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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독립 vs 류샤오보 사망 축하 ‘대자보 싸움’… 분열되는 홍콩

    홍콩독립 vs 류샤오보 사망 축하 ‘대자보 싸움’… 분열되는 홍콩

    홍콩 대학들이 최악의 대자보 논쟁에 휩싸였다. 반중파와 친중파가 벌이는 대자보 싸움이 패륜 논란을 거쳐 채용 거부 사태에 이르고 있다.●대학 내 반중파·친중파 감정싸움 사건은 개강일인 지난 4일에 시작됐다. 홍콩중문대 교정에 ‘홍콩독립’(왼쪽)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린 것이다. 현수막 옆에는 홍콩 정부를 비판하고 토론의 자유를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학 당국은 즉각 철거했다. 그러자 독립파 학생들은 이튿날 교정 내 다른 장소인 문화광장 중앙에 또다시 같은 현수막을 걸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민주벽’ 주변은 “홍콩 독립을 위해 싸우자”라는 대자보로 도배됐다. 이는 최근 주권반환 20주년을 맞아 홍콩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독립 세력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한 것에 대한 공공연한 저항이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독립 주장은 국가 주권을 훼손하는 행위로 좌시할 수 없다”며 주동자를 처벌할 뜻을 내비쳤다. 중국 본토 출신 학생들이 주축인 친중파들은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현수막과 대자보를 떼어 냈다. 대자보 철거에 앞장선 본토 출신 여학생은 중국 인터넷에서 영웅이 됐다. 독립파 학생들이 몰려와 대자보를 철거하는 학생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양측의 감정싸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마침내 지난 7일 오후 홍콩교육대의 ‘민주벽’에는 아들을 잃은 홍콩 교육부 차관을 향해 “축하한다”고 비아냥대는 대자보가 나붙었다. 크리스틴 추이 교육부 차관의 아들(25)이 우울증에 시달리다 투신자살을 하자 일부 극렬 독립파 학생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즉각 패륜 논란이 일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냉혈 인간들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독립파 대자보에 채용 거부 선언도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이기 때문에 논란은 더 커졌다. 대학 측은 즉각 유족에게 사과하고 대자보를 붙인 학생들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홍콩교육대 총학생회는 “표현의 자유를 행동에 옮긴 것”이라며 오히려 대자보를 쓴 학생들을 두둔했다. 그러자 홍콩 내 524개 초·중·고교 교장들이 교육대학 학생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이 중 10개 학교는 이 대학 출신 교생들을 돌려보냈다. 일부 학교는 “홍콩교육대 출신을 뽑지 않겠다”며 채용 거부 선언도 했다. 9일에는 친중파 학생들이 맞불을 놓았다. 홍콩교육대와 시티대에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의 죽음을 ‘축하’하는 대자보가 붙은 것이다. “류샤오보의 사망과 아내 류샤의 가택연금을 축하한다”(오른쪽)는 글이 각 대학 ‘민주벽’을 도배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는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로 최근 간암으로 옥중 사망했다. 대학과 정부 당국이 이 대자보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교육대 총학생회는 “학교와 정부가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봉합될 수 없는 갈등 표출” 우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친중과 반중으로 갈라져 더이상 봉합될 수 없는 홍콩의 갈등이 대자보 사태로 표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기원 “소녀상은 강간 대자보” 막말 제명에도 반성없는 궤변

    이기원 “소녀상은 강간 대자보” 막말 제명에도 반성없는 궤변

    이기원 바른정당 충남도당 창당준비위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과 관련해 “할머니가 강간당한 사실을 대자보로 붙여 놓는 꼴”이라고 막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이기원 위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충남 보령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추진된다는 기사를 링크하며 ‘소녀상과 부국강병’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위원은 “위안부가 자발적인 거냐 강제적인 거냐 논란이 있는데 논점은 이것이 아니다. 이와 비슷한 역사가 우리나라에는 아주 많았다. 고려에 공녀, 조선에 환향녀, 일정에 위안부 그리고 군정에 기지촌녀 등 모두 공통점은 한국 여성의 세계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역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별나게 위안부는 동상까지 만들면서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고 한다. 이것은 민족 자존심에 스스로 상처만 내는 일이다. 어느 가정 사회 국가든 비극과 감추고 싶은 게 있는 법”이라고 덧붙였다.이 위원은 또 “인생의 최대 기쁨은 적을 정복하고 그 적의 부인이나 딸의 입술을 빠는 데 있다는 칭기즈칸의 명언이 있다. 의례히 전쟁에선 부녀들의 대량 성폭행이 이뤄져 왔다. 베를린에 소련군이 진주했을 당시 헬무트 콜 수상 부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베를린 여자들이 비극을 당했다. 이 사람들의 상처가 한국 위안부의 상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외국 사람들에게 마이크 대주면서 소녀상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면 겉으로는 비극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돌아서자마자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며 조선여자들을 비웃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가. 세계의 ♥집이라고 말이다”라고 적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됐다. 바른정당은 17일 “바른정당 충남도당은 18일 오후 3시 운영위원회를 열어 위안부 소녀상 막말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기원 전 충남도당 대변인을 제명 조치하기로 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은 당의 제명 조치가 알려진 뒤에도 페이스북에 “이왕 쓴 김에 소녀상 문제에 대해 더 적고자 한다. 소녀상을 전국에 세우면 우리는 그것을 매일 봐야 한다. 우리 국민은 트라우마를 항상 안고 사는 부담이 생긴다. 굳이 어린 유소년들에게까지 이런 부끄러운 일을 미리 알게 할 필요가 없다. 민족 자긍심을 형성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내부 제보자는 기생충” 인천관광공사 노조 대자보 논란

    “내부 제보자는 기생충” 인천관광공사 노조 대자보 논란

    인천관광공사 노동조합(노조)이 대자보를 통해 회사의 비리를 폭로한 직원을 “기생충”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9일 인천평화복지연대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7일 ‘사장 사퇴에 대한 노조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사내에 게시했다. 노조는 대자보를 통해 “그동안 직원들도 모르는 조직의 내부 사정이 밖으로 유출돼 회사가 흔들리는 일이 잦았다. 사장이 사퇴할 때까지 이런 일이 반복됐다”면서 “회사의 부조리, 고발 정신을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자신과 헌신하는 직원들”이라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4일 인천관광공사의 직원 채용과 박람회 대행업체 관리 감독에 관한 공익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황준기 인천관광공사 사장이 2급 경력직 직원을 부당하게 채용했고, 박람회 대행업체가 공금을 횡령했다가 반환했음에도 굳이 고발할 필요가 없다고 지시했다며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황 사장을 경고 이상 수준으로 문책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황 사장은 “사실과 다르게 악의적으로 과장해서 알려진 면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사장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지난달 18일자로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노조는 이 일을 놓고 “외부의 부당한 압력, 불순한 의도로 그와 내통하는 조직 내의 적폐에 대한 경고와 함께 되풀이되는 악습을 끊고자 한다”면서 “사측은 내부 ‘기생충’이 더 이상 공사에서 활동할 수 없게 조치하라”고 대자보를 통해 전했다. 이에 인천평화복지연대는 “공익적 내부제보는 부정부패를 바로 잡고, 부조리한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면서 “이런 노조의 표현과 입장 표명이 내부 제보를 통해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환경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하대 의과대 ‘여학생 성희롱’ 가해학생 21명 징계

    인하대 의과대 ‘여학생 성희롱’ 가해학생 21명 징계

    인하대는 9일 의예과 성희롱 사건에 관련된 21명의 가해 남학생들을 징계했다고 밝혔다.인하대에 따르면 지난 4월 성희롱 신고 접수 후 피해 학생 진술 조사와 가해 학생 대면 조사 및 서면 조사, 추가 증거 확보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지난달 가해 남학생 21명에게 무기정학 5명, 유기정학 6명, 근신 2명, 사회봉사 8명의 징계를 내렸다. 이들 가운데 10명은 학교 측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최근 인천지법에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또 징계를 받은 남학생 12명이 의과대 학생상벌위원회의 징계 의결에 불복, 의과대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인하대는 대학본부 학생상벌위원회가 관련 절차에 따라 재심사를 하고 있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가해 학생들의 이의 제기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하대는 성적 언행으로 피해 여학생들이 느꼈을 성적 수치심과 인격적 모멸감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남학생들이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하대 게시판에는 8일 ‘의대 남학우 9인의 성폭력을 고발합니다’라는 내용의 대자보가 나붙기도 했다. 인하대와 인천지법에 따르면 인하대 의예과 15∼16학번 남학생 11명은 지난해 3∼5월 학교 인근 고깃집과 축제 주점 등지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을 언급하며 성희롱을 했고, 이들 중 15학번 남학생 9명은 주점에 후배 남학생들을 불러 동료 여학생에 대한 성적 평가를 하기도 했다. 올해 2월에도 의예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자리에서 16학번 한 남학생이 신입생 후배에게 “16학번 여학생 중에 (성관계를) 하고 싶은 사람을 골라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하대 의대생들 같은 과 여학생 집단 성희롱…징계받자 ‘무효 소송’

    인하대 의대생들 같은 과 여학생 집단 성희롱…징계받자 ‘무효 소송’

    인하대학교 의예과 남학생 11명이 술자리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을 언급하며 성희롱한 사실이 확인돼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이중 일부는 학교 측 징계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8일 인하대와 인천지법 등에 따르면 인하대 의예과 15∼16학번 남학생 11명은 지난해 3∼5월 학교 인근 고깃집과 축제 주점 등지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을 언급하며 성희롱 발언을 했다. 15학번 남학생 3명은 바로 아래 학번 남자 후배 3명을 불러 점심을 사주며 “너네 ‘스나마’라고 아느냐”며 “(여학생 중에서) ‘스나마’를 골라보라”고 말했다. ‘스나마’는 가해 남학생들이 만들어 사용한 은어다. ‘얼굴과 몸매 등이 별로이지만 그나마 섹스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후배들이 같은 과 여학생들의 이름을 말하자 “걔는 얼굴은 별로니깐 봉지 씌워놓고 (성관계를) 하면 되겠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학과 15학번 남학생 9명은 또 축제 주점에 남학생 후배들을 불러 같은 질문을 하며 대답을 강요했고, 욕설과 함께 성적인 평가를 했다. 올해 2월에는 의예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자리에서 16학번 한 남학생이 신입생 후배에게 “16학번 여학생 중에 (성관계를) 하고 싶은 사람을 골라라”고 했다. 학교 측은 지난달 학생 상벌위원회를 열고 가해 남학생 11명에게 무기정학(5명)이나 유기정학 90일(6명)의 징계를 내렸다. 올해 3월 의예과 학생회 측의 조사로 이런 사실이 학교 측에도 알려지고 징계가 내려지기까지 피해 여학생 10여 명과 가해 남학생들은 4개월간 함께 수업을 받았다. 한 피해 여학생은 “남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으면서도 징계가 내려질 때까지 일부러 학교 측에 신고한 사실을 티 내지 않았다”며 “고통 속에서 함께 조별활동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처분을 받은 가해 남학생 중 15학번 7명은 학교 측의 징계가 부당하다며 최근 인천지법에 징계처분 효력정지가처분 신청과 함께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남학생만 모인 자리에서 이성에 관한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다”며 “20대 초반의 혈기왕성한 남학생들이 술기운에 다들 아는 의예과 여학생들에 한정해 설문하듯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위기에 휩쓸려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지 못한 것일 뿐 여학생들을 성적인 대상으로 삼거나 평가한 것은 아니고 단순히 농담조로 언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 여학생들은 이날 학교 의예과 건물에 성희롱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붙였다.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이 접수된 해당 재판부에 조만간 탄원서를 낼 예정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의예과의 성희롱 내용을 접수한 뒤 조사해 징계했다”며 “현재 가해 학생들이 낸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0살 넘은 여자가 싱싱한 줄 알고” 막말 교수 결국

    강의시간에 학생을 죽비로 때리고 폭언과 성차별·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은 서울시립대 교수가 결국 해임됐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시 특별징계위원회를 열어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김모(54) 교수의 해임을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립대는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교수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으나 서울시의 재심에서 처벌수위가 해임으로 대폭 높아졌다. 서울시립대 교직원에 대한 정직·해임·파면 등 중징계는 시립대 이사장인 서울시장에게 최종 확정 권한이 있다. 김 교수는 수업 도중 대답을 못 하거나 틀린 답을 말한 학생에게 “빨갱이 XX”, “모자란 XX”, “이년아 생각을 하고 살아라”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고 한다. 수업 시간엔 죽비로 학생들의 어깨를 치면서 “맞으면서 수업을 들을 자신이 없으면 수업을 듣지 말라”고도 했다. 여학생을 상대로는 “30살 넘은 여자들은 본인이 싱싱한 줄 알고 결혼을 안 한다”, “여자들이 TV나 휴대전화를 많이 보면 남자아이를 못 낳는다”고 말했다. “검둥이”, “흰둥이” 등 인종차별적 발언도 있었다. 김 교수의 이 같은 언행은 학생들이 대자보를 통해 폭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의회가 나서 김 교수에게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고, 제자에게 탄원서를 내게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면서 파면 건의안을 의결했다. 서울시립대는 김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실명공개경고’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5월 징계위를 열어 3개월 정직을 결정했다. 서울시 특별징계위원회의 해임 결정은 조만간 김 교수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해임 결정에 동의하지 않고 교육부 산하 교원소총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역사 속 북소리] 왕조차 두려워한 신문고

    [역사 속 북소리] 왕조차 두려워한 신문고

    이른 아침 북소리에 세조가 잠에서 깼다. “누가 무슨 연유로 신문고를 쳤느냐?” 대관내시가 아뢰기를 “지금은 시간을 알리는 누고(漏鼓)의 북소리입니다”라고 했다.세조에게 북소리는 날카로운 비수였다. 단잠을 쫓았고 깨어 있을 땐 뒷머리를 선선하게 했다. 어린 조카인 단종을 쫓아내고 왕위에 오른 그에게 정통성은 늘 부족했다. 민심도 흉흉했다. 백성들이 관리들의 부당한 행위를 고발하기 위해 치는 신문고 소리는 그래서 손끝에 들어온 바늘처럼 그를 찔렀다. 이런 심경이 신문고와 시간을 알리는 북소리를 혼동케 한 것이다. 결국 세조는 시간을 알리는 북소리와 헷갈리게 해 백성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신문고를 폐지했다. 하지만 신문고 폐지는 세조에게 또 다른 걱정거리를 안겨 줬다. 신문고가 없어지면서 지방 수령과 아전들이 백성들을 마음 놓고 수탈하고 있는 게 아닌지 염려스러웠다. 세조가 최초로 분대어사(分臺御史)를 조선 8도에 파견하여 민정을 시찰하고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한 것은 신문고를 대신한 고육책이었다. 분대어사는 조선 중기 이후 암행어사와는 달리 부정과 비리를 조사하고 적발할 수 있는 권한만 있고 범죄자를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처분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신문고가 다시 설치된 것은 20여년의 시간이 지난 성종 때였다. 성종의 뒤를 이은 연산군은 집권 초기 유교적 가치관에 따라 조정의 풍토를 쇄신하고 부패한 관리들의 기강을 세우는 데 진력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왕이 친히 인정전에 나가 관리들을 뽑는 문과시험을 주관하며 왕과 백성의 소통인 신문고와 관련된 과거시험을 출제(책문:策問)했다. “예로부터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길은 백성을 편안히 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나는 밤낮으로 백성들이 편안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려고 하는데 백성들은 신문고를 치고 편안하지 않으니, 중국 하·은·주 삼대와 같은 정치를 회복하는 데는 어떠한 설이 있겠느냐? 논술하라.” 연산군은 이처럼 즉위 초기 예의와 도덕을 바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노력했지만 점차 총기를 잃고 폭정으로 빠져들었다. 연산군의 실정으로 인한 왕권 실추는 신문고 역시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백성들은 이제 더이상 왕에게 부당하고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고 해결받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성들은 신문고를 치는 대신 벽서(대자보)와 한글익명서(삐라)를 이용해 왕의 부도덕성을 고발했다. 대궐 누각에는 “왕의 폭정에 항거하라”는 벽서가 붙었고 대궐 안팎과 고위관리들의 집에까지 “사람의 목숨을 파리머리 끊듯이 한다”며 왕의 폭정을 비판하는 한글 익명서가 뿌려졌다. 조선 500년 역사에서 신문고는 왕권·신권·백성이라는 세 주축의 보이지 않는 균형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왕의 권위가 강할 때는 왕은 신하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백성의 불만을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들의 부정이 없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왕의 권위가 미약하거나 심지어 없을 때는 신문고는 유명무실하거나 폐지의 길을 걸었다. 이렇게 신문고는 우여곡절과 부침을 겪으며 왕과 백성들 간의 민의의 소통 통로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했다. ■출처: 세조실록 2년,1456년 3월 8일, 성종실록 2년, 1471년 12월 15일, 연산군일기 3년, 1491년 9월 10일, 연산군일기 10년, 1504년 7월 19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남자친구 있어요?”, “괜찮은 여자 소개해줄까?”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이 일상적 대화가 어떤 이들에겐 이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성 소수자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렌스젠더)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연인은 단순히 남자와 여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같은 남자, 같은 여자 혹은 남자와 여자 모두 연인이 될 수 있다. 애인을 지칭하는 단어에 성별이 당연하듯 붙는 이유는 이성애자가 다수여서 그렇다. 다수의 가치관에 따라 법과 질서를 만드는 사회다. 그 속에서 소수자의 목소리는 배제되어왔다. 결혼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 동성애자들은 법적으로 혼인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는 2013년 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매년 혼인신고를 시도했지만, 좌절됐다. 해당 구청은 혼인신고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 “혼인이 기본적으로 남녀의 결합 관계라는 점에 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지금까지 혼인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정의해 온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종합해 현행법의 통상적인 해석으로는 동성인 신청인들 사이의 이 사건 합의를 혼인의 합의라고 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2016년 서울 서대문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 근거다. 동성혼에 대한 한국 주류사회의 인식을 보여준다.지난 5월 대만은 아시아국가 중 처음으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대만은 한국보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이다. 그럼에도 합법화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86년 대만의 인권운동가 치자웨이(59)가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동시에 성 소수자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앞서 2015년엔 미국이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미연방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그간 성 소수자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의 소망은 문명의 가장 오래된 제도 중 하나로부터 배제되어 고독함 속에 남겨지지 않는 것이다” ●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이어 금기시된 것들을 앞장서 깨뜨렸다. 성매매와 안락사를 합법화했으며, 대마초도 지정된 장소에서 피울 수 있다. 모두 시민의 토론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다. 이처럼 네덜란드가 사회 갈등요소를 드러내 공론화하는 이유는 ‘다원주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는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않는다. 차이를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법을 모색한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시몬느 소스는 타인과의 차이를 부정하는 것을 ‘시선의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한국은 어떨까. 지난 19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선 동성애가 주요 이슈였다. “동성애를 찬성하냐”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 질문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토론 말미에선 “동성애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동성혼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대학가 성 소수자들이다. 대자보가 연이어 붙기 시작했다. 대부분 자신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고백하는 글이었다.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한 셈이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붙은 ‘좋아해 마지않는 너에게’란 제목의 대자보는 페이스북에서 1000회 이상 공유됐다.●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의장 심기용씨는 “동성애에 대한 인식 차이는 세대 갈등의 양상”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동성혼, 동성애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세대 간 견해 차이가 뚜렷하다. 동성혼 법제화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 19~29세 응답자 6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60대 이상 응답자 중 찬성은 16%에 불과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을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사회가 불평등을 야기하는 구조적 조건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기성세대들은 아직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다”면서 “차이가 차별이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별을 반대하는 측에서도 엇갈리는 지점이 있다. 동성애와 동성혼에 대한 인식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적 지향성으로 차별한다면 이는 왼손잡이란 이유로 차별하는 것과 같다”면서 타고난 성 정체성을 부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동성혼 법제화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성혼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결혼을 인정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금 의원은 “간통죄가 인식이 변하면서 위헌이 된 것처럼 동성혼도 법제화에 앞서 토론과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현재 한국사회에도 동성 부부들이 실재하고 있다. 이들이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해서 생기는 불이익이 있다는 게 문제다. 당장 복지 사각지대가 생긴다. 동성 부부들은 배우자가 응급수술을 받을 때 보호자 동의란에 사인할 수 없다. 자녀를 입양해 기를 권한도 없다. 주택을 마련하는 데도 신혼부부 혜택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김조광수씨는 “그런 제약을 차치하고서라도 평등의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면서 “평등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인데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됐다. 합리적 이유가 없는 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물론 성별, 장애, 인종, 국적을 빌미로 행해지는 포괄적 차별에 대한 법안이다. 하지만 발의될 때마다 좌초되고 있다. 프랑스는 1999년 ‘시민연대협약(PACS)’을 도입했다. 전통적 결혼제도가 아닌 동거를 택한 부부에게도 법적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한국도 2014년 유사한 형태의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된 적 있다. 동거가족들도 기존 가족 관계와 같은 법적 보호를 받게 하는 법안이다. 이 역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잔인하지 않은 사람들의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잔인한 사회를 가능케 한다” 폴란드 출신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말이다. 사람들은 나의 일이 아니라서, 다수가 겪는 문제가 아니라서 어떤 이들이 겪는 고통을 모른 척 넘긴다. 황인찬 시인은 “소수자란 이유로 차별받는 현실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흑인 성 소수자의 삶을 다룬 영화 ‘문라이트’에 헌시를 바치기도 했다.대한민국은 아직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찬반을 물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속에서 그들은 끝없이 배제된 채 살아가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태호 등 MBC 예능 PD “김장겸 사장, 그만 웃기고 떠나라”

    김태호 등 MBC 예능 PD “김장겸 사장, 그만 웃기고 떠나라”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등 MBC 예능 PD들이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김장겸 현 MBC 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MBC의 막내 기자들도 사내 곳곳에 대자보를 내걸고 김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MBC 예능 PD 47명은 이날 성명에서 “김장겸 사장은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며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웃기기 힘들다”며 “사람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되었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열하는 거 진짜 웃긴다. 아무리 실력 있는 출연자도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쓴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까지 간섭하는 거 보면 지지리도 할 일이 없는 게 분명하다”며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아무리 시청률을 잘 뽑아도 멀쩡히 하던 프로그램 뺏긴다”고 폭로했다. 또 “PD가 아니라 노예가 되라 한다”고 주장했다. 예능 PD들은 “KBS, SBS는커녕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업을 만큼 제작비를 깎는다”며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출연료 얘기하기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사장님 귀빈’ 모시는 행사에는 몇억씩 쏟아 붓는다”고 적었다. 한편 MBC의 막내 기자들도 지난 21일 사내 곳곳에 대자보를 내걸고 김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회사는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사장 퇴진 성명을 대거 삭제했다. ‘조직 내 건전한 의사소통 활성화’를 위해 삭제와 차단을 일삼겠다는 부박한 자기모순은 누구의 발상이냐”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오전 게시된 대자보는 현재 사측에 의해 모두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입사한 MBC 공채 마지막 기수인 막내 기자들은 지난 1월 ‘MBC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를 묵인 축소로 일관해왔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출근정지 10일과 근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 이하 MBC 예능 PD 성명 전문 >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기 힘들다. 사람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되었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 검열하는 거 진짜 웃긴다. 아무리 실력 있는 출연자도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쓴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 까지 간섭하는 거 보면 지지리도 할 일이 없는 게 분명하다.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아무리 시청률을 잘 뽑아도 멀쩡히 하던 프로그램 뺏긴다. 생각하지 말고, 알아서 검열하고, PD가 아니라 노예가 되라 한다. 돈 아끼는 거 진짜 웃긴다. KBS, SBS는커녕 케이블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작비를 깎는다.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출연료 얘기하기가 부끄럽다. 늘 광고가 완판 되는 프로그램은 짐 싣는 승합차 한 대 더 썼다고 치도곤을 당했는데, “사장님 귀빈” 모시는 행사에는 몇 억 씩 쏟아 붓는다. 신입 못 받게 하는 거 진짜 웃긴다. 신입 공채는 막고 경력 공채는 기습적으로 열린다. 행여 끈끈해질까봐, 함께 손잡고 맞서 일어나 싸울까봐 경력직 PD들은 노동조합 가입도 못 하게 방해하며 누가 후배인지 언제부터 어떻게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얼굴들을 끝없이 늘려간다. 우리 꼬라지 웃겨 죽는다. 좋은 예능 만들겠다며 젊음을 쏟아 달려왔는데 어느새 보람도 보상도 없는 곳에 서있다. 회사는 시사교양국 없애고, 기자고 아나운서고 쫓아내고, 뉴스로 개그 하느라 정신이 없다. 회의실 편집실 촬영장에서 숱한 밤을 샜는데 남은 것은 얘기하기도 쪽팔린 이름 “엠빙신” 뿐이다. 웃긴 것 투성인데 도저히 웃을 수가 없다. 함께 고민하던 동료들은 결국 ‘PD다운 일터’를 찾아 수없이 떠났다. 매일 예능 뺨치게 웃기는 뉴스만 만드는 회사는 떠나는 동료들 등 뒤에는 ‘돈 때문에 나간다’며 웃기지도 않는 딱지를 붙인다.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웃음을 만들어야 한다. 웃기기 정말 힘들다. 웃기는 짓은 회사가 다 한다.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다. 2017년 6월 22일 예능 PD 강성아 권성민 권해봄 김명진 김문기 김선영 김윤집 김준현 김지우 김진용 김태호 김현철 노승욱 노시용 박진경 박창훈 선혜윤 손수정 안수영 오누리 오미경 유성은 이경원 이민지 이민희 이윤화 이재석 임경식 임남희 임 찬 장승민 장우성 정겨운 정다히 정윤정 정창영 조주연 채현석 최민근 최윤정 최행호 한승훈 한영롱 허 항 현정완 황지영 황철상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유라 송환] 딸 체포된 날, 최순실 징역 7년 구형 “유라 나쁜 아이 아니다… 용서해 달라”

    [정유라 송환] 딸 체포된 날, 최순실 징역 7년 구형 “유라 나쁜 아이 아니다… 용서해 달라”

    정유라(21)씨가 오랜 도피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그의 모친 최순실(61)씨는 법정에서 “국민과 재판부가 딸을 용서해 달라”고 호소했다.최씨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의 심리로 진행된 자신과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의 결심공판에서 “딸이 오늘 어려운 귀국길에 올라 가슴이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딸이 사춘기에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아 심하게 말한 것이지 나쁜 아이는 아니다”라며 “딸이 정치적 상황으로 승마를 포기해야 해 이대에 특별히 부탁할 이유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어 최씨는 “딸이 5살부터 승마를 했고 오로지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권력과 재력으로 대학에 들어갔다고 쓴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딸이 남은 생을 바르게 살아갈 수 있게 국민과 재판장이 딸을 용서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최씨와 최 전 총장에 대해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다른 법정에서도 재판을 받고 있는 최씨는 이대 입시·학사 비리와 관련해서는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사문서위조미수 등 4개 혐의로, 최 전 총장은 업무방해 및 국회 위증 등 2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특검은 업무방해 및 위증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남궁곤(56) 전 이대 입학처장에 대해 징역 4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하정희(40) 순천향대 교수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했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자신의 퇴진을 앞장서 요구했던 김혜숙 신임 총장의 취임식 날 구형을 받았다. 박충근 특검보는 이대 재학생들이 작성한 대자보 등을 인용하며 “이 사건은 배움을 통해 누구나 성공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회의 믿음을 무너뜨리고 공평성을 침해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다른 체육 특기생의 경우에도 정씨만큼 조직적인 개입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검찰, 폐업한 부곡하와이 경영비리 의혹 수사

    검찰, 폐업한 부곡하와이 경영비리 의혹 수사

    검찰이 경영난 등으로 최근 폐업한 경남 창녕군에 있는 관광휴양지인 부곡하와이의 경영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창원지검 밀양지청은 31일 부곡하와이 경영진 가운데 한명이었던 전 이사 A씨를 상대로 회사 경영 업무와 관련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전 이사는 지난 22일 직접 검찰에 찾아가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지난 18일 폐업을 앞둔 부곡하와이 사업장 안에 자신의 경영비리를 스스로 인정하는 자필 대자보를 붙였다. A 전 이사는 대자보에서 “업무를 하면서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개인용도로 사용해 왔음을 인정하며 이로 인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음을 뉘우친다”고 적었다. 그는 “무엇보다 법적 책임을 다하는 게 회사와 직원 여러분에게 대한 도리라 생각해 검찰에 직접 출두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법의 판단에 따라 추징된 금액 전부를 회사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A 전 이사는 또 다른 B 전 이사와 함께 부곡하와이 폐업 이전에 스스로 사퇴했다. 검찰은 A 전 이사에 대한 증거수집 등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A 전 이사가 직접 검찰로 찾아와 자수함에 따라 수사번호를 부여하고 정식 수사에 착수했으며 현재 기초 수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곡하와이 노조도 이번 주 중에 A 전 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해 경영진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부곡하와이는 우리나라 최초 종합 레저시설로, 창녕군 도천면 출신인 재일교포 배종성(작고)씨가 1979년 지금의 자리에 한국관을 열고 창업했다. 1981년 부곡 유원지 사업 허가를 받고 1982년 3월 부곡하와이 본관을 개관한 뒤 1986년에는 종합 휴양업 등록을 했다. 수천종의 열대식물이 있는 식물원과 워터파크 등 관광·놀이시설과 함께 트로트 가수 및 화려한 외국 가수들의 무대 공연 등이 인기를 끌면서 1980년대 한해 200만명 넘는 관광객이 찾았던 대한민국 최고 관광 명소로 각광받았다.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고 제주도 비행기 타는 것조차 어려웠던 시절, 부곡하와이는 가장 인기 있는 신혼여행지와 학생들 수학여행지였다. 소득수준 증가 등으로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부곡하와이는 관광 형태 변화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찾는 관광객이 계속 줄어 결국 지난 28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고 폐업했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17학번 중 누구와 하고 싶어?”…한양대 또 ‘성희롱’ 논란

    “17학번 중 누구와 하고 싶어?”…한양대 또 ‘성희롱’ 논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뒤풀이에서 성적인 농담이 오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던 한양대의 한 단과대학에서 또다시 성희롱 문제가 불거졌다.27일 한양대 학생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 대학 서울 캠퍼스의 한 건물에 ‘얼마 전 성희롱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됐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사퇴문’이란 제목의 글은 해당 학과 학생회 간부를 맡은 A씨에 의해 작성됐다. A씨는 본인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발언, 음담패설에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써놓았다. A씨는 “같은 학생회 간부 이모(20)씨가 개강 후 17학번 학우들과의 술자리에서 나를 대상으로 성적인 희롱 발언, 음담패설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보받아 공개한 내용을 보면 당시 술자리에서는 ‘전 여친과 ○○○ 중 누구와의 성관계가 더 좋았나’, ‘17학번 여학우들 중 누구와 하고 싶나’ 등의 부적절한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이씨와 17학번 남학생 등이 함께한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대화) 수위를 올려보자’고 제안하자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이러한 성적 발언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학과에서 학생 간 성적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올들어서만 두번째다. 지난달 ‘우리는 당신의 학우이지 성적 희롱의 대상이 아닙니다’는 제목의 대자보 2장이 같은 건물에 붙었다. 당시 작성자는 익명으로 “16학번 선배들이 동기와 후배를 대상으로 ‘○○를 먹고 싶다’는 식의 성적인 농담, 얼굴 평가, 외모 순위 매기기 외에 음담패설을 하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후 학교와 학과 학생회가 글을 작성한 피해자를 찾는 한편, 해당 발언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뒤풀이 자리에서 나왔음을 확인하고 이를 대학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했다. 현재 양성평등센터는 문제 발언을 한 학생의 징계를 상정한 상태다. A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성범죄 피해자는 더는 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론화했다. 가해자들의 성적인 평가·비교 발언에 책임을 꼭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년아 생각을 하고 살아라” 수십년간 폭언 일삼은 시립대 교수 파면

    “이년아 생각을 하고 살아라” 수십년간 폭언 일삼은 시립대 교수 파면

    수십년간 학생들에게 폭언과 성차별,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은 서울시립대 교수에 대해 서울시의회가 파면건의안을 의결했다. 서울시의회는 28일 제273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서울시립대 전임교원 파면 건의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시의회 건의안에 따르면 시립대 도시과학대 환경공학부 소속 김모(54) 교수는 수업 도중 대답을 못 하거나 틀린 답을 말한 학생에게 “빨갱이 새끼”, “모자란 새끼”, “병신 새끼”, “이년아 생각을 하고 살아라” 등 폭언을 퍼부었다. 또 수업마다 죽비로 어깨를 치면서 “맞으면서 수업 들을 자신이 없으면 수업을 듣지 말라”고도 말했다. 성희롱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김 교수는 “아이는 몇 명이나 낳을 거냐”, “30살 넘은 여자들은 본인이 싱싱한 줄 알고 결혼을 안 한다”, “여자들이 TV나 휴대전화를 많이 보면 남자아이를 못 낳는다”고도 했다. ‘검둥이’, ‘흰둥이’ 등 인종차별적 단어도 거리낌 없이 썼다. 김 교수의 이 같은 언행은 학생들이 대자보로 폭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그러나 시립대는 김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대신 교원윤리위원회에서 문제를 처리하고, ‘실명공개경고’ 등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시의회는 “피해자에 해당하는 학생은 휴학계를 내고 학업을 중단했지만, 정작 가해자인 김 교수는 연구년 교원에 선발돼 재충전을 위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형평성과 공정성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의안을 제안한 이신혜(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시의원은 “김 교수는 30년간 이리 해와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조교에게 욕설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며 “제자에게 탄원서를 내게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더는 교원직 수행 자격이 없고 파면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 시립대 폭언교수 파면건의안 의결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 시립대 폭언교수 파면건의안 의결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조상호·사진)는 4월 21일 제273회 임시회 제3차 기획경제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여, 최근 발생한 서울시립대학교(이하 “시립대”) 환경공학부 김모 교수의 학생인권침해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시립대의 대응을 따져 물었다. 시립대의 김모 교수는 강의 중 특정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거나 틀린 답을 말한 학생들에게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주는 욕설과 폭언을 일삼아 참다못한 학생이 학교에 대자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구체적으로 ‘대기관리’ 수업 중 특정질문에 대답을 못하거나 틀린 답을 말한 학생에게 폭언 “빨갱이 새끼야, 모자란 새끼야, 이 새끼야, 이년아, 생각을 하고 살아라 이놈아” 등 폭언을 일삼으며, 매 수업마다 대다수의 학생을 체벌(“맞으면서 수업들을 자신이 없으면 수업을 듣지 마세요.”, “대나무 죽비로 어깨를 침, 죽비가 없을 경우 주먹으로 머리를 침”)하고, 여학생들에게 “아이는 몇 명이나 낳을 것이냐”, “30살 넘은 여자들은 본인이 싱싱한 줄 알고 결혼을 안 한다”, “여자들이 TV나 핸드폰을 많이 보면 남자아이를 못 낳는다”, “여학생들은 그런 거 하지 말고 책 많이 읽거나 눈 감고 명상을 많이 해야 한다”, “일찍 애를 낳고 그런 것들을 즐겨라” 등의 성차별적인 발언, “검둥이”, “흰둥이” 등 인종차별성 발언, 수업 내용을 설명하면서 죽비로 때리는 등 불쾌한 직접적 신체접촉, 상담 중에 결혼 및 출산 계획을 질문하거나, 상습적인 학생 체벌 등을 지속적으로 가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상호 위원장(서대문4, 더불어민주당)은 “피해 학생이 김 교수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구 하였지만 시립대 측은 오히려 대자보 및 언론에 보도된 내용의 진위여부와 김교수의 체벌, 폭언, 성차별 발언의 수용가능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총장명의로 실시해 피해 학생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또한, 환경공학부 일부 교수는 수업 중에 대자보와 언론에 제보한 것에 대해 ‘학과 명예에 먹칠을 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등 해당학생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였으며, 교원윤리위원회 위원장이 학생에게 “이쯤에서 그만두는 것이 학생에게 이로울 것이다”라고 말하는 등 “사건의 축소·종결을 회유, 종용하는 등 학교 측이 조직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은폐 의도가 엿보인다” 며 시립대가 이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는 감추려고만 한 것이 아닌지 추궁했다. 더욱이 김 교수가 재직 중인 도시과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 명의로 환경공학부 학과 공지 단톡방에 ‘김 교수와 김 교수 가족이 이번 일을 겪으며 힘들고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일방적으로 피해자 측의 입장만 들으려 하는 학교본부와 외롭게 대응하며 상처를 많이 받으신 교수님이 강단에서 외롭고 불명예스럽게 물러나지 않도록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여 줄 것’을 선동하는 글과 함께 탄원서 샘플까지 올렸고 몇 몇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탄원서 샘플을 베껴 총장과 윤리위원장에게 탄원서를 제출했다. 현재 김교수가 재직 중인 대학원에 다니는 학생이 선동하였다는 것은 탄원서의 순수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환경공학부 학생은 총 80명인데 대부분 김 교수의 필수전공과목을 듣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의 피해학생이 더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학점 등에 따른 불이익을 당할까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교원윤리위원회는 처음에는 김교수에 대해서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으로 결정하였지만 이후 김교수가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시립대 교수가 전원으로 구성되어있는 교원윤리위원회 차원에서 종결하여 버렸다. 더욱이 교원윤리위원회차원에서 종결한다는 결정을 내린 회의의 회의록조차도 남겨놓지 않았다. 서울시의 모든 위원회의 회의는 녹취를 하거나 회의록을 작성하도록 되어있고, 교원윤리위원회 회의록은 영구적으로 보존해야하는 문서임에도 불구하고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은 점 등을 비추어볼 때 시립대의 이번 사건처리에 대하여 의구심을 일게 하고 있다. 현재 가해자인 김교수는 편안한 안식년을 취하고 있고, 시립대의 이해되지 않는 일 처리에 대한 충격으로 피해학생은 현재 휴학중에 있어 시립대의 일련의 사건 처리에 대해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조 위원장은 “시립대 징계위원회는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4명의 외부위원을 두고 있으나, 외부위원 중 2명은 시립대 명예교수, 1명은 시립대 초빙교수로, 외부인사는 단 한명에 불과하다” 라고 지적하고, “최근 5년간의 시립대 징계위원회 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으며, 이는 시립대 측의 제식구 감싸기 행태라고 보여진다” 심한 우려를 나타냈다. 기획경제위원회 위원들은 “서울시는 인권기본조례를 제정하는 등 시민의 인권을 중요시한다고 말하고 있는 반면, 서울시의 사업소인 시립대는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처사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시립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해당 교수에 대한 엄중하고 정당한 징계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파면건의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여 의결을 하는 한편, 향후 이러한 학생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재발방지대책을 강력히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추행 거짓소문에 대학교수 자살…제자에 몹쓸짓한 동료가 누명씌워

    부산의 한 대학교수가 성추행 누명을 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부산 서부경찰서와 동아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동아대 손모(33) 조교수는 부산 서구 자신의 아파트 9층에서 투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손 교수는 같은 해 3월 말 경주 야외 스케치 수업 이후 술자리에서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학내에 붙으며 성추행 의혹에 시달렸다고 한다. 손 교수는 자신이 지목된 데 대해 억울함을 토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 교수의 유족은 경찰과 대학 측에 손 교수의 결백을 주장하며 수사를 요구했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문제의 대자보를 붙인 사람이 손 교수가 재직하는 학과의 학생 A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D교수가 누가 그랬는지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해서 대자보를 붙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허위 사실을 쓴 대자보 때문에 손 교수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지난해 12월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은 동아대의 자체 조사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면이 전환됐다. 손 교수와 함께 야외 스케치 수업을 갔던 C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한 뒤 스승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이를 입막음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어 C교수는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숨기려고 손 교수가 성추행한 것처럼 거짓 소문을 퍼트린 것으로 동아대 측은 보고 있다. 동아대는 지난달 졸업을 앞둔 A씨를 퇴학 처분하고 지난 3일 C교수는 파면했다. 경찰은 동아대로부터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동료가 덮어씌운 성추행 누명으로 죽음 내몰린 젊은 교수

    동료가 덮어씌운 성추행 누명으로 죽음 내몰린 젊은 교수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누명을 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젊은 교수의 억울한 사건의 진실이 유족의 노력과 대학의 진상 조사, 경찰의 수사 등을 통해 약 8개월 만에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부산 서부경찰서는 허위 내용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로 부산 동아대 퇴학생 A(25)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5월 19일 A씨는 동아대 미술학과의 손모(35) 조교수가 성추행을 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것처럼 허위로 대자보를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손 교수는 부산 서구에 있는 아파트 자택 9층에서 몸을 던졌다. 앞서 손 교수는 지난해 3월 말 경주에서 진행한 야외 스케치 수업 이후 술자리에서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학내에 붙으며 성추행 의혹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지난해 5월 ‘성추행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사실상 손 교수를 겨냥한 대자보가 학내에 붙었다. 손 교수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성추행 의혹이 대자보를 통해 학내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알려지면서 몹시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 교수의 사망 후 그의 유족은 손 교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동아대에도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동아대는 자체 진상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문제의 대자보를 붙인 사람이 손 교수가 재직했던 학과의 학생 A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던 이번 사건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동아대의 자체 조사로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A씨가 쓴 대자보는 사실상 가해자로 손 교수를 지목하고 있었지만, 정작 피해 여학생을 성추행한 교수는 손 교수가 아닌 같은 학교의 동료인 B교수로 밝혀졌다. 지난해 3월 손 교수와 함께 야외 스케치 수업에 갔던 B교수는 성추행을 저지르고 나서 피해 여학생에게 접근해 성추행이 없었다는 다짐을 받는 등 진실을 은폐하고 있었다. 그러나 손 교수의 죽음에 괴로워하던 피해 여학생이 지난해 10월 동아대에 B교수의 성추행 사실을 알리면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학교는 B교수가 피해 여학생을 입막음하고,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손 교수가 성추행한 것처럼 거짓 소문을 퍼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대는 지난 3일 B교수를 파면했다. 특히 B교수는 선임 교수의 정년 퇴임으로 자리가 비는 정교수 자리에 손 교수를 배제하고 자신의 후배를 앉히려 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동아대는 또 손 교수와 같은 학과의 C교수도 이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C교수는 지난해 4월 한 시간강사를 성추행했다는 투서가 총장 비서실에 접수되자, 손 교수의 성추행 의혹을 내세워 관심을 돌리려고 A씨에게 대자보를 붙이도록 종용한 것으로 대학 측은 보고 있다. 결국 정교수가 돼 모교 강단에 서는 것이 꿈이었던 실력 있는 젊은 교수는, 동료가 퍼트린 거짓 성추행 소문에 절망감을 느껴 스스로 삶을 접어야 했다. 손 교수의 유족은 “B교수는 야외 스케치 뒤풀이 때 술에 취해 정신이 없었던 아들의 약점을 잡아 제자들과 짜고 성추행을 자백하라고 경위서를 강요하거나 학교를 그만두라고 협박했다”면서 “C교수는 정작 아들과 함께 야외 스케치를 가지도 않았던 A씨에게 ‘대자보를 쓰지 않으면 대학원에 진학 못 한다’고 협박해 강제로 거짓 대자보를 쓰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죽기 전까지 더러운 교수 사회에서 얼마나 치욕스런 나날을 보냈는지, 마음이 너무 쓰라린다”며 “진실을 밝혀내는 8개월 넘는 시간동안 말로 하기 힘든 고통이 따랐지만, 이젠 아들이 하늘에서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아대로부터 정식으로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B교수와 C교수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씻고만 가게 해달래서…” 한국외대, 선후배간 성추행 진상조사

    “씻고만 가게 해달래서…” 한국외대, 선후배간 성추행 진상조사

    지난해 한국외대 선후배 간 발생한 성추행 사건에 대해 학교 측이 뒤늦게 진상 조사에 나섰다. 16일 한국외대 등에 따르면 14일 교내 생활자치도서관에는 학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4시 30분쯤 같은 과 선배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 A씨는 “씻고만 가게 해달라는 같은 과 선배의 전화를 받고 부탁을 들어줬다”면서 “늦은 시간이었고 추운 날씨에 갈 곳이 없는 상황을 생각해 보았을 때 선배의 부탁을 딱 잘라 거절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가해자는 동의없이 침대에 올라가 강제로 키스를 시도했으며, 분명한 거부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성추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 사건 이후 A씨는 지난 학기 기말고사도 보지 못하고 학기를 끝낸 뒤 휴학하고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조사해 지난 1월 선배 B씨에게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피해를 주장하는 여학생과 상대 남학생의 말이 엇갈려 진상 조사를 하고 있다”며 “이후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세대에서 또…남학생 단톡방 성희롱 폭로 대자보

    연세대의 한 학과 남학생들만 모인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같은과 여학생들을 성희롱하는 대화가 오고 간 정황이 대자보를 통해 공개됐다.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는 ‘남톡방(남자 카톡방) 내 성희롱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이 달린 익명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 성격에 ○○○ 얼굴에 ○○○ 가슴이지 병신아” 등 동기 여학생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성희롱하는 대화 내용이 적혀 있다. 대자보 작성자는 “이 방에는 특정 학번의 모든 남학생이 초대됐다”며 “대화 내용 중 극히 일부를 발췌한 것”이라며 “성희롱은 2년 이상 지속해서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대자보는 철거된 상태다. 연세대 관계자는 “학교의 공식적 절차에 따라 교내 성평등센터가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면서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연세대 ‘카톡방 성희롱’ 논란…대자보 폭로

    연세대 ‘카톡방 성희롱’ 논란…대자보 폭로

    연세대 한 학과 남학생들이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을 성희롱한 정황이 폭로됐다. 6일 연세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는 ‘남톡방(남자 카톡방) 내 성희롱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 작성자는 “이 방에는 (모 학과) 특정 학번의 모든 남학생이 초대됐다”며 “동기 여학생의 실명을 거론한 성희롱이 2년 이상 지속해서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기 여학생 외모와 몸매를 품평하고 성적인 별명을 만들고 여학생 이름으로 성적인 삼행시를 짓는 등 행위가 난무했다”며 “이는 해당 남톡방 대화 내용 중 극히 일부”라고 덧붙였다. 대자보 작성자는 대화방 대화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현재 이 대자보는 철거된 상태다. 해당 학과 학과장을 맡은 A 교수는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면서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려대 지교과, 일부 학생에 특정과목 수강신청 불허 논란

    고려대 지교과, 일부 학생에 특정과목 수강신청 불허 논란

    고려대학교 지리교육학과가 ‘난교 파티(난파)’라는 이름으로 소모임을 만든 일부 학생들에게 특정 과목 수강신청 자격을 박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발족한 ‘난파’는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의 성 해방을 지향한다는 목표로 조직됐다. 그러나 이 학교 대학원 남학생이 난파 관계자에게 “학과 명예 실추가 우려됨으로 소모임 이름을 바꾸거나 학교, 학과를 붙이지 말라”고 요구했고, 이 논의가 외부로 불거지면서 난파는 보름여만에 해체됐다. 하지만 ‘난파’ 논란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6일 고려대와 이 학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면 A학과장은 사흘 전 ‘야외지리조사 수업 관련 안내’ 게시글에서 “‘난파’ 일부 구성원에게 ‘야외지리조사’ 과목 수강신청을 불허한다”고 공지했다. 학과장은 이들이 난파 해체 과정에서 언어폭력을 행사해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사자 간 분리원칙’에 따라 내린 조처라고 설명했다. 야외 답사를 다니는 수업의 특성상 갈등이 자주 빚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한 무리한 처분이라며 맞서고 있다. A학과장은 “난파 소속 학생들을 불편해하는 학생이 다수라고 판단해 교수 회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학칙에 관련 규정이 없는데도 학과장이 함부로 ‘월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학 여학생위원회는 A학과장의 수강신청 불허 처분을 ‘난파’ 탄압 사건으로 규정하고 대자보를 붙인채 서명을 받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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