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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한국, 호르무즈 열 용기 없다” 또 지적…이란과 협상 결말은? [핫이슈]

    트럼프 “한국, 호르무즈 열 용기 없다” 또 지적…이란과 협상 결말은?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전 세계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이란 전쟁에 대한 언론의 비판적인 보도를 지적하며 “우리는 중국과 일본, 한국, 프랑스, 독일 등 여러 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국가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놀랍게도 그들은 이 작업을 스스로 해낼 용기나 의지가 없다”면서 “하지만 매우 흥미롭게도 많은 나라의 빈 유조선이 석유를 채우러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미국에 처참하게 지고 있다고 밝히며 “이란에 유일하게 남은 건 선박이 기뢰에 부딪힐 수 있다는 위협뿐”이라며 “그들의 기뢰부설함 28척이 모두 바다에 가라앉아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국가와 유럽 각국이 직접 해야 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미국이 ‘대신’ 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한국 등 여러 우방국에 책임을 떠넘기는 동시에, 우방국들이 더 적극적으로 해협 개방에 나서지 않는다는 불만을 여러 차례 토로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군함 파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한 미군 규모를 부풀려 “한국이 미국을 돕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유럽에 대해서는 이란 전쟁 기여도에 따라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재배치할 계획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이란, 마라톤 협상 했지만…미국과 이란은 11일 전쟁 종식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에서 마주 앉아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지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관련해서는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양국 대표단은 이날 낮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각각 만나 회담 의제와 방식 등을 논의한 뒤 본격 협상에 돌입했다. 이날 회담 시작 전 이란 대표단은 샤리프 총리에게 ▲호르무즈에 대한 통제 권리 인정 ▲전쟁 피해 배상 ▲이란의 해외 동결 자산 해제 ▲중동 전역에서 교전 중단 등 4가지 ‘레드라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대 관건인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양측은 깊은 이견을 보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면서 “이란이 해협을 미국과 함께 통제하자는 방안을 거부하고 단독으로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협상 상황을 잘 아는 복수의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인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최종 합의가 타결된 후에야 해협을 개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2주간 휴전이 발표된 후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멈추지 않는 것 역시 양측이 충돌하는 지점으로 알려졌다.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알자디드는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합의에 레바논을 포함할지가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면서 “레바논도 반드시 휴전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이란 요구를 미국이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은 12일 협상을 속개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 우방국을 겨냥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한 용기도 의지도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협상의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11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이란과의) 타결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면서 “이란과 합의가 되는지는 내게 상관없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우리가 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번 협상이 미국에 충분히 유리한 결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감안해 기대를 축소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 롯데카드 영업정지에 홈플러스 사태까지… 다시 불붙은 ‘MBK 책임론’

    롯데카드 영업정지에 홈플러스 사태까지… 다시 불붙은 ‘MBK 책임론’

    금융감독원이 297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롯데카드에 4.5개월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사전 통보하면서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 사태로 불거졌던 경영 능력 및 책임 문제가 겹치며 논란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롯데카드에 과징금 약 50억원과 4.5개월 영업정지, 인적 제재 등을 포함한 안을 전달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온라인 간편결제 시스템 해킹 공격으로 인해 297만명의 정보가 새어나갔으며 이 중 28만명은 카드번호, CVC 번호, 비밀번호 등 민감한 정보가, 5만명은 주민등록번호까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오는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이번 조치는 2014년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 당시 내려졌던 3개월 영업정지보다 수위가 높은 강도 높은 징계다. 게다가 롯데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41.80%나 급감하고 고객 수가 24만명 줄어드는 등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영업정지 확정 시 타격이 더욱 클 전망이다. 특히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이와 관련된 카드 자산에서도 200억원가량의 부실이 더해진 터라 MBK파트너스가 2022년부터 추진해 온 롯데카드 매각 작업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총체적 위기가 닥치면서 최대주주인 MBK를 향한 책임론도 매섭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MBK는 사모펀드 특유의 단기 수익 극대화를 위해 보안 투자가 사고의 원인이라는 질타를 받았으나 이를 부인해 왔다. 또한 롯데카드가 지난 5년간 MBK 계열사에 약 1400억원의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이 중 절반을 ‘구매전용카드’ 형태로 홈플러스에 집중하는 등 계열사 간 자금 융통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러한 자금 순환 구조는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홈플러스 사태와 맞물려 파장을 키우고 있다. MBK의 핵심 포트폴리오인 홈플러스는 무리한 차입매수 이후 자산 매각과 점포 폐점이 이어져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MBK가 장기적 혁신 대신 부동산 매각 등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만 치중해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김병주 MBK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 회생절차 등에 대해 “나에게 권한이 없고 이사회가 정하는 것”이라며 선을 긋는 등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비난을 샀다. 한편,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전국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정부와 여당 차원의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울산지역본부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의 청산은 단순한 기업 폐업이 아니라 지역 일자리 붕괴와 경제의 연쇄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강력히 우려를 표명했다.
  • 박용선 국힘 포항시장 후보 검찰 송치…경선 승리 8일 만

    박용선 국힘 포항시장 후보 검찰 송치…경선 승리 8일 만

    국민의힘 경북 포항시장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과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북경찰청은 박용선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에 대한 보완수사 결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박 후보는 2023년 한 단체가 경북도·포항시로부터 1억 8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단체 명의로 내야 할 자부담비 2000만원을 대신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3선 도의원으로, 해당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었다. 경찰은 박 후보가 사업비를 기부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또한 박 후보는 가족 명의 회사를 통해 거액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9월 박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사건 송치 이후 경찰에 두 차례 보완수사를 요청했다. 박 후보는 당내 경선을 통해 지난 2일 포항시장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보완수사 결과를 최근 검찰에 통보했다. 자세한 것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 李대통령 “기간제법이 오히려 실업강제…소상공인도 단결권 허용해야”

    李대통령 “기간제법이 오히려 실업강제…소상공인도 단결권 허용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비정규직을 2년 고용하면 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한 현행 기간제법에 대해 “상시 고용으로의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도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버렸다”며 “현실적 대안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노동자를) 보호하자는 취지의 법안이 사실상 (노동자) 방치를 강제하는 법안이 돼 버렸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2년이 지나면 정규직을 계약해야 한다는 조항만 보면 아주 그럴듯하지만, 현실적으로 고용하는 측에서는 1년 11개월을 딱 잘라 고용을 하고 절대로 2년 넘게 계약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실업을 강제하는 측면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 정규직은 조직이 잘 돼 있고, 단단하게 뭉쳐 권리 확보를 잘해 나가고 있다”면서도 “그러다 보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제 정규직을 절대 뽑지 않는다는 게 상식이 돼 버렸다”고 짚었다. 이어 “기존 정규직이야 자기 위치를 찾겠지만 자녀들이나 다음 세대는 정규직의 자리를 결코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오죽 답답하면 일부 노조에서 새로 (직원을) 뽑을 때 노조원의 동의를 받아오라고 하겠느냐”며 “일정 수의 고용을 유지하라는 투쟁도 하는 것 같던데 그게 잘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위상 강화를 위한 일들이 궁극적으로 노동자들의 위상을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를 향해 “대화를 일상적·공식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탈퇴한 지 오래됐는데 이용만 당하고 들러리만 서다 보니 화가 나는 점은 이해한다. 노동자 탄압 트라우마로 실용적 정책에 본능적 반감을 갖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신뢰가 중요하다. 한번 고민을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소상공인에게도 단결권을 허용하는 대안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들의 본질적 약자성이 언제나 문제가 되는데 해법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것이 있다”며 “소위 노동 3권이 헌법에 보장돼 있다. 조직을 통해 집단으로 교섭하고 그래도 안 되면 집단행동으로 실력을 행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들에게도 집단 교섭을 허용하고, 최소한의 단결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는 일축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동화가 곧 일자리 상실이라는 역사적 경험 속에서 (노동자 입장에서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너무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한 ‘스마트 팩토리’(지능형 공장)가 고용 증가로 이어진 사례를 언급하며 “피지컬 AI는 숙련노동을 로봇으로 대신해야 하므로 노동자들의 협조와 관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도입 관련해 걱정이 크지만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노동계에서 대책을 논의해주면 좋겠다. 그러면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수용해 정부 정책으로 만들어 한꺼번에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 “2032년 이후 노화로 죽지 않는 시대 온다…AI로 수명 되돌려”

    “2032년 이후 노화로 죽지 않는 시대 온다…AI로 수명 되돌려”

    세계적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이 인공지능(AI)이 인간 수준에 도달하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3년 안에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나아가 2032년 이후에는 AI 기술이 더욱 고도화하면서 노화로 인한 사망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커즈와일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AI 콘퍼런스 ‘휴먼X’ 대담에서 “AGI의 정의가 모호할 순 있지만, 늦어도 2029년까지는 확실히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가 2005년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튜링 테스트(AI가 실제 사람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를 통과하는 시기로 2029년을 예견한 것과 일치한다. 그는 AGI 시대의 도래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커즈와일은 “AI로 인해 실업 등 부정적인 측면들이 언급되는데 충분히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AI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이 부정적인 측면을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으로 활용되는 AI에 대한 방어 체계도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며 “인류가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6년 후엔 1년 지나면 수명 1년 되돌려 받게 될 것”커즈와일은 또한 AI 기술이 인류의 생물학적 한계와 ‘수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즈와일은 “2032년 이후에는 기술 발전으로 인한 수명 연장 속도가 세월의 속도를 추월해, 노화로 인한 사망이 사라지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1년이 지나면 수명 1년을 잃지만 (기술의 발달로) 4개월을 되찾게 된다”며 “2032년이 되면 1년을 잃으면 1년을 되돌려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뇌와 AI의 결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2030년대 초가 되면 뇌와 AI가 융합돼 사고의 출처를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2030년대 중후반에는 수술 없이도 AI가 비침습적으로 뇌 속으로 들어가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즈와일은 2029년 출간 예정인 신작 ‘AGI가 왔다!’를 집필하며 구글의 AI ‘제미나이’를 활용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제미나이에게 내 새 책의 내용을 묻자,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내 구상을 AI가 파악해 답변을 내놨다”며 “AI는 인간의 창의성과 융합될 수 있는 수준의 창조적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앞서 커즈와일은 10년 전인 2016년에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류의 영생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인간이 2029년쯤 불멸의 과정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의료 기술의 발달로 2029년부터 해마다 인간의 기대수명이 1년씩 더해질 것이라면서 “생년월일에 기초한 기대수명이 아니라 그 시점에서 남은 기대수명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커즈와일은 인간의 면역체계를 대신할 나노 로봇 덕분에 영생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나노 로봇이 암세포를 없애고 동맥경화 등을 치료할 수준까지 이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특이점이 온다’를 집필한 커즈와일은 해당 저서를 통해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사라지는 ‘기술적 특이점’ 개념을 대중화했다. 현재 구글에서 엔지니어링 디렉터를 맡고 있다.
  • 나프타 공급 불안에 대응…화학물질 등록 특례 앞당겨 시행

    나프타 공급 불안에 대응…화학물질 등록 특례 앞당겨 시행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위기로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화학물질에 대해 10일부터 수입 등록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수입선 다변화가 시급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등록 특례를 조기 도입한 데 따른 조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중동 전쟁 여파로 화학물질 수입처를 변경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등록 절차 특례를 이날부터 앞당겨 적용한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상 화학물질을 수입하려면 유해성 시험 자료를 확보해 제출하는 등 사전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관련 서류 준비에만 통상 3개월가량이 소요돼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번 특례는 수급 위기 상황에 놓인 화학물질에만 적용된다. 특례 적용 시 기업은 유해성 시험 자료 대신 ‘시험계획서’만 제출하고 우선 등록을 마칠 수 있다. 이후 정해진 기간 내 시험 자료를 보완 제출하면 된다. 등록 기간은 기존 수개월에서 수일 수준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애초 기후부는 전쟁이나 국제 분쟁, 교역 상대국의 수출 제한 등으로 공급망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화학물질등록평가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해 왔다. 그러다 최근 원자재 수급 불안이 심화하자 적극 행정 심의를 거쳐 시행 시점을 앞당겼다. 최근 나프타 공급이 흔들리면서 페인트 업계는 원료를 직접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까다로운 등록 절차가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기후부는 이번 조치로 기업들의 수입 대응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동전쟁 장기화…수원시, ‘공직자 에너지 절약 10대 수칙’ 시행

    중동전쟁 장기화…수원시, ‘공직자 에너지 절약 10대 수칙’ 시행

    중동전쟁이 한달 이상 장기화됨에 따라 수원특례시(시장 이재준)가 ‘공직자 에너지 절약 10대 수칙’을 수립, 13일부터 시행한다. ‘수원특례시 공직자 에너지 절약 10대 수칙’은 ▲유연근무 활성화 ▲재택근무 대상자 재택근무 적극 시행 ▲비대면 회의 활성화 ▲출장 자제, 정시퇴근 권고 ▲대중교통·통근버스 이용 ▲냉난방 시 적정온도 유지 ▲불필요한 조명 소등 철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 ▲퇴근 시 전자기기 전원 완전 차단 ▲부서별 에너지지킴이 지정·운영 등이다. 유연근무를 활성화하면 출퇴근 시간대 교통 수요를 분산해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시는 임신·육아 공무원은 재택근무를 적극 하도록 해 사무실 유지 전력과 이동에 따른 에너지 사용을 줄일 계획이다. 수원시는 공직자들에게 공공부문 승용차 2부제 해당 일이 아닌 날에도 대중교통이나 통근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8일부터 통근버스 6대를 운행하고 있다. 불요불급한 출장은 자제하고, 냉난방 적정 온도는 냉방 26~28℃, 난방 18~20℃를 준수한다. 불필요한 조명은 철저하게 소등한다. 이어 부서별로 에너지지킴이를 지정·운영해 에너지 절약 실천 사항을 자체적으로 점검한다.
  • SKT·Arm·리벨리온, ‘AI 동맹’ 결성…“추론 최적화 데이터센터 잡는다”

    SKT·Arm·리벨리온, ‘AI 동맹’ 결성…“추론 최적화 데이터센터 잡는다”

    ‘전기 먹는 하마’ GPU 대신 NPU ‘관제탑 CPU-타격대 NPU’ 원팀 구축 글로벌 ‘소버린 AI’ 시장 정조준 SK텔레콤과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리벨리온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AIDC) 시장 선점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AI 산업의 무게중심이 대규모 학습에서 실제 서비스 단계인 ‘추론’으로 급격히 이동함에 따라, 저전력·고효율 인프라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SK텔레콤과 Arm, 리벨리온 3사는 차세대 AI 인프라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Arm의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인 ‘Arm AGI CPU’와 리벨리온이 오는 3분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리벨카드(RebelCard™)’를 하나의 서버에 통합하는 것이다. 그동안 AI 연산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도해왔으나,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AI 추론 서비스 특성상 GPU의 막대한 전력 소모와 비용은 데이터센터 운영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되어 왔다. 3사가 내놓은 해법은 ‘이종 컴퓨팅’(Heterogeneous Computing)이다. 시스템 운영과 데이터 관리를 총괄하는 ‘관제탑’ 역할의 CPU와, 실제 AI 추론 연산을 전담하는 ‘타격대’ 역할의 리벨리온 NPU를 결합해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리벨카드는 한국 최초로 서버급 고성능 AI 반도체인 ‘리벨100’을 탑재해 아시아 유일의 페타플롭스(PetaFLOPS)급 연산 능력을 갖췄다. 이번 연합은 단순히 기술 협력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독자 AI인 ‘소버린 AI’ 및 글로벌 통신사 특화 인프라 시장을 정조준한다. 국가나 기업이 독자적인 AI 인프라를 구축할 때, 성능과 가성비를 동시에 잡은 ‘검증된 패키지’를 공급해 표준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Arm과 리벨리온은 지난 3월 ‘Arm 에브리웨어’ 행사에서 양측의 칩을 결합해 오픈AI의 대규모 언어모델(GPT OSS 120B) 기반 에이전틱 AI 서비스를 실시간 시연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이렇게 개발된 서버 설루션을 자사 AIDC에 도입해 실전 검증에 나선다. 특히 SKT가 독자 개발한 AI 파운데이션 모델 ‘에이닷엑스 케이원(A.X K1)’을 해당 인프라에서 직접 운영하며 안정성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이러한 협력 체계는 각 분야의 ‘정점’이 만나 하나의 완성된 설루션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진욱 리벨리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압도적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갖춘 리벨카드가 차세대 AIDC를 지탱하는 핵심 축이 될 것”이라며 “각 분야 전문가들이 ‘원팀’으로 뭉친 이번 사례는 업계에서도 유의미한 이정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Arm은 범용 인프라로서의 확장성을 강조했다. 에디 라미레즈 Arm 부사장은 “Arm 네오버스 기반 CPU는 대규모 AI 구축에 필수적인 성능을 갖췄다”며 “리벨리온, SKT와 함께 소버린 AI 및 통신 시장에서 실제 작동하는 확장성 있는 인프라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신 SK텔레콤 AI 사업개발 담당은 “추론 최적화 인프라에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인 ‘A.X K1’을 얹은 ‘풀 패키지’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AIDC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고 강조했다.
  • 42만㎡ 규모 서울럭비구장 부지에 43층 복합단지…온수역 일대 새 거점 될까[우리동네 정비사업]

    42만㎡ 규모 서울럭비구장 부지에 43층 복합단지…온수역 일대 새 거점 될까[우리동네 정비사업]

    도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얼굴’을 바꿔나갑니다. 낡고 불편한 주거 여건을 개량하고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비사업은 변화의 축입니다. 인구 930만의 대도시 서울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은 700여 곳에 이릅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정비사업 소식을 모은 ‘우리동네 정비사업’을 격주로 전합니다. 국내 최초 럭비전용구장 부지2020년 역세권 활성화사업 대상지 지정 서울 구로구 1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온수역 42만㎡ 규모의 럭비구장 특별계획구역은 2020년 시 역세권 활성화사업 대상지 선정이후 각종 인허가 절차가 늦어지면서 개발이 지체됐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에서 개발계획 결정변경안이 통과되면서 최고 43층 2071가구가 포함된 상업·주거·문화 복합시설이 들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해당 지역은 지하철 1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온수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아 왔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제6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구로구 오류동 111-1번지 일대 서울럭비구장 부지에 ‘온수역 일대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변경, 럭비구장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결정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서울럭비경기장은 1974년 국내 최초의 럭비전용구장으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초 럭비구장을 건립한 일신제강의 부도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됐고 2013년 약 13㎞ 떨어진 인천 남동구에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이 문을 열면서 사실상 빈 부지로 방치됐다. 2020년 시가 해당 부지를 역세권 활성화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2022년 민간에 부지가 매각되면서 개발 계획이 본격화 됐다. 그러나 공공기여 협의와 럭비구장 대체부지 확정 등이 늦어지면서 개발도 속도를 내지 못했다. 2023년 7월 구로구 신구로유수지가 대체지로 지정되면서 사업이 본격화 됐다. 이번에 시는 상업·준주거지역 내 비주거시설 비율 폐지 및 완화’ 혜택을 적용해 주택 수를 기존 1790가구에서 2071가구로 281가구 늘리고, 비주거 면적이 줄어든 대신 시민을 위한 공원면적을 확대했다. 올 하반기 공사 착수 2030년 준공 목표시는 사업부지 중앙부에 대규모 공원을 만들고, 공원을 중심으로 저층부에 서울형 공공키즈카페, 어린이 과학체험관, 느린학습자 교육센터 등 공공기여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술인재사관학교를 조성해 일자리 창출 기반도 만든다는 구상이다. 시는 인허가 절차를 거쳐 올해 하반기 공사에 착수해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트럼프가 꽂힌 ‘저가 자폭드론’ 정체…토마호크 400발 값이면 4만6000발 [밀리터리+]

    트럼프가 꽂힌 ‘저가 자폭드론’ 정체…토마호크 400발 값이면 4만6000발 [밀리터리+]

    미국이 이란제 샤헤드-136을 닮은 장거리 자폭 드론을 실전에 투입하며 전쟁 방식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군은 저비용 공격 드론 ‘루카스’(LUCAS)를 이란전의 서막을 연 중동 작전 ‘장대한 분노’에서 처음 사용했고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를 “없어선 안 될 무기”로 평가했다. 미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9일(현지시간) 루카스가 이란제 샤헤드-136을 역설계한 형태의 장거리 자폭 드론이라며 미군 내부에서 추가 확보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루카스 도입을 밀어붙였던 전직 미 국방부 당국자 마이클 호로위츠는 인터뷰에서 이 무기가 미국식 전쟁 수행 방식 변화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루카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신형 드론이 등장해서만은 아니다. 미국이 그동안 유지해 온 고가 정밀 무기 중심 구조만으로는 장기전과 대량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값싸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소모형 정밀 타격 체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호로위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샤헤드를 대거 투입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무기의 필요성이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 비싼 미사일로는 한계…미군 결국 ‘저가 물량전’ 택했다 그는 미국 군 전력 구조가 오랫동안 소수의 최고 성능 무기에 맞춰져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나 실제 전장에서는 비싸고 생산이 어려운 무기만으로는 탄약 심도를 유지하기 어렵고 더 낮은 가격의 소모형 무기가 반드시 함께 필요하다는 것이다. 루카스는 이런 변화를 상징하는 사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비용 대비 전력이다. 호로위츠는 토마호크 400발을 확보할 비용이면 루카스 4만6000발 수준의 전력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루카스는 탄두가 훨씬 작아 토마호크를 대체하는 무기는 아니다. 대신 미군이 앞으로는 토마호크 같은 고가 무기와 루카스 같은 저가형 무기를 조합해 운용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루카스 개발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본격 추진됐고 실제 전력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속도가 붙었다. 호로위츠는 2024년 초 우크라이나에서 확보한 샤헤드 계열 기체와 러시아의 운용 사례를 검토한 뒤 이런 무기가 미군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초기 예산은 수천만 달러 수준이었고 당시 국방부 부장관 캐슬린 힉스가 추진해 볼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하면서 프로그램이 본격화됐다. ◆ 이란전서 시험 끝냈다…다음 계산서는 중국전 실전 운용 방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호로위츠는 루카스 같은 무기가 대량으로 투입돼 적 방공망을 압박하거나 더 비싼 무기와 섞여 방어 체계를 흔드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공개 사진에는 기수부 짐벌 카메라와 장거리 통제를 위한 위성 데이터링크로 보이는 장비도 포착됐는데 이는 발사 뒤 표적을 유연하게 바꾸거나 기회 표적을 노리는 운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장대한 분노’ 작전에서 루카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표적을 타격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호로위츠 역시 실제 분쟁에서 누가 어떤 목표물에 썼는지는 자신이 알 수 없는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루카스를 전황을 바꾼 무기라고 단정하기보다 미군이 저가 장거리 자폭 드론의 실전 효용을 시험하며 본격 전력화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 이 무기의 진짜 파급력은 중동을 넘어 인도·태평양 전장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로위츠는 샤헤드나 러시아판 게란-2 수준의 사거리를 고려하면 이런 무기가 중국 방공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봤다. 결국 루카스는 중동 실전용 임시 무기가 아니라 중국과의 잠재 충돌까지 염두에 둔 대량 정밀 타격 수단으로도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생산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엘라즘(LRASM)과 재즘(JASSM) 같은 고급 미사일과 달리 루카스류 무기는 상용 제조 기반을 활용할 수 있어 생산 제약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만큼 여러 업체가 동시에 제작에 참여하고 성과가 좋은 업체에 물량을 더 주는 방식의 확대 생산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결국 루카스의 등장은 드론 한 기종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더 이상 비싼 정밀 무기만으로는 미래 전장을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란과 러시아가 먼저 보여준 ‘싸고 많이 쏘는 전쟁’의 논리를 자국식 체계로 흡수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란전 첫 실전 투입은 그 변화가 구상 단계를 넘어 실제 운용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 “사장이 성폭행” 신고했는데 무혐의…알바생 사망에 분노 [두 시선]

    “사장이 성폭행” 신고했는데 무혐의…알바생 사망에 분노 [두 시선]

    주점 아르바이트생 사망 사건이 10일 온라인을 크게 흔들었다. 1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20대 여성은 지난해 12월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주점 사장을 준강간 혐의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한 차례 조사와 폐쇄회로(CC)TV 등을 근거로 지난 2월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이후 여성은 불송치 통보를 받고 이의신청서를 남겼고,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아 CCTV 시간 오차 확인과 참고인 대면 조사 등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댓글창은 두 갈래로 갈렸다. 한쪽은 “피해자가 남긴 신호를 왜 놓쳤느냐”며 경찰의 초동 대응을 정조준했다. 다른 한쪽은 사건의 실체가 아직 다 드러나지 않은 만큼 온라인 분노가 판단을 앞질러선 안 된다고 맞섰다. ◆ “한 번 조사하고 끝냈나”…댓글창 덮친 부실수사 분노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영업 종료 뒤 이어진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 항거 불능 상태였고, 사장이 자신을 간음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직후 해바라기센터가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기준을 넘는 0.085%였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 여성을 다시 부르지 않은 채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 경찰은 사장 측이 제출한 CCTV와 ‘합의에 따른 관계였다’는 취지의 진술 등을 근거로 들었다. 댓글창은 이 대목에서 가장 크게 들끓었다. “2차 조사도 없이 결론 냈느냐”, “디지털 증거를 더 확인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유족은 피해 여성 휴대전화에서 사건 직후 친구에게 보낸 “죽고 싶어”라는 메시지와 사건 전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대화 기록 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CCTV 시간 오차 확인과 참고인 대면 조사 등 보완 수사를 요구한 점도 이런 비판에 힘을 실었다. ◆ “분노가 판단 대신 못 한다”…신중론도 맞부딪쳤다 반면 일부 댓글은 온라인 여론이 사건을 너무 빨리 단정한다고 봤다. CCTV 속 장면과 피의자 진술 등을 함께 봐야 하고, 감정만으로 유무죄를 미리 재단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경찰도 “CCTV에서 당시 상황이 전부 확인돼 피해자 2차 조사 등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두 질문을 남겼다. 초동 수사가 과연 충분했는지, 그리고 여론의 분노가 사실 판단보다 앞서도 되는지다. 피해자가 이의신청서와 유서를 남긴 뒤 숨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은 더 커졌지만, 사건의 실체는 검찰 보완 수사에서 다시 가려질 전망이다.
  • “성욕 감퇴 없이 정자 생성만 중단”…부작용 없는 ‘남성 피임약’ 나온다 [핵잼 사이언스]

    “성욕 감퇴 없이 정자 생성만 중단”…부작용 없는 ‘남성 피임약’ 나온다 [핵잼 사이언스]

    콘돔과 정관수술에 의존해 온 남성 피임 분야에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존 호르몬 조절 방식의 한계로 지목됐던 성욕 감퇴 등 부작용 없이, 정자 생성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10일 학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코넬대 유전학 연구팀은 신체의 호르몬 체계를 건드리지 않고 정자 생성을 가역적으로 중단시키는 기전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됐다. 지금까지 남성용 피임약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은 호르몬 부작용이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면 여드름 발생, 체중 증가, 감정 기복은 물론 성욕 감퇴와 같은 부작용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에 폴라 코언 교수 연구팀은 약 6년에 걸친 연구 끝에 호르몬 대신 생식세포 생성 과정인 ‘감수분열’ 단계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저분자 화합물인 ‘JQ1’을 활용해 정자 형성에 필수적인 특정 단백질 복합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했다. 이를 통해 정자가 성숙 단계에 이르지 못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신체 전반의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피임 효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동물실험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약물을 투여받은 수컷 쥐는 암컷과의 교배 뒤에도 임신이 일어나지 않았다. 특히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약 6주 후부터 정상적인 정자가 다시 생성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후 진행된 번식 실험에서도 태어난 새끼 쥐들에게서 신체적·행동적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차세대 번식 능력 또한 정상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방식이 매일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일정 기간 효과가 지속되는 주사제나 피부 부착형 패치 형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는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복용 망각으로 인한 피임 실패율을 낮추는 이점이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 실험으로, 연구 초기 단계인 만큼 인간에 대한 임상시험이 추후 이뤄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남성이 스스로 가임력을 조절할 수 있는 안전한 가역적 방법의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며 “호르몬 부작용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어선 새로운 피임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2년 내 인체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바이오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후속 연구와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 일상 속 가장 가까운 산, 수리산 [두시기행문]

    일상 속 가장 가까운 산, 수리산 [두시기행문]

    경기도 군포시의 서북쪽, 도시의 경계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줄기 하나가 있다. 해발 489m의 높이를 지닌 수리산이다. 이 산은 단순한 등산지가 아니라, 오랜 시간 지역의 중심을 이루어 온 ‘진산’으로서 군포와 안양, 안산을 아우르는 상징적인 존재다. 조선 시대에는 과천과 안산, 광주 세 고을의 경계를 이루던 산이었고, 지금도 행정 경계를 나누는 자연의 선으로 자리한다. 수리산의 기록은 꽤 오래전 문헌에서도 확인된다. 세종실록지리지에서는 이 산을 ‘취암(鷲巖)’이라 불렀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수리산’이라는 이름과 함께 ‘견불산’이라는 별칭도 등장한다. 이후 김정호의 대동지지에 이르러서는 태을산, 견불산 등 다양한 이름과 함께 현재의 ‘수리산’이라는 명칭이 정리되며 하나의 산줄기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름의 변화만 보더라도 이 산이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시선과 삶 속에 깊이 자리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수리산이라는 이름에는 여러 해석이 전해진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수리’라는 말이 독수리와 같은 맹금류를 뜻하는 우리말에서 비롯됐다는 설이다. 실제로 수암봉 일대의 바위 능선을 바라보면 거대한 새가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듯한 형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신라 진흥왕 시기에 창건된 사찰 ‘수리사’에서 유래했다는 설, 혹은 조선 시대 왕족이 이곳에서 수도했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설도 전해진다. 다양한 해석이 공존하지만, 결국 이 산의 이름은 자연의 형상과 인간의 기억이 함께 빚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산세는 생각보다 다채롭다. 중심이 되는 태을봉(489m)을 기준으로 슬기봉, 관모봉, 수암봉 등 여러 봉우리가 이어지며 능선을 형성한다. 이 능선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도시를 감싸듯 흐르다가, 다시 동서로 갈라지며 군포를 양분하는 지형을 만든다. 평지에서 갑작스럽게 솟아오른 듯한 산의 형태는 오르는 이에게 분명한 고도감을 주고, 능선 위에 서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도심과 산의 능선이 아름답다. 수리산의 능선과 봉우리에는 단단한 암석이 드러나 있고, 계곡으로 내려서면 비교적 부드러운 편마암 지대가 이어진다. 이런 지형적 특징 덕분에 수리산은 완만한 흙길과 바위 능선이 적절히 섞여 있어, 산행의 재미를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 코스 선택에 따라 가볍게 걷는 산책형 산행부터 능선을 타는 비교적 긴 코스까지 폭넓게 즐길 수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 수리산이 특별한 이유는 ‘접근성’에 있다. 도시 가까이에 자리하면서도 산이 주는 여유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산은 군포 시민뿐 아니라 안양과 안산 시민들에게도 일상 속 쉼터로 기능한다. 아침과 저녁,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르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2009년, 수리산은 경기도의 세 번째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지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도시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자연의 형태를 비교적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오랜 시간 지역민과 함께 호흡해 온 산이라는 점이 그 가치를 증명한다. 수리산을 걷다 보면 화려하거나 압도적인 풍경 대신, 익숙하면서도 편안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능선 위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풍경,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숲, 그리고 바람이 머무는 듯한 길.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이 산을 ‘머무르고 싶은 산’으로 만든다.
  • “갤럭시 S26, 첨단 기술에 부드러운 감성 입혔다”

    “갤럭시 S26, 첨단 기술에 부드러운 감성 입혔다”

    ‘7R 곡률’ 통일·카메라 돌출 최소화버즈4, 1억개 귀 형상 분석해 설계 삼성전자가 ‘갤럭시 S26’ 시리즈와 ‘갤럭시 버즈4’의 출시 한 달을 맞아 디자인 개발 과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무엇보다 갤럭시 S26의 모서리 처리와 버즈4의 인체공학 설계를 디자인의 핵심으로 설명했다. 기술의 발달로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는 가운데, 디자인을 통한 차별화에 나선 셈이다. 이일환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자인팀장 부사장은 9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기술의 가치는 사람의 일상에서 편안하게 사용됐을 때 완성된다”며 “첨단 기술을 담고 있지만 부드러운 감성을 더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디자인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간 ‘각진 형태’를 고수해온 울트라 모델의 모서리를 깎아낸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삼성은 이번 시리즈에서 라인업 전체의 실루엣을 하나로 맞추는 통합 전략을 택했다. 디자인팀 이지영 상무는 모서리에 반지름 7㎜의 원이 일치하는 이른바 ‘7R 곡률’을 새로운 표준으로 제시했다. 7㎜라는 수치는 손바닥을 찌르는 물리적 압박감을 최소화하면서도 화면의 시원한 개방감을 해치지 않는 데이터상의 균형점이다. 특히 삼성은 본체 모서리와 내부 S펜 끝부분(팁)의 곡선을 일치시키려 펜 팁까지 비대칭으로 깎아내는 공정을 거쳤다. 물리적 설계 측면에서 가장 까다로웠던 지점은 카메라 돌출부 처리였다. 두께를 7.9㎜까지 줄인 상태에서 고성능 카메라 모듈을 탑재하다 보니 바디와 렌즈 사이의 물리적 단차는 더욱 깊어졌다. 삼성은 렌즈만 단독으로 돌출되는 이질감을 줄이기 위해 카메라 주변을 완만한 경사면으로 처리한 ‘앤비언트 아일랜드’ 구조를 도입했다. 버즈4는 디자이너의 직관 대신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인체공학적 정답’을 조형에 반영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미시간 대학교와 협업해 확보한 1억개의 귀 형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1만회 이상의 착용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인종과 성별을 불문하고 누가 착용해도 빠지지 않으면서 통증을 느끼지 않는 ‘평균의 최적점’을 찾아 이를 디자인의 뼈대로 삼았다.
  • [열린세상] 쿠르드를 통해 바라본 ‘제국’

    [열린세상] 쿠르드를 통해 바라본 ‘제국’

    이번 이란 전쟁에서 초기에 많은 주목을 모았던 이들이 있으니 바로 쿠르드인들이다. 쿠르드인들은 튀르키예, 시리아, 이라크, 이란 4개국에 흩어져 거주하지만 ‘쿠르드 민족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에 2003년 이라크, 2011년 시리아에서 국가가 붕괴되는 가운데 광범위한 자치권을 확보한 정치 집단들이 생겨났다. 이라크의 쿠르드자치정부(KRG)와 시리아 인민방위대(YPG)가 각각 그들이다. 미국은 중동의 핵심 거점에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판단 아래 이라크와 시리아의 쿠르드 운동을 지원하며 이 지역에 진출했다. 이를 발판으로 이란 쿠르드 지역에 대한 분리 공작과 지상군 침투를 시도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쿠르드 무장 단체들이 협조를 거부하고, 이란에서도 마땅한 호응이 보이지 않자 쿠르드 계획은 얼마 안 가서 잠잠해졌다. 사실 역사를 고려하면 애초부터 ‘쿠르드 카드’에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튀르키예는 600년 동안 이 지역을 통치한 오스만 제국의 유산을 잇고 있고, 이란 역시 500년 전 사파비 제국 시기에 현대 국가의 골격이 형성됐다. 이런 ‘문명 국가’들은 자신의 문화가 보편적 호소력을 갖는다고 전제했고, 제국의 언어와 문화만 공유한다면 지방 행정부터 중앙 요직까지 소수민족에게도 통치 참여를 허용했다. 따라서 당시 쿠르드인에게는 실체 없는 ‘쿠르드 민족 국가’보다는 자신들의 부족이 어느 제국에 충성을 바치는지가 훨씬 중요했다. 이 역시 제국이 소수민족에게 문호를 열어 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20세기 들어 튀르키예와 이란은 각각 튀르크인과 페르시아인을 중심으로 한 국민국가로 이행했다. 이 과정에서 제국 시기의 개방성은 축소됐고, 대신 더 좁지만 결속력 있는 민족주의가 국가 이념으로 자리잡았다. 일부 쿠르드 역시 이 흐름 속에서 민족주의를 받아들이며 분리주의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냉전기에는 쿠르드 분리주의 단체가 급진 공산주의 노선을 수용하고 테러를 전술로 채택하면서 갈등이 더욱 격화됐다. 그렇다고 제국적 운영 방식의 기본 골간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작년과 올해 내가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 만난 쿠르드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튀르키예 국가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 얼마든지 쿠르드이면서 동시에 튀르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역시 쿠르드, 튀르크, 아랍, 발루치 등 다양한 집단이 교육과 관료 경로를 통해 중앙 정치로 진입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우리도 안다’는 식으로 한국의 경험을 이들 제국에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은 이른 시기에 단일민족 정체성을 형성했고, 식민 지배 역사도 비교적 짧았다. 우리 사례는 세계 역사에서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소수민족 지역을 여럿 여행해 본 나 자신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제국의 소수민족들에게 섣불리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얘기하면 반대로 ‘여기가 우리나라인데 언제 우리가 나라를 잃었다는 것이냐’라는 반문을 들을 확률이 높다. 이란 전쟁에서 드러나듯 튀르키예, 이란, 러시아, 중국과 같은 유라시아 오랜 제국들의 영향력은 세계 무대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이 제국들을 이해하는 일이 필수적이 되었다. 그렇다면 제국이란 무엇인가? 최근 국내에 출간된 ‘러시아 제국 연구’는 제국의 핵심을 차등과 위계에서 찾는다. 서로 다른 민족은 이 질서를 통해 하나의 정치 단위 안에서 공존한다. 사실 이 ‘제국의 구조’가 무엇인지는 글로만 읽어서는 체감하기 어렵다. 유라시아 각지를 직접 경험하며 제국에서의 삶이 어떤 감각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제국의 이해를 통해 외교의 지평, 나아가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넓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임명묵 작가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슬픔은 사람을 위한 것(슬론 크로슬리 지음, 송섬별 옮김, 현대문학) 삶이 기적인 건 우리가 살아가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대부분이 매일 잠에서 깨어나 삶을 지키고자 싸우기로 한다는 사실, 꿈틀거리며 빠져나가려는 삶을 품에 꼭 끌어안는다는 사실이다. 그 정반대의 일이 더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야말로 기적, 순전한 기적이다. 페이지마다 아름다운 표현이 가득한 사랑 회고록. 사랑하는 것들을 잃었던 경험이 있기에 내면의 상처를 이렇듯 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겠다.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 이후, 저자는 슬픔을 고정된 감정이 아닌 삶의 동력으로, 일상을 바라보는 태도로 일관하며 그 활력으로 지난날의 빛나는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284쪽, 1만 7500원. 오지 마! 월요일(이현영 지음, 올리) 월요일도 엄청 소중하다. 친구를 만나는 월요일.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월요일. 맛있는 급식을 먹는 월요일. 특히, 좋아하는 그 애와 이야기를 나누는 월요일. “월요일,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말에 상처를 받은 ‘월요일’이 떠난다는 상상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그림책. 사람들을 일상으로 데려다주던 월요일이 사라지자, 평범하던 하루의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학교, 회사에 가지 않는 대신 배우지 못하고 돈을 벌지 못하며 좋아하는 음식도, 친구와 보내는 시간도 점점 사라진다. 작가는 ‘싫은 것’이 사라지면 ‘좋은 것’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는 일상의 연결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낸다. 44쪽, 1만 6000원. 올 클리어(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아작) 폴리는 이전까지 예수가 자신의 의지에 반해 전쟁에서 싸우기 위해 불려 왔다고 오해했었다. 하지만 예수는 가시 면류관을 썼음에도 희생을 하는 이처럼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내 몫을 하리라’고 굳은 결심을 한 사람처럼 보이지조차 않았다. 벽돌보다 더 두꺼운 공상과학(SF) 벽돌책이다. 과거에 갇힌 시간 여행자 세 명이 당대의 평범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옥 같은 밤을 견딘다. 저자는 “인류를 구원하는 건 압도적 힘이나 영웅이 아닌, 무고한 이들의 평범한 희생과 연대”라는 걸 감동적으로 전한다. 전작 ‘등화관제’에서 이어지는 작품이라 내용 속으로 스며들기가 쉽지는 않다. 2019년 두 권이었던 책의 합본판. 912쪽, 3만 3000원.
  • 어지러운 만화경 속 명확한 것은 어딘가 아련하고 그리운 감정뿐

    어지러운 만화경 속 명확한 것은 어딘가 아련하고 그리운 감정뿐

    ‘노벨상 단골 후보’ 커르터레스쿠세계적으로 각인시킨 대표작 번역하나의 장편인 듯, 각각의 단편인 듯느슨하게 연결된 5개의 이야기들초현실을 떠돌다 주제 ‘향수’ 귀결 현실과 꿈, 지옥과 천국, 종말과 창조의 풍경이 한데 모여 만화경(萬華鏡) 속 이미지처럼 펼쳐진다. 한 인간의 내밀한 내면과 강박은 어느새 우주를 다스리는 원리가 돼 있다. 이 모든 걸 주재하는 힘은 문학 그리고 그것을 쓰는 작가에게서 나온다. 루마니아 소설가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70)는 세계 문단에서 차지하는 명성에 비해 한국에서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걸 계기로 그의 작품들이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노스탈지아’는 커르터레스쿠를 세계적인 작가로 각인시킨 대표작이다.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룰렛 승부사’와 에필로그 ‘건축가’ 그리고 사이에 있는 ‘말라깽이 꼬마’, ‘쌍둥이자리’, ‘REM’까지 총 다섯 편이 실렸다. 각각 독립된 이야기이니 이 책을 소설집이라고 불러야 할까. 조금 애매하다. 연결고리는 희박하지만, 작가 스스로 ‘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다. 종잡을 수 없이 난해하다. 그렇다고 읽히지 않는 책은 아니다. 무의식을 깊이 들여다보며 의식의 한계에서 비롯된 통념을 뒤트는 문장들이 여럿 보인다. ‘노스탈지아’(nostalgia)라는 제목에서 보듯 소설 다섯 편의 주제는 향수(鄕愁)다. 이 사실을 유념하지 않으면 독서 중 길을 잃기 십상이다. “수십억 개의 은하들, 감지할 수 없는 차원들 그리고 요컨대 내 두개골을 후광처럼 둘러싼 이 세계는, 내가 그것을 완전히 소유하고 인식하고 그 자체가 되도록 명령하지 않았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젯밤 침대에 누워 이불 밑에 몸을 웅크린 채 나는 일종의 환상을 보았습니다. 나는 나를 요상하게 회전시키는, 길게 늘어지고 피투성이이며,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음란한 배에서 막 태어난 참이었습니다.”(‘룰렛 승부사’ 부분) 첫 번째 이야기의 강렬함은 이 두툼한 소설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다. ‘러시안룰렛’으로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러시안룰렛은 여러 개의 약실 중 하나에만 실탄을 넣고 탄창을 돌린 뒤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이다. 실탄의 위치를 알 수 없기에 삶과 죽음은 오로지 운에 달려 있다. 그러나 소설은 룰렛 승부사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대신 현실에서 벌어졌다고 믿기 힘든 이야기가 지리멸렬하게 펼쳐진다. 죽고 사는 문제가 신의 의지에 달린 것이라면 룰렛 승부사는 그 의지를 조롱하는 존재다. 신이 관장한다고 생각되는 운명을 인간의 통제로 끌어오고자 노력하는 존재다. 성공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애초에 무엇이 성공인지 판단하기도 어려우니까. 그러나 작가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단 하나의 방법을 이야기한다. 바로 문학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불가능이 가능한 곳이 딱 한 군데 있는데, 바로 소설 속, 문학입니다. 그 속에서는 통계의 법칙이 깨질 수도 있으며, 한 사람이 예정된 운명보다 더욱 강력할 수도 있습니다.”(‘룰렛 승부사’ 부분) 환상과 실재가 마구 뒤섞이며 전개되던 이야기는 마지막 에필로그 ‘건축가’에 이르러 기묘하게 닫힌다. 건축가 에밀 포페스쿠는 열심히 돈을 모아 자기가 바라던 자동차를 한 대 산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자동차의 경적에 점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충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경적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 보인다. 그의 음악은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다. 아니 그것을 훨씬 뛰어넘어 전 세계가 그의 음악을 향한 집단적 광기에 사로잡힌다. 음악을 멈추고자 핵미사일까지 발사되지만, 역부족이다. 오히려 포페스쿠의 음악은 지구와 은하계를 아득히 뛰어넘어 버린다. 인간은 시작과 끝, 창조와 종말이라는 시간관에 사로잡혀 있다. 예술은 다르다. 처음과 마지막이라는 시간 ‘너머’에 있다.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그것은 오히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다. 작가와 독자는 형언할 수 없는 그 불가능의 영역에 있는 예술을 음미하는 존재다. 커르터레스쿠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건축가’ 이후엔 더는 할 말이 없어서 그만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뒤로 다시는 이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 사실 제게는 단 한 권의 책만이 있을 뿐입니다. 바로 지금 쓰고 있는 책 말입니다.”
  • 주가조작 ‘수사정보 유출’ 의혹 확산… 檢, 강남경찰서 이어 경찰청 강제수사

    주가조작 ‘수사정보 유출’ 의혹 확산… 檢, 강남경찰서 이어 경찰청 강제수사

    현직 경찰관이 주가조작 사건의 피의자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를 압수수색했다. 또 다른 경찰의 연루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 수사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신동환)는 9일 경찰청 청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전직 대신증권 직원과 기업인, 유명 인플루언서의 남편이자 재력가인 A씨 등이 가담한 코스닥 상장사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던 중, A씨와 경찰청 소속 B경정이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부적절한 청탁 등이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C경감에게도 비슷한 정황을 발견하고 지난달 27일 강남서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C경감이 A씨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구체적인 경위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경감은 A씨의 배우자와 관련된 사건 등을 불송치 처리해줬다는 의혹까지 받는다. C경감은 압수수색 직후 직위해제됐다. 검찰은 A씨 등이 특정 코스닥 종목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리기 위해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약속된 시간에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를 벌인 것으로 의심한다. 지난해 1000원대 중반이었던 해당 종목의 주가는 해당 매매로 4000원대까지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매매에 증권사 고객 계좌나 차명 계좌 등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세조종 가담 의혹을 받는 대신증권 전직 부장과 기업인 등 2명은 지난달 나란히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에 대한 첫 재판은 서울남부지법에서 오는 22일 예정돼 있다. A씨는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경찰 내부에서 수사 정보가 추가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A씨와 관련자들 사이의 연락과 자금 흐름 전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 美 밴스, 종전협상 전면 배치… “이란, 약속 깨면 심각한 대가 치를 것”

    美 밴스, 종전협상 전면 배치… “이란, 약속 깨면 심각한 대가 치를 것”

    미국과 이란의 첫 대면 종전협상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리는 가운데 미국 측 대표단을 이끌 JD 밴스 부통령이 이번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쟁 이전 협상에서는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나섰는데, 이번 협상에서는 ‘격’을 올려 밴스 부통령이 전면에 나서게 됐다. 밴스 부통령은 그동안 파키스탄 등 중재국과 물밑 접촉하며 협상을 조율해 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이 앞서 ‘45일 휴전 중재안’을 준비하던 때도 밴스 부통령은 ‘파키스탄 군부 실세’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과 긴밀히 소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 전쟁 회의론자인 그는 대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기로에 놓이면서 급부상했다. 20대 때 해병대 소속으로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던 그는 해외 분쟁 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이며 이번 이란 공격도 반대했다. 이에 이란 측도 미국의 돌발 공격 이후 신뢰를 잃은 기존 협상 창구 대신 상대적으로 유연한 밴스 부통령을 협상 상대로서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휴전 합의 하루 만에 양측이 우라늄 농축 권리나 이란 영공 침공, 레바논 공격 중단 여부 등을 두고 극명한 입장 차를 드러낸 만큼 향후 협상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합의 약속을 깬다면 “심각한 대가들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란이 조건을 준수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의 조건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8일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 측 협상 상대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미국이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가 영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의문”이라며 신경전도 벌였다. 양측은 파키스탄 총리 관저나 외교 단지, 인근 군사시설 등에서 대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협상이 밴스 부통령이 2028년 차기 공화당 대권 후보로서 정치적 존재감을 각인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열다 만 호르무즈… 총구 안 거둔 미군

    열다 만 호르무즈… 총구 안 거둔 미군

    “이란 하루 15척 이하 제한·통행료 부과” 트럼프 “합의 미이행 땐 사격 개시” 경고사전 허가받아야 호르무즈 통과… 이란, 가까운 대체 항로 제시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돌입한 첫날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되는 등 중동 정세가 여전히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하루 통과 선박을 10여척으로 제한하고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항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레바논이 휴전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놓고 미국과 이란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휴전 협정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8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이 이날 오전 일부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가했다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소식이 전해진 후 곧바로 봉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도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폐쇄되면서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들이 급격히 뱃머리를 돌렸다고 전했다.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번 공습으로 레바논에선 14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휴전 기간에도 대대적 공습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악순환이 반복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트루스소셜에 미군의 모든 중동 전력이 합의 이행 때까지 이란과 그 주변에 머물 것이라며 “만약 어떤 이유로든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다면 그 즉시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더 크고 강력한 방식으로 ‘사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핵무기 금지는 이미 오래전에 합의됐고, 호르무즈 해협은 앞으로도 개방되고 안전할 것”이라며 이란을 압박했다. 이란은 휴전 합의 조건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여전히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9일 파키스탄에서 열리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앞두고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하루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15척 이하로 제한된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전 하루 통행량이 135척가량인 걸 감안하면 10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4척에 불과했다. 앞서 휴전 합의 당일 유조선 2척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기도 했지만, 하루 만에 상황이 합의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또 해협을 지나는 선박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사전 조율을 거치도록 요구해 사실상 이란의 ‘허가’ 없이는 통과가 불가능하도록 했다. 통과 선박은 사전에 통행료를 협의해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통행료는 선박 규모에 따라 달리 적용되며,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자국 또는 우호국 선박에는 통행을 허용하거나 낮은 비용을 부과하고, 적국인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연계된 국가 선박은 차단하는 차등 체계를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통과가 허용된 선박들은 기존 항로 대신 이란 혁명수비대가 제시한 두 가지 대체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란 게슘섬과 라라크섬 사이, 이란 연안을 따라 오만만으로 빠져나가는 좁은 통로다. 이란은 기뢰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란 쪽 수역과 가까워 선박 이동을 감시하려는 목적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달 넘게 막혀 있던 글로벌 에너지 물류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던 국제사회는 자칫 어렵게 마련된 ‘휴전의 판’까지 깨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물량의 20%가 지나는 목구멍과 같은 곳이라 국제 유가와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과의 첫 번째 종전 협상이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미국 측 협상단은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끌 예정이다. 이란 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을 중심으로 협상단을 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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