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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공항 확장] 소음 문제·3만 가구 에코시티 등 넘어야 할 산 만만찮아

    현재 운항 오전 6시~오후 11시 앞뒤 1시간씩 연장도 시민 반발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 카드를 내놓았지만, 정부의 발표대로 김해공항이 ‘김해 신공항’로 변신하려면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정부는 그동안 김해공항의 문제로 지적된 북측 착륙 시 안전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길이 3.2㎞의 독립 활주로를 신설하고 2800만평 규모의 국제선 터미널을 신축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항공 및 도시계획 관련 전문가들은 22일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소음 문제, 토지활용 문제, 이주민 이전 문제, 조성 비용 등 세부적인 검토를 통해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착공할 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박사는 “신활주로 건설로 안전 문제는 다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공항을 24시간 운영한다면 소음 문제와 토지이용제한으로 사유 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타당성 조사 때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확장 논의가 구체화한다면 지난 21일 정부가 발표한 기존 용역보다 더 큰 어려움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부산시 등은 지금도 김해공항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 등으로 민간항공기 운항시간을 오전 6시에서 오후 11시까지로 제한해 왔다. 그런 탓에 항공사들이 노선 개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공항 이용객들도 혼잡과 수속 등에서 많은 불편에 시달려 왔다. 부산시는 미봉책이지만 오는 10월 동계 운항시간 조정 때부터 김해공항 항공기 운항시간을 앞뒤로 한 시간씩 연장해 오전 5시부터 밤 12시까지 운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해공항 소음대책위원회 백남기 위원장은 “김해공항이 확장되면 당연히 소음권역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1000여 가구(항공당국은 702가구)이지만 확장에 따라 강서구 일부와 김해 일부 지역이 그 반경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활주로 확장에 따라 항공기 운항이 늘어날 것이니, 확장에 앞서 소음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해당 가구를 모두 이전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현재 도시계획상의 추가적인 문제도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A씨는 “공항 인근 지역에 부산시가 2018년 완공 예정으로 3만 가구 규모의 대단지 에코델타시티와 부산시 연구개발특구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신규 인구 유입에 따른 소음 및 환경문제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신활주로 부지에 연구개발(R&D)특구 부지가 일부 포함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 R&D특구를 축소하거나 수정해야 하는 탓이다. 김해공항이 산악지형이라는 태생적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 이대우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새 활주로가 들어서면 V자형의 활주로를 항공기가 이용하는데 공중 대기 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동시 이착륙도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살인적 근무·이중계약·박봉에 우는 저는 힘없는 ‘고3 직장인’입니다”

    “살인적 근무·이중계약·박봉에 우는 저는 힘없는 ‘고3 직장인’입니다”

    “매일 12시간을 일하고 박봉을 받는 환경을 고3이 견딜 수 있겠어요? 파견업체, 야간에도 일하는 교대제 회사에는 고3이 현장실습을 갈 수 없도록 돼 있는데, 오로지 취업률에만 목매는 학교는 자꾸 (그런 회사에) 나가라고 다그쳐요. 힘들어서 그만두고 돌아오면 후배들의 기회를 뺏는다고 혼나기 일쑤고요.” 22일 지난해 8월 경기 안산의 한 제조업체에 ‘현장실습’을 나갔던 최모(19)양은 “12시간 2교대제로 일하고 한 달에 120만원을 받는데 너무 힘들어 석 달 다니다 그만뒀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연장근로수당을 일부 빼먹기도 하고, 교육도 못 받은 채 직원들 앞에서 혼나기만 했다”고도 했다. 힘든 심신을 끌고 학교로 돌아간 최양은 그러나 교사들로부터 꾸지람만 들어야 했다. ‘(네가 중도포기하는 바람에) 후배들 면접 기회만 박탈됐다’, ‘그것도 못 버티면 어떻게 먹고살 거냐.’ 특성화고 졸업반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기술을 산업현장에 적용하고 다양한 직업 체험으로 현장 적응력을 기르기 위해 시작된 ‘현장실습’이 기업에 값싼 노동력을 공급하는 제도로 변질되고 있다. ‘현장실습’이라는 이름의 노동시장을 둘러본 기자의 눈에 ‘고3 직장인’들은 이중계약서와 박봉,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면서도 고통을 호소할 곳도 마땅치 않아 허덕이고 있었다. 취업률 올리기에 급급한 교육 당국과 값싼 노동력이 필요한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빚어진 그늘이었다. 경기도에 사는 최모(19)군도 지난해 9월 용접할 때 쓰는 안경 등을 만드는 곳으로 취업을 나갔다가 부당한 대우를 못 견디고 3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그는 “전공과 관련 있는 직장에 취업을 나간 애는 15명 중 1명꼴”이라며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어른들에게 항의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평가를 잘 받고 예산을 받으려면 취업률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학교는 중간에 그만두고 돌아오면 처벌을 내렸는데 나는 ‘근신 처분’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전남의 한 특성화고에 다니던 박모(19)양은 지난해 1학기 전자제품을 만드는 공장에 들어갔다가 야간근로가 힘들어 1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그는 “실습 나가기 전에 겨우 이틀 교육을 받았는데 일을 해 보니 노동 착취라는 것을 알았다”며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근무조건도 모른 채 학교를 믿고 가는 셈인데 학교는 현장실습 규정 위반을 알고도 보낸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모(19)군도 지난해 10월 현장실습생으로 은성PSD에 입사했다. 2인1조 작업 안전수칙은 적용되지 않았고, 밥을 먹다가도 전화를 받고 뛰쳐나가기 일쑤였다. 식사시간이 보장되지 않았던 김군의 가방에는 컵라면이 들어 있었다. 취재 중에 만난 특성화고 학생들은 무엇보다 취업률에 목맨 학교가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2009년 16.9%였던 특성화고 학생 취업률은 지난해 47.6%까지 치솟았지만 정작 ‘고3 직장인’의 근무 여건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던 셈이다. 실제 감사원은 2014년 전국 실업계 졸업생 11만 9000명 중에 44.9%인 5만 3000명이 취업을 한 것으로 교육부에 보고됐지만, 이들 중 1만 7000명은 취업 여부를 확인할 객관적 자료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가 2014년 현장실습생 사용사업장 117곳을 근로감독한 결과, 임금 및 수당 미지급 등 금품 위반이 62.4%(73곳), 초과·야간근무 등 근로시간 위반은 28.2%(33곳)나 됐다. 전남의 한 특성화고에 근무하는 교사는 “하루 7~8시간 근무한다고 하면 학생들을 받아 주는 업체가 없다”며 “취업률에 따라 예산 배정이 달라지고 학교 평가가 달라지다 보니 직업교육훈련은 뒷전이고 취업률에 목매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최민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는 “특성화고 현장실습생들은 근로기준법 등에 담긴 노동자로서의 기본 권리조차 알지 못하고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노동자의 권리도, 학생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면서 위험한 일을 시키거나 죽을 때까지 일을 시킬 수 있는 존재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해공항’이 ‘김해 신공항’이 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들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 카드를 내놓았지만, 정부의 발표대로 김해공항이 ‘김해 신공항’로 변신하려면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정부는 그동안 김해공항의 문제로 지적된 북측 착륙 시 안전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길이 3.2㎞의 독립 활주로를 신설하고 2800만평 규모의 국제선 터미널을 신축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항공 및 도시계획 관련 전문가들은 22일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소음 문제, 토지활용 문제, 이주민 이전 문제, 조성 비용 등 세부적인 검토를 통해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착공할 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박사는 “신활주로 건설로 안전 문제는 다소 해결될 것으로 보지만, 공항을 24시간 운영한다면 소음 문제와 토지이용제한으로 사유 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타당성 조사 때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확장 논의가 구체화한다면 지난 21일 정부가 발표한 기존 용역보다 더 큰 어려움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부산시 등은 지금도 김해공항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 등으로 민간항공기 운항시간을 오전 6시에서 오후 11시까지로 제한해 왔다. 그런 탓에 항공사들이 노선 개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공항 이용객들도 혼잡과 수속 등에서 많은 불편에 시달려 왔다. 부산시는 미봉책이지만 오는 10월 동계 운항시간 조정 때부터 김해공항 항공기 운항시간을 앞뒤로 한 시간씩 연장해 오전 5시부터 밤 12시까지 운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해공항 소음대책위원회 백남기 위원장은 “김해공항이 확장되면 당연히 소음권역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1000여 가구(항공당국은 702가구)이지만 확장에 따라 강서구 일부와 김해 일부 지역이 그 반경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활주로 확장에 따라 항공기 운항이 늘어날 것이니, 확장에 앞서 소음 문제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해당 가구를 모두 이전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현재 도시계획상의 추가적인 문제도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A씨는 “공항 인근 지역에 부산시가 2018년 완공 예정으로 3만 가구 규모의 대단지 에코델타시티와 부산시 연구개발특구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신규 인구 유입에 따른 소음 및 환경문제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신활주로 부지에 연구개발(R&D)특구 부지가 일부 포함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 R&D특구를 축소하거나 수정해야 하는 탓이다. 김해공항이 산악지형이라는 태생적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 이대우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새 활주로가 들어서면 V자형의 활주로를 항공기가 이용하는데 공중 대기 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동시 이착륙도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360m 높이의 돗대산과 신어산을 깍아내는 방안도 제시했으나, 활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21년 /김해공항 확장 공사 착공 2026년 / 김해신공항 개장
  • [檢 특수단, 대우조선해양 ‘회계 비리·부실 경영’ 수사 박차] 100억 날린 필리핀 카지노 사업… 남상태 측근 위한 무리수?

    [檢 특수단, 대우조선해양 ‘회계 비리·부실 경영’ 수사 박차] 100억 날린 필리핀 카지노 사업… 남상태 측근 위한 무리수?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대우조선해양건설과 남상태(66) 전 대우조선 사장의 최측근인 건축가 이창하(60)씨 등이 함께 추진하다 실패한 필리핀 카지노 사업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무리한 사업 시행으로 이씨 측에 수익을 몰아주려다 되레 대우조선해양건설이 100억원의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21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2007년부터 추진된 카지노 사업은 남 전 사장 시절 진행된 대표적인 투자 실패 사례다. 특히 2007년 당시 대우조선의 카지노 사업에 이씨가 운영하는 ‘이창하홈’이 참여하면서 이씨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남양주 장묘 사업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2007년 5월 이창하홈과 사업 약정을 맺고 시행사로 ‘천삼현’을 선정했다. 하지만 천삼현은 요식업과 서비스업 등을 벌이는 회사로 장묘 사업 시행이 불가능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한 달 뒤에는 이창하홈과 천삼현 대표인 최문성씨가 각각 지분 50%를 투자해 설립한 ‘북한강 경안’으로 시행사를 변경했다. 이후 남양주 장묘 사업은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그해 10월 작성된 대우조선해양건설의 ‘호텔 및 카지노 등 부대시설의 사업성 검토 보고서’에서는 카지노 사업의 추진 주체로 북한강 경안이 명시됐다. 당초 장묘 사업의 파트너였던 이씨가 실제로는 카지노 사업에 참여하게 된 셈이다. 북한강 경안과 필리핀 카지노 운영 공기업인 파코가 카지노 운영의 세부적인 내용을 주고받는 공문도 발견됐다. 2007년 8월 23일 파코 측은 북한강 경안에 “이사회에서 카지노 운영 제안서를 승인했다”는 메일을 보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파코 회장을 국내로 초대해 카지노 사업을 논의한 지 보름 만이었다. 그러나 필리핀 카지노 사업은 시행 단계에서 좌절됐고,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사업 무산에 따른 연대보증 손실금 95억여원을 은행 등에 갚아야 했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했던 강기정 의원실 관계자는 “대우조선뿐 아니라 필리핀 현지에서도 ‘카지노 사업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제보가 쏟아졌다”면서 “경영진의 배임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당시 투자 실패로 손실을 입은 것은 맞지만 카지노 사업을 추진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된 이씨의 역할에 좀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조선은 2007년 당산동 사옥 매입 때도 이창하홈을 시행사에 포함시키고 용처가 불분명한 ‘자체 공사비’로 82억여원을 지급했다. 2010년 오만 선상호텔 사업에서도 이씨가 운영하는 디에스온과 수의계약을 맺는 등 일감을 몰아줬다. 특수단은 조만간 이씨를 소환해 각종 특혜 및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檢 특수단, 대우조선해양 ‘회계 비리·부실 경영’ 수사 박차] 산은 부행장 출신 대우조선 前 CFO 조사

    검찰이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을 전격 압수수색한 뒤 대우조선 고위 관계자를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부르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대우조선의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인 김씨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우조선에서 CFO를 지냈다. 이 때문에 김씨를 조사하면서 대우조선 비리에 대한 산업은행의 연루 의혹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검찰은 그동안 압수물 분석과 동시에 전·현직 임직원 및 실무진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벌이며 회계 비리의 ‘윗선’을 캐내는 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김씨가 수조원대 회계 조작에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해양플랜트 건조 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대우조선의 주요 프로젝트에서 허위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등 분식회계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에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및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고재호·남상태 전 사장의 재임 기간인 9년 동안 발생한 해양플랜트와 선박 사업 등 500여건을 조사하며 수조원대의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신문은 해외지사의 분식회계와 무리한 투자도 대우조선에 막대한 영업 손실을 줬다는 제보를 확보했다. 대우조선의 해외지사에서 각종 사업권 확보나 공장 설립, 현지 관계자 로비 등을 명목으로 회삿돈을 남용했다는 것이다. 자신을 미국 휴스턴 지사의 내부 관계자라고 밝힌 A씨는 제보 메일을 통해 “김모, 이모 등 현지 간부들이 분식회계에 가담하고 사업 수주를 위장 또는 과장해 대우조선에 막대한 영업 손실을 끼쳤다”고 전했다. 그는 “간부들이 ‘앙골라 프로젝트’ 등을 수주한다는 명목으로 회삿돈을 가져가 고급 차량 구입과 술집 유흥비 등에 탕진했다”면서 “실제로 수익을 올리긴커녕 과도한 접대비와 횡령으로 회사에 손해만 입힌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을 국내로 송환해 자금 흐름을 낱낱이 추적하면 영업 손실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아직 해외지사 쪽 비리까지 확인하진 못했지만 혐의점이 있다면 (수사를) 검토하려 한다”며 “관련 내용을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사설] 서로 역지사지 않으면 여야 협치 갈 길 멀다

    20대 국회가 어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됐다. 경제 침체와 불확실한 안보 상황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여소야대 국회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회가 산적한 국가적 난제들을 제대로 풀어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용렬하기 짝이 없는 친박·비박 갈등으로 총선에서 참패한 여당의 자중지란이 여전한 데다 말로는 협치를 다짐해 온 야권도 실제로는 여권 길들이기 공세를 펼 조짐을 보이면서다. 여든 야든 때 이른 대선 세몰이보다 민생을 먼저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19대 국회는 여야 간 무한 대치로 입법 마비 상태였다. 그런데도 국민은 지난 4·13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도 과반수 의석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흑백 논리에 매몰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당 정치를 퇴출하고 국민의당을 포함한 여소야대의 3당 구도를 정립했다. 이는 합리적 토론과 절충으로 선진적인 ‘숙의 민주주의’를 실천하라는 국민의 명령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야도 민생을 위한 협치를 한목소리로 강조하면서 이런 민심에 부응하는가 했다. 그러나 원 구성 후 여야의 행태를 보면 그런 다짐이 자칫 구두선으로 끝날 참이다. 무엇보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의 칩거와 복귀 등 계파 갈등에 발목이 잡힌 듯한 여당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면 ‘식물국회’가 아예 뉴노멀이 될 판이다. 과반수 의석을 가졌던 19대 국회에서도 국회선진화법의 벽에 막혔던 터에 이제 소수 여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갈려 소모전을 벌이고 있으니 말이다.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진 여당이라면 스스로 국정 동력을 소진하지 말아야 한다. 여당은 경위야 어떠하든 유승민·윤상현 의원 등에 대한 일괄 복당을 허용한 혁신비대위의 결정을 존중하는 선에서 내홍을 수습해야 할 것이다. 식물국회의 일상화를 막으려면 야권의 책임도 무겁다. 더민주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개원사에서 개헌론의 불을 지폈다. 하지만 야 3당 의석을 다 합쳐도 개헌선인 3분의2에 못 미치지 않나. 20대 국회에서는 여야가 협의하지 않으면 어차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20대 국회 벽두부터 벌어지고 있는 청문회 개최 공방이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정의당을 포함한 야 3당은 가습기 살균제, 어버이연합 사태, 정운호 법조비리 사건, 백남기 농민 중상 사건 등 4대 청문회에 합의한 데 이어 대우해양조선 부실화와 관련한 청문회도 추가할 기세다. 그러자 정치 공세로 변질될 것을 우려한 여당이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들을 겨냥한 ‘구의역 참사’ 청문회 개최로 맞불을 놓고 있다. 하지만 가습기 사건을 제외하곤 대부분 검경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안이라 상임위에서 거르지 않고 청문회부터 여는 것은 생산적 국회와는 거리가 멀다. 혹여 대선을 앞둔 이슈 선점 경쟁만 가열되면 민생을 위한 협치는 물 건너가고 만다. 20대 국회가 초장부터 무차별 폭로전이나 정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여야의 공동 책임임을 유념할 때다.
  • [데스크 시각] 산은을 때리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안미현 금융부장

    [데스크 시각] 산은을 때리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안미현 금융부장

    산업은행이 흠씬 두들겨 맞고 있다. 맞아도 싸다.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 가까이 장난을 치는데도 전혀 몰랐고, 퇴직 임원들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기에 급급했다. 그 어떤 말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그런데 너덜너덜해져 가는 산은을 보면서 께름칙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대우조선이 부실해진 게 어디 산은만의 잘못인가. 성동조선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진 게 어디 수출입은행만의 잘못인가. 대우조선을 살리자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권 차원의 판단이었다. 정부는 산은과 대우조선의 ‘부실한’ 자료를 믿고 지원을 결정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적나라한 실상이 제대로 보고됐다 한들 ‘정리’를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대우조선보다 훨씬 고용 규모가 작은 성동조선조차도 은행들이 손 떼려 하자 정치권은 앞다퉈 압력을 넣었다. 그랬던 정치권이 산은과 수은의 부실 관리를 가장 앞장서 힐난하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이번 기회에 산은을 없애자고 했다. 시장의 구조조정 역량이 부족해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국내 금융시장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다음 얘기가 더 흥미롭다. “산은이라는 큰 버팀목이 없어지면 신한은행이 (징후가 안 좋은 기업 대출을 회수하며) 빠져나갈 것이다. 그다음 하나은행이 손을 털 것이고 우리, 국민은행이 뒤를 따를 것이다. 마지막까지 남아 뒤집어쓰는 은행은 아마도 농협일 것이다.” 불행하게도 시장은 이미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조선·해운에 물린 대표적 은행은 산은, 수은, 농협이다. 다른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물린 돈이 적다. 왜 그럴까. 국가경제 혹은 지역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며, 조선소 한 곳에 딸린 식솔이 수백 수천 명이라며, 이 정도의 기업을 다시 키우려면 더 큰 돈이 들어간다고 읍소해도 시중은행들은 회생 가능성이 낮다며 냉정하게 곳간을 닫았다. 어쩔 수 없이 떠안은 곳이 국책은행이요,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덜 치밀하고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농협이었다. 은행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은 비 올 때 우산 뺏는다는 거다. 당장은 일감도 없고 갚을 능력도 없어 보이지만 다시 살아날 것도 같다. 이 기업이 살아나면 믿고 기다려 준 은행은 비 올 때 우산을 씌워 준 고마운 은행이 된다. 거꾸로 망하면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못 한 방만한 은행이 된다. 중간에 대출을 회수한 은행이 우산을 빼앗은 차가운 은행이 되는 것도, 리스크 분석이 뛰어난 선진 은행이 되는 것도 종이 한 장 차이다. 물론 분석 능력이 뛰어나면 그만큼 실패 확률이 줄겠지만 어느 구름에 비 올 지 모르는 여건 속에서 싸워야 하는 기업의 명운이란 오판 가능성을 늘 수반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우리가 철저히 따져야 하는 것은 그 판단이 적중했느냐가 아니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근거와 정당성이다. 정책금융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도 고민해야 한다. 개발금융 시대가 끝났으니 정책금융을 없앨 거면 과도기 고통을 감내할 정권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되면 근본적인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산은, 수은,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모든 정책금융기관을 올려놓고 판을 다시 짜야 한다. 이는 현 정권의 몫은 아니다. 차기 대선을 꿈꾸는 주자들이라면 지금부터 이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정권 출범 뒤에는 늦다. 이명박 정부 때도, 박근혜 정부 때도 수많은 재편 시나리오가 오갔지만 만만한 산은만 떼었다 붙였다 했다. 이번에도 산은 하나 만신창이로 만드는 데서 끝낸다면 시행착오는 계속 되풀이될 것이다. hyun@seoul.co.kr
  • LG ‘스마트씽큐’ 센서 일반가전을 스마트하게

    LG ‘스마트씽큐’ 센서 일반가전을 스마트하게

    LG전자가 20일 일반 가전을 사물인터넷(IoT) 구현 스마트 가전으로 바꿔 주는 센서 ‘스마트씽큐’를 국내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영국·미국에서 판매 중인 ‘스마트싱스’를 국내에 선보일 하반기엔 본격적으로 ‘스마트홈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스마트씽큐를 가전제품에 붙이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제품 작동 상태를 파악하고, 원격 제어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론적으로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 동부대우전자 등 다양한 브랜드 가전제품에 호환되지만 현재는 LG전자 제품 위주로만 작동 실험이 완료됐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인 조성진 사장은 “지름 4㎝ 센서를 붙여 쉽고 간편하게 스마트홈을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스마트씽큐는 가전의 물리적 상태를 센서로 측정, 스마트폰과 통신하는 원리로 작동된다. 세탁기에 스마트씽큐를 붙이면 진동, 문열림 횟수를 감지해 세탁물 수거 시간 등을 스마트폰으로 알려 주는 식이다. 마찬가지로 스마트씽큐를 현관·창문에 붙여 문 열림이 있을 때 침입 의심 알림을 받거나, 사용자 설정 온도에 맞춰 에어컨을 켜고 꺼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스마트폰 대신 ‘스마트씽큐 허브’라는 원통형 스피커로 스마트해진 가전들이 보낸 정보를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스마트씽큐 허브가 “세탁 완료” 등의 메시지를 디스플레이와 스피커로 알린다. 허브로 음악 청취, 구글 캘린더 일정 확인도 가능하다. 스마트씽큐 센서 3개 등을 묶은 패키지는 29만 9000원, 스마트씽큐 허브는 39만 9000원이다. 이동통신사들이 IoT 상품을 판매할 때 통신요금 형태로 매달 일정액을 받는 것과 다르게 일시불을 받고 제품을 판매하는 가전업체 특유의 가격 정책이다. LG전자 IoT 상품은 롱텀에볼루션(LTE)이 아니라 지그비나 와이파이 등으로 통신한다. 스마트씽큐 허브가 스피커 형태라는 점은 삼성전자가 상반기 내놓은 디스플레이 장착 냉장고 ‘패밀리 허브’와 대조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부착형 제품을, 삼성전자가 냉장고 탑재형 제품을 내놓았지만 두 회사 모두 ‘허브’에 집중하는 게 공통점”이라면서 “앞으로 스마트홈, 홈엔터테인먼트 분야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대우조선 선박 발주에 감사” 그리스에 편지 쓴 거제시장

    “대우조선 선박 발주에 감사” 그리스에 편지 쓴 거제시장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거제시를 대표해서 당신의 결정에 감사를 표합니다.” 권민호 거제시장이 20일 그리스 최대 해운선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회장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이는 최근 안젤리쿠시스 그룹이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해양에 대규모로 선박을 발주했기 때문이다. 권 시장은 이날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에게 보낸 감사편지에서 “저유가와 글로벌 경제위기로 세계 조선산업이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안젤리쿠시스 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 5억 8000만 달러의 대형 수주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듣고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 글을 올린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특히 그는 “계약 과정에서 ‘기다리면 좀더 낮은 가격에 발주할 수 있다’는 주변 만류에도 그동안 쌓아 온 돈독한 신뢰와 우정만으로 회장께서 발주를 지시하셨다는 이야기를 들고 ‘그리스선박왕’의 칭호를 얻고 계시는 회장님께 26만 거제시민의 뜻을 모아 존경과 경애를 표한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국제통화기금 사태와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 오늘에 이르기까지 위기 때마다 총 88척의 선박을 발주하여 오늘의 대우조선해양이 있기까지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역할이 컸다”며 회장님과 직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지난 9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 박람회에서 대우조선해양에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 2척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 등 5억 8000만 달러(6700억원 상당)의 선박을 발주했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대우조선해양에 1994년 첫 선박 발주를 한 뒤 이번 발주를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88척의 선박을 발주한 단골 고객사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구조조정을 구조조정하라] “구조조정 손발 될 ‘제2의 이헌재 사단’ 만들어 힘 실어줘야”

    [구조조정을 구조조정하라] “구조조정 손발 될 ‘제2의 이헌재 사단’ 만들어 힘 실어줘야”

    ‘컨트롤타워’인 머리만 있는 형국 상시조직 외 ‘별동부대’ 전담팀 필요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니 모두 뒷짐… 산업부 쏙 빠지고 기재부도 소극적” 부처·국책은행·민간 인력 지원 절실 1998년 줄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과 은행들의 구조조정 집도의를 맡은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전문 인력을 모으고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구성한 일이다. 이후 ‘이헌재 사단’이라는 말을 낳기도 했지만 구조조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상시 조직 외에 이 일만 도맡아 빠르게 처리할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금융연구원에 있던 서근우(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연구위원과 한국신용평가 출신의 이성규 현 유암코 사장 등 민간 영입도 망설이지 않았다. 구조조정 업무를 과거에 담당했거나 현재 맡고 있는 실무자들은 범부처 차원의 실무 TF팀을 구성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구조조정을 챙길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8일 정부의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로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가 만들어졌지만 실무를 직접 챙길 전담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부처의 한 경제관료는 “구조조정 협의체라고 해봐야 장관회의밖에 없으니 머리는 있지만 손발이 없는 형국”이라면서 “부처별로 실무자들을 파견받아 TF팀을 구성하고 진행 과정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래야 효율성도 올라가고 신속한 대응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합동으로 구조조정을 전담할 기업재무개선지원단을 설치하고 금감원장이 단장을 맡았다. 기업구조조정은 채권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기업재무개선지원단, 채권금융기관,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 정부 간에 역할 분담을 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위 국장과 금감원 본부장(부원장보)을 부단장으로 하고 그 밑에 총괄반, 기업금융 1실, 기업금융 2실 등을 만들었다. 외환위기 때 전담반이었던 구조개혁단은 1심의실, 2심의실, 3심의실 등으로 구성하고 각각 은행, 비은행, 기업으로 구분해 담당하도록 했다. 각각은 부실 금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퇴출, 합병, 자산매각 등의 절차를 신속히 밟으며 은행 11곳, 증권사 6곳, 보험사 13곳, 부실기업 55곳 등을 정리했다. 구조조정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책임자에게 보고를 받고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이헌재 금감위원장에게,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은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에게 구조조정을 맡겼다. 이 전 위원장이 구조조정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는 대통령이 그에게 힘을 실어준 영향이 컸다는 게 당시 구조조정 전담팀원들의 얘기다.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 부실이 드러나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본격 대두됐지만 대통령을 독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장관은 사실상 아무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총대’를 메는 형국이 됐다. 하지만 대통령의 ‘사인’이 없다 보니 산업통상자원부는 뒤로 쏙 빠지고 기획재정부도 소극적이었다.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한 금융권 인사는 “대통령이 직접 보고를 받고 오케이하지 않으면 부처 간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20대 국회 개원 축하 연설에서 스웨덴 말뫼의 코쿰스 조선소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울산 현대중공업에 판 사례를 들며 구조조정의 불가피성과 시급성을 강조했다. 구조조정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공무원은 “대통령이 구조조정의 심각성을 언급했고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도 구성된 만큼 구조조정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자를 명확히 하고 각 부처와 국책은행, 민간 등에서 지원 인력을 받을 때”라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뉴스 분석] “부총리에 책임·권한 주고 대통령은 대면보고 받아라”

    외환위기 후 구조조정 전담자 “한 달에 한 번씩 대통령 보고” “구조조정을 구조조정하라.” 과거에 기업 구조조정을 했거나 지금 맡고 있는 실무자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고 20일 입을 모았다. 정치 논리로 경제를 끌어간 정부, 추궁이 두려워 결단을 미뤘던 채권단, 무능한 기업 경영진, 눈 감고 귀 막은 회계법인 등 여기저기서 질책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지만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시행착오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구조조정을 전담했던 인사는 “당시에는 한 달에 한 번씩 김대중(DJ) 대통령한테 보고했다. 현행법상 지금도 구조조정의 실체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구조조정은 누가 책임지고 하라’는 대통령의 보증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DJ에게서 이런 권한을 일임받은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은 165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은행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30조원을 넣어 대우그룹을 해체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여러 여건이 변했기 때문에 (인위적 빅딜 등) 이헌재식 구조조정은 방법론적으로 유효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구조조정이 실업 문제와 산업 재편 등 국가적 차원의 큰 그림을 수반하는 이상 대통령이 책임자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어 주면서 직접 챙기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조정 사안의 ‘교통정리’가 원활해진다는 것이다.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도할 유일호 경제부총리를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로 삼았으면 유 부총리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고 정례적으로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받으라는 제안이다.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팀 구성도 시급하다. 지금은 금융위원회 기업구조개선과 등이 구조조정 실무를 떠안고 있다. 신설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는 ‘머리’ 역할의 협의체일 뿐 ‘손발’을 담당하는 실무팀은 여전히 없다. 한 시중은행 구조조정 실무자는 “부실기업이 살아날지 도태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데 지금처럼 결과를 놓고 여론재판식 책임 추궁을 해대면 누가 기업을 지원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명백한 위법이 아닌 이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면책 원칙을 확고히 해야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인도와 영화 ‘정글북’/이옥순 인도문화연구원장

    [글로벌 시대] 인도와 영화 ‘정글북’/이옥순 인도문화연구원장

    엊그제 얼마 전에 국내에서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정글북’을 봤다. 인도에서 오랫동안 지낸 탓인지 인도의 정글이 배경인 영화의 줄거리와 장면이 한결 친숙하게 다가왔다. 주인공인 소년 모글리, 그를 해치려는 나쁜 역할의 호랑이 시어칸, 고아가 된 모글리를 사랑으로 길러 준 늑대엄마 라크샤 등 등장인물이 다 인도인의 이름을 가진 것도 재미를 더했다. 주인공을 연기한 인도인 소년 배우의 모습도 반가웠다. 무엇보다 영화는 내게 정글이란 단어를 새삼 곱씹을 기회를 주었다. 정글은 비경작지라는 뜻을 가진 인도의 산스크리트어 ‘장갈라’에서 나온 단어로 지금도 인도에서는 정글이 일상용어로 쓰인다. 여기서 정글은 영문학이나 영화 ‘정글북’과 ‘타잔’에서 보이는, 수많은 야생동물과 각종 원시림이 가득한 위험한 열대우림이 아니다. 그저 식물과 나무들이 우거진 곳을 지칭한다. 근대에 인도가 영국의 통치를 받으면서 정글은 문명의 선두에 선 백인 지배자들이 맘대로 침투하기 어려운 식민지, 서구 세계의 문명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덜 발전한 유색인들이 사는 위험한 지역으로 여겨졌다. 영국의 작가 레너드 울프가 ‘모든 정글은 악’이라고 적은 건 그래서였다.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탐험에 나서면서 그 깊고 푸른 미지의 영역도 정글로 불렸다. 이번에 나온 영화 ‘정글북’의 줄거리는 영국의 식민지 인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영국의 작가 러드야드 키플링의 단편에 바탕을 두었다. 1890년대에 나왔으니 벌써 100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인도의 아이들은 소년 모글리와 호랑이 시어칸의 이야기를 학교에서 글로 배우고 집에서 이야기로 들으며 자랐다. 1990년대에는 국영 TV에서 방영된 같은 제목의 일본 만화영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정글북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가 됐다. 그래서일까. 미국보다 한 주 먼저 인도에서 개봉된 디즈니사의 ‘정글북’은 이제껏 인도에서 개봉된 미국의 영화 가운데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으로 꼽히게 됐다. ‘발리우드’를 자랑하는 시네마 천국의 인도는 그동안 세계 영화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가 맥을 못 추는 유일한 시장이었다. 인도인 관객들이 스와데시 영화, 즉 국산 영화만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런 인도에서 ‘정글북’이 인도 영화 100년 역사상 가장 인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외국 영화가 된 것은 그야말로 뉴스였다. 물론 그 결과가 우연히 나오지는 않았다. 설화의 위치에 오른 익숙한 이야기에 영화사가 보탠 현지화의 흥행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영화는 인구의 다수가 사용하는 힌디어뿐 아니라 남부 지방의 두 언어(타밀어와 텔루구어)로도 더빙됐는데 인도의 인기 배우들이 목소리로 출연하고 각 지역 문화를 고려한 점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다. 이른바 정글의 법칙이란 강자가 약자를 이기는 약육강식의 논리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세계는 그런 동물의 세계와 달라야 하지만 현실에선 그렇지가 않다. 힘이 센 호랑이 시어칸이 힘이 약한 소년 모글리에게 패하는 이야기를 쓴 저자 키플링이 약자인 인도에 대한 강자 영국의 지배를 당연시한 것만 봐도 그렇다. 가뭄이 오자 모든 동물이 휴전하는 영화의 줄거리처럼 정글보다 더 정글이 된 우리 인간세계에서도 서로 보듬으며 더불어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 [부고]

    ●박도흠(팩토리엠 대표)씨 부친상 홍재문(한국자금중개 부사장)이승학(사업)유상훈(대한항공 서울여객지점 그룹장)씨 장인상 17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2)2258-5940 ●손승균(동부증권 IB사업부장)양숙(구산중 교사)영서(인천전자마이스터고 교사)씨 부친상 지하구(청주CBS 근무)김인식(시온고 교사)이상신(기술보증기금 차장)씨 장인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3410-6901 ●송석규(전 한양대 공과대학 섬유공학과 교수)씨 별세 호선(평택 은십자 현화주유소 사장)호신(한국교통대 교양학부 교수)호택(연세대 의과대학 영상의학과 교수)호연(강북보건소 의사)씨 부친상 최경진(최경진정형외과 원장)씨 장인상 이미연(동명여고 교사)고은선(고은여성병원 원장)씨 시부상 1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2227-7550 ●박준홍(존슨앤존슨 대만지사장)재홍(KB금융지주 전무)씨 모친상 16일 서울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2072-2091 ●이춘만(전 옥천군 도시건축과 팀장)씨 별세 17일 옥천성모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43)732-6202 ●강상모(문화일보 광고국 차장)씨 모친상 17일 서울적십자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2002-8479 ●강한영(충북대 교수)한태(현대모비스 이사대우)씨 부친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11시 (02)3010-2295
  • 두 여성 인류학자… 우정을 넘어선 사랑

    두 여성 인류학자… 우정을 넘어선 사랑

    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로이스 W 배너 지음/정병선 옮김/현암사/816쪽/3만 2000원 변혁의 시기를 보내고 있던 20세기 초의 뉴욕에 ‘인류 절반’의 목소리를 대신해 유리천장을 깨려는 두 명의 여성 문화인류학자가 있었다. 섬세한 시적 감수성을 학문에 접목시킨 일본문화연구서 ‘국화와 칼’을 남긴 루스 베네딕트(1887~1948)와 ‘문화인류학의 대모’로 불리며 사회활동가로 활약한 마거릿 미드(1901~1978)다. 신간 ‘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는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맥락에서 두 사람의 인류학 연구와 우정을 넘어선 사랑을 다룬다. 저자는 두 인류학자가 남긴 방대한 문서뿐 아니라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서신과 서류철을 총망라하며 톱니바퀴처럼 상호 연결돼 있었던 이들의 삶과 이론을 하나의 문화적 담론으로서 조명한다. 청각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린 베네딕트는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는 대학 조교 시절인 1922년 학문적 교감을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연인이었던 미드를 만난다. 일곱 살 때부터 여자에게 묘하게 끌리는 감정을 느꼈던 미드는 중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여학생들과 성애적 우정을 쌓았다. 그는 얌전함이나 아름다움 같은 여성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완고하고 따지기 좋아하는” 남성적 성격을 지닌 인물이었다. 미드는 베네딕트의 문화상대주의 연구를 이어받았으며 평전을 집필하기도 했다. 저자는 책의 주된 목표를 ‘젠더의 지리학’이 이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기술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젠더의 지리학이란 정치적, 사회적, 직업적, 가족적, 개인적 인생의 과정에서 헤쳐나간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복잡한 지형을 가리킨다. 그들이 활동하던 시기는 남성우월주의가 팽배했으며 동성애를 ‘진화상의 퇴화’로 받아들였다. 두 사람의 연구업적은 훌륭했고 대중적 성공을 거뒀음에도 여성학자로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낭만적 우정’이 유행했으나 어디까지나 이성애가 질서정연한 사회의 필수요소라는 전제하에서였다. 자유연애를 신봉한 두 사람은 다른 남성과 결혼하고도 관계를 끊지 않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했다. 벗어날 수 없었던 성차별의 굴레 속에서 베네딕트는 문화인류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문화와 패턴’, 미드는 뉴기니에 대한 연구 보고서 ‘세 부족사회에서의 성과 기질’을 통해 사회의 통념에 도전했다. 저자는 두 저서가 “한 사회에서 비정상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의 유형이 다른 사회에서는 정상으로 간주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조처였다”고 평가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남상태, 친구 회사로 120억 빼돌려 배당

    남상태, 친구 회사로 120억 빼돌려 배당

    대우조선해양 남상태(66) 전 사장이 친구 회사를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이면서 회삿돈 120억여원을 외부로 부당하게 빼내고, 이를 통한 이득의 일부를 챙긴 혐의가 검찰에 포착됐다.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남 전 사장의 대학동창인 정준택(65)씨를 전날 구속하고, 정씨 소유 업체인 휴맥스해운항공의 전직 대표이사 등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남 전 사장은 2009년 10월 자회사 디섹을 통해 부산국제물류(BIDC) 지분 80.2%를 사들이도록 했다. BIDC는 정씨가 대주주인 업체다. 대우조선은 2010년부터 BIDC를 육상과 해상운송 거래를 중간 관리하는 회사로 끌어들였다. BIDC는 운송료의 5∼15%를 마진으로 챙겼다. 이런 식으로 대우조선으로부터 BIDC 측에 흘러간 육상 및 해상 운송비는 2013년까지 1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외부로 유출된 부당이득을 남 전 사장도 함께 챙긴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대우조선의 자금을 부당하게 밖으로 빼낸 데다 본인 스스로 배당수익 등의 이득을 챙겼다는 점에서 혐의가 중대하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다음주쯤 남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종인은 産銀, 안철수는 輸銀 ‘난타’

    김종인은 産銀, 안철수는 輸銀 ‘난타’

    한계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야권이 일제히 조선업을 비롯한 출자기업의 부실을 키운 국책은행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7일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및 비리 의혹과 관련해 비대위 회의에서 “산업은행에 대한 모든 사항에 대해 청문회에서 밝히고, 앞으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의 역할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입장이 정리돼야 한다”면서 “이 기회에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대한 국회 청문회 실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구조조정과 관련해 커다란 모순이 발견되고 있는데, 그게 바로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문제”라며 “정부, 산은과의 이런 식의 연결고리가 계속 통제받지 않고 있다가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조정이라는 게 시장경제 자율에 의한 구조조정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정부가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행태에 대해 진정 책임을 느낀다면 (수출입은행의) 이덕훈 행장부터 책임을 묻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신속한 구조조정과 엄정한 책임 추궁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은은 성동조선해양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엉망으로 해서 국민 경제에 수조원의 손실을 안겼다”면서 “시중은행은 대출을 줄여 나갔는데도 수은의 ‘경고등’은 먹통 그 자체였다”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경근의 남북통신] 뜨는 신의주와 지는 원산…북한 지역 간 ‘흥망성쇠’

    [문경근의 남북통신] 뜨는 신의주와 지는 원산…북한 지역 간 ‘흥망성쇠’

    서울과 인접한 ‘인천’의 인구가 3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조만간 제2의 도시 ‘부산’을 앞지를 기세입니다. 남북이 38선을 경계로 국경을 맞닿아 있는 현 상황에서 항만과 공항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은 다른 의미에서 ‘접경도시’이기도 합니다. 특히 중국의 부상은 인천이 부산을 추월할 수 있는 근거로 지목됩니다. ‘14억 인구’, ‘세계의 공장’, 미국과 더불어 ‘G2’로 불리는 중국과 인접하고 있는 인천은 그야말로 ‘복터졌다’는 표현이 적절해 보입니다. 1970~80년대 부산이 일본의 호황과 맞물려 번성했듯이 지금은 인천이 중국‘덕’을 보고 있습니다. 북한에도 일본의 침체와 중국의 부상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지역 있습니다. 바로 ‘신의주’와 ‘원산’ 입니다.  뜨는 신의주와 ‘화교·조선족’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90%이상이 중국과의 교역이고, 압록강 철교를 통한 육로 수송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 내 대부분의 무역활동이 신의주에서 이뤄진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북한이 핵 실험을 지속하면서 신의주 인근 황금평, 위화도 등 대표적인 북중 경협 프로젝트들이 모두 중단돼 현재는 괄목할 만한 개발이 없지만, 핵문제가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면 북중 간 사업들은 봇물 터지듯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뜨면서 덩달아 북한에 살고 있는 화교들과 조선족들의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전세계에 화교들이 안 가있는 나라가 없듯이 북한에도 많은 화교들과 조선족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1960~70년 중국 ‘문화대혁명’ 때 정권의 핍박을 피해 북·중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피신한 사람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주민들도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 살기 위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간 사람이 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니, ‘인생사 돌고 돈다’는 말이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화교들과 조선족들 대부분은 북·중 국경이 맞닿아 있는 신의주와 룡연, 정주, 선천 등 평안북도를 중심으로 분포돼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들은 중국이 발전을 시작한 1990년대 친척방문을 통해 북한과 중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잇점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보짐장사를 하면서 ‘부’(富)를 축적했습니다. 단동-신의주, 신의주-평양 열차를 이용해 봇짐장사를 하는 화교들과 조선족들이 늘어나면서 점차 그들 중심으로 북한의 경제권이 형성돼 갔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부터 대북제재가 강화될수록 역설적이게도 중국과의 정상 교역이나 밀무역을 통한 상거래는 더욱 활발해지고, 화교들과 조선족들의 영향력은 확대됐습니다. 중국에서 ‘부’의 상징은 ‘집’입니다. 중국의 문화를 고스란히 옮겨온 화교들은 신의주에서 정원과 주차장을 곁들인 ‘고대광실’(높은 누대(樓臺)와 넓은 집이라는 뜻으로, 크고도 좋은 집을 이르는 말)에서 살고 있습니다.  화교들과 조선족들이 1990년대는 봇짐장사로 부를 늘려나갔다면, 2000년대 들어서는 식당과 상점 등을 통해 북한 상권을 잠식해 갔습니다. 신의주와 룡연, 정주 등지에서 웬만큼 큰 식당들은 화교, 조선족들과 북한 당국간의 합자형태로 인해 생겨난 식당들이었습니다. 신의주를 터전으로 삼고 평양과 남포 등 대도시로 진출한 이들은 고리대금업, 부동산 개발·임대, 당구장, 노래방, 사우나, 오락실 등은 물론 운수업, 광물거래, 자원개발 등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중국경제가 침체되지 않는 한, 북한 내 화교들과 조선족들의 영향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는 원산과 ‘재일동포’ 원산은 남한의 부산과 마찬가지로 항구도시이자 북한과 일본을 연결하는 ‘접경도시’입니다. 원산항을 중심으로 길게 뻗은 항구도시는 1980년대 세워진 북한 내 지방도시 중 가장 화려한 경관을 자랑합니다. 현재는 낡은 아파트들과 상가들이 줄비하지만 과거에는 평양 다음으로 부유한 도시였습니다.  원산은 북한에서 평양을 제외하고 재일동포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일본이 2006년 북한인권법을 시작으로 독자 대북제재에 나서기 전까지 일본과 북한을 왕래하던 여객선 ‘만경봉 92호’는 재일동포들의 생명줄이었습니다. 이 배는 사람만 실어나른게 아니었습니다. 일본에 남겨진 재일북송동포 가족들은 가난한 조국에서 고생하는 형제·자매, 친척들에게 갖가지 생필품과 돈을 보내줬습니다. 수많은 물자들이 이 배를 통해 원산항에 도착해 북한전역으로 펴져갔습니다. 또한 일본의 중고제품은 중국 동북 3성 지역에서도 수요가 높아, 북한은 일본과 중국의 중간 교역국가 역할도 했습니다. 덩달아 원산에 거주한 재일동포들은 일본에서 보내온 물자들을 팔아 생계를 꾸려갔습니다. 일제 물건은 북한에서도 ‘최상품’으로 취급돼 고가에 거래됐습니다.  2000년대는 화교와 조선족의 세상이었다면, 1980~90년대는 재일동포들이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도요타, 니싼, 마즈다, 미쓰비시 등 일제차를 타고, 화려한 옷을 입은 재일동포들은 북한주민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재일동포들이 부러운 나머지 “우리 가족이나 친척들은 일제시대 때 왜 일본에 안갔나”며 불평하기도 했습니다. 1970~80년대 일본 내 도쿄, 오사카 지역에서 ‘빠칭꼬’(일본의 도박 게임)와 ‘야끼니꾸’(일본식 불고기), ‘다다미’(일본식 주택에서 쓰는 돗자리) 등 사업을 통해 큰 돈을 번 재일조선인들 중 일부가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합작사업을 하면서 점차 북한에도 부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평양시 중구역에 거주했던 재일동포 배모씨는 1990년대 기준으로 400만 달러(약 45억원)를 ‘조선합영은행’에 예치하기도 했습니다. 재일동포들 중 일부는 일본에서도 비싸기로 소문난 ‘도요다 크라운’ 승용차를 타며, 평양과 원산 등지에 2층 규모의 서양식 단독주택을 짓고 살 정도였습니다. 또 평양과 원산의 고급식당과 호텔 등지에서 돈을 펑펑 쓰며 사치스럽게 살았습니다.  그들 중 몇몇은 ‘만경봉 92호’를 통해 일본에서 중고 자동차, 오토바이는 물론 자전거,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제품을 들여와 높은 값을 받고 팔아 이익을 챙겼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기모노’(일본 전통옷)를 들여와 북한 노동자들로 하여금 옷깃이나, 소매에 ‘수예’를 놓은 뒤 일본에 되파는 방법으로 큰 돈을 버는 재일동포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북한의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일본인 납치문제에 반발한 일본이 독자제재를 시작하면서 북한에서 살고 있는 재일동포들에게도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일본정부는 우선 재일조선인들이 북한 내 가족, 친척들에게 보내는 대북송금을 차단했습니다. 북한 선박의 입항금지는 물론 교역도 중단했습니다. 그러자 직격탄을 맞은 곳이 원산입니다. 원산 주민들 대부분이 일본과의 무역을 통해 먹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대일 관련 운송, 가공, 판매, 외환거래 등 연계사업들이 하루 아침에 도산하게 되면서 원산은 부유한 도시에서 가난한 도시로 전락했습니다.  일본과의 무역이 중단되자 원산을 중심으로 살던 재일교포들도 길고 긴 ‘동면’에 들어갔습니다. 일부는 그동안 모아둔 재산으로 다른 사업을 통해 현상 유지에 나섰으나, 대부분은 일본에서 주는 돈을 받고 살던 습관을 버리지 못해 생활고에 찌들게 됐습니다. 북한 내 재일동포들은 ‘오매불망’ 일본의 대북제재 해제를 바라고 있지만, 그 바람은 아득히 멀어 보입니다.   앞으로 주목해 볼 지역은? 북한에서 주요 거점으로 뜰 지역은 평양을 제외하면 우선 ‘나진-선봉’(나선)과 ‘남포’가 될수 있습니다. 나선과 남포 모두 항구 도시로서 이미 북한에서는 특구로 지정돼 있습니다. 북·중·러·일 모두와 교역할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는 나선은 향후 한반도에서 가장 활발한 무역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선의 주변에는 청진과 혜산 등 대도시들이 있어 인구 흡수 측면에서도 다른 곳보다 유리할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나선에 중국과 러시아, 일본 관광객을 상대로 카지노를 비롯한 복합리조트를 건설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도 내놓습니다. 실현 여부는 역시 북핵 문제의 진전 여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남포 역시 평양과 인접해 있는 항구 도시로 남한의 인천과 비슷한 환경입니다. 바다와 수도를 잇는 항구도시로서 평양과도 2개의 고속도로로 연결돼 접근성 측면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유리합니다. 북한 내 몇 안되는 특급시로 인구면에서도 평양 다음으로 많습니다. 정확한 인구는 파악되지 않지만 약 80만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남포는 정련소, 제강소를 시작으로 철강, 유리, 조선, 화학공업이 발달했습니다. 남포는 현재는 북한 내에서도 유리, 기계, 유색 금속류 중심 산업 지역입니다. 이미 남한의 대우그룹이 세운 남포공단 등 합작기업을 한 경험도 있어, 앞으로 남북 간 경제협력이 활성화 될 경우 첨단 산업단지로 손색이 없습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 강남 못지 않은 생활편의시설, 교육시설... 청주 복대지구 급부상

    서울 강남 못지 않은 생활편의시설, 교육시설... 청주 복대지구 급부상

    지방 대도시들의 생활편의시설이 신규 대단지를 중심으로 잘 정비되고 있다. 청주 시 흥덕구는 몇년전부터 신규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들어서며 서울 강남 못지 않은 생활편의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단지 바로 앞에 현대백화점 충청점이 위치한 것을 비롯해 인접한 지웰시티몰에는 CGV 8개관과 ZARA, H&M, MANGO, 원더플레이스, 탑텐 등 국내외 SPA브랜드들이 입점돼 있다. 또한 롯데아울렛,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은 도보로 쉽게 이용 할 수 있어, 진정한 ‘원스탑라이프’가 가능한 독보적인 단지로 평가 받고 있다. ㈜신영의 계열사인 신영신도시개발이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서 ‘청주 지웰시티 푸르지오를 분양중이다. 이 단지는 최고 49층, 2개동 규모로 건립된다. 저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이 설치되며 중층부터 최상층까지는 공동주택 466가구(전용면적 70㎡, 84㎡)와 오피스텔 50실(전용면적 84㎡)이 마련된다. 이 아파트는 신영신도시개발이 시행하고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브랜드 주상복합아파트다. 신영 관계자는 ”청주 지웰시티 푸르지오는 기존에 공급된 지웰시티1·2차 아파트와 달리, 보다 업그레이드된 4베이 혁신평면(일부세대)을 선보이며 공간활용성을 크게 높였을 뿐만 아니라 30cm 이상의 두꺼운 벽체설계로 단열 및 방음이 우수하다. 또, 맞통풍형 구조로 설계해 통풍성과 환기성을 높인 점도 돋보인다. 무엇보다도 지웰시티 1~3차 모두 지역난방이 적용됐고 주거동과 상업시설동이 분리돼 관리비가 일반아파트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교통여건 또한 36번 국도를 통해 청주 구도심과 오송생명과학단지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중부고속도로 서청주IC와는 차량으로 5분거리다. 청주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 충북선 청주역 등도 가깝다 ‘청주 지웰시티 푸르지오’ 바로 옆에는 어린이공원과 근린공원이 조성돼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 또, 대규모 근린공원인 솔밭공원도 도보거리에 위치한다. 흥덕구청이 지구내에 들어서 있어 행정관련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강남 대치동 못지 않은 교육환경도 자랑거리다. 대농지구에는 솔밭 초등학교와 솔밭중학교 등이 위치해 있고 솔밭2초교도 신설될 예정이다. 또, 지웰시티과 그 주변이 학원가로 형성돼 있어 자녀들의 방과후 학습환경도 우수하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사설] 대우조선 부실 방치한 산은 책임 엄중히 물어야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경영에는 산업은행의 부실 감독과 무능력이 결정적 뒷받침이 됐다.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이자 최대 주주인 산은이 대우조선의 방만 경영을 방치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 기업의 재무 상태를 미리 점검하는 장치가 있는데도 산은이 손 놓고 있어 준 덕에 대우조선은 1조 5000억원의 분식회계를 할 수 있었다. 이런 사정을 보면 대우조선이 지금까지 굴러온 것도 신기하다. 막대한 분식회계로 영업이익을 뻥튀기한 대우조선은 임직원들에게 마구잡이로 성과급을 돌렸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급여를 깎아도 모자랄 판국에 눈먼 돈인 양 마구 써댄 것이다. 영업손실이 3조원을 넘었던 지난해 임직원 격려금으로 877억원을 퍼쓰는데도 산은은 전혀 제동을 걸지 않았다. 이뿐이 아니다. 조선업과 아무 관련도 없는 자회사를 문어발식으로 세우고 인수하는데도 산은은 못 본 척했다. 감독은커녕 출자 회사들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해 대주주랍시고 가당찮은 갑질까지 일삼았다. 그런 신선놀음을 할 시간에 최소한의 감독 역할만 했더라도 대우조선의 부실은 단속할 수 있었다. 무책임한 기업 관리가 통했던 배경은 간단하다. 전문 경영을 하려야 할 능력이 없는 권력 낙하산 인사들이 산은의 요직을 꿰찬 관행부터 명백한 한계다. 애초에 전문성을 요구받지도 않은 낙하산들이 굳이 낯 붉혀 가며 관리 기업의 부실을 감독하고 책임 경영에 땀을 뺄 이유가 없다. 대우조선의 차장급 직원 하나가 8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려 초호화 생활을 하다 구속됐다. 무한 방임하는 감독 기관 밑에서 눈먼 돈 빼먹는 파렴치가 없기를 바란다면 그게 오히려 비상식적이다. 지난해 5조원의 적자를 낸 대우조선에 밀어넣은 혈세가 7조원이다. 방만 경영을 계속한 부실 기업을 왜 국민 혈세로 살려야 하는지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비판이 괜히 쏟아지는 게 아니다. 제 역할을 못 하는 산은을 정책 금융기관으로 계속 대접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늑장 면피 감사로 비난을 자초한 감사원은 전·현직 산은 행장 등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만 요구했다. 이 와중에 대우조선 노조는 파업까지 결의했으니 차라리 파산시키라는 성토가 커진다. 정부가 총체적 부실 덩어리를 어떻게 수술하는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난파선에서 흥청망청 혈세 잔치판을 벌인 대우조선과 그런 행태를 눈감아 준 산은 경영진부터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 [기고] 누굴 위한 옥외광고산업 진흥법인가/류대우 한국옥외광고미디어협회장

    [기고] 누굴 위한 옥외광고산업 진흥법인가/류대우 한국옥외광고미디어협회장

    옥외광고 업계는 그동안 옥외광고 관련법의 명칭을 산업진흥법으로 바꾸고 내용에서도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호소해 왔다. 국회는 지난해 말 명칭을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바꿨다. 규제도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과시켰다. 그런데 정부 시행령안이 발표되면서 옥외광고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법의 취지와 정반대로 옥외광고산업을 말살하고, 대신 디지털 광고 장치를 생산하는 특정 전자업체 및 프랜차이즈 업체들에만 특혜를 부여하는 내용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정부 안에는 그동안 옥외광고 업계가 산업 진흥 차원에서 요청해 온 사항이 단 한 건도 반영되지 않았다. 학계와 지자체가 국민의 생활환경 차원에서 제기한 것들도 완전히 묵살됐다. 반면 전국적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디지털 광고 장치를 생산하는 대형 전자업체들의 요구를 수용해 디지털 전광 광고물을 전면 허용했다. 주거 지역과 시설보호지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특히 창문에도 디지털 전광 광고물 설치를 전면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미 설치된 대부분의 간판은 동영상 또는 빛점멸 간판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지고, 창문 이용 동영상 광고도 가능해져 전국의 모든 길거리가 번쩍거리는 디지털 전광 광고물 홍수 사태를 이루게 될 수밖에 없다. 행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편의점 2만 6874개, 커피숍 5603개, 대형가전매장 1526개 등 수치를 언급하며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점포망을 이용한 디지털 상업광고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주유소를 비롯한 전국의 대기업 유통망과 최근 업종 구분 없이 폭증세에 있는 프랜차이즈 점포망들 간에 치열한 디지털 상업광고 유치 전쟁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제품을 공급받는 위치를 악용해 납품 업체들에 광고를 강요하는 폐단이 사회문제로 대두될 날도 멀지 않았다. 디지털 전광 광고물의 범람은 필연적으로 기존 옥외광고 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디지털 광고물은 완성품이기 때문에 옥외광고산업은 간판, 실사출력, 광고대행, 연관 장비 및 소자재 등 전 업종이 고사할 수밖에 없고 수십만 종사자들은 삶의 터전을 잃은 채 거리로 내몰릴 것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온 국민이 피해자가 된다는 점이다. 지금도 길거리에는 불법 디지털 광고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대기업 편의점들은 상업광고까지 틀어 이익을 취하고 있지만 정부는 방관만 하고 있다. 행자부 시행령이 현실화될 경우 전국 대부분 길거리의 건물 벽과 창문에서 현란한 불빛 경쟁이 펼쳐질 것은 자명하며, 국민들은 심각한 빛공해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모법에 명시된 입법 목적은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 및 옥외광고산업 경쟁력 제고’다. 행자부 안은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에 역행하고, 옥외광고 산업계를 붕괴시킬 뿐이다. 차라리 법의 명칭을 ‘프랜차이즈산업진흥법’ 또는 ‘디지털디스플레이산업진흥법’으로 바꾸든지, 아니면 입법 취지에 맞도록 시행령안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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