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분 은행 민영화 바람직”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장악이 너무 강화될 경우 서민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데다 금융위기때 시장위험이 증폭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정부 보유지분을 연·기금 등에 일차 매각하거나 특별펀드를 통해 국민주 형태로 은행을 민영화하는 등 국내 자본의 은행 참여가 적극 모색돼야 할 것으로 제시됐다.한국금융연구원(원장 정해왕)은 30일 발표한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업 진출에 따른 영향 및 대응방안’이라는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외국인 투자현황과 문제점
지난 6월 현재 국내 시중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26.3%로 나타났다.은행 총 자산중 외국계은행 비중은 26.7%로 미국 5%,독일 4%,일본 6% 등에 비하면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특히 상장사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들의 주식투자 비중은 97년말 14.6%에서 지난 10월말 기준 40.1%를 차지,세계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 확대는 국내 시장의 국제적 인식제고와 국내 금융제도 및 감독기법의 선진화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면도 많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금융연구원 강종만 박사는 “외국 금융회사는 수익성을 중시해 대기업과 부유층만을 주고객으로 할 경우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과 서민에 대한 자금공급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저소득층이 대부업체 사채시장 등으로 밀려나 부실이 누적되는 등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또 앞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질 경우 외국계 은행은 시장안정보다 단기수익에 치중,독자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시장 위험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국내 자본 참여 확대를’
보고서는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지배에 대한 대응책으로 국내 은행산업을 순수국내계은행,절충형은행,순수외국계은행 등 3개 그룹으로 재편할 것을 제안했다.3개 그룹이 각각 3분의1 정도의 지분을 갖고 균형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보유한 은행주식을 매각할 때 국내자본의 참여를 허용,민영화할 것을 제안했다.▲정부의 은행지분을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에게 우선 이전한 뒤 추후 전략적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하거나 ▲‘특별 펀드’를 조성한 뒤 국민주 형태로 민영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강 박사는 “국민주 형태의 은행 민영화로 발생할 수 있는 경영상 취약성은 지배구조 강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보고서는 이어 외국자본이 국내 금융시장에 진출할 때는 대주주 자격요건 등 자본의 적격성 심사와 관리·감독기능을 강화,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산업자본의 금융기관 진출과 관련,그는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일축했다.
주식시장의 경우 기관투자가들의 시장참여를 확대,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또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기관간 연계상품을 개발,투자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동형기자 yun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