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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中)부담-중복지’ 정책 추진을 제시하며 세금·복지 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좌표로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는” ‘새로운 보수’를, 대야 관계에 있어선 진영 논리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자는 ‘합의의 정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국가 결산에서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며 “국회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는 더이상 지킬 수 없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단기 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등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원칙, 법인세가 성역이 될 수 없는 원칙, 재벌 처벌의 형평성 확립 등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 동참 ▲청년 일자리 전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 단가 인상 ▲보육정책 재설계 등 ‘공정한 고통분담·공정한 시장경제’를 제시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선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 고백도 있었다. 그는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 왔다”, “여야 포퓰리즘 경쟁이 국가 발전에 큰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후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며 “평택 2함대에 인양해 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의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문제와 재벌 개혁, 조세 형평성 원칙 등에 대해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얘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례적으로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명연설이었다”고 밝혔고,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다음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 제33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문 2015년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승 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세월호... 그리고 통합과 치유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 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 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 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복지 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 저는 지난 4월 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 일은 공무원연금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低부담-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高부담-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高부담-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中부담-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보육 개혁 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R&D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中부담-中복지의 시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 ●사회적경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 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안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 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단독] 프랑스 파리 중학생들 9월부터 한국어 배운다

    프랑스 파리의 중학생들이 오는 9월부터 한국어를 학교 정규교과로 배운다. 프랑스 중학교에서 한국어 과목이 정규교과로 개설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부련 프랑스 주재 한국교육원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파리의 귀스타브 플로베르 중학교가 오는 9월 신학기부터 정규 수업에서 1개반 20여명 이상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최근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채택된 것은 이런 관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중학교 정규과정에서 외국어를 배우면 제2외국어로 분류하고, 고교 정규과정에서 배우면 제3외국어로 분류한다. 이번에 중학교에서도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생겨나면서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격상되는 셈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의 초·중·고교에서 한국어를 배운 학생은 28개 고교 2378명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 아틀리에(방과후수업) 형태로 배우며, 정규과목으로 채택한 곳은 4개 고교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제2외국어 격상에 이어 한국어를 프랑스 국가교육과정에 편입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프랑스에 유학생 기숙사인 한국관이 완공되는 2017년까지 한국어를 국가교육과정에 편입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어가 정식 국가교육과정이 되면 프랑스 대입 시험인 바칼로레아에서 한국어 회화 시험으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귀스타브 플로베르 중학교는 파리에서 다문화 가족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13구역에 위치한 전교생 500명 규모의 공립 학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오늘의 눈] 잔소리하지 말라/장형우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잔소리하지 말라/장형우 사회부 기자

    아들이 ‘중2’다. 설마설마했는데 진짜 무섭다. 반말에 고성은 기본이다. 방문에는 ‘들어오지 마시오’가 붙어 있다. 굵은 글씨에 반항기가 가득하다. 매일 아침, 들어가면 안 되는 그 방에 들어가 학교 가라고 잠을 깨운다. 그러면 들어오지 말라고 했는데 왜 들어왔냐며 짜증을 낸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는 왜 늦게 깨웠냐고 또 짜증을 낸다. 늦을 때 늦더라도 ‘까치집’을 짓고 학교에 갈 순 없다. 지각 위기 상황에서도 휘파람을 불며 머리카락을 말린다. 보고 있으면 속이 터진다. 하지만 이럴 때 “빨리 하라”고 잔소리해서는 안 된다. 잔소리를 하는 순간 싸움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실 헤어드라이어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아들은 이미 지각하지 않기 위해 어디서부터 뛰어야 할지 계산을 마친 상태다. 매일 아침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어머니에게 “두들겨 팰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너는 더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최근 미국 피츠버그의대와 UC버클리, 하버드대의 공동 연구팀이 14세의 청소년 32명에게 어머니의 잔소리를 녹음한 음성을 30초 정도 들려주고 뇌의 활성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자녀들이 잔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대뇌변연계의 활성도는 증가했고,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과 상대의 관점을 이해하는 두정엽과 측두엽 접합부의 활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잔소리를 듣게 된 자녀들의 뇌가 사회적 인식 처리를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당초 의도와 달리 잔소리가 뇌를 멈추게 한다는 뜻이다. 모든 국민은 학생이었거나, 학생이거나, 학생이 된다. 대부분은 학부모가 되고, 학부모였다. 그래서 모든 국민은 나름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제각각의 이상적 대학 입시제도를 그려 보곤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상적인 대입제도는 있을 수 없다. 그런 게 있었다면 아마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똑같은 대입제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고교 내신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전형), 대학별고사(논술 전형), 대학수학능력시험(정시) 등으로 구성된 현재의 입시체제 역시 이상적 대입제도를 향한 고민이 담겨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대학을 가야 하는 고3 수험생 입장에서는 내신성적도 좋아야 하고, 비교과 활동도 열심히 해야 하며, 논술 준비도 하면서 수능 공부도 해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 확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교육부, 입시업체, 대학 등은 큰 변화가 없다는 것부터 학생부 및 특기자 전형, 대학별고사 강화 등 제각각의 해석을 내놨다. 학부모와 학생, 일선 고교 교사들은 ‘또 뭐가 바뀌는 건가’라며 불안해한다. 불안의 원인은 대통령 발언의 구체적 근거와 전후 맥락이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구체적 논의가 불가능한, 우리 사회의 이성을 멈추게 한 잔소리였다. 현행 대입제도가 도입된 지 10년도 되지 않았다. 제도 안착의 과도기다. 그리고 무언가를 바꾸려면 ‘3년 예고제’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 임기는 3년이 남지 않았다. zangzak@seoul.co.k
  • 특성화고 졸업생·재학생 ‘대학 문’ 두드리고 싶다면…

    특성화고 졸업생·재학생 ‘대학 문’ 두드리고 싶다면…

    대기업 취직과 국제대회 수상, 아파트 2채와 승용차까지 장만했지만 반복되는 삶에 회의감이 밀려왔다. ‘고졸’이라는 학력의 벽을 뛰어넘겠다는 생각에 퇴근 뒤 ‘일반기계기사’ 자격증 공부를 했지만, 학력의 벽은 또다시 앞을 가로막았다.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하나 생각할 즈음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을 알게 됐다. 부랴부랴 창원대 메카융합학과 야간학부에 지원해 합격해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교육부가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시행했던 ‘대학입학과 대학생활’ 수기 공모전 우수상을 받은 조재우(27·창원대 2학년)씨 이야기다.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 선발 인원이 매년 급격하게 늘고 있다. 6일 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에만 이 전형으로 모두 4687명을 선발한다. 이는 정부가 2009년 청년 고용률을 높이고 능력중심 사회를 구현하겠다며 국정과제로 추진한 ‘선취업 후진학’ 정책에 따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7일 청년위원회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 입직하고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선취업 후진학 시스템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할 정도여서 이런 기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은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를 졸업하고 산업체 근무 경력이 3년 이상인 재직자가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다. 2010학년도에는 3개 대학에서 265명을 선발했지만, 2014학년도에는 59개 대학이 3788명, 2015학년도에는 66개 대학이 5074명을 선발했다. 올해에는 68개 대학이 모두 4687명을 뽑는다. 선발 인원은 다소 줄었지만, 올해 전체 선발 인원이 11만명 가까이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이런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은 대부분 수시에 몰려 있다. 4687명 가운데 수시에서 95%에 해당하는 4440명을 선발하고 정시에서는 247명만 선발한다. 수시에서 대부분을 뽑는다는 것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부담이 적다는 뜻으로, 서류와 면접 등 비교과 비중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직장을 다니면서 따로 수능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그동안 대학 공부가 부족해 아쉬웠던 이들은 상향 지원을 고려해 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예를 들어 가천대는 면접 비중이 100%에 이른다. 단국대 죽전캠퍼스는 서류로 100%를 선발한다. 경희대는 서류 70%와 면접 30%로 선발한다. 선발 인원이 100명을 넘는 곳도 있다. 중앙대 지식경영학부는 서류 100%로 225명을 수시에서 선발한다. 한양대 응용시스템학과는 학생부 종합평가 100%로 160명을 선발한다. 직장인을 겨냥해 야간으로 선발하는 대학도 많다. 국민대는 기업융합학과에서 48명, 기업경영학부에서 116명을 선발하는데, 모두 야간 학과다. 내년부터는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도 재직자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바뀌기 때문에 경쟁이 다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 전형을 노린다면 올해 더 과감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 교육연구정보원은 “교육부가 고졸 재직자들이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학생, 기업 및 대학 관계자 등 현장의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6월에 후진학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며 “일반 학생들보다 대입 진학이 수월한 편이기 때문에 대학에서 요구하는 서류나 면접의 유형 등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성화 고교 출신자 특별전형(정원외)은 145개 대학에서 모두 3452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144개 대학이 3614명을 선발한 것보다 162명 감소한 숫자다. 2013학년도에는 156개 대학에서 7240명, 2014학년도에는 155개 대학에서 6631명을 선발했다. 매년 선발 인원이 줄고 있지만,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좋다면 일반 고교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게 교육연구정보원의 분석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재인 “국회의원 400명은 돼야” 이유는?

    문재인 “국회의원 400명은 돼야” 이유는?

    국회의원 400명은 돼야 문재인 “국회의원 400명은 돼야” 이유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6일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가 부족하다”면서 “400명은 돼야 한다”고 말해 국회의원 정수를 현재의 300명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2015 다함께 정책엑스포’에 참여, 적정국회의원 숫자를 ‘스티커 붙이기’ 형태로 설문하는 부스에 들러 ‘351명 이상’이라는 의견에 스티커를 붙인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국민에게는 그렇게 인식되지 않고 있지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 (인구수 대비 의원 비율이) 낮다”면서 “국회의원 수를 늘리면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를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의원정수를 늘려야) 직능 전문가를 비례대표로 모시거나 여성 30% (비례대표 보장)도 가능해 진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가 국회의원 정수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현재 가동중인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이 문제가 핵심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당인 새누리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이면서 국회의원 증원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새정치연합 당내 일각에서도 앞서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의견이 나온 바 있다. 유인태 의원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석을 늘리지 않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느냐”면서 “또 우리나라 인구에 비하면 의원을 늘릴 필요가 있지만 국민 정서 때문에 겁이 나서 말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기식 의원도 “OECD 소속 국가 평균으로 하면 우리나라의 의원 정수가 평균 이하”라면서 “2004년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의원 정수는 356명 정도가 평균에 부합하다는 연구가 있다”고 가세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같은 날 현행 300명인 의원정수를 확대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 강화에 있는 경로당에서 열린 지역 간담회에서 문 대표의 의원정수 확대 주장을 비판하는 한 참석자의 발언에 “의원 정수 문제는 지금 우리가 300명인데 이걸 더 늘려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인구가 많은 지역과 적은 지역 간 차이가 2대 1을 넘으면 안 된다고 났기 때문에 선거구를 조정해야 한다”면서 “선관위 의견을 들어보니까 지역구에서 두 개 늘어나면 다 해결된다고 하는데 (이를 위해) 300석에서 두석을 더 늘릴 것이냐, 비례대표에서 두 석을 줄여서 300석을 유지할 것이냐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선거구획정과 관련해선 우리 국회의원들이 절대 손을 대선 안 된다”면서 “선관위에 완전히 넘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평택·가평·철원대첩 영광 누가 이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평택·가평·철원대첩 영광 누가 이을까

    흔히 ‘대첩’이라고 하면 임진왜란 3대 대첩인 행주대첩, 한산도대첩, 진주대첩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 다소 생소한 ‘3대 대첩’이 있습니다. 바로 평택대첩, 가평대첩, 철원대첩인데요. 역사책에도 없는 3대 대첩이라니. 많은 분들이 “이게 뭐지?”하고 의아하게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난데없이 왜 역사 공부를 하라는 건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김상중씨 톤으로 말씀드리자면, 그런데 말입니다. 군 장병과 예비역들에게는 임진왜란 3대 대첩 만큼, 아니 오히려 더 익숙한 대첩이라고 합니다. 총·칼 하나 사용하지 않고 사상자도 없이 참가한 모두가 빛나는 승리를 거뒀다고 하는데요. 이 정도 힌트를 드리면 살짝 눈치채는 분들도 있겠네요. 바로 ‘군통령’들의 꿈의 무대인 ‘걸그룹 3대 대첩’입니다. 여기서 “소녀시대 ‘한양대첩’을 왜 빼느냐”고 화를 내는 팬들도 있겠지만 전 군 장병 위문공연만 거론하겠습니다. 2011년 9월 6일 경기 평택 2함대. 푹푹 찌는 날씨에도 우리 해군 장병들은 미동도 하지 않고 초조하게 누군가를 기다렸습니다. 피켓에다 플래카드까지 정성을 다한 손글씨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습니다. 누가 등장했을까요. 이날 무대에서 단연 이목을 끈 걸그룹은 당시 최고 주가를 올리던 ‘씨스타’였습니다. 무대에 가까운 쪽부터 마치 사자후를 연상케 하는 함성이 들리기 시작했고, 모든 장병들의 얼굴은 열기로 달아올랐습니다. ‘군통령’을 ‘대세’로 밀어올리는 ‘위문공연의 힘’ 씨스타는 강렬한 댄스와 함께 ‘쏘 쿨’, ‘마 보이’ 등 히트곡을 열창했고, 장병들은 악을 쓰듯 떼창으로 화답했습니다. 보통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어 무대를 가리면 뒤쪽에서는 욕설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이날 장병들은 그렇게 여유를 부릴 겨를조차 없을 만큼 분위기가 과열됐다고 합니다. 씨스타는 공연을 마친 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지만 장병들은 “앵콜!”을 연호하며 이 행복한 시간이 정지되길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SBS 라디오 공개방송으로 마련돼 에이핑크, 달샤벳, 주얼리, 나인뮤지스 등 다른 많은 걸그룹이 출연했지만 대세는 역시 씨스타였습니다. 이듬해 6월 18일 경기 가평의 한 군부대. 이번엔 육군입니다. 이날 국군방송 위문열차 공개방송을 지켜보는 장병들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무대 사회자가 “실력과 외모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가요계의 여신! 헬로비너스의 무대입니다!”라고 외치자 흡사 거대한 파도가 일어나듯 장병들이 튀어올랐고, 헬로비너스는 히트곡 ‘비너스’를 열창하기 시작했습니다. 장병들이 환호하는 공연장 모습을 누군가 촬영해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헬로비너스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죠. ‘가평대첩’과 관련한 입소문이 이어져 헬로비너스는 장병들이 뜨거운 여름을 견딜 수 있도록 도와줄 또 하나의 군통령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2013년 11월 4일. 국군방송 위문열차는 좀 더 동쪽으로 이동해 강원도 철원으로 갔습니다. 여기서 또 역사가 탄생하게 되는데 바로 AOA의 ‘철원대첩’입니다. AOA의 히트곡 ‘흔들려’는 섹시한 안무가 인상적인 곡인데, 한창 혈기왕성한 장병들의 눈앞에 그 무대가 펼쳐졌으니 설명하지 않아도 반응이 어땠을 지 상상이 될 겁니다. 특히 포인트 안무인 ‘입술 춤’과 ‘스트레칭 춤’이 나오자 휘파람이 난무하고 장병들의 함성 때문에 철원 전체가 들썩들썩할 정도였습니다. ‘여신의 강림’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는데요. 당시 영상이 마찬가지로 인터넷에 공개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실제 영상을 보면 장병들의 함성으로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난해 10월 8일에는 여러분도 잘 아는 ‘EXID 하니 직캠 영상’이 만들어져 EXID를 대세로 밀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11월 공개된 ‘파주 한마음 위문공연’이라는 이름의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가 지금까지 1200만회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사실 EXID는 앞서 8월 신곡 ‘위아래’를 내놨지만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요. 9월 말부터 군부대 위문공연에 주력하면서 누구도 상상 못했던 결과를 얻게 됩니다. 11월 들어 방송활동을 마치려는 시점에 이 공연 영상이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면서 ‘차트 강제 소환’, ‘차트 역주행’, ‘음악프로그램 1위’라는 신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영상은 멤버 하니의 섹시한 안무 위주로 촬영됐지만 당시 공연을 관람했던 장병들은 당시 이미 EXID를 군통령으로 올려놨을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고 합니다. ‘대첩’이라는 단어는 붙지 않았지만 군 위문공연의 영향력이 얼마나 높은 지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팬들의 열정과 장병들의 함성이 어우러져 빚어낸 ‘꿈의 무대’ 걸그룹 대첩의 역사를 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군 위문공연의 특수성 때문에 당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공연 영상이 공개되면서 더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는 점인데요. 팬이 자발적으로 올린 영상이 ‘군통령’에서 ‘대세’로 영역을 확장하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우레와 같은 장병들의 열렬한 응원 영향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갑자기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란 쉽지 않습니다. EXID의 사례에서 보듯이 운도 많이 따라줘야 합니다. 그래서 물 위에 떠 있는 우아한 백조가 수면 아래에 있는 발을 열심이 젓듯이 수많은 걸그룹들이 ‘군통령’에 오르기 위해 쉴틈없이 강행군을 하고 있는 것이겠죠. 과연 올해는 누가 대첩을 쓰게 될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이 기사를 군에서 본다면 행사를 추진하기 전 여러분의 댓글을 참고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장병들도 마음 속으로 “우리 부대로 공연을 왔으면…”하는 바람이겠죠. 군 관계자들도 사기 진작에 걸그룹 위문 공연만한 것이 없다고 대체로 공감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장병들은 꼭 대세가 된 유명 걸그룹에게만 환호를 보내진 않는다고 합니다. 비록 신인이어서 실수도 하고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도 장병들의 눈에는 모두 ‘여신’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제대하면 이들이 걸그룹을 떠받치는 열혈팬이 되겠지요. 새로운 역사가 기대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1)“힘들어 죽겠다”는 예비군 훈련장…무슨 일이? (2)군통령들의 꿈의 무대 ‘걸그룹 대첩’ (3)대한민국 육·해·공군 무기의 세계 (4)‘로보캅2’에 등장한 국산총 아시나요 (5)한국 vs 일본 군사력 우위 논쟁…진실은?
  • [이태동 鐘樓에서] 책 읽지 않는 ‘문화융성시대’는 없다

    [이태동 鐘樓에서] 책 읽지 않는 ‘문화융성시대’는 없다

    2년 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할 때 대통령은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때 우리는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문화는 곧 생활”이라며 앙드레 말로 문화부 장관과 함께 ‘현대판 르네상스’를 일으켰던 시대를 생각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융성을 이룩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아, 국민들에게 추상적으로 들리기까지 했다. 물론 그동안 정부와 청와대는 문화융성 사업의 일환으로 게임 산업과 ‘케이팝’ 같은 청소년 중심의 대중문화 부분과 정보기술(IT)과 관련이 있는 콘텐츠 산업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그러나 과연 새로운 ‘문화융성 시대’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의 확대만으로 열릴 수 있을 것인가. 왜냐하면 문화융성은 ‘문화가 역사’가 되는 르네상스 시대처럼 높은 수준의 미학적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혼(魂)을 움직일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가진 예술의 탄생을 조건으로 하기 때문이다. 바람같이 지나가는 대중문화 예술과는 달리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깊은 울림으로 인간을 보다 나은 모습으로 변신하게 하는 문화 예술의 탄생과 번영은 그것에 상응하는 문화적인 풍토를 필요로 한다. 존 듀이는 “야만인이 야만인이며 문명인이 문명인인 것은 그가 참여하고 있는 문화에 의한 것이다. 이 문화의 척도는 그곳에 번영하는 예술이다”라고 했다. 작금의 우리나라 문화 풍토는 문화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예술을 생산할 수 있는 선진국의 그것과는 너무 먼 거리에 있는 것 같다. “문화는 언어의 조건이며, 그 산물”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거칠고 저급한 막말을 거침없이 토해내고 이기적인 진영 논리에 묻혀 “표현의 자유”를 잘못 이해하고 상대방을 헐뜯고 비방하는 짓을 서슴없이 행한다. 이러한 반윤리적이고 야만적인 작태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감염되어 그들 사이에 망국적인 지역감정이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새로운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사태까지 갔다. 더욱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의 미래를 열어 갈 청소년들이 문화 창조를 위한 상상력의 보고(寶庫)인 책 읽기를 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청소년은 스마트폰에 빠져 있고 교실에서 책을 읽으면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이렇게 슬픈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기계문명의 편의와 더불어 공허하고 쾌락적인 삶을 추구하는 잘못된 사회 풍조가 곳곳에 만연하며 더욱이 치열한 대입경쟁이 그들로부터 책 읽을 시간적 여유를 박탈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은 학생들의 소질과 가능성을 발견해서 꽃을 피우게 하는 일보다 입시 위주로만 교육을 하는 교사들의 인식 부족 때문인 점도 없지 않다. 그들은 책 읽기가 학습 능력 발달은 물론 인격 형성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는 것 같다. 책 읽기는 단순한 게임 오락과는 달리 인식론적인 깨달음을 가져다 주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오히려 학습효과를 보이지 않게 높여 줄 뿐만 아니라 창조정신은 물론 삶에 대한 지혜와 교양을 넓혀 준다. 선진국 진입을 열망하는 이 나라의 내일을 짊어지고 나갈 청소년들이 책 읽기를 멀리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성숙하지 못한 우리 사회와 대학이 근시안적인 안목과 편견으로 인문학 교육을 고사(枯死)시켜 왔던 것이 결국 부메랑 현상으로 나타난 결과일 것이다. 인간 교육 없는 수요자 중심 교육만이 사회발전을 위한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기 원한다면, 국민의 의식 수준을 높이기 위한 책 읽기를 통해 상상력의 꽃을 피우게 하며 척박하고 후진적인 문화 풍토를 개선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독서 생활이 인간에게 가져다 주는 품격과 교양의 문화 가치는 게임과 케이팝과 같은 한류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책을 읽지 않는 ‘문화융성 시대’는 없다.
  • 포스트잇 엄마마음 구청장님 들리나요

    포스트잇 엄마마음 구청장님 들리나요

    “동대문구 답십리동에는 고등학교가 없어요. 빨리 고등학교를 지어 주세요.” “아이 교육문제로 강남으로 이사를 많이 하는 상황입니다. 동대문구에도 믿고 대입을 준비할 수 있는 고등학교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일 동대문구청 5층 대회의실 앞 게시판의 노란 포스트잇에 지역 학부모들의 마음이 담긴 글들이 하나둘씩 붙여졌다. 학부모 82명은 동대문구 교육 현안 문제를 유덕열 구청장에게 포스트잇으로 전했고 유 구청장은 하나씩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맘톡다톡(Mom Talk 多 Talk) 학부모 열린 토론회’를 열었다. 구와 동부교육지원청이 함께한 이번 토론회는 ‘2015학년도 예비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사업 안내’와 ‘마을교육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학부모 참여 방안과 역할’을 주제로, 학부모 8~10명씩 한 모둠을 이뤄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방과 후 프로그램 ▲재능기부를 활용한 교육활동 ▲진로·직업교육 지원방안 등을 선택해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모둠별 토론 진행자로 나선 학부모들은 지난달 30일 토론 진행방법 및 진행자로서의 교육을 받아서인지 알찬 토론회로 이끌었다. 또 자유발언 포스트잇 게시판을 마련, 토론 후 학부모들이 구청장과 교육장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직접 전달하는 방안을 같이 고민했다. 유 구청장은 “이번 토론회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협력하고, 지역 내 3만 5000여명의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지원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생각나눔] 엄마도 大入 교육…답답한 한국 교육

    [생각나눔] 엄마도 大入 교육…답답한 한국 교육

    서울시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학부모 대상 입시 연수를 실시한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수원은 이달부터 12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중·고교 학부모의 맞춤형 진학지도 지원을 위한 아카데미를 연다고 1일 밝혔다. 입시전문업체 등이 주최하는 일회성 진학설명회는 일반적이지만 사설 기관도 아닌 교육청이 직접 1년 과정의 학부모 대상 입시 연수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엄마의 정보력’이 자녀 입시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교육 당국이 시인한 것으로, 그만큼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고 매우 복잡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 강남 지역 등의 일부 학부모들이 입시철에 거액을 들여 사설 컨설팅업체로부터 자녀 입시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연수원 관계자는 “대입전형 간소화 정책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각 대학의 전형을 모두 합하면 2900여개에 달하고 이마저도 매년 바뀐다”면서 “학부모에게도 입시 관련 전문 지식이 요구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입시 컨설팅 등에 들어가는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아카데미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 대학진학지원단 소속 교사 및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는 이번 연수는 2일 ‘학생부 종합전형과 2016~17 대입전형’을 시작으로 ‘2016 대입 수시전형’, ‘2017~18 대입전형’ 등 대부분 입시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한다. 고3 학부모 김모(46·주부)씨는 “고3 엄마가 ‘고생엄마’라고 하지만, 딸 대학 보내려고 입시 연수까지 받아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연구원은 “대입 제도가 복잡하지 않고 변화가 거의 없는 외국에서는 생각하기도 어려운 프로그램이지만 입시 컨설팅 관련 사교육비가 매년 급증하는 상황에서 교육 당국이 직접 나선 것은 참신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홍혜정 기자의 돈 되는 행정정보]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보상받으세요

    [홍혜정 기자의 돈 되는 행정정보]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보상받으세요

    서울의 공기가 나빠지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미세먼지 농도가 2013년, 2014년 연속 증가한 데 이어 올 들어 벌써 세 번이나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미세먼지 농도가 24시간 이동평균 120㎍/㎥ 이상 또는 시간당 평균농도 200㎍/㎥ 이상이 2시간 지속될 때 내려지는데요. 미세먼지 농도 악화 원인은 내몽골과 중국 북부지방에 심한 가뭄으로 황사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최근 수도권에 비 오는 날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는 쓰레기를 태울 때나 공장, 자동차에서도 발생합니다. 특히 경유 자동차는 미세먼지를 많이 내뿜는 ‘천덕꾸러기’로 집중 조명 대상이 됐는데요. 자동차 제작 기간이 오래되고 대형일수록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합니다. 서울시는 매연을 뿜으며 공해를 유발하는 오래된 경유차에 대해 조기 폐차(9990대), 매연저감장치 부착(4320대), 액화석유가스(LPG)엔진 개조(100대) 등 저공해 조치를 지원합니다. 우선 시는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하면 보험개발원에서 산정한 분기별 차량기준액에 따라 150만원부터 100%(저소득층 110%)까지 지원합니다. 2000년 12월 이전에 생산된 9990대입니다. ‘조기 폐차 보조금 지급 대상 확인 신청서’를 한국자동차환경협회(1577-7121)에 사전 제출해 지원 대상 확인서를 발급받으면 됩니다. 폐차 뒤 자동차 말소등록증, 통장 사본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되고요. 시는 폐차 확인 서류 등 검증을 거쳐 7~10일 이내 차량 소유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또 시는 노후 경유차부터 매연저감장치 부착 및 LPG엔진 개조 시 보조금을 160만원에서 최대 1059만원까지 지원합니다. 대상 차량은 2001~2002년 2.5t 이상 경유차 중 저공해 조치를 취하지 않은 4420대입니다. 저공해 조치명령을 받은 차량 소유주는 매연저감장치나 엔진을 개조할 때 정부 지원금을 제외한 자기 부담률 10%(저소득층 5%)를 내야 합니다. 조치명령을 어기면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 제46조 제2항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jukebox@seoul.co.kr
  • 선행학습금지법 따라 대입 전형 손질…“인원 줄이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학습금지법)에 따라 각 대학들이 잇따라 입학 전형을 손질하고 있다. 1일 전국 대학들이 일제히 공개한 대학별 입학전형 선행학습 영향평가에 따르면 대학별고사를 통한 선발 인원은 줄어들고, 시험은 쉬워진다. 이번 공개는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대학의 경우 입학 전형의 선행학습 유발 여부에 대한 영향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와 다음해 입학전형 계획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한 선행학습금지법 및 시행령에 따른 조치다. 서울대는 2016학년도 수시 일반전형의 수의과대학 인·적성 문항이 기존 6개에서 5개로, 정시 일반전형 의과대학의 인·적성 문항은 4개에서 2개로 줄어든다. 연세대는 논술 및 구술 문항 출제에 고교 교사가 참여해 의견서를 제출하는 한편 1학년 재학생도 참여시키기로 했다. 경희대는 학생부종합전형 중 네오르네상스 전형, 고른기회전형, 단원고 특별전형 등에서 영어 지문이나 수학 등 교과 문제풀이식 문항을 출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국외대는 2016학년도 수시 외국어특기자전형에서 대학별고사를 폐지하고 서류평가로 대체한다. 대학별고사 전형의 선발 인원을 줄이는 대학들도 있다. 고려대는 2017학년도 수시 논술전형 모집 인원을 2016학년도보다 7% 줄여 103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서강대도 2015학년도에 468명을 뽑았던 수시 논술전형 선발인원을 올해 405명으로, 구술면접을 봤던 알바트로스특기자 전형을 142명에서 134명으로 줄인다. 한양대는 수시 논술전형을 585명에서 520명으로 줄이고, 줄어든 인원은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뽑기로 했다. 중앙대는 지난해 177명을 모집했던 수시 특기자전형을 2016학년도에는 아예 폐지한다. 서울시립대는 201명이던 수시 논술전형 선발 인원을 190명으로 줄이고, 수능최저학력 기준도 폐지했다. 대신 학생부종합전형 인원을 340명에서 403명으로 늘렸다. 한편 이날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선행학습금지법 발의자였던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학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수능 출제 범위 조정 등을 연계하는 등의 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강 의원은 “논의를 거쳐 선행학습금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교육대학 수시 준비 이렇게… 인성교육 강화로 면접 비중 커져

    교육대학 수시 준비 이렇게… 인성교육 강화로 면접 비중 커져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교육대는 최근 대입에서 매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전국 10개 교대가 수시모집에서 주로 학생부와 서류, 면접 등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정부의 인성교육 강화 정책에 따라 올해는 특히 면접이 강화될 전망이다. 교대 진학과 관련해 올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 30일 입시업체인 진학사와 함께 알아봤다. 교대의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는 학생부와 면접이다. 다만 전형요소의 반영비율이 학교별로 차이가 커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시행하는 대학을 선택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시에서 학생부 교과와 학생부 종합을 시행하는 서울교대는 1단계에서 학생부나 서류로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면접을 보는데, 2단계에서 면접의 비중이 5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면접 준비는 미리 해 둬야 한다. 반면 공주교대는 1단계에서 서류 100%로 선발하지만 2단계 면접 비율이 9.8%에 불과하다. 학생부 교과 위주로 선발하는 대학에서는 단계별 전형이 시행되고, 면접이 있더라도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비중이 크지 않아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내신관리에 힘써야 한다. 교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교과 전형은 대체적으로 전학년 평균 2등급 이내가 합격선으로 형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교과성적을 반영할 때 전 과목을 모두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기억하자. 일부 교대는 합격선이 전학년 평균 1등급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 충족까지 요구한다. 학생부 종합으로 선발하는 대학은 내신관리와 함께 서류와 면접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남은 기간 새로운 비교과 활동을 하기보다는 학교에서 지금까지 해 온 활동이나 실적 등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 교대에 지원하려는 이유와 이를 위해 지금까지 해 왔던 활동에 관해 차분히 정리해 보는 시간을 반드시 갖자. 이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자기소개서 내용을 토대로 친구들과 모의면접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의면접을 통해 발음이나 성량, 태도 등의 나쁜 습관 등을 고치고, 따돌림문제, 태도가 불량한 학생에 대한 대처법, 교실에서 문제상황 발생 시 대처법 등 교육과 관련된 이슈를 정리해 면접 예상 질문 등도 만들어 연습하는 게 좋다.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 서류는 대부분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를 반영한다. 이 중 자기소개서는 일반 4년제 대학과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다만 질문 문항 중 ‘초등학교 교사가 되려고 노력한 내용’에 관한 것을 기재토록 하는 대학들이 있으니 이를 챙겨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도 ‘왜 초등학교 교사가 되려고 하는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다만 두루뭉술하게 하기보다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면접은 기본적으로 기초지식,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력 등을 판단한다. 여기에 교직 사명감이나 교직관, 교사로서의 품성과 자질 및 태도, 공동체 의식 등도 매우 중요한 평가요소다. 기본적인 질문을 통해 수험생의 인성과 표현력, 문제해결력을 파악하고, 교직과 관련한 추가질문을 출제하거나 조별토의, 집단면접을 하기도 한다. 면접은 학교별로 면접 방식과 출제 경향 등을 미리 알아두고 준비를 해 두길 권한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홈페이지 등에서 지난해 면접 문제 등을 점검해 보는 일은 필수다.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시한 예·효·정직·책임·배려·협동 등 5가지 덕목에 맞는 여러 상황 등을 가정하고 답하는 연습도 권한다. 남학생들은 특히 모집인원의 성비적용을 살필 필요가 있다. 교대는 단일학과인 초등교육과로 수험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선발인원이 대체적으로 많은 편이다. 하지만 성비 적용 여부에 따라 지원 가능 점수와 성별 유불리 현상이 심하다. 예를 들어 경인교대는 지난해에 성비적용을 70%까지 했지만, 올해는 이를 폐지했다. 그래서 여학생들이 대거 몰릴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부산교대는 여전히 성비적용을 65%까지 하고 있다. 수능 반영 비율은 전체 교대에서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대구교대·부산교대·진주교대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경인교대·광주교대·춘천교대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교생활을 충실히 해 왔고 성적이 크게 나쁘지 않으면 수월하게 교대에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교대는 허수 지원자가 별로 없어 사실상 준비를 꼼꼼히 해야 한다”며 “올해 입시부터 인성평가가 강화되기 때문에 희망 대학의 면접 출제경향이나 인성평가 기준 등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고3 자녀 대입 성공하려면 먼저 ‘고생 엄마’ 돼야

    고3 자녀 대입 성공하려면 먼저 ‘고생 엄마’ 돼야

    고3 엄마는 ‘고생 엄마’다. 자식을 위해 못하는 게 없는 고3 엄마는 자녀 건강을 살펴야 하는 주치의, 영양가 있는 음식을 해 주는 영양사, 얼굴만 딱 봐도 심리 상태를 읽을 수 있는 심리학자다. 그러나 진짜 고수인 고3 엄마가 되려면 입시 정보까지도 줄줄 꿰고 있는 ‘입시 컨설턴트’ 역할도 해야 한다. 교육평가 전문기관 유웨이중앙교육의 도움으로 성공하는 고3 엄마가 꼭 실천해야 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봤다. 1. 생활기록부, 모의고사 성적표 복사하자 성공적 전략은 냉정한 현실 파악에서 나온다. 따라서 자녀의 학교 생활과 성적을 파악해야 한다. 아직까지 자녀의 성적이나 학교생활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나이스(neis.go.kr)에 접속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프린트하자. 2학년 때까지의 모의고사 성적표도 함께 보관하자. 이를 통해 향후 자녀의 진학 전략이 수시가 적합한지, 정시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워 보자. 2. 자녀에게 맞는 정보를 취사선택하자 3월부터 다양한 입시 설명회가 열린다. 열성적인 엄마는 지역을 불문하고 입시 설명회를 다닌다. 고3 엄마가 입시 설명회를 찾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는 비단 정보 공유 때문만은 아니다. 말소리 하나 놓칠세라 열심히 받아 적는 경쟁 엄마들을 통해 새삼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설명회장에 무리를 지어 다니기도 하지만 진정한 고수 엄마들은 조용히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무차별적인 정보는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자녀에게 맞는 정보의 취사선택도 입시설명회를 찾는 엄마들의 능력이다. 3. 인터넷 ‘손품’을 팔아 정보를 얻자 입시설명회는 다녀도 온라인 정보에는 깜깜한 학부모들이 있다. 하지만 입시설명회가 오프라인 정보 공유의 장이라면, 학부모 커뮤니티나 입시 사이트는 온라인 정보 공유의 장이다.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동병상련을 느끼고 노하우를 나누고 입시 기관의 사이트에서는 실질적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또 목표 대학의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해 새로운 정보가 있는지 확인해 보자. 자녀에게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몇 군데를 선택하고 집중적으로 클릭하자. 4. 입시용어, 전형명, 수험생 은어 알아 두자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속담처럼 성적표를 보고도 무슨 뜻인지 몰라 헤매는 학부모들이 있다. 바로 어려운 입시용어 때문이다. 표준점수, 변환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 낯선 용어들이 등장하게 된다. 입시 용어는 영어 단어를 외우듯이 암기해야 한다. 3월 첫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아들고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 정도의 개념은 이해해야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가 유리한지, 대학이 요구하는 성적 방식이 어떤 형태인지 알 수 있다. 또한 수시 전형의 경우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명들을 사용한다. 대학들이 사용하는 전형명도 자주 접해 눈에 익히는 것이 좋다. 이 밖에 수험생들의 애환과 고충이 담긴 은어를 알아 가며, 자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센스 있는 전략도 필요하다. 5. 모의고사 등 각종 시험 일정을 저장해 두자 모의고사 시험 당일 미역국을 끓여 주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의고사 및 학교 시험 일정들을 미리 알고 저장해 두는 것이 좋다. 자녀에게 시험 기간을 뒤늦게 묻기보다 엄마가 먼저 체크해 미리미리 준비해 두자. 시험 기간 동안 자녀가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집안 환경을 조성해 두자. 더욱 센스 있는 엄마라면 대학별 모의 논술 시험 일정 등을 정리하고, 바쁜 자녀를 대신해 신청도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6. 자녀의 진로 계획을 존중하자 학생부 종합전형에 지원하고자 하는 자녀의 경우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서류전형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자녀가 미래에 대한 진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이때 엄마는 자녀의 진로 계획을 믿고 존중해 줘야 한다. 엄마의 꿈이 아닌, 자녀의 꿈이 진취적으로 설계될 수 있도록 엄마는 자녀의 진로 계획을 듣고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자녀는 자기 주도적인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다. 7. 엄마에게는 정신력과 체력이 필요하다 고3 수험생만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수험생의 뒷바라지를 위해서는 엄마의 체력, 특히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자녀의 성적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는다면 몸도 마음도 지치게 된다. 길게 가는 입시 경주에서 엄마도 체력전이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 잘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당한 운동이 중요하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에서 오는 슬럼프를 극복하기도 쉽다. 또한 엄마도 진정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정신적인 멘토가 필요하다. 선배 고3 엄마와의 대화도 좋고, 속시원히 자녀의 진로를 상담할 수 있는 입시 컨설턴트와의 상담도 필요하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회배려·공헌자 전형 잘 보세요

    사회배려·공헌자 전형 잘 보세요

    올해 대입에서도 ‘고른 기회 전형 확대’라는 정부의 정책 취지에 따라 사회 배려 및 공헌자 전형의 선발 인원을 확대한 대학들이 눈에 띈다. 경희대는 고른기회Ⅱ 전형에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재학생을 추가로 지원 자격에 포함하면서 선발 인원을 지난해 40명에서 올해 60명으로 늘렸다. 경기대 역시 사회배려대상자 전형에 단원고 졸업예정자와 의사상자 및 자녀를 추가했으며, 국가독립유공자와 농어촌학생, 기회균형선발을 통합해 고른기회대상자 전형으로 선발한다. 사회배려대상자, 고른 기회 전형과 같은 특별전형의 경우 학생부 교과 비중이 큰 일반 전형에 비해 합격 가능성이 높은 편이므로 대학별·전형별로 지원 자격과 선발 인원 변화를 파악해 지원 자격에 해당되는 전형을 목표로 지원 계획을 세워 보도록 하자. 사회배려 및 공헌자 전형에서는 단계별 전형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1단계에서 학생부를 포함한 서류평가를 진행하고, 2단계에서는 1단계 합격자 중 서류와 면접의 합산 점수가 높은 학생을 최종 선발한다. 서류 평가 비중이 크므로 지원 자격을 증명하는 각종 서류를 비롯한 자기소개서 등 대학별 제출 서류를 빠짐 없이 정성껏 준비해야 한다. 학생부 성적도 활용되므로 평상시 체계적인 학생부 관리도 필수다. 2단계에서는 면접을 통해 1단계 서류 평가에 대한 확인 등 종합적 평가가 이루어지며 전공 적합성, 인성, 발전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진행된다. 자기소개서 등 서류 작성 시에는 자신의 환경을 극복하고자 노력해 온 과정, 환경을 극복하고 이루어 낸 성과 등에 대해 솔직히 작성하는 것이 좋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교과성적 미반영·수능 최저 없는 전형도 있다

    교과성적 미반영·수능 최저 없는 전형도 있다

    대학을 지원할 때에는 대개 자신의 적성과 성적을 최우선으로 꼽는다. 하지만 선발인원이 몇 명인지, 지원하려는 대학의 모집전형에 내가 잘 맞는지도 따져 봐야 한다. 대입 전형이 세분화하면서 같은 학과라도 전형을 달리해 여러 명씩 쪼개 뽑는 사례가 흔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발표한 2016학년도 대학입학 시행계획 주요사항을 통해 올해 수시모집에서 전형 유형별 모집인원이 많은 학과를 30일 살펴봤다. 논술전형은 올해 28개교에서 모두 1만 5349명을 선발한다. 성균관대는 학부계열로 100명이 넘는 인원을 선발하는 모집단위가 세 개다. 성균관대 논술우수전형은 논술 60%와 학생부 40%로 선발하는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기준이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로 높아 논술 대비 못지않게 수능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화여대에서는 사회과학부와 경영학부가 논술전형으로 100명을 선발한다. 이 밖에 고려대, 서강대, 동국대, 연세대, 홍익대 등도 50명 이상씩을 논술전형으로 선발한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서울대·성균관대·이화여대·한양대에서 2개씩의 모집단위가 10위권 안에 들어 있을 정도로 집중해 선발하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이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 학생부 종합전형으로는 성균관대 글로벌인재전형 사회과학계열이 141명 모집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이어 한양대 경영학부가 114명을 모집한다. 특히 한양대 학생부 종합전형은 교과성적을 직접 반영하지 않고, 면접과 수능 최저기준도 없다. 학생부에 기재된 활동만으로 평가하고,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제출 또한 없다. 수상 실적, 창의적 체험활동, 과목별 세부 특기사항을 통해 적성 40%,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과 창의적 체험활동 부분에서 인성 30%, 성장잠재력 30%를 반영한다. 교내활동이 우수하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해 볼 만하다. 자연계열 학생부 종합전형은 이공계열로 모집하는 카이스트에서 가장 많이 뽑는다. 이어 유니스트, 성균관대, 지스트, 서울대, 포항공대 순으로 많은 인원을 모집한다. 이공계특성화 대학이 주로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계열 혹은 학부 단위로 모집하기 때문에 수학, 과학 관련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갖춘 학생들이라면 지원을 고려해 보자. 학생부 교과 전형은 대체로 지방 대학에서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수능이 생각만큼 성적이 안 나오거나. 논술 준비가 미흡하다면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경주대 외식조리학부가 205명으로 가장 많이 선발한다. 학생부 교과성적 90%와 출결 5%, 봉사실적 5%를 합산해 선발한다. 원광대, 전남대·동아대·조선대 경영학부에서는 100명이 넘는 인원을 이 전형으로 선발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광진구 ‘래미안 프리미어’ 319가구… 구의역 5분

    광진구 ‘래미안 프리미어’ 319가구… 구의역 5분

    삼성물산이 서울 광진구에서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 주상복합 아파트(조감도)를 분양한다. 자양4재정비촉진구역 분양 물량으로 59~102㎡짜리 아파트 264가구, 31~65㎡짜리 오피스텔 55실이다. 조합원 분을 제외한 84㎡ 109가구와 102㎡ 20가구 아파트와 오피스텔 51실이 일반분양 대상이다.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는 38만㎡에 2700여 가구가 들어서는 구의·자양재정비촉진지구에 있어 도시 인프라가 풍족하다. 첨단업무복합(7만 4259㎡), 첨단업무지원(3만 8551㎡), 상업업무복합(8만 9073㎡), 주거복합(3만 2121㎡) 등 다양한 시설로 개발된다. 공공문화복합시설 및 공원, 광장 등의 공공용지도 15만 1347㎡가 조성된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2·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역도 가깝다. 뚝섬한강공원과 서울 어린이대공원도 가깝다. 지하에는 아파트 가구창고를 갖췄다. 태양광 발전, 지열 냉난방 시스템으로 공용관리비를 아낄 수 있게 설계했다. 문화센터와 피트니스를 지상에 설치, 쾌적성도 높였다. (02)400-1888.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커버스토리] 공부에 스펙에 가위눌리다

    [커버스토리] 공부에 스펙에 가위눌리다

    ●교과 공부도 벅찬데 동아리·봉사·체험활동까지 서울 강서구의 일반고 2학년생 최모(17)군은 요즘 잠을 제대로 못 잔다. 이따금 가위에 눌리기도 한다. 반에서 중간 정도 하는 지금 성적으로는 내년 대학입시에서 ‘인서울’(서울 지역 대학 진학)은 언감생심이기 때문이다.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교과 공부도 벅찬데 이른바 ‘자동봉진’(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까지….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심란할 뿐입니다. 친구들 중에는 벌써 대입을 포기한 애들까지 있어요.” 최군은 “성적도 올려야 하는데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제)에 필요한 학교생활기록부의 창의적 체험활동에도 시간이 많이 든다”면서 “막막하고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대한민국 고2, 특히 대입에 매진하는 일반고 2학년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내신에, 수능에, 각종 활동까지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지경이다.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의 특목고는 물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일반고도 정도는 다르지만 ‘청춘’들의 머릿속은 똑같이 복잡하다. ●대입 비교과 전형 갈수록 늘어 학생들 부담 가중 특히 최근 2년간 교과 및 수능 중심 대입에서 이른바 비교과 전형이 강세를 보이면서 학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27일 서울신문이 서울 지역 10개 대학의 입학 전형 변화를 분석한 결과 비교과 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다시 높아졌다. 연세대는 올해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12.0%를 선발한다. 2014학년도 학교생활우수자로 7.3%를 선발했던 서강대는 지난해 전체 모집 인원의 13.9%, 올해는 15.4%를 뽑는다. 성균관대는 올해 전체 정원의 16.1%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비슷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공부 경쟁 못지않게 비교과 경쟁 또한 심각한 상황이 된 것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비교과 영역이 중요해지면서 수능과 논술, 학생부까지 다양한 전형에 일찍부터 대비하느라 학생들은 오늘도 ‘잠 못 이루는 밤’을 지새우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커버스토리] ‘1人 2技’형 박도은양의 하루 (하나고 2학년)

    [커버스토리] ‘1人 2技’형 박도은양의 하루 (하나고 2학년)

    “제가 아침에 친구들을 다 깨우죠. 왜냐하면 제가 가장 일찍 자니까요.” 전국형 자율형사립고인 하나고 2학년생 박도은(17)양은 27일 아침에도 기숙사 룸메이트들을 깨우는 ‘알람’ 역할을 했다. 학생들의 하루는 군대처럼 아침 점호에서 시작된다. 2009년 개교한 이 학교의 가장 특징적인 프로그램으로는 ‘1인 2기’를 들 수 있다. 학생들의 예체능 능력을 키워 주자는 것이지만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을 위한 비교과 활동의 연장이기도 하다.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전교생은 정규 수업이 끝나는 오후 4시부터 두 시간 동안 예술이나 체육 활동 한 가지를 매주 이틀씩 무조건 해야 한다. 수능 때문에 바쁜 3학년도 예외가 없다. 박양은 월·금요일에는 필라테스, 화·목요일은 밴드부에서 보컬로 활동하고 있다. 1인 2기는 학교에서 일정 시간을 이수하면 자격증 형태로 부여되고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학교생활을 건강하게 했다는 일종의 증표인 셈이다. 1인 2기를 마치면 학생들은 오후 7시부터 11시 30분까지 자습 시간을 갖는다. 학과 공부의 연장선이지만 학생들이 다른 활동을 해도 된다. 1인 2기가 없는 수요일은 동아리 활동을 한다. 역시 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되며 박양은 인체생태학연구 동아리에서 활동한다. 박양이 출전을 준비하는 교내 대회는 한 해 20여개다. 학교에서는 수준 높은 연구 성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권장한다. “이런 성과들이 생활기록부에 꼼꼼히 기재되고 수시모집에서 큰 파괴력을 지닌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신생인 이 학교가 입시 돌풍을 일으킨 비결은 비교과 활동이 다른 고교에 비해 특화됐기 때문이다. 1년에 1200만원이 들어 귀족 학교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학교 측은 “학생들이 학원에 가지 않기 때문에 크게 비싼 편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양은 처음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기숙사 생활이 처음이고 비교과를 강조하는 학풍 때문에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꽤 어려웠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지만 지금은 비교과 활동으로 뭘 할지 등을 고민하고 즐긴다”고 덧붙였다. 환경정책에 관심이 많은 박양은 학교 친구 4명과 함께 올해 4월 서울에서 열리는 이클레이 세계도시 기후환경총회를 앞두고 열리는 모의세계총회에 발표할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런 비교과 활동이 박양을 원하는 대학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을까. 밤 11시 30분까지 자습을 하고 기숙사에서 새벽까지 자습을 더 하는 룸메이트들을 볼 때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박양은 “수능에 대한 부담이 크지만 확실한 방향을 잡지 않으면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게 지금의 대입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시간은 한정돼 있다. 시간을 분배해 최적의 성과를 내는 방법을 지난 1년간 배운 것 같다”며 “다른 학교에서는 이런 것들을 배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비교과 특화로 ‘공평한 경쟁터’ 마련

    [커버스토리] 비교과 특화로 ‘공평한 경쟁터’ 마련

    비교과 비중이 커지는 방향으로 대입의 경향이 바뀌면서 일반고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일반고 위기론의 해법을 ‘비교과’에서 찾아 자사고나 특목고에 버금가는 실적을 내놓은 고교도 늘고 있다. 교육부가 정책을 자주 바꾸지 않고 꾸준히 일반고에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7일 일반고 교사와 입시 전문가 등에 따르면 이들은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고교 다양화’ 정책을 꼽았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생겨나면서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에 진학하지 못했던 학생들이 일반고 대신 자사고로 향했다. 이런 학생들이 일반고로 유입되면서 일반고가 위기를 맞았다는 내용이다. 일반고 3배 이상의 학비를 받기 때문에 ‘귀족 학교’라는 비판을 받았던 자사고의 약진은 당연한 결과였다. 자사고와 특목고는 우수한 학생들을 바탕으로 학교 차원에서 예술, 봉사, 연구, 운동 같은 다방면의 비교과 활동을 지원한다. 하지만 최근 자사고를 능가하는 일반고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경기 용인의 수지고나 서울 강남구의 영동고는 비교과 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의 일반고들이 올라와 교내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가는 일도 흔하다. 일부 대학들도 이 학교에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강기태 영동고 연구부장은 “비교과 전형의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3년 전부터 학교 내 프로그램들을 강화해 온 게 주효했다”며 “학생들의 수준을 탓하지 말고 학교가 나서서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교에서 여러 활동을 강화하는 정부의 정책과 수시에서 먼저 우수한 학생들을 선점하려는 대학의 뜻이 결합하면서 반사이익이 늘어난 까닭도 있다”며 “일반고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하고 대학들이 이들을 적극적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대입정책을 만들면 성급하게 고치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대입제도가 수시로 바뀌면 그나마 형성됐던 일반고 활성화 분위기도 급랭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 구로구의 한 일반고 교사는 “특목고나 자사고를 따라잡는 일반고가 생겨나고 있지만 수능을 비롯한 대입정책이 흔들려 버리면 일반고는 또다시 특목고, 자사고와 ‘불공평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정조 시대, 정말 ‘조선의 황금기’였나

    정조 시대, 정말 ‘조선의 황금기’였나

    독서와 지식의 풍경/배우성 지음/돌베개/440쪽/2만원 18세기 무렵 제22대 정조대왕 재위기는 경제·문화적으로 절정을 구가한 ‘조선의 황금기’로 불린다. 봉건 질서의 해체 움직임, 그리고 청나라 문물을 도입하자는 개혁적 주장과 실학이란 새 조류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맹아가 싹텄다는 것도 그런 평가를 거든다. ‘독서와 지식의 풍경’은 황금기라는 정조대왕기 중심의 조선 후기를 조금 다르게 평가해 눈길을 끈다. 그 다른 평가의 잣대는 바로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지식의 유통구조다. 그 시기 독서나 글쓰기 행태며 지식 유통을 현대 기준에 맞춰 바라본 탓에 황금기로 자리매김됐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책을 쓴다는 건 지금처럼 불특정 다수를 독자로 상정한 행위가 아니었다. 유통도 민간이 아닌 국가가 독점했다. 그런 경직된 사회에서 책을 통한 지식의 유통·공유가 이뤄지고 다양한 사상·문화가 공존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인쇄술 발달로 인한 지식의 급속한 확산이라는 유럽적 현상을 그대로 대입한 선입견일 수 있다고 말한다. 당대 지식인들이 생각한 지식을 지금 생각하는 것과 동격으로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한다. 결국 ‘조선 후기=황금기’론은 식민사관을 넘어서야 할 과제를 안고 있었던 20세기 한국의 민족주의 사학과 억압적 정치체제를 비판하고 극복해야 했던 민중사학 모두가 조선 후기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생겨난 인식인 셈이다. 저자는 그 시대에도 당대 유럽과는 달랐을지 몰라도 분명히 책은 읽히고 쓰였으며 책을 통해 지식이 공유됐다고 말한다. 독서나 글쓰기, 지식 공유를 둘러싼 힘의 구조가 일제강점기를 거쳐 변형, 재구성됐고 오늘날 한국 지성계와 특별한 방식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다만 그 평가는 현재를 과거에 비춰 보는 게 아니라 과거로부터 현재까지를 묘사하는 게 중요하다고 못 박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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