하겠다는 돈이 넘쳐난다.요즘 같은 불황에 영화처럼 승부가 빠르고,‘대박’이 터지는 수익률 높은 분야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따라서 성공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작품에는 돈이 몰리지만, 그 기준이란 흔히 스타급 배우·감독을 동원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곧 대부분의 영화인력은 아직도 영화에 대한 열정 하나로 버티는 실정이어서 장기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요원하다. 영화 흥행이 몇몇 대작에 의존하는 바람에 다양한 성격의작품이 팬에게 선보일 기회가 대폭 줄어든 것도 적잖은 문제다.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 개봉한 한국영화 27편이 서울에서 동원한 총관객의 절반 가까이를 ‘친구’한편이 차지했다.그 바람에 개봉 초 주목받지 못한 영화, ‘대박’과는 거리가 멀지만 나름대로 관객층을 가진개성있는 영화들은 1주일도 채 버티지 못하고 사라졌다. 양적인 성장은 이뤘으되 질적으로는 도리어 퇴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이밖에 올해 한국영화 점유율이 예상대로 40%를 넘어서면 스크린쿼터제 존속 여부가 현안으로 떠오를것이다.‘부자 몸조심한다’는 속담처럼 관객이 몰릴수록한국 영화계가 미래를 대비하는 데 지혜를 모을 때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2002관광 월드컵 현장을 가다] 대전

    대전은 정부대전청사,대덕밸리,계룡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제2행정수도·첨단 과학도시·국방의 중핵도시로 급부상했다.93년 대전엑스포는 지역을 세계에 알리고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시민들은 2002한일 월드컵축구대회가 다시 한번 대전을 크게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숙박 맑음=월드컵 경기가 열릴 때마다 대전에서 잠을 자는 외지·외국인은 하루 1만7,756명으로 1만1,273개의 객실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한 경기당 대전을 찾는 외국인은 2만500명이 넘지만 대전에서 모두 잠을 자지 않을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 객실은 호텔 2,156실을 포함해 시내에 1만1,272실이 있고 충남 공주 등 인근지역에 5,741실이 있어 숙박시설은 충분한 상태다. 숙박시설은 93년 엑스포 때 이미 한차례 검증을 받았다.하루 평균 15만명의 관광객 가운데 3만∼5만명이 잠자고 갔으나 별 문제가 없었다. 대전시는 여관 업자들로부터 월드컵 때 외국 관광객만 받는다는 약속과 함께 8,002실을 미리 비워 놓도록 사전 정지작업도 마쳤다. 시설면에선 유성의 경우 온천관광지로 평소 손님유치 경쟁이 치열해 좋은 편이다.대전시는 시설이 다소 처지는 7,814개 객실은 연리 6%로 융자,개선케 할 계획이다. 또 민박 406가구,한국통신 등 기업체 연수원 10곳 878실에 야영장 3개동 등도 마련돼 있다. ◆교통 보통=범죄자들이 달아나기 좋다며 대부분 대전으로잠입할 정도로 외부 진출입은 편리하다.경부·호남고속도로와 철도,대전∼통영고속도로,대전남부순환도로 등 외부진입로가 잘 갖춰져 있어 국내 최고의 교통중심지로 꼽힌다.그러나 대전·서대전역,대전터미널 등에서 경기장까지는 도로가 비좁고 차량이 많이 몰려 사정이 안 좋다.게다가 지하철 공사가 체증을 더해준다. 경기장 앞은 유성IC∼국립묘지간 도로가 2차선에서 6차선으로 넓어져 덜하나 숙박시설이 밀집된 유성지역 안은 도로가 좁아 교통난이 예상된다.대전시는 국립중앙과학관 등 인근 지역의 주차장을 활용해 경기장으로의 승용차 접근을 막고 역·터미널∼경기장간 셔틀버스를 운행,해소키로 했다. 대전시는 또 외지인이 단체로 버스 등을 이용,대부분 도심을 비껴 경기장으로 곧장 갈 것이라고 희망섞인 기대를 내놓고 있다. ◆통역 흐림=경기장내 통역은 풍부한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월드컵조직위가 맡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으나 대전을 관광하는 외국인을 위한 통역요원은 부족하다. 대전시는 통역 자원봉사자 230여명을 시내 곳곳에 배치할계획이나 외국인이 불편없이 백화점과 관광지를 돌아볼 수있을지는 의문이다.백화점과 재래시장,숙박업소,교통안내소,관광지 등 통역이 필요한 데가 너무 많아서다. ◆관광 맑음=대전시는 지난해 4월부터 시티투어(City Tour)를 실시하고 있다.하루 코스로 엑스포과학공원,중앙과학관,대청댐,뿌리공원,정부대전청사등과 함께 시내에 공주 계룡산 도예촌과 공산성,금산 칠백의총,논산 계룡대,청주동물원 등 시외권의 다양한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시내 요금은 학생 4,000원,어른 5,000원에 시외는 학생 7,000원,어른 8,000원.월드컵 때는 통역요원을 차량에 동승시킬 계획이다. 또 월드컵 기간에는 백제문화의 중심지인 부여와 대천해수욕장,독립기념관,현충사 등을 거치는 ‘1박2일’ 코스를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글 대전 이천열기자. ●홍선기 대전시장“경제 파급효과 9천억”. “내년 대전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과학 월드컵이 될 것입니다” 홍선기(洪善基) 대전시장은 “대덕밸리가 있는 지역 이미지에 맞춰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외국인을 위한 과학축제를열흘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축제에서는 물레,절구,측우기 등 우리 조상들의 전통 발명품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시범을 보이게 된다. 그는 또 압축천연가스 시내버스를 보급하고 도심의 녹지확충에도 힘을 쏟아 친환경 월드컵으로 치를 계획이다. 월드컵이 대전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모두 9,238억원으로 대전을 세계에 알리는 효과도 대단하다.홍 시장은“지역발전을 10년 앞당긴 93년 대전엑스포와 같은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망 이어붙이는 ‘2002m 그림’. “월드컵에 희망을 담고 싶었어요” 한·일 월드컵의 해에 맞춰 2002m짜리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 조정용(曺廷龍·39·배재대 사회교육원 아동미술과정 담당교수)씨.조씨는 “IMF 이후 경제난으로 좌절에 빠진사람들이 월드컵을 계기로 희망을 되찾았으면 해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림은 길이 45m에 폭 1.4m짜리 캔버스 천에 아크릴로 그린다.캔버스 45장이 들어가며 작품이 완성되면 이들을 이어 붙여 대작을 만든다. 작품명은 ‘우리’.제목처럼 조씨 혼자 그리는 건 아니다. 장애인,직장인,어린이 등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이 참여한다.그는 이들이 그린 어수선한 그림을 예술적으로 재창조하는 작업만 한다.손자국으로 가득하거나 선이 하늘을 나는 듯한 것 등 모두 추상화다. 다양한 계층의 그림을 담기 위해 지금까지 천안 독립기념관과 경북 구미문화예술회관 등 전국을 누볐다.도로 위에서도 작업을 많이 했다.그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99년 4월. 현재까지 35장(1,620m)이 완성됐다. 9월에는 1일 대전 중구청,8일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그림을그린다.5,000만원의 자기 돈을 들여 그리는 이 작업은 월드컵 전에 모두 끝난다. 조씨는 “정치인을 마지막으로 참여시켜 그림을 완성할것”이라며 “완성되면 대전시립미술관에 전시하거나 갑천변에서 우리 민족이 소원을 빌 때 종이를 태우 듯 불에 모두태우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스테이 신청 최화정 주부. 월드컵 때 홈스테이를 하겠다고 신청한 대전시 서구 월평동 최화정(崔化貞·47·주부)씨는 “외국인에게 최고의 서비스는 ‘미소’”라고 말한다. “외국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홈스테이로 이어졌다”는 그가 홈스테이를 한지는 10년 가까이 된다.통역도우미로 일하던 93년 대전엑스포 때 이집트전시관 관장을 묵게한 게 처음이다.이후 10여차례 홈스테이를 해왔다. 이집트 관장은 이를 계기로 자기 딸과 최씨의 딸이 펜팔을 하도록 주선해 지금까지도 편지를 주고받고 있다. 95년 세계 일주를 하다 묵은 슬로바키아인과 97년 들렀던일본 도쿄대생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슬로바키아인은 세계 명승지에서 찍은 사진을,도쿄대생은 기모노옷감 등과 함께 편지를 보내 최씨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도쿄대생은 한국을 찾았다 강도를 당한 뒤 최씨 집에서 한국문화를 배우고 여비와 한복까지 받고 돌아갔었다. 최씨는 홈스테이가 외국문화와 외국인에 대한 자녀의 이해를 넓혀 자부심을 갖게하고 거부감을 없애준다고 했다. 한국의 음식문화를 알리기 위해 저녁은 반드시 외국인과함께 먹는다는 그의 집에는 한국의 민속,관광 등의 자료가수북하다. 최씨는 “대전은 외국에서 공부한 연구원들이 거주하는 대덕밸리가 있어 다른 지역보다 홈스테이의 여건이 좋다”며“홈스테이는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민간외교사절”이라고말했다.
  • 원로 서양화가 박성환씨 별세

    원로 서양화가 박성환(朴成煥) 옹이 30일 새벽 2시5분 서울 회기동 경희의료원에서 별세했다.향년 82세. 1919년 황해도 해주시 구제동에서 태어난 박 화백은 주로황소,농악 등을 소재로 한 향토색 짙은 작품에 치중했으며 70년대 국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역임했다.유족은 장남 수영(경희의료원 홍보실 차장),차남 수인(인사동 추재화랑 대표)씨,발인 8월1일 오전7시40분,(02)958-9545
  • 서울·북경 국제수채화전 주최 이석원회장

    “한국과 중국의 수채화를 비교·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31일부터 8월5일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 대한매일신보사 서울갤러리에서 열리는 ‘제8회 서울·북경 국제 수채화전’을 주최하는 서울수채화협회 이석원 회장(51·서울 남부교육청 장학사). 그는 30일 “중국측 작가 40명,한국측 작가 50여명의 작품 90여점이 전시된다”면서 “전시회에서 선보일 중국측 그림들은 완성도가 매우 높은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번에 중국측에서 참여하는 작가들은 베이징(北京)대,칭화(淸華)대 등 중국 명문대 교수들과 정부공인1급 미술사등 수준높은 작가들이다.이들은 북경수채화학회에 소속돼 있다.이 학회는 회원이 모두 49명이고,한 해 신입회원이 2∼3명에 불과할 정도로 회원을 엄격히 선발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에서는 중국 현대작가들의 독특한 화풍이 뚜렷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이번에 작품을 내놓은량뚱(梁棟)은 목가적인 풍경과 산을 주로 그린다.꿔더안(郭德菴)은 맨드라미꽃등 정물화를 자주 다룬다.콴웨이싱(關維興)은 소수민족의 인물화를 즐겨 그리고,짱커랑(張克讓)은배를 주제로 삼고 있다.친촨(秦川)은 풍경화 등을 통해 신비스런 느낌을 주는 그림에 전념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전시회 개최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중국측 작품에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추상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날로 복잡다단화되고 있는 중국사회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양국 화가의 차이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중국 작가들은 대개 투명한 물감을 사용합니다.반면 한국작가들은 투명,불투명을 가리지 않고 사용하지요.” 그는또 “요즘 한국수채화 인구가 크게 늘었다”면서 “양적인발전에 비례에 질적인 수준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다른 그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그릴 수있는 수채화를 가벼운 그림이라고 얕잡아 보기도 하지만 잘못된 지적입니다.흘리기,번지기,뿌리기,닦아내기 등 기법이 다양한데다 깊이 들어갈수록 어려운 것이 수채화입니다.” 그는 “오는 2003년 전시회부터는 일본의 도쿄수채화협회도 참여시킬 계획”이라면서 “세 도시간의 교류를 통해 명실공히 북동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 수채화전시회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되는 중국작가들의 작품은 중국측 요청에 따라 판매되지 않는다.(02)2000-9737,8유상덕기자 youni@
  • 북한영화 ‘살아있는 령혼들‘ 수입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가 한중 양국에서 현안으로 대두된 가운데 일본의 과거사를 고발하는 북한영화가 가을쯤 국내개봉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수입사 나래필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북한판 타이타닉’으로 불리는 대작 ‘살아있는 령혼들’의 수입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9월28일쯤 30여개 스크린에서 상영할 계획이다. 정한우 나래필름 대표는 “홍콩영화제에서 영화를 본 뒤 북한의 조선예술영화사로부터 동아시아 배급권을 사들인 홍콩고선(高森)필름과 계약을 맺었다”면서 “지난 23일 통일부를 방문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홍콩영화제와 함께 러시아의 모스크바영화제에서도소개된 ‘살아있는 령혼들’은 1945년 일제 징용자 5,000여명이 수장된 비극,일명 ‘우키시마마루(浮島丸)사건’을 극화한 작품.북한의 공훈예술가 김춘송 감독(45)이 연출하고인민배우 정운모와 김윤홍,공훈배우 김철과 리영호 등이 출연했다. 황수정기자
  • 대작속 선전하는 애니메이션 프랑스 ‘프린스 앤 프린세스’

    극장가에서 프랑스 애니메이션 ‘프린스 앤 프린세스’가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까만 실루엣으로 모든 것을 형상화하는 이 그림자 애니메이션은 지난 5월5일 개봉 이후 지금까지 전국관객 9만여명을 불러모으며 두달넘게 선전 중이다. 지난달 29일 막을 내렸지만,관객들의 ‘성화’에 지난 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극장에서 2차상영에들어갔다. ‘프린스…’의 흥행성공을 이끈 요인은 ‘입소문’이다.처음 개봉될 당시 극장은 7곳이었다.하지만 조급한 극장주들은 대부분 딱 일주일만에 간판을 내렸다.이후 아트큐브 한곳에서만 꾸준히 상영했고,영화팬들은 이 영화의 예술성에 매료된 것.수입사 백두대간은 전국관객 3만명을 확보한 뒤로,순익을 남기고 있는 중이다.백두대간 김주리 실장은 “블록버스터에 염증을 갖고 있는 관객층이 의외로 두껍다는 사실을확인했다”고 말했다.
  • 문화광장 포커스

    ▲서울시향 강충모·미아정 초정 연주회. 서울시교향악단이 정상급 피아니스트 2명을 초청,‘불멸의대작’을 잇따라 들려주는 정기연주회를 갖는다.13일 강충모,20일에는 미아정과 협연한다.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00.강충모는 영화 ‘샤인’에서 주인공이 연주를 마치자 마자 쓰러질 만큼 힘든 곡으로 유명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등을 연주한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로서 99년 4월부터 5년예정으로 바하의 전곡 연주에 도전한 열정적 피아니스트다. 미아정은 화려한 기교를 요하는 세계 3대 피아노 협주곡인차이코프스키‘피아노협주곡 제1번’등을 들려준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녀는 고든 칼리지 음대 교수로서,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젊은 솔리스트에게 수여하는 ‘The most prestigious’상을 1997년 받았다. ▲재즈기타리스트 랄프 타우너 내한. 뉴욕 재즈어워드 등 각종 재즈 전문매체가 최고 어쿠스틱 재즈기타리스트로 선정한 랄프 타우너(61)가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17일 오후 7시 영산아트홀.(02)548-4480. 그는 미국 오레곤주립대에서 클래식 작곡을 전공한 뒤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칼 샤이트에게 클래식 기타를 사사했으며 기타리스트·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로 활동중이다.동·서양의 음악적 모티브를 독특한 표현을 통해 성찰의 메시지로전달한다.20번째 솔로 앨범 ‘Anthem’을 최근 발표했다.4인조 그룹 오레곤의 리더로서 클래식 기타와 12현 기타 뿐 아니라 피아노와 트럼펫 등도 연주한다.이번 공연에서는 ‘Anthem’ 등 13곡을 솔로로 들려준다.멀티 기타 플레이어 이병우가 게스트로 출연,‘어느 기타리스트의 삶’등 2곡을 선사하고,2곡은 듀오로 연주한다. 김주혁기자 jhkm@. ▲신예 서양화가 이진현 한지작업전. 지난해 제5회 박영덕화랑 신인작가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받은 서양화가 이진현(36)이 색다른 한지작업을 선보이고 있다.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이지현전’. 작가는 절단된 한지를 겹쳐 놓음으로써 부조 같은 느낌을 주는 새로운 차원의 공간을 만들어낸다.그것은 작가로서는 사색의 텃밭을 가꾸는 작업이기도 하다.작가는 글자 자체와 종이의 물성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인쇄된 한지를 소재로 택했다.전시는 12일까지.(02)544-8481. 김종면기자 jmkim@
  • 청담미술제 오늘 개막

    한국의 대표적인 지역미술축제인 ‘청담미술제’가 3∼10일 서울 청담동 일대에서 열린다.11회째인 이번 행사에는박여숙화랑,박영덕화랑,서림화랑,이목화랑 등 15개 화랑이참여한다. 화랑별 전시는 다음과 같다. ▲가산화랑=송인헌,윤옥희 작품전 ▲박여숙화랑=패트릭 휴즈 전시회 ▲박영덕화랑=이지현 초대전 ▲서림화랑=강신덕조각전 ▲갤러리아미=김경옥 조각전 ▲갤러리S.P=이정자,황용진,김광문 그룹전 ▲윙갤러리=전뢰진,윤영자 등조각전▲유나화랑=한영, 유선태 회화전 ▲이목화랑=김인옥,김영리,김성호 전시회 ▲주영갤러리=김환기,남관 등 근대작가전 ▲쥴리아나갤러리=제임스 브라운 초대전 ▲청화랑=이병란,이창분 등 그룹전 ▲청작화랑=오용길,이왈종 등그룹전▲카이스갤러리=팀 프렌티스 초대전 ▲갤러리 포커스=도병락,이명순 전시회김종면기자 jmkim@
  • [여성일기] 술 잘 마시는 여자의 에피소드

    그러니까 10년전,난 맥주 한잔도 입에 대지 못할 만큼 술이 약했다.이렇게 술에 약했던 내가 어떻게 술과 인연이 있게됐는지…. 직장생활 7년차인 지금 나는 ‘술 잘 마시는 여자’로 통한다.술이 늘어가면서 술에 대한 에피소드 역시 늘었다. 못 마시는 술을 억지로 마시다 그 술로 인연이 되어 남편과 만난 것,신혼 첫날밤 남편 친구들과 대작하다가 남편 혼자뜬 눈으로 밤을 지새게 한 사건 등등. 난 술을 사랑한다.어쨌든 그 술로 인해 성격이 모나고 소극적이던 내가 소탈하고 화끈한 성격으로 변했다.또 여러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도 가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 난 술 예찬론자다.술 한잔을 기울이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좋고,스트레스 쌓인 남편을 위해 간단한 술상을 차려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좋다. 술로 인해 실수하거나 만취하여 당황스런 행동들을 하는 남·여 직원들을 보면서 자기 컨트롤도 못한다고 핀잔 주던 내가 이제는 “그럴 수도 있지”하며 이해하고 넘길 수 있게되었으니 어느덧 사회생활에 익숙해진 여우가 다된 것 같다. 요즘 신세대들은 자기가 싫으면 절대 “NO”라고 대답한다. 지나치게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는 요즘 세대들을 보면 얄밉기도 하고 화가 날 때도 있다. 술 하면 떠오르는 얘기가 있다.지난 4월 한 팀에서 일하던김대리가 있었다.나이도 엇비슷하고,생각도 비슷해 맘이 잘통하는 김대리와 함께 회사내 판촉 담당자들의 회식자리에나간 적이 있다. “오늘은 되도록 자제해야지”하던 생각은 30분을 못 넘기고 분위기에 힙쓸려,아니 분위기를 주도하며 “원샷”을 부르짖던 나를 김대리는 무척 걱정스런 모습으로 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작한지 한시간 반쯤 지났을 때 난 완전히 필름이 끊겼고,어찌할 바를 모르던 김대리는 그 육중한 체구로 나를 들쳐 업고 비지땀을 흘리며 우리집까지 바래다주었다. 가만히 업혀 있어도 시원찮은데 등뒤에서 “김대리와 나는학문적 동지야,동지”하면서 계속 소리를 질렀다나 어쨌다나. 그 다음날 팀 워크숍에서 쓰린 속을 움켜 잡으며 끙끙거리는 나에게 “학문적 동지 속 괜찮아?”하는 김대리를 보면서 가슴 뭉클한 ‘동지애’를 느꼈다.내 사랑하는 학문적 동지 파이팅!!! [김 은 영 신원 고객만족팀주임]
  • 뒷돈 심사·낙선작이 입선…非理 그린 미술대전

    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 미술대전’의 심사 과정이 금품수수 등 각종 비리로 얼룩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8일 미술대전 심사과정에 개입해 금품을 받거나 지연·학연 등을 이용해 낙선작을 입선시킨 정모씨(54) 등 한국미술협회 관계자 25명을 배임수재·증재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비리 유형 및 실태=미술계의 ‘복마전’(伏魔殿)으로 알려졌던 미술대전의 비리가 실제로 드러났다.비리 유형은 ▲심사 관련 금품수수 ▲낙선작의 입선작 둔갑 ▲대리 출품 ▲사전 공모를 통한 당선작 선정 ▲계보간 나눠먹기 ▲스승 작품 베끼기 등 6가지로 나뉜다. 미술협회 임원인 정씨는 99년 5월 제18회 미술대전에서 화가 조모씨(43) 등 2명의 작품을 입선시켜 주고 2,950만원을받았다.미술협회 관계자인 민모씨(60)도 제자인 임모씨(50)의 작품을 특선작으로 선정해 주고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드러났다. 원로화가인 이모씨(73)는 제18회 미술대전에서 박모씨(62)의 그림을 대신 그려주고 50만원을 받았다.전직 협회 임원인 박모씨(59)는 지난해 8월 제19회 미술대전에서 낙선자 그림 3점을 입선시켰다. 특히 지난 5월 열린 제20회 미술대전에서는 고향이 같은 유명 문인화가 박모(65)·김모씨(43)와 또 다른 김모씨(48)의제자들이 대상과 특선·우수상에 무더기로 선정되는 등 지연과 학연에 따른 나눠먹기식 비리가 적발됐다. 또 당시 입선한 강모씨(51)의 작품은 스승인 임모씨(50)가대신 그려준 것으로 드러났으며,서예가 최모씨(47) 등 6명은 스승인 권모씨(42)의 작품을 체본한 모작으로 입선했다. 하지만 정씨 등은 “그림을 팔거나 돈을 빌린 적은 있지만당선과 관련해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술대전이란=한국미술협회 주최로 매년 봄(비구상계열)·가을(구상계열) 두 차례씩 동양화·서양화·조각·판화 등 4개 분야에 걸쳐 열린다.분야별로 입선은 출품수의 20%,특선은 입선작의 10%,우수상은 각 분야 1명을 뽑고 전 분야를 합쳐 대상 1명을 뽑는다. 미술대전에 입선하면 작품 값이 오르는 데다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경력이 쌓여초대작가가 되면 호당(엽서크기) 30만∼4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술계 반응 및 대책=미술협회 전ㆍ현직 고위층들까지 연루됐다는 점에서 당혹감과 충격에 휩싸여 있다. 한 미술계 인사는 “가장 공정해야 할 심사가 금품과 인맥으로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면서 “미술대전 심사를 문화관광부 등 제3의 기관에서 실시해 선정 비리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현금 거래가 원칙인 미술계의 관행으로 볼 때 이번에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앞으로 계속 보강수사를 펴는 한편 조각·서양화·조형 등 다른 분야로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이영자 파문 법정 비화 조짐

    개그우먼 이영자씨(33)의 ‘지방흡입술 파문’이 법정싸움으로 비화할 조짐이다.이씨가 지방흡입술로 체중을 줄였다는 주장을 제기한 강남 K성형외과 K원장측은 4일 이씨측 관계인들이 최근 얼굴밴드,일명 ‘땡김이’ 광고 방송 중단을요구하고 욕설 등을 해왔다며 폭행혐의 등으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SBS ‘초특급 일요일 만세’의 ‘영자의 결혼대작전’ 코너 촬영차 미국에 있는 이씨는 5일 귀국해 K원장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맞고소하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소속사인 GM기획측은 “이씨는 5일 오전 아시아나항공편으로 미국 뉴욕을 떠나 같은 날 오후 3시 서울 63빌딩 엘리제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밝혔다.이씨의 매니저인 백민씨(45)는 “친분관계가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를배석시킨 기자회견 자리에서 입장을 밝히겠다”면서 “K원장을 고소할지 여부도 이날 최종적으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씨가 MC로 출연하고 있는 ‘초특급 일요일만세’의김태성 PD(40)는 “이날 오전 긴급대책회의에서 이영자씨본인으로부터 한마디 얘기가 없는 이상 방송출연 금지 여부는 결정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면서 “5일 기자회견이끝나는 대로 곧 SBS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의 체중감량 방법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성형외과 전문의인 한상백 박사(35·서울성형외과원장)는 “지방흡입술은 부분적으로 지방이 모인 울퉁불퉁한 몸매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으로 절대적인 체중 감소량은 크지 않다”면서 “수술만으로 30㎏ 이상 살을 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동·다이어트만으로 모든 부위가 날씬해지지는않는다”면서 “이영자씨의 경우 다리,배,허리,목 아래 등은 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창수기자 geo@
  • 올 여름 극장가 ‘속편들의 파티’

    올 여름 한국 극장가는 속편영화들로 내내 시끌시끌할 듯하다.흥행이 예감되는 굵직굵직한 할리우드발(發) 속편들이줄을 잇는다. 첫 타자는 16일 개봉하는 ‘미이라2’(스티븐 소머즈 감독).지난 99년 국내 개봉된 1편이 크게 흥행한 터라 배급사인UIP코리아의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게다가 소문난 블록버스터 ‘진주만’이 예상만큼의 호평을 못 얻자, “붙어볼만하다”는 여유를 찾는 눈치다. UIP는 올 여름 배급전략을 ‘속편’에 건 게 확실하다.‘쥬라기공원 3’(조 존스톤 감독)가 미국 개봉 일주일 뒤인 오는 7월28일 선보인다.97년 2편 이후 4년만이다. 8월18일 나올 액션스릴러 ‘얼롱 케임 어 스파이더’(AlongCame A Spider)도 ‘키스 더 걸’의 후속편. 전편처럼 모건프리먼이 납치된 상원의원 딸을 추적하는 범죄심리학자로주연한다.‘포켓몬스터 2’도 7월21일 다시 찾아온다. 이밖에 성룽(성룡)의 액션과 장쯔이(장자이)가 주연한 ‘러시아워2’(브렛 레트너 감독), 일본공포물 ‘링’시리즈 3편인‘링 0’(쓰루타 노리 감독), ‘13일의 금요일’과‘나는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를 패러디한 ‘나는네가 지난 13일 금요일 밤에 한 일을 알고 있다’(존 블랜차드 감독)도 기다린다. 속편은 소재 빈곤에 허덕이는 할리우드의 고육지책이다. ‘친구’의 기세에 질려 한국영화들이 저만치 물러선 올 여름.할리우드 속편 대작들의 싸움이 볼만하겠다. ◆ 미이라 2(The Mummy Returns) 1편에 후한 점수를 줬다면,여전히 즐거울 수 있는 판타지어드벤처 영화다. 처음부터 끝까지 현란한 특수효과와 컴퓨터그래픽(CG)이 화면에 넘실댄다. ‘돌아온 미이라’는 전편보다 10년이 더 흐른 지점에서 시작된다.이집트 탐험가와 박물관 사서로 만나 사랑싸움을 했던 남녀주인공은 그새 결혼해 여덟살짜리 아들을 뒀다.이집트유물 전문가인 오커넬(브랜든 프레이저)과 에블린(레이첼와이즈)이 3,000년 전 세계를 정복했던 전갈왕의 팔찌를 발굴하면서 일이 터진다.그 틈에 미라에서 깨어난 마법사 이모텝(아놀드 보슬루)은 세계정복을 노리고 팔찌를 뺏으려한다. 1편에서 눈요깃거리로 톡톡히 재미봤던 대목을 많이보강했다.미라 무리와 풍뎅이떼,사막의 모래바람 등은 CG와 특수효과의 마지막 단계를 보여주는 듯 화려하고 푸짐하다. 전편의 익숙함에 눈치껏 새로움을 섞어 인기를 보장받는 게후편의 속성. 하지만 1편의 후광에 너무 쉽게 기댔다. 얼핏전편과 구분이 안될 정도로,화면에는 새로울 것이 없다. 똑같은 주인공들에, 코미디를 섞어 엎치락뒤치락하는 이야기전개는 ‘인디아나 존스’를 또 ‘커닝’한 인상이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자꾸 시계를 보게 되는 건 그래서다. 상영시간 2시간11분. 황수정기자 sjh@
  • [굄돌] 작은것이 아름답다

    며칠 전 서울 인사동에서 우연히 만난 몇몇 화방이나 표구사를 하는 분들이 점포 때문에 푸념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 작품들이 점차 대작으로 달라져서 도저히 좁은 공간으로는화판이나 액자제작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작품들의 대형화 추세는 공모전,대학의 강의실을 비롯하여 일상생활에서도 얼마든지 느껴진다.작품의 질과는 상관없이 일단 시위를 하고 보자는 식의 규모 확장은 결국 공사로 따진다면 부실공사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다.그만큼 밀도가 없는 부실한 작품들을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생전에 불과 20여 점만을 남기고 갔지만 77×53cm의 ‘모나리자’를 비롯한 대표적인 작품들은 우리들에게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고 있다.안견의 ‘몽유도원도’가 그렇고,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나 ‘부작난도’ 역시 대작은 아니지만 미술사에서 보석같은 작품들로 꼽힌다.이중섭이 그렇고 이상범,변관식,박수근이나 장욱진 등대표적인 작가들이 그렇다.양적으로도 소수에 그치지만 정수를 보여주는 예가 너무나 많다.고려청자가 그렇고,고려불화 역시 얼마 남지 않은 작품들이지만 모두가 국보급으로지정해도 좋을 만큼 우리문화의 유산이 되고 있다.미술사에서 이같은 예는 얼마든지 있다. 최근 우리의 의식 속에는 언제부터인가 양적인 과시에 집착한 부풀리기나 규모의 시위가 질적인 절대가치보다 앞서가는 추세이다.보다 크고,높고,많은 숫자를 좋아하게 된 것은 심리적으로 보면 단기적으로라도 규모에서 압도하려는의식이 반영된 것이지만 이같은 흐름이 결국 거품가치를 양산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호당가격제라는 신기한 그림값을 통해 거래되어온 우리 미술시장의 기이한 현상 역시 작품의 절대가치를 무시한 오류이며,거시적으로 보면 백화점식의 확장을 해가는 기업이나 교육기관의 팽창도 결국 전문화된 경영이나 밀도있는교육과 연구를 포기하는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 ‘작은 것은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다.미술작품에 한정된 말은 결코 아닐 듯 한 이 한마디가 다시금 새롭게 다가온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미술 평론가
  • 美 전몰기념일 ‘보수‘ 물결

    전몰용사 기념일(Memorial Day)인 28일 미국 전역에서는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고조돼온 보수주의,신 애국주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전국에서 요란한 기념행사가 열렸다.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60주년을 맞아 최근 개봉된 대작영화 ‘진주만’은 고조된 추모 분위기에 편승,개봉 나흘만에 7,510만 달러의 기록적인 입장수입을 올렸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 등 재향 군인들을 백악관에 초청,조찬을 함께하면서 내셔널 몰(National Mall)에 세워질 2차 세계대전 기념비 건립 법안에 서명했다.그동안 내셔널 몰 시야를 가린다며 반대론자들이 소송을 내는 등 논란에 싸인 건립법안에 전격 서명했다. 부시대통령은 이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무명용사묘에헌화한 뒤 전몰장병및 참전용사들의 희생정신과 애국심을 추모했다.그는“오늘은 이 위대한 나라,미국의 수천 마을과 도시에서 미국민들이 전몰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함께 모이는날”이라고 말하고 “베트남전,한국전,2차 세계대전 등에서실종됐거나 생사를 알 수 없는 참전용사들이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시대통령은 이어 “미국 방위의 신세대들은 이 나라를 지켜온 정의롭고 불굴의 용기를 가진 전몰장병들과 같은 대열에 서서 그들의 뒤를 따를 것”이라고 역설,신세대들에게 애국심을 호소했다. 앞서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도 인사말을 통해 “미국인들은 전쟁에 대비해야하며 냉전후 안보감각에 안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연설,미 행정부의 보수성향을 드러냈다. 뉴욕에서는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과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허드슨강 위 2차세계대전 참전 전함인트레피드 박물관에서 강에 헌화했다.미시간주 디어본에서는 지난 4월 중국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 정찰기 EP-3의 승무원이 행사에 참석,연설하는 등 ‘조국 지키기’가 현재도 진행형이라는 분위기를 고취시켰다. 언론들도 각종 특집기사 등에서 미국의 이같은 기조를 전하고 한편으로는 분위기 고조에 한몫하고 있다.ABC방송은 지난 26일 ‘세계를 변화시킨 2시간’이란 제목의 특집프로에서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진주만 공습을 생생하게 재연했다.CNN방송 등도 부시 대통령 중심의 전몰기념일 행사 분위기를예년에 비해 상세하게 보도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美MD 곱지 않은 세계여론 확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29일 미국이 추진중인 미사일 방어 계획(MD)의 승인을 유보함에 따라 조지 W 부시 행정부의대외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지난 24일 제임스 제퍼즈 상원의원(버몬트)의 탈당으로 인한 여소야대의 정국과 맞물려 부시 행정부는 대내외적으로 MD 정책 수정에 대한 압력을 받게 됐다. 나토는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독일,프랑스 등 19개 회원국 외무장관회의에서 미국의 MD 계획을 현 시점에서는 승인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다만 미국 정부와실질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점을 밝혔을 뿐이다.이는 이른바 ‘불량배 국가’들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미국이 추후에라도 나토를끌어안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이들 적성 국가들의 위협을 ‘잠재적 위협’에서 ‘공동의 위협’으로 강도높게 규정하며 MD에 대한 나토의 지지를 얻기 위해 설득작업을 벌였다.그러나 나토는 북대서양이사회(NAC)의 성명서 초안에서 이들의 위협을 공동의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았다.즉 나토는 현재의 위협 수준으로는 미국이 세계여론의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MD를 강력히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나토의 이번 성명은 예견된 것이었다고 보고 있다.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막 그로스먼 국무차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지난 10일과 18일까지 독일,영국,이탈리아 등을 돌며 MD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한결같이 유보적인 답변만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은 최대의 반발을 사고 있는 러시아를 끌어들이기 위해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을 개정하는데 러시아가 동의하면 그 대가로 미국이 러시아의 S-300 지대공미사일을 구매하고 다른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부정적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미국은 한가지 기대할 만한 성과를 얻기는 했다.나토는 지난해에는 ABM 협정을 전략적안정의 초석이이라고 규정했지만 이번 성명서 초안에는 이런 언급이 빠져 있는 것이다.추후에라도 ABM 수정이나 개정을 통한 MD 추진이 가능해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강충식기자
  • [씨줄날줄] 미국영화 바로보기

    며칠전 한국은행이 영화 ‘친구’의 경제효과가 고급중형차인 뉴EF쏘나타 3,036대를 생산하는 것과 같은 부가가치를유발한다고 발표했듯이 영화산업의 위력은 대단하다. 수출에서도 마찬가지다.현대자동차가 올들어 지난달까지 일본에판 자동차는 179대인데,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는 200만 달러에 추가로 수익을 5대5로 나누는 조건으로 수출했다.지난 26일 일본 전국에서 개봉한 ‘JSA’에 관객이 넘친다니,어쩌면 올 한해 일본에 자동차를 수출해 얻는 것보다 더많은 엔화를 영화 한편으로 끌어올지 모른다. 그러나 영화가 해외에서 갖는 영향력은 산업적인 면보다문화전파적인 면에서 더욱 크다.이는 중국의 ‘韓流(한류)’를 비롯해 베트남 대만 등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부는 한국 대중문화 열풍과 그에 따른 파급효과에서 확인된 바 있다.그리고 그것이 문화전파에 그치지 않고 이데올로기라는칼날을 안에 숨긴다면,영화는 단순한 ‘문화 소비품’차원을 이미 넘어서게 된다. 1990년대 들어 할리우드는 ‘블록버스터’라는 액션대작들을 잇따라 등장시켜전세계 영화시장을 석권했다.하지만 작품 하나하나를 들여다 보면 블록버스터는 대부분 ‘위대한미국’과 그의 적이라는 선악구도,미국이 적을 물리침으로써 지구를 구한다는 식의 공식을 깔고 있다.예컨대 지난 1996년 상영된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외계인의 침입을 공군비행사 출신인 미국 대통령이 출격해 승리를 거두자 전세계가 환호한다는 식이다. 올 여름 블록버스터로서 첫손에 꼽히는 디즈니영화 ‘진주만’의 시사회가 며칠전 진주만 해상에 정박한 세계 최대의항공모함 갑판에서 열렸다.제작사는 이 시사회에 34개국, 700여명의 취재진을 초청했다고 한다.이같은 외신을 접한 첫느낌은 그 호화로움에 따른 호기심보다,미국이 ‘미국 제일주의’를 선전하는 도구를 또하나 만들었다는 의구심이었다.미국에서 영화가 3대 산업의 하나로 꼽힌다지만 시사회를 위해 항공모함을 동원하는 일은 제작사의 의지만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그만큼 미 정부의 지원이 강력하다는뜻이다.우리는 올여름 ‘위대한 미국’을 강요하는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무심결에 그 메시지에 빠져들지나 않을지벌써부터 걱정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따뜻한 사랑일수록 좋은 기획 필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감동있는 이야기를 풀어내기란 생각만큼 쉽지가 않은가 보다. MBC-TV ‘일요일 일요일밤’(오후 6시10분)과 SBS-TV의 ‘초특급일요일 만세’(오후 6시20분)는 일요일밤 같은 시간대에 어려운 사람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냈지만 시청자의반응은 천지차이다. 어려운 사정으로 허름하고 낡은 집에서생활하는 사람들의 집을 개조해 주는 일요일 일요일밤에의‘러브하우스’와 가난으로 인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의 꿈같은 결혼식을 대행해 주는 ‘이영자의 결혼대작전’이 그것. 그러나 결과는 ‘초특급 일요일은 만세’의 대참패다.‘러브하우스’의 홈페이지에 시청자들의 감동과 칭찬이 쏟아지지만 ‘이영자의 결혼대작전’의 홈페이지에는 실망이 가득하다. 시청자들은 ‘결혼대작전’이 남의 어려움을 ‘쇼’의 양념으로 섞었다고 불만을 터뜨린다.결혼하는 신랑·신부보다 이영자를 비롯한 연예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게다가 대상 선정에도 문제가 제기됐다.지난 20일 방송된 ‘결혼대작전’의 예비 신랑·신부의 나이가 20대 중반밖에 되지않았기 때문이다.시청자들은 “나중에 돈벌어서 결혼하면 되지 않겠느냐”면서 “굳이 방송국에서 호화판으로 결혼식을치러줘야 하느냐”는 반응이다. 이에 비해 ‘러브하우스’는 시청자의 공감을 얻는 대상자선정과 수수한 진행,도움을 받는 사람을 충분히 고려한 집안 개조 등으로 난공불락의 고정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뿐만아니라 시청자들은 세탁기와 에어컨을 기부하는 등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시청률 또한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17%정도로 ‘초특급 일요일만세’의 8%에 비해 거의 두배 수준이다. 이에 대해 ‘결혼대작전’의 담당 PD는 “시청자가 공감할만한 사연을 가진 대상자 선정에 무엇보다 고심하고 있다”면서 “좋은 기획 의도로 생긴 프로그램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시청자들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마니프 서울 아트페어’ 내일 개막

    국내 유일의 국제미술시장인 마니프(MANIF)서울 국제아트페어가 24일부터 6월 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마니프는 ‘새로운 국제미술을 위한 선언과 포럼’을 의미하는 로마자 약어.올해로 7회를 맞았다.초대작가는 국내 90명,외국 21명 등 모두 111명으로 출품작은 1,600여점에 이른다. 전시는 송수련 이두식 김준근 정란숙 백원선 등이 참여하는 본전시와 최만린 김봉태 장순업 유휴열 샤흘르 벨(프랑스) 등이 출품하는 특별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이들은 각각 독립된 부스에 작품을 내놓아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며작품도 판다.‘마니프’는 거품을 뺀 정찰제를 표방하고있어 컬렉터들에게는 비교적 싼 값에 그림을 장만할 좋은기회가 될 전망이다. 올해는 한국방문의 해임을 고려해 ‘한국의 미’전이란특별행사를 마련했다.프랑스 바스티유 지역 작가들이 출품하는 ‘파리 바스티유지역 작가교류전’도 눈여겨 볼 만하다.전시에는 비람보 콜레트 등 바스티유 지역 작가 20여명의 작품이 소개된다.이어 내년 9월 파리에서 열리는 교류전에는 한국작가 20여명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이번아트페어는 인터넷 홈페이지(www.manif.com)로도 전시와경매상황이 중개된다.(02)514-9292. 김종면기자 jmkin@
  • [데스크 칼럼] 상기하자 진주만?

    올여름 미국 극장가를 강타할 블록버스터 후보 1호는 25일미전역에서 동시 개봉되는 디즈니 영화 ‘진주만(Pearl Harbor)’이다.1941년 12월 7일 일본군의 하와이 진주만 기습을 소재로 제작비 1억 3,500만 달러를 들인 초대작이다. 진주만 기습은 미군 전사상 최대의 치욕이다.공격 성공을알리는 전통문 ‘도라,도라,도라’를 사령부로 타전한 그날새벽 일군기들은 미 태평양 함대의 모항 진주만을 순식간에불바다로 만들고 애리조나,오클라호마,캘리포니아등 7척의전함과 100척 이상의 함정들을 수장시켰다.이 공격으로 미국은 사망자 2,388명,부상자 1,178명과 300여대의 항공기가파괴되는 치욕적인 피해를 입었다.(미국방부 통계) 왜 새삼스레 진주만인가.금년은 진주만 기습 60주년의 해다.디즈니측은 이 영화를 지금 80대가 됐을 당시 참전용사들의 생애 마지막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제작 의의를 설명한다.해군 간호사와 파일럿의 러브 스토리가 줄거리를 이루지만 바탕에 깔린 것은 당시 희생자들의 애국심이다. 사실 이 영화는 2년여 전 다시 일기 시작해 미국 전역을휩쓸고 있는 ‘강한 미국’ 향수를 타고 탄생했다.이 향수는 2차세계대전때 조국을 구한 영웅들에 대한 추모 열기로나타나고 있다.당시 희생자와 참전용사들을 기리느라 미국전역이 법석이다. 지난 98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히트가 그렇고 NBC방송 앵커 톰 브로커가 쓴 책 ‘가장 위대한 세대(The Greatest Generation)’가 장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지금 미국에서 이런 유의 다큐멘터리,저술,신문기사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미국인들이 가장 신성하게 생각하는 3가지 단어는 ‘성조기,어머니 그리고 애플파이’라는 말이 있다.성조기로 상징되는 신애국주의 물결이 다시 미국인들의 마음을 뒤덮고 있다.지난 대선에서 클린턴행정부의 신자유주의를 물리치고보수주의 부시행정부를 출범시킨 바탕에도 이런 향수가 깔려 있다. 미사일방어망(MD)계획을 설명하며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방장관이 ‘우주의 진주만 기습’으로부터 영토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상기하자 진주만’의 분위기를 이용한 절묘한 말 채용이지만 이를 듣는 우리의 기분은 섬뜩하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유력 언론과 균형감각을 가진 많은지식인들이 MD계획이 전세계적인 무기경쟁을 부추긴다며 경고하고 나섰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강한 미국을 외치는 거대한 물결에 묻혀 잘 들리지 않는다. 우주에서 ‘진주만 기습’을 가할 적으로 미국은 ‘불량배국가’들, 그중에서도 북한을 주요 대상으로 꼽고 있다.지금 태평양에서 미국의 제일 군사동맹국은 역설적으로 60년전 진주만 기습의 주인공 일본이다.미국은 일본의 무장화를걱정하는 아시아국가들의 경고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대신그들의 안중에는 ‘우주의 진주만 기습’을 감행할 적,북한미사일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부시행정부가 갖고있는 북한 회의감의 뿌리가 예상보다 더 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리에게 알려준다.우리의 대북정책과 한·미 공조도 이 ‘진주만 열풍’이 시사하는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 바탕 위에서 세워나가야한다. 이기동 국제팀장 yeekd@
  • [씨줄날줄] 막걸리 축제

    시인 조지훈(趙芝薰)만큼 두주불사를 뽐내며 풍류를 즐긴 사람도 드물다.그를 두고 시인 정한모(鄭漢模)는 통금(通禁)은 안중에 없고 야밤에 주붕(酒朋)의 집에 쳐들어가 대작하다가 새벽에 귀가하는 하는 것이 예사였다고 회고한적이 있다.그는 밤새워 통음을 해도 자세를 흐트리지 않은 것으로 유명해서 ‘신출귀몰의 주선(酒仙)’이란 별명을얻었다. 조지훈은 이렇게 노래했다.“나는 항상 삼도주(三道酒)를 마신다.삼도주란 이름은 어디에서 왔는가.중니(仲尼·공자)선생이 애써 가꾸신 쌀과 노담옹(老聃翁·노자)이 손수 만드신 누룩과 실달다상인(悉達多上人·석가)이 길어 오신 샘물로 빚은 까닭이다” 그가 일컬은 삼도주란 다름 아닌 막걸리였다.쌀과 누룩,샘물로 빚은 데 착안해 지은 것이라지만 참으로 기발하다. 막걸리란 이름은 곡주가 익어 청주와 술 지게미를 나누기 이전에 막 걸러서 만든 술이라고 해서 붙여졌다.또 탁하다고 해서 탁주,희다고 하여 백주,농사 지을 때 먹는다고해서 농주라고 한다.제주에 유배당한 인목대비 모친이 술지게미를 재탕한 막걸리를 섬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것이연유가 되어 왕비의 어머니가 만든 술이란 뜻의 모주(母酒)로도 불린다. 막걸리의 역사는 정확하지 않다.다만 고려 때 배꽃 필 무렵 막걸리용 누룩을 만든다고 하여 당시 탁주를 이화주(梨花酒)로 불렀다고 하니 막걸리가 우리 민족과 오랫동안 애환을 함께 한 술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쌀막걸리에는 1.2%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우유의 단백질량이 3%인 점을 감안하면 그 양이 결코 적지 않다.또 8종의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B1,B2를 상당량 함유하고 있으며 성인병의 원인 물질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그런데도 맥주와 소주,위스키에밀려 갈수록 푸대접을 받고 있어 여간 안타깝지 않다. 20일 서울 종로 인사동에서는 우리 막걸리를 알리기 위한 대규모 거리축제가 열린다고 한다.전국의 대표적인 9개탁주업체들이 막걸리의 세계적 브랜드화를 위해 20여종의막걸리를 선보일 계획이라는 소식이다.모처럼 옛 벗들과어울려 일요일 오후 인사동 전통거리에서 기울이는 대포한 잔의맛은 어떠할까. [박건승 논설위원 k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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