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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폭우에 율곡사 대웅전 벽체 손상, 반구천 암각화 물에 잠겨

    역대급 폭우에 율곡사 대웅전 벽체 손상, 반구천 암각화 물에 잠겨

    지난주 내내 전국에 쏟아진 역대급 폭우로 국가 유산의 피해도 심각하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6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20일 오전 11시 기준 8건의 국가 유산 피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 국가유산 유형을 보면 사적 3건, 보물 2건, 국보·명승·국가등록문화유산 각각 1건씩이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4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 2건, 경북과 경남이 각 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7일 하루에만 300㎜에 가까운 비가 쏟아진 경남 산청에는 보물 ‘율곡사 대웅전’ 건물이 파손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집중 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대웅전 벽체 일부와 주변 건물 1동 일부가 크게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율곡사는 신라 경순왕 시절인 930년에 창건한 것으로 전하는 절이다. 현재 남아있는 대웅전은 조선 숙종 시절인 1679년에 중수된 것으로, 건축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 전남 보성과 순천에서도 국가등록문화유산인 ‘안규홍·박제현 가옥’, 명승 ‘조계산 송광사·선암사 일원’ 등이 피해를 보았다. 국가유산청 공식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울산 반구천 암각화’는 등재 일주일 만에 물에 잠겼다. 세계유산에 오른 두 암각화 중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인근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침수되는데, 19일 오후 1시부터 수위가 57m에 달하면서 완전히 물에 잠긴 상태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수몰된 것은 2023년 8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허민 신임 국가유산청장은 전날 반구대 암각화를 찾아 안전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 국가유산청은 현재 피해가 확인된 국가 유산 주변의 통행을 제한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2차 피해 및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응급조치를 했다.
  • 동국제일가람 ‘직지사’를 품은 황악산

    동국제일가람 ‘직지사’를 품은 황악산

    경북 김천 시내 서쪽에서 12㎞ 떨어진 곳에 있는 황악산은 산림청 100대 명산에 꼽힐 만큼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명산이다. 정상인 비로봉의 높이는 1111m로 예로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黃鶴山)으로 불렸으나 직지사의 현판과 택리지(이중환이 쓴 인문 지리서)에는 황악산이라 표기돼 있다. 경북 김천 대항면과 충북 영동 매곡면·상촌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나 대부분은 김천을 대표하는 산으로 알고 있다. 주봉인 비로봉 주변으로 백운봉과 신선봉, 운수봉이 솟아 있고 산세는 대체로 완만하지만 전체 수림이 울창하고 곳곳의 계곡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민주지산, 남쪽으로 가야산, 동쪽으로 금오산, 북쪽으로 포성봉을 볼 수 있다. 직지사 서쪽 천룡대에서 이어지는 능여계곡이 황학산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며 이곳은 사시사철 다양한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내비친다. 내원계곡과 운수계곡 또한 곳곳에 폭포와 소를 이뤄 아름다움을 더한다. 노송과 참나무가 하늘을 덮어 장관을 이루는 숲과 깊은 계곡 소, 옥처럼 맑은 물, 가을 단풍, 겨울 설화가 절경을 이룬다. 계곡 길을 따라 올라가는 곳은 가파르지만 능선길 경사는 완만한 편이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나는 계절에는 정상 부근 능선에서 멋들어진 운무도 만나볼 수 있다. 동국제일가람 ‘직지사’직지문화공원을 지나 사명대사공원을 지나다 보면 거대한 현판이 하나가 눈에 띈다. ‘동국제일가람황학산문(東國第一伽藍黃嶽山門’이 그것이다. ‘해동(발해의 동쪽, 옛 우리나라를 이르던 말)의 중심부에 자리한 으뜸의 가람’ 이란 뜻을 가진 직지사는 황악산이 품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직지사라는 이름은 고구려 아도 화상이 태조산에 도리사를 짓고 난 뒤 황악산을 가리키며 “저 곳에도 좋은 절터가 있다”고 하여 직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과 능여(신라 말 고려 초 승려)가 절터를 잴 때 자를 쓰지 않고 직접 자기 손으로 측량한 데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직지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로 신라 눌지왕 2년(418년) 개창된 것으로 알려진 천년고찰이다. 그 뒤로 여러 차례 중수·중건하였고 임진왜란 때 전소됐다가 60년에 걸쳐 복구했다. 임진왜란 위기에서 나라와 민족을 구한 사명대사가 출가한 사찰로도 유명하다. 직지사에는 천년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웅전을 비롯해 1000구의 아기부처가 나란히 안치된 비로전 등 65동의 전각이 들어서 있다. 석조약사여래좌상(보물 319호), 대웅전 앞 3층 석탑(보물 606호) 등 다양한 국가 유산을 품고 있기도 하다. 사찰을 돌며 전각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도 흥미로운 체험으로 느껴지고 고요함 속 죽비 소리는 정적을 깨우며 사심을 없애주는 기분이 든다. 웅장한 한국식 사찰 건축물은 위엄이 있고 사시사철 변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템플스테이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곳으로 2002년 주한 외국인 대사를 초청해 전국 최초로 템플스테이를 공식 개최했다. 명상체험형과 휴식형으로 나누어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직지사 주변으로 사명대사공원과 직지문화공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누구든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인근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도 좋아 김천 여행객과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다.
  • 동국제일가람 ‘직지사’를 품은 황악산 [두시기행문]

    동국제일가람 ‘직지사’를 품은 황악산 [두시기행문]

    경북 김천 시내 서쪽에서 12㎞ 떨어진 곳에 있는 황악산은 산림청 100대 명산에 꼽힐 만큼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명산이다. 정상인 비로봉의 높이는 1111m로 예로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黃鶴山)으로 불렸으나 직지사의 현판과 택리지(이중환이 쓴 인문 지리서)에는 황악산이라 표기돼 있다. 경북 김천 대항면과 충북 영동 매곡면·상촌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나 대부분은 김천을 대표하는 산으로 알고 있다. 주봉인 비로봉 주변으로 백운봉과 신선봉, 운수봉이 솟아 있고 산세는 대체로 완만하지만 전체 수림이 울창하고 곳곳의 계곡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민주지산, 남쪽으로 가야산, 동쪽으로 금오산, 북쪽으로 포성봉을 볼 수 있다. 직지사 서쪽 천룡대에서 이어지는 능여계곡이 황학산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며 이곳은 사시사철 다양한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내비친다. 내원계곡과 운수계곡 또한 곳곳에 폭포와 소를 이뤄 아름다움을 더한다. 노송과 참나무가 하늘을 덮어 장관을 이루는 숲과 깊은 계곡 소, 옥처럼 맑은 물, 가을 단풍, 겨울 설화가 절경을 이룬다. 계곡 길을 따라 올라가는 곳은 가파르지만 능선길 경사는 완만한 편이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게 나는 계절에는 정상 부근 능선에서 멋들어진 운무도 만나볼 수 있다. 동국제일가람 ‘직지사’직지문화공원을 지나 사명대사공원을 지나다 보면 거대한 현판이 하나가 눈에 띈다. ‘동국제일가람황학산문(東國第一伽藍黃嶽山門’이 그것이다. ‘해동(발해의 동쪽, 옛 우리나라를 이르던 말)의 중심부에 자리한 으뜸의 가람’ 이란 뜻을 가진 직지사는 황악산이 품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직지사라는 이름은 고구려 아도 화상이 태조산에 도리사를 짓고 난 뒤 황악산을 가리키며 “저 곳에도 좋은 절터가 있다”고 하여 직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과 능여(신라 말 고려 초 승려)가 절터를 잴 때 자를 쓰지 않고 직접 자기 손으로 측량한 데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직지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로 신라 눌지왕 2년(418년) 개창된 것으로 알려진 천년고찰이다. 그 뒤로 여러 차례 중수·중건하였고 임진왜란 때 전소됐다가 60년에 걸쳐 복구했다. 임진왜란 위기에서 나라와 민족을 구한 사명대사가 출가한 사찰로도 유명하다. 직지사에는 천년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웅전을 비롯해 1000구의 아기부처가 나란히 안치된 비로전 등 65동의 전각이 들어서 있다. 석조약사여래좌상(보물 319호), 대웅전 앞 3층 석탑(보물 606호) 등 다양한 국가 유산을 품고 있기도 하다. 사찰을 돌며 전각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도 흥미로운 체험으로 느껴지고 고요함 속 죽비 소리는 정적을 깨우며 사심을 없애주는 기분이 든다. 웅장한 한국식 사찰 건축물은 위엄이 있고 사시사철 변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템플스테이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곳으로 2002년 주한 외국인 대사를 초청해 전국 최초로 템플스테이를 공식 개최했다. 명상체험형과 휴식형으로 나누어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직지사 주변으로 사명대사공원과 직지문화공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누구든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인근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도 좋아 김천 여행객과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다.
  • 10만 8000배 공덕 나눔…진우 스님 ‘1000일 108배’ 회향

    10만 8000배 공덕 나눔…진우 스님 ‘1000일 108배’ 회향

    “1000일 동안 하루하루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수행과 전법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이 23일 취임 1000일을 맞았다. 취임 초 내세운 ‘매일 108배 수행’ 약속도 꾸준히 실행해 이날까지 무려 10만 8000배의 절을 올렸다. 진우 스님은 이를 기념해 이날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 대웅전에서 ‘1000일 기도 회향’ 행사를 열었다. 회향(回向)은 불교 용어로, 기도와 수행 등을 통해 닦은 공덕을 중생과 나눈다는 의미다. 진우 스님의 1000일 기도 회향 행사엔 조계사 신도와 중앙종무기관 종무원 등 약 500명이 함께했다. 회향식은 세상의 평안을 위한 108배 기도 정진으로 시작했다. 이어 법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피해 복구 기금 1억원 기부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진우 스님은 “어제의 다짐이 벌써 1000일이라는 시간의 물줄기를 지나 이 자리에 이르렀다”며 “특별히 기념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려 했으나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진우 스님이 이날 특히 강조한 건 인공지능(AI)과 디지털화를 앞세운 ‘불교의 현대화’다. 그는 “경전과 선어록, 논서와 전통은 방대하되, 아직 디지털화되어 있지 않은 것이 많고, 수행의 지혜는 풍부하되, 대중의 언어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불교의 모든 데이터를 디지털로 정제하고, AI 학습 기반에 실어, 불교의 방대한 지혜가 미래 세대의 언어로 전달되도록 종단이 총력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른 시일 내에 불교 콘텐츠의 디지털 전략, AI 전법 시스템, 스마트 교육 플랫폼 구축에 관한 종합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젊은이와의 소통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진우 스님은 “문화를 통한 접근, 퍼포먼스를 통한 관심, 그리고 진정성을 통한 감동으로 (청년 세대의) 출가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청년들이 다시 수행의 길을 사명으로 여기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지난 2022년 9월 28일 취임했다. 당시 취임 일성이 “수행이 행정(종무)을 이끌도록 1000일 동안 하루 108배 수행으로 종단을 위한 정진을 시작할 것”이었다. 이후 진우 스님은 총무원 행정 실무를 총괄하는 성화 스님과 미래본부 사무총장인 성원 스님, 이세용 종무실장 등과 함께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8배를 해왔다.
  • 관광·건강 ‘도장’으로 챙긴다…스탬프투어로 관광객 모시는 지자체들

    관광·건강 ‘도장’으로 챙긴다…스탬프투어로 관광객 모시는 지자체들

    도장을 찍으면서 관광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스탬프투어’로 지자체들이 관광객 발길을 이끌고 있다. 23일 경북 경주시는 통합관광플랫폼 경주로ON을 기반으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념 ‘경주로ON X 첨성이 스탬프투어’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지역 대표 관광지를 연계한 이색 이벤트를 열어 성공적인 개최와 역사문화 자산을 알리기 위해 시행한다. 투어 대상지는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 ▲불국사 대웅전 ▲첨성대 ▲양동마을 무첨당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게이트3 등 5곳이다. 경주로ON 앱을 통해 각 장소에서 GPS 인증 방식으로 스탬프를 획득할 수 있다. 스탬프 5개를 모두 모은 선착순 500명에게는 경주시 공식 관광 캐릭터인 ‘첨성이’ 인형이 기념품으로 제공된다. 첨성이는 첨성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캐릭터로, 스탬프투어 기간에 한정해 증정한다. 경남 양산·김해·밀양시와 부산 북·사상·강서·사하구 등 낙동강 인근 7개 지자체는 11월까지 ‘낙동강따라 모바일 스탬프투어’를 운영한다. 낙동강 자전거길을 활용한 코스를 따라 여행하면서 스탬프를 모을 수 있다. 7월까지는 자전거길 투어를 주제로, 9~11월에는 가을명소를 주제로 코스를 구성해 인증 시 경품을 제공한다. 울산시 동구는 방어진권, 대왕암·일산동권, 염포산·화정권, 바드래·명덕마을권, 남목주전권 등 5개 권역 65개 지정을 대상으로 스탬프투어를 운영한다. 상시 운영 투어와 별개로 계절별 주요 관광지 투어도 진행한다. 울산시 북구는 앞서 3~4월 지역 내 산을 이르는 ‘일곱만디 스탬프투어’를 운영했고, 5~9월에는 해안과 자연, 역사 등 테마별로 구성한 ‘북구 트래블로드 코스 스탬프투어’를 운영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정상회의는 경주가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경주로ON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관광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 경기관광공사, 고색창연한 천년고찰(千年古刹) 7곳 추천

    경기관광공사, 고색창연한 천년고찰(千年古刹) 7곳 추천

    경기관광공사가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발자취를 간직한 채 꿋꿋이 제자리를 지켜온 ‘천년고찰(千年古刹)’ 7곳을 추천했다. 공사는 기도와 사색, 침묵과 치유의 공간인 천년고찰에서 버거운 짐들을 잠시 내려놓는 것을 권했다. [탁 트인 전망에 시름도 탁 풀리는 ‘남양주 수종사’] 운길산 중턱 해발 약 350m 지점에 자리하고 있는 수종사는 언덕길이 제법 가팔라서 차량 없이 올라가는 건 버거울 수 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가면 일주문 앞에 주차장이 있고 수종사는 이곳에서도 10분 남짓 더 걸어야 한다. 굽은 길을 마저 올라 불이문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비로소 수종사 경내에 다다른다. 경내에 들어서면 기와를 올린 낮은 담장 너머에 북한강 모습이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북한강의 우측 끝으로 시선을 돌리면 남한강과 만나는 두물머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 이 정도 전경이면 가히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인기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남녀 주인공의 첫 만남 배경이 되기도 했다. 경내 중심에는 큰 법당인 대웅보전이 있다. 경내 끝 약간 아래에는 세조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수령 500년의 은행나무가 있다. 웅장한 자태의 은행나무도 멋지지만 은행나무 그늘에서 바라보는 북한강 전경은 마치 그림 같다. 수종사는 한 마디로 곳곳이 탁월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수종사에서 놓치면 안 될 장소는 다실인 ‘삼정헌’이다. 이곳에선 차를 마시며 창밖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명소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 ‘파주 검단사’] 검단사는 신라의 고승 진감국사 혜소가 847년에 창건한 사찰로 전해진다. 창건 당시에는 파주시 문산읍 운천리에 있었지만 조선 정조 때 왕릉인 장릉을 옮기면서 사찰도 지금의 위치에 자리 잡게 됐다. 이후 장릉에서 제사를 지낼 때 이곳에서 두부를 만들어 바쳐, ‘두구사’로 불린 적도 있었다. 검단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은 느티나무 바로 앞에 자리한 법화전이다. 조선시대 인조가 하사한 글씨로 된 편액이 걸려 있고 전각 자체도 기품이 느껴진다. 내부에는 조선 후기의 목조 관음보살 좌상과 아미타회상도, 신중도 등이 모셔져 있다. 검단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는 무량수전과 명부전이 자리하고 있다. 새롭게 지어진 이 전각들은 편액과 주련이 모두 한글로 되어 있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무량수전 내부 삼존불 우측에는 고(故) 노태우 대통령의 영정이 모셔져 있어 눈길을 끈다. 이곳은 고(故) 노태우 대통령의 장례 후 약 44일간 유해가 임시로 안치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애초의 검단사는 왕릉의 원찰이었지만 지금의 검단사는 매우 소박하다. 검단사에서 가장 먼저 여행자를 맞이하는 건 300년 수령의 느티나무다. 둘레 1.5m에 이르는 느티나무 그늘에 놓인 벤치에 앉아있으면, 저만치 아래 한강과 북에서 내려온 임진강이 만나 유유히 흐르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분단의 상처와 평화가 공존하는 고즈넉한 전경이다. 검단사는 역사에 비해 현재 규모가 작지만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자연의 조화, 그리고 고요한 분위기가 큰 울림을 전해준다. 조용한 사찰을 찾는 여행자에게 더없이 좋은 곳이다. [원효대사의 수행처 ‘동두천 자재암’] 자재암은 소요산을 찾는 등반객들이라면 대부분 들러보게 되는 사찰이다. 주차장에서 자재암까지의 거리는 약 1.5㎞다. 길을 걷는 사이 속세에서 벗어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암자에 가까워질수록 자연의 소리만이 들리는 고요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사찰 입구에 도착하면 작은 폭포와 깊지 않은 동굴을 만나게 된다. 원효폭포와 원효굴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자재암은 원효대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재암은 신라 무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폭포와 굴 앞에 나무 계단이 이어진다. 계단은 모두 108개. 계단을 모두 오르면 금강문이고 그 너머가 바로 원효대사가 수행했다는 원효대다. 안내판이 없다면 그저 전망대로만 여길 만큼 주변 풍경이 트여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어떤 마음으로 수행했을지 생각해보면 조금 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원효대를 지나면 자재암 경내다. ‘자재(自在)’는 번뇌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마음의 상태를 뜻한다. 사찰의 규모는 아담하다. 대웅전, 요사채, 작은 법당 그리고 동굴을 이용한 나한전이 전부다. 이 나한전 앞에는 ‘원효샘’ 이라는 이름의 석간수가 솟는다. 차를 좋아했던 원효대사가 차를 끓이는 데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생김 그대로, 대웅전의 굽은 기둥이 일품인 ‘안성 청룡사’] 안성시 서운면에 자리한 청룡사(靑龍寺)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고요함으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사찰이다.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과 불심이 어우러진 곳을 찾고자 할 때 청룡사만 한 곳도 드물다. 청룡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전각은 사천왕문이다. 특이한 점은 사천왕문 현판도, 사천왕상도 없고, 천장 서까래에 적힌 상량문을 봐야지만 사천왕문이라는 걸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문을 지나면 곧바로 법당 마당이고 맞은편에 고풍스러운 대웅전이 자리하고 있다. 청룡사는 고려 원종시기, 1265년 명본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당시에는 ‘대장암’으로 불리다가 공민왕 시기 크게 중건하며 청룡사가 되었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4칸 규모로 그 멋과 매력이 여느 사찰 못지않다. 대웅전의 기둥이 핵심인데, 반듯하게 잘 다듬은 일자형이 아니라 휘어진 나무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이용한 게 특징이다. 자연의 결을 그대로 살려 좌우로 굽은 기둥은 묵직하면서도 친근감과 정감이 넘친다. 문화재적 가치도 높아서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전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추녀 끝, 네 귀퉁이에 그려진 금강역사 그림이다. 금강역사와 사천왕은 모두 사찰의 수문장 역할을 한다. 보통은 금강문에는 금강역사가, 사천왕문에는 사천왕이 그려진다. 하지만 청룡사에는 사천왕문에 사천왕상이나 사천왕 그림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금강문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대신 대웅전의 네 귀퉁이에 금강역사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청룡사의 대웅전에서 금강역사를 찾아보는 일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또한 청룡사는 조선 말기 남사당패를 품은 곳으로, 이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활동하다가 청룡사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는 했다. 휘어진 나무 기둥과 남사당패를 그대로 넉넉하게 받아들이는 ‘청룡사’가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계곡과 어우러진 ‘양평 사나사’] 양평 용문산의 주봉인 백운봉 자락에 자리한 사나사는 숲속 깊은 곳에서 맑은 계곡물 소리와 함께 방문객을 맞이한다. 사찰로 이어지는 길목 내내 사나사 계곡이 흐른다. 초록이 우거진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은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묵은 때까지 씻어주는 느낌이다. 사나사는 고려 태조 때 대경국사 여엄이 제자 융천과 함께 세웠다고 전해진다. 사찰 이름 ‘사나’(舍那)는 ‘보살의 세계’를 의미하며 불교적 이상향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법당 마당 우측에는 삼 층 석탑과 부도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삼 층 석탑은 규모는 아담하지만, 매우 단아한 모양새로 통일신라시대의 양식을 계승해 고려 초기의 유물로 추정된다. 부도는 고려 시대의 승려였던 태고화상 보우의 사리를 모신 석조물로 역사적 의미가 깊다. 대적광전 외벽의 측면과 뒷면에는 ‘심우도’가 그려져 있다. 심우도는 불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선화이다. 불심의 본성을 찾는 것을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한 그림으로 수행단계가 모두 10단계로 이루어져 있어 ‘십우도’라고도 부른다. 처마 끝의 풍경에서 맑은소리가 장단을 맞춘다. 사나사 경내에 이를 때까지 내내 들리던 계곡의 물소리와 더불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용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용인 백련사’] 백련사는 용인시 처인구의 향수산 자락에 깊게 안긴 사찰이다. 인근에 에버랜드가 있어서 사찰로 향하는 길이 조금 낯설기도 하다. 하지만 도로에서 벗어나면 사찰로 향하는 길은 곳 숲길로 변한다. 오르막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마주하게 되는 사찰이 바로 백련사다. 정면에 대웅보전, 좌측에 지장전이 자리하고 있다. 대웅보전에는 3개의 석가모니불이 모셔져 있다. 붉은색으로 치장한 수미단이 매우 화려하다. 특히 법당 천장을 청룡과 황룡이 감싸고 있어서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대웅보전의 외벽에는 석가모니의 일생을 그림으로 표현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전경을 조금 더 높은 곳에서 감상하고 싶다면 대웅보전 우측의 삼성각으로 올라가야 한다. 삼성각 돌담 너머의 백련사 모습은 매우 평화롭고 고요하다. 반대편의 나한전 역시 백련사의 새로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삼성각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바로 앞의 요사채 지붕과 마당의 석탑 상층부가 어우러진 모습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백련사는 통일신라 애장왕 2년에 신응선사가 창건한, 용인시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다. 사찰 이름인 ‘백련’은 ‘흰 연꽃’을 의미한다. 진흙 속에서도 맑게 피는 연꽃은 불교에서 부처를 상징하기도 하고 오랜 수행 끝의 깨달음에 이른 수행자에 비유하기도 한다.
  • 국악부터 물놀이·연극까지…서울시, 여름 축제 24개 담은 ‘축제지도’ 공개

    국악부터 물놀이·연극까지…서울시, 여름 축제 24개 담은 ‘축제지도’ 공개

    서울시는 여름을 맞아 6~8월 서울 전역에서 열리는 축제 24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울축제지도’를 펴냈다고 4일 밝혔다. 축제지도에는 음악과 연극 등 다양한 테마의 축제가 포함됐다. 눈여겨볼 축제로는 올해부터 지정된 ‘국악의 날’(매년 6월 5일)을 기념해 오는 7일 광화문 앞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에서 펼쳐지는 ‘2025 서울국악축제’가 있다. 축제에선 사물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국악 공연과 국악 원데이 클래스 등이 진행된다. 도심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안양천 여름 축제’는 오는 8월 23일부터 24일까지 안양천 신정교 하부에서 열린다. 워터 슬라이드를 비롯해 대형 에어풀장이 설치된 물놀이장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과 먹거리존 등이 마련된다. 이밖에 새 단장을 마친 월드컵천에선 양귀비와 청보리가 어우러진 꽃길을 걸어볼 수 있는 ‘제1회 월드컵천 청보리 축제’가 이달 8일에, 중랑천변 일대에서는 LED(발광 다이오드) 빛 조형물이 가득한 중랑천을 볼 수 있는 ‘2025 도봉별빛축제’가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각각 열린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호국보훈 축제도 마련됐다. 오는 22일 은평구 진관사 대웅전 앞 야외무대에선 ‘2025 백초월길 예술 축제, 진관 아리랑’이 열린다. 이곳에선 진관사에서 발견된 보물 제2142호 ‘진관사 태극기’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 등이 진행된다. 내달 12일 광화문 광장에선 ‘서울 어린이 나라 사랑 아트 페스티벌’이, 오는 8월 22일부터 31일까지는 독립운동과 호국보훈 정신을 주제로 한 무용 작품을 볼 수 있는 ‘2025 보훈 무용제’가 열린다. 마채숙 시 문화본부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예술 축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해 ‘축제 도시 서울’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축제지도는 PC와 스마트폰에서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확인할 수 있다. 24개 축제 정보와 함께 길 찾기와 지도 복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 그 시절 수학여행처럼… 장항선 낭만을 달리다

    그 시절 수학여행처럼… 장항선 낭만을 달리다

    1970~80년대 기차 여행의 낭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추억의 열차’가 선을 보였다. ‘충남 레트로 낭만열차’다. 103년 된 장항선 철길을 따라 예산, 서산, 아산, 홍성, 태안, 보령, 서천 등 충남 7개 지역 명소로 여행객을 실어 나른다. 열차 객실에서 레트로풍의 공연을 즐기고 원하는 지역에 내려 관광도 할 수 있다. 여행자 모두 같은 열차를 타고 서울역에서 출발한 뒤 각 지역을 돌아보고 밤늦게 같은 열차로 돌아온다. # ‘7080 감성’ 통기타 공연·추억의 도시락 ‘충남 레트로 낭만열차’는 1970~80년대 분위기를 고스란히 재현한 열차에서 다양한 복고풍 프로그램을 즐기며 충남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여행 상품이다. 오전 7시쯤 서울역을 출발해 장항선 철길을 따라 기차 여행을 즐긴다. 한국관광공사와 충남문화관광재단, 코레일, 각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동 진행한다. 장항선은 1922년 천안과 온양을 오가던 충남선이 모태다. 이후 충남 대천, 장항과 전북 군산, 익산 등으로 확장해 연계 운영 중이다. 다만 당일 여행 상품인 탓에 여러 곳을 동시에 볼 수는 없고 원하는 지역 한 곳만 선택해 방문해야 한다. 객실 안에선 통기타 라이브 공연과 아코디언 연주가 이어진다. 승객들은 옛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거나 흑백 카메라로 추억을 남기는 등 복고 감성을 체험할 수 있다. 딱지치기, 비석치기 등 레트로풍의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퀴즈를 통해 푸짐한 지역 특산품도 준다. 기차 여행에 달걀과 우유가 빠지랴. 바나나 우유와 구운 달걀, 추억의 도시락 등 간식이 제공된다. 뽑기 게임과 깜짝 경품 이벤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색다른 즐거움도 선사한다. 원하는 역에서 하차하면 해당 지자체에서 마련한 시티투어 버스(혹은 대체 버스)가 기다린다. 해당 지역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주요 관광지와 맛집, 전통시장, 축제 현장 등을 둘러본다. 열차 노선이 없는 서산과 태안은 대체 버스가 직접 홍성역까지 와서 관광객을 태워 간다. # 예산 예당호의 몽환적 매력에 ‘흠뻑’ 사과 향기 가득한 예산의 주요 방문지는 예당호 출렁다리와 수덕사, 은성농원, 예산시장 등이다. 402m에 달하는 예당호 출렁다리는 2019년 개통된 국내 최장 출렁다리다. 밤에 더 예쁘다. 그러데이션 기법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무지갯빛 LED 조명은 예당호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 높이가 최대 110m에 달하는 음악분수는 예당호의 명물로 꼽힌다.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다채로운 물과 빛의 향연을 선사한다. 밤에도 워터스크린, 빔프로젝터 레이저 등과 어우러져 빛의 향연을 펼친다. 예당호 일대를 도는 모노레일도 있다. 산악열차 방식의 모노레일로 예당호 수변 1320m를 약 22분 동안 운행한다. 출렁다리에서 예당호중앙생태공원까지 데크길로 이어지는 느린 호수길(5.2㎞)을 왕복하면 ‘하루 2만보 걷기’로 건강과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 수덕사 보고 덕산 리솜리조트 온천서 힐링 덕산온천 인근의 수덕사는 충남 내포 지역을 대표하는 대가람이다. 국보인 대웅전과 보물인 노사나불괘불탱, 묘법연화경 등 문화유산이 많다. 이응노(1904~1989) 화백이 머물렀던 초가집과 수덕여관, 불교 미술품을 전시하는 선미술관도 경내에 있다. 덕산온천은 온양, 도고 등과 더불어 충남을 대표하는 온천 중 하나다. 가급적 시간을 내 온천욕을 즐기고 오길 권한다. 해발 678m 가야산 자락의 스플라스 리솜이 대표 온천 리조트다. 인근에 국가숲길로 지정된 내포문화숲길도 있다. 자박자박 걸으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기 좋다. 예산 사과가 처음 재배된 고덕면의 은성농원은 6000그루의 사과나무가 있는 아름다운 사과농장이다. 드넓은 사과농장 안에 레스토랑과 숙소를 갖춘 유럽풍의 와이너리가 있다. 와인 양조 체험, 사과파이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예산시장은 1926년에 처음 생긴 전통 시장이다. 매달 5, 10일에 오일장이 열린다. 60년 전통의 국밥, 선봉국수, 백술상회, 사과당, 낙원약과 등 다양한 먹거리가 인기다. # 서산 간월암·해미읍성 …막간 에 역사 여행 서산에선 조선시대 역사 산책을 즐긴다. 간월암은 부석면 갯벌에 있는 작은 암자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은 자리라고 해서 간월암이라 불린다. 간월암은 하루에 두 번, 밀물 때 섬이 되고 날물 때 뭍이 된다. 밀물이 들어오면 물 위에 떠 있는 연꽃과 같다 해서 연화대라고도 불렀다. 서해 낙조 명소로도 유명하다. 성곽 둘레 1800m의 해미읍성은 이른바 ‘우리나라 3대 읍성’ 중 하나다. 읍성이란 도읍을 둘러싸고 세운 평지성을 뜻한다. 해미읍성 외에 전북 고창읍성, 전남 낙안읍성 등이 비교적 잘 보존된 읍성으로 꼽힌다. 해미읍성은 1579년 충무공 이순신이 10개월간 근무한 곳이다. 적의 접근을 막기 위해 가시가 많은 탱자나무를 심었다고 해서 ‘탱자성’이라고 불렸다. 천주교의 순교 성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천주교 박해 당시 관아가 있던 곳으로 1866년엔 무려 1000여명이 이곳에서 처형됐다고 한다. 성내 광장에 당시 천주교도들이 매달려 고문받던 늙은 회화나무, 성문 밖 도로변에 신도들을 태질해 죽였던 자리개돌 등이 남아 있다. 해미읍성에는 동학농민혁명과 불교 관련 유산도 켜켜이 쌓여 있다. 천주교의 해미읍성 성역화에 불교계의 반발이 큰 만큼 균형을 잃지 말고 돌아보길 권한다. 운산면의 유기방 가옥은 일제강점기의 가옥 형태가 그대로 남은 민속문화유산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2만평의 수선화 꽃밭이 펼쳐진다. 개화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4월 말~5월 초 수선화를 볼 수 있다. 아울러 홍성에선 문당환경마을, 김좌진기념관, 스카이타워, 광천젓갈김시장, 보령에선 개화예술공원, 성주산자연휴양림, 상화원, 대천해수욕장, 서천에선 국립생태원, 장항송림욕장, 스카이워크, 6080맛나로, 태안에선 연옥당, 천리포수목원, 신두리해안사구, 태안시장 등을 돌아본다. 각 지역 여행을 마친 뒤 서울로 가는 상행선 열차에서는 지역 재료로 준비한 추억의 도시락도 즐길 수 있다. # 하루 1곳 집중 탐방 … 11월까지 8차례 운행 레트로 낭만열차는 11월까지 모두 8차례 운행 예정이다. 상반기는 5월 17·30일, 6월 14일 등으로 확정됐다. 하반기 일정은 미정이다. 참가 신청은 코레일관광개발 누리집(www.korailtravel.com)에서 받는다. 요금은 각 지역에 따라 1인 7만 9000원에서 8만 9000원 선이다. 왕복 기차 요금, 연계 차량비, 관광지 입장료, 체험료, 식사비 등이 모두 포함됐다.
  • “왜란·전쟁도 이겨냈는데”… 불길에 쓰러진 천년고찰 고운사

    “왜란·전쟁도 이겨냈는데”… 불길에 쓰러진 천년고찰 고운사

    총무국장 “신도님들 뵐 면목 없어”보물 가운루·연수전도 무너져 내려신도 “기가 막힐 뿐” 말 잇지 못해이재민 길어지는 대피소 생활 ‘한숨’찬 바닥에 어르신들 체력적 한계도 “무려 1300년이 넘도록 스님들이 수행하고 신도님들이 축원하던 사찰입니다. 그런 공간이 사라져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31일 오후 경북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의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 이곳에서 만난 고운사 총무국장 도륜 스님은 “신도님들을 뵐 면목이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라 신문왕 시절 지어져 1344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고운사가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 절이 전소된 지 엿새가 지났지만 매캐한 연기가 진동했고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현대식 건물로 지은 대웅전과 명부전, 방염포를 싸맨 석탑 등은 다행히 온전한 모습을 유지했다. 절을 둘러싼 산자락도 검게 탔다. 도륜 스님은 산불이 고운사를 덮치던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스님들과 유물을 옮기던 중 ‘인명 피해가 생기면 안 되니 철수하라’고 해서 급히 빠져나왔는데 도로가 통제돼 버린 데다 숲 양쪽에서 불길이 치고 내려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2020년 각각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은 무너져 내려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두께 5㎝는 족히 넘어 보이는 고운사 동종도 갈라진 채 덩그러니 서 있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고운사를 찾는다는 전재식(55)씨는 “늘 기도하러 오던 절이 불에 타 버렸다고 해서 왔는데… 기가 막힐 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신도는 “임진왜란도 이겨 내고 6·25 전쟁도 버텨 낸 절이 이번 산불 때문에 다 타 버렸다”며 한탄했다. 경북 산불로 3300가구 이상의 주택이 불에 탔다. 이에 일주일째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는 이재민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집이 타지 않은 주민들은 주불이 잡히고 대피소를 떠났지만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들은 기약 없이 지역별 대피소에 남아 있다. 이들 중 고령자들는 체력적 한계를 느끼는 모양새다. 낯선 잠자리에서 며칠째 지내는 데다 매일 챙겨야 하는 의약품마저 두고 대피한 경우도 많아서다. 같은 날 영덕국민체육센터에서 만난 영덕군 지품면 낙평리 주민 박성호(86)씨는 “대피소 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많은 지원을 해 주지만 그래도 내 집 같지 않아서 피로가 가시질 않는다”며 “하루빨리 불에 탄 집을 철거하고 작은 컨테이너라도 갖다 놔야 밭일도 돌보고 밤에 편히 잘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한 노인도 “모두가 상심이 커서 말조심도 하고 불편함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난방을 해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는 어쩔 수가 없다. 노인들은 찬 바닥에서 오래 지내면 아픈 경우가 많은데 난방 기구라도 충분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 시샘하는 추위에도 지지 않고… 찬란한 희망 피우는 꽃망울

    시샘하는 추위에도 지지 않고… 찬란한 희망 피우는 꽃망울

    380년간 통도사에 봄 알린 ‘자장매’ 흐드러지게 군락 이룬 ‘순매원’ 절경환상 궁합 미나리·삼겹살도 맛봐야김해건설공고 교정 물들인 ‘와룡매’꿈틀거리며 뻗어 있는 용 형상 닮아인근 김해박물관엔 가야 유물 가득지리산 근방에서 이름난 ‘산청 삼매’선비들의 기개 담아 수백년 싹 틔워고풍스러운 한옥과 어우러져 절경매화가 피다 말고 꽃망울을 닫았다. 철없이 쏟아진 눈과 유독 심했던 2월 추위가 행티를 부린 탓이다. 매화가 꽃잎 여닫기를 여러 차례. 이제 남녘의 늙은 매화나무들이 본격적으로 꽃등불을 내걸기 시작하나 싶더니만, 이번엔 화마가 나무들의 생멸을 위협할 지경이 됐다. 그래도 고매(古梅)의 시간은 바야흐로 시작됐다. 제아무리 꽃을 시샘하는 추위와 난관이 닥쳐도 이를 거스를 순 없다. 이맘때라면 남도 쪽에 탐매객의 발길이 잦을 터다. 전남 구례 화엄사의 ‘각황전 홍매’, 순천 선암사의 ‘선암매’ 등을 ‘알현’하기 위해서다. 경남에도 못지않게 늙은 매화들이 있다. 지금부터 전하려는 건 양산과 김해를 거쳐 산청까지, 발품 팔아 만난 경남의 늙은 매화 탐매기다. 사실 매화라고 다 같지는 않다. 열매 수확을 목적으로 대량 식재했다면 매실나무라 불러야 옳다. 늙은 매화는 다르다. 늙고 검게 탄 가지 끝에 운치 있게 꽃잎 몇 장 내건다. 게다가 품은 향기는 인간이 만든 그 어떤 향수로도 이길 수 없을 만큼 곱고 짙다. 고매의 향기와 견줄 수 있는 건, 고매뿐이지 싶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로 먼저 간다. 이 절집의 ‘자장매’(慈臧梅) 개화 소식에 멀고 먼 서울까지 들떴다. 자장매는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을 딴 매화다. 통도사 역대 조사의 진영(眞影)을 모신 영각(影閣) 처마 아래 있다. 수령은 얼추 380년쯤 됐다. 1650년쯤 통도사 스님들이 자장율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2월 하순쯤 꽃잎을 매달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보름 이상 늦어졌다. ●천년 고찰 처마 아래 진분홍빛 안개 처마 아래로 진분홍 안개가 내려앉은 듯하다. 보통은 봄의 절집을 찾은 흥분에 소란을 떨기 마련인데, 자장매 앞에 선 탐화객 대부분이 평온하고 조용하다.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온 매화의 기운이, 봄의 기적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감동이 말을 잃게 만든 것일 테다. 자장매 맞은편엔 키 낮은 청매가 한 그루 있다. 이 녀석은 여태 꽃망울도 맺지 않았다. 가뜩이나 눈에 띄지 않는데, 여태 겨울 모습 그대로니, 이 봄이 지나기 전 사람들의 주목을 한 번이라도 받을는지 모르겠다. 극락보전 옆에도 이름난 홍매 두 그루가 있다. 각각 만첩홍매와 분홍매로 불린다. 수령은 300년 정도라 전한다. 통도사는 꽃만큼 고운 절집이다. 국보, 보물 등 웅숭깊은 당우들을 돌아보기만 해도 한나절이 후딱 지난다. 통도사는 법당을 중심으로 상로전, 중로전, 하로전 등 세 구역으로 나뉜다. 일주문을 넘어서면 곧 하로전이다. 중심 건물인 영산전(보물)을 비롯해 홍매 두 그루가 인상적인 극락보전, 범종루 등의 당우가 밀집돼 있다. 영산전은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 다보탑을 그린 ‘견보탑품도’ 등 진귀한 벽화들(보물)이 즐비하다. 영산전 앞 삼층석탑도 보물이다. 중로전 구역에는 고려 말 건물인 대광명전(보물)과 용화전, 개산조당 등이 있다. 봉발탑(보물)도 독특하다. 부처님의 발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밥그릇에 뚜껑이 덮인 형상을 하고 있다. 발우는 스님들이 밥을 먹을 때 쓰는 그릇이다. 상로전에도 꼭 찾아야 할 문화유산이 한가득이다. 가장 중요한 건물은 ‘대웅전 및 금강계단’(국보)이다. 대웅전은 사면이 한 건물을 이루는 독특한 구조다.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大方廣殿), 남쪽은 금강계단(金剛戒壇), 북쪽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다. 대웅전 안에는 불상이 없다. 건물 뒤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기 때문이다. 대방광전 앞의 구룡지는 통도사의 창건 설화가 담긴 연못이다. 그 너머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석조물이 있다. 응진전 앞 바닥의 호혈석(虎血石), 대웅전 지붕 위의 찰주, 그 아래 기와 자락 끝에 가지런한 백자연봉 등도 빼놓지 말고 감상하길 권한다. 당우마다 걸린 현판들도 하나같이 당대 명필들의 글씨다. ●낙동강·경부선 철길 따라 매화향 물씬 원동면의 순매원도 널리 알려진 매화 명소다. 낙동강, 경부선 철길과 어우러진 매화 사진으로 이름을 얻었다. 늙은 매화보다는 일반 매실농원처럼 여러 그루의 매화가 군락을 이뤄 화사하다. 원동면엔 순매원 외에도 영포마을 등 매화 농가가 많다. 1022번 지방도를 따라가다 보면 곳곳에서 매화 흐드러진 근사한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사실 이즈음 원동면에선 매화보다 미나리가 더 ‘효자 관광 상품’이다. 제철 ‘원동 미나리’가 출하되기 때문이다. 이 일대에선 경북 청도처럼 미나리와 삼겹살을 함께 먹는다. 미나리의 순한 향과 고소한 삼겹살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과장 좀 보태 이 일대 가게란 가게는 죄다 미나리 삼겹살집이다. ‘한 집 건너 한 집’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다닥다닥 붙어 미나리 삼겹살을 판다. 이웃한 김해에선 와룡매가 일품이다. 이름에서 어딘가 근대풍의 느낌이 드는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 교정에 있다. 이맘때 김해 주민 붙잡고 물어보면 아마 열에 아홉은 이렇게 대답하지 싶다. “하이고마, 말 마소. 마 학생보다 찍사(사진사)들이 더 많아예.” ●관광객 발길 붙잡는 고매 81그루 김해건설공고 교문을 들어서면 길 양옆으로 늙은 매화들이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 채 도열해 있다. 매화마다 사진작가며 관광객들이 매달려 있는데, 그 숫자가 꽃가루 따는 벌보다 많아 보인다. 길 이름도 ‘매화로’다. 와룡매(臥龍梅)는 늙고 거무튀튀한 가지가 용처럼 꿈틀거리며 뻗어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특정한 한 그루의 나무를 일컫는 게 아니라 매화로 일대의 나무를 통칭하는 표현이다. 심은 지 80~90년 된 고매가 81그루나 늘어섰다. 어쩌면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꼬부라졌는지, 그것도 신기하다. 그저 나뭇가지가 연출하는 춤사위만 조금씩 다를 뿐이다. 와룡매가 정확히 언제 심어졌는지는 불분명하다. 널리 알려진 건 일제강점기인 1927년 김해농업고등학교가 문을 열 때 일본인 교사가 심었다는 이야기다. 이를 기준 삼으면 와룡매의 수령은 얼추 100년에 가깝다. 재일교포가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해외에서 어렵게 성공한 교포들이 국내 독립에 힘쓴 사례가 여럿인 걸 보면 그 가능성도 낮지는 않다. 김해농고 이전 뒤 1977년 개교한 김해건설공고도 내년 봄이면 이전을 하게 된다. 이후 81그루의 매화는 어떻게 될까. 김해시가 관리 보호수로 지정했다니 별 탈이야 없겠지만, 시절이 하 수상해 그것도 장담할 건 못 되지 싶다. 부디 올해가 와룡매와 만나는 마지막 봄이 아니길 빈다. 김해건설공고에서 국립김해박물관이 멀지 않다. 김해 여정에서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다. 김해는 2000년 전 가야의 시간이 새겨진 도시다. 최근에도 새로 가야 유물이 공개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해박물관에 가면 그 기억의 편린들과 오롯이 만날 수 있다. 게다가 무료다. 옛 가락국의 수도였던 김해에선 물고기 조각상이 종종 눈에 띈다. 이른바 신어(神魚) 신앙을 상징하는 조각들이다. 박물관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고기는 인도 드라비다어로 ‘가야’, ‘가라’ 등으로 불린다고 한다. 500년 동안이나 실재했으나 역사 속에선 완벽하게 사라진 나라 가야의 국호 또한 이 단어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박물관에 전시된 건 주로 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부장품들이다. ‘큰 항아리’가 특히 인상적이다. 아라가야의 왕들이 묻힌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나온 항아리다. 넉넉하고 꾸밈없는 형태와 물 흐르듯 우아한 곡선은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를 보는 듯하다. 영혼을 위로하는 음식을 담았던 제기, 영혼의 전달자라는 새 모양의 토기 등도 독특하다. ●후계목으로 명맥 잇는 명매들 이웃한 산청으로 넘어간다. 지리산 근동의 경남에서 매화마을로 명자깨나 날리는 곳이다. 절집이 아닌 꼬장꼬장한 선비의 집 담장에서 고졸한 매화와 만날 수 있다. 이른바 ‘산청 삼매’다. 고려말 강회백이 심었다는 단속사 절터의 ‘정당매’(政堂梅), ‘칼 찬 선비’ 조식의 서릿발 기개 서린 산천재 ‘남명매’(南冥梅), 단성 남사예담촌 ‘원정매’(元正梅, 분양매(汾陽梅)라고도 불린다)가 주인공이다. 산청 삼매 가운데 원정매와 정당매는 고사해 후계목이 대를 이었고, 온전히 제 몸으로 꽃을 피우는 건 남명매가 유일하다. 단성면 남사마을은 500여년 역사를 헤아리는 양반 마을이다. 전통 한옥과 토담, 돌담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긴다. 특히 ‘X자’ 형태로 교차한 회화나무는 이 마을의 상징이다. 오래된 양반가가 많은 만큼이나 선비의 기개를 상징하는 매화도 많다. 그 가운데 가장 오래된 매화가 원정매다. 고려말 문신 하즙(1303~1380)이 자기 집 마당에 심은 매화로, 원정이란 그의 시호를 따 원정매라 불린다. 수령이 최소 700년에 달해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로 꼽혔다. 2007년 고사한 이후 바로 옆에서 후계목이 대를 이어 홍매를 틔워 내고 있다. 남사마을엔 원정매 외에도 이씨매, 최씨매, 정씨매 등 늙은 매화들이 많다. 정당매는 옛 단속사 절터에 남은 백매(白梅)다. 수령은 650년을 헤아린다. 여말선초에 정당문학(政堂文學) 겸 대사헌 벼슬을 지낸 통정 강회백(1357~ 1402)이 고향의 고찰인 단속사에서 공부할 때 심었다. 원정매보다 지리산 자락으로 더 들어가야 해선지, 정당매는 늘 개화가 더디다. 원목은 2012년께 고사했고 후계목이 대를 잇고 있다. 단속사지엔 두 기의 삼층석탑이 남아 있다. 전형적인 신라 양식의 탑으로, 둘 다 국가유산 보물이다. 이제 하이라이트 남명매 차례다. 서슬 퍼런 조선 중기의 학자 조식(1501~1572)이 말년을 보내며 후학을 가르치던 산천재에 있다. 남명매란 이름은 조식의 호 ‘남명’에서 따왔다. 남명이 환갑 이후에 산청에 정착한 걸 감안해 역산하면, 남명매의 수령은 460여년 정도로 추정된다. 남명매는 수형도 빼어나지만 앉은 자리도 일품이다. 지리산 천왕봉이 한눈에 올려다보이는 곳이다. 그러니까 지리산을 병풍 삼은 셈이다. 매화가 필 무렵 천왕봉이 정수리에 눈이라도 이고 있으면 그야말로 선경이다. 산천재 맞은편은 남명기념관이다. 남명과 부인의 위패를 모신 여재실 앞의 매화도 장하다. 비록 산청 삼매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담장 너머로 큰 가지를 늘어뜨린 품새가 꽤 인상적이다. 수선사는 요즘 산청에서 뜨고 있는 절집 중 하나다. 고색창연한 고찰과 달리 잘 다듬은 예쁜 정원을 보는 듯하다. 둔철산 아래의 정취암도 가볼 만하다. 절집에서 굽어보는 경치가 빼어나다.
  • 역대 최고 시속 8.2㎞ ‘괴물 산불’… 사람 뛰는 속도보다 빠르다

    역대 최고 시속 8.2㎞ ‘괴물 산불’… 사람 뛰는 속도보다 빠르다

    의성 산불 12시간 만에 51㎞나 이동안동·청송·영양·영덕 재난지역 추가무주에 대응 2단계… 지리산도 비상 실종 산불감시원·법성사 스님 숨져주한미군 헬기 기상 악화에 못 떠울주 주불 128시간 만에 완전 진화 경남 산청 산불이 7일째, 경북 의성 산불이 6일째 이어지며 산림을 초토화하고 있다. 영남권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27일 전북 무주 농가에서 난 불이 산으로 번지며 산불 대응 2단계가 발령됐다. 산림청이 지난 25일 오후 4시를 기해 전국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한 가운데 동서쪽에서 잇따른 산불로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산불 피해가 심각한 경북 안동시와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이번 산불로 선포된 특별재난지역은 앞서 선포된 경남 산청군과 하동군, 경북 의성군 등을 포함해 8곳으로 늘었다. 의성 산불 확산 속도가 시간당 8.2㎞로 역대 가장 빠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림청은 지난 22~25일 미국 위성을 활용한 열 탐지 결과를 분석해 “24일 의성 산불이 25일 12시간 만에 약 51㎞를 이동했다”며 “시간당 8.2㎞는 사람이 뛰는 속도보다 빠르다”고 설명했다. 2019년 강원 속초·고성 산불 당시 초속 33m 바람이 불었지만 확산 속도는 시간당 5.2㎞였다. 역대 최대 산불 피해가 발생한 의성은 이날 비 예보에 맞춰 진화 전력을 총가동해 진화율을 높인다는 계획이었으나 연무로 제동이 걸렸다. 화선이 350여㎞에 달하는 데다 헬기 가동률이 30% 이하로 떨어지며 오후 5시 기준 산불 진화율은 63%에 머물렀다. 경북 북부권 산림 피해는 축구장 5만개 규모인 3만 5697㏊로 급증했다. 오후 늦게 일부 지역에 1㎜ 안팎의 비가 내렸으나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 안동에서는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을 위협했던 산불 방향이 시내로 향하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의성 산불이 24일 안동 길안면으로 확산한 후 돌풍을 타고 곳곳으로 번지며 피해가 늘고 있다. 인명 피해도 추가 확인됐다. 25일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 귀가 중 실종된 영덕군 산불감시원 신모(68)씨가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매정리 한 도로 위 자신의 차량 인근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날 영양군에 있는 법성사 주지 선정(85) 스님은 산불 속에서 끝까지 사찰을 지키다가 입적했다. 대부분 사찰 건물이 소실된 가운데 선정 스님은 이튿날 대웅전 옆 건물에서 발견됐다. 21일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26일 구곡산 능선을 넘어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지면서 전남·전북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은 경남(하동·함양·산청), 전남(구례), 전북(남원)에 걸쳐 있다. 산불 현장 일대에서 천왕봉까진 직선거리로 4.5㎞, 남원 구룡계곡까진 29.1㎞, 구례 피아골까진 18.5㎞ 정도다. 이날 일반 헬기 대비 담수량이 최대 5배 큰 주한미군 헬기 4대가 현장에 투입되려 했지만 기상 악화로 뜨지 못했다. 전날 오후 9시 21분 전북 무주 부남면 한 주택 저온 창고에서 시작된 산불이 적상면 야산까지 확대되면서 이날 오전 10시 산불 2단계가 발령됐다. 울산 울주 산불은 발생한 지 만 5일(128시간 8분)을 넘어 주불이 완전 진화됐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8시 40분 진화율이 100%라고 공식 발표했다.
  • 늘 베풀던 주지스님, 끝까지 사찰 지키다 산불로 숨져

    늘 베풀던 주지스님, 끝까지 사찰 지키다 산불로 숨져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북동부로 번지며, 영양군 석보면의 한 사찰이 전소됐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불에 탄 사찰 건물 안에서는 주지 선정 스님(85)이 숨진 채 발견됐다. 대한불교법화종에 따르면 선정 스님은 2002년 법성사 주지가 되기 전부터 해당 사찰에서 수행해왔다. 불이 난 건 지난 25일. 사찰이 위치한 지역은 산속 깊은 곳이라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화마가 지나간 뒤 27일 찾은 사찰 일대는 잿더미가 됐다. 대웅전은 완전히 무너졌고, 남은 건물은 극락전 등 일부뿐이다. 스님은 대웅전 옆 건물에서 발견됐다. 마을 이장은 “불이 너무 빨리 번져 대피시킬 상황이 아니었다”며 “5분 만에 동네 전체가 불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사찰이 산속에 있어 접근이 힘들었고, 소방대원들도 들어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선정 스님은 오랫동안 홀로 사찰을 지켜왔으며, 평소 어려운 이웃에게 잠자리나 음식을 나눠주는 등 마을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마을 주민 한모씨는 “연세가 많아 거동도 불편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키신 것 같다”며 “늘 남에게 베풀었던 분”이라며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 울산 울주 화재 2㎞까지 접근…부산 장안사 유물 이송

    울산 울주 화재 2㎞까지 접근…부산 장안사 유물 이송

    울산 울주군 산불이 부산 기장군과의 경계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기장군에 있는 전통 사찰인 장안사 소장 유물을 박물관으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된다. 26일 부산시와 기장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장안사 관계자가 “연기가 보인다”며 산불 확산 상황을 알려왔다. 울주군 산불은 불광산 등 기장군과의 경계 지역 역으로 확산한 상황이다. 울주군 화재가 장안사에서 직선거리로 2㎞ 정도로 근접하면서 연기가 관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유산청은 이런 보고를 받고 지자체에 장안사 유물을 이송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장안사에서 전문가 40명이 소장 문화재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안사는 통일신라 문무왕 13년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로, 임진왜란 때 소실된 이후 1638년 인조 16년 때 중건됐다. 장안사가 보유한 문화유산은 모두 17개로, 대웅전과 석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국가 지정 보물이다. 이와 함께 석조석가삼존십육나한상, 영산회상도, 명부전 지장보살도 등 시 지정 유산도 11점 소장하고 있다. 유물은 부산박물관, 복천박물관으로 옮길 예정이며, 대웅전 전각 등 이동이 불가능한 유물은 방염포로 보호하고, 주변 수목 가지치기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기장군은 이런 소산 절차를 진행하면서 소방 차량과 인력을 현장에 파견해 산불 피해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공무원, 소방, 경찰, 지역 주민 등 200명이 투입돼 산불 방어선을 구축 중이다. 기장군 관계자는 “24시간 비상근무를 시행하고, 현장 지휘 본부를 설치해 산불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산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군민의 생명과 재산, 국가 유산을 보호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밝혔다.
  • 천년고찰 고운사 ‘불마귀 재앙’ 전후 모습…잿더미 된 보물 [포착]

    천년고찰 고운사 ‘불마귀 재앙’ 전후 모습…잿더미 된 보물 [포착]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천년고찰’ 고운사를 집어삼키면서, 보물로 지정된 건축물도 모두 잿더미가 됐다. 제 모습을 찾기 어려울 만큼 피해가 큰 상태라 보물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가유산청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의성 고운사는 전체 건물 30동 중 9동만 양호하고 보물인 연수전, 가운루 등 나머지는 전소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26일 밝혔다. 이날 공개된 현장을 보면 두 건물 모두 처참한 상태다. 2020년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은 조선시대 영조(재위 1724∼1776)와 고종(재위 1863∼1907)이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기로소는 70세가 넘는 정이품 이상의 문관들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다. 단청과 벽화 수준이 뛰어난 데다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도상이 남아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화마가 휩쓸고 간 후 연수전은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토석(土石) 담장만 남은 상태다. 연수전이 있었던 자리에는 거센 불길을 이기지 못해 무너져 내린 듯한 기와만 쌓여 있다. 조선시대 사찰 안에 지은 기로소 건물로는 유일한 흔적이 사라진 셈이다. 계곡을 가로질러 지어진 가운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가운루는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로 1668년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중·후기에 성행했던 건축양식이 잘 남아있는 독특한 사찰 누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7월 보물이 됐지만, 불과 8개월 만에 화마가 덮쳤다. 대한불교조계종 측은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고운사의 가운루, 연수전, 극락전 등 주요 전각이 전소됐고 일주문, 천왕문 등 일부 전각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두 건물이 사실상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큰 피해를 보면서 보물로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연수전은 2020년, 가운루는 2024년 각각 보물이 됐다. 보물 지정됐다 화재로 해제된 사례 3건“정확한 피해 현황 보고 판단” 현행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약칭 문화유산법)에 따르면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가치를 상실하면 지정이 해제될 수 있다. 2005년 4월 낙산사에서 발생한 산불로 녹아내린 동종이 대표적이다. 낙산사 동종은 1469년 예종(재위 1468∼1469)이 아버지인 세조(재위 1455∼1468)를 위해 낙산사에 보시한 종으로 한국 종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꼽혔다. 그러나 2005년 낙산사 일대를 덮친 산불에 사찰이 전소되면서 완전히 소실됐고, 문화유산위원회(당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그해 7월 보물 지정이 해제됐다. 건축물도 화재로 지정이 해제된 사례가 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보, 보물 등으로 지정된 건축물 가운데 화재로 큰 피해가 발생해 지정이 해제된 사례는 총 3건이다. 전북 김제 금산사의 대적광전은 1986년 12월 화재로 타 이듬해인 1987년 보물 지정이 해제됐다. 현재 금산사에 있는 건물은 1994년 복원한 것이다. 전남 화순군 쌍봉사 대웅전은 1984년 4월 발생한 불로 소실돼 보물 목록에서 빠졌고, 경남 하동 쌍계사 적묵당은 1968년 2월 화재로 소실돼 그해 보물 지정이 해제됐다. 적묵당은 이후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화재로 소실돼 보물 지정이 해제된 3건은 수십년 전 일”이라며 “현재 상황과 단순히 비교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살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 현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900살 은행나무도 천년 고찰도 ‘잿더미’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등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면서 전통사찰이 전소되고 수령 900년에 이르는 은행나무가 불에 타는 등 문화유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4일 경북도와 의성군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로 비지정 문화재인 천년 사찰 운람사가 전소됐다. 신라시대 창건된 사찰인 운람사는 지역 역사와 불교문화 연구에 중요한 사찰이다. 이번 화재로 대웅전을 비롯해 주요 건물 6개 동이 전소됐다. 다만 스님과 신도들이 사찰 내 유물들을 신속히 옮겨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경북도 유형문화유산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비롯해 불상과 불화, 현판 등 유물 24종은 불을 피해 조문국박물관으로 옮겼다.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다른 사찰에서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의성군은 안평면 옥련사에 있던 유물 3점을 조문국박물관으로 옮겼다. 비안면 소재 석불사에 대한 방호 요청도 들어와 경북 유형문화재 제56호 석조여래좌상에 대한 방염포 작업을 진행했다. 화선이 근접해 오자 고운사에서도 불화, 불상 등을 영주 부석사박물관으로 옮겼다. 경남에서는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하동군 옥종면 일부로 확산하면서 경남도 기념물인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가 불에 탔다. 수령 900년으로 추정되는 두양리 은행나무는 1983년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됐고 마을 사람들이 신목으로 신성하게 여긴다. 울산 울주에서도 산불로 목도 상록수림과 운화리 성지가 피해를 입었다. 고려시대 강민첨 장군을 모신 사당인 하동군 옥종면 두방재도 산불로 지난 22일 부속 건물 2채가 전소됐다. 강원에서는 정선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명승 ‘백운산 칠족령’의 지정 구역 일부가 소실됐다.
  • 우리나라 최초 사립수목원 천리포수목원 기록물 국가유산 된다

    우리나라 최초 사립수목원 천리포수목원 기록물 국가유산 된다

    부산 범어사 괘불도 및 괘불함, 국가표준 도량형 유물 등록 국가유산청은 ‘부산 범어사 괘불도 및 괘불함’, ‘국가표준 도량형 유물’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태안 천리포수목원 조성 관련 기록물’을 18일 등록 예고했다. 먼저 부산 범어사 괘불도 및 괘불함은 1905년에 금호약효 등 근대기를 대표하는 수화승들에 의해 제작된 대형 불화와 이를 보관하는 함이다. 괘불도는 10m가 넘는 대형 불화로 범어사의 큰 법회 시 야외에서 사용됐으며, 현대적인 음영기법을 활용한 20세기 초의 시대적인 특성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또한 대웅전 뒤쪽의 벽 공간에 보관되었던 괘불함은 괘불도와 같은 금속 재질의 문양 장식이 있어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표준 도량형 유물은 1905년 농상공부 평식과의 도량형법에 따른 칠합오작(약 1350㎤에 해당하는 부피) 부피를 기준으로 하는 되이다. 공인기관의 검정을 받았음을 알 수 있는 ‘평’(平)자 화인(쇠붙이로 만들어 불에 달구어 찍은 도장)이 확인돼 당시의 도량형 운영 체계와 근대기 도량형 및 생활사의 변천을 보여준다. 등록 예고된 태안 천리포수목원 조성 관련 기록물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의 설립자 민병갈이 작성한 토지매입증서, 업무일지, 식물채집·번식·관리일지, 해외교류서신, 개인서신으로 구성돼 있다. 천리포 수목원의 조성 과정과 상황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되어 있고, 식물학과 미기후 분야의 연구 자료로도 가치가 있다.
  • 2주새 5건… 제주 곳곳서 촛불 사용 부주의로 화재 잇따라

    2주새 5건… 제주 곳곳서 촛불 사용 부주의로 화재 잇따라

    최근 제주지역에서 촛불로 인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6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5시 16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공동주택 3층에서 촛불 사용 부주의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주택 20㎡가 소실되는 등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한 윗층 주민의 진술에 따르면 밖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 확인하려고 출입문을 열자 계단에 연기가 가득차 있는 것을 알고 가족들을 대피시키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대원들이 현장조사 결과 화재는 거실 TV선반 위에 놓여있었던 기도용 초에서 화염이 시작돼 블라인드를 통해 화염이 확산돼 일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거주자는 이날 오후 1시30분쯤 초를 켜놓은 상태로 외출했다고 밝혀 촛불이 장시간 타다가 주변 가연물에 붙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소방 당국은 최근 2주동안 촛불로 인한 화재가 5건이나 발생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지난 24일 오후 제주시 삼양이동 한 아파트에서도 향초 취급 부주의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2시 49분쯤 제주시 삼양2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현장조사 결과 향초 상단부분에 플라스틱 정리대가 가열되면서 일부가 이불에 떨어져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다행히 이 불은 화재 발생 직후 아파트 내부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고, 거주자가 소화기로 진화하면서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지난 23일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한 사찰 대웅전에서 공양 양초로 인해 불이 나 건물 일부가 소실되기도 했다. 16일에는 제주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아로마향초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12일에는 애월읍 하가리 단독주택에서 오아시스 촛불(수분이 침투된 스펀지 위에 향초를 꽂고 사용하는 촛불) 취급 부주의로 불이 나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촛불로 인한 화재의 대부분이 촛불을 켜둔 후 자리를 비우는 등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며 “화재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내에서 촛불로 인한 화재가 2022년 7건, 2023년 6건, 2024년(11월말 기준) 4건 등 총 17건이 발생해 2억 1400억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발생 건수까지 포함하면 무려 20건이넘는다.
  • 대화하듯 서로 이어지는 건축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대화하듯 서로 이어지는 건축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새삼스레 말을 보탤 필요도 없지만, 조선왕조실록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조선 시대 춘추관에 소속된 사관은 왕의 일거수일투족뿐만 아니라 당대의 나라 안에서 벌어진 사건부터 세계의 여러 가지 사건, 천재지변 등 모든 일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태조부터 시작해서 철종까지 472년 동안의 기록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지금은 실록의 원본과 번역이 친절하게 실린 사이트로 입장이 가능하고, 우리는 수백 년 전 조선 시대를 수시로 들락거릴 수 있게 됐다. 특히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졸기’(卒記)인데, 어떤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그 사람의 일생에 관해 행장을 기록한 글을 가리킨다. 가령 백사 이항복의 졸기를 찾아보면 “1618년 명 만력 46년, 전영의정 오성부원군 이항복이 유배지에서 졸하였다”로 시작해 그의 일생과 행적이 소상하게 기록돼 있다. 이처럼 우리가 아는 많은 위인의 이야기를 당시 사람들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데, 흔한 조사처럼 애도하고 칭송하는 그런 평면적인 헌사에 머물지 않는 게 졸기의 매력이다. 우암 송시열의 졸기도 인상적이었다. 그의 졸기는 시간의 간격을 두고 여러 사관의 상반된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의 정치 지형에 따라 달라지거나 혹은 사관의 개인적 견해가 반영된 평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으로 치면 댓글이 달리듯 긍정적인 내용과 부정적인 내용이 이어진다. 즉 어떤 사람에 대한 평가가 한 사람의 시선에 의해 단정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마치 열린 결말의 소설과도 같다. 입체적으로 기록된 실록의 내용은, 후세의 우리에게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 문화적 전통은 우리 민족의 특성 중 하나일 것이다. 어울리기 어려운 둘 혹은 그 이상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만나고 부드럽게 연결된다. 조선 사회는 비록 계급사회였고 중세라는 시대적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런 다양성과 참여의 가능성이 있는 열린 사회였다. 그리고 나라가 어려울 때는 민중이 스스로 주인이 돼 나라를 구하는 전통도 존재한다. 그런 자세는 계속 이어져 왔고, 얼마 전 우리는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통치자를 끌어내렸다. 그것도 아주 평화로운 방법으로 말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 역사는 늘 참여하는 역사였다. 통치자가 허술할 때는 사회 구성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조정하고 교정해 왔다. 그런 정신은 정치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일반적 문화에서 나타나고 심지어 건축 공간의 구성에도 나타난다. 한국 건축의 공간과 공간은 단번에 완결되고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물리며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공간이 어떤 용도로 특정되고 고정되지 않고 관계에 의해 기능이 정해지는 경우도 많다. 가령 종묘를 보면 처음 만들 때의 구성에서 변화가 필요해지자 칸을 계속 이어붙이며 지어 나가 가로로 긴 특이한 구조의 건축이 됐다. 건물의 배치에서도 정대칭 같은 안정적인 구성보다 대칭에서 벗어난 모호한 형태 등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네 채의 건물로 둘러싸인 중정형 건물이 좌우 대칭에서 벗어나거나, 심지어 한 채는 방향을 살짝 돌려 엇각으로 비껴 놓기도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음 공간으로의 움직임을 이어 주기 위해 의도된 경우가 많다. 부안 내소사의 설선당은 대웅전 옆에 지어진 요사채로, 지형의 흐름이 공간으로 스며든 건축이다. 건물 네 동이 작은 마당을 중심으로 ‘ㅁ’ 자로 형성된, 어찌 보면 무척 일반적인 건물이다. 그러나 그 평범한 배치 속에는 무척 입체적인 구성이 숨어 있다. 뒤쪽에서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는 경사진 지형에 동서남북으로 네 채의 건물이 마구리를 끊지 않고 이어져 있는데, 네 변이 자리잡은 높이가 전부 다르다. 서쪽 건물부터 시작해 3분의1층씩 높아져 마지막 북측 변은 거의 한 층 높이로 올라가 있다. 앉은 자리의 높이가 다른 네 채의 건물은 한 채 한 채 완성된 것인지 한꺼번에 지어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연결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높낮이 변화가 금세 느껴지지 않는다. 요즘 같으면 장비로 지반을 깎아내고 축대를 쌓아 평평하게 만들고 집을 앉혔을 것이다. 그러나 설선당은 지형의 흐름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며 공간을 완성했다. 마치 땅과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보태 가며 추임새를 넣어 하나의 건축이 완성된 것 같다. 우리가 설계한 ‘프라즈나의 집’ 또한 공간끼리 이어지는 커다란 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주생활 공간인 본채는 산의 흐름에 따르고 취미생활과 손님맞이를 위한 별채는 도시의 구조에서 연결된 도로에 면해 있다. 각각 높낮이가 다른 건물은 현관도 따로 있는데, 안방에서 연결된 브리지로 별채의 옥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마당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이어진다. 즉 시작과 끝이 이어져 있고 내부와 외부가 끊어지지 않는다. 가족 각각의 공간은 일방적이지 않고 다양한 통로로 소통한다. 사람과 자연과 공간이 서로 대화하며 이어지며 완성되는 건축. 그것이 한국 건축만의 또 다른 특징이다. 고정된 무엇보다는 움직임이나 변화가 중요하고 막힌 것은 죽음이라는, 즉 공간도 마치 살아 있고 움직이는 유기체처럼 대했던 생각과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
  • 화엄사, ‘국보 336호 대웅전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 개금불사’ 점안법회

    화엄사, ‘국보 336호 대웅전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 개금불사’ 점안법회

    화엄사가 지난 7일 대웅전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국보 336호) 개금불사 점안법회 및 2024년 화엄법회 회향식을 가졌다. 대웅전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은 임진왜란으로 전소된 화엄도량을 중창하고자 지난 1635년에 조성됐다. 삼신불 중 비로자나불상 크기는 2.7m, 노사나불상 크기는 2.5m, 석가모니불상 크기는 2.4m다. 최근 발견된 기록에는 1634~1635년에 17세기 대표 조각승으로 꼽히는 청헌, 응원, 인균이 제자들과 함께 만들었다고 적혀 있다. 임진왜란으로 피해를 본 사찰의 중창을 주도한 승려인 벽암 각성(1575∼1660)이 불상 제작을 주관했다. 선조의 여덟째 아들인 의창군 이광(1589∼1645) 부부와 선조 사위 신익성(1588∼1644) 부부 등 왕실 인물과 승려를 포함해 1320명이 시주자로 참여했다.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은 2006년 보물 1548호 지정됐으며 2021년 보물에서 국보 제336호로 승격됐다. 지리산대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점안법회를 증명해주시는 문중의 원로대덕스님과 국가문화유산의 보존을 위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국가유산청, 전남도청, 구례군청 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오랜시간 어려운 조건의 불사현장임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신 목조각장 한봉석 불모와 현장관계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며 “대화엄사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사찰로서 만생명의 편안한 쉼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 여수 영취산 흥국사 일원,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 지정

    여수 영취산 흥국사 일원,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 지정

    국가유산청은 ‘여수 영취산 흥국사 일원’을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한다고 2일 밝혔다. 이곳은 수만 그루의 진달래가 모여 군락지를 이루고, 기암괴석과 수계(지표의 물이 점차 모여서 같은 물줄기를 이룬 것을 총칭)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산 정상부에서 골명재 벚나무 군락지와 남해안 다도해의 해상 풍경, 여수반도의 전경 등 다양한 풍경을 함께 조망할 수 있어 뛰어난 경관적 가치를 지닌 자연유산이다. 영취산 기슭에 있는 흥국사는 조선시대 의승수군이 활약했던 호국불교의 상징적 장소로, ‘나라를 흥하게 한다’는 흥국의 염원을 이름에 담고 있다. 보물 ‘여수 흥국사 대웅전’, ‘여수 흥국사 홍교’ 등 다수의 문화유산이 남아있고, 동백나무 등 여러 수목이 자생하는 지역으로 자연경관이 잘 보존돼 있어 높은 역사문화적·학술적 가치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여수시와 협력해 이번에 명승으로 지정된 여수 영취산 흥국사 일원을 더욱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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