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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 인터넷 생태계 ‘평형’을 위한 상생협력/곽정호 호서대 경영학과 교수

    [In&Out] 인터넷 생태계 ‘평형’을 위한 상생협력/곽정호 호서대 경영학과 교수

    생물학에서는 생태계를 이루는 객체의 종류와 수가 급격히 변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생태계 평형’이라고 한다. 평형 상태에서 어느 순간 자연적 혹은 인위적 원인으로 특정 객체가 없어지거나 늘어나면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워져 모두가 파멸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생태계는 서로 건전한 경쟁과 협력이 이뤄질 때만 유지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세계에서 최근 자주 접하는 용어가 인터넷 생태계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ICT 산업이 진화하며 새 체계를 형성하는 과정이 마치 생물학적 생태계와 비슷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그러나 인터넷 생태계는 자연적인 생태계보다 상대적으로 더 불안정한 특성을 갖는다. 짧은 시기에 급속한 기술발전이 진행되어 오는 등 환경 변화가 매우 빨라서다. 인터넷 생태계 내 기업들의 주도권 다툼이 생태계 붕괴로 이어지고, 피해가 이용자에게 전가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최근 국내 ICT 산업의 생태계 평형 붕괴에 대한 우려도 심각하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플랫폼 사이 문제가 대표적이다. 구글은 앱마켓 판매액, 유튜브·검색 광고료를 포함해 국내에서 연간 3조여원의 매출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사용자들의 카카오톡, 네이버 앱 이용 시간은 정체된 반면 유튜브 이용량은 불과 2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구글은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도 73% 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은 급속한 지배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재무정보 미공개, 망 이용대가 미부담 등 생태계 지위에 걸맞은 책임은 외면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국내외 사업자 간의 역차별 문제로 이어진다.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은 해외 사업자 대비 높은 운영비용으로 인해 곧 경쟁우위를 상실할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은 국내법에 맞춰 매출에 대한 세금, 고품질 동영상서비스를 위한 망 이용대가를 네트워크 사업자에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본격 열리지만 정작 5G 시대 인터넷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덜한 분위기다. 인터넷 산업이 ICT의 핵심 인프라로 지속가능하려면 생태계 평형이 유지되어야 한다. 이는 국내 인터넷 생태계를 이루는 핵심 주체 간의 공정경쟁과 협력관계가 제대로 작동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동일시장에서는 모든 사업자가 동일한 경쟁규칙을 준수해야만 한다. 이런 점에서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에 기반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면, 지속가능한 생태계의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도 동일한 규칙에 의해 경쟁할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생태계의 환경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역차별, 투자비 보전 문제 등 생태계 교란 이슈를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터넷 상생 협의체’ 같은 정부, 플랫폼 사업자, 네트워크 사업자가 포함된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 사업자 간 협력을 기초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대응력 및 협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이미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으로 생태계 평형 되찾기에 나섰다. 세금 문제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매출의 최대 5%에 이르는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과 인도도 세제 개편에 착수했다. 망 이용대가에 있어서도 트래픽 비율이 계약조건을 초과하는 경우 글로벌 사업자가 일정 부분 대가를 부담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멕시코 女 리포터, 생방송 중 마이크로 인터뷰 남성 내리쳐

    멕시코 女 리포터, 생방송 중 마이크로 인터뷰 남성 내리쳐

    축구 열기를 전하던 리포터가 인터뷰하던 관중에게 성추행 당했다. 폭스 스포츠 소속 리포터 마리아 페르난다 모라는 지난달 26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열기를 전하다 봉변을 당했다. 이날 경기는 멕시코 리그 소속팀 치바스 과달라하라가 미국 프로축구(MLS) 소속 토론토 FC에 승리했다. 홈팀이 승리하면서 경기장 밖의 열기도 뜨거웠다. 페르난다는 열기를 전하기 위해 현장 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환호하는 축구팬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가 리포트를 이어가려는 순간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한 남성이 그의 몸 뒤로 붙었고, 마리아의 표정은 일그러졌다. 많은 사람이 몰린 틈을 이용해 마리아의 신체부위에 손을 댔기 때문이었다. 마리아는 즉각적으로 뒤를 돌아 해당 남성에게 마이크를 내쳐리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모습은 TV를 통해 멕시코 전역으로 생방송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해당 내용이 논란이 되자 마리아는 개인 SNS를 통해 “처음에는 남성이 우연히 내 엉덩이를 스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응을 보이지 않자 더 대담해졌다. 내 엉덩이 사이에 손을 넣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장에서 방송 사고가 날 정도로 즉각적으로 대응한 이유도 해명했다. 그는 “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내용을 생중계로 지켜 본 시민들은 마리아의 행동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스포츠서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판문점 선언, 국가 재정 부담 불가피… 국회 비준 동의 필수”

    “판문점 선언, 국가 재정 부담 불가피… 국회 비준 동의 필수”

    한반도에 모처럼 찾아온 남북 간 해빙 무드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4·27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의 실질적 이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은 1일 이번 판문점 선언이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의 10·4 선언문보다 더 진전된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 위해 필요한 법적·제도적 대응 방안과 남북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 떠오를 법률적 쟁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북한법 전문가 3명의 의견을 들어봤다. 좌담회에는 국민대 북한법제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정원 법과대학 교수, 법무부 자문위원인 한명섭 통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이규창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여했으며 조현석 사회부장이 진행을 맡았다.→이번 선언문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박 교수 남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공통의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판문점 선언은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표를 마련했다. -한 변호사 전반적 내용은 10·4 선언문의 계승에 가깝다. 그러나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 추진이 사실상 연계돼 진행되는 것은 상당히 진전된 내용이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미(3자) 또는 남·북·미·중(4자) 회담을 적극 추진한다고 명시한 점도 북한이 평화협정의 주체로 우리를 인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부에서는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평화협정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별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맞다. 정전협정의 서명 주체가 아닐 뿐이다. -이 위원 개성 지역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두기로 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앞으로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동·서독처럼 상주대표부를 두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도 정상회담을 제도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선언문의 법적 효력을 위해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한가. -박 교수 2000년 6·15 선언문을 비롯해 10·4 선언문과 그외 남북 간 주요 합의문서의 중요성에도 불구, 법적 규범력을 갖지 못해 실질적 이행이 담보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적 합의의 절차적 과정으로서 국회 비준 동의 절차는 이뤄져야 한다. 통일이라는 국가적 대계를 위한 중요 합의가 정치적 쟁점화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한 변호사 선언문 내용만 보면 정치적 이행 의무가 발생하는 ‘신사협정’에 불과하다고 본다.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합의문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공동선언문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지 않아도 정치적 이행 의무가 있는 만큼 국제 사회에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이 위원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서는 국가나 국민에 대한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주는 부분에 대해선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동해선·경의선 철도 및 도로 연결 등은 분명 재정적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법제처의 유권 해석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선언문 이행을 위해 해결돼야 할 법적 과제는. -박 교수 현재 대북 정책 관련 법이 상당히 미비한 실정이다. 기본법 체계는 갖췄지만 구체적으로 세부 법령이 마련돼 있지 않다. 교류 협력만 해도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질 수 있는데 제도적 정비가 돼 있지 않다. -한 변호사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금강산관광지구법’이 사라졌다. 북한은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새로 만들어 기존 상태로 돌아갈 수도 없다. 개성공단도 통행·통관·통신 등 ‘3통’ 문제, 신변안전 보장, 분쟁 해결 절차 등 남북 간 협의를 했지만 합의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평화협정을 체결한다고 돼 있지만 평화협정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평화조약은 강화조약인 만큼 헌법상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남북 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에는 규정돼 있지 않다. 이러한 법률적 쟁점들을 미리 해결해야 한다. -이 위원 남북 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고 했는데, 적대행위가 무엇인지 남북 간 합의가 필요하다.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려면 관련 법도 많이 정비돼야 한다. →남북한 법이 이질적인데 통합 가능성은. -박 교수 남북한이 현재 극히 다른 이념과 체제를 가지고 있고 법령 체계도 달라 이 두 법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통일을 추구한다면 우리 법령 체계 중심의 통일법이 마련될 수밖에 없다. -한 변호사 남북한 법의 가장 큰 차이는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인정하느냐’라는 부분이다. 통일 국가가 시장 경제 체제를 지향한다면 북한의 생산수단에 대해서도 사적 소유를 인정해야 한다. 문제는 노동, 자본, 토지 등 생산수단의 전환 과정에서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통일 후유증을 감소시키려면 법제 측면에서도 서로 간의 차이를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위원 통일법은 우리 법과 북한 법을 가지고 ‘제3의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독일 통일에서도 보듯이 서독의 법이 동독에 확대 적용됐고 일부 동독 법률 중에서 필요한 부분은 부속서에 담아 잠정적으로 유지했다. 동독이 체결한 조약도 80%가량은 소멸됐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북한법 중 일부만 수용하는 식으로 전개될 것이다. 북한 주민에 대한 법치 교육, 인권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 →북한과의 교류가 확대된다면 북한 지역 투자도 가능할까. -박 교수 중국에서 북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임금도 800~1000달러를 준다. 우리가 개성공단 노동자에게 준 임금 수준인 150~300달러와 격차가 크다. 투자가 확대될수록 임금 조정 문제가 불가피하게 따를 것이다. -한 변호사 개성공단이 재개된다 해도 기존 형태로 돌아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대거 남한으로 내려온다면 오히려 남한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북한에 물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북한 시장의 개방을 요구해야 한다. 또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법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닌 만큼 앞으로 대북 정책을 펼 때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하도록 절차적 규정을 둬야 한다. 근거 법이 없으니 입주기업 보상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위원 개성공단 폐쇄로 그곳에 투자한 기업들이 철수하면서 많은 손해를 봤다. 철도, 도로 연결 관련해서도 국내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결국 남북 간 신뢰 구축, 신변 안전 제고가 동반되지 않으면 사실상 투자는 어렵다. →통일되면 유산 상속, 지분 다툼 등 가족 분쟁이 늘어날 수도 있는데. -박 교수 우리 민법 원칙이 사적 자유의 원칙인데 북한의 사회주의 사회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귀속된다. ‘원소유자의 권리를 인정할 것이냐’ 아니면 ‘분단 과정에서 점유하고 있던 북한 주민의 기득권을 인정할 것이냐’를 놓고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독일에서도 동독 지역의 재산권 반환 문제가 사회 갈등의 소지가 됐다. 우리도 그런 경험을 교훈 삼아 북한 주민의 권리 보호 측면에서 이 부분을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한 변호사 북한의 토지 이용권을 우리의 소유권, 지상권(타인의 토지에 건물 등을 세우고 이용할 권리), 임차권 등으로 전환하는 등 북한 주민이 갖는 권리를 남한 법제의 권리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유산 상속 문제는 복잡하다. 우리는 북한 주민의 상속을 인정하고 있지만 북한은 우리 국민의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친족 범위, 상속 순위, 유류분 제도 등에서 남북 간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통일 전에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 위원 토지, 협동조합 전환 등 구체적 분야에서 문제가 많다. 우리 정부도 연구를 하고 있지만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이제는 하나씩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통일을 대비해 정부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하나. -박 교수 정부가 북한법, 통일법에 대한 연구 기반을 보다 확충하고 산학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사법부와 국회도 각각 분쟁 해결 절차, 선거 등 정치제도 통합에 필요한 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 -한 변호사 남북 교류 협력의 가장 큰 문제는 상호 교류가 아닌 남한의 일방 투자라는 점이다. 북한 주민이 남한에 와서 거주하는 형태를 규정하는 법제가 없다. 또 남북한 법제 통합은 각 정부 부처가 다 달라붙어서 준비를 해야 하는데 법무부, 통일부, 법제처 외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대통령 산하든 총리 산하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야 한다. -이 위원 연구 재정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석·박사 양성이 안 된다. 정부가 수요 조사를 한 뒤 신진연구자 지원 및 양성에 나서야 한다. 정리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美·EU 핵협정 개정 압박… 이란, 中·러 손잡고 버티기

    폼페이오 “이란 행태 교정 실패” 獨·英·佛정상 핵협정 개정 합의 로하니 “기존 협정 협상 불가능” 中·러 “美에 3국 공동전략 대응”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개정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 수위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중재자를 자임했던 유럽마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편으로 기울었다. 이란이 강력히 반발하는 데다 핵협정의 또 다른 주체인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 쪽에 서면서 이란 핵협정을 둘러싼 갈등이 국제적 규모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AFP통신 등은 2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이란이 핵협정 개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을 파기할 것”이라면서 “중동 일대에서 이란의 위협이 커지고 있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핵협정은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이란의 행태를 교정하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면서 “개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핵협정을 떠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연일 대이란 강경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협정 갱신 예정일인 오는 12일까지 개정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협정을 파기하겠다고 수차례 밝혀 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전화 통화로 핵협정을 개정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3국 정상은 일몰조항 기간 연장, 이란 핵실험 검증 규정 강화,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 및 개발 제한, 역내 불안 야기 행위 제한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의 다 수용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 뜻을 이란 측에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1시간 넘게 핵협정 개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란 대통령실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핵협정 또는 그것을 구실로 한 다른 어떤 문제도 결코 협상할 수 없다. 이란은 어떠한 제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과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등 7개국이 맺은 기존 협정은 협상이 불가능하다”며 반발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지난 28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핵협정 개정 움직임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지난 26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국제안보고위급회의에서 궈성쿤 중국 공산당 공안부장을 만나 “이란과 중국, 러시아가 입는 손해 뒤에는 미국이 있다”면서 “세 나라가 공동으로 전략을 세워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궈 공안부장은 샴커니 사무총장의 발언에 동의하고 “미국은 이란, 중국, 러시아에 해를 입히려고 비밀리에 역내에서의 불안과 무질서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은 국가 책임”…50년을 기다린 진실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은 국가 책임”…50년을 기다린 진실

    “주문.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들에게 국가배상법 제3조에서 정한 배상기준에 따른 배상금을 지급하고, 원고들의 존엄과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피고 대한민국의 책임 등에 관하여 공식 인정하라. (중략) 피고 대한민국은···.”재판장이 판결 주문을 낭독했습니다. 원고의 소송 청구 취지가 모두 반영된 원고 승소 판결이었습니다. 재판이 끝나자 원고석에 앉아 있던 두 베트남 사람이 일어났습니다. 통역을 통해 승소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오랫동안 굳어있던 두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고 턱 아래로 두 손을 모았습니다. 마치 누군가에게 기도하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시민평화법정’(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 공개재판이 열렸습니다. 이 모의재판은 과거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원고는 ‘퐁니·퐁넛 사건’의 피해 생존자 응우옌티탄(58)과 ‘하미 사건’의 피해 생존자 응우옌티탄(61)이었습니다. 동명이인입니다. 한국군 해병 제2여단(일명 ‘청룡부대’) 예하 1대대 1중대 소속 군인들이 1968년 2월 12일 오전 퐁니·퐁넛 마을로 진입해 저지른 학살(74명 사망)로 응우옌티탄(58)은 어머니, 언니, 남동생, 이모, 사촌 동생을 잃었습니다. 당시 자신도 배에 총을 맞았습니다. 또 청룡부대 예하 5대대 26중대 소속 군인들이 1968년 2월 22일 오전 하미 마을로 진입해 일으킨 학살(135명 사망)로 응우옌티탄(61)은 어머니, 남동생, 작은 어머니, 사촌 동생 2명을 잃었습니다. 자신도 한국군의 수류탄 공격을 받고 왼쪽 귀와 왼쪽 다리, 허리를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 때 입은 상해로 현재까지 왼쪽 귀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재판에 대법관과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김영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재판장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을 지낸 이석태 변호사, 과거 ‘2000년 일본군 성노예 국제여성전범법정’ 남북한 공동 기소단의 검사 역할을 맡았던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재판관으로 참여했습니다. 재판부는 재판 첫날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시민평화법정은 (중략) 베트남 전쟁 시기에 민간인 학살이 과연 존재했는지, 만약 존재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심리할 것입니다.” 형사법정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민간인들을 학살한 가해자들의 유무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판단하겠다는 뜻입니다. 이어 재판부는 “참전군인을 비난하고 그들의 명예를 실추하는 자리가 결코 아닙니다”라면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과거의 불행을 이제부터라도 정직하게 드러내 직시하고, 거기에서 찾게 될 진실을 공유하면서 따뜻한 위로와 함께 온당한 치유책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참전군인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그들의 참된 명예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피고는 ‘대한민국’입니다. 앞서 재판부는 소송 서류들을 법무부에 송달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법률상 대표자가 법무부 장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법무부에서는 첫 변론기일이 열리기까지 아무런 답변도 없었습니다. 결국 정부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변호사들이 정부를 대리하는 ‘역할’을 위해 피고 측 대리인단으로 나서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 진상규명, 공식 사과 등의 책임은 베트남 전쟁(1964년 8월~1975년 4월)이 끝난지 4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피고 측 대리인단은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결정적인 증거라면서 베트남 전쟁 당시 채명신 주월한국군사령관이 1968년 6월 4일 주월미군사령관에게 보낸 공문을 제시했습니다. 이 공문은 퐁니·퐁넛 사건이 당시 한국군의 적이었던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일명 ‘베트콩’) 세력이 저지른 사건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피고 측 대리인단은 하미 사건도 26중대가 학살 가해자라는 객관적 증거가 없고, 당시 하미 마을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과 많은 관련성이 있었다며 하미 마을 주민들은 보호 의무가 있는 민간인이었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 등을 내놨습니다.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국방부가 1972년 발간한 공식자료인) ‘파월한국군전사’의 1968년 2월 12일자 퐁니·퐁넛 마을에서의 작전 기록에는, 한국군으로 위장한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 세력이 퐁니 마을 수십명을 집단적으로 살해한 사실이나 이에 대해 당시 퐁넛 마을에 주둔하고 있던 이 사건 1중대가 즉각 대응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은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다”면서 “특히 (중략) 베트남 주민 수십명이 집단적으로 살해되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기록인 파월한국군전사에 단 한 줄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퐁니·퐁넛 사건으로 살해된 마을 주민들이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 세력이거나 그 동조세력이었다는 피고 대한민국의 주장과, 이 사건으로 살해된 마을 주민들은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 세력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이라는 주월한국군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결국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 세력이 그 동조세력을 죽였다는 심히 모순된 결론에 이르게 된다”면서 “이는 논리칙과 경험칙상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하미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재판부는 “(원고가 증거로 제출한 하미 사건 생존 피해자들의 인터뷰 영상 속) 피해자들은 (중략) 이 사건 26중대 소속 한국군인들이 마을에 찾아와 마을 주민들을 여러 곳에 모아놓은 뒤 총격을 가하여 살해하였다는 점을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바, 진술의 신빙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면서 “또한 베트남 정부에서도 (희생자 명단이 적혀 있는) 위령비를 유적지로 인정함으로서 하미 마을에서 피고에 대한 민간인 학살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바, 신빙성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전시에도 전투 행위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은 인도적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국제인권규범을 위반한 점도 문제가 됐습니다. 지난 21일 있었던 당사자 신문 중 일부입니다. “한국군이 총을 쏠 때, 베트남 사람이나 가족 중에 한국군에 대항해서 총을 갖고 있었다든지 칼을 갖고 반격한 사람이 있었나요?” (양현아 재판관) “저희 가족은 (집에서) 나오는 대로 총을 맞았습니다. 저희가 다 이렇게 쓰러져서 누워 있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이모가 아직도 아이를 안고 있었고 한 한국군인이 집에 불을 지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모가 말리려고 했는데, 손 들어서 말리려고 했었는데 옆에서 한국군인이 이모 배를 칼로 찔렀어요.” (퐁니 사건의 응우옌티탄) “저항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당했다는 진술로 보입니다.” (양현아 재판관)적과 아군을 구별하기 어렵고, 게릴라전을 펼치는 ‘보이지 않는 적’의 저격 등과 싸워야 했던 베트남 전쟁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피고 측 대리인단의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퐁니·퐁넛 사건에서는 70여명의 민간인이 살해되었는데 (중략) 수십명의 민간인 살해된 사건을 두고 과연 의도치 않은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라고 볼 수 있는지 자체가 심히 의심스럽다. 나아가 피해자의 거의 대부분이 노인, 여성, 어린이들이었고, 심지어 한 살 미만의 영아까지 살해되었으며 이들은 비무장 상태였다는 점까지 감안해 본다면, 퐁니·퐁넛 사건이 의도치 않은 어쩔 수 없는 희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된다. (중략) 오히려 의도된 집단 학살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미 사건 역시 “1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살해되었는데 (중략) 상당수는 아동과 유아였다. 또 이른 아침 하미 마을 주민들을 여러 곳으로 모아놓은 뒤 학살했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그 다음 날 불도저로 시신을 훼손했다. 의도치 않는 어쩔 수 없는 희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이유들을 종합해 재판부는 다음과 같이 선고했습니다.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들에게 국가배상법 제3조에서 정한 배상기준에 따른 배상금을 지급하고, 원고들의 존엄과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피고 대한민국의 책임 등에 관하여 공식 인정하라. 피고 대한민국에게 1964년~1973년 사이에 베트남 지역에서 피고 대한민국 군대에 의해 베트남 민간인에 대한 살인, 상해, 폭행, 성폭력 등 일체의 불법행위가 일어났는지 여부에 관한 진상조사 실시를 권고한다. 피고 대한민국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포함한 피고 대한민국 군대의 베트남 전쟁 참전을 홍보하고 있는 모든 공공시설과 공공구역에 대한민국 군대가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를 하였다는 사실 및 (중략) 진상조사 결과를 함께 전시하고, 향후 대한민국 군대의 베트남 전쟁 참전을 홍보하는 공공시설과 공공구역을 설치할 경우에도 같은 조치를 취하라.” 선고 내용을 들은 응우옌티탄(58)의 말입니다.“제가 너무 기뻐서 지금 온몸이 떨리고 있습니다. 저는 진짜 머나먼 베트남에서 아주 힘들게 이 법정에 왔습니다. 그런데 아까 판결 내용 들었을 때 너무 기뻤습니다. 이렇게 기쁜 소식 가지고 이제 베트남에 당당하게 갈 수 있고요. 74명의 희생자들과 살아남은 많은 생존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응우옌티탄(61)은 “이번 법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살아남은 모든 생존자들에게 알리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소감을 전했습니다. 물론 이번 재판은 정식 재판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 법정에서의 선고가 구속력을 갖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일어난 국가범죄이자, 전쟁 중에도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제규범을 위반한 전쟁범죄입니다. 원고 측 대리인단의 임재성 변호사는 “비록 학살을 행한 주체는 한국군이지만, 학살 사건을 50년 동안 은폐시킨 것에 대한 책임은 우리 공동체 모두에게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학살의 진실이 망각되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제가 그 증거입니다”…생존자들의 호소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물관리 일원화’…“차려준 밥상도 못 먹나” 책임론 급부상

    [스포트라이트]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물관리 일원화’…“차려준 밥상도 못 먹나” 책임론 급부상

    여야 간 극한 대치로 4월 임시국회가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 물관리 일원화 통과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물관리 일원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핵심 정책이다. 환경부는 이번 임시국회를 마지노선으로 삼았지만 각종 민생·개혁 법안에 개헌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 굵직한 현안에 밀려 관심에서 멀어졌다.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안 되면 지방선거 국면으로 전환돼 사실상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와 재활용 쓰레기 대란에 허둥지둥하며 미흡한 대처로 질타를 받고 있는 환경부 장관 경질의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환경부는 문재인 정부의 ‘총아’로 주목받았다. 그 중심에 물관리 일원화가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수량은 국토교통부가, 수질은 환경부가 맡고 있는 현행 물관리 체계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업무 지시를 내렸다. 물관리 일원화는 환경부의 숙원사업이다. 역대 정권에서도 필요성은 제기됐지만 번번이 무산되는 부침을 겪었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 결과적으로 4대강 사업이 환경부에 오욕(汚辱)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 셈이 됐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당시 환경부에서는 “통합 물관리는 세계적 추세로 과잉투자와 업무 중복을 막을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정부조직개편 및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치 쟁점화로 의미가 퇴색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계심을 표하기도 했다. 그해 7월 20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물관리 일원화가 제외됐지만 정치권은 협의체를 구성한 후 11월 입법 절차를 밟기로 했다. 문 대통령도 8월 29일 ‘핵심정책토의’에서 “4대강 사업의 후유증 등으로 수량·수질관리 일원화를 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환경부와 국토부는 맑고 깨끗한 물 공급을 전제로 빠른 시일 내 논의해 달라”고 힘을 실어 줬다. 국토부의 수자원 기능과 광역상수도, 하천관리 등을 환경부로 이관하는 부처 간 조정도 마무리돼 환경부가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줬다. 한국정책학회 여론조사에서도 국민과 전문가들이 환경부로의 ‘물관리 일원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민 65.0%, 전문가 77.4%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관리 일원화를 성사시킬 여건은 성숙됐지만 우려가 현실화됐다. 정부조직법(일부개정)이 국회에서 발목을 잡힌 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이 정도면 환경부가 차려준 밥상도 못 챙긴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지방선거 후 거론되는 개각에서 김은경 장관에 대한 문책론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관리 일원화는 대통령 공약으로 폐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행정에서 정치영역으로 넘어간 상황이기에 여야 지도부 간 협상을 통한 극적 합의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4월을 넘기면 모든 일정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통합 물관리의 결론이 지연되면서 부처마다 업무 차질 및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환경부로 이관되는 국토부 수자원정책국은 인사가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환경부 공무원들은 기약 없는 처리에 대비하고, 국회와 관계 기관 등에 불려다니며 설명하느라 지쳐 있다. 대구물산업 클러스트는 연말 완공 예정이나 물관리 일원화와 연계된 물산업육성법이 국회에 계류되면서 운영 주체조차 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점 처리법안으로 들어가 있지만 국민이나 국회의원들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표류하고 있다”며 “여야 갈등 구도 속에서 임시국회가 이대로 마무리되면 추진력이 급속히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4월 이후는 ‘잿빛’이다. 대외 여건은 더욱 좋지 못하다. 물관리 일원화에 대한 인식이 명확한 여당의 원내대표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의 변화도 감지된다. 그동안 물관리 일원화에 대해 언급을 삼갔지만 도로(국도)의 지방 이양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위기론이 팽배하다. 핵심 업무인 하천은 환경부로, 도로는 지자체로 이관될 경우 지방국토관리청은 ‘공중분해’가 불가피해 반대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관리 일원화가 지연되면서 김 장관 책임론이 비등하다. 미세먼지와 재활용 쓰레기 대응에서 전문성 부재를 드러낸 데다 리더십과 조직 장악력, 정치력마저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물관리 일원화의 ‘키’가 정치영역으로 옮겨 갔지만 정작 환경부 내에서는 “장관이 국회에서 발벗고 뛰고 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여야 간 이견이 통합 물관리가 아닌 주체를 둘러싼 갈등이라는 점에서 무능과 무기력에 대한 질타와 함께 부처 간 ‘밥그릇 싸움’으로 여론이 악화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와중에 김 장관의 오판으로 TF조직마저 해체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수정권 10년간 찬밥 신세였던 환경부의 위상 제고 및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안타깝다”면서 “누구의 탓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장관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사람 e향기] “보건산업 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끌 것”

    [이사람 e향기] “보건산업 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끌 것”

    “보건산업 분야의 고용유발 효과는 매출 10억 원당 17명 수준으로 전 산업 평균 대비 2배가량 높습니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어떤 산업 분야보다 ICT 융합 분야로의 확장도 커서 청년과 정규직, 고학력자 등 전문성도 높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선도산업으로 보건산업이 육성되면 앞으로 5년간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고, 수출도 지금보다 100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보건산업 분야 혁신창업과 일자리 창출, 전문인재 양성’이 갖는 파급효과와 비전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벤처 분야에서 불고 있는 ‘창업 붐’은 2000년 108개에서 2016년 230개로 크게 늘어난 사실에서 잘 드러나 있다. 뿐만 아니다. 보건산업 일자리 역시 2017년 83만 1000명으로 2012년 66만 7000명 대비 25% 가까이 증가했다. 그렇다 보니 지난해 정부의 일자리위원회는 ‘보건의료 특별위원회’ 설치와 함께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과 ‘의료기기·화장품산업 종합발전계획’까지 발표했다. “사람 중심의 R&D”, “사회적 가치실현 협의체”를 통해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정부의 국정철학을 ‘열린 혁신’으로 구현하겠다는 이 원장. 이 원장은 1984년 보건복지부 행정사무관으로 보건복지 공직을 시작해 2014년 보건복지부 차관까지 30년 이상을 보건복지행정의 한길에서 혼신의 열정으로 국민봉사의 길을 걸어왔다. 그 헌신이 지금은 보건산업진흥으로 꽃피고 있다. 이 원장이 밝힌 “올해는 보건의료 산업의 양대 축인 13회째의 바이오코리아와 9회째의 메디칼코리아가 함께 해 명실상부한 네트워킹과 지식공유의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가 봄꽃 향기를 타고 세계인을 감동시키길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최근 전 세계적으로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부도 경제 분야부터 신산업 육성 정책에 이르기까지 지원과 투자에 힘을 쏟는 가운데 보건산업 분야가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보건산업은 2015년 기준 1,000억 달러로 세계시장의 1.2%를 점유한 가운데 2015에서 2020년 사이 연평균 5.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 보건산업 시장도 2015년 9조 달러에서 2020년 11조 6000억 달러로 연평균 5% 성장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건산업의 발전은 국민건강 증진으로 이어지고 창업과 일자리 창출 효과가 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타 산업과의 시너지가 커 경제 및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력과 잠재력이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그렇다면 미래 유망 산업이자 4차 산업의 핵심 산업인 보건산업 분야에 향후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이라 보시는지요. -보건산업은 삶의 만족도·안전·건강과 직결되는 분야로, 성장할수록 국민의 행복 증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ICBM)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 기술들은 알고리즘 기반의 수요자 중심 예방·관리로의 의료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정밀의료, 재생의료, 신개념 의료기기 등의 신산업이 만들어지고 이는 다시 신규 일자리 발굴로 이어지는 ‘산업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보건산업 분야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 창출 방안은 무엇인가요. -현재 국내 바이오벤처 창업이 2000년 108개에서 2016년 230개로 크게 늘면서 이른바 ‘창업 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보건산업 일자리 역시 2017년 83만1000명으로, 2012년 66만7000명에 비해 25%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정부의 일자리위원회에서도 2017년 9월 ‘보건의료 특별위원회’ 설치와 함께 보건산업 분야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과제들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 12월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과 ‘의료기기·화장품산업 종합 발전계획’을 발표하며, 앞으로 5년간 보건산업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고 보건산업 수출도 지금의 100억 달러 수준에서 210억 달러까지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과제인 일자리 정책 측면에서 의미가 큽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건산업 분야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의학·공학·생명공학 등을 전공하고 산업계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문인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어떠한 대책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지난 5년간 국내 제약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약연구개발과 기술 수출은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본원은 2020년까지 국제규격·임상 1862명, 인허가·품질관리 4568명, 마케팅 1만 816명 등 약 5만명가량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제약·의료기기 특성화대학원 지원을 확대할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한국형바이오전문교육기관(국립바이오공정연구소)인 오송바이오교육원의 건립도 추진하고 있는데요. 보건산업 특화 MOT 교육을 마련해 의·약학 지식, 제도, 경영학 전문 지식을 두루 갖춘 다학제간 융합 인재를 양성할 예정입니다.→보건산업 분야의 예비 창업자 및 창업기업들이 사업화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요. -첫째, 창업 준비·초기 단계에는 산재된 정보 선별이나 투자 지원이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문을 연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를 통해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고 창업 역량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 ‘보건산업 초기 기술 창업 펀드’를 통해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둘째, 본격적인 성과 창출과 시장 진출이 필요한 창업 도약·성장 단계 기업들은 인허가와 규제 사항으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에 본원은 인허가 및 임상 절차와 관련한 컨설팅 제공, 규제 개선 협의체 구축을 지원해 정책적 제도 보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시제품 제작, 시험 생산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전국 각지의 바이오클러스터를 통해 시설·설비·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셋째, 기술이전 및 거래를 통해 가치를 향상시켜야 하는 성숙·회수 단계의 기업들을 위해 본원은 기술 중개 전문가를 활용하여 글로벌 마케팅 및 파트너링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건산업 분야의 혁신 창업과 창업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보건산업은 4차 산업과 혁신창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본원은 이러한 흐름 아래, 우수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창업 경진대회’와 초기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시제품 제작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창업 도약기(3~7년) 기업들을 지원하고자 중소기업벤처부와 협업하여, 보건산업에 특화된 ‘창업도약패키지’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와의 협업을 통한 창업기업 인큐베이팅 사업인 ‘서울바이오허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연구자 및 의사들을 중심으로 한 창업을 장려하고자 연구중심병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접근성과 활용성을 고려해 지난달 20일 서울역 인근에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를 개소하였습니다. →언급하신 연구중심병원 사업에 대해 보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연구중심병원이란 병원이 보건의료기술혁신의 중심 주체가 되어 ‘연구개발→중개임상연구→사업화→제품개발→진료’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를 확립해 궁극적으로 의료서비스 고도화 및 의료 질 향상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을 실현하는 병원입니다. 현재 경북대학교병원, 고대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10개의 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후 연구 거버넌스 구축, 연구시설 및 장비 확충 등의 투자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연구지원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올해는 연구중심병원 연구개발 신규과제, ‘지역 클러스터·병원 연계 창업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등을 통해 연구중심병원과 비연구중심병원 간의 협력을 유도하여 의료서비스 및 의료 질의 지역균형발전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난달 개소한 보건산업혁신창업센터에 대한 소개와 함께 창업을 위한 정부의 지원 방안을 소개해 주십시오. -세계 각국에서는 정부 주도형의 바이오 의료 산업 육성을 위해 켄달 스퀘어, 텍사스 메디컬 센터, 큐비쓰리 등 바이오 특화 ‘혁신 주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혁신적인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기술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겁니다. 전주기적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기술스카우터가 우수 아이디어(기술)와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프로젝트매니저(PM)는 시제품 제작, 특허 전략 및 제품화 컨설팅 등 사업화 전 과정을 밀착 관리하도록 지원해드립니다. 둘째는 전문가와의 상담 및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는 건데요. 400여명의 전문가와 60여개의 협력기관 풀을 활용해 창업기업이 직면한 자금·기술·특허 등 문제에 대해 1대 1 상담을 제공합니다. 또 오픈 이노베이션이나 IR 행사 등을 통해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도 지원해 드립니다. 셋째는 ‘혁신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병원-기업-대학·연구소-투자자 및 기업 성장지원을 위한 부처별 유관기관을 집결해 창업을 지원하는 겁니다. 특히, 같은 건물에 입주한 의료기기산업 종합지원센터 및 해외시장진출 지원기관과 함께 신속한 제품 출시를 돕고, 해외 시장 진입에 필요한 규제 개선과 마케팅 지원을 할 것입니다. →바이오코리아가 올해 13회째를 맞이해 이제 한 달가량 남았는데요, 올해 행사 주제와 전체 규모, 주요 콘퍼런스 프로그램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올해 바이오코리아는 현재 화두가 되고 있는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의 최신 동향과 바이오, 산업 인프라를 중심으로 치러지는데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같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전문가들 토론의 장과, 바이오시밀러, 면역항암제와 같은 최근 떠오르는 바이오 기술에 대한 프로그램도 담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그간의 해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다방면으로 추진한 노력 성과로 다양한 국가에서 기업 사절단이 참가할 예정입니다. 영국, 덴마크, 스웨덴, 캐나다, 이탈리아, 인도 등의 국가에서 기업들이 참여할 예정이라,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많은 국내 기업들에 좋은 기회를 제공 해 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12번째로 개최되었던 바이오코리아 2017은 45개국, 675개 기업, 2만 4308명이 방문해 주었는데, 바이오산업이 부상하고 있는 만큼 올해에도 많은 분의 관심이 기대됩니다. →이와 함께 메디컬코리아도 함께 개최됩니다. -올해로 9회째 개최되는 ‘메디컬코리아 2018’은 대한의료로봇학회·국립암센터 등 6개 전문의학회가 참여하는 ‘한중 특별세션’에서는 암·의료로봇·대장암·치과 분야의 양국 간 학술교류 현황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보건의료 산업의 양대 축인 바이오코리아와 메디컬코리아가 함께 하여 명실상부한 네트워킹과 지식공유의 ‘글로벌 허브’로서 발돋움할 것입니다. →끝으로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진흥원의 그간 성과와 앞으로의 추진 방안은 무엇인가요. -진흥원은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정부의 국정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열린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겁니다. 보건산업 관련 분야의 사회적 가치 구현을 열린혁신의 관점과 융합해 창업을 통한 일자리를 창출,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 구현 노력을 펼치겠습니다. 특히 국민들은 민간연구로부터 소외되거나, 많은 연구비용이 들어가는 치매, 중증질환, 희귀질환 분야의 치료제 개발에 공공부문이 노력하여 건강한 삶과 관련한 사회문제를 해결해주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국민 의료비 절감과 건강 형평성을 높일 수 있는 ‘사람 중심 R&D’를 통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이것이 국가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이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1959년 서울 출생 학력 한영고등학교(1978) 경희대 법학과(1982) 경희대 행정학 석사(1984) 런던정경대 Social Policy 석사(1993) 경희대 행정학 박사(2003)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료(2005) 주요 경력 보건복지부 행정사무관(행시 27회, 1984) 보건복지부 홍보관리관(2006~2007)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본부장(2007~2008)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관(2008~2009) 주 제네바유엔사무처 공사참사관(2009~2012) 새누리당 보건복지수석전문위원(2012~2013) 보건복지부 차관(2013~2014. 7) 경희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객원교수(2014~2015)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2015. 8~현재)
  • 북한, 최대 기념일 ‘태양절’ 비교적 차분

    북한, 최대 기념일 ‘태양절’ 비교적 차분

    북한은 자신들의 최대 명절로 꼽는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15일)을 맞아 문화·체육 분야 위주의 경축행사를 개최하는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의 한반도 대화 분위기 속에 도발적 언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김일성 생일 행사에도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김일성 생일 때는 무수단(BM25)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105주년으로 꺾어지는 해였던 지난해 생일 때는 대규모 열병식으로 무력시위를 했다. 그러나 올해 김일성 생일에는 별다른 군사적 동향 없이 친선예술축전, 만경대상 국제마라톤경기대회, 김일성화축전 등 문화·체육 분야 위주의 경축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김일성 생일을 하루 앞두고 전날(14일) 열린 중앙보고대회에서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자위적 군사노선’ 관철과 자력자강을 통한 제재 대응을 강조했지만, ‘핵 무력’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이 김일성 생일인 15일 5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애국유산인 주체의 사회주의 조국을 끝없이 빛내 나가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무적의 총대로 백승 떨치는 우리의 사회주의 조국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독창적인 군사중시 노선과 영도의 고귀한 산아”이라며 “강력한 총대는 국가의 존립과 전진발전의 근본 담보”라고 강조하는 정도였다. 대신 북한은 중국 예술단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 친선관계를 더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김일성 생일을 맞아 북한에서 개최되는 ‘제31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한 중국 예술단 단장인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지난 14일 접견했다고 소식을 북한 매체는 15일 일제히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예술단의 방문을 환영하는 저녁 연회를 마련했고,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도 같은 날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함께 중국 예술단의 평양 만수대예술극장 공연을 관람했다. 특히 노동신문은 1∼2면 전체에 걸쳐 김 위원장의 쑹 부장 접견과 리설주의 중국 예술단 공연 관람 소식을 21장의 사진과 함께 대대적으로 보도해 눈길을 모았다. 북한이 최근 북중친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비핵화 문제를 다루게 될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자신의 우군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인구 감소 시대 최초의 국토종합계획/차미숙 국토연구원 국토계획·지역연구본부장

    [In&Out] 인구 감소 시대 최초의 국토종합계획/차미숙 국토연구원 국토계획·지역연구본부장

    정부는 올해부터 제5차 국토종합계획(2020~2040)을 수립한다. 국토종합계획은 헌법과 국토기본법에 근거한 국가의 최상위 공간계획이다. 현재 제4차 국토종합계획이 추진 중이며 2년 후인 2020년 만료될 예정이다. 그간의 국토종합계획이 산업화와 도시화를 촉진하고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면 앞으로 20년을 준비하는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서는 인구 감소와 저성장, 4차 산업혁명, 환경·기후 변화와 가치관 변화, 자치분권 등 메가트렌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국토의 비전과 전략을 담아 내야 한다. 통계청(2015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1년 5296만명으로 인구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연구원이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77개 도시를 분석한 결과, 인구정점을 찍은 지 10년이 지난 도시가 1985년 19개에서 2015년 37개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2000년대 들어서면서는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2040년에는 현재 거주지역 중 절반이 넘는 52.9%에서 인구 감소를 겪고 과소·무거주지역이 5%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5차 국토종합계획은 인구 감소시대를 전제로 수립하는 최초의 국가공간계획으로서 의의가 크다. 일본은 2008년 1억 2808만명을 정점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장래 더 급속히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발표되면서 ‘인구 감소=지방소멸’이라는 위기의식이 높았다. 이에 우리나라의 국토종합계획에 해당하는 국토형성계획을 조기 종결시키고 2015년 ‘새로운 국토형성계획’을 수립했다. 본격적으로 인구 감소에 정면 대응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다. 콤팩트(compact)와 네트워크(network)에 기반한 국토공간구조 형성 전략, 노후 인프라의 전략적인 정비·활용과 민간 활력을 통한 출구전략 등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인프라의 노후화가 급격히 전개될 것이 예상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구 감소는 과소·무거주지역 및 지역쇠퇴 확산, 지역적 편재에 따른 격차와 국토공간구조의 재편, 대규모·신규개발 수요의 감소 등 인구성장 시대와는 상이한 국토의 이슈와 정책과제들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감소와 경제침체를 겪는 국토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정책이슈들에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축소(smart decline) 전략과 이를 구체화하는 정책수단 및 실행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두고 국토를 녹지공간으로 활용하는 ‘그린인프라 전략’, 신규 개발보다는 오픈스페이스의 소비를 통한 국토공간의 압축적 이용을 활성화하는 전략, 나아가 친환경성을 고려한 ‘자원순환형 국토이용 전략’, 정주인구뿐만 아니라 체재·교류인구를 유도하는 ‘국토공간의 매력도 제고 전략’ 등 인구 감소에도 지속가능한 국토, 현재세대와 미래세대 모두의 삶이 나아지는 국토를 만들기 위한 정책수단의 발굴이 필요하다. 최상위 국가공간계획으로서 국토종합계획의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자체, 국민 등 핵심 정책 주체들의 인식 전환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지자체들은 달성이 불가능한 인구성장을 목표로 개발수요를 과다 추정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등 불합리한 관행을 지속해 왔다. 이제는 ‘인구 감소’를 전제로 도시·지역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방식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에 수립할 제5차 국토종합계획은 계획 수립 단계부터 국민이 직접 참여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는 ‘국민참여형 계획’이 구현되길 기대한다.
  • 미국, 독자 군사행동 시사에 러시아 강력 반발

    미국, 독자 군사행동 시사에 러시아 강력 반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9일(현지시간)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렸지만, 오히려 군사충돌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미국은 시리아를 겨냥한 독자적인 응징을 예고했고, ‘시리아 후견인’격인 러시아는 미국의 군사공격이 큰 후폭풍을 불러올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회의에서 “전 세계가 정의를 지켜보는 순간에 도달했다”면서 “안보리가 시리아 국민을 보호하는 의무를 저버렸거나 완벽하게 실패한 순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그러면서 “그 어느 쪽이든 미국은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시사했다. 러시아가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veto)을 가진 안보리 대응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로이터통신은 “안보리가 어떤 조치를 내리든, 결정하지 않든지에 상관없이 자체 행동에 들어가겠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군사공격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앞으로 24~48시간 이내에 어떤 중대결정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결정을 매우 빨리 내릴 것이다. 아마도 오늘 자정까지”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으로 민간인이 다수 사망하자 공격 주체를 시리아 정부군으로 지목하고 무려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로 시리아 공군 비행장을 폭격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미국의 군사공격 가능성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날조된 구실 아래 군사력을 사용한다면 중대한 파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입장을 유의미한 채널을 통해 미국에도 이미 전달했다”고 밝혔다. 네벤쟈 대사는 “러시아 군대는 정통성 있는 시리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배치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은 없었다”고도 거듭 강조했다.앞서 시리아 반군 활동가와 일부 구조 단체는 지난 7일 시리아 두마 지역의 반군 거점에서 정부군의 독가스 공격으로 최소 40명, 많게는 10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단체는 질식사 등으로 최소 80명이 숨졌으나, 독가스가 아닌 대피소 붕괴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 여부와 그 배후 등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의혹을 규명할 유엔 차원의 진상조사를 놓고서도 미국과 러시아의 의견을 엇갈렸다. 미국은 새로운 조사단을 구성하고 시리아 정부도 협조하도록 하는 초안을 마련했지만, 러시아는 구체적인 조사범위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드 Zoom in] 멀어지는 佛·獨…국익 앞에선 작아지는 ‘새로운 EU의 꿈’

    [월드 Zoom in] 멀어지는 佛·獨…국익 앞에선 작아지는 ‘새로운 EU의 꿈’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쌍두마차’ 독일과 프랑스가 최근 EU 운영 방식을 두고 일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위대한 프랑스 재건’을 내세우는 EU ‘2인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독자 행보를 일삼으며 신중한 EU ‘좌장’ 앙겔라 메르겔 독일 총리와 충돌하는 양상이다. ‘메르크롱’(메르켈+마크롱)이라고 불릴 만큼 긴밀하던 양국 공조 체계가 점점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독일과 프랑스는 그동안 항구적 안보국방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와 포퓰리즘 확산으로 약화된 EU의 구심력을 강화한다는 대의에 공감해 왔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최근 EU 회원국 전체를 원활히 이끌어 가려면 프랑스와의 우호 관계에만 신경 쓸 수 없다는 점을 톡톡히 실감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 3일(현지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한국, EU, 캐나다 등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부과하기로 한 고율의 ‘관세 폭탄’을 일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하자 대부분의 EU 국가들은 당장의 무역 전쟁을 피하게 됐다는 점에서 안도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한시적 유예는 만족스럽지도 않다. 우리 머리에 총을 겨누는 국가와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프랑스는 트럼프 행정부에 조건 없는 항구적 관세 예외를 요구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 갈 것을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대해 “우리는 미국과의 관세 면제 협상을 추구하길 원한다”면서 “모두가 패배하게 되는 (무역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지길 원하지 않는다”며 현 상황에서 미국과의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독일이 프랑스와 달리 미국에 더이상의 강경 대응을 자제하기로 한 것은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 타협할 용의가 있다는 독일 자동차업계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이 과정에서 독일이 자국 수출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 등 다른 EU 회원국을 따돌리고 미국과 협상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됐다. 독일은 이에 대해 “협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EU일 뿐 독일은 (미국에) 어떤 제안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6일에는 정상회담을 갖고 오는 6월까지 EU 및 유로존(유로화가 통용되는 19개 국가) 개혁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공동 발표했다. 하지만 두 정상은 여전히 유로존 개혁 문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가 느리고 약하고 비효율적이라며 금융위기에 대비해 유로존 공동 예산 조성, 공동 재정장관 신설, 각국 은행 시스템 통합 등 유로존 통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존을 보호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더 많은 자원과 책임을 공유하고 회원국 간 예산 장벽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유로존 개혁을 통해 프랑스가 유럽 주도권을 갖겠다는 복안도 반영됐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 개혁보다 불법 이민자 관리, EU의 허술한 국경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 등 더 시급한 문제에 신경 써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EU에서 가장 부유한 독일로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이 껄끄럽다. 유로존 통합이 강화될 경우 이탈리아같이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의 부담을 결국 독일 국민들이 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메르켈 총리의 대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 출신의 올라프 슐츠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은 모두의 빚을 갚을 의사도, 능력도 없다”고 말했듯이 국내 비판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프랑스 외무부는 EU 회원국들이 지난달 영국의 이중간첩 암살 기도 사건에 대응해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도 오는 5월로 잡혀 있던 마크롱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하지만 그리스 등 일부 회원국이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며 EU의 신중한 대응을 주장한 상황에서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프랑스의 독자 행보는 EU의 공동 전선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독일, 영국 등에 불편하다. 독일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논평을 하지는 않았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국익이라는 냉엄한 현실 앞에서는 두 지도자의 선의도 어쩔 수 없다”면서 “프랑스와 독일이 자신 있게 새로운 유럽을 건설하겠다는 희망에 가득 찼던 좋은 시절이 지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미투 끝장집회·포스트잇 시위…여성·문화·교육단체 연대 확산

    미투 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문화·교육단체들의 연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미투행동)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에서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1000여명이 몰려 가두 행진과 즉석 발언을 이어 갔다. 340여개의 여성·노동·시민단체가 모인 미투행동은 “미투 운동은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는 문화예술계, 기간제 교사, 대학교, 여성단체 등 사회 각계에서 온 참가자들이 연달아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성문화예술연합 활동가 신희주씨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성폭력 발생 시 신고할 기관이 없다”며 “여성들 스스로 정책을 공부하고 국가에 정책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은 “여성 기간제 교사들은 임용과 재계약 권한을 갖는 교장과 부장교사가 성폭력 주체인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며 “성폭력 피해 기간제 교사 중 60.9%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미투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북돋는 발언도 이어졌다. 페미당당 활동가 우지안씨는 “우리는 뒤틀린 세상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며 “피해자가 지난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지만 우리가 서로에게 용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가에는 성폭력 가해 교수들에 대한 포스트잇 시위가 번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이화여대 학생들은 조형예술대학 교수와 음악대학 교수의 연구실 앞에 이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포스트잇 수백 장을 붙였다. 학생들은 ‘더러워! 방 빼!’, ‘부끄러워하세요’, ‘우리는 서로의 용기다’ 등을 적으며 교수들을 비판했다. 덕성여대, 연세대, 성신여대 등에서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들의 연구실 앞이 포스트잇으로 뒤덮였다. 정영훈 한국여성연구소장은 “미투에서 비롯된 사회 분위기 변화는 누가 조직화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나온 것이고 개인들이 서로 지지하고 연대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투 운동이 오래 지속되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시론] 금융분야 데이터 활용 정책, 시의 적절하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금융분야 데이터 활용 정책, 시의 적절하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최근 정부는 금융 분야 데이터 활용에 대한 방안을 내놓았다. 기본 원칙으로 금융 분야를 빅데이터 테스트베드로 우선 추진하고, 법·제도·산업·인프라 측면에서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며, 정보 주체의 권리를 내실 있게 보호해 국민 신뢰를 제고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3대 추진 전략 및 10대 추진 과제를 내놓았다. 금융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이나 정보를 다루어야 하는 기업에 매우 반가운 뉴스라고 할 수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부분이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등인데, 이러한 기술들의 기반이 빅데이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산업에만 한정해 보면 데이터에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이나 송금·결제·자산관리·투자·보안·데이터분석 관련 업무나 컨설팅 기업들도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신용카드업이나 보험업 등 일부 업권에서 빅데이터 센터 등을 두고, 마케팅이나 보험 사기 적발 등에 빅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이용을 제한적으로 하고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시장에 진입하려는 핀테크 업체도 해외에 비해 많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정보를 이용하면 많은 장점이 있다. 경제 주체별로 보면 소비자에 대한 후생은 증가한다. 예를 들어 금융거래 정보가 적거나 거의 없는 소비자들은 처음 금융시장을 이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 그런데 금융정보를 이용하면 이들이 금융시장으로 새로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 즉 금융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금융에 대한 정보가 생김에 따라 새로운 이용자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전통적인 금융정보인 부정적 정보뿐만 아니라 비전통적 정보인 전기·가스·통신·사회보험료 등은 금융시장에 더해져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금융시장을 테스트베드로 다른 분야의 자료까지 활용한다면 보다 좋은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으며, 새로운 상품 개발, 리스크 관리,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어 기업의 후생도 증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금융 분야 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용되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매해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때문이다. 개인정보 유출은 금융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에서 여전히 진행형에 있다. 특히 2014년 대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면서 법이나 제도 등이 매우 강하게 바뀌었다. 또한 현재의 비식별 조치(익명 처리나 가명 처리) 때문에 신용정보사(CB)나 일부 금융기관만 제한적으로 정보를 이용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비식별 조치를 하더라도 몇 기관의 정보를 붙이면 식별이 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이나 규제가 완화돼 금융 빅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더라도 비식별 조치는 계속 진행돼야 한다. 사전에 금융권을 이용할 때 모든 개인정보 이용 및 활용 동의서에 서명을 해야 하고, 서명을 하지 않으면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부분도 수정될 필요가 있다. 즉 반드시 필요한 부분에 서명을 하고 나머지는 옵션으로 남겨 두면 된다. 개인의 정보가 어디까지 가 있는지에 대해 모르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을 모두 감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러한 경우 사전적으로 활용 목적이나 기관별로 나누어 옵션으로 남겨 두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사후 처리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 각종 규제에 대한 정상적인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면죄부를 주면 기업들은 가이드라인만 지키려고 하고 보안이나 새로운 시스템 개발을 시도하지 않게 된다. 미국은 사전 규제의 수가 많지 않지만 보안사고 등이 발생하면 매우 강한 책임을 묻고 소송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회사가 도산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정책이 금융에서 시작됐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민간 영역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으나, 여전히 많은 정보를 정부나 공공기관이 가지고 있다. 제공되지 말아야 할 정보를 제외하고 제공하는 정보는 비식별화해 정부나 공공기관이 민간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 中 상무부 “민심 담은 정당한 관세”… 미·중 협력 재차 강조

    中 상무부 “민심 담은 정당한 관세”… 미·중 협력 재차 강조

    현지언론 “대등하게 보복” 환영 중국 상무부는 2일 미국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한 보복 관세가 민의를 반영한 정당한 조처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조처에 대응해 지난달 23일 양허관세 중단 리스트를 발표하고 31일까지 대중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는 세계무역기구(WTO) 안보 예외 규정을 남용한 사실상의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상무부는 또 지난달 26일 ‘세이프가드 협정’에 근거해 미국에 무역 보상협상을 요청했지만 미국 측이 답변을 거부했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이어 “중국과 미국은 세계 양대 경제 주체로서 협력만이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란 기존 무역전쟁에 대한 입장을 강조했다.중국 관영언론은 보복 조치를 환영하면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의 보복 규모는 미국이 중국산 철강 관세로 중국에 끼친 손해와 비슷하다”면서 “중국이 미국의 이유 없는 관세 부과에 대등하게 보복하겠다는 결심을 보여 줬다”고 보도했다.중국은 이번에는 일단 등가성 있는 보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중국의 보복 관세 규모는 30억 달러(약 3조원) 정도이며, 앞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액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번 주 내 미국이 발표할 예정인 500억∼600억 달러(약 53조∼64조원) 규모의 관세 폭탄에는 같은 강도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중국은 1990년대부터 4차례 무역전쟁을 모두 협상으로 마무리한 전례가 있고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예고된 301조 조치에 대해 중국이 수입량이 많은 대두로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대체 수입처를 찾기가 쉽지 않아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미국 역시 60일간 유예기간을 두는 등 협상의 여지를 열어 둔 것으로 미뤄 양측이 대화를 진척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관세 타깃이 2015년 마련된 ‘중국제조 2025’의 10개 핵심산업이기 때문에 일단은 초기 충돌을 면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앞서 “중국은 아직 따라잡아야 할 분야가 많기 때문에 ‘중국제조 2025’는 해외 첨단 기술 습득이 주된 목표”라고 말했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시론] 공공기관 경영평가,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하여/성시경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평가연구팀장

    [시론] 공공기관 경영평가,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하여/성시경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평가연구팀장

    해마다 봄이 되면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를 비롯한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들이 전년도 경영실적에 대해서 평가를 받는다. 평가 결과를 받아 보는 국민들은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통해서 과연 공공기관이 더 나아졌는가? 다시 말해 공공기관은 국민을 위해 얼마나 잘했는가? 잘했다면 응분의 보답을 하고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잘할 수 있게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공공기관에는 30만명이나 되는 임직원이 종사한다. 자산은 약 800조원에 이른다. 이 임직원들은 국민 생활과 맞닿는 곳곳에서 국민의 행복 증진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철밥통’, ‘방만’, ‘비효율’, ‘불공정’, ‘인사 비리’ 등의 여러 부정적인 행태와 이미지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경영평가는 공공기관이 얼마나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했는지 아니면 낭비와 비효율, 불공정을 일삼아 왔는지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되돌아보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1984년 이후 35년간 시행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는 변화를 거듭해 왔다. 지금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는 2007년 제정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기반으로 한다. 지난해 정부는 경영평가의 전면적 개편 방침을 밝혔다. 1단계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평가, 공공기관별 평가 체계 및 지표의 차별화, 참여·개방·소통형 평가로의 전환, 윤리 경영 강화 등이 포함됐다. 올해 2단계 개편에서는 절대평가 강화, 보수체계 개편 등이 예정돼 있다. 최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공공기관의 자율과 책임 경영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 마련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증진시키고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규정도 신설했다. 제도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21세기의 국가 및 사회의 발전, 국민의 요구, 그리고 기술의 발전과 국가 간 경쟁 심화에 부합하는 공공기관의 운영과 경영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경영평가에 참여하는 주체들은 새로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이제 답해야 한다. 경영평가 제도 개편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의 새로운 정치·경제·사회적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지금보다 더 나은 풍요로운 사회,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불공정, 불평등, 비효율의 기존 행태를 없애고 국민 행복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국민의 일꾼으로서 공공기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경영평가는 국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그 혁신의 결과가 있는 공공기관에 좀더 좋은 평가 결과가 있도록 해야 하고, 그렇지 못한 기관들은 혁신을 좀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을 적극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경영체계와 사업체계를 만들기 위해 기관은 혁신해야 한다. 그리고 평가 전문가들과 기획재정부는 이러한 혁신을 권장하고 혁신의 결과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맞춤형 평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올해부터 시행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평가단 분리는 향후 기관 맞춤형 평가제도가 변화하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는 상대평가 및 성과급 분배 체계는 개선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 달성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지표의 구체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평가단 구성의 다양화, 평가의 전문성을 보장하면서도 국민과 소통하는 평가, 결과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평가, 기관의 부담은 낮추지만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평가가 돼야 한다. 작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 올해 처음 도입된 ‘경영평가 대학생 참관단’의 사례처럼 개방 소통 참여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국민을 위해 혁신하는 공공기관을 만들어 내는 제도다. 평가를 주관하는 정부, 평가를 시행하는 전문 평가단 그리고 평가를 받는 기관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잣대를 과감히 버리는 혁신이 절실하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도록 경영평가의 변화가 필요하다.
  • [관가 인사이드] 100일 #미투 특조단… “쇼 마라” 쓴소리 뚫고 실체까지 #위드유 할까

    [관가 인사이드] 100일 #미투 특조단… “쇼 마라” 쓴소리 뚫고 실체까지 #위드유 할까

    “함께 하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바꿔가겠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연극인 궐기대회’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다. 성명서는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사건은 만연한 권위주의와 억압적 위계 구조의 산물”이라고 적시하며 이를 조사하고 지지하는 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지난달 29일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성폭력 폭로 후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의 방아쇠를 당긴 건 문화예술계였다. 지난달 14일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 이윤택(66)씨에 대한 성폭력 고발 후 미투 운동은 폭발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흐른 지난 12일 공식 출범한 ‘문화예술계 성폭력 특별조사단’(특조단)은 관가에서 주시받는 ‘핫한’ 조직이다. 100일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시한부 조직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도 관심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인권위원회, 여성가족부 등 정부 기관 세 곳이 합작한 첫 기구라는 점에서다.특조단장은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부단장은 현완교 문체부 감사관이 맡았다. 조형석 인권위원회 차별조사과장 등 인권위 공무원 3명, 조현나 문체부 서기관 등 문체부 공무원 3명, 여가부 산하 서울해바라기센터가 공조한다. 특조단 직무는 문화예술계 실태 조사뿐 아니라 해바라기센터에 접수된 성폭력 고발 조사-가해자 수사 의뢰-피해자에 대한 심리·법률적 지원 및 2차 피해 방지-백서 발간 및 제도적 개선이 핵심이다. 특조단이 급조된 기구라는 점은 특조단 조사관들도 인정한다. 아직 공식 예산이 편제되지 않아 문체부의 예비비가 우선 투입되고, 피해자 조사실 등 사무 공간과 인력 지원도 더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사 총괄을 맡은 조형석 과장은 21일 “이전부터 구상된 게 아니라 폭발적인 미투 운동에 대응하기 위해 급히 만들어졌다”면서도 “성폭력 사건들의 공소시효 완성과 상관없이 사건 자체를 규명하고 법적·제도적 개선까지 수립하는 사후 업무까지도 포괄해 갈 길은 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까지 특조단이 조사에 착수한 문화예술계 성폭력(성희롱·성폭행·강제추행) 사건은 12건에 달한다. 사건 접수 후 조사 여부 결정까지 신속히 이뤄진다. 특조단이 판단하는 ‘골든타임’은 만 48시간이다. 기획팀장인 조현나 서기관은 “혹시 발생할지 모를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특조단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신뢰 확보 차원에서 신속히 사건 조사를 결정하고 있다”며 “단 한 건도 소홀히 다루지 않을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조단에 따르면 문화예술계 성폭력은 일반 사회의 양상과는 차이가 있다. 조형석 과장은 “일반적인 성폭력은 위계 구조상 일대일로 발생하지만 문화예술계의 경우 한 명의 가해자에 피해자가 다수이고, 도제식 문화 속에서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 연출가 이윤택 사례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20여년 동안 17명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혐의가 드러나고 있다. 캐스팅 권한을 쥔 연출가 혹은 예술감독이라는 지위와 상명하복식 지시를 받는 배우(단원)라는 ‘비대칭적 관계’에서 나오는 위력이 작동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은 문화예술계 성폭력이 ‘법의 사각지대’에 존재해 온 피해라는 점이다. 조형석 과장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 명확한 근로관계가 성립되지 않거나 폐쇄적인 영역 내 도제식 영향력이 작용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면서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대부분이 프리랜서이고, 위계가 모호하거나 사적 관계 속에서 보호 주체가 불분명한 점 등은 향후 법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특조단 측은 출범 후 문화예술단체들과 가진 비공개 릴레이 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쇼잉하지 말라”는 당부였다고 전했다. “특조단 출범을 정부의 전형적인 전시 행정으로 보는 인사들이 많았어요. 형식적이거나 관료적으로 사건에 접근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조사를 해 달라고 요청하더군요. 특조단 활동이 종료되더라도 끝까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 백서를 만들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이 공동 목표가 됐습니다.”(조형석 과장·조현나 팀장)특조단 활동 기간인 100일이 끝나도 제보된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끝까지 조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리 절차도 확정됐다. 중대 사안의 경우 사법 당국으로 수사를 이첩하지만 그보다 약한 행위도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해당 단체에 대한 감사, 가해자 징계 및 지원 배제 등 사후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조형석 과장과 조현나 팀장은 “미투 운동은 거대한 빙산 밑에 감춰진 피해자들의 권리 구제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인식과 관점을 바꿔 나가는 변혁으로 이해한다”며 “조사에서 어떤 한계에 부딪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폭력의 실체들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각오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현장 행정] MR. 쓴소리 된 김우영 구청장 “세상 바뀌듯 공무원도 변해야”

    [현장 행정] MR. 쓴소리 된 김우영 구청장 “세상 바뀌듯 공무원도 변해야”

    “지금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미래에는 불안전한 것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은 지난 15일 은평구청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 특별강연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구청장은 이날 불확실한 사회 안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공직자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직원들과 솔직담백한 얘기를 했다.김 구청장은 “20년 전만 해도 의사, 변호사, 판사 등 소위 ‘사’ 자 들어가는 직업이 최고였다지만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인공지능이 의사나 변호사를 능가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면서 “공무원도 지금은 안정된 직업으로 주목받지만 미래에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구청장은 “그렇다고 해서 현실을 저당잡혀서 공부만 하라는 게 아니라 주위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영화나 연극 등을 보며 문화생활을 하길 권한다”면서 “직장 밖에서 다양한 네트워크를 맺다 보면 미래가 어떻게 변한다고 해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구청장은 이어 “특히 공무원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대응이 느린 편”이라며 “주변에 협력할 수 있는 숫자가 많으면 닥쳐올 불안전성과 위험성을 해결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이번 교육은 6·13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김 구청장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지난 8년 동안 펼쳤던 행정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명목상 특별교육이지만 딱딱한 교육 형식은 버리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특별교육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해 오는 29일까지 7회에 걸쳐 진행된다. 회차별로 70~80명의 직원들이 참여한다. 앞서 첫 번째 교육에서는 타인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직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김 구청장은 이번 교육을 개최한 배경에 대해 “간접민주주의에서 직접민주주의로의 전환,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세상이 바뀌면서 공무원도 새로운 자질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직원들이 이러한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함으로써 성장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은평구는 민선 5~6기 8년 동안 ‘깨어 있는 시민의 힘’과 ‘마을 공동체를 바탕으로 자치와 참여’를 강조해 왔다. 주민들 스스로 시민 역량을 강화해 지역 토론에 주체로 참여하고, 마을의 사회관계망을 회복하는 데 힘썼다. 이를 실현하고자 은평구는 은평형 주민참여예산제,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사업 등을 진행해 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문경근 기자의 서울&평양 리포트] ‘대북 옥죄기’에 살림 쪼들리는 北…정상회담서 석탄 수출 기지개 켜나

    [문경근 기자의 서울&평양 리포트] ‘대북 옥죄기’에 살림 쪼들리는 北…정상회담서 석탄 수출 기지개 켜나

    ‘대외무역 최고 효자’ 석탄 227억t 매장 2016년 국제사회 제재 영향 판로 막혀 年 10억 달러 수출하다 4억 달러로 ‘뚝’ 러 항구서 원산지 둔갑해 계속 밀무역 최근 채굴용 벨트 수입 “제재 완화 기대”북한에서 석탄은 대외무역의 최고 효자다. 북한은 막대한 석탄 매장량을 앞세워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의 무역에서 톡톡한 재미를 봤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2016년 10월 ‘한반도 통일경제 심포지엄’에서 공개한 내용을 보면 북한에는 227억t의 석탄이 매장돼 있다. 추정 매장량을 더해 북한이 발표한 수치다. 미 연방 의회 의사록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북한이 석탄을 수출해 벌어들인 돈은 매해 평균 약 10억 달러 이상이었다. 이는 전체 수출 소득의 약 3분의1 수준이다. 그러나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6년부터 북한의 지하자원 수출을 ‘표적’으로 해 내놓은 대북 제재들은 그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2016년 대북 결의안 2270호를 채택해 북한의 석탄·철광석 등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로 압박의 시동을 걸었다. 같은 해 결의안 2321호에서는 석탄에 대한 수출 상한제(물량 기준 연간 750만t·금액기준 4억 87만 달러)로 북한을 더욱 옥죄었다. 이어 지난해 내놓은 결의안 2371호에서는 아예 석탄·철광석 등 주요 지하자원 수출을 전면 금지하며 숨통을 조였다. 이종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달 28일 ‘제재에 대한 북한의 정책대응’ 보고서에서 “북한의 석탄 수출에 대해 제재를 가한 유엔 안보리 결의 2321호의 영향으로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석탄 수출액이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북한의 대중 무연탄 수출액은 4억 달러로 2016년(11억 8000만 달러)의 약 3분의1에 그쳤다. 북한의 전체 대중 수출액도 37.3% 줄었다. KDI는 대북 제재로 북한의 무역이 위축되고 북한 산업활동과 농업생산도 정체 또는 위축되는 양상이 관찰됐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북한도 당하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북 제재의 틈새를 파고들어 석탄 밀무역으로 어떻게든 부족한 통치자금을 확보하려 애썼다. 일본 NHK는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에 대한 제재가 확대되고 있는 한편 북한의 제재 회피도 커지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대북 제재 결의안이 발표된 이후에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석탄을 수출해 2억 7000만 달러를 벌었다. 지난 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유엔 조사단 등을 인용해 북한의 원산지 세탁 실태를 보도했다. 지난해 8~9월 북한 선박 최소 4척이 러시아 극동 홀름스크항에 석탄을 실어 날랐고, 이후 이 석탄이 러시아산 석탄과 섞여 한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로 수출됐다는 내용이다. 특히 지난 8일 로이터 통신은 비공개 유엔 보고서 등을 인용, 호주 시드니에 기반을 둔 ‘브리깃 오스트레일리아’가 북한의 석탄 밀수출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나홋카항 등 러시아 항구에서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원산지를 둔갑시킨 후, 베트남 등을 거쳐 이 회사에 석탄을 밀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의 대북 제재 회피를 돕는 국가들에 강력 경고를 하고 있다. 캐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유엔 제재를 위반해 북한 정권을 계속 지원하는 주체에 대해 독자적 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대북 옥죄기에 결국 북한은 정상회담으로 난관을 타개하려고 하고 있다. 다음달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얻어내려고 할 것이고,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금융 제재와 원유 수입 제한, 선박 출입 금지, 광물 수출 제한 등 대북 제재를 풀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북한은 대북 제재가 일부 완화될 경우 석탄 수출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대북 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한 대북 소식통은 이 매체에 “최근 당 소속 ‘조선금강무역총회사’를 비롯한 회사들이 석탄 수출 재개를 위한 준비에 착수하면서 석탄 채굴용 벨트를 대량 수입하고 있다”며 “북·미 회담이 성사되면 대북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고 보고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mk5227@seoul.co.kr
  • 문형주 서울시의원 ‘위드 유 선언 ’ 동참

    문형주 서울시의원 ‘위드 유 선언 ’ 동참

    서울시의회 문형주 의원(바른미래당, 서대문3)은 8일 국회 제1소회의실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바른미래당에서 주최한 ‘차별과 폭력 없는 미래로’ #metoo(미투) 운동에 참석해 #withyou(위드유) 선언에 동참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달 용감한 여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문화, 예술계를 넘어 정계까지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미투를 응원하고, 성희롱·성폭력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돕겠다는 취지에서 열린 행사다. 당일 행사에는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박주선 대표와 유승민 대표, 김삼화 의원, 김수민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 전국여성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서약서를 작성하며 위드유 운동을 전개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바른미래당은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성희롱과 성폭력의 이해와 각 주체별 대응법을 소개하며 피해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돕고 성희롱·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위드유 피켓 세리머니를 함께 진행했다. 문형주 의원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 능력과 그들의 사회적 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여성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위계와 권위를 이용한 성희롱 및 성폭력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며 특히 미성년자를 위한 보호 및 성숙한 교육이 실시되어야 할 것”라고 말했다. 이어 문 의원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현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과 용기 있는 여성들의 행동을 지지하며, 위드유 운동에 적극 동참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육사 임관식 간 文대통령 “北과 대화해야”

    육사 임관식 간 文대통령 “北과 대화해야”

    한·미연합방위 더 굳게 발전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육군사관학교 74기 졸업·임관식을 주관하면서 축사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했다. ‘강한 군대’에 방점을 찍었던 지난해 국군의날 기념사와는 확연히 다른 톤이다. 고위급 대화가 줄을 잇고 있는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문 대통령은 “북핵과 미사일 대응 능력을 조속히, 실효적으로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도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북 특별사절단과 관련,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우리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강한 군대, 튼튼한 국방 없이는 평화를 지킬 수도, 만들 수도 없다”면서 “평화를 만들어 가는 근간은 바로 도발을 용납 않는 군사력과 안보태세”라고 강조했다. 또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더욱 견고하게 발전시켜 갈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주변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노력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년장교들에게는 ‘국방개혁’의 주체가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방개혁은 엄중한 안보환경 속에서 더이상 지체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자 소명”이라고 밝혔다. 육사 졸업·임관식을 대통령이 주관한 것은 10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육사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 및 독립군 후손들과 함께 223명(여군 19명 포함)의 신임 장교 대열로 내려가 10여명에게 직접 소위 계급장을 달아 주었다. 문 대통령은 계급장을 달아 주면서 “사람을 먼저 생각하십시오”, “국가를 위해 열심히 헌신하십시오”, “끝까지 열심히 하세요”라며 격려했다. 이날 대통령상은 최고 성적을 거둔 이도현(25·여) 생도가 수상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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