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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분석] 朴대통령 “국회법 개정안 받아들일 수 없다” 거부권 시사

    [뉴스 분석] 朴대통령 “국회법 개정안 받아들일 수 없다” 거부권 시사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시행령 등 정부의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 요구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 국회법에 대해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정은 결과적으로 마비 상태가 되고, 정부는 무기력화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새누리당은 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논란’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입법부와의 전쟁 선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이후 여권과의 충돌을 예고했다. 새누리당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 깊이 있게 들어 보고 당내 토론과 의견 수렴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대통령과 우리 당의 뜻이 다를 수가 없다. 대통령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면 충분한 검토의 결과로 말씀하신 걸로 생각을 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았다. 거부권 시사 가능성 발언에 대해서는 “만약이라는 얘기는 할 수 없다”고 답했다. 협상의 당사자인 유승민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사전 얘기는 없었다.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친박계가 주축이 된 새누리당 의원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소속 의원들은 2일 오전 긴급 모임을 갖고 국회법 개정안의 재개정안을 제출하는 등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포럼의 총괄간사를 맡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이날 “삼권분립 훼손이라는 대원칙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원칙적 접근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시 새로운 (국회법 개정을 위한) 안을 발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입법권은 기본적으로 국회에 속하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청와대의 태도가 좀 심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사실상 삼권을 독점하다시피 한 박 대통령이 삼권분립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삼권분립을 위배하고 있는 것은 바로 행정부이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국회법 개정안에 ‘삼권분립 위배’라는 오명을 씌우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야는 국회법 개정안에서 강화된 국회의 행정입법 수정 권한이 강제성을 띠고 있는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국회의 시정 요구를 행정부가 이행하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후속 조치가 없다며 ‘강제성이 없다’고 판단했으나, 새정치연합은 행정부가 국회의 수정 요구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며 ‘강제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이순신 장군만 아는 당신을 위한 전쟁영웅 이야기

    [밀리터리 인사이드] 이순신 장군만 아는 당신을 위한 전쟁영웅 이야기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죠. 그렇다면 여러분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전쟁영웅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나요. 이런 질문을 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이순신 장군’부터 거론할 겁니다. 풍전등화의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지금도 성웅(聖雄)으로 불리는 존경받는 위인이죠. 하지만 교과서에 단 한 줄만 언급된, 아니 우리가 따분하다고 덮어버린 역사책 속에 숨겨진 전쟁영웅은 수없이 많습니다. 저는 이번에 우리가 몰랐거나 지나쳤던 6·25 전쟁의 영웅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독일의 영웅 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처럼 웅장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치고 각박한 삶이지만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 준 그분들을 한번 쯤은 되새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국민 성금으로 산 중고 초계정, 첫 승전보를 올리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은 19만명(한국군 10만명)의 병력과 소련이 제공한 T-34 전차 240여대를 앞세워 파죽지세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불과 사흘만인 28일 수도 서울을 빼앗게 됩니다. 전차는 커녕 변변한 대전차 무기조차 갖추지 못한 우리 군은 눈물을 머금고 후퇴를 거듭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전쟁발발 다음날 깜짝 놀랄 만한 승전보가 전해졌습니다. 전쟁 직전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과 해군 지휘부는 장병들의 월급과 국민 성금 1만 5000달러와 정부지원금 4만 5000달러를 합한 6만 달러를 들여 미 해군의 450t급 중고 초계정을 구입했는데요. 초계정은 연안을 감시하는 작은 전투함입니다. 참고로 우리 최신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배수량이 7500t(만재 배수량 1만t)이니 정말 작은 함정이죠. 선박이 진해 해군기지에 들어온 시기가 전쟁 발발 불과 두 달 전인 4월 10일입니다. 무장조차 없었던 선박에 3인치 함포 1문과 포탄 100발을 어렵게 갖췄습니다. 드디어 27일에는 ‘PC-701’이라는 함명을 받고 ‘백두산함’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전쟁 당일 진해 해군본부는 백두산함에 동해로 출동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백두산함은 초계임무 중 울산 앞바다에서 덩치가 두 배인 1000t급 괴선박을 발견합니다. 깃발이나 표식이 없었지만 함정을 북한군 상륙함으로 판단한 백두산함 지휘부는 해군본부로 “600명의 북한군이 승선한 채 전속력으로 남하하고 있다”고 긴급보고했습니다. 부산항을 노려 남하한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위협사격을 가하자 적선이 중기관총과 주포로 대응했고, 곧 백두산함의 3인치 주포가 불을 뿜었습니다. 4시간의 교전 끝에 26일 오전 1시 30분쯤 적선은 포탄에 명중돼 물 속으로 가라앉았고, ‘대한해협 해전’이라는 이름으로 6·25 전쟁 첫 승전으로 기록됐습니다. 치열한 교전 끝에 장전수 전병익 중사, 조타수 김창학 하사가 전사했습니다. 김창학 하사는 침몰 위기에 놓인 적함이 집중적으로 조타실을 공격해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조타실 키를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백두산함 함장이었던 최용남 중령은 태극무공훈장을 받았고, 소장으로 진급해 해병대 1사단장에 오른 뒤 1998년 타계했습니다. ●수류탄과 화염병 뿐…적의 자주포를 육탄공격하다 6·25 전쟁 영웅으로 또 심일 소령이 있습니다. 심 소령은 함경남도 단천군 출신으로, 서울대 사범대 재학 중 육군사관학교 8기로 입학한 당시로서는 엘리트 군인이었는데요. 전쟁 발발 당일 6사단 7연대 대전차포대 2소대장(소위)으로, 춘천·홍천지구 전투에서 남하하는 10여대의 SU-76 자주포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적이 가까이 다가오길 기다렸다가 2문의 57mm 대전차포 발사를 명령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했죠. SU-76은 이름만 자주포이지 전면에 35mm 장갑을 갖춰 당시 우리 군 입장엔 전차나 다름없었습니다. 초라한 무기에 좌절감을 느낀 것도 잠시, 그는 포탑을 돌리지 못하는 자주포의 특성상 좌우 측면이 취약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5명의 특공대를 편성합니다. 이어 수류탄과 화염병을 들고 적의 포탑 위로 돌진하는 육탄 공격을 감행해 자주포 3대를 격파하는 성과를 거뒀죠. 이런 방식은 전차에 대한 공포심을 사라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전선 곳곳에서 적 전차를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충북 음성군, 경북 영천군 등지에서 벌어진 전투에 잇따라 참전했고 1951년 1월 26일 7사단 수색중대장으로 강원 영월군에서 정찰 활동을 하던 중 북한군의 총에 맞아 안타깝게 전사했습니다. 심 소령에게는 사후 태극무공훈장이 수여됐습니다. 심 소령의 동생으로 셋째 동생 심익은 1952년 17세의 어린 나이로 학도병으로 참전했다가 실종됐고, 경찰관이었던 둘째 동생 심민은 1960년 32세의 나이로 과로사하는 아픈 가족사를 남겼습니다. 보훈처는 올해 6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세 형제의 어머니인 고(故) 조보배 여사를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훈장 하나 못 받았지만…북한군 간담을 서늘하게 한 ’구월산 여장군’ 여성 전쟁영웅으로는 ‘구월산 여장군’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이정숙 여성유격대원이 있습니다. 그의 활약상은 1965년 최무룡 감독의 영화 ‘피어린 구월산’과 고우영 화백의 만화 ‘구월산 유격대’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6·25 전쟁 직전 북한군에 의해 부모와 남편을 잃은 그는 1950년 10월 황해도 안악군에서 처음 ‘서하무장대’를 결성, 적의 후방에서 게릴라 활동을 벌였습니다. 이후 그는 중공군에게 많은 부하를 잃고 고향 황해도로 돌아온 육군본부 김종벽 대위의 ‘구월산 유격대’에 합류했고, 김 대위의 보좌관으로 많은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1951년 1·4 후퇴 당시에도 후퇴하지 않고 구월산에 남았는데요. 제대로 된 보급을 받지도 못한 채 적의 후방을 기습공격해 탈취한 물자로 생존해야 했지만 늘 그들의 가슴은 뜨거웠습니다. 같은 달 18일 고립된 재령유격부대를 구출하기 위해 촌부로 가장한 채 밤새 100여 리를 걸어 적 포위망을 뚫고 89명을 구출하는 전공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올해 여군으로는 처음으로 보훈처가 선정한 2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됐습니다. 지금도 일부 대원이 생존해 있지만 유격대를 이끌던 이정숙씨조차 훈장하나 받지 못했고 올해 뒤늦게 아들이자 구월산유격대 청장년회장인 김광인(60)씨가 참전 유공자 증서를 받았습니다. 6·25 전쟁 훈·포장은 1953년 12월 31일부로 종결한다는 이승만 정부 당시 법 조항이 걸림돌이 됐다고 합니다. 북한이 2013년 42일간 억류했다가 추방한 미국인 메릴 뉴먼(당시 85세)씨는 6·25 전쟁 당시 이 구월산 유격대와 함께 활동했다고 밝히면서 유격대의 활약상에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그는 추방 뒤 공식 성명을 통해 북한 가이드에게 구월산 유격대원 생존 여부를 묻고 “구월산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가 오해를 받고 억류됐다고 밝혔습니다. 6·25 전쟁에서는 유엔군, 특히 압도적 다수였던 미군의 희생도 많았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흥남철수’도 사실 미군이 목숨을 걸고 중공군의 진격을 저지해 이뤄졌습니다. 역사상 미군이 가장 고전한 전투 중 하나인 ‘장진호 전투’입니다. 당시엔 미국 언론의 조롱까지 받았지만 종전 후에는 전략적으로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한국군과 미군은 압록강을 목표로 북진을 거듭했죠. 동부전선을 맡았던 미 10군단은 1950년 11월 해병대 1사단을 주력으로 한국군과 함께 함경도 개마고원의 장진호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 이미 중공군이 장진호 북쪽까지 진출한 상태였고, 병력은 1만 5000명인 한미 연합군의 8배에 가까운 12만명에 달했습니다. 7개 사단으로 구성된 중공군 제9병단은 미군이 주력인 연합군을 장진호 계곡으로 몰아넣고 섬멸작전에 돌입했습니다. ●중공군에 패해 후퇴하면서도 피난민을 구한 그들 11~12월 이 지역에는 영하 20~32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해발 1000m 산악지대여서 살을 에는 추위가 전투만큼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전체 미 해병대 1사단 사상자 7200명의 절반인 3600명이 동상으로 쓰러졌을 정도였습니다. 부상자에게 사용할 약품이 얼어터지고 총은 사용하지 않으면 얼어붙어 작동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니 당시 추위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수준이었을 겁니다. 침낭 속에 들어가 잠을 청하고 싶었겠지만 중공군의 기습을 대비해야 해 강제로 지퍼를 올리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군을 에워싸고 단숨에 전멸시킬 기세였던 중공군은 미 해병대의 악착같은 반격에 사망자만 2만 5000명, 부상자 1만 2500명의 극심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결국 중공군 제9병단은 이곳 동부전선에서 결정적인 타격을 입어 서부전선의 제13병단과 합류하지 못하고 부대 재편을 위해 휴식기를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공군의 추격을 뿌리치고 성공적으로 후퇴해 흥남에 도착한 미군은 전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결정을 했습니다. 김백일 1군단장과 의사 출신 민간인 고문관 현봉학씨의 설득으로 에드워드 알몬드 미 10군단장이 민간인 피난민까지 모두 철수시키기로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 공로로 현씨는 ‘한국의 쉰들러’라는 별명을 얻었죠. 그는 종전 뒤 미국 버지니아대, 콜롬비아대, 펜실베니아대에서 의대 교수로 활약, 의학 발전에 공헌했고 2007년 미국 뉴저지주 뮐렌버그병원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부두를 떠날 때 미군이 시설과 군수 물자를 폭파하면서 일부 민간인이 희생돼 논쟁이 있긴 합니다만, 흥남 철수 작전은 2차 세계대전의 ‘됭케르크 철수 작전’과 더불어 가장 성공한 철수 작전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흥남 철수 당시 피난민들을 도왔던 또 한 명의 영웅이 있는데요. 라루 선장은 배에 실었던 무기를 모두 버리고 1만 400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인원의 피난민을 태우라고 지시합니다. 가장 많은 사람을 구한 배로 기네스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죠. 배 안에서 5명의 새 생명이 태어날 정도였습니다. 그는 이후 아픔을 겪은 한국인들을 떠올리며 ‘마리너스’라는 이름을 얻어 가톨릭 수도회인 베네딕토회 수사가 됐습니다. 그는 당시 항해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작은 배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태울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한사람도 잃지 않고 그 끝없는 위험들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그해 크리스마스에 황량하고 차가운 한국의 바다 위에 하느님의 손길이 우리 배의 키를 잡고 계셨다는 명확하고 틀림없는 메시지가 내게 와 있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연평해전’ 이현우 “희생 용사 6명에 감사드리고 죄송스럽다”

    ‘연평해전’ 이현우 “희생 용사 6명에 감사드리고 죄송스럽다”

    ‘연평해전 이현우’ ’연평해전’ 이현우가 제2연평해전의 희생 용사들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연평해전’ 언론시사회에는 배우 김무열, 진구, 이현우와 김학순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이현우는 영화 ‘연평해전’에 대해 “크게는 연평해전 당시 대원분들, 희생하신 6명의 용사 분들에게 참 감사드리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현우는 “소소하게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따뜻한 휴먼 드라마다. 그 안에서 그 또래 동료애나 가족 간의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영화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대한민국이 월드컵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그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10일 개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이순신만 아는 당신을 위한 전쟁영웅 이야기

    [밀리터리 인사이드] 이순신만 아는 당신을 위한 전쟁영웅 이야기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죠. 그렇다면 여러분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전쟁영웅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나요. 이런 질문을 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이순신 장군’부터 거론할 겁니다. 풍전등화의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지금도 성웅(聖雄)으로 불리는 존경받는 위인이죠. 하지만 교과서에 단 한 줄만 언급된, 아니 우리가 따분하다고 덮어버린 역사책 속에 숨겨진 전쟁영웅은 수없이 많습니다. 저는 이번에 우리가 몰랐거나 지나쳤던 6·25 전쟁의 영웅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독일의 영웅 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처럼 웅장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치고 각박한 삶이지만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 준 그분들을 한번 쯤은 되새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국민 성금으로 산 중고 초계정, 첫 승전보를 올리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은 19만명(한국군 10만명)의 병력과 소련이 제공한 T-34 전차 240여대를 앞세워 파죽지세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불과 사흘만인 28일 수도 서울을 빼앗게 됩니다. 전차는 커녕 변변한 대전차 무기조차 갖추지 못한 우리 군은 눈물을 머금고 후퇴를 거듭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전쟁발발 다음날 깜짝 놀랄 만한 승전보가 전해졌습니다. 전쟁 직전 손원일 초대 해군참모총장과 해군 지휘부는 장병들의 월급과 국민 성금 1만 5000달러와 정부지원금 4만 5000달러를 합한 6만 달러를 들여 미 해군의 450t급 중고 초계정을 구입했는데요. 초계정은 연안을 감시하는 작은 전투함입니다. 참고로 우리 최신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배수량이 7500t(만재 배수량 1만t)이니 정말 작은 함정이죠. 선박이 진해 해군기지에 들어온 시기가 전쟁 발발 불과 두 달 전인 4월 10일입니다. 무장조차 없었던 선박에 3인치 함포 1문과 포탄 100발을 어렵게 갖췄습니다. 드디어 27일에는 ‘PC-701’이라는 함명을 받고 ‘백두산함’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전쟁 당일 진해 해군본부는 백두산함에 동해로 출동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백두산함은 초계임무 중 울산 앞바다에서 덩치가 두 배인 1000t급 괴선박을 발견합니다. 깃발이나 표식이 없었지만 함정을 북한군 상륙함으로 판단한 백두산함 지휘부는 해군본부로 “600명의 북한군이 승선한 채 전속력으로 남하하고 있다”고 긴급보고했습니다. 부산항을 노려 남하한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위협사격을 가하자 적선이 중기관총과 주포로 대응했고, 곧 백두산함의 3인치 주포가 불을 뿜었습니다. 4시간의 교전 끝에 26일 오전 1시 30분쯤 적선은 포탄에 명중돼 물 속으로 가라앉았고, ‘대한해협 해전’이라는 이름으로 6·25 전쟁 첫 승전으로 기록됐습니다. 치열한 교전 끝에 장전수 전병익 중사, 조타수 김창학 하사가 전사했습니다. 김창학 하사는 침몰 위기에 놓인 적함이 집중적으로 조타실을 공격해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조타실 키를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백두산함 함장이었던 최용남 중령은 태극무공훈장을 받았고, 소장으로 진급해 해병대 1사단장에 오른 뒤 1998년 타계했습니다. ●수류탄과 화염병 뿐…적의 자주포를 육탄공격하다 6·25 전쟁 영웅으로 또 심일 소령이 있습니다. 심 소령은 함경남도 단천군 출신으로, 서울대 사범대 재학 중 육군사관학교 8기로 입학한 당시로서는 엘리트 군인이었는데요. 전쟁 발발 당일 6사단 7연대 대전차포대 2소대장(소위)으로, 춘천·홍천지구 전투에서 남하하는 10여대의 SU-76 자주포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적이 가까이 다가오길 기다렸다가 2문의 57mm 대전차포 발사를 명령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했죠. SU-76은 이름만 자주포이지 전면에 35mm 장갑을 갖춰 당시 우리 군 입장엔 전차나 다름없었습니다. 초라한 무기에 좌절감을 느낀 것도 잠시, 그는 포탑을 돌리지 못하는 자주포의 특성상 좌우 측면이 취약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5명의 특공대를 편성합니다. 이어 수류탄과 화염병을 들고 적의 포탑 위로 돌진하는 육탄 공격을 감행해 자주포 3대를 격파하는 성과를 거뒀죠. 이런 방식은 전차에 대한 공포심을 사라지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전선 곳곳에서 적 전차를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충북 음성군, 경북 영천군 등지에서 벌어진 전투에 잇따라 참전했고 1951년 1월 26일 7사단 수색중대장으로 강원 영월군에서 정찰 활동을 하던 중 북한군의 총에 맞아 안타깝게 전사했습니다. 심 소령에게는 사후 태극무공훈장이 수여됐습니다. 심 소령의 동생으로 셋째 동생 심익은 1952년 17세의 어린 나이로 학도병으로 참전했다가 실종됐고, 경찰관이었던 둘째 동생 심민은 1960년 32세의 나이로 과로사하는 아픈 가족사를 남겼습니다. 보훈처는 올해 6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세 형제의 어머니인 고(故) 조보배 여사를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훈장 하나 못 받았지만…북한군 간담을 서늘하게 한 ’구월산 여장군’ 여성 전쟁영웅으로는 ‘구월산 여장군’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이정숙 여성유격대원이 있습니다. 그의 활약상은 1965년 최무룡 감독의 영화 ‘피어린 구월산’과 고우영 화백의 만화 ‘구월산 유격대’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6·25 전쟁 직전 북한군에 의해 부모와 남편을 잃은 그는 1950년 10월 황해도 안악군에서 처음 ‘서하무장대’를 결성, 적의 후방에서 게릴라 활동을 벌였습니다. 이후 그는 중공군에게 많은 부하를 잃고 고향 황해도로 돌아온 육군본부 김종벽 대위의 ‘구월산 유격대’에 합류했고, 김 대위의 보좌관으로 많은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1951년 1·4 후퇴 당시에도 후퇴하지 않고 구월산에 남았는데요. 제대로 된 보급을 받지도 못한 채 적의 후방을 기습공격해 탈취한 물자로 생존해야 했지만 늘 그들의 가슴은 뜨거웠습니다. 같은 달 18일 고립된 재령유격부대를 구출하기 위해 촌부로 가장한 채 밤새 100여 리를 걸어 적 포위망을 뚫고 89명을 구출하는 전공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올해 여군으로는 처음으로 보훈처가 선정한 2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됐습니다. 지금도 일부 대원이 생존해 있지만 유격대를 이끌던 이정숙씨조차 훈장하나 받지 못했고 올해 뒤늦게 아들이자 구월산유격대 청장년회장인 김광인(60)씨가 참전 유공자 증서를 받았습니다. 6·25 전쟁 훈·포장은 1953년 12월 31일부로 종결한다는 이승만 정부 당시 법 조항이 걸림돌이 됐다고 합니다. 북한이 2013년 42일간 억류했다가 추방한 미국인 메릴 뉴먼(당시 85세)씨는 6·25 전쟁 당시 이 구월산 유격대와 함께 활동했다고 밝히면서 유격대의 활약상에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그는 추방 뒤 공식 성명을 통해 북한 가이드에게 구월산 유격대원 생존 여부를 묻고 “구월산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가 오해를 받고 억류됐다고 밝혔습니다. 6·25 전쟁에서는 유엔군, 특히 압도적 다수였던 미군의 희생도 많았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흥남철수’도 사실 미군이 목숨을 걸고 중공군의 진격을 저지해 이뤄졌습니다. 역사상 미군이 가장 고전한 전투 중 하나인 ‘장진호 전투’입니다. 당시엔 미국 언론의 조롱까지 받았지만 종전 후에는 전략적으로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한국군과 미군은 압록강을 목표로 북진을 거듭했죠. 동부전선을 맡았던 미 10군단은 1950년 11월 해병대 1사단을 주력으로 한국군과 함께 함경도 개마고원의 장진호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 이미 중공군이 장진호 북쪽까지 진출한 상태였고, 병력은 1만 5000명인 한미 연합군의 8배에 가까운 12만명에 달했습니다. 7개 사단으로 구성된 중공군 제9병단은 미군이 주력인 연합군을 장진호 계곡으로 몰아넣고 섬멸작전에 돌입했습니다. ●중공군에 패해 후퇴하면서도 피난민을 구한 그들 11~12월 이 지역에는 영하 20~32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해발 1000m 산악지대여서 살을 에는 추위가 전투만큼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전체 미 해병대 1사단 사상자 7200명의 절반인 3600명이 동상으로 쓰러졌을 정도였습니다. 부상자에게 사용할 약품이 얼어터지고 총은 사용하지 않으면 얼어붙어 작동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니 당시 추위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수준이었을 겁니다. 침낭 속에 들어가 잠을 청하고 싶었겠지만 중공군의 기습을 대비해야 해 강제로 지퍼를 올리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군을 에워싸고 단숨에 전멸시킬 기세였던 중공군은 미 해병대의 악착같은 반격에 사망자만 2만 5000명, 부상자 1만 2500명의 극심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결국 중공군 제9병단은 이곳 동부전선에서 결정적인 타격을 입어 서부전선의 제13병단과 합류하지 못하고 부대 재편을 위해 휴식기를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공군의 추격을 뿌리치고 성공적으로 후퇴해 흥남에 도착한 미군은 전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결정을 했습니다. 김백일 1군단장과 의사 출신 민간인 고문관 현봉학씨의 설득으로 에드워드 알몬드 미 10군단장이 민간인 피난민까지 모두 철수시키기로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 공로로 현씨는 ‘한국의 쉰들러’라는 별명을 얻었죠. 그는 종전 뒤 미국 버지니아대, 콜롬비아대, 펜실베니아대에서 의대 교수로 활약, 의학 발전에 공헌했고 2007년 미국 뉴저지주 뮐렌버그병원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부두를 떠날 때 미군이 시설과 군수 물자를 폭파하면서 일부 민간인이 희생돼 논쟁이 있긴 합니다만, 흥남 철수 작전은 2차 세계대전의 ‘됭케르크 철수 작전’과 더불어 가장 성공한 철수 작전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흥남 철수 당시 피난민들을 도왔던 또 한 명의 영웅이 있는데요. 라루 선장은 배에 실었던 무기를 모두 버리고 1만 4000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인원의 피난민을 태우라고 지시합니다. 가장 많은 사람을 구한 배로 기네스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죠. 배 안에서 5명의 새 생명이 태어날 정도였습니다. 그는 이후 아픔을 겪은 한국인들을 떠올리며 ‘마리너스’라는 이름을 얻어 가톨릭 수도회인 베네딕토회 수사가 됐습니다. 그는 당시 항해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작은 배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태울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한사람도 잃지 않고 그 끝없는 위험들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그해 크리스마스에 황량하고 차가운 한국의 바다 위에 하느님의 손길이 우리 배의 키를 잡고 계셨다는 명확하고 틀림없는 메시지가 내게 와 있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양쯔강 여객선 침몰 “일부 잠수부 ‘내부에서 나오는 소리 들었다’”

    양쯔강 여객선 침몰 “일부 잠수부 ‘내부에서 나오는 소리 들었다’”

    양쯔강 여객선 침몰 양쯔강 여객선 침몰 “일부 잠수부 ‘내부에서 나오는 소리 들었다’” 중국 양쯔(揚子)강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3일 중국 당국이 수색작업을 가속하며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일 오후 9시 28분쯤(현지시간) 양쯔강 중류 후베이성(湖北) 젠리(監利)현 부근에서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이날 오후 40시간을 맞게 되는 가운데 선체 내부 생존자 구조에 주력하고 있다고 중국 신화망(新華網) 등이 전했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를 지휘하고 있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날 밤 회의에서 “조그만 희망이라고 절대 포기하지 말고 인명 구조에 나서달라”며 군부대와 지방당국 인력이 밤샘 구조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리 총리는 특히 잠수요원들에게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선체를 반복적으로 면밀하게 수색해 생명구조의 기적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사고 발생 직후 현장으로 달려가면서 “선체 절단, 공기 주입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바 있으나 선체 절단을 추진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국은 사고 유람선인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호에 탄 458명 가운데 전날까지 14명이 배에서 탈출하거나 구조됐고 7명은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교통운수부는 승선자 수를 458명에서 2명이 감소한 456명으로 파악하기도 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벌인 밤샘 수색작업에서 추가 구조자가 있는지 밝히지 않는 점으로 미뤄 성과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자들이 사실상 ‘실종’ 상태에 빠지면서 인명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일부 잠수요원은 선체 내에서 생존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고 선체를 두드렸을 때 일부 반응을 보인 경우도 있어 ‘생환 기적’에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무장경찰 후베이(湖北)본부는 주변지역 지대에서 1천 명의 구조대원과 40여척의 선박을 동원에 인명 구조와 수색에 나섰다. 해군은 잠수병력 140여 명을 급파했으며 공군은 6대의 항공기를 지원했다. 양쯔강 상류에 있어 사고 지점 수위에 영향을 주는 싼샤(三峽)댐도 전날 오전부터 3차례에 걸쳐 방수량을 줄여 빠른 유속으로 인한 구조작업의 어려움을 덜어줬다. 당국은 침몰 직후 배를 버리고 밖으로 헤엄쳐 나온 선장과 기관장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일 성명을 통해 유람선 침몰 사고에 깊은 비통함을 느낀다며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더 많은 생존자가 구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새치 잡다 ‘주둥이’에 찔려 美낚시꾼 사망

    황새치 잡다 ‘주둥이’에 찔려 美낚시꾼 사망

    한 낚시꾼의 만용이 비극을 부른 것 같다. 미국 CNN등 현지언론은 31일(이하 현지시간) 하와이에서 낚시 중이던 랜디 야네스(47)가 무리하게 황새치를 잡던 중 반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하와이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9일 최고의 스포츠 낚시터로 불리는 빅아일랜드섬 호노코하우 항구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날 보트를 타고 바다 낚시 중이던 야네스는 빠르게 헤엄치던 황새치를 발견, 물 속으로 들어가 작살총을 발사했다. 사고는 이때 발생했다. 작살을 맞은 황새치가 곧바로 반격하며 특유의 긴 주둥이로 야네스의 가슴을 공격한 것. 곧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그를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결국 숨졌다.   하와이 경찰은 "황새치는 이곳에서 매우 인기많은 어종이지만 성격이 포악하다" 면서 "때때로 낚싯배를 공격하는 사례가 종종 보고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황새치는 칼처럼 길고 납작한 주둥이를 가진 것이 특징으로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스워드피시(swordfish)로 불린다. 이번에 야네스를 살해한 황새치는 길이 182cm, 무게 18kg으로 확인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미치 앨봄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미치 앨봄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우리는 흔히 천국이란 현재의 삶과 단절된 저 너머의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그 모습은 신앙과 결부돼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선량한 사람들만이 갈 수 있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진 자유의 공간이며, 죽음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또한 죽음의 세상으로 가기 위해 망각의 강이나 미지의 공간을 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자어로 ‘황천’(黃泉)이라는 말은 동양에서 저승길로 가는 상상의 세계를 뜻하며,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사람이 죽으면 건넌다는 ‘레테(망각)의 강’도 같은 의미다. 미치 앨봄의 소설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도 죽음 뒤의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천국은 위에서 소개한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또한 이 소설은 독특하게도 주인공이 죽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치 앨봄은 우리에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책은 50여개국에서 번역돼 전 세계 수천만명에게 읽힌 베스트셀러. 모리 슈워츠라는 사회학 교수는 저자의 스승으로 루게릭병을 앓으며 죽음을 앞두게 된다. 교수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들은 매주 화요일에 만나 ‘인생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 타인과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 나이가 드는 것, 죽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등 삶과 죽음에 대한 소중한 교훈을 배울 수 있다. 그의 소설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은 하찮은 존재 에디의 이야기다. 에디는 평생을 가난하고 외롭게 살아온 83세 노인으로 ‘루비가든’이라는 놀이공원의 정비공으로 일했다. 트랙에 기름칠을 할 때마다 ‘설거지할 머리만 있다면 정비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놀이기구의 카트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는데, 에디는 카트 밑에 있는 어린 소녀를 구해 주다가 죽게 된다. 에디는 죽은 뒤 다섯 사람의 천국에 초대된다. 그곳은 에디가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고받았던 사람들의 천국이었으며, 그곳에서 인연·희생·용서·사랑·화해라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비밀을 배운다. 첫 번째 천국은 75년 전 ‘루비가든’이었다. 그곳은 피부가 파란 사내의 천국이었다. ‘루비가든’ 서커스단에서 일했던 그는 운전 연습을 하던 중 야구공을 쫓아가는 어린 에디를 피하려다 심장마비로 죽었다.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진 에디에게 파란 사내는 인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우리 모두는 연결돼 있고 타인이란 미처 만나지 못한 가족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 천국은 에디가 청년 시절 참전했던 필리핀 전쟁터의 한 무덤 위였다. 그곳에서 에디는 자신의 직속상관이었던 대위를 만난다. 대위는 전쟁 포로에서 탈출한 대원들을 구하다가 지뢰를 밟고 죽었으며, 에디를 평생 괴롭혔던 무릎 부상도 불에 타 죽을 뻔한 에디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대위가 했던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음을 알게 된다. 대위는 “천국이란 자신의 어제를 이해하는 것이며, 희생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소중한 것을 넘겨주는 것이므로 슬퍼하지 말라”고 한다. 세 번째 천국에서 에디는 루비를 통해 평생 미워했던 아버지의 진실을 알게 된다. 루비는 놀이동산 ‘루비가든’을 만든 에밀의 부인이자 아버지와 같은 병실에서 우연히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했던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폐렴으로 돌아가신 이유는 친구 미키셰이를 구하려던 의리 때문이었고, 가족을 애타게 찾으며 죄책감과 후회를 느끼며 죽어 갔다고 일러 준다. 루비는 “분노를 품고 있는 것은 독이며 그것은 안에서 당신을 잡아먹지요. 증오는 굽은 칼날과 같아 우리 자신이 다쳐요. 아버지를 용서하세요”라고 말한다. 에디는 루비의 말을 통해 분노를 품고 있었던 아버지를 이해하게 됐고 그를 용서한다. 네 번째 천국에서 아내 마거릿을 만난다. 그가 유일하게 사랑한 여인이었기에 그녀와 살았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하지만 마거릿은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한 뒤 47세에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에디는 그 후 오랜 시간 그녀를 그리워하며 살았다. 마가릿은 “잃어버린 사랑도 사랑이에요. 다시는 미소도 볼 수 없고, 머리칼을 만질 수도 없지만 대신 추억이 강해지죠. 생명은 끝나게 마련이지만 사랑은 끝이 없어요”라며 사별한 뒤에도 사랑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려 준다. 다섯 번째 천국에서 만난 사람은 에디가 전쟁터에서 탈출할 당시 필리핀 오두막을 태울 때 죽은 소녀 탈라였다. 탈라는 에디를 천국으로 인도했으며 자신을 죽게 했지만 에디 역시 놀이공원에서 어린 소녀를 구하다가 죽었다고 말해 준다. 탈라는 에디가 하찮게 여겼던 정비 일은 놀이동산에서 정말 필요한 일이었으며 그 일로 인해 수천명의 사람들이 웃음과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비로소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 에디는 천국에서 다섯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인생의 비밀을 알게 되며 보잘것 없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인생에 화해를 청한다. 그리고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만난다. 에디의 천국은 삶과 유리되지 않았다. 지금 자신의 삶에 어떤 어려움과 슬픔이 있더라도 소중하지 않은 삶은 없다. 또한 우리가 만나는 수많은 타인의 행동에도 그들만의 필연적인 이유가 있다. 우리를 둘러싼 크고 작은 인연을 소중히 하고 그들을 이해하면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마음의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천국에서 만날 다섯 사람을 마음에 품은 순간, 지금이 바로 ‘천국’이다.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메르스 ‘3차 감염’과의 1주일 전쟁

    메르스 ‘3차 감염’과의 1주일 전쟁

    무려 12명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집중 발생한 수도권의 한 병원과 메르스가 강하게 의심되는 환자를 진료한 강원도 춘천의 병원 응급실이 잠정 폐쇄됐다. 보건복지부는 수도권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자가(自家) 격리한 채 제로베이스에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현재까지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모두 15명으로, 80%가 이 병원에서 발생했다. 최초 환자가 두 번째로 들렀던 병원이다. 춘천의 한 응급실에서는 이날 메르스가 강하게 의심되는 A(48·여)씨를 오후 2시 30분쯤 진료한 의료진이 격리 조치됐고 오후 5시부터는 응급실도 임시 폐쇄됐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A씨의 정밀검사 결과는 1일 오전 3시쯤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군에서도 메르스 환자인 어머니를 만났다는 A일병이 자진 신고를 해 왔지만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따라 국군의무사에서 오후 10시 20분 해당 부대원들에 대한 격리 해제 조치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메르스 밀접접촉자 129명(잠정) 가운데 50세 이상이면서 당뇨병, 심장병, 신장병 등 만성질환이 있어 위험도가 높은 사람을 선별해 두 군데의 별도 시설에 격리할 방침이다. 시설 격리 규모는 전체 밀접접촉자 중에 35%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유언비어를 의도적으로 유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바로 처벌하는 등 엄정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와 감염 관련 7개 학회는 이날 더이상의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민관합동대책반을 구성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앞으로 1주일이 메르스의 확산이냐 진정이냐의 기로”라며 “3차 감염을 통한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 장관이 주재한 보건의약단체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무능을 꼬집는 날 선 질타가 쏟아졌다. 한 단체 관계자는 “신종플루 때처럼 각 의료기관이 메르스 감염 여부를 신속히 검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검사 시간을 지연시킨 것이야말로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복지부는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가 잘되는 쪽으로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에 대해서 “변이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아시아 안보회의] 北 겨냥 공격 적용엔 딴소리…韓 “동의 필요” 日 “추후 논의”

    [아시아 안보회의] 北 겨냥 공격 적용엔 딴소리…韓 “동의 필요” 日 “추후 논의”

    한국과 일본은 지난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한반도에서 한국의 동의 없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있을 수 없다는 원칙에 구두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공격 등 각론에 있어서는 여전히 이견이 표출됐다. 중국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반대하며 미·중 갈등 구도가 격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는 앞으로도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을 좌우할 주요 의제로 남게 될 전망이다. 4년 만에 성사된 이번 회담이 3각 안보협력에 매달리는 미국이 우리 정부에 종용해서 이뤄진 결과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은 미군 함정을 호송하거나 한국 내 일본 민간인을 소개하는 작전, 유사 시 한국에 증원되는 주일미군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에 파병되는 경우 등이 예상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유사 시 주일미군이 한반도에 파병되는 문제는 한·미연합방위체제와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31일 “일본 집단 자위권 행사와 관련 법제 개정 시 평화헌법 정신을 반영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가지고 절차와 범위에 대한 실무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도 대한민국 영토이기 때문에 일본이 북한 미사일 기지를 공격하려면 우리 측 요청이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은 “추후 기회에 다시 논의하자”며 즉답을 피해 실무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본이 북한 지역까지 한국 정부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할지에 대해 회의적임을 보여준다. 국방부는 일본 측이 이번 회담에서도 강력히 요구했던 군사정보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난색을 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뤄뒀던 한·일 국방교류를 점진적으로 발전시키게 됐다. 일본은 오는 10월 요코스카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한국 함정이 참가해줄 것을 요청했고 국방부는 이를 수락했다. 우리 군이 일본 관함식에 참석하는 것은 2002년 이후 13년 만이다. 한편 나카타니 방위상은 지난 30일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열린 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에게 “카터 장관이 최근 한국 방문에서 내가 한국 국방장관을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었다”면서 “그래서 오늘 그것(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실현됐고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도 열 수 있게 됐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국방부는 한·일 국방장관 회담 개최 배경에 대해 “안보와 역사를 분리해 대응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만 설명했었다. 한편 카터 장관은 이날 한 장관과의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최근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탄저균이 배달된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해 한·미 갈등의 불씨를 제거하고자 했다.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실장급△지역발전위원회 지역발전기획단장 파견 김용진◇국장급△사회예산심의관 구윤철△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파견 임기근△청년위원회 실무추진단장 파견 홍두선◇과장급△총사업비관리과장 강길성△민간투자정책과장 이상영△국제경제과장 이상목 ■금융위원회 △국제협력팀장 손성은 ■방위사업청 ◇고위공무원 승진임용△획득기획국장 김일동 ■중소기업청 △기술협력보호과장 정기환△기업혁신지원과장 정병락 ■국민연금공단 ◇본부 실장△고객지원실장 이수형△노후준비지원추진단장 이문연◇1급 지사장△동대문중랑지사장 채희욱△부천지사장 천득출△강동하남지사장 강신복△남동연수지사장 우제광◇본부 부장△인재경영실 이혜선△홍보실 최희정△연금급여실 고숙진△정보화본부 이상우△정보시스템실 박성업△장애심사센터 송미령◇2급 지사장△동작지사장 안경숙△세종지사장 이종회△서귀포지사장 신영일△부산사상지사장 이재용△통영지사장 설복훈 ■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시설관리처장 김대원 ■코트라 ◇상임이사 보임△정상외교경제활용지원센터장(정보통상지원본부장 겸임) 윤원석◇간부 보임△경제외교지원실장 이종건△상시비즈니스지원실장 권중헌△경제외교기획팀장(경제외교사업팀장 겸임) 이금하△경제외교성과확산팀장 빈준화△마케팅지원팀장 김형일△투자지원팀장 강형곤◇해외 무역관 파견 <무역관장>△암만 겸 다마스커스 노철△알제 조기창△청두 최광수△런던 김윤태△텔아비브 오태영△타이베이 박한진△마이애미 김명수△뭄바이 이동원△키예프 유승호△다레살람 전우형△산토도밍고 배상범△리마 김철희△샤먼 김태현△창사 김주철△울란바토르 한창윤△아바나 정덕래<부관장>△프랑크푸르트무역관 강병수<수출인큐베이터운영팀장>△모스크바무역관 김민환△싱가포르무역관 이기석△광저우무역관 김준규<개설요원>△베오그라드무역관 박찬길△브라티슬라바무역관 최규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승진△정책연구실장 홍성준△인력운영실장 이동우◇전보△총무복지실장 송욱진 ■파이낸셜뉴스 △소비자경제연구소장 이성구
  • IS 한국인 김군 말고 또 있다? “IS 점령지에 한국인 초소…” 증언 잇따라

    IS 한국인 김군 말고 또 있다? “IS 점령지에 한국인 초소…” 증언 잇따라

    IS 한국인 김군 말고 또 있다? “IS 점령지에 한국인 초소…” 증언 잇따라 IS 한국인 이슬람 테러집단 IS(이슬람 국가)에 가담한 걸로 알려진 김모(18) 군이 실종된 지 다섯 달이 돼가고 있는 가운데 IS에 김군 말고도 한국인 대원이 또 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31일 밤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지난 1월 터키 국경을 통해 IS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진 김군의 마지막 행적과 IS의 정체에 대한 내용이 방송됐다. 김군은 터키 최남단 도시 킬리스를 통해 IS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킬리스는 ‘이슬람 성전으로 가는 고속도로’라는 이름이 붙여진 지역이다. 터키의 국경취재 전문 통신사 관계자는 “한국 젊은이가 여기까지 온 다음 저쪽으로 건너갔다”면서 그가 IS 대원이 됐음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또 전직 IS 대원은 “한국 소년과 성인 남성 한 명을 봤다”면서 “제가 만난 그 한국인들은 당신들과 똑같은 언어를 썼다”며 한국인 IS 대원이 더 있음을 시사했다. 복수의 한국인 IS 가담자를 봤다는 증언은 시리아 반정부군 소속 정보국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도 나왔다. 바크리 카카 시리아 임시정부 정보국 부국장은 자신이 봤던 IS 대원에 대해 “그는 한국에서 왔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저부는 김군 외에 다른 한국인 IS 가담자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만 1831개 ‘매의 눈’ 밤낮 잊은 사람들 1일도 당신을 지킵니다

    2만 1831개 ‘매의 눈’ 밤낮 잊은 사람들 1일도 당신을 지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달 25일 오전 5시 25분. 해가 막 떴을 무렵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층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엔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지시로 간부들이 한데 모였다. 이른 새벽부터 일찌감치 동원령이 떨어진 터였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16분쯤 경기 김포시 고촌읍 전호리 제일모직 물류창고에선 화재로 건물이 타들어가고 있었다. 제법 큰 불길이었다. 게다가 샌드위치패널로 지은 건물이라 순간 섬뜩했다. 상황실 직원들은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참사를 떠올렸다. 이번과 같은 샌드위치패널로 지은 건물이라 그랬다. 지난해 2월 천장 붕괴로 204명이나 되는 사상자를 낳았기 때문이다. 상황실 오경룡 상황총괄 담당은 “겉으론 조용한 것 같지만 늘 긴장하며 일할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이를 상황실 직원들은 “즉시성을 필요로 하는 직책”이라고 부른다. 당연하게도 예고란 있을 수 없는 재난 때, 특히 큰 사고일수록 “어떻게 해야 하지”라며 망설일 시간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간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처럼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다. 하마터면 소중한 목숨을 앗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바로 번뜩이는 감각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김포 화재 때 샌드위치패널을 떠올린 까닭이다. 안전처 산하인 상황실엔 국토교통부, 국방부, 환경부, 기상청 등 10개 부처에서 파견된 직원 119명이 근무한다. 총괄상황센터(48명)와 소방상황센터(27명), 해경상황센터(33명)로 나뉜다. 상황지원팀(11명)이 업무를 뒷받침한다. 24명씩 4교대로 번갈아가며 24시간 상황실을 빈틈없이 지킨다. 영상정보시스템에선 11개 부처 폐쇄회로(CC)TV 2만 1831대를 관찰한다. 전국 소방영상 323대와 해양경찰 함정 223척을 보여주는 영상, 서울 지하철, 댐, 철도 역사, 경찰 도로교통상황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세월호 참사 뒤로는 해군·공군과 관련된 장비도 들여놓아 재난안전 관리에 얼마나 힘쓰는지를 잘 나타낸다. 장관 주재로 열린 이날 긴급회의엔 박 장관과 이성호 차관, 조송래(소방총감) 중앙소방본부장 등 모두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른바 ‘상황판단 회의’라고 부른다. 직경 300인치, 가로 6.7m, 세로 3.1m나 되는 초대형 모니터(일명 큐브)를 보며 긴박감 속에 진행된다. 고명석 안전처 대변인은 “특히 상황판단 회의 땐 숨소리를 듣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인다”며 자못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큐브 좌우엔 도로공사, 전국 해경 및 소방관서 등에서 관리하는 CCTV 화면으로 빽빽하다. 너비 9m, 높이 4.5m인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큐브는 5억원을 웃도는 고가 장비다. 아울러 상황판단 회의에 붙여진다는 것은 상황실에 보고되는 하루 수천건의 사건 중에서도 굵직한 사건이라는 점을 가리킨다. 나라의 안전을 거의 도맡다시피한 만큼 상황실 보안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중요하다. 그야말로 ‘철통’이다. 전체 구역이 국가정보원 관할이다. 군 작전망과 맞닿은 비상대비팀 방은 상시 통제구역이다. 상황판단실은 군 작전망 가동 때 통제구역으로 전환되는 가변 통제구역으로 나뉜다. 특히 상황판단실에선 외부로의 음향과 투시가 완벽하게 차단돼 있다. 정전에도 상황실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다름 아니라 무정전 전압장치(UPS) 덕분이다. 만약 전기가 끊기면 다른 곳에선 자체 발전기를 가동할 때까지 잠깐이나마 공백기를 맞는다. 그러나 UPS는 정전과 동시에 전기를 공급하다 발전기 가동과 동시에 멈춘다. 중대 재난이 발생했거나 폭우, 폭설 등 대규모 이상징후 땐 ‘VIP’(대통령)가 이따금 불시(물론 직전이긴 하지만 연락은 온다)로 방문하기도 해 더욱 긴장감을 높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을 마친 2011년 7월 11일 오후 5시 상황실을 찾아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집중호우로 비상이 걸린 마당이었다. 당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배석했다. 당시 호우로 1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직원들은 전직 대통령과 정부청사에 얽힌 에피소드 하나를 귀띔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0년대 초 청사 당직사령실을 찾아왔다가 잠시 야전침대에서 눈을 붙이고 있는 당직자를 겨냥해 “그렇게 잠을 잘 것 같으면 집에 있어야지 왜 남았느냐”고 호통을 쳤다. 상황실과 착각한 것이다. 당직사령실에선 근무자들이 번갈아 긴급전화를 주로 받고 나머지는 대기하는, 이제 낯설게 된 숙직 개념이라는 사실을 모른 게 탈이었다. 제일모직 물류창고는 최고 7층짜리, 4개 건물에 연면적 6만 2519㎡(1만 8912평)나 돼 걱정을 키웠다. 다행히 작업자 13명은 스스로 대피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장관까지 회의 참석을 독려할 수밖에 없었다. 6분 뒤 현장에서 3.5㎞ 떨어진 고촌안전센터 대원들이 출동했다. 초기에 자체적으로 진화를 시도하다 보안부서 직원 1명이 실종돼 상황실을 또다시 긴장 속으로 몰아넣었다. 결국 사망 1명에 280억원이라는 재산피해를 기록하고서야 3시간 40분 만에 진화됐다. 사흘 뒤인 28일 오전 1시 20분쯤 강원 화천군 사내면 용담리 곡운구곡 탐방로에선 전술훈련 중이던 군인들이 무더기로 추락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행군에 참여한 인원이 207명이나 됐다. 나무로 만든 데크가 중량을 이기지 못해 무너져 내렸다. 오전 1시 58분 119구조대가 도착해 구조활동을 벌였다. 중상 1명, 경상 20명이었다. 상황실 한 직원은 “마지막으로 수습된 현장을 확인할 때까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이라 가끔씩 우울증과 비슷한 증세를 보여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까지 생각한다”며 웃었다. 처음엔 작게 시작한 사건·사고라도 언제, 어떻게 커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산불의 경우 불씨가 꺼졌다가 되살아나거나 도깨비처럼 튀어 뛰어다니며 다른 데로 번지기도 한다. 최규봉(3급) 상황실장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길어야 2년쯤 근무하면 다른 부서로 인사이동을 시킨다”며 “그나마 국민들을 구조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보람을 느끼고 동료들끼리 웃으며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한다”고 밝혔다. 일요일인 31일 오후 3시 찾아간 상황실에선 대한민국 도처에서 올라오는 크고 작은 재난을 알리는 벽면 벨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큐브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폭염 대처상황 등을 알려주는 문서를 송출하느라 바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美낚시꾼, 황새치 잡다 ‘칼 주둥이’에 찔려 사망

    美낚시꾼, 황새치 잡다 ‘칼 주둥이’에 찔려 사망

    한 낚시꾼의 만용이 비극을 부른 것 같다. 미국 CNN등 현지언론은 31일(이하 현지시간) 하와이에서 낚시 중이던 랜디 야네스(47)가 무리하게 황새치를 잡던 중 반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하와이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9일 최고의 스포츠 낚시터로 불리는 빅아일랜드섬 호노코하우 항구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날 보트를 타고 바다 낚시 중이던 야네스는 빠르게 헤엄치던 황새치를 발견, 물 속으로 들어가 작살총을 발사했다. 사고는 이때 발생했다. 작살을 맞은 황새치가 곧바로 반격하며 특유의 긴 주둥이로 야네스의 가슴을 공격한 것. 곧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그를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결국 숨졌다.   하와이 경찰은 "황새치는 이곳에서 매우 인기많은 어종이지만 성격이 포악하다" 면서 "때때로 낚싯배를 공격하는 사례가 종종 보고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황새치는 칼처럼 길고 납작한 주둥이를 가진 것이 특징으로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스워드피시(swordfish)로 불린다. 이번에 야네스를 살해한 황새치는 길이 182cm, 무게 18kg으로 확인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 태평양함대 최신예 핵잠수함 미시시피호를 타다

    美 태평양함대 최신예 핵잠수함 미시시피호를 타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 성공에 이어 중국이 최근 해군력 강화 방침을 골자로 한 국방백서를 발표하면서 태평양 지역에서의 잠수함 전력 경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보유 함정의 60%를 아·태 지역에 배치한다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일본의 전후 체제 탈피 시도에 맞선 중국의 대응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에서 미 태평양통합사령부(PACOM)가 지난 21일 미 태평양함대 보유 최신예 핵잠수함인 미시시피호(SSN 782)를 한국 언론에 전격 공개했다. 사거리 1000㎞가 훨씬 넘는 토마호크미사일과 어뢰로 중무장한 미 해군의 주력인 버지니아급(7800t) 공격형 핵잠수함 미시시피호의 내부가 한국 언론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하와이 진주만히컴합동기지에서 위용을 드러낸 미시시피호는 2012년 6월 취역한 9번째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으로, 지난해 11월 태평양함대사령부에 배치됐다.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첫 작전 투입을 앞두고 시험 운행과 정비가 한창이었다. ●토마호크 미사일 12기 동시 발사 ‘수직발사대’ 설치 미시시피호 선상에서 한국 기자들을 맞은 21년 경력의 함장 마이클 러킷 중령은 잠수함 앞머리를 가리키며 “토마호크 미사일 12기를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가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시시피호는 적의 잠수함과 함정을 탐지, 격퇴하고 특히 연안 근해에서 특수부대원의 상륙 및 철수 작전을 지원한다”고 임무를 설명했다. 이어 지휘통제실과 핵심 시설인 어뢰실, 특수부대원 수중 침투용 시설인 록아웃트렁크(Lock Out Trunk) 등으로 안내했다. 좁은 통로를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니 복도 양옆으로 승조원들의 숙소가 나왔다. 양쪽으로 3층 침대가 비좁게 놓여 있다. 6명이 한 방을 쓴다. 생각보다는 여유가 있는 복도를 지나 한쪽 끝에 위치한 록아웃트렁크를 둘러봤다. 성인 가슴팍 정도 높이에 위치해 있어 작전에 투입되는 특수부대원 9명이 동시에 원통형 출구를 통해 근해에서 잠수함 밖으로 나갔다 들어올 수 있는 설비다. 같은 층에는 승조원과 장교들을 위한 식당이 있다. 공간이 한정돼 있어 승조원들이 조를 짜 번갈아 가며 식사를 한다. 벽면에 걸린 삼성TV가 눈에 띄었다. 산소와 물, 전기는 모두 자체 생산해 쓰고 있다. 문제는 식량이다. 과일과 채소 등 신선식품은 7~10일밖에 버티지 못해 이후부터는 통조림과 건조식품을 주로 먹지만 “맛은 괜찮다”며 웃었다. ●자동항법장치·터치스크린… 모든 장치 디지털화 한 층을 더 내려가니 잠수함의 중심부인 지휘통제실이 나왔다. 정면에 조타수와 부조타수가 앉아 잠수함을 조종할 수 있는 대형 모니터들이 있고 왼쪽에 수중음파탐지기(소나), 오른쪽에 토마호크와 어뢰 등 무기 발사 시스템이 자리했다. 소나는 5개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잠수함은 모든 장치가 디지털화돼 있었고, 터치스크린과 조이스틱으로 조종하도록 돼 있었다. 러킷 함장은 “기존의 잠수함들은 잠망경 때문에 지휘통제실이 지하 1층에 있었는데 버지니아급은 잠망경 대신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된 무잠망경 시스템으로 설계됐다”며 “덕분에 통제실이 지하 2층으로 내려와 공간에 훨씬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러킷 함장은 잠수함의 특성상 최정예 병사들을 선발한다고 했다. “해군 수병들 중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쳐 선발된 병사들은 6개월에서 1년의 훈련 과정을 마친 뒤 승선하며, 작전에 투입되기 전에 1년 이상 실무 훈련을 또 받는다”면서 “지휘통제실에는 최소 6년 이상 된 부사관들이 근무하며 조타수와 부조타수는 8~12년 경력의 베테랑”이라고 밝혔다. 데니스 밀솜 부함장(소령)은 상위 10%가 선발된다고 덧붙였다. 러킷 함장은 미시시피호가 5번째 잠수함이며 최장 56일간 잠수 작전을 폈던 기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작전은 90일까지 진행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잠수함 승조원은 강인한 체력 못지않게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장 90일 잠행작전… 승조원 체력·정신력 필수 지하 3층에는 외부에 잘 공개하지 않는 핵심 시설인 어뢰실이 위치한다. 24문의 어뢰를 이동시키기 쉽게 레일이 설치돼 있었다. 방문 당시 2문의 어뢰가 장전돼 있었다. 오렌지색은 연습용이고 초록색은 실제 어뢰였다. 좌우에 2문씩 어뢰발사장치 4문이 보였다. 러킷 함장은 어뢰의 파괴력을 묻는 질문에 “어뢰 한 발에 배 한 척이죠”라고 답했다. 여기에 적의 소나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 기능까지 갖췄다. 북한의 잠수함 능력을 묻는 질문에는 웃음으로 대신했다. 그는 “어뢰실은 필요에 따라 레일을 걷어 내고 장비를 더 싣거나 특수부대원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번 작전에 나가면 한 달에서 길게는 석 달간 바다에 머무는데, 체력 관리가 궁금했다. 승조원들은 “조금이라도 공간이 나면 (접이식) 자전거를 놓고 수시로 운동한다”고 밝혔다. 물론 잠수함 내에서 술·담배는 금물이다. 미 해군은 현재 총 73척의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오하이오급(1만 8000t급) 전략핵잠수함(SSBN, SSGN) 18척,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11척, 시울프급 3척, 로스앤젤레스급 41척 등이다. 이 가운데 태평양 지역에 전략핵잠수함 8척과 공격형 핵잠수함 55척 가운데 27척이 배치돼 있다. ●美 태평양통합사령부(PACOM)는 하와이 진주만에 위치한 미 태평양통합사령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7년 1월 1일 태평양 지역의 평화 유지와 안보 강화를 위해 설립된 가장 오래된 미국 통합군사령부 가운데 하나다.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사령부를 통합해 지휘하고 있다. 지난 27일 태평양통합사령관에 취임한 신임 해리 해리스 해군 대장은 상원 청문회와 취임식을 빌려 북한의 위협을 매우 중시한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전 지구 면적의 52%를 관할한다. 관할 지역 안에 36개국과 16개의 시간대가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미국이 상호군사조약을 체결한 7개국 중 5개국이 위치해 있을 정도로 군사·안보 전략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진주만(미 하와이주)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 달라지는 입시 영어, 해법은 중등 영어부터

    달라지는 입시 영어, 해법은 중등 영어부터

    2018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영역에 절대 평가가 전격 도입된다. 학교 영어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교육부의 대안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있다. 특히, 절대 평가로 쉬운 영어 시험이 대세가 되더라도 이후의 진학이나 취업, 해외 유학 등에서 영어 실력이 요구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영어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 자주 바뀌는 입시 제도도 학생들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는 원인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등 영어 전문 엠폴리 어학원이 어학 실력과 입시 준비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커리큘럼으로 중등 영어 교육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엠폴리 어학원은 자주 바뀌는 입시 제도에 효과적으로 부응하고, 어떤 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영어 실력을 쌓기 위해 중등 시기에 적절한 영어 환경에 노출되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여름방학 등의 여유 시간을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를 위해 엠폴리는 PAS, PLS, PHS 과정을 운영, 단계별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북미 교육과정에 폴리의 교육 노하우를 접목해 완성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자연과학, 사회과학 등의 다양한 분야를 접하면서 단순한 언어 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폭넓은 지식을 축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엠폴리의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은 중상위권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는 것은 물론 향후 특목고 입학, 내신 관리, 토플, 텝스 등의 각종 어학시험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높은 명문고 진학률로도 검증되고 있다. 2015학년도 특목고 진학률을 살펴보면, 일삼엠폴리의 경우 재학생의 83%가 특목고에 합격했으며, 목동, 분당, 대전 등에 위치한 엠폴리 캠퍼스 역시 민사고, 상산고, 하나고, 대원외고 등 명문고 합격생을 다수 배출하고 있다. 일산 엠폴리 어학원의 김정하 원장은 “수시로 바뀌는 입시 방향 때문에 해야 하는 공부가 많은 아이들을 보며 그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부모님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럼에도 영어는 언어이고, 글로벌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한 성장의 원동력이기에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다. 따라서 단순히 시험 성적 향상이 아닌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목표 아래 학습할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엠폴리 어학원은 2학기 개강(7월 중)을 앞두고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입시 전략 설명회를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목동엠폴리에서는 매주 토요일 특목고 대비 자소서 특강을, 분당엠폴리는 매주 토요일 ‘변화하는 입시, 초·중등 영어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설명회를, 대전엠폴리와 일산엠폴리에서는 주중 상시 국제중 및 특목고 입시 상담을 각각 제공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와우! 과학] 동물처럼 스스로 회복·적응하는 로봇 개발

    [와우! 과학] 동물처럼 스스로 회복·적응하는 로봇 개발

    손상을 입어도 스스로 복구하고 새로운 ‘보디 조건’에 적응해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이 개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프랑스 파리 피에르-마리 퀴리대학과 미국 와이오밍주립대 공동 연구팀이 일부 부품이 파손돼도 2분 만에 자가 복구해 가동 가능한 로봇을 공개했다. ‘동물처럼 적응할 수 있는 로봇’(Robots That Can Adapt Like Animals)으로 불리는 이 로봇은 원래 6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데, 2개의 다리가 파손되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을 설정했다. 이 로봇은 4개로 줄어든 다리에 적응하고 새로운 보행법을 스스로 터득하여 짧은 시간 안에 거의 원상태로 보행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일반적인 로봇과 달리 부상에 쉽게 적응하는 동물처럼 작동한다는 것. 예를 들어,사고로 다리 하나를 잃은 개의 경우 대부분이 적응을 통해 남은 다리 3개로 걷고 뛰며 심지어 던진 원반도 받을 수 있다. 또 당신이 발목을 삐었을 때를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걷는 것이 불편하지만 금세 적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이 이렇게 빨리 자신의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에 주목했다. 연구를 이끈 피에르-마리 퀴리대의 공동 저자 장 밥티스트 뮤레는 “동물은 다쳤을 때 아무것도 배울 필요가 없다. 대신 직관적으로 다른 방법으로 움직이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직관력은 동물이 다쳐도 지능적으로 몇 가지 다른 움직임을 시도한 뒤 가장 편하고 쉽게 움직이는 방법을 선택하도록 한다. 이러한 직관력을 로봇에도 적용, 일종의 '로봇 직관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로봇은 손상을 입은 뒤 다시 효율적으로 움직이려면 효율이 높은 동작을 위한 상세한 맵을 작성하기 위해 스스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 ‘지능형 시행착오’(Intelligent Trial and Error)라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사용하는데,이 알고리즘은 로봇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행동을 개발하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적응하도록 한다. 연구를 이끈 같은 대학의 공동 저자 앙투안 컬리는 “로봇은 일단 손상되면 과학자처럼 된다”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정 동작을 알아내고 움직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 번째 단계에서 맵은 ‘MAP-엘리트’(MAP-Elites)라는 새로운 유형의 진화 알고리즘을 만든다. 이 알고리즘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적자 생존’(survival of the fittest) 경쟁을 통해 지능형 로봇을 인위적으로 발달시켜 진화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두 번째 단계의 적응은 손상에도 작동하는 방법을 효율적으로 검색하는 첫 단계 맵이 제공한 사전 지식을 이용하는 ‘베이지안 최적화’(Bayesian optimization) 알고리즘을 포함한다. 연구에 참여한 와이오밍주립대의 제프 클룬은 “우리는 지능형 시행착오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를 작성하고 맵에 포함되는 사전 지식을 활용하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 새로운 기술은 더 강력하고 효과적이며 자율적인 로봇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다른 연구자인 피에르-마리 퀴리대의 데니쉬 타라포어는 몇 가지 예를 제시한다. 그는 “이는 구조 대원들의 지속적인 관심 없이 대원들을 도울 수 있는 로봇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서 “파손돼도 지원을 계속할 수 있도록 개별적으로 보조 장치를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 표지를 장식했다. 사진=앙투안 컬리(https://www.youtube.com/watch?v=T-c17RKh3uE&feature=youtu.be)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성 소방대원 ‘열혈 훈련’

    여성 소방대원 ‘열혈 훈련’

    여성 의용소방대원들이 27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에서 열린 ‘2015 서울시 의용소방대 종합소방기술경연대회’에 참가해 소방호스를 끌고 힘차게 달리고 있다. 6개 종목으로 구성된 이번 대회에는 의용소방대원과 소방공무원 등 5500여명이 참가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울산대교 통행료 1000원 “무료화 논쟁 도대체 왜?”

    울산대교 통행료 1000원 “무료화 논쟁 도대체 왜?”

    울산대교 통행료 울산대교 통행료 1000원 “무료화 논쟁 도대체 왜?” 울산시는 6월 개통하는 울산대교의 통행료를 소형차 기준 1000원으로 결정했다. 주민들이 무료화를 요구했던 울산대교 접속 염포산터널 구간의 통행료은 500원으로 정했다. 모두 1년 한시 적용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26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대교 통행료를 소형차 기준 염포산 터널은 500원, 울산대교는 1천원, 울산대교와 염포산 전 구간은 1500원으로 정했다”며 “이 통행료는 내년 5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대교 사업시행자인 울산하버브릿지가 제시한 통행료는 소형차 기준 염포산 터널 800원, 울산대교 1300원, 전 구간 1900원이다. 김 시장은 “통행료 인하를 요청한 시민의 뜻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결정”이라며 “사업시행자가 제시한 통행료보다 차종별로 최소 300원에서 최대 900원까지 인하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기획재정부의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 제33조 3항에 근거해 사업시행 조건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울산시는 1년간 한시적으로 통행료를 인하한 상태에서 사업 재구조화를 추진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년간 실제 통행량과 운영 수익을 실측하고 사업자와 계약조건 조정을 위한 협의를 계속하겠다”라며 “시민 입장에서 100%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울산시의 재정을 추가 투입하지 않는다는 대원칙 아래 결정했다”라고 강조했다. 6월 1일 개통하는 울산대교는 10일까지는 전 구간 무료이며, 11일부터 유료화한다. 노동당 울산시당과 일부 사회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동구 염포산 터널 구간 통행료 무료화를 주장하며 피켓 시위를 했다. 울산대교 및 염포산터널 통행료 무료화 주민대책위원회는 울산시 발표 직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행료 무료화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울산하버브릿지와 울산시가 정한 염포산 터널 구간의 통행료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울산동구 주민,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 노동·시민단체 등은 염포산 터널 구간 통행료 인하 및 무료화 등을 요구하면서 수차례 집단 농성을 벌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네팔 지진 극한 현장서 사투 벌이는 한국 구조대원들

    네팔 지진 극한 현장서 사투 벌이는 한국 구조대원들

    지진 대참사로 절망에 빠진 네팔에 긴급 파견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 대원들은 위태로운 건물들 사이에서 건물 잔해를 헤집으며 생존자를 찾는다. 27일 밤 7시 50분에 방송되는 EBS 1TV ‘사선에서’는 네팔 최악의 구조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대한민국 119 소방대원들을 따라가 본다. 해외긴급구호대는 탐색구조팀과 의료팀 등으로 이뤄졌다. 그중 탐색구조팀은 매몰자를 찾고 구조하는 임무를 맡았다. 탐색구조팀은 가장 위험한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펼쳐야 하기에 한국에서도 뛰어난 소방대원들로 구성돼 있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안에 위치한 공가부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원들. 공가부는 유동 인구가 많아 게스트하우스가 밀집한 지역으로 어느 지역보다도 인명 피해가 크다. 구조 현장은 열악하다. 더운 날씨 때문에 전염병이 확산될 우려가 있고 현장 주위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다. 중장비도 들어갈 수 없어 구조 작업은 삽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작업 환경보다 힘든 건 계속되는 시체 수습이다.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참혹한 모습으로 발견되는 시체들은 대원들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그때 한 네팔인이 다가와 자신의 가족이 묻혀 있다며 구조를 요청한다. 무너진 건물 속에는 생존이 가능한 공간과 식량까지 있다는 진술이다. 대원들은 현장 조사 끝에 신속하게 구조 작업에 임한다. 구조 작업은 밤까지 이어진다. 대원들은 포기하지 않고 구조작업을 이어 나간다. 이미 골든타임은 지났지만 들려오는 기적의 생환 소식들. 대한민국의 대원들은 또 다른 기적을 바라며 손끝에 힘을 싣는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잇따른 공습에도 파죽지세 세력 확장… IS, 궁금증 10문10답

    IS는 ‘이슬람 칼리프 국가’ 수립을 목표로 출범한 지 1년 만에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무서운 속도로 확장했다. 라마디에서 이라크 정부군과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IS에 관한 궁금증을 ‘10문 10답’으로 알아봤다. ① 어떻게 탄생했나 - 反시아파 ISIL이 전신 IS는 원래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라는 반시아파 세력이 전신이다. 이는 ‘이라크와 레바논, 요르단, 팔레스타인 등에 이슬람국가를 건설하자’는 뜻이다. IS는 2003년 알카에다의 이라크 하부조직으로 출발해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의 탈영병과 반군 세력이 합세하면서 세를 키웠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후 시리아로 근거지를 옮겼다. 지난해 6월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과 인근 유전 지역을 점령한 후 현재 명칭인 IS로 개명했다. ② 국가로 성공 가능성은 - 국민 뒷전… 존속 어려워 IS는 국가로 자립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IS의 지배계층이 전쟁 수행과 엄격한 규율 부과에만 매달리다 보니 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는 뒷전이라는 것이다. IS가 점령한 지역은 공적 서비스가 붕괴되면서 물가는 치솟고 의약품은 부족해졌다. 사람이 살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강압적으로 불만을 억누를 수 있겠지만 국가로 지속되기는 어렵다. ③ 재원 마련은 - 주요 수입원은 강탈·징세 주요 수입원은 석유 판매가 아닌 강탈 및 징세다. IS는 지난해 이라크 점령지에서 강탈 및 징세로 6억 달러(약 6600억원)를 거뒀다. 이라크의 국영은행을 빼앗아 추가로 5억 달러(약 5500억원)를 빼앗았다. 반면 석유 판매 수입은 1억 달러(약 1100억원)에 불과하다. 미국의 석유시설 공습과 원유 가격 하락으로 수익이 줄었으나 IS는 강탈과 징세로 부족한 재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④ 무기는 어디서 - 이라크·시리아서 탈취 IS는 무기와 군사 장비를 이라크와 시리아의 군사기지에서 탈취해 무장한다. 또 외국 정부가 시리아 반군에 공급한 군수품도 중간에 절취한다. IS가 주로 사용하는 총기인 M16·M4와 로켓인 M79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다른 무장단체에 지원한 것이다. ⑤ 대원 모집은 - 최근 수니파 빈곤층 유입 IS는 현재 약 2만 5000명의 전투대원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약 1만 5000명은 이라크와 시리아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합류한 대원들이다. 대부분은 인근 이슬람 국가 출신이지만 유럽과 아시아 출신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차별을 겪은 수니파 빈곤층 청년들이 대거 IS로 유입되고 있다. ⑥ 비이슬람권 출신 대원도 있는데 - 유럽·아시아서 SNS 가담 IS는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디지털세대의 취향에 맞는 홍보 영상 및 게임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한다. IS를 모르는 서방 출신의 청년들도 이를 통해 IS를 접하고,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IS에 가담하고 있다. ⑦ 문화유산 파괴는 왜 - 무함마드 따라 우상 파괴 IS는 지난 3월 님루드와 하트라를 점령한 뒤 비이슬람 문화유산을 파괴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선지자 무함마드와 그의 동료도 메카를 점령한 뒤 우상을 파괴했기에 자신들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⑧ 세력 확장은 어떻게 - 인프라 대신 인적 투자 집중적인 공습으로 내부 이탈자가 증가하고 있다. 파죽지세로 세력을 확대한 것은 수시로 변하는 전략전술 때문이다. 공격 목표가 되기 쉬운 인프라 투자는 자제하고 인적 투자에 주력한다. 또 정부군에 밀릴 때는 테러에 집중하다가 상황이 좋아지면 영토확장에 몰입한다. 민간인 주거지역을 따라 이동하는 반인륜적 전술도 구사한다. ⑨ 모든 이슬람교도에 우호적? - 이란 등 시아파는 적 IS는 수니파 이슬람교에 기반한 무장단체다. 수니파는 이슬람의 가장 큰 종파이자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과 관행인 수나를 따르는 사람을 뜻한다. 전 세계 이슬람교도의 90%가 수니파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해역의 왕정국가 대부분이 수니파에 속한다. 반면 이란을 맹주로 한 시아파 이슬람은 IS의 ‘적’이다. ⑩ 최종 목표는 - 완전한 칼리프 국가 건설 완전한 칼리프(이슬람 정치·종교 지도자) 국가의 건설이다. 지난해 1971년생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칼리프로 추대한다고 발표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이라크 바그다드 점령을 표방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IS를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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