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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서 아내 살해 후 암매장’ 목회자에 징역 30년 구형

    ‘필리핀서 아내 살해 후 암매장’ 목회자에 징역 30년 구형

    필리핀에서 아내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남편에게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대전지검은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나상훈) 심리로 22일 열린 60대 A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며 “아내를 쇠 파이프로 때려 무참히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필리핀에서 목회 활동을 해왔던 A씨는 지난해 8월 25일 오전쯤 현지 주거지 2층 다용도실에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둔기로 아내의 뒷머리를 수회 내려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내 살해 이후 3일간에 걸쳐 비닐 천막과 나일론 줄로 사체를 감싸서 묶고 미리 파놓은 주거지 앞마당에 묻어 은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이후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을 찾아가 자수했고, 이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압송돼 공항에서 체포됐다. A씨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한다”며 “A씨가 직접 자수를 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을 참작해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A씨 측은 이날 ‘아버지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자녀들의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자녀들이 탄원서 작성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이를 대신해서 A씨의 반성문과 그가 목회 활동을 하며 알고 지냈던 필리핀 현지 교민들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 달 1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 봄·여름 시즌 남성복 트렌드… “실용성 갖춘 ‘젠더 플루이드룩’ 주목”

    봄·여름 시즌 남성복 트렌드… “실용성 갖춘 ‘젠더 플루이드룩’ 주목”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올 봄·여름 시즌 남성 컬렉션에서는 컴포트 무드와 ‘젠더 플루이드’(성 정체성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 트렌드가 지속하는 가운데 진화한 테일러링(재단)이 제안된다”면서 “스트리트 감성을 더한 프레피룩(미국 명문고 교복을 연상시키는 심플하고 클래식한 패션 스타일)과 운동복에서 영감받은 평상복풍이 지속 등장하며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감정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 창의적인 패션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남성복’이라 읽고 ‘젠더 플루이드룩’이라 쓴다 성별 구분을 넘은 젠더 플루이드룩이 화제다. 성별과 무관하게 신체 크기나 체형에 맞도록 조절 가능한 끈과 여밈 등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특히 여성복의 실루엣을 수용한 테일러드 슈트가 주목된다. 여성복에서 최근 부상한 컷아웃 디테일, 짧은 재킷 기장, 드레시한 부츠컷(나팔바지 형태) 팬츠, 스커트 레이어드(겹쳐 입기) 팬츠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GALAXY)는 강혁(KANGHYUK)과 협업해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다. 남성복의 범주를 넘어 젠더리스(중성) 실루엣과 디자인적 포인트를 더했다. 오버사이즈(큰 치수) 스타일, 구조적 실루엣, 볼륨감을 토대로 중성적인 남성복을 제안한다. 갤럭시와 강혁은 남성복의 대표 아이템인 슈트와 코트를 중심으로 컷아웃, 벨트 디자인, 구조적 실루엣을 강조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여유로운 크기와 구김 적은 소재 적용… “편안함이 대세” 남성복의 재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볍게 입을 수 있는 복장이 포멀룩(격식을 갖춘 복장)을 대신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여유로운 실루엣과 구김이 적고 편안한 소재를 적용했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우터(겉옷), 히든(숨은) 밴딩이 들어간 슬랙스 등에 실용성을 강조한 점이 두드러진다. 갤럭시는 ‘컴포터블 럭스(Comfortable Luxe)’를 테마로, 편안하게 스타일링 할 수 있는 데일리 비즈니스웨어를 선보였다. 부드러움을 갖춘 저지 재킷, 다잉 팬츠, 코튼 혼방 블루종 등 안락한 느낌의 아이템들을 내놨다. 갤럭시라이프스타일은 올 봄·여름 시즌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아우터와 팬츠를 출시했다.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강조한 가먼트다잉(완성된 옷에 염색을 입히는 방법) 아우터에 여유로운 실루엣과 트렌디한 디자인을 더 했다. 수트서플라이는 기존보다 넉넉한 크기와 긴 기장감이 특징인 재킷 ‘로마(Roma)’를 선보였다. 함께 선보인 클래식 팬츠 ‘소티노(Sortino)’는 여유 있는 팬츠 밑위와 허벅지 라인에 원턱 사양을 적용했다. 슬로웨어는 여유로운 실루엣과 편안한 착용감을 더한 풀밴딩 실루엣의 팬츠를 내놨다. 밴딩 팬츠와 함께 캐주얼한 분위기로 보이는 것을 예방하고자 벨트루프로 디자인을 마무리했다. 3고(高) 시대 ‘하이브리드 아이템’ 뜬다… “실용성 강조” 편안한 실루엣과 깔끔한 디자인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아이템’도 주목받고 있다. 실용적인 소재를 갖춰 폭넓게 활용할 수 있으며, 특히 테일러링 쇼츠 셋업이 인기다. 로가디스는 뉴트럴 계열의 색상뿐 아니라 라이트 그린, 라벤더, 블루, 오렌지, 레드 등의 색상을 활용해 다양한 셋업 스타일을 제안한다. 어깨 패드, 몸판 심지를 빼고 저지 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편한하게 구성했으며 재킷과 셔켓, 초어재킷, 아우터 등의 캐주얼 셋업 스타일을 선보였다. 갤럭시라이프스타일은 화이트 데님 소재를 사용한 오버 셔츠, 아우터 대용 반팔 셔츠 등 셔츠형 아우터와 함께 필수 티셔츠를 코디해 젊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제안한다. 핑크부터 형광색까지… “활기 넘치는 컬러 인기” 남성복에서 기존에는 착용하기 부담스러웠던 핑크, 민트, 라임에서부터 네온 컬러까지 대담하게 사용한 도파민룩(활기찬 느낌의 채도 높은 의류)이 호응을 얻고 있다. 생기 넘치는 블루·바이올렛에, 활력을 주는 그린, 옐로우, 레드 색상들을 더했다. 갤럭시는 휴양지 분위기의 색상과 소프트 브라이트 컬러를 적용했다. 페레니얼 블루, 스킨 베이지, 소프트 그레이, 디지털 라벤더, 피오니, 아이시 블루 등의 색상을 사용한 컬렉션을 내놨다. 갤럭시라이프스타일은 베이지 계열의 컬러뿐 아니라 선셋 오렌지, 밤나무 브라운 등 오렌지 계열과 브라운 계열 컬러를 활용했다. 로가디스는 봄철에는 라이트 그린, 라벤터 색상을 중심으로 상품화했고, 여름철에는 블루, 오렌지, 레드 등 비비드한(강렬한) 색상을 포인트로 활용했다. 아미는 1960년대의 복고풍 분위기를 다양한 색상으로 표현했다. 특히 다양성을 중시하는 브랜드 특징을 바탕으로 레드, 핑크, 그린 등의 색상을 활용한 다채로운 상품을 내놨다. 르메르는 크림, 테라코타, 레드, 진저, 베이비 블루, 프레시 핑크 등 빛바랜 느낌의 컬러 팔레트를 선보였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베이비 블루와 프레시 핑크 컬러를 새롭게 적용한 상품을 출시했다.
  • [진경호 칼럼] 대통령이기 때문이다/논설실장

    [진경호 칼럼] 대통령이기 때문이다/논설실장

    지구 맞은편 두 명의 대통령으로부터 ‘결단’이 나왔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과 대한민국 윤석열. 마크롱 대통령은 하원 표결을 생략하고 국민연금 개혁안을 밀어붙였다. 보험료를 2년 더 내고 연금은 2년 늦게 받는 방안. 헌법의 권한을 행사했다지만 국민 70%와 야당의 반발 속에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먼 나라 얘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제3자 변제’라는 강제동원 해법을 들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손을 맞잡았다. 2018년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 이후 이어져 온 대치를 끝내고 한일 양국 공동번영의 미래를 열자는 합의, 그러나 여론은 따뜻하지 않다. 두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한 이유는 자명하다. 다름 아닌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당장 욕을 먹더라도 나라와 다음 세대를 위해 대통령의 소임과 책무를 다하겠다는 것. The Buck Stops Here!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진다. 문재인 정부의 부작위(不作爲)와 퇴행이 남긴 산더미 같은 청구서들이 없었다면 해리 트루먼 전 미 대통령의 각오를 담은 저 팻말이 윤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물이 들어온 걸까. 윤ㆍ기시다 회담에 맞춰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맹렬히 노를 젓기 시작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거의 매주 법정에 서야 할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입이란 입에서 연일 불을 뿜는다. “오므라이스 한 그릇에 영업사원이 나라를 판 것”에서부터 ‘신을사조약’, ‘항복선언’, ‘이완용의 환생’, ‘치욕의 조공 외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가사를 동원해 죽창가를 부른다. “위기에 대한 합의가 없다. 자기 책임은 인정 않고 남을 탓한다. 문제를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대신 자기 보호에 급급하다.” 미국 정치의 위기를 분석한 석학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지적은 민주당에 갖다 대도 하등 이상하지 않다. 위안부 합의 파기 논란을 낳고 강제동원 배상 해결을 뒷전으로 미룬 문재인 정부 사람들의 적반하장,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문제는 그래서 이 지점이다. 적반하장이 아니라 적반하장이 새삼스럽지 않은 세상이 오늘 우리의 문제다. 탈진실의 세상에 들어선 지 오래, 우리의 머리와 가슴엔 어느새 거짓과 왜곡이 아무렇지도 않을 만큼 단단한 굳은살이 한가득 박였다. 갖은 격차가 만든 분열, 그 분열이 잉태한 분노, 그 분노를 먹고사는 파시즘의 끝없는 선동에 우린 무디어졌고, 거짓이어도 입에 달면 참이 되는 자기기만의 세상을 산다. 뭘 했는지 모를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도가 대개의 경우 50%를 웃돌고, 뭐라도 하겠다는 윤 대통령 지지도가 40%를 밑도는 현실이 그 증거다. 한일 관계 정상화의 다리 위에 선 윤 대통령 앞엔 지금 마크롱이 맞부닥친 연금 개혁의 강이 놓여 있다. 그뿐인가. 거대 노조의 횡포로 일그러진 노동시장,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감당하지 못할 교육체계, 국가의 자살로 일컬어지는 저출산 재앙 등 문 정부의 무위(無爲)가 만든 강들이 바다를 이뤘다. “언젠가 해야 하고, 누군가 해야 한다면 지금 내가 하겠다”는 다짐만 갖고 윤 대통령 홀로 건너기엔 너무 넓고 깊다. 윤 대통령이 지금 접시를 깨는 게 아니라 문 정부가 남긴 설거지를 하고 있다는 사실, 이 설거지가 끝나면 다음 사람은 깨끗한 그릇에 밥을 담아 먹을 수 있다는 믿음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해 보인다. 단기필마로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된 노무현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의 결단을 내리고도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지리멸렬 속에 정권을 내주고 불행을 맞았다. 윤석열이라는 스트라이커 덕에 가까스로 정권을 되찾은 국민의힘 처지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분발이 필요하다. 거대 야당이 피의자 대표의 방패가 된 것과 반대로 대통령 한 사람이 집권 여당의 방패가 돼 있는 현실도 정상이 아니다. 역사가 그러하듯 미래를 위한 결단도 승자의 몫이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사라지는 순간의 아름다움/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사라지는 순간의 아름다움/미술평론가

    모네는 1883년 지베르니로 이사해 192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살았다. 여든여섯 해의 생애 가운데 마흔세 해, 딱 반평생을 지베르니에서 보냈다. 파리 북서쪽으로 8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지베르니는 모네 덕택에 명소가 됐지만, 당시에는 한적한 시골이었다. 센강 지류인 엡트강 가에는 포플러와 수양버들이 늘어서 있고, 강 건너편 언덕에는 작은 마을들이 있었다. 모네는 보자마자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무리해서 집을 산 후 모네는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의 편이었다. 그림이 팔리기 시작하고 값도 점차 오르면서 모네는 경제적 곤란에서 벗어났다. 모네는 정원 가꾸기가 취미였다. 가난할 때도 살 곳을 구하면 마당에 화초부터 심었다. 지베르니에는 원래 손바닥만 한 마당이 딸려 있었는데 모네는 주변 땅을 사들여 정원을 넓히고 연못을 만들었다. 정원을 꾸미는 데 열중하던 모네는 어느 날 붓을 들어 연못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어 야외로 사생을 나가는 게 힘들어진 화가에게 연못은 좋은 소재가 됐다.모네는 붓 하나로 명성과 부를 쌓아 올렸다. 수련이 활짝 핀 지베르니의 정원은 성공의 증거였다. 그러나 우울한 말년이 앞에 놓여 있었다. 1911년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1914년에는 맏아들 장이 지병을 앓다가 사망했다. 게다가 일흔이 넘은 모네는 시력을 잃어 가고 있었다. 평생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느라 직사광선 아래 눈을 혹사했기 때문이었다. 바깥세상도 어두웠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젊은이들이 무수히 죽고 있었다. 그럴수록 모네에게 남은 것은 그림뿐이었다. 그는 슬픔과 고통을 참으면서 ‘수련’에 매달렸다. 시간이 갈수록 모네는 연못 주변의 세세한 묘사를 생략하고 수련이 핀 수면, 수면에 비친 하늘이 만들어 내는 뉘앙스에 집중했다. 시력을 잃은 대신 마음의 눈을 뜬 것처럼 화면은 밝고 신선하게 빛난다. 250여점 가운데 가장 대작은 오랑주리 미술관에 있는 여덟 점의 ‘수련’ 연작이다.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에도 수련이 있다. 1966년 모네의 차남 미셸은 수련을 포함해 모네의 작품 150여점을 국가에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오랑주리의 수련보다 크기는 작지만, 초기에서 후기에 이르는 작품이 망라돼 있어 변모 과정을 볼 수 있다.
  • [마감 후] 한일 정상회담과 민주당의 반일 정치/하종훈 정치부 차장

    [마감 후] 한일 정상회담과 민주당의 반일 정치/하종훈 정치부 차장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외교와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공세가 거세다. ‘제3자 변제안’으로 대표되는 강제동원 해법뿐 아니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정상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취하 등 회담 결과를 ‘굴욕 외교’로 규정해 국정조사를 통해 책임을 묻고 장외 투쟁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거짓 선동만 일삼는다고 반박하며 가뜩이나 바람 잘 날 없던 여의도가 친일·반일 논란으로 뒤덮이게 됐다. 민주당의 강공은 대일 외교로 인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리얼미터의 지난 13~17일 여론 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2.0% 포인트) 결과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2주 전보다 7.2% 포인트 늘어난 60.4%로 집계됐고, 민주당 지지율(46.4%)은 국민의힘 지지율(37.0%)을 앞섰다. 외교는 국가 간 협상이라는 ‘외부 게임’, 국내 정치와 여론이라는 ‘내부 게임’ 두 차원에서 동시에 진행된다는 ‘양면 게임’의 속성을 지닌다. 이런 관점에서 민주당의 지적은 일면 타당하다. 국내 여론과 거대 야당의 반대는 우리 정부 협상 테이블에서 협상력을 강화하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 대신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한 것은 분명히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지속적이고 맹목적인 비판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당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백악관이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한일 협력을 적극 지원한다”며 환영 논평을 낸 것은 한일 관계 개선이 비단 양국 간의 문제만은 아님을 보여 준다. 미중, 미러 간 신냉전 상황에서 미국이 희망하는 한미일 공조 강화를 외면하기 힘들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북핵 위기 상황에서 지속적인 ‘반일 몰이’가 한미동맹 강화에 우호적인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판단하기 어렵다. 다음달 미국 국빈 방문이 예정된 윤 대통령의 방미 성과와 5월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결과에 따라 정부·여당의 지지율은 언제든지 오를 수도 있다. ‘반일 정치’가 앞으로도 성과를 내게 될지도 의문이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가 해빙 무드에 접어들면서 일본과의 교역 활성화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에 일부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를 간과할 수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인 1998년 한일 양국이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냈을 때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점은 반일 정치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윤석열 정부가 조급하고 서투른 것이 사실이지만 민주당이 비판에만 급급하고 한일 관계에 대해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이미지만 부각되면 ‘반일 감정을 부추겨 정치적 이득을 보려고 한다’는 공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완용의 부활’, ‘계묘 5적’, ‘용산 총독이 일본 총리를 알현했다’는 등 민주당의 과격한 표현이 오히려 중도층에 부정적 이미지만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되새겨 봐야 하지 않을까.
  • 목 다 쉰 ‘배드민턴 여왕’… “집착 대신 즐기니 우승”

    목 다 쉰 ‘배드민턴 여왕’… “집착 대신 즐기니 우승”

    “승부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즐기니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2년 연속 도전한 끝에 세계 최고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배드민턴 대회인 전영오픈 정상에 우뚝 선 안세영(삼성생명)이 환한 미소와 함께 귀국했다.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전영오픈 여자단식 금메달을 따낸 그는 21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영오픈을 앞두고 많은 부담을 느껴 체력 훈련과 함께 마인트컨트롤에도 신경을 썼다”면서 “대회를 치르며 피로가 쌓였지만 꿈의 무대라 생각하고 끝까지 집중했고 결국 우승해 저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목이 쉰 상태인 그는 “우승 세리머니를 하면서 쉴 새 없이 내지르다가 목이 나갔다. 더 좋은 감정을 표출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웃었다. 올해 5개 대회 연속 결승에 올라 3차례 정상에 서는 등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힌 안세영은 “경기를 치르다 보면 승부에 집착하게 되는데 경험이 쌓이면서 집착을 내려 두고 즐기는 마음이 생겼다”며 “졌다고 예전처럼 아쉬움으로 우울한 마음에 빠져 있었다면 이번 우승은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내 나이에 맞게 즐기면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외에도 4월 아시아선수권과 8월 세계선수권, 9월 말 항저우아시안게임 등이 기다리고 있다. 안세영은 “모든 경기와 대회가 쉽지 않지만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더 간절하고 더 즐기는 선수가 좋은 결과를 낸다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싶다. 지금처럼 공항에서 환대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달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안세영 외에도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가 여자복식 금메달을 따냈다. 또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 조, 서승재(국군체육부대)-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가 각각 여자복식,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보탰다. 한국 배드민턴이 전영오픈에서 금·은메달을 2개 이상씩 따낸 것은 2000년 대회 이후 23년 만이다. 최근 20년 중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린 김학균 대표팀 감독은 “이런 영광을 맛보게 해 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전영오픈은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의 첫 번째이자 큰 단추였다. 메달 획득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 잘 지켜봐 달라”고 소감을 전했다.
  • “김성태와 공모, 800만 달러 대북 송금”… 檢, 이화영 추가 기소

    “김성태와 공모, 800만 달러 대북 송금”… 檢, 이화영 추가 기소

    검찰이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추가 기소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21일 이 전 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공모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8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원화 약 88억원)를 해외로 밀반출하고 북측 인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8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는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이 대북제재 등으로 어렵게 되자 쌍방울이 대신해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300만 달러는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이 대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대북 경제협력 사업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로부터 억대의 뇌물과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도 지난해 10월 14일 구속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쌍방울은 재판 초기엔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했으나, 지난 1월 김 전 회장이 해외도피 중 붙잡혀 압송된 이후부터 입장을 바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 전 부지사 측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검찰 기소는 정해진 수순이었으며, 혐의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쌍방울은 독자적으로 대북사업을 진행한 것”이라며 “500만 달러는 쌍방울의 대북사업 합의 대가로 1억 달러에 대한 계약금이며, 300만 달러도 쌍방울 대북사업을 위한 거마비이거나 김 전 회장의 방북 비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 [단독] “이낙연 공격 말고 조직 구축”… 이재명측 대선 광주보고서 있었다

    [단독] “이낙연 공격 말고 조직 구축”… 이재명측 대선 광주보고서 있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측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광주·전남 지역 지지율 확보 전략 등을 담아 작성한 ‘광주 상황보고서’가 김 전 부원장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의 증거로 제출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 보고서에는 “(이낙연 전 대표의) 호남대망론을 직접 공격하면 안 된다”며 “선거구 전담 책임 조직 구축이 필요하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김 전 부원장이 당시 호남을 돌면서 대장동 일당에게 정치자금 20억원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는 가운데 이 보고서가 향후 재판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재판 관련 검찰의견서’에 따르면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2020년 10월 29일 김 전 부원장 측이 작성한 ‘광주 상황보고서’를 확보해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는 ‘전남은 8대2 정도로 이낙연 대표 우세(단 20~30대는 백중세)’, ‘광주는 5대5 백중세로 파악’이라고 기재돼 있다. 또 ‘전남 선출직은 이낙연 대표 압도적 지지’, ‘광주는 대부분 입장을 유보하고 관망’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당시 김 전 부원장 등은 광주·호남에서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대항해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보고서는 또 ‘전략적 방침’으로 권리당원 확보에 최적화된 조직 만들기, 우호적 지역 여론 조성 등을 제시했다. ‘호남 후보론과 대망론을 직접 공격해선 안 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호남 출신 이 전 대표의 대망론을 공격할 경우 역풍이 분다고 보고 대신에 우호 여론 조성과 조직 구축으로 당심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략을 짠 것이다. 앞서 김 전 부원장 측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광주지역은 2021년 2월 경선 때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이낙연 후보보다 높아 ‘광주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경선자금이 필요하다’며 유동규에게 자금을 요구했다는 범행 동기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보고서가 작성된 2020년 10월엔 지지율이 뒤졌지만 그 후 상승세를 타서 2021년 초부터 이 전 대표에게 역전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보고서 등을 근거로 김 전 부원장이 광주 지역을 순회할 때 유 전 본부장 등에게 자금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지율 열세’와 무관하게 광주 지역 순회 당시 여론 조성과 조직 구축 등에 필요한 자금을 요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또 의견서에 광주 지역 경선 1위의 여세를 몰아 대통령이 된 ‘노무현 돌풍’을 거론하며 “김 전 부원장이 광주·전남 지역 조직 구축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사실은 다수 증거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표 선거캠프 총괄부본부장으로 자금 조달과 조직 등을 맡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21일 열린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공판에서 정민용 변호사는 2021년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1억원이 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을 다녀간 뒤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 엄희준·강백신)는 이르면 22일 이 대표를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 탄소감축 목표 11.4%로 완화… 산업 부담 낮추고 원전·수소 확대

    탄소감축 목표 11.4%로 완화… 산업 부담 낮추고 원전·수소 확대

    정부가 2030년까지 국내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2018년 대비 11.4%로 설정했다. 문재인 정부 때보다 3.1% 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실현 가능한 목표치 설정으로 산업계의 탄소배출 부담을 낮추고 원전과 수소 등 청정에너지 전환을 확대해 온실가스를 추가 감축하겠다는 취지다. 산업계는 다소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을 내놓았지만 환경단체는 “기후위기 대응을 포기한 선언”이라고 반발하며 22일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관계부처는 21일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42년)을 발표했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자체는 2018년 배출량(7억 2760만t) 대비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4억 3600만t)을 40% 줄이겠다는 배출량 합계 목표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부문별 목표치를 일부 조정했다. 온실가스 감축목표 조정은 ▲전환(에너지) ▲산업 ▲수소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국제감축 등 다섯 가지 부문에서 이뤄졌다. 산업 부문의 경우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억 3070만t으로 2018년보다 11.4% 줄이기로 했다. 2021년 10월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서 제시한 14.5%보다 3.1% 포인트 낮아졌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제조업이 주력인 한국의 산업 구조와 현재 기업들의 기술 수준,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14.5%라는 목표치는 과도해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산업계의 반발을 감안한 조치다.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2019년 기준 28.4%로, 유럽연합(16.4%)이나 미국(11.0%)보다 높다.탄녹위는 “원료 수급, 기술 전망 등 현실적인 국내 여건을 고려해 감축 목표를 완화했다”면서 “대신 원전과 태양광, 수소 등 청정에너지를 확대하는 에너지믹스를 통해 온실가스를 추가로 400만t 감축하도록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산업 부문에서 줄이지 못한 탄소 배출량은 CCUS와 국제감축을 통해 줄여 나가기로 했다. 탄녹위는 CCUS 기술과 국제감축을 통한 탄소감축 목표를 기존보다 각각 90만t, 400만t을 늘려 1120만t, 3750만t으로 정했다. 또 전환 부문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늘려 감축률을 44.4%에서 45.9%로 1.5% 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이럴 경우 전환 부문에서 2030년 배출 탄소량은 1억 4990만t에서 1억 4590만t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2021년 기준 27.4%인 원자력발전 비중을 2030년 32.4%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7.5%에서 ‘21.6%+α’로 높이기로 했다. 수소 모빌리티 등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도 주력한다. 이를 위해 청정 수소 비중은 지난해 0%에서 2030년 2.1%로 늘리고 수소차를 지난해 2만대 수준에서 2030년 30만대로 대폭 확대한다. 다만 블루수소 증가로 탄소배출량을 760만t에서 840만t으로 소폭 늘렸다.
  • 2030년 산업 탄소감축 목표치 文정부 때보다 3.1%P 줄여… 원전·수소 확대

    2030년 산업 탄소감축 목표치 文정부 때보다 3.1%P 줄여… 원전·수소 확대

    산업계 감축 목표, 2018년 대비 11.4%산업계 ‘숨통’…신재생 7.5%→21.6%+α원전 27.4%→32.4%…수소 0%→2.1%“제조업 주력 고려… 실현 가능 목표 설정” 환경단체 “기후위기 대응 포기” 반발탄소 40% 줄이는 합계 배출량 유지 정부가 2030년까지 국내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2018년 대비 11.4%로 설정했다. 문재인 정부 때보다 3.1% 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실현 가능한 목표치 설정으로 산업계의 탄소배출 부담을 낮추고 원전과 수소 등 청정에너지 전환을 확대해 온실가스를 추가 감축하겠다는 취지다. 산업계는 다소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을 내놓았지만 환경단체는 “기후위기 대응을 포기한 선언”이라고 반발하며 22일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文정부 14.5% 감축 목표 과도 판단“현실적 여건 고려… 청정에너지 확대”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관계부처는 21일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42년)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 탄소중립기본법 제정에 따라 처음으로 수립되는 탄소중립·녹색성장 최상위 법정 계획으로 윤석열 정부의 탄소중립 이행 등에 대한 정책 방향이 담겼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자체는 2018년 배출량(7억 2760만t) 대비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4억 3600만t)을 40% 줄이겠다는 배출량 합계 목표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부문별 목표치를 일부 조정했다. 온실가스 감축목표 조정은 ▲전환(에너지) ▲산업 ▲수소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국제감축 등 다섯 가지 부문에서 이뤄졌다.산업 부문의 경우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억 3070만t으로 2018년보다 11.4% 줄이기로 했다. 2021년 10월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서 제시한 14.5%보다 3.1% 포인트 낮아졌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제조업이 주력인 한국의 산업 구조와 현재 기업들의 기술 수준,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14.5%라는 목표치는 과도해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산업계의 반발을 감안한 조치다.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2019년 기준 28.4%로, 유럽연합(16.4%)이나 미국(11.0%)보다 높다. 탄녹위는 “원료 수급, 기술 전망 등 현실적인 국내 여건을 고려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완화했다”면서 “대신 원전과 태양광, 수소 등 청정에너지를 확대하는 에너지믹스를 통해 온실가스를 추가로 400만t 감축하도록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원전·재생에너지 믹스 확대로 탄소감축률 45.9%로 1.5%P 상향 산업 부문에서 줄이지 못한 탄소 배출량은 CCUS와 국제감축을 통해 줄여 나가기로 했다. 국제감축은 파리기후변화협정 6조에 따라 정부나 기업이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탄소배출 감축 사업에 투자·지원해 감축 실적을 인정받는 것이다. 탄녹위는 CCUS 기술과 국제감축을 통한 탄소감축 목표를 기존보다 각각 90만t, 400만t을 늘려 1120만t, 3750만t으로 정했다. 또 전환 부문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늘려 감축률을 44.4%에서 45.9%로 1.5% 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이럴 경우 전환 부문에서 2030년 배출 탄소량은 1억 4990만t에서 1억 4590만t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2021년 기준 27.4%인 원자력발전 비중을 2030년 32.4%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7.5%에서 ‘21.6%+α’로 높이기로 했다.내연차, 선박, 드론과 같은 수소 모빌리티 등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도 주력한다. 이를 위해 청정 수소 비중은 지난해 0%에서 2030년 2.1%로 늘리고 수소차를 지난해 2만대 수준에서 2030년 30만대로 대폭 확대한다. 다만 블루수소 증가로 탄소배출량을 760만t에서 840만t으로 소폭 늘렸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 부문 목표치가 경제·사회 여건과 실행 가능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하향 조정됐지만 여전히 도전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산업서 못 줄인 건 CCUS·국제감축으로불확실성 우려…환경단체 22일 규탄회견 그러나 일각에서는 완전히 상용화되지 않은 CCUS 기술과 상대국의 동의가 필요한 국제감축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상협 탄녹위 민간공동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불확실성을 인정하지만 탄소중립에 대한 지도가 없는 건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라면서 “국제감축은 국내감축의 보조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들은 이날 “실질적인 내용은 없고, 구색 맞추기 수준의 기본계획에 국민의 삶을 맡길 수는 없다”며 탄녹위의 기본계획을 맹비난했다. 이들은 공청회가 열리는 22일 시민사회 참여하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환경단체들은 “기본계획은 비민주적·친기업·친핵·친화석연료를 표방하고 있다”면서 “차기 정부로 떠넘기는 연도별 감축 목표, 산업계 감축 목표 후퇴, 핵발전과 화석연료 체제 고수, 재생에너지 비율 실질적 확대 계획 부재 등 안일하고 무책임한 기본계획을 시민사회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검찰, 이화영 추가 기소…“김성태와 공모, 800만달러 대북송금”

    검찰, 이화영 추가 기소…“김성태와 공모, 800만달러 대북송금”

    검찰이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추가 기소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21일 이 전 부지사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공모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8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원화 약 88억원)를 해외로 밀반출하고 북측 인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8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는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이 대북제재 등으로 어렵게 되자 쌍방울이 대신해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300만 달러는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이 대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대북 경제협력 사업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로부터 억대의 뇌물과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도 지난해 10월 14일 구속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쌍방울은 재판 초기엔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했으나, 지난 1월 김 전 회장이 해외도피 중 붙잡혀 압송된 이후부터 입장을 바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 전 부지사 측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 기소는 정해진 수순이었으며, 혐의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쌍방울은 독자적으로 대북사업을 진행한 것”이라며 “500만 달러는 쌍방울의 대북사업 합의 대가로 1억 달러에 대한 계약금이며, 300만 달러도 쌍방울 대북사업을 위한 거마비이거나 김 전 회장의 방북 비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 [단독]“이낙연 공격 말고 조직 구축”… 李측 대선 광주상황 보고서 있었다

    [단독]“이낙연 공격 말고 조직 구축”… 李측 대선 광주상황 보고서 있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측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광주·전남 지역 지지율 확보 전략 등을 담아 작성한 ‘광주 상황보고서’가 김 전 부원장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의 증거로 제출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이 보고서에는 “(이낙연 전 대표의) 호남대망론을 직접 공격하면 안 된다”며 “선거구 전담 책임 조직 구축이 필요하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김 전 부원장이 당시 호남을 돌면서 대장동 일당에게 정치자금 20억원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는 가운데 이 보고서가 향후 재판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재판 관련 검찰의견서’에 따르면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2020년 10월 29일 김 전 부원장 측이 작성한 ‘광주 상황보고서’를 확보해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는 ‘전남은 8대 2 정도로 이낙연 대표 우세(단 20~30대는 백중세)’, ‘광주는 5대 5 백중세로 파악’이라고 기재돼 있다. 또 ‘전남 선출직은 이낙연 대표 압도적 지지(국회의원 제외)’, ‘광주는 대부분 입장을 유보하고 관망’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당시 김 전 부원장 등은 광주·호남에서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 대항해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보고서는 또 ‘전략적 방침’으로 권리당원 확보에 최적화된 조직 만들기, 우호적 지역 여론 조성 등을 제시했다. ‘호남 후보론과 대망론을 직접 공격해선 안 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호남 출신 이 전 대표의 대망론을 공격할 경우 역풍이 분다고 보고 대신에 우호 여론 조성과 조직 구축으로 당심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략을 짠 것이다.앞서 김 전 부원장 측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광주지역은 2021년 2월 경선 때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이낙연 후보보다 높아 ‘광주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경선자금이 필요하다’며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자금을 요구했다는 범행 동기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보고서가 작성된 2020년 10월엔 지지율이 뒤졌지만 그 후 상승세를 타서 2021년 초부터 이 전 대표에 역전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보고서 등을 근거로 김 전 부원장이 광주 지역을 순회할 때 유 전 본부장 등에게 자금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지율 열세’와 무관하게 광주 지역 순회 당시 여론 조성과 조직 구축 등에 필요한 자금을 요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또 의견서에 광주 지역 경선 1위의 여세를 몰아 대통령이 된 ‘노무현 돌풍’을 거론하며 “김 전 부원장이 광주·전남 지역 조직 구축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사실은 다수 증거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표 선거캠프 총괄부본부장으로 자금 조달과 조직 등을 맡았다.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공판에서 정민용 변호사는 2021년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1억원이 김 전 부원장이 사무실을 다녀간 뒤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정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의 요구로 남욱 변호사 측에 돈을 받아 김 전 부원장 측으로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 “정년 2년 연장 반대”…청소부 파업으로 1만t 쓰레기 쌓인 파리

    “정년 2년 연장 반대”…청소부 파업으로 1만t 쓰레기 쌓인 파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두 번째 도전 끝에 연금개혁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정치적 내상’을 크게 입었다. 야권은 대통령 퇴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파리 도심에 쌓인 산더미같은 ‘쓰레기’가 이번 연금개혁 반대 시위의 ‘아이콘’이 되는 등 좀처럼 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야권이 제출한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이 겨우 9표 차이로 부결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와 동시에 마크롱 대통령이 하원을 패싱하는 ‘헌법 제49조 3항’ 발동으로 배수의 진을 쳤던 연금개혁법도 자동 통과됐다. 야권은 보른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대선에서 3위를 차지한 극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의회에서의 불신임 투표는 실패했다. 이제 대중이 불신임 투표를 위해 나설 시간”이라고 말하며 정부가 밀어붙이는 연금 개혁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독려했다. 극우 ‘간판’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의원은 “정부가 정당성을 상실하고 있다”며 연금개혁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촉구했다.이날 수도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곳곳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잇따랐다. 파리 중심가에서는 “마크롱 퇴진!”을 위치는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히 충돌했다. 파리에서만 100명 이상이 폭력 시위로 체포됐고 디종과 스트라스부르에서도 백화점 창문을 깨뜨리거나 불을 지르는 시위가 벌어졌다. 연금 개혁으로 환경미화원 정년이 57세에서 59세로 연장되면서 파리 도심에는 1만t의 쓰레기가 항의 표시로 쌓였다. 프랑스 주요 노조들은 오는 23일 연금 개혁법 철회를 요구하는 전국적인 항의 시위를 펼치기로 했다. 정치생명을 걸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연금개혁을 밀어붙인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락하고 있다. 유류세 인상을 반대하며 2018~2019년 프랑스 전역을 흔들었던 ‘노란 조끼’ 시위 때처럼 지지율이 28%로 바닥을 찍었다.의회를 건너뛴 연금개혁으로 민주주의를 부정했다며 반발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22일 TV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설득을 시도한다. 그는 의회 표결을 하루 앞두고 언론에 공개한 성명에서 연금 개혁이 “민주적 여정의 끝까지 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반정부 시위가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임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이 보른 총리를 해임하고 내각을 쇄신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2017년 신자유주의적인 ‘마크롱식 개혁’ 가운데 하나로 연금법 개정을 내세웠다. 이번 연금 개혁법안 통과로 프랑스인의 정년은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연장되고, 연금 기여 기간도 기존 42년에서 43년으로 1년 더 늘었다. 근로 기간을 늘리는 대신 최저 연금 상한을 최저 임금의 85%로 10%포인트 올린다. 의회 입법 절차를 통과한 것으로 간주되는 연금개혁법은 한국의 헌법재판소 격인 헌법위원회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좌파 진영은 연금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헌법위원회에 진정을 낼 예정이다.
  • 클린스만호 상대할 우루과이 차 떼고 포 떼고

    클린스만호 상대할 우루과이 차 떼고 포 떼고

    ‘차 떼고 포 떼고’.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이 주축 선수들의 무더기 부상과 결장 속에 클리스만호와 맞붙게 됐다.우루과이축구협회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중앙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와 미드필더 조르지안 데아라스카에타(플라멩구)의 부상으로 마르셀로 브롤리 대표팀 임시 감독이 세바스티안 카세레스(클루브 아메리카)와 디에고 에르난데스(몬테비데오)를 대체 발탁됐다고 발표했다. 우루과이는 오는 24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일본과 맞붙은 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이어간다. 지난해 11월 24일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0-0 무승부)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우루과이는 이번 아시아 원정 2연전에 참가할 국가대표 23명을 선발해 지난 17일 발표했는데,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공격수 누녜스가 다쳐 멕시코 리그에서 뛰는 호나탄 로드리게스(클루브 아메리카)를 대체 선수로 뽑았다. 이후 다시 두 명의 선수를 부상 탓에 교체하게 됐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 따르면 아라우호는 왼쪽 허벅지 안쪽 근육을 다쳐 뛸 수 없는 상태다. 그는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노우에서 맞수 레알 마드리드와 치른 2022~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6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오른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지난해 9월 수술을 받은 아라우호는 우루과이 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카타르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데아라스카에타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경기에는 벤치를 지킨 뒤 포르투갈전(0-2패)에 교체 투입됐고, 가나를 상대한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선발 출전해 두 골을 넣으면서 우루과이의 2-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이들 둘을 대신해 대표팀에 합류한 1999년생 카세레스는 A매치 2경기를 뛰었고, 2000년생 에르난데스는 A대표팀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 부영그룹 용산철도고에 기숙사 기증…전국에 ‘우정학사’ 130여곳 신축

    부영그룹 용산철도고에 기숙사 기증…전국에 ‘우정학사’ 130여곳 신축

    부영그룹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용산철도고등학교에 우정학사(기숙사)를 신축·기증하는 기공식을 21일 열었다.이날 행사에는 부영그룹 창업주인 이중근 회장을 대신해 이희범 회장과 최양환 대표이사,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임규형 중부교육지원청 교육장, 홍민표 용산철도고 교장을 포함해 교직원 및 학생, 학부모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용산철도고 우정학사는 전체면적 약 1000㎡ 규모에 지상 3층, 총 28개실로 조성된다. 학사에는 시스템 에어컨을 비롯해 커뮤니티실, 세탁실 등의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그동안 부영그룹은 창업주 이중근 회장의 아호인 ‘우정’을 딴 우정학사(기숙사)를 포함해 전국의 초·중·고교에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등 교육 및 문화시설 130여곳을 신축해 기증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12개 대학에 우정원 건물을 건립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사회에 기부한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고 부영그룹은 설명했다.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창업주 이중근 회장의 신념에 따라 학생들이 선생님의 가르침 속에 꿈과 희망을 키우고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를 끌어나가는 동량으로 성장해달라”고 말했다. 홍민표 용산철도고 교장은 “우정학사를 무상으로 신축하고 기증한 부영그룹에 감사하다”며 “우정학사가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의 참 목표를 일구어 나가는 뜻깊은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 27년 복역 후 출소 美남성 “사람들이 왜 혼잣말하지? 왜 친절해?”

    27년 복역 후 출소 美남성 “사람들이 왜 혼잣말하지? 왜 친절해?”

    ‘어라, 사람들이 모두 혼잣말을 하며 걸어다니네?(실은 아이팟을 사용하는 것), 사람들이 왜 스피커와 얘기를 하지?(실은 알렉시스로 대화하는 것), 손만 흔들어도 물이 나오네?(음료수 자동 판매기를 사용하는 것)’ 미국 미주리주의 44세 남성 보비 보스틱은 1995년 12월 교도소에 들어갔다. 징역 241년형이란 어마어마한 중형을 선고받았는데 27년을 복역하고 지난해 11월 8일(현지시간) 세상에 나올 때까지 1만일 가까이를 감옥에서 지냈다. 오랜 영어(囹圄)에서 풀려난 뒤 바라본 세상은 휘황할 정도로 달랐는데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사람들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교도소와 비교하면 얼마나 친절한지 어리둥절할 따름”이라며 “잡화점에 들어가도 ‘선생님 뭘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온다. 교도소라면 머그샷 촬영 아니면 희롱인데 말이다”라고 말했다. 지금도 “내 곁에 너무 가까이 오지 마” 대신 “어이, 잘 지냈어?” 인사를 받는 데 적응하기 어려워 힘들어 한다. “사람들은 미소 짓고 꼬마들은 손짓을 보낸다. 인생이란 이런 거구나 싶다. 이것이 정상이다. 이래야만 할 것 같다.” 25년 전 에벌린 베이커 판사는 그가 “교정국에서 인생을 마칠지 모른다”고 말했는데 그는 지난해 11월의 어느날 아침 7시 30분 미주리주의 교도소 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 검정색 모자를 쓴 여성이 반대편에서 걸어와 와락 그를 껴안았는데 베이커였다. 1995년 성탄 시즌에 열여섯 살의 보스틱은 친구 도널드 헛슨과 함께 필요한 이들에게 성탄 선물을 나눠주던 이들을 공격한 뒤 훔치려 했다. 총을 한 발 쐈지만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한 여성에게 총구를 겨눠 차량을 빼앗아 달아났다. 유죄를 인정하면 가석방 기회가 주어지는 30년형이 선고될 것이란 양형 거래 제안을 받았다. 거절했더니 유죄가 선고됐다. 17건의 범죄에 계속 양형을 합산해 241년형이 선고됐다. 헛슨은 양형 거래를 받아들여 30년형을 선고받았다.영국 BBC가 2018년 보스틱을 처음 인터뷰했을 때 그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2010년 미국 대법원은 청소년들이 살인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되면 안된다고 판결했기 때문이었다. 6년 뒤 해당 판결은 보스틱과 같은 과거 재판에도 소급 적용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유권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미주리주는 보스틱을 풀어줄 생각이 없었다. 복수의 범죄에 누적돼 그런 것일 뿐 종신형은 아니란 이유를 들이댔다. BBC 인터뷰 한 달 뒤 미국 대법원은 보스틱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대다수는 포기했지만 보스틱은 포기하지 않았다. 좋아하던 나폴레온 힐의 자기계발 서적 같은 것을 들추며 마음을 다독였다. 타이프라이터의 한 활자를 누를 때마다 삶의 의지를 새겨넣었다. 하늘이 도왔는지 미주리법 개정 논의가 시작돼 어린 시절 지나치게 긴 형량이 선고된 죄수에게 가석방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하지만 법안은 2021년 5월 14일에야 비로소 통과됐다. 마이크 파슨 주지사가 곧바로 서명해 이른바 ‘보비 법’ 덕에 다른 수백명과 보스틱에게 가석방 신청 권한이 주어졌고, 그 해 11월 날짜가 잡혔다. 신청인은 한 명의 대리인을 내세울 수 있다고 했다. 보스틱은 자신이 감옥에서 죽을지 모른다고 말했던 판사에게 도와달라고 청했다. 1983년 미주리주에서 최초로 판사로 임용된 흑인 여성이었던 베이커는 은퇴 2년 뒤인 2010년쯤부터 보스틱에 내렸던 자신의 선고에 의문을 품었다. 10대와 성인의 뇌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연구를 알게 되면서였다. 판사 경력 25년을 통틀어 후회하는 단 하나의 선고가 보스틱 것이었다. 2018년 2월 일간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문을 실었는데 보스틱에 대한 선고가 “무지하고 불공정했다”고 자책하는 내용이었다. 한 달 뒤 BBC에도 같은 얘기를 되풀이했다. 보스틱의 강도 피해자 한 명도 철딱서니 없는 아이들의 행동을 성인의 잣대로 지나치게 재단했다고 진술했다. 가석방 심사를 무사히 마친 뒤 정확히 일년 뒤에야 베이커 전 판사와 보스틱은 포옹할 수 있었다. 베이커는 많이 울었다. 24년을 교도소에서 비건(채식주의자)으로 지낸 보스틱은 멕시코 타코를 먹은 뒤 차에 올랐다가 모두 토하고 말았다. 회복한 뒤 세인트루이스 남쪽 누이의 집에 갔는데 400명쯤 환영하기 위해 도열해 있었다. 현재 보비와 누이는 자선단체 ‘디어 마마’를 운영해 저소득 가정에 음식과 장난감 등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 다이앤이 “비록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많이 건네라”고 말하며 했던 일을 이어받아 하고 있다. 또 청소년구금시설에서 매주 목요일 글쓰기 강연을 하고 있다. 생계는 교도소의 타이프라이터로 썼던 일곱 권의 책이 아마존에서 꾸준히 팔려 수입으로 잡히는 데다 강연 수입이 조금 있단다. 정규직 일자리를 잡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여전히 몇 가지 일들로 씨름하고 있지만 다른 무엇보다 이곳에서의 삶과 매일이 아름답다. 역경을 뚫고 나와 다양한 일들이 펼쳐지는 것을 바라본다. 욕조의 거품, 난 27년 동안 제대로 목욕 한 번 하지 못했는데! 감사하지 않을 일이 하나도, 하나도 없다.” 참고로 양형 거래를 받아들인 헛슨은 어찌 됐을까? 2018년 9월 감옥에서 세상을 등졌다. 사인은 약물 과용이었다. 9개월 뒤면 가석방 신청이 가능했는데 안타까운 일이었다.
  • 왕실 지위 박탈에 ‘분노’…덴마크 왕자 가족 미국 이주 계획

    왕실 지위 박탈에 ‘분노’…덴마크 왕자 가족 미국 이주 계획

    덴마크 마르그레테 2세(83) 여왕의 차남으로 덴마크 왕위 계승 서열 6위였던 요아킴 왕자(54)가 가족들을 이끌고 미국으로 이주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 16일 덴마크 현지 언론과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요아킴 왕자가 지난해 9월 자신의 네 자녀에 대한 왕실 지위를 박탈한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의 결정에 불만을 품고 일찍이 해외 이주에 대한 의사를 결정했으며, 그 최종 목적지가 미국 워싱턴 DC가 됐다고 보도했다. 요아킴 왕자의 미국 이주에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의 결정으로 지난 1월 1일부터 요아킴 왕자의 네 자녀인 니콜라이(24), 펠릭스(21), 헨리크(14), 아테나(11)에게는 각각 왕자와 공주라는 기존의 호칭 대신 ‘몬페자트 백작’이라는 칭호가 붙여졌다. 당시 왕실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리는 이유에 대해 ‘여왕이 네 명의 손자, 손녀가 덴마크 왕실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훨씬 더 큰 범위에서 자신의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성명서를 공고한 바 있다. 이는 최근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왕실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여론에 호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로 마르그레테 여왕은 즉위 후 매년 치러지는 왕실 기념식 행사 규모를 줄일 것을 직접 지시하는 등 왕실의 현대화를 이끈 소탈한 성품으로 높은 국민 지지를 받고 있다. 여왕이 즉위했던 1972년 당시 덴마크 왕실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45%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무려 80% 수준까지 높아졌을 정도다. 하지만 요아킴 왕자의 자녀들에 대한 왕실 지위 박탈 결정이 공개된 직후 요아킴 왕자는 여왕의 방침이 언론을 통해 대중에 알려지기 불과 4일 전에 소식을 들었으며, 이에 대해 매우 불쾌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현지 매체는 당시 여왕의 결정이 있은 직후부터 요아킴 왕자는 모친인 여왕을 포함해 장남 프레데릭 왕세자, 시누이 메리 왕세자비 등 왕실 일원들과의 만남을 일절 거부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휴가 때도 이전과 다르게 요아킴 왕자 가족들은 장기간의 해외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여왕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요아킴 왕자 측은 여왕의 방침이 왕실 규모 간소화를 위한 조치라는 것에는 긍정하면서도 무엇보다 왕실은 가족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현지 언론을 통해 “왕실 규모 축소 분위기에 대한 의견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왕실의 현대화든 규모 축소든 그것은 적절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며, 왕실 아이들이 갑작스레 받아들이기에는 매우 무거운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여왕의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요아킴 왕자 측의 비판이 제기된 이후에도 여왕은 “가족들을 불쾌하게 만든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면서도 “여왕은 항상 왕실이 시대에 맞게 형성되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의무이자 열망을 갖고 있다. 이 의무는 때때로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과 일맥하며 (나는)항상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말로 왕실 지위 박탈 조취를 취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해왔다. 왕실 규모를 축소해 덴마크 왕실이 앞으로도 존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편, 덴마크 왕실 왕위 계승 서열 순위는 여왕의 장남인 프레데릭 왕세자가 1위이며, 그의 4명의 자녀들은 여전히 왕실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2~5위까지 왕위 계승 순위에 올라있다. 
  • [포토多이슈] 국회서 여야 격돌, 상임위에서 무슨일이?

    [포토多이슈] 국회서 여야 격돌, 상임위에서 무슨일이?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중 교육위원회, 운영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이 열렸다. 먼저 이날 교육위에서는 교육위 소속 야당 위원들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에 관한 청문회 안건을 통과시켰다.전날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합의 없이 청문회를 강행하려 한다며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청했지만 야당은 여당 불참 속에 안건조정위를 열어 청문회 실시의 건을 통과시켰다. 운영위원회에서는 여야가 대통령실 대상 업무보고와 현안 질의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 근로시간 개편안 등을 안건으로 대통령실 대상 현안 질의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며 전날 운영위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 뒤 이날 회의를 열었다.그러나 국민의힘은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다며 대부분 회의에 불참했고, 대신 운영위 여당 간사인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회의를 진행했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출석해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많은 부족함이 있었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이 장관은 “정확한 표현은 69시간이 아니라 주 평균 52시간이 맞다”며 “주 69시간은 극단적인 경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출석한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시작부터 ‘민주당 단독 전체회의’ 두고 여야가 갑론을박을 펼쳤다.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잠시 정회를 한 후 여야 간사간 논의 후 속개했다.지난 16일 한일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리는 외통의 회의인 만큼 회담의 성과와 독도 및 위안부 문제 언급 여부, 일제 강제동원 해법 등이 논의됐다.
  • 한국예총, 한일 문화예술교류의 장 열리기 기대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이범헌·이하 ‘한국예총’)가 3월 20일 ‘한일 문화예술교류의 장이 열리기를 희망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한국예총은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이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며 우리 정부가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피해 배상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것은 불가피한 조치로 한국예총은 이러한 정부의 결단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정부의 결단에 일본도 적극 호응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예총은 “이번 정부의 결단이 한일 양국의 문화교류 활성화에 새로운 기폭제가 되고 이를 계기로 (한국이) 세계적인 문화예술 선도국가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면서 “한일 문화예술교류의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며, 향후 한일 양국의 문화예술교류 확대에 적극적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한일 문화예술교류의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우리 정부가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피해 배상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이어 가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으로 한일관계에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몇 년간 한일관계는 여러 요인으로 냉랭한 상태가 지속돼 왔다. 특히 강제 징용 배상 문제는 한일관계가 안갯속을 헤매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국내 재단을 통해 대신 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은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이로써 한일관계는 미래를 지향하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는 이러한 정부의 결단을 지지한다.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비행기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나라이지만 심리적으로는 껄끄러움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00년에 달하는 교류사 가운데 20세기 초 발생한 일본의 강점에 따른 아픈 역사가 자리 잡고 있어서다. 이를 전면에 내세우고서는 양국이 미래의 동반자 관계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현재 동북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다. 이는 양국이 협력해야만 대처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한일관계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라고 할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아픈 역사를 앞세워 이러한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이번 정부의 결단에 일본도 적극 호응해 오길 기대한다. 최근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한일 간에는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의 교류가 늘어나고 있음에 주목한다. 이러한 현상은 양국의 선린우호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수상의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 한일 문화교류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처럼 이번에 우리 정부의 결단이 한일 양국의 문화교류 활성화에 새로운 기폭제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예총은 이번 정부의 결단을 계기로 세계적인 문화예술 선도국가로 거듭 나야할것이며. 한일 문화예술교류의 새로운 장이 열리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며 향후 한일 양국의 문화예술교류 확대에 적극적인 역할을 다할 것이다. 이것이 한일관계 개선에 일조하는 것은 물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동북아에 평화의 싹을 틔우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한국건축가협회, 한국국악협회, 대한무용협회, 한국문인협회, 한국미술협회, 한국연극협회, 한국음악협회,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한국영화인총연합회
  • 3D 프린터의 진화…압력까지 측정하는 3D 프린팅 스마트 깔창 [고든 정의 TECH+]

    3D 프린터의 진화…압력까지 측정하는 3D 프린팅 스마트 깔창 [고든 정의 TECH+]

    사람의 외모가 제각기 다르듯 발의 크기와 형태 역시 사람마다 다릅니다. 따라서 우리는 발에 잘 맞는 신발을 고르기 위해 신발을 직접 신어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운동선수처럼 극한의 상황에서 최대한 힘을 끌어내야 하거나 당뇨 환자처럼 발을 잘 보호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단순히 잘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내게 맞는 신발을 고르는 대신 신발이 나에 맞게 수작업으로 제작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3D 프린터 기술이 특수 목적의 맞춤형 신발이나 신발 깔창을 만들 수 있는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위스 연방 공과대학과 로잔 연방공대의 과학자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3D 프린터로 출력한 맞춤형 깔창 내부에 압력 센서를 삽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3D 프린터로 만든 맞춤형 깔창이나 웨어러블 기기로 압력을 감지하는 스마트 깔창에 이어 3D 프린팅 스마트 깔창을 개발한 것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센서와 전자 회로를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어야 합니다.연구팀이 개발한 3D 프린터는 우선 발의 모양에 맞춰 실리콘과 셀룰로스 나노입자를 섞은 기반층을 3D 프린터로 출력합니다. 그리고 은(silver) 성분이 들어 있는 전도성 잉크로 그 위에 회로를 출력합니다. 압력 센서는 압력을 전기로 바꿔주는 압전 소재 잉크를 이용하는데, 발의 해부학적 구조상 압력을 많이 받는 부위에 센서를 배치합니다. 마지막으로 회로와 센서를 보호하는 실리콘 보호층을 덮어 스마트 깔창을 완성합니다. 이렇게 사람의 발의 모양에 맞게 출력한 3D 프린팅 스마트 깔창은 운동할 때 어디에 압력이 많이 가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해 선수에 맞는 훈련 방법과 부상을 줄일 방법을 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더 주목되는 응용은 당뇨 환자 같은 만성 질환자나 재활 치료입니다. 당뇨발은 발을 절단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당뇨 유병률 증가와 함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환자의 발 모양에 맞춘 3D 프린팅 스마트 깔창은 발바닥 특정 부위에 지나치게 많은 압력이 가서 괴사나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 환자나 의료진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궤양이 생기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면 당뇨 합병증 관리에 획기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자 회로와 센서를 통합한 3D 프린터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큰 잠재력이 있습니다. 당장에는 임상이나 혹은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준이 아닐지 몰라도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미래에는 충분히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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