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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가계부채 딜레마/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

    [시론] 가계부채 딜레마/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

    현재 유로존은 그리스, 포르투갈의 채무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국 경제력에 비해 높은 통화가치를 기초로 빚을 늘려왔던 국가들이 이제는 그 빚을 갚을 능력도, 자력으로 돈을 빌릴 능력도 상실한 것이다. 우리가 씨름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큰 틀에서 보면 유로존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주체가 상환능력에 부담될 정도로 부채를 끌어 쓴다면 외부충격에 대한 완충능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려고 현재 다양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구조적인 문제를 실질소득의 증대나 시중 유동성의 흡수 없이 금융정책만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당국은 매우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가계부채의 규모를 줄이거나 증가율을 억제하면 서민들에게 먼저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가 주로 전세자금이나 생활안정자금과 같은 생계형 신용대출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즉, 총량을 줄이려다 양극화가 심화할 경우 정책의 추진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다주택보유자를 차주로 한 일정 규모 이상의 담보대출은 만기 도래 시 원리금 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하여 전체적인 부채규모를 축소해 나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리금 상환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충격흡수방안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물론 금융기관의 상업적인 논리로는 어려운 결정이다. 우량고객에게 상환부담을 높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면 이러한 고객들이 오히려 리스크가 큰 고객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전철이 있지 않은가. 다음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7~8월 중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6월 말 대비 5조 5000억원 증가하여 4조 7000억원인 은행권 증가 폭을 웃돌았다. 소위 풍선효과이다. 그렇다면, 제2금융권에 대한 강력한 총량규제가 효력을 발휘할까. 제2금융권의 경우 저소득·저신용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총량을 압박하면 개인파산에 이르거나 사금융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은행권보다 더 높다. 따라서 가계대출 총량을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소액신용대출 비중을 높이는 등 대출의 구성을 바꾸고, 예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줄이며, 충당금적립률을 대폭 높이는 등 건전성 감독정책을 우선하여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다중채무자들에 대한 종합적인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 다중채무자들은 부실화 위험이 클 뿐 아니라 금융기관 간 연쇄 부실을 촉발시킬 위험도 있기 때문에 가계 부실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추가대출을 막으면 당장 부실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우선 시장에서 다중채무자들에 대한 자발적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다중채무자에 대한 신용정보 기반을 확충하고 리스크가 높은 다중채무자 유형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충당금적립률을 높여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바 있는 우리는 이제 가계부문의 구조조정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우리가 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서 가계부채라는 난제를 슬기롭게 극복한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국가부도 상황에도 고통분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유럽국가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 ‘郭교육감 유무죄’ 법조계 전문가에 물어보니…

    ‘郭교육감 유무죄’ 법조계 전문가에 물어보니…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1일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끝까지 버티면서 정면돌파를 선택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억원 선의 지원’사건에서 돈의 대가성에 대해 사법당국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특히 곽 교육감이 이날 “지금 제 안에 꿈틀대는 많은 말들을 접겠다.”고 한 대목에서 검찰 수사에 대응할 수 있는 모종의 카드가 있다는 뉘앙스로 들린다. 곽 교육감은 ‘선의의 지원’이라며 혐의가 없음을 주장하지만 검찰은 대가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곽 교육감이 받고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놓고 법조계에서는 유무죄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곽 교육감은 돈 준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그래도 검찰은 곽 교육감이 건넨 돈에 대한 대가성을 입증할 수밖에 없다. 곽 교육감 측은 ‘구속된 박명기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를 매수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매수 자체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면 검찰은 박명기 교수에게서 확보한 녹취록이 이를 증명한다고 보고 있다. 녹취록에는 박 교수가 후보 사퇴 대가로 금전 지급을 약속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교수가 곽 교육감에게 현금과 교육청 직위 등을 요구한 사실이 ‘일방적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검찰이 인정했듯 “각서는 없다.”는 대목을 내세우고 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의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매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별다른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직선거법 232조, 후보자에 대한 매수 및 이해유도죄가 적용된다. 후보자가 된 것을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금전·물품·차마·향응 등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다. 사퇴한 것과 이익을 제공받은 것 사이에 관련성이 밝혀야 된다. 선거법에 밝은 한 변호사는 “곽 교육감이 직접 약속하지 않고 실무자선에서 구두 약속을 했더라도 곽 교육감이 돈을 건넨 주체이기 때문에 약속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한마디로 매수 여부는 돈을 준 사실 자체로 입증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변호사도 “돈이 건너갔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증거”라면서 “상식적으로 재판부가 ‘선의의 돈’이라고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원은 선거과정에서 오간 돈에 대해 대가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편이다. 선거운동에 따른 손실보전과 선거운동에 따른 생활의 어려움은 결과적으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기소할 경우 검찰과 변호인 간의 치열한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공소시효 문제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공직선거법 268조는 선거일 후 6개월까지를 공소시효로 한다. 다만 선거일 뒤 행해진 범죄에 대해서는 행위가 있는 날부터 6개월까지로 못박고 있다. 곽 교육감이 처음 건넨 것은 2월 22일이고 마지막 건넨 것은 4월이다. 6차례 나눠 돈을 전달했지만 검찰은 하나의 범죄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범죄 행위의 기점을 4월로 볼 수 있어 공소시효는 10월까지다. 검찰은 이미 물적·인적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억원의 출처에 대해서도 혐의를 뒷받침할 안전판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설] 물가·연체율↑ 무역흑자↓ 예사롭지가 않다

    한국경제가 예사롭지 않다. 거시경제 지표들이 한꺼번에 흔들리고 있다. 8월의 소비자물가는 5.3%나 급등하면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7월까지 4%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하다가 5%선마저 넘어서면서 연간 상승률도 정부 전망치인 4.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8월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전달보다 무려 64억 달러나 줄어든 8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7월 말 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77%로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미국과 유럽에서 촉발된 재정위기 외에도 집중호우에 따른 농산물 가격 폭등, 전세난 등 국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현재의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내 부문에서 취할 수 있는 선제적인 대응은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8월에만 가계대출이 6조원 이상 늘었다. 대출의 대부분이 생계형 자금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가계빚이 계속 늘어나면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자칫하다가는 내수 부진-투자 위축-성장동력 하락 및 실질소득 감소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 정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더블 딥(이중 경기침체)으로 이어지면 우리 경제를 유일하게 지탱하고 있는 수출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중국도 고물가로 재정 확대가 한계에 도달한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특성 때문에 정부가 제어할 수 있는 변수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주체들이 힘을 합친다면 앞으로 있을지 모를 충격에 대비해 재정건전성과 외환건전성은 얼마든지 튼튼히 다질 수 있다. 특히 경제위기의 마지막 버팀목인 가계가 부실화되지 않도록 가계대출 연착륙 유도에 정책적인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생산성 향상과 소득 증가를 웃도는 부채와 소비로 촉발된 현 국면을 타개하려면 내핍과 절제가 필수불가결하다. 정치권의 복지 공세도 적정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 개혁이 필요한 부분에는 과감히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데 합심해야 할 때다.
  • “대규모 플랜트공사·수출 재개 기대”

    “대규모 플랜트공사·수출 재개 기대”

    리비아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를 장악하면서 카다피 정권이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업계와 정유, 수출 기업들은 리비아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 정부도 국토해양부, 외교통상부, 국정원 등 관련부처가 협의회를 구성하고 리비아 사태 종결 이후 범정부 차원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22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업계는 내전으로 리비아에서 공사를 중단한 건설현장 점검 등을 위해 직원을 파견하고, 수출입업체들은 원유 수입 및 상품 수출 재개 등을 위한 실무팀 구성 등에 나서고 있다. 또 정부와 기업들은 반군이 점령한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리비아 동부지역에 직원들을 파견하고 지역 부족을 중심으로 한 반군들과 이미 물밑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건설업계는 최근 리비아 반군 고위 관계자가 카다피 정권과 해외 기업들이 체결한 계약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내전으로 중단됐던 프로젝트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건설업체가 리비아에서 공사를 하다가 중단한 규모는 80억 달러 가까이 된다. 트리폴리와 미스라타, 벵가지 등에 현장을 둔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권을 누가 잡느냐보다 리비아 내전사태가 마무리됐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현장을 지키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피해상황 등 공사 재개를 위한 점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발전소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국가 기반시설이 대부분이라 반군이 장악하더라도 공사 재개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에서는 장밋빛 전망도 제기됐다. 어느 쪽이 정권을 잡든 장기적으로 리비아 국민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을 위한 원동력인 발전소와 낙후된 정유시설 보강을 위한 대대적인 공사가 시작될 것이란 분석이나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발전소, 정유시설 등 대규모 플랜트 공사가 많이 발주될 것”이라면서 “지역 부족과 국내 업체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한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민투표 등 권력이양 작업을 마치고 안정적인 상황이 유지돼야 신규공사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발주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재개 등은 빨라야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리비아 사태와 관련, 비상대책반과 지원반을 운영 중인 해외건설협회도 국내 업체들의 공사 재개와 손해배상 등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강신영 해건협 실장은 “확실히 사태가 마무리되고 협상 주체가 정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에 기계, 자동차 부품, 타이어 등을 수출하고 있는 제조업체들도 수출 재개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석우 코트라 중앙아시아 CIS팀 과장은 “거의 6개월 동안 리비아 수출기업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가격이나 인지도 면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기계, 자동차 부품 등 리비아 수출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리비아 원유 수급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석유매장량 8위인 리비아는 하루 150만 배럴의 석유를 수출했었다. 전 세계 수요의 2% 정도를 차지하는 리비아의 석유는 그동안 반정부 시위로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석유가격을 배럴당 10~20달러 끌어올린 것으로 진단됐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고공행진을 했던 국제 유가가 하락한다면 국내 휘발유 값도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김승훈기자 hihi@seoul.co.kr
  • [서울광장] 차기정권의 녹색성장 이어가기/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차기정권의 녹색성장 이어가기/이도운 논설위원

    지난달 중순 녹색성장위원회 관계자들과 위원회의 미디어 자문그룹에 참여하고 있는 기자들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의 주된 관심사는 차기 정권에서 녹색성장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였다. 차기 정권이 녹색성장 정책을 이명박 정권의 전유물로 간주, 폐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이 나왔다. 한편으로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녹색성장 정책은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모임이 열리기 며칠 전 한나라당의 이한구 의원과 오찬을 함께하는 자리가 있었다. 여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에 참여하고 있는 이 의원은 녹색성장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박 전 대표도 에너지와 환경·물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고, 연구원에서도 녹색성장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팀이 별도로 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다만 녹색성장이라는 정책 비전이 현실적으로는 가시화되기 어려워 그 틈을 좁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민주당도 녹색성장 정책을 큰 틀에서는 찬성한다고 밝히고 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4대강과 원자력을 녹색성장에 포함시키는 것은 반대하지만,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 녹색기술(GT)과 정보기술(IT)의 결합에는 적극 찬성”이라고 밝혔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차기 대선 후보들은 기본적으로 녹색성장 정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정권이 바뀌면 단절되는 정책도 있고, 이어가는 정책도 있다. 녹색성장의 경우에는 이어지는 정책이 돼야 할 몇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당위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녹색성장의 여러 분야에서 우리는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가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그린 무역장벽’을 넘어서는 정도의 소극적인 차원이 아니다. 반도체와 제조 공정이 비슷한 태양전지, 조선업체들이 시너지 효과를 가질 수 있는 풍력발전, 2차전지가 핵심부품인 전기차 등 향후 10년간 큰 시장이 열릴 분야에서 삼성과 LG, 현대중공업 같은 우리 기업은 세계 1위로 도약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또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는 우리나라가 2009년 주요 8개국(G8) 확대정상회의에서 선도국으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시화조력발전소는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이며, 전남 진도의 울돌목에 세계에 몇 안 되는 조류 발전소도 건설 중이다. 녹색성장 관련 산업은 IT산업과는 큰 차이가 있다. 똑똑한 청년 2명이 의기투합해 컴퓨터 한 대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 IT 비즈니스의 전형이었다. 녹색성장 관련 산업은 그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에너지 산업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와 초대형 기업이 아니면 주체가 되기 어렵다. 녹색성장 정책은 지난 2008년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제시했다. 그러나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는 그 과실을 따먹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차기 정권 또는 그 다음 정권에서나 녹색성장의 과실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차기 정권에서 녹색성장 정책을 이어가더라도 크고 작은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정권이 녹색성장 정책을 ‘자기화’해서 책임감을 갖고 추진하는 데도 그런 조정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녹색성장기본법이 개정되고, 녹색성장위라는 조직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아예 영국 등 몇 개 나라에서처럼 기후변화와 에너지, 환경을 묶는 새로운 부처의 설립이 검토될 수도 있다. 차기 정권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 가운데 하나는 녹색성장 관련 인력들이다. 녹색성장 정책이 추진된 지 3년이 지나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에는 나름대로 전문성을 축적한 공직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차기 정권에서 이들이 ‘전 정권 인물’이라는 이유로 배제된다면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dawn@seoul.co.kr
  • [시론]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대응/강동수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

    [시론]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대응/강동수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

    8월 들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경기 둔화와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전세계의 주가가 추락하였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더 큰 위험은 유럽의 재정위기다. 그리스, 포르투갈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 영국 등 핵심국가로 향하면서 상업은행 발 금융위기설이 힘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2008년 리먼브러더스 도산사태와 비교할 때 현 상황은 얼마나 위험한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금융위기의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실물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해법 찾기가 훨씬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위험요인 자체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2008년에 비하여, 지금은 위험요인을 알고 있지만 대응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008년 위기 당시 부실의 주체는 민간이었다. 과도한 차입으로 투기성 거래를 시도했던 헤지펀드가 부도나면서 순식간에 투자은행, 상업은행 등이 도산 위험에 빠졌다. 신용경색이 실물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을 차단하고자 전세계가 정책공조를 실시한 결과 대공황과 같은 재앙을 막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민간 부실이 정리되지 않은 채 정부로 이전되면서 정부가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다. 공공부문의 부실에 대한 구조조정은 매우 어렵다. 부실의 주체가 민간이라면 결자해지 차원의 시장규율을 우선적으로 적용하되, 손실 규모가 이해당사자의 감당 범위를 초과하면 정부가 인수하면 된다. 그런데, 부실의 주체가 정부인 경우에는 이해당사자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정부 이외에 손실을 분담할 주체가 불명확하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전세계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서, 그리스의 국채에 투자한 프랑스계 은행이 손실을 인식할 경우 자산건전성이 하락한다. 이에 프랑스계 은행에 자금을 공급하던 미국과 일본의 투자자는 거래를 축소할 것이다. 프랑스계 은행은 생존을 위하여 한국 등 신흥국에 투자한 자금을 무차별적으로 회수하게 된다. 그 결과, 통화·금융자산·상품자산의 가격이 급변동한다. 즉, 나비효과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재현될 수 있다. 따라서 국제공조가 필요하지만 2008년과는 달리 지금은 국가 간 이해관계가 상이하여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시에는 전세계 공히 전대미문의 불확실성을 겪었기 때문에 동원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의 사용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선진국의 정책수단 소진이 문제의 본질인 데다가 이를 바라보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입장차가 분명하여 정책공조가 어렵다. 또한 다수의 국가에서 내년은 국가의 통치권이 이전되는 시기이다. 위기 극복의 핵심요소인 정치적 리더십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사태를 장기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외부충격은 우리의 취약부분부터 공격하기 마련이다. 금융회사의 단기외화차입, 외국인의 증권투자, 가계부채 등이 현재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약점이다. 특히 대외금융거래는 금융위기 때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지만, 우리경제의 특성상 해법을 찾기 어렵다.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제도적 미비에 따른 재정거래의 기회를 축소시키고 이상(異常) 거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대책일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하여 대내적인 취약성에 관해서는 사전적으로 대비할 여지가 남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한 가계부채는 규모, 속도, 그리고 구성의 측면에서 우리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이다. 가계부채의 총량 축소는 단기간에 달성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저신용자의 비은행금융회사로부터의 차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은행의 부실은 그 자체로 시스템 위기다. 반면 비은행금융기관, 특히 저축은행, 신협, 여신전문회사 등의 부실은 정책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영역이다. 이들 금융권역에 대한 획기적인 구조개혁과 가계대출의 위험성 축소를 위한 정책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산사태가 되어 우리경제를 덮치기 전에 취약한 부분에 사방댐을 쌓아야 한다.
  •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전 세계 증시가 미국과 유럽발 ‘더블 악재’로 폭락했다. 2008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위기는 파생상품으로 촉발된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의 위기로 더욱 심각하며 세계 각국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대응책이 제한돼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경제전문가들과 연쇄 인터뷰를 통해 위기 원인과 전망, 대응방안 등을 긴급 진단했다. ■손성원 美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 국가 부도 인정하고 대책 수립해야” →세계 증시 폭락 원인은. -크게 봐서 미국과 유럽 문제 때문이다. 미국 정치권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지켜보면서 투자자들이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정치가 경기 회복에 기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올해 말 2단계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서도 미 정치권이 경제에 좋은 방안을 내놓을 리 없다는 불신이 확산됐다. 더 큰 걱정은 유럽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지연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차라리 부도를 인정하고 빨리 대책을 세우는 게 나은데 1990년대 일본 경제가 그랬던 것처럼 썩은 생선을 계속 방치하는 식이니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중국의 가장 큰 시장인데, 유럽이 망가지면 세계 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는 중국도 잘될 수 없다. 이런 총체적 비관론이 모여 증시가 폭락한 것 같다. →더블딥이 오는 것인가. -더블딥 확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3개월 전 더블딥 확률이 20~25% 정도였다면 지금은 30~35% 정도로 높아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더블딥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경기가 이미 바닥까지 내려올 만큼 내려왔기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는 언제쯤 회복될까.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좀 나아질 것 같지만 바닥을 기다 조금 올라가는 정도일 것이다. 완연하게 회복될 가능성은 없다. 과거 바닥에서 반등했던 경기 순환 역사로 볼 때 정상적이라면 미국의 잠재 성장률이 5~6%는 돼야 한다. 그런데 하반기 잠재 성장률은 거의 0%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울한 지표 때문에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투자자들이 비관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현금을 갖고 있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지금 상황은 어떤가. -그때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그때는 유럽 경제가 튼튼했었다. 유럽이 미국에 경제운용 좀 똑바로 하라고 비판하고 유럽을 배우라고 손가락질했었다. 중국도 그때는 부동산 거품이 없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부동산 거품이 가시화되고 있다. →2008년 위기 때는 중국 등 아시아 경제가 견인차 역할을 했는데. -분명한 것은 미국과 유럽이 안 좋으면 중국도 잘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의 수출구조를 보면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이 40%, 아시아 밖으로의 수출이 60%다. 그나마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 40%도 동남아가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형태 등이 대부분이다. 결국 미국·유럽 등 수출 시장이 안 좋아지면 중국이 원자재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 총체적으로 아시아 수출 환경이 나빠지는 것이다. →한국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영향을 받을까. -당연하다.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튼튼하다고는 해도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수출이 안 되면 내수로라도 버텨야 하는데 가계부채가 많아 내수로 수출 부진을 상쇄하기가 어렵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손성원(66)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하버드대·피츠버그대 경제학 석·박사 ▲백악관 수석경제관, 미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 ■궈톈 융 中중앙재경대 교수 “기업 경영환경 개선해 이노베이션 추진해야” →현 경제위기를 어떻게 보나.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경제체가 모두 좋지 않다. 미국 경제를 돌아보면 두 차례 양적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성장은 여전히 더디고, 높은 실업률 등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위기는 근본적인 해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유럽 각국의 채무위기는 앞으로 신뢰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높은 통화팽창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통화 억제 정책을 길게 끌고간다면 중국 경제 역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주요 경제체가 이런 상황 속에서 공황 정서가 확산돼 전 세계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2008년 금융위기와 현 위기의 차이점. -2008년에는 금융 부문에서 드러난 버블 과다가 금융위기를 불렀고, 세계 각국은 앞다퉈 경기부양에 나섰다. 그때는 금융영역의 거품을 없애고,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를 거뒀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이번 위기는 펀더멘털의 위기이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주요 경제체에 진짜 위기가 몰아친다면 정부가 적극 경기부양에 나선다 해도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사실상 그럴 만한 힘도 없고, 방법도 부족하다. →2008년 위기극복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컸다. 이번에도 기대할 수 있나. -2008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중국은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성장의 한계를 절감했다. 지금 중국은 경제성장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기업의 혁신과 국내 소비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중국이 세계경제를 부양시킬 저력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꾀하는 상황에서 (세계 경기회복을 주도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경우, 통화팽창과 자산버블이 우려되는데. -정부 주도에서 기업 주도, 수출 주도에서 내수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이 실효를 거두게 된다면 통화팽창, 부동산 거품 등의 난제를 해결하고, 진정한 경제성장의 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유럽의 채무위기 해결 방안은. -지금 세계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의존해서는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걱정에 휩싸여 있다. 경제에서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해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면서 새로운 소비영역을 창조하는 것만이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강점과 약점은. -중국은 여전히 1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투자를 주도하면서 이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통화팽창과 자산거품이라는 불청객을 불러 왔다. 중국은 이제 이런 경제성장 방식을 바꾸려 한다. 불합리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적절한 시점의 적절한 선택’ 이것이 중국 경제의 강점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궈톈융(郭田勇·45) 중앙재경대학 금융학원 교수 ▲산둥대 졸업 ▲중국인민대 재정금융학원 석사 ▲중국인민은행 연구생부 박사 ■ 무사 료지 日무사리서치 대표 “양적인 금융 완화정책 절실 고용 늘려 민간수요 높여야” →경제위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쇼크 이후 후유증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부채한도 합의로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겨우 막았지만 경기침체를 회복할 가능성이 적은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리스를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의 채무 위기 후유증이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다. →이번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닮은 점은 기업들의 수익이 향상되고 저축이 증가했는 데도 불구하고 수요가 없어지고 고용도 없어졌다는 점이다. 리먼 쇼크를 계기로 단기적으로 만들어진 수요가 없어지며 위기를 맞은 것이다. 공적 수요를 만들거나 단기적인 경제안정을 취한 것 처럼 보였으나 수요가 없는 게 문제다.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나. -생산성 혁명에 따라 글로벌 수익이 많아졌지만 싼 노동력으로 흘러갔고, 인터넷 혁명으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수요가 줄어든 게 가장 큰 문제다. 세계시장 측면에서 보면 기업들이 수익을 증가시켜도 수요가 늘어나야 생산성 혁명이 지속되고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 등이 힘을 받는다. 해결책으로는 적극적인 금융정책을 통해 민간 수요를 늘려야 한다. 양적인 금융완화정책을 취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 공황 때 전쟁 등 나쁜 쪽으로 갔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번 경제는 얼마나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가. 또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금융 및 재정정책을 재구축해야만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닛케이주가는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크게 올라갈 것이다. 현재 9000엔대의 주가는 굉장히 싼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중국과 아시아 경제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나. -중국 경제는 2008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버블 문제 때문에 중국 경제 자체도 주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경제는 당분간 성장은 계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경제의 위기를 구할 정도의 영향력은 아직 갖추질 못했다. →일본 정부 당국은 이번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는가. 일본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어떤 것이 있나. -일본 경제는 수요를 늘리기 위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규제가 많아서 새로운 기업들이 성장을 못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역할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이 늘어나는 정책을 써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외환시장에 개입했는데 앞으로 엔화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미국 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기업은 벌고 있는데 주식은 내려가고 있다. 금융 및 재정정책이 재구축되면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다. 구매력으로 볼 때 1달러당 90~110엔대가 적절하다고 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무사 료지(62) 무사 리서치 대표 ▲요코하마 국립대 졸업 ▲도이치증권 부회장겸 선임투자고문 ▲사이타마대 대학원 객원교수
  • [열린세상] 혼선 없는 개인정보보호 추진체계 필요/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혼선 없는 개인정보보호 추진체계 필요/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우리나라 국민의 72%에 해당하는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대형 침해사고가 있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싸이월드가 해커의 공격을 받아 가입자의 개인 아이디,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의 개인정보가 통째로 유출된 것이다. 경찰은 해커의 침입 경로와 개인정보 유출 경위에 대해 수사에 들어간 상태이며, 방송통신위원회도 사고경위 파악을 위해 보안전문가가 포함된 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벌이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역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고객정보 보호대책을 내놓았다. 보관하는 개인정보를 최소화하고 수집하는 모든 개인정보는 암호화하겠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되어 발효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대형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 어떤 사람들은 개인정보보호법이 조금만 더 일찍 제정되었더라면 최악의 침해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하지만 좀 더 세밀히 속을 들여다보면 설사 개인정보보호법이 발효 중이었다 할지라도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6조는 ‘개인정보 보호에 관하여는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등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SK커뮤니케이션즈와 같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아닌 정보통신망법을 우선 적용받는다. 실제로 정보통신망법은 분쟁조정, 침해신고센터 관련 규정 이외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보호 관련 조문을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전자적으로 처리되는 정보는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되고, 수기정보 등 전자적으로 처리되지 않는 정보와 비록 전자적으로 처리되더라도 이용자가 없는 정보(정보통신망법은 이용자가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므로)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되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법체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일은 개인정보 유출사고이면서 해킹이라는 정보보안사건이다.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정보보안사건이 터질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정부의 정보보안 추진체계, 즉 ‘컨트롤 타워’ 부재에 대한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에 산재해 있는 정보보안 추진체계를 종합·조정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어느 기관이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정보보안 침해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개인정보보호만큼은 조직화된 추진체계를 통하여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수립·집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롭게 출범할 예정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위상을 분명히 정립하여야 하며,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대승적 협력과 양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여러 부처에 산재해 있는 국가정보화정책을 종합·조정하기 위해 출범한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가 당초 설립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한 채 유명무실한 위원회로 전락해 버린 까닭도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자체가 그 위상을 분명히 정립하지 못한 데다가 각 부처가 대승적 결단을 내리기보다는 부처이기주의에 함몰되어 자기 것 지키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은 개인정보보호 추진체계도 정보보안이나 국가정보화정책처럼 추진체계의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 취지는 개인정보처리자(사업자)들을 규제하고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다.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와줌으로써 사업자와 정보주체 모두를 개인정보의 침해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정보보호 추진체계도 규제보다는 진흥과 지원을 정책의 우선순위로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탄생한 개인정보보호법이 원래의 입법취지에 맞게 잘 정착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는 물론이고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 2억명 ‘웨이보 혁명’ 中대륙을 개조한다

    2억명 ‘웨이보 혁명’ 中대륙을 개조한다

    중국에 ‘웨이보(微博) 혁명’이 몰아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가입자가 폭증하면서 웨이보 자체가 거대한 유기체로 변해 사회를 움직이는 주체로 등장했다. 관영 매체들은 공직자들을 상대로 ‘웨이보 시대’의 도래를 전하면서 ‘웨이보 화법’을 배우라고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6311만명에 불과했던 웨이보 가입자는 6월 말 현재 1억 9477만명으로 반년 동안 무려 208% 폭증했다. 이런 성장세라면 지금쯤 2억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8월 중국 최대 인터넷포털인 신랑왕(新浪網)이 ‘신랑웨이보’ 시험판을 개설했을 당시 누구도 이런 성장세를 예측하지 못했다. 같은 해 말 웨이보 가입자는 겨우 800만명에 그쳤다. 24시간 뉴스채널 CNN이 1991년 걸프전쟁 생중계로 진가를 인정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웨이보는 고속철도 추돌 참사에서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신랑웨이보에만 2일 현재까지 1031만개의 추돌 사고 관련 단문이 쏟아졌다. 사고 발생 4분 후 열차 승객 위안샤오옌이 올린 ‘참상1보’는 순식간에 전파돼 구조작업을 이끌었다. 열차에 깔린 승객이 사고 발생 14분 후 구조 요청을 한 웨이보 글은 10만명에게 전파됐고, 2시간 후 그는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당국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철도부가 낱낱이 해부됐다. 서둘러 구조 작업 종결을 선언했다가 웨이보에 쏟아지는 의혹들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정부 비판에 소극적이던 정규 매체들도 이번에는 반기를 들었다. 웨이보의 힘이 컸다. 일부 기자는 당국의 지시로 삭제된 기사를 웨이보에 올리는 ‘모반’도 꾀했다. 중국 내에서 웨이보는 정규 언론이 다룰 수 없는 정보의 유통 통로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1일 웨이보에는 신형 핵 잠수함의 방사능 누출 사고 의혹 글이 폭발했다. 당국은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보하이만 해상 유전의 기름 유출 소식을 맨 처음 전했다. 묵묵부답이던 당국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한달 만에 사실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일 “웨이보에는 주석단(지도자들의 자리)이 없고, 개개인이 모두 마이크를 들고 있다.”면서 “공직자들은 평등한 대화, 솔직한 대화라는 웨이보 시대의 어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마음을 나누고 성실하고 솔직하게 만나야만 (웨이보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웨이보 시대를 맞아 고위 공직자들과 정부 기관들이 앞다퉈 웨이보 계정을 개설해 대응하고 있지만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유명 여배우인 야오천(姚晨)의 팔로어는 1000만명에 육박한다. 구글중국법인 사장을 지낸 리카이푸(李開復) 창신공장 회장의 팔로어는 600만명이다. 이들이 올리는 ‘140자’ 단문에 중국이 들썩인다. 하지만 웨이보에서는 당국의 검열이라는 치명적 약점이 존재한다. 최고 지도자 폄훼나 체제 위협 등 당국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글은 철저히 차단된다. 웨이보에서는 지금도 네티즌들과 당국의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시론] 계속된 산사태 근본원인을 알아야 한다/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시론] 계속된 산사태 근본원인을 알아야 한다/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산지의 계곡 일대를 개발할 때는 산사태 위험성을 고려해야 하며, 절개지가 무너지면 (시행자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난 20년간 신문 칼럼 등을 통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예방은 뒷전으로 밀리고 복구만 이뤄지다가 결국 잇단 국가적 재난 참사로 이어졌다.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8일까지 한달간 58명이 산사태와 절개지 붕괴로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1994년 성수대교와 19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나서야 교량과 건물의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산사태와 절개지 안전관리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편이다. 폭우가 어디에 내리든지 지역에 관계없이 대형사고가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 2009년 소방방재청의 용역을 받아 ‘사면붕괴 예측 및 대응기술개발’을 연구한 적이 있다. 이때 전국적으로 관리해야 할 지역이 100만곳, 서울시에만 10만곳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선 산사태나 절개지를 산지는 산림과, 도로는 도로과, 택지는 주택과에서 나누어 관리하므로 산사태와 같이 산 상부에서 하부까지 계속해 영향을 미치는 재해는 지자체에서 총괄적으로 담당하는 조직이 없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부처 간 통합관리를 위해 2007년 소방방재청이 ‘급경사지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부처별로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국토해양부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토부가 관리를 맡은 국도, 고속도로, 철도는 빠진 것이다. 효율적인 관리도 안 되고 또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월 29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초안산 산중턱의 철도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애꿎게 하부의 동부간선도로를 지나던 차량을 덮쳐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서울시나 소방방재청은 사전에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했다. 공사는 국토부 산하의 코레일 관할이었고, 관할별로 재해를 관리하는 국내 법규상 속수무책이었다. 관리주체가 달라 사각지대에 방치될 수밖에 없는 허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번 우면산 산사태 사고를 놓고도 서초구와 산림청은 사전에 문자메시지를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혼선을 빚고 있다. 마찬가지 사례인 셈이다. 지난해 9월에는 충남 공주군 운주산의 상부(산림청 관할)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석류와 산사태로 뽑힌 나무가 산 중턱의 국도(국토해양부 관할)를 넘어 산 하부의 경부선 철도 터널입구를 막았다. 순식간에 철도가 불통됐는데 부처 간 통합관리가 안 돼 사전예방은 기대할 수 없었다. 예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인명사고를 불러온 산사태나 절개지의 사고원인을 놓고 관련 기관과 피해자들은 ‘천재’와 ‘인재’를 따지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만큼 갈등은 더욱 첨예할 수밖에 없다. 사고가 나면 ‘재해보험’과 같은 제도로 피해자들이 충분하게 배상받는 제도도 없다. 중앙정부에선 지자체에만 맡겨놓고 여전히 지켜만 보고 있다. 이 순간에도 현장에선 공무원들과 군인들이 피해자들과 함께 밤샘을 하며 복구에 매진하고 있다. 근본 원인은 국가적인 산사태 방재시스템이 없다는 데 있다. 그러나 사고만 나면 애꿎은 공무원 처벌로 사태를 마무리하려 한다. 처벌 이후에는 핵심사항인 국가적 방재시스템의 부재를 고칠 기회가 다시 어디론가 슬그머니 숨어 버린다. 이런 과정이 반복돼 우면산 산사태가 찾아온 것이다. 구조적 근본 원인을 무시하고 임시방편으로 대응하면 언제든지 대형 산사태는 발생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국내 실태를 정확히 파악, 국제적 수준으로 산사태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효율적인 부처 간 통합관리를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전담기관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분명히 깨닫고 이제 중앙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후진국형 법과 제도, 시스템을 꼭 보완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 [산업계, 고령화에 맞춘다] “실버 시장 맞춤 상품·마케팅 개발해야”

    일본의 식품 기업인 마루하니치로는 씹는 힘이 약한 고령층이 쉽게 식사할 수 있도록 고기를 잘게 썰어 만든 ‘포크무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고령자를 위해 마련한 쇼핑대행 서비스 화장품 회사인 시세이도가 고령자를 타깃으로 내놓은 안티에이징 화장품도 불황 속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2006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 실버산업의 모습이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층(65세 이상)이 전체의 7%를 넘었고, 2018년 14.3%, 2020년부터 고령 인구는 아동 인구(0~14세)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 인구층이 향후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지적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친화산업(실버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뜨고 있고 실버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는 만큼 우리 기업으로서는 해외시장을 선점할 비즈니스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김정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고령화의 특징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8%인 시점을 기준으로 미국, 일본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1071달러로 더 높은 수준으로 향후 국민연금 및 개인연금 수급으로 우리나라 고령층의 경제력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한국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가 소비활동의 주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해 44조원에서 2020년 148조원으로 성장하고 2026년 한국 사회는 노인소비자가 5명 중 1명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다. 김 수석연구원은 “실버산업은 고령층뿐 아니라 노후를 준비하는 중·장년층과 부양 의무가 있는 가족 구성원까지 모두 대상자가 된다.”며 “복지 측면이 아닌 산업으로서의 제품 개발과 비즈니스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0대 베이비붐 세대(뉴시니어)에 주목하는 안신현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시니어의 경우 더 이상 틈새 소비층이 아닌 주력 소비층으로 인식해 이들에 대한 상품 및 마케팅 개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경쟁력 및 생산성 저하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은 “기업 인력의 고령화 현상과 함께 일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에 태어난 세대)의 은퇴로 인한 숙련 노동력 부족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이 필요한 고령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확대되고 업무공간 재설계 등 고령친화적 작업 환경을 구축하고 고령화 추세에 맞는 복지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檢, 특검보출신 변호사 ‘골프장 전횡’ 수사

    특별검사보 및 변호사단체 임원 출신 변호사들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 장학재단의 이사로 선임된 변호사가 자신의 친척을 임원으로 앉히는 등 변호사 윤리를 저버렸다는 지적이다. 검찰이 수사 대상으로 삼은 이 사건에는 학연 등으로 얽힌 다수의 변호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서 대대적인 법조 비리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해당 변호사들은 근거없는 음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재단법인 I장학회가 최대주주로 있는 경기 여주의 한 골프장 소수 주주들은 “장학회 임시이사였던 변호사 A, B씨가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잃고 불법 행위를 하며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을 냈다. 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조사부에 배당,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다. A 변호사는 2004년 특검보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서에 따르면 사건은 2005년 I장학회가 서울중앙지법에 임시이사 선임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설립자 서모 회장의 별세 등 내부 문제로 경영 주체가 없어진 I장학회는 법원에 “설립자의 장남을 임시이사로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이사 추천을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변회 임원이었던 A, B 변호사는 자기 주변 인사들을 잇따라 장학회 이사로 앉혔고, 장학회가 지분 60%를 소유한 골프장 등을 사실상 장악했다는 것이 진정인의 주장이다. 소수 주주를 대표해 진정을 낸 신모씨는 “장학회와 골프장을 장악한 변호사들이 돌아가며 이사직을 맡고 친척을 임원으로 앉히는 등 전횡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변호사는 골프장 법률 분쟁 사건 수임을 독점하고, 변호사 신분으로 사내이사를 맡았으며, 골프장 수익이 났는데도 이를 배당하지 않아 소수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내용도 진정에 포함됐다. 검찰은 통상 수사 절차에 따라 사실관계를 가릴 방침이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각종 의혹과 사실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보고 시간을 두고 사건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진정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한 사건”이라며 “조만간 진정인 조사부터 착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진정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해당 변호사들에게도 사실 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피진정인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A 변호사는 “2005년 당시 법원 요청으로 특별대리인을 1개월반 정도 맡았을 뿐, 이사나 임원 선임 등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그런 일을 한 적도 없고, 그럴 권리조차 없었다.”고 반발했다. 그는 또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B 변호사 역시 “대부분이 사실무근인 주장”이라며 “이사나 임원 선임도 재단이사들이 판단해 결정한 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사내이사 겸직에 대해서도 “변호사회에서 겸직 허가를 받은 사안”이라고 전했다. 강병철·이민영기자 bckang@seoul.co.kr
  • “北·美대화재개 올해가 적기…가을 美식량지원 여부가 신호”

    “北·美대화재개 올해가 적기…가을 美식량지원 여부가 신호”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연구실장과 데이비드 강 남가주대(USC) 교수는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미 행정부 안에 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성 김 대사가 다음 주 한국을 방문, (남북 관계) 진전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북한에 대해 견지해온 ‘전략적 인내’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연내에 남·북, 북·미, 한·미·일 등 다양한 형태로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교류재단 주최 국제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두 사람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내에, 이르면 가을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2012년에는 미국과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상황을 진전시키려면 연내에 최소한 (대화를) 시작이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교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계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등을 대상으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시기는 최대한 늦출 것으로 예상했다. 차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결심할 때까지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선에서 대북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따라서 당분간 지금의 남북 간 교착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의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평가해 달라. -(빅터 차) 미 행정부의 입장이 조금 변화한 것 같다. 행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북한과의 대화가 끊긴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북한의 도발을 낳고 있다고 걱정한다. 현 상황에서 누구도 도발을 원하지 않는다. 공식적인 발언은 없지만 미 행정부의 입장이 조금씩 이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추가 도발이 없다면 좋은 징조이지만, 문제는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남한이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한국과 미국, 러시아 등에서 대선이 실시되는) 2012년에 이 같은 시나리오가 진행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때문에 정책상 변화는 없겠지만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기 위해 좀 더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을 빼고 북한과 직접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천안함 등을 주제로 남북 간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데이비드 강)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인해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북한 문제는 결국 옴짝달싹 못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상황을 진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없다. 기다리면서 북한이 긍정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오히려 도발할 수 있다. 내 생각에는 미 행정부 안에서 전략적 인내 정책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다른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일고 있다고 본다. 전략적 인내 정책은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에 더 의존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에 대해 대책도 생각해 봐야 할 때다.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이 국무부 정무차관으로 지명됐다. 셔먼이 국무부 내 ‘넘버 3’가 됨에 따라 협상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차) 셔먼은 경험이 많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매우 가깝다. 그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한국 관련 일을 해 본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한반도 정책 라인의 이 같은 변화와 관계없이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도발을 걱정하고 이를 어떻게 막을까 고민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은. -(차) CSIS에서 ‘1984년을 기점으로 북한이 도발한 뒤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다시 본격적으로 개입하는 시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평균 5.4개월이 걸리더라. 지금은 이 기간을 훨씬 넘겼다. 따라서 추가 도발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 경우 (직접적인) 보복이 뒤따르지 않는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연평도나 천안함 사건처럼 직접 한국을 공격하거나 비무장지대의 스피커를 파괴하는 것 같은 도발은 이미 한국이 무력대응을 천명해 놓은 상태여서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연내 3차 핵실험 여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정책 입안자라면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강) 연내 3차 핵실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북한이 우라늄 핵 프로그램을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들이 있다. →6자회담이 다시 열리기는 할까. -(차) 만약 북한과의 대화가 재개된다면 (관련 국에서 대선이 진행되는) 2012년 전에 열릴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한반도 문제 말고도 해결해야 할 정치 현안들이 많아 선거가 있는 해에 북한 문제에 집중하기는 어렵다. 남·북 간이든, 북·미 간이든 북한과의 대화가 시작된다면 2012년 전 즉 올해 시작될 것으로 본다. 또 다음 주에는 새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된 성 김도 (서울에)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 결론적으로 재개 전망이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본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북한이 사과하지 않은 상태에서 6자회담으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다. 그건 제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사과 없이 진정한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들 사건으로 인해 한국과 북한, 미국 간의 협의가 줄어들겠지만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양측의 체면을 살리면서 상황을 진전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나. -(강) 개인적으로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10년 전보다 비관적이다. 2000년대 초에는 한국의 포용정책이 역할을 하고, 봉쇄정책은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가능성은 훨씬 적어졌다. 한국·미국, 북한은 서로에 대한 불신의 골만 깊어졌다. 따라서 양측에서 더 많은 정치적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가 관건이다. 한국이 북한의 권력승계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에 따라 북한이 취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여럿 있다.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가 끝이 아니다. 이 과정을 어떻게 국내외적으로 설명하고 투영시키느냐에 따라 북한은 권력승계를 새로운 전환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반대로 김일성과 김정일의 업적 승계·발전을 강조할 수도 있다.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놓고 최근 중국이 양자·다자대화 병행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6자회담 관련 국들 간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차) 3단계 재개론은 원래 한국의 아이디어다. 중국은 프로세스에 강하다. 중국은 3단계 방안에 서 순서에 매달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첫 삽을 뜨고 싶다면 그 중심에 남북 간 해결책이 없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이 한국 정부와의 비밀회동 사실을 공개하고 맹비난했지만 이는 북한이 흔히 쓰는 레토릭이다. 말로는 강하게 부정하지만 실상은 다를 수 있다.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과 대화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본다. 특히 경제 분야에 관심이 많다. 아무 상관이 없거나 기대가 낮으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입장은. -(차) 남북 정상회담은 그동안에도 양측이 독자적으로 해 왔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라고 떠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전을 위해 건설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길 원한다. -(강) 미국 정부가 한국에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라고 ‘압박’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진전된 입장을 보여야 미국도 움직일 여지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남북 양측이 원한다면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본다. 적어도 상황을 악화시키지는 않을 테니까. 북한 정권은 이명박 대통령과 매우 대화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받아들였지만 정치인에게는 원래 별로 관심이 없었고 사업에 관해 흥미를 느껴 왔다. →유럽연합(EU)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나. -(차) 지원량이 극히 미미하고 때늦은 감이 있다. 한·미 정부에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천안함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된다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이 재개될 것이다.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되는 가을쯤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강)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문제는 정치적·인도주의적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1990년대 중반과 달리 북한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서도 평가가 갈린다. →최근 방중 행보 등을 볼 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호전된 것 같던데. -(강) 전문가가 아니어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의사들은 뇌졸중 환자의 경우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한다. 4~5년 뒤에 뇌졸중이 다시 올 수 있다고도 한다. 관건은 김정일이 언제까지 제대로 된 지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느냐다. →권력 승계는 언제쯤 완료될까. -(차) 지금 나오는 말은 모두 추측일 뿐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김정일도 권력 승계 전 임무 수행을 위해 거의 14년간 훈련받았다. 김정은은 이제 훈련을 시작했고, 그래서 (북한의 상황이) 분명히 안정적이지 않다.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2008년부터 치더라도 준비 과정이 3년 조금 넘고, 본격적인 권력 승계 작업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 최상의 환경이 조성돼도 5년은 훈련받을 것이다. 권력 승계 완료는 최대한 미루려 할 것이다. -(강)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 단기적으로는 김정일의 건강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김정은은 국내외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영웅담’을 준비해 나갈 것이다. 김정은을 미화하는 작업들이 본격화할 것이다. 권력 승계를 정당화할 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2012년은 국제 정치적으로 매우 변화가 많은 해다. -(차) 2012년 강성대국을 통해 북한은 1950~60년대의 주체사상으로 돌아가려는 것 같다.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강성한 조국의 상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주체사상과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두 개의 개념에 매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의 예상이나 기대와 달리 개혁이나 개방을 표방하지 않을 것이며, 대외적으로 훨씬 강경해질 것이다. 북한에서는 최근 들어 천리마운동 얘기가 거론되고 있다. 1960년대로의 회귀 움직임마저 있다. →최근 들어 김정일의 잇따른 방중과 경협 확대 등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지는 것 같다. -(강) 김정일 입장에서는 후계 문제를 비롯해 북한 경제, 핵무기 프로그램 등 걱정거리가 많기 때문에 최근 들어 외교적으로 매우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다. 황금평 공동 개발 등 북·중 국경 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와 경제적 지원이 늘어나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이 정치적으로 북한을 넘본다거나 영토를 확장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비공식적인 영향력과 경제적 영향력을 늘리는 데 더 관심이 많다. -(차) 김정일이 중국을 1년에 세 번씩이나 간 것은 김정일이 원하는 것을 중국으로부터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이 연기된 것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중국 내에서도 ‘원조 피로 현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오바마의 대북정책 라인은 6자회담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북한과 직접 협상한 경험이 있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여부에 대한 결심을 할 때까지 북한 문제는 지금의 교착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추가 도발을 방지하면서 현 상황을 일정 기간 관리해 나가려 할 것이고, 가을쯤 대북 식량 지원 결정 여부가 시그널이 될 것이다.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성 김이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다. 기대할 점과 유의할 점은. -(차·강) 성 김을 새 미국 대사로 선택한 것은 적당한 시기에 내린 좋은 선택이었다. 첫 여성 미국대사에 이은 첫 한국계 미국인이니까. 그러나 한국인들은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는 안 될 듯하다. 그는 미국의 외교관으로서 한국에 오는 것이고 성 김의 임무는 미국의 이익과 미국의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다. 다만 한국계 미국인인 만큼 한·미 양측을 모두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 대담 김균미·정리 유대근기자 kmkim@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파워블로거 관리 못한 포털도 책임져야”

    [서울신문 보도 그 후] “파워블로거 관리 못한 포털도 책임져야”

    “농약·중금속 등을 모두 제거해준다.”는 파워블로거 H(47·여)씨의 광고만 믿고 ㈜로러스사의 오존 세척기를 샀다가 폐렴·피부병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H씨와 해당 업체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들은 포털 사이트에 ‘베비로즈와 로러스에 환불요구와 정당한 피해보상을 요구합니다’라는 이름의 대책위원회 카페(이하 대책위)를 개설하고 법적 대응을 논의하는 등 본격 대응에 나섰다. 이 카페의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주부 강모(44)씨는 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파워블로거들의 광고와 공동구매 등 돈벌이 상술이 도를 넘어 피해를 입은 사람은 많지만 누구 하나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이 없다.”면서 “이들에게 파워블로거라는 지위를 주고 수익사업을 벌이는 행위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은 포털사이트도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강씨와의 일문일답. →소송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로러스사의 오존세척기를 사용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기관지 질환, 피부병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문제는 H씨가 이처럼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물건을 자신의 블로그에서 과대 홍보한 뒤 업체에서 커미션을 받고 판매한 것이다. 파워블로거들의 이런 행위에 대한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는 또다시 같은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에 소송을 준비하게 됐다. →진행 상황은. -3일까지 모인 피해자들만 5000명이 넘는다. 대책위 자체 투표를 통해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4일 녹색소비자연합과 함께 변호사를 만나 구체적인 법적 대응에 대해 상의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소송이 진행되면 약 3000명 이상의 소송인단이 꾸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 구체적인 피해사례는. -일주일 만에 1400여건의 피해사례가 수집됐다. 공통적으로 기관지 이상과 녹색을 띠는 가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또 아이들의 경우 급성폐렴이 나타난다고 한다. 진단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할 생각이다. →파워블로거 물건판매는 무엇이 문제인가.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블로그인데 물건을 판매하면서 수익을 챙긴 것이 문제다. H씨는 공동구매를 진행하면서 결제를 위한 쇼핑몰까지 만들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쇼핑몰은 폐업신고를 했다고 한다. 정보를 공유하는 것처럼 하면서 철저히 수익을 챙겨왔다는 데 문제가 있다. → 파워블로거 선정 주체인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나. -물론이다. 이번 H씨 사건을 계기로 다른 파워블로거들도 그동안 커미션을 받고 장사를 해온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까지 파워블로거들의 이런 행위에 대한 법적 규제는 없지만, 이런 것은 포털 자체에서 걸렀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기고] 녹색산업은 녹색국민과 함께 성장한다/김영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사업화 단장

    [기고] 녹색산업은 녹색국민과 함께 성장한다/김영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사업화 단장

    가끔 방송을 통해 재미있는 캠페인 송을 들을 수 있는데, 비슷한 표현이지만 그 행동은 정반대이며 결과 역시 정반대가 되는 내용의 공익광고이다. “(자동차 시동을) 걸지 말고 (두 발로) 걸으세요.”로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노래를 듣고 있으면 나와 촘촘히 관계 맺은 타인, 자연, 지구를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녹색 소비’, ‘녹색기술’, ‘녹색성장’은 중요한 의제가 되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고자 환경과 경제가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는 세계 녹색산업은 2020년 1조 900억 달러 규모로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인 녹색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기업은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올 3월 TED 2011 콘퍼런스에서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은 자신이 사랑한 자동차가 자연을 해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자동차를 많이 팔기보다는 환경을 걱정하는 기업으로의 변화를 강조하기도 하였다. 국내 녹색산업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초보 단계로 그 기술적 격차가 크고, 시장 규모도 아직 미약하다.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7대 녹색강국 진입을 목표로 녹색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신 수출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경제성장 동력 저하와 일자리 창출의 연관관계가 약화되는 심각한 고용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신규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1990년대 정보기술(IT)산업에 대한 정부의 투자와 국민의 관심으로 현재 IT 강국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듯이, 녹색산업은 10년 뒤 우리나라 경쟁력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최근 하이브리드차의 인기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의 녹색 소비에 대한 인식과 실천은 날로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녹색 소비에 대한 공감대는 있어도 실제 구매에서는 가격 부담으로 망설였으나 이제 제품의 제조 단계, 리사이클링 여부, 에너지 효율 등 제품의 전체 공정이나 제조 기술의 효율성까지 따지는 그린 컨슈머(Green Consumer) 소비운동이 나타나면서 녹색시장의 활력을 기대하고 있다. 녹색산업의 성장은 정부나 기업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국민이 녹색성장의 주체로서 생산과 소비에서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녹색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경쟁력으로 기대하는 것이 녹색금융이다. 녹색금융이 잘 발달하여 있는 유럽에서는 녹색금융 상품을 통한 녹색기업에 대한 민간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녹색 비전을 기업과 국민이 공유하고 있다. 녹색산업- 녹색금융 -녹색 소비가 선순환 구조를 이루면서 산업 전반의 인프라가 튼튼해지는 것이다. 녹색기술의 개발은 당장 제품화하거나 시장성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사업이다. 따라서, 정부는 ‘녹색인증제’를 통해 녹색기술, 녹색사업, 녹색전문기업에 그 기술성이나 유망성을 인증하여 민간에서 녹색투자가 명확하고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세계 곳곳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음식물 쓰레기통, 조명 등 일상의 제품이 우리 녹색기술로 이루어져 주목받는 날을 기대해 본다.
  • [서울광장] 결국 저금리와 고환율이 문제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결국 저금리와 고환율이 문제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지난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 속도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박 전 대표는 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금리 정상화의 타이밍을 문제 삼았다. 선제적인 대응을 못한 탓에 가계부채가 악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김 총재는 지난 1년 동안 5차례에 걸친 금리 정상화 노력과 국제적인 긍정 평가 등을 거론하며 박 전 대표의 지적에 동의하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이틀 후 국제통화기금(IMF) 협의단은 2주간에 걸친 연례협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완곡하게 표현하기는 했으나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고 추가 원화절상에 나서라.”고 권고했다. 정부가 경제지표와 체감경기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내수 활성화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변수의 핵심인 금리와 환율에 주목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 포인트 올렸으나 기준금리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마이너스 금리’가 1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실질금리가 낮으면 저축보다는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지만 가격 거품을 키울 수 있어 장기간 지속되면 물가에는 독으로 작용한다. 2개 분기 연속으로 실질국민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저금리와 고환율은 가계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그 결과,전통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주체인 가계의 순저축률은 2009년 4.1%에서 지난해에는 3.9%로 0.2% 포인트 하락한 반면 돈을 빌리는 주체인 기업의 총저축률은 전년보다 2.1% 포인트 늘어난 20.2%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3년 만에 회복했다지만 가계는 치솟는 물가에 주머니를 계속 털리는 반면 기업엔 돈이 넘쳐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올 1분기 재화와 서비스의 실질 수출액은 139조원을 기록하면서 관련 통계가 나온 1970년 이후 처음으로 민간소비액(137조원)을 앞질렀다. 고환율에 힘입어 수출주도형의 성장 과실이 기업에만 돌아가고 민간부문에는 이어지지 못한 탓이다. 경기 활성화 덕분에 고용 사정이 호전되고 있다지만 취업자 증가분의 60%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따라서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와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지표는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간극을 줄이자면 시장기능보다 정책당국의 의지가 더 강하게 반영되고 있는 가격변수의 고삐를 늦춰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금리 정상화 과정이 너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계소득보다 빚의 증가 속도가 2배나 빠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가계부채가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늘어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저금리 탓에 부채에 대한 부담이 둔감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등 서민층의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언젠가는 치러야 할 비용이다. 환율도 마찬가지다. 기업과 가계, 수출과 내수 간의 불균형도 따지고 보면 고환율이 주요 요인이다. 서민들은 수출기업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높은 수입가격으로 인한 물가 부담을 떠맡고 있는 꼴이다. 일각에서는 환율 절상은 고용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일부 중소 수출업체들 때문에 서민들이 언제까지나 고물가의 고통을 전담할 수는 없다.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1년 8개월가량 남았다. 레임덕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제구조 개혁과 같은 거대 과제를 추진하기에는 힘도, 시간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이벤트성 내수 진작대책으로는 서민들의 텅 빈 지갑을 채워줄 수도 없다. 우선 돈의 물꼬를 잘못 돌린 가격변수를 정상화해야 한다. 저금리와 고환율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금리와 환율 정상화, 인기 없는 정책이지만 지금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djwootk@seoul.co.kr
  • [시론] 김정일 방중과 우리의 대응/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시론] 김정일 방중과 우리의 대응/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중국 초청으로 방중한 김정일 위원장이 동북3성을 시찰하고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한 뒤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이 크므로 다방면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치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김정일의 입장에서 이번 방문의 3대 목적은 어처구니없는 3대 세습에 대한 중국의 반감을 달래고, 주민들에게 약속한 내년 강성대국 진입의 시늉이라도 내기 위해 중국의 경제 지원을 얻어내며, 북핵문제와 남북관계에 대한 양국의 전략을 조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후계문제는 ‘주체’국가인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공인이 필요없다는 게 공식 입장일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중국은 지구상 아직 잔존하는 몇 안 되는 공산주의 형제국이고 최근 경제뿐 아니라 정치·외교·군사 부문까지 대중 의존이 심화되고 있으므로, 김정일은 사회주의와 상반되는 세습 승계를 저질러놓고 염치는 없지만 중국의 최고지도자에게 이를 명백히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이를 위해 작년 8월에 이어 또다시 부친의 혁명 유적을 둘러보고 2000㎞를 내달려 차기 지도자 시진핑의 후원자이고 상하이방의 대부인 장쩌민의 정치적 지원을 요청했다. 후 주석이 이를 명백히 인정하지는 않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 지도부는 김정은으로의 후계를 인정할 것이다. 특히 한·미동맹과 한·일 군사협력이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도 북한을 섭섭하게 대우하기 어려울 것이다. 보다 확실한 것은 북·중 경협 강화이다. 먼저 북한은 나진항을 중국 동북3성의 동해 출구로 보장하면서 나선 경제무역지대와 압록강 유역 황금평 특구 개발에 대한 중국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북·중 국경지역은 개성공단을 능가하는 경제협력의 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에 식량 및 유류도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에게 양면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다. 먼저 전략적 기로에 선 북한이 핵 실험, 미사일 발사 또는 추가 대남 무력 도발 등 모험적인 노선을 선택할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중국의 경제 지원은 북한이 한반도 정세 안정에 기여하는 정책을 취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댈 곳이 생긴 북한이 미국에는 화해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강경책을 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연초부터 남한에 나름대로 대화 ‘흉내’를 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체면 손상 없이 남북 대화를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강변할 것이므로 후 주석도 이를 강요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민족자산인 북한의 지하자원이 속속 중국에 넘어가고 우리 기업들의 남북 경협 기회도 축소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보아 북한 정권이 무너질 때 북한에 대한 이익과 영향력이 커진 중국이 우리의 통일 과정에 비우호적인 목소리를 낼 우려도 제기된다. 북중 정상회담 결과, 김정일은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고 경협을 지속적으로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한반도 정세 안정을 모색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때 우리가 또다시 북한의 굴복을 강요한다면, 북한이 우리가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미국이 대북 식량 지원 과정을 밟으면서 ‘전략적 인내’에서 ‘전략적 포용’ 쪽으로 정책을 선회하고 6자회담 재개를 모색하고 있으므로, 우리가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남북문제를 계속 내세울 경우 우리의 외교가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남북문제와 북핵문제를 분리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 천안함과 연평도는 남북 간에 따지고 우선 북핵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해 가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북한의 사과를 전제조건화해 협상 자체를 어렵게 하는 것보다는 대화를 통해 추후 도발 방지 약속을 얻어내는 동시에 사실상의 사과도 받는 것이 현실적이다.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단호히 응징할 수 있는 태세를 구비하는 한편 ‘궁한 적은 쫓지 않는다.’는 원칙에 의해 실용적 강온 양면책으로 북한을 관리해야 할 시점이다.
  • “올 물가 4.1% 상승… 금리 올려 적극 대응을”

    “올 물가 4.1% 상승… 금리 올려 적극 대응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2일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을 기존 전망치인 3.2%에서 4.1%로 대폭 올렸다. 경제성장률은 4.2%로 전망, 정부의 ‘5% 성장률과 3% 물가상승률’이 ‘4% 성장률과 4% 물가’로 전환되는 형국이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에서 정부의 정책기조 전환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KDI는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며 잠재성장률(4.3%)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의 경제 전망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올 2, 3분기에 각각 4.3%에 이어 4분기에 3.3%로 낮아져 올해 4.1%, 내년에는 3.3%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총수요 압력으로 근원물가는 지난해 1.8%에 비해 크게 올라 올해와 내년 각각 3.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근원물가 상승세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KDI는 연료비 연동제를 실시하는 가스·전력 가격이 하반기부터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3.6% 성장에 이어 3분기 4.2%, 4분기 4.9%로 올해 4.2% 성장을 예상했다. 기존 전망치와 동일하다. 내년 성장률은 4.3%로 KDI가 추산한 잠재성장률 4.3%와 같은 수준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3.5%로 기존 전망치 3.6%에서 0.1% 포인트 낮췄다.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3.3%로 고용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회복세가 지속돼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고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 대응이 미흡해 물가상승에 대한 경제 주체들의 기대가 확산될 경우 임금·물가의 악순환으로 물가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석하 KDI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는 위기 이후 4차례 인상에도 여전히 낮아 통상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보이던 명목성장률로부터 크게 괴리돼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정상적 금리수준은 최소 4% 이상”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해 9월 4% 내외를 권고한 바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는 현재 3.0%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폭은 원화가치 상승과 국제유가 상승 때문에 당초 전망치(152억 달러)보다 적은 112억 달러가 되고 내년에는 82억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원화가치 상승에 대해서는 물가 안정에도 기여하는 만큼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는 정책기조가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KDI는 원화가치가 올해와 내년 연평균 4~5%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잔혹한 현실 10대들을 집어삼키다

    잔혹한 현실 10대들을 집어삼키다

    아주 많이, 무척이나 뚱뚱한 여고생이 왕따를 당한다. 별명은 ‘슈퍼 울트라 개량 돼지’(유미라는 이름이 있지만 친구들은 결코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학년 짱 일진들에게 정기적으로 ‘삥’을 뜯기는 등 교내 폭력에 시달린다. 혹시나 왕따를 당하지 않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살을 빼보기로 결심하고 거식증 카페에 가입한다. 그리고 눈물겨운 폭식과 거식을 반복한다. 효과는 없다. 주변의 냉소와 조롱은 여전하다. 이쯤 되면 가출은 필수다. 끊임없이 자신을 공격하는 친구, 가족들 틈바구니에서 불안과 절망, 소외, 일탈 충동을 겪는 왕따 비만 여고생의 희망은 유일하다. 자신의 생일과 방송 데뷔날이 똑같은, ‘외계인이 틀림없는’ 서태지를 따라 절망도, 고통도, 상처도 없는 낙원과 같은 달의 뒤편으로 떠나는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그저 낯설지 않은 10대 성장소설류의 화법이다. 소설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이 지점에서 새로 시작한다. 10대가 등장한다고 다 청소년 성장소설은 아니다. 앞장서서 가학하면서도 유일한 친구 지은이는 미혼모가 되고, 유미는 지은의 애인이었던 녀석에게 강간을 당한다. 그리고 미혼모 시설에 들어가 있는 지은을 찾아간다. 얼핏 또 다른 낙원처럼 보였던 그곳 역시 공격과 갈등이 물밑에 잠복해 있을 뿐 사실상 신생아 매매를 일삼고, 틀에 박힌 규율만을 강제하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황시운(35)의 첫 장편이자 최근 제4회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은 ‘컴백홈’(창비 펴냄)이다. 1990년대 문화 대통령이라 일컬어졌던 서태지는 소설 얼개를 풀어가는 주요 매개로 등장한다. 이와 더불어 식욕, 물욕, 성욕 등 욕망의 첨병과도 같은 거식증이 소설 속에서 마찬가지 역할을 맡는다. 황시운은 섣불리 절망의 주체와 상황들을 전형화하지도 않으며, 결국 허망해질 희망을 내세워 적당히 봉합하려 하지도 않는다. 대신 유미의 불안과 절망의 내면을 섬세한 결까지 놓치지 않고 풀어낸다. 덧난 상처를 손가락으로 마구 헤집어대듯 세상의 감춰진 속살에 돋보기도 부족해 아예 현미경까지 들이댄다. 물욕주의에 무방비로 노출된 10대들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 존재들인지, 절망과 일탈의 경계에서 힘겹게 비틀거리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시선을 달리하면 이는 10대들의 모습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비만 소녀는 왕따와 폭력에 거식증과 가출로 대응한다. 10대들이 처한 환경과 시행착오는 모양을 조금 달리할 뿐, 기성 세대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반복되고 있다. 다이어트를 멈추는 순간 요요현상으로 더욱 살이 찌듯 불안정한 채 급속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변화하는 환경을 따라가지 않는 것 자체가 퇴화를 의미한다. 황시운의 첫 장편소설이 청소년 소설이 아닌 이유다. 다만 아쉬움은 남는다. 소설은 독특한 소재, 탱탱거리면서 맛깔난 언어를 앞세워 10대의 눈으로 ‘지금, 여기’의 진실을 찾고자 하는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품고 있음에도 소설에 흠뻑 빠져들려 할 때마다 ‘우연성’(遇然性)이라는 녀석이 스윽 모습을 드러낸다. 비만 여고생과 한때 함께 왕따였던 친구 지은이가 말더듬을 고친 뒤 고등학교에서 일진회 짱으로 거듭나게 된 과정이나 열일곱 미혼모가 된 뒤 급격히 모성이 발휘되며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상황, 미혼모 시설에서 만난 노처녀 미혼모가 알고 보니 지은의 아빠와 한때 바람난 여자였다라는 설정, 비만 여고생의 엄마가 갑자기 거식증 증세를 보이는 점 등은 군더더기이거나 좀 더 세밀한 설명을 요구하는 대목들이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현실은 ‘십자가 사망 사건’이니 ‘서태지 비밀 결혼·이혼’이니 하는 사건 등이 빈발하는 공간이다. 문학보다, 어떤 막장 드라마보다 더욱 어이없는 우연성이 판치는 것이 현실임을 감안하면 이것조차 리얼리티라고 봐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4·27 재보선 후폭풍] 한나라 의원 3인이 말하는 ‘黨 쇄신’ 방향은

    [4·27 재보선 후폭풍] 한나라 의원 3인이 말하는 ‘黨 쇄신’ 방향은

    4·27 재·보궐선거 패배로 지도부가 총사퇴를 선언한 한나라당이 고민에 빠졌다. 등 돌린 민심을 다시 어떻게 돌려놓을지,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당 대표를 누구로 내세울지 등을 놓고 백가쟁명식 해법이 쏟아지고 있다. 논쟁의 근저에는 앞으로 짜여질 ‘새판’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중도적 입장에서 당 쇄신을 주장해 온 소장파 등 계파별 입장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 봤다. ■ 소장파 김성태 의원 “박근혜 카드만이 살길… 전대출마 해달라” “도대체 얼마나 더 당이 위기에 빠져야 나설 것인가. 박근혜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 나와야 한다.” 한나라당 내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공동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29일 당 쇄신의 주체이자 결정체로서 ‘박근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는 진정한 위기 상황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카드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친박계 일각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 운영권을 보장해야 나설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 관련, 김 의원은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당헌·당규에 따라 당권을 확보하고 행사하면 된다. 당권을 갖고 정부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막으면 된다.”면서 “대통령이 권한을 넘겨줘야 할 수 있다는 식의 구시대적 논리를 이젠 우리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는 게 쇄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4·27 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이명박 정부의 독선적이고 일방적인 국정운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에 대한 뼈아픈 자성”, “이 대통령의 당에 대한 인식 전환”을 쇄신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 대통령도 정권을 만들어 준 당을 위한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의원들이 굴레에서 벗어나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더라도 그걸 거부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의 “남 탓하는 정치인은 성공 못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이번 재·보선 참패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고 당·정·청의 일대 혁신을 부르짖는 사람들에게 던진 메시지”라고 해석한 뒤 “(이 대통령은)이런 엄중한 시기에서도 MB정권의 성공만을 위해 거수기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맞받았다. 그는 분당을 공천 분란의 두 축인 이재오 특임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비난의 대상에 올렸다. “이들이 내놓은 입장들이 당의 분란과 국민적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또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특정 계파끼리만 모이고 하는 걸 어느 국민이 비판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민본21’은 안상수 대표를 몰아붙여 새 원내대표 경선일을 당초 오는 2일에서 6일로 연기시키고, 의원연찬회 소집을 관철시켰다. 김 의원은 ‘바람직한 새 원내대표·비대위원장·당 대표상’에 대해 “청와대를 향해 할 말을 하고 필요하다면 결기를 모아 대응하는 소신과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청와대에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구심점이 없다는 비난에서 대해서도 “대통령의 거수기 역할만 하다 보니 리더십이 사라진 것”이라면서 “이젠 초계파적으로 나서야 한다. 민본21부터 탈계파를 결의하겠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친박계 현기환 의원 “朴대표가 앞장서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것은 진정성이 결여된 정치공학적인 주장이다. 주류 역할론이나 세대 교체론도 마찬가지다.” 4·2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한나라당에서 부상하는 ‘박근혜 역할론’과 관련,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호되게 회초리를 맞고도 친이·친박 따지는 사람들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박 전 대표 등 차기 대선주자들이 당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부정적이다. 지금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주자들은 오는 6월부터 당직을 맡을 수 없다. 현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통해 국민들이 상상한 그림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를 맡고,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을 주도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동안 주류가 당권을 독식하다가 이제 와서 상황 논리에 근거해 특정인이 당직을 맡도록 당헌·당규를 바꾸자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위인설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신 “박 전 대표를 포함한 여권 대선주자들에게는 올 하반기 이후 총선·대선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 국민과 접촉할 수 있는 활동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된다.”고 제안했다. 따라서 당 쇄신안의 핵심은 인물 교체가 아닌 정책 변화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의원은 “누가 당직을 맡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중요하며, 서민경제 살리기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면서 “청와대는 민심의 창구인 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경청한 내용은 정부를 통해 집행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인물, 청와대·야당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중립적 인사가 나서야 한다.”면서 “당 대표든 원내대표든 세몰이 식으로 의원들을 줄세워 계파를 따지면 망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제도보다는 운영을 잘못해서 특정 계파가 독식하는 구조가 됐던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주류 배제론’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언급이 개인적 견해인지 친박계 중론인지를 묻는 질문에 현 의원은 “친박계는 이심전심으로 컨센서스(동의)가 있으며, 이로 인한 행동이나 태도에도 어느 정도 일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충격이 아니다. 이미 예견된 패배였다. 따라서 호들갑을 떨 일도 아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국가경제 위기는 극복했을지 몰라도 서민경제는 나아진 게 없다. 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서민들이 느낀 소외감과 박탈감이 이번 선거 결과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에 실망한 마음을 가감없이 표출했으니, 이제 수습의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면서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친이계 권택기 의원 “뺄셈정치로 당력 소모땐 더 큰 버림 받아” “어느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로에게 삿대질하면서 뺄셈정치를 하는 순간 국민들로부터 더 큰 버림을 받을 것이다.” 한나라당 친이계 권택기 의원은 29일 4·27 재·보선 결과를 두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주류 책임론’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특히 이재오 특임장관의 책임에 대해서는 “객관적 사실을 두고 서로 책임을 이야기해야지 마녀사냥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에 여당으로서의 국정 안정에 대한 책임과 170석 넘는 거대 당으로서의 성숙된 변화를 원할 것”이라면서 “그런데 또 계파간의 싸움처럼 특정인에 대해 책임론을 제기하면,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된 반성이 아니라 또다시 희생양을 찾는 것으로 비쳐진다. 이분법적으로 가는 순간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장파 등에서 친이 주류를 ‘청와대 아바타’로 비유하며 “새 지도부에 나서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주류가 잘못했다는 것은 일정부분 통감한다.”면서도 “여당으로서 국정운영에 대한 무한 공동책임을 질 중심축은 있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단지 이명박 정부를 만들었다고 해서 주류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 명분이 없으면 못 한다.”면서 “더 큰 명분을 갖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 그들이 주류가 돼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한다. 대신 지금의 책임을 어떻게 질지는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스스로가 돌아보면 나를 비롯해 모두가 각각의 아바타였다.”는 말도 덧붙였다. 권 의원은 또 “지금 한나라당이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는 중산층의 이반과 30~40대와의 괴리”라면서 “중산층을 두껍게 하기 위한 정강정책들을 재검토해야 하고 그에 맞는 소통통로를 만들어야 진정한 세대교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젊은 지도부·세대교체론이 마치 원로 퇴진론으로 비쳐지는 데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당의 중진과 원로그룹들이 받쳐주는 세대 중심축을 만드는 동시에 정두언·나경원·원희룡·남경필 의원, 3선 이상 또는 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사람들 가운데 30~40대와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제대로 만들어서 그 의견을 당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게 변화의 가장 큰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재·보선 이후 청와대 개편 움직임에 대해서 “지금 시점에서 청와대에 ‘순장조’만 남기는 게 바람직하며, 되도록 당과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들이 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민심을 직접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을 통해 한 단계 걸러 가는 민심을 아는 게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오 장관의 당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안 갖고 있는 걸로 안다. 당에 들어오면 또 친이·친박 양대 진영의 싸움 구도로 몰릴 텐데 본인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오겠느냐.”면서 “‘박근혜 역할론’처럼 이 장관이 옷 벗고 와서 당을 추슬러 달라는 요청이 있을 때는 깊은 고민을 하겠지만 지금은 본인이 원한다고 해서 들어올 수 있는 공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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