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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년고찰 고운사 ‘불마귀 재앙’ 전후 모습…잿더미 된 보물 [포착]

    천년고찰 고운사 ‘불마귀 재앙’ 전후 모습…잿더미 된 보물 [포착]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천년고찰’ 고운사를 집어삼키면서, 보물로 지정된 건축물도 모두 잿더미가 됐다. 제 모습을 찾기 어려울 만큼 피해가 큰 상태라 보물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가유산청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의성 고운사는 전체 건물 30동 중 9동만 양호하고 보물인 연수전, 가운루 등 나머지는 전소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26일 밝혔다. 이날 공개된 현장을 보면 두 건물 모두 처참한 상태다. 2020년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은 조선시대 영조(재위 1724∼1776)와 고종(재위 1863∼1907)이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기로소는 70세가 넘는 정이품 이상의 문관들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다. 단청과 벽화 수준이 뛰어난 데다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도상이 남아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화마가 휩쓸고 간 후 연수전은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토석(土石) 담장만 남은 상태다. 연수전이 있었던 자리에는 거센 불길을 이기지 못해 무너져 내린 듯한 기와만 쌓여 있다. 조선시대 사찰 안에 지은 기로소 건물로는 유일한 흔적이 사라진 셈이다. 계곡을 가로질러 지어진 가운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가운루는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로 1668년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중·후기에 성행했던 건축양식이 잘 남아있는 독특한 사찰 누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7월 보물이 됐지만, 불과 8개월 만에 화마가 덮쳤다. 대한불교조계종 측은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고운사의 가운루, 연수전, 극락전 등 주요 전각이 전소됐고 일주문, 천왕문 등 일부 전각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두 건물이 사실상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큰 피해를 보면서 보물로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연수전은 2020년, 가운루는 2024년 각각 보물이 됐다. 보물 지정됐다 화재로 해제된 사례 3건“정확한 피해 현황 보고 판단” 현행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약칭 문화유산법)에 따르면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가치를 상실하면 지정이 해제될 수 있다. 2005년 4월 낙산사에서 발생한 산불로 녹아내린 동종이 대표적이다. 낙산사 동종은 1469년 예종(재위 1468∼1469)이 아버지인 세조(재위 1455∼1468)를 위해 낙산사에 보시한 종으로 한국 종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꼽혔다. 그러나 2005년 낙산사 일대를 덮친 산불에 사찰이 전소되면서 완전히 소실됐고, 문화유산위원회(당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그해 7월 보물 지정이 해제됐다. 건축물도 화재로 지정이 해제된 사례가 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보, 보물 등으로 지정된 건축물 가운데 화재로 큰 피해가 발생해 지정이 해제된 사례는 총 3건이다. 전북 김제 금산사의 대적광전은 1986년 12월 화재로 타 이듬해인 1987년 보물 지정이 해제됐다. 현재 금산사에 있는 건물은 1994년 복원한 것이다. 전남 화순군 쌍봉사 대웅전은 1984년 4월 발생한 불로 소실돼 보물 목록에서 빠졌고, 경남 하동 쌍계사 적묵당은 1968년 2월 화재로 소실돼 그해 보물 지정이 해제됐다. 적묵당은 이후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화재로 소실돼 보물 지정이 해제된 3건은 수십년 전 일”이라며 “현재 상황과 단순히 비교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살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피해 규모, 현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900살 은행나무도 천년 고찰도 ‘잿더미’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등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면서 전통사찰이 전소되고 수령 900년에 이르는 은행나무가 불에 타는 등 문화유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4일 경북도와 의성군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로 비지정 문화재인 천년 사찰 운람사가 전소됐다. 신라시대 창건된 사찰인 운람사는 지역 역사와 불교문화 연구에 중요한 사찰이다. 이번 화재로 대웅전을 비롯해 주요 건물 6개 동이 전소됐다. 다만 스님과 신도들이 사찰 내 유물들을 신속히 옮겨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경북도 유형문화유산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비롯해 불상과 불화, 현판 등 유물 24종은 불을 피해 조문국박물관으로 옮겼다.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다른 사찰에서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의성군은 안평면 옥련사에 있던 유물 3점을 조문국박물관으로 옮겼다. 비안면 소재 석불사에 대한 방호 요청도 들어와 경북 유형문화재 제56호 석조여래좌상에 대한 방염포 작업을 진행했다. 화선이 근접해 오자 고운사에서도 불화, 불상 등을 영주 부석사박물관으로 옮겼다. 경남에서는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하동군 옥종면 일부로 확산하면서 경남도 기념물인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가 불에 탔다. 수령 900년으로 추정되는 두양리 은행나무는 1983년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됐고 마을 사람들이 신목으로 신성하게 여긴다. 울산 울주에서도 산불로 목도 상록수림과 운화리 성지가 피해를 입었다. 고려시대 강민첨 장군을 모신 사당인 하동군 옥종면 두방재도 산불로 지난 22일 부속 건물 2채가 전소됐다. 강원에서는 정선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명승 ‘백운산 칠족령’의 지정 구역 일부가 소실됐다.
  • 우리나라 최초 사립수목원 천리포수목원 기록물 국가유산 된다

    우리나라 최초 사립수목원 천리포수목원 기록물 국가유산 된다

    부산 범어사 괘불도 및 괘불함, 국가표준 도량형 유물 등록 국가유산청은 ‘부산 범어사 괘불도 및 괘불함’, ‘국가표준 도량형 유물’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태안 천리포수목원 조성 관련 기록물’을 18일 등록 예고했다. 먼저 부산 범어사 괘불도 및 괘불함은 1905년에 금호약효 등 근대기를 대표하는 수화승들에 의해 제작된 대형 불화와 이를 보관하는 함이다. 괘불도는 10m가 넘는 대형 불화로 범어사의 큰 법회 시 야외에서 사용됐으며, 현대적인 음영기법을 활용한 20세기 초의 시대적인 특성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또한 대웅전 뒤쪽의 벽 공간에 보관되었던 괘불함은 괘불도와 같은 금속 재질의 문양 장식이 있어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표준 도량형 유물은 1905년 농상공부 평식과의 도량형법에 따른 칠합오작(약 1350㎤에 해당하는 부피) 부피를 기준으로 하는 되이다. 공인기관의 검정을 받았음을 알 수 있는 ‘평’(平)자 화인(쇠붙이로 만들어 불에 달구어 찍은 도장)이 확인돼 당시의 도량형 운영 체계와 근대기 도량형 및 생활사의 변천을 보여준다. 등록 예고된 태안 천리포수목원 조성 관련 기록물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의 설립자 민병갈이 작성한 토지매입증서, 업무일지, 식물채집·번식·관리일지, 해외교류서신, 개인서신으로 구성돼 있다. 천리포 수목원의 조성 과정과 상황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되어 있고, 식물학과 미기후 분야의 연구 자료로도 가치가 있다.
  • 2주새 5건… 제주 곳곳서 촛불 사용 부주의로 화재 잇따라

    2주새 5건… 제주 곳곳서 촛불 사용 부주의로 화재 잇따라

    최근 제주지역에서 촛불로 인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6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5시 16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공동주택 3층에서 촛불 사용 부주의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주택 20㎡가 소실되는 등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한 윗층 주민의 진술에 따르면 밖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 확인하려고 출입문을 열자 계단에 연기가 가득차 있는 것을 알고 가족들을 대피시키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대원들이 현장조사 결과 화재는 거실 TV선반 위에 놓여있었던 기도용 초에서 화염이 시작돼 블라인드를 통해 화염이 확산돼 일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거주자는 이날 오후 1시30분쯤 초를 켜놓은 상태로 외출했다고 밝혀 촛불이 장시간 타다가 주변 가연물에 붙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소방 당국은 최근 2주동안 촛불로 인한 화재가 5건이나 발생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지난 24일 오후 제주시 삼양이동 한 아파트에서도 향초 취급 부주의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2시 49분쯤 제주시 삼양2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현장조사 결과 향초 상단부분에 플라스틱 정리대가 가열되면서 일부가 이불에 떨어져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다행히 이 불은 화재 발생 직후 아파트 내부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고, 거주자가 소화기로 진화하면서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지난 23일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한 사찰 대웅전에서 공양 양초로 인해 불이 나 건물 일부가 소실되기도 했다. 16일에는 제주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아로마향초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12일에는 애월읍 하가리 단독주택에서 오아시스 촛불(수분이 침투된 스펀지 위에 향초를 꽂고 사용하는 촛불) 취급 부주의로 불이 나기도 했다. 소방 관계자는 “촛불로 인한 화재의 대부분이 촛불을 켜둔 후 자리를 비우는 등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며 “화재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내에서 촛불로 인한 화재가 2022년 7건, 2023년 6건, 2024년(11월말 기준) 4건 등 총 17건이 발생해 2억 1400억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발생 건수까지 포함하면 무려 20건이넘는다.
  • 대화하듯 서로 이어지는 건축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대화하듯 서로 이어지는 건축 [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새삼스레 말을 보탤 필요도 없지만, 조선왕조실록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조선 시대 춘추관에 소속된 사관은 왕의 일거수일투족뿐만 아니라 당대의 나라 안에서 벌어진 사건부터 세계의 여러 가지 사건, 천재지변 등 모든 일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태조부터 시작해서 철종까지 472년 동안의 기록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지금은 실록의 원본과 번역이 친절하게 실린 사이트로 입장이 가능하고, 우리는 수백 년 전 조선 시대를 수시로 들락거릴 수 있게 됐다. 특히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졸기’(卒記)인데, 어떤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그 사람의 일생에 관해 행장을 기록한 글을 가리킨다. 가령 백사 이항복의 졸기를 찾아보면 “1618년 명 만력 46년, 전영의정 오성부원군 이항복이 유배지에서 졸하였다”로 시작해 그의 일생과 행적이 소상하게 기록돼 있다. 이처럼 우리가 아는 많은 위인의 이야기를 당시 사람들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데, 흔한 조사처럼 애도하고 칭송하는 그런 평면적인 헌사에 머물지 않는 게 졸기의 매력이다. 우암 송시열의 졸기도 인상적이었다. 그의 졸기는 시간의 간격을 두고 여러 사관의 상반된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의 정치 지형에 따라 달라지거나 혹은 사관의 개인적 견해가 반영된 평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으로 치면 댓글이 달리듯 긍정적인 내용과 부정적인 내용이 이어진다. 즉 어떤 사람에 대한 평가가 한 사람의 시선에 의해 단정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마치 열린 결말의 소설과도 같다. 입체적으로 기록된 실록의 내용은, 후세의 우리에게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 문화적 전통은 우리 민족의 특성 중 하나일 것이다. 어울리기 어려운 둘 혹은 그 이상의 존재가 자연스럽게 만나고 부드럽게 연결된다. 조선 사회는 비록 계급사회였고 중세라는 시대적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런 다양성과 참여의 가능성이 있는 열린 사회였다. 그리고 나라가 어려울 때는 민중이 스스로 주인이 돼 나라를 구하는 전통도 존재한다. 그런 자세는 계속 이어져 왔고, 얼마 전 우리는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통치자를 끌어내렸다. 그것도 아주 평화로운 방법으로 말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 역사는 늘 참여하는 역사였다. 통치자가 허술할 때는 사회 구성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조정하고 교정해 왔다. 그런 정신은 정치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일반적 문화에서 나타나고 심지어 건축 공간의 구성에도 나타난다. 한국 건축의 공간과 공간은 단번에 완결되고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맞물리며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공간이 어떤 용도로 특정되고 고정되지 않고 관계에 의해 기능이 정해지는 경우도 많다. 가령 종묘를 보면 처음 만들 때의 구성에서 변화가 필요해지자 칸을 계속 이어붙이며 지어 나가 가로로 긴 특이한 구조의 건축이 됐다. 건물의 배치에서도 정대칭 같은 안정적인 구성보다 대칭에서 벗어난 모호한 형태 등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네 채의 건물로 둘러싸인 중정형 건물이 좌우 대칭에서 벗어나거나, 심지어 한 채는 방향을 살짝 돌려 엇각으로 비껴 놓기도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음 공간으로의 움직임을 이어 주기 위해 의도된 경우가 많다. 부안 내소사의 설선당은 대웅전 옆에 지어진 요사채로, 지형의 흐름이 공간으로 스며든 건축이다. 건물 네 동이 작은 마당을 중심으로 ‘ㅁ’ 자로 형성된, 어찌 보면 무척 일반적인 건물이다. 그러나 그 평범한 배치 속에는 무척 입체적인 구성이 숨어 있다. 뒤쪽에서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는 경사진 지형에 동서남북으로 네 채의 건물이 마구리를 끊지 않고 이어져 있는데, 네 변이 자리잡은 높이가 전부 다르다. 서쪽 건물부터 시작해 3분의1층씩 높아져 마지막 북측 변은 거의 한 층 높이로 올라가 있다. 앉은 자리의 높이가 다른 네 채의 건물은 한 채 한 채 완성된 것인지 한꺼번에 지어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연결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높낮이 변화가 금세 느껴지지 않는다. 요즘 같으면 장비로 지반을 깎아내고 축대를 쌓아 평평하게 만들고 집을 앉혔을 것이다. 그러나 설선당은 지형의 흐름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며 공간을 완성했다. 마치 땅과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보태 가며 추임새를 넣어 하나의 건축이 완성된 것 같다. 우리가 설계한 ‘프라즈나의 집’ 또한 공간끼리 이어지는 커다란 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주생활 공간인 본채는 산의 흐름에 따르고 취미생활과 손님맞이를 위한 별채는 도시의 구조에서 연결된 도로에 면해 있다. 각각 높낮이가 다른 건물은 현관도 따로 있는데, 안방에서 연결된 브리지로 별채의 옥상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마당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이어진다. 즉 시작과 끝이 이어져 있고 내부와 외부가 끊어지지 않는다. 가족 각각의 공간은 일방적이지 않고 다양한 통로로 소통한다. 사람과 자연과 공간이 서로 대화하며 이어지며 완성되는 건축. 그것이 한국 건축만의 또 다른 특징이다. 고정된 무엇보다는 움직임이나 변화가 중요하고 막힌 것은 죽음이라는, 즉 공간도 마치 살아 있고 움직이는 유기체처럼 대했던 생각과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
  • 화엄사, ‘국보 336호 대웅전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 개금불사’ 점안법회

    화엄사, ‘국보 336호 대웅전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 개금불사’ 점안법회

    화엄사가 지난 7일 대웅전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국보 336호) 개금불사 점안법회 및 2024년 화엄법회 회향식을 가졌다. 대웅전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은 임진왜란으로 전소된 화엄도량을 중창하고자 지난 1635년에 조성됐다. 삼신불 중 비로자나불상 크기는 2.7m, 노사나불상 크기는 2.5m, 석가모니불상 크기는 2.4m다. 최근 발견된 기록에는 1634~1635년에 17세기 대표 조각승으로 꼽히는 청헌, 응원, 인균이 제자들과 함께 만들었다고 적혀 있다. 임진왜란으로 피해를 본 사찰의 중창을 주도한 승려인 벽암 각성(1575∼1660)이 불상 제작을 주관했다. 선조의 여덟째 아들인 의창군 이광(1589∼1645) 부부와 선조 사위 신익성(1588∼1644) 부부 등 왕실 인물과 승려를 포함해 1320명이 시주자로 참여했다.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은 2006년 보물 1548호 지정됐으며 2021년 보물에서 국보 제336호로 승격됐다. 지리산대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점안법회를 증명해주시는 문중의 원로대덕스님과 국가문화유산의 보존을 위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국가유산청, 전남도청, 구례군청 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오랜시간 어려운 조건의 불사현장임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신 목조각장 한봉석 불모와 현장관계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며 “대화엄사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사찰로서 만생명의 편안한 쉼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 여수 영취산 흥국사 일원,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 지정

    여수 영취산 흥국사 일원,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 지정

    국가유산청은 ‘여수 영취산 흥국사 일원’을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한다고 2일 밝혔다. 이곳은 수만 그루의 진달래가 모여 군락지를 이루고, 기암괴석과 수계(지표의 물이 점차 모여서 같은 물줄기를 이룬 것을 총칭)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산 정상부에서 골명재 벚나무 군락지와 남해안 다도해의 해상 풍경, 여수반도의 전경 등 다양한 풍경을 함께 조망할 수 있어 뛰어난 경관적 가치를 지닌 자연유산이다. 영취산 기슭에 있는 흥국사는 조선시대 의승수군이 활약했던 호국불교의 상징적 장소로, ‘나라를 흥하게 한다’는 흥국의 염원을 이름에 담고 있다. 보물 ‘여수 흥국사 대웅전’, ‘여수 흥국사 홍교’ 등 다수의 문화유산이 남아있고, 동백나무 등 여러 수목이 자생하는 지역으로 자연경관이 잘 보존돼 있어 높은 역사문화적·학술적 가치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여수시와 협력해 이번에 명승으로 지정된 여수 영취산 흥국사 일원을 더욱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일년에 네 번은 가야 하는 진안의 ‘팔색조’ 마이산 [두시기행문]

    일년에 네 번은 가야 하는 진안의 ‘팔색조’ 마이산 [두시기행문]

    전북 진안에 있는 마이산(馬耳山)은 사시사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팔색조’ 같은 산이다. 마이산은 신라시대 서다산(西多山), 고려시대 용출산(龍出山), 조선 초기까지 속금산(束金山)이라고 불리다 태종 때부터는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하여 마이산이라 불리게 됐다. 마이산은 부부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크기가 비슷한 두 봉우리가 마주보고 있는데 암마이봉(해발 687.4m)과 수마이봉(해발 681.1m)으로 불리며 그 외에도 10여 개의 작은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진안에 들어서면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독특한 형태의 마이산의 모습은 인상적인데 계절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봄에는 안개를 뚫고 나온 두 봉우리가 쌍 돛배 같다 하여 돛대봉, 여름에는 수목이 울창해지면서 용의 뿔처럼 보인다하여 용각봉, 가을에는 단풍든 모습이 말의 귀 같다 하여 마이봉,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의 끝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문필봉이라 불린다. 계절 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마이산그래서 인지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일년에 네 번 이상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단순히 두개의 커다란 봉우리만 바라보아도 절경을 느낄 수 있지만 마이산을 더욱 특별하게 하는 탑사와 은수사도 있다. 마이산 남부주차장에서 약 1.9㎞ 떨어진 곳에 위치한 탑사는 조선의 왕 태종의 아들 효령대군의 16대손인 이갑용 처사가 25세에 마이산에 입산하여 건축한 80여 개의 돌탑으로 유명하다. 만들어진 탑들은 거대한 크기의 천지탑, 오방탑, 월광탑 등으로 붙어져 있으며 탑들 마다 나름의 의미와 역할을 지닌다고 한다. 자연석으로 쌓은 이 탑들은 견고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대웅전 뒤 한 쌍의 천지탑은 어른 키의 약 3배가 될 정도로 높이 쌓아 있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사람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00여 년 전 쌓은 80여기의 원추형 돌탑당시 이갑용 처사는 임오군란, 전봉준이 처형되는 등 시대적으로 뒤숭숭한 세속을 한탄하며 백성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기도와 함께 80여기의 돌탑을 쌓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98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정성과 기도로 시종일관하였다고 전해진다. 탑사에 지팡이를 들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이갑룡 처사의 석상을 바라보면 굳건한 의지가 느껴지는 모습이다. 탑사를 걷다 보면 마이산 봉우리에 특이한 크고 작은 동굴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타포니 지형으로 암석이 물리적, 화학적 풍화 작용을 받아 암석의 표면에 형성된 움푹 파인 풍화혈이 암벽에 집단으로 나타나는 형상이다. 마이산의 타포니 지형은 마치 벌집의 형상을 하는 듯하고 폭격을 맞은 듯한 모습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분포 되어있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은수사는 탑사를 지나 조금 더 암마이봉 방향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조선 초기 상원사라 부르다 숙종 무렵 상원사는 없어지고 절 터만 남았는데 그 후 누군가 암자를 지어 정명암이라 칭하고 명맥을 이어가다 1920년 이주부라는 사람에 의해 은수사로 개칭되었다. 남부주차장에서 출발하는 등산로은수사에는 국내 최대 크기였던 법고가 소장되어 있고 줄사철군락과 청실배나무라는 천연기념물도 있다. 은수사에서는 우리나라 사찰의 고즈넉한 정취와 마이산의 봉우리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마이산의 등산로는 대부분 남부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아쉽게도 마이산의 수마이봉은 등산을 할 수 없지만 암마이봉까진 오를 수 있다. 시간의 여유가 있고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고금당과 전망대인 비룡대를 지나 암마이봉, 은수사, 탑사를 거쳐 다시 남부주차장으로 회귀하는 코스가 좋다. 시간적 여유가 없고 마이산의 중요 포인트만 관람하는 사람들에게는 편한길인 탑영제 방향으로 탑사와 은수사만 방문해도 충분히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다. 들머리인 남부주차장에서는 음식거리가 있어 토속음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 내년부터 울산 영남알프스 완등 월 2개 봉우리로 제한

    내년부터 울산 영남알프스 완등 월 2개 봉우리로 제한

    내년부터 울산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이 월 2개 봉우리로 제한된다. 등산객 안전 확보와 주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서다. 11일 울산 울주군에 따르면 2019년부터 시작된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은 매년 높은 참여율을 기록하면서 산악관광 활성화와 울주군 홍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울주군은 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천황산, 고헌산, 운문산 등 영남알프스 7개 봉우리를 모두 오르면 은으로 제작한 기념메달을 선착순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증 참여자는 해마다 늘어 현재까지 총 14만 1802명이 완등했다. 올해는 3만 1423명이 완등에 성공했다. 내년 사업은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이에 울주군은 내년부터 등산객 안전 확보와 지역주민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완등 인증을 월 최대 2개 봉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하루 최대 3개 봉까지 모바일 앱을 이용한 인증이 가능했으나 주말과 휴일에 등산로가 과도하게 붐비면서 교통 혼잡과 쓰레기 문제, 소음 등으로 인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빠른 인증을 위해 연초에 산행이 집중될 뿐 아니라 과열 경쟁으로 안전사고 우려도 크다. 이에 군은 월 인증 횟수 제한으로 등산객의 방문 시기를 분산해 여유로운 산행을 유도하고, 방문 횟수와 체류 기간을 늘려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올해는 영축산의 독수리 평원과 세계문화유산인 통도사 대웅전 모습을 담은 기념 메달을 지급했다. 내년에는 천황산을 테마로 메달을 제작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등산객 안전을 강화하고 지역주민 불편을 줄이려고 내년부터 인증 방법을 변경한다”며 “영남알프스를 사랑하는 분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안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범어사 간 尹 “업보로 생각…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

    범어사 간 尹 “업보로 생각…돌 던져도 맞고 가겠다”

    22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두 번째로 범어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방문한 윤 대통령은 사찰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범어사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대웅전에서 향로에 헌향한 뒤 “20여 년 전 부산에 근무했고, 떠나서도 금정산을 등산하며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직접 우산을 들고 주지실로 함께 이동한 뒤 주지 정오 스님, 방장 정여스님과 대화를 나눴다. 정오스님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사람이 아닌 국민에게 충성한다는 말씀과 힘들지만 꿋꿋하게 이겨내며 대통령이 되신 모습으로 많은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셨다”며 “코로나 시국에 국가 재정이 과도하게 사용되어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계실 텐데 안타까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정오스님은 이어 직접 쓴 ‘무구무애(無垢無碍, 인생을 살면서 허물이 없어 걸릴 것이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족자를 윤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감사를 표하며 “나라를 정상화하기 위해 범어사에서 주신 많은 가르침에 힘입어 이 나라가 똑바로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방장 정여스님은 “어려운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든든하다”며 “인생을 살다 보면 가슴에 남는 것들이 있고 스스로를 흔드는 경우가 있는데, 바깥에서 흔드는 것보다도 나 스스로가 흔들리면 안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당히 비우며 새로운 것을 채우겠다는 마음가짐이 국정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여스님은 “직무를 하시는 동안 힘들 때마다 이 문구를 보며 지혜롭게 극복하시라”는 말과 함께 윤 대통령에게 ‘감인대(堪忍待, 견디고 참고 기다리라)’가 적힌 액자를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더해 ‘오직 나라 사랑 한마음’, ‘오직 국민 행복 한마음’이라 적힌 족자들을 선물 받고 방장 정여스님, 정오스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범어사는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함께 영남의 3대 사찰 중 하나로, 지난해 통도사와 함께 국가 현충 시설로 지정됐다. 현직 대통령이 범어사를 찾은 것은 이승만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 정원주 회장, 조계종 신도회장 취임

    정원주 회장, 조계종 신도회장 취임

    대우건설은 2일 정원주 회장이 대한불교조계종 최대 신도조직인 중앙신도회의 제28대 회장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이달 1일부터 4년이다. 정 회장은 이날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신도회의 공익사업 확대로 세상 사람들이 밝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재 불타서 없어졌으면 어쩔 뻔”…가슴 쓸어내린 무등산 증심사

    “문화재 불타서 없어졌으면 어쩔 뻔”…가슴 쓸어내린 무등산 증심사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 기슭에 자리한 광주 대표 사찰 증심사에 불이 난 가운데 다행히 화재로 인한 문화재급 유산의 피해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1분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증심사의 주방 겸 식당인 공양간으로 일부 시설물 보수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불은 목조 건물인 공양간을 대부분 태우고 인접한 생활관(사무 및 숙박 공간)으로 옮겨붙었으나 문화재 피해는 없는 것으로 현재까지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낮 12시 44분쯤 큰 불길을 잡았고, 잔불을 정리 중이다. 이날 화재로 증심사 일대에서 휴일 무등산을 찾은 등산객과 차량의 통행이 통제됐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국가유산청 기록에 따르면 무등산 증심사는 통일신라 헌안왕 4년인 860년 철감선사 도윤 스님이 창건했다. 이후 고려의 스님 혜조국사가 선종 11년인 1094년 낡은 건물을 고쳐서 새롭게 지었으나, 정유재란(1597년) 때 불타 없어졌다. 광해군 원년인 1609년 다시 지어진 증심사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대웅전, 명부전, 극락전 등 대부분 목조 건물을 전란의 화마로 다시 잃었다. 20년 가까이 폐허로 방치된 후 1970년부터 대웅전 등의 복원이 시작돼 사찰 건물 대부분이 이때 지어졌으며, 1984년 2월 17일 광주시 문화유산자료에 지정됐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증심사는 국가 보물인 철조비로자나불좌상, 광주시 유형문화유산인 삼층석탑·오백전·석조보살입상 등 통일신라시대부터 전수된 다양한 문화재들을 품고 있다. 또한 무등산의 여러 산행 구간 가운데 가장 많은 탐방객이 출발 지점으로 삼는 곳으로 광주시민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휴식·여가·문화 공간인 것으로 전해졌다.
  • 여수 흥국사, ‘108돌탑 꽃무릇 음악회’ 14일 열려

    여수 흥국사, ‘108돌탑 꽃무릇 음악회’ 14일 열려

    ‘호국불교의 성지’ 흥국사에서 108 돌탑과 꽃무릇이 어우러진 산사음악회가 열린다. 전남 여수 흥국사는 오는 14일 오후 3시부터 흥국사 108 돌탑공원 일원에서 ‘흥국사 108돌탑 꽃무릇 음악회’를 개최한다. 흥국사 108 돌탑 꽃무릇 음악회는 임진왜란 당시 맹활약한 의승수군의 넋을 위로하고 여수산단의 안전을 기원하는 108 돌탑과 수백만 송이의 꽃무릇을 배경으로 산사 음악을 즐길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특히 이번 꽃무릇 음악회는 흥국사 홍교 밟기 농악과 국악의 허숙 명창과 가야금 류가연을 비롯해 서지오와 배연진, 조정희 이정효 등 유명 가수가 대거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부대행사로 꽃무릇 사진전과 다과 체험, 흥국사 역사 탐방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펼쳐진다. 흥국사 관계자는 “최근 수백만 송이의 꽃무릇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며 “산사음악회가 열리는 14일쯤 꽃무릇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여 흥국사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감동과 추억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흥국사는 보조국사 지눌이 1195년(고려 명종 25년)에 창건한 사찰로 보물 제369호 대웅전을 비롯해 국내 최대 괘불탱화와 홍교 등 10개의 보물이 있는 호국불교의 성지다.
  • 지식을 담아내려, 생각을 비워내려… 책의 광장에서 ‘담화만개’ [박상준의 書行(서행)]

    지식을 담아내려, 생각을 비워내려… 책의 광장에서 ‘담화만개’ [박상준의 書行(서행)]

    1층 로비 누군가의 추억 가득 ‘카드 목록함’사서들의 인문고전 해석과 강연 ‘사서고생’영화 속 걷듯 ㄷ자형 2.5층 높이 ‘타워서가’보통 도서관의 3요소를 장소(시설), 장서(책), 사서라고 말한다. 도서관 여행에 관심을 가지는 순서 또한 이와 닮았다. 처음 말을 거는 건 공간의 멋과 장소의 경험이고 그런 후에야 서가의 책과 서서히 친해진다. 그리고 사서, 결국 모든 여행은 사람으로 끝난다. 오늘 도서관 여행은 충남 홍성의 충남도서관이다. 충남도서관은 ‘사서고생’으로 알았다. 찾아가는 길이 사서 고생이었냐? 이때 사서는 ‘서적을 맡아 보는 직분’으로서 사서다. 그러니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건 조금 다른 의미의 ‘고생’이다. ●사서들의 사서 하는 고생 도서관 로비의 인테리어가 반갑기는 처음이다. 충남도서관 1층 안내데스크 벽은 카드 목록함 디자인이다. 누군가는 웬 한의원 약장이냐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의 추억을 자극할 만한 도서 카드 목록함이다. 3층 로비에는 실제 카드 목록함과 도서 카드가 있다. 도서 목록이 인터넷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존재하기 전까지, 도서관 책의 위치는 손 글씨로 입력한 종이 카드로 찾곤 했다. 카드 목록함 때문에 서론이 길었다. 충남도서관은 충남의 광역 대표도서관이다. 도서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잔잔한 즐거움 외에 앞서 말한 도서관의 3요소가 보인다. 또는 3요소를 길라잡이 삼아 여행할 만하다. 무엇보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도서관 뒤편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서와 만나 대화할 수 있다. 우리네 현실상 쉽지 않은 기회다. ‘사서고생’과 ‘책 읽어주는 사서’가 대표적인 예다. ‘사서고생’은 ‘사서들의 인문고전에 대한 생각 강연’의 줄임말이다. 충남도서관 사서들이 진행하는 강연 프로그램으로 개관 초기부터 운영 중이다. 사서에게는 사서 하는 고생이겠지만 도서관 이용자에게는 책을 경험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올해는 이미 ‘모비딕’, ‘카네기 인간관계론’ 등의 고전을 진행했다. 주로 책과 작가의 소개,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 영화화한 작품 등 사서가 만든 한 권의 잡지를 읽는 듯하다. 오는 10월 24일에는 박광일 사서가 알베르 카뮈의 ‘최초의 인간’을 준비 중이다. ‘사서고생’은 두 달에 한 번 짝수 달에 진행한다. ‘사서고생’이 없는 홀수 달에는 ‘책 읽어주는 사서’를 만난다. 사서 강연 형식은 똑같지만 2000년 이후 출간된 베스트셀러 도서를 소개한다는 게 차이다. 오는 9월 12일에는 신배재 사서가 ‘로봇과 AI의 인류학’(캐슬린 리처드슨, 눌민)을 준비했다. ‘한 줄 글귀’를 빌리자면 ‘절멸 불안을 통해 본 인간, 기술, 문화의 맞물림’이다. 사서의 고생과 고심이 느껴지는 소개다. 사서의 강연은 저자 북토크나 유명인 강연과 달리 한 사람의 독자로서 탐독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물론 책과 가까운 이들이라 텍스트를 입체적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여느 프로그램보다 강연 후 질문이 많다. 프로그램은 매달 셋째 주 목요일 오후 7시에 진행하며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는다. 누구나 예약 신청할 수 있고 현장 참여도 열려 있다. ●도서관엔 사람이 있는 편이 장소와 장서, 즉 책과 공간이 어떻게 어울리는지를 보는 것도 흥미롭다. 충남도서관의 공간 디자인 콘셉트는 ‘담화만개’(談花滿開)다. 뜻 그대로 풀면 이야기꽃이 활짝 피어나다일 텐데 조금은 막연하다. 그럴 땐 4층 로비로 이동한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3층 전경은 그 어려운 한자를 시각화한다. 충남도서관 3층은 일반자료실, 특성화자료실, 열람실이 한데 어울린 개방형 서가다. 요즘 도서관이 공간을 구분 짓지 않는 건 알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마치 도서관 안에 책의 광장이 있고, 구석구석 저마다의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에 집중하는 모습에 가깝다. 정면의 벽은 전체가 서가다. 가지런하게 놓인 책들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다. 그 아래에는 계단열람석 빈백(bean bag)에 몸을 맡긴 채 책 속으로 잠수한 이들(간혹 수면모드도 있다), 남쪽으로 창을 낸 긴 책상에 줄줄이 고개를 묻고 공부하는 이들, 그 좌우로 조도를 낮춰 아늑한 특성화자료실(충남과 백제 관련 서적이 많다)과 홍예공원이 보이는, 도서관에 막 재미를 붙인 이들이 즐겨 찾을 만한 창가의 좌석(생각을 비워내기에 알맞다)이 있다. 중앙에서는 다시 한번 사서와 조우한다. 충남도서관 사서들은 지방신문에 번갈아 가며 ‘사서들의 서재’라는 칼럼을 기고한다. 이를 큐레이션한 추천 서가다. 곁에는 ‘항일 독립운동 특화 코너’다. 충남은 독립기념관이 있는 광역지자체고 홍성은 만해 한용운의 고향이다. 점자책 서가도 가깝다. 그러고 보니 계단열람석 빈백 옆에는 휠체어 리프트가 있었다(충남도서관은 전국 도서관 가운데 최초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이용자들은 저마다 다른 자세와 방식으로 도서관이란 울타리 안에서 도란도란하다. 이는 꽤나 감격적이다. 각자도생의 시대, 짧은 시간이나마 하나의 공간에서 책의 공동체를 이룬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얼마 전 재밌게 읽은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우치다 다쓰루, 유유)는 제목을 강하게 부정하고 싶어진다. 도서관은 성스러울지언정 그럼에도 역시나 사람이 있는 편이 좋다. 다음의 ‘담화만개’는 북카페다. 4층 로비에서 3층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면, 2층 북카페에서는 1층 일반자료실이 모두 보인다. 이곳의 주인공은 단연 2.5층 높이 벽면을 가득 채운 타워서가다. 한 면이 아니다. ‘ㄷ’ 자형으로 1층 로비까지 연결되며 크게 삼면을 두른다. 타워서가는 각 6단의 4층 서가다. 층마다 계단과 통로를 마련했다. 장식용 서가가 아니라는 의미다. 또한 비교적 대출이 적은 철학(100), 종교(200) 책들을 배가해 통행의 혼잡을 방지했다. 대신 각 서가는 어른 키 높이로 가장 높은 단의 책도 손쉽게 꺼낼 수 있다. 타워서가를 오가노라면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 속 주인공이 돼 호그와트의 도서관에 있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간 벽면형 인테리어 서가에 대한 불만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 깨닫는다. 서가는 바라보는 것이 아닌 책을 꺼내고 만져 볼 수 있을 때 서가로 존재한다. ●슈슉 슈슉, 여름이 간다 그렇다고 타워서가의 ‘ㄷ’ 자형 안쪽을 놓칠 수 없다. 사면이 책으로 둘러싸인 박스 형태의 자료실은, 바깥이 타워서가라는 걸 떠올리자 외벽도 내장도 온통 책으로 만든 집 안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두 번째 도서관 장면이라고나 할까? 각각의 자리는 조명 하나하나까지 좌석의 형태에 따라 세심하게 골랐다. 대접받는 기분이다. 마침 사방의 책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문학 작품이다. 그 가운데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브라이드 딜런의 ‘에세이즘’(카라칼)을 꺼내 안락의자에 앉는다. 에세이란 가장 익숙한 장르지만 그래서 정의를 고민해 본 적이 없는 장르다. 작가는 에세이의 ‘기원’, ‘스타일’, ‘불안’ 등의 목차를 내세우며 각 주제에 해당하는 책과 문장을 소개한다. ‘흩어짐’이라는 주제에 끌려 책을 펴니 버지니아 울프의 ‘웸블리의 천둥’이다. ‘흙먼지 회오리가 대가리를 곧추세운 채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코브라들처럼 슈슉 슈슉 소리를 내며 허둥지둥 지나간다.’ 이 한 문장만으로 글의 힘이 느껴진다. 흙먼지 회오리가 허둥지둥 지나가다니. 그것도 슈슉 슈슉 소리를 내며. 이 또한 언젠가 사서들의 ‘고생’ 목록에 오르지 않을까? 그럴 수 있기를 바라 본다. 그리고 슬며시, 흙먼지 회오리 자리에 폭염이나 무더위를 대입한다. 올여름 더위는 유독 길고 심했다. 어느덧 8월의 마지막 날, 이제 이놈의 무더위가 슈슉 슈슉 소리를 내며 허둥지둥 지나가는 꼴을 보는 일만 남았다. 도서관은 지난여름 내내 그러했듯, 남은 여름 또한 여전히 더위를 견디기에 좋은 피서지일 테다. 참, 충남도서관 4층에는 식당도 있다. 도서관 식당이라니? 도서관 카페는 있어도 식당 보긴 힘든 시절이다. 이 같은 도서관의 소소한 즐거움이 점점 사라져가는 건 얼마간은 아쉬운 일이다만. 점심에는 일반식과 일품식 두 가지를, 저녁에는 간편식을 낸다. 가격은 5000~7000원 선이다. ●도서관 문 열면 공원 충남도서관은 홍성군 내포신도시에 위치한다. 내포는 충남도청이 이전하며 생겨난 신도시다. 도시는 북쪽 예산과 남쪽 홍성을 포함해 부채꼴 형태로 자리한다. 그 꼭짓점이 홍예공원이고 충남도서관이다. 그래서 공원의 이름이 홍성과 예산의 머리글자를 딴 홍예다. 공원 안에는 두 개의 호수와 총길이 약 2.8㎞에 달하는 산책로가 있다. 독립운동가 거리도 있어 도서관 3층 일반자료실의 항일독립운동 특화 서가와 조응한다. 도서관 문을 열고 나서 가장 먼저 보이는 풍경 역시 홍예공원이다. 1층 후문에서는 호수 자미원으로 연결된다. 자미원은 소주천문도에 나오는 별자리다. 왕의 궁전을 상징한다. 물가의 자작나무와 지면패랭이꽃, 예술 작품이 산책의 동무다. 도서관 2층 정문은 홍예공원 중앙 방향으로 향하는데, 2층 전자자료실 안내 창구에서는 독서의자를 최대 4시간 동안 무료 대여한다. 소지가 편한 1인용 캠핑 의자다. 공원 어디에서든 편하게 독서하라는 도서관의 배려다. 더위가 수그러드는 9월의 어느 날은 홍예공원에서 캠핑 기분을 내며 책장을 넘길 수 있겠다. ●담담한 이응노의 집 홍성은 코로나19 이전까지 ‘홍성역사인물축제’를 열었다. 여섯 명의 홍성 역사인물을 주제로 한 축제였다. 고암 이응노 화백은 그 가운데 한 명이다. 그가 태어난 집은 충남도서관에서 불과 7㎞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지금은 옛 생가를 복원하고 작품을 볼 수 있는 기념관을 꾸렸다. 건축가 조성룡이 설계해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이응노의 집이다. 이응노의 집은 고암의 스케치를 빌려 복원한 생가와 작품을 전시하는 기념관, 북카페 고암책다방, 마을 산책을 겸할 수 있는 연지 등으로 이뤄진다. 현재는 고암 탄생 120주년 기념 기획전 ‘심상’(心象)이 한창이다. 1960~1970년대 고암의 추상화 중심 전시다. 이 시기는 고암 인생의 전환기다. 1958년 파리에 정착했고 1967년에 ‘동백림사건’을 겪으며 옥고를 치렀다. 6·25전쟁 당시 헤어진 아들 소식을 들으려 동베를린을 방문한 게 화근이었다. 그는 투옥의 시간이 ‘또 하나의 자신을 깨어나게 했다’고 말하고, ‘자각이야말로 진정한 정열과 용기를 가져다주는 것’이라 덧붙인다. 그가 옥중에서 그린 그림들은 강인해서 먹먹하다. 그의 생애를 닮은 건축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조성룡 건축가는 이응노의 집을 단층으로 담담하게 지었다. 다진 흙을 층층이 쌓아 만든 황토벽이 특징인데 이웃한 논과 연지로, 먼 데는 용봉산과 눈을 맞춰 어울린다. 그의 인생이 켜켜이 쌓인 양하다. 그래서 내포신도시 사람들은 소풍 나오듯 이응노의 집을 찾고 너른 야외의 공원을 거닌다. ●수덕여관에 새긴 군상 이응노 화백의 1960~70년 마지막 흔적은 예산에도 있다. 수덕사는 우리나라 최고 목조 건축의 하나인 대웅전(국보)으로 유명하다. 맞배지붕의 집은 단아하고 수수한데 흔들림이 없어 아름답다. 대웅전에 다다르기 전에는 선(禪)미술관 옆 옛 수덕여관에 들른다. 수덕여관은 이응노 화백이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가기 전 머물던 초가집이다. 이전부터 살던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나혜석에게 그림을 배웠다. 그리고 1969년 ‘동백림사건’에서 형집행정지·가석방으로 풀려나 다시 잠시 머물렀다 쫓겨나듯 프랑스로 떠나서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수덕여관에는 그때 너럭바위에 새긴 문자 추상암각화 두 점이 남아 있다. 각기 둘레 17m와 7.6m의 바위다. 큰 바위에 새긴 암각은 이응노의 집에 상설 전시 중인 탁본의 원본이다. 그는 글자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한 암각화에 대해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며 영고성쇠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이 그 바위 안에 새겨져 있다는 뜻이다. 그걸 달리 말하면 인문일 테고, 아마 그것이 마음에 남아 고전이 되는 것일 테지. 수덕사 또한 충남도서관에서 10㎞, 이응노의 집에서 7㎞ 거리로 가깝다. 여유를 내 들러볼 일이다. ●충남도서관 -오전 9시~오후 10시(화~금), 오전 9시~오후 6시(토~일), 월요일 휴관 -누리집 library.chungnam.go.kr
  • 유네스코 ‘산지승원’ 조계산 선암사를 걷다 [두시기행문]

    유네스코 ‘산지승원’ 조계산 선암사를 걷다 [두시기행문]

    전남 순천 조계산은 높이 888m로 소백산맥 끝자락에 솟아 있다. 고온 다습한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예로부터 소강남(小江南)이라고 불렸으며 송광산이라고도 한다. 피아골, 홍골 등의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 폭포, 약수 등의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1979년 12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서쪽 기슭에는 삼보사찰 가운데 승보사찰인 송광사가 있는데 목조삼존불감, 고려고종제서 등의 국보들이 있고 곱향나무, 이팝나무 등의 천연기념물과 비룡폭포가 유명하다. 2018년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동쪽 기슭에는 한국의 산지승원 선암사가 자리하고 있다. 선암사 삼층석탑, 아치형 승선교 등의 보물을 간진하고 있다. 산 일대의 워낙 수종들이 다양하게 있어 산전체가 전라남도 채종림(採種林)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7개의 사찰들은 7세기에서 9세기에 창건된 산사(山寺)로 신앙과 영적 수행, 승려 공동체 생활의 중심지로 한국의 불교의 역사적인 전개를 보여주는 곳이다. 다양한 불교신앙이 산사 내에 수용되었는데, 이는 역사적 구조물과 전각, 유물, 문서 등으로 잘 남아있다. 사찰의 자립성, 승려교육, 한국 선불교의 특징인 영적 수행과 교리 학습의 공존 등을 이어가며 한국 불교의 무형적, 역사적 측면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산지승원은 조선시대 억압과 전란으로 인해 손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신앙과 일상적인 종교적 실천의 살아있는 중심으로 남아 있는 신성한 장소이다. 2018년 6월 30일 바레인에서 열린 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결정된 한국의 산지승원으로는 양산시 통도사, 영주시 부석사, 안동시 봉정사, 보은군 법주사, 공주시 마곡사, 해남군 대흥사, 순천시 선암사가 있다. 861년 통일신라 시대 도국선사 창건이중 선암사는 조계산 산기슭 동쪽에 자리하 하고 있으며 백재 성왕 때인 529년 아도화상(삼국시대 승려)이 비로암을 세웠으며, 통일신라 경문왕 때인 861년 도선국사가 지금의 선암사를 창건하였다. 선암사 반대편 서쪽 산중턱에는 승보사찰 송광사가 자리하고 있고 선암사 주위로 수백년을 자리를 지켜온 상수리, 동백, 단풍나무 등이 있다. 사찰 전통문화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사찰 중 하나로 보물 7점 외에도 장엄한 대웅전, 팔상전, 원통전, 금동향로, 일주문 등이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다. 선암사 칠전선원은 사찰에서 가장 위쪽에 있는 일곱채의 참선 장소를 의미하는 곳으로 태고종의 유일한 총림인 태고 총림으로서 강원과 선원에서 수많은 스님들이 수행을 하고 있는 종합수도 도량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많은 선승을 배출하였다. 선암사 뒤편으로 800년이 넘은 자생 차 군락지가 있다. 차 배지에서 생산하는 야생차는 안동의 화개차를 으뜸으로 치지지만 순자연산 차로는 선암사 차를 최고로 친다. 구수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지만 차 밭의 규모가 크지 않아 수확량이 적어 귀한대접 받는다. 불교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산책길인근에 지리산과 백운산과 마찬가지로 고로쇠나무가 자생하고 있어 매년 경칩을 전후로 약수를 맛볼 수 있다. 선암산 도립공원 주차장을 따라 선암사로 가는 길에 위치한 아치형 승선교는 숙종 때 호암화상이 6년만에 완공한 아치형 다리로 길이 14m, 높이 4.7m 폭4m로 시냇물을 건너기 위해 만들어졌다. 커다란 무지개 모양으로 만들어진 다리는 선암사로 향하는 고즈넉한 길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기분이 든다. 불교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함께 할 수 있는 조계산 선암사는 주차장부터 천천히 걸으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으며 천년고찰의 모습과 보물, 문화재, 천연기념물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주차장 인근에는 다양한 토속음식을 판매하는 곳까지 있어 식사를 해결하기도 좋으며 무난한 등산코스로 사시사철 변하는 멋진 자연림을 느끼며 등산을 떠나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 낚아야 맛인가… 그이와♥ 함께하는 것이 樂이지

    낚아야 맛인가… 그이와♥ 함께하는 것이 樂이지

    ●생미끼 없이 인조미끼로 피크닉처럼 “우리 조상들은 물고기가 밤낮으로 눈을 뜨고 있어 정신이 늘 깨어 있다고 생각했다. 선비들의 정신을 일깨우는 뜻이 물고기 그림에 담겨 있다. 낚시 그림은 숨어 사는 사람의 고결한 의지를 표현한다. 옛 그림 속의 낚시는 현실 속의 낚시이면서 동시에 이상 추구의 낚시였다.” ‘낚시’(전영태·생각의 나무)라는 책의 서문에 등장하는 글귀다. 예전엔 낚시가 참 고절한 취미였던 듯하다. 공자님도 소문난 낚시꾼이었다니 말이다. 요즘은 딴판이다. 자연을 더럽히고 시간을 낭비하는 저급한 취미로 난타당하기 일쑤다. 이제 세간의 낚시에 대한 인식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는 듯하다. 낚시를 바라보는 사람뿐 아니라 낚시를 즐기는 사람의 인식도 변화했다는 뜻이다. 그 바람직한 변화의 가능성을 경북 칠곡의 낙화담(지천지)에서 열린 ‘스포츠 피싱 페스티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은 외국 낚시인들에게 ‘꿈의 필드’입니다. 한국에 와서 스포츠 피싱을 즐기고 싶다는 외국인이 무척 많습니다.” 생전 처음 듣는 이 이야기를 들려준 이는 한국스포츠피싱협회(KSA) 소속의 박무석 프로다. K팝, K컬처는 익숙해도 ‘K낚시’라는 건 당최 생경하다. 그러니까 외국인들에게 한국이 낚시의 ‘신세계’라고?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이다. 이 이야기는 잠시만 뒤로 미뤄 두자.‘스포츠 피싱 페스티벌’이 열린 곳은 칠곡 지천면의 낙화담이다. 전형적인 계곡형 저수지다. 지역명을 따 지천지라 부르기도 한다. 수질이 맑고 어종이 풍부해 지역 낚시인들이 즐겨 찾는다. 최근에 지역 주민들이 조직한 관광두레에서 캠핑장을 조성한 이후로는 야영을 즐기는 대구, 경북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졌다. 스포츠 피싱에 대한 명확한 개념은 없다. 지렁이 등 생미끼를 끼는 일반 낚시에 견줘 ‘루어’라는 인조 미끼를 쓴다는 정도가 다를 뿐이다. 장비도 단출하다. 접이식 낚싯대 하나에 도시락 하나 싸 들고 나서면 그뿐이다. 생미끼를 쓰지 않으니 깔끔하고 자연을 어지럽힐 일도 적다. 이런 편의성 때문에 피크닉 개념으로 접근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KSA가 주관해 지난 15~16일 진행된 ‘스포츠 피싱 페스티벌’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6월 여행 가는 달’ 행사의 하나로 열었다. 실제 낚시 경기가 열리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가족 단위 프로그램 마련에 더 중점을 두는 등 스포츠 피싱을 알리는 축제의 성격이 더 강했다. ●외국 낚시인들에게 ‘꿈의 필드’ 이번 대회가 의미를 갖는 건 무엇보다 정부가 스포츠 피싱을 지역관광 활성화의 유효한 수단으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이번 행사를 이끈 이국희 한국관광공사 대구경북지사장은 “최근 취미 여행과 스포츠 관광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 그중 MZ세대를 중심으로 젊은층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스포츠 피싱”이라며 “젊은이들의 취미 여행을 관광과 연계해 지역 방문을 다수 유치하려는 것이 이번 행사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역의 관광두레, 캠핑 등 레저여행 콘텐츠를 통해 스포츠 피싱 관련 동호회원과 관심층의 지역 방문을 유도하면 결국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게 그의 판단이다. 9월께엔 ‘배스 낚시의 성지’ 안동호에서 비슷한 축제를 또 한 차례 열 계획이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의 통계를 보면 국내 낚시 인구는 2018년 기준 850만명이다. 올해는 1000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박무석 프로에 따르면 그중 루어낚시를 즐기는 인구는 100만명 정도다. 민물뿐 아니라 바다에서도 루어낚시 인구가 대폭 늘었다. 이들은 대상 어종이 있는 곳이라면 지역을 불문하고 찾아간다. 바꿔 말해 최소 100만명의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 여행) 관광객이 확보됐다는 뜻이다. 이들의 출조 일수를 1년 단위로 계산하면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아웃바운드, 그러니까 외국인 관광객 확보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 이쯤에서 박 프로의 말을 듣자. “전 세계적으로 배스 낚시를 즐기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20여개 정도입니다. 그중 일본에서만 해마다 100만명 정도가 미국 등으로 해외 출조를 나갑니다. 이들의 상당수가 방문하고 싶어 하는 곳이 한국입니다. 치안이 확보됐고, K컬처 등으로 국가 위상이 높아진 데다 배스 개체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인프라와 배스 낚시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현실적으로 아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이들을 국내로 이끌 수가 없다는 것이다.●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젊은 연인 많아 KSA의 박기현 프로는 스포츠 피싱 대상어 가운데 배스는 산업화의 대상으로 볼 시점이 됐다고 했다. 그는 “배스가 유해 어류로 분류된 건 맞지만 퇴치라는 정책의 방향성은 이제 수정이 필요한 것 같다”며 “생태계에서 배스의 완전 퇴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고 젊은 낚시인들이 특히 배스 낚시를 즐기는 만큼 환경과 취미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낚시객 중엔 유독 가족 단위 여행객과 젊은 연인들이 눈에 띄었다. 조과를 물어보니 대부분 ‘꽝’이란다. 진정한 루어낚시는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것이다. 그 정신을 표현한 게 ‘캐치 앤드 릴리스’다. 잡았다가 놓아준다는 뜻이다. 대자연의 품속에서 하루를 보냈으면 족한 것이다. 그러니 돌아오는 길이 빈손이면 또 어떠랴. 칠곡까지 와서 낚시만 하다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변에 돌아볼 곳이 꽤 많다. 칠곡은 정부에서 지정한 양봉산업 특구다. 그만큼 벌꿀이 유명하다. 벌이 꿀을 빨아 오는 밀원지(蜜源地)는 지천면의 신동재다. 칠곡군에서 아까시나무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우리나라 최대 아까시나무숲이다. 신동재를 오르는 숲길 5㎞ 구간 양쪽으로 아까시나무가 터널처럼 이어져 있다.석적읍엔 꿀벌나라테마공원이 조성돼 있다. 어린이 동반 가족이 찾을 만한 곳이다. 3층 규모의 전시실과 야외 체험시설, 어린이가 뛰어놀기 좋은 잔디마당 등으로 이뤄졌다. 주차와 입장은 무료다. ●꿀벌공원·민간정원 등 볼거리 많아 유학산 자락에 깃들여 있는 가산수피아는 국내 최대 민간 정원으로 꼽힌다. 면적이 약 4만 평에 이른다. 숲과 허브정원, 카페, 캠핑장 등의 시설물과 브라키오사우루스 공룡 모형 등 각종 조형물이 어우러진 이른바 ‘숲 테마파크’다.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도 있다. 여름철에 방문하는 이들은 대체로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려는 이들이다. 2개 코스에 약 5㎞의 황톳길이 조성돼 있다. 가산(902m)은 7개의 봉우리로 둘러싸인 산이다. 뻗어 내린 골짜기도 일곱이다. ‘칠곡’이라는 지명이 여기서 비롯됐을 것이라 보는 현지인도 있다. 예전에 한자로 ‘七谷’이라 쓴 것이 방증이다. 그러나 지금은 ‘옻 칠(漆)’ 자를 쓴다.가산 중턱에 가산산성이 남아 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두 차례 전란을 겪고 난 뒤 쌓기 시작한 성이다. 가산산성은 정상에 내성과 중성, 하단에 외성을 쌓은 3단 구조다. 전체 성벽 길이만 11㎞가 넘는다. 다 돌아보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다. 관광객들은 보통 진남문 일대만 돌아본다. 진남문 아래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차로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다.대구 쪽 팔공산에 동화사가 있다면 칠곡 쪽엔 송림사가 있다. 개창 연대가 통일신라 때까지 거슬러 오르는 고찰이다. 송림사의 자랑은 대웅전 앞마당의 오층전탑이다. 전탑은 흙을 구워 만든 벽돌로 쌓은 탑을 일컫는다. 세우기가 쉽지 않은 데다, 전국에 남은 전탑도 6개에 불과해 대부분 국보나 보물 등의 국가 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송림사 오층전탑도 보물이다. 국보 승격을 기다리다 해체 보수 당시 기단 등 원형이 훼손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무산된 바 있다. 비록 보물에 머무르고 말았지만, 장삼이사의 시선으로는 국보와 별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자태가 아름답다. 온전하게 보전된 금동제 상륜부가 특히 빼어나다. 오층전탑 뒤의 명부전은 다양한 형태의 벽화가 특히 볼만하다. 대웅전 현판은 조선의 19대 왕 숙종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대웅전 내부의 향나무 석가여래좌상과 삼천불전의 석조아미타삼존좌상 등도 보물이다. 한티재도 가볼 만하다. 칠곡에서 군위로 넘어가는 팔공산 자락의 산길이다.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이 아름다워 ‘한국의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지정됐다. 한티재 중간쯤에 ‘한티순교성지’가 숨어 있다. 조선 후기에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모여 살았던 마을이다. 조용하게 쉬어 가기 딱 좋다. 칠곡은 흔히 ‘호국의 고장’으로 불린다. 한국전쟁 중 낙동강 전투의 격전지였기 때문이다. 나라 안에 한국전쟁이 남긴 핏자국의 흔적이 어디 한둘일까만, 칠곡 일대의 낙동강과 그 언저리를 적신 자국은 유난히 붉다. 배수진을 친 곳인 만큼 칠곡 곳곳에서 치열한 격전이 펼쳐졌다. 전투가 벌어진 55일 동안 낙동강은 시퍼런 아가리를 벌려 남북한의 젊은 꽃 넋들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켰다. 그중 가장 극적인 승전보를 전한 곳이 다부동이다. 다부동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낙동강 변의 조붓한 언덕 위에 다부동 전적기념관이 들어선 건 이 때문이다. ●한국戰 격전지 곳곳에… 호국의 고장 낙동강 위에 놓인 ‘호국의 다리’(옛 왜관철교, 등록문화재)도 유명한 전적지다. 원래는 1908년 일제가 대륙 침략을 목적으로 세운 다리다. 1941년 새 경부선 철교가 건설되면서 왜관철교는 인도교로만 쓰였다. 한국전쟁 때인 1950년 8월엔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교량 일부가 폭파되기도 했다. 이후로도 왜관철교는 복원과 자연재해로 인한 붕괴 등 수난을 반복하다 2012년 인도교로 다시 태어났다. 전쟁박물관 격인 호국평화기념관도 인근에 있다.칠곡평화전망대는 저물녘에 찾아야 제격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일몰 뒤에 점등되는 경관조명이 아름답다는 것, 또 하나는 낙동강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 해를 굽어보는 게 무척 인상적이란 것이다. 평화전망대가 선 곳은 자고산(작오산) 정상(해발 303m)이다. 지금은 평화로워 보여도 한국전쟁 당시엔 격전지였다. 이른바 ‘자고산 303고지’를 두고 유엔군과 북한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평화전망대는 높이 12.1m로 지상 3층 규모다. 옥상엔 촛불 모양의 조형물을 세웠다. 높이는 5.5m다. 55일 동안 벌어진 낙동강 전투를 상징하는 숫자다. 옥상에 서면 사방이 일망무제로 트인다. 유장하게 흐르는 낙동강과 빠른 속도로 강을 넘나드는 KTX 열차, 멀리 금오산 등의 빼어난 경관이 한눈에 담긴다.
  • 보리수와 범종이 맞는… 한옥에 안긴 성당[마음의 쉼자리-종교와 공간]

    보리수와 범종이 맞는… 한옥에 안긴 성당[마음의 쉼자리-종교와 공간]

    어찌 보면 옛 관아 건물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사찰 같기도 하다. 외형만으로 건물의 성격을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 길 가던 승려가 절집인 줄 알고 합장의 예를 올린 뒤 지났다는 이야기도 여럿 전할 정도다. 바로, 인천 강화의 강화성당(사적) 이야기다. 강화성당은 대한성공회에 속한 교회로, 1900년에 축성됐다. 강화도에서 첫 조선인 세례 신자가 나온 것을 기념해 지었다고 한다. 한옥 형태의 국내 교회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한국전쟁 중에도 소실되지 않고 원형이 보존된, 드문 건축물 중 하나다. 주변에 견줘 돌올하게 솟은 성당 터는 배 모양이다. 누가 보더라도 성당이 ‘구원의 방주’를 상징하고 있다는 걸 단박에 느낄 수 있다. 강화성당은 외래 종교라는 거부감을 덜기 위해 불교와 유교 양식을 곳곳에 갈무리했다. 강화성당 정문은 영락없는 사찰의 일주문이다. 외삼문을 들어서면 내삼문, 범종각이 거푸 나온다. 사천왕만 없을 뿐 절집의 들머리와 구조가 같다. 범종각 맞은편엔 거대한 보리수나무가 서 있다. 불교에서 깨달음을 상징하는 나무다. 강화성당 건립 당시에 영국인 선교사가 인도에서 10년 된 보리수나무 묘목을 가져다 심었다고 한다. 이 보리수나무만으로도 성공회가 국내 토착화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맞은편엔 선비와 유교 정신을 상징하는 회화나무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2012년 태풍 볼라벤에 쓰러졌고 현재는 작은 나무 십자가 기념품을 제작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본건물 역시 지붕의 십자가와 ‘천주 성전’이란 한자 현판이 있다는 게 다를 뿐 사찰의 대웅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입구의 기둥에 걸린 한시 주련도 마찬가지다. 무시무종선작형성진주재(처음도 없고 끝도 없으니 형태와 소리를 먼저 지은 분이 진실한 주재자이다), 삼위일체천주만유지진원(삼위일체 하느님이 만물의 참 근원이 되었다) 등 기독교적 진리를 담은 것이 다를 뿐이다. 한옥 외형과 달리 내부는 바실리카 양식이 적용됐다. 외관은 2층 형식이지만 내부는 하나로 트였다. 성당 내부에 쓰인 목재는 백두산에서 가져온 붉은 소나무다. 제3대 조마가(트롤로페) 주교가 신의주에서 구매한 뒤 뗏목을 이용해 두만강과 서해를 거쳐 운반해 왔다고 한다. 경복궁 중수에 참여했던 도편수를 도목수로 삼고, 솜씨 좋은 중국 석공까지 데려와 지었다고 하니 그 정성과 노고가 실로 대단하다. 벽면 양쪽에 조성된 아치 형태의 문은 영국에서 직접 가져왔단다. 재질은 참나무다. 이처럼 백두산 적송과 영국산 참나무가 한 건물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 성당 입구에 놓인 세례대는 등록문화재다. 강화도에서 나는 화강암을 재료로 썼다. 돌 표면에 중생지천(重生之泉·거듭나는 생물), 수기세심(修己洗心·자기를 수양하고 마음을 닦으라), 거악작선(去惡作善·악을 멀리하며 선을 행하라) 등의 문구를 음각했다. 성경적이면서도 유교의 경구와 별 차이가 없는 글귀다. 교회 뒤란엔 작은 원형의 미로가 있다. 복잡해 보여도 궁극에는 중심에 이르도록 설계됐다. 엄밀히 구분하자면 여러 갈래로 길을 잃게 만든 미로(maze)가 아니라 하나의 길을 복잡하게 만든 미궁(labyrinth)에 가깝다. 중세 사람들은 이 미로를 무릎걸음으로 따라가는 걸 예루살렘 성지 순례와 동일시했다고 한다. 그 흔적이 여태 남은 듯하다. 성당 건물 옆에 미로가 조성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보통 강화성당 전면부와 내부 등만 돌아보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건물 뒤쪽까지 꼼꼼하게 살피길 권한다. 성당은 오전 10시~오후 6시 사이 언제나 열려 있다. 단 월요일은 방문할 수 없다.
  •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꼭 설치… 울주 관광·경제 두 토끼 잡을 것”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꼭 설치… 울주 관광·경제 두 토끼 잡을 것”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의 핵심인 케이블카는 지난 20여년 동안 찬반 논란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설치해 울주 산악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습니다.” 서울신문은 13일 이순걸 울산 울주군수를 만나 본격화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개발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 군수와의 일문일답이다.-케이블카 개발이 본격화됐는데. “사업 시행자가 최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제출했고 오는 21일에는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열린다. 8월까지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행정 절차 등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 1월 착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20년 넘게 추진과 중단이 반복됐는데.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는 2001년 주민 제안사업으로 시작된 숙원사업이다.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울산시민 51만명이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하고 있다. 이번에는 과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식생등급과 생태자연도 등 각종 기준에 맞는 노선을 선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케이블카 설치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데. “영남알프스는 연간 3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동남권 최대의 산악관광지다.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영남알프스 관광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케이블카는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등 교통 약자들이 산악관광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관광’ 환경을 만들고 싶다. 나아가 케이블카 사업은 건설과 운영을 통해 주민 일자리 창출, 지역업체 사업 참여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다 케이블카와 연계한 관광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케이블카는 체류형 관광객 유치로 이어져 침체된 지역 상권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지역생산 유발효과 74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267억원, 일자리 창출 유발효과 613명으로 예상된다. 케이블카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그에 따른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전국에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를 찾는 관광객이 몰려들면 체류형 관광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케이블카와 연계한 각종 민간투자도 활발해져 울산시와 울주군의 지역경제가 대폭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행정 절차가 남아 있는데. “앞서 얘기했듯이 낙동강유역환경청 및 관계기관에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제출했고 관련 절차에 따라 관계기관 협의와 주민설명회를 열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환경영향 저감방안을 마련하는 등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자연경관 훼손 최소화 방안은. “몇 년 전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할 때 자재 운반과 시설 설치를 위해 임도 개설 등으로 산림과 환경훼손이 컸지만 현재는 시공기술이 발달해 우려하는 것보다 훼손이 많지 않다. 특히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은 동식물 등 식생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곳에 있고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려고 지주 개수를 4개에서 3개로 축소했다. 민간사업자 측에서도 운영 수익의 일부를 환경복원 사업이나 환경 복원 프로그램 추진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는 환경 보전과 개발이 상생하는 모범 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종교·환경단체 반발도 있는데. “최근 일부 종교단체와 환경단체가 통도사 수행환경 방해, 산악 경관 훼손 등과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울주군과 사업 시행자는 환경영향평가 초안 협의 때 주민설명회, 공청회 같은 공식 절차를 통해 제기된 문제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고 이해와 설득의 협의 과정을 거쳐 문제를 풀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인 해법은.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은 통도사 대웅전까지 직선거리로 5㎞, 영축산 정상에서는 2㎞ 정도 떨어져 사실상 사찰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본다. 경관적 측면에서도 사찰 내부에서 상부 정류장 등 케이블카 시설물이 보이지 않는다. 울주군은 통도사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존중하며 통도사의 아름다움과 신성함을 보존하려고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면서 통도사의 신성한 공간을 보존하고 지역발전과 관광객 유치에 기여할 상생의 해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통도사 승려들의 수행환경 방해, 세계문화유산인 통도사와 주변 산세의 경관 훼손에 대해서는 감시체계 도입과 경관 훼손 최소화 등 대책을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제시했다. 앞으로 서로 협의를 통해 타협안을 찾아 나가겠다.”
  • 올해 가장 센 지진 ‘안전지대’ 호남 때렸다… 서울·경기까지 흔들

    올해 가장 센 지진 ‘안전지대’ 호남 때렸다… 서울·경기까지 흔들

    “쾅쾅 소리에 폭탄 터진 줄”… 창문 깨지고 학교 천장도 떨어졌다규모 3.1 등 17차례 여진 이어져원전·공항 등 대규모 피해 없어 “폭탄 터지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건물이 흔들렸어요. 전쟁이 벌어진 줄 알았죠. 아직도 가슴이 ‘쿵쾅쿵쾅’하고 어지러워요.”(전북 부안군 40대 직장인 김모씨) 12일 오전 부안군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발생한 지진 중 강도가 가장 세다. 다행히 인명 사고는 없었지만 부안 지역 학교 건물과 주택 등이 금이 가거나 파손되는 등 100건 넘는 시설물 피해가 속출했다. 전북뿐 아니라 충남북, 경기, 전남 등 인접 지역 주민들 역시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날 오후에도 17차례나 여진이 발생했다. 오후 1시 55분쯤에는 규모 3.1의 비교적 강한 여진이 발생해 주민들을 다시 긴장시켰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비상 대응 태세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 26분 49초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점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35.70도, 동경 126.71도이며 행정구역으론 부안군 행안면 진동리다. 진원의 깊이는 8㎞로 추정됐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기상청이 계기로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전북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다. 전북은 물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흔들림 감지 신고가 이어졌다. 특히 흔들림의 수준인 계기 진도는 전북이 5로 가장 높았다. 이는 ‘거의 모든 사람이 느끼고 그릇·창문이 깨지는 정도’의 흔들림이다. 인접 지역에서는 창고 벽면이 갈라지고 주택 창문이 깨지는 등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도로, 공항, 철도, 원자력 시설, 전력 시설 등 주요 기반 시설 피해는 없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소방본부에 접수된 유감 신고는 315건이다. 지역별로는 ▲전북 77건 ▲경기 47건 ▲충남 43건 ▲충북 42건 ▲전남 24건 등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5시 30분까지 벽체 균열, 유리창·타일 깨짐 등 129건의 시설 피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지진 발생으로 18개 학교는 시설 피해를 입었다. 지진 발생 지역인 부안의 8개 학교와 전북 김제·익산·정읍·군산 2개교, 전주·대전 각 1개교 건물에서는 일부 균열과 누수가 확인됐다. 부안 동진초교 급식실 천장 구조물이 떨어졌고 건물 일부에 금이 갔다. 부안고와 부안여고 등 고교 4곳에서는 수업 준비 중이던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이외에 부안군 보안면 한 창고에서도 벽면에 금이 갔고 하서면의 한 주택 유리창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있었다. 이번 지진으로 국가유산 피해 6건(국가유산 5건, 주변 1건)도 발생했다.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보물 제291호)의 지붕 구조물이 훼손되고 개암사 대웅전(보물 제292호)에서 보관 중인 불상의 장식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 암석을 떼내 덮개돌로 사용한 고인돌 유적인 사적 ‘구암리 지석묘군’ 일대에서는 진동으로 담장 일부가 파손됐다. 부안군청 관계자는 “‘쿵’ 소리와 함께 5초가량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며 “건물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고 출근한 직원들이 밖으로 대피했다가 현재 다시 업무에 복귀한 상태”라고 말했다.전주에 사는 주민 박모(64)씨는 “처음에는 지진이 났을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지은 지 3년도 안 된 건물이 흔들리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직선거리로 150㎞ 이상 떨어진 경북 일대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한 주민은 “마치 세탁기가 마지막에 탈수하는 느낌으로 5초가량 건물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도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경기 수원에 사는 직장인 이모(27)씨는 “회사에서 갑자기 책상과 모니터가 눈에 띌 정도로 흔들렸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최서연(30)씨는 “출근 시간에 휴대전화에서 일제히 사이렌 소리가 울려 순간 ‘북한에서 또 오물 풍선을 보냈나’ 하고 생각했다”면서 “지진이라고 해서 더 불안했다”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5분 전북 부안군 남쪽 4㎞에서 발생한 규모 3.1의 지진을 포함해 이날 오후 6시까지 모두 17차례에 걸쳐 여진이 관측됐다. 앞으로 2~3일 동안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이번 지진은 경기도에서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는 ‘홍성·임진강대’와 강원·충북·전북·전남을 연결하는 ‘옥천대’라는 두 개 땅덩어리의 경계에서 발생했다”면서 “지난해 7월 전북 장수(규모 3.5), 2022년 10월 충북 괴산(규모 4.1) 등 옥천대에 속한 지역에서 최근 지진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주로 영남권과 해안에서 지진 발생이 많지만, 어느 지역에서도 이번 지진 이상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도중 지진 상황을 보고받고 “국가 기반 시설 등에 대해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안전 점검을 실시하는 등 제반 조치를 취하라”고 행안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아울러 “추가적인 여진 발생에 대해 관련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전파하고 비상 대응 태세를 점검하라”고도 주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오전 지진과 관련해 관계부처에 긴급 대응 지시를 내렸다.
  • 올해 가장 센 지진, ‘안전지대’ 호남 때렸다… 서울·경기까지 흔들

    올해 가장 센 지진, ‘안전지대’ 호남 때렸다… 서울·경기까지 흔들

    “쾅쾅 소리에 폭탄 터진 줄”… 창문 깨지고 학교 천장도 떨어졌다규모 3.1 등 16차례 여진 이어져원전·공항 등 대규모 피해 없어 “폭탄 터지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건물이 흔들렸어요. 전쟁이 벌어진 줄 알았죠. 아직도 가슴이 ‘쿵쾅쿵쾅’하고 어지러워요.”(전북 부안군 40대 직장인 김모씨) 12일 오전 부안군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발생한 지진 중 강도가 가장 세다.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부안 지역의 학교 건물과 주택 등이 금이 가거나 파손되는 등 100건이 넘는 시설물 피해가 속출했다. 전북뿐 아니라 충남북, 경기, 전남 등 인접 지역 주민들 역시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날 오후에도 16차례나 여진이 발생했다. 오후 1시 55분쯤에는 규모 3.1의 비교적 강한 여진이 발생해 주민들을 다시 긴장시켰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비상 대응 태세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 26분 49초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점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35.70도, 동경 126.71도로 행정구역으론 부안군 행안면 진동리다. 진원의 깊이는 8㎞로 추정됐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기상청이 계기로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전북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전북은 물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흔들림 감지 신고가 이어졌다. 특히 흔들림의 수준인 계기 진도는 전북이 5로 가장 높았다. 이는 ‘거의 모든 사람이 느끼고 그릇·창문이 깨지는 정도’의 흔들림이다. 인접 지역에서는 창고 벽면이 갈라지고 주택 창문이 깨지는 등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학교와 관공서 등에선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도로, 공항, 철도, 원자력 시설, 전력 시설 등 주요 기반 시설 피해는 없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소방본부에 접수된 유감 신고는 315건이다. 지역별로는 ▲전북 77건 ▲경기 47건 ▲충남 43건 ▲충북 42건 ▲전남 24건 등이다. 전북도는 이날 오후 3시까지 벽체 균열, 유리창·타일 깨짐 등 101건의 시설 피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지진 발생으로 15개 학교는 시설 피해를 입었다. 지진 발생 지역인 부안의 8개 학교와 전북 김제 2개교, 익산 1개교, 정읍·전주·군산·대전 각 1개교에서는 건물에서 일부 균열과 누수가 확인됐다. 부안 동진초교 급식실 천장 구조물이 떨어졌고 건물 일부에 금이 갔다. 부안고와 부안여고 등 고교 4곳에서는 수업 준비 중이던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이 외에 부안군 보안면 한 창고의 벽면에 금이 갔고 하서면의 한 주택 유리창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있었다.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보물 제291호)의 지붕 구조물이 훼손되고 개암사 대웅전(보물 제292호)에서 보관 중인 불상의 장식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안군 관계자는 “‘쿵’ 소리와 함께 5초가량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며 “건물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고 출근한 직원들이 밖으로 대피했다 현재 다시 업무에 복귀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주에 사는 주민 박모(64)씨는 “처음에는 지진이 났다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지은 지 3년도 안 된 건물이 흔들리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직선거리로 150㎞ 이상 떨어진 경북 일대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한 주민은 “마치 세탁기가 마지막에 탈수하는 느낌으로 5초가량 건물이 흔들렸다”고 말했다.수도권에서도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경기 수원에 사는 직장인 이모(27)씨는 “회사에서 갑자기 책상과 모니터가 눈에 띌 정도로 흔들렸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최서연(30)씨는 “출근 시간에 휴대전화에서 일제히 사이렌 소리가 울려 순간 ‘북한에서 또 오물풍선을 보냈나’ 하고 생각했다”면서 “지진이라고 해서 더 불안했다”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5분 부안군 남쪽 4㎞에서 발생한 규모 3.1의 지진을 포함해 이날 모두 16차례에 걸쳐 여진이 관측됐다. 앞으로 2~3일 동안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이번 지진은 경기도에서 서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는 ‘홍성·임진강대’와 강원·충북·전북·전남을 연결하는 ‘옥천대’라는 두 개 땅덩어리의 경계에서 발생했다”면서 “지난해 7월 전북 장수(규모 3.5), 2022년 10월 충북 괴산(규모 4.1) 등 옥천대에 속한 지역에서 최근 지진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주로 영남권과 해안에서 지진 발생이 많지만, 어느 지역에서도 이번 지진 이상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지진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순으로 발령된다. 윤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도중 지진 상황을 보고받고 “국가 기반 시설 등에 대해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안전 점검을 실시하는 등 제반 조치를 취하라”고 행안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아울러 “추가적인 여진 발생에 대해 관련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전파하고 비상 대응 태세를 점검하라”고도 주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오전 지진과 관련해 관계 부처에 긴급 대응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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