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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서민” 與 이번엔 일자리… 촛불 든 野 “무효 안되면 폐기”

    ■한나라 국면전환 박차 한나라당이 ‘부자 증세’(일명 버핏세) 도입을 검토하는 데 이어 일자리 정책의 기조를 ‘비정규직 채용’에서 ‘정규직 취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친서민 대책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강행에 따른 부담을 해소하고, 내년 총선에서 서민들의 표심을 얻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나라당 정책위 관계자는 25일 “정부가 제출한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예산은 청년인턴 등 비정규직 채용이 대부분”이라면서 “정규직 채용사업으로 예산안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정부가 중소기업 청년인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배정한 1539억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삭감하는 대신 정규직을 고용하는 새로운 사업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당은 또 세출 예산의 용도를 재조정해 일자리와 복지 등 민생 분야 예산으로 2조원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당내 개혁 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도 최근 회동에 이어 개별 의원 간 접촉을 갖고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등을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민생이 나아지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비정규직 문제를 꼽고 있다. 유사 노동의 경우 임금과 근로 조건 등에서 차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비정규직 대책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중장기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추가적인 임금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민본21은 대기업들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이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당에 요구하기로 했다. 민본21은 또 ‘부자 증세’를 위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소득세 최고 세율 구간(1억 5000만원 또는 2억원 초과)을 새로 만들어 40%의 세율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이는 당 지도부와도 보조를 맞춘 것이어서 당내 증세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준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일각에서 (부자 증세를) 반대하고 있지만 법은 국회에서 만드는 것인 만큼 정책위에서 충분히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예산 국회를 맞아) 필요할 경우 조세제도의 보완 문제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황 원내대표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대책과 관련, “필요시 여야특위를 만들고 당정협의와 여·야·정협의체도 재가동해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민주 장외투쟁 본격화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에 반발하며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주말에는 민주노동당 등 다른 4개 야당과 함께 범야권 한·미FTA 비준 무효 궐기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민주당의 대여(對與) 공세의 선봉에는 정동영 최고위원이 섰다. ‘날치기 한·미 FTA 무효화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 최고위원은 FTA 비준을 백지화하는 투쟁을 벌이되 여권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총선과 대선 승리를 발판으로 한·미 FTA 폐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미 FTA 무효화투쟁위원회는 25일 오전 첫 회의를 갖고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 야 4당과 ‘한·미 FTA 비준 무효 범국민행동본부’ 등 시민세력들과 공동 대응하는 장외투쟁 계획을 세웠다. 손학규 대표는 야권 대통합에 집중하고 정 최고위원은 FTA무효화투쟁에 주력하는 역할 분담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우선 수도권을 4개 권역으로 나눠 매일 권역별로 돌아가며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한·미 FTA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26일에는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국민심판대회’에 동참하기로 했다. ‘나는꼼수다’로 인기몰이를 한 옛 열린우리당 출신 정봉주 전 의원과 최재천 전 의원이 사회를 맡는 등 민주당이 전면에서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헌법재판소에 비준 무표화 헌법소원을 내기 위한 법적 검토 작업에도 착수했다. 정 최고위원은 “진정한 국회는 의사당이 아니라 광장에 있다. 죽을 각오로 맞설 때 민주당의 활로가 생긴다.”면서 “날치기 FTA 폐기를 선언하고 재협상하는 걸 당론으로 재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FTA 무효화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미국 정부에도 이런 내용을 담은 공한을 보내기로 했다. 손 대표도 “지금 당장 무효화를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내년도 총선,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교체를 해서 이번 비준을 무효화하고 재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경찰의 물대포 발사를 맹렬히 비난하며 ‘국민보호단’을 자처하고 나섰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요즘 같은 날씨에 물대포를 맞으면 저체온증을 유발해 시위대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면서 “경찰이 물대포 사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민심의 물대포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경찰청을 항의 방문한 뒤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물대포 사용 중지를 촉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인명살상이고 인권유린이다. 정권이 바뀌면 처단할 것이다.”라고 몰아붙였다. 조 청장은 “이유야 어찌됐든 유감이며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대여 공세의 포문을 활짝 열었지만 야권 통합 등을 놓고 당내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라 투쟁의 동력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김성곤 의원 등 당내 협상파 의원들부터 장외투쟁에 나서는 걸 꺼리고 있다. 이날 발족한 투쟁위 회의에 앞서 정 최고위원은 전날 민주당 의원 87명 전원에게 참석을 요청했지만 겨우 24명만 회의장을 찾았다. 회의에는 못 왔지만 ‘투쟁 동참’의사를 밝힌 의원을 다 합쳐도 47명에 그쳤다. 절반 가까운 의원이 나서지 않고 있는 셈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한·미FTA 통과 이후] 野 “비준 무효 장외투쟁… 예산안·민생입법 물거품 됐다”

    [한·미FTA 통과 이후] 野 “비준 무효 장외투쟁… 예산안·민생입법 물거품 됐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기습 처리에 강력 항의하며 향후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 야5당은 23일 긴급 회동을 갖고 시민단체와 연계해 장외투쟁을 비롯한 전방위 대여 투쟁에 박차를 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한나라당의 비준 처리를 ‘날치기’로 규정하고 ‘비준 무효’를 위한 법적 투쟁도 병행하기로 했다. ●민주 80여명 시위… 절충파 불참 이날 오전 2시부터 본회의장에서 철야농성을 벌였던 민주당은 오전 10시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준안 강행 처리 규탄대회를 열고 정부와 한나라당을 맹비난하며 재협상 관철 의지를 다졌다.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의원 40여명과 보좌관 등 80여명은 본회의장 입구에서 ‘한·미 FTA 날치기 폭거 MB정권 규탄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비준 무효화’ 투쟁 돌입을 선언했다. 손 대표는 “정부·여당의 최악의 헌정 유린 사태며 ‘의회 쿠데타’다. 불법으로 ‘날치기’ 비준 처리된 한·미 FTA는 원천 무효이며 지금부터 국민과 함께 무효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 등은 한나라당을 저지하지 못한 데 대해 사죄의 뜻으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은 이번 비준안 처리가 무효임을 입증하기 위해 헌법소원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등을 폐기하기 위한 법적, 정치적 투쟁을 벌이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협정문 24조에 일방 당사국이 상대방 당사국에 서면으로 효력정지를 요청하면 180일 뒤에 FTA는 무효화되게 돼 있다.”면서 “FTA 맹신주의자 이명박 대통령과 거수기인 한나라당 151명 정치적 파탄자들의 날치기 폭거는 정당성을 상실했다. 4·11 총선에서 국민들이 심판해달라.”고 역설했다. 김성곤·박상천·신낙균 의원 등 ‘절충파’ 의원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시민세력과 공조 강화 이어 야5당 및 한·미 FTA 저지 범국민행동본부(범국본)는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어 공조, 투쟁 연대를 강화했다. 정 최고위원, 이정희 민노당 대표 등 야권 지도부는 이날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 범국본 집회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민주당 등은 장외투쟁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손 대표는 “주말에 야당, 시민단체와 함께 대규모 궐기대회로 무효화 투쟁을 하고 시국회의 개최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정권 하에서 재협상을 관철하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의회권력 교체, 대선 승리로 정권교체를 이뤄 반드시 재협상을 이끌어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한·미FTA무효화투쟁위원회’도 만들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야권대통합 논의를 위해 마련한 중앙위원회에서도 장외 투쟁 방향 등이 언급됐다. 이로써 국회 파행은 불가피해졌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시급한 예산안 및 민생법안 처리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날치기 폭거로 모두 물거품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ISD 폐기를 위한 FTA 재협상 서한을 가져오거나 이번 ‘날치기’ 강행 처리에 대해 사과 및 (박희태 국회의장 등)책임지는 조치가 없으면 국회 정상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박병선 박사 타계] 당신이 남겨준 마지막 숙제 ‘반환’으로 꼭 답하겠습니다

    [박병선 박사 타계] 당신이 남겨준 마지막 숙제 ‘반환’으로 꼭 답하겠습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외규장각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 달라.”고 당부하던 민제(民齊) 박병선 박사가 23일 오전 6시 40분(현지시간 22일 오후 10시 40분) 프랑스 파리 잔 가르니에 병원에서 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먼지 더미 속에서 외규장각 도서를 처음 발견한 박 박사는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귀환 대국민 환영식에 참석해 “가슴이 너무 벅차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면서도 145년 만의 귀환이 ‘반환’ 형식이 아닌 ‘5년 단위 대여’로 결론난 데 못내 안타까워했다. ●女유학비자 1호… ‘파란 책 속에 묻혀 사는 女’ 별명 당시 서울신문과 잇따라 가진 인터뷰<4월 13일 자, 6월 14일 자>에서 “의궤를 처음 발견하고 어찌나 좋던 지 10여년 동안 매일 찾아가 보고 또 봤는데도 볼 때마다 신통방통했다.”며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던 박 박사는 ‘반환’이라는 숙제를 국민에게 남기고 눈을 감았다. “(직장암) 수술을 받고도 이렇게 살 수 있는 나날은 덤”이라며 마지막까지 의궤 약탈의 계기가 된 병인양요 연구에 매달렸던 그다. 박 박사는 1928년생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1923년 9월생이다. 우리나라 여성 유학비자 1호로 프랑스 유학을 떠나 파리 제7대학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7~1980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도서관에 보관돼 있던 ‘직지심체요절’과 외규장각 의궤 297권을 최초로 발견하여 의궤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직지심체요절’이 우리 문화재임을 발견했을 뿐 아니라 ‘직지’가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는 것도 직접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직지’가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산파 역할을 해 박 박사는 ‘직지의 대모’로 불린다. 서울대 사범대 사회생활학과(현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기 전 은사인 이병도 당시 서울대 교수가 “프랑스가 병인양요 때 약탈해 간 물건이 많으니 꼭 찾아보라.”고 했던 당부를 잊지 않고 지킨 것이다. 그는 독일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보다 한국이 78년이나 앞서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사용했음을 증명하고자 한국 인쇄술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중국, 일본의 인쇄술 관련 책자를 섭렵하고 프랑스의 대장간을 돌며 금속활자 인쇄술에 대해 연구했다. 또 감자와 지우개 등 각종 재료를 사용하여 금속활자와 목판 인쇄술의 차이점을 직접 증명하고자 납활자의 재료인 납을 녹이다 세 번이나 화재를 겪기도 했다. ●물·커피로 허기 때우며 의궤 연구 몰입 그는 ‘파란 책 속에 묻혀 사는 여성’으로도 불렸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13년 넘게 근무하면서 매일 외규장각 도서 목차를 베끼고 내용을 정리하는 등 혼자만의 외롭고 고독한 연구의 길을 걸었다. 자그만 체구에 파란색 표지의 큰 의궤 책 속에 묻혀 살았기에 ‘파란 책 속에 묻혀 사는 여성’이라 불린 것이다. 연구비가 없어 자신이 갖고 있던 골동품까지 팔았으며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며 물과 커피로 배를 채웠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이런 박 박사를 지독하게 냉대했다. 도서관 비밀을 외부에 누설했다며 반역자 취급 했고 결국 박 박사는 도서관을 그만두게 된다. 사실상의 해고였다. 도서관의 의궤 도서 대출 금지 조치에도 박 박사는 매일 출근 투쟁을 벌여 하루에 한 권씩 허가를 받아 빌려 봤다. 몇 년 동안 계속된 박 박사의 지칠 줄 모르는 연구 노력에 결국은 의궤 도서를 자유롭게 대출할 수 있게 됐다. 의궤는 박 박사가 발견한 당시에는 일부 찢어지고 훼손된 상태였다. 하지만 박 박사의 의궤 연구 발표 이후 외규장각 사료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한국 반환 문제가 대두되면서 도서카드도 없던 ‘파지’ 상태에서 중요 도서로 격상했다. 박 박사는 결혼도 포기하고 한국에서의 교수직 제의도 거절하며 반평생 연구에만 몰두했다. ●‘한인 프랑스 이민사’ 말년 역작으로 준비 그의 문화재 발견은 의궤에 그치지 않는다. 1919년 파리 강화회의 당시 독립을 호소했던 김규식 선생 일행이 파리 9구 샤토덩 38번지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차리고 조국의 독립 승인을 위해 외교 활동에 심혈을 기울였던 장소도 찾아냈다. 집주인의 반대에도 대사관과 협력해 집요하게 노력한 끝에 한·불 수교 120주년인 2006년에 현판을 걸었다. 조선 말기 프랑스에 왔던 사절들의 외교문서와 1900년 만국박람회 고문서를 발굴, 정리하여 2006년 ‘프랑스 소재 한국독립운동자료집Ⅰ’을 발간하기도 했다. 연구 열정은 말년에 직장암을 앓는 와중에도 멈추지 않았다. 병인양요 연구서인 ‘병인년, 프랑스가 조선을 침노하다Ⅰ’을 2008년 출간했다. 후속 연구를 마무리하고, 김규식 박사 일행의 파리에서의 독립운동 활동상을 기념하는 파리독립기념관 건립을 소원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말년 역작으로 ‘한국인의 프랑스 이민사’도 준비하고 있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박 박사는 조카(은정희) 등에게 “내가 직접 출간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병인양요 속편을 꼭 마무리 지어 달라.”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 유족으로는 남동생 병용(81·미국 거주)씨가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故 박병선 박사는 ▲1923년 서울 출생. 5남매 가운데 셋째 딸. 미혼 ▲서울대 사범대 사회생활학과(현 역사교육학과) 졸업 ▲1955년 프랑스로 유학, 소르본대에서 석·박사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프랑스 귀화, 파리국립도서관 사서 재직 시 ‘직지’ 발견 ▲1972년 파리 ‘책의 역사 종합전람회’에 직지 출품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임을 세계에 알림 ▲1979년 파리국립도서관 베르사유 별관 창고에서 외규장각 도서 발견해 ‘비밀 누설’ 혐의로 시달리다 파리국립도서관 사직 ▲2007년 국민훈장 동백장 ▲2009년 제26회 가톨릭대상 특별상 ▲2011년 국민훈장 모란장
  • [한·미FTA 통과 이후] 與 입 닫고 ‘민심’ 쫑긋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주도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23일 한·미 FTA에 후속대책과 관련해 “현재 이명박 대통령이 추가로 할 대책이 무엇인지 고심 중이고, 지금 추가 대책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여야가 합의하고 민주당이 요구한 방안 100%를 시행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홍 대표는 발언 내내 미리 준비한 원고에서 눈을 떼지 않고 읽어나갔다. 수첩이나 메모지만 놓고 거침없이 말을 이어가던 평소 모습과 확연히 구분됐다. 당초 매주 수요일 열리던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도 이날은 취소됐다. 소속 의원들도 비준안 처리 관련 언급은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는 국민 여론의 향배를 살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강행 처리로 인한 후폭풍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여 투쟁 수위를 높이는 민주당 등 야권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홍 대표가 전날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사태에 대해 “국회 윤리위 절차를 거칠 경우 정쟁의 소지가 있는 만큼 국회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결정하고 조치할 사안”, 민주당의 국회 일정 ‘보이콧’에 대해서도 “다소 냉각 기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오히려 ‘출구 전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홍 대표는 “내일부터 민생 예산을 다시 점검하겠다.”, “다음 주 쇄신 연찬회에서 끝장토론을 벌여 쇄신 방향을 정하겠다.”는 등 FTA 정국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쇄신 연찬회는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소속 의원은 물론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참여한다. 특별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정책 변화와 공천 개혁, 인적 쇄신 등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펼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다만 쇄신 논의가 또 다른 갈등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당내 혁신파 의원들은 비준안 강행 처리 직후 회동을 갖고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 교체 요구 등이 쏟아질 경우 한나라당은 새로운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한·미FTA 與 강행처리…무한경쟁 시작

    한·미FTA 與 강행처리…무한경쟁 시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협정 체결 4년 4개월, 재협상 이후 정부의 비준안 제출 5개월여 만인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한·미 FTA는 이명박 대통령의 14개 부수법안 공포와 시행령 정비, 한·미 양국 정부의 비준안 교환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새해 1월 1일부로 정식 발효된다. 국회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격적인 소집 요구에 따라 이날 오후 본회의를 소집,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 재적의원 295명 중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 창조한국당 소속 의원 등 170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51, 반대 7, 기권 12로 FTA 비준안을 가결 처리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2시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정책 의원총회를 가진 뒤 곧바로 본회의에 참석, 비준안에 대한 표결 처리를 강행했다. 허를 찔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이 뒤늦게 본회의장으로 몰려들어 거세게 반발했지만 여야 간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본회의장 내 의원 발언대에서 의장석을 향해 최루탄을 터뜨리면서 본회의장이 한때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진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표결은 한나라당이 요구한 표결 방식 투표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앞서 박 의장은 직권상정을 위한 심사기일을 이날 오후 4시로 지정한 뒤 사회권을 정의화 국회부의장에게 넘겼고, 정 부의장은 질서유지권과 경호권이 발동된 상황에서 비준안을 직권상정했다. 정 부의장은 야당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결정족수를 넘기자 곧바로 본회의를 열어 비준안을 표결에 부쳤다. 한나라당은 전날 지도부 회의를 거쳐 ‘22일 표결처리’ 방침을 확정한 뒤 이날 오전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간의 최종 협상이 결렬되자 전격적으로 비준안 처리에 나섰다. 정국은 급랭했다. 당장 민주당은 향후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는 한편 비준안 처리 무효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헌법재판소에 비준안 효력 정지를 위한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야가 법정기한(12월 2일) 내 처리하기로 한 새해 예산안 심사도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 5당 대표들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대여(對與) 투쟁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국민을 무시한 ‘날치기’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켰다. 한·미 FTA 통과는 무효”라면서 “우리는 이 시각부터 한나라당에 의해 일방 강행처리된 FTA 무효를 선언하고, 무효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비준안이 통과된 직후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만 오늘 한·미 FTA가 비준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한·미 FTA에 대해 절대적 지지를 보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또한 오랫동안 비준을 위해 애써온 의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오전 8시 청와대에서 한·미 FTA 비준 후 후속 보완대책 논의를 위한 긴급 장관회의를 주재한다. 한·미 FTA 발효 이후 피해가 예상되는 농어민과 중소 상공인들에 대한 보호대책 등 국내 보완 대책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전광삼·이현정·이재연기자 hisam@seoul.co.kr
  • 박영선은 누구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국회에서 ‘저격수’로 통한다. MBC 간판 앵커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당의 ‘입’이라 할 대변인을 거치면서 강한 전투력(?)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민주당의 첫 여성 정책위의장이기도 하다. 박 후보는 MBC 경제부장이던 2004년 초 선배인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에 의해 당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박 후보는 같은 해 17대 총선에서 선거대책위 대변인을 맡아 열린우리당의 과반 의석(152석) 확보에 일조했고 본인도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았다. 2007년 대선 당시에는 정동영 후보 지원실장을 지내면서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주도적으로 제기했고 특히 기자 시절 BBK 설립과 관련해 이 후보를 인터뷰한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반향을 일으켰다. 이어 2008년 18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참패한 가운데 서울 구로을 지역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18대 국회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대여 투쟁에 앞장섰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등 청문회에서 부적격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상임위 활동을 함께 하며 ‘박남매’라고 불리기도 했다. 또 금산분리법 통과, 공정거래법 저지 등 꾸준히 대기업을 비판하며 재벌개혁을 주도했고,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 비(非)법조인임에도 검찰소위 위원장을 맡아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1960년생인 박 의원은 경남 창녕 출신으로 경희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MBC에 입사했다. 1990년 중반 LA 특파원 시절 정동영 최고위원의 소개로 남편인 이원조 IBM 고문변호사를 만났다. 12살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저축銀 비리 공방 가열

    저축은행 비리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일 전·현직 정권 책임론을 주장하며 공세를 주고받았다. 한편으로는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이었던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저축은행 칼날’이 정치권을 겨냥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집중 공격했다. 민주당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을 전 정권 책임론의 핵심 인물로 규정, 민주당의 대여(對與) 투쟁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명규 원내수석 부대표는 “박지원 의원은 지난 4월 상임위에서 감사원장이 개인 기업을 왜 감사하느냐고 따졌다. 상임위에서 질책할 정도면 누군가의 부탁을 받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명진 의원은 “박 의원은 과거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고, 이번에도 보해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진상조사 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가 저축은행 사태를 불러왔다고 공격했다. 현 정권의 ‘금융계 전관예우’ 문제가 관치금융을 초래했다는 점을 강조, 여당의 전 정권 책임론에 맞불을 놨다. 민주당 정책위는 “이명박 정부와 관련된 인사 53명이 현 정부에서 금융기관 임원이나 사외이사로 진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등 고려대 출신 9명,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인수위·대선캠프 출신 8명, 소망교회 출신인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 등 모두 24명(중복 1명)이 MB정부 낙하산 인사로 임명됐다.”고 덧붙였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난 진보적 중도…보·혁장점 ‘정책믹스’ 정치인 해야할 일”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난 진보적 중도…보·혁장점 ‘정책믹스’ 정치인 해야할 일”

    여야의 정책 대결이 뜨거워지고 있다. 각 당에서 정책을 매개로 ‘노선 투쟁’이 빚어지고 있는 데 따른 영향도 크다. 마침 양당 지도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서민 정책’을 놓고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이주영,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이 대결의 선봉에 서 있다. 앞으로 1년 동안 당의 정책은 차기 총선과 대선의 밑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자리다. 특히 이들이 잡는 방향타는 각각 진행 중인 당내 노선 투쟁의 향방을 가를 수도 있어 더욱 민감하다. 그 중요성을 반영하듯, 두 의장의 사무실은 ‘축하 난’으로 가득했다. 특히 야당의장의 방에 여야, 재계, 관계 가릴 것 없이 쏟아진 축하는 그 미묘한 위상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한나라 반값등록금 정책 환영 →반값 등록금 정책이 이슈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어떻게 다른가. -한나라당이 3년 반 동안 나 몰라라 하다가 이제라도 들고나온 것 자체는 환영한다. ‘반값 등록금 여야정협의체’를 빠른 시간 내에 만들 것을 제안한다. 우선 6월 임시국회 안에 등록금 재원 5000억원을 추가경정 예산으로 편성하고 등록금 관련 5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5대 법안은 ‘등록금 상한제법’,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 개선법’, 장학금 확대법, ‘지방교육재정확대법’, ‘교육재정확대법’이다. 민주당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소득구간 10분위 중 가장 낮은 1분위(연소득 1238만원) 이하에게 등록금 전액인 700만원 지원 ▲정부에서 현재 지원하고 있지 않은 소득구간 2~4분위(3270만원) 학생에게 등록금 절반인 350만원 지원 ▲소득 5분위 이하에게 30%인 210만원 지원 등의 정책도 담고 있다. ●한·미 FTA 우격다짐으로 안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입장은. -한·미 FTA는 우격다짐으로 할 게 아니다. 6월 임시국회에 상정하지 말아야 한다. FTA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대안 마련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미국 국회에서도 한·미 FTA 체결로 실직하게 될 자국 노동자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해 주는 무역조정지원(TAA) 연장 법안을 FTA와 연계해 처리하지 않으면 상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민 공감대도 필요하다. →대안만 마련되면 한·미 FTA는 통과시키는 건가. -참여정부 시절 협상 선이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 FTA는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 경제성 효과 평가를 민주당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명의로 추진할 것이다. 상정 전에 부문별 경제성 평가를 한번 더 할 필요 있다. 특히 미국 의회의 움직임과 연계돼야 한다. 이익의 균형이 깨졌는데 미국이 여름 국회에서 조정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전략적 차원에서 재재협상이 필요하다. ●대북정책 진정성 있게 접근해야 →한나라당 일각에서 대북정책 기조 수정 요구도 나온다. 민주당은 어떤가. -남북 대화를 해야 한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평화가 돈이고 경제다. 이명박 정부가 남북 대화를 안 한 결과는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나타났다. 금강산 사업이 없어지면서 강원 경제가 망가지는 것을 접경지역 국민들이 느낀 것이다. 선명성 경쟁이 아니라 대세다. 가야 할 방향과 대세에 누가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느냐가 중요하다. →북한인권법 처리 방침은. -정부·여당이 먼저 입장을 정리한 통일안을 가져와야 한다. 북한인권법은 알려진 내용이 사실과 많이 다르다. 인권재단 설립이 주요 내용인데 통일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서로 재단을 가지려고 각을 세우고 있다. →소득세 및 법인세 추가 감세 문제에 대한 입장은. -부자 감세를 즉각 철회하고 법인세도 대기업 특혜 조항을 재검토해야 한다. →대여(對與) 정책협의 원칙은. -‘상선약수.’ 흐르는 물처럼 낮은 데로 임해 강을 만들고 바다를 만들 것이다. 원칙을 지키면서 ‘악센트’ 있는 정책을 펴고 싶다. 지켜야 할 원칙은 지키되 양보할 건 과감히 양보할 것이다. 그동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로서 한나라당 주성영 간사와 한번도 다툰 적이 없다. 정부는 야당과도 당정협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과의 소통을 원하면 먼저 야당과 소통해야 한다.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법안)은 어떤 건가. -우리 사회의 기회균등을 위한 부분이다. 재벌기업, 사법개혁 분야는 물러설 수 없다. 금산분리는 견제와 균형을 위한 필수 장치다. 지난 3년간 특혜를 받지 못한 중산층 서민들의 가슴에 너무 많은 멍이 들었다. 생활고와 연결되면 하나둘씩 밖으로 표출될 것이다. 이대로 가면 민심이 폭발할 것 같은 느낌도 있다. →중요한 시기이다. 어떤 부분에 주력할 건가. -거대 담론도 중요하지만 여성으로서의 섬세함과 포용력은 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육아·보육·전세난·대학등록금·물가대란 등 민생고·생활고가 모두 여성의 문제와 직결된다. →민주당은 어떤 정책 노선을 지향해야 하나. -‘민생 진보’다. 보수, 진보의 축을 따지는 것은 의미 없다. MB노믹스로 혜택받지 못한 서민·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신뢰 있게 지속적으로 펴가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당이 추구하는 진보다. 정책에는 진보와 보수가 없다. 시대가 요구하고 국민이 바라는 정책이 무엇인지, 어느 정당이 진정성 있게 담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정책이 특정 대선 후보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2007년 대선에서 다음 대통령 선거는 복지가 화두일 거라고 예측했다. 복지 화두는 국민소득 2만~3만 달러로 넘어가는 모든 나라가 겪은 공통 어젠다다. 세금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꿔 줄 시기가 왔다. ‘세금=미래=보험’이란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정책 노선은 어떻게 잡을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건 진보적 중도다. 오바마 정부를 예로 들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당연히 진보적인 사람이지만 정책은 반드시 진보적이지 않다. ‘정책 믹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보와 보수의 장단점은 국민이 판단할 것이고 양쪽의 장점을 어떻게 배합하느냐가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김진표 원내대표와는 어떤 점이 통하나. -김 원내대표가 처음 전화를 걸어와 “박 의원은 내가 갖고 있지 못한 부분을 갖고 있기에 서로 보완이 되지 않겠냐.”고 하더라. 김 대표 하면 관료 출신의 중도적 성향이라고 하는데 대표가 된 이후 (진보 성향이) 강해진 것 같다. 상대적으로 내가 좀 더 부드러워져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첫 여성 당 정책위의장인데, 여성 정치인의 현 주소는. -우선 굉장히 부담스럽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여성 정치인의 상징적 인물이지만 박 대표와 정책은 연결고리가 쉽게 맺어지지 않는다. 국회를 정쟁이 아닌 정책의 대결 장소로 바꾸고 싶다. 정책 대결이 생활정치로 연결되고 이것이 정치의 본질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2008년 통합민주당 시절 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했다. 다시 지도부로 만나니 어떤가. -담금질을 통해 사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손 대표를 통해 느낀다. ‘우리 사람이다’란 단어를 쓰게 된 계기는 지난해 겨울 천막농성 때다. 천막 속에서 진정성 있게 생활하는 모습이 의원들에게 감동을 줬다. →손 대표가 지금 잘하고 있다고 보나. -손 대표가 신임 지도부들을 모아 놓고 “나는 독점할 생각이 없다. 많이 듣고 논의해 가는 구조로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좀 더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어떨까 싶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박영선 프로필 ▲1960년 경남 창녕 출생 ▲수도여고, 경희대 지리학과, 서강대 언론대학원 졸업 ▲MBC 보도국 기자, 앵커, 경제부장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열린우리당 대변인 ▲17, 18대 국회의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 지원실장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민주당 FTA대책 특위 위원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국회 사법개혁특위 검찰소위 위원장 ▲민주당 정책위의장
  •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원고지 89장 분량 인터뷰 전문 수록>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대법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확정 판결로 지사직을 잃은 27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 절차와 결과에 실망스럽다.”면서 “지사직을 잃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현실이 가슴 아프고, 도민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판결 바로 전날인 26일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지사는 인터뷰에서 대법원 판결과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 정치 현안, 2012년 대통령 선거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는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해 왔으며, 지난해 6월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에도 도정과 관련한 인터뷰만 해 왔다.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는 서교동에 자리잡은 강원도 서울사무소 5층 회의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전 11시부터 1시간 40분동안 이어졌다. ●대법 상고심 결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지금까지도 백척간두 위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 심정으로 살아왔다. 다 잘될 거라 본다. 불교 경전에 나오듯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정치적 탄압’이라고 말하고 싶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 가면서 선한 생각만 가져도 세상을 구제하지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하게 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나를 보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이번 판결을 맡은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나. -없다. →박시환 대법관을 만난 적이 있나.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강원도지사 직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 사장이 당선될 것으로 보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성공했다고 보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또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를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었다는 점이다.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과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했다. →실패한 절반은 무엇인가.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그러다 보니 너무 큰 상처가 났다. 예를 들어 행정중심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국회로 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작다. 국가의 5% 정도밖에는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아… 그런 사람이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이다. 제3의 무엇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은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참여정부의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잘못됐나.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러다 홍보수석, 인사수석, 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기존 것을 인정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내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잘 이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었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무엇이었다고 보나.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런 말도 있지 않나.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고…,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다 돌아섰다. 그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했다. 변호사로 기득권층에 진입했지만 사건을 맡기 어려워 직접 찾아가는 인권변호사가 됐고,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선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또다시… 정치가 좀 담백했으면 좋겠다.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참여했다. 그 당시 386들은 국가를 경영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보나.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들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 봐야 전체 수석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둘 정도였다. 19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그렇게 따지면 김종필 총재도 30대에 정권의 2인자가 아니었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의 전환기 당시 대통령은 루스벨트, 케네디,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이었다.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다. →386 정치인들에게 여전히 공통된 지향점이 남아 있나. -세대의 에너지라는 것이 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이유가 뭔가. 그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를 겪었다. 그러니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386세대도 마찬가지다. 데모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 80년대에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척박한 현실에서 몸으로 앞서 나가고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하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안희정, 유시민, 김두관, 문재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가운데 60%는 노 대통령이,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씩 갖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한 말이다. 나는 오히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참여정부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와 안 지사, 김 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전 비서실장 중에서 노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은 누구였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켰지.(웃음) →문 실장이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30초 넘게 고심을 하다가)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실장이 손학규 대표와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 물론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했으면 좋겠지.(웃음)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이 없나. -그렇지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분이다. 다만 지금은 민주당이 아니니까. →다섯분 가운데 정치 지도자로서의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가장 낫나고 보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이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다. →안희정 지사와는 협력 관계인가, 경쟁 관계인가.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정치현안과 2012년 대선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개헌은 해야 하지만, 시점을 놓쳐 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가 아닌가. 어떤 개헌이 필요한 가는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으로 보나.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정치인,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의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특히 동북아 지역의 명운을 가르는 해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향후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몰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 개헌 문제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웃돈다. 이 지사는 몇점을 주겠나. -이미 대통령인데,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또 서민경제가 어렵다. 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이 두 가지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 지사 본인에게는 몇점을 주고 싶나. -나는 지사 업무 수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한 50점쯤 주겠다. 강원도에서 나의 지지율도 그 정도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포용과 통합이다. 국민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일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또 동북아 평화와 물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이 강하다.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경선 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순간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앞으로 대통령의 비즈니스 역할이 커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가, 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모르겠지만, 멋진 승부를 벌이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 없이 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한나라당에서는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예측가능한 정치를 해야 한다. →현재 박 전 대표와 1대1로 붙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누구라고 보나. -그걸 말할 수 있나. 나도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지지율 23%포인트까지 뒤졌다가 13%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결국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가진 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다. →정치권이 좌파와 우파로 나뉘었는데, 이데올로기가 없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만 봐도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정부 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어느 하나가 옳을 수 있나.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에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할 때 각 부처 최고의 엘리트들과 일한 경험이 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불교신자다. 본인의 종교가 정치 활동에 영향을 미치나.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참여정부 때 실세여서 강원도에 예산을 많이 주도록 했다는데, 사실인가.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다만 나는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그때뿐이다.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과 일관성 있게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분들이 보수적인데 왜 작년에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를 선택했다고 보나. -첫째,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 둘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안다는 점. 셋째, 그래서 도지사 시켜 일하게 한 다음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로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강원도지사 선거 때 공언한 대로 10년 후 대통령 선거에 나올 건가.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와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전문 (200자 원고지 89장)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민주, ‘자연산’ 발언 안상수 27일 윤리위 제소

    민주당은 24일 구제역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강원 원주 등을 찾아 정부·여당의 ‘방역무능론’을 비판하며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 대북 강경책으로 지역 경제가 후퇴했다며 ‘안보·경제 무능론’에 대해서도 공격했다. 손학규 대표는 “복지사회를 준비하며 정권교체를 꾸준히 준비해 나가겠다.”며 장기적인 투쟁 의지를 내보였다. 민주당은 강원도 원주시청, 춘천의 강원도청에 들러 구제역 현황을 보고받았다. 손 대표는 원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정지역인 강원도에 구제역이 확산된 것은 모두에게 충격”이라면서 “살처분 보상·매몰작업비 등에 국가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올해만 구제역 발생이 세 번째인데 초동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 등을 비판하는 장외집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구제역 확산 우려로 취소, 춘천 시내에서 ‘날치기 예산 무효화’ 서명운동만 진행했다. 외교·안보정책에도 맹공을 퍼부었다. 손 대표는 “긴장과 대결의 길이 아니라 평화와 대화의 길을 모색하라.”면서 “이 정부가 제대로 못하면 민주당이라도 나서 미·중·러 등 한반도 주변정세를 능동적으로 타개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 집권 3년간 강원 고성군의 경제가 매년 800억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금강산·개성관광 속개를 강조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대북정책을 ‘독사정책’에 비유하며 “독사에 물린 사람은 독사를 잡아도 이미 독이 퍼져 생명을 돌릴 수 없기 때문에 물리지 않도록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며 햇볕정책 복귀를 주장했다. 이와 함께 손 대표는 춘천 복선 전철 등 지역예산 삭감을 언급하며 정권교체를 향한 ‘민심다지기’에도 주력했다. 민주당은 최고위에서 여당의 예산안 파문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MB·한나라당 심판 정당·시민사회 연석회의’를 구성하기로 했다. 28일까지 남은 수도권 규탄대회를 끝낸 뒤 내년 1월부터는 야권 차원의 공동집회를 열고 민생현장을 찾아다니는 대여 투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7일 성형 안 한 여성을 ‘자연산’에 비유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野 “4대강이 문제다”

    野 “4대강이 문제다”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 규탄을 위한 민주당의 전국 장외 투쟁이 16일 부산·울산 일대에서 열렸다. 이번에는 부산 지역 시민들의 취수원인 낙동강을 고리로 삼아 4대 강 공사 중단 요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나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 4당과 함께 공동 집회를 열어 대여 압박전을 진행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공동 집회 이전 낙동강 공사 과정에서 불법 매립토가 발견된 경남 김해 상동 매립지를 방문한 것도 이 같은 취지와 연결된다. 울산에서는 예산안 강행 처리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지원하는 예산이 사라졌다며 지역경제 민심에 호소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상동 매립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토양오염 상태를 조사해서 부산 식수원에 대한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특히 경남도지사가 오염된 땅을 조사하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4대강에 투자하지 않고 복지에 재원을 다 써버리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강하게 규탄하며 윤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손 대표는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구제역 피해 보고를 받기 위해 오전 잠시 상경했다. 손 대표는 “기동방역단을 상설화하고 구제역 의심 지역은 바로 중앙검역소에서 조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제역이 경북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것과 관련, 오는 22일 예정된 경북 장외집회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여권의 ‘예산안 내홍’을 파고드는 전략에 공을 들였다. 전날 ‘복지론’을 들고 나온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정조준해 ‘예산안 날치기’ 파동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전 대표는 날치기로 그 많은 복지 예산이 완전히 삭감될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중요한 이슈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으면서 유리한 경우에만 고개를 쳐들고 말씀을 한다. 박근혜표 복지가 도대체 뭔가.”라고 되물었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천막’과 대권주자

    2004년 3월 23일, 한나라당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된 박근혜 대표는 여의도공원 맞은편 천막 당사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4·15 총선까지 불과 한달도 남지 않은 때였다. 한나라당은 총체적인 위기였다. 2003년 10월 불법대선자금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차떼기 당’으로 몰렸다. 2004년 3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발의를 주도한 후과로 정치적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결국 최병렬 대표가 물러나면서 박 대표는 “부패·기득권 정당의 오명을 벗겠다.”고 선언했다. 취임 첫날 여의도 당사의 현판을 뜯어냈다. 명동성당과 조계사를 찾아 반성의 의미로 고해성사와 108배를 올렸다. 그해 4·15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121석을 얻었다. 5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박 대표는 2006년 7월 대표직을 물러날 때까지 수차례 재·보선에서 ‘박근혜’라는 단일 상품으로 승리를 일궜다. 박 대표는 ‘천막 정치’를 계기로 4대 개혁법안 반대 투쟁 등 진보 진영과 사활을 건 싸움을 벌였다. 그러면서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움했다. 2010년 12월 9일,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서울광장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한나라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강행처리를 규탄하기 위해서다. ‘이명박 독재 정권’과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오는 28일까지 전국을 돌며 천막 농성을 벌인다. 6년 전 한나라당의 천막 당사가 겹쳐진다. 박 전 대표의 ‘천막’은 민심의 심판에 사죄하려는 행위였다. 여의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당내 응집력이 높았다. 당 대표가 결단하면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는 정치 상황이었다. 반면 손 대표의 ‘천막’은 여권을 심판하려는 행위다. 여의도를 벗어났다. 당내 권력도 분산돼 있다. 야당 대표의 결단보다 정권과 여당이 결단해야 풀리는 정치 상황이다. 그러나 두 사람에겐 ‘천막’이 주는 공통점이 있다. 유력 대권주자의 시험대다. 박 전 대표가 천막 당사를 통해 리더십을 보여주고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듯, 손 대표도 비슷한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표의 ‘천막’보다 지금 손 대표의 ‘천막’이 훨씬 좁고 어두운 건 사실이다. 대여 투쟁에 몰두할수록 내부 응집은 어렵다. ‘집토끼 리더’에 만족해야 한다. 행여 개인의 대선 행보에만 초점을 둔다면 야권 지도자로도 인정받기 어렵다. 야권 연대를 압박하는 다른 야당이 지켜보고 있다. 찬바람 몰아치는 서울광장에서 다시 생각해 본다. 손 대표의 ‘천막’이 예산 국회를 정리하는 ‘송구영신’의 보금자리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당과 야권을 아우르는 리더십 탄생의 교두보가 될 것인지.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예산안 강행처리 후폭풍 확산

    예산안 강행처리 후폭풍 확산

    한나라당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새해 예산안에 민생 및 당 공약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책임을 지고 12일 당직을 사퇴하는 등 예산 강행처리에 따른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 여당 고위 당직자가 현안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와 여당은 천안함 및 연평도 사태 등 안보 정국에 따른 ‘국정 주도권’ 확보를 내세우며 예산안 처리를 강행했으나 정치권은 리더십의 실종과 함께 대충돌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사과, 박희태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4대강 날치기 예산안 및 MB악법 무효화’를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과 촛불집회에 돌입하며 대여 전면전을 본격화했다. 고 정책위의장은 예산안 강행처리 나흘 만에 전격 사퇴하면서 “책임 소재 논의가 일단락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지만 민주당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일축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오후 서울광장에서 천막 농성 중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찾아갔지만, 손 대표는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손 대표는 “4대강 예산, 법안들을 날치기하고 무슨 낯으로 어디에 오는가. 4대강 예산을 삭감하고 날치기 법안을 파기하고 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사무총장은 ‘대화 자체를 거부하자는 것이냐. 아니면 오늘만 만날 수 없다는 것이냐.’고 묻는 이 장관에게 “예산안 무효화를 약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이 공세적인 태도로의 전환을 시도해 ‘예산안 공방’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이상득 의원과 마찬가지로 포항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은 이른바 ‘형님 예산’과 관련, “대부분 주요 사업비는 정부수립 후 60여년 동안 유일하게 철도망이 연결되지 않은 동해안 지역의 철도 부설에 쓰이고, 울산~포항 고속도로는 참여정부에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계획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배은희 대변인도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중 절반이 넘는 52%가 호남에 편성됐고, 내년 예산 중 복지부문 비중이 27.9%로 역대 가장 높은데도 특정 지역을 문제 삼아 지역 감정을 이용하려는 구시대적 정치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통해 노인복지와 영유아 예방접종비, 결식아동들의 급식비를 삭감한 채 형님과 박희태 의장, 이주영 예결위원장 등이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은 ‘형님 공화국’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때까지 민주당은 예산과 날치기 법안 무효화, 4대강 반대를 위해 총단결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운·유지혜기자 jj@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 13살 한나라… ‘최장수 정당’ 한나라당이 21일로 열세 살이 된다. 사람으로 치면 이제 겨우 청소년이 된 셈이지만, 격동의 한국 정치사에 13년 동안 ‘이름’을 지킨 당은 한나라당이 유일하다. 19일 아침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치러진 창당 기념식은 조촐하고 약간은 쓸쓸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진석 정무수석을 보내 축사를 대독하게 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최병렬, 박근혜, 강재섭, 박희태, 정몽준 등 여전히 건재한 전직 대표들이 하나같이 ‘영상 메시지’만 보내왔다. 마치 남의 집 잔치상에 화환을 보내는 것처럼 말이다. 한나라당 깃발로 금배지를 단 의원이 171명인데, 30여명의 얼굴만 보였다. 한나라당은 1997년 신한국당과 이른바 ‘꼬마 민주당’의 합당으로 탄생한 뒤 15·16대 대선에서 연거푸 패배하고, 2007년 집권에 성공했다. 트럭으로 정치자금을 실어나르는 ‘차떼기당’이란 오명을 씻기 위해 천막 생활을 하기도 했다. 당원들로서는 자부심을 가질 만한 역사인데도 생일날을 홀대하는 느낌이다. 국가, 기업, 학교는 물론 친목단체도 창립일이 가장 뜻깊은 날이다. 그나마 한나라당은 행복한 편이다. 정통 야당을 자처하는 민주당은 창립기념일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지난 10월 전당대회 때의 일이다. 한 후보가 “우리 당 창립일이 언제인가.”라고 묻자 아무도 대답을 못했다. “당을 만들고 쪼개고 합치다 보니 정권이 날아갔더라.”라는 자조도 나왔다. 진보정치의 꿈을 품었던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과 분리됐고, 국민참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제대로 받든다며 살림을 따로 차렸다. 자유선진당도 한나라당 후보로 두 번이나 대선에 나섰던 이회창 대표가 만든 당이다. 당원 속에 깊게 뿌리박고, 정책으로 집권 경쟁을 벌이는 게 정당의 본 모습인데, 우리 정당들은 아쉽게도 이합집산의 역사만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더 우울한 것은 2012년 대선이 다가오면서 또다시 합종연횡과 분당의 주판알이 튕겨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孫 농성 100시간에 담긴 뜻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지난 18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민간인 불법사찰, ‘대포폰 게이트’ 등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당 대표실에서 100시간 농성에 돌입했다. 국회 집무실에서 하룻밤을 보낸 그는 농성 이틀째인 19일 비공개 상황점검회의만 한 뒤 의원총회에도 나오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손 대표는 농성 기간 내내 화장실 외에는 당 대표실 밖으로 나오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그에게 100시간 농성은 어떤 의미일까. 손 대표 핵심 측근들은 이번 농성이 원외 인사인 그가 제1야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고 말한다. 당에서 심지가 굳은 박지원 원내대표가 협상의 한 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나라당 꼬리표가 늘상 따라붙는 손 대표가 정부·여당에 보여 줄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손 대표가 “야당 대표로서 정치가 이렇게까지 온 데 대해 책임을 느끼고 반성한다.”며 이번 농성을 ‘이명박 정부의 반성을 촉구하는 시간’ 즉 성찰과 경고의 시간이라고 명명한 것도 그런 차원으로 받아들여진다. 때문에 100시간 농성 결과는 그에게 야당 대표로서의 위기 대처 능력과 정치적 리더십, 당 내외 영향력을 가늠짓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손 대표는 매끼니 ‘나홀로’ 식사를 했다. 보여 주기식 농성은 싫다고 플래카드 등도 꾸미지 말라고 명령했다. 대신 집무실 책상 앞 소파를 걷어치우고 넓은 베이지색 카펫 위에서 의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교환했다. 의원들은 4팀씩(각 15명 남짓) 나눠 손 대표를 찾아 격려하고 동숙까지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손 대표는 오는 22일 라디오 정기 방송과 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장외투쟁 등 다음 행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농성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침묵시위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출신 이미지를 없애기 위한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대여 투쟁 수단과 떨어지는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특별한 계기가 필요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손 대표의 진심이 사흘 뒤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불리한 청목회 덮고 ‘대포폰 국조’로 정국 반전 노려

    불리한 청목회 덮고 ‘대포폰 국조’로 정국 반전 노려

    민주당이 18일 청목회 사건의 대응 기조를 바꾼 것은 여론 악화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대여 투쟁의 고리를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즉 ‘청목회 전선’에서 ‘대포폰 국정조사 전선’으로 이동하겠다는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청목회와 대포폰의 분리 대응’으로 규정하는 시각도 있다. 손학규 대표의 대국민 사과와 100시간 농성은 불리한 여론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검찰 수사에 응하기로 한 것은 법정 투쟁을 통해 사건의 부당성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짙다. 이춘석 대변인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고 설명했다. ●의원 소환 앞두고 출구전략 고려 민주당은 출구 전략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곧 연루 의원들의 소환까지 예고됐다. 최규식 의원 등 일부 의원이 구속되더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국회는 공전을 거듭하고, 대포폰과 민간인 사찰 문제는 덮일 공산이 크다. 이대로라면 정치권을 겨냥한 수사 정국에서 민주당이 적정선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할 법하다. 민주당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청목회는 여권의 실정을 덮기 위한 술수”라고 주장하는 데는 일치된 기저가 형성돼 있다. ‘여권의 프레임’에 더 이상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과 상통한다. 특히 청목회 사건은 정치적 해법이 없더라도 여야가 합의한 정치자금법만 개정되면 어느 정도는 부담을 덜 수 있다. 대가성 항목을 뺏기 때문에 연루 의원들이 기소된 뒤 법이 통과되더라도 처벌 근거가 약해진다. 청목회로 불거진 혐의를 부분적으로 벗을 수 있는 명분은 되기 때문이다. 대신 민주당은 대포폰 문제에 가속도를 냈다. 이날 당 차원에서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고 야 5당 원내대표들과 국정조사를 뛰어넘어 특검법 도입에 합의한 것은 향후 강경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청목회에 갇혔다간 검찰과 대치하는 꼴이지만 대포폰 문제는 여론의 지원도 있는 데다 청와대와 곧바로 대립각을 펼 수 있는 사안이다. 청와대 겨냥에는 다중 포석이 있다. 이번 예산국회에서 예산안과 4대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사업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결을 벌인다. 그 결과에 따라 연말 정국의 성패가 좌우된다. ●“與 보수입법 강행 처리 차단”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의 국정 강경 드라이브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 당·청 간 종속성을 감안할 때 결국은 청와대의 의중에 따라 예산 및 보수입법이 강행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공식에 대입하면 이번 예산국회가 민주당으로서도 제1야당의 존재감과 수권정당의 역할을 자임할 수 있는 분기점이다. 당 지도부가 일제히 “이제 대통령이 답할 차례다. 공은 청와대로 넘어갔다.”고 주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손 대표가 청목회 사건에 맞서 무기한 농성이 아닌 ’100시간 농성’으로 조절한 것도 청와대의 반응을 본 뒤 향후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진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청목회·C& 등 檢수사 연말 ‘핵폭탄’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 가능성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각종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정치권 간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의 사정 칼날은 이번주부터 매섭게 정치권을 옭아맬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서울북부지검의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의혹 수사는 연루된 여야 의원 11명에 대한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대검 중수부의 C&그룹 비자금 수사도 용처 수사로 옮아가며 배후 정치세력을 겨누는 양상이다. 정치권을 겨냥한 태광산업 비자금 사건, 고양 식사지구 재개발 로비 의혹 사건 등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청목회 사건에 대한 정치권의 비난이 일선 검사들의 투쟁심 섞인 반발심을 키웠다는 관측도 나돈다. 정치권에선 지난주부터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식사지구 재개발 로비 의혹 관련 여당의 친이계 핵심 인사가 검찰에 소환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 수사는 불안한 연말 정국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 옛 여권 인사를 겨냥한 수사로 관측된 C&그룹·태광산업의 비자금 용처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야당을 장외투쟁으로 내몰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부와 검찰이 예산심의와 검찰 개혁 법안 등을 감안, 속도조절에 나설 수도 있다.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청와대의 ‘대포폰 대여’의 경우 국정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미 지난 8일 야5당 의원들과 무소속 유성엽 의원 등 112명이 ‘민간인 불법사찰 등 대포폰 게이트 및 그랜저·스폰서 검사 사건의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원희룡 사무총장과 홍준표·서병수·나경원·정두언 최고위원, 남경필 의원 등이 이미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해당 사건들은 검찰의 수사 종료 이후에 사찰 담당관의 수첩에서 청와대를 의미하는 ‘BH 하명’이란 메모가 나온 것은 물론, 증거인멸을 위한 하드디스크 파기 등 관련 의혹들이 계속적으로 터져나오면서 여론의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 홍성규·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강기정 발언 후폭풍] 野, 구여권 압박에 권부핵심 찌르기…정국 포화속으로

    [강기정 발언 후폭풍] 野, 구여권 압박에 권부핵심 찌르기…정국 포화속으로

    강기정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 연임로비 의혹의 ‘몸통’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를 지목하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일 강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청와대와 여당은 과민반응하지 말고, 검찰은 의혹을 수사하라.”고 맞받았다. 특히 이번 논란은 검찰의 기업 비자금 및 정·관계 로비 수사가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옛 여권 인사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다는 의혹 속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여권이 검찰에 사정(司正) 드라이브를 압박하고, 야권이 정권의 핵심부를 겨누는 폭로전을 이어간다면 ‘한랭전선’은 장기간 계속될 우려가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권 후반기에 들어서자마자 야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권력형 비리를 들고 나온 것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여권은 레임덕 방지를 위해 강하게 대응하고, 민주당은 계속 ‘후속타’를 준비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한나라당의 원내대책회의는 성토의 장이었다. 강 의원의 발언을 ‘현직 대통령 부인을 대상으로 한 국회 사상 초유의 음해·모욕 행위’로 규정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저열한 정치공세”, “망나니 같은 발언”, “시정잡배보다 못한 날조” 등의 원색적인 용어를 동원하며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퇴출시켜야만 민주시민임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 정치를 20년 후퇴시키고 여야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면서 “강 의원이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후원 연루 문제를 희석시키려고 졸렬한 수법을 썼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세게 나왔다. 조영택 대변인은 대통령이 면책특권 악용을 비판한 것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부정하는 언행을 삼가라.”면서 “반민주적인 도전에 대해서는 결연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 측은 권력형비리 사건임을 확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원내 핵심 관계자도 “당이 의원의 소신을 보호해줘야 하며, 대여투쟁의 대립각과 전선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우선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강 의원의 발언을 현장에서 제지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 당시 현장에는 여당의원들이 상당수 자리에 없었고, 그나마 도표를 들고 나와 설명하는 강 의원의 발언에 주목하느라 평소처럼 발언을 방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이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수사할 가능성이 낮고, 수사를 하더라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개인 차원을 넘어 당 전체에도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창구·구혜영기자 window2@seoul.co.kr
  • 靑도 여·야도 “가능성 낮다”… ‘개헌 불씨’ 다시 가물가물

    靑도 여·야도 “가능성 낮다”… ‘개헌 불씨’ 다시 가물가물

    재점화된 듯한 ‘개헌 논의’는 불씨가 채 살아나기도 전에 주춤해진 형국이다. ‘개헌의 주체’들이 서로 진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15일 청와대도 여권도, 야권도 모두 개헌에 대한 의지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입을 모았다. ●靑, 개헌설 진화 적극 나서 진화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청와대다. 청와대는 전날 한 핵심 관계자를 통해 “국민에게서 지지받지 못하는 개헌 추진은 어렵다는 게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한 데 이어 이날도 여러 경로로 불끄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현직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해 성공한 전례가 없다. 대통령의 개헌 추진 의사는 오히려 역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거들었다. 민주당도 발끈하고 나섰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현행)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에만 충실해도 권력집중을 해소할 수 있다.”며 개헌론에 제동을 걸었다.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도 “여권의 불순한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며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개헌의 주체들이 한목소리로 개헌 논의를 부정하고 나섰지만 이유는 제각각이다. 청와대로서는 개헌 의제가 이명박 대통령이 집중하고 있는 G20 정상회의 준비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략적 후퇴라는 해석도 있다. 야당은 무엇보다 대여 투쟁의 핵심인 4대강을 내줬다는 오해를 벗을 필요가 있다. 개헌과 4대강 빅딜설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국민에게는 ‘야합’으로 비쳐질 수 있어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들은 ‘판’을 흔드는 개헌 자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 등도 마찬가지다. 논의가 재점화되는 과정 역시 순조롭지 못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아무런 사전 정지작업을 거치지 않은 채 불쑥 야당과의 빅딜설이 터져 나왔다. ●“언제든 다시 살아날 것” 전망도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는 논의 자체가 완전히 사그라들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개헌’이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정치적인 힘 때문이다. 현안을 일거에 정리하는 흡입력이나, 권력을 분산하자는 명분이나, 여도 야도 모두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도 많다. G20 정상회의가 끝나면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불씨가 지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개헌 시기와 관련, “이번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여야 합의로 국회 개헌특위를 만드는 게 개헌에 이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출신인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의 결집을 이끌어 내는 차원에서 당장 개헌론에 부정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 “이번 회기 중 개헌특위를 만들지 못하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압도적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민주 새대표 손학규

    민주 새대표 손학규

    민주당 새 대표로 손학규 전 대표가 선출됐다. 민주당 안팎에선 새 인물을 통한 ‘변화’를 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뚜렷한 계파가 없지만 민주당 내 잠재적 대권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손 대표가 제1야당의 사령탑이 되면서 당내 역학 관계 및 야권의 대선 경쟁구도, 대여 관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손 신임 대표는 3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서 대의원 투표(70%)와 당원 여론조사(30%)를 합산한 결과 1만 1904표(21.3%)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정동영(1만 776표), 정세균(1만 256표), 이인영(6453표), 천정배(5598표), 박주선(5441표) 후보가 뒤를 이어 선출직 최고위원(6인)에 올랐다.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조배숙 의원(1216표)은 8위를 차지했지만, 여성 배려 규정에 따라 임명직 최고위원이 됐다. 이로써 8명의 후보 가운데 7위를 차지한 최재성(4051표) 후보만이 지도부에 진출하지 못했다. 특히 예비경선(컷오프)에서 2위에 올랐던 이인영 후보가 본선에서도 ‘빅3’에 이어 4위를 차지한 것은 이변으로 보여진다. 당내 486 그룹의 단일후보로 추대된 이 후보의 선전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일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약점을 ‘비호남 대안론’으로 극복하며 명실상부한 야권의 첫번째 대선 주자로 서게 됐다. 손 대표 스스로도 “강한 대선 후보가 돼 잃어버린 600만표를 되찾아 오겠다.”고 약속했다. 손 대표는 진보 노선을 유지하되 중도층까지 껴안는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정통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선명한 대여 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창구·구혜영·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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