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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군개혁, 동북아 안보변화 감안해야

    국방부가 21세기 안보상황에 대비한 국방개혁안을 마련했다. 오는 2020년까지 추진하게 될 군 개혁안은 크게 첨단화·정예화·효율화를 기본골격으로 삼고 있다. 옳은 방향이고, 마땅히 그리 가야 할 것으로 본다. 문제는 군 개혁에 있어서 그 어떤 경우에도 전력공백이 초래돼선 안 된다는 것과 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 4개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안보질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방위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개혁안은 동북아 안보질서의 변화에는 다소 대비가 소홀한 게 아닌지 우려된다.1·3군을 지상작전사령부로 통합하고, 군단과 사단을 절반으로 줄이되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맞설 유도탄사령부를 창설하는 등 육군을 슬림화·효율화하는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된 반면 해·공군의 전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체제개편 방안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는 북의 위협에 대한 효과적 대응방안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2020년 이후의 동북아 안보질서의 변화까지 감안한 전략으로는 보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이미 한반도 주변에서는 미국·일본과 중국·러시아간 군사 대치가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합동군사훈련 연례화를 통해 사실상 동북아에서의 군사연합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 또한 헌법을 개정해 군비를 대폭 증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장 5년,10년 뒤에 한반도가 이들 열강의 군사대치 위협에 직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방개혁은 남북 대치뿐 아니라 동북아 안보질서의 변화를 보다 염두에 두고 추진돼야 한다. 주한미군의 감축계획을 중심으로 한·미 양국의 보다 긴밀한 협의도 중요한 과제다. 한국군의 구조 개편은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한 한·미 연합작전계획인 ‘작계 5027’의 변화를 수반한다. 당장 대화력전 지휘·통제 임무도 10월부터 한국군으로 이양될 예정이다. 한·미 안보동맹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군 개혁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양국의 긴밀한 협의가 절실한 현실이다.
  • “공무원 오보 소송비 정부서 지원”

    법무부가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언론 오보에 맞서 민·형사상 소송의 법적 자문은 물론 소송비용까지도 정부에서 지원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이에 따라 국정홍보처가 전날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서는 인터뷰 거절 등의 지시를 내린 데 이어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언론 길들이기’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법무부가 지난 4월21일 업무보고 도중 ‘언론오보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을 제출하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 차원의 법적 대응방안을 보고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날 ‘정부정책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오보대응에 대한 법적 지원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열람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는 정부가 2006년 4월 설립 예정인 ‘정부법무법인’(가칭)을 활용해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의 법적 자문과 소송비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또 언론 오보의 대상이 된 공무원의 정신적·물리적 피해보상을 위한 변상 방안을 마련, 기획예산처와 중앙인사관리위원회와 협의 중이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7월21일 청와대 비서실에 보고는 했지만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공무원 개인이 소송할 수밖에 없는 현행 시스템 아래에서는 언론 오보를 막을 길이 요원해 이런 안을 만들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고 김 의원측은 전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허동수 회장 “바쁘다 바빠”

    허동수 회장 “바쁘다 바빠”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보폭이 최근 들어 넓어지고 있다.LG그룹 산하의 LG칼텍스 시절과는 눈에 띄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허 회장은 오는 10월13일부터 14일까지 전경련이 주관하는 ‘제4회 한ㆍ중ㆍ일 비즈니스포럼’을 앞두고 한국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선출됐다. 한ㆍ중ㆍ일 비즈니스포럼은 3국간의 자유무역협정(FTA)체결 등 여러 경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허 회장이 국제무대에서 한국업계 전반의 대표자로서의 면모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은 또 다음달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2005 동북아 석유포럼’을 주재할 예정이다. 한ㆍ중ㆍ일 3국이 원유 공동구매ㆍ수송ㆍ비축 등 고유가 및 원유 수급 불안정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주도하게 된다. 허 회장은 이미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회장, 소비자피해자율관리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왕성한 외부활동을 보이고 있는 허 회장은 정유업계의 가격결정도 주도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고유가 행진이 지속된 지난 2주간 석유제품가격을 동결해 업계의 ‘가격인상 자제’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는 가격결정위원장으로서 해외 출장 등의 일정이 없으면 어김없이 회사내 ‘가격결정 위원회’에 참석한다. 국제원유가격 및 국제 제품가격의 동향 등을 파악한 뒤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을 직접 결정한다. 허 회장은 지난 23일 회의에서도 “국제원유가격이 여전히 고유가를 유지하고 있어 ℓ당 15∼20원가량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국내 물가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유보한다.”고 밝혔었다. 결국 허 회장의 가격인상 유보는 다른 정유업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 관계자는 “허 회장이 GS그룹 출범 이후 주력회사가 된 GS칼텍스를 이끌고 있다는 책임감과 자신감에서 예전과는 달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달라진 면모를 소개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새달 7일 中·美 정상회담 위안화 양보 매파 달랠듯

    위안화 추가절상, 북한 핵개발 대응방안, 타이완 독립 움직임 등 미묘한 현안을 놓고 중국과 미국의 정상이 다시 머리를 맞댄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7일 워싱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이 24일 밝혔다. 후진타오는 주석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이다. 후 주석은 부주석이던 2002년 5월 워싱턴을 방문했었다. 현재의 미·중 관계는 갈수록 심화되는 대미 무역 역조와 미·일 동맹 강화,‘중국 위협론’의 확산 등 갈등 요소가 많지만 한편으론 양국간 협력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부시 행정부 1기 때엔 스파이 정찰기 사건, 타이완 문제 등으로 긴장이 높았으나 미국의 국제적인 반테러 활동을 계기로 해빙 국면에 접어들면서 양국 관계는 점차 개선되는 양상이다. 미국 입장에선 북핵 문제,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 전쟁의 매끄러운 종결, 유엔 개혁 등에서 중국의 협조가 아쉬운 상황이다. 반면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미국의 ‘따뜻한 눈길’이 무엇보다 필요한 중국이다. 하지만 악화되는 미국의 경제상황이 걸림돌이다.3310억달러란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은 중국측에 위안화 추가절상 등 무역역조 시정이 발등의 불이다. 지난 1월 중국산 섬유 수입쿼터제 폐지 이후 의회와 노동계에선 “중국산 섬유류 수입이 58%나 급증, 미국내 일자리를 잡아먹고 있다.”면서 지적재산권 위반 단속강화 요구 등 반중(反中)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후진타오는 일부 경제문제는 양보하면서 미국내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한 중국 견제기류를 희석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위안화 추가절상과 섬유협상 양보 등 ‘선물’도 예상된다. 다음주 베이징에서 속개될 섬유협상에선 중국산 섬유류의 수입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포괄적 수입제한 방안이 협의될 전망이다. 미 기업계의 반중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행보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8일 중국의 4개 항공사는 보잉사와 신형 중형항공기(보잉-787) ‘드림라이너’ 42대 구매계약을 맺었다.50억 4000만달러 규모다. 남방항공·하이난항공 등도 보잉-787기 18대 구매 계약을 올해 안에 끝낼 계획이다.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의 역할을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다른 문제에서 미국의 양보와 협조를 이끌어내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평가다. 양국 정상이 이번 만남에서 북핵을 둘러싸고 어떤 식의 ‘주고받기’를 할 것인지 주목된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위안화 쇼크’ 환율 14원 하락

    중국 위안화 절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락해 이달 들어 처음으로 1020원대로 떨어졌다. 정부는 환율 급락이 이어질 경우 시장에 적극 개입할 뜻을 밝혔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50원 폭락한 102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낙폭을 줄여 14.20원 떨어진 1021.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2월22일 17.20원 이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재정경제부 진동수 국제업무정책관은 ‘위안화 절상의 영향과 대응방안’을 설명하면서 “외환시장에 환투기 등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있을 경우 적절한 시장안정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단시일 내에 환율이 일방적으로 떨어질 경우 한국은행과 함께 시장에 개입, 환율을 방어하겠다는 의사표명으로 해석된다. 한편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개장 직후 10포인트 이상 급락했으나 이내 안정세를 찾아 전날보다 0.43포인트 내린 1074.22로 장을 마감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해외 씀씀이 ‘가파른 상승세’

    해외 씀씀이 ‘가파른 상승세’

    국내 서비스 수준과 부(富)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이 맘에 들지 않는 고소득층의 해외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해외연수나 조기유학이 꾸준히 늘면서 자녀를 뒷바라지하러 떠난 가족 생활비까지 포함한 유학경비가 지난해 7조원을 넘어섰다. 1인당 300만∼400만원짜리 해외 선박여행, 골프관광 등이 늘면서 지난 5월까지 해외여행에 쓰인 돈은 44억 3000만달러(4조 6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나 늘었다. 재정경제부가 15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 보고한 ‘최근 소비동향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상 지난해에 유학·연수 대외지급액은 24억 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유학생 송금계좌를 거치지 않는 금액과 동반가족의 생활비까지 포함하면 70억 7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해외연수생은 지난해 20만 1000명으로 전년(16만 4000명)보다 22.6%가 늘었으며 초·중·고교생 조기 유학생수는 2003년 10만 5000명을 기록했다. 1인당 300만∼400만원에 달하는 크루즈(선박)여행 상품 판매도 꾸준히 늘어 2002년 50%,2003년 67%,2004년 60%씩 증가했다. 골프관광 여행자수는 2003년 11만 7000명에서 지난해 16만 6000명으로 늘어났고 올들어서는 지난 5월까지 이미 7만 3000명을 기록했다. 의료분야도 마찬가지다. 고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암치료 해외지출은 연간 1300억원으로 추정됐고 전체 해외 의료비 지출은 연간 4000억원으로 계산됐다. 해외소비가 경제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계소비 중 해외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1%였으나 올 1·4분기에는 이미 3.6%를 기록했다. 영국 3% 등 선진국의 3%대 초반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재경부 조원동 경제정책국장은 “소득증가로 해외소비가 느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나라는 증가 추세가 너무 빠르다.”면서 “가계소비 중 해외소비의 1%포인트가 국내소비로 전환되면 국내총생산(GDP)이 0.5%포인트 올라가고 다른 산업으로 파급되는 2차 효과로 0.4%포인트가 다시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조 국장은 따라서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소득층 수요에 맞는 고급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며 고급소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클릭이슈] 치솟는 ‘스타몸값’ 영화계 전면전

    충무로 영화 제작자들이 배우들의 치솟는 몸값 꺾기에 작정하고 칼을 빼들었다. 국내 60개 제작사들이 참여한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회장 김형준)는 28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작사들의 영화 재투자를 방해하는 수익분배 구조의 심각한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표준제작규약 마련, 연기자 학교 설립 등 구체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시장 전반의 수익분배 문제를 거론하지만, 기실 제협이 화살을 정조준한 쪽은 나날이 ‘권력화’하는 배우와 매니지먼트사들이다. 이날 “매니지먼트사의 공동제작과 지분참여 요구를 더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대응책이 주요안으로 제시된 것도 그래서다. 천정부지의 배우 개런티, 스타파워를 앞세운 매니지먼트사들의 ‘실력행사’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배우(매니지먼트사)와 제작자들간의 한판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국내 영화사상 전례없는 ‘사건’이다. ●영화계 “올 것이 왔다”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영화가의 대체적인 반응은 “올 것이 왔다.”는 쪽이다. 그동안 대형기획사 소속 스타들의 일방적 스크린 장악 및 인기독점 현상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제작사들이 얼마나 궁지에 몰렸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강우석 감독의 행보다. 그의 입김이 먹히지 않는 곳이 없었던 충무로의 이른바 파워 1인자가 직접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배우 개런티 잡기’ 전쟁에 합류했다.“배우 파워에 휘둘릴 일이 없었던 그가 오죽했으면 나섰겠냐?”는 둥 설왕설래가 분분하다. ●대한민국 배우들, 돈 너무 밝힌다? “제 아무리 힘있는 감독일지라도 캐스팅을 염두에 둔 배우를 만나려면 석달쯤 기다리는 건 예사다. 게다가 웬만한 톱스타들은 개런티 이외의 추가 지분을 요구하는 게 보통이다. 대한민국 배우들, 돈 밝혀도 너무 밝힌다.”(강우석 감독) “요즘 매니지먼트사들의 영화제작 참여는 거의 횡포 수준이다. 스크린 쿼터보다 문제가 더 많다. 이 판을 그대로 두면 공멸한다.”(이춘연 씨네2000 대표) 간판급 제작자로 꼽히는 두 사람은 최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배우와 돈만 있으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매니지먼트사들의 논리”라며 “엄청난 배우 몸값을 치르고도 제작사와 매니지먼트사의 수익금 지분이 0:10인 어처구니없는 사례도 있다.”고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웬만한 주연급 배우는 영화 한 편을 찍고 나면 해당 작품의 흥행여부와 크게 상관없이 차기작의 개런티가 1억원여씩 뜀박질하는 게 현실. 한 제작자는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는 여배우 임수정의 사례를 들며 핏대를 올렸다.“불과 얼마 전 3000만원 남짓했던 몸값이 지금 무려 3억원대”라며 “대한민국의 주연급들이 열이면 열 자존심 경쟁하듯 새 작품을 찍을 때마다 덮어놓고 몸값부터 올리고 본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작비의 30% 이상을 배우 개런티에 밀어넣건만, 배우와 소속 매니지먼트사들이 영화 수익금에 대한 추가지분을 요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실정.“제작사 지분의 30∼40%를 더 요구하는 톱스타들이 한둘이 아니며, 그런 과정에서 막판에 배우가 바뀌기도 한다.”는 게 제작현장의 귀띔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작사들은 ‘천신만고’ 끝에 캐스팅한 스타가 그런 요구를 해와도 거절할 수가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매니지먼트사들이 자체 제작사를 만들어 소속배우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그것도 모자라 ‘공동제작사’로 수익지분을 챙기는 최근 관행(본지 6월3일자 24면)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제작사들은 시나리오 개발 등 기획과정에 몇 년씩 노력을 쏟아붓는데, 소속 배우를 공급한다는 이유로 손 안대고 코풀려는 얄팍한 속셈”이라는 게 일선 제작자들의 불만이다. ●매니지먼트사들 “우리도 할 말 있다” 그러나 매니저들 쪽에서도 항변논리는 있다. 한 기획사 대표는 “스타 모시기 경쟁 때문에 요즘엔 기획사도 배우에게 전속계약금을 따로 줘야 하는 형편”이라면서 “돈을 버는 건 배우들이지 기획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곳이 태반”이라고 했다. 배우 몸값 거품을 제작사들 탓이라 꼬집는 목소리도 많다.“톱배우에게 개런티와 지분을 먼저 제시하며 출연해 달라고 사정한 건 제작사들이었다. 캐스팅에 혈안이 돼 개런티를 올린 게 누군데 이제 와서 딴소린지 모르겠다.”는 반격도 만만찮다. 양측의 논란으로 한동안 충무로는 시끄러울 전망이다. 자체 영화제작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의 매니지먼트사 싸이더스HQ의 매니지먼트 본부장 박성혜 이사는 “제작사들의 일방적 주장처럼 우리가 배우만 주고 턱없이 지분을 요구한 적은 없으며, 스타를 내세워 투자와 배급망까지 함께 뚫어주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부 제작자들이 배우의 실명까지 들먹이며 몸값 거품 운운하는데, 우리 쪽에서도 실명을 거론하고 싶은 자질 없는 영화사들이 많다.”고 반박했다. 지난 4월 ‘연예인 X파일’ 사건으로 처음 모임을 만든 매니지먼트사들은 조만간 정식단체를 결성, 구체적 대응방안을 모색해 갈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美, 日자위대 이라크 주둔 연장 요청

    |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은 오는 12월14일로 만료되는 일본 육상자위대의 이라크 주둔 기간 연장을 일본 외무성에 비공식적으로 타진해 왔다고 일본 언론들이 26일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회신을 유보한 상태지만 외무성 관계자는 다국적군이 주둔을 연장하기로 결정하면 자위대도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외무성은 미 국무부의 자위대 주둔 연장 제의를 받고 실무간부급 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협의했으나 현지 치안악화를 들어 주둔연장에 반대하는 의견과 대미 협조를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려 국회 회기가 끝나는 8월 중순 이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은 연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철수할 예정인 폴란드와 이탈리아 등 다국적군 참가국에도 주둔 연장을 요청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최근 이라크 사마와에서 자위대 차량행렬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폭탄폭발에도 불구, 자위대를 철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외무성 간부는 “이제 와서 일본이 ‘우리는 철수하겠다.’고 나서기에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라크재건지원특별조치법에 따라 자위대 이라크 파견기간을 1년 연장했으며 방위청은 파견 장기화에 따른 부담증가 등을 들어 “올 연말이 파견종료 목표시기”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taein@seoul.co.kr
  • 부동산정책 백지상태 재검토…당정 “대책 마련”

    부동산정책 백지상태 재검토…당정 “대책 마련”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5·4 부동산 대책과 10·29 부동산 대책이 백지 상태에서 전면 재검토된다.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판교의 25.7평 초과 규모의 택지공급 절차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부동산 대책 기획단을 구성해 오는 8월말까지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이해찬 국무총리와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과 원혜영 열린우리당 정책위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정책 간담회를 갖고 “최근의 부동산 시장은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최근의 부동산 시장 불안이 서민 주거 안정을 해치고 과도한 자원이 비생산적 부문에 흘러가면서 경제에 거품을 야기하고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부동산 정책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서는 특히 주택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대해 서민의 주거안정을 기하기 위해 토지개발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공공주도의 서민주택공급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해 주목된다. 정문수 보좌관은 “현재의 부동산 정책위기를 보다 근본적인 개혁과 변화의 계기로 삼기 위해 부동산 관련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면서 “기존 도시에 주거와 교통·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르면 18일 부동산대책 공동기획단을 구성해 8월말까지 대책을 마련한 뒤 여야 합의와 국민적 토론을 거쳐 확정하기로 했다. 정문수 보좌관은 “국민적 합의를 통해 근본적인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단기적 수단은 차질 없이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판교 신도시는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25.7평 초과규모의 택지공급 절차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이달말 장관급회담서 北전달

    이달말 장관급회담서 北전달

    정부는 북한이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한·미 정상회담 합의 결과를 남북 장관급 접촉이나 회담을 통해 북한에 전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이 추가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할 경우에는 제재조치 등의 방안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분명하게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이번주 방한하는 대로 북핵문제가 진행되는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고위소식통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남북 장관급 접촉(14∼16일·평양)이나 남북 장관급 회담(21∼24일·서울)을 통해 북측에 전달할 것”이라면서 “특히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킬 경우에는 더 이상 참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한국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면 북한에 대해 다자안전보장, 에너지 실질적 지원, 궁극적으로 북·미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북한이 상황을 추가로 악화시키는 조치를 하지 말고 핵무기개발 계획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언론회동에서 북핵문제에 대해 한·미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다.”면서 “한·미동맹은 돈독하고 또 앞으로도 돈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으며,6자회담이 필수적”이라면서 “양국은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 미국의 이야기를 잘 듣고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미스터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확실하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한·미 양국은 같은 목소리로 계속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한·미 양국은 매우 중요한 우방이고 전략적인 동맹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미동맹이)매우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주 힐 차관보가 방한하면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와 협의를 갖고 북한 핵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 대한 조치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전략적 유연성 등의 현안에 대해서는 외교·국방장관 협의로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는 1박3일 동안의 워싱턴 방문일정을 마치고 11일 밤 귀국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감사원 유전의혹 조사후 김세호씨, 靑 9차례 방문”

    “감사원 유전의혹 조사후 김세호씨, 靑 9차례 방문”

    한나라당은 6일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투자 의혹과 관련, 구속된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지난해 4월부터 올 4월까지 모두 13차례나 청와대에 드나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김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20일 감사원의 감사 착수 이후 집중적으로 청와대를 출입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오일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인 권영세 의원은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김 전 차관이 지난해 11월 이후 9차례나 청와대에 들어가 박정규 민정수석, 김병준 정책실장, 이강철 시민사회수석 등을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병준 정책실장·김우식 비서실장등 만나 이는 최근 검찰의 유전의혹 사건 중간수사 발표에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부분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권 의원은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4월12일 전후 김우식 비서실장과도 2차례 만났다.”면서 “이로 미뤄 청와대와 김 전 차관이 유전의혹 사건에 대한 대응방안을 전반적으로 조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김세호 전 차관은 유전의혹의 모든 부분에 중요한 열쇠를 쥔 인물로 감사원의 본격 감사가 시작된 지난 2월 말 이후에도 6차례 청와대를 방문했고, 만난 사람들도 점점 격이 높아졌다.”면서 “그가 김병준 정책실장과 김우식 실장 등을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분명한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철도청이 유전사업을 시작하게 된 경위 ▲청와대의 지원 및 연관성 ▲철도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던 러 유전사업 투자를 갑자기 포기하게 된 경위 등을 3대 의혹사항으로 규정하고,“특검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공기관 지방이전 점검회의 참석” 이에 대해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 전 차관이 지난 4월 8일,15일 김우식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대한 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한 것”이라면서 “당시 유전개발문제는 안건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김병준 정책실장은 “면담 기록을 찾아봐야 한다.”면서 “김 전 차관을 업무와 관련해 면담했을 수는 있지만 김 전 차관으로부터 철도청 유전 얘기를 들은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청와대 방문에 대한 조사는 이미 마쳤다.”면서 “다른 차관들의 일정도 김 전 차관과 비슷하다.”며 권 의원의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검찰 관계자는 “건교부 차관은 청와대를 수시로 오가는 위치에 있는 것 아니냐.”며 “유전사업이 진행되던 지난해이면 모를까 사건의 실체와 관계없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전광삼 김효섭기자 hisam@seoul.co.kr
  • IT수출 39개월만에 마이너스

    IT수출 39개월만에 마이너스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인 정보기술(IT)부문의 수출 증가율이 멈칫하면서 IT 수출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달 수출 증가율은 3년 3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주력 상품인 휴대전화, 반도체의 부진 탓이 컸다. 정보통신부는 3일 ‘5월 정보통신산업 수출·입 동향(잠정치)’ 자료를 통해 5월의 IT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2.1% 줄어든 63억 7000만달러, 수입은 7.8% 늘어난 35억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와 반도체는 각각 1.5%와 5.7%로 한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 2001년 반도체 경기침체로 촉발된 세계 IT경기 침체 시기(2001년 3월∼200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전체 산업의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8% 늘어난 233억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이동전화 단말기, 디지털TV 등은 증가했으나 PC, 셋톱박스는 대폭 줄었다.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 5.7% 늘어난 25억 1000만달러, 휴대전화는 1.5% 늘어난 19억 3000만달러, 디지털TV는 6.5% 늘어난 1억 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PC는 전년 동월 대비 59.5% 줄어든 2000만달러, 셋톱박스는 42.4% 감소한 5000만달러, 액정모니터는 26.3% 감소한 5억 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0억 4000만달러(전년 동월 대비 15.2% 증가),EU지역 11억 5000만달러(19.7% 증가)로 선전했지만 미국은 경기침체 및 원·달러 환율 하락과 우리의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9% 줄어든 9억 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정통부는 “세계적으로 기술수준이 평균화된 PC, 셋톱박스, 모니터 등의 생산기지가 중국으로 이전하는 추세이고, 디지털TV 같은 차세대 수출 품목이 환율 하락 등의 요인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의 산업구조가 저부가가치 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 것도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통부는 850억달러인 올해 IT산업 수출 목표치 수정을 검토하고, 정보통신협력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IT수출 대책반’을 구성,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정통부는 한달 수출 액수가 60억달러선을 유지하고 있고,4월과 비교하면 2.1% 증가해 올 하반기 이후 IT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한국이 피의자 인도 거부”…日정부 대책 착수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는 1일 우리 어선 신풍호를 둘러싸고 한국측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한·일 해경간 대치의 파장을 주시하며, 본격적인 대응방안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관할하고 있는 일본 해상보안청의 제7관구 해상보안본부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순시정이 일본 EEZ를 침범해 ‘불법조업한 혐의’가 있는 한국 어선을 나포하려하자 한국 해경 함정이 출동,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히고 “한국측은 자기들이 조사하겠다며 피의자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보안본부측은 “일본이 원하는 식의 조사를 한국측이 해줄지 의문”이라며 한국측의 요구대로 순시선을 철수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 어선이 불법조업 혐의를 조사하려는 일본 해상보안관을 태운 채 도주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쿄의 외교 소식통은 “현재 일본 정부가 상황전개에 따른 다양한 대처방법을 검토중이며 일본측이 철수요구에 응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신문과 방송 등 일본 언론들은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듯 주요기사로 다루되 신중한 보도태도를 보였다. taein@seoul.co.kr
  • 한중일 중앙銀, 경협 ‘이심전심’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한·중·일 중앙은행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3국의 유대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에 질세라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화살 셋을 한데 묶으면 절대로 부러지지 않는다.”는 자국 속담으로 화답했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위기 극복 과정은 중국의 경제성장에 ‘반면교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심전심’은 3국 중앙은행 고위급 직원간 연례협의회를 신설키로 하자는 데까지 나아갔다. 중앙은행의 국장급 인사들간 연례협의회를 갖기로 하고 내년 상반기중 한은 주최로 첫 회의를 열기로 한 것이다. 이날 아침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은 국제 콘퍼런스’에서도 총재들은 협력을 강조했다. 박 총재는 개회사에서 “미국은 소비를 줄이고 아시아는 내수를 확충해야 한다.”고 운을 뗀 뒤 “아시아지역의 국내총생산(GDP) 합계액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년 6%에서 최근에는 26%로 높아진 만큼 과거의 불행한 갈등을 미래지향적 자세로 극복하자.”고 제안했다. 후쿠이 총재는 “경제거품이 붕괴된 뒤에야 모든 거품은 붕괴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중앙은행은 언제나 자산가격 급변동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우 총재는 “중국의 계획경제는 지금 한국 및 일본과 같은 시장경제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경제개혁 과정에서 발생한 재정적자나 연기금, 부실채권 문제 등을 현명하게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계도 있었다. 초미의 관심사인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해서는 누구도 입을 떼지 못했다. 먼 미래의 우호증진을 얘기하는 데는 아무런 리스크(위험)가 없었지만 조만간 현실로 닥칠 이 ‘뜨거운 감자’는 3국 총재가 감당할 수 없는 폭발력을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의 패권주의/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한중교류센터장

    최근 ‘차이나 딥 임팩트’론이 번져가고 있다. 넓은 영토와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을 바탕으로 중국은 동북아 허브를 지향하는 한국의 자리를 빼앗아 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중국의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한국이 딥 임팩트(deep impact) 상태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즉 중국기업에 의한 무차별적인 한국기업 M&A가 이루어지고, 해외진출한 한국기업의 빈 자리를 중국기업이 차지하면서 국내시장마저 점령당하는 심각한 경제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중국은 1980년대 외국기업을 유치하여 90년대 대외교역에서 수출 경쟁력을 높였다. 두번째 단계를 거쳐,2000년 이후 3단계에 들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아시아 각국에서 부품을 수입하여 조립가공 후 구미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를 창출하였다. 생산과 수출 두 영역에서 아시아 허브 역할을 굳히고 있다. 두 영역에서는 이미 한국이 동북아 허브를 지향할 틈이 없어진 것도 사실이다. 딥 임팩트론은 중국을 경제상의 패권주의로 보는 시각으로도 연결된다. 작년 하반기 고구려사 왜곡 사실이 여론화된 이후 중국을 패권주의(중화패권주의)로 보는 경향이 증대하였고, 최근에는 중국기업의 해외진출을 산업 패권주의라 규정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중국으로의 일방적인 한·중간 자본흐름도 변화하고 있다. 중국기업이 하이디스 LCD·쌍용자동차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국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우리기업이 중국에 매각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다른 구미자본이 한국기업을 인수하는 경우에 비해 심하며, 언론조차도 균형을 잃고 있는 듯하다. 그동안 중국은 상대적으로 고용 흡수력이 높고 국내 파급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조립 최종재를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부품중간재 수입관세를 저세율로 하는 정책을 운용해 왔다. 그결과 기업들은 저임금에 기초하여 부품을 수입, 단순조립하는 데만 신경 쓰고 원천기술 개발과 확보에는 뒷전이었다. 그러나 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한·중, 한·중·일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논의되면서 기술개발에 뒤진 중국기업들이 관세인하 후 강화될 외국의 최종재생산 기업의 공세를 회피할 대응방안으로 부품·중간재 기술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응용기술이 뒤지는 중국기업들이 국제경쟁을 하기 위해서 그나마 중간정도의 기술을 보유한 구조조정 대상의 한국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기업에 의한 우리기업 인수는 우리 산업의 구조조정을 돕는 측면도 강하다. 양국이 서로 윈-윈하는 성격이 더욱 강하다. 투자·무역 두 영역에서 한국과 중국의 상호의존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를 매개로 한 한·중 관계는 이미 기술·무역을 중심으로 이미 50년간 지속되어온 미국·일본과의 관계를 넘어서서 의존이라기보다 통합이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의 관계로 치닫고 있다. 통합도가 커지면서 발생할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가 기회를 잘 활용하려면 모방이나 복사가 아닌 독창적이고 자체적인 시각과 전략을 가져야 한다. 과거 모방의 시대에 우리는 독자적인 시각을 갖지 못한 채 미·일을 통해 세계(글로벌)를 보아왔다. 이제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자체적인 발전 전략은 가지고 있는지 자문할 때이다. 미·일 등 선진국 기술도 한국을 경유하지 않고 우회(bypass)하여 중국으로 이전되면서 우리 기업들은 온갖 전시회가 열리는 중국에서 세계시장의 신조류를 접하며, 기업가들도 해외 바이어를 중국에서 만나고 있다. 중국과의 통합도가 높아지면서 또 다른 대국인 중국을 통해 기회를 엿보다 보면 발생할 수 있는 ‘시각의 중국화 경향’은 글로벌 시대를 보는 우리의 자체적인 시각을 잃게 만들고,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체질에 저해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패권주의를 염려하기 전에 우리 내부의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승호 인천발전연구원 한중교류센터장
  • 北 “폐연료봉 인출 완료”

    北 “폐연료봉 인출 완료”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구혜영기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영변에 있는 5㎿ 시험 원자력발전소에서 8000개의 폐연료봉을 꺼내는 작업을 최단기간내 성과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꺼낸 폐연료봉을 3개월 정도 냉각시킨 뒤 6개월가량 재처리하면 핵 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12∼14㎏가량 얻을 수 있으며, 이 플루토늄으로 핵무기 1개 내지 2개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2002년 12월 부시 행정부가 경수로 제공을 기본으로 한 조·미 기본 합의문을 뒤집어 엎고 핵무기로 위협하기 때문에 동결시켰던 5㎿ 시험 원자력발전소의 가동과 5만㎾ 및 20만㎾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재개한다는 것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우리는 이에 따라 자립적 핵동력 공업을 발전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조성된 정세에 대처한 방위적 목적에서 핵무기고를 늘리는 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발표가 나오자, 외교통상부는 이태식 차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소집, 북한의 의도 분석에 들어갔다. 통일부도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방안을 숙의했다. 이규형 외교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의 이런 조치는 한반도 비핵화에 역행하는 상황악화 조치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현재 6자회담 관련국들의 회담재개 노력이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북한은 이런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6자회담에 지체없이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12일 오후로 예정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상임위에서 대책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토머스 쉬퍼 주일 미국대사는 11일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징후가 몇가지 있다고 말했다. 쉬퍼 대사는 이날 오후 간자키 다케노리 일본 공명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대해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확실한 것은 모르지만 몇가지 징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북한의 발표에 대해 “그들은 줄곧 수사학적인 술수를 써 왔다.”며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koohy@seoul.co.kr
  • [사설] 북핵 우려만으로 해결 안된다

    북핵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과 한·러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들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지만 공허하기만 하다. 정상들이 ‘깊은 우려’를 표명한 것 외에는 구체적인 방안이 드러난 것이 없다. 중국과 러시아가 그동안 줄다리기만 했지 앞으로 무엇을 도와줄지도 미지수다. 반면 북핵과 관련한 미국의 관료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설을 퍼뜨리고 있고, 이제는 선제공격설까지 거론하고 있다. 북한이 달라진 것도 없다. 북한이 핵위협 수준을 계속 높여나가고 있어 장차 핵실험을 할지 안 할지도 예측할 수 없다.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 북핵은 시간문제일 뿐 결국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다. 북핵위기가 해결되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이유는 한반도가 전쟁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는 데 있다. 미국이나 일본, 중국과 러시아의 처지에서 북핵은 우리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과 북, 모두에게는 발등의 불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도 단절되어 있고, 주변국들과도 구체적 대응방안 없이 공허한 외교적 수사만 되풀이한다면 시간만 낭비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것이다. 지금 전개되는 상황을 보면 당사자인 남북한이 더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북핵대응 수위는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한 지 다음달로 1년이 된다. 북한의 대화복귀 움직임이 없으면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쪽으로 전환할 것은 거의 확실하다. 그때 가서 우리 정부가 대화나 외교적 노력을 주장하더라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될 것이다. 북핵 해결의 지름길은 북한이 핵포기를 선언하고 대화에 나서는 것이다. 북한이 싫다면 남북이 함께 파국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이제 북핵에 대한 분명한 생각과 대응방안을 내놓을 때가 됐다. 파국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주변국들과 북한의 눈치만 보며 하염없이 끌려다닐 수는 없다.
  • 방송 외주제작 비뚤어진 성장

    방송 외주제작 비뚤어진 성장

    국내 방송의 외주제작 시스템이 ‘비뚤어진 성장’으로 신음하고 있다. 수년새 양적으로는 급팽창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속빈 강정’에 불과한 것. 거대 자본과 스타 시스템으로 무장한 몇몇 대형 외주 제작사들이 방송사를 능가하는 파워로 몸집을 불리고 있지만, 대다수 외주제작사들은 여전히 방송사의 횡포에 치여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방송위원회와 독립제작사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의 방송 외주제작 업체들은 400여개.98년의 100여개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방송사에 납품 실적을 전혀 올리지 못하고 있으며, 불과 상위 5개가 전체 외주제작 물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모두 “우월적 지위를 앞세운 방송사의 횡포로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 영세 외주제작사와 거대 외주제작사에 속한 PD들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 방송 외주제작 시스템의 현주소를 들여다 봤다. ●“외주 편법 계약·청탁성 아이템 강요 등 횡포 심해져” 수년째 모 방송사 교양 프로그램에서 VJ로 일해 온 A씨는 얼마전 개운치 않은 일을 경험했다. 제작진으로부터 “프리랜서 PD로 독립시켜 줄테니 한 코너를 맡아 납품하라.”는 요청을 받은 것. 주급 55만원을 받는 그로서는 평소 꿈인 외주 PD가 될 수 있고, 경제적인 문제도 숨통을 틔울 수 있을거라는 기대에 뛸듯이 기뻤다. 하지만 제작진이 내민 계약 조건을 접하고는 한숨만 토해냈다. 통상 10여분짜리 한 코너를 외주로 제작하면 연출료와 작가비 등을 합쳐 회당 250만∼500만원 정도의 제작비가 외주 PD에게 지급된다. 그러나 제작진은 “연출료만 70만원 줄테니 작가와 스크립터 등은 내부 고용된 인력을, 편집기 등도 회사 장비를 나눠 쓰라.”고 요구한 것. 김씨는 불공정 계약 요구를 거절하고 싶었지만, 방송사 눈밖에 나기라도 하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A씨는 “외주 제작비를 남기려는 편법으로, 서류상에는 외주 제작업체에 연출료와 작가비 등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 해놓는다.”고 귀띔했다. 취재 결과 이같은 ‘편법 계약’은 이 방송사 5∼6개 교양 프로그램들에서도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었다. 이 방송사의 또 다른 외주 PD인 B씨도 외주제작 시스템이 프로그램 제작비를 남기는 ‘비자금 창구’역할로 전락했다고 꼬집는다. 그는 “갈수록 광고 시장이 악화되면서 올해 전체 제작비가 5% 정도 삭감됐다.”면서 “기존 프로그램의 제작비를 보전하기 위해 영세 외주제작사에 줄 제작비를 줄이는 편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외주 PD만 죽어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방송사가 ‘갑과 을’의 관계를 이용, 시시때때로 쏟아내는 청탁성 아이템 삽입 요구로 외주제작의 자율성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도 털어놨다. 사전 기획과 관계 없이 고위간부와 연이 닿아 있는 특정 업체나 연예인을 프로그램에 끼워 넣어 제작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 특히 저작권과 관련된 불공정 거래는 영세 외주제작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강조한다. 방송물의 저작권을 모두 방송사가 배타적으로 소유하기 때문에 외주제작사의 경쟁력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원 소스 멀티 유즈’라는 말은 전파를 소유한 방송사에만 해당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수주 물량은 넘치지만, 풍요속의 빈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드라마 외주 프로덕션에서 지난해까지 기획 PD로 뛴 C씨. 드라마 아이디어 생산에서부터, 연출자나 출연 배우를 섭외하고, 예산을 짜고, 집행·결산하는 데에 이르기까지 모든 살림살이를 도맡았다. 현재 쉬고 있는 이유는 물밀듯이 밀려오는 일 때문. 한 드라마를 끝내면 곧바로 다른 드라마를 준비해야 하는 현실에 지쳤다.C씨가 일했던 프로덕션에서 최근 제작·방송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는 드라마는 어림잡아 6∼7개에 이른다. 일이 없거나 작품을 만들어도 편성권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중소업체들과 비교하면 분명 ‘행복한 비명’이다. 하지만 그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들이는 노력에 비해 돌아오는 대가는 형편 없다.”면서 “후배들이 같은 길을 지망한다면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다.”고 말한다. 소수 메이저급 프로덕션에 일이 몰리는 불균형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고 C씨는 강조한다. 그는 “매니지먼트 등을 함께하는 업체는 출연료에 관계없이 스타를 대거 동원할 수 있다.”면서 “시청률을 고려해야 하는 지상파 3사는 스타가 나오는 드라마에 우선적으로 편성권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타가 나오고, 드라마가 뜬다고 해서 그 자체로 제작사가 돈을 벌어들이지는 못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방송사에서 실제작비를 제대로 보전해주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회당 평균 1억 2000만원이 든다고 쳐도,‘저비용 고효율’을 바라는 방송사가 내주는 부분은 약 60∼70% 수준. 광고 수익은 모두 방송사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그나마 해외 판매 등을 위한 저작권도 7대3이나 6대4로 방송사가 기득권을 갖는다. 때문에 ‘짭짤한 수익’을 챙기기 힘들어진 프로덕션들이 스타 매니지먼트를 통해 ‘박리다매식’으로 드라마를 제작하게 된다. 드라마에 출연한 소속 연예인들을 ‘무보수’로 이용하면서 CF 등으로 벌어오는 돈은 그대로 부가 수익으로 연결시킨다는 것. 특히 OST 등 제작을 통해 파생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음반 제작에도 손을 대는 등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C씨는 “악순환을 없애기 위해 방송사와 외주제작업체 사이의 불균형적인 시스템을 털기 위한 법적 제도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표 홍지민기자 tomcat@seoul.co.kr ■ 고장석 독립제작사협회장 “프로그램 생산을 독과점해온 방송사들이 이제 시장논리에 따라 검증받을 때가 됐다고 봅니다.” 독립제작사들의 모임 ‘한국독립제작사협회’를 3년째 이끌고 있는 고장석 회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협회는 문화관광부에 등록한 400여개 독립제작사 가운데 146개사가 가입한 단체다. 그러나 이 숫자가 고정적인 것도 아니고 실제적이지도 못하다.“시장이 영세하다 보니 수십개 업체가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합니다. 협회에 가입한 곳이 146개사라고 하지만 협회에 제대로 회비를 내는 곳은 절반에 불과합니다. 그 정도만 어느 정도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라 보면 됩니다.” 그는 여러가지 이유에서 독립제작사가 꼭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사장되는 우수인력들이 너무 많다.“PD를 지망하는 전국 대학생들이 매년 5000∼6000명씩 쏟아집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만 기존 방송국 PD로 일합니다. 나머지는 독립 제작사에서 흡수해야 합니다.” 또 방송시장이 스튜디오, 녹음·편집실 등 인프라 제공업체와 독립 제작사, 방송사로 삼원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시장이 형성되면 고용창출 효과도 무시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회장은 요즘 특히 외주 전문 채널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껏 모든 방법을 다 써봤는데도 개선이 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결국 외주제작 채널 도입만이 답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고 회장은 방송위원회를 강력히 비난했다. 방송사 이익을 위한 활동만 한다는 것이다. 방송사들이 긴급 재난방송시간을 제외하고 40%의 시간을 외주제작에 할당하게 되어 있는 방송법을 어기고 있는데 방송위가 눈감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한 코너만 제작해도 외주 제작에 포함시키고 뉴스시간은 보도프로그램이어서 외주 제작에서 빼야 한다고 합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보도는 국가적 행사라서 빼고, 자회사가 제작하는 것도 외주에 포함시킵니다. 방송법을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이지요.” 외주제작 채널이 지나치게 상업적이지 않으냐는 물음에 대해 고 회장은 현실을 인정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공영성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에 재갈을 물린 게 전두환 정권 때 만들어진 지금의 틀입니다. 지금 그 틀을 깰 수 있을까요?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차라리 상업화된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고 대안을 찾는 게 더 빠른 방법입니다.” 거듭 쓴 소리를 하면서도 그는 마냥 속이 편한 것만은 아닌 듯했다. 고 회장 또한 방송사(MBC) PD 출신이고, 방송사 사람들도 다 알고 지내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들의 위기감과 고충도 다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해야 할 소리는 해야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곤혹스런 방송위 방송위원회는 방송사와 독립제작사간 갈등에 곤혹스럽다. 독립제작사라 해도 회사마다 사정이 천차만별이어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모든 독립제작사들이 울고만 있는게 아니라, 프로그램의 질에 자신이 없는 이유 등으로 해서 현 시스템 유지를 바라기도 한다. 거기에다 콘텐츠진흥과 관련된 사안은 문화관광부 소관인데다 기본적으로 외주제작은 방송사와 독립제작사 당사자간 계약 관행이 굳어진 만큼 끼어들 여지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당사자들을 불러 외주개선협의회도 열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계약에 관한 표준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런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데 있다. 그럼에도 방송위는 올해 안에 어떤 방식으로든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공정거래위원회는 독립제작사에 대한 방송사의 우월한 지위를 문제삼아 하도급법 개정을 통해 방송프로그램 유통 문제에 개입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현재 방송법 등 관련 조항이 너무 포괄적이기 때문에 편성비율 고시 개정 등을 통해 외주제작의 개념과 범위 등을 더욱 명확히 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28일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기획하고,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연출한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28일 개봉)은 변신술의 귀재 너구리를 주인공삼아 무차별적인 환경파괴에 경종을 울리는 ‘친환경 애니메이션’이다. 1960년대 일본 도쿄 외곽. 뉴타운개발 계획으로 하루아침에 산과 들이 깎여나가자 오랜 세월 이곳에 터잡고 살던 너구리들은 서둘러 자구책을 마련한다. 회의 끝에 이들이 내놓은 대응방안은 ‘인간연구 5개년 계획’과 ‘변신술 부흥’. 이와 함께 지방에 살고 있는 전설의 장로에게 지원을 요청하러 특사를 보낸다. 너구리들은 외부 지원군이 오기를 기다리며 변신술을 이용한 게릴라 작전으로 공사를 방해하지만 인간들의 개발계획을 저지하는데는 역부족. 마침내 지방에서 올라온 세 장로는 너구리 변신학을 집대성한 ‘요괴대작전’을 실행할 것을 선언한다. 인간의 자연파괴에 맞서는 너구리들의 분투기는 나름대로 절박하면서도 대단히 유쾌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이를테면 인간 연구를 목적으로 너구리들이 단체로 사람으로 변신해 도시탐험에 나서는 대목은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피곤할 때 눈밑에 생기는 다크서클의 유래를 인간 변신 효력이 떨어지기 직전 너구리의 상태로 응용한 장면은 절묘하다.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너구리의 외모도 시선을 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학적인 너구리의 모습, 두 발로 걷는 일상의 모습, 그리고 기분 좋을 때와 패배했을 때 등 세심하게 신경 쓴 다양한 캐릭터의 등장이 눈을 즐겁게 한다. 너구리 사회는 인간 사회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정치비리와 연예계 스캔들에 묻혀 환경문제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취급되는 현실을 풍자하는 동시에 강경파와 평화주의자, 사이비종교에 매달리는 현실도피자 등 외부 탄압에 맞서는 너구리 사회의 내부 분열상을 통해 인간사회를 비꼬는 대목은 유쾌하면서도 씁쓸하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너구리들의 전통놀이. 공놀이, 줄넘기 등을 할 때 너구리들이 부르는 노래가 우리가 어릴 적 부르던 그것과 똑같다는 점에 놀라게 된다. 한·일 관계가 경색된 탓일까, 사소한 일본 문화의 잔재에도 새삼 마음이 쓰인다. 전체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日 역사왜곡 공동대응” 한·중 교육부 손잡는다

    한국과 중국의 교육부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사태에 공동 대응한다. 교과서 왜곡과 관련해 두 나라 교육 당국이 손을 잡은 것은 처음이다.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다음달 8∼12일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국 조우지(周濟) 교육부장과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교육부 한 고위 관계자는 22일 “한·중 교육교류 문제를 협의한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지만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공동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양국 교육부의 판단에 따라 대응 방안을 협의 내용에 포함시켰다.”면서 “현재 중국측과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논의 결과는 두 나라 교육부장관의 합의문 형식을 빌려 구체적인 대응 방안과 입장으로 발표할 계획이지만 그 내용과 수위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일본에 대한 두 나라 국민들의 반감이 최고조에 달해 조심스럽지만 어떤 식으로든지 공동의 입장과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 나라 교육부장관은 이번 만남에서 양국 교육계의 공동 관심사인 대학 구조개혁에 대한 의견과 경험을 나눌 예정이다. 또 각각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교우위 분야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교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중국은 한국의 전자학습(e-러닝)에, 한국은 중국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대학기업 제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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