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선거 원년으로] (2) 교육·문화 정책
■ 교육
●이명박 후보
‘교육의 자율경영 강화’와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핵심적인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기숙형 공립고, 마이스터고, 자율형 사립고 등 맞춤형 교육지원시스템 구축, 대학입시 자율화, 영어 공교육 완성, 대학 교육의 평가·인증·퇴출 시스템 구축 등으로 제시된다.
전체적으로 고교 및 대학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경쟁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간 한나라당이 주장해왔던 ‘3불 정책’ 폐지와 학교 경쟁력 강화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교육비 경감방안과 교육 정책의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명시하는 강점이 있다. 반면 대학서열화가 더욱 확대되고 교육 양극화를 부추겨 교육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지 모른다는 것은 약점이다.
자율형 사립학교, 마이스터고 등의 학교 설립과 다양한 교육과정 등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3단계 대학입시 자율화, 학생수나 성과 지표에 따른 대학 재정 지원 등 명확한 교육목표에 따라 일관된 정책을 보이고 있어 대학 자율성과 국제경쟁력 신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광범위한 경쟁체제 도입에 따라 국민들의 교육비 부담이 높아질 것이고, 사교육시장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자아낼 수 있다.
교육재정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현재의 대학서열 문제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귀족형 학교가 확산될 가능성, 사교육 시장의 확대 우려는 위협요인이다.
●이회창 후보
공교육을 바로 세워 교육을 혁신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수준으로 줄이고, 교사들의 잡무를 줄이기 위해 행정보조원을 두는 등 학교교육을 중심으로 한 정책들을 내놨다. 다른 한편으로 사립학교 완전 자율화, 대입본고사·고교등급제 단계적 도입, 정부 간섭 축소도 내세운다.
교원증원과 교육재정 확보, 단위학교 자율성 강화 등을 통해 공교육과 사학교육의 균형을 잡아 나가려는 점은 기회요인이다. 하지만 교원평가제 도입에 따른 사회적 갈등 발생, 사학의 자율성 강화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교육의 공공성과의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은 위협요인으로 볼 수 있다.
교사 10만명을 추가로 확보하고, 교사 교육훈련과 연수 등 교원능력 개발 기회를 대폭 확대해 교사가 주도하는 공교육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공약은 교육시장 개방에 대한 대안으로서 공교육기관의 경쟁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교육관치행정을 지양하고 단위학교 자율책임경영제도를 정착하며 대학경영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은 정부간섭을 줄이고 다양성과 창의성을 확대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소외계층을 위한 대안으로는 교육복지 확충을 통해 0세부터 고교까지 무상교육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확대를 들 수 있다.
반면에 재정확보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은 채 교원 10만명을 추가확보하겠다는 공약은 실현성이 의심스럽다.
공약내용이 너무 압축돼 있어 사교육으로 인한 국민고통 경감 방안이나 공교육 정상화 방안 제시가 추상적이다.
●정동영 후보
‘사교육비 부담 없는 교육’과 ‘공교육 내실화’를 중심으로 한다. 크게 무상보육 및 무상교육 확대, 수능시험 폐지와 고교졸업자격시험 도입, 공교육 정상화, 고등교육 지원 확대를 통한 대학경쟁력 강화, 직업교육과 평생교육, 국가영어책임제 그리고 교육대협약 등으로 제시된다.
전체적으로 교육의 평등성 유지 및 복지확대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경쟁이나 성장의 논리보다는 분배와 복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판단된다. 성과주의 예산방식의 전면 시행 및 정부재정 절감 등으로 GDP 대비 6% 교육재정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과 전형요소를 단순화시켜 대학입시부담을 완화시키려는 점, 교육현안 해결을 위한 국가미래교육전략회의 구상 등이 강점이다.
반면 일선 학교에 대한 자율권을 부여하려는 정책이 미흡하고 대학서열체제 완화를 위한 구체적 전략이 부실하다는 점은 약점이다. 또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었던 교육부 등 중앙행정기관의 개편방안이 부족한 약점이 있다.
기회요인은 대학입시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 가능성을 보여 주어 이 문제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기대되며 교육정책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교육복지 혜택을 확대하는 부분이다. 위협요인으로는 특수목적고, 자립형사립고 등 평준화정책 보완 기제로서의 학교체제 다양화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관점에 서 있다는 점과 자율화·다양화를 통한 사학교육의 육성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는 점,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교육의 지방화 전략이 취약하고 영어교육의 강화로 인해 고교 교과과정이 편중 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지적할 수 있다.
●문국현 후보
균등한 기회 제공과 창조적 교육을 중심에 두고 풍부한 대안을 제시했다. 기존 제도와 의식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3불 정책 유지, 무상교육 확대, 기회균등선발제, 지방대학발전특별법 제정, 기초학력 국가 책임제 등을 통해 교육의 기회균등 극대화를 다짐하고 있다.
반면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국가 표준학력검사는 대학들을 서열화할 우려가 있다. 교원 양성 다양화도 학내 인사권 문제 등이 선결되지 않으면 효용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권영길 후보
입시제도 폐지와 대학평준화를 통한 대학서열 해소, 무상교육 확대를 통해 입시 중심 교육과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시하고 있다. 학벌중심사회와 대학서열화로 인한 입시경쟁, 사교육비 증가, 대학교육의 질 저하 등에 대한 진단이 구체적인 만큼 교육재정 GDP 대비 7% 확충, 유아교육, 초·중·고교육, 국·공립대교육 무상화, 사립대 등록금 상한제 등 파격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반면 정치·사회·경제적 조건들과 연관시켜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한 단계적 대학평준화를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 문화
●이명박 후보
전반적으로 ‘문화적 하드웨어’와 ‘문화향유 측면’을 강조한다. 특징은 문화산업과 공공디자인 영역에 대한 강조이고, 주목할 만한 내용은 공공문화시설의 무료 입장과 공공디자인에 대한 높은 관심이다. 공공 문화서비스를 확대하고 문화를 공간의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러나 문화산업이나 문화향유의 기반 자원이 되는 기초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낮은 관심과 고령화 등 예상되는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방향이 없는 것은 약점이다. 문화의 산업화 경향이나 공공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 등은 적극적인 문화정책을 펼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령화, 다문화화 등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원칙을 수립하지 못할 경우 민간과 정부영역의 역할 혼선 등 정책추진의 위협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동영 후보
전반적으로 참여정부의 문화정책 기조(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와 맥을 같이하고 문화산업 분야(문화콘텐츠, 출판, 영화산업 등)에 대한 관심 강화가 특징이다.
강점으로는 문화예산의 확충 목표수치를 공식화함으로써 재정확보를 통한 문화활동 지원의 정책의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효 문화대국’ 등 정책목표의 구체성이 떨어지거나 시행여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것은 약점이다. 예술의 산업화 경향이나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등 문화예술, 사회의 변화 경향에 대한 정책방향이 제시돼 있지 않아 향후 이런 부분에 대한 대응방안 강구가 필요하다.
●문국현 후보
참신한 정책으로 다른 후보와 차별화했고 문화정책으로 사회적 통합을 추구하려는 점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를 현실화할 구체적 방안은 미흡하다.
한글과 전통사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역문화진흥 및 균형발전, 남북 문화예술 교류를 통한 통일문화 환경조성, 다문화 한국사회의 구축 정책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제시한 공약 가운데 관광정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보이는 약점이 있다.
●권영길 후보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문화 공공성을 강조하고 생활문화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문화복지의 지향과 이념을 잘 반영하고 있다. 국제문화정책에 대한 이해가 취약하며, 문화의 산업화 경향이 증가하는 현실에 대한 대응이 취약한 것은 약점이다.
문화를 기본적 권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추세인 만큼 문화복지적 정책방향 설정은 기회요인이지만 재정문제로 인한 복지부문 지출 억제 압력은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회창 후보의 경우, 최종 제출한 20대 핵심 공약에 문화분야 정책공약이 없어 따로 분석할 수 없었다.
대표집필 김용국 경기전통문화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