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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전 양심선언 이지문, “삼성 돌아가고 싶다”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30년 전 양심선언 이지문, “삼성 돌아가고 싶다”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군대 안에서 벌어져 온 여당 기표 강요, 공개 투표 등은 그 시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반발이라도 했다가는 혹시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을까 염려하며 부당한 지시인 줄 알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상관에게 찍히지나 않을까 두려워 침묵했고, 나 하나 나선다고 바뀔 것 같지도 않아서 눈을 감았다. 1992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군 부재자 투표 역시 노골적인 부정투표였다. 스물넷 청년 장교는 눈을 감지도, 침묵하지도 않았다. 이를 세상에 알렸다. 무슨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짐작하지도 못했다. 그저 평범한 상식에 따라 행동했다.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선거는 공정하게 치러져야 하고,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아주 평범한 상식에 대한 믿음이었다. 30년이 흐르는 동안 세상이 바뀐 만큼 ‘이지문 중위’의 삶도 함께 바뀌었다. 이제는 50대 중년이 된 이지문(54)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1992년 3월 22일 일요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표 80% 이상 나오게 하라’, ‘선관위 없는 공개 투표’, ‘투표 내용 검열’ 등 군대 안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부정투표를 폭로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뤘지만 여전히 야만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때였다. 이문옥 감사관, 윤석양 보안사 이병, 한준수 연기군수 등과 함께 공익제보를 상징하는 ‘내부고발 1세대’ 인물이다. 우리 사회의 소금과도 같은 역할이었지만 돌아온 대가는 처절했다. 그는 헌병대 영창을 갔고, 전역 뒤 예정된 ‘삼성맨’으로 돌아갈 길도 끊겼으며, 이등병 계급장만 단 채 빈 들판으로 내던져졌다. 지난 26일 이 이사장을 만났다. 그리고 “30년 전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냐”고 묻자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며 웃는다. 이는 그가 양심선언 직후 군으로부터 받았던 같은 맥락의 질문이기도 했다. “당시 사단 징계위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똑같이 행동하겠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이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군이 더 공정하게 해 달라’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반성이 전혀 없군’이라며 이등병으로 파면시켰죠.” 상식과 양심을 믿는 청년 장교에게는 우문(愚問)이었다. 30년 뒤 다시 반복된 질문 역시 우문이었다. 돌아온 답이 더욱 지혜로워졌을 뿐이다. “사실은 스스로 끊임없이 물었던 질문이기도 하죠. 다시 해야죠. 대신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서 했을 것 같네요. 그래도 만약 당시 너무 철저하게 준비했으면 순수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하하.”그는 그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다시 부대로 들어가 군복무를 계속 하려 했다. 군 부재자 투표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기록한 일기장도 놓고 나왔다. 철저히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고, 그저 상식에 따른 순수한 의도뿐이었음을 보여 준 단적인 사례이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87학번이다.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하던 시절 대학을 다니면서도 데모 한 번 하지 않은 이였다. 내내 학생운동을 하기도 쉽지 않지만, 시위 현장에 한 번도 나서지 않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는 “남과 세상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사람이 아님을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 스스로 알았기에 데모와는 거리를 뒀다”면서 “다만 남들과 다르게 편히 학군단 생활하고 졸업 뒤에는 삼성에 입사하고 하면서 선후배 친구들에게 부채의식과 부끄러움은 조금씩 쌓여 갔다”고 말했다. 엄청난 곡절을 거치며 이 이사장의 정치사회적 삶은 1992년 3월 새로 시작된 셈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 우연이 겹치고 쌓여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운명이 된 셈이었죠. 만약 당시 근무하던 부대(9사단3789부대)가 경기도 파주가 아닌 서울과 멀리 떨어진 강원도 같은 곳에 있었다면, 또 위수지역을 통과할 때 헌병이 제대로 검문을 했더라면, 또 기자회견 전날 밤 당직사관이 아니었더라면 등등 여러 조건들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면 그 양심선언은 없었을지도 모르죠.” 이후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1992년 5월 이등병으로 파면됐지만 3년 가까운 법정 다툼 끝에 다시 중위 계급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됐고, 부패방지법 및 공익신고자보호법 등이 제정됐다. 민주주의는 조금씩 무르익어 갔고 반부패는 시대의 화두가 됐다. 그동안 그는 공익제보자를 돕고 반부패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지냈다. 그렇다고 1992년 경험과 활동에 머무르지만은 않았다. 1995년 부활한 지방자치제에서 최연소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돼 활동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현실 정치에 발을 담가 보기도 했고 고스란히 그 한계와 모순을 몸으로 체감하기도 했다”면서 “우리의 정치가 평범한 시민의 참여 없는 상층부 중심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박사 학위 논문 주제는 ‘추첨 민주주의’다. 흔히 말하는 ‘제비뽑기’로 국회와 지방의회를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선거가 가장 민주주의적이라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면서 “보통 시민들의 지적 수준과 경험이 정치인보다 못하지 않은 만큼 계층, 연령, 지역, 성별로 안배해서 시민의 삶과 연관된 과제를 다루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직업 정치인이 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지만 실상은 소속 정당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깨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굳이 민주주의의 원형이었던 고대 그리스 아테네가 관직 대부분을 추첨제로 선발했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제도다. 이 이사장은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보완하고 주민의 직접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첨 민주주의 방법으로 지방자치 차원에서 ‘시민의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과 성별, 연령 등을 감안해서 추첨식으로 시민의원을 선출하고 다양한 정보와 판단 근거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숙의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하고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시민의회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시민의회’라는 개념이 그다지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마치 30년 전 양심선언을 앞두고 ‘청년 이지문’이 기대와 걱정으로 들떠서 지었을 법한 표정으로 열변을 내뿜었다. 그는 “읍·면·동 민회, 기초시민의회, 광역시민의회, 국가시민의회 등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기존의 의회가 있는 곳은 양원제 형태로 운영하는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시민의회가 하원 기능을, 기존 의회가 상원 기능을 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런 ‘시민의회’는 시민사회단체 활동 차원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국회와 정부가 결단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등에서 이미 시민의회를 1년 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한 사례가 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도 특정한 과제와 주제에 대해 정보접근권을 갖고 고민하면 오히려 기존 정치인보다 더 나은 판단 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실제로 대의민주주의는 이미 현실 곳곳에서 그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대체할 수 있는 제도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을 따름이다.지난 30일 오후 다시 만나 옛 부대를 함께 찾은 그는 먼발치에서 부대를 바라보며 “이등병으로 떠나야만 했던 저 안에 다시 들어가 찬찬히 한번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은데 언제나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는 또한 “이와 함께 처음 입사했지만 다시 돌아가지 못한 삼성으로 잠시나마 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전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러 비판이 있긴 하지만 삼성 역시 준법감시위원회를 꾸리며 기업의 윤리경영,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만큼 반부패와 민주주의의 상징인 ‘청년 이지문’과 제법 잘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양심선언 이후 공익제보의 활성화를 통해 부정부패 없는 세상을 꿈꿨다면, 이제 그 후반부는 정치학자이자 시민사회운동가로서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며 민주주의의 질적 심화를 꿈꾸고 있다. 그의 바람이 실현되는 것이 좀더 투명한 세상, 민주주의가 깊어 가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일 테니 30년 전보다 더 크게 응원할 수밖에 없다.
  • [서울광장] 국가교육위 성공, 정치 배제에 달렸다/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가교육위 성공, 정치 배제에 달렸다/박현갑 논설위원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특목중, 특목고 등을 살피며 수월성 교육에 관심을 보인다. 관심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경우 일반 중고 중에서 잘 가르치고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는 곳이 어딘지 따져 본다. 이런 학부모 바람과 달리 그동안 교육당국은 진영 논리에 따라 교육정책을 재단했다. 지난 정부 시절 없애려다 학부모 반발로 소송 끝에 살아남은 자사고는 교육당국의 정치적 결정이 학교 현실과 충돌한 대표적인 사례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검인정 국사교과서를 없애고 보수 시각이 반영된 국정교과서를 내면서 생긴 학교 현장의 혼란도 이념이 교육을 얼마나 황폐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 준 좋은 예다. 7월 21일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출범한다. 국교위가 교육 현장의 갈등을 추스르고 미래 교육 비전을 그려 낼지 주목되고 있다. 국교위는 지난해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킨 교육위원회법에 근거한 교육개혁 전담 기구다.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해 정파적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중장기 교육발전 계획을 마련하는 게 임무다. 시행령도 이달 초 국무회의를 통과해 출범 준비가 한창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국교위 출범에 반대하지 않는다. 국회는 전체 위원 21명 가운데 9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조해진 위원장은 국회 추천 등은 하반기 원 구성 이후 논의하게 되나 국교위가 정상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입장과는 정반대다. 당시 국민의힘은 본회의 표결에 앞서 5년 단임의 대통령제 국가에서 초정권적 교육 전담 조직은 대의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논리를 폈다. 국교위는 여야 공수가 바뀐 상태에서 출범한다. 제대로 운영하지 않으면 교육부와 이름만 다른 한 지붕 두 가족의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위원들로 구성해야 한다. 21명의 위원은 국회 추천 9명에 대통령 지명 5명, 교원 관련 단체 추천 2명, 대교협·전문대교협 추천 2명, 지방자치단체 추천 1명, 교육부 차관과 시도교육감협의회대표 2명이다. 국교위는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행정기구로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추천 비중을 감안하면 여당이 최소 10명의 인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친정부 인사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 정치적 중립성 시비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기대하는 것은 여야의 교육철학이다. 지난해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국교위 출범을 추진했거나 반대했던 게 아니라면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을 추천해야 한다. 교육계 인사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 인사들도 추천해 위원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 학령인구는 줄고,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도 갈수록 준다.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의 대전환도 앞두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다양한 시각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 국민 여론 수렴도 강화해야 한다. 국교위 내 국민참여위원회에서 국민 의견을 청취하는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전문가 중심의 논의가 가져 온 폐해를 더이상 되풀이해선 안 된다. 학생·학부모 의견을 토대로 선택 교과 중심으로 국가 주도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도 달리할 필요가 있다. 농산어촌 지역과 도심은 지역 특성상 교육 수요가 다를 수 있다. 역대 교육부 장관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안팎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교육부 장관에게 중장기 교육정책을 주문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한국사 교과서 파동이나 자사고 폐지 논란에서 드러나듯 정치적 잣대에 벗어난, 최소 10년 이상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지닌 교육정책 수립은 더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 [손정혜의 어쩌다 법정] ‘검수완박’ 국민투표 보고 싶다/법무법인 혜명 변호사

    [손정혜의 어쩌다 법정] ‘검수완박’ 국민투표 보고 싶다/법무법인 혜명 변호사

    우리 헌법은 대의제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취지에서 헌법개정 사안이나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에 관해서 국민투표에 부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국민투표가 실시된 것은 총 6차례로, 그중 헌법 개정 5차례, 정부 신임안 1차례의 투표가 이루어졌습니다. 마지막 국민투표는 1987년 10월 27일 제9차 헌법 개정에 관한 사안(직선제·5년 담임제 변경)입니다. 이들 6차례의 국민투표는 과거 군사정권이나 독재정권 시절 장기집권 정당화 등의 목적을 위해 권력자 주도로 이뤄졌습니다. 정책을 놓고 국민의 진의를 담은,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투표를 실시한 전례는 없습니다. 대통령의 국민투표 부의권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을 둘러싼 대통령의 재신임안 국민투표 부의와 관련해 ‘국민투표는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안에 대한 결정, 즉 특정한 국가정책이나 법안을 그 대상으로 하며, 국민투표 본질상 대표자에 대한 신임은 국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국민투표제도는 대의민주주의의 결함을 보완하고 국민이 직접 정책에 참여함으로써 정책에 관한 높은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고, 권력의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오히려 집권자의 권력을 강화하는 데 악용되거나 그 투표 결과가 단순한 선전, 선동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고, 찬성 아니면 반대의 의사 표시만을 강요하는 탓에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기 어려우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존재하는 두 얼굴을 가진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의 경우 많을 경우 1년에 몇 차례씩 진행될 정도로 국민투표가 자주 실시됩니다. 예를 들면 동성애차별금지법(가결), 동물실험금지법(부결), 담배광고제한법(가결), 살충제금지법(부결) 등 개별 입법사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폭넓게 실시하고 있고 국민들이 직접 정책에 관한 의사 결정을 함으로써 사회의 갈등을 저감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을 둘러싸고 국민투표 부의권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많습니다. 아직은 우리가 국민투표 방식에 의한 의사결정 경험이 없어 제도 자체가 생경하고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감내하면서까지 할 실효성이 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점인데요, 그래도 한번쯤은 국가 중요 정책에 대해 치열하게 연구해 보고 국민투표권한을 행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초의 국가 정책에 관한 국민투표 대상이 무엇이 될지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 이재명, 홍남기 추경증액 반대에 “책임 물을 정도로 심각한 발언”

    이재명, 홍남기 추경증액 반대에 “책임 물을 정도로 심각한 발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가경정예산안 증액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힌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정도의 심각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민주당사에서 열린 ‘우리동네 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부총리가 월권하는 듯하다. 임명 권력은 국민이 직접 선출한 선출 권력의 지휘를 받는 게 정상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이날 열린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함께 (증액에 합의)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민주당 우원식 의원의 질의에 “저는 쉽게 동의하지 않겠다. 증액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에 구속되기보다 행정부 나름대로 판단이 고려돼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에 이 후보는 “행정부 소속의 부처 책임자가 ‘여야가 합의해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미리 단언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 체제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또 전날 TV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만 100%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개념인 ‘RE100’을 모른다고 말한 것과 관련 “RE100은 단어 문제가 아니고 국가산업 전환의 핵심 과제”라며 “산업단지도 RE100 전용 단지 건설이 전국적으로 매우 중요한 현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350개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해 재생에너지 100%로 생산되지 않은 물품은 공급하지 않는다고 결의하고 있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강력한 주요 과제”라며 “이것을 국민들께서 일상적 삶 속에서 모를 수는 있으나, 전환시대 국가 경제를 설계할 입장에서 모른다는 건 저는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 [단독] 與 위성정당방지법 발의나서...정의당 ‘법적 제한 최선?’ 비판도

    [단독] 與 위성정당방지법 발의나서...정의당 ‘법적 제한 최선?’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 방지법 성안 25% 이상 비례득표 정당 지역구 5석 이상 동시확보해야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비례위성정당의 창당을 억제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성안해 곧 발의한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위성정당 방지법’을 지시한 지 40여일 만이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민철 의원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공동발의 요청에 나섰다. 지역구 선거에서 25% 이상, 정당투표 유효득표한 당 중 지역구 의석 5석 이상 획득하는 경우에만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을 배분받도록 해 비례위성정당의 창당을 억제하는 내용이다. 현재까지 해당 법안에는 11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해 발의요건 기준을 충족했다. 개정안은 선거법 제189조에 ‘다만, 임기만료에 따른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25 이상을 득표한 정당의 경우 제2호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하여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25% 이상 득표한 정당의 경우 지역구 5석 이상 확보 요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해 미래한국당이나 더불어시민당 같은 비례정당의 출연을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현행법은 정당투포에서 유효투표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하거나 지역구 선거에서 5석 이상을 획득한 정당에 대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도록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는 참여하지 않고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만 참여하는 이른바 ‘비례위성정당’이 출현함에 따라 제도 도입의 취지가 훼손되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비례위성정당의 출현으로 인하여 지역구 선거에서 당선자를 배출하기 힘든 소수 정당의 의석 확보라는 당초 제도의 도입 취지가 무력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민의가 왜곡된다는 점에서 실효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위성정당을 탄생시켰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12일 “지난 총선 직전 국민의힘, 당시 자유한국당이 비례의석을 더 받기 위한 꼼수로 위성정당을 창당하면서 민주당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위성정당을 만든 사정이 있지만, 우리 당에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 “위성정당 창당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데 대해 당의 후보로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달 9일 혁신추진위 출범식에서도 “위성정당이라는 기상천외한 편법으로 여야가 힘들여 합의한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실제 한 번 작동도 못 해보고 후퇴해버렸다”며 “국민 주권 의지가 제대로 정치에 반영될 수 있게 위성정당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법안도 각 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구를 위성정당에 배분하면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이 호남 의석 5석 이상을 배분하면서 위성정당을 만들 경우 법안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비판이다. 위성정당방지법이 아닌 비례제 강화를 중심으로한 법안 논의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개최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정의당 정개특위 위원인 이은주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법적으로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만 최선이 아니다. 자칫하면 방지법의 방지법이 계속 요구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연동형비례제 취지에 맞게 비례성 강화 제도개선과 위성정당 만들지 않겠다는 정치적 선언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 [사설] 민주주의 허무는 네거티브 자제로 혐오 대선 막아야

    [사설] 민주주의 허무는 네거티브 자제로 혐오 대선 막아야

    대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의 시선은 싸늘하게 식어 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가족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선거판을 뒤덮으면서 정치 혐오증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지경이다. 급기야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그제 네거티브 중단을 긴급 제의했다. 김 위원장은 “네거티브 전쟁은 그만하고 민생과 경제의 앞날을 위해 어떠한 주장을 내걸고 경쟁할 것인지에 몰두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제1야당의 선거를 총괄하는 그로선 작금의 네거티브 선거전이 정권교체론을 희석할 것이란 정치공학적 판단이 있겠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귀담아들을 대목이 많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건에 이어 장남의 불법 도박과 성매매 의혹에 휩쓸려 있다. 윤석열 후보 역시 고발사주 의혹에다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학력·경력 문제가 불거지면서 연일 해명과 사과에 바쁘다. 미래를 위한 정책 경쟁은 끼어들 틈조차 없을 정도로 상황은 엄중하다. 양측 모두 자신의 의혹은 제대로 해명도 못 하면서 상대방에 대해서는 거친 언사를 동원해 네거티브 공세에만 매달리는 것도 정치 혐오증을 부추겼다.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지, 범법 혐의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진흙탕 싸움인지 분간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60% 안팎에 달한다. 역대 대선 때마다 후보들의 비호감도는 지역이나 이념에 따라 오락가락했지만 후보 개인의 사생활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뽑아야 하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전락 중이다. 흠집투성이의 후보들을 보면서 국민들의 피로감은 점점 누적되고 있다.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미래와 비전 제시, 시대정신에 대한 고민 없이 네거티브 공세와 편가르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걱정이다. 반목과 대립의 선거전이 지속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여야 두 후보나 양쪽 선대위 차원에서 이전투구 선거판에 대해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네거티브 선거전의 중단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 네거티브 선거전은 표심 왜곡에 그치지 않고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정치 혐오가 극에 달하면 선거 자체를 포기하게 되고 낮은 투표율은 전체 민심을 담아내지 못하게 된다. 대선에서 결선투표제가 없는 우리로선 대의민주주의 시스템 자체가 위협받는 지경에 다다랐다.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도 네거티브 선거전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 [속보] 윤석열, 페미니스트 신지예 영입 “지지기반 확장”

    [속보] 윤석열, 페미니스트 신지예 영입 “지지기반 확장”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여성인권운동가로 알려진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했다. 신 대표는 윤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합류한다. 윤석열 후보는 20일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신지예 대표 영입 환영식을 열고 “국민의힘도 새시대준비위원회도 새로운 영입 인사를 통해 국민들의 지지 기반을 넓히고 철학과 진영을 더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지예 대표는 “여러 고민이 있었다”면서 “여성 폭력 문제 해결,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좌우를 넘어선 대의민주주의를 만들기로 한 약속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신 대표를 영입한 것에 대해 윤 후보는 “정당 내부에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토론하고 결론을 내리면서 합의안을 도출해야 민주주의 실현 정당”이라면서 “보수정당이니 진보정당이니 완연히 갈라서는 것은 국민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이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사설] ‘기본소득’도 철회 시사한 이재명 공약 믿을 수 있겠나

    [사설] ‘기본소득’도 철회 시사한 이재명 공약 믿을 수 있겠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최근 자신의 핵심 공약들을 잇따라 철회하고 있어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국토보유세 공약과 관련해 이 후보는 “불신과 오해가 많기 때문에 국민의 동의를 얻는 전제로 추진할 것”이라며 사실상 철회했다. 국토보유세는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해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이 후보 공약의 핵심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도 기획재정부와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자 “고집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 후보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기본소득 정책을 놓고도 우왕좌왕이다. 이 후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과 관련해 “국민들이 끝까지 반대해 제 임기 안에 동의를 받지 못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논란이 거세졌다. 어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철회한 게 아니라 국민 의사에 반하는 정책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면서 더욱 혼선을 빚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공약 번복이나 철회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실용적 노선’이라고 포장한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좇아 공약을 바꾸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대선에 나온 정치인이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표심에 호소하는 것은 정당한 정치 행위지만 공약의 잦은 변경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토보유세나 기본소득 공약은 이 후보의 정치적 철학이자 상징이나 다름없다. 약자를 억누르는 기득권을 타파하고 적극적 재정을 통해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후보 자신의 정치 신념이 농축됐다고 주장해 온 핵심 공약들이 반대에 직면했다고 해서 손바닥 뒤집듯 철회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표 득실에 따라 공약을 뒤집는다면 대선후보로서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어떤 정책이든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 잘못된 정책을 고집하는 것은 문제다. 하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반대가 크더라도 관철하는 불굴의 정치적 신념도 필요하다. 숱한 총선과 대선에서 정치인들이 표를 얻으려고 우클릭 또는 좌클릭 전략을 즐겨 사용했지만 유권자들의 신의를 얻지 못한 탓에 신통한 성적을 내지 못한 게 우리의 선거 역사다. 대선 공약은 후보의 철학과 국가를 이끌어 갈 비전이 담긴 대국민 약속이고, 공약을 보고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잘못된 공약을 고집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데 표심에 따라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바꾸는 것은 정치적 신뢰를 무너뜨린다.
  • [강남순의 낮꿈꾸기] 세계 철학의 날, 철학적 사유는 왜 모두에게 중요한가

    [강남순의 낮꿈꾸기] 세계 철학의 날, 철학적 사유는 왜 모두에게 중요한가

    11월 셋째 주 목요일이었던 지난 18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철학의 날’이었다. 왜 ‘철학의 날’인가. 철학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철학적 사유하기의 중요성을 인식하자는 것이 철학의 날 제정의 주요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가치관과 행동방식에 영향을 주는 철학적 사유란 우선 각자의 유한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다. 더 나아가 개인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서로가 존중하고 서로의 차이를 수용하면서 자유롭고 책임지는 사회로 만들어 가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다. ‘철학의 날’의 존재는 철학이 특정한 사람들의 독점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일상세계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유네스코 지정 11월 셋째 주 목요일 2021년 ‘세계 철학의 날’을 맞아 한국에서 어떤 행사들이 있었는가 살펴보았다. 어느 지역 도서관에서는 3주에 걸쳐 세계 철학의 날 행사가 있다. 철학 도서 추천, 철학 문구 적기, 나와 닮은 철학자 유형 테스트, 철학 도서를 대출하는 회원에게 ‘논어’나 ‘명심보감’ 등을 필사할 수 있는 철학책 필사 노트 증정, 음악에 조예가 깊던 철학자들이 사랑했던 음악 작품 소개 등이 ‘세계 철학의 날 행사’의 내용이다. 또한 어느 교사 연구단체의 행사는 철학의 이미지를 그림이나 사진으로 표현하고 설명하기, 학교에서 철학이 필요할까에 대한 생각 쓰기, ‘철학’이라는 단어로 이행시 짓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철학의 날 행사들이 어떠한 의미와 역할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그러나 철학의 날을 제정하게 된 의도가 반영됐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철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이해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철학이란 삶의 의미와 행복을 모색하는 데 필요한 ‘지혜’에 대한 사랑과 추구가 토대를 이룬다는 것이다. ‘철학’이라고 하면 대학과 같은 특정한 곳에 속한 학자들의 추상적인 논의 영역이라든가, 또는 현실 세계와 동떨어져서 ‘도’를 닦는 도인들이 던지는 ‘화두’ 같은 것과 연관된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나 21세기 이 위기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철학이란 우리의 구체적인 현실세계에 굳건히 뿌리내린 것이어야 한다.물질과 같이 보이는 것에 대한 가치가 정의나 평등과 같이 보이지 않는 가치를 대체하고 있는 21세기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는 철학적 사유는 왜 필요한 것인가. 철학적 사유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다양한 상황에서 질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철학적 사유는 ‘나’를 중심에 두고 그 ‘나’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철학적 사유는 ‘나’에서 시작해서 타자, 그리고 세계로 사유의 원이 확장된다. ‘나’는 ‘너’와 상호연결돼 있으며 ‘나’와 ‘너’가 살고 있는 이 사회와 세계에 대해 다층적 물음을 묻고, 무엇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판단을 하게 하고, 그 판단에 근거해서 크고 작은 행동을 취하게 한다. 즉 사유하기, 판단하기, 그리고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기라는 사이클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철학적 사유의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입시는 자율성의 삶 모색할 통로 차단 ‘스스로 생각하기’란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이다. 칸트가 “감히 스스로 생각하라”를 계몽주의의 모토로 한 이유다. 그런데 이러한 스스로 생각하기는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참으로 어렵다. 정보를 암기하고, 암기에 기반해서 정답을 찾아내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씨름하는 것은 시험이나 취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매우 ‘비실용적’인 것이라고 많은 이들은 생각한다. 한국 특유의 입시제도와 위계주의적 문화는 ‘스스로 생각’하는 자율성의 삶을 모색할 수 있는 통로를 차단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지 못할 때, 종교나 정치적 프로파간다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전형적인 타율성의 삶을 살 수밖에 없다.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서구 중세의 암흑시대에 사는 것과 같이 전적으로 타율성의 덫에 갇혀 살게 되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대화방에 돌아다니는 선동적 정보나 가짜뉴스들이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게 될 때, ‘다수결’에 따라 지도자를 뽑는 대의민주주의는 오히려 파괴적으로 기능할 수밖에 없다. 한나 아렌트가 ‘악이란 비판적 사유의 부재’라고 한 것은 이 점에서 매우 중요한 통찰을 준다. ‘왜’를 묻지 않고, 누군가의 선동에 무조건 따라가는 삶이란 자신만이 아니라 타자의 삶까지 파괴하고 결국 내가 몸담고 사는 이 사회를 잘못된 방향으로 가도록 공조하게 된다. 인류 역사에서 잘못된 정치가나 종교 지도자의 선동에 의해 무수한 폭력과 살상이 이루어지고 정당화돼 온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비판적인 철학적 사유가 필요한 이유다. 히틀러는 국민투표에 의해 총통으로 선출됐다. 이렇게 국민에 의해 선출된 히틀러는 왜곡된 주장과 거짓 정보로 사람들을 선동하면서, ‘인류에 대한 범죄’에 무수한 사람들을 가담시켰다. 한국 역사에서도 독재자에 대한 향수를 여전히 가지고 있는 이들은 지금도 누군가에 의해 선동되는 삶, 타율적인 삶, 왜곡된 정보로 교란되는 삶이 오히려 편하게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성찰하지 않기에, 선동자의 말이 무조건 ‘옳다’고 믿고 따르기 때문이다. 일상 세계에서의 철학적 사유란 내가 듣고, 보는 여러 가지 사건이나 내면적 생각들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왜 하는 것인가,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알게 된 것인가. 내가 아는 것은 올바른 정보에 근거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를 선동하기 위해 사용되는 왜곡된 정보에 의한 것인가.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 ‘성공’이란 무엇인가. 더 나아가 인간으로서의 나의 권리란 무엇인가. 모든 인간의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지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철학적 사유는 이러한 크고 작은 질문 없이는 불가능하다. 철학적 사유는 물질적 성공이나 지배 권력같이 눈에 보이는 가치를 넘어서 인간의 자유, 평등, 정의, 평화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의 중요성을 보게 한다.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가, 또는 사람들이 자신의 젠더, 계층, 성적 지향, 출신 학교 등에 근거해 어떠한 차별과 배제를 경험하는가와 같은 일상적 문제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 ‘추상적인 철학’을 모두 배우라는 것이 아니다. 또는 자신의 구체적인 일상은 모두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면서 평생 서재에서만 작업한 철학자의 글을 암기하는 것이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인 현실 세계에서 어떠한 차별과 혐오가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나 개입 없이 서재에서만 생각해 낸 ‘인생의 지혜’가 쓰인 책을 읽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구체적인 우리의 일상세계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철학이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하다. ‘세계 철학의 날’에 다음의 세 가지 기본적인 모토를 각자가 기억하고 조금씩이라도 실천하면 어떨까. ●실천하는 것이 모두의 삶의 나침반 될 것 스스로 사유하라. 어떤 특정한 문제에 대해 고민한다면, 그러한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가를 읽고, 묻고, 듣는 것은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참고용’일 뿐이다. 결국 나의 삶은 나의 것이기에 궁극적으로는 ‘고유명사로서의 나’의 입장에서 그 문제에 대해 사유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스스로 판단하라. 내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나의 몫이다. 또한 그러한 판단을 포괄적이고 복합적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독학’해야 하는 것도 나의 몫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판단, 관계에 대한 판단 등은 궁극적으로는 나의 몫이다. 정치가를 선출할 때도 특정인에 대한 자신의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 그 사람의 장점과 한계는 무엇인지, 그 사람이 내가 속한 한국 사회를 어떠한 사회로 만들어 갈 사람인지 등 복합적인 판단을 스스로 하는 것이다. 스스로 행동하라. 스스로 사유하고, 판단한 후 우리는 크고 작은 결정과 행동을 하게 된다. SNS 단체방 회원들이, 같은 교회나 절에 다니는 사람들이, 또는 동창이나 선후배들이 어떤 결정을 한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서 행동해선 안된다.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정치가를 선출하고, 미래를 기획하고, 삶을 의미 있게 가꾸어 가기 위해 결단하고 행동에 옮기는 연습을 해야 한다. 또한 차별과 혐오를 당하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크고 작은 행동을 실천하는 것이 철학적 사유를 일상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상기하고 실천하는 것이 ‘세계 철학의 날’의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 일상 세계 속에 이러한 철학적 사유하기가 깊숙이 뿌리내리도록 연습하는 것은, 나의 삶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에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성중기 서울시의원 “청소년 의회교실 경험이 중요한 문제 결정시 밑거름 되길”

    성중기 서울시의원 “청소년 의회교실 경험이 중요한 문제 결정시 밑거름 되길”

    서울특별시의회 성중기 의원(국민의힘·강남1)이 지난 5일 비대면으로 개최된 제235회 온라인 청소년 의회교실 수료식에 참석해 강남구 신구초등학교 학생들을 격려했다. 서울시의회는 민주시민 역량을 제고하고,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실제적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청소년 의회교실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원격수업이 확대되고,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위해 ‘20년 10월부터 비대면으로 가능한 온라인 모의의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성 의원은 의회 본관 본회의장에서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청소년 시의원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날 의회교실에는 신구초교 6학년 3·4반 학생 48명이 청소년시의원으로서 「청소년 범죄 처벌에 관한 건의안」을 주제로 실제 주제발표, 찬반토론, 표결까지 참여하며 의회 내 의사결정 과정을 직접 경험했다. 10대 청소년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어른과 동일하게 처벌해야 하는지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오갔다는 후문이다. 또한 학생들은 서울시의회의 역사 및 역할에 대해 배우고, O/X 피켓을 활용해 의회와 관련된 퀴즈 프로그램에도 참여했고 5분 자유발언과 동일한 형식의 1분 자유발언에 나선 학생들도 있었다. 성중기 의원은 격려사에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따라 최선의 결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이자 사회를 발전시키는 힘”이라며 “오늘의 경험이 학교나 가정에서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고 처리할 때,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 잠룡들의 ‘배지 반납’… 靑으로 가는 길 열어주나

    잠룡들의 ‘배지 반납’… 靑으로 가는 길 열어주나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8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3~4일 민주당 대선 경선 첫 지역인 대전·충청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과반 압승을 막지 못하고 패배한 이 전 대표는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루겠다”며 역전을 위한 배수진을 쳤다. 이 전 대표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도 동반 사퇴를 결심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희숙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자 “제가 정권 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할 수 없었다”며 의원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이 전 대표와 윤 의원은 각각 정권 재창출,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내세우며 의원직을 사퇴했지만, 한편에서는 두 사람을 선출한 국민에게 임기 끝까지 봉사해야 하는 ‘책임’을 저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불리한 국면 전환 위해 차별화로 시작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 주자들 중에서도 불리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또는 역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사례가 있었다. 1992년 대선을 두 달여 앞둔 10월 13일 김영삼 당시 민자당 대선 후보는 국회 대표연설에서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민자당에서 김 후보와 갈등을 빚던 노태우 대통령과 박태준 최고위원이 탈당하자 수세에 몰린 김 후보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대선 경쟁자인 김대중 민주당 후보와 정주영 국민당 후보가 의원직을 고수하던 것과 차별화하는 효과도 노렸던 김 후보는 대권을 거머쥐었다. 2012년 대선 후보 등록을 앞둔 11월 25일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저의 정치 여정을 마감하려 한다”며 비례대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야권 단일화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안 후보가 같은 달 23일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대선 정국이 안갯속에 빠지자 박 후보가 의원직 사퇴 카드를 통해 선제적으로 반전을 시도한 것이다. 반면 부산 사상구 의원이었던 문 후보는 “지역구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의원직을 유지했으며 안 후보의 공식 지지도 얻어 냈지만 박 후보에게 패배했다. 반면 1997년과 2002년 대선에 도전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도 두 번 모두 의원직을 던졌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이 후보는 199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결과에 불복해 제3후보로 나선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에 의해 지지율을 잠식당하고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도 받는 상황에서 그해 11월 전국구(현재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했다. 이 후보는 2002년 3월 대선 경선을 앞두고 당내에서 본선 경쟁력에 대한 비판을 받자 총재직을 내려놓았다. 이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이 계속되는 가운데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대선을 3주여 앞둔 11월 25일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 단일화를 하자 이 후보는 의원직을 또 한 번 던졌지만 대선에서 낙선했다. 2017년 대선에서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의원직을 사퇴했지만 3위에 그쳤다.●제적·출석의원 과반 찬성 얻어야 대선에 출마하지 않은 의원들도 여러 이유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곤 했으나 실제 사퇴한 경우는 드물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사퇴하기 위해서는 제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의 의결을 얻어야 하고, 국회 폐회 중에는 국회의장이 사직을 허가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18~20대 국회에서 지역구 의원 5명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지만 사퇴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다만 2005년 박세일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 의결을 우회해 의원직을 던졌다.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박 의원은 여당 열린우리당과 야당 한나라당이 수도 이전 무산에 따른 행정도시특별법을 합의 처리한 데에 반대하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국회에서 사직이 허가되기 어려워 보이자 박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이 당을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는 규정을 이용, 탈당계를 제출함으로써 직을 내려놓았다. 이처럼 의원직 사퇴가 어려운 정치 구조하에서 의원직 사퇴 선언은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상대 당을 견제하고 여론을 반전시키려는 목적으로 진정성 없이 의원직 사퇴만 선언한다는 것이다. 2019년 당시 야당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강행 처리하자 자당 의원 전원의 총사퇴를 결의했지만 총사퇴는 실현되지 않았다. 10년 전에는 정당만 바뀐 채 똑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 야당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은 여당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고, 장세환·최문순·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사퇴는 무산됐다. ●진정성 보여주기냐… 책임정치 저해냐 의원직 사퇴의 진정성 논란을 넘어 의원직 사퇴 자체가 책임 정치를 구현하는 것인지, 오히려 저해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소신에 반하는 정책을 저지하지 못해 유권자와의 약속을 저버렸을 때, 자신의 과오로 청렴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 의원직 사퇴를 통해 책임을 지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와 헌법의 정신에 부합한다는 주장이 있다. 아울러 대선에 뛰어든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선거에 전념하느라 의정·지방행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에 직무를 유기를 하는 것보다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유권자가 특정 임기 동안 권한을 부여해 주겠다고 선출한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이 임기 중간에 자신만의 판단으로 권한을 내려놓는 것은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는 것이며, 대의 민주주의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대선에 출마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는 선거 과정에서의 권력 남용 우려까지 겹치면서 사퇴 여부를 두고 논란이 더욱 가중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국회의원과 달리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인사 등의 자원을 자신의 선거에 활용할 수 있어 대선 본선 또는 경선에서 ‘불공정’ 또는 ‘불법’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대선 후보자가 되려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선거일 전 90일까지 직을 사퇴하도록 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은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지방자치단체장의 관권 선거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1명이 사퇴하더라도 다른 의원들에 의해 의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은 사퇴할 경우 지방행정이 마비될 가능성이 높기에 단체장이 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더이상 약발 안 받는 ‘정치쇼’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선에 출마한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의정·지방행정 활동을 충실히 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지만, 직을 사퇴할 경우 누가 의정·지방행정을 맡을 것인가의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며 “직의 유지와 사퇴 중 어떤 선택이 유권자에게 더 피해를 주는지 측정하기 어렵기에 현재는 의원·단체장 등 당사자에게 판단을 맡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의원직 사퇴가 자신의 진정성과 책임성을 국민에게 보여 주는 수단으로 유효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직 사퇴 선언이라는 이벤트보다는 사퇴 선언 이후 구체적인 행보와 정책 등의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해서 즉시 사퇴가 처리되는 것도 아니고 과거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사례가 많기에 의원직 사퇴의 충격파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수세에 몰려 의원직 사퇴를 선언할 경우 궁여지책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국민은 의원직 사퇴 이후의 행보에 관심이 있는 것이지 사퇴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윤석열 “언론중재법, 정권 연장 위한 입법 독재의 마지막 퍼즐”

    윤석열 “언론중재법, 정권 연장 위한 입법 독재의 마지막 퍼즐”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여당 단독으로 국회 문체위를 통과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권 연장을 위한 입법 독재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라고 비판했다. 19일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중재법 단독 처리는 ‘토론과 협의’를 무시하고 대의민주주의를 심각히 훼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한마디로 권력 비리 보도를 막겠다는 것으로, 정권 연장을 위해 언론 자유를 후퇴시킨 것”이라며 “이 정권 사람들은 무엇이 무섭기에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자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권 말 ‘언론 재갈 물리기’는 살아있는 권력에 더욱 엄정해야 한다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어기는 것”이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친여 단체, 고위공직자 가족 등은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를 빌미로 언론을 압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매출이 많은 언론사일수록 부담을 갖고 비판 기사를 써야 해 비리 보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이 법안이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일부 권력자와 여권 인사를 위한 한풀이 법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신문협회도 언론중재법 개정 철회를 촉구하는데 여권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며 ”상식 있는 모든 사람이 권력 비리 보도를 막는 언론중재법 단독 통과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소영 칼럼] ‘추월의 시대’ 대통령은/논설실장

    [문소영 칼럼] ‘추월의 시대’ 대통령은/논설실장

    유권자는 선거에서 선택지가 많아야 좋다. 즉 시대정신을 잘 반영한 훌륭한 후보를 경쟁 속에서 골라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년 대선 예비후보는 풍년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 후보가 6명이다. 국민의힘에는 외부 영입인사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강을 형성한 가운데 내부에서는 홍준표 의원·유승민 전 의원, 구원투수설이 나도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있다. 국민의힘과 합당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살아 있는 카드다. 아직 무소속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있다.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주권자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대리인의 문제가 제기된 탓에 현대정치에서는 정치 신인이 높은 프리미엄을 얻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정치신인이었다. 현재 대선주자 중에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김 전 부총리 등은 ‘정치 신인’이고, 이 지사를 제외하면 ‘여의도 정치’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두 명의 사정기관장 출신이 중도 사퇴 후 대선에 뛰어들었는데, 군복을 벗자마자 대통령이 된 사례도 두 차례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수인가 싶기도 하다. 그보다는 정치 신인인데도 낡아 보이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 산업화·민주화를 거쳐 고속도로를 잘 닦아 놓았더니 검은 매연을 뿜어대며 도로를 역주행하는 것이다. 선진국을 뒤쫓던 추격의 시대를 마치고, 선진국 추월의 시대를 개척하는 한국의 유권자들은 최소 이류는 되는 듯한데, 정치는 여전히 삼류의 때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이 유권자를 따라잡지 못하는 문화 지체 현상은 심각하다. 역주행의 대표주자는 대선후보 선호도 1위 윤 전 총장이다. 그는 “(돈)없는 사람은 부정식품보다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가 부정식품과의 전쟁을 벌였고, 이명박 정부가 없는 사람들이 살기 좋도록 생필품 52개 품목의 가격관리를 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그의 발언은 분명히 시대착오적이다. 밀턴 프리드먼의 자유주의가 의문의 일패를 당했다고나 할까. 페미니즘과 저출산을 엮은 발언이나, 코로나19 초기에 대구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발언, 주 120시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쉬자는 발언 등도 추월의 시대라는 시대정신과는 크게 어긋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최 전 원장도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와 다름없다”고 규정하고 지역적 차이를 주장했는데 부적절하다. 가물가물하겠으나 ‘최저임금 1만원’과 같은 정책은 2017년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포함해 주요 후보가 내놓은 대선공약이었으니 심각한 후퇴가 아닐 수 없다. 유 전 의원의 ‘여성부 폐지’ 주장도 대통령직인수위 시절에 여성부 폐지를 추진하다고 포기한 이명박 정부를 떠올리게 했다. 여권 대선주자 1위를 달리는 이 지사의 발언들도 유감이다. 이 전 대표의 선전을 기원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망국병인 지역주의를 연상시키는 ‘백제 발언’은 곤란했다. 지역주의 극복은 20년이 넘은 어젠다가 아닌가. 또 이 지사 측은 최근 백제 발언을 보도한 언론을 고발한다는데 5공화국 시절도 아니고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으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압축성장 탓에 한국의 유권자가 지지하는 가치는 다양한 편이다. 구한말을 사는 분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개발독재 산업화시대, 민주화시대, 주요국 20(G20)시대에서 G7+3국 시대까지 펼쳐진 탓이다. 그러다 보니 비록 시대퇴행적 발언을 하더라도 특정한 시대에 갇힌 유권자 20만~30만명의 열렬한 환호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다수의 유권자는 그 발언에 지지를 철회하거나 스윙보터로 전환할 것이다. 대선은 정당에서는 정권 획득이겠으나 유권자에게는 한국의 미래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어떤 내용을 담아 전진할 것인가를 보여 주는 정책과 아이디어들이 경쟁하는 공간이자 선택의 시간이다.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마땅히 정치·경제·사회적 양극화를 완화할 정책을 제안해야지, 현 정부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를 겨냥한 비판만으로는 크게 부족하다. 선진국을 따라잡던 패스트 무버의 시대는 끝났다. 추월의 시대에 한국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긍정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경선 통과에 열을 내다가 본선에서 유권자로부터 영원히 외면받을 수 있다.
  • “이준석 대표 조문 감사” 최재형, 입당 빨라지나

    “이준석 대표 조문 감사” 최재형, 입당 빨라지나

    “정당정치 아니면 어렵다는 생각 분명”崔측 김영우 언급… 윤석열과 차별화참모·사무실 등 캠프 진용 구축 속도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3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부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형식은 감사 인사지만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정치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전 원장 측 김영우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이날 “최 전 원장은 정당정치가 아니고는 대의민주주의를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히며 최 전 원장의 입당에 힘을 실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부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두 사람은 조만간 직접 만나자는 등의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최 전 원장은 조문을 온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빠른 시일 내 권 위원장을 먼저 만나고, 비슷한 절차로 최 전 원장을 직접 만나 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의 행보는 입당에 거리를 두고 있는 윤 전 총장과는 사뭇 다르다. 최 전 원장이 3선 출신으로 국민의힘과 접점이 많은 김 전 의원을 영입한 것은 입당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 전 원장 캠프 상황실장인 김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입당 여부와 시기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심사숙고하고 있고 또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문’(반문재인) 행보를 보이는 윤 전 총장과는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다지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김 전 의원은 “1·2위를 달리고 있는 여야의 대권 주자들을 보면 과연 대한민국을 치유하고 고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 통치자는 통합과 치유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우선 참모진을 구하고 서울 여의도의 한 공유오피스에 대선 캠프 사무실을 알아보는 등 캠프를 꾸리는 데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전 의원은 통화에서 “입당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면서 “우선 각 분야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모셔 도움을 받아 보려고 한다”고 했다.
  • 이준석과 통화한 최재형…국민의힘 입당에 속도 낼까

    이준석과 통화한 최재형…국민의힘 입당에 속도 낼까

    최재형, 부친상 조문 감사인사로 직접 전화이준석 “빠른 시일 내 만나뵙기를 기대”최재형, 국민의힘과 거리 좁히기…尹과 차별화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3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부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형식은 감사 인사지만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정치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전 원장 측 김영우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이날 “최 전 원장은 정당정치가 아니고는 대의민주주의를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히며 최 전 원장의 입당에 힘을 실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부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두 사람은 조만간 직접 보자는 등의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빠른 시일 내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님을 먼저 만난 뒤 비슷한 절차로 최 전 원장을 직접 만나 뵐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최 전 원장의 행보는 입당에 거리를 두고 있는 윤 전 총장과는 사뭇 다르다. 최 전 원장 캠프 상황실장인 김 전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입당 여부와 시기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심사숙고하고 있고 또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이 3선 출신으로 국민의힘과 접점이 많은 김 전 의원을 영입한 것도 입당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 의원도 최 전 원장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양측의 만남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정치행보를 시작하자마자 국민의힘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김 전 의원은 “1·2위를 달리고 있는 여야의 대권 주자들을 보면 과연 대한민국을 치유하고 고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 통치자는 통합과 치유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반문(반문재인)’ 행보를 보이는 윤 전 총장과는 다른 행보로 경쟁력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 전 원장은 우선 참모진을 구하고 서울 여의도의 한 공유오피스에 대선 캠프 사무실을 알아보는 등 캠프를 꾸리는 데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전 의원은 통화에서 “입당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면서 “우선 각 분야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모셔 도움을 받아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 최재형, 국민의힘 입당에 무게…‘반문’ 윤석열과는 차별화 강조

    최재형, 국민의힘 입당에 무게…‘반문’ 윤석열과는 차별화 강조

    최재형 측 “입당 심사숙고…국민 실망 안 시켜”최, “尹 대안 아닌 자체로 평가 받겠다” 의지이번주는 인선 등 캠프 구성에 집중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 김영우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13일 “최 전 원장은 정당정치가 아니고는 대의민주주의를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민의힘 입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차별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최 전 원장 캠프 상황실장인 김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입당 여부와 시기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심사숙고하고 있고 또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준석 대표와 통화를 했고,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도 여러 차례 통화했다”면서 국민의힘과 거리를 좁히고 있음을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이 3선 출신으로 국민의힘과 접점이 많은 김 전 의원을 영입한 것도 입당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 전 원장은 전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부친 삼우제를 마친 뒤에도 “많은 분들이 저를 윤 전 총장 대안이라고 하시는데 저는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의원 역시 “1·2위를 달리고 있는 여야의 대권주자들을 보면 과연 대한민국을 치유하고 고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 통치자는 통합과 치유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반문(반문재인)’ 행보를 보이는 윤 전 총장과는 다른 행보로 경쟁력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김 전 의원은 또 최 전 원장이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나 정치권으로 직행한 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것을 두고는 “(감사원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 확보를 위한 것인데 이를 훼손한 것은 문재인 정권”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우선 참모진을 구하고 서울 여의도 인근 사무실을 알아보는 등 캠프 인선을 갖추는 데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전 의원은 통화에서 “입당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면서 “우선 각 분야에서 좋은 분들을 많이 모셔 도움을 받아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도 최 전 원장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낮은 인지도 등으로 아직 한자릿수에 불과한 지지율과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어 조직적 기반이 약한 최 전 원장에게 입당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또 조기 입당으로 윤 전 총장과의 경쟁구도를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 [손성진 칼럼] 대선과 적대 정치/논설고문

    [손성진 칼럼] 대선과 적대 정치/논설고문

    바야흐로 대권 레이스다. 벌써 머리가 어지럽다. 내년 대선이 어느 때보다 협잡과 음모가 난무할 가능성이 커 보여서다. 나라와 국민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는 선거는 한바탕 축제 분위기로 치러져야 할 터인데 그 반대다. 어느 진영이든 ‘백마를 탄 왕자’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사람들이 큰 무대로 옮겨서 대결을 이어 가고 있다. ‘저쪽 진영’에서 보면 윤석열이라는 대항마를 키운 1등 공신인 추미애가 “내가 윤석열을 잡겠다”며 어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실 추미애가 아니었다면 윤석열도 대선판에 없었다. 우습게도 윤석열은 추미애가 낳은 ‘옥동자’가 됐다. 윤석열이 없으면 ‘이쪽 진영’에서는 대선을 치르기가 훨씬 수월할지도 모른다. 이쪽 진영에서 보면 추미애는 결과적으로 아군에게 총을 쏜, 이적 행위를 한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대선판을 기웃거리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대선이 인물다운 인물들이 겨루는 장이 되지 않고, 전투욕과 적개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등판하는 장이 된 것은 오롯이 적대 정치의 결과다. 자천타천으로 대권 주자로 떠오르는 최재형 감사원장도 그런 후보 중의 하나일 것이다. 법조계에서만 뼈가 굵었지 윤석열처럼 정치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최재형이 여론의 부름을 받는 것은 적대 정치가 낳은 산물인 것이다. 1%라도 앞서면 다수가 권력을 잡는 다수결이 대의민주주의의 원리이지만, 민주주의의 함정은 바로 거기에 있다. 분열과 대결이 극심할수록 선거에서 이긴 다수 쪽이 진 소수를 적대시하고 집권 내내 공격하는 것이다. “법대로 하겠다”는 뜻으로 오독한 ‘법치주의’를 겉으로 내세우면서 뒤로는 엉뚱한 짓을 한 박근혜나 그 이전 정부에서 적대 정치는 이미 발원했다. 현 정권의 ‘적폐(積弊) 청산’도 적대 정치에 오염되면서 ‘적패(賊牌) 청산’이라는 ‘빛 좋은 개살구’가 돼 버렸다. ‘대통령도 법을 지켜야 한다’는 법치주의조차 오용될 위험이 있지만, 그 정도를 민주주의의 함정이라 할 수 없다. 적대 정치에서 비롯된 위험한 민주주의는 다수가 소수를 존중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어기는 데서 비롯된다. 참된 민주주의는 다수가 소수를 포용하고 타협해서 합리적 정책을 만들어 낼 때 가능하다. 그러나 적대적 인식에 사로잡힌 과도한 다수는 21대 국회처럼 법을 큰 저항 없이 바꾸는 법치 아닌 ‘인치’(人治)를 낳는다. 결국 인간이 법률 위에 있는 것이라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인간이 법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이다. 그것이 인치주의이며 민주주의의 큰 함정이 된다. 적대 정치가 나쁜 것을 알더라도 그 자체가 포퓰리즘의 수단이 돼 선거에 영향을 미칠 때 민주주의는 더 큰 위기와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말은 쉬워도 실행은 어렵다. ‘적대 정치의 종식’을 선언한 대통령들이 어디 한둘인가. 어려운 이유는 국민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점점 더 벌어지는 빈부 격차의 간극은 국민들끼리도 적대하는 관계를 만들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팬덤 정치’의 횡행은 그런 점에서 한편으로 이해하고 싶기도 하다. 왜냐하면 누가 정권을 잡는가에 따라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득과 피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막연한 추종은 아닌 것이다. 집권을 위한 필생의 사투를 벌이고 옳든 그르든 무턱댄 지지와 반대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대는 적대를 부른다. 역사의 기록이 증명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대선은 다수가 소수를 이겨서 군림하려는 목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역대 정권들은 이 금과옥조는 안중에도 없이 집권하자마자 상대를 탄압하고 권력을 향유했다. 적대 정치라는 악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은 9개월 후 당선자의 숙제다. 추미애식으로 적대 감정에 불타서 선거판에서 악을 쓴다고 대통령이 될 것도 아니고, 이미 대통령감이 아니다. 스스럼없이 일반 국민과 어울리며 낚시를 하는 핀란드 전 대통령을 본 적이 있다. 퇴임한 뒤 농장으로 돌아가 자연인처럼 산 우루과이 대통령도 있다. 더 살펴보지 않아도 다수, 소수를 가리지 않고 대다수 국민에게 존경받는 정치를 한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물러난 후에도 신변을 걱정해야 했던 한국 전직 대통령들의 모습은 우리 민주주의의 슬픈 역사와도 같다. 독재를 하고 적대 정치를 한 결과이니 자업자득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sonsj@seoul.co.kr
  • 서울시의회 오세훈 조직개편안에 반발 기류…박원순표 민주주의위원회 향방은

    서울시의회 오세훈 조직개편안에 반발 기류…박원순표 민주주의위원회 향방은

    서울시의회가 서울시가 제출한 공무원 정원 조례 개정안과 행정기구 설치 조례·시행규칙 개정안에 최근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4일 드러났다.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인 서울시의회가 오 시장과 대립하는 구도로 향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의 개정안은 주택건축본부를 주택정책실로 격상하는 한편 서울민주주의위원회 폐지, 노동민생정책관을 공정상생정책관으로 개편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문제는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만든 서울민주주의위원회다. 과거 이 위원회를 둘러싸고 기존 기능과의 중복, 업무 범위의 불명확성 등 그동안 여러 논란이 있었다. 민주주의위원회는 직접민주주의 실험을 위해 박 전 시장이 설치했으며, 설치 당시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시의회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최근 시의회의 입장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회는 주택정책실 신설에는 찬성하지만, 민주주의위원회 폐지와 노동민생정책관 명칭 변경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행정자치위원회는 다수 의견으로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서울혁신기획관’을 통합·재편해 자율신설기구인 ‘시민협력국’을 신설하려는 시의 조직개편안에 대해 반대했다. 행자위는 “시민참여와 민주주의 활성화를 위한 입법 취지를 감안해 현행과 같이 합의제행정기관으로 존속시키고, 자율신설기구가 아닌 정규 보조기관으로 안정적으로 지속적으로 운영토록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율신설기구는 2년 마다 정기 평가를 통해 시가 존폐를 결정할 수 있다. 설치 후 첫 자율신설기구 평가에서 해당 위원회는 60점대로 최하위 성적을 받기도 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진중권 “윤석열은 형식적 공정, 그마저 文정권은 깨버렸다” 尹 지지포럼 참석[이슈픽]

    진중권 “윤석열은 형식적 공정, 그마저 文정권은 깨버렸다” 尹 지지포럼 참석[이슈픽]

    “尹 대권반열은 공정 무너뜨린 文정권 덕분”“文, ‘기회는 평등·과정은 공정’ 약속 못 지켜”“尹, 대권주자로서 분노에 제대로 응답해야”송상현 “극단주의자로부터 민주주의 보호해야”“개혁 내걸고 입맛대로 손보는 포퓰리즘 배격”김태규 “나라 제대로 됐다면 尹현상 없었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차기 유력한 야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포럼 창립식에서 ‘공정’을 화두로 꺼내며 “윤석열 전 총장은 법적 형식적 공정을 나타내는데 이 정권은 그것마저 깨버렸다”면서 “윤 전 총장이 주목 받는 이유”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권의 공정하지 않은 태도가 윤 전 총장을 대선주자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분석이다. 진중권 “민주화 세력, 기득권돼 특권을자기 자식에게 세습…이게 조국 사태” 진 전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포럼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가능성과 한계’ 토론회 기조 발제자로 나서 “공정은 시대의 화두가 됐는데 이 정권에 들어와서 공정이 깨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정부가 법적, 형식적 공정마저 무너뜨린 덕분에 윤 전 총장이 대권후보로 반열에 올랐던 것이고,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서 “대권주자로서 사회 전체가 느낀 분노에 대해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조건은 이에 제대로 응답할 때 대선후보가 되는 것”라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다’고 말했지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한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 배경으로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과 민주주의 위기를 꼽았다. 그는 “민주화는 상징자본, 기득권의 토대가 됐다. 민주화 세력은 과거 저항 세력이었지만 이제 기득권이 됐고, 자신들의 특권을 자식에게 세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이를 전적으로 보여준 게 조국 사태”라고 말했다. 2019년 발생한 조국 사태는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관 임명 전후 자녀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기 논란, 청와대 울산시장 하명수사 등 각종 가족 의혹들이 터져 나오면서 ‘내로남불’ ‘불공정’ 논란이 거세게 제기됐다. 당시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친(親)조국 서초동 집회와 조 전 장관에 반대하는 반(反)조국 광화문 집회로 국론이 연일 분열되는 갈등을 빚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자녀입시비리와 관련해 사문서 위조,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정 교수는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진 “젊은 세대 ‘투쟁’ 대신 ‘경쟁’으로 해결”“게임의 규칙을 공정하게 해달라는 것”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을 통해 나타난 공정에 대한 욕망의 실체를 정치에 뜻이 있는 정치인들이 짚어 봐야 한다”면서 조국 사태에 반응한 청년 세대를 두고 “젊은 세대는 투쟁 대신 ‘경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또한 공정을 이야기한다. 게임의 규칙을 공정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윤석열 현상’에 대해 “윤석열이란 구체적인 인물을 통해 표출하는 욕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당하고 있는 것”면서 “윤 전 총장뿐만 아니라 모든 대권주자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진 전 교수는 여권의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거명하며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더니, 선심주의 정책이 먹히지 않았다”면서 “그러다보니 이 지사도 (공정 화두에) 숟가락을 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尹지도’ 송상현 “포퓰리스트 정권 잡으면 ‘개혁’ 화두 내걸고 민주적 절차 왜곡” 윤 전 총장의 서울대 법학과 대학원 당시 석사논문을 지도했던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도 이날 강연에서 대의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포퓰리즘을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2차대전 이후 국제질서에 빗대어 “포퓰리스트가 정권을 잡으면 제일 먼저 개혁을 화두로 내걸고, 개혁이란 이름 아래 민주적 절차를 왜곡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취향이나 이상대로 국가를 개조하려고 한다. 검찰, 사법부, 정보기관을 입맛에 맞게 손을 본다”면서 “포퓰리즘은 대의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민주주의를 빙자해 다수결로 밀어붙여 자신들만이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줄기차게 노력한다”면서 “(포퓰리스트는) 정치가 이뤄지는 근본방식에 대한 도전”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거대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송 교수는 “한국의 포퓰리즘은 기존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협할 만큼 영향력이 크지는 않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불안과 적대감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정치가 문지기로서, 극단주의자로부터 민주주의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명예교수는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 등을 지냈다.김민전 “윤석열, 법치주의 부패에 가장 격렬하게 저항했던 분” 토론자로 참여한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법치주의의 부패에 대해 가장 격렬하게 저항했던 분”, 김태규 전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정치적 공감이 탁월한 분이라는 평가에 대체로 공감한다”고 평가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윤 전 총장이 큰 지지를 받는 현상을 긍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면서 “나라가 제대로 됐다면 나타나지 않았을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윤석열이란 사람이 와서 모든 걸 제대로 만들어주길 기다리고 의존하는 건 아닐 것”이라면서 “자유민주주의는 국민 모두가 만들고 제도와 가치가 구현될 때 가능하다”고 했다. 또 “윤 전 총장은 관료로 인생 대부분을 보냈다”면서 “현실 정치를 맡으면 새로운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시의회, 대면·비대면 방식의 탄력적 ‘청소년 의회교실’ 운영

    서울시의회, 대면·비대면 방식의 탄력적 ‘청소년 의회교실’ 운영

    서울시의회(의장 김인호)는 오는 17일 서울고원초등학교를 시작으로 10월까지 총 20회에 걸쳐 관내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의회교실을 운영한다.청소년 의회교실은 청소년이 의회 체험을 통해 건전한 민주시민 역량을 높이고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자 서울시의회에서 매년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비대면(온라인 화상회의)과 대면(본회의장 현장체험) 방식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청소년 의회교실 첫날인 17일에는 서울고원초등학교 6학년 학생 40여 명이 비대면 방식으로 의회교실에 참여하며, 하루동안 시의원이 되어 의사진행 과정을 체험하고 시의회가 마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비대면 방식에 현장감을 강화하기 위해 본회의장에서 실시간 중계로 서울시의회를 소개하는 브이로그를 진행하면서 청소년 의회교실의 문을 연다. 이어서 입교식, 모의의회 안건처리, 퀴즈 프로그램 및 수료식 순으로 진행한다. 특히, 모의의회 안건은 청소년 관심사를 반영하여 준비한 안건이나 학생들이 직접 제시한 안건 중에서 사전에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참여 학생들이 직접 채택한 안건으로 찬성·반대 토론, 표결 등의 의사진행 과정을 체험함으로써, 더욱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김인호 의장은 “서울시의회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의회체험을 통해 지방자치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를 응원한다”라며, “서울시의회는 청소년들의 소중한 의견을 귀담아 들어 청소년을 위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의회는 코로나19로 변화된 교육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시・도의회 최초로 비대면 온라인 의회교실을 13회 운영하였으며, 참여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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