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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판기업들 슬림化로 불황 뚫는다

    간판기업들 슬림化로 불황 뚫는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기업들도 불황의 여파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크게 줄어서다. 올해도 상황은 당장 나아질 것 같지 않다. 때문에 조직을 줄이거나 원가절감을 통해 불황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올 조강생산 목표 3~12% 줄여 포스코는 15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30조 6000억원, 영업이익은 6조 5000억원이다. 2007년에 비해 늘어났지만,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보다 10%가량 모자라는 실적이다. 특히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빠졌다. 각각 3분기보다 5.8%와 29.5% 줄었다. 올해 전망은 더 어둡다. 포스코는 올해 조강생산 목표를 지난해보다 3~12% 줄어든 2900만∼3200만t으로 잡았다. 매출 목표액도 2∼12% 감소한 27조∼30조원으로 낮췄다. 감산 기조는 최악의 경우 하반기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당장 이달 생산은 평년 같은 달보다 33%가량 줄어든 180만t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전 임원이 올해 연봉의 10%를 회사에 반납했다. 1조원의 원가 절감을 목표로 ‘비용 30%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영여건뿐만 아니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선장이 바뀌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뚝 떨어졌다. 6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이구택 회장이 사퇴하면서 경영 목표 달성에 차질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포스코는 2000년 이후 민영화된 100% 민간기업이다. 특정 지배주주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유지돼 왔다. 이사회도 독립성을 확보하는 등 선진적 지배구조를 갖췄다. 그러나 포스코 내부에서조차 ‘포스코=공기업’이란 인식은 여전하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수장이 바뀌는 구태도 반복된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민영화된 기업의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전리품처럼 여기는 정치권의 구태가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삼성, 6개 총괄조직 2개로 줄여 글로벌 초일류기업 삼성전자도 상황이 좋지 않다. 위기 돌파를 위해 조직을 대폭 슬림화한다. 반도체·LCD·디지털미디어·정보통신·경영지원·기술총괄 등 6개 총괄조직을 반도체·LCD, 디지털미디어·정보통신 등 2개 그룹으로 줄이기로 했다. 조직이 축소되면서 현재 800여명인 임원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500여명의 본사 임직원도 서초동 사옥에는 최소 인원만 남기고 수원(디지털미디어·정보통신)과 기흥·화성(반도체), 탕정(LCD)으로 배치하는 등 생산 현장을 대폭 강화한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지난해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4분기는 사상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직원들에게 PS(초과이익분배금)를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4분기만 대체로 2000억~5000억원 정도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도 2007년(5조 9000억원)에 비해 1조원 이상 줄어든 4조 5000억~4조 85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 1분기도 적자행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신영증권 이승우 IT 팀장은 “삼성전자는 2001년 2조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지난해 최악의 성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 1분기도 3400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대외활동비를 최대한 줄이고 해외출장 대신 화상회의를 권장하는 등 모든 분야에서 ‘긴축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SK·KT도 원가절감 나서 SK그룹도 원가절감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임원들의 연봉을 10% 삭감하고, 성과급도 30% 반납키로 했다. SK텔레콤은 직원들도 일정 부분 고통을 분담하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한 방안도 마련 중이다. 이석채 KT 사장도 경영쇄신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임원진은 성과급 20%를 반납하고 업무용 차량의 등급을 낮추는 동시에 해외 출장시 일반석을 이용하게 됐다. 김성수 이영표 김효섭기자 sskim@seoul.co.kr
  • KT그룹 경영정상화 시동

    납품비리에 따른 검찰 수사 확대와 조영주 전 KTF 사장 등의 퇴임 등으로 사실상 경영혼란에 빠졌던 KT그룹이 곧 위기를 수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남중수 KT 사장이 13일 퇴원했다.KTF도 권행민 KT 전무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임원진들도 일괄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경영쇄신을 위한 계기는 마련됐다. 남 사장은 이날 오후 목디스크 수술을 위해 입원했던 경기 분당 한 병원에서 퇴원했다. 지난달 29일 입원한 지 2주만이다. 남 사장은 퇴원한 뒤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르면 이번 주 경영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KT 관계자는 “아직 복귀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고 복귀하더라도 당분간은 대외활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남 사장이 검찰 수사 등으로 경영공백을 겪은 KT와 KTF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KTF를 비롯해 납품 등 구매절차의 전반적인 재점검과 경영 투명성 제고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KTF도 경영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일 권 신임 대표가 선임된 데 이어 8일에는 KTF 임원진 60명 전원이 “중계기 납품비리에 대한 책임을 공감한다.”면서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사표 수리여부는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KTF가 납품비리로 검찰 수사까지 받는 등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만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라도 상당수의 임원에 대한 인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KTF의 신임이사 선임 등의 문제는 KT 고위 임원진 인사와도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매년 12월쯤이던 KT그룹의 정기인사가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경영문제 해결을 위해 KT와 KTF와의 합병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KT그룹이 당장 경영회복이 우선이기 때문에 당장 합병문제를 꺼낼 정도의 여유는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통신공룡 KT마저 흔들리나

    통신 공룡기업 ‘KT그룹’이 흔들리고 있다.KTF의 납품비리로 시작된 검찰수사가 모(母)회사인 KT로 번지면서 자칫 잘못하면 KT마저 경영공백 사태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남중수 KT 사장은 사실상 30일부터 대외활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남 사장은 1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인터넷TV(IPTV) 리더스데이’에 참석하지 않았다.2일에는 경기 수원에서 열리는 경기 18개시 지역의 무선인터넷 와이브로 개통식에도 참석하지 않는다. 남 사장은 30일부터 주요일정을 취소했다. 남 사장은 대외활동을 중단한 채 병원에서 목 디스크 치료를 받고 있다. KT 관계자는 “지금은 검찰 수사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장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잘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 사장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자 KT 임직원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의 검찰수사로 남 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KT와 KTF의 합병문제는 수면 아래도 가라앉았다.IPTV 상용화나 와이브로의 음성탑재 등 그동안 KT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하던 사업들도 본궤도에 올라야 할 시점이지만 수장이 주요일정을 취소하는 상황이어서 전략을 마련하기조차 힘들게 됐다. 조영주 전 사장의 구속에 따른 KTF의 경영공백도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다.KTF는 당초 이번 주쯤 임시이사회을 열고 사장선임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KT는 검찰의 수사 때문에 자회사의 경영공백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KTF의 수장은 물론 ‘최악’의 경우 KT 사장의 공백으로 이어질 경우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SK통신그룹이나 LG텔레콤 등 LG통신그룹과의 경쟁에서도 KT그룹은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1+1=∞’ 새코드 이해는 학문간 벽 허물기부터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1+1=∞’ 새코드 이해는 학문간 벽 허물기부터

    ‘통섭(統攝)’은 왜 필요한가. 통섭을 둘러싼 많은 논의들에 문제점은 없을까. 통섭이 안정적으로 한국 사회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법이 필요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서울신문은 6회에 걸친 ‘21세기 신(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를 마감하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대표하는 석학들의 대담을 마련했다.‘인간을 공부하는 동물’로 스스로를 칭하는 경희대 영어학부 도정일 명예교수(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 대표)와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꼽힌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가 거침없는 생각을 쏟아냈다. 서강대 철학과 엄정식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아 대담을 진행했다. 두 교수는 ‘통섭’이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는데 동의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 학과간의 벽을 허무는 단계에서부터 천천히 접근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 통섭은 왜 화두로 떠올랐나 엄정식 교수 대학 사회와 언론 등 곳곳에서 통섭이 화제다. 일각에서는 유행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학문적 필요성이나 학문 구분의 발전 방향을 놓고 볼 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분명하다. 오랫동안 통섭에 대해 고민해 오신 도 교수께서 왜 한국 사회에서 통섭이 화두가 됐는지를 진단해 달라. 도정일 교수 학문을 하기 위해서는 연구영역의 독자성뿐 아니라 유사하거나 연관이 있는 분야간에 대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분과(分科) 현상이 오랫동안 진행되다 보니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한 단절현상이 당연시되고 있다. 학문발전은 물론이고 사회발전이나 정책개발 및 시행 과정에서 단절현상은 매우 좋지 않다. 이런 반성에서 통섭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덕환 교수 통섭을 처음 주창한 에드워드 윌슨의 본거지인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절실한 필요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학문간의 분과는 이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장벽의 정도가 아니라 서로를 비하하고 폄하하는 일도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 자연과학에서는 인문사회학 무용론이 나오고, 인문사회학에서는 거꾸로 자연과학 무용론이 나온다. 급속히 발전한 한국사회의 문제를 과학기술의 책임인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문사회 분야와의 교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다행히 과학계 내부에서는 현실적인 필요성에 의해 융합연구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를 인문사회까지 연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엄 교수 통섭에 관한 논의와 시도는 20세기 초부터 상당히 활발하게 있어 왔다. 물리학을 중심으로 학문을 통합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고, 철학계에서도 논리실증주의자들이 보편언어를 찾고자 했다. 윌슨은 이 시도를 생물학으로 옮겨 좀 더 발전시킨 것으로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통섭이 수입학문이라는 점이다. 기술은 그냥 수입하면 되지만 학문은 배경과 사연이 더 중요하다. 지적·문화적 풍토를 수입하지 않으면 나중에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가 통섭에 적용되면 좋을 것 같다. 담이 낮으면 도둑이 생기고, 담이 높으면 이웃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 이 같은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교수 통섭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통섭학이라는 별도의 학문이 아니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다. 어느 한 가지 학문이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있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곤란하다. 물리학이나 생물학 등에서 비롯된 자연과학의 객관적인 방법론이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다만 이 방법론을 모든 분야에 적용해 보려는 시도 자체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이니만큼 어려움도 있고, 기존 영역에서의 부정적인 비판도 있다. 그러나 자연과학의 객관화된 시각을 인문학에서 활용하는 것은 분명히 기초적인 통섭의 단계가 될 것으로 본다. 거꾸로 자연과학에서 인문학적인 상상력과 주관성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활발해지고 있다. 도 교수 문제는 통섭이 ‘이렇게 하자.’고 정해 놓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통섭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언어를 연구하는 사람 입장에서 말하자면 유전학, 진화론, 진화심리학 등의 학문도 언어 연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통섭을 궁극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관건은 기준을 어떻게 세우느냐는 것이다. 즉 연구대상을 새로 발견하고 확장할 수 있는가, 대상에 대한 통찰을 더욱 과학적이고 인문학적으로 깊이있게 할 수 있는가 등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같은 실제적이고 학문적인 이득의 유무가 통섭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정당성을 결정해 줄 것이다. 이 교수 100% 동감한다. 학문의 발전을 위한 통섭은 근원적인 이유가 있는가를 짚어봐야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더욱 낮은 수준의 통섭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학생들과 교수들은 모두 분화된 학문에 익숙해져 있다. 상당히 혼란스러운 일이다. 인문사회 관련 교양을 들을 때는 자연과학의 부정적인 인식을 듣고, 자연과학을 들을 때는 인문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듣는다. 학문이 아닌 단지 골고루 아는 낮은 차원에서의 통섭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2 통섭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 엄 교수 두 가지를 합치다 보면 아무래도 어느 한쪽이 더 힘을 발휘하게 마련이다. 특히 강자는 식민지적으로 취합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문학의 경우 과학과 통합되면서 과연 ‘학문’으로 존립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제우스의 불칼’이나 ‘이카루스의 날개’와 같은 신화는 이미 아무도 믿지 않는다. 과학기술이 인문학의 근거인 상상을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마찬가지로 천문학자들의 방식대로만 별을 보면 알퐁스 도데, 생텍쥐베리, 윤동주의 별은 볼 수 없다. 통섭의 시도에서 염려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학문의 영역이 가만히 있어도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학문 분야가 떼를 써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학의 경우 현재는 수세기 전의 철학과 달리 ‘철학사’적인 측면만 남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학을 논하기 위해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던 공간, 시간, 죽음 등의 개념은 과학기술의 등장으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자연과학이 철학이라는 학문의 근간을 흔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도 교수 어느 한쪽으로의 일방적인 통섭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인문학이 과학을 이해하고, 과학이 인문학을 이해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인문학과 과학이 통섭하자고 해서 함부로 합칠 수 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예술을 포함한 인문학과 과학은 엄연히 시각이 다르고, 분야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르다는 전제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 과학은 일단 자연현상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을 추구한다.‘도정일은 세포로 되어 있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나라는 인간에 대해 아무 것도 설명하지 못한다.‘세계는 입자로 구성돼 있고, 우주를 지배하는 힘은 네 가지 밖에 없다.’는 말도 분명히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낼 수 없다. 이 교수 통섭과 비슷하지만 좀 다른 개념인 융합의 경우 공학 분야에서는 상당히 오랜기간 모색돼 왔다. 로봇공학을 하는 사람은 심리학, 미학, 전자공학, 기계공학을 모두 시도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로봇공학은 수많은 학문들과 연관을 맺으며 발전해 왔고,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발전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융합의 결과는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분화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물론 융합 과정에서 사멸하는 분야도 있다. 도 교수 학문융합, 통섭은 인문학이든 자연과학이든 간에 전혀 몰랐던 탐구의 영역을 생산해낼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인문학 분야가 ‘진화론’으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발견을 참조하지 않고서는 진행이 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것을 두고 생물학이 모든 학문을 점령하는 제국주의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은 말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지나친 분화의 결과가 교육에도 반영돼 있다는 점이다. 통합적 감성이나 세계관을 가질 기회도 없이 기능적인 전문인이 되고 다문화적인 세계관을 가질 수 없는 파편적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문학이 변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학의 교양교육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인문학이다. 인문학이 통섭적 사고를 가져야 교육이 변하고 사회가 변할 수 있다. 3 통섭의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엄 교수 통섭이 본격화되면서 용어에 대한 논란도 있다. 통섭이나 ‘컨실리언스(Consilience)’라는 말을 쓴 윌슨의 성향 때문인지 환원주의나 제국주의적인 느낌을 갖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문진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는데, 통섭을 궁극적인 목적이 아닌 방법의 하나 정도로 취급하고 싶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나루터 가는 길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다. 나루터까지 함께 쉽게 간다면 자신들의 목표들도 좀 더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통섭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지만 방법론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다양하지 않을까. 요즘 대학가에서는 통섭학과, 통섭대학원을 만든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교수 통섭에서 방법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연과학에서 탐구의 문제는 끊임없이 변해 왔다.19세기 말 한국에 처음으로 서양의 자연과학이 도입됐는데, 지금까지 계속 새로운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자연과학에서도 확실한 것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방법에 초점을 맞춰서 통섭을 얘기한다면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시각을 공유하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통섭이나 융합과 관련된 문제 가운데 하나가 ‘획일화’다. 여러 단계의 통섭이 있을 수 있는데 단 하나의 기준만 세우고 ‘여기서부터 통섭’이라고 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통섭학과나 통섭대학원을 만든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통섭의 첫 단계를 시각과 인식의 공유라고 본다면 하나로 합치는 것이 아니라 합쳐서 여러 개가 다시 나와야 한다. 도 교수 통섭학과나 통섭대학원은 희극적이다. 통섭학과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문과 학문사이의 결합이나 통합은 필요하고, 가능하겠지만 통섭을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통섭의 기본 정신과 전혀 맞지 않는 사고방식이다. 가장 자율과 객관적이 강조되는 문학에도 통합적 접근이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된 것이 아니다. 문학비평에 정신분석과 언어학이 들어오는 데만 40∼50년이 걸렸다. 필요한 일이라면 누가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진행되게 마련이다. 다만, 활발한 논의를 통해 진행한다면 좀 더 효과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엄 교수 통섭을 논의하면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많은 것을 시도하고 말할수록 얻는 것도 많겠지만, 비난이나 비판도 있을 수 있다. 언제나 자기 반성은 중요하다. 그것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고, 궤도를 수정할 수도 있도록 해준다. 가능하다면 모두 함께 모여 논의하고 격려한다면 분명히 통섭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엄정식 교수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아메리카학회 회장, 철학연구회 회장, 한국 철학회장을 지냈다. 서강대 재직 시절 ‘행복한 철학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고전철학부터 과학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의를 진행했다. 특히 과학철학 강의를 통해 과학기술과 현대인의 행복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 철학 입문서로 유명한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지혜의 윤리학’‘확실성의 추구’‘분석과 신비’‘자아와 자유’ 등이 있다. ■이덕환 교수 서강대학교 화학과, 과학커뮤니케이션 협동과정 교수. 비선형 분광학, 양자화학, 과학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미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와 대외활동 모두에서 주목받는 흔치 않은 과학자로 2006년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과학지식으로 사회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확실성의 종말’‘먹거리의 역사’‘거의 모든 것의 역사’ 등 베스트셀러 과학서적을 번역했다. ■도정일 교수 문학평론가. 경희대학교 영어학부 명예교수. 대한민국 전역에 세워진 ‘기적의 도서관’을 기획하고 감독한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상임대표다. 잡지 편집장, 동양통신 외신부장을 거쳐 미국으로 유학,1983년부터 경희대학교에서 비평이론 강의를 시작했고 이론교육에 힘을 쏟았다. 특히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와 4년 동안 만나 나눈 논쟁을 담은 책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대담’은 한국 사회 최초의 본격적인 통섭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 [Beijing 2008] 쌍란, 그녀의 아름다운 변신

    쌍란(桑蘭·27)은 12일 베이징올림픽스포츠센터를 찾아 중국남자체조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생생히 지켜봤다. 휠체어에 앉아 박수를 쳤고, 마치 자신의 금메달인 양 환호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꼬박 10년 전인 1988년 7월22일, 제4회 굿윌게임이 열린 미국 뉴욕. 중국 체조의 기대주로서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2년 뒤 시드니올림픽에 참가해 금메달을 딸 꿈에 부풀던 쌍란(당시 17세)은 굿윌게임에 참가, 도마 종목을 연습하다가 그만 추락하고 말았다. 게다가 머리부터 떨어지며 척추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선수 생명은 물론, 설령 목숨을 건지더라도 식물인간이 될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미녀 체조선수 쌍란’은 그때 좌절은커녕 ‘밝은 쌍란’으로 새로 태어났다. 중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 국내·외의 애정과 관심을 받았다. 뉴욕시장,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가수 셀린 디옹 등이 쌍란을 격려하고 재활의 성공을 빌어줬다. 쌍란 역시 재활과정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아 13억 중국인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고, 컴퓨터 키보드를 치기 위해서는 손에 막대기를 고정시켜야 할 정도로 손가락이 굽었지만 쌍란은 결코 낙담하지도, 포기하지도 않았다.1999년 미국 뉴욕스포츠위원회에서 ‘용감한 선수상’을 받았고,2000년 장애인체육대회에서 성화 점화를 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 베이징대학 신문방송학과에 입학, 공부를 계속했고, 비록 체조선수로서는 아니지만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공식사이트의 기자가 돼 여러 경기장을 오가며 ‘베이징올림픽 도우미’로 맹활약 중이다. 이미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성화 봉송 주자로 참여하기도 했던 쌍란은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성화 점화자로도 거론됐을 정도로 중국인들의 사랑은 여전하다. 쌍란의 블로그(http://blog.sina.com.cn/sanglan)에 들어가 그가 올린 사진과 글들을 보면 쌍란의 유쾌하고 밝은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설령 중국어를 몰라도 마찬가지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건희 회장 떠난 삼성] “李회장 지금처럼 조언 해주면 도움될 것”

    [이건희 회장 떠난 삼성] “李회장 지금처럼 조언 해주면 도움될 것”

    이학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부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쇄신안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경영인 체제로 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그룹 회장이나 전략기획실에서 중장기 전략을 세웠다.(그래서)각사 최고경영자(CEO)나 임원들이 확실한 전문경영인으로 비춰지지 않았을 수 있다. 현재 삼성그룹의 각 계열사 CEO들은 전문경영인이다. 회장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로 사별 독자적인 경영이 잘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경영상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있지 않나. -이건희 회장이 지금처럼 회사의 전략적인 부분에 조언도 해주고, 리더십을 발휘해 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사 경영진들은 충분히 회사를 이끌 능력이 있고, 모든 것을 다 갖춘 분들이다. 회사경영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 회장은 명예회장이나 대주주로 남아 조언하나. -이 회장이 말한 대로 경영일선 퇴진이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 ▶이재용 전무의 거취는. -이 전무의 대외활동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정해진 게 없다.5월 중 삼성전자 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이 때 직책이나 일이 정해질 것이다. 이 회장은 이 전무가 주주·임직원·사회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상태에서 승계할 경우 불행한 일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 회장은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결정을 아직 내리지 않았다. ▶차명계좌의 경우 공소시효가 지난 이후 부분만 세금을 내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과거에 내지 않은 세금 모두를 내겠다는 것인가. -공시시효가 지난 세금은 낼 방법이 없을 것이다. 특검 수사 결과 조세를 포탈한 것으로 나타난 부분에서 세금을 내고, 남은 것은 이 회장이나 이 회장 가족이 쓰지 않고 사회에 유익하게 쓰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 제 2인자 ‘10년 영욕´ 마침표 이학수 부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시절 비서실 팀장으로 발탁된 뒤 최측근에서 회장일가를 보좌했다. 지난 1997년부터 회장 비서실장, 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면서 제 2인자로 통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과 함께 퇴진하면서 10년 넘은 제 2인자 자리에서 마침표를 찍게 됐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선거판 얼굴마담 스포츠 스타들

    18대 총선이 겨우 엿새 남았다. 일부 유세장에는 연예인들이 등장한다.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에서도 비중 있는 승부처에는 연예인들이 어김없이 얼굴을 비추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연예인의 이미지와 상관 없이 일단 유세장에 나타나면 군중을 불러들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정치 혐오 때문에 팔짱 끼고 물러서 있던 유권자에게 ‘후보자가 아니라 연예인을 보기 위해’란 작은 명분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다가가면 후보자는 열변을 토한다.‘얼굴 마담’이란 말이 어울리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스포츠 스타라면 어떨까. 지난 3월31일 총선 격전지 가운데 한 곳인 서울 동작을 선거구의 유세장에 부산 아이파크의 황선홍 감독과 안정환 선수가 나타났다.울산 현대 김정남 감독, 프로농구 전주 KCC의 허재 감독, 축구협회 이회택 부회장과 김주성 국제부장까지 나섰다. 협회의 주요 간부와 ‘범현대가’ 구단 사람들이 얼굴 마담으로 나선 것이다. 유세 효과가 작지 않았을 것이다. 황선홍과 안정환이라면 웬만한 연예인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지녔다. 오랫동안 경기력 저하와 관중 감소로 고전했던 부산이 올시즌 재기의 활력을 얻은 것도 두 축구인의 ‘티켓 파워’ 때문이다.그 때문에 과연 그들이 그 시간에 그곳에 있어야 했는지 의아스럽다. 시즌이 개막하면 감독과 선수들은 개인 활동을 최소화한다. 과거처럼 사생활이 거의 없는 합숙은 아니지만, 그래도 경기와 무관한 대외활동을 줄인다. 개인과 구단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면 경기력 강화에 전념하는 것이 시즌 중의 상식이다. 황선홍 감독과 안정환은 전날 부산에서 광주 상무와 정규리그 경기를 치렀으며 곧바로 주중에 벌어지는 컵대회 제주 원정을 준비해야 했다. 울산 김정남 감독도 전북 현대와의 홈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서울로 향했다.허재 감독 역시 KCC가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상태라 여유있는 형편은 아니다. 몇 시간 짬을 냈다고 타박할 일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임원은 개인 목적과 이익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그 자리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정몽준 후보는 바로 이 기구의 부회장이다. 2002년 가을의 일이다. 그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마침 경남에서도 규모가 상당한 사찰에서 큰 법회가 열렸다. 당시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정몽준 회장이 사찰을 방문했는데 축구협회 임직원들이 수행했다. 나는 누군가와 눈을 마주쳤는데, 그는 대단히 어색하고 민망하게 웃었다. 나는 아직도 그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어쩔 수 없지 않으냐.’는 표정을 나는 사당동 한 백화점 앞의 유세단상에 오른 축구인들의 얼굴에서 다시 발견했다.정몽준 후보가 거듭 팔을 치켜세우며 한마디씩 하라고 했지만, 그들은 쑥스럽게 웃기만 했다.그들이 완전한 즐거움을 누리며 생의 온전한 열정을 발산하는 곳은 유세장이 아니라 축구장임을, 난 그 어색한 웃음에서 느꼈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최근 10년 ‘학진’ 게재 논문 전무

    최근 10년 ‘학진’ 게재 논문 전무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0년 동안 학술진흥재단(학진) 통합연구인력정보에 한 건의 논문도 게재하지 않았다.1998년 5월 경기대 통일안보연구원이 발행한 세미나 논문집에 실린 ‘IMF 관리경제와 통일안보정책’이 9번째이자 마지막이었다. 남 후보자는 건국대 학사·영국 에든버러대 석사·영국 런던대 박사에 이어 1983년부터 국방대학원 교수로 활동했으며 1998년 9월부터는 경기대 통일안보대학원(현 정치전문 대학원) 교수로 재직해 왔다. 경기대로 자리를 옮긴 뒤 학진에 게재된 논문이 한 편도 없다는 얘기다. ●대부분 주·월간지, 이익단체 소식지 기고 이는 이명박 첫 내각의 교수 출신 다른 장관 후보자들과도 확연히 비교된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인 김도연 교육과학부장관 후보자는 학계의 거두답게 29년 동안 모두 147건의 논문을 학진에 게재했다. 역시 29년 동안 성심여대와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한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장관 후보자도 중복 게재 논란이 일고 있긴 하지만 모두 36건의 논문을 게재했다. 인하대 법학부 교수인 이영희 노동부장관 후보자 역시 28년 동안 모두 35건의 논문을 게재했다. 실기 중심의 중앙대 연극학과 교수 출신인 유인촌 문화부장관 후보자와 지난해 9월 전남대 응용생물학부 교수가 된 정운천 농수산식품부장관 후보자는 비교 잣대로 삼기 어렵다. 게다가 국회전자도서관에서 학위논문과 학술지 영역에서 상세검색된 남 후보자의 문서 70건 가운데 페이지 수가 10장 이하인 문서는 44건으로 63%에 이르렀고 30장 이상은 5건에 불과했다. 주·월간지나 이익단체 소식지 등에 기고한 글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학진 관계자는 “학진에 게재되는 논문은 페이지 수 등도 구체적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논문의 질적인 측면이 우수하고 논문 심사와 검증시스템으로 객관성을 인정받는 논문이라고 볼 수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같은 교수들 사이에서도 부끄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남 후보자와 같이 북한학을 전공하고 있는 한 교수는 “학진의 등재 및 등재 후보 학술지에 속해 있는 정치학회지, 국제정치학회지 등에 실리지 않는 논문은 질이 떨어진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면서 “25년 동안 9건이라는 건 학자로서 학문적 소양을 닦는 데는 신경쓰지 않고 대외활동에만 매진한 것으로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자녀 교육비 4800만원 이중공제도 남 후보자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유학 중인 아들(24)의 교육비로 매년 700만원(공제한도)씩 3년 동안 모두 2100만원을 소득공제를 받았다.2004년에는 아들과 딸의 교육비로 1400만원을 공제받았다.2003년에는 아들과 딸의 교육비로 500만원(공제한도)씩 1000만원을 공제받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해외 유학 중인 자녀의 교육비도 증빙자료를 첨부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면서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모두 공제 대상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득세법상 맞벌이 부부는 부부 가운데 한 사람만 소득공제를 받아야 하는데, 남 후보자는 부인 엄미숙 교수도 함께 이중공제를 받았다는 것이다. 공제한도가 300만원이던 2002년에는 남 후보자가 300만원, 엄 교수가 600만원을 공제받아 300만원을 이중공제받았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취임식 모인 전직 대통령들

    취임식 모인 전직 대통령들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의 25일 국회 취임식장에는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퇴임 대통령이 자리를 같이 했다. 이달 초 고열과 감기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다 퇴원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최근 다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불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와 함께 취임식 시작 9분 전인 오전 10시51분쯤 단상에 도착했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가운데 가장 이른 시간인 오전 10시40분쯤 단상에 올랐다. 이어 김영삼, 전두환 전 대통령 순으로 입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경호속에 식장에 들어와 취임식 직후 이명박 대통령의 환송을 받으며 고향인 경남 김해로 향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낙향한 첫 역대 대통령이 됐다. 영삼 전 대통령은 연단에 오르면서 “잘 해주길 바라고, 또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지원하기도 했었으니까….”라며 남다른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경제상황 등 대내외 사정이 어렵지만 국민 눈물을 닦아주고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모든 일들을 국민 뜻에 따라 잘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김기수 비서실장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실질적 후원자로 활동하는 등 재임 시절 못지않은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취임식에 앞서 “보혁간에 평화적 정권교체 속에 대통령에 취임하신 것을 축하한다.”며 “안으로는 중소기업과 서민층을 보살피고 남북관계에서 화해협력을 증진시키면서 밖으로는 6자 회담의 성공에 협력해서 한반도와 세계평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고 최경환 공보비서관이 전했다. 올해로 퇴임 5년째를 맞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광주 노벨 평화상 수상자 정상회의를 주관하는 등 남북문제, 평화 이슈 등에 관해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야당으로 바뀐 통합민주당에 여전한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도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특별한 외부활동을 하기보다 재임 당시 전직 장관 등과 회동하는 등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한승수 총리 지명] “당선인 연락받고 1시간반 대화”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승수 총리지명자는 28일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대외활동뿐만 아니라 총리의 대내적 역할을 강조했다. 총리 위상 축소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경험과 ‘경제통’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겠다는 포부다. 한 지명자는 이날 오전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이 당선인과 나란히 입장했다. 이미 이 당선인과 상당한 교감이 있었던 듯 기자회견 내내 서로 미소를 교환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음은 한 지명자의 일문일답. ▶새 총리의 위상과 역할 및 자원외교 복안은.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전세계를 누비며 자원외교를 했다. 당선인도 대통령이 된 후 활동하겠지만 열심히 해서 자원문제를 풀어나가겠다. 또 우리는 좋은 인적자원을 갖고 있다. 이를 해외에 알리면서 우리나라 위상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국보위 전력과 외환위기 책임론 등 과거 전력 논란이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때 충분한 설명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시 우리 경제는 아주 어려웠다.60년대 이후 처음 -3.9%성장률 기록에 물가는 30%이상 상승했다. 당시 학자적 양심으로 안 갈 수도 있었으나 국가 위기를 풀기 위해 갔다. 그 후 입법의원 만들어졌을 때 서울대로 돌아가 5공화국 7년 동안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계 금융시장이 굉장히 어려운 처지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어려워도 잘사는 나라가 있다. 확신하는데 민간부문에서 혁혁한 업적을 세운 이 당선인이 대통령되면 경험을 활용해 밖은 어려워도 경제를 일으키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생각한다. ▶북핵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텐가. -1993년 3월 1차 북핵 위기때 주미대사로 재직하면서 제네바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현장에서 협상과정을 지켜봤다.2차 핵위기가 아직 해결 안 됐지만 6자 회담과 함께 앞으로 더 진전이 있어 잘 해결되길 바란다. ▶총리 내정 통보는 언제 받았나. -24일 이 당선인으로부터 직접 연락 받았고 1시간30분 동안 점심 식사를 하며 국정철학에 대한 말씀을 듣고 뜻이 좋아 이 쪽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당선인과의 인연은. -과거 이 당선인과 일한 적이 한번도 없다. 총리로 지명된 것에 저도 굉장히 놀라고 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양대 사학 차기총장 누구?

    양대 사학인 고려대와 연세대 총장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고대는 이필상 전 총장의 논문 표절 시비 이후 총장서리 체제를, 연대는 부인의 편입학 청탁 의혹으로 정창영 전 총장이 물러난 뒤 직무대행 체제를 꾸려왔다. 고려대는 오는 17일 법인 이사회를 열고 총장후보자 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된 김호영(59·기계공학과), 염재호(53·행정학과), 이기수(63·법학과) 교수 가운데 1명을 총장으로 임명한다. 일단 염 교수가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염 교수는 2002년 16대 대통령후보 TV합동토론회 사회를 맡았고,TV시사프로그램도 진행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데다 추천위 후보 심사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추천위 평가에서 2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이 교수가 지난 16대 총장 선임과정에서 추천위 평가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학내에 신망이 두텁고 인맥관리를 잘한다는 평이 있어 염 교수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김 교수는 학생처장과 교무부총장 등의 풍부한 행정경험을 가진 데다 이공계열 교수들의 지지를 받는다. 연세대는 오는 18일 재단 이사회를 열고 김한중(60·의과대), 이성호(62·교육학과), 주인기(59·경영대) 교수 가운데 1명을 총장으로 선임한다. 이성호 교수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선두주자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교수평의회에서 치러진 총장후보 선출 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추천위에 직접 등록해 교수평의회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교수평의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교수가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태 회계사연맹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는 등 대외활동이 활발한 주 교수도 무시 못할 후보로 꼽힌다.이재훈 이경원기자nomad@seoul.co.kr
  • [스페이스 코리아] 한국, 우주를 품다

    [스페이스 코리아] 한국, 우주를 품다

    ‘스페이스 코리아(SPACE KOREA) 원년이 밝았다.’ 올 한해는 한국 항공우주 분야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여럿 세워진다. 우선 4월에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고산(31)씨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떠난다.6월쯤에는 전남 고흥 외나로도에 ‘나로우주센터’가 문을 열고 연말에는 이 우주센터에서 우리기술로 제작된 인공위성이 발사된다. 점차 지구상의 자원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우주는 그야말로 ‘신천지’다. 이웃 일본과 중국이 이미 달탐사위성을 발사했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탐사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한국이 우주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이유도 더 이상 뒤처지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과학기술부 이근재 기초연구국 우주기술협력팀장은 “달탐사와 유인우주선 발사 등 선진국의 성과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도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불붙고 있는 우주개발 경쟁에 우리도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사실상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4월 8일 오후 8시, 우주로 간다 지난 연말 귀국해 우주과학홍보 등 대외활동을 마친 고산씨는 부후보인 이소연씨와 함께 2일부터 강도 높은 종합훈련에 돌입한다.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진행되는 ‘우주과학 임무 종합훈련’은 우주에서 수행할 우주실험과 똑같은 장비가 사용되며, 우주에서와 같은 절차로 진행된다. 특히, 무중력 상태에서의 우주인 신체형상의 변화를 보기 위한 무릎 연골세포 배양 실험, 대기 및 기상변화 관측 실험, 국제우주정거장 내 소음 측정 실험, 한국음식을 이용한 우주식품 개발 연구 등 기초과학실험 13개와 교육실험 5개를 위해 실험 수행 방법 등을 최종 점검하게 된다. 이들은 우주과학실험 임무훈련을 포함한 국내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친 뒤 12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로 가 1주일간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미국 모듈에 대한 훈련을 수행하고 러시아로 돌아가게 된다. 이어 러시아에서는 우주선 탑승 전까지 지구 귀환시 숲·늪지대 비상착륙에 대비한 지상생존 훈련 등 강도 높은 마무리 훈련에 들어간다. 고씨는 4월 8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 세르게이 볼코프(선장), 올레크 코노넨코(우주비행 엔지니어)와 함께 우주로 출발한다. 고씨는 ISS(국제우주정거장)에서 머물면서 미리 준비해간 장비로 18가지 우주과학실험을 한 뒤 4월19일 귀환하게 된다. ● 세계 13번째 우주센터 완공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외나로도에는 우주를 향한 국민의 염원이 담긴 나로우주센터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495만㎡ 부지에 총 공사비 2649억원을 투입해 2003년 8월 시작된 공사는 4년여만에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발사대 건설과 부두 공사를 끝으로,3월 건축공사에 이어 6월 토목공사가 완료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 우주센터 보유국이 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2개국이 모두 26개의 우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이 10개를 보유해 가장 많고 러시아와 중국이 3개, 일본이 2개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인도, 프랑스, 브라질, 카자흐스탄, 호주, 파키스탄, 캐나다 등도 각각 1개를 갖고 있다.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발사대 시스템을 비롯해 발사 통제동(MCC), 위성시험동, 발사체 종합조립동, 고체 모터동, 광학장비동, 우주체험관(교육홍보관), 추진기관 시험동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나로우주센터에서는 연말 국내에서 만든 발사체(로켓)로 우리 위성이 자력으로 발사된다. 이곳에서 발사될 과학기술위성 2호는 벌써 제작이 완료된 상태다. 현재 자력으로 위성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등 8개국이며 한국이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 9번째 국가가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고산·이소연 인터뷰 “우주인 기사가 흥미위주로만 실려 아쉬워” “정치할 생각 없냐고요? 제 꿈은 우주제국 건설인데요. 소연씨는 러시아어 시간에 미래희망이 대통령 부인이라고 하더라구요.” 지난해 3월 러시아로 출국한 후 쉼없이 달려온 한국 최초 우주인 고산(31)씨와 부후보 이소연(29)씨는 짧은 휴가가 마냥 즐거운 모습이었다. 교육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풀어놓으며 민감한 질문은 농담으로 받아 넘기는 여유도 보였다. 지난 연말 귀국한 이들이 받은 겨울휴가는 딱 일주일.2일부터는 대전 항공우주연구원에서 다시 훈련이 시작된다. 이씨는 “8월에 오고 12월에 왔으니까 4개월 만인데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시간이 빨리 흐른 것 같다.”면서 “금방 4월이 오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말했다. 고씨는 우주인 프로젝트와 관련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냈다. 고씨는 “러시아 인터넷이 느려서 동영상은 못 보고 뉴스검색을 가끔 하는데, 우주인 기사가 흥미위주로만 실리고 의미는 축소되는 것 같다.”면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이제야 우주인을 배출한다는 것은 오히려 늦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도 “발사체 기술이나 유인우주선 기술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는데, 아직까지 유인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는 국가가 몇 곳 안 된다.”면서 “어린이들에게 우주인을 꿈꿀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훈련과 실제 우주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과 실험 결과를 한국이 갖게 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고씨는 “언론이 이 같은 부분을 강조해줘야 한국 우주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부탁했다. 훈련을 받고 있는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 관한 얘기들도 털어놨다. 이씨는 한국 문화 홍보대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지난 추석 때는 우주인들을 모아 놓고 송편을 만들기도 했고, 비빔국수나 콩국수를 만들어서 모두들 즐거워했다고 한다. 고씨는 “엘리트인 훈련교관들이 군인 신분이다 보니 수입이 낮다는 점에 놀랐다.”면서 “교관 하나가 집으로 초대해 보드카를 대접했는데, 알고 보니 돈이 없어서 에탄올에 물을 섞은 술이었다.”고 말했다. 부후보인 이씨가 고씨 대신 우주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없을까. 이씨는 “러시아에서 그런 일이 두 번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예전에는 3명으로 이뤄진 팀 중 한 사람만 문제가 생겨서 팀이 통째로 교체됐는데, 요즘은 특정 임무 담당자만 바꿔도 문제가 없다는 점이 증명돼 가능성이 더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한국 우주개발사업 로드맵 “우주인 배출은 한국이 우주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는 첫 걸음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더욱 높은 곳에 있습니다.” 과학기술부는 지난해 발표한 ‘우주 개발사업 세부실천 로드맵’에 대해 “과정을 건너뛰지는 않지만, 최대한 빨리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한 계획표”라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수립된 ‘우주개발 진흥 기본 계획’에 따라 연말 완성된 로드맵은 향후 10년 이상의 우주개발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담고 있다. 로드맵은 발사체, 우주탐사, 인공위성, 위성활용 등 4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역시 우주탐사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우리나라는 2017년 달 탐사위성 1호(궤도선) 개발사업에 착수해 2020년 발사하며,2021년에는 탈 탐사위성 2호(착륙선) 개발사업을 시작해 2025년에 쏘아올린다. 이 밖에 인공위성의 경우 저궤도 실용위성은 다목적 실용위성 3호 등을 통해 2012년까지 시스템 기술,2016년까지 본체 기술을 자립화한다. 소형위성은 2010년 과학기술위성 3호를 발사한 뒤 3∼4년 주기로 100㎏급 마이크로위성을 발사하고, 매년 2기 내외의 1∼10㎏급 나노 및 피코 위성을 개발하게 된다. 기술 자립도가 가장 낮은 발사체는 올해 170t급 소형위성발사체(KSLV-Ⅰ)를 발사하고 2017년까지 300t급 한국형 발사체를 자력으로 개발하며 2026년까지 우주탐사용 위성발사가 가능한 우주운송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이같은 계획을 구체화시킨 것은 미국, 러시아 등 일부 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우주개발 경쟁이 세계 각국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은 유인우주선을 발사한 경험이 있고, 일본은 10년간 모두 440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달 탐사선 ‘가구야’를 발사한 데 이어 2013년에는 착륙선을 달에 보낸다. 인도도 오는 4월 달탐사선 ‘차드라얀 1호’를 쏘아올린다. 과기부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우주탐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구 자원 고갈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달에는 핵융합발전의 원료인 헬륨3가 엄청나게 매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우주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스티븐 호킹 박사도 무중력 체험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우주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입니다. 오히려 무중력은 핸디캡이 있는 이들이 좀 더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국내 임무훈련을 위해 일시 귀국한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고산(31), 이소연(29)씨는 24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반인들이 우주여행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고씨는 “우주인 배출 사업은 일각에서 나오는 비판처럼 단순한 관광이 아니다.”라면서 “본격적인 우주경쟁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씨 역시 “직접 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과 책으로 읽은 지식은 분명히 다르지 않으냐.”면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참여할 우주정거장 공동 프로젝트나 달탐사선, 우리 기술로 유인우주선을 쏘는 일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쌓은 경험이 밑바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연말까지 우주과학 홍보 등 대외활동을 한 뒤 내년 1월2일부터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우주과학 임무 종합훈련을 받게 된다. 한국우주인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수행할 우주실험과 관련된 장비는 이미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러시아에서 인증을 마친 상태다. 일부 실험장비는 내년 2월 초 발사되는 무인 화물 우주선 ‘프로그레스호’에 실려 먼저 이송된다. 고씨는 “우리 기술로 우주실험 장비를 만들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무중력 상태에서 무릎 연골세포가 어떻게 배양되는지 등 일부 실험은 러시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주인들은 실제 우주선과 똑같은 시뮬레이터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창밖으로 본 지구’와 ‘훈련에 임하는 러시아 우주인들의 자세’를 꼽았다. 고씨는 “시뮬레이터 창밖으로 보이는 지구 풍경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탄성이 저절로 흘러나왔다.”고 밝혔고 이씨는 “함께 놀며 장난을 치던 우주인들이 실제 훈련에 돌입하는 순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심각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며 느낀 바가 많았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유아 심리백과 펴낸 연세대 의대 신의진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유아 심리백과 펴낸 연세대 의대 신의진 교수

    전혀 다른 남녀가 만나 결혼하고 중년부부가 되면 ‘꼭 오누이 같다.’는 말을 듣게 된다. 왜 그럴까. 행복한 공동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행동 또한 유사해지기 때문일 것이다.‘로렌츠의 법칙’이란 게 있다.1973년 노벨상(생리·의학)을 받은 오스트리아 학자 로렌츠(Konrad Lorenz)에 의해 생겨난 말이다. 로렌츠는 인공부화로 갓 태어난 새끼 오리들은 사람과 1시간만 같이 있으면 어미오리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생후 초기의 본능적인 행동을 각인(imprinting)이라고 불렀다. 각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극에 노출되는 시기가 매우 중요하며 이를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고 했다. 이처럼 어린 동물들은 처음으로 눈과 귀 그리고 촉각으로 경험하게 된 대상을 부모로 생각하고 따라다니게 된다. 새들의 경우도 생후 50일 동안 경험한 대상을 부모로 알고 쫓아 다닌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사람은? ●조기교육 비판한 책 20만부 이상 팔려 우선 몇가지 문제를 예시해 보자.▲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대(大)자로 누워 생떼를 부린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아이를 따로 재우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아이에게 조기교육은 과연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어린 아이를 키우는 이 시대의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궁금증들이다. 누구나 그러하듯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예상치 못한 돌출행동에 적잖이 당황한다. 막무가네로 떼를 쓰며 울다가 눈이 뒤집혀지는 광경에 놀라 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부모들은 아이 교육을 위한 ‘시기와 방법’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는 6세 이전에 많은 성장을 하며 70%의 자아가 완성된다.’고 한다.6세 이전의 상황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때문에 유아교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자란 20년후의 인생을 그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고민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지침은 없을까.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신의진(44) 교수. 칼럼연재와 책자발간 등을 통해 올바른 유아교육이 어떠한 것인지 꾸준히 설파한다. 특히 2000년 조기교육을 비판한 책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를 펴내 20만부 이상 팔리며 많은 부모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또 ‘느림보 학습법’‘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 ‘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한다’ 등을 잇달아 출간해 베스트셀러 저자로서 위치를 굳혔다. 뿐만 아니라 ‘느림보 학습법’을 제외한 대부분의 저서가 중국어와 일본어로 번역, 출간되면서 국외 초청강의를 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런 그가 최근 600여쪽에 달하는 ‘아이 심리백과’를 펴내 또 한번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소아정신과 의사가 그저 그렇게 펴낸 책이려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신 교수가 직접 두 아이를 키우며 지난 10년여 동안 무려 50만명에 달하는 엄마들의 고민을 상담해 오면서 사례별로 모은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국내 처음으로 집대성했다. 예를 들어 ‘왜 우리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우는 걸까.’‘지겨운 밥상머리 전쟁, 끝낼 방법은 없을까.’‘우리 아이는 도대체 왜 이렇게 산만할까.’‘말늦은 우리 아이 혹시 발달장애는 아닐까.’ 등 온갖 불안과 고민들을 해결하고 예방법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말 그대로 21세기 육아의 지침서. ●10여년간 50만명 엄마들 고민 상담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실에서 신 교수를 만났다. 그는 ‘로렌츠의 법칙’을 예로 들면서 “사람은 3년이면 부모의 품을 안다.”면서 6세까지는 부모나 주변의 자극에 의해 인성이 대부분 결정되는 시기라고 했다. 그만큼 유아교육이 중요한데도 우리 사회나 국가정책은 선진국에 비해 훨씬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의 주장과 논리는 철저한 현장경험에서 비롯된다. 한달에 평균 600여명의 부모·아이들과 상담을 하며 예약 대기 리스트만 6개월에 이를 정도로 그의 진료창구엔 북새통을 이룬다. 올 한해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환자 중 전체 진료과목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초진기록을 세울 정도. 그는 “10여년 전보다 상담사례가 다섯배나 늘었다.”면서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증했으며 최근들어 경제사정과 이혼 등으로 무너지는 가정이 많고, 또 학교폭력과 아동 성폭력 등 사회불안 요인들로 인해 아이들의 정서나 성격에 적지 않은 장애가 생겨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학강단과 병원진료 외에 틈틈이 서울 마포에 위치한 ‘해바라기 아동센터’에서 성폭력 피해·가해 아동 등을 상대로 3년째 상담 및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상담하러 온 부모들을 만나면 ‘요즘 애들이 왜그런지 모르겠다.’는 말로 짜증부터 부립니다. 이는 아이의 입장에서, 심리상태를 이해 못해서 그렇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키운다는 뜻이지요. 예를 들어 갓난아이가 열차 안에서 막 울 때 어떤 부모들은 ‘왜 이러니.’ 고함치기도 하고 ‘울지마 아가야.’ 달래기만 합니다. 이때 아이의 귀를 살짝 막아 보십시요. 뚝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아이가 주위 소리에 민감했기 때문이지요.” 아울러 답답한 물건들이 주위에 많으면 아이가 크게 울면서 자지러지게 되는데 이때 엄마의 입장에서 다그칠 경우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한다. 또한 “우리나라 아이들은 6세 이전에 피아노, 발레, 학습지 등 과외만 7개나 시킨다.”면서 이는 아이의 뇌에 엄청난 스트레스만 가중시킬 뿐이다.”면서 엄마들의 조급증으로 아이들에게 조기교육시킬 경우 고문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방해만 안하면 스스로 글자도 익힌다는 것. 즉 아이들은 발달속도에 따라 어떤 것에 관심을 보이며, 이는 곧 뇌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이때 도와 주면 된다는 설명이다. 학습이 늦어서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 그런데도 경제활동에 쫓긴 나머지 어른들이 설정한 목표와 기준에 맞춰 아이들을 몰아붙이는 것은 아동학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선후보들 육아정책 어른중심적이고 획일적” “17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내세운 육아정책을 짚어 보면 대부분 획일적이고 어른 중심적 사고로 돼 있습니다.‘발달과학’은 국력과 관계 있으며 노벨상을 탈 수 있는 가장 빠른 분야이기도 하지요. 창의적인 인재발굴은 우리나라가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지름길이며 특히 6세 이전까지의 육아정책이 가장 중요합니다.”사람 중심의 사회에선 유능하면서도 행복하고 타인들에게 공익을 줄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 신 교수의 거듭된 철학이다. 현재의 대학입시에 편중된 값싸고 질떨어지는 교육정책은 더 이상 진행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보육시스템이 좋은지 나쁜지 아동들의 스트레스호르몬 수치를 재보면 금방 알 수 있다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보육시스템 점검 또한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4년 부산 출생. ▲83년 부산혜화여고 졸업. ▲89년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95년 동대학 박사과정 졸업. ▲96∼98년 미 콜로라도대학 소아정신과 연수. ▲98∼2006년 연세대 의대 정신과 전임강사 및 조교수. ▲06∼현재 연세대 의대 부교수. # 대외활동 해바라기아동센터 운영위원장,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인권 전문위원, 청소년위원회 자문위원 등. #주요저서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느림보학습법, 아이보다 더 아픈 엄마들,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 현명한 부모는 자신의 행복을 먼저 선택한다, 아이 심리백과 등.
  • 李 대외활동 일부 중단… BBK 피로증?

    李 대외활동 일부 중단… BBK 피로증?

    ●“결백 밝혀줄 때까지 답답하지만 기다려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23일 BBK 의혹에 대해 강한 톤으로 결백을 주장했다. 검찰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 후보는 또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오후 일부 일정을 전격 취소해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 후보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저의 주가조작이라든가 BBK 소유관계(등에 대해)를 검찰이 분명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검찰이 (후보)등록 때까지 발표를 안 하면 기소할 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답답하지만 기다려야 한다.”면서 ‘비장감’을 내비치기도 했다.25일까지 안 되면 다음달 5일에라도 자신의 결백을 밝혀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저는 검찰이 이 시대의 역사적 소명을 할 것으로 본다. 또 그렇게 믿고 싶은 심정이다. 검찰이 그렇게 할 것이라는 기대와 어느 정도의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소유할 수는 있지만’발언 논란 이 후보는 이어 “여러분께서도 주가를 조작하면서 회사는 소유할 수는 있지만, 안 한 것을 했다고 하는 그 문제에서 제가 분명한 얘기를 말씀드린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가 적어도 BBK 소유는 시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성 원내공보부대표는 “이 후보가 BBK가 자신의 소유임을 인정한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결백을 강조하려는 이 후보 특유의 화법이라고 반박했다. 박형준 대변인에 따르면, 이 후보의 진의는 ‘제가 주가를 조작하고, 또 소유하지도 않은 BBK를 소유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주가조작하지 않았고,BBK도 소유하지 않았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라디오 출연 등의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모 언론사가 초청한 미술전 행사에는 주최측의 간곡한 요청으로 잠시 참석했다.“목소리가 심하게 쉬어서”라는 게 이유였다. 실제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의 목소리는 심하게 갈라져 있었고, 연신 물로 목을 축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하지만 이 후보가 이런 이유로 일정을 취소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BBK 파문 확산에 따른 여파가 아니냐는 추측도 일었다. 마침 한나라당은 전날 “BBK를 주제로 한 토론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이 후보측은 “향후 일정도 몸 상태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말해, 대외 활동을 당분간 중단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상연 한상우기자 carlos@seoul.co.kr
  • [공직 인맥 열전] (13) 산업자원부(중)

    [공직 인맥 열전] (13) 산업자원부(중)

    산업자원부 국장단은 행정고시 25회 출신이 주축이다. 장·차관을 비롯해 서울고 출신도 유난히 많다. 한때 뚜렷했던 ‘산업통’과 ‘자원통’의 구분은 희미해졌다.1993년 김철수 장관이 “화학적 융합이 필요하다.”며 인사를 뒤섞었기 때문이다. 직함도 관가에서는 낯선 본부장·팀장이다. 기업 마인드를 도입한 산물이다. ●‘산업통´ ‘자원통´ 구분 희미해져 1급(차관보) 승진의 0순위 자리로 꼽히는 산업정책관은 행시 25회의 안현호 국장이 맡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정책의 큰 틀을 결정하는 부서다. 노사·환경문제까지 얽혀 있어 뚝심이 요구된다. 선이 굵은 안 국장은 그래서 적임자로 꼽힌다.‘균형발전’의 초석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2000년 입지환경과장 시절, 전국 지도를 들고 다니며 균형발전 정책을 밀어붙였다. 좋고 싫음이 분명해 주위에 적도 있다. 강력한 라이벌은 행시 동기인 조석 에너지정책기획관이다. 종전까지는 조 국장이 다소 앞서왔으나 안 국장이 수석국장을 꿰차며 앞으로 치고 나가 승부가 흥미진진해졌다. 조정력이 강점인 조 국장은 갈등을 잘 처리한다. 경주 방폐장도 무난하게 조정했다. 이름처럼 ‘조석(밤낮)으로’ 열심이다. 가끔 열성이 지나쳐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안철식 에너지산업본부장과 진홍 지역산업균형발전기획관도 25회의 빼놓을 수 없는 핵심주자들이다. 안 국장은 전형적인 ‘보스형’이다. 민원이 많은 전력·가스·석탄 산업을 맡고 있지만 그가 맡은 뒤로 잡음이 사라졌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진 국장은 여·야 모두가 반대한 참여정부의 2단계 균형발전을 관철시키느라 마음고생이 심했다. 일을 몰아서 하는데도, 새는 틈이 별로 없다. 그래서 ‘벼락치기의 달인’으로 불린다. 국장 서열 ‘넘버3’인 김경식 산업기술정책관은 ‘젠틀맨’(신사)이라는 별명답게 돈을 주무르는 데도 잡음이 별로 없다. 연구개발(R&D) 기금을 배정한다. 사무실이 늘 대학 총장들로 붐비는 이유다. 결단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도 있다. 자동차·조선·철강 등 ‘굴뚝주’를 담당하는 최평락 기간제조산업본부장과 전자·바이오 등 ‘첨단주’를 관리하는 김호원 미래생활산업본부장은 23회 동기다. 최 국장의 성실함은 정평나 있다. 본부 과장 경력이 짧은 게 흠이다. 김 국장은 아이디어 뱅크다. 때로 정책결정이 다소 늦다는 지적도 있다. ●안현호 정책관·조석 기획관 ‘라이벌´ 김정관 에너지자원개발본부장은 안철식 국장과 더불어 산자부에 몇 남지 않은 ‘오리지널 자원맨’이다. 해외 유전개발의 주역이다. 순간 판단력이 뛰어난 반면, 대외활동에 다소 소극적인 편이다. 김동수 감사관은 일처리가 깔끔하면서도 성격이 원만해 위아래 평이 두루 좋다. 대표적인 ‘KS’(경기고-서울대)다. 실력에 비해 관운이 따르지 않는다는 평가다. 김경원 전기위원회 사무국장도 다채로운 경력과 달리 외곽에 머물고 있다. 산자부의 ‘입’인 정재훈 홍보관리관은 관가의 핵심요직으로 불리는 ‘공(공보관)·비(비서관)·총(총무과장)’ 가운데 두 가지(공·총)를 경험했다. 관가 사정에 밝고 큰 흐름을 정확히 짚어내 기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파견 나가 있는 김재홍 국장과 더불어 26회에서 가장 먼저 국장을 달았다. 오정규 무역투자진흥관과 홍지인 통상협력기획관은 부처교류 차원에서 재정경제부와 외교통상부에서 각각 옮겨왔다.‘거쳐간다.’는 생각 없이 친정 부처처럼 열심히 해 내부의 평이 좋다. 박성수 무역조사실장도 ‘초스피드 착근’에 성공한 외인부대다. 올 1월 기업체 임원(SK네크웍스) 자리를 박차고 나와 개방형 공모를 뚫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부시 3차대전 일으키려 한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앙숙’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또 직격탄을 날렸다. 카스트로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쿠바 관영매체에 기고한 ‘부시, 기아와 죽음’이란 글에서 ”식량을 연료로 바꾸겠다는 부시의 정책에 따라 대규모 기아 사태의 위험이 가중됐다.”면서 “부시는 핵무기를 이용해 제3차 대전을 일으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24일 부시 대통령의 대 쿠바 신정책 발표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카스트로 의장은 “부시는 쿠바에서의 변화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해 군사적으로 쿠바를 점령하는 것에 해당하는 조치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토니 프라토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쿠바 신정책과 관련,“언론과 집회의 자유, 공정한 경쟁을 통한 선거, 정치범 석방 등을 거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7월 장출혈 수술 이후 위독설에 시달려온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 14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깜짝 인터뷰를 하는가 하면 21일 쿠바 지방선거에 직접 투표하는 등 대외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멕시코시티 연합뉴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건강 먼저… ‘요양’ 사업 먼저… ‘활보’

    지난달 잇따라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와 함께 사회봉사를 명령받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정 회장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남북정상회담 방문단의 일원으로 북측을 방문했다. 김 회장은 악화된 건강을 추스르고 있다. ●김승연회장, 일본 머물며 치료구치소 수감 중 입원할 만큼 건강이 악화된 김 회장은 지난달 17일 ㈜한화 대표이사직을 사퇴한 뒤 출국해 일본 모처에 머무르며 약물치료와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휴식을 취하는 데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국내보다는 해외가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보호관찰소의 허락을 사전에 받았다.”고 전했다.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사람이 출국하려면 보호관찰소의 허락을 받아 출입국관리소에 신고해야 한다. 김 회장은 최장 3개월간 해외체류를 허락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 내용이 적시되지 않은 200시간의 사회봉사는 귀국 직후 보호관찰소와 협의하기로 했다. 한화측은 “하루 8시간씩 한 달간 봉사하도록 계획이 잡혀 있고, 보호관찰소에서 내용을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정몽구회장, 봉사계획 못잡아 반면 정 회장은 대외활동에 전념하면서 판결 직후 검찰의 상고에 따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사회봉사 계획은 잡지 못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정 회장에게 1조원 상당의 사재 출연과 ‘준법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신문기고 등의 사회봉사 명령을 내린 상태다. 두 그룹은 회장의 사회봉사 명령과는 별개로 사회봉사 활동에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달 중순 사회봉사단을, 현대·기아차그룹은 정·관계와 종교·시민단체 등으로 사회공헌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인 사회봉사 활동을 천명했다. 두 그룹 관계자는 “이들 단체가 그룹 총수의 사회봉사활동을 보조하며 함께 활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영화 ‘어머니는… ’으로 돌아온 하명중 감독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영화 ‘어머니는… ’으로 돌아온 하명중 감독

    ‘카라마조프적인 힘’이었을까. 오랜 세월이 지나다 보면 그렁저렁 타인이 될 법도 한데 질기도록 끈끈히 이어지는 흔치 않은 ‘인연’이 여기 있다. 한 사람은 소설가, 또 한 사람은 암울한 시대에 불처럼 살다가 요절한 영화감독으로 시작된다. 그러니까 1975년. 미국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돌아온 하길종(1941∼79) 감독, 그리고 네살 아래인 소설가 최인호.30대 청년인 둘은 영화 ‘바보들의 행진’으로 만났다. 하 감독은 그 이전부터 서울대 불문과 시절 시인 김지하씨와 친하게 지내는 등 문단의 지인들과 교류도 많았다. 최 작가의 원작인 ‘바보들의 행진’은 1970년 대학가의 풍속도와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그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병태’와 ‘영자’ 하면 40대 이상의 팬들에겐 “아, 그때!” 하며 새삼 추억의 잔을 들어올리곤 한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으로 최인호와 인연 이후 하 감독은 최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속 별들의 고향’(1978년)과 ‘병태와 영자’(1979년) 등을 연출,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병태와 영자’가 한참 상영 중이던 1979년 2월28일 하 감독은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져 안타깝게도 세상을 일찍 떠나고 말았다. 시간이 흘러 2007년 9월 어느날. 최 작가는 20년 만에 아주 특별한 나들이를 했다. 자신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의 시사회장을 찾은 것. 영화 감상이 끝난 직후 최 작가는 “처음에는 자신의 어머니를 팔았다는 느낌에 다소 거북했지만 중반 이후에는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고 감회어린 고백을 했다. 아울러 최 작가는 이 영화를 연출한 하명중(60) 감독과 자연스럽게 만났다. 하명중 감독은 다름 아닌 하길종 감독의 친 동생. 오랜만에 만난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껴안으며 ‘사모곡’을 합창했다. 최 작가는 하명중 감독보다는 두살 위. 하지만 30여년 전부터 대략 말을 튼 사이였다. 최 작가는 “길종이 형을 형님으로 모셨으니, 이 친구와는 얼렁뚱땅 말을 놓았다. 내가 이 하씨 형제하고 무슨 인연인지, 참 질긴 인연이야….”라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하기야 최 작가로서는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어 머리가 희끗희끗한 지금에 와서도 그의 동생과 또 다시 영화로 만났으니 말이다. 게다가 하 감독의 두 아들(상원·준원)이 배우와 프로듀서로 이번 영화에 참여해 형-동생-아들까지 대를 잇는 소중한 인연을 만들었다. 하 감독의 부인 박경애씨(뤼미에르 극장 대표) 또한 이번 영화의 제작자로 나서 그 의미를 더해 준다. 하 감독은 4년 전 최 작가의 신작 ‘어머니는∼’가 발간됐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 광화문의 한 서점으로 달려가 그 자리에서 죄다 읽었을 정도로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 작가는 “미처 ‘어머니는∼’에서 담지 못한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2권을 집필하겠다.”고 밝혀 하씨 형제와의 인연은 계속될 전망이다. ●영화 ‘땡볕´으로 스타감독 반열에 하 감독은 소위 ‘딴따라 인생’ 40년 동안 광고 모델 한번, 밤무대 한번 나가 본 적이 없으며 오직 영화로 얻은 이름, 영화에서 얻은 모든 것들을 관객들에게 돌려 드리고 싶다는 철학을 평소 피력해 왔다. 피는 못속이듯 형처럼 올곧은 성품의 발로라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서울 강남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하 감독과 마주 앉았다. 그에게는 이번 영화가 ‘땡볕’(1983년) ‘혼자 도는 바람개비’(1990년) 이후 17년 만의 연출 복귀작인 셈. 특히 오락영화가 판치는 요즘, 가족과 어머니에 대한 화두를 추석 극장가에 과감히 던졌다는 점에서 간단치 않은 용기와 열정을 보여 준다. 특히 나이 60에 제2의 감독인생을 향한 첫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연륜답게 세심한 손길로 어머니의 절절한 사랑을 스크린에 담아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실 그는 사회성 짙은 영화를 주로 만들었다. 베를린영화제에 출품했던 ‘땡볕’은 일제 강점기 척박한 삶을,‘태’는 섬 주민을 속이며 착취하는 지주(군부 독재자)의 횡포를 그렸다. 이후 소년가장의 수기를 바탕으로 ‘혼자 도는 바람개비’를 통해 시대적으로 굴절된 사회에서 어떻게 생존하는가를 다뤘다. “점점 가족이 해체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과연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또 어디에 서 있는지, 인생을 너무 가벼이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로소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 우린 어머니의 소중한 사랑을 알았을 땐 어머니는 벌써 저만치 가버리고 말거든요. 저희 어머니는 제가 태어난 지 15개월 만에 돌아가셨어요. 결국 어머니의 친정 고모 되시는 분이 저랑 제 형을 키웠지요. 최인호씨의 책을 읽으면서 낳아준 어머니랑, 키워준 어머니(할머니)의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어머니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영화를 통해)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인생 40년… 제2감독인생의 첫작품 하 감독은 폭력과 인성파괴의 영화가 난무하는 요즘 세태를 지적하면서 “우리나라의 참영화와 참사랑을 한번 얘기해 보자, 또 영화를 통해 씻김을 하고 기쁨과 행복을 찾아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 영화 개봉에 앞서 신병훈련소에서 시사회를 가졌다.“잠시 어머니를 떠난 이들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채워 주기 위해서이며 앞으로 교도소에도 필름을 갖고 찾아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디스크수술 부위가 터져 재수술하는 등 고생도 많이 겪었다고 귀띔했다. 화제를 바꿨다. 대외활동이 없던 지난 17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했다.“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영화현장을 자주 찾아 다녔다. 할리우드에서 조디 포스터도 만나고 쉰들러리스트의 리엄 니슨, 그리고 유명한 시나리오작가와 영화감독 등을 많이 만났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작법과 영화연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터득하게 된 소중한 기간이었다고 부연했다. 하 감독은 1965년 문희 남정임 백일섭 이정길 등과 함께 KBS 공채 5기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당시 드라마 ‘연화궁’에 출연할 때 홍콩 쇼브러더스의 란란쇼 회장의 눈에 들어 1967년 홍콩으로 건너가 한류스타 1호로 기록된다. 본명인 ‘하명종’(河明鐘) 대신 ‘하명중’(河明中)이란 예명을 쓴 까닭도 여기에 있다. 체류 기간 중 ‘12금전표’라는 무협영화에 출연했다. 일본 도호영화사의 초청을 받아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다시 옮겼으나 귀화를 권유해 이를 과감하게 뿌리치고 1969년 귀국했다. 영화계 데뷔는 올해로 40년째.1967년 ‘너와 나’로 시작된다. 이후 ‘탄야’‘태’‘바보사냥’ ‘깃발없는 기수’ ‘사람의 아들’ 등 70∼80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 스타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극장 경영은 아내가 맡아서 하고….‘어머니는∼’가 제2의 영화 인생 시작인 만큼 앞으로는 오로지 영화만 하렵니다. 내년에요? 2008년에 맞는 시대영화를 만들 생각입니다.” 하 감독의 식구들은 모이기만 하면 영화얘기로 꽃을 피운다. 첫째 상원(34)씨는 배우로 활동하면서 최인호 작가의 소설 ‘몽유도원도’의 제작을 준비 중에 있다. 둘째 준원(31)씨는 ‘괴물’의 시나리오를 공동집필한 작가이며 곧 감독으로 데뷔할 예정이다. 글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1947년 부산 출생. ▲65년 KBS탤런트 공채5기. ▲67년 영화 ‘너와 나´로 데뷔, 홍콩 영화계 한국배우 1호 진출. ▲71년 한국연극영화예술상 신인상, 청룡영화상 신인상. ▲73년 한국연극영화예술상 연기상, 아시아영화제 주연상 ▲83년 대종상 신인감독상. ▲84년 ‘땡볕´ 감독, 베를린영화제 출품. ▲90년 ‘혼자도는 바람개비´ 감독. # 주요 출연작 바보들의 행진(75), 불꽃(75), 발가락이 닮았다(76), 목마와 숙녀(76), 고교얄개(76), 한네의 승천(77), 느미(79), 사람의 아들(80), 태(85) 등 80여편.
  • 박근혜 “앞으로도 바른정치 하겠다”

    박근혜 “앞으로도 바른정치 하겠다”

    지난달 20일 경선 패배 후 사실상 칩거해온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다음달부터 대외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새달 3일 모교인 서강대의 개교 50주년 기념 행사와 9일 지역구에서 열리는 달성군민의 날 행사 등에 참석하는 일정이 당장 눈에 띈다. 경선 불복으로 점철된 우리 정치사에서 박 전 대표의 행보는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그는 이명박 대선후보의 선대위 등 공조직에는 몸담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대선 국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단 박 전 대표는 지난 7일 이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당원으로서(돕겠다.)”라고 언급한 상태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27일 “앞으로 국회와 지역구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박 전 대표에게 쇄도했던 각종 요청에 대해 활발히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만 말해 궁금증을 더했다. 박 전 대표가 경선에서 자신을 도왔던 수백명의 인사에게 추석에 보낸 감사의 편지에 담긴 내용에서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유난히 더웠던 지난여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발적으로 고생해 준 한 분 한 분의 모습이 눈앞에 떠오릅니다. 나라를 바로 살리고 선진국을 만들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던 그 소중한 뜻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사랑을 항상 마음 깊이 간직하고 여러분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바른 정치를 하겠습니다.” 박 전 대표가 말하는 ‘바른 정치’란 무엇일까.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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