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EAN 3D] 근로환경 개선 - 유량계 제조 한국후로셀
대한매일은 노동부,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함께 3D업종 사업장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클린3D사업’을 펴고 있다.클린3D사업은 위험하고(dangerous),지저분하며(dirty),일하기 힘든(difficult) 작업현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클린3D 사업장 설치로 재해 및 직업병 발생을 예방하고,구인난도 해소하고 있는 사업장을 찾아 그 효과를 살펴본다.
경기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부평공단에 자리잡은 한국후로셀은 오직 유량계 한 제품만을 만들어 국내 및 해외시장에 내놓고 있는 중견 중소기업이다.지난해엔 매출액 40억원을 올렸으며 올해도 10%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후로셀은 일본 제품과의 치열한 시장 싸움에서 국내 유량계 시장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매출액의 1%를 사원교육에 투자하고,불량률 최소화에 나선 덕분이다.물론 불량률 최소화는 작업환경 개선에서 나온 산물이다.
평소 산업안전에 관심이 많은 이봉수 사장은 지난해말 한국산업안전공단의홈페이지를 검색하다 클린3D 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곧바로 신청했다.
신청 직후 공단에서 전문가가 나와 공장 내부를 진단,개선점을 찾아냈다.그후 올해 초 공사에 들어가 3월에 작업환경 개선공사가 끝났다.
시멘트 바닥에 에폭시를 입혀 먼지가 쌓이는 것을 막았고 작업구획을 정리,안전통로를 확보했다.이 회사 공장 내부에서 가장 많은 시선을 끄는 것은 3개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부품 적치대.
전에는 공장 바닥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쌓아놓았던 부품들을 3개 벽면에제품별로 보관했다.이렇게 함으로써 불량률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부품들이 무너져 작업자가 다칠 위험도 사라졌다.
부품들은 400개의 상자에 가지런히 담겨져 있다.부품상자는 품목별 및 가격대별로 각각 다른 색상의 상자에 담겨져 있어 작업자가 부품을 손쉽게 찾을수 있도록 돼 있다.
또 선반 작업시 뜨거운 쇳가루가 작업자에게 튀는 것을 막기 위해 방호장치를 설치했다.드릴기계에도 드릴날 방호덮개를 설치,작업자의 손가락이나 옷자락이 작업중에 끼이는 것을 막았다.
작업자들의 안전을 위해 공장안에 1t짜리 크레인도 설치했다.전에는 최고30㎏이나 나가는 부품들을 일일이 손으로 들어서 운반,근골격계질환이 우려됐으나 크레인 설치로 그러한 위험이 말끔히 가셨다.이 회사가 작업환경 개선에 들인 비용은 1100만원.모두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보조받았다.
이 사장은 “처음엔 클린3D사업을 신청하면서 벽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산업안전공단 직원들이 친절하게 대해줘 의외로 쉽게 끝났다.”면서 “생산성이 10% 정도 향상되고 불량품이 줄어 경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3년째 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장장 박인철(31) 과장은 “크레인 설치로 직원들이 힘든 일에서 해방됐다.”면서 “인근 공장 직원들에 비해 좋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자랑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이봉수 사장
“1987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안전사고가 단 한건도 없었습니다.그만큼 안전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후로셀 이봉수(52) 사장은 평소 산업안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경영인이다.
그래서 클린3D 사업도 지난해말 처음 시행되자마자신청,남들보다 앞서서 작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클린3D 사업은 중소기업들이 정부에 가장 큰 박수를 보내고 있는 시책입니다.중소기업들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때문이지요.”
이 사장은 15년 넘게 회사를 경영하면서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아본 것은 클린3D 사업이 처음이라고 말했다.전에는 정부가 규제일변도로 기업의 발목을잡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게되니 정부에 대한 선입관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특히 산업안전공단 직원들이 중소기업의 입장에 서서 일처리를해준 것이 사뭇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국내 유량계 시장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그는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불량률을 줄인 것이 사업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들이 공장설비 투자를 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뻔합니다.특히 당분간 국가경제가 정체될 것만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소매가 해진 작업복을 10년 이상 입고 다닐 정도로 검소한 이 사장은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뒤 유량계를 수입·판매하는 오퍼상에서 일하다 아예유량계 공장을 차려 국산화에 성공한 의지의 한국인이기도 하다.
김용수기자
*노동부,제조.유통실태조사/불량방호장치.보호구 많다
시중에 유통중인 방호장치와 보호구가 불량품이 많아 산업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노동부는 최근 4년간 시중에 유통중인 방호장치및 보호구를 수거,성능검정을 실시한 결과 방호장치는 약 9%,보호구는 약 18%가 불량품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현황
이번에 성능검정을 실시한 방호장치는 제조업체 655곳에서 사용중인 프레스 전자감응식 방호장치 등 14종,6222개였다.또 보호구 성능검정은 131곳에서사용되고 있는 안전화 등 11종 2528개 모델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 방호장치인 안전밸브는 69개중 17개가 불량품이어서 불량률이 24.7%나 됐다.보호구의 하나인 안전모 역시 143개중에서 28개가 불량품으로 나타나 19.6%가 불량품이었다.안전대는 불량률이 24.4%나 됐다.또 방진마스크는 12.9%가 불량품으로 밝혀져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작업해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인
이처럼 불량품이 많이 제조·유통되고 있는 이유는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방식이 일반화돼 있고 제조·수입업자에 대한 규제완화로 자기생산시설을갖추지 않은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소비자들이 저가품을 선호하고,품질보다는 사용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탓도 있다.
이와 함께 기술개발이 과학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주로 현장의 의견 및 제작자의 경험에 따라 제품이 개발돼 전반적으로 기술수준이 낮은 것도 원인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대책
노동부는 불량한 방호장치와 보호구의 제조·유통을 막기 위해 관련 제품에 대한 합격취소 요건을 강화하는 등 성능검정제도를 개선,내년 상반기부터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최초 성능검정에 합격했더라도 3∼5년 주기로 재검정을실시하는 ‘재검정제도’를 도입하고 불량품에 대한 합격취소 요건을 확대키로 했다.또한 검정에 불합격한 모델과 유사한 모델을 전부 수거해 검사하고,불량 가능성이 높은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 생산품 등에 대해 우선적으로 검사를 벌이는 등 제품의 사후관리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이밖에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전문시설과 장비 이용 기회를 개방,기업이 사전에 성능시험을할 수 있도록 하는 ‘예비 검정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노동부 조주현(趙柱炫) 산업안전국장은 “품질보다는 저가품을 선호하는 현장 분위기가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면서 “불량 방호장치와 보호구가산업현장에서 사라질 때까지 단속과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용수기자
*단순반복작업으로 근골격게질환유발/사업주에 예방조치 의무화
내년 7월부터 사업주는 근골격계질환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를 어길때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노동부는 컴퓨터 단말기조작,단순반복작업,중량물취급 등 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으로 인해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을 이같이 개정,내년 7월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노동부는 이를 위해 사업주가 보건상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건강장해의 종류에 ‘단순반복작업,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으로 인한 건강장해’ 항목을 신설했다.
근골격계질환은 단순반복작업 등으로 인한 기계적 스트레스가 신체에 누적돼 목 어깨 팔 팔꿈치 손목 손 등의 신경·근육 및 그 주변 조직에 통증 등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최근 컴퓨터 단말기 조작 등으로 인해 근골격계질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2000년 1009명이었던 근골격계질환자는 지난해 1598명으로 50% 이상 늘어났다.
특히 올 들어서도 지난 8월 대우조선 근로자 90명과 현대중공업 근로자 156명이 근골격계질환자로 요양승인을 받기도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미국 덴마크 등 선진국의 경우 근골격계질환을 법에 규정해 근로자를 엄격하게 보호하고 있다.”면서 “사업주에 대한 권고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법개정을 통한 근골격계질환 예방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