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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4·15 한국의 선택] 전문가 대담

    4·15 총선은 우리 정치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3월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각종 ‘바람(風)’과 변수 속에 출렁거린 민심은 열린우리당의 압승과 한나라당의 제2당 전락,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로 나타났다.이런 결과에 대해 오석홍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부터 4·15 총선의 역사적인 의미와 향후 정치권의 전망 등을 들어봤다.두 교수는 민주노동당의 약진에 대해 “사회 일각의 우려와 달리 오히려 대한민국의 대외신인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사건”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인 대전환 오석홍 교수 유권자들이 의도했건 안 했건,역사적으로 대전환을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선거 과정에서 지역 감정이나 감성에 호소하는 문제들이 나타나긴 했지만,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 질서를 예고하는 역사성을 띤 선거였다.결과로만 보면,노무현 대통령에게 힘을 다시 실어주는,부패는 더 이상 안된다는 등의 암묵적인 지지가 담겨있다고 본다.열린우리당도 압승하고,한나라당이 선전한 ‘윈-윈’의 선거였다. 김영호 교수 열린우리당의 탄핵 심판론 대(對) 한나라당의 거여견제론이 부딪쳤고,민의는 일단 열린우리당의 손을 들어줬다.한편으로는 탄핵이 주된 이슈가 됨으로써 다른 정책 이슈가 실종됐다.대통령 선거전을 방불케 함으로써 각 후보를 세밀하게 볼 기회가 없었다.우리당은 승리했지만 전국 정당화에는 실패했고 선거 방식도 지역·세대 갈등이 그대로 표출되고 심화되는 양상으로 나타난 것 같다.하지만 향후 우리 한국 정치 지형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중대한 선거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 김 교수 그동안 장외에서 투쟁하던 민주노동당이 원내로 진출했다.이는 우리 국회가 보수세력 주도 의석에서 진보와 보수가 확연하게 갈라진다는 점을 의미한다.정책에 대한 의견 대립이나,차별성도 대단히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긍정적 측면이 더 많다.노사 관계도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 통해서 합리적으로 전개될 것이다.재계도 자기들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지 말고 국민의 의사이기 때문에 이에 맞는 노사 정책을 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다만,한국 경제는 ‘세계화’ 개념 속에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사안에 따라서 민주노동당의 ‘폐쇄적 민족주의’와 충돌이 예상된다.원내에서 합의를 이뤄 국부를 증대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진보 노동 세력의 제도권 진입으로,한국 정치권이 선진국 패턴으로 돌아섬으로써 대외신인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국제사회는 한국의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에 신뢰를 보내게 될 것이다. 오 교수 민주노동당도 우군을 많이 만들려면 온건하게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면 의석수 이상의 힘을 발휘할 것이다.노동계와 정치권의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진보정당의 원내 진입이)대외 신인도에도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대화의 상대가 뚜렷해지는 것은 어찌됐든 좋은 일이다. ●거여(巨與) 구도속,개혁 드라이브 오 교수 총선결과가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이를 위한 정치권의 대타협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총선 이전보다는 훨씬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탄핵 이후 정국은 거칠게 싸우는 모습,부정 부패 정치인을 감싸는 모습으로 국민들이 지지를 받을 수 없음을 보여줬다.개혁 드라이브도 순탄하게 이뤄질 것이며,사안에 따라 정치권의 협조는 물론 화합의 수준이 나아질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오만·독주와,한나라당의 무조건 반대 등 극렬한 대결이 빚어질 수도 있지만,가능성은 낮다.정치의 변화 추세나 국민의식 등을 감안할 때 이런 모습을 각 당이 취하긴 힘들다.민주당과 자민련도 내부 진통을 겪겠지만 전체 정치 흐름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김 교수 열린우리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탄핵에 대한 심판은 이뤄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17대 국회가 탄핵 철회를 의미하는 정치적 타결을 모색할 것 같다.한나라당에도 상당한 부담이 되겠지만 거부하긴 힘들고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결국은 자기들이 무리하다 의석을 잃은 경험도 있다.이번 국회에 진출하는 세력들은 탄핵과 상관없는 새로온 신진 정치세력들이 많기 때문에 나름대로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헌재 결정과 노무현 대통령 입지 김 교수 대통령도 지난 1년에 비해서는 상당히 힘을 받을 것이다.헌재의 결정도 법적 결정 이전에 총선 결과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운신의 폭도 커질 것이다.이 과정에서 노 대통령도 과거 경직된 모습에서 벗어나 여론을 업고,개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생각한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몰락 의미 오 교수 민주당이 전남에서 살려달라고 했으나 졌다.특정 지역을 향해 살려달라고 한것은 우리 정치를 위해 매우 해로운 일이었다.특정 지역을 향해 뭉치자고 하면 앞으로 설 땅이 없어질 것이다.정치세력이 살아남기 위해 민의에 현저히 반하는 어떤 수단이라도 강구할 수 있는 세상은 물러갔다. 살아남기 위한 제스처로 탄핵에 호소한 모양인데 자멸한 꼴이다.참여 정부 출범 이후 경륜과 경력이 화려한 이들에 대한 애착을 못 버린 사람들이 많았다.이런 요건을 못 갖춘 사람들에 대해 멸시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김 교수 자민련 퇴진은 행정수도 이전과 밀접하게 연관됐다.지역적 이해관계에 쏠린 것이다.민주당과 탄핵에 동참함으로써 표를 잃는 결과로 이어졌다.민주당은 탄핵주도로 몰락했다.추미애 선대위원장이 노력했으나 탄핵 충격파를 극복하지 못했다.민의의 평가는 가혹함을 보여줬다.앞으로 흔적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지도자들이 명심해야 한다. ●여성과 장애인,신진 세력의 등장 김 교수 여성의 원내 진출이 두드러지고 장애인 출신의 비례 대표 당선자가 나왔기 때문에 국회 면모가 달라진다.국회 시설,국회의 운영도 기존의 모습과 달라질 것이다.17대 국회 개원과 함께 장애인 정책이 달라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같다. 오 교수 역사의 구비가 돌아가는 과정이다.한 두사람이 전통적 관념에서 하던 시대,기성의 질서로 끌어가던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거대한 역사의 굽이가 꺾여 돌아가는 거대한 물결의 변화가 필연코 올 것이다.한 두사람이 가로막을 수 없다.전통적인 관념인 학벌이나 성 차별,기성질서 등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게 많다.이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구나 의식하는게 혁명이다. ●‘박풍’과 ‘노풍’의 한계와 의미 오 교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미래 지도자로 본 측면이 있을 것이며,신뢰할 만해서 호응했다면 바람직하다.하지만 고 박정희 대통령의 영애이고 경북 지역 정서에 호소한 면이 있는 만큼 부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새로운 지도자라는 인식은 정치발전을 위해 바람직한데,지역정서에 호소하고 박 대통령 향수에 의존했다면 본인이나 정치발전을 위해 해로운 것이다. 김 교수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과 박 대표의 등장이 한나라당 선전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박 대표 등장과 함께 한나라당 정책이 우리당과 비슷해졌다.국민 소환제라든가,대북정책 등에서 상당히 우리당에 근접하고 있다.국민 소환제는,포퓰리즘(대중 인기주의)의 추수가 아닐까 우려된다.대의민주주의는 국회의원의 도덕성·전문성·헌신성을 전제로 한다.부패하거나 민의를 버리는 정치인은 각 당이 자체적으로 정화해야 한다.그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이다.두 당 모두 이 점은 되새겨야 할 것이다.박 대표가 등장함으로써 지역적 결집력 강화가 됐다.경제상황이 너무 어려운 것도 플러스 요인이었고,박 대표의 캠페인 과정에서 안정적이고 차분한 모습도 중요했다.향후 관심은 박 대표가 ‘민주화된 박정희’의 모습으로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권에 바라는 주문 오 교수 대통령을 포함해 국회의원들이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공포심을 가져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언제 다시 문제에 봉착할지 모른다.민심의 흐름에 시시각각 귀를 기울이고 철저하게 겸손해야 한다. 김 교수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대화와 타협을 하고 국민의 편에 선 상생의 정치다.정치인들이 스스로 나서서 세대·이념 분열을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이슈를 국회로 가져가서 국론을 통합하고 결집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특히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지도자는 모든 국민을 위하는 지도자여야 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층에 대해서도 정책 입장이 다르면 노(NO)라고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정리 김수정 조승진기자 crystal@seoul.co.kr ˝
  • [달라지는 공기업] 한국가스공사

    ‘경영도 1등,홍보도 1등’ 요즘 한국가스공사의 행보가 눈에 띈다.공기업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청정(淸淨)기업’으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이번 4·15 총선에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첫 협찬기업으로도 나섰다.액화천연가스(LNG) 수급을 주업무로 하는 공사의 특성을 100% 살린 것이다.스포츠마케팅 차원에서 태권도 선수단을 홍보실에 배속시키고,경품을 내건 사이버 홍보도 펼쳐 눈길을 끈다. ●천연가스와 공명선거는 파트너? 이번 선관위의 ‘깨끗한 선거’ 캠페인에는 가스공사(KOGAS)가 협찬기업으로 등장한다.공명정대함이 생명인 선관위가 특정기업을 공명선거 파트너로 끌어들인 것부터가 이례적이다. 선관위가 가스공사를 택한 이유는 천연가스가 국내에서 폭넓게 이용되는 에너지원 가운데 가장 친환경적인 청정연료이기 때문.오강현(吳剛鉉·55) 사장이 취임하면서 실천과제로 내세운 윤리경영이 공명선거의 취지와 맞아떨어진 점도 감안됐다.공사가 협찬금(800만원)을 지원했지만,선관위가 먼저 공사에 협찬 제의를 했다는 점에 더 의미가 있다. 공사는 지난 1월 ‘세계 일류의 종합에너지 기업’을 중장기 비전으로 선포하고 올해 경영방침을 ‘깨끗하고 투명한 정도(正道) 경영 실현’으로 정했다.윤리경영을 들고 나온 것은 공사가 ‘비리의 온상’이었기 때문이 아니다.오 사장은 “기업운영이 투명하지 못하면 조직이 탄력을 잃고 대외 경쟁력을 상실한다.”면서 “다면평가제 등을 통한 공정한 인사와 투명한 계약·거래,소비자와 주주가 신뢰하는 경영을 이루면 임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는 세계일류 기술의 청정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스포츠마케팅 첨병,태권도 선수단 공사의 태권도 선수단은 지난 2월 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남자부 6체급 가운데 김학환(웰터급) 선수 등이 3체급을 석권했다.공사는 이를 계기로 최근 직제를 개편,노무부 소속 선수단을 홍보실에 배속시켰다.예산지원도 크게 늘렸다.12명 선수 각자는 국가대표 등에 선발되면 월급 외에 1000만∼3000만원의 추가 보너스를 받게 된다. 지난해 초 성적 부진으로 팀 해체까지 거론되었던 선수단이 거듭난 데에는 이유가 있다.“모든 것은 성적으로 말하겠다.”는 박종만 감독을 영입하고 오 사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았기 때문이다.공사는 태권도 선수단을 세계 명문팀으로 키워 기업홍보 등 스포츠마케팅에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이를 위해 KOGAS사장배 대회 신설과 여자 선수단 운영도 검토 중이다. 공사는 지난 1일부터 경영평가팀에서 하던 인터넷 홈페이지(www.kogas.or.kr) 운영도 홍보실로 넘겼다.방문객들이 ‘윤리경영’ 배너에 클릭하면 공기업으로는 드물게 경품에도 응모할 수 있다.게시판도 실시간 응답형으로 특색있게 꾸미는 등 콘텐츠도 강화했다.덕분에 수백명에 불과하던 누적 방문객이 최근엔 수만명으로 늘었다. ●“기업가치는 실적과 홍보” 오 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기업가치는 좋은 경영실적을 내고,이를 널리 알려야만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이는 해외 에너지의 자원개발 등을 통한 적극적인 수익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공사는 지난해 8조 1953억원의 매출과 288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올들어서도 지난 1·4분기(1∼3월) 천연가스 판매량이 775만t을 돌파해 지난해 동기 대비 24%나 증가했다.창사 이래 분기별 최대 판매량이다.1분기 순익도 870억원이나 됐다. 공사는 지난해 7월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S&P로부터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A3’와 ‘A-’를 받았다.한국능률협회가 선정한 ‘대한민국경영대상’ 아이디어 경영부문도 3년 연속 수상했다.연간 사내제안건수(2003년 2만 600건)가 다른 공기업에 비해 월등히 많은데다 이를 비용절감에 활용,수익성을 제고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현재 3조원인 기업가치를 2008년에 5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게 공사의 또다른 비전이다.오 사장은 “지난 1월 가스공사가 참여한 미얀마 A-1 광구에서 최고 매장량 1억 2000만t의 가스전이 발견된 것은 취임후 최고의 낭보”라고 말했다.176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이르쿠츠크 천연가스 개발에도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오 사장은 산업자원부 공보관과 차관보,특허청장을 거친뒤 ㈜한국철도차량과 강원랜드 사장을 지내는 등 최고경영자(CEO)로서도 역량을 인정받았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러시아 大選 푸틴 압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치러진 제4대 대선에서 승리,재집권에 성공했다.외신들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4년간 이룬 경제적 성과와 강한 지도력에 기반한 ‘21세기 차르(러시아 황제)’ 이미지가 러시아 국민들에게 어필했다고 분석했다. 알렉산드르 베슈냐코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체 투표의 99.2%가 개표된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현재 71.2%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당선을 선언한다.”고 말했다.투표율은 64.3%로 잠정 집계됐다.공식 결과는 25일쯤 발표될 전망이다. ●경제 재건이 재선 발판 푸틴 대통령 재임 동안 러시아는 분명 나아지고 안정됐다.90년대 중반 세 자릿수이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2%였다.지난해 경제성장률은 7.3%를 기록했다.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뒤인 99년 4월 107억달러이던 외환보유고는 지난달 880억달러로 늘어났다.푸틴 대통령은 세금과 공공부문에서 개혁을 시작,세금이 단순화되고 특히 기업세가 낮아졌다. 러시아 경제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서 90년대 한 해에 200억달러씩 러시아를 빠져나가던 자금이 지난해에는 29억달러로 줄어들었다.지난 10월에는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처음으로 투자적격 판정을 받았다. 국제적으로 반(反)테러정책에 공조,미국 등 서구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북핵 6자회담에 참여하는 등 외교무대에 복귀했다. ●개발독재로 가나 그러나 러시아 경제의 회복은 푸틴 대통령의 몫이라기보다는 루블화 폭락과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 덕이라는 지적이 많다.푸틴 대통령의 공이라면 경제를 시장통에게 맡긴 점이다.이달초 단행된 개각에서 대부분의 경제통은 유임됐고 총리에 임명된 미하일 프라드코프,제1부총리인 알렉산드르 주코프 모두 경제통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더 많은 권력을 장악하려 애썼다.지난해 12월 국가두마(하원) 선거에서 언론의 비판기능을 무력화시켰다.그 결과 친크렘린계가 의회의 3분의2를 차지,3선 개헌을 위한 장치까지 마련했다.이번 대선에서도 다른 출마자들은 언론접근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런 ‘강력한 리더십’은 러시아 국민의 대안부재론에 근거한다.러시아 정부의 부추김도 있지만 러시아 곳곳에는 푸틴 이름을 딴 거리나 생활용품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강력한 중앙통제에 익숙한 러시아 국민들에게는 민주주의보다는 ‘안정된 러시아’라는 푸틴이 내세우는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앞으로 푸틴 대통령은 내부적으론 강력한 리더십에 기반한 통치,대외적으론 경제개발을 위한 외자유치에 치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직은 불안한 러시아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순탄하게만 연임 임기를 채우리라고 낙관하기엔 변수가 많이 남아 있다.각종 개혁 과제가 여전히 산더미다. 외국인 직접투자를 끌어오기에는 세법이 자의적이고 불투명하다.동유럽,특히 폴란드가 공격적인 유치에 나섰지만 러시아는 이런 노력이 없다.연방·지역·도시별로 나눠 얽혀진 공무원도 문제지만 이들은 낮은 연봉으로 뇌물에 노출돼 있다.98년 디폴트 선언 이후 붕괴된 금융시스템은 아직 개혁되지 않았다.에너지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러시아 경제를 취약하게 하고 있다.특히 99년 무력침공한 체첸도 러시아의 발목을 잡고 있다.크고작은 테러에 시달리고 있지만 푸틴은 기존 강경대응 방침을 바꾸지 않을 전망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탄핵 쇼크’ 경제파급 차단 민생대책 ‘가속’

    정부가 ‘탄핵 쇼크’의 전방위 차단에 나섰다.그동안 선심성 논란을 의식해 조심스럽게 추진해왔던 영세기업 및 서민생활 안정대책 추진과 한투·대투증권 매각 등 구조조정의 속도를 빨리 하기로 했다.해외투자자의 신뢰확보를 위해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직접 대규모 국가투자설명회(IR)에 나선다.이렇듯 ‘탄핵’이라는 정치불안이 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정부가 전방위 차단전을 벌이는 가운데,경제주체들은 일단 쇼크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주말을 보낸 금융시장이 15일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관건이긴 하나 해외투자자들의 반응이 비교적 차분해,국내시장도 조기에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외화차입 및 기존 빚 만기연장은 차질이 염려된다. ●이 부총리 “총선용 비판 의식않고 민생대책 서두를 터” 이 부총리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신용불량자 대책 등 그동안 총선용 선심대책이라는 비판을 받을까봐 조심스럽게 추진하거나 시기를 미뤄왔던 대책들을 앞당길 방침”이라고 밝혔다.탄핵사태라는 국가적 위기를 맞아 더 이상 정치권의 비난이나 압력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을 15일 이례적으로 과천 집무실에서 공개 면담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에 따라 오는 6월로 예정된 배드뱅크(부실채권을 한데 모아 처리하는 기관)출범이 앞당겨져 신용불량자들의 구제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총리는 한·대투 매각과 관련해서도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이 (인수에)아주 적극적”이라면서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며 최소한 기존 발표일정보다 늦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이어 “기업은행이 영세 상공인 및 지방 상공인에 대한 특별여신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혀 조만간 영세기업 및 서민생활 안정대책 발표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관료들,“해외로 해외로” 재경부 관료들의 해외출국도 잇따르고 있다.권태신(權泰信)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은 투자은행 JP모건이 주최하는 ‘국제투자자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14일 스위스로 출국했다.김광림(金光琳) 차관도 ‘제2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 증권화 및 신용보증시장 발전 고위정책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홍콩으로 떠난다. 이 부총리는 4월말이나 5월 초쯤 미국 뉴욕·홍콩·영국 런던으로 이어지는 대대적인 국가IR에 나선다.탄핵이라는 돌발사태를 맞아 모든 일정을 취소하는 방안도 한때 검토했으나 “그럴 경우 해외투자자들이 더 불안하게 볼 수 있으며,오히려 탄핵사태와 경제정책은 무관함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강행키로 했다. ●주가·환율 조기정상 되찾을까 재경부·한국은행·금융감독위원회로 구성된 ‘금융시장 종합대책반’은 15일 금융시장의 반응을 주시하면서도 조기 안정을 되찾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우선 탄핵안 소식이 전달된 이후에 열린 국제금융시장의 반응을 근거로 든다.대외신인도를 가늠하는 지표인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는 아시아시장에서 탄핵 전보다 0.1%포인트 오른 0.75%포인트까지 갔으나 13일(한국시간) 새벽 마감한 미국 뉴욕시장에서는 0.72%포인트로 하락세로 마감했다. 같은 시간대에 끝난 뉴욕 NDF(역외선물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도 전일보다 3원 떨어진 달러당 1180.5원을 기록했다.NDF환율은 이어 열리는 현물시장에서의 환율 움직임을 앞서 반영한다는 점에서,15일 서울 외환시장의 환율하락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엔-달러 환율이 하락세인 것도 원화 약세(원화환율 상승)를 저지하는 요인이다.문제는 주식시장인데,이 부총리는 “금융기관장들이 적극적으로 주식매수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해 연·기금과 금융기관들을 동원한 ‘주가 방어’ 의지를 분명히 했다.주가가 15일 반등하거나 떨어지더라도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감은 여기에 근거한다. ●기업체 외화차입 차질 우려도 그러나 탄핵사태 여파로 한국기업의 채권가격 등 한국물 가산금리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면서 기업체들의 외화차입 및 해외빚 만기연장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조만간 외화차입에 나설 예정이었던 공기업들은 일단 일정을 보류한 채 사태추이를 살피고 있다.공기업 한 외화차입 담당자는 “이번 탄핵사태를 국내 정치적 문제로 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이 많아 지난해 북한핵문제나 SK글로벌 사태때처럼 외화차입이 전면 중단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국가리스크가 부각돼있고 테러사태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차입시기 조절 여부를 고심중”이라고 밝혔다. 안미현 김유영기자 hyun@˝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문헌연구‘ 6권 출간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고,북한에 대한 연구가 과거보다 한층 폭넓어지고 있다.하지만 신뢰할 만한 북한의 1차 자료를 확보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전문 학자들에 따르면 북한의 기본적인 문헌조차 접근이 어려운 실정이다. 북한의 폐쇄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데다 북한 관련자료를 체계적으로 발굴·정리하는 전문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경남대학 극동문제연구소가 ‘북한문헌연구;문헌과 해제’(6권)를 발간했다.북한 전문 연구기관인 이 연구소가 2000년 3월 착수해 4년여 작업끝에 출간했다.연구소 개소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북한연구 프로젝트로 탄생됐다.통일부장관을 지낸 박재규 총장의 의지도 반영됐다.제1권은 조선노동당,2권은 최고인민회의,3권은 사상 및 통일편이다.또 4권은 대외관계 및 군사 안보,5권은 경제발전,6권은 사회 및 법제편으로 구성돼 있다.자료는 각종 김일성·김정일 저작,조선중앙연감,노동신문,민주조선,당대회 및 최고인민회의 회의록,신문 잡지 연감 등을 망라해 주제별로 400개를 선별 정리한 것이다. 서강대 김영수 교수(정치외교학)는 “이번 출간은 역사의 뿌리를 잊은 채 북한의 현재에만 빠져 있는 우리의 근시안적 연구자세를 바꾸는 자료가 될 것”이라며 “북한 연구의 새로운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출간을 주도한 하와이대 서대숙(전극동문제연구소장)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북한의 업적과 실패를 찬양하거나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라며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집으로서 큰 활용도가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경남대는 앞으로 영어 및 일본어판도 출간할 계획이다. 김수정 기자 crystal@˝
  • [사설] 일자리 창출 이제 행동에 나서야

    정부가 19일 청와대에서 경제지도자회의를 열고 오는 2008년까지 5년간 200만여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5%대의 성장률로 150만개,그리고 서비스업 지원과 일자리 나누기 등을 통해 각각 20만∼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시급한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의에 빠진 실업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야 나무라기 어렵다. 문제는 언제까지나 엇비슷한 회의를 열고 달성이 의문시되는 일자리 숫자를 양산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성장률만 해도 엊그제 신임 경제부총리는 “지금 상황에서는 올해 5%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며 기업가 정신을 끌어주면 5%를 조금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임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6.5%로 숫자까지 못박으며 6%대성장 목표를 기정사실화하지 않았는가.부총리가 바뀌었다고 한달만에 정부 입장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그동안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각각 수십만개씩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혼란을 주었는데 또 정부는 200만개를 들고 나왔다. 정부가 지금까지 경제장관회의 등에서 여러번 실업문제를 검토했으면 누가 봐도 해법은 명확하다.실천이 시급한데 여전히 대외용 행사와 숫자 집계에만 집착하니 딱한 일이다.물론 워낙 실업사태가 심각해 소방,경찰 등 공공 서비스업에서 한시적으로 고용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그래도 원론적으로 성장률을 높여 일자리를 찾는 게 당연하다.‘고용 없는 성장’이 우려되는 판이니 서비스업과 벤처 기업 등 고용창출 효과가 큰 분야를 실업 해소의 목표로 잡아야 한다.이를 위해 규제의 대폭 완화가 시급히 요청된다.모을 만한 아이디어는 다 나왔으니 이제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 [FTA 비준안 통과] 신장범 駐칠레대사 “中企 칠레공략 엔진될것”

    “가벼운 마음으로 칠레로 가게 됐습니다.” 한·칠레 FTA가 체결된 뒤에도 1년이나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가 연기되면서 마음을 졸였던 신장범 주 칠레 대사는 16일 “그동안 대외적으로 여러가지 의심을 많이 받았지만,그래도 동의안이 처리돼 앞으로 신뢰를 회복해 가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했다가 18일 임지로 복귀하는 신 대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 합의를 통해 어려운 과정을 극복한 만큼 칠레에서는 더욱 확실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이번 FTA 비준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FTA를 확대해 나가는 데 있어 큰 추진력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국내 중소기업의 대(對) 칠레 공략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신임 장·차관급 프로필

    ●김대환 노동장관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학자 출신이지만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을 지내는 등 노동계 현실에도 밝은 편이다.90년대 후반까지 친노동자적인 성향으로 급진적이라는 평이 많았으나 노사정위 활동 등을 거치면서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부인 홍영희(55)씨와 1남.▲경북 금릉(55) ▲서울대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박사 ▲인하대 경상대학장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정책기획위 경제노동분과 위원장 ●한덕수 국무조정실장 전형적인 엘리트 경제관료 출신으로 치밀하고 꼼꼼한 업무처리와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유명하다.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국제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이다.부인 최아영(53)씨.▲전북 전주(55)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과장 ▲상공부 중소기업국장·산업정책국장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 ▲특허청장 ▲통산부 차관 ▲통상교섭본부장 ▲주 OECD대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산업연구원장 ●김희상 비상기획위원장 한국의 ‘럼즈펠드’로 불리는 보수파다.눈치를 보지 않고 의견을 개진하는 등 소신이 강한 편이다.군 전략에 대한 식견이 풍부하다.군 출신 중 대표적인 학구파로 ‘장군 선생’으로 통한다.정의숙(52)씨와 2남1녀.▲경남 거창(59) ▲경복고,육사 24기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수도군단장 ▲국방대학교 총장 ●정순균 홍보처장 언론인 출신으로 여론을 읽는 판단력이 정확하고 대외관계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신중한 언행으로 실수가 없는 편이지만 지난해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지에 한국 언론계의 관행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게재,언론계 항의를 받기도 했다.부인 문도림(51)씨와 1남.▲전남 순천(51) ▲고려대 정외과 ▲중앙일보 정치부 차장,체육부장,사회담당 부국장 ▲노무현 후보 언론특보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 ▲홍보처 차장 ●김만복 국정원 기조실장 1974년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에 들어와 30년간 국내외 정보 및 북한정보 분야를 거친 정통 국정원맨.10여년간 해외근무로 영어실력이 뛰어나고 90년대초 북핵위기 협상 때도 참여했다.NSC 정보관리실장 재직시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했으며 겸손한 성격으로 상하의 신뢰를 받는 편.김숙희(52)씨와 1남1녀.▲부산(58) ▲부산고,서울대 법대 ▲국정원 해외파견관 ▲국정원 단장˝
  • FTA 무산땐 국가신뢰 타격

    국회가 9일 본회의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처리한다.지난해 12월30일과 올 1월8일에 이어 세 번째 시도다.정부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배수진을 친 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공교롭게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검토단이 9일부터 잇따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또다시 비준처리에 실패할 경우 대외 이미지 손상을 홍보하는 결과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8일 SBS ‘염재호의 시사진단’ 프로에 출연해 “한·칠레 FTA비준이 무산되면 대외신뢰도가 급격히 추락,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세계에서 FTA를 맺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몽골밖에 없다.”면서 “대외 무역 의존도가 66%이고 교역량이 세계 12위인 나라가 FTA를 체결하지 않는다면 총성없는 무역전쟁에서 어떻게 살아 남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과수농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7년간 1조 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피해 예상액(7800억원)의 두배 규모다.전체 농업에 대한 예산은 향후 10년간 119조원을 지원하기로 이미 밝힌 바 있다. 정부는 FTA 처리에 대한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고,박관용 국회의장도 처리를 약속한 만큼 이번만큼은 비준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그러나 민주당 배기운(전남 나주) 의원 등 농촌출신 의원들이 지난 7일부터 ‘FTA 처리반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데다 농민단체들도 9일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기로 해 진통이 예상된다. 대외경제연구원은 한·칠레 FTA 처리지연과 미·멕시코 FTA 발효로 우리나라 기업이 본 피해가 360여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연구원측은 FTA 체결이 계속 지연될 경우 칠레에 대한 수출 차질액은 연간 600억원(5000만달러)으로 불어나고 한국 자동차의 멕시코시장 진출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미현기자 hyun@˝
  • [러일전쟁 100주년]박종효 前모스크바대 교수 본지 기고 (상)

    8일은 러일전쟁의 첫 포성이 울린 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일본은 이 전쟁에서 러시아를 이겨 사실상 대한제국을 독점적으로 지배하기 시작했다.최근 일제 식민시대의 서막을 연 러일전쟁의 발발지가 중국 뤼순(旅順)항이 아니라 제물포 팔미도(八尾島)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박종효 전 국립모스크바대 교수가 러시아국립 해군함대 문서보관소 자료에서 확인한 것이다.박 전 교수가 서울신문에 보내온 ‘러일전쟁의 서막,러시아 바략함과 카레예츠함의 제물포해전’이라는 글을 2회에 걸쳐 요약한다. 러일전쟁으로 대한제국은 위태롭게 유지하던 독립을 일본에 약탈당하게 되었다.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남한은 패전국 일본 대신 전승국 미국이,북한은 공교롭게도 제정 러시아의 후신인 구 소련이 점령하여 각각 자기 세력권으로 편입시켰다. 일본은 1896년 야마기다 원수를 러시아의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사절로 보냈다.야마기다는 러시아 외무장관 로바노프 로스토프스키에게 한반도를 38선으로 분할하여 각각 러·일의 영향권으로 설정하자는 제안을 했다.러시아는 이 제안을 거부했으나,한반도 분할문제는 이때부터 러·일 사이에 잠정적인 논의 대상이 됐다.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 소련에 제의한 38선 분할안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은 1945년 8월13일부터 청진과 원산 등으로 상륙한 소련군의 남하를 시급히 차단해야 했다.이에 제정 러시아 시대에 이미 일본이 제안한 38선을 상기했다.우리의 비극적 근·현대사의 기원과 원인 제공은 열강의 침투와 러일전쟁에서 비롯되었다. ●러 국립 문서보관소 자료에서 확인 제정 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 문서에 따르면 러일전쟁의 첫 포성은 중국 뤼순항이라고 한국학계가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제물포 팔미도 앞바다에서 울렸다.일본 함대는 1904년 2월9일 새벽 뤼순항에 앞서 2월8일 우리 영해에서 러시아 포함 카레예츠함과 처음 교전했다.고려인이라는 뜻의 ‘카레예츠’는 마산포 개항을 기념하여 러시아 해군이 붙인 이름이다.이날 밤 제물포에 상륙한 3000여명의 일본군은 대한제국군 2만여명과 청룡1호 해군훈련함이 있었지만,아무 저항도 받지 않고 서울을 점령했다. 앞서 1903년 말 한반도에는 동학교도가 일본인을 내쫓기 위해 다시 봉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일본군이 이를 진압하려 상륙하면 대한제국군은 동학교도들에 가담하여 폭동을 일으키고,독립을 위협하는 영일조약 당사자인 일본공사관과 영국공사관을 습격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떠돌았다. 놀란 영국은 12월 말 공사관 보호를 위해 순양함 시리어스함에 28명의 해병대원을 승선시켜 제물포로 파견하고,곧 이어 탈보트함에 도착했다.다른 열강도 제각기 함대를 급파했다.미국을 빅스버그,프랑스는 파스칼,이탈리아는 엘바,독일은 한사,일본은 지오다,러시아는 바략함을 보내 제물포는 마치 열강 해군의 집합소처럼 변모했다. 일본군은 전신선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서울에 800명,원산에 400명,부산에 400명을 주둔시키고 있었다.그런데 1904년 2월 초부터는 마산포에 1만 2000명을 상륙시키고,군수품과 식량을 수송해 왔다.원산에도 민간인 복장을 한 예비군과 군인 및 군마를 비롯한 군수품과 탄약 등을 수송했다.일본은 이처럼 전쟁준비를 착착 진행하면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러일협상은 계속 진행하고 있었다. 이 무렵 러시아 극동총본부는 1904년 2월2일부터 4일까지 하바로프스크에 있는 아무르 군관구 사령부로부터 극동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들이 귀국하고 있다는 긴급보고를 받았다.이미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일본인 귀국여객선이 대기하고 있었다.긴박감을 느낀 극동총독은 니콜라이 2세에게 총동원령과 함대 배치 칙령을 요청했으나,황제는 일본이 먼저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한반도 남쪽이나 동해안 원산 이남에 상륙할 경우 러시아가 절대 방해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그러나 서해안에 일본의 상륙군을 수송하는 군함이 나타나거나,38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하는 군함이 있으면 발포를 기다리지 말고 선제 공격하라고 덧붙였다.이처럼 러·일 양국은 이미 묵시적으로 각각 한반도 남북의 영향권을 인정하고 있었던 셈이다. 러시아는 제물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뤼순항의 배후 항으로 서울의 러시아 공사관과 멀지 않은 제물포에 1903년 3척의 순양함을 파견했다.1904년 1월18일 두 척의 순양함이 뤼순으로 귀항하자,제물포에는 바략함과 소형 포함 카레예츠함,여객선 순가리(송화강)호만 남았다.일본은 1903년 말에 러시아가 아직 미완성이었던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통하여 유럽지역으로부터 일부 군대를 연해주 군관구로 이동시켰다는 첩보를 받고 크게 놀랐다.대한제국 협상에서 러시아가 시간을 끄는 것도 일본에 불안감을 가중시켰다.일본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러시아에 유리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었다. 반대로 러시아는 태평양함대와 극동 주둔 육군이 일본에 열세였으므로 협상을 통하여 철도를 완성시킬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어떻게든 대한제국 문제를 카드로 만주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러시아는 일본과의 관계악화를 원하지 않았다.대한제국에서 일본의 우월권을 인정하면서 직접적으로 국경선을 접한 만주의 이권을 보호하고 만주개방을 요구하는 일본과의 완충지대로 한반도를 고려하고 있었다.극동 현상유지 정책으로 대한제국이 독립국가로 있는 것이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판단하여,특히 고종에게 정치적의 호의를 보이면서 독립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1904년 2월4일 청나라 주재 일본영사가 뤼순항의 러시아군함이 모종의 중대한 임무를 띠고 출항했다는 급보를 도쿄에 보냈다.그러나 28척의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해상훈련을 나간 것이었다. ●日, 러 공사관·군함 통신망 봉쇄 일본은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4일 밤 일왕 특별 어전회의를 열어 대 러시아전쟁을 결의했다.일본이 외교단절을 선언했지만 제물포의 러시아 함대와 서울의 러시아 공사관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일본은 한반도의 통신망을 장악하고 있으면서,전략적으로 서울 러시아 공사관이 외부와 통신연락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봉쇄했다. 5일 한 미국인이 중국의 상하이에서 제물포에 도착하면서 러·일 사이에 곧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6일 아침 일본 해군중장 도고는 사세보(佐世保)로 함장들을 소집했다.전 함대는 황해로 발진하여 제물포와 뤼순항에 정박하고 있는 러시아 함대를 습격하라고 명령했다.일본 연합함대는 6척의 전함,14척의 순양함,35척 이상의 어뢰정으로 구성됐다. 7일 제4전투함대사령관 우리우 소장은 5척의 순양함과 8척의 어뢰정,3척의 대형 상륙군 수송선으로 제물포로 향했다.제물포에 정박중이던 순양함 지오다함은 8일 새벽 출항하여 러시아 함대 동향을 보고한 뒤 일본함대에 합세했다.우리우는 러시아의 바략함과 카레예츠함은 제물포에 상륙하는 일본군을 방해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져 있었던 서울 주재 러시아 공사 파블로프는 바략함장 루든예프에게 공사관의 비밀 보고문서를 카레예프함으로 직접 뤼순항으로 전달하라고 지시했다.이 긴급문서 가운데는 고종 황제가 은밀히 전한 문서도 있었다.일본 함대가 압록강 하구로 항해하고 있으며,제물포에 일본군이 상륙할 계획이라는 내용이었다. 카레예츠함은 8일 오후 3시40분 제물포를 출항하여 15분 만에 멀리서 2열종대로 다가오는 일본 순양함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마침내 제물포 남방 13.5㎞ 지점에 있는 작은 섬 팔미도 근해에서 일본함대와 조우했다.카레예츠함장 벨야예프 해군중령은 러시아와 일본의 외교단절을 모르는 상태였다.일본함대가 진로를 가로막고 공격태세를 취하자 카레예츠함은 제물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4척의 일본 어뢰정 가운데 한 척이 어뢰로 첫 공격을 했을 때 벨야예프도 전투경보를 내렸다.오후 4시35분이었다.제2,제3의 어뢰정이 잇따라 어뢰를 발사했다.벨야예프도 두 번째 어뢰공격을 받자 발포명령을 내렸다. 일본측의 ‘해전기록(海戰記錄)’은 카레예츠함이 일본의 어뢰정을 보자 갑자기 오른쪽으로 피하면서 어뢰정에 포를 발사했고,수송선에 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만 되어 있다.일본함대가 응사하여 교전이 이루어졌다는 대목은 없다.그러나 대형 함대에 소형 포함 한 척이 먼저 포를 발사했다는 일본측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 ●러 바략함 수장, 카레예츠함 폭파 이렇게 러일전쟁은 뤼순항이 아니라 2월8일 오후 4시40분쯤 제물포 팔미도에서 일본측이 먼저 발포하여 시작됐다.그러나 통신이 두절된 제물포의 러시아군은 본국에 보고할 수 없었고,다음날 새벽 뤼순의 태평양함대가 기습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페테르부르크에 먼저 전달되면서 전쟁 발발 날짜가 2월9일로 기정사실화된 것이다.한편 제물포의 일본함대는 9일 낮 바략함 및 카레예츠함과 다시 본격적인 교전을 벌였고,전함수 14대2의 절대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러시아군은 결국 바략함을 수장시키고,카레예츠함은 폭파시켰다.러시아는 제물포해전을 패전이 아닌 러시아 해군 사상 가장 영웅적인 전투로 평가하면서,전설적인 신화처럼 한 세기가 된 지금까지도 기념하고 있다.˝
  • 오피니언 중계석/올 안보환경 전망과 국방이슈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3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제9회 국방포럼을 개최했다.박용옥 한림대 교수(전 국방차관)가 ‘올해의 안보환경 전망과 주요 국방이슈’를 주제로 발표한 논문의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현 시점에서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과제는 우선 세계적 차원에서는 반테러(anti-terrorism)와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nonproliferation)에 동참하면서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핵무기를 개발 보유하게 되는 상황을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 지역적으로는 우리나라가 과거처럼 다시 주변 강국들 틈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위치에 놓이게 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제 사회의 현실적 속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미동맹 관계를 계속 유지·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안보정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국력을 어떻게 정의하든 국제질서는 ‘힘의 작용’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늘날에 와서는 러시아,중국 등 과거에 미국을 적대시하던 국가들 모두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북한 김정일 체제까지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실정이다. 둘째,반테러 및 비확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주도 반테러 비확산정책을 지지하는 우리의 입장을 대내외적으로 분명히 천명하면서,대외적으로는 반테러 국제연대에 적극 참여하고,대내적으로는 우리의 대테러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슬람권과의 갈등과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되,선택의 기로에서는 단호히 미국 중심의 국제적 대세에 동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우리나라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방지조치’에 초청되지도 않았고 참여하지도 않고 있는 현실은 우리의 현 국제적 입지가 얼마나 어정쩡한 상태인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북한핵과 남북 긴장완화,한반도 평화통일 등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민적 합의 기반을 넓혀가면서,주변국들간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최대한 조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 한·미동맹 체제를 확고히 유지하면서 역내 관련국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자 협력체제를 발전시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은 앞으로 ‘동북아 다자협의체제’로 발전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단 이 협의체가 역내 강대국 위주의 협의 및 흥정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한·미동맹 관계를 공고히 유지·발전시켜 나가는 게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책이 될 것으로 본다. 넷째,현재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주한미군 재배치와 연합사 및 유엔군사령부를 포함한 서울 용산기지의 한강이남 이전 계획은 이미 미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불필요한 갑론을박은 지양돼야 한다. 이제는 이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한·미 양측 간의 갈등이나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고 상호신뢰와 동맹의지를 확고하게 유지하는 가운데,예상할 수 있는 군사대비상의 취약점을 보강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 다섯째,역내 군사상황의 변화 추이에 주목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한국적 국방개혁과 군사혁신을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적정수준의 국방비가 안정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예컨대 일본의 군사력 정비계획은 일본의 국가적 판단이다.인접 나라들이 일본의 군사대국화 가능성에 비명을 지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독도는 우리 땅’을 소리높여 부른다고 독도문제가 해결될 것은 더더욱 아닌 것이다. 정리 조승진기자 redtrain@
  • 민노총 새 집행부 구성은/이수호 민노총 온건집행부 라인업

    민주노총 제4기 이수호 호(號)가 다음달 1일 정식 출항한다.무엇보다 새 집행부는 대부분 온건파로 짜여질 전망이어서 노동운동,더 나아가 노사관계에서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이 위원장은 선거운동기간 ‘우리를 바꾸자.세상을 바꾸자.’는 슬로건으로 민주노총의 기존노선과 체제를 비판했던 만큼 이런 분석을 가능케 한다.노동계 안팎에서도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새 집행부에 거는 기대감이 작지 않다.더욱이 민주노총은 그동안의 불참 입장을 접고 노사정위원회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의 새 집행부는 위원장을 비롯,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사무총장과 부위원장 등도 대부분 온건파로 분류된다. 이수호(55) 위원장은 전국교직원노조의 15년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그는 교편을 잡다 지난 89년 전교조 결성을 주도했으며,민주노총 사무총장과 전교조 위원장을 역임했다.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강경 장외투쟁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스타일을 견지해 왔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그는 “앞으로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투쟁보다는 실천대안을 앞세운 공세적인 투쟁을 벌이겠다.”면서 “사업내용 또한 내부의 요구보다는 우리사회 절대다수의 요구인 사회개혁과 사회공공성에 대한 의제를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아울러 “그동안 민주노총은 70만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사회적인 지지도 받지 못했다.”고 자성하면서 “조합원들의 신뢰를 받고 사회여론과 민중으로부터도 지지를 받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석행(46·전 금속산업연맹 부위원장) 사무총장은 지난 98년 강성노조로 꼽히는 금속노조 부위원장을 시작으로 위원장까지 역임했다.금속노조의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투쟁에 앞장서 왔고 굵직한 성과를 올린 인물로 평가된다.‘승리하는 파업에는 언제나 이석행이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그런 그가 이 위원장과 ‘한배’를 타면서 온건노선으로 바꿨다.기존의 강경투쟁으로는 정당성과 도덕성을 회복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이 사무총장은 “이제 대화와 협상 분위기가 정착돼 가고 있는 마당에,강경투쟁은 더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못한다.”면서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을 평등하게 실현시키기 위한 제도변혁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파트너십을 발휘해 이 위원장이 추구하는 ‘준비된 투쟁,대화와 협력’을 중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성할당제의 첫 적용으로 당선된 김지예(44·전 전교조 부위원장),이혜선(38·전 공공연맹 부위원장) 등 여성 부위원장 2명도 이 위원장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이 위원장이 선거에서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공공연맹과 전교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만큼 이들 단체의 부위원장으로 활약한 두 사람의 동반 당선은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다.여기에 신승철(40·현 민주노총 부위원장),강승규(47·전 민주택시연맹 위원장), 오길성(50·현 화학섬유연맹 위원장) 부위원장도 변혁을 요구하는 온건파로 알려져 이 위원장 체제에 힘을 보태고 있다.정식 출범 후에 진용이 짜여지는 정책기획·교육선전·대외협력실장 등 8개 실장과 주요 국장직에도 온건파가 대거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위원장이 직권으로 임명하기 때문이다. ●협상과 교섭통한 문제해결 “협상과 교섭에 바탕을 둔 노동운동 방식으로 변화될 것이다.”정·재계는 물론 노동계 안팎에서 이수호 위원장 체제의 민주노총을 바라보는 대체적인 시각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과거 집행부의 무모한 총파업 남발을 자제하고 대규모 시위·집회 등 장외투쟁을 지양하면서 국민정서에 부응하는 투쟁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선거기간에 ‘민주노총의 변혁’을 주장한 점도 연장선상으로 읽혀진다.그는 선거 유세에서 “현재 민주노총의 위기는 지도부의 위기에 있다.”면서 기존 노선을 강도높게 비판했다.이어 “내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민주노총으로 거듭나도록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싸움은 열심히 했는데 정작 손에 쥔 것은 없었다.”며 기존의 강경노선을 질타했다.강경 일변도의 투쟁 방식이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도 “이 위원장이 ‘투쟁과 대화 병행’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노동계와 재계의 대화 통로가 수월하게 열릴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대파 설득 등 난제도 위원장이 새로 바뀌었다고 투쟁 지향적인 민주노총의 성향이 단번에 달라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일각에서는 지지율 54.8%로 당선된 이 위원장이 노사정위 불참과 대정부 대화 거부 등 상대 후보의 공약을 지지했던 조합원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위원장도 일부 사안에서는 기존 노선을 비판했지만 손배·가압류 철폐,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한 여러 쟁점에 대해서는 기본방침을 고수하겠다고 선을 그었다.특히 정부나 경총 등에서 이 위원장 체제의 ‘연성화’를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오히려 역풍이 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유진상기자 jsr@
  • [데스크 시각] 復行과 공공개혁

    지난 15일 오전 8시10분경 울산공항 상공.CF감독에서 영화제작자로 변신해 흥행에 성공한 김모씨는 서울발 울산행 대한항공 KE 1601편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김씨가 탄 비행기는 구름을 뚫고 내려와 착륙을 위해 보조날개를 폈다.이어 랜딩기어를 내리고 활주로를 향해 최종접근에 들어갔다.그러나 착륙 직전에 비행기가 갑자기 굉음을 내며 하늘로 솟구쳤다.이른바 ‘복행’(復行·go around)을 한 것이다.영화에서처럼 비행기 사고를 당할까봐 10여분간 불안에 떤 김씨는 땅을 밟자마자 “비행기가 비정상적으로 착륙했다.”며 제보를 해왔다.그러나 복행은 안전한 착륙을 위한 정상적인 절차일 뿐 흠잡을 일이 전혀 아니다. 비행기가 착륙 결심고도에 이르렀을 때 활주로의 축과 비행기의 축이 일치하지 않으면 기장은 복행을 결정해야 한다.비행기의 속도 및 고도가 적절하지 않아도 복행해야 한다.결정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머뭇거릴 틈이 없다.그랬다간 비행기는 순식간에 활주로에 처박히고 만다. 비행기는 일단 복행하면 공항 상공을 한바퀴 선회한 다음 다시 착륙을 시도해야 한다.한번 복행하는 데 비행시간 10분이 더 소요된다.연료비만도 30만원 정도가 추가된다. 2002년 1월부터 2003년 6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김포·김해 등 전국 8개 공항에서 69만 9842회의 착륙이 시도됐는데 이 중에서 복행은 929회나 됐다.복행 발생비율 0.13%로 1000회 착륙 중 1.3회가 복행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잘못된 교통문화로 인해 복행을 수치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더욱이 한때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 조종사들은 군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던 관계로 이러한 분위기는 더했다.그래서 마땅히 복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모한 착륙이 많았다.그 결과 우리나라는 한동안 ‘항공사고 대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지난 1990년대 10년 동안 국적 항공사는 국내외에서 7건의 대형사고를 일으켰다.이 기간 동안 총 307명이 사망했다.10만 비행횟수당 0.21건의 사고가 발생했다.이는 세계 평균 0.11건의 2배에 이른다. 항공사고가 잇따르자 2001년 8월에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우리나라를 항공안전 2등급 국가로 판정하기도 했다.대외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했고 항공안전 위험국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4년전부터 대한항공은 뼈를 깎는 아픔으로 ‘사고 항공사’라는 이미지를 씻어냈다.미국 델타항공사로부터 안전운항 컨설팅을 받았다.운항규정도 대폭 강화했다.착륙 결심고도를 정부 기준인 500피트에서 1000피트로 강화시켰다.당연히 복행 횟수는 늘어났지만 사고는 지난 4년 동안 한 건도 없었다.이 과정에서 안팎으로부터 손가락질도 받았다.그러나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회사 자체가 일종의 복행을 감행한 것이다. 이제 막 우리나라도 공공개혁이라는 복행 절차에 들어갔다.정부 부처간에 국장을 맞교환하고 주요 보직은 공모를 해서 인선한다.산하 기관·단체장의 낙하산 줄도 하나씩 끊고 있다.‘철밥통’도 없애고 있다. 복행에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공공개혁도 마찬가지다.고통이 따르고 치부도 드러난다.‘공무원 사회를 흔든다.’ ‘총선용 길들이기다.’라는 등의 딴죽도 나온다.그러나 불안해할필요가 하나도 없다.이는 선진국이라는 활주로에 안착하기 위한 하나의 절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김용수 공공정책부 차장
  • EU 꿈과 도전/(하)EU의 숙제

    유럽연합(EU)이 출범 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지난해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심각한 분열상을 보였던 회원국들은 오는 5월 10개국의 신규 가입이라는 경사를 앞두고도 프랑스와 독일의 안정·성장협약 위반 때문에 또 다시 강대국과 중·소국간 갈등을 드러냈다. 정치적 통합을 위해 제정을 추진해온 유럽연합 헌법은 지난 연말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단일화폐를 도입함으로써 경제공동체를 완성했다고는 하지만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 따른 유로화의 초강세 행진으로 유럽중앙은행을 통한 단일금리정책에 대한 회의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2000년 3월 EU 정상들은 리스본에서 “오는 2010년까지 EU를 가장 앞선 지식기반 공동체로 만든다.”는 내용의 리스본 선언을 채택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유럽인들은 정치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개별국의 이익보다는 공동의 성공,점진적 성취를 이뤄갈 것이 분명하다.하지만 산적한 과제 앞에서 통합의 길은 멀고도 험해만 보인다. |프랑크푸르트(독일) 릴(프랑스) 함혜리특파원|프랑스 북부도시 릴에는 파리∼암스테르담을 왕복하는 TGV(탈리스)가 서는 릴 플랑드르역과 유럽 대륙과 영국을 오가는 초고속열차 유로스타가 지나가는 릴 유럽역 등 2개의 역이 있다.이들 역 사이에 있는 쇼핑복합상가 유러릴(EuraLille)은 릴 시민들뿐 아니라 네덜란드,영국,벨기에 등 인근 국가에서 온 월경(越境) 쇼핑족들로 항상 북적인다. 벨기에의 브뤼헤시에 사는 크리스틴(53)은 지난 연말 어머니와 3자매,이웃 등 13명과 자동차를 나눠 타고 1시간 거리의 릴에 와서 크리스마스 쇼핑을 했다.연말 가족모임에서 입을 스웨터와 선물용 액세서리 등을 구입했다는 크리스틴은 “벨기에보다 물건의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싼 편이어서 릴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프랑스인 스테판(38)은 업무차 브뤼셀을 찾을 때마다 담배를 여러 갑 마련한다.벨기에의 담뱃값이 프랑스보다 갑당 1유로 정도 싸기 때문이다. 유럽경제통화동맹(EMU) 회원국들이 유로화를 단일통화로 채택한 지 5년째,유로화가 실제 ‘손으로 만져지는 통화’로 유로지역 12개국에서 유통되기시작한 지는 3년째다.유로화는 유럽인들의 소비 패턴을 바꾸는 동시에 심리적인 통합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국제금융시장에서도 유로화는 제2의 국제통화로 위상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등 대표적인 유로화 사용 지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달러화 대비 유로화 환율이 초강세 행진을 지속하면서 유로화의 경제적 효과는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영국과 스웨덴·덴마크 등 비유로국들은 자국 통화를 포기하고 유로를 도입하는 것은 불편을 초래하고,특히 경제에 별로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도입을 미루고 있다. ●‘안정된 통화' 시장 신뢰 쌓여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를 단일화폐로 사용하고 있는 유로 지역 12개국의 통화정책을 관장하고 있다.ECB는 세계적인 금융불안 속에 출범한 EMU 체제가 초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한다. ECB의 프란체스코 라자페로 국제 및 유럽관계 담당국장은 “EMU 회원국간 통화장벽 철폐로 역내 단일시장이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을 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유로화는 제2의 국제통화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고 말했다. 실제 각국의 국제채무증서 중 유로화 표시증서 비중은 2003년 6월 말 현재 30.4%로 1999년 6월 말에 비해 9%포인트 상승했다.BIS(국제결제은행) 조사에 따르면 유로화는 유로 지역 이외의 외환시장 거래 중 17% 정도 사용됐으며,전세계 외환거래 가운데 미 달러-유로화 거래가 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무역 결제통화로서 유로화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유로 지역의 비유로 지역에 대한 수출의 50%,수입의 45%가 유로화 표시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통화로서 유로화가 빨리 자리를 잡은 이유에 대해 라자페로 국장은 “워낙 규모가 컸던 프랑스의 프랑화와 독일 마르크화를 아우르는 유럽의 단일통화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고,ECB가 안정지향적인 통화정책을 편 결과 ‘유로화는 안정된 통화’라는 시장의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특히 9·11사태 등 외부적인 위험 요인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라는 방어벽 덕분에 유로 지역 국가들은 안정적인 외환시장을 구축,큰 경제적 충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물가고로 ‘불만’ ECB의 안정지향적인 통화정책은 유로 지역의 물가안정 유지에 대체로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유로 지역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999년 1.1%를 기록한 후 2000∼2002년 각각 2.1%,2.3%,2.3%로 목표치인 2%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유로화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시민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유로화 도입 후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다름슈타트 공대생인 슈테판 로셔는 “유로화 도입 후 오른 물가 때문에 연금생활자나 학생 등 저소득층은 살아가기 힘들다.”고 말했다.프랑크푸르트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스리랑카인 비자이는 “집세가 유로화 도입 후 30% 정도 올랐다.”며 “한달 수입이 1500유로인데 집세 500유로를 내고 나면 집사람과 둘이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푸념했다. 독일인뿐 아니라 유로화가 도입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유로 지역 대부분 사람들은유로화가 실생활에 도입되면서 물가고를 부추겼다고 여기고 있다.EU 집행위가 최근 유로 지역 12개국의 1만 2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로바로미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는 유로화 도입 이후 체감물가가 올랐다고 응답했다.이는 지난해 조사 당시보다 5%포인트 높아진 수치로,특히 이탈리아·네덜란드·독일·그리스에서 체감물가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단일통화의 사용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47%로 지난해(50%)보다 3%포인트 줄었다. ●역내 기업들 수출경쟁력 약화 유로화는 출범 후 3년간 약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지금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으로 초강세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2000년 10월 한때 0.82달러까지 하락했던 유로화는 2003년 말 1.25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 초 1.28달러를 돌파,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 폭이 커지고 이라크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ECB는 지난 8일 당분간 기준금리(2%)를 조정하지 않기로 결정,유로화의 강세 행진은계속될 전망이다.이같은 유로화 강세는 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의 슈테판 베르그하임 거시경제팀 수석연구원은 “유로 지역 국가들간 교역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유로의 강세에 따른 환리스크는 없지만 유로화 강세는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지난해 10월 독일의 대미 수출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14.3%나 줄었는데 이는 순전히 환율 탓이다.그는 “유로 지역의 경제가 2004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 확실하지만 유로화 강세로 회복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ECB의 안정 위주 금리정책 기조가 경기침체와 유로 강세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헌법제정 난항 정치통합 제동 |브뤼셀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의 경제적 통합에 이은 정치적 통합의 발판이 될 EU 헌법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제정 과정에서 노출된 회원국들간 심각한 대립과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지난해 6월13일 EU 헌법 초안을 마련했다.EU 헌법 초안은 회원국 확대 이후 EU가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주요 권력구조,의사결정방식 등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헌법안은 10개 가입예정국을 포함한 정부간회의(IGC)를 거쳐 조문을 확정한 뒤 올 상반기부터 국별 비준을 시작,2006년 발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원국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해 12월13일 EU 정상회의에서 조문 승인에 실패했다.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최근 EU 헌법의 연내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연내에 제정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헌법안은 현재 6개월 임기의 국별 순번제 의장 대신 2년6개월 임기(중임 가능)의 EU 대통령직을 신설,정상회의 의장 및 EU 대외대표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당 위원을 1명씩 두되 투표권이 있는 위원수는 2009년 11월부터 15명(현행 20명)으로 축소해 국별 순번제로 선임하도록 했으며 외무장관직을 신설하도록 했다. 의사결정방식과 관련,헌법안은 ‘가중다수결제’의 정의를현행 국별로 사전에 부여된 가중치에 의한 다수결 대신 회원국 과반수와 EU 회원국 총인구의 60%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도록 변경했다.각 회원국의 거부권 행사범위를 축소하되 외교안보·국방·조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거부권을 유지,만장일치 방식에 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현재 EU 헌법안과 관련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는 대통령직 및 외무장관직 신설과 집행위 축소,의사결정방식의 변경 등에 찬성하고 있으나 대륙 중심의 유럽통합에 소극적인 영국은 거부권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특히 스페인과 폴란드 등 중소국들은 EU 확대를 계기로 강대국들의 입김이 더 강해지고,자국의 권한이 축소되는 것을 우려해 가중다수결제의 적용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폴란드와 스페인의 투표권 고수에 강경한 비판 입장을 보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EU 내 ‘선도 그룹’을 창설,통합 심화에 찬성하는 일부 국가만을 대상으로 분야별로 기구 및 정책 통합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유럽통합의 ‘이중속도론’으로도 불리는 이 제안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EU 내 분열을 자초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對美 외교라인 인사조치”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공석중인 외교통상부 장관에 반기문(사진) 청와대 외교보좌관을 임명했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반기문 장관은 우방의 신뢰를 바탕으로 당면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임명배경을 설명했다.노 대통령은 앞으로도 한·미 동맹관계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미국통인 반 장관을 외교부 직원들의 발언파문으로 경질된 윤영관 전 장관 후임에 임명한 것 같다. ▶관련기사 4면 반기문 장관은 최근 북미국 일부 직원들의 발언 파문과 관련,“외교부의 같은 동료로서 가슴 아픈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앞으로 외교부의 발전과 변화를 위해 불미스러운 일에 관련된 직원들에 대한 인사조치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이어 “납득할 만한 선에서 조치를 할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외교부내 대미(對美) 라인에 대한 문책과 대폭적인 교체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 장관은 “(윤영관)장관 경질이 마치 주요 우방국인 미국과의 대외관계와 정책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데,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단지 공직자로서 지켜야 될 규정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문제였다.”고 설명했다.그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개혁과 발전,변화를 이루겠다.”고,외교부의 개혁을 역설했다. 반 장관은 앞으로의 외교정책과 관련해 “외교부 장관이 경질됐지만 어떤 경우에도 미국을 포함한 우리 주요 우방국들과의 대외정책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라며 “특히 미국과의 우호동맹관계는 앞으로도 더욱 공고하게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가능하면 미국을 빨리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자주외교’ 표현과 관련,“자주외교는 참여정부에서 추진하는 여러 가지 균형적인 실용외교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를 조화롭게 유지하려는 신축성 있고 유연성 있는 실용외교”라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UNIDO 北 산업화지원 첫발

    유엔 전문기구인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가 올 상반기부터 북한 황해도 황주와 평안남도 평양 인근에서 식품가공·에너지·청정생산 시설 기술지원 사업을 벌인다.UNIDO가 북한에 산업화를 위한 통합사업(Integrated Program)을 시행하기는 처음이다.사업 규모는 120만달러로 작지만 중립적인 국제기구를 통해 총체적인 경제 및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대한 지원의 길을 튼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특히 한국이 북한 지원용으로 제한한 자발적 기여금(39만달러)이 지원되는 첫 사례로 앞으로 국제기구를 통한 남북한 경제협력사업의 선례가 될 전망이다. ●총 120만달러… 황주·평양 2곳 UNIDO는 지난해 10월29일 북한에 대한 통합지원프로그램을 승인했다.이어 12월 초 빈에서 열린 총회에서 북한은 김광섭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통해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공식 전달하면서 UNIDO의 북한 통합지원사업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르면 올 상반기중 시작해 2∼3년에 걸쳐 시행될 UNIDO의 북한 통합지원사업은 심각한 식량난을 완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UNIDO의 북한 통합지원사업은 3개 분야로 이뤄져 있다.첫째, 황해도 황주와 평안남도 평양 시내 평천·락원 식품가공공장 시설들을 현대화하는 것이다.황주의 염소젖 가공공장의 시설을 현대화해 유통기간이 길고 다양한 유제품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것.또 평양 시내인 평천의 노후된 어린이 식품가공공장과 평양시 교외에 위치한 낙원 식품가공공장 시설을 고쳐 생산성과 식품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둘째,식품가공공장들 인근의 농촌지역에 소규모 수력발전소를 세우는 것이다.수력발전소는 공장들에 전력을 공급,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목적이지만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 농촌지역에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한다는 측면도 강하다.UNIDO는 이와 함께 농촌의 농업 쓰레기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기술적 타당성도 검토하게 된다.셋째,식품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청정생산시설을 지원하게 된다. UNIDO는 필요 재원 120만달러가 다 확보되기 전에라도 한국이 기부한 39만달러를 종잣돈으로 상반기중 식품가공공장의 현대화 사업을 먼저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UNIDO는 이번 사업의 성과를 지켜봐가며 북한에 대한 지원 사업을 확대해나갈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사업 선택 2001년 북한의 요청이 있은 뒤 2002년 하반기 북한 현장조사를 마친 UNIDO는 무엇보다 식량난과 에너지난의 해소가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공장들은 설비들이 워낙 낙후한데다 에너지난으로 가동률마저 형편없이 떨어졌다.냉전체제 붕괴 이후 옛 우방들로부터의 지원 축소와 1990년대 중반 이후 계속된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식량난이 가중됐다.낙후된 생산시설들을 현대화하고 에너지난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한정된 재원,인력,국제적 정세 등을 고려할 때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사업을 선정해 시범적으로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첫 사업으로 식품가공공장의 현대화를 택한 것은 현재의 북한 사정에서 그마나 산업화 지원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서장원 UNIDO 아태국장은 “현재 북한에는 국제사회로부터 식량 원조가 이뤄지고 있지만 식품가공시설과 기술이 워낙 뒤떨어져 있어 지원된 식량의 보관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생산기반과 생산량을 늘려 식량난을 덜고 긍극적으로 수출까지 겨냥하고 있다.”고 첫 사업으로 식품가공부문을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북한 경제개혁·개방 시금석 이번 사업은 유엔을 통한 북한의 산업화 지원 사업이 구체화되는 첫 사례라는 의미를 갖는다.한반도 정세 등 양자지원에 따른 복잡한 상황에서 벗어나 UNIDO의 모자를 쓰고 남북한 경협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종전과는 달리 국제사회의 지원을 끌어들이려는 북한의 적극적인 자세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때문에 이번 UNIDO의 지원 사업 승인이 단초가 돼 북한의 경제개방·개혁이 가속화하는 전기가 되길 기대하는 소리가 높다.UNIDO의 서 국장은 “국제기구를 통한다면 북한에 대외 개방 명분을 주고 지원 형태를 다자협력쪽으로 돌려 지원을 받는 쪽이나 주는 쪽이나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또 다른 UNIDO 관계자는 “UNIDO가 북한을 잘 살게 할 수는 없지만 촉매제 역할은 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UNIDO 대북사업 총 28개 1307만달러 지금까지 UNIDO가 진행한 북한 관련 지원 사업은 총 28개에 이른다.평양과 회천,금송 등지의 냉장·트랙터·TV 공장들의 생산환경과 산업공해 관리 사업,탄광 증산시설 등을 중심으로 15개 사업(590만달러 규모)이 완료됐다.현재 진행중인 사업들은 환경관련 프로그램 등 13개(717만달러 규모)이다.체계적으로 연계된 개발 지원 사업이라기보다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김균미기자 kmkim@ ■UNIDO란 1967년 1월 유엔 총회 직속기구로 출발한 개발도상국 공업화 지원 기구로 1985년 12월 유엔의 16번째 전문기구로 개편됐다. 2003년 12월 현재 회원국은 남북한을 포함해 선진국과 개도국,체제전환국 등 170개국이다.주요 목적은 선진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개도국 및 전환기 경제권의 공업화를 지원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글로벌 포럼 기능과 기술협력 지원 활동을 수행한다. 조직은 총회와 공업개발이사회(IDB),기획예산위원회(PBC),사무국으로 구성돼 있다.총회는 2년마다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며 공업개발에 관한 일반 전략을 수립하고 IDB 이사국과 PBC 위원회 및 사무총장 등을 선출한다.IDB 이사회(53개국)는 사업 수행 결과와 예산 집행을 심의하며 PBC(27개국)는 사업 기획 및 행정·예산관련 사항을 논의한다. UNIDO는 냉전체제 붕괴 후 미국 등 분담금을 많이 내는 선진국들로부터 구조개혁 요구에 부딪혔다.특히 다른 유엔 개발기구들과 기능이 중첩되면서 기구의 무용론이 제기돼 94년 캐나다에 이어 미국(97년),호주(98년)까지 탈퇴,위기를 맞았다. 개혁 요구가 높아가던 1997년 12월 35세의 젊은 나이에 사무총장에 취임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카를로스 마가리노스는 대대적인 내부 개혁을 단행했다.지나치게 비대해 비효율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사무국 인원을 절반(현재 765명)으로 줄였다.무계획적으로 진행돼온 각종 지원사업들을 개혁,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개도국의 실질적인 공업 개발에 도움을 주는 통합지원(IP)체제를 구축했다. 그동안은 개도국의 필요성보다 기금을 내는 국가들이나 다른 유엔 개발기구들의 요청에 따라 사업을 선정해온 측면이 많았다.1000여개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가 전세계에서 진행된 적도 있다. 투자와 기술 향상,품질·생산성 제고,소규모 사업 개발,농업,투명한 산업정책,산업에너지·기후협약,몬트리올 의정서,환경 보존 등 주요 사업부문을 선정해 관련 프로그램을 집중 개발했다.종전에는 기술을 지원해주고 지원금의 13%를 수수료로 받았지만 이제는 자체적으로 통합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원국들을 찾아가는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다.라오스에 대한 IP가 성공적으로 완료됐으며 시행 4년째인 현재 47개의 IP가 진행되고 있다. 김균미기자 ■조창범 빈 국제기구대사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의 북한에 대한 통합지원사업(IP)은 규모는 미미하지만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을 국제사회가 국제기구 차원에서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조창범(曺昌範) 오스트리아 주재 한국대사 겸 빈 국제기구대사는 UNIDO의 첫 북한 IP는 “첫 삽을 뜬 것에 불과하지만 한국 정부의 동북아 평화·번영정책과 맞물려 있어 장기적으로 남북간 신뢰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올 상반기중 시행될 UNIDO 북한 통합지원계획의 의미는. -이번 사업은 북한이 지난 2001년 먼저 요청해오면서 시작됐다.북한은 그동안 나름대로 경제운용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개선 조치들을 취해왔지만 성과가 미미했다.UNIDO는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북한이 개혁 노력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한다.북한의 개발 노력·의지와 아시아 지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려는 UNIDO,한국의 평화·번영정책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 결실을 맺게 됐다.시범사업이지만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끌어들여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이 UNIDO에 먼저 지원을 요청하고 한국이 북한의 개발 지원 명목으로 지목해 적립한 기금 39만달러가 투입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수용했다.북한의 태도 변화로 봐도 되나.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한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한국의 개발자금에 거부감은 없다.현재 닥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국제사회에 더 많이 참여해서라도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점이 종래와 다르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재원 확보가 중요하다.다른 원조국들을 찾는데 어려움은 없을지. -UNIDO가 현재 일본과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중인 것으로 안다.선진국들은 정치 안보와 경제 안보를 연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따라서 동북아 안정에 관심이 많은 국가들은 북한이 경제난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 지원할 것으로 본다.한국이 앞장서 지원하는 것도 도움을 끌어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북한 핵 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이번 사업을 진행하는데 한반도 정세 불안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지.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공업화 지원이 바람직한가라는 이의도 제기될 수 있다.하지만 UNIDO의 북한 지원 사업을 정치적 현안과 결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오히려 UNIDO가 불안정한 지역을 지원해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오도록 유도,긍정적인 여건을 조성한다면 상호 보완적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김균미 기자
  • LG 위기대처능력 제고 ‘총력’

    카드사태와 대선자금 수사로 위기를 맞고 있는 LG가 ‘위기 대처 능력’ 키우기에 비상이 걸렸다. 구본무 LG 회장은 5일 새해 인사모임에서 “지금 LG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그동안 쌓아올린 신뢰에도 큰 손상을 입었다.”면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과감한 변화를 주저해서는 안 되며,견고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업계 1위에서 추락한 LG카드를 염두에 둔 듯 “우리가 추구하는 일등은 겉으로 화려한 일등이 아닌,어떠한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일등’”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실행,튼튼한 재무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의 한 임원은 “회장께서 문제가 이처럼 커졌는 데도 사전에 막지 못한 것에 크게 상심한 것 같았다.”면서 “앞으로 재정,인사,대외업무 분야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LG는 이와 함께 최근 김상헌 ㈜LG 법무팀 상무를 ㈜LG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검찰 대응 및 정보 능력도 키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시네 드라이브] 관객수 ‘부풀리기’ 사라질까

    “A배급사는 그런대로 믿을 만하지만,B배급사가 발표하는 수치는 번번이 몇만명씩 부풀려지기 일쑤고,C배급사는 웬만해선 관객수 자체를 공개하지 않으려 들고” 매주 주말이후 일제히 공개돼온 극장관객수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영화관계자는 드물다.주먹구구식 계산에다,배급사들이 대외홍보용으로 너나없이 부풀려 관객수를 발표하기 때문.이런 잡음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꾸준히 ‘극장 통합전산망 운영’이 거론돼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통합전산망이 새해엔 과연 제대로 운영될지 영화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최근 통합전산망의 사업주체인 영화진흥위원회가 연말까지 전산망사업자 인증을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통합전산망을 가동하겠다고 발표한 때문이다. 현재 인터파크,시네매드,시네시스,CJ시스템즈,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 6개 전산망사업체들은 회선연결을 위한 실험을 마친 상태다.극장주들의 참여를 유도할 보다 적극적인 방안도 마련됐다.현행 영화진흥법 규정에 따르면 통합전산망에 가입한 극장은 스크린쿼터(한국영화의 무상영일수)를 20일 범위 안에서 감경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영진위가 제시한 일정대로 사업이 순탄히 진행되리라고 기대하는 영화인들은 거의 없어보인다.앞으로 이 제도에 가입한 극장은 매일 오전 7시까지 영진위에 전날 상영한 영화들의 관객수·발권시각 등의 상세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멀티플렉스의 한 관계자는 “한국영화가 선전하는 요즘같아서는 스크린쿼터를 감경받을 필요성이 그다지 크지도 않다.”면서 “영업기밀을 완전공개해야 하는 제도가 반가울 극장이 어디 있겠냐?”고 떨떠름해했다. 관객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언제쯤이면 100% 신뢰해도 좋은 관객수 집계표를 볼 수 있을까.어떤 영화에 얼마만큼의 관객이 들었는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대단히 큰 ‘영화정보’다. 황수정 기자
  • 오피니언 중계석/성공회대 신정완교수 발제문 요약

    우리 대학과 학계의 큰 고질 중 하나가 학자 양성과 충원의 대외 의존성이다.이 경향은 우리의 주체성을 살리지 못한 채 외국 학문을 그대로 좇는 식민지성을 심화하고 있다.학술단체협의회가 21일 성공회대에서 연 심포지엄에서는 우리의 대외 의존성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신정완 교수의 발제문 ‘주체적인 학자 양성의 필요성과 방안’을 요약한다. 학자 양성과 충원의 대외 의존성은 뿌리 깊고 흔들리지 않는 완강한 구조로 정착되어 있다.특히 대미 의존성은 거의 모든 학문 분야를 망라한다.외국 박사,그 중에서도 미국 박사가 우대되는 상황에서,전문연구자로서 입신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미국 유학을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그리하여 한국의 대학은 수십년간 자신이 교육해낸 신진 연구자들을 배척하고 외국 학위자들을 우대해왔다. 외국 학위자 중심의 학자 재생산에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한국 경제가 미국의 경제적 지원 아래 일본ㆍ미국의 경제 정책과 제도를 이식ㆍ모방하면서 압축 고도성장을 달성한 것처럼,한국 학문은 미국 등의 선진학문을 이식ㆍ모방하면서 빠르게 발전한 면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외국 학위자,특히 미국 학위자 중심의 학자 재생산은 우리 학문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그 핵심적 약점의 하나는 활동으로서의 ‘학문하기’의 체험이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치열한 ‘지성의 모험’과 깊고 웅장한 ‘정신의 드라마’를 겪은 연구자들이 경험을 공유할 때 학문활동의 윤리,장인정신 등 무형의 자산을 풍부하게 갖게 된다.그러나 이러한 체험을 해외 유학에서 하면 학문사회가 공유할 윤리,기법의 자산은 매우 빈약해진다. 둘째,국내 학계에서 전개되는 학문적 논쟁을 공허하게 만들고,국내 학자들간의 논쟁과 협력을 통해 학문 수준을 높이는 것을 어렵게 한다.국내 학자들이 의존하는 이론과 사상이 거의 구미(歐美) 학자들로부터 나왔고,이것들이 국내 현실에 터잡거나 국내 학자의 체험에 뿌리내리지 않은 상황에선 논쟁 당사자들조차 자신이 주장하는 이론이나 사상을 신뢰하기 어렵고,상대방의 논지에 대해서도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 셋째,국내 선배 학자의 연구성과의 습득과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또 국내 대학원의 공동화(空洞化)와 대학원 교육의 질 저하를 낳게 된다.우리 사회의 조기유학,‘묻지마 유학’ 열풍은 주로 근래의 ‘세계화 영향’ 탓이지만 그 중심에 외국 박사,특히 미국 박사를 선호하는 행태가 놓여 있다. 우선 외국,특히 미국 학위 취득의 과도한 기대수익률을 낮추고,국내 학위의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그 핵심은 국내 학위자가 교수 임용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지 않게 하는 것이다.이를 위해 교수 임용에 ‘국내 박사 할당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둘째,국내 대학원생의 학습ㆍ연구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국내 대학원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교과과정의 내실성,논문지도 밀도,도서관 규모,장학금 수혜 등에서 크게 뒤진다.셋째,시간강사의 지위와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현재 대학교육의 3분의1 이상을 담당하는 시간강사의 대종은 박사 학위 취득 후 몇 년 지나지 않은 신진 연구자이거나 석ㆍ박사 과정에 있는 대학원생이다.불안정한 고용과 극도의 저임금에 시달리는 이들은 생계를 위해 여러 대학에 출강하거나 다른 부업을 가져야만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이러한 상황을 보고 있는 후배들은 학문의 길을 포기하거나,유학을 선택하게 된다. 자기 사회의 문제를 설명할 언어와 이론을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고 외국에 의탁해야 하는 대학과 사회는 자기 사회의 발전방향에 관한 비전을 주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다.1980년대에 무수히 논의된 한국 사회의 대미종속성의 핵심적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학문의 종속성이다.이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구체적 방안을 확보하는 것이 한국의 핵심적 문제일 것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국회 대정부 질문 초점 2題

    ■주한미군 재배치 논란 20일 열린 국회 본회의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주한 미군 재배치 문제가 이라크 파병문제와 함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의원들은 정부의 대미 협상전략 부재와 저자세 협상태도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통합신당 안영근 의원은 “지난 1990년 용산 미군기지 이전 합의각서(MOA)와 양해각서(MOU)는 불평등하게 체결됐으나 미국의 일방적 강요로 우리 정부가 합법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당시 MOA와 MOU는 ‘정부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을 체결할 때는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한다.’는 헌법 60조를 위반한 것으로 원천 무효”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박시균 의원도 “1991년 체결된 MOA와 MOU는 엄청난 불평등 조약으로서 ‘강화도조약’과 다를 바 없다.”고 거들었다.박 의원은 용산기지 이전 비용과 관련,“1991년 17억달러에서 1992년 95억달러가 됐고,지금은 1000억달러(115조원)를 상회할지도 모른다.”면서 “이전비용의 항목과 범위가 무제한적이고,대체시설과 기준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토록 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유흥수 의원은 주한미군 재배치를 계기로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방위에서 ‘지역군’으로 확대키로 합의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결국 국내의 미군기지들이 미군의 대외군사행동의 기지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동북아 안보질서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합신당 유재건 의원은 “국방부가 미국의 미2사단 후방 재배치 요구를 한·미동맹 어젠다(의제)로 수용한 것은 명백한 실수”라며 “주한미군 후방 재배치의 전략·전술적 효과를 분석,한반도 안전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도움이 되도록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광삼기자 hisam@ ■이라크파병 공방 20일 열린 통일·외교·안보에 관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파병 결정과정과 불리한 파병조건 등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의원들은 먼저 정부의 파병 발표가 유엔 결의 직후 나온 점을 문제 삼았다.통합신당 유재건 의원은 “결정된것이 없다더니 결의안 통과 직후 발표한 것은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진행됐음을 입증한다.”며 정책결정의 신뢰성을 문제삼았다.한나라당 권영세 의원과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파병 결정에 있어서 요식행위였다.”고 주장했다.권 의원은 “지난 17일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까지는 가볍게 논의해 왔지만 18일 NSC 등을 열어 본격 논의하겠다.’고 말했지만 당일 오후 각 당 대표에게 파병 결정을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건 국무총리는 “정부는 지난 18일 최종 결정 전까지 3차례 장관급회의를 했고,NSC 상임운영위를 4∼5차례 가졌으며,지난 10일 세 번째 모임 이후 공감대가 조성됐다.”고 말해 정부가 18일 공식 발표에 8일 앞서 사실상 파병방침을 세웠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권 의원이 “지난 10일 이미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파병에 찬성하기로 결정돼 있었다는 얘기냐.”고 추궁하자 고 총리는 “여러가지 요소를 검토한 결과 이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추가파병에 대한 원칙적인 공감대가 형성된회의였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유흥수 의원은 “정부가 파병을 북핵문제와 연계하려다 미국이 분개해 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이 친서를 가져가고,한승주 주미대사가 급거 귀국했다.”면서 “결국 파병을 하면서도 미국에 생색도 못냈다.”고 ‘무능 외교’를 질타했다.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미국조차 재건지원비의 절반을 석유로 되받겠다는데 우리는 2억5000만 달러를 쓰면서 어떻게 보상받을 것인지 계획이 있느냐.”고 따졌다. 나 보좌관의 ‘대미 친서’에 대해 고 총리는 “보낸 것으로 안다.”면서 “북핵 문제는 파병의 고려요소 중 하나이지 조건부 연계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박정경기자 o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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