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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가탄신일 앞두고 조계사 방문

    석가탄신일 앞두고 조계사 방문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2일 종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예방하기 앞서 대웅전에서 삼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류지영 의원, 정 원내대표, 김정재 원내대변인.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3년내 27조원으로 성장 ‘블루오션’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3년내 27조원으로 성장 ‘블루오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대비 개발비 10%·성공률은 10배 지난 4일 찾은 셀트리온의 인천 송도 본사. 14만ℓ 규모의 매머드급 생산 공장 3개동(1공장 5ℓ, 2·3공장 9ℓ)은 이날도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흰색 방진복으로 온몸을 꽁꽁 감싼 직원들은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대당 1억원에 이르는 은색 배양기 속에서 세포들은 종류에 따라 암, 류마티스관절염, 척추염 등 난치병을 치료하는 다량의 단백질들을 뿜어낸다. 살아 있는 세포가 똑같은 의약품을 만들게 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배양, 정제, 완제 등을 거쳐 추출된 단백질은 주사제 한 병에 담겨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바이오 의약품이 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타이레놀 같은 화학 의약품이 자전거를 만드는 기술이라면 인슐린 등 바이오 1세대 의약품은 자동차, 램시마 등 항체 의약품은 비행기를 만드는 기술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항체 바이오 의약품은 분자 구조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배양, 포장, 출고 등의 공정도 까다롭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20조원 규모의 미국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뚫었다. 유럽과 달리 바이오시밀러에 보수적인 입장인 미국 시장에서 램시마의 판매 허가를 따낸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동안 유럽과 미국이 주도해 온 항체 의약품 시장에서 제대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바이오시장은 최근 급속도로 커지며 향후 산업의 중심이 될 분야로 꼽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185조 4400억원(약 1626억 달러)으로 2008년 대비 규모가 74.5% 증가했다. 특히 3년 뒤인 2019년에는 300조원(약 262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 3600억원(약 12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2019년에는 20배가 넘는 27조 2500원(약 23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 개발 대비 개발비용이 10분의1에 불과하고 개발 기간도 절반, 성공률 역시 10배가량 높다. 그야말로 업계 블루오션이다. 주요 블록버스터급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권 만료 시기가 2016~ 2030년 사이인 것도 호재다. 연매출 수십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공룡 제약사들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 제약사들이 바이오시밀러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이유다. 국내 기업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반도체 같은 장치산업이어서 장치산업의 노하우가 있는 삼성 같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이 10년 전부터 바이오제약을 신수종 사업으로 꼽고 전폭적인 지원을 쏟고 있는 배경이기도 한다. 장치산업은 일단 공정이 준비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은 배양기술 등 작은 차이에도 제품이 달라질 수 있어 생산시설의 특정 수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체 개발한 브렌시스는 지난해 9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으며 바이오시밀러 경쟁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브렌시스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화이자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다. 브렌시스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인 ‘렌플렉시스’ 역시 식약처로부터 인증 획득을 마친 뒤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후속 바이오시밀러로 ‘트룩시마’, ‘허쥬마’를 준비 중이다. 트룩시마는 로슈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10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품목 허가 신청을 냈다. 로슈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의는 2014년 국내 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올해 안에 EMA에 품목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6년 1월 기준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해 LG생명과학, 대웅제약, 종근당, CJ제일제당 등 모두 12개에 이른다. 식약처가 지금까지 허가한 바이오시밀러는 7종 10개 품목이다. 국내 제약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이후 이를 바탕으로 향후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개발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가능성만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바라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2013년 기준)은 8.0%로 유럽(44.0%)과 중국(13.2%), 미국(12.3%)에 이어 4위에 불과하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IMS에 따르면 전 세계 30개 바이오업체 역시 56개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제약업체들과 나란히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개발(R&D)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마케팅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저가의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홍보, 시장 이해를 위한 투자, 글로벌 보건의료 시스템에 대한 기여 등 바이오 의약품 시장을 형성하는 데 좀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옛것과 현대가 함께 숨 쉬네, 울산 너른 품에서

    옛것과 현대가 함께 숨 쉬네, 울산 너른 품에서

    울산 하면 각종 공업단지와 조선소 등의 산업 시설을 퍼뜩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울산 쪽만 보면 그렇다. 한데 울산시의 70%를 차지하는 울주는 조금 다르다. 예부터 이어져 오던 독 짓는 방식을 여태 고수하는 옹기마을이 있고, 비구니 스님들의 오래된 도량에선 청아한 풍경 소리가 울려 나온다. 반구대 암각화 등 그보다 더 오래된 선인들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말쑥한 현대와 푸석거리는 옛것이 함께 숨을 쉰다고 할까. ‘숨을 쉬는 그릇’ 옹기. 우리의 독특한 음식 저장 용기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이야 김치냉장고 등 현대 기술에 밀리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몇 가지 불편함만 해결된다면 사실 냉장고 대신 선택하고 싶은 것이 옹기다. 표면의 구멍을 통해 ‘숨을 쉬는’ 옹기 특유의 장점은 현대 기술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옹기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얼추 보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좋은 재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물레와 흙을 다루는 옹기장이의 정교한 손기술이 필수적이다. 표면을 다듬는 것에만 ‘아씨부채질’과 ‘두번부채질’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후 전통 가마에서 1200도가 넘는 뜨거운 불에 9일 밤낮을 구운 뒤 4일 동안 식힌다. 요즘엔 고온의 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굽는 과정이 예전보다 꽤 단축됐다. 바로 이 과정에서 옹기의 생명이라 할 공기구멍, 이른바 ‘기공’이 표면에 만들어진다. 깨끗한 공기는 들여보내고, 빗물 등의 침투는 막는다. 김치 등의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불순물이나 소금쩍(소금기가 허옇게 엉긴 것) 등은 숨구멍을 통해 옹기 밖으로 배출시킨다. 어디 최첨단 원단으로 만든 아웃도어 의류의 기능이 이만 할까. 우리 선조들은 이미 1000년 전에 이 같은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시키고 있었던 셈이다. 외고산 옹기마을이 처음 형성된 건 50여년 전이다. 1950년대 후반 경북 영덕에서 옹기공장을 운영하던 고 허덕만 장인이 한국전쟁 이후 이 지역으로 옮겨 오면서 옹기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운도 따랐다. 이웃한 부산에 피란민이 몰려들면서 옹기 수요가 급증했다. 원료 확보가 쉽고 유통은 원활했으니 마을이 불길처럼 흥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후 외고산 옹기마을은 한국 옹기시장의 50%를 책임지는 최대 공급처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왜 하필 울주였을까. 허덕만 장인의 제자인 배영화 장인은 “따뜻한 기온과 옹기의 재료가 되는 흙, 땔감으로 쓸 나무가 풍족한 것”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옹기는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흙반죽으로 모양을 만들 때 기온이 영상 3도 아래로 내려가면 형태가 깨진다. 서울 경기 등 겨울이 길고 혹독한 곳에선 겨우내 작업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 울주는 다르다. 겨울에도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날이 많지 않다. 게다가 운송수단이 발달하면서 옹기 제작의 원료인 흙이나 땔감으로 쓸 나무에 대한 걱정도 사라졌다. 사실 오래전엔 ‘옹기마을’이란 것이 없었다. 땔나무와 흙이 소진되면 다른 곳을 찾아 이동해야 했다. 그게 옹기장이들의 숙명이었다. 이젠 달라졌다. ‘명성’을 좇아 흙과 땔감이 몰려드니 말이다. 요즘도 7명의 외고산 옹기장인들은 전통 방식으로 옹기를 만든다. 숙련된 이라도 오랜 시간 땀을 쏟아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그 과정을 옹기마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어른 키를 훌쩍 넘기는 옹기부터 작은 장식용 옹기까지, 그야말로 옹기의 모든 것과 마주할 수 있다. 그 덕에 마을 전체가 거대한 장독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을 뒤엔 옹기박물관이 들어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옹기 등 전국의 재래식 옹기와 세계 각국의 옹기를 만날 수 있다. 8일까지 마을 곳곳에서 ‘울산옹기축제’도 열린다. 옹기 제작 과정에 참여하거나 직접 옹기를 만드는 등 다양한 체험 위주로 진행된다. 울주까지 와서 간월재(900m)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간월재는 이른바 ‘영남알프스’의 하나다. 신불산(1159m)과 간월산(1068m)의 능선이 내려와 만난 자리다. 원래 억새 명소로 명자깨나 날리는 곳인데, 진달래 피는 봄 풍경도 제법 빼어나다. 특히 기온차가 큰 간절기엔 구름이 파도치듯 언양 읍내를 휘감아 도는 장관과 종종 마주할 수 있다. 간월재는 우리나라에도 빙하기가 있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마지막 빙하기였던 신생대 홍적세(12만 5000년 전) 동안 간월산과 신불산을 덮고 있던 빙하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거대한 돌들과 함께 산 아래로 이동했고, 그 과정에서 ‘V’자 형태의 급경사의 계곡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빙하와 함께 내려온 큰 바위들은 미아석(표이석), 이른바 ‘집 잃은 돌’을 남긴다. 신불산과 간월산에서 작천정에 이르는 동안 유난히 자갈더미와 미아석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간월재 아래로 내려오면 곧 석남사다. 비구니 도량으로 이름 높은 절집이다. 일주문에서 절집까지는 숲길이 펼쳐져 있다. 숲은 깊다. 굴참나무, 소나무 등 노거수들이 우거졌다. 거리는 700m 정도. 늙은 나무들 사이를 자박자박 걷다보면 산소 알갱이가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든다. 대웅전 앞의 3층 석탑이 웅장하다. 임진왜란 때 무너진 대석탑 자리에 1973년 스리랑카에서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셔 오면서 개축한 것이다. 강선당 뒤로 난 작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부도가 나온다. 예서 가람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지산을 짓쳐올라가는 신록과 절집 지붕의 진회색 기와들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진다. 이제 바다를 둘러볼 차례다. 방어진항 끝자락의 슬도(瑟島)를 찾아간다. 모래가 굳은 사암으로 형성된 작은 섬이다. 원래 무인도였으나 최근 도로가 놓이면서 뭍이 됐다. 슬도라는 이름의 유래가 재밌다. 섬 주변 바위마다 작은 구멍들이 나 있는데, 이 위로 파도가 칠 때면 촤르륵 촤르륵~ 거문고 뜯는 소리가 난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이를 슬도명파(瑟島鳴波)라 부른다. 슬도는 최근까지도 옛 풍경이 많이 남아 있던 곳이다. 거대 도시의 외곽 치고 뜻밖에 소박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투박한 돌을 쌓아 만든 예전 방파제며, 슬도 뒤편 성끝마을 언덕 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이 그랬다. 마을 앞바다는 현대미포조선소의 거대한 선박들로 막혀 있지만, 되레 그 탓에 더 안온한 느낌을 받곤 했다. 도로가 놓인 뒤로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조형물이 들어서고, 낡은 집들은 깔끔한 건물로 빠르게 대체되는 중이다. 깔끔하고 번듯해졌지만, 그게 나은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낚시를 즐기는 이라면 낚싯대 한 대 챙겨 가시길. 방파제 뒤에 놓인 데크 위에서 바람 한 점 맞지 않고 편안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울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52) → 가는 길: 울주와 울산으로 나눠 돌아보는 게 효율적이다. 울주 쪽 간월재는 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 나들목으로 나와 울산 방면 24번 국도로 갈아탄 뒤 금곡교차로에서 우회전, 아불삼거리에서 우회전, 이어 배내사거리에서 좌회전해 파래소 유스호스텔 앞까지 가면 된다. 석남사와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 등을 돌아보는 것으로 동선을 짠다. 석남사 264-8900. 외고산옹기마을은 부산울산고속도로 청량나들목으로 나와 14번 국도를 따라가면 된다. 간월재와 서생포왜성, 간절곶 등의 명소를 함께 돌아본다. 울산옹기박물관 229-7961. 슬도와 방어진, 대왕암공원, 장생포고래박물관 등은 울산 동쪽에 있다. → 맛집:간월재가 있는 언양은 불고기로 이름났다. 언양 읍내 외곽에 맛집들이 몰려 있다. 다만 유명한 만큼 지갑 털릴 각오는 해야 한다. 공중파 방송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는 한 식당의 경우 3인분 이상만 팔기도 한다. 울산 쪽도 비슷하다. 국내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지역이어선지 음식값이 녹록지 않다. 슬도의 한 식당의 경우 회와 각종 코스 요리를 포함해 1인 3만 5000원이다. 2인 이상만 판매하니 7만원이 기본인 셈이다. → 잘 곳: 석남사, 등억리 온천단지 등에 깔끔한 숙소가 많다. 가격도 ‘착한’ 편이다. 어린이가 포함된 가족 단위 여행객은 간월재 입구의 펜션을 찾는 게 좋겠다. 주중 5만~7만원 선이다.
  •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내가 우둔해서 그런가--- 운장산 가는 길엔 절도 많더군. 이런 절도 구경하고 저런 절도 구경하면서 온갖 불상들을 봤었네만.. 부처님 마음은 못 보았네.” 극작가 이강백(69)의 희곡 중 ‘느낌, 극락 같은’에 나오는 주인공 ‘서연’의 대사다. 작품은 불상의 ‘형태’를 중시하는 ‘동연’, 이와 반대로 상(相)에 집착하지 않고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픈 ‘서연’의 갈등이 주요한 맥락을 이루고 있다. 만약 ‘서연’이 실존 인물이었다면 성북동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를 둘러보고 어떤 느낌을 지닐까? 과연 부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절이라고 하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길상사의 주불전은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모시는 대웅전(大雄殿)이 아니라 중생들의 자비와 깨달음을 추구하는 아미타불의 ‘극락전(極樂殿)’이기도 하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323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 7000여 평에 이르는 넓은 대지, 연건평 3000평과 지상건물 40여동이 1996년 5월 20일에 조계종 송광사 분원으로 등기이전 되었다. 1997년 12월 14일에 개원법회를 열면서 지금의 길상사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이 개원법회에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이 참석하면서 더더욱 사찰의 이름값을 높이기도 하였다. 원래 3공화국을 대표하는 요정정치의 대명사였던 대원각(大宛閣)이라는 ‘술집’이, 중생을 맑고 밝은 곳으로 교화하는 청정도량인 길상사라는 절집으로 갈음한 것이다. 길상사는 과연 유명세만큼이나 숱한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절집이기도 하다. 남로당의 당수였던 박헌영(1900~1955), 이제는 월북시인이 아닌 재북시인이 된 백석(1912~1996),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길상사의 공덕주인 길상화(吉祥華) 김영한(1916∼1999), 그리고 길상사의 회주 법정스님(1932~2010), 박헌영의 유일한 남한 생육인 원경스님, 그리고 기생 김소산 등등 실로 한국 근현대사 이면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인물들의 삶이 빚어내는 이야기는 뒤로 한 채 여행지로서, 도심의 선원으로서의 길상사를 방문해보자. 막상 길상사에 들어서면, 눈치 빠른 여행객은 입구부터 이 절집이 심상치 않음을 알 수가 있다. 대개의 선종불교 사찰에는 입구에 문(門)만 따로 있는 일주문(一柱門), 혹은 산문(山門)이 있다. 일주문 밖을 속계, 일주문 안을 진계라고 구분 짓는데 오직 일심으로 부처에 귀의한다는 결심을 갖도록 하는 문이다. 그러나 길상사는 애당초에 ‘술집’이었으니 그윽한 맞배지붕으로 만든 본 모양새의 일주문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들어가는 입구가 경복궁 근정전에서나 볼 수 있는 팔작지붕이 하늘높이 솟구쳐 있다. 원래 팔작(八作)지붕이란 물론 절에서도 쓰이지만, 속가(俗家)에서는 권력을 지닌 고관대작들이 드나드는 문의 모양새로 많이 쓰인다. 이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는 권력의 상징이 길상사의 일주문으로 쓰이니 벌써부터 이 절집의 곡절이 심상치 않다. 여기에 내처 길상사에는 여느 절이나 있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모신 천왕문조차도 없다. 팔작지붕 일주문을 지나 불과 30여 미터 오르막을 오르면 관세음보살상이 있다. ‘관세음보살상’을 보자마자 대개의 사람들은 뜬금없이 천주교의 ‘마리아상’을 떠올릴 것이다. 맞는 짐작이다. 이 관세음보살상은 독실한 카톨릭 신앙을 지닌 원로 조각가 최종태 작가의 작품으로 2000년 4월에 조성된 관음상이다. 조각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섯 개의 봉우리가 올라 온 관을 쓰고 왼손에는 진리의 맑은 물을 상징하는 정병(淨甁)이 있고, 오른손에는 중생들의 모든 고뇌를 어루만지는 시무외(施無畏)를 드러내고 있다. 조각을 보는 순간 여느 관음불상의 기본 형태가 아님을 알 수가 있다. 마리아의 형상으로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했던 작가의 깊은 고뇌를 짐작할 수가 있다. 최종태 작가는 종교의 형태를 넘어 믿음의 본질인 구원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기에 굳이 겉모습에 얽매이지 않았던 것이다. ‘구원(久遠)의 모상’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구도적인 예술 철학이 오히려 우리에게 부처의 원형, 관음의 원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관음상을 뒤로 한 채 길상사의 주불전인 극락전으로 다가가본다. 분명 ‘대웅전’이 아니라 ‘극락전’인 것이다. 이 극락전이 길상사의 모양새를 정확히 규정해준다. 과거 요정으로서 대원각의 주연회장이었던 본채가 이제는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성스러운 법당이 되었다. 아미타부처님은 대승불교에서 서방정토 극락세계, 즉 저세상에 머물면서 불법을 설한다는 부처다. 길상사를 조성한 법정이 지닌 중생구제의 뜻을 그대로 드러내어주는 본채의 본존불로서는 제격인 셈이다. 수십 년 세월동안 주지육림의 흥성거림속에서 여인의 분내와 부패한 권력의 오취가 스며든 나무 기둥의 껍질을 일일이 벗기면서 법정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또한 서방정토의 아미타부처님은 현세에서 못이룬 ‘자야’와 ‘백석’의 사랑을 다시금 이어주었으리라. 또다시 극락전의 왼편 길을 걸어 올라가면 바로 선방과 길상선원, 그리고 법정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眞影閣)’이 소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법정은 입적하기 하루 전 날에야,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길상사에서 하룻밤을 보내었다. 그의 유언은 바로 “내 이름으로 번거롭게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도 하지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였다. 그는 사찰에 돈이 넘치면 불성은 깨어진다 하여 늘 풍요로움을 경계하였다. 이에 관한 한 가지 일화는 국수에 대한 것이었다. 국수는 흔히 승소면(僧笑麵:스님을 웃게 만드는 면)이라고 해서 불가에 입문한 스님들에게는 별식 중의 별식이었을 터. 법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먹는 방법이 극단의 절제였다. ‘맹물국수’, 말 그대로 삶은 소면을 시냇물만을 담은 그릇에 두서너 번 휘휘 가락지어 한 움큼 건져내어 먹는 것을 좋아했다. 법정의 성품이 이렇듯 간장 한 방울 들어갈 틈도 없이 담백하였다. 이러하니 평생을 뭇 남정네 마음을 번철 위 부침개 뒤집는 것보다 쉽게 바꿀 수 있었던 김영한씨도, 겨우 10년이 지나서야 저어하는 법정의 마음을 돌려 대원각을 시주로 바칠 수가 있었다. <사진6. 김영한 님의 사당과 공덕비. 그녀의 마음을 어찌 일반인이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 법정 스님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을 뒤로 하고 출입문으로 내려오면 바로 오른편에 계곡이 있고, 작은 시냇물이 흐른다. 이 시내를 건너면 길상사 창건 공덕주 김영한의 사당이 있다. 김영한의 일생에 관하여서는 이견들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녀가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1916년 종로구 관철동에서 태어나 1932년에 기생이 되기 위하여 조선 권번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1936년 가을, 함경남도 함흥에서 시인 백석을 만나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백석의 여러 ‘자야’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고 백석이 가장 사랑하는 ‘자야’는 바로 통영 출신의 ‘란(蘭)’이라는 여성임도 이미 짐작하였다. 1938년 백석이 ‘란’과의 실연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때 찾았던 사람이 바로 ‘김영한’이었다. 이때 김영한은 ‘ 그대의 아내가 누구이든지 간에 평생 사랑하리라 굳게 결심하였다’라고 술회하였다. 이 만남을 끝으로 두 번 다시 백석을 만나지 못하였고, 그녀는 화수분같은 대원각의 안주인으로 거부가 된다. 하지만, 후일 당시 값어치로 1000억원이 넘은 대원각을 법정에게 시주할 때 그녀의 말 한마디는 지금 살펴보아도 놀라울 따름이다. “백천억도 백석시인의 시 한 줄만 못하다’라고 했던 것이다. 이후 그녀가 영가(靈駕)의 세계에 들어서고 한 달 뒤 놀라운 일이 또 일어나게 된다. 1999년 12월 KAIST에 발신자가 김영한이라고 적힌 한 통의 편지가 전해진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130억 가량의 부동산 전부를 ‘국가과학기술 영재 양성’에 힘써달라는 부탁이었다. 이 정도 크기의 그릇을 지니었으니 대원각을 시주할 당시 주변의 뜨악스러운 눈길과 의혹 따위야 이미 그녀의 삶의 깊이에서는 눈길조차 줄 필요가 없을 정도의 하찮음이었으리라. 사당 앞 공덕비에는 간단한. 그녀의 약력이 있다. 하지만 작은 돌조각에는 조선 말 몰락했던 양반가 출신으로, 기생이 되어버린 한 여인의 품격을 결코 다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외에도 길상사를 찬찬히 둘러보면 설법전, 지장전, 범종각, 길상선원, 적묵당, 청향당, 길상보탑, 정랑(화장실), 청향당 등 작은 요사(寮舍)채들이 있어 도심선원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또한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있어 지친 마음을 추스르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 될 수가 있으며 템플스테이, 경전강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어 편안히 다가서기에도 좋은 공간임은 분명하다. <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사소한 여행 일문일답>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마음에 평화로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홈페이지 주소 : http://kilsangsa.info/ 2. 누구와 함께- 가능하면 혼자. 3. 교통편?-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에서 마을버스 성북02번을 타고 길상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됨. 아니면 천천히 걸어올라오면 큰 길입구에서 약 20분 정도 소요됨. 걷는 것을 추천. 표지판이 잘 되어 있음.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기본적으로 종교시설이다. 짧은 반바지나 치마 등은 삼가길 바람. 주차시설 있음.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더 유명해져서 관광지가 될까 두럽다. 6. 친절도?- 관광지가 아닌 절이다. 신도들끼리 조심하고 서로 친절해야 한다. 7. 전문성은?- 김영한, 백석, 법정스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가면 좋다. 8. 관람시간은? - 종교시설이다. 관람하는 곳이 아니다. 9. 감탄하는 점?- 이 엄청난 땅과 건물을 무상으로 시주하신 김영한의 인품과 봄이면 흐드러지는 꽃무릇들. 길상사 창건 이면에 있는 거대한 한국 근현대사의 비화와 이에 얽힌 숱한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삶. 10. 아쉬운 점?- 없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감히 무슨 말을 하리오.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이미 김영한과 백석, 그리고 법정의 스토리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절을 둘러보면 감동이 배가 될 수 있다. 천천히 둘러보길 바란다. 한 때 우리나라 최고의 요정자리이다 보니 정원의 구성이나 경치는 서울의 여느 공간과 비견할 수 없다. 13. 추천하고픈 사람?- 당신. 14. 비추하고픈 사람?- 비추하면 안 된다. 15. 먹거리 정보- 종교시설이다. 큰 길에 나오면 식당이 많다. 16. 쇼핑매력도- 쇼핑할 돈으로 시주를 하시길. 17. 숙박편의성- 도심 종교시설이다.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이왕 길상사에 온 길이라면 넉넉히 시간을 두고 오면 좋다. 이 주변에 선잠단지, 성락원, 한국가구박물관, 정법사, 우리옛돌박물관, 삼청각, 북정마을, 심우장 등이 있는 데, 이중 한국가구박물관은 생각보다 규모가 있고 볼거리가 풍부하다. 그리고 길상사 여행 꿀팁을 한 가지 드리자면, 길상사 올라가는 길에 ‘누브티스 넥타이 박물관’이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들어가기가 주저하는 곳이지만 실상은 마음껏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먹어도 되는 곳이다. 물론 유료이지만 이 근처에 이만한 커피숍은 찾기가 힘들다. 간단한 식사도 판매한다. 19. 꼭 해봐야 할 것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길상사에 가 보는 것을 권유함. 20. 총평-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약간의 공부가 필요한 장소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명인·명물을 찾아서] 700년 백제 역사·문화·생활이 오롯이

    [명인·명물을 찾아서] 700년 백제 역사·문화·생활이 오롯이

    백제는 한성(서울), 웅진(공주), 사비(부여)로 수도를 계속 옮겼다. 그 유적은 하남, 익산 등까지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백제문화단지는 이처럼 흩어진 700년 백제의 역사와 문화, 생활 등을 한눈에 보여주는 명소이다. 이 문화단지의 핵심은 옛 백제역사재현단지, 즉 ‘사비성’이다. 삼국시대 왕궁 중 처음으로 재현된 백제 왕궁이 있는 곳이다. 1일 충남 부여군에 따르면 규암면 합정리 백마강 인근에 조성된 이곳은 부지가 34만 3000㎡에 이른다. 사비성 정문은 정양문(正陽門)이다. 2층 기와집 모습인 문의 이름은 백제가 일왕에 하사했다는 칠지도의 글씨에서 땄다. ‘해가 가장 높이 떠 모든 기운이 왕성한 때’를 일컫는다. 백제 전성기와 같은 지역 발전을 소망하는 뜻이 담겼다. 정양문을 지나면 넓은 광장이 펼쳐진다. 100m쯤 걸어가면 광장 끝에 웅장한 백제 왕궁이 서 있다. ‘사비궁’이다. 궁 안에 왕의 즉위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았던 천정전이 있다. ‘정치는 하늘의 뜻에 따라 한다’는 뜻이니 정치는 천심, 곧 민심을 따라야 한다는 진리를 일깨운다. 천정전 옆으로 동궁전과 서궁전이 자리잡고 있다. 동궁은 ‘문사전’으로 왕이 문신 관련 업무를, 서궁은 ‘무덕전’으로 무신 관련 일을 봤다고 한다. 문사전에서는 성왕이 웅진에서 사비 천도를 선포하는 장면을 홀로그램으로 만날 수 있다. 왕궁 가까이 능사가 있다. 백제 위덕왕이 성왕의 명복을 빌려고 창건한 사찰이다.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 절터에서 발굴된 유적을 토대로 복원했다. 그 안에 5층 목탑이 우뚝 솟아 있다. 높이가 38m로 아파트 13층 정도다. 복원된 백제 최초 목탑으로 맨 꼭대기는 황금빛이 찬란한 첨탑으로 치장했다. 이 높이만 8m이다. 이강복 문화단지 학예연구사는 “동으로 몸통을 만들고 겉에 금을 입혔다”면서 “금만 18㎏이 들어갔고, 중요무형문화재 113호인 정수화 칠장 가능보유자가 입혔다”고 말했다. 그는 “능사와 목탑은 사실적으로 재현했다”며 “이들이 경주에서 황룡사 9층 목탑 복원을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능사 안에 대웅전, 자효당, 부용각, 숙세각 등 부속 전각도 복원돼 있다. 대웅전에서는 참배하는 불교신자의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향로각은 백제예술의 꽃인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를 만드는 장면을 밀랍인형 등으로 꾸몄다. 사비성에는 생활문화마을이 있다. 백제시대 계층별 주택 79동이 지어져 있다. 군관 가옥은 계백장군댁을 재현했다. 귀족 가옥은 백제 말 대좌평을 지낸 사택지적의 집을 연출했다. 신라 선덕여왕의 초청으로 황룡사 9층 목탑 건립에 참여한 백제 건축가 아비지의 집도 있다. 일본에 의학기술과 음악을 각각 전파한 의박사 왕유릉타와 악사 미마지의 집이 있다. 금속기술자, 도자기 및 기와제작자, 직조기술자 등 백제 때 이름을 날린 다양한 서민들의 집도 있다. 이곳에는 초가에 그릇 등 살림살이가 부엌에 전시돼 백제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다. 백제를 건국한 온조왕 시절의 위례성도 만들어져 있다. 서울 풍납·몽촌토성의 옛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곳이다. 성의 길이는 470m로 초가에 흙담으로 지어진 왕궁이 소박하다. 귀족과 노비의 집이 있고 원두막처럼 생긴 고상 가옥도 있다. 성 밖에 해자(垓字·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땅을 파 하천처럼 만든 연못)가 쭉 파여 있다. 사비성만 돌아보는 데 2시간 30분에서 3시간쯤 걸린다. 세종시에서 남편과 함께 두 명의 초·중생 자녀를 데리고 찾은 김숙(45)씨는 “요즘 역사에 관심이 많아 아이들을 데리고 왔는데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면서 “활짝 핀 봄꽃과 하늘 높이 치솟은 소나무 등 경관도 아름다워 다시 한번 오고 싶다”고 했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다. 최근 막을 내린 ‘육룡이 나르샤’와 ‘계백’, ‘대풍수’ 등 드라마 촬영이 줄을 이었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 촬영됐고, ‘1박2일’ ‘런닝맨’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도 빼놓지 않고 찾았다. 사비성 앞 ‘백제역사문화관’은 성 입장 전에 들러야 할 건물이다. 국내 유일의 백제사 전문 박물관이다. 국립부여박물관과 달리 영상 등을 통해 백제의 역사와 문화, 생활을 상세히 보여준다. 역사교육 장소로 제격이다. 이강복 학예연구사는 “요즘 관광객들이 버스가 꽉꽉 차서 몰려온다”면서 “사비성과 문화관은 백제의 혜택을 받은 일본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이 지난해 69만명에 이르렀다. 개관 이듬해인 2011년 50만명에서 크게 늘어나 갈수록 인기 있는 백제역사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비성은 17년간의 공사 끝에 완성됐다. 1994년 착수돼 국비 등 3844억원을 들여 공사가 진행됐고, 2010년 9월 세계대백제전 개막에 맞춰 문을 열었다. 이 학예연구사는 “규모가 매우 큰 이유도 있지만 고증을 철저히 하다 보니 공사 기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문화단지에는 백제만 있지 않다. 사비성 주변 160만㎡의 광활한 터에 즐길거리와 살거리 등 현대적 시설이 갖춰져 있다. 충남도가 민자로 롯데를 유치한 것이다. 2008년 유치협약 체결 후 롯데는 2010년 7월 사비성 인근에 실내 아쿠아와 사우나 등을 갖춘 322실 규모의 10층짜리 콘도를 개관했다. 이듬해 18홀짜리 골프장이 문을 열었고, 2013년에 부여롯데아울렛이 오픈했다. 명품 매장이 즐비한 아웃렛에만 연간 400만명이 찾아온다. 롯데는 스파빌리지와 어뮤즈먼트 시설을 추가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어뮤즈먼트는 충청도와 영호남 북부 등 관광객을 끌어들일 놀이시설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어그리파크에다 왕의 정원과 도예공방 등도 생겨 다채롭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국내 최고의 역사·문화 테마리조트로 전혀 손색이 없다. 이종연 백제문화단지관리사업소장은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살거리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아 경주 보문단지 못지않은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편히 구경할 수 있도록 조만간 코끼리 열차를 운행하고, 부여군과 논의해 숙박시설 등을 더 갖춰 머물며 백제의 멋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관광지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부여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길섶에서] 어느 날 점심/서동철 논설위원

    점심 약속이 없을 때는 굳이 같이 밥 먹을 사람을 찾지 않는다. 오히려 신경 쓰지 않고 호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 오늘은 점심 메뉴로 세운상가 근처의 칼국수집을 떠올렸다. 주변의 작은 전자부품 가게 주인인 듯 혼자 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몇 년 전 처음 갔을 때는 3500원이었는데, 그사이 4500원으로 오르기는 했다. 그래도 밥을 사겠다고 누굴 데려가기는 좀 민망하다. 다음에는 나름대로 ‘문화생활’을 하는 거다. 조계사 경내에 있는 불교중앙박물관으로 간다. 뜰에서는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 김밥을 먹고 있다. 귀여운 것들…. 대웅전의 부처님도 흐뭇하시겠구나 싶다. 박물관에서는 옛 비석의 탑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입구의 보령 성주사터 낭혜화상탑비부터 인상적이다. 최치원이 썼다는 비문의 한 대목은 이렇다. ‘대사는 장년부터 노년까지 스스로 낮추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다. … 집을 짓거나 고칠 때도 뭇 사람보다 앞장서서 노역했다. … 식수를 길어 나르거나 섶나무를 지는 일도 더러 몸소 하였다.’ 소박하게 묘사할수록 훌륭한 분이라는 믿음을 깊게 하는 매력 있는 글이다. 회사로 돌아오는데 괜히 웃음이 났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한미약품 8조원 대박… 새 먹을거리 ‘바이오베터’ 가능성 확인

    한미약품 8조원 대박… 새 먹을거리 ‘바이오베터’ 가능성 확인

    지난 21일 정부는 2025년까지 국내 바이오 업계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100개 이상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바이오 시장은 이제 막연한 가능성의 시장에서 눈앞에 다가온 과제가 됐다. 신약 개발 분야는 국내 제약업체들이 최근 본격적으로 투자에 뛰어들면서 바이오 시장 가운데서도 발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다. 이 중 지난해 한미약품이 기술 수출 8조원의 ‘잭팟’을 터뜨린 ‘바이오베터’ 분야와 셀트리온이 2세대 제품으로는 세계 최초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에 성공한 ‘바이오시밀러’ 분야가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로 꼽힌다. 기존 화학 의약품과 달리 단백질 등 생물공학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이 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효능을 더 개선한 것이 바이오베터다. 글로벌 제약업체들에 비해 역사가 짧고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복제약(바이오베터·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기반을 닦은 뒤 향후 오리지널 신약 개발로 시장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으로 대표되는 국내 바이오베터 시장의 현황에 이어 셀트리온으로 대표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현주소를 두 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바이오베터는 기존 바이오 신약의 효능과 효과, 용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개념이다. 바이오 신약과 바이오시밀러를 더 좋게 개량해 ‘슈퍼바이오시밀러’라고도 불린다. 임상 3상에만 1000억원가량의 거액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지만 오리지널 제품의 70%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되는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오리지널 제품보다 2~3배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바이오시밀러 다음 시장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난해 8조원대 기술 수출 계약에 성공하며 국내 바이오 신약의 가능성을 보여 준 한미약품의 핵심인 ‘랩스커버리’ 기반 기술도 바이오베터의 일종인 ‘지속형 제제 기술’에 속한다. 랩스커버리는 약효의 지속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게 핵심이다.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가 한 달에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 되는 식이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셈이다. 이 밖에도 한미약품은 올해 온전히 권리를 보유한 지속형성장호르몬 ‘HM10560A’와 표적항암제 ‘HM95573’의 기술 수출 계약도 타진 중이다. 지난 19일 녹십자는 지능저하, 난청, 다발성 골형성부전증, 간과 비장이 커지는 증세가 나타나는 유전성 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바이오베터인 ‘헌터라제’의 미국 내 임상 2상 진입에 성공했다. 녹십자는 이번 미국 임상을 통해 경쟁사인 샤이어 제품인 ‘엘라프라제’보다 투여 용량을 2~3배 늘렸을 때 일어나는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헌터라제는 2012년 엘라프라제보다 임상에서 6분간 걷는 거리가 늘어나는 등 개선점이 확인돼 바이오베터로 인정, 국내 처음 출시됐다. 출시 2년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넘어선 헌터라제는 지난해 남미와 북아프리카 등지에 수출돼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대웅제약이 인수한 한올바이오파마는 7개의 바이오베터 파이프라인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바이오베터인 ‘HL036’가 가장 유명한데 현재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앨러간의 바이오 신약 ‘레스타시스’에 눈물 활성 성분을 더해 치료 효과를 개선한 제품으로 올해 하반기 내에 임상을 마칠 계획이라는 게 대웅제약 측의 설명이다.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한 셀트리온 역시 바이오베터에 매진 중이다. 셀트리온은 유방암 치료제인 알테오젠의 ‘허셉틴’ 바이오베터인 ‘CT-P26’의 임상 전 단계를 마친 상태다. CT-P26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중 바이오베터의 가능성을 확인한 경우다. 허셉틴 바이오베터는 항암 효과가 뛰어난 항암 약물을 타깃 치료제인 항체의약품과 결합해 항암 약물이 암세포에만 작용하도록 돕는 바이오베터 기술 중 하나다. 국내 제약업체들이 이처럼 최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일부 성과도 올리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업체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암젠은 14년 전인 2002년 이미 FDA로 부터 호중구감소증(혈액암) 바이오의약품인 ‘뉴포젠’의 바이오베터 ‘뉴라스타’의 허가를 받았고 2006년에는 빈혈치료제 ‘에포젠’의 바이오베터 ‘아라네스프’도 FDA의 허가를 받았다. 연 매출 60조원(노바티스·2014년 기준 세계 1위)에 달하는 글로벌 제약업체에 비해 국내에서는 지난해 겨우 연매출 1조원을 넘기는 제약업체들(한미약품 1조 3175억원, 유한양행 1조 1287억원, 녹십자 1조 478억원)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4년엔 유일하게 유한양행이 매출 1조원을 넘었다. 더구나 바이오의약품은 성과를 내기까지 5~10년이 걸리는 마라톤에 비유될 정도로 ‘장기전’이다. 중간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3년 대만의 대표적인 바이오 제약사인 메디젠이 항암 치료제 개발에 실패하자 업계 전반으로 여파가 퍼지며 대만의 바이오산업이 고꾸라진 적이 있다”면서 “신중하고 세밀한 투자를 바탕으로 옥석 가리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아웃도어 특집] 아이더, 워킹화·등산화 경계 허물다… ‘맥시멀 1.0’

    [아웃도어 특집] 아이더, 워킹화·등산화 경계 허물다… ‘맥시멀 1.0’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는 일상생활은 물론 산에 갈 때도 쾌적하게 신을 수 있는 워킹화 ‘맥시멀 1.0’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신발 밑창을 개방 구조로 설계한 ‘고어텍스 서라운드’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전 방향에서 발의 열과 습기를 신속하게 외부로 배출해 주는 특징이 있다. 이 제품은 특히 발의 비틀림을 방지해 주고 반발 탄성력을 극대화한 서스파인 보드를 신발 밑창에 삽입했다. 이 때문에 오래 걸어도 발의 피로를 적게 느낄 수 있다. 또 접지력이 뛰어난 에프엑스그립 시스템을 적용해 발의 안정성을 높였고 무게가 가벼워 활동하기에 편안하다. 다이얼로 간편하게 신발끈을 조절할 수 있는 보아 시스템으로 신고 벗기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권대웅 아이더 용품신발기획팀장은 “새롭게 출시한 맥시멀 1.0 워킹화는 발의 움직임에 최적화된 기능을 접목한 고기능성 제품으로 발의 피로감을 최소화시켜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게 신을 수 있는 신개념 워킹화”라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평상시 워킹화로 신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남녀공용은 다크차콜, 블랙, 라임의 3가지 색상이다. 남성용은 네이비, 블루, 라이트그레이의 3가지 색상, 여성용은 펄 1가지 색상이다. 가격은 24만 9000원.
  • 페니실린 주사제서 식중독균

    삼성제약이 생산한 페니실린(항생제) 주사제에서 식중독균이 발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삼성제약이 해당 페니실린 주사제를 자가 품질검사하는 과정에서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검출돼 문제의 주사제를 전량 회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식약처가 회수한 주사제는 삼성제약이 제조·판매한 ‘박시린주 1.5g’, ‘박시린주 750㎎’과 대웅제약이 위탁해 삼성제약이 제조한 ‘설바실린주 750㎎’, ‘설바실린주 1.5g’ 등 4개 제품으로, 모두 삼성제약이 경기 화성공장의 공조시설을 변경한 1월 11일 이후 생산됐다. 식약처는 삼성제약 화성공장을 대상으로 의약품 제조와 품질관리 등 전반을 조사하고 있으며, 우선 해당 공장에서 제조된 페니실린계 주사제 생산과 출하를 중지했다. 또 식중독균이 나온 원인을 찾고자 현재 유통 중인 모든 제품을 수거해 검사하고 있다. 판매 중단 조치를 해제할지는 안전성 검사를 끝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식약처는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항생제에 든 식중독균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사멸하기 때문에 안전은 우려되나 큰 위험은 없어 보인다”며 “해당 주사제를 맞아 부작용을 일으킨 사례도 현재까진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135도에서 4시간 정도 가열해도 생존하는 내열성 포자를 내뿜는 균이다. 이 균에 감염되면 메스꺼움·구토·복통·설사를 한다. 토양세균의 일종으로 사람의 생활환경은 물론 토양·농장·산야·하천·먼지·오수 등 자연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식약처는 문제가 된 페니실린 주사제를 맞고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이상 징후가 있다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1644-6223)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새우란에 반하다 난향에 취하다

    새우란에 반하다 난향에 취하다

    봄이 절정입니다. 매화, 산수유에 이어 벚꽃이 흐드러집니다. 한데 봄에 피는 꽃이 어디 이들뿐이겠어요. 이 땅의 야생란들도 봄에 화려하게 꽃을 틔웁니다. 그중 하나가 새우란(蘭)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대부분의 새우란들이 봄에 꽃술을 엽니다. 그 꽃 보러 충남 청양으로 갑니다. 나라 안에서 가장 크다는 한 식물원이 새우란 전시회를 열고 있는데, 나라 안팎의 120여 종에 이르는 새우란과 만날 수 있답니다. 여기에 대웅전이 두 개인 장곡사며, 봄이 화사하게 내려앉은 장승공원, 황금 거북마을 등을 돌아보자면 하루해가 짧지요. 청양은 ‘충남의 허파’라 불린다. 그만큼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청양엔 봄이 더디게 온다. 주변 지역보다 봄 평균 기온이 3~4도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지역에서 ‘벚꽃 엔딩’ 운운할 때 비로소 벚꽃이 절정에 이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청양의 봄은 바야흐로 이제 시작이다. ●섬새우란·금새우란·여름새우란·신안새우란·한라새우란 등 6종 고운식물원으로 먼저 간다. 새우란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다. 장길훈의 저서 ‘새우란’에 따르면 ‘새우란은 지구상 식물 가운데 가장 진화했다는 난과식물의 한 종’이다. 땅속에서 옆으로 기듯이 자라는 덩이뿌리가 새우등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 ‘천상화’라 일컬어질 만큼 화형과 화색이 다양하고 아름답다. 세계적으로 200여 종이 확인됐는데, 국내에는 제주와 남해안, 안면도, 울릉도 등지에 야생으로 자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새우란은 모두 6종이다. 섬새우란(꼬마새우란), 금새우란, 여름새우란, 신안새우란, 한라새우란 등 원종(교잡되지 않은 단일 품종) 5종과 교잡종(다른 품종끼리 교배해 새롭게 만든 품종)인 다도새우란 1종 등이다. 여기에 ‘고운 52’ 등 미기록종을 포함하면 8~9종에 이른다. 그 가운데 대부분이 봄꽃이고, 여름에 꽃을 피우는 건 여름새우란이 유일하다. 한때 새우란은 들녘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는 꽃이었다. 한데 요즘은 수목원에나 가야 볼 수 있을 만큼 귀해졌다. 일부 품종은 멸종위기까지 몰렸다. 이유야 뻔하다. ‘무분별한 남획’ 탓이다. 식물원 측에서 새우란 전시회를 연 것도 남획에 대해 경종을 울리겠다는 뜻에서다. 전시회는 오는 5월 20일까지 열린다. 희귀종인 신안새우란, 다도새우란 등 모두 120여 종의 새우란이 선을 보인다. 이 가운데 신안새우란은 2009년 전남 신안의 흑산도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남획으로 자취를 감췄던 종으로 최근 신안의 다른 섬에서 다시 발견됐다. 식물원 측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멸종위기에 있는 신안새우란과 다도새우란 등을 대량 증식해 복원할 계획이다. 가격이 수천만원에 이른다는 일본 원종 ‘남향의 신사’ 등 외국산 새우란도 마주할 수 있다. 고운식물원은 2003년 문을 열었다. 37㏊에 이르는 숲 전체가 다양한 테마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식재된 식물은 8800여종에 이른다. 잘 정돈된 정원이라기보다 풀과 나무들이 자연스레 얽혀 있는 숲에 가깝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서식지외보전기관’이기도 하다. 식물원 측이 맡고 있는 식물은 멸종위기 1급인 광릉요강꽃과 섬개야광나무, 독미나리, 진노랑상사화, 층층둥굴레 등이다. 이 가운데 광릉요강꽃과 섬개야광나무 등이 수수하면서도 단아한 꽃술을 열어 방문객을 맞고 있다. ●‘멸종위기 1급’ 털복주머니란을 비롯 복주머니란 등 희귀종 가득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종도 많다. 그 가운데 털복주머니란(멸종위기 1급)과 복주머니란, 노랑붓꽃, 산부채, 미선나무, 깽깽이풀, 흰진달래, 금테개나리 등이 꽃술을 열었다. 이어 풍란(멸종위기 1급)과 독미나리, 진노랑상사화, 층층둥글레 등이 5~6월에 줄지어 꽃을 틔운다. 청양 관광은 곧 칠갑산 관광이라 할 만큼 대부분의 관광명소가 칠갑산 주변에 몰려 있다. 특히 칠갑산을 에둘러 돌아가는 옛길 드라이브 코스는 봄철 청양 여행의 백미로 꼽을 만하다. 대치터널 초입의 한치마을이 옛길 입구다. 울창하게 뻗은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팝콘처럼 부풀어 오른 벚꽃은 절정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옛길 중간의 칠갑산 휴게소까지는 승용차로 갈 수 있다. 면암 최익현 선생 동상, 칠갑산 노래비, 콩밭 매는 아낙네 상 등 볼거리도 많다. 칠갑산 휴게소 인근의 칠갑산천문대 스타파크는 망원경을 통해 우주의 신비와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낮에는 굴절망원경을 통해 태양흑점을 관찰하고, 밤에는 별자리를 관측한다. 다양한 보조 망원경까지 갖춰 많은 탐방객이 찾는다. 원형 스크린을 통해 영상을 관람하는 천체투영실, 3D 입체 영상을 관람하는 시청각실도 있다. 다만 주말과 휴일엔 방문객이 몰려 관람이 원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칠갑산 자락에 기댄 장곡사(長谷寺)는 1000년의 역사를 지탱하고 있는 절집이다. 장곡사 앞자락으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아흔아홉 굽이를 휘휘 돌아내린다 해서 아흔아홉계곡이라 불린다. 이렇게 ‘긴 골짜기’(長谷)는 곧 지명이 되고 절집 이름이 됐다. 장곡사는 대웅전이 두 개다. 정확한 기록이 없어 언제, 어떤 이유로 두 개의 대웅전이 들어서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비탈길 위는 ‘상대웅전’, 아래는 ‘하대웅전’이라 불린다. 경내에 문화재도 많다. 상, 하대웅전은 건물 자체가 문화재다. 각각 보물 162호, 181호다. 내부의 철조약사여래좌상부석조연화대좌는 국보 58호, 철조비로자나좌상 부석조대좌는 보물 174호로 각각 지정돼 있다. 장곡사 초입에 볼거리가 많다. 청양 읍내에서 장곡사로 향하는 벚꽃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가운데 하나다. 10리(4㎞)는 족히 넘는 길에 벚꽃들이 흐드러졌다. 꽃길 아래 서면 꽃우산을 받쳐든 듯하다. 장곡리 일대는 황금 거북마을로 변신 중이다. 백제시대 한 선비가 거북이 알을 나눠 받는 꿈을 꾼 후 대대손손 장수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마을이다. 2002년과 2013년에 마을 앞 개천에서 황금빛 자라가 발견되면서 황금 거북마을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장곡사 아래엔 칠갑산 장승공원이 조성돼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칠갑산대장군’과 ‘칠갑산여장군’ 등 350여 개의 장승들이 재현돼 있다. 16~17일엔 청양칠갑산장승문화축제도 열린다. 글 사진 청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청양은 어느 고속도로를 이용하든 곧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국도와 지방도를 번갈아 이용해 한참을 들어가야 닿을 수 있다. 서천공주고속도로 청양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가장 간명하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홍성 나들목으로 나온다. 이어 29번 국도 청양 방향, 36번 국도를 번갈아 타면 된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정안 나들목이 낫다. 이어 23번 국도 공주 방향, 36번 국도 청양 방향으로 진입하면 된다. 고운식물원(943-6245)은 오전 8시~오후 6시 문을 연다. 간단한 도시락과 음료수 반입은 허용된다. 식물원 안의 ‘고운정’에선 들깨수제비 등을 판다. 숲 해설 프로그램을 상시 진행하지는 않지만, 4인 이상이 요청하면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탐방로를 함께 걷고 숲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어른 8000원, 청소년 5000원. →맛집:바닷골 순두부(943-6617)는 두부와 청국장으로 이름났다. 까치네 흥부가든(943-8640)은 민물매운탕, 참게탕을 잘한다. →잘 곳:고운식물원 안에 방갈로가 있다. 다만 TV, 가스레인지 등 ‘문명의 이기’는 없고 침구류 정도만 갖췄다. 딴생각 말고 맑은 공기 속에서 푹 쉬다 가라는 뜻이다. 삼겹살이라도 구워 먹으려면 식기 등 일체를 준비해 가야 한다. 4만 4000원부터. 호텔칠갑산샬레(942-2000)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인증한 ‘굿스테이’ 업소다. 칠갑산 옛길에 있다.
  • 새우란에 반하다 난향에 취하다

    새우란에 반하다 난향에 취하다

    봄이 절정입니다. 매화, 산수유에 이어 벚꽃이 흐드러집니다. 한데 봄에 피는 꽃이 어디 이들뿐이겠어요. 이 땅의 야생란들도 봄에 화려하게 꽃을 틔웁니다. 그중 하나가 새우란(蘭)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대부분의 새우란들이 봄에 꽃술을 엽니다. 그 꽃 보러 충남 청양으로 갑니다. 나라 안에서 가장 크다는 한 식물원이 새우란 전시회를 열고 있는데, 나라 안팎의 120여 종에 이르는 새우란과 만날 수 있답니다. 여기에 대웅전이 두 개인 장곡사며, 봄이 화사하게 내려앉은 장승공원, 황금 거북마을 등을 돌아보자면 하루해가 짧지요. 청양은 ‘충남의 허파’라 불린다. 그만큼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청양엔 봄이 더디게 온다. 주변 지역보다 봄 평균 기온이 3~4도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지역에서 ‘벚꽃 엔딩’ 운운할 때 비로소 벚꽃이 절정에 이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청양의 봄은 바야흐로 이제 시작이다. ●섬새우란·금새우란·여름새우란·신안새우란·한라새우란 등 6종 고운식물원으로 먼저 간다. 새우란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다. 장길훈의 저서 ‘새우란’에 따르면 ‘새우란은 지구상 식물 가운데 가장 진화했다는 난과식물의 한 종’이다. 땅속에서 옆으로 기듯이 자라는 덩이뿌리가 새우등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 ‘천상화’라 일컬어질 만큼 화형과 화색이 다양하고 아름답다. 세계적으로 200여 종이 확인됐는데, 국내에는 제주와 남해안, 안면도, 울릉도 등지에 야생으로 자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새우란은 모두 6종이다. 섬새우란(꼬마새우란), 금새우란, 여름새우란, 신안새우란, 한라새우란 등 원종(교잡되지 않은 단일 품종) 5종과 교잡종(다른 품종끼리 교배해 새롭게 만든 품종)인 다도새우란 1종 등이다. 여기에 ‘고운 52’ 등 미기록종을 포함하면 8~9종에 이른다. 그 가운데 대부분이 봄꽃이고, 여름에 꽃을 피우는 건 여름새우란이 유일하다. 한때 새우란은 들녘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는 꽃이었다. 한데 요즘은 수목원에나 가야 볼 수 있을 만큼 귀해졌다. 일부 품종은 멸종위기까지 몰렸다. 이유야 뻔하다. ‘무분별한 남획’ 탓이다. 식물원 측에서 새우란 전시회를 연 것도 남획에 대해 경종을 울리겠다는 뜻에서다. 전시회는 오는 5월 20일까지 열린다. 희귀종인 신안새우란, 다도새우란 등 모두 120여 종의 새우란이 선을 보인다. 이 가운데 신안새우란은 2009년 전남 신안의 흑산도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남획으로 자취를 감췄던 종으로 최근 신안의 다른 섬에서 다시 발견됐다. 식물원 측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멸종위기에 있는 신안새우란과 다도새우란 등을 대량 증식해 복원할 계획이다. 가격이 수천만원에 이른다는 일본 원종 ‘남향의 신사’ 등 외국산 새우란도 마주할 수 있다. 고운식물원은 2003년 문을 열었다. 37㏊에 이르는 숲 전체가 다양한 테마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식재된 식물은 8800여종에 이른다. 잘 정돈된 정원이라기보다 풀과 나무들이 자연스레 얽혀 있는 숲에 가깝다.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서식지외보전기관’이기도 하다. 식물원 측이 맡고 있는 식물은 멸종위기 1급인 광릉요강꽃과 섬개야광나무, 독미나리, 진노랑상사화, 층층둥굴레 등이다. 이 가운데 광릉요강꽃과 섬개야광나무 등이 수수하면서도 단아한 꽃술을 열어 방문객을 맞고 있다. ●‘멸종위기 1급’ 털복주머니란을 비롯 복주머니란 등 희귀종 가득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종도 많다. 그 가운데 털복주머니란(멸종위기 1급)과 복주머니란, 노랑붓꽃, 산부채, 미선나무, 깽깽이풀, 흰진달래, 금테개나리 등이 꽃술을 열었다. 이어 풍란(멸종위기 1급)과 독미나리, 진노랑상사화, 층층둥글레 등이 5~6월에 줄지어 꽃을 틔운다. 청양 관광은 곧 칠갑산 관광이라 할 만큼 대부분의 관광명소가 칠갑산 주변에 몰려 있다. 특히 칠갑산을 에둘러 돌아가는 옛길 드라이브 코스는 봄철 청양 여행의 백미로 꼽을 만하다. 대치터널 초입의 한치마을이 옛길 입구다. 울창하게 뻗은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팝콘처럼 부풀어 오른 벚꽃은 절정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옛길 중간의 칠갑산 휴게소까지는 승용차로 갈 수 있다. 면암 최익현 선생 동상, 칠갑산 노래비, 콩밭 매는 아낙네 상 등 볼거리도 많다. 칠갑산 휴게소 인근의 칠갑산천문대 스타파크는 망원경을 통해 우주의 신비와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낮에는 굴절망원경을 통해 태양흑점을 관찰하고, 밤에는 별자리를 관측한다. 다양한 보조 망원경까지 갖춰 많은 탐방객이 찾는다. 원형 스크린을 통해 영상을 관람하는 천체투영실, 3D 입체 영상을 관람하는 시청각실도 있다. 다만 주말과 휴일엔 방문객이 몰려 관람이 원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칠갑산 자락에 기댄 장곡사(長谷寺)는 1000년의 역사를 지탱하고 있는 절집이다. 장곡사 앞자락으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아흔아홉 굽이를 휘휘 돌아내린다 해서 아흔아홉계곡이라 불린다. 이렇게 ‘긴 골짜기’(長谷)는 곧 지명이 되고 절집 이름이 됐다. 장곡사는 대웅전이 두 개다. 정확한 기록이 없어 언제, 어떤 이유로 두 개의 대웅전이 들어서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비탈길 위는 ‘상대웅전’, 아래는 ‘하대웅전’이라 불린다. 경내에 문화재도 많다. 상, 하대웅전은 건물 자체가 문화재다. 각각 보물 162호, 181호다. 내부의 철조약사여래좌상부석조연화대좌는 국보 58호, 철조비로자나좌상 부석조대좌는 보물 174호로 각각 지정돼 있다. 장곡사 초입에 볼거리가 많다. 청양 읍내에서 장곡사로 향하는 벚꽃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가운데 하나다. 10리(4㎞)는 족히 넘는 길에 벚꽃들이 흐드러졌다. 꽃길 아래 서면 꽃우산을 받쳐든 듯하다. 장곡리 일대는 황금 거북마을로 변신 중이다. 백제시대 한 선비가 거북이 알을 나눠 받는 꿈을 꾼 후 대대손손 장수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마을이다. 2002년과 2013년에 마을 앞 개천에서 황금빛 자라가 발견되면서 황금 거북마을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장곡사 아래엔 칠갑산 장승공원이 조성돼 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칠갑산대장군’과 ‘칠갑산여장군’ 등 350여 개의 장승들이 재현돼 있다. 16~17일엔 청양칠갑산장승문화축제도 열린다. 글 사진 청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청양은 어느 고속도로를 이용하든 곧바로 연결되지 않는다. 국도와 지방도를 번갈아 이용해 한참을 들어가야 닿을 수 있다. 서천공주고속도로 청양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가장 간명하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홍성 나들목으로 나온다. 이어 29번 국도 청양 방향, 36번 국도를 번갈아 타면 된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정안 나들목이 낫다. 이어 23번 국도 공주 방향, 36번 국도 청양 방향으로 진입하면 된다. 고운식물원(943-6245)은 오전 8시~오후 6시 문을 연다. 간단한 도시락과 음료수 반입은 허용된다. 식물원 안의 ‘고운정’에선 들깨수제비 등을 판다. 숲 해설 프로그램을 상시 진행하지는 않지만, 4인 이상이 요청하면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탐방로를 함께 걷고 숲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어른 8000원, 청소년 5000원. →맛집:바닷골 순두부(943-6617)는 두부와 청국장으로 이름났다. 까치네 흥부가든(943-8640)은 민물매운탕, 참게탕을 잘한다. →잘 곳:고운식물원 안에 방갈로가 있다. 다만 TV, 가스레인지 등 ‘문명의 이기’는 없고 침구류 정도만 갖췄다. 딴생각 말고 맑은 공기 속에서 푹 쉬다 가라는 뜻이다. 삼겹살이라도 구워 먹으려면 식기 등 일체를 준비해 가야 한다. 4만 4000원부터. 호텔칠갑산샬레(942-2000)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인증한 ‘굿스테이’ 업소다. 칠갑산 옛길에 있다.
  • 식욕 줄이고 지방 흡수 억제하는 비만치료제…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

    식욕 줄이고 지방 흡수 억제하는 비만치료제…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

    매일 체중계에 올라가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여자. 하루가 다르게 부풀어오는 아랫배를 보며 한숨을 쉬는 남자.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기간 살을 뺄 수 있는 식욕억제제가 다이어트 솔루션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방흡수 억제제, 기초대사량 증진제, 포만감 증진제 등 각종 비만치료제 가운데 식욕억제제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다. 다이어트 솔루션으로 식욕억제제가 인기를 끄는 것은 국내 비만 인구가 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2012년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3명 가운데 1명이 비만이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먹거리가 풍족해져 1인당 열량 섭취가 크게 늘어난 데다 육체노동이 감소하면서 비만 인구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이어트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다이어트 시장은 2012년 1조 7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가량으로 커졌다. 다이어트 보조식품과 비만수술 등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비만치료제는 인위적으로 식욕을 억제해 식사량을 줄이는 원리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비만치료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사라졌고 기존에 식이요법에만 의존하던 비만 환자들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늘면서 인기다. 국내 비만치료제 전체 매출 규모는 415억원(201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5% 증가했다. 비만치료제 중에서도 지난해 출시된 일동제약의 ‘벨빅’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국내 의약품 시장분석업체인 IMS헬스에 따르면 벨빅은 지난해 처방액 136억원을 기록해 국내 비만치료제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 최대 2년 동안 장기복용할 수 있어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인기 비결이란 설명이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비만치료제 점유율 1위는 식욕억제제 ‘리덕틸’이었으나 심혈관 부작용 문제로 퇴출됐다. 알보젠의 ‘푸링’과 대웅제약의 ’디에타민‘도 각각 지난해 82억원과 7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각각 0.2%와 17.5% 성장했다. 식욕억제제 외에도 체내의 지방흡수를 억제하는 지방흡수억제제도 수요가 있다. 경구용 지방흡수 억제제는 로슈의 ‘제니칼’, 한미약품의 ‘리피다운’, 알보젠코리아의 ‘올리엣’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오르리스타트’ 성분으로 만들었다. 지방흡수 억제제의 부작용으로는 복부팽만감, 복부통증 등이 있다. 지방흡수억제제는 식욕억제제보다 부작용은 적지만 지방 함유가 많지 않은 음식을 먹을 땐 효과가 크지 않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비만치료용 일반의약품의 대표적인 성분은 한약재인 방풍통성산, 해조류에 함유되는 다당류의 일종인 알긴산 등이 있다. 부작용이 거의 없다. 하지만 효능은 처방약품에 비해 떨어진다. 지방분해에 도움을 주는 사실상의 식품에 가깝다. ‘엘카르니틴’처럼 근육을 키워 열량을 태워주는 약도 있다. 이와 함께 식사를 대신해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조제식품, 체지방 감소에 도움되는 성분을 포함한 건강기능식품 등도 다이어트 솔루션으로 꼽힌다. 이처럼 다이어트 약물이 인기를 끄는 대신 체중조절식품 시장은 줄어드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체중조절식품 출하액은 지난 2013년 1248억 7000만원에서 2014년에는 758억 6000만원으로 2년 만에 39.8% 줄었다. aT관계자는 “체중조절식품을 이용한 다이어트보다 식단, 운동 등으로 살을 빼는 방법들이 많이 알려지면서 체중조절식품 출하 규모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해외 직구 확대도 국내 체중조절식품 시장이 역성장하는 원인 중 하나다. 체중조절식품은 2012년까지 분말(쉐이크) 형태로 많이 생산됐다. 이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알약 형태로 바뀌었다. 다이어트 관련 신약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종근당은 고도비만치료제 ‘CKD-732’에 대한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CKD-732는 종근당이 항암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항비만 효과를 추가적으로 확인해 현재 호주에서 후기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시장)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성장 가능성도 높다”면서 “일반의약품은 치료제의 개념보다는 조절이나 보조제의 성격으로 전문의약품에 비해 연구개발 부담이 적기 때문에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손쉽게 살을 빼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거나 약물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식욕억제제는 인위적인 포만감을 주기 위해 식욕, 감정, 기억, 수면, 학습 등을 조절하는 뇌신경 전달물질 ‘세로토닌 수용체’를 늘리기 때문에 혈압이나 심박수가 높아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사실상의 향정신성의약품이어서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된단 얘기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교수는 “처방전이 필요한 비만치료제의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상담을 받은 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박잎선 불륜설 진실은? “사진+채팅 모두 조작된 것, 의심 가는 사람 있다”

    박잎선 불륜설 진실은? “사진+채팅 모두 조작된 것, 의심 가는 사람 있다”

    ‘풍문으로 들었쇼’에서 박잎선 불륜설을 다뤘다. 11일 방송되는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에서는 전 축구 국가대표 송종국과 결혼 9년 만에 파경을 맞은 박잎선의 불륜 루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혼 당시에도 악의적인 증권가 정보지가 돌았던 송종국 박잎선 부부. 해당 정보지에 따르면 두 사람이 이혼을 하게 된 이유는 송종국의 외도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이혼의 이유를 ‘성격차이’라고 정리했다. 이후 박잎선은 최근 불륜설이 불거지며 또다시 루머의 중심에 서게 됐다. 한 기자는 “이번 루머는 박잎선이 견디기 힘든 루머”라고 입을 뗐다. 루머에 따르면 박잎선은 송종국과 이혼 전부터 다른 남자를 만나왔고, 이들의 불륜 증거가 있다는 것. 박잎선이 이혼 전 한 남성과 나눈 대화 내용과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져 나갔다. 이와 같은 불륜설에 대해 박잎선은 “게시물에 있는 대화 내용은 모두 조작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현재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김묘성 기자는 “루머를 유포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에게 내용 증명을 보내 놓은 상황이라고 한다. 그래서 자세한 내용이 밝혀지면 입장표명을 하겠다고 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형규는 “현행법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이 일반 명예훼손보다 더 형량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웅 작가는 “진실이라도 최대 징역 3년. 거짓이면 7년이라고 하니까 함부로 올리면 안 된다. 상대방에게 아픔을 주는 행동은 삼가야겠다”고 덧붙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제20대 총선 화제의 로고송은… ‘픽미 픽미~’ ‘간 때문이야~’

    제20대 총선 화제의 로고송은… ‘픽미 픽미~’ ‘간 때문이야~’

    흥겨운 멜로디에 톡톡 튀는 개사, 귀에 쏙쏙 들어오는 로고송이 선거 유세의 필수항목으로 등장한 지 오래다. 오는 13일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로고송의 인기는 빠지지 않는다. 2006년 트로트가수 박현빈은 ‘선거 로고송을 가장 많이 부른 가수’라는 타이틀로 한국 기네스북에 등록 의뢰를 했다. 박현빈은 그해 지방선거 당시 하루 10시간씩 노래를 부르며 무려 700명에 달하는 후보의 선거 로고송을 직접 녹음해 화제가 됐다. 선거 로고송으로 낙점됐다는 것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를 끌고 있다는 뜻으로, 일부 노래의 경우 선거 로고송으로 선택된 뒤 더 큰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선거 로고송이 된 ‘PICK ME’는 한 케이블 방송에서 제작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주제곡으로 주로 젊은층에서 인기를 끈 노래였지만, 선거 로고송으로 채택되면서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는 인기곡이 됐다. 대웅제약의 우루사 CM송 역시 이번 총선 로고송 수혜자 중 하나다.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라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국민 CM송 반열에 오른 이 곡은 여야를 불문하고 십수명의 후보자와 사용계약을 완료했다. 가수 윤종신과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2016년 버전의 ‘간 때문이야 송’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우루사 광고에 사용된 ‘간 때문이야 송’은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는 CM송이라는 점에서 많은 후보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 같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CM송과 우루사에 대한 노출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불국사 뒤편, 자비심 치솟게 하는 오르막 계단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불국사 뒤편, 자비심 치솟게 하는 오르막 계단

    ‘삼국유사’에 나오는 경주 불국사의 창건 설화는 학창 시절 국사 시간에도 배웠던 것 같다. 잘 알려진 대로 재상 김대성이 경덕왕 10년(751) ‘전세(前世)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현세(現世)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창건했다’는 내용이다. ‘김대성이 공사를 시작했으나 완성하지 못하고 죽자 국가가 완성을 보았으니 30년 남짓한 세월이 걸렸다’고 적었다. 그런데 ‘불국사 고금창기(古今創記)’에 나타난 창건 시기와 주체는 전혀 다르다. 528년 법흥왕의 어머니 영제부인이 발원해 창건한 뒤 574년 진흥왕의 어머니인 지소부인이 중건했고, 훗날 김대성이 크게 개수했다는 것이다. ‘불국사 사적(事蹟)’에는 눌지왕(417~458) 시대 아도화상이 창건했다는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어느 시점의 창건 이후 여러 차례 중건을 거쳐 경덕왕대 완성된 것으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지 않을까 싶다. 불국사는 임진왜란으로 2000칸의 대가람이 모두 불타버리고 만다. 선조 37년(1607)부터 순조 5년(1805)에 이르는 40차례 수리 기록이 남아 있다. 최근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확인된 ‘불국사 복역공덕기(復役功德記)’는 정조 3년(1779)의 복구 공사 과정을 적은 것이다. 당시 불국사 재건에는 지역 유림과 지방관도 힘을 보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승려 동은이 1740년 지은 ‘불국사 고금창기’는 ‘삼국유사’를 비롯한 몇 가지 사료를 짜깁기한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주 먼 과거의 사실이 아닌 임진왜란 이후 불국사의 변화에 대한 언급만큼은 어느 정도 신뢰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관음전처럼 남아 있는 기록이 없다시피 하다면 더욱 그렇게 하고 싶어진다. ●불국사 유명세에 가려… 대웅전 돌아가면 보여 하기는 유명세를 타는 문화재가 지천인 불국사에서 관음전을 기억하는 사람부터가 많지 않을 것 같다. 다보탑과 석가탑이 있는 대웅전을 지나 뒤로 돌아가면 나타나는 작은 전각이 관음전이다. 우리 절집을 두고 흔히 자연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살려 지은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불국사는 전체적으로 밋밋한 오르막에 지어졌다. 그런데 관음전에 이르면 갑자기 지형이 산처럼 치솟는다. 관음전 계단은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라면 오르기가 망설여질 만큼 매우 가파르다. 자연 지형을 살렸다기보다는 인위적으로 땅을 돋운 듯하다. 급격한 계단의 기울기 또한 의도적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의도적으로 돋운 땅… 3대 관음성지 입지와 같아 하기는 한국의 ‘3대 관음성지’는 모두 섬이나 바닷가의 산에 자리잡고 있다. 양양 낙산사 홍련암, 강화 석모도 보문사, 남해 금산 보리암이 그렇다. ‘4대 관음성지’로 여수 향일암을 추가하면 입지의 공통점은 더욱 도드라진다. 대개 보살은 진리를 구하면서 중생을 제도(上求菩提 下化衆生)하는 것을 본업으로 하지만, 관음은 중생에게 무한한 대자대비(大慈大悲)를 베푸는 존재다. 절대적 자비심으로 중생을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권능을 실행하는 것으로 불교에서는 믿는다. ●‘절대적 자비’ 관음신앙 상징성 가치 새겨보길 관음신앙은 많은 불교 경전에 모습을 보인다. ‘화엄경’의 관음보살은 남쪽 바닷가의 흰꽃이 만발한 산에 머물면서 사랑으로 중생을 제도한다. ‘법화경’의 관음보살은 마음 깊이 그 이름을 간직하고 염불하면 어떤 어려움도 능히 벗어날 수 있게 한다. ‘아미타경’의 관음보살은 아미타불의 뜻을 받들어 중생을 보살피고 극락정토에 왕생하도록 한다. ‘능엄경’의 관음보살도 ‘법화경’에서처럼 현실에서의 고통을 벗어나게 해주는 존재다. ‘고금창기’에는 ‘관음전 주변에 동서 행각과 해안문(海岸門), 낙가교(迦橋), 취죽루(翠竹樓), 연양각(緣楊閣)과 관음보살이 지혜를 밝히던 석등 광명대(光明臺)가 일곽(一廓)을 이루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화엄경’에 나오는 관음보살 상주처를 상징하는 불사(佛事)와 작명(作名)이 어느 시기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관음신앙의 상징성이 극대화된 관음전의 건축적 가치가 제대로 부각된다면 불국사의 의미는 물론 재미도 더욱 커질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봄꽃과 함께하는 북한산 문화유적 답사길

    경기도와 고양시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북한산성에 문화유적 답사길이 생겼다. 절터, 암각문, 보물 등 다양한 문화유적이 산재하고 곳곳에서 북한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는 길이다. 고양시는 산을 찾는 사람에게 북한산의 아름다움과 북한산성의 가치 및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북한산 문화유산 답사길’을 만들었다고 7일 밝혔다. 정동일 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은 “연간 1000만평이 북한산을 찾고 있지만, 곳곳에 산재한 많은 문화유적과 그 문화유적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면서 산행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북한산에 있는 문화유적 및 역사, 이야기 등이 적극 활용돼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답사길은 많은 옛 이야기를 간직한 다양한 문화유적들을 가장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산속에 피는 각종 봄꽃과 북한산의 빼어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역사교육의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날 대서문에서 시작해 하창~중성문~노적사~산영루~중흥사지를 거쳐 태고사에 이르는 답사길을 순서대로 걸어 봤다. 북한산성은 백제 때 축조해 고려시대 때 증축했다. 이후 조선 숙종조에 대대적으로 축성해 오늘에 이른다. 12.7㎞인 북한산성은 고양시와 서울시 경계에 쌓은 석축산성이다. 연간 1000만명 이상의 등산객들이 찾아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사람이 오르는 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북한산에 둘러싸여 있다. 북한산의 주 통로이며 정문인 대서문은 북한산성의 여러 출입문 중 가장 먼저 복원한 서쪽 문이다. 현판글씨는 이승만 전대통령의 친필로 알려졌다. 대서문 부근에는 큰 벚나무가 있어 4월 중순 절경을 이룬다. 대서문에서 무량사를 거쳐 조금 더 오르면 넓은 만남의 광장이 나타난다. 이곳을 하창이라 부른다. 북한산성의 여러 창고 중 가장 아래에 있어 붙여진 지명이다. 과거 불법음식점들이 많았으나 모두 공원 내 민가들과 함께 철거됐다.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조그만 북한동역사관이 있다. 백운대 가는 길과 대남문 가는 길로 갈라지는 곳이라 늘 탐방객들로 넘쳐 난다. 이곳에서 보는 백운대, 영취봉, 만경봉이 일품이다. 하창에서 대남문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범용사 입구를 지나 400여m를 걷자, 나뭇가지 사이로 또 하나의 문이 나타났다. 중성문이다. 북한산성 안쪽에 있는 내성(內城)이다. 이곳에는 일부러 찾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수구문(시신을 옮기던 문)이 감춰져 있다. 중성문을 통과하자마자 왼쪽으로 돌아가면 보인다. 문루에 올라서면 노적봉, 백운대, 북장대가 멋지게 보인다. 본래 민간인 통제구역이었으나 1990년대 중반 일반에 공개됐다. 중성문에서 숲길을 따라 300m를 오르면 노적사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고 이를 지키는 석사자상은 고양시 문화재다. 노적사에서 내려와 다시 대남문 방향으로 5분가량 걷자, 왼편에 해서체로 ‘백운동문(白雲洞門)’이라 쓰인 암각문이 보인다. 한 글자당 폭은 약 1.5m로, 3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이 과거 ‘백운동이란 마을의 입구’였음을 알려준다. 200여m를 더 오르자 용학사 갈림길이 보인다. 가파른 언덕길 앞에 서서 고개를 들어 보니 저만치 높은 계곡 가장자리에 누각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누각인 산영루다. ‘아름다운 북한산의 모습이 물가에 비친다’ 해 이름 붙여졌다. 누각 위로 떠오른 보름달이 산과 함께 계곡물에 비친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북한산의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다산 정약용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문인들이 글을 남겼다. 1925년 을축대홍수 때 유실된 것을 고양시가 2014년 복원했다. 등산로에서 몇 걸음 산속으로 들어가면 이름 모를 들꽃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산영루 부근에는 조선시대 총융사(북한산성 수비를 맡은 총융청의 지휘책임자)를 지낸 인물들의 선정비 30여기가 남아 있다. 일부 총융사의 공덕내용은 산영루 뒤편 거대한 암반에 암각돼 있다. 산영루에서 5분가량 더 오르면 산수유가 유난히 많이 피어 있는 중흥사가 나온다. 북한산 내 여러 사찰을 관리하던 큰절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홍수와 일본군의 탄압 등으로 훼손돼 복원이 추진되고 있다. 생육신 한 분인 김시습 선생이 세조의 왕위찬탈에 항거해 과거를 포기하고 전국 유랑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중흥사 바로 위 태고사에는 조계종의 중시조이며 태고종의 중조 이신 태고 원증국사 보우의 승탑(부도탑)과 승탑비 등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승탑비는 태고사 대웅보전 우측에 있다. 고양시에서 가장 소중한 금석문(쇠나 돌에 새겨진 글) 중 하나다. 목은 이색 선생이 태고 원증국사의 일생과 업적을 비문으로 기록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용의 머리를 닮은 거북받침돌을 비롯해 글씨가 비교적 선명하다. 위쪽 옥개석에는 용과 구름이 새겨져 있다. 태고사에서는 앞쪽의 나월봉과 증취봉, 의상봉 등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다. 대웅전에서 뒤로 약 50m 오르면 보물로 지정된 원증국사의 부도 승탑이 있다. 원증국사의 사리가 안치돼 있다. 이 승탑은 고양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크다. 이곳에서 백운대, 노적동, 용암봉이 보인다. 승탑 뒤로 이어진 숲길은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북한산 단풍길로 유명하다. 이 길을 따라 산을 내려올 수 있다. 북한산에는 나무와 암석뿐 아니라, 우리 선조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들도 남아 있다. 그리고 그 각각의 흔적들에는 수많은 옛이야기들이 숨어 있었다. 안내판 글을 읽고 산세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었더니 대서문에서부터 1시간 30분가량 걸렸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취업 저격’ 종로가 쏜다

    ‘취업 저격’ 종로가 쏜다

    청년층부터 베이비부머와 실버 세대까지 ‘일자리’가 화두인 가운데 종로구가 직접 지원사격에 나섰다. 올해 주민 2500여명의 취업이 목표다. 구는 이달부터 ‘2016 구인·구직 연계사업’을 본격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다양한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구인·구직자 간 원활한 만남을 지원하려는 취지다. 지난해 이 사업으로 주민 2495명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구체적인 사업들은 ▲찾아가는 일자리 발굴단 ▲찾아가는 취업 상담실 ▲조계사 일자리 박람회 ▲구인·구직을 위한 일구데이(1·9 day) 등이다. ‘찾아가는 일자리 발굴단’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구와 업무협약 등을 맺은 업체를 찾아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하는 사업이다. 30개 기업과 8169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종로 일자리플러스센터와 연결해 지역 구직자를 구인 기업과 연결해 준다. ‘찾아가는 취업 상담실’에선 전문 직업상담사가 지하철역에서 취업 지원 서비스를 무료 제공한다. 올해는 오는 22일부터 연말까지 종각역에서 매월 둘째, 넷째 금요일에 운영한다. 일구데이는 ‘일자리 구하는 날’이라는 의미로 매월 한 차례 이상 실시하는 소규모 채용 박람회다. 이달과 오는 10월에는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구와 조계사가 함께하는 ‘일자리 나눔 채용박람회’도 열린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종로에서 일자리를 잡(job)아라

    종로에서 일자리를 잡(job)아라

    청년층부터 베이비부머와 실버 세대에 이르까지 ‘일자리’가 화두인 가운데 종로구가 직접 지원사격에 나섰다. 올해 주민 2500여명의 취업 성공을 목표로 한다. 구는 이달부터 ‘2016 구인·구직 연계사업’을 본격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다양한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구인·구직자 간 원활한 만남을 지원하려는 취지다. 지난해 이 사업으로 주민 2495명의 취업을 달성했다. 구체적인 사업들은 ▲찾아가는 일자리 발굴단 ▲찾아가는 취업 상담실 ▲조계사 일자리 박람회 ▲구인·구직을 위한 일구데이(1·9 day) 등이다. ‘찾아가는 일자리 발굴단’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구와 업무협약 등을 맺은 업체를 찾아 양질의 일자리 발굴하는 사업이다. 30개 기업과 8169개 음식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종로 일자리플러스센터와 상호 연결해 지역 구직자를 구인기업에 연계하는데 지난해 512명의 취업자가 나왔다. ‘찾아가는 취업상담실’에선 전문 직업 상담사가 지하철역에서 취업지원 서비스를 무료 제공한다. 올해는 오는 22일부터 연말까지 종각역에서 매월 둘째, 넷째 금요일에 운영한다. 일구데이는 ‘일자리 구하는 날’이란 의미로 매월 한차례 이상 실시하는 소규모 채용 박람회다. 이달과 오는 10월에는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구와 조계사가 함께 하는 ‘일자리 나눔 채용박람회’도 열린다. 전문상담사의 심층상담과 취업 알선이 이뤄지며 특히 올해는 중장년층 및 노인들을 위한 별도 상담센터를 운영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복지”라면서 “지역 기업들과 협력해 주민 취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해외여행 | 교류交流에 대하여-조선통신사의 흔적을 기록하다

    해외여행 | 교류交流에 대하여-조선통신사의 흔적을 기록하다

    교류交流에 대하여 조선통신사의 흔적을 기록하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 사실에 의도를 개입시킨 ‘불순한 장난’이라면, 그 장난을 가능케 하는 원인은 역사에 대한 무지無知에 있다고 생각했다. 무지를 지知로 바꾸는 첫 번째 행동은 기록하는 것이다. 한양에서 에도까지 왕복 4,000km를 오갔던 조선통신사, 그 흔적을 기록하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나는 잠시 부끄러웠다 강우량 많다는 도시답게 닛코日光에 들어서자 눈발이 날렸다. 눈은 온천마을의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더 도드라지게 해주는 소품 같았다. 기누가와鬼怒川 온천은 소박하면서 깨끗했다. 다음날 아침에도 눈은 그치지 않았다. 조선통신사 숙소 터가 있다는 이마이치今市 객관으로 가는 날이었다. 통신사 300명을 포함해 일본인 경호원까지 약 2,000명이 이틀 동안 머물렀다는 숙소는 지금 유적비 하나만 남아 있다고 했다. 안내원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못 갈 수도 있다며 염려했다. 그러나 고작 기념비 하나 세워져 있는 곳이라니 설령 가지 못한다 해도 크게 낙담할 건 없다 싶었다. 점심 무렵 눈은 멎었고 가이드는 낭보라며 일정대로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버스는 황량한 공터에 취재진을 내려 줬다. 유적비가 있는 풀밭 속까지 누군가 애써 눈을 치운 흔적이 선명했다. ‘닛코 조선통신사 연구회’의 야나기하라 가즈오키씨가 일정이 취소될까 노심초사하며 오전 내내 낸 길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노신사는 차분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유적비를 설명했다. 통신사의 최종 목적지는 천황이 있는 에도(江戸, 현재의 도쿄)였지만 1636년 4차 통신사 300명은 도쿄에서 150km 떨어진 닛코까지 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신으로 모신 도쇼구東照宮, 동조궁를 보여 주고 싶은 막부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다. 그것을 위해 일본은 지금의 화폐가치로 약 100억원을 들여 임시 숙소를 지었다. 지금은 그 터에 기념비를 하나 세웠다. 2007년 조선통신사 400주년을 기념해 600만엔의 모금으로 만든 것이다. 나는 조선통신사보다, 기념비보다, 이것 하나를 보여 주기 위해 전날부터 일기예보를 점검하고 오전 내내 홀로 눈을 치웠을 야나기하라씨의 열정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가 더 궁금했다. 직업적 책임감이라기엔 그의 눈빛과 음성과 분위기가 연출 없이 정직했다. 그것은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에게서 나오는 형형함이었다. “당신에게 조선통신사는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그는 “스승과 대마도를 가서 우연히 조선통신사 관련 자료를 접하게 되었고 스승이 돌아가신 후 깊게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지금의 한류처럼 당시의 조선통신사는 한시, 서도, 문화, 그림 등을 일본인들에게 전파해 준 공로가 분명히 있다”는 말도 강조했다. 그는 시간을 기록하는 사람이었다. 과거의 사건을 사실 그대로 기록하고 보존해서 타인에게 보여 주려는 것이 눈 속의 길을 만들어 낸 힘이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나 한국의 국사교과서 국정화 쟁점이 사실에 의도를 개입시키면서 발생하는 ‘불순한 장난’이라면 역사에 있어 무지無知는 그 장난을 가능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했다. 무지를 지知로 바꾸는 첫 번째 행동은 기록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보존이며 세 번째는 관심이다. 조선통신사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관심이 일천하다는 이유로 나는 기록을 일구는 노인 앞에서 잠시 부끄러웠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 일본을 통일하고 250년 지속된 에도 막부 시대를 연 초대 쇼군將軍.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으로 단절되었던 조선과의 무역을 재개하기 위해 1607년 조선에 먼저 국서를 보냈고, 이후 조선이 제시한 제한적 무역조건 아래 조선통신사의 길이 열렸다. 조선통신사의 장대한 여정 조선시대에 12번의 통신사가 일본을 방문했다. 임진왜란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정권을 잡으면서 활성화됐다. 일본은 조선의 앞선 문화를 통신사를 통해 접하고 싶었고 조선은 일본의 재침략 의도를 점검하면서 조선인 포로를 생환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양국이 믿음信으로 소통通하자 해서 통신通信사가 되었다. 정사(당상관급), 부사, 종사관 3사가 인솔하며 군관, 역관, 의원, 화원(화가), 마상재(달리는 말 위에서 무예를 하는 사람), 소동(심부름꾼 아이) 등이 따라갔다. 약 300~500명으로 구성됐다. 한양에서 에도까지 왕복 4,000km 거리를 수로와 육로로 이동했다. 8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현해탄 건너기도 쉽지 않았으니 차출된 사람은 유서를 쓰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무사귀환을 빌며 해신제를 지냈다. 행렬은 일본 사무라이 호위무사까지 800명이 넘었다. 도로를 닦고 숙소를 짓고 배를 만들고 하는 준비기간만 반년이었다. 한 번 통신사를 맞이하는 데 일본의 1년 국가 예산을 모두 쏟아 부을 정도(NHK 보도에 따르면 현재 가치로 약 1,000억엔한화 약 1조750억원)였다니 일본 입장에서도 무척 큰 외교행사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고립된 섬나라 일본은 중국의 앞선 문명과 조선 고유의 문명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통신사를 적극 환영했다. 남의 것이라도 좋다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본인 특유의 실용주의良いとこ取り, 이이 토고 토리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반면 조선통신사는 그러지 못했다. 침략전쟁을 겪고 얼마 후였으니 마음에 꽃바람이 불었을 리 만무했다. 게다가 유교국가 조선의 눈에 일본 문화는 계통 없는 잡스러움이 아니었을까. 통신사로 참석했던 김인겸과 신유한은 <일동장유기1764년>와 <해유록1719년>에서 오사카를 본 후 도시의 발전된 문명을 놀라워하면서도 오랑캐의 번영을 원망하고 애석해하는 것에 기운을 더 쏟았다. 게다가 대다수 도공 포로는 조선으로 돌아가는 대신 장인 대우를 받는 일본에 남기를 원했다. 돌아가면 죽는다는 흉흉한 소문도 돌았다. 많이 주고 덜 가져온 탓인지 한국에서 조선통신사의 역사적 의의는 많이 노출되지 못했다. 다행히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한일 양국이 조선통신사 관련기록물 111건 333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 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조선통신사 기록에 대한 핵심적 정리다. 한성(지금의 경기도 광주)-동래(부산)-이즈하라(대마도)-시모노세키-아카시-사카이-교토-나고야-하마마쓰-에도(도쿄)-닛코로 이어지는 통신사의 여정. 그중 이번 취재지였던 도쿄와 닛코 주변의 흥미로운 관광지 몇 개를 더한다. “일본은 중국의 앞선 문명과 조선 고유의 문명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통신사를 적극 환영했다. 남의 것이라도 좋다면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본 특유의 실용주의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도쇼구를 자랑하고 싶었던 막부와 스토리텔링 한국 여행객에게 일본의 신사神社는 여러모로 불편하다. 역사적으로는 신사참배의 부정적 이미지가 있고 이념적으로는 야스쿠니 신사의 전범자 예우를 기억한다. 그러나 일본 여행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신사이며 사당이다. 신사를 중심으로 한 사당 문화가 일본인의 종교이며 생활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종교, 신도神道는 일본의 토착 신앙에 유교와 불교를 혼합한 것이다. 비록 그 발원의 과정에서 태양신을 덴노(천왕)의 조상신으로 둔갑시키고 태양신의 아들 덴노에게 충성을 다해 섬기라는 정치적 오염의 혐의도 받고 있지만 일본의 신사는 일본의 역사와 문화와 정신과 일상을 응축해 놓은 곳이다. 닛코의 가장 대표적인 신사가 도쇼구東照宮, 동조궁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후 일본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시신이 이곳에 있다. 그의 손자 도쿠가와 이에미쓰德川家光가 1636년에 금 56만8,000냥이라는 막대한 공사비를 들여 현재의 규모로 호화찬란하게 증축했다. 에도 막부는 이것을 통해 막부의 권위를 통신사에게 과시하고 싶어했다. 4차, 5차, 6차 통신사를 이곳으로 초대한 이유다. 도쇼구에 들어서면 우측에 보이는 종은 5차 통신사의 선물이다. 도쿠가와 무덤 앞에는 통신사가 전달한 삼구족(화병, 향로, 촛대)이 놓여 있다. 이것이 조공이냐 하사냐 하는 것을 두고 양국이 대립했다. 그 첨예한 갈등 때문인지 설명문 하나 붙어 있지 않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도쇼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이다. 보물도 많고 예술품도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야기가 많다. 울창한 삼나무의 호위를 받으며 점점 좁아지는 계단을 오르면 신사의 입구인 도리이鳥居가 나온다. 도쇼구의 도리이는 일본에서 가장 큰 돌로 만들어졌다. 높이 9m. 기둥둘레 3.6m. 재미있는 것은 도리이 하단부에 조각된 연꽃 문양이다. 신불습합神佛習合, 불교를 믿는 게 신도를 믿는 것이라는 일본의 혼합주의 종교관을 도리와 연꽃 문양에서 본다. 기도할 때 ‘하느님 부처님(카미사마かみさま, 호토케사마ほとけさま)’을 찾는 것도 같은 정서다. 이런 모습 때문에 저들은 도쇼구를 일컬어, 불교의 사원과 일본의 신사 건축양식이 혼합된 건축의 백미라고 말한다. 입구를 지나면 정문인 요메이문陽明門이 나온다. 닛코를 보지 않고 미美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이곳에서 나왔다. 그 화려한 문의 외경과 더불어 흥미로운 것은 원숭이를 거꾸로 조각한 의도다. 완벽함보다는 허술함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는 일본의 철학을 또 여기서 본다. 원숭이를 통한 스토리텔링은 경내의 마구간에서 절정을 이룬다. 부모가 아들에게 해주는 인생 이야기가 8개의 원숭이 이야기로 마구간에 조각돼 있다. 연애, 결혼, 임신과 희로애락이 그 안에 다 담겨 있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산자루三猿·さんざる다. 유년기에는 세상의 나쁜 것을 보지 말고(미자루), 듣지 말고(키카자루), 말하지도 말라(이와자루)는 부모의 말에 원숭이는 눈과 입과 귀를 막고 있다. 또 하나 유명한 것이 있다. 잠자는 고양이(네무리네꼬眠り猫) 조각이다. 히다리진 고로 左甚五郞의 작품이며 고양이 뒤의 참새 조각과 더불어 공존과 평화를 상징한다. 그러나 그 명성에 비해 잠자는 고양이의 실체는 벨기에 브뤼셀의 오줌싸개 동상보다 더 작게 숨어 있다. 기대감이 무너지는 의외성도 여행의 즐거움이라면 그 의도는 200% 성공한 셈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과 그 앞의 삼구족을 보기 위해서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한다. 힘이 든다고 생각할 때, 도쿠가와의 유훈 하나를 만난다. “인간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 된다.” 고구려인을 신으로 모신 일본 신사 일본의 야요이 시대BC200~AD300에 한반도에서 사람들이 현해탄을 넘어갔다. 일본은 이들을 도래인渡來人, 도라이진,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도래인은 일본 열도에 농경과 금속기 사용법을 전파하면서 큰 변혁을 선물했다. 두 번째 도래인은 5세기 백제 유민들이다. 일본에 제철기술을 전수했고 바느질과 비단, 소와 말을 보급했다. 7세기에 이르러 도래인 수는 토착 일본인인 조몬인보다 훨씬 많아졌다. <총 균 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7세기 일본 인구 540만명 중 80% 가량이 한반도에서 이주한 이들이었다”라고 말한다. 668년 고구려가 멸망했다. 이제는 고구려인들이 도래인이 되어 일본으로 갔다. 2년 전 외교사절로 일본에 간 약광若光은 ‘왕’이라는 성性을 받았다. 716년, 7개 지방에 흩어져 살던 고구려인 1,799명이 무사시노 지방으로 이주해 고려군을 창설했다. 일본에서는 고구려인을 고마비토高麗人, 고려인라고 불렀다. 약광은 초대군장이 됐다. 오늘날 가나가와현 오이소에는 고려산이 있고 주소에도 고려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초기 고구려인이 정착했던 지역이다. 고구려인은 고려사라는 절도 세웠다. 지금 그 절은 다카쿠高來 신사가 되었다. 일본 거리의 표지판에서 문득 고려라는 지명을 만나니 신기하고 반갑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좀 더 선명한 고구려인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다면 고마군의 중심지인 사이타마현 히다카日高시를 가면 된다. ‘고려강高麗川, 고마가와’이 있고 ‘고려역高麗驛, 고마에끼’이 있다. 약광을 신으로 모신 고마신사高麗神社도 있다. 산악·하천·호수·늪·민속신·실존인물·전설인물 등이 모두 신이 되는 신도의 나라 일본에서, 고구려인 약광도 신이 되었다. 우수한 문화를 일본에 전하고 무사시 지역을 개척한 공로였다. 고마신사 입구에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서 있다. 한일국교 40주년을 맞아 민단(재일동포)이 기증한 것이다. 고구려인을 신으로 모시고, 그 후손들이 터를 이루고 살고 있으며, 신사 입구엔 한국의 조각물이 서 있으니, 한국 여행객들은 여느 신사와 다른 친숙감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의 정치인, 연예인 등도 방문 기념으로 나무와 명판 등을 남겼다. 고구려인으로서 신의 반열에 오른 탓일까? 요즘 약광은 출세의 신으로 모셔지고 있다.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등 6명의 역대 총리가 이곳을 참배한 뒤 총리대신 또는 국무대신에 올랐다고, 관계자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자랑을 한다. 뒤로 돌아가면 400년 전에 지어진 고려씨의 구주택이 있다.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다. 고마신사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쇼텐인聖天院, 성천원이란 절이 있다. 일본식 정원이 잘 다듬어져 있고 한국의 대웅전을 닮은 사당도 웅장하다. 쇼텐인 뒤쪽 고마산 중턱에는 ‘고구려 성지’도 있다. 성지 우측으로 고구려의 광개토대왕, 신라의 태종무열왕, 백제의 왕인 박사, 고려의 정몽주, 조선의 신사임당 상像이 모셔져 있다. 2차 대전 때 징용되어 돌아가신 무명의 조선인 위령탑이 있어 더 특별하다. 남북한 재일동포들의 성금으로 건립됐다. 에디터 고서령 기자 글 Travie writer 윤용인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일본정부관광국 www.jroute.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카이, ‘삼총사’ 달타냥 1일 첫 공연 “배우들간 화합 좋아” 최강 팀워크 자랑

    카이, ‘삼총사’ 달타냥 1일 첫 공연 “배우들간 화합 좋아” 최강 팀워크 자랑

    뮤지컬 배우로 활약 중인 크로스오버 뮤지션 카이가 대한민국 최고의 스테디셀러 뮤지컬 ‘삼총사’의 첫 공연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에서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역할들을 주로 맡아 연기했었기에 ‘삼총사’ 속 풋풋하고 천진한 카이표 달타냥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카이는 2008년 뮤지컬 데뷔 후 ‘팬텀’, ‘아리랑’, ‘마리 앙투아네트’, ‘드라큘라’, ‘두 도시 이야기’ 등 여러 작품에서 맡은 역할들을 톡톡히 소화해내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자리를 굳혔고, 올해 다양한 작품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대세 뮤지컬배우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첫 공을 앞두고 카이는 “행복한 웃음을 전해드리기 위해 기분 좋은 긴장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땀 흘려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 어떤 작품보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간의 화합이 좋다. 초연을 올리는 마음으로 삼총사의 기본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했다”며 작품에 대한 무한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뮤지컬 삼총사에서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검술장면을 위해 출연진들과 밤낮없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으며 “검술과 음악 그리고 상대방의 호흡까지 읽어야 하는 반복되는 연습이 힘들지만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힘이 난다”고 삼총사 팀의 최강 팀워크를 자랑했다. 뮤지컬 삼총사는 왕실의 총사가 되기 위해 파리에 온 시골청년 달타냥이 삼총사(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를 만나 위기에 처한 왕을 구해내는 모험담으로 달타냥 역에는 카이와 박형식, 신우, 산들이, 검객 아토스 역에는 강태을과 박은석이, 로맨티스트 아라미스 역에는 박성환과 조강현이, 화끈한 성격의 포르토스역에는 장대웅과 황이건이 각각 캐스팅 됐다. 2년 만에 새로운 캐스트와 함께 더욱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온 뮤지컬 ‘삼총사’는 4월 1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6월 26일까지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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