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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속 북소리] 왕조차 두려워한 신문고

    [역사 속 북소리] 왕조차 두려워한 신문고

    이른 아침 북소리에 세조가 잠에서 깼다. “누가 무슨 연유로 신문고를 쳤느냐?” 대관내시가 아뢰기를 “지금은 시간을 알리는 누고(漏鼓)의 북소리입니다”라고 했다.세조에게 북소리는 날카로운 비수였다. 단잠을 쫓았고 깨어 있을 땐 뒷머리를 선선하게 했다. 어린 조카인 단종을 쫓아내고 왕위에 오른 그에게 정통성은 늘 부족했다. 민심도 흉흉했다. 백성들이 관리들의 부당한 행위를 고발하기 위해 치는 신문고 소리는 그래서 손끝에 들어온 바늘처럼 그를 찔렀다. 이런 심경이 신문고와 시간을 알리는 북소리를 혼동케 한 것이다. 결국 세조는 시간을 알리는 북소리와 헷갈리게 해 백성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신문고를 폐지했다. 하지만 신문고 폐지는 세조에게 또 다른 걱정거리를 안겨 줬다. 신문고가 없어지면서 지방 수령과 아전들이 백성들을 마음 놓고 수탈하고 있는 게 아닌지 염려스러웠다. 세조가 최초로 분대어사(分臺御史)를 조선 8도에 파견하여 민정을 시찰하고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한 것은 신문고를 대신한 고육책이었다. 분대어사는 조선 중기 이후 암행어사와는 달리 부정과 비리를 조사하고 적발할 수 있는 권한만 있고 범죄자를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처분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신문고가 다시 설치된 것은 20여년의 시간이 지난 성종 때였다. 성종의 뒤를 이은 연산군은 집권 초기 유교적 가치관에 따라 조정의 풍토를 쇄신하고 부패한 관리들의 기강을 세우는 데 진력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왕이 친히 인정전에 나가 관리들을 뽑는 문과시험을 주관하며 왕과 백성의 소통인 신문고와 관련된 과거시험을 출제(책문:策問)했다. “예로부터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길은 백성을 편안히 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나는 밤낮으로 백성들이 편안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려고 하는데 백성들은 신문고를 치고 편안하지 않으니, 중국 하·은·주 삼대와 같은 정치를 회복하는 데는 어떠한 설이 있겠느냐? 논술하라.” 연산군은 이처럼 즉위 초기 예의와 도덕을 바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노력했지만 점차 총기를 잃고 폭정으로 빠져들었다. 연산군의 실정으로 인한 왕권 실추는 신문고 역시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백성들은 이제 더이상 왕에게 부당하고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고 해결받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성들은 신문고를 치는 대신 벽서(대자보)와 한글익명서(삐라)를 이용해 왕의 부도덕성을 고발했다. 대궐 누각에는 “왕의 폭정에 항거하라”는 벽서가 붙었고 대궐 안팎과 고위관리들의 집에까지 “사람의 목숨을 파리머리 끊듯이 한다”며 왕의 폭정을 비판하는 한글 익명서가 뿌려졌다. 조선 500년 역사에서 신문고는 왕권·신권·백성이라는 세 주축의 보이지 않는 균형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왕의 권위가 강할 때는 왕은 신하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백성의 불만을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들의 부정이 없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왕의 권위가 미약하거나 심지어 없을 때는 신문고는 유명무실하거나 폐지의 길을 걸었다. 이렇게 신문고는 우여곡절과 부침을 겪으며 왕과 백성들 간의 민의의 소통 통로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했다. ■출처: 세조실록 2년,1456년 3월 8일, 성종실록 2년, 1471년 12월 15일, 연산군일기 3년, 1491년 9월 10일, 연산군일기 10년, 1504년 7월 19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남자친구 있어요?”, “괜찮은 여자 소개해줄까?”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이 일상적 대화가 어떤 이들에겐 이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성 소수자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렌스젠더)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연인은 단순히 남자와 여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같은 남자, 같은 여자 혹은 남자와 여자 모두 연인이 될 수 있다. 애인을 지칭하는 단어에 성별이 당연하듯 붙는 이유는 이성애자가 다수여서 그렇다. 다수의 가치관에 따라 법과 질서를 만드는 사회다. 그 속에서 소수자의 목소리는 배제되어왔다. 결혼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 동성애자들은 법적으로 혼인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는 2013년 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매년 혼인신고를 시도했지만, 좌절됐다. 해당 구청은 혼인신고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 “혼인이 기본적으로 남녀의 결합 관계라는 점에 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지금까지 혼인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정의해 온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종합해 현행법의 통상적인 해석으로는 동성인 신청인들 사이의 이 사건 합의를 혼인의 합의라고 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2016년 서울 서대문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 근거다. 동성혼에 대한 한국 주류사회의 인식을 보여준다.지난 5월 대만은 아시아국가 중 처음으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대만은 한국보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이다. 그럼에도 합법화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86년 대만의 인권운동가 치자웨이(59)가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동시에 성 소수자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앞서 2015년엔 미국이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미연방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그간 성 소수자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의 소망은 문명의 가장 오래된 제도 중 하나로부터 배제되어 고독함 속에 남겨지지 않는 것이다” ●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이어 금기시된 것들을 앞장서 깨뜨렸다. 성매매와 안락사를 합법화했으며, 대마초도 지정된 장소에서 피울 수 있다. 모두 시민의 토론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다. 이처럼 네덜란드가 사회 갈등요소를 드러내 공론화하는 이유는 ‘다원주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는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않는다. 차이를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법을 모색한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시몬느 소스는 타인과의 차이를 부정하는 것을 ‘시선의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한국은 어떨까. 지난 19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선 동성애가 주요 이슈였다. “동성애를 찬성하냐”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 질문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토론 말미에선 “동성애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동성혼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대학가 성 소수자들이다. 대자보가 연이어 붙기 시작했다. 대부분 자신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고백하는 글이었다.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한 셈이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붙은 ‘좋아해 마지않는 너에게’란 제목의 대자보는 페이스북에서 1000회 이상 공유됐다.●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의장 심기용씨는 “동성애에 대한 인식 차이는 세대 갈등의 양상”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동성혼, 동성애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세대 간 견해 차이가 뚜렷하다. 동성혼 법제화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 19~29세 응답자 6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60대 이상 응답자 중 찬성은 16%에 불과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을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사회가 불평등을 야기하는 구조적 조건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기성세대들은 아직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다”면서 “차이가 차별이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별을 반대하는 측에서도 엇갈리는 지점이 있다. 동성애와 동성혼에 대한 인식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적 지향성으로 차별한다면 이는 왼손잡이란 이유로 차별하는 것과 같다”면서 타고난 성 정체성을 부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동성혼 법제화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성혼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결혼을 인정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금 의원은 “간통죄가 인식이 변하면서 위헌이 된 것처럼 동성혼도 법제화에 앞서 토론과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현재 한국사회에도 동성 부부들이 실재하고 있다. 이들이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해서 생기는 불이익이 있다는 게 문제다. 당장 복지 사각지대가 생긴다. 동성 부부들은 배우자가 응급수술을 받을 때 보호자 동의란에 사인할 수 없다. 자녀를 입양해 기를 권한도 없다. 주택을 마련하는 데도 신혼부부 혜택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김조광수씨는 “그런 제약을 차치하고서라도 평등의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면서 “평등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인데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됐다. 합리적 이유가 없는 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물론 성별, 장애, 인종, 국적을 빌미로 행해지는 포괄적 차별에 대한 법안이다. 하지만 발의될 때마다 좌초되고 있다. 프랑스는 1999년 ‘시민연대협약(PACS)’을 도입했다. 전통적 결혼제도가 아닌 동거를 택한 부부에게도 법적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한국도 2014년 유사한 형태의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된 적 있다. 동거가족들도 기존 가족 관계와 같은 법적 보호를 받게 하는 법안이다. 이 역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잔인하지 않은 사람들의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잔인한 사회를 가능케 한다” 폴란드 출신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말이다. 사람들은 나의 일이 아니라서, 다수가 겪는 문제가 아니라서 어떤 이들이 겪는 고통을 모른 척 넘긴다. 황인찬 시인은 “소수자란 이유로 차별받는 현실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흑인 성 소수자의 삶을 다룬 영화 ‘문라이트’에 헌시를 바치기도 했다.대한민국은 아직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찬반을 물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속에서 그들은 끝없이 배제된 채 살아가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태호 등 MBC 예능 PD “김장겸 사장, 그만 웃기고 떠나라”

    김태호 등 MBC 예능 PD “김장겸 사장, 그만 웃기고 떠나라”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등 MBC 예능 PD들이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김장겸 현 MBC 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MBC의 막내 기자들도 사내 곳곳에 대자보를 내걸고 김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MBC 예능 PD 47명은 이날 성명에서 “김장겸 사장은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며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웃기기 힘들다”며 “사람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되었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열하는 거 진짜 웃긴다. 아무리 실력 있는 출연자도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쓴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까지 간섭하는 거 보면 지지리도 할 일이 없는 게 분명하다”며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아무리 시청률을 잘 뽑아도 멀쩡히 하던 프로그램 뺏긴다”고 폭로했다. 또 “PD가 아니라 노예가 되라 한다”고 주장했다. 예능 PD들은 “KBS, SBS는커녕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업을 만큼 제작비를 깎는다”며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출연료 얘기하기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사장님 귀빈’ 모시는 행사에는 몇억씩 쏟아 붓는다”고 적었다. 한편 MBC의 막내 기자들도 지난 21일 사내 곳곳에 대자보를 내걸고 김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회사는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사장 퇴진 성명을 대거 삭제했다. ‘조직 내 건전한 의사소통 활성화’를 위해 삭제와 차단을 일삼겠다는 부박한 자기모순은 누구의 발상이냐”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오전 게시된 대자보는 현재 사측에 의해 모두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입사한 MBC 공채 마지막 기수인 막내 기자들은 지난 1월 ‘MBC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를 묵인 축소로 일관해왔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출근정지 10일과 근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 이하 MBC 예능 PD 성명 전문 >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기 힘들다. 사람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되었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 검열하는 거 진짜 웃긴다. 아무리 실력 있는 출연자도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쓴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 까지 간섭하는 거 보면 지지리도 할 일이 없는 게 분명하다.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아무리 시청률을 잘 뽑아도 멀쩡히 하던 프로그램 뺏긴다. 생각하지 말고, 알아서 검열하고, PD가 아니라 노예가 되라 한다. 돈 아끼는 거 진짜 웃긴다. KBS, SBS는커녕 케이블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작비를 깎는다.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출연료 얘기하기가 부끄럽다. 늘 광고가 완판 되는 프로그램은 짐 싣는 승합차 한 대 더 썼다고 치도곤을 당했는데, “사장님 귀빈” 모시는 행사에는 몇 억 씩 쏟아 붓는다. 신입 못 받게 하는 거 진짜 웃긴다. 신입 공채는 막고 경력 공채는 기습적으로 열린다. 행여 끈끈해질까봐, 함께 손잡고 맞서 일어나 싸울까봐 경력직 PD들은 노동조합 가입도 못 하게 방해하며 누가 후배인지 언제부터 어떻게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얼굴들을 끝없이 늘려간다. 우리 꼬라지 웃겨 죽는다. 좋은 예능 만들겠다며 젊음을 쏟아 달려왔는데 어느새 보람도 보상도 없는 곳에 서있다. 회사는 시사교양국 없애고, 기자고 아나운서고 쫓아내고, 뉴스로 개그 하느라 정신이 없다. 회의실 편집실 촬영장에서 숱한 밤을 샜는데 남은 것은 얘기하기도 쪽팔린 이름 “엠빙신” 뿐이다. 웃긴 것 투성인데 도저히 웃을 수가 없다. 함께 고민하던 동료들은 결국 ‘PD다운 일터’를 찾아 수없이 떠났다. 매일 예능 뺨치게 웃기는 뉴스만 만드는 회사는 떠나는 동료들 등 뒤에는 ‘돈 때문에 나간다’며 웃기지도 않는 딱지를 붙인다.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웃음을 만들어야 한다. 웃기기 정말 힘들다. 웃기는 짓은 회사가 다 한다.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다. 2017년 6월 22일 예능 PD 강성아 권성민 권해봄 김명진 김문기 김선영 김윤집 김준현 김지우 김진용 김태호 김현철 노승욱 노시용 박진경 박창훈 선혜윤 손수정 안수영 오누리 오미경 유성은 이경원 이민지 이민희 이윤화 이재석 임경식 임남희 임 찬 장승민 장우성 정겨운 정다히 정윤정 정창영 조주연 채현석 최민근 최윤정 최행호 한승훈 한영롱 허 항 현정완 황지영 황철상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유라 송환] 딸 체포된 날, 최순실 징역 7년 구형 “유라 나쁜 아이 아니다… 용서해 달라”

    [정유라 송환] 딸 체포된 날, 최순실 징역 7년 구형 “유라 나쁜 아이 아니다… 용서해 달라”

    정유라(21)씨가 오랜 도피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그의 모친 최순실(61)씨는 법정에서 “국민과 재판부가 딸을 용서해 달라”고 호소했다.최씨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의 심리로 진행된 자신과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의 결심공판에서 “딸이 오늘 어려운 귀국길에 올라 가슴이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딸이 사춘기에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아 심하게 말한 것이지 나쁜 아이는 아니다”라며 “딸이 정치적 상황으로 승마를 포기해야 해 이대에 특별히 부탁할 이유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어 최씨는 “딸이 5살부터 승마를 했고 오로지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권력과 재력으로 대학에 들어갔다고 쓴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딸이 남은 생을 바르게 살아갈 수 있게 국민과 재판장이 딸을 용서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최씨와 최 전 총장에 대해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다른 법정에서도 재판을 받고 있는 최씨는 이대 입시·학사 비리와 관련해서는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사문서위조미수 등 4개 혐의로, 최 전 총장은 업무방해 및 국회 위증 등 2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특검은 업무방해 및 위증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남궁곤(56) 전 이대 입학처장에 대해 징역 4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하정희(40) 순천향대 교수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했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자신의 퇴진을 앞장서 요구했던 김혜숙 신임 총장의 취임식 날 구형을 받았다. 박충근 특검보는 이대 재학생들이 작성한 대자보 등을 인용하며 “이 사건은 배움을 통해 누구나 성공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회의 믿음을 무너뜨리고 공평성을 침해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다른 체육 특기생의 경우에도 정씨만큼 조직적인 개입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검찰, 폐업한 부곡하와이 경영비리 의혹 수사

    검찰, 폐업한 부곡하와이 경영비리 의혹 수사

    검찰이 경영난 등으로 최근 폐업한 경남 창녕군에 있는 관광휴양지인 부곡하와이의 경영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창원지검 밀양지청은 31일 부곡하와이 경영진 가운데 한명이었던 전 이사 A씨를 상대로 회사 경영 업무와 관련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전 이사는 지난 22일 직접 검찰에 찾아가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지난 18일 폐업을 앞둔 부곡하와이 사업장 안에 자신의 경영비리를 스스로 인정하는 자필 대자보를 붙였다. A 전 이사는 대자보에서 “업무를 하면서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개인용도로 사용해 왔음을 인정하며 이로 인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음을 뉘우친다”고 적었다. 그는 “무엇보다 법적 책임을 다하는 게 회사와 직원 여러분에게 대한 도리라 생각해 검찰에 직접 출두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법의 판단에 따라 추징된 금액 전부를 회사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A 전 이사는 또 다른 B 전 이사와 함께 부곡하와이 폐업 이전에 스스로 사퇴했다. 검찰은 A 전 이사에 대한 증거수집 등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A 전 이사가 직접 검찰로 찾아와 자수함에 따라 수사번호를 부여하고 정식 수사에 착수했으며 현재 기초 수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곡하와이 노조도 이번 주 중에 A 전 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해 경영진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부곡하와이는 우리나라 최초 종합 레저시설로, 창녕군 도천면 출신인 재일교포 배종성(작고)씨가 1979년 지금의 자리에 한국관을 열고 창업했다. 1981년 부곡 유원지 사업 허가를 받고 1982년 3월 부곡하와이 본관을 개관한 뒤 1986년에는 종합 휴양업 등록을 했다. 수천종의 열대식물이 있는 식물원과 워터파크 등 관광·놀이시설과 함께 트로트 가수 및 화려한 외국 가수들의 무대 공연 등이 인기를 끌면서 1980년대 한해 200만명 넘는 관광객이 찾았던 대한민국 최고 관광 명소로 각광받았다.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고 제주도 비행기 타는 것조차 어려웠던 시절, 부곡하와이는 가장 인기 있는 신혼여행지와 학생들 수학여행지였다. 소득수준 증가 등으로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부곡하와이는 관광 형태 변화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찾는 관광객이 계속 줄어 결국 지난 28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고 폐업했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17학번 중 누구와 하고 싶어?”…한양대 또 ‘성희롱’ 논란

    “17학번 중 누구와 하고 싶어?”…한양대 또 ‘성희롱’ 논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뒤풀이에서 성적인 농담이 오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던 한양대의 한 단과대학에서 또다시 성희롱 문제가 불거졌다.27일 한양대 학생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 대학 서울 캠퍼스의 한 건물에 ‘얼마 전 성희롱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됐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사퇴문’이란 제목의 글은 해당 학과 학생회 간부를 맡은 A씨에 의해 작성됐다. A씨는 본인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발언, 음담패설에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써놓았다. A씨는 “같은 학생회 간부 이모(20)씨가 개강 후 17학번 학우들과의 술자리에서 나를 대상으로 성적인 희롱 발언, 음담패설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보받아 공개한 내용을 보면 당시 술자리에서는 ‘전 여친과 ○○○ 중 누구와의 성관계가 더 좋았나’, ‘17학번 여학우들 중 누구와 하고 싶나’ 등의 부적절한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이씨와 17학번 남학생 등이 함께한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대화) 수위를 올려보자’고 제안하자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이러한 성적 발언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학과에서 학생 간 성적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올들어서만 두번째다. 지난달 ‘우리는 당신의 학우이지 성적 희롱의 대상이 아닙니다’는 제목의 대자보 2장이 같은 건물에 붙었다. 당시 작성자는 익명으로 “16학번 선배들이 동기와 후배를 대상으로 ‘○○를 먹고 싶다’는 식의 성적인 농담, 얼굴 평가, 외모 순위 매기기 외에 음담패설을 하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후 학교와 학과 학생회가 글을 작성한 피해자를 찾는 한편, 해당 발언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뒤풀이 자리에서 나왔음을 확인하고 이를 대학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했다. 현재 양성평등센터는 문제 발언을 한 학생의 징계를 상정한 상태다. A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성범죄 피해자는 더는 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론화했다. 가해자들의 성적인 평가·비교 발언에 책임을 꼭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년아 생각을 하고 살아라” 수십년간 폭언 일삼은 시립대 교수 파면

    “이년아 생각을 하고 살아라” 수십년간 폭언 일삼은 시립대 교수 파면

    수십년간 학생들에게 폭언과 성차별,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은 서울시립대 교수에 대해 서울시의회가 파면건의안을 의결했다. 서울시의회는 28일 제273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서울시립대 전임교원 파면 건의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시의회 건의안에 따르면 시립대 도시과학대 환경공학부 소속 김모(54) 교수는 수업 도중 대답을 못 하거나 틀린 답을 말한 학생에게 “빨갱이 새끼”, “모자란 새끼”, “병신 새끼”, “이년아 생각을 하고 살아라” 등 폭언을 퍼부었다. 또 수업마다 죽비로 어깨를 치면서 “맞으면서 수업 들을 자신이 없으면 수업을 듣지 말라”고도 말했다. 성희롱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김 교수는 “아이는 몇 명이나 낳을 거냐”, “30살 넘은 여자들은 본인이 싱싱한 줄 알고 결혼을 안 한다”, “여자들이 TV나 휴대전화를 많이 보면 남자아이를 못 낳는다”고도 했다. ‘검둥이’, ‘흰둥이’ 등 인종차별적 단어도 거리낌 없이 썼다. 김 교수의 이 같은 언행은 학생들이 대자보로 폭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그러나 시립대는 김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대신 교원윤리위원회에서 문제를 처리하고, ‘실명공개경고’ 등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시의회는 “피해자에 해당하는 학생은 휴학계를 내고 학업을 중단했지만, 정작 가해자인 김 교수는 연구년 교원에 선발돼 재충전을 위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형평성과 공정성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의안을 제안한 이신혜(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시의원은 “김 교수는 30년간 이리 해와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조교에게 욕설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며 “제자에게 탄원서를 내게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더는 교원직 수행 자격이 없고 파면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 시립대 폭언교수 파면건의안 의결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 시립대 폭언교수 파면건의안 의결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위원장 조상호·사진)는 4월 21일 제273회 임시회 제3차 기획경제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여, 최근 발생한 서울시립대학교(이하 “시립대”) 환경공학부 김모 교수의 학생인권침해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시립대의 대응을 따져 물었다. 시립대의 김모 교수는 강의 중 특정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거나 틀린 답을 말한 학생들에게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주는 욕설과 폭언을 일삼아 참다못한 학생이 학교에 대자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구체적으로 ‘대기관리’ 수업 중 특정질문에 대답을 못하거나 틀린 답을 말한 학생에게 폭언 “빨갱이 새끼야, 모자란 새끼야, 이 새끼야, 이년아, 생각을 하고 살아라 이놈아” 등 폭언을 일삼으며, 매 수업마다 대다수의 학생을 체벌(“맞으면서 수업들을 자신이 없으면 수업을 듣지 마세요.”, “대나무 죽비로 어깨를 침, 죽비가 없을 경우 주먹으로 머리를 침”)하고, 여학생들에게 “아이는 몇 명이나 낳을 것이냐”, “30살 넘은 여자들은 본인이 싱싱한 줄 알고 결혼을 안 한다”, “여자들이 TV나 핸드폰을 많이 보면 남자아이를 못 낳는다”, “여학생들은 그런 거 하지 말고 책 많이 읽거나 눈 감고 명상을 많이 해야 한다”, “일찍 애를 낳고 그런 것들을 즐겨라” 등의 성차별적인 발언, “검둥이”, “흰둥이” 등 인종차별성 발언, 수업 내용을 설명하면서 죽비로 때리는 등 불쾌한 직접적 신체접촉, 상담 중에 결혼 및 출산 계획을 질문하거나, 상습적인 학생 체벌 등을 지속적으로 가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상호 위원장(서대문4, 더불어민주당)은 “피해 학생이 김 교수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요구 하였지만 시립대 측은 오히려 대자보 및 언론에 보도된 내용의 진위여부와 김교수의 체벌, 폭언, 성차별 발언의 수용가능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총장명의로 실시해 피해 학생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또한, 환경공학부 일부 교수는 수업 중에 대자보와 언론에 제보한 것에 대해 ‘학과 명예에 먹칠을 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등 해당학생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였으며, 교원윤리위원회 위원장이 학생에게 “이쯤에서 그만두는 것이 학생에게 이로울 것이다”라고 말하는 등 “사건의 축소·종결을 회유, 종용하는 등 학교 측이 조직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은폐 의도가 엿보인다” 며 시립대가 이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는 감추려고만 한 것이 아닌지 추궁했다. 더욱이 김 교수가 재직 중인 도시과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 명의로 환경공학부 학과 공지 단톡방에 ‘김 교수와 김 교수 가족이 이번 일을 겪으며 힘들고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일방적으로 피해자 측의 입장만 들으려 하는 학교본부와 외롭게 대응하며 상처를 많이 받으신 교수님이 강단에서 외롭고 불명예스럽게 물러나지 않도록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여 줄 것’을 선동하는 글과 함께 탄원서 샘플까지 올렸고 몇 몇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탄원서 샘플을 베껴 총장과 윤리위원장에게 탄원서를 제출했다. 현재 김교수가 재직 중인 대학원에 다니는 학생이 선동하였다는 것은 탄원서의 순수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환경공학부 학생은 총 80명인데 대부분 김 교수의 필수전공과목을 듣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의 피해학생이 더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학점 등에 따른 불이익을 당할까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교원윤리위원회는 처음에는 김교수에 대해서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으로 결정하였지만 이후 김교수가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시립대 교수가 전원으로 구성되어있는 교원윤리위원회 차원에서 종결하여 버렸다. 더욱이 교원윤리위원회차원에서 종결한다는 결정을 내린 회의의 회의록조차도 남겨놓지 않았다. 서울시의 모든 위원회의 회의는 녹취를 하거나 회의록을 작성하도록 되어있고, 교원윤리위원회 회의록은 영구적으로 보존해야하는 문서임에도 불구하고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은 점 등을 비추어볼 때 시립대의 이번 사건처리에 대하여 의구심을 일게 하고 있다. 현재 가해자인 김교수는 편안한 안식년을 취하고 있고, 시립대의 이해되지 않는 일 처리에 대한 충격으로 피해학생은 현재 휴학중에 있어 시립대의 일련의 사건 처리에 대해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조 위원장은 “시립대 징계위원회는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4명의 외부위원을 두고 있으나, 외부위원 중 2명은 시립대 명예교수, 1명은 시립대 초빙교수로, 외부인사는 단 한명에 불과하다” 라고 지적하고, “최근 5년간의 시립대 징계위원회 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으며, 이는 시립대 측의 제식구 감싸기 행태라고 보여진다” 심한 우려를 나타냈다. 기획경제위원회 위원들은 “서울시는 인권기본조례를 제정하는 등 시민의 인권을 중요시한다고 말하고 있는 반면, 서울시의 사업소인 시립대는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처사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시립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해당 교수에 대한 엄중하고 정당한 징계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파면건의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여 의결을 하는 한편, 향후 이러한 학생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재발방지대책을 강력히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추행 거짓소문에 대학교수 자살…제자에 몹쓸짓한 동료가 누명씌워

    부산의 한 대학교수가 성추행 누명을 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부산 서부경찰서와 동아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동아대 손모(33) 조교수는 부산 서구 자신의 아파트 9층에서 투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손 교수는 같은 해 3월 말 경주 야외 스케치 수업 이후 술자리에서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학내에 붙으며 성추행 의혹에 시달렸다고 한다. 손 교수는 자신이 지목된 데 대해 억울함을 토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 교수의 유족은 경찰과 대학 측에 손 교수의 결백을 주장하며 수사를 요구했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문제의 대자보를 붙인 사람이 손 교수가 재직하는 학과의 학생 A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D교수가 누가 그랬는지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해서 대자보를 붙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허위 사실을 쓴 대자보 때문에 손 교수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지난해 12월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은 동아대의 자체 조사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면이 전환됐다. 손 교수와 함께 야외 스케치 수업을 갔던 C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한 뒤 스승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이를 입막음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어 C교수는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숨기려고 손 교수가 성추행한 것처럼 거짓 소문을 퍼트린 것으로 동아대 측은 보고 있다. 동아대는 지난달 졸업을 앞둔 A씨를 퇴학 처분하고 지난 3일 C교수는 파면했다. 경찰은 동아대로부터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동료가 덮어씌운 성추행 누명으로 죽음 내몰린 젊은 교수

    동료가 덮어씌운 성추행 누명으로 죽음 내몰린 젊은 교수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누명을 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젊은 교수의 억울한 사건의 진실이 유족의 노력과 대학의 진상 조사, 경찰의 수사 등을 통해 약 8개월 만에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부산 서부경찰서는 허위 내용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로 부산 동아대 퇴학생 A(25)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5월 19일 A씨는 동아대 미술학과의 손모(35) 조교수가 성추행을 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것처럼 허위로 대자보를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손 교수는 부산 서구에 있는 아파트 자택 9층에서 몸을 던졌다. 앞서 손 교수는 지난해 3월 말 경주에서 진행한 야외 스케치 수업 이후 술자리에서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학내에 붙으며 성추행 의혹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지난해 5월 ‘성추행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사실상 손 교수를 겨냥한 대자보가 학내에 붙었다. 손 교수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성추행 의혹이 대자보를 통해 학내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알려지면서 몹시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 교수의 사망 후 그의 유족은 손 교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동아대에도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동아대는 자체 진상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문제의 대자보를 붙인 사람이 손 교수가 재직했던 학과의 학생 A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던 이번 사건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동아대의 자체 조사로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A씨가 쓴 대자보는 사실상 가해자로 손 교수를 지목하고 있었지만, 정작 피해 여학생을 성추행한 교수는 손 교수가 아닌 같은 학교의 동료인 B교수로 밝혀졌다. 지난해 3월 손 교수와 함께 야외 스케치 수업에 갔던 B교수는 성추행을 저지르고 나서 피해 여학생에게 접근해 성추행이 없었다는 다짐을 받는 등 진실을 은폐하고 있었다. 그러나 손 교수의 죽음에 괴로워하던 피해 여학생이 지난해 10월 동아대에 B교수의 성추행 사실을 알리면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학교는 B교수가 피해 여학생을 입막음하고,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손 교수가 성추행한 것처럼 거짓 소문을 퍼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대는 지난 3일 B교수를 파면했다. 특히 B교수는 선임 교수의 정년 퇴임으로 자리가 비는 정교수 자리에 손 교수를 배제하고 자신의 후배를 앉히려 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동아대는 또 손 교수와 같은 학과의 C교수도 이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C교수는 지난해 4월 한 시간강사를 성추행했다는 투서가 총장 비서실에 접수되자, 손 교수의 성추행 의혹을 내세워 관심을 돌리려고 A씨에게 대자보를 붙이도록 종용한 것으로 대학 측은 보고 있다. 결국 정교수가 돼 모교 강단에 서는 것이 꿈이었던 실력 있는 젊은 교수는, 동료가 퍼트린 거짓 성추행 소문에 절망감을 느껴 스스로 삶을 접어야 했다. 손 교수의 유족은 “B교수는 야외 스케치 뒤풀이 때 술에 취해 정신이 없었던 아들의 약점을 잡아 제자들과 짜고 성추행을 자백하라고 경위서를 강요하거나 학교를 그만두라고 협박했다”면서 “C교수는 정작 아들과 함께 야외 스케치를 가지도 않았던 A씨에게 ‘대자보를 쓰지 않으면 대학원에 진학 못 한다’고 협박해 강제로 거짓 대자보를 쓰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죽기 전까지 더러운 교수 사회에서 얼마나 치욕스런 나날을 보냈는지, 마음이 너무 쓰라린다”며 “진실을 밝혀내는 8개월 넘는 시간동안 말로 하기 힘든 고통이 따랐지만, 이젠 아들이 하늘에서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아대로부터 정식으로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B교수와 C교수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씻고만 가게 해달래서…” 한국외대, 선후배간 성추행 진상조사

    “씻고만 가게 해달래서…” 한국외대, 선후배간 성추행 진상조사

    지난해 한국외대 선후배 간 발생한 성추행 사건에 대해 학교 측이 뒤늦게 진상 조사에 나섰다. 16일 한국외대 등에 따르면 14일 교내 생활자치도서관에는 학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4시 30분쯤 같은 과 선배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 A씨는 “씻고만 가게 해달라는 같은 과 선배의 전화를 받고 부탁을 들어줬다”면서 “늦은 시간이었고 추운 날씨에 갈 곳이 없는 상황을 생각해 보았을 때 선배의 부탁을 딱 잘라 거절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가해자는 동의없이 침대에 올라가 강제로 키스를 시도했으며, 분명한 거부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성추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 사건 이후 A씨는 지난 학기 기말고사도 보지 못하고 학기를 끝낸 뒤 휴학하고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조사해 지난 1월 선배 B씨에게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피해를 주장하는 여학생과 상대 남학생의 말이 엇갈려 진상 조사를 하고 있다”며 “이후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세대에서 또…남학생 단톡방 성희롱 폭로 대자보

    연세대의 한 학과 남학생들만 모인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같은과 여학생들을 성희롱하는 대화가 오고 간 정황이 대자보를 통해 공개됐다.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는 ‘남톡방(남자 카톡방) 내 성희롱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이 달린 익명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 성격에 ○○○ 얼굴에 ○○○ 가슴이지 병신아” 등 동기 여학생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성희롱하는 대화 내용이 적혀 있다. 대자보 작성자는 “이 방에는 특정 학번의 모든 남학생이 초대됐다”며 “대화 내용 중 극히 일부를 발췌한 것”이라며 “성희롱은 2년 이상 지속해서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대자보는 철거된 상태다. 연세대 관계자는 “학교의 공식적 절차에 따라 교내 성평등센터가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면서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연세대 ‘카톡방 성희롱’ 논란…대자보 폭로

    연세대 ‘카톡방 성희롱’ 논란…대자보 폭로

    연세대 한 학과 남학생들이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같은 과 여학생들을 성희롱한 정황이 폭로됐다. 6일 연세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는 ‘남톡방(남자 카톡방) 내 성희롱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 작성자는 “이 방에는 (모 학과) 특정 학번의 모든 남학생이 초대됐다”며 “동기 여학생의 실명을 거론한 성희롱이 2년 이상 지속해서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기 여학생 외모와 몸매를 품평하고 성적인 별명을 만들고 여학생 이름으로 성적인 삼행시를 짓는 등 행위가 난무했다”며 “이는 해당 남톡방 대화 내용 중 극히 일부”라고 덧붙였다. 대자보 작성자는 대화방 대화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현재 이 대자보는 철거된 상태다. 해당 학과 학과장을 맡은 A 교수는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면서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려대 지교과, 일부 학생에 특정과목 수강신청 불허 논란

    고려대 지교과, 일부 학생에 특정과목 수강신청 불허 논란

    고려대학교 지리교육학과가 ‘난교 파티(난파)’라는 이름으로 소모임을 만든 일부 학생들에게 특정 과목 수강신청 자격을 박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발족한 ‘난파’는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의 성 해방을 지향한다는 목표로 조직됐다. 그러나 이 학교 대학원 남학생이 난파 관계자에게 “학과 명예 실추가 우려됨으로 소모임 이름을 바꾸거나 학교, 학과를 붙이지 말라”고 요구했고, 이 논의가 외부로 불거지면서 난파는 보름여만에 해체됐다. 하지만 ‘난파’ 논란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6일 고려대와 이 학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따르면 A학과장은 사흘 전 ‘야외지리조사 수업 관련 안내’ 게시글에서 “‘난파’ 일부 구성원에게 ‘야외지리조사’ 과목 수강신청을 불허한다”고 공지했다. 학과장은 이들이 난파 해체 과정에서 언어폭력을 행사해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사자 간 분리원칙’에 따라 내린 조처라고 설명했다. 야외 답사를 다니는 수업의 특성상 갈등이 자주 빚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한 무리한 처분이라며 맞서고 있다. A학과장은 “난파 소속 학생들을 불편해하는 학생이 다수라고 판단해 교수 회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일부 학생들은 학칙에 관련 규정이 없는데도 학과장이 함부로 ‘월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학 여학생위원회는 A학과장의 수강신청 불허 처분을 ‘난파’ 탄압 사건으로 규정하고 대자보를 붙인채 서명을 받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김진태 의원, 모교에 탄핵반대 대자보 붙자 “눈물겹다”

    김진태 의원, 모교에 탄핵반대 대자보 붙자 “눈물겹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대자보가 붙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를 반겼다.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대자보 사진과 전문을 올리며 “서울대에 누명탄핵을 반대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얼마전 서울대생들이 뽑은 부끄러운 동문상 2위를 했던 나로선 눈물겹다. (1위는 우병우)”라고 밝힌 것이 28일 확인됐다.  김진태 의원은 “사랑하는 후배들아! 학교 마크에 있는 Veritas Lux Mea(진리는 나의 빛)를 가슴에 새겨다오. 세월이 흐른 뒤 후회해도 소용없단다”고 조언했다. 앞서 ‘탄핵반대 서울대인 연대’라고 밝힌 게시자는 대자보에 “탄핵은 부당하다”며 “부패한 정치권과 검찰, 언론이 야합한 정변은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대자보는 “JTBC의 태블릿PC 보도는 허위보도”라며 “또 특검은 선동된 여론을 등에 업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대자보에는 게시자의 소속학과, 이름이 공개되지 않아 실제 서울대생이 작성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서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탄핵반대 서울대인 연대라고 밝힌 게시자는 “학내에 등록된 단체는 아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장 블로그] 대학은 못난 폴리페서들 피신처가 아닙니다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대학교수를 폴리페서라고 합니다. 간혹 폴리페서들이 대학에 복귀할 때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홍익대)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숙명여대)이 그렇습니다. 김상률 교수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의 외삼촌입니다. 2014년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을 거쳐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됐습니다. 이후 차씨의 부탁으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사립학교법 61조는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할 때’ 교수를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숙대 총학, 평창 이권 개입 의혹 김상률 복귀 반대 2일 숙명여대 관계자는 “학내 사안이 아니어서 학교가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학교 외부 일로 교수에게 제재를 가할 때는 주로 기소 여부를 잣대로 삼는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 중이니 징계가 논란이 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에 김성은 숙명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계속 강단에 서 있으면 학생들과 현수막을 걸거나 대자보를 붙이겠다”고 주장합니다. 숙명여대 총학이 김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벌인 서명운동에는 학생 1695명이 참여했습니다. 김 전 장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씨의 대학원 은사로, 차씨가 최순실씨에게 장관직 임명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지난 9월 홍익대에 복귀한 김 전 장관에 대해 학생들은 퇴진을 요구했지만 학교는 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안종범 성대 ‘먹튀 사직’… 한양대 김종 직위해제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은 일찌감치 성균관대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하지만 ‘먹튀 논란’이 한창인데요. 파면을 당하면 불명예에다 연금이 깎이고 5년간 재임용도 안 된답니다. 구속은 됐지만 적어도 ‘파면’은 면한 것이죠. 한편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은 한양대에서 직위해제됐습니다. 폴리페서들이 다 이렇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취재 중 만난 한 대학생의 말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요즘 드러나는 폴리페서 행태가 그만큼 부정적이기 때문일 겁니다.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지 피신처가 아닙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김상률·김종덕 복귀에 대학생들 반발…“한양대는 직위해제했는데”

    김상률·김종덕 복귀에 대학생들 반발…“한양대는 직위해제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나 최순실씨의 측근이던 폴리페서(정치 참여 교수)들이 대학에 복귀하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특히 교수직을 유지하겠다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홍익대)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숙명여대)은 학생들의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학교는 난감해하는 눈치입니다. 학생들은 반발하지만 형이 확정되지 않은 교수를 마음대로 징계할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2일 숙명여대 관계자는 “학교 외부에서 벌어진 일로 교수에 제재를 가할 때는 주로 기소 여부를 잣대로 삼는다”며 “학내 사안이 아니어서 학교가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김성은 숙명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계속해서 강단에 서 있는다면 학생들과 함께 현수막을 걸거나 대자보를 붙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숙명여대 총학생회가 김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벌인 서명운동에는 학생 1695명이 참여했습니다.  사립학교법 61조에 따르면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할 때’ 교수를 징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상률 교수가 받는 의혹은 강단 밖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래서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김 교수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의 외삼촌입니다.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후 같은 해 12월 청와대에 입성했고, 이후 차씨의 부탁을 받고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씨의 대학원 은사이자 차씨가 최씨에게 장관직 임명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9월 문체부 장관직에서 물러나 홍익대 미술대학으로 복귀했는데요. 대학 측은 학생들의 퇴진 요구에도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은 일찌감치 성균관대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하지만 ‘먹튀 논란’이 한창인데요. 파면을 당하면 불명예에다 연금도 깎이고 5년간 재임용도 안된답니다. 그래서 안 전 수석이 연금 수령을 제한하는 사학연금법을 고려한 ‘먹튀’를 택했다는 거죠. 한편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은 한양대에서 직위 해제됐습니다.  교수가 정치를 하거나 정부 각료가 되는 것이 다 이와 같지는 않을 겁니다.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이들도 많겠죠. 취재 중 만난 한 대학생의 말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현실이 그만큼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지 피신처가 아닙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서울대 학생들 대학가 ‘동맹 휴학’ 동참···“대통령 즉각 퇴진하라”

    서울대 학생들 대학가 ‘동맹 휴학’ 동참···“대통령 즉각 퇴진하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의미로 최근 서울 지역의 일부 대학들이 동맹 휴학을 선포하고 있다. 성균관대, 성공회대, 경희대, 한양대, 서강대에 이어 서울대 학생들도 동맹 휴학에 동참했다. 대학가에 동맹 휴학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30일 서울대 학생 900여명은 낮 2시 30분 서울대 일부 교수들과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학내 집회를 열고 캠퍼스를 행진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1차 동맹휴업을 선포하고 하루 수업을 거부하는 대신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서울대 총학은 동맹휴업 결의문에서 “촛불 민심은 오직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반헌법 범죄자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운운하는 것은 야합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동맹휴업은 박근혜 정권에 맞서 학생으로서 사회적 기능을 멈추고 정권 퇴진을 우선 과제로 선언한다는 의미”라며 “기만적인 3차 대통령 담화에 맞서 즉각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교수진들도 동참하며 휴강과목도 늘었다. 휴강하는 과목은 적어도 3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 강사들도 이달 28일 ‘학생들의 동맹휴업을 지지합니다’라는 대자보를 학내 곳곳에 붙였다. 앞서 지난 10일 성균관대, 성공회대, 경희대, 한양대, 서강대 등에서 인권네트워크 ‘사람들’의 제안으로 첫 번째 동맹 휴학이 진행됐다. 당시 15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미국판 문화대혁명/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미국판 문화대혁명/오일만 논설위원

    조반유리(造反有理). 모든 반항과 반란에는 나름대로 정당한 도리가 있다는 말이다. 중국 대륙을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문화대혁명 당시의 대표적 구호였다. 기존의 사상, 문화, 풍속, 관습을 근원부터 파괴하는 광풍으로 이어졌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1966년 5월 16일 이른바 ‘5·16 통지’를 채택하면서 문화대혁명의 깃발을 올렸다. 당의 이름으로 부르주아 계급의 낡은 사상과 문화를 무산 계급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타파한다는 것이다. 문혁의 전위부대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홍위병이었다. 마오쩌둥은 자신이 직접 쓴 ‘사령부를 폭격하라’(?打司令部)는 대자보를 통해 홍위병을 선동했다. 홍위병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젊은 혈기를 이용한 마오식 권력투쟁이었다. 타도 대상이 된 지식인과 주자파(走資派·자본주의 추종세력)로 낙인찍힌 지도층들이 극심한 탄압을 받았다. 재판도 받지 않고 즉결 처형되거나 모욕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이도 부지기수였다. 문혁 기간 모든 학교가 문을 닫고 공장 가동을 중단한 채 극도의 사회적 혼란과 경제 파탄을 가져오면서 덩샤오핑의 말대로 중국의 발전을 20년 후퇴시켰다. 문화대혁명의 10년 광풍은 1976년 마오의 죽음으로 끝이 났다. ‘아웃 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세계는 충격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중국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트럼프의 승리는 미국 전통 정치를 맹렬히 공격했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미국판 문화대혁명”이라고 명명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는 개인의 패배가 아닌, 전통 엘리트 정치의 패배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그렇다. 트럼프 현상으로 불리는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은 기득권과 기성정치에 대한 소외층의 분노와 정치 엘리트들에 대한 반감의 총체적 결과다. 반란의 진원지는 일자리를 잃고 중산층에서 밀려난 백인 노동자들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막말과 기행으로 공화당 주류와 제도권 언론으로부터 파문당했지만 극단의 선동정치로 권력을 잡았다. 빈부 격차에 분노한 미국민들을 향해 ‘1%가 모든 것을 갖는 모순을 바꾸자’고 한 버니 샌더스보다 모든 잘못을 이민자와 외국에 돌렸던 트럼프가 최종 승리자가 됐다. 대약진 운동 실패로 국가주석에서 물러난 마오쩌둥이 불만에 찬 홍위병을 앞세워 주자파와의 권력투쟁에서 승리한 것처럼.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곪아 터진 빈부 격차와 상대적 박탈감은 주류 기득권 세력의 아성을 허물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집권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현상은 우리에게도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민주노총 “12일 청와대 앞까지 행진”… 경찰은 불허 방침

    민주노총 “12일 청와대 앞까지 행진”… 경찰은 불허 방침

    민주노총이 오는 12일 민중총궐기 집회 직후 10만명의 조합원과 함께 청와대앞까지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법원의 판단에 맡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전국 곳곳에서 시국선언과 촛불집회가 이어졌고 빈민, 비정규직, 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도 동참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옥외집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중총궐기 집회 직후인 오후 5시부터 조합원 10만명이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 경복궁역을 지나 청와대 인근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한 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제창한다는 내용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은 청와대 100m 이내를 집회·시위 금지구역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청와대 외벽에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교차로까지는 약 200m 떨어져 있어 문제가 없다”며 “경찰이 행진 금지를 내릴 경우 지난 5일 촛불문화제와 마찬가지로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찰 관계자는 “민주노총의 신고를 검토 중”이라면서 “하지만 해당 지역은 주거지역이며 교통 방해도 우려되는 데다 행진로가 미국대사관 앞을 지나기 때문에 허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난 5일과 마찬가지로 법원의 결정에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권진원, 신대철 등 30여명의 음악인은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중음악, 전통음악, 클래식 등 음악인 2300여명이 연명한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빈곤사회연대’도 광화문광장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40명의 참가자 중 20명이 쪽방이나 시설에 사는 빈민이었다. 이들은 “(정권은) 부정 수급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명목 아래 복지의 장벽을 공고히 쌓았다”며 “그러나 대통령을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은 복지 예산의 배가 넘는 금액을 사사로이 주물렀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립대 교수 190명은 박 대통령의 하야, 내각 총사퇴, 국회 중심의 과도거국내각 구성, 특별검사제 도입 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신학생 시국연석회의는 오후 7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신학생 총연합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에 나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일동’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한국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총연합회’는 국회 앞에서 정권 퇴진과 복지 확충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충북 청주의 성안길과 전북 전주 풍남문광장·장수군 장수성당 등지에서도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경기 군포 시민단체협의회’와 ‘박근혜 하야, 인천시민 비상행동’은 지역 주민을 상대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충북 충주여고 역사동아리 회원들은 교내 급식소 옆에 6장짜리 대자보를 붙여 박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씨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강원 원주의 북원여고 정문에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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