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파문/ 5국정상 ‘北核해법’ 찾는다
미국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일단 외교적 해결 원칙을 우선시함에 따라 한·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국들간의 활발한 정상외교가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6,27일 이틀간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일차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4대 강국 정상들은 APEC회담 기간에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새롭게 불거진 북핵 위기 타결책을 집중 모색한다.
먼저 26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조지 W 부시 대통령,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등 한·미·일 3국 정상은 회담을 열고 북한 핵 문제와 관련,대북 경수로 사업 일시 동결 등 대응방안을 논의한다.이날 회담 결과는 29일 말레이시아에서 재개되는 북·일 수교 회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미·일 3국 정상은 26일 회담에서 제네바 기본합의 유효 여부,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 여부 등에 관한 최종 입장을 조율하게 된다.또한 미국의 대북 압박 수위와내용도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김 대통령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돼 부시 대통령과 미묘한 입장차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통령은 이어 27일에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정착 및 양국간 협력 증진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에 앞서 25일 열리는 부시 대통령과 장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부시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중인 장 주석은 이날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만나 북한 핵개발 동결 등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이날 회담은 북한 고립화를 주장하는 부시 대통령의 제의에 장 주석이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 미국의 대북 압박 수위가 일차적으로 조율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회담 뒤 두 정상은 공동선언에 북핵 관련 사항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고이즈미 총리도 멕시코에 머무는 동안 한·미 정상회담 외에 장 주석,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차례로 만나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현안에 관해 폭넓은 논의를 벌인다.푸틴 대통령은 APEC 회담 중 한국을 비롯,한반도 주변 이해 당사국과 각각 회담을 갖는 데 이어 오는 12월1∼3일 중국을 방문해 장 주석과 회담을 열고 북핵 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부시 행정부는 이러한 일련의 외교적 노력을 거친 다음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기본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물론 무엇보다도 북한이 핵개발 계획으로 야기된 문제를 스스로 해소하는 전향적인 노력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박상숙기자 al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