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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국민은 비판한다. 그러나 곧 잊어버린다”/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국민은 비판한다. 그러나 곧 잊어버린다”/김태균 도쿄 특파원

    집권세력이 국민을 무시하고 오만해지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본의 경우는 자유민주당(자민당) 이외의 대안 부재에서 오는 한계가 크다. 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이른바 ‘55년 체제’가 구축된 이후 65년 동안 자민당이 여당 지위에서 내려와 있었던 것은 6년이 채 안 된다. 불행히도 잠깐씩 집권했던 정당들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모두 실패했다. 2009년 9월 집권한 민주당 정권은 출발부터 무리한 공약 남발과 무능한 국정운영으로 삐걱거렸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터지자 그들의 난맥상은 극에 달했고 국민들은 이듬해 12월 선거에서 ‘역시 자민당’을 선택했다. 이때 정권을 탈환해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사람이 아베 신조 총리다. 그의 거침없는 우경화 행보에는 진보를 자처했던 민주당 정권의 실패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요즘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아베 정권에 “이러다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은 없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이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자민당 39%, 공명당 4% 등 연립여당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43%에 달한다. 반면 민주당을 모태로 하는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5%와 1%에 불과하다. 이렇게 심각한 불균형은 필연적으로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아베 총리가 밀어붙이다 무산된 검찰청법 개악 시도는 이런 위기 상황을 집약적으로 보여 준다. 검사 정년을 63세에서 65세로 늘리면서 검찰 요직 인사에 총리가 직접 관여할 수 있게 독소조항을 넣은 게 요체이지만, 내막을 보면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을 차기 검찰총수에 앉히려는 검은 속셈이 파행의 시작과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로카와는 ‘정권의 수호신’이라는 별명에서 나타나듯 검사의 직분보다는 정권에 대한 충성을 최우선으로 해온 사람이다. 법무성 핵심요직인 관방장과 사무차관을 아베 집권 내내 7년 반에 걸쳐 유지했다. 그의 최대 공적은 아베 총리가 2018년 봄 사퇴 위기에 몰렸던 ‘모리토모 학원 공문서 조작’ 사건에 종지부를 찍고 면죄부를 준 일이었다. 아베 총리 부부가 모리토모라는 극우성향 사학재단을 부당 지원한 의혹이 들통나자 정부는 진실 은폐를 위해 재무성 공문서를 대량으로 변조했다. 사학재단 부당 지원 자체보다 정권에 더 큰 타격이 될 판이었다. 이때 법무성 사무차관이던 구로카와는 재무성 국장 등 범법 행위자 38명을 전원 불기소 처분하는 데 앞장섰다. 앞으로 자신과 측근들에 대한 검찰 수사의 여지를 차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에게 충성하면 결국은 보상을 받는다”는 교훈을 공무원 사회에 각인시키기 위해서라도 아베 총리는 구로카와를 올여름 검찰총장에 반드시 앉혀야 했다. 그러나 공교롭게 구로카와가 올 2월 63세 정년을 맞자 아베 총리는 법률을 무시하고 그의 정년을 6개월 연장했고, 탈법의 흔적을 흐리기 위해 검찰청법 개정을 서둘렀다. 역대급 검찰농단 시도를 최종 단계에서 좌절시킨 것은 국민의 분노였다. 인터넷에서 국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전직 검찰총장 등 검찰 고위직 출신들까지 나서자 아베 총리는 지난 18일 이번 정기국회 입법을 포기했다. 이번 일은 국민들이 힘을 합해 목소리를 내면 오만한 정권의 폭주를 저지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가 ‘일본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운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성난 함성이 검찰청법 개정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극도로 제한된 유전자 검사와 기약 없는 경제위기 민생지원 등 코로나19 국면에 누적돼 온 국민 분노가 동력이 됐다. 이번에 보여 준 작은 성공이 “국민은 비판한다. 그러나 곧 잊어버린다”는 정권의 오만한 인식에 얼마만큼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windsea@seoul.co.kr
  • “女 부의장 필요하다” 입모은 與 여성의원…범국회 연대로 이어질까

    “女 부의장 필요하다” 입모은 與 여성의원…범국회 연대로 이어질까

    “여성의원의 국회의장단 진출은 단순히 할당과 배려가 아닙니다. 여성 정치인이 배출되지 못하는 정치현실과 잘못된 정치시스템을 바꿔 가는 변혁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여성 의원 부의장되면 “유리천장 깨지는 역사적 사건” 12일 국회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여성의원 모임인 ‘행복여정’의 ‘여성의원 국회의장단 진출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향자 당선자의 발언이다. 이처럼 여성 의원들이 한 데 모여 ‘여성 의장단’이 필요하다고 외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막연한 의견그룹에 그쳤던 여성의원간의 연대가 국회 안에서 실질적인 연대체의 움직임으로 확산해 정치문화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행복여정 구성원들이 이날 ‘여성의원의 국회의장단 진출’을 촉구한 것은 국회부의장 출마를 예고한 4선의 김상희 의원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선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남인순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한 번도 여성국회의장과 부의장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여성 국회의장단이 탄생한다면 인류의 절반인 여성을 대변하는 성인지 국회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당 권인숙 당선자는 “국회의 여성대표성 확대는 발전된 대의민주주의의 상징“이라며 “오는 21대 국회에서 최초로 여성의원이 국회의장단에 진출하게 되면 공고한 유리천장 하나를 깨는 역사적 모델이 된다”고 말했다. ●제헌국회 이후 한 차례도 女국회의장단 없어 제헌국회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회 역사상 국회의장단에 여성이 진출한 경험은 단 한 차례도 없다. 2014년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몫으로 부여된 국회부의장을 놓고 5선의 이미경·이석현 의원, 4선의 김성곤 의원이 맞붙었다. 당시 이미경 의원은 헌정 사상 첫 여성부의장이라는 타이틀에 야심차게 도전했지만 벽을 넘지 못했다. 1차에서 과반을 득표한 이석현 의원의 승리로 싱겁게 귀결됐다. 2016년에는 4선의 국민의당 조배숙·박주선 의원이 부의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지만 마찬가지로 남성 의원인 박 의원이 최종 승리를 따냈다. 민주당을 시작으로 여성의원들 여야를 포괄하는 범국회 연대와, 남성 의원간과의 공조를 통한 여성정치 확대 또한 모색하고 있다. 행복여정은 김 의원 부의장 추대를 위한 연서를 받고 있기도 하다. 민주당 재선 여성의원 통화에서 “여성의원들은 물론 남성의원도 뜻을 함께 하겠다는 동지가 많다”며 “초선의원과 재선 이상 여성의원 오찬 때 관련한 언급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민주당 여성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여진회(여성중진회)가 잠시 운영됐었는데, 이번 국회에서도 범국회적인 여성 연대를 통해 여성정치 확대를 생각해봐야하지 않겠나”라며 여성 정치인간 연대가 범국회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男 의원도 공감…美선 흰 옷 입어 연대 4선인 김 의원의 국회의장단 진출과 관련해 당내 기류도 변하고 있다.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모두 남성인 상황에서 국회의장단까지 모두 남성으로 점철된다면 국회 선진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4선이라는 김 의원의 선수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의장단 선거도 결국 다른 선수간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고, 부의장이라고 크게 다른 점이 있겠나”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민주당 여성 연대체가 실질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미국 민주당 여성 의원들의 ‘흰옷 연대’와 같은 파워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에서 흰색 옷은 전통적으로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1910년 미국의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참정권을 요구하며 흰옷을 맞춰 입은 채 행진을 한 것이 시초다. 이에 미국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때 흰옷을 입고 자리하는 등 연대의 상징으로 보여준 바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21대 국회의장과 부의장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을 오는 25일 치르기로 했다. 경선은 결선 투표 없이 1차 투표로 마무리된다. 후보 등록 기간은 19∼20일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재명 “재난지원금 50만원 뒤집은 통합당, 국민 조롱”

    이재명 “재난지원금 50만원 뒤집은 통합당, 국민 조롱”

    “통합당 ‘전 국민 50만원 지급’ 선거공약 지켜라” 미래통합당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통합당 4·15 총선 공약을 뒤집고 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을 주장한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를 비판했다. 이 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당이 선거 때는 전 국민 50만원 지급을 주장하다 선거가 끝나자 ‘상위 30% 제외’ 주장을 들고 나왔다”며 “정치에서 가장 나쁜 행위는 주권자 기망이고, 주권자 기망보다 더 나쁜 건 주권자 조롱이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본심에 없는 거짓말을 했더라도 거짓말이나마 지키는 시늉이라도 하는 것이 보통”이라며 “공당이 국민 기만을 넘어 선거 때 공언을 뒤집고, 정부 여당 발목을 잡기 위해 사과 한마디 없이 뻔뻔하게 상반된 주장을 하는 것은 국민 조롱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국민은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다기보다 통합당을 버렸다. 통합당은 왜 국민에게 버림받았는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국민을 선동에 휘둘리는 무지몽매한 존재로 취급하는 구습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일침했다. 이 지사는 “대의정당정치는 건강한 야당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숙한다”며 “통합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대의민주주의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고언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 지사는 “국민에게 잠시 버림받은 것을 넘어 완전 용도폐기 되지 않으려면 국민을 두려워하고,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시늉이라도 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재앙 앞에선 민주주의는 작동 않는다

    재앙 앞에선 민주주의는 작동 않는다

    전략적 선거조작·행정권 과용 쿠데타 전형 기후변화 등 대재앙 때 민주주의 무력해져 정보기술 독점해 가짜뉴스 만들어 낼 수도 ‘중년의 위기’ 맞은 민주주의 잘 다듬어가야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데이비드 런시먼 지음/최이현 옮김/아날로그/323쪽/1만 6000원 민주주의는 인류가 시도해 온 정치·사회체제 중 가장 성공적인 것이라 한다. 그 듣기 좋은 찬사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곳곳에는 부조리와 불평등이 난무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자주 민주주의의 위기와 실패를 들먹인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런시먼 역시 위기의 민주주의를 파고든다. 책 제목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은 민주주의를 끝장낼 주요 원인이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명확한 첫 번째 신호는 쿠데타다. 선진 민주국가에서 쿠데타는 노골적인 국가 전복 형태가 아닌, 은밀한 방식으로 발생한다. 일부 권력집단이 민주주의 제도를 제 편으로 만들어 입맛에 맞게 조종하는 형식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엘리트 집단에 의한 민의 왜곡으로 민주주의가 사실상 파괴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공약성 쿠데타와 행정권 과용, 전략적 선거조작을 쿠데타의 전형으로 꼽은 저자는 “국민들은 미숙해서가 아니라 낡아서 반응 없는 제도들에 화가 나 있다”고 말한다. 많은 이들은 이제 민주주의의 실패를 정치체제의 실패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런시먼도 ‘사회 전체가 무너지면 민주주의도 함께 파괴된다’는 입장이다. 핵전쟁이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기후변화, 생화학 테러, 살인 로봇이 민주주의 붕괴의 단초들이다. 저자는 인간의 실존을 위협하는 대재앙 앞에서 민주주의는 번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1962년 미소 양국의 핵전쟁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가 좋은 사례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당시 위기를 무사히 넘겼지만 직후의 중간선거에서 보상은커녕 민주당 의석수를 잃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질문은 언제나 우리를 대신해 의사결정하는 이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이다. 현안이 무엇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정보기술을 독점하는 소수 엘리트도 민주주의를 왜곡한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술기업을 떠올리면 금세 이해할 수 있다. 기술의 부당한 이용 사례로는 특정 성향 유권자를 겨냥해 메시지를 보내고 만들어내는 가짜뉴스를 들 수 있다. 저자는 “기술에 의해 의존하는 세상에서는 그 기술에 대해 정통한 정치꾼이 곧 왕”이라며 “컴퓨터가 인간의 반응을 유도해 내는 능력이 오용되면 민주주의가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고 잘라 말한다. 그렇다면 더 나은 대안은 무엇일까. 저자는 일단 이미 시도되고 있거나 과거 저명한 학자들이 제안한 것들을 챙겨 든다. 실용주의적 독재체제나 지식인에 의한 정치(에피스토크라시), 고도로 발전된 기술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실용주의적 독재체제는 중국, 러시아에서 보듯이 민주주의의 필수 가치인 자유주의를 박탈한다. 지식인에 의한 정치 역시 소수에 의한 권력 집중을 부른다는 위험성을 지닌다. 결국 “예상 가능한 미지의 선택지와 비교하면 민주주의는 여전히 편안하고 친숙”해 우리는 결국 민주주의 안에 사는 것을 더 선호할 것이다. 저자는 지금 처한 민주주의 상황을 ‘중년의 위기’라 부르면서 ‘구관이 명관’이니 민주주의를 잘 다듬어 모두 함께 잘 살아 보자고 역설한다. “실현 가능하고 바람직한 미래에 도달하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퍼붓는 공격을 견뎌야 한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광장] 4·15 총선과 독과점 카르텔 정치의 민낯/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4·15 총선과 독과점 카르텔 정치의 민낯/오일만 논설위원

    역대 최악의 선거를 맞이하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통상적 선거운동 자체가 불가능한 것도 이유지만 4·15 총선이 함축한 퇴행성에서 그 책임을 찾을 수 있다. ‘정책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 선거’라는 지적은 그래도 점잖은 편이다. 정치의 존재 이유가 사라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말이라도 국민의 환심을 사려고 알랑거렸지만 이젠 대놓고 무시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민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노골적으로 ‘권력질’을 해대는 꼴이 볼썽사납다. 우리 정치가 이 지경이 된 결정적 이유는 정치의 독과점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 가격 결정권을 가진 독과점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이윤을 뽑아내듯 거대 정당들은 그들의 충성스런 ‘고객’을 이용해 무소불위의 특권을 향유하는 형국이다. 진보와 보수가 갈려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이른바 여야의 ‘적대적 공존’ 체제가 탄생한 배경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개판’을 쳐도 지지 유권자들이 편을 갈라 싸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볼모의 정치나 다름없다. 정치 소비자인 유권자들이 아무리 새로운 정치를 요구해도 당내 기득권을 가진 공급자들에겐 ‘소 귀에 경 읽기’에 불과하다. 정치는 근본적으로 민의를 담아 실천하는 행위다. 이것이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이고 이를 실천하는 전위기구인 정당은 본질적으로 수평적 구조여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 정치는 독과점 체제에 기반을 둔 수직적 구조로 왜곡 변형되고 말았다. 현재 우리 정치 구조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39세에 프랑스 대통령이 된 에마뉘엘 마크롱이나 승승장구하던 보수당을 단숨에 무너뜨린 44세의 토니 블레어가 나올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개정 선거법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려는 등가성 원칙에 토대를 뒀다. 거대 양당의 독과점 폐해를 줄이고 다양한 가치를 담은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 기회를 늘리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선거개혁의 허점을 비집고 일부 올드보이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정치 신인들과 전문가 그룹의 등장조차 막은 채 기득권 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나 미래한국당은 각각 공천 탈락자들의 구명줄이 됐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구현해야 할 총선 자체가 기회주의 정치꾼들의 먹잇감이 됐다. 올드보이들의 행태를 보자.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이었던 8선의 서청원(77) 의원은 우리공화당 비례후보 2번, 4선의 ‘친박’ 핵심 홍문종(65) 의원도 친박신당 비례후보 2번을 받았다. 2년 전 단식까지 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산파역을 자임했던 손학규(73)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민생당 비례후보 2번을 받았다가 거센 여론에 밀려 14번으로 물러났다. 올드보이 귀환의 압권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다. 그는 전두환ㆍ노태우ㆍ김대중ㆍ박근혜ㆍ문재인 정권에서 여야를 넘나들며 요직을 꿰찬 인물이다. 전두환 정권에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에 참여했고 노태우 정권에서는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다. 11대를 시작으로 12대, 14대, 17대,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5선을 역임했다.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이런 그가 제1야당인 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총선을 지휘하게 됐다. 과거 3차례 선거에서 승부사로서 명성을 떨쳤다는 이유로 선거판에 불려 나왔지만 한국의 유권자들이 그리 만만치 않다. 그의 취임 일성은 1956년 3대 대선 당시 이승만 정권을 향한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슬로건이었다. 과거 그가 보여 준 미래지향적 시대정신이 결여된 구호이다. 원대한 비전 대신 증오를 부추기는 얄팍한 정치공학의 냄새가 풍긴다. 스스로 발광체가 되지 못한 채 반사이익을 노리는 선거전략은 결국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게 된다. 자기희생과 책임감이 결여된 올드보이의 귀환은 한국정치의 퇴행성 그 자체를 보여 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누가 봐도 자신들의 밥그룻을 절대 내놓지 않으려는 노욕으로 비친다. 불과 몇 달 전 정치개혁을 앞세워 청년 정치를 활성화하겠다는 다짐은 자취를 감췄다. 주요 정당의 21대 총선 지역구 공천자 584명 가운데 20·30대 청년 후보는 4.7%에 그쳤다. 정치 철학과 패러다임의 혁신 그리고 ‘처절한 인적 쇄신’을 기대한 국민의 실망은 크다. 거고취신(去古取新·잘못된 과거를 씻고 새롭게 나아간다)의 정치는 언제나 가능할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 oilman@seoul.co.kr
  • “코로나에 정치·경제 영향력 서양→동양 가속화”

    “코로나에 정치·경제 영향력 서양→동양 가속화”

    1919~1920년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평화 회의는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공식 소멸과 유럽 대의민주주의의 발전, 미국과 대서양 연안 서유럽 중심의 시대를 열었다. 1942~1943년 러시아 남부 볼가강 둑에서 7개월 가까이 계속된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나치 독일의 무적 신화를 파괴해 2차 세계대전 판도를 뒤집은 결정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이런 사건들처럼 세계 정치와 경제의 중심을 뒤흔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2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신중한 어조로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 정치·경제 균형이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정치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에 쓴 글에서 “이번 사태에서 유럽과 미국의 반응은 중국, 한국, 싱가포르 등과 비교했을 때 느리고 무질서했다”면서 “코로나19는 힘과 영향력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하는 것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발병국’ 중국은 코로나19 극복 경험을 ‘소프트파워’로 삼아 이참에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탈리아 등 피해가 심각한 나라들에 원조 제공에 나서는 것은 자국 사태 해결에 정신이 팔려 있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무대에서 지도자적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이다. 코로나19가 세계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가능성도 보인다. 비정부기구인 국제위기그룹(ICG)은 많은 국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집트가 중국처럼 해외 언론을 추방한 사례를 비롯해 각국 대통령이 전시비상권을 장악한 일에서부터 각국 선거가 연기되고 의회가 문을 닫고, 봉쇄와 통행금지가 일상이 된 상황 등이 위기 이후에도 이어져 민주주의를 위축시킬 것이란 진단이다. 월트 교수는 “위기관리를 위해 비상조치를 취한 많은 정부가 위기가 끝나도 새로 얻은 권력을 포기하기를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도 위력이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전례 없는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로 인해 정부의 힘은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해졌다. ‘보이지 않는 손’의 한계 상황에 국가 개입의 영역이 확장됐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간 포럼이 이번 위기 상황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는 더 큰 후폭풍으로 대혼란을 겪을 수 있다. ICG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남수단, 예멘 등이 특히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감염병으로 인해 인도적 지원 흐름이 막히고 평화회담이 제한되거나 외교 일정이 연기되면 분쟁 국가에 미칠 영향은 심각하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 밖에 역사적 대변혁을 가져온 사건으로 1929년 세계 대공황,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2001년 9·11 테러 등도 언급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실검 순위권 진입 땐 치킨 쏩니다”… ‘대가’ 약속하면 선거법 위반

    “실검 순위권 진입 땐 치킨 쏩니다”… ‘대가’ 약속하면 선거법 위반

    #1. “네이버 검색창에 ○○○을 검색해 주세요. 실시간검색어 순위권에 진입하면 치킨을 쏘겠습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출마를 준비하던 한 입후보 예정자는 최근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연예인들이 포털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종종 하는 ‘실시간검색어 공약’을 따라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은 실시간검색어 순위권 진입은커녕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돼 고발 조치당했다. 실행 여부와 별개로 ‘치킨’이란 대가를 약속한 것이 공직선거법상 기부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2. 지난달 초 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한 정치 관련 유튜브 채널에는 ‘중국 화웨이 장비로 사전투표하면 조작 가능!’이라는 제목의 콘텐츠가 올라왔다. 진행자는 “사전투표용지 발급 기계가 중국 화웨이에서 만든 것이어서 이걸로 투표하면 중국으로 정보가 유출된다”고 주장했다.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지어낸 명백한 ‘가짜뉴스’였다. 이 게시물은 곧바로 선관위에 신고돼 경고 및 삭제 조치를 받았다.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유튜브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사이버 선거범죄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21대 총선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워지면서 전에 비해 온라인 선거운동의 영향력이 훨씬 커졌다. 총선이 바로 다음달로 다가오면서 선관위는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릴 수 있는 사이버 선거범죄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 선거법 위반 행위로 적발된 건수는 지난 20일 기준 3만 1802건이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1793건 적발됐던 사이버 선거범죄는 2016년 20대 총선에선 10배로 늘어난 1만 7430건을 기록했다. 남은 선거 기간을 고려하면 이번 총선에서 최종 적발 건수는 전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기준 3만여건 적발… 20대 땐 2만건 육박 대표적인 사이버 선거범죄 유형으로는 예비후보가 학력과 성과를 부풀려 SNS를 통해 홍보하거나 페이스북 등에 스폰서 광고를 하는 행위, 공무원처럼 선거운동 제한을 받는 사람들이 특정 후보자에 대한 선거운동 글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행위 등이 있다. 이는 오프라인에서도 당연히 위반 행위로 분류되지만 온라인은 빠르고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더욱 신속한 조치가 중요하다. 부풀린 학력이나 경력 홍보는 선거법 위반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비정규 학력을 홍보하거나 ‘행정대학원 학생회 부회장’, ‘무역대학원 원우회장’처럼 학력 외 활동 사항을 경력란에 적는 것도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시간강사를 외래강사로 표기하거나 재단의 경남지역위원회 운영위원인데 지역을 빼고 ‘○○재단 운영위원’으로만 표기하는 것도 선거법에 저촉된다. 부풀리기뿐 아니라 경력을 일부러 축소하는 것도 위반 행위다. 청와대에서 정식으로 비서관으로 근무하고서는 임시 비서관에 불과했던 것처럼 축소하면 역시 법에 저촉된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활용한 선거운동과 정치·시사 콘텐츠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선관위는 동영상에 숨어 있는 불법 요소들을 찾아내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 동영상은 기존에는 문자 검색을 할 수 없어 제보를 받거나 모니터링 요원이 일일이 시청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에 도입한 시스템은 음성인식(STT) 엔진을 활용해 동영상에 나오는 음성을 문자로 변환한다. 그리고 키워드를 검색해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해당 부분 영상만 볼 수 있어 효율적인 동영상 단속이 가능해졌다. ●선관위, 18개팀 587명 규모 특별대응팀 꾸려 선관위는 최대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으면서 불법 선거운동에는 엄중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위법 행위가 경미한 게시물은 대부분 삭제 요청을 통해 확산을 차단한다. 그러나 ▲매수 및 기부 ▲후보자 추천 관련 금품수수 ▲비방 및 허위 사실 공표 ▲공무원 등의 선거 관여 ▲불법 선거 여론조사 등 5대 중대 선거범죄에 대해서는 고발·수사 의뢰한다. 선관위는 전국 18개팀, 총 587명 규모의 비방·허위 사실 특별대응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디지털포렌식·데이터베이스 분석 등 전문인력 29명 등이 선거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선관위의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가 24시간 운영되고 있지만 회원 가입이 필요한 비공개 사이트나 인터넷 카페 등 폐쇄형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발생하는 위법 행위는 유권자들의 신고나 제보가 필수적이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나 선거콜센터(1390)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임병철 중앙선관위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장은 “후보자에 대한 비방이나 허위 사실 유포는 짧은 선거 기간에 정당이나 후보 등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주고 유권자의 판단도 왜곡시킨다. 특히 사전투표가 조작된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선거 자유를 방해해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해치므로 엄격 대응할 것”이라며 “사이버 공간 속성상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제보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설] 결국 ‘친문’ 위성정당 창당하는 민주당의 위선의 정치

    더불어민주당이 플랫폼 정당 ‘시민을 위하여’를 통해 비례대표용 범여 연합정당을 만들기로 했다. 당명은 ‘더불어시민당’으로 정했다. 플랫폼 정당인 ‘시민을 위하여’는 ‘조국 사태’ 당시 서초동 촛불집회를 주도한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 인사와 친문재인계가 많다. 시민사회 원로들이 주축인 ‘정치개혁연합’과 녹색당이 빠져 민주당이 친문 세력과 손잡고 통제 가능한 ‘위성 정당’을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게다가 민주당이 ‘성소수자 문제는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이라며 녹색당이나 민중당 등을 배제했다고 한 발언은 그 자체로도 혐오발언이라 심각한 중에 ‘소수정당 줄세우기’를 시도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부적절하다. 이번에 참여 협약을 맺은 가자환경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정당 등 6개 정당 대부분이 4·15 총선을 겨냥해 만들어진 신생 정당이다. 득표율 5%이던 진입장벽을 3%까지 낮추었음에도 자력으로 이 장벽을 뚫을 수 없기에 ‘연합’에 합류하는 것인데, 이런 정당들이 과연 국회에 들어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은 정치개혁을 앞세워 당리당략을 꾀했다는 비판과 함께 대의민주주의 자체를 후퇴시켰다는 지적을 받아 마땅하다. 이해찬 대표가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은 개정 선거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결단이라고 주장했지만 어불성설이다. 국회 구성의 다양성 확대와 사표 방지가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탄생을 통해서 이뤄진다면, 이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의 취지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이 준연동형 선거제의 허점을 파고들어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했을 때 “꼼수정치의 극치”라고 연일 비판했다. 이런 민주당이 ‘연합’이란 명분으로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든 것은 위선이 아닐 수 없다. 유권자들이 무조건 자신들이 만든 비례정당을 지지할 것이란 계산은 오산이다. 원내 제1당을 사수해야 한다는 현실론을 정당화하는 위선의 정치일 뿐이다. 선거에서 승리도 중요하지만 명분도 없고 실리도 불분명한 정치를 한다면 유권자들의 냉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 [사설] ‘미래통합당’ 건전한 수권정당으로 바로 서야

    어제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의 합당으로 새롭게 미래통합당이 출범했다. 기존의 원내 3당에 옛 친이계는 물론 안철수계·청년정당·재야 세력까지 가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3년 만에 113석 규모로 보수세력이 하나로 뭉쳤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우려도 적지 않다. 4·15 총선까지 가는 길에 각 당의 기득권과 지분을 둘러싼 갈등 요인이 산재해 있다. 보수 정당이 다시 합쳤다고 보수 세력에 등 돌린 민심이 반드시 되돌아올 것이란 생각은 금물이다. ‘정권 심판론’을 기치로 내건 미래통합당이 반사이익에 안주하면 결국 `헤쳐모여 정당’에 그칠 것이다. 국민들은 당장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 공천이 이뤄지는지 지켜보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최우선적으로 자기 희생과 과감한 혁신을 보여 줘야 한다. 뼈를 깎는 혁신을 실천하고 새로운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지층만을 겨냥한 극단적 정책과 주장에 매달리는 `독선’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어제 출범식에서 쏟아낸 혁신과 개혁의 약속이 말뿐인 구호에 불과하다면 국민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시대정신을 읽고 담대한 도전과 변화의 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이런 와중에 4·15 총선이 6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깜깜이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2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선거구 획정은 물론 총선에 나설 정당의 면면도 확정되지 않았다. 당장 오는 26일까지 선거구 획정 기준이 마련돼야 하는데 깜깜무소식이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정당은 41개, 창당준비위원회만 27개에 달한다. 다양한 민심을 대변한다는 대의민주주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한철 장사치처럼 반짝 창당했다가 사라지는 ‘떴다방’ 정당이 될까 걱정스럽다. 후보자 검증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시대흐름을 반영하는 정책이나 미래지향적인 이슈는 아예 실종된 상태다. 이런 선거로는 정치불신만 가속화시킬 것이다.
  • 태영호 출마선언 “‘퍼주기’ 아닌 현실적인 통일정책 만들 것”

    태영호 출마선언 “‘퍼주기’ 아닌 현실적인 통일정책 만들 것”

    “‘통일 대한민국’ 만드는데 신명 바칠 것”태영호(58)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4·15 총선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고 발표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 의정활동을 통해 ‘통일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신명을 바쳐, 이 새로운 도전에 임하겠다고 엄숙히 약속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총선에서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그를 첫 번째 우선추천(전략공천) 대상으로 지목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전날 태 전 공사 영입을 발표하면서 “(탈북·망명자 중) 지역구에 출마해 당당히 유권자 심판을 받겠다고 자처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태 전 공사는 기자회견에서 “제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그것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 체제와 정권의 유지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북한 내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는 저의 옛 동료들인 북한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대한민국에 제가 북한 인권과 북핵 문제의 증인이었듯, 북한에는 자유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의 증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평생을 북한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 같은 이도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과 엘리트들이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은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서울 생활을 시작한 이후 각종 세미나와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북한 정권의 전략과 의도를 알리고, 이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의 대북 정책과 통일 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만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남북한 통일 문제는 특정 정권이나 정파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며 “하지만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관찰한 것 중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진보세력은 통일주도세력이고 보수세력은 반통일세력이라는 이분법적 관점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태 전 공사는 “통일에 대한 엇갈린 관점과 서로에 대한 증오심으로 지금까지처럼 남남 갈등에 빠져 있으면, 우리는 영원히 분단국가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그 누구보다 북한 체제와 정권에 대해 깊이 알고 있다”며 “이런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통일 정책이 무조건적인 퍼주기 방식이나 무조건적인 대립 구도가 아니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해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통일을 위한 현실적인 통일정책,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통일정책이 입안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4년간 한국 사회 적응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지만, 아직도 대한민국 사회가 조금은 낯설고 어색한 부분들이 있다”며 “설령 실수하게 되더라도 이는 다름에서 오는 것인 만큼, 지금까지 보여주셨던 너그러움과 따뜻함으로 이해해주시면 그 사랑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폭력 집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집유

    ‘폭력 집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집유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명환(55) 민주노총 위원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이환승)는 23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위원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김 위원장은 2018년 5월과 2019년 3~4월 4차례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회를 주도하며 일부 참가자가 안전펜스 등을 허물고 국회 경내에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폭력집회는 정당한 의사표현의 수단이 될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회는 모든 국민의 의사를 통합적으로 대변해야 한다”면서 “국회가 민주노총의 요구와 다르게 법 제정을 한다는 이유로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것은 대의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고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봤다. 집행유예 배경에 대해 재판부는 “다른 불법 집회 사건과 양형 형평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노조 와해 혐의를 받는 사용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법원이 노동자들에겐 가혹한 판결을 내린다”며 반발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국회 앞 폭력집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집행유예’

    ‘국회 앞 폭력집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집행유예’

    “폭력행위 주도, 대의민주주의 심각한 위해”“노동자 관련 정치적 입장 표현 고려해 양형”국회 앞 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명환 위원장에게 23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김 위원장은 2018년 5월 21일과 지난해 3월 27일, 4월 2~3일 등 4차례 국회 앞 집회에서 안전 울타리 등을 허물고, 국회 경내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김 위원장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찰관들이 집회 참가자들의 국회 진입을 막으려고 질서유지선을 만들고 안전펜스를 설치한 상황에서 실력으로 진입을 강행하면 경찰관 폭행이나 안전펜스 파손이 당연히 수반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행위가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피고인은 참가자들을 통제할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는 민주노총의 의사만을 대변할 수 없고 모든 국민의 의사를 통합적으로 대변해야 하는데, 국회가 민주노총 요구와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정한다고 해서 압력을 행사하고 법 개정 심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국회 앞에서 시위하고, 그 과정에서 폭력행위를 주도한 것은 대의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해가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폭력집회는 정당한 의사 표현 수단이 될 수 없다. 이 사건은 중대한 범죄로 형량을 많이 고민했다”며 “노동자와 직접 관련된 최저임금, 탄력근로제와 관련해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려 했다는 사정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조금이나마 준법정신을 함양하라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제재를 가하는 차원에서 사회봉사를 명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시론] 민주주의의 영혼은 건강한 공론장/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민주주의의 영혼은 건강한 공론장/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국회가 또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의 지난달 29일 본회의 안건 199개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으로 마비된 국회에서는 오늘도 공방만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민생법안 인질극’을 비판하고, 한국당은 민주당이 거짓 프레임을 짜고 있다며 오히려 여당이 본회의를 무산시켰다고 반박한다. 익숙하지만 씁쓸하고, 씁쓸하지만 놀랍지 않은 풍경이다. 국회가 고유 기능인 입법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의원 발의를 가장한 정부 입법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20대 국회의 의안 본회의 처리율은 정확히 30.05%, 총 2만 3354건 가운데 7019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 상반기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의안은 3126건 대비 345건으로 11.03%(국회의안정보시스템ㆍ12월 1일 현재)에 불과해 놀고먹는 국회라고 손가락질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어쩌다 후진 정치의 대명사가 된 우리 국회는 식물국회와 동물국회를 전전하다 괴물국회라는 오명까지 얻게 됐을까. 국회와 우리들의 선량에게 민의의 전당이라는 명예로운 훈장을 되찾아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융합하는 시민정치를 활성화하면 된다. 그 방법은 세 가지,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국회의 대표 기능을 바로잡으면 된다. 흔히 국회가 공전하는 이유를 선진화법 때문이라고 하지만 대화와 타협을 근간으로 하는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강조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정쟁은 국회의 의무이기조차 하다. 자기 집단의 이익을 충실하게 대변하겠다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진짜 문제는 대표돼야 할 집단이 모두 대표되는가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탄 연동형 비례대표제야말로 현재의 여야는 물론 미래의 여야 모두에게 필요하고 이로운 개혁이다. 비례대표로 창출되는 다당제 덕에 합종연횡이 용이해지면 양대 정당의 대결로 빚어지는 교착상태에서 쉽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어 현 야당의 지지 속에 탄생한 국회선진화법도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둘째, 대표돼야 할 집단이 모두 대표된다면 이제 각 집단의 대표자들이 자기 집단의 이익과 선호를 ‘있는 그대로’ 표출하고 정책으로 ‘제대로’ 전환하는지 자문할 때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낳게 될 이익의 다각화와 대표의 다변화만으로는 국회를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게 할 수 없다. 직접민주주의 3종 세트인 주민투표, 주민발안, 주민소환을 넘어 주민감사와 주민소송에 이르기까지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자신의 이익과 선호를 스스로 대표하게 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길이다. 그렇게 미국도 스위스도 정치인 카르텔의 지대추구행위를 제어하며 대의의 품질을 높이고 사회갈등을 조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 시민들과 직접 교통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과정의 감시자를 자임하는 선량들에 대한 신뢰는 덤으로 따라오는 심리적 계약 효과다(안성호 한국행정연구원장). 셋째, 다수결의 함정을 경계하며 건강한 공론장 형성에 힘써야 한다. 대의민주주의든 직접민주주의든 모든 민주주의는 태생적으로 포퓰리즘의 위험에 노출된다. 오죽하면 ‘절반의 바보들에 바보 하나만 더하면 만들 수 있는 민주주의’(필리프 부바르)란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억압’(오스카 와일드)이라고 했을까. 핵심은 다수결이 아니라 다수결에 도달하는 숙의와 공론의 수준이다. 지금처럼 가짜뉴스가 판치며 정보를 왜곡하고 정제되지 않은 의견을 투박한 감정과 막말로 포장해 일방적으로 유통한다면 직접민주주의는 물론 대의제 역시 무질서와 혼란, 대립과 반목의 원천이 될 뿐이다. 반면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넘나들며 투명하게 검증되는 공론장의 건강함이 보장되면 시민들의 직접참여가 종종 범사회적 의사결정의 교착을 타개하는 합리적 절차로 작동된다. 란트슈게마인데, 즉 스위스 직접민주주의가 그것이다. 임기 반환점을 돌아선 정부·여당의 책임이 막중한 지점도 여기다. 촛불정신을 담아내는 개헌에 실패했다 해도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건강한 공론장을 만들고 일상의 시민정치를 담보할 수 있는 법제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역사적 소임을 다하는 길이다. 지금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있지만 다시 하나 될 촛불의 심판을 두려워해야 한다.
  • “소상공인도 국민이다… ‘다수 약자’의 생각 반영하는 정치 필요”

    “소상공인도 국민이다… ‘다수 약자’의 생각 반영하는 정치 필요”

    ‘소상공인도 국민이다.’ 지난해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주최하며 이 구호를 외쳤던 소상공인연합회가 딱 일년 뒤인 올해 8월29일 소상공인 정치세력화를 선언했다. “대기업을 위해 주는 정당이 있고, 대기업 노동자를 위한 정당이 있으나, 과연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정당이 어디에 있느냐”란 각성이 신생 정당 창당을 포함한 소상공인 정치세력화 선언의 배경이라고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설명했다. 소상공인기본법, 유통산업발전법처럼 소상공인 관련 기본법이 다른 사회 이슈보다 시급성에서 밀리는 상황과 최저임금 급격 인상 정책 수립 과정에서 철저하게 배제되거나 ‘정부 정책에 부응하지 않는 소상공인 단체는 폐업하든 망하든 알아서 하라’는 식의 정파적 인식에 대한 좌절이 정치참여라는 새로운 길을 모색한 배경으로도 보였다. 최 연합회장을 지난 22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소상공인연합회 집무실에서 만났다.-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국정감사 등에서 “국민 세금 50억원을 지원받는 연합회가 정치세력화하는 것은 선거법과 상충된다”며 연합회의 정치세력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합회의 정부 지원 편성 예산은 29억 5000만원으로 최근 2년 동안 동결됐는데, 중기부가 얘기하는 연 예산 50억원이 어떻게 나온 액수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정부 예산은 실태조사, 정책연구조사와 같은 사업비로 활용할 뿐 경상비나 운영비로 안 쓴다. 임원들은 모두 자원봉사다. 또 선거 때마다 현 여당 등과 정책연대를 하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도 정부 예산으로 사업비를 어마어마하게 지원받는데, 노총과 경제단체의 정치적 목소리가 다르게 취급받아야 되는 근거는 대체 어디에 있는가. 두 번째로 정치를 함으로써 연합회가 대표성을 잃는다는 지적은 소상공인지원법의 상위개념인 헌법에 위배되는 생각이다. 정치는 특정한 정당을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는 좁은 뜻의 활동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규범과 사회적 규약을 만들어 내는 생활 속 모든 활동이 정치다. 그래서 헌법 8조에서 ‘정당의 설립은 자유’라고 선언한 것이다.” -기성 정당에 직능 비례대표로 참여하거나 정무직 공무원으로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하는 방법이 열려 있지 않는가. “연합회와 소상공인 회원들은 정책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두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 정책 당사자 목소리 반영을 위해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에 소상공인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식의 정책 생산 활동에 개입하는 동시에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 여파를 온몸으로 받아 내며 정책 소비의 일선에 선다. 정책을 ‘무조건’ 지지 또는 반대할 수 없는 입장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특성 때문에 소상공인은 지금처럼 이념과 지역색을 두 축 삼아 대변하는 정치로부터 외면당한 정책 소외자 신세였다. 소상공인뿐 아니라 농민이나 청년처럼 숫자는 많은데 이념 또는 지역색으로 뭉치기 어려웠던 ‘다수 약자’가 많았다. 비례대표 한 명이 국회에 진출한다고 해도, 이념·지역 보스에 줄 서지 않으면 의견을 낼 수 없는 현 정당 시스템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대체 무엇일까. 기우가 아닌 것이 당장 1년 전 원내 5당이 모두 소상공인기본법 통과를 약속했지만 지지부진하다. 2014년 기준 전체 사업자의 88%로 집계됐던 소상공인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자는 취지의 기본법조차 통과되지 않는 장면은 대의민주주의가 잘 작동하지 않는 우리 정치 현실을 보여 준다. 이것을 자각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낼 통로를 찾아보자는 얘기다. ” -다양한 범주의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하나로 담아 낼 수 있는가. 결국 대기업 골목상권 침탈 등의 프레임으로 특정 소상공인의 이득만 담아 내는 정치로 한계를 맞지는 않을까. “연합회는 대기업을 몰아내자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소상공인, 작은 가게와 같은 ‘새싹’들은 사업을 키워 중소기업이 되고, 대기업이 되는 게 꿈꾸는 미래다. 그래서 비록 꿈대로 미래를 만들지 못하더라도 대기업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작은 가게가 대기업이 못 되게 가로막는 구조와 허들(장애물)은 부정해야 한다. 이제 막 시작하는 소상공인을 어른들의 약육강식, 약탈적 시장에 넣어 성장기회를 박탈하면 안 된다. 시작하는 소상공인, 청년, 어려운 영세민들은 노인과 장애인을 보호하듯 보호해야 한다. 밀림에 노루와 사자를 풀어 두고 자유경쟁하라는 것은 자유시장경제가 아니라 그냥 사자에게 노루 죽이라는 뜻이다. 노루의 개체수가 유지될 수 있도록 공정한 룰(법제)를 만들어 줘야 한다. 공정한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소상공인이 말하고자 하는 목소리이다.” -여러 원내 정당 중 민주평화당과 정책연대를 하기로 한 부분은 결국 소상공인의 정치세력화도 기성 정당과의 연결 없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소상공인이 정치공학적 계산을 할 능력도 없고, 할 생각도 없다.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 다만 거대정당을 우리는 신뢰하지 못한다. 이들에겐 민생보다 이념이나 지역색, 당내 계파와 같은 더 중요한 지향점이 있었다. 직능 대표가 이 당에 합류해도, 비례 초선 한 명이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권력 관련 이슈에 매몰되기 일쑤였다. 나머지 군소정당 중 평화당이 가장 적극적으로 와서 여러 사회문제 중 민생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가겠다고 제의했다. 이후 평화당은 최근 한 달여 간 ‘조국(전 법무부 장관)보다 민생’을 외쳤다. 정의당은 노동자의 정당을 표방한다. 이 정치세력이 노동자의 정당을 표방하며 바꾼 노동 관련 법제가 많다. 정의당 의원들이 만일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았다면, 그럴 수 있었을까. 소상공인 단체 운영한다고 최승재 한 사람이 비례대표 한자리 받아 가는 쉬운 길보다, 소상공인 대변을 최우선 의정과제로 삼는 의원들을 늘리는 새 길을 가고 싶다. 소상공인은 정치에 관심을 두면 안 된다? 아니다. 지역 현안을 잘 아는 소상공인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지역에서 출세해 서울에 가서 판검사나 공무원을 30년쯤 하다가 다시 내려와 이념과 강령에 충실한 덕에 정당 공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비가 오면 동네의 어디가 물난리가 날 수 있는지 모르고, 왜 어디 상권이 망해 가는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통닭 튀겨서 배달하면서 동네 구석구석 다 아는 사람을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함부로 재단해버리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정치세력화를 선언했지만, 관련 정관 변경조차 정부 반대에 부딪히는 현실이다. 생각하는 돌파구가 있는가. “변화의 움직임이 없지 않다. 논의 중인 새 선거법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현된다면 법조인·공무원 같은 ‘소수 강자’가 아니라 청년, 여성, 농민 등 ‘다수 약자’가 비례대표 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호남에서 자유한국당을 찍으면 사표, 기성 정당이 아닌 소상공인 정당을 찍으면 사표가 되는 정치환경이 확 바뀌어 찍은 표만큼 반영되는 것이다. 유럽에선 이미 실현되고 있다. 스페인의 포데모스, 프랑스의 노란조끼, 아이슬란드의 해적당은 그 정치 권력자의 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다수임에도 정치적 발언권을 지니지 못한 이들을 대변해 정책을 바꿔 나가고 있다. 유럽은 연정이란 제도를 통해 그 시대에 딱 맞는 개혁적 목소리를 받아들인다. 때로는 농민을 대변하는 당과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당이 손을 잡거나, 환경을 대변하는 당과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당이 손을 잡아 집권하며 민생 정책을 바꿔 가는 식이다. ‘다수 약자’의 생각이 반영되지 않는 정치는 잘못됐다. 대선 후보에게 줄 서는 정치는 국민을 불행하게 한다. 어떻게 사람 한 명에게 운명을 맡기느냐. 박근혜 전 대통령 하나 때문에 (온 나라가) 실패했다. 민의를 반영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국당 “민주당, 황교안 집회 참석 비난은 표현의 자유 비판”

    한국당 “민주당, 황교안 집회 참석 비난은 표현의 자유 비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25일 ‘문재인 하야 촉구 3차 범국민대회’ 집회 참석에 더불어민주당이 비판하자 한국당이 “표현의 자유를 비난하지 말라”며 반박했다.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국민 분열, 불공정 사회 구축에 한몫 한 민주당의 악에 받친 목소리가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수처와 조국 비호 집회를 지지하며 직접 민주주의를 부추길 때는 국론 분열이 아니라던 이들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는 수백만 국민들의 주장은 편협한 생각이라고 비꼬는가”라면서 “표현의 자유를 비난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자성하고 모순된 발언을 사과하라”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조국을 앞세워 헌정 파괴를 자행해온 민주당이 오히려 야당 대표를 비난하는 것은 대한민국 사회의 공정을 바로잡고자 하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입막음하려는 악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사법부 장악하기에 빠져 민생은 뒷전인 채 야당과 협치는커녕 공수처 통과를 위한 야합을 시도하고 있는 민주당이 야당에게 대의민주주의 제도 안에서 해결하라고 훈수 두는 것이냐”면서 “여당의 이 모든 한심한 작태를 모든 국민들이 생생히 지켜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생을 내팽개쳐 둔 채 정권 연장, 총선용 쇼에만 치중하는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석 다수를 차지한 공당으로서 수백만 국민들의 민의 또한 대변하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열린세상] 조국 이후, 국회가 응답할 때다/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조국 이후, 국회가 응답할 때다/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조국 장관의 사퇴로 두 달간 격렬했던 정치권의 공방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한국 정치는 여전하다. 국회는 멈춰 서 있고 광화문과 서초동·여의도에서 보수와 진보 촛불은 격화일로다. 지식인들은 광장정치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보수 학자들은 촛불시위를 현 정부의 파당적 적대 정치가 시민사회 전체로 확대된 파시즘적 광란으로 해석한다. 진보 학자들은 정파별로 동원된 광장정치는 결손민주주의 간의 대결로 직접민주주의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양자 모두 정파성을 초월한 국민적 통합을 권고하고 있다. 이 상황을 두 가지 질문을 통해 살펴보자. 첫째, 광장정치는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있는가? 한마디로 광장정치는 민주주의를 망치고 있지 않다. 직접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직접 지닐 때만 가능하다. 고대 아테네의 민회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 따라서 촛불을 직접민주주의에 빗대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오히려 촛불들은 국회가 응답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16~17년 한겨울의 촛불은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해 파괴된 민주주의를 복구하라 했었다. 그리고 2019년 서초동과 여의도의 촛불은 국회가 나서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검찰을 개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권력에 의해 강제적으로 동원된 흔적도 없다. 물론 광화문 집회에서 자유한국당이 당원들을 동원한 흔적이 발견된다. 그러나 공적 권력을 추구하는 사적 조직인 정당의 동원 행태를 파시즘과 연결 짓는 것은 학문적 비약이다. 오히려 대다수 촛불은 자발적으로 광장에 나와 대의제의 정상적 작동을 주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라리 건강하기까지 하다. 국민적 통합에 관한 권고도 마찬가지다. 민주화 이후 우리 국민은 단 한 번도 통합된 적이 없었다. 대통령 취임 직후 90% 이상의 지지율을 통합의 예로 제시하는 것도 비약이다. 국가수반의 국정 운영에 대한 희망적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더군다나 대통령의 국정 의제에 전폭적인 지지로 통합된 것이라 말할 수도 없다. 오히려 시민사회는 언제나 나뉘어 있는 것이 정상이다. 소금 장수와 우산 장수의 이해가 다를진대 서로 통합하라 한다면 억지에 불과하다. 국가가 권력을 동원해 강제로 통합하려 한다면 오히려 이를 파시즘이라 불러야 한다. 민주주의의 묘미는 다양한 이해들이 골고루 대표돼 총칼을 내려놓고 말로 싸우며 타협하는 데 있다. 문제는 정작 의회가 멈춰 서 있다는 데 있다. 둘째, 국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민주주의는 소수를 보호하면서 다수의 지배를 용인하는 제도다. 소수의 거부권을 중요시해 단순 과반을 넘어 3분의5, 혹은 2분의3의 동의를 요구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국회선진화법에, 후자의 경우 개헌에 필요한 다수의 요건이다. 즉 대의민주주의의 요체는 다수의 형성을 위한 지난한 쟁투의 과정이며, 이 절차적 규칙에 모든 정당은 따라야 한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그간 조국 감사로 활용한 국정감사 기간을 제외하곤 스무번째 이상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여야 4당이 합의해 3분의5의 요건을 충족해 선거법개정안과 검찰개혁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린 후에도 여전히 거부권을 행사하며 국회를 비토크라시의 온상으로 만들고 있다. 조국 사퇴에 올인하더니 조국이 사퇴하자 이제는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며 심지어 문재인 하야까지 주장하는 광장정치에 목을 매달고 있다. 역설적으로 자유한국당은 과거 새누리당 시절 공수처설치법안을 19대 국회에서 발의했다. 이재오 전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김성태, 김영우, 심재철 의원 등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의 핵심은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친 처장이 이끄는 공수처를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두고 차관급 이상 공무원, 국회의원, 법관 및 검사 등의 비리를 수사 대상으로 한다는 것으로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공수처설치법안, 특히 권은희 의원안과 사실상 다르지 않다. 그런데 검찰 장악용이자 장기 집권용이라는 비난이 가당키나 한가. 무조건 거부할 게 아니라 들어가서 투쟁하고 타협하라. 더 큰 다수를 만들든가, 더 큰 다수에 동의하라. 그래야 후대에 20대 자유한국당은 ‘쿨했다’는 칭찬을 듣지 않겠는가. 이제 국회가 응답할 차례다.
  • [사설] 여야 ‘정치력 회복’하고 검찰개혁안 협의하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정치협상회의가 지난 11일 첫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 과제 등 현안을 논의했지만 첫 회의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불참했다. 패스트트랙 안건 등 구체적 의제에 대한 논의는 황 대표가 참석하는 2차 회의부터 시작한다. 지난 7일 초월회(국회의장ㆍ당 대표 정례모임) 회동이 열렸을 때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정쟁을 위한 장”이라며 불참했다. 여야 대표가 당리당략만 생각하며 ‘정치 실종’의 장기화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지난 8월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과 조 장관 가족 수사 이후 여야의 대치는 갈수록 격렬해졌다. 광화문과 서초동 집회를 통해 광장 정치가 분출해 무기력한 대의정치는 고사 상태에 빠졌다. 여야 정치권은 어느 때보다 의회정치 복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대의민주주의의 책무를 통감해야 할 때다. 정치협상회의가 검찰개혁법안과 관련해 성과를 내야 하는 이유다.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어제 검찰개혁 방안과 관련해 특별수사부 축소와 명칭 변경을 위한 규정을 15일 국무회의에서 개정해 확정하기로 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청회의에 앞서 “국민적 요구인 검찰개혁법안을 반드시 빠른 시간 내에 완수하자고 야당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오는 28일부터 본회의에 상정하겠다고 했다. 소관 상임위가 법사위이므로, 다른 상임위를 거쳐 법사위로 넘어오는 법안과 달리 법사위 자구 심사 등을 위한 숙려기간 최다 90일이 별도로 필요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12월 3일이 돼야 숙려기간이 끝난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해석을 고려해야 한다. 반면 한국당은 입법조사처보다 한층 더 나아가 내년 1월에야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맞선다. 한국당은 애초 공수처 설치 법안에도 부정적이었던 만큼 조 장관 일가 비리 의혹으로 촉발된 국정혼란을 공수처법으로 덮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수처가 발족하면 고위 공직자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 대부분을 가져가게 되고,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와 한국당의 결사 저지가 빚은 대결에서도 확인했지만, 이들 법안 처리의 타협은 정치개혁법만큼이나 난제 중의 난제다. 하지만 여야 모두 직접수사 축소 등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인정하는 만큼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여야 대표들은 실종된 정치력을 회복해 조속히 실무단을 꾸려 검찰개혁안 협의에 착수해야 한다.
  • [자치광장] 찾아오는 주민이 지방자치의 꽃이다/박준희 관악구청장

    [자치광장] 찾아오는 주민이 지방자치의 꽃이다/박준희 관악구청장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서 마을 문제를 함께 토론하고 결정했다. 민회는 그리스·로마 시대 도시 국가의 정기적인 시민 총회다. 시민들이 자신의 생각, 의견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직접민주주의의 시작이었다. 현대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지방정부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직접민주주의의 핵심은 적극적인 주민 참여다. 지난해 민선 7기 취임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사업이 아테네의 직접민주주의를 우리 시대에 맞게 변형해 시스템화하는 것이었다. 삐삐를 차고 다니던 구의원 시절, 두 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민원 불편 해소 상담소’를 차려 구민들의 민원과 정책 제안을 직접 받았다. 그 시절의 경험을 살려 지난해 11월 관악구청 1층에 민선 7기 1호 공약사업인 카페형 관악청(聽)을 탄생시켰다. 이곳에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주민들을 직접 만나 정책 제안도 받고, 민원도 해결하며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지난 3~7월에는 ‘이동 관악청’도 선보이며 21개 동 주민센터를 순회하며 많은 주민들을 만나 지역 현안과 의견에 귀기울였다. 이렇게 해서 처리하고 해결한 민원이 270여건에 이른다. 취임 1주년에는 ‘온라인 관악청’도 만들어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넘어서 모든 주민과 소통의 폭을 넓혀 가고 있다. 성현동, 중앙동, 신림동 등 6개동에서는 주민자치회도 운영 중이다.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가 동 자문 기구 역할에 그쳤다면 주민자치회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마을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직접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2020년 하반기에는 21개 전체 동으로 확대하고 주민자치회 안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주민의 참여 없이 지방자치의 발전은 없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 나은 관악구를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진심으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답답함을 나눠 조금이라도 어려움이 해소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관악청에서 항상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꼭 무거운 주제가 아니어도 좋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 가벼운 마음으로 커피 한잔 하러 관악청을 찾아오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꽃처럼 아름답다.
  • 나경원 “문 대통령 ‘국론분열 아니다’ 발언, 유체이탈식 화법”

    나경원 “문 대통령 ‘국론분열 아니다’ 발언, 유체이탈식 화법”

    “온 나라 아수라장 만들고 직접민주주의로 포장 말라” 최근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 등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론 분열이 아니다”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유체이탈식 화법”이라고 비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국론 분열이 아니라는 말은 상식과 양심의 분열로, 유체이탈식 화법”이라면서 “책임 회피로 온 나라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그것을 직접 민주주의로 포장하지 마시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의정치가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여당이 민의를 부정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도 모자랄 판에 대통령이 끝 모를 오기와 집착으로 국론 분열과 깊은 대립의 골을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해방 후 3년, 찬탁과 반탁으로 나눠 싸우던 그런 극단의 갈등 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표출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면서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로,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의 정치가 충분히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 때 국민들이 직접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말해 국회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승민 “조국일가 비호하는 홍위병 집회, 대통령이 선동”

    유승민 “조국일가 비호하는 홍위병 집회, 대통령이 선동”

    오신환 “조국 검찰개혁? 도둑이 도둑잡는 꼴”“국정농단 당시 촛불과 서초동 촛불 달라”“범죄 피의자 비호 위해 동원되고 있을 뿐”유승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서초동 집회의 손을 들어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서초동 집회는 조국 일가의 비리를 비호하는 홍위병 집회”라면서 “국론분열이 아니라고 하면서 대통령이 국론분열에 앞장서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유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초동 광장의 파시즘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헌법가치를 파괴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검찰개혁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거취 등을 둘러싸고 열리는 대규모 집회에 대해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로,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대의정치가 충분히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 때 국민이 직접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서초동의 소위 ‘조국수호 집회’를 긍정하고, 더 나아가 조국 일가의 불법 부정과 비리, 반칙과 위선을 비호하는 홍위병들의 집회를 대통령이 나서서 선동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 대표는 “‘폭정’의 저자 티머시 스나이더는 ‘탈진실은 파시즘의 전 단계’라고 했다”면서 “조국(장관)을 파면하고 조국 일가를 법대로 처리하면 끝날 일을, 대통령은 ‘밀리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진실을 외면하고 국민 편가르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지도자이기를 포기하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말”이라고 일갈했다. 유 대표는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약속했던 취임식 때의 문 대통령은 어디로 사라졌나. 국민통합은 포기했나”라고 반문했다. 유 대표는 “대한민국이 두 개의 광장으로 쪼개져 있다”면서 “경제와 안보는 폭풍 속으로 치닫고 있는데 광장의 갈등과 대립은 가슴 아픈 분열”이라고 답답해했다. 같은 날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족의 사모펀드 투기, 입시부정 의혹 등이 불거진 조 장관이 이끄는 검찰개혁에 대해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조 장관이 검찰 개혁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도둑이 도둑을 잡으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면서 “분노한 국민들이 거리로 나오게 된 것은 여야를 막론한 모든 정치권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서초동 집회에 대해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게이트로 인해 열린 촛불집회와는 다르다고 일갈했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2016년 국정농단 당시 전국에서 타오른 촛불과 서초동 촛불은 근본이 다르다”면서 “지금의 촛불은 범죄 피의자를 비호하기 위해 (집권 세력이) 동원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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