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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신고/교통위반ㆍ투기등도 포함/내무부

    ◎간첩ㆍ범죄위주 탈피/3자리 신고전화 확보키로 내무부는 31일 「새질서ㆍ새생활실천운동」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지금까지 간첩이나 범죄를 위주로 해왔던 주민신고대상을 앞으로는 교통질서위반,자연훼손,과소비 및 퇴폐조장,부동산투기 등 사회에서 지탄받는 각종 행위까지로 확대시키기로 했다. 내무부는 이에따라 1일부터 15일까지 주민신고 및 자율방범활동 집중홍보기간으로 정하고 현재 전국에 걸쳐 운영되고 있는 79만5천개의 주민신고망 운영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또 기존의 신고요원외에 각 지역별로 의용소방대원ㆍ청원경찰ㆍ경비원 등을 이동신고요원으로 위촉,취약지의 신고망을 보강하고 각 시ㆍ군ㆍ구에는 신고담당공무원을 지정,그 지역의 신고망을 책임관리토록 할 방침이다. 내무부는 특히 현재의 신고망체제로서는 부정ㆍ불량식품,유흥업소의 자정이후 영업,자연훼손,음란ㆍ퇴폐사례 등 행정상의 불법 및 위반사례를 신고할 경우 소관부서의 전화번호를 일일이 찾아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보다 신속한 신고 및 처리를 위해체신부의 협조를 얻어 범죄신고(112),간첩신고(113),화재신고(119) 등과 같이 통일된 3자리수 전화번호를 확보해 주간에는 시ㆍ군ㆍ구 민원실,야간에는 당직실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내무부는 이밖에 「범죄와의 전쟁」과 관련,1일부터 15일까지 전국에 설치돼있는 69만2천대의 방범비상벨과 각 가정의 인터폰 등 주민신고장비를 일제히 점검,유사시에 활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매달 반상회의 날을 방범비상벨 일제정비의 날로 운영하기로 했다.
  • 「탈사회주의」이후의 변화/헝가리학자 바코스의 진단

    ◎“동구 시장경제 이제 걸음마… 서방도움 절실”/파,개혁후 수출 계속 늘고 경제도 회복세/서방,산업구조조정 차원서 경원 했으면/한국 자본과 헝가리 노동력 결합형태의 경협 추진해야 동구 대변혁이 시작된지 1년이 지났다. 동유럽 공산정권들을 일거에 무너뜨린 이 변혁의 대물결은 전후 냉전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화해에 기초한 새세계질서의 태동을 알리고 있다. 본지는 동구변혁의 선두격인 헝가리의 저명한 경제학자 구보르 바코스박사와 특별 인터뷰를 통해 이 변혁의 현주소를 진단해 보았다. 바코스박사는 이 회견에서 정치적 민주화와 시장경제체제로의 이행을 골자로 한 동구 각국의 개혁프로그램에 대해 신중하지만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제회복이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이 조성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었다. 바코스박사는 이와 함께 서방측에 대해 동구경제의 구조개편을 돕는다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구보르 바코스 □1945년생 □부다페스트 경제대 졸업 □헝가리 과학아카데미 경제학박사 □현 헝가리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저서:「사회주의 경제체제」「코메콘의 대외무역 운용」「비교우위 경제론」 ­역사적인 동유럽의 대변혁이 시작된지 1년이 지났다. 변혁의 정도와 속도를 두고 나라별로 차이는 물론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지난 1년의 동구변혁을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바코스=정치와 경제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전체주의 공산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공산정권을 전복하고 민주적인 새 지도부를 탄생시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소련이 이들에게 체제선택의 자유를 맡겼다는 점이다. 또한 소련은 헤게모니 추구를 포기하고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방식을 택함으로써 동구변혁의 유리한 외적분위기를 만들었다.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로의 급속한 이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10여년동안 동구경제는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에 이를 되살리기 위한 변혁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폴란드ㆍ헝가리ㆍ체코 등의 새 민간정부 대부분이 시장경제 체제로의 이행원칙을 결정했다. 그러나 전환의 구체적인 전략에서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언제쯤이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인가. ○국민들도 전폭 지지 ▲사실은 종합적인 개혁방안이 마련돼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소련도 샤탈린안을 토대로 한 급진적 시장화 방안을 우여곡절끝에 채택했다. 계획은 섰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도 얻고 있다. 시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격 자유화를 이미 실시한 폴란드ㆍ헝가리의 경우 엄청난 인플레로 사회적 긴장이 드높다. 내 경우 금년도 봉급이 10% 인상됐다. 반면 헝가리의 금년 인플레율은 30% 이다. 실제생활은 더 못해진 것이다. 아직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은 편이다. 몇년 뒤에도 경제가 나아지지 않을 땐 새정부의 정책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부가 들어섰다지만 개혁정책이 실패하고 생활상태가 더 나아지지 않으면 사회적 불안이 가중될 것이다. 그럴 경우 자칫 진행중인 민주화과정 전반이 위협받을가능성도 일각에선 지적되고 있다. 근거없는 우려일까. ▲정치적으로 과거의 압제정권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 유일한 대안은 민주화ㆍ시장화를 더 확대추진하는 것이다. 초기의 부작용은 곧 극복될 것이다. 나름대로 보완장치들도 마련되고 있다. 헝가리의 경우 현재 실업수당이 통상임금의 70%까지 지급된다. 실직기간이 1년이 넘으면 재교육해 타직종으로 전환시켜준다. 이외에 최저생계보장책 등이 마련돼 있다. ­폴란드는 사정이 특히 더 어려운 것 아닌가. 바웬사가 차기 대통령직에 도전하겠다고 나섰는데 정치적 불안만 가중시킬 우려는 없는지. ▲소련ㆍ루마니아 시민들은 빵사기 위해 줄을 서야 한다. 폴란드는 그렇지는 않다. 바웬사에 대한 인기는 아직 높다. 그 사람 때문에 정치적 불안이 야기되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충격요법 도입 이래 사정이 좋아지고 있다. 실업자와 인플레는 늘었지만 경제구조는 상당히 튼튼해졌다. 수출이 늘었고 서방투자가들의 관심도 늘었다. 무엇보다도 폴란드 화폐 즐로티의 암시장 환율이 공식환율과 같아졌다. 사실상 화폐의 태환화가 이루어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자본 투자방식 시급 ­동구경제 재건을 위해선 서방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많다. 서방의 원조는 어느정도 이루어지고 있는가. ▲서방의 도움은 단순한 원조차원이 아니라 경제 제도개혁을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 단순한 차관제공만 되풀이되면 소비를 조장하고 재정구조를 오히려 취약하게 만든다. 서방의 도움은 자본참여를 통한 산업근대화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폴란드ㆍ헝가리ㆍ체코 모두 외국자본투자 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다. 외국 투자자에게 기업을 매각하고 1백% 지분차지도 보장해 준다. 이들 나라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서방판매조직을 이용해 제3국에 대한 수출까지 맡아주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면 수출도 늘지 않겠는가. 이것이 가장 효과적인 동구 지원 방안이다. ­대부분의 동구국들이 심각한 외채부담을 안고 있고 이것이 경제회복에 큰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 있다. 서방 채권국들과 국제경제기구의 구체적인 구조방안이 있는가. ▲시장화 초기 몇년간만이라도 외채상환을 중지시켜 줘야 한다. 외채상환 일정을 재조정해 상한기일을 늦추어 주도록 요청하고 있으나 만족스런 반응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동구경제가 이렇게 낙후된 것은 상당부분 실패로 끝난 공산체제의 탓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지역의 많은 나라들이 공산화 이전에도 지금의 서구와는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졌다. 이러한 과거사가 현재 상황과 어떤 연관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지. ○EC와는 협력유지 ▲동구는 지리적으로 서유럽과 아시아세력의 교차점에 위치해 외세의 시달림을 많이 받았다. 헝가리는 1백50년 터키의 지배를 받았고 불가리아는 그보다 더 오랜 지배를 받았다. 1차대전뒤에는 독일ㆍ오스트리아,그리고 2차대전 다음에는 소련의 세력권에 편입됐다. 이러한 과거사가 부정적인 영향을 계속 미쳐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소련이 동구를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협력관계로 보고 있다. 앞으로 동구는 민주정부로 계속 존속 발전될 것이다. 거대 통일독일의 등장에 대한 우려는 있다. 하지만 앞으로 전유럽안보체제가 구축되면 독일의 독주는 견제될 것으로 본다. ­전후질서의 재편으로 앞으로 세계질서는 미소 양극 체제에서 주요세력권을 축으로 하는 다극화 양상을 띨 것이란 분석이 많은데. ▲나는 세계가 궁극적으로 하나의 국제안보체제시대로 갈 것이란 견해를 갖고 있다. 그 틀속에서 모든 나라는 각자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조화를 이루며 살게 될 것이다. 간혹 필리핀의 게릴라 준동,라틴아메리카의 군사쿠데타,그리고 페르시아만 사태같은 돌발사태가 벌어지기야 하겠지만 모든 지구문제가 전세계 차원서 해결될 것이다. ­동구변혁을 처음부터 주도한 인물이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었다. 물론 이 변혁의 전과정이 그의 통제하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다. 노벨평화상이 그에게 수여된 것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에 대해 이와는 상반된 평가도 있는게 사실이다. 당신의 평가는 어떤가. ▲페레스트로이카로 시작된 소련 국내외의 정치ㆍ경제 개혁과정에서 고르바초프는 장기간 가장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나는 특히 그가 이 과정에서 보여준 탁월한 조화ㆍ화합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미국 대통령과 가진 수차례의 정상회담,콜 서독 총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여러지도자들과 수시로 만남으로써 그는 자신의 노력이 진정한 것임을 설득시키려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에게 노벨평화상이 수여된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물론 소련 국내에서 민족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도 고르바초프라는 인물은 동구변혁의 궤도를 지탱시키는 「안전장치」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C의 시장단일화가 목전에 와 있다. 세계 최대시장,교역주체가 될 거대 EC의 등장이 동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우리는 EC 단일시장이 장벽이 아니라 경협증진의 기회를 줄 것으로 희망한다. 헝가리ㆍ체코ㆍ폴란드는 EC에 이미 회원가입신청을 했다. 물론 가까운 시일에 정회원국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5년내에는 가입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 5년은 동구 스스로도 시장화를 위해 필요한 시간이다. ○코메콘 해체 불가피 ­EC와의 협조체제가 구축되면 현 코메콘은 어떻게 되는가. ▲코메콘은 소련경제를 중심축으로 한 방사선형태의 협조체이다. 따라서 소련경제가 흔들리면 협조망이 흔들리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소련의 에너지공급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한 80년대말부터 코메콘은 와해징조를 보였다. 헝가리는 국내소비 원유의 95%를 소련서 공급받는다. 그런데 금년들어 벌써 몇차례나 1∼2주일씩 이 원유공급이 중단됐다. 코메콘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보다 유연한 형태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지난해부터 소련ㆍ헝가리ㆍ체코ㆍ폴란드가 무역결제를 달러로 하기 시작했다. 벌써 유연화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헝가리는 지난해 2월 동구국가중 최초로 한국과 국교를 맺었다. 두나라간 교류는 어느 단계에 와있는지,경협의 방향에 대한 의견도 말해달라. ▲삼성과 헝가리 오리온사가 합작으로 컬러TV 생산공장을 건설,현재 생산을 시작했고,한국산 전자오븐ㆍ토스터 등이 헝가리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교역규모도 급격히 늘었고 특히 문화교류는 아주활발하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헝거리의 인적자원과 한국의 자본이 결합되는 것이다. 우리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우수한 고급인력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수주 전 20여개 국가기업을 공개매각키로 했다. 이런 곳에 한국자본이 참여하면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합작투자촉진회 같은 것을 서울이나 부다페스트에 설치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한국의 은행이 헝가리에 진출,이러한 투자진출을 도와주기 바란다.
  • 민원 앞세워 「관원」 대폭 수용/「그린벨트 완화」 배경과 문제점

    ◎「16개 조치중 11개는 각 부처의 요구 사항/규제일변도서 선회… 훼손ㆍ잠식 더욱 늘듯 19년간 엄격히 관리돼왔던 그린벨트 안에서의 건축행위가 이번에 크게 완화됨으로써 그린벨트의 훼손과 잠식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그린벨트의 건축행위 규제를 완화한 것은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하고 부족한 공공건물의 부지를 확보하는 한편 체육 및 여가시설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그린벨트 훼손을 막기 위해 이번에도 여러가지로 고심한 흔적은 보이지만,주민들의 민원해소를 앞세워 공공건물 부지확보 등 관원을 대폭 수용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에 발표된 총 16개 항목의 완화조치중 민생관련사항은 5개항 뿐이고,나머지 11개 항목은 정부내 각 부처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것들이다. 내무부의 신설 시ㆍ구청사의 신축,법무부의 구치시설 신축,보훈처의 보훈병원 신축,체육부의 체육시설 확대,서울시의 시내버스 차고지 설치 등의 요구가 바로 그것들이다. 그린벨트란 도시의 무질서한 확장을 막고 도시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정부가 특별관리하는 지역으로,지난 71년 수도권 일원이 1차로 지정된 이래 전국 14개 권역에 전 국토의 5.5%에 해당하는 5천3백97㎢가 지정돼 있다. 현재 그린벨트안에는 1백16만8천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36만채의 주택과 축사 등 15만8채의 부속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 때문에 그린벨트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건축행위 제한과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있다며 건축행위를 대폭 완화하거나 이를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는등 많은 민원을 야기해 왔다. 정부는 이같은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하고 이들의 생활편의를 돕기 위해 그동안 약 40여차례에 걸쳐 제도개선을 통한 주민들의 불편해소에 상당한 배려를 해온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주민들의 민원해소를 위해 행위규제를 완화한 것은 35평까지의 주택증축 허용외에도 현재 30평까지로 되어있는 버섯 재배장소를 90평까지 확대하고,부락공동으로만 설치토록 되어 있는 수산종묘배양장을 농어민 개인에게도 설치를 허용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기존 주유소의 경우 지금까지는 지붕을 설치할 수 없었으나 설치가 허용된다. 체육 및 여가시설로는 야영장ㆍ청소년수련장ㆍ피크닉장ㆍ잔디광장 등이 조성된다. 이같은 시설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계획을 수립하되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간이시설만 허용한다는 것이 정부방침이다. 테니스장등의 체육시설은 그린벨트의 훼손을 막기 위해 나대지상태로 남아있는 땅으로서 새로운 진입로와 주차장 등의 설치가 필요없고 그 인근에 식당ㆍ목욕탕 등 이용가능한 시설이 있는 지역에 한해 국민체육진흥 관리공단만이 설치,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대지로 형질변경을 할 때도 건축물 바닥면적의 2배안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해오던 것을 지방자치단체장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2배 이상까지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건설부장관이 관장해오던 16건의 각종 허가권이 지방자치제장에게 위임된 것도 특기할만하다. 먼저 도지사에게 넘겨진 사항은 우체국신설,국민학교 분교설치,농ㆍ수ㆍ축협의 구판장 및 창고설치,사회복지시설의 증축등이다. 시장ㆍ군수에게 위임된 사항은 공중목욕탕의 설치,개간에 따른 골재채취,양어장 및 그 부대시설 등이다. 각종 공공건축물의 신축은 선별적 허용이라는 단서를 붙이고 있지만 주민들의 건축행위가 엄격히 규제돼오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주민들의 상당한 반발을 불러올 소지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0년대 후반들어 그린벨트 주민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그린벨트를 지정,건축행위를 규제하고 재산권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그린벨트를 해제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우리나라의 좁은 땅덩이에서 도시주변에 상당한 면적의 녹지를 확보해온 것은 바로 그린벨트를 지정,엄격히 관리해온 때문이다. 건설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그린벨트의 훼손을 막기 위해 다각적인 제동장치를 강구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그린벨트가 야금야금 잠식될 경우 그린벨트 관리에 큰 허점이 생길 것임은 뻔한 일이다. 그런만큼 정부가 그린벨트 안에서 건축행위규제를 완화할 때는 그린벨트의 보존과 활용에 대해 국민들의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공청회등을 통한 여론수렴과정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 시장경제로 가는 첫 시험대/중국의 곡물가 현실화

    ◎농산물보조금 줄여 적자탈피 겨냥/전품목에 점차 확대… 일부선 인플레 우려 중국당국이 마침내 물가개혁의 추진을 선언하고 나섰다. 비록 농산물에 한해 상한선을 두고 점진적으로 시행할 방침임을 밝혔지만 이러한 물가현실화 정책은 앞으로 전 산업의 생산물에 확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경제가 시장원리를 도입하게 됐다는 점에서 커다란 변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물가개혁방침은 지난 27일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의에서 전기운 부총리에 의해 공포됐다. 전은 이날 『당과 정부는 농산물증산을 꾀하고 농업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농산물가격을 점진적으로 현실화해 나가기로 했으며 가격의 급등락을 막기 위해 충분한 농산물 저장시설을 마련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억인구의 80%를 차지하는 농업인구의 생활수준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투융자 규모를 크게 늘리고 농산물 수매가격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경소식통들은 중국당국이 농산물 이외의 다른 품목들도 점차 시장수급상황에 의해 값이 정해지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러한 물가개혁은 또 중국이 건국이후 40여년동안 취해온 「낮은 임금 낮은 생계비」정책이 끝나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이 물가개혁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통적인 이식위천(먹는 것을 가장 중하게 여김) 사상에 따라 인민들에게 농산물을 싼값에 공급하는 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 온게 중국 당국이다. 이를 위해 거의 모든 농산물을 정부가 비싼 값으로 수매한 뒤 헐값으로 인민들에게 되파는 2중 농산물 가격제를 유지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농산물가격 보조시책은 중국정부의 재정적자를 확대시켜 올해에만도 적자규모가 1백억원(약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때문에 중국 당국은 각종 경제건설 사업자금이 만성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어 고육지책으로 우선 농산물가격 보조금을 줄임으로써 다른 부분의 투자재원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중국당국은 수매농산물의 판매가격을 높임에 따라 인민들이 받게 될 생계비 부담증가를 상쇄시키는 방안으로 임금수준도 상향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이는 인플레심화의 우려가 짙으므로 외자도입등을 통해 각종산업활동을 활성화,생산성과 소득이 자연스레 향상되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물가개혁에 관한 중국내의 논의는 조자양 전 당총서기 시절부터 있어왔으나 당시에는 가뜩이나 경제가 과열돼 물가가 폭등했기 때문에 중단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천안문사태로 조대신 강택민이 총서기로 등장하고 이붕총리 등 강경보수파가 중앙통제식 긴축경제를 운용,최근들어 물가가 어느정도 잡히자 개혁의 적기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게다가 아직은 최고실권자인 등소평이 이붕이 제출한 8차 5개년계획(91∼95년) 초안을 보고 『경제 개방ㆍ개혁의지가 너무 부족하다』며 질책한 것이 제1차적으로 농산물 가격조정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가 지난 24일 북경에서 개최된 「세계경제논단」회의때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급속한 경제개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이의 말에 대한 메아리마냥 불과 3일만에 전기운이 물가개혁을 공언한 사실은 이같은 분석의 신빙성을 높여주는 것 같다. 이밖에도 중국 지도층의 강경보수파들이 지난 1년여동안 체험한 「비교적 안정된 경제상태」에 힘입어 개혁조치에 대한 공포심을 적잖이 씻을 수 있었고 언제까지나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 가격보조금을 주어 민생안정을 기할 수는 없다는 상황인식을 하게 된 것으로풀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국당국은 전부총리의 물가개혁방침 발표이전인 이달 초순쯤부터 이미 시험적으로 북경시내에 한해 방세와 식용유ㆍ석탄ㆍ솜값 등 일부 생필품 가격을 다소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농산물 이외에도 거의 모든 생산품목과 서비스가격에 대해 정부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므로 예정대로 내년부터 물가개혁이 추진될 경우 산업생산성과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함께 증가하지 않으면 인플레 재현과 더불어 정국불안이 가중될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 중산층이 목소리 높여야 한다/김대환 이화여대교수ㆍ사회학(서울시론)

    ◎갈등과 대립의 「안전판」 역할 맡을 때 「중산층의 반항」이라는 시쳇말이 곧잘 되뇌어진다. 이 말은 산업화ㆍ대중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있어서의 중산층의 좌절과 불안 및 위기의식과 일맥상통하는 상징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서둘러 결론부터 앞세운다면 산업자본주의사회에 있어서 중산층은 확산되고 건실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안정되고 건강한 사회가 된다. 왜냐하면 중산층은 문자그대로 자본가계층=지배층과 근로노동자계층=피지배층 등 이해가 상충되기 쉬운 대좌적인 두 세력사이에서 조정하고 중화하는 완충기능을 함으로써 산업평화를 통한 사회안정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인종,다양한 문화,복잡다단한 이해관계로 얼킨 미국과 같은 거대한 대중사회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런대로 최소한의 질서는 유지되고 있다. 그것을 지탱시키는 힘은 무엇일까. 다름 아니라 바로 중산층의 비대와 온존이 그 밑받침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중산층 또는 중간계급이라는 낱말 대신에 곧잘 테크너크랫이라는 표현으로도 불린다. 우리는 그 말을 기술관리계층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다. 그들 미국인들은 산업경제 뿐아니라 심지어는 정치분야에까지도 과학과 기술과 조직관리 및 운영에 있어 능란한 테크너크랫들의 기능화와 합리화를 통해 그 능률화를 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이 곧 기술가정법치주의 및 제도를 뜻하는 테크너크라시이다. 데모크라시와 함께 즐겨 쓰여지는 이 낱말은 미국공황이 있었던 1920년대말의 경제위기와 사회혼란을 수습하고 극복하는 사조와 시류에서 연유된 것이며 그 구체화는 바로 뉴딜정책에서 음양으로 투영케 되었다. 이 말은 어찌보면 잔꾀만 일삼고 권모술수로 시종하는 등 적지않게 허망하기까지 한 우리의 정치작태와 견주어 생각해 볼때 많은 것을 시사받게 한다. 그같은 테크너크라시의 담당계층과 중심세력은 다름아닌 중산층 그들이다. 그런 뜻에서 우리의 중산층도 양적으로 확대되고 질적으로 건전하게 육성 발전되어야 한다. 그것은 곧 건전한 생활기풍과 참신한 생산의욕과도 직결되며 국가사회의 명운과도 긴밀히 연관된다 하겠다. 지금 이 자리에서 중산층에 관한 마르크스 및 반마르크스주의의 진부하기도 한 계급이론의 당위성 여부를 다룰 겨를은 없지만,우리의 경우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차원에서 중산층의 지위가 포약화되고 있고 그 존재의미가 적지않게 희석화되고 있음이 현실이고 그 정도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난 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의욕적이고 야심적인 산업화ㆍ근대화의 물결에 휩싸여 기업가와 더불어 중산층은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을 관리하고 시장을 개척하고 수출을 증대시키는데 큰 몫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대가는 상응하지 못했었다. 그 뿐더러 3년전의 6ㆍ29 이후,자유화의 거센 바람속에서 일기 시작한 열 띠고 뭉쳐진 노동운동은 중산층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것 아니더라도 정체적인 사회적 성격이 강한데다 적지않게 보수적이고 체제순응적이기도 한 것이 중산층이다. 그들 중산층은 대학교육의 대중화에 따른 고학력인력의 증폭과 함께 그 성향과 행동을 더욱 묘한 것으로이끌어 가게했다. 어쨌든 중산층은 관료행정사회에서 조직과 기능의 핵심이 되고 있고,경제산업사회에서 경영보조적인 위치에 있긴 하지만 실은 그들이 갖는 지식과 과학과 기술은 가히 중추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거기에 상당하는 사회적인 인정감도 정신적ㆍ물질적인 보상도 받지 못하는 속에 아침부터 밤까지 혹사만 당하고 있다. 그 와중에서 그들은 자기분열을 하면서 부동한채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실의까지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에의 반발로 그들의 의식세계는 때로는 급진화ㆍ과격화로 급선회하게 된다. 물론 그 반면 보수퇴영화의 성향도 적지않게 있다. 그 나머지 그들은 생산면에서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것보다는 소비면에서 쾌적ㆍ안이ㆍ향락을 추구하게 된다. 그들은 스스로의 존재의미에 대한 강한 자의식이나 주체적인 자각보다는 다만 돈을 많이 벌고 자기지위를 높이는데만 급급한채 치열한 경쟁속에 파묻히게 된다. 그들은 외형적인 면에서 한편으론 자본가계급을 뒤쫓아가면서 허탈해야 하고,다른 한편으로는 뒤쫓기는 위치에서 근로노동계층과 구별되기를 원한다. 이런 상황들은 그들로 하여금 지극히 소시민적인 소비성향을 조장시키게 되며 그같은 심의의 표출은 생활방식 즉,주택 자동차 생활용구를 통해 스스로의 심리적보상을 얻으려들게 한다. 중산층은 이율배반과 자기모순속에 회의에 빠진다. 남보다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하면서 쌓아올린 과학과 지식과 기술과 인격의 축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산층은 직장의 상하관계나 위계질서속에서 스스로의 능력과 기량을 짓눌린채 살아가는 수도 있다. 그들은 자본가처럼 흥청망청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해서 근로노동자처럼 조직력이나 단체교섭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행정 및 산업경영의 경우를 보자. 간부나 중역진은 윗사람이나 기업오너의 동정만 살피면서 무사안일하게 자리유지에만 시종 한다. 마치 다수의 병졸이 죽는 속에 얻어진 공로는 오직 장성 한 사람만 차지한다는 「일태장공 만골고」라는 개탄의 시구처럼 우리사회는 돼가고 있다. 그같은 행정 및 기업풍토속에서 어찌 자발적인 창의성이나 행정능력기술개발 시장확대가 기대될 수 있을까. 각설하고 중산층은 체질적으로 유약하고 조직적으로 취약하다. 그렇다고해서 대중 산업사회의 구조와 기능이 그들의 그같은 허약점만 악용한다면 중산층은 분노끝에 자위를 위한 반항을 시도케 될 것이다. 반항의 양태는 여러가지로 나타나겠지만 말이다. 그렇게되는 날 그것은 예상치 못한 그러면서 놀라운 사회불안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미ㆍ일등 4국대표 참가,한은 40돌 기념 심포지엄

    ◎“90년대 중앙은의 과제는 물가잡는 일”/금융자유화는 통화정책 수립ㆍ집행 제약/「혁신」은 금융전반에 위험요소 증폭 작용 금융시장개방을 앞두고 금융자유화가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은이 창립40주년을 기념해 미국ㆍ영국ㆍ독일ㆍ일본 등 4개국 중앙은행 총재ㆍ부총재를 초청,금융자유화와 통화정책에 대한 심포지엄을 가졌다. 금융계ㆍ학계인사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9일 한은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미에노 야스시 일본은행총재,제럴드 커리건 미 뉴욕연방준비은행총재,헬무트 슐레징거 독일연방은행부총재,에드워드 조지 영란은행부총재는 각기 금융자유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경험과 문제점,그리고 앞으로의 전망등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이들은 『금융자유화의 추진은 효율적인 자원배분과 금융중개비용의 절감 등 경제전반에 유익한 영향을 가져왔으나 한편으론 금융시장의 경쟁을 격화시키고 통화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급변하는 금융환경아래에서 중앙은행은 무엇보다 인플레에 미리미리 대처해금융자유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김건 한은총재는 『금융자유화가 금융의 효율과 형평을 제고시키는데 기여하지만 통화수요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키는등 통화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상당한 제약요인이 된다』고 전제,금융자유화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미에노 야스시 일본은행총재는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달 등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금융자유화의 속도가 금융기술혁신의 속도보다 늦을 경우 진정한 자유화를 이루기 어려우므로 금융자유화는 항상 선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경우 국내외 금융시장간의 교류확대가 국내금융의 자율화를 촉발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며 『90년대 중앙은행의 과제는 물가안정이며 이를위해 사전에 인플레를 억제하는데 통화정책의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무트 슐레징거 독일연방은행 부총재는 『통독이후 당초 우려했던 인플레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그러나 지나친 재정확대는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민간투자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재정긴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드워드 조지 영란은행부총재는 『금융자유화의 추진은 자금조달의 용이성 등 전체적으로 유익한 결과를 가져왔으나 금융시장의 동향파악을 어렵게 하는 등 효율적 통화운용정책을 제약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며 문제는 금융자유화의 추진시기와 속도에 있다고 했다. 제럴드 커리건 미 뉴욕연방준비은행총재는 『금융혁신은 금융부문의 효율성증대,금융거래비용감소 등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온 반면 금융전반에 위험요소도 증대시켰다』고 말하고 이같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기존의 시장모니터활동이나 금융감독에 관한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고교생시위로 애먹는 프랑스(특파원수첩)

    ◎교사 증원ㆍ시설개선 강력 요구… 연일 시위/“교육투자 미룬 채 페만 개입” 불정부 성토 교육환경개선을 요구하는 고교생들의 시위로 프랑스 국내가 떠들썩하다. 이달초 르망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17일 파리북부 교외지역의 학교로 번진 고교생 시위는 지난주 들어 3차례의 파리시내 연합시위를 거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26일의 파리 시위에만도 3만여 명이 참가했으며 스트라스부르 릴 리용 마르세유 니스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30만명이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 이들의 요구는 학교주변의 치안확립과 시설보강,교사증원 등 교육환경개선이 주요 목표이며 아직은 평화적인 시위양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갈수록 확산되고 과격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68년 학생시위나 86년 학생시위 때 같이 사회혼란까지 몰고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7일 파리 북쪽 교외의 센 성드니 지역의 몇몇 고등학교에서 수업조건악화,시설 및 교사의 부족,학교주변의 범죄 증가 등에 항의,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면서부터 본격화되기시작했다. 이들의 요구와 주장은 단순한 것들이다. 『교내의 깡패서클과 학교주변의 불량배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다』 『한 학급에 학생수가 너무 많다』 『교사가 모자란다』 『식당이 좁아 너무 오래 줄을 서야 한다』 『의무ㆍ위생시설이 낡아빠졌다』는 등의 교육환경불량에 대한 불만 때문이며 아울러 시설개선ㆍ교사증원ㆍ치안감시제도확립 등을 주장하며 이를 위한 예산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파리에서 최초의 연대 데모가 벌어진 직후 리오넬 조스팽 문교부장관은 학생 대표들을 만나 학생들을 설득하려 했으나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자 시위는 수요일인 24일로 이어졌다. 조스팽은 다시 이들을 만나 「고교생활위원회」를 만들어 각 학교의 고위책임자와 부모들이 참여,학내문제와 학교 안팎에서의 안전문제를 다루도록 하고 학교주변에 대한 치안감시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학생들은 이를 거부,보다 구체적이며 실천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렇게 하여 26일 다시 벌어진 파리시위에는 3만명이 운집했고 전국 각 도시에서도 같은 요구를 내걸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학생들은 총리실인 마티뇽으로 행진,미셀 로카르 총리와 담판을 벌였는데 로카르 총리는 이 자리에서 1천 개의 감시초소를 전국 각 중ㆍ고교 주변에 세우고 3천명의 요원을 배치하여 학교주변의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마저 거부,최종협상마저 깨졌다. 27일부터 11월5일까지는 만성절(11월1일)을 전후한 가울학기 중간방학이기 때문에 시위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학생들은 오는 11월6일 다시 시위를 벌이기로 했으며 의회에서 문교부예산이 심의되는 11월12일에는 대규모 전국연합시위까지 계획해 놓고 있다. 이들은 당초 지난주 3차례의 시위를 「동원능력시험을 위한 예비행동」으로 규정,정부측과의 협상에는 별 의미를 두지않고 있음을 드러냈었으며 앞으로 계속 확대시켜 나갈 뜻을 분명히했다. 프랑스정부나 정치권에서 고교생 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이들이 또다른 정치적 요구사항을 들고 나오거나 아니면 아직은 잠잠한 대학 쪽에 불을 댕겨 복잡한양상으로 몰고 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학교시설들은 낡아빠졌는데 페르시아만에 군대와 무기를 보내는 정부의 처사가 못마땅하다』는 이들의 구호가 이러한 염려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 청와대 새 관저 준공

    ◎“대통령 일가 살림집”… 팔작지붕 전통미 살린 단층/내년 집무실 완공되면 일제의 잔재 씻는 셈/노 대통령,“옛 중앙청 이전,경복궁 복원해야” 전통 한옥형태에 청기와를 올린 새 대통령 관저가 청와대내에 마련됐다. 청와대는 25일 상오 노태우 대통령 내외,비서실 직원,공사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 관저 준공식을 가졌다. 노 대통령은 금명간 새로 마련된 관저에 입주,비록 짧은 거리이지만 지금까지 1,2층 계단을 오르내리던 출퇴근에서 차량으로 출퇴근하는 맛을 느끼게 됐다. 현재의 청와대 본관건물은 1층이 집무실이고 2층이 살림집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현 청와대 본관건물 동쪽 약간 뒤편 계곡에 자리잡은 새 관저는 본채(2백44평),접대시설이 마련된 별채(1백50평)와 사랑채 부속건물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대지면적은 1천2백60평이다. 전통 한옥형태로 4면에 추녀를 달아낸 팔작지붕(까치박공이 달린 삼각형의 벽이 있는 지붕)에 청기와를 올려 전통미를 살린 단층인 이 관저는 얕은 담장을 둘러 별도의 살림공간 분위기를 내고 있고 솟을 대문에는 「인수문」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지난해 8월28일 착공,4백25일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이날 준공된 신축 관저는 총 공사비 60억원에 연인원 8만1천명과 연 2천3백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준공테이프를 끊은 뒤 별채에서 참석자들과 다과를 나누면서 『과거 같았으면 대통령이 새 집을 짓는다면 장기집권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을지 모르나 나는 그럴 염려가 없는 사람 아니냐』고 반문한 뒤 『처음 신축 건의를 받았을 때는 임기만료 6개월 전쯤 완공하면 된다고 했는데 예상보다 빨라졌다』고 피력. 노 대통령은 기자들이 『항간에 대통령 관저가 훌륭하게 건축되고 있는 점을 들어 앞으로 내각제를 하기는 어렵다는 농담이 나돌고 있다』고 말하자 『말레이시아에 가보니 국왕과 수상이 있는데 수상은 국정의 온갖 일을 다하느라 위세를 부릴 시간도 없다고 하더라』고만 말해 청와대 관저 및 집무실(내년 7월 완공) 신축과 내각제문제는 연관이 없음을 시사. 노 대통령은 또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한국식으로 새로 짓고 경복궁도 옛 모습대로 복원하면 일제 침략의 역사로부터 나라의 위신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일제 총독 부청사였던 옛 중앙청(현 국립박물관) 건물도 다른 곳으로 옳겨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청와대 본관건물은 1937년 3월 제7대 조선 총독 미나미(남차랑)가 일본 식민통치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경복궁을 정면으로 내려다보는 이곳에 총독 관저용으로 착공,2년 만에 완공했던 것. 독립한 지 40여년이 된 국가의 대통령이 식민통치하의 총독 관저를 집무실로 사용한다는 것은 민족의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것이라는 인식이 청와대 집무실과 관저를 신축하게 된 배경이라고 한 관계자는 설명.
  • 북한의 「대남제스처」는 신데탕트에 기인/김경원 전주미대사 특별강연

    ◎냉전종식따라 외교ㆍ경제고립 탈피 겨냥/미ㆍ일 등과 관계개선에 「지렛대 활용」전략 김경원 전 주미 대사는 23일 서울 YMCA 강당에서 「냉전종식과 남북한 관계의 전망」이란 주제로 「자유지성 3백인회」초청강연을 가졌다.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최근 들어 남북한관계가 하루가 다르게 진전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원인은 불행히도 북한 내부의 근본적인 변화나 한국의 태도변화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거의 전적으로 냉전종식이라는 국제정세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북한의 근본변화를 드러내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우리의 태도변화로 인해 북한의 변화가 수반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냉전종식은 고르바초프 개인의 역할이나 미소협상에 의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근본원인은 한마디로 소련의 경제 및 체제위기인 것이다. 70년대 들어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80년대들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소련의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군비경쟁 지속능력에 한계를 드러냈고 군사비 축소가 불가피해진 만큼 군비축소를일방적으로 강행하기 보다는 서방측과 협조 아래 추진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고르바초프의 역할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대상황은 고르바초프가 아니더라도 다른 고르바초프를 만들어내기라도 했을 것이다. 냉전종식은 전후 줄곧 소련의 위협을 전제로 군사ㆍ외교정책을 추진해왔던 미국에도 새로운 딜레마를 안겨줬다. 미국은 군사적 우위는 확인했으나 경제적우위는 점차 상실해가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군사적 우위와 경제적 힘간의 역방향적 모순은 앞으로 군사비용 분담요구와 그에 따른 정치적 결정권 분할 등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반도와 관련한 주변강대국들의 입장을 보면 소련은 경제문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국내문제에 치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 국제적인 영향력은 다소 제한될 것이다. 중국도 소련과 마찬가지로 경제 우선정책을 취하고 있다. 일본도 북한과의 접촉을 확대하는 등 한반도문제에 적극개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아직까지 대 북한 교섭의 선행조건을 제시하는 등 원칙을 지키는 자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타 강대국의 입장변화 속에서 미국만이 큰 변화없이 과거 체제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같은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북한은 외교적고립과 경제위기를 탈피하기 위한 모종의 정책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된 독일통일의 충격으로 개방에 대한 공포가 매우 크고 대외정책변화를 추구할 경우 국내체제 안정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은 지극히 「통제된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하는 남방정책을 추구하면서 대남 정책은 남방정책 수행에 필요한 남북한 관계개선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수단적목표로 이용하며 북한인민의 사상을 무장시키는 동시에 한국사회 내부에 민족주의적 공감대 확산을 노리는 통일지상주의 등의 대응방향이 예상된다. 그러나 일단 변화가 시작되면 변화의 자체논리가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변화의 통제가 얼마나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항간에는 소련이나 중국이 북한에 개방압력을 가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많은데 그럴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고 필요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소련의 입장에서 북한카드는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매우 편리한 수단일 뿐이다. 우리는 이제 냉전종식으로 획기적인 북방외교 기회를 제공받았고 때맞춰 민주화과정을 걷고 있다. 대 북한정책 수행에 있어서 가치관의 문제인 기본목표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의 제도적 통일을 최고목표로 삼는 절대적 통일정책이냐 아니면 인간의 자유가 민족의 단일국가형성을 위해 희생돼서는 안되기 때문에 남북한 사회가 민주화될 때까지 자유영역을 확대시키는 민주적통일 정책이냐 하는 문제다. 독일의 경우 통일 이전에 자유(Freiheitvor Einheit)라는 개념이 확립돼 있었으며 서독이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민주적가치를 놓고 동독과 타협이나 양보를 한 적은 없다. 우리는 이러한 기본목표를 설정한 뒤에 평화유지 및 교류확대 등의 정책을 취해야 할 것이다. (김 전대사는 강연이 끝난 뒤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우리가 유엔에 가입할 충분한 자격이 있고 또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정부가 알아서 잘 할 것이기 때문에 외부인으로서 직접적인 대답은 피하겠다』고 전제한 뒤 『개인적으로는 유엔에 가입한다고 해서 당장 우리에게 엄청난 이익이 돌아온다거나 가입하지 않는다고 손해를 입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정부미 50% 싸게 판다/85∼87년산

    ◎80㎏ 2만∼2만5천원에 방출/밀가루 값보다도 헐값에/재고 쌓여… 일반의 소비촉진 돕게 정부미 방출가격이 밀가루 값보다 싸진다. 정부는 22일 정부미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85∼7년산 정부미의 일반소비용 방출가격을 현재의 절반수준으로 낮추어 공급키로 했다. 85∼87년산 정부미 재고는 현재 2백70만섬이며 쌀막걸리ㆍ쌀과자 등 가공용에 한해서만 일반 방출가격의 절반수준으로 공급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미 재고량은 이달말 현재 1천3백10만섬으로 적정재고량 7백만섬을 훨씬 초과,재고비용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미 재고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부재고중 85∼87년산 고미의 방출가격을 이처럼 낮추어 소비를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85∼87년산 정부미의 방출가격을 현재의 절반으로 낮출 경우 80㎏ 가마에 2만∼2만5천원 수준으로 인하돼 밀가루 소비자가격인 80㎏들이 한부대의 값(2만7천원)보다 싸지게 된다. 현재 정부 재고미의 방출가격은 80㎏ 가마에 85년산이 4만3천2백80원,86년산이 4만7천1백30원,87년산이 5만5백20원이며 재고량은 85년산이 17만3천섬,86년산 1백40만2천섬,87년산 1백13만9천섬 등 모두 2백71만4천섬이다. 정부는 이처럼 85∼87년산 정부미 방출가격을 낮추어 일반소비를 촉진시키는 한편 주정용과 쌀라면ㆍ쌀과자 등 가공용 소비도 확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 「화전의 기로」에…미의 이라크제재/미ㆍ일등 반전시위확산에 선택고심

    ◎인명피해 많고 막대한 전비 소요/평화적해결 촉구,부시엔 큰 압력 페르시아만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팽팽한 대치상태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대 이라크 공동전선의 주역인 미국을 중심으로 반전시위가 고조돼가고 있다. 지난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만해도 거의 압도적이고 일사불란했던 대 이라크 강경대응책에 대한 지지열기가 점차 식어가는 대신 무력사용을 회피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중을 더해가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참전용사와 평화주의자 등 다양한 단체들이 주최한 뉴욕시위에 이번 사태발생 이후 최대규모인 1만여명이 참가한 것을 비롯,페르시아만 주둔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반전시위가 20일 미국내 수개 도시와 프랑스의 파리ㆍ리용 등에서 벌어졌다. TV광고ㆍ전단배포ㆍ토론회 개최 등 다양한 형태의 중동사태 개입반대 캠페인도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소설 「7월4일생」의 저자로서 이를 영화로 제작한 론 코빅이 직접 출연한 미국의 페르시아만 사태 개입반대 TV광고가 지난 18일부터 전파를 탔으며 사우디아라비아 파병을 거부한 뒤 호놀룰루의 군법회의에 회부된 제프리 패터슨해병대 상병(22)을 위한 지지시위도 확산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새로운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막대한 미군의 인명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기름을 위해 피를 흘릴 수는 없으며 노인과 장애자를 위한 사회보장 비용을 삭감해가면서 수백억달러의 미군 중동 주둔비용을 지출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중동사태 개입저지를 위한 뉴욕연합의 찰스 트위스트 대변인은 『베트남전 반대여론을 일으키기 위해 들였던 시간과 비교할 때 지금까지 우리가 얻어온 반응은 엄청난 것』이라면서 『정부정책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던 시대는 베트남전 이후 종말을 고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초 여론조사에서 74%에 달했던 부시 대통령의 강경정책에 대한 지지율이 10월초 57%로 크게 떨어진 것은 한마디로 미 국민들간의 분위기 반전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 상하 양원이 지난 17일과 18일 이구동성으로 베이커 미 국무장관에게 이라크가 치명적인 도발을 해올 때까지는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공격을 가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한 것도 이같은 미 국민의 회의적 태도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즈비그뉴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이 뉴욕타임스지 기고문을 통해 전쟁은 많은 사상자를 낼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중동의 안정을 뒤흔들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설령 이라크에 대해 일부 양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협상기회를 포착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처럼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협상 종용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대해 베이커 국무장관은 이라크의 완전 철수외에 부분적인 해결책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하고 무력사용 위협을 증대시키는 전략으로 일관하면서 미 국민들의 단결이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반전분위기 확산은 후세인 대통령을 제거하거나 최소한 이라크의 군사력이 무력화되기를 기대하는 미국 정부와 온건 아랍국들에는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으나 굴욕적인 이라크의 무조건 철수를 강요하던 이제까지의 강경책이 이라크에 최소한의 명분을 주고 평화적 협상을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순화되도록 압력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 뉴욕시민 1만여명/페만 개입 반대시위

    【뉴욕ㆍ파리 로이터 AFP 연합】 페르시아만 주둔 미군철수를 요구하며 뉴욕에서 약 1만명이 시위를 벌이는 등 20일 워싱턴ㆍ보스턴 등 미국 대도시에서 미국의 중동사태 개입 반대시위가 일어난 데 이어 파리에서도 1만5천여명이 프랑스의 대중동 군사개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베트남참전용사협회 등 다양한 단체들이 가담한 이날 뉴욕시위는 미국의 페르시아만사태 개입 후 일어난 최대의 반전시위다. 뉴욕에서 가두행진에 나선 시위자들은 『가지 않겠다. 싸우지 않겠다』는 구호를 외쳤으며 20여명의 각 시위단체 대표들은 이날 집회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페만개입 반대선언을 채택했다. 또 보스턴에서는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학생 등 1천여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워싱턴과 아틀랜타ㆍ샌프란시스코 등 여러 도시에서도 참전용사협회와 교회조직ㆍ노조 등이 주도한 페만사태 무력개입 반대시위가 있었다. 페만 무력개입에 반대하는 단체들은 앞으로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ㆍ호놀룰루ㆍ휴스턴ㆍ미네아폴리스ㆍ샌디에이고ㆍ시애틀 등에서도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 일,해외파병반대 대규모 시위/2만여 군중 미 기지주변서 항의집회

    ◎“평화협력법 부결에 총력” 도이 사회당위장 【도쿄 UPI AFP 연합】 일본 자민당정부가 추진중인 자위대 페르시아만 파병계획과 관련,23일 도쿄시내를 비롯한 일본 각지에서 파병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주일 미군사령부가 위치한 도쿄인근 요코다공군기지 주변에는 이날 좌파 등 반전주의 시민 2만3천여명이 집결,자위대의 페르시아만 다국적군 참가 반대시위를 갖고 항의표시로 기지 주변에 총 15㎞ 길이의 인간사슬을 형성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 일본 사회당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평화라는 이름으로 자위대를 해외파병하려는 기도를 저지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참가자들에게 참의원에서 자위대 파병을 뒷받침할 유엔협력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야당세력을 지원해줄 것을 촉구했다. 도쿄시내 메이지공원에서도 이날 1만5천여명이 모여 시위를 갖고 자위대 해외파병계획을 성토하고 미­일 안보조약 폐기를 요구하는 한편 이라크의 쿠웨이트 강점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한편 오사카의 우쓰보공원에서도 3백여명 규모의 파병반대 집회가 열리는 등 일본 각지와 대학가에서 시위가 잇따랐다.
  • 소 IMEMO 연구관 쿠나제가 본 평양회담

    ◎“북한체제 변혁없인 통일 어렵다”/“정상회담 성사 낙관못해/소,한국 유엔가입 거부권행사 안할 것” 소련은 한국이 유엔가입을 신청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게오르기 쿠나제 소련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 일본ㆍ한국 부장이 18일 말했다. 일본을 방문중인 쿠나제부장은 이날 아사히(조일)신문과의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국은 소련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단독가입을 해오면 안보 이사회에서(소련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말해 소련 관계당국자로선 이 문제에 처음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제3차 남북한 총리회담이 열리는 12월까지 한국측은 사태추이를 지켜보다가 유엔총회 폐막직전 단독가입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이 가입신청을 하면 중국만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보도는 사실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쿠나제씨는 이어 북한 주석 김일성이 남북 수뇌회담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해서 이것이 반드시 전진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으며독재정권인 북한은 최고지도자가 정말로 움직이지 않으면 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현 단계선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한소 수교에 감정적으로 반발,소련과의 관계가 일시 냉각할지 모르나 관계악화의 객관적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쿠나제씨는 양국관계가 후퇴할 수 없는 것은 북한의 수입 원유중 70%가 소련산이기 때문이라고 지적,소련은 동유럽제국에 대해 내년 4월1일부터 외화지불 조건하에 시장가격으로 석유를 공급키로 통고했으나 아직 시장경제체제에 들어가지 못한 북한에는 2ㆍ3년의 유예기간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본다면서 북한은 하루빨리 경제개혁을 단행,시장가격으로 원유를 수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나제씨는 한국의 체면을 고려,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내년 4월 일본방문을 전후해서 한국에 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고 밝히고 한소 수교가 예상외로 빨랐던 것은 한국이 민주주의 방향으로 나아가 소련이 승인하지 않을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소련정부가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남북한이 서로 접근하지 않는한 통일은 불가능하다면서 한국은 노태우 정권 발족후 민주화의 길을 걷고 있으나 북한은 여전히 시대에 뒤떨어진 체제로 이것이 변하지 않으면 전진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언론의 반응/“성과부진”… 한국측에 책임전가/주석궁면담 이례적 신속보도 북한방송들은 18일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이 이렇다할 합의를 보지 못한 채 끝난 것에 대해 그 책임을 한국측에 전가했다. 당기관지 노동신문도 19일 논평을 통해 이번 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한국측의 대화자세를 비난했다.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18일 강영훈 국무총리가 김일성을 방문,면담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신속히 보도했으나 김일성의 발언내용만을 일부 전했을 뿐 강총리의 발언은 한마디도 밝히지 않았다.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19일 상오 10시 뉴스를 통해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가했던 한국측 대표단이 이날 상오 평양을 떠났다고 간략하게 보도.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이 『오는 12월11일부터 서울에서 제3차 회담을 가질데 대해 일단 합의를 본 것 외에 다른 아무런 합의점도 찾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해 유감의 뜻을 피력했다. 이 신문은 이어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대한 한국측의 대화자세에도 시비,『회담장 밖에서는 화해협력이요 완화요 말했지만 회담장안에서는 우리를 적대시하며 싸움을 걸어왔다』면서 『이것은 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회담의 격에 어울리지 않을 뿐 아니라 회담전도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는 무례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 판문점 도착성명

    비록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염원과는 달리 뚜렷한 합의를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서 남북간의 상호 이해를 깊이하고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여러 부문에서 의견을 같이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은 새로운 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북 쌍방이 풀어야 할 많은 문제가 쌓여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회담에서 북측이 상호 실체의 인정과 존중 등 남북 관계개선에 신축성 있는 자세를 보인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지금 남북간의 관계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평화와 민족통합의 실현을 가로막고 있는 최대의 장애물은 상호 불신입니다. 남과 북은 이제 서로가 서로를 비방하며 적대시하는 대결의 상황에서 벗어나 교류와 협력을 통해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의 밝은 시대를 함께 열어나가야만 합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화해와 협력을 위하여 남북당국간에 합의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가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공통인식을 넓힌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남북의 총리와 고위당국자들이 만남을 거듭하고 상호 이해와 존중의정신으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나간다면 회담의 진전과 함께 남북 관계진전에도 반드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 일 자위대파병 반발 확산/곳곳서 반대시위/중동사태 평화해결 촉구

    【도쿄=강수웅특파원】 총액 40억달러에 이르는 다국적군에의 자금원조,자위대의 파견을 주요 골자로 하는 「유엔 평화협력법안」의 국회상정 등 일본정부의 일련의 「중동 공헌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ㆍ대학생들의 청원데모ㆍ집회 등 반발이 일본국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18일 하오 1시쯤 도쿄 가스미가세키 외무성청사 앞에서 「더 리본」 멤버등 8개단체 50여명이 「자위대파병 절대 반대」「미국추종의 중동 공헌책은 실질적 참전」 등이 쓰인 가로 90㎝ 세로 45㎝의 리본을 연결,외무성청사 정문부근을 둘러싸고 항의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평화헌법의 정신으로 돌아와 중동의 평화적 해결의 길을 모색하라』고 주장했다. 자위대 해외파견에 반대하는 집회는 이밖에도 전일본 학생자치회총연합이 이날 저녁 도쿄 교양학부 정문에서 「이라크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앙집회」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19일에는 「전와세다대 집회」 및 「전쟁에의 길을 허용치 않는 여성들의 연락회」회원 2백여명이 국회에의 청원데모를 예정하고 있다. 한편 17일교토(경도)대학 학장실을 점거했던 학생 2명은 18일 상오 6시30분쯤 대학당국의 요청에 따라 출동한 경찰기동대 2백50여명에 의해 끌려나와 공무집행방해등 혐의로 구속됐다.
  • 택시요금 내년 상반기 인상/교통부 방침

    ◎요금체계 개편,최고 21.6%까지/중형버스 2백대 시범연행 계획 교통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택시요금을 최고 21.6%까지 올리기로 했다. 교통부는 18일 김창식교통부장관 주재로 전국 시ㆍ도 사업용자동차 단체장회의를 열고 현행 택시요금체계가 2㎞까지의 기본요금(소형 7백원 중형 8백원)과 2㎞밖의 요금(소형 3백53m에 50원,중형 4백83m에 1백원)과의 비율이 10대4로 돼 있어 운전사들이 장거리를 기피하고 있다고 판단,오는91년 상반기부터 소형은 10대5 중형은 10대6으로 조정하고 96년까지 10대9의 비율로 높여나가기로 했다. 이 비율이 10대5로 높아질 경우 요금이 10.7%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교통부는 또 현재 서울은 8개구간 37.5㎞,부산 0.7㎞에서 실시되는 시내버스 전용차선을 내년상반기에 50여개 구간으로 확대실시하며 오는 93년까지 좌석버스의 운행비율을 현재 35%에서 50%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밖에 날로 늘어나는 자가용이용자를 줄이고 아파트단지 등 과밀지역의 교통난을 덜기 위해 도심까지 직행하는 17∼25인승 중형버스 2백대를 시범운행해 그 결과에 따라 점차 확대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와함께 교통부는 시내버스끼리의 경쟁과 난폭운전을 막기위해 성남ㆍ김해 등 26개도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버스공동배차제를 서울과 부산 지역에서 전면적으로 실시하기로 하고 이를위한 공영차고지를 확보하는 문제를 건설부ㆍ서울시 등과 협의하고 있다. 한편 교통부는 오는 11월1일부터 연말까지 전사업용자동차 운행질서확립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동안 모든 운수업계와 종사자들이 솔선수범해 질서지키기에 앞장서 줄것을 촉구했다.
  • 평양도착 성명

    평양시민 여러분,남북의 동포여러분,우리 대표단은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하여 유서깊은 이곳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먼저 우리 대표단 일행을 따뜻하게 환영해준 평양시민들과 북녘 동포 여러분에게 사의를 표하면서,남녘의 우리 국민들이 보내는 뜨거운 인사를 전하는 바입니다. 우리 일행은 판문점에서 이곳 평양까지 멀지 않은 길을 오는 동안 참으로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분단된 나라들이 통일을 이룩하고,우리를 남북으로 갈라놓은 나라들도 서로 협력하며 공동번영을 추구하는데 우리만이 아직도 냉전체제가 남겨놓은 불신과 대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안타갑고 착잡한 심정을 금할길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뒤늦게나마 남과 북의 총리와 고위당국자들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실현할 역사적 과업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퍽 기쁘고 다행스럽게 생각하였습니다.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사상과 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것이 더이상 우리 민족을 갈라놓는 분단의 장벽이 되도록 그대로 둘 수는 없습니다. 5천년 동안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이루고 오순도순 살아온 우리가 서로 오고가지도 못하고 소식조차 끊어진 이 고통스러운 상황은 이제 더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될 민족의 수치요,비극인 것입니다. 우리가 하루빨리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민족공동체부터 회복해야 합니다. 이것이 조국의 평화통일을 촉진하는 지름길입니다. 우리는 과거사에 매달려 더이상 그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기 보다는 서로 손잡고 민족의 단합과 화해를 도모하여 평화와 통일의 대로로 달려 나가야 할 때입니다. 우리 대표단은 국토의 분단으로 말미암은 겨레의 고통을 덜기 위하여 그리고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고 소식을 전하고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다 함께 잘사는 길을 마련하기 위하여 이곳에 왔습니다. 남과 북이 불신과 대결의 어두운 역사를 청산하고 서로 믿고 서로 돕는 관계를 하루빨리 이루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그리하여 7천만 겨레가 갈망하는 자유와 평화와 통일의 그날을 앞당겨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곳에 왔습니다. 우리 대표단이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제1차 회담에서도 강조한 바 있습니다만,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첫 걸음은 무엇보다도 남과 북이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부정하는 적대적 자세를 버리는 것만이 평화를 보장하고 통일을 앞당기는 길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적대시하는 모든 대결의 관계를 지양할 것을 선언한 바 있으며,이것은 남북고위급회담에서 견지하는 일관된 우리의 입장입니다. 쌍방 대표단은 제1차 회담을 통해 각기 밝힌 입장과 제안들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쌍방의 제안에는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지만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양보하는 자세로,공통점은 지체함이 없이 구체적인 실천에 옮겨 나가고,차이점은 그 폭을 좁혀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목소리 높여 통일을 외치는 것보다는 통일을 향하여 오늘 할 수 있는 일부터 당장 실천에옮겨 나가야 합니다. 온겨레가 다 잘사는 통일의 집을 짓기 위하여 한장 한장 벽돌을 쌓아 올려야 할 것입니다. 우리 대표단은 이번 평양회담에서 남북의 대표가 서로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친다면 새로운 진전을 이룩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면서 성의와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북녘 동포들과 온겨레가 남북고위급회담의 성공을 기원하고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시는 데 감사드리며,우리를 따뜻하게 환영해주신 평양시민과 북녘동포 여러분에게 다시한번 사의를 표합니다.
  • 재벌가 형제들/“상부와 상쟁”… 「숙명의 짐」 나눠진다.

    ◎경영참여ㆍ분가 등 오늘의 현주소를 알아보면/선대 때 대부분 “영토 분할”… 갈등소지 줄여/삼성 “3남 승계” 특이… 현대는 불화 씻어내/금성,인화바탕 위계 엄격… 불협화 적은 편/경영 소외땐 가족유대 단절등 비극도 재벌의 성장사를 살펴보면 왕조사와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창업과정에서는 전집안이 동원돼 부의 성을 쌓지만 일단 성이 완성되면 「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의미에서 총수의 형제들은 항상 주목받아 왔다. 왕조하에서 대군 또는 군은 견제의 대상이 되며 때로는 역모의 누명을 쓰고 희생되기도 한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낸 예에서 보듯 이들은 항상 잠재적인 「권력에의 도전자」로 치부됐다. 이래서 현대판 영주인 재벌총수의 형제들은 어쩌면 숙명적인 짐을 지고 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왕조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현대사회에서는 영토의 분할 또는 새로운 영토개척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대물릴수록 세포분열 ○…국내의 재벌가 「형제」들은 대부분 총수와 가족적 유대로 뭉쳐 상부상조하며 경영상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위상은 현직 총수가 창업자인지 혹은 2ㆍ3세 승계자인지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창업자가 총수로 있는 경우 형제들은 창업공신으로서 그룹내의 주요 직책을 맡거나 일부 계열기업을 넘겨받아 독립하는 등 적절한 대우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2ㆍ3세 총수의 형제들은 경영일선에서 도외시되기도 하며 승계다툼이 심했던 경우에는 아예 가족적인 교류마저 끊기는 비극을 낳기도 한다. 그리고 대를 물릴수록 세포분열의 조짐이 나타나 이미 분할을 마친 그룹도 적지 않으며 일부 그룹은 분리과정에 있다. 이 경우 독립하는 형제가 적지 않은 지분을 챙겨 본가에 버금가는 독자적인 성을 쌓기도 했다. ○정명예회장 절대권한 ○…현대그룹은 그룹규모 못지않게 형제의 수가 많은 것으로도 한 몫을 한다. 창업자이면서 아직도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정주영 명예회장(75)은 6남1녀의 장남이면서 8남1녀의 자녀를 둔 대가족의 가장이다. 정명예회장의 동생 4명(다섯째 신영씨는 동아일보 기자로재직중 62년 사망)은 모두 형을 도와 현대그룹을 키워온 일등공신들. 그러나 그룹의 덩치가 커지면서 3명은 독립,별도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둘째인 인영씨(70)는 만도기계등 8개 계열사를 거느린 한라그룹 회장으로,한라그룹 자체가 국내 48대 재벌에 끼이는 또다른 재벌총수이다. 50년대초부터 형과 사업을 함께 하다 77년 분가했다. 분가 이유로는 중동진출과 관련해 의견이 엇갈렸다는 것이 현대나 한라측의 공식 설명이지만 현대양행(현 한국중공업) 설립을 둘러싸고 형제간에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는 설도 있다. 어쨌거나 분리 이후 이 형제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치는 것을 기피할 정도로 단절된 상태였다가 지난 80년 국보위 시절 인영씨가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을 계기로 화해했다. 정회장이 자주 면회를 한 것은 물론 그를 석방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곧 풀려날 수 있었던 것. 인영씨가 지난해 7월 고혈압으로 쓰러지자 정회장은 미국의 병원을 주선,치료받도록 했고 해외출장 때마다 들러 격려하곤 했다. 정명예회장은 『한라그룹이 어려우면 현대에서 도와주라』고 지시할 만큼 요즘은 동생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하고 있다. 셋째 순영씨(68ㆍ현대시멘트 회장),여섯째 상영씨(54ㆍ금강 및 고려화학 회장)도 이 무렵 계열기업을 나눠 받고 독립했다. 지금은 넷째 세영씨(62ㆍ현대그룹 회장)만이 그룹에 남아 형을 돕고 있는데,87년 2월 그룹회장을 맡아 사장단회의등 그룹내 일상사를 직접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정주영 명예회장이 스스로 밝히듯 시베리아개발 등 그룹의 투자를 결정하는 일은 아직도 정명예회장이 직접 처리한다. ○맹희씨,스스로 물러나 ○…삼성 고 이병철회장의 자녀는 모두 4남6녀. 이 가운데 이건희 현회장(48)을 포함한 3남4녀가 적자로,이회장은 적자태생으로는 막내아들이기도 하다. 71년 후계자로 지목돼 경영수업을 받아오다 87년 11월 이병철 회장이 별세하자 대권을 이어받았다. 맏형 맹희씨(59)는 그룹경영에 전혀 개입치 않고 있고 둘째 창희씨(57)는 73년 독립,현재 새한미디어를 경영하고 있다. 삼성이 이처럼 이례적인 말자상속을 한데 대해 고 이병철회장은 호암자전에서 「장남은 그룹 일부의 경영을 맡다가 그룹에 혼란이 생기자 자청해 물러났고 2남은 본인이 알맞은 규모의 회사를 경영하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형제간 재산분배는 이미 선대 생존시 이루어져 맹희씨는 안국화재 해상보험,창희씨는 제일합섬,맏누님 인희씨(61ㆍ신라호텔 고문)는 고려병원과 신라호텔,여동생 명희씨(47ㆍ신세계백화점 상무)는 신세계백화점의 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부장제적 권위 유지 ○…럭키금성 구자경 회장의 2대 그룹회장직 취임은 상당히 드라마틱했다. 창업자인 고구인회 회장이 69년 세밑에 급작스레 타계하면서 「누가 그룹을 맡을 것인가」가 세인들의 큰 관심거리였다. 당시에는 구인회 회장의 큰 동생인 철회씨(그때 61세ㆍ낙희화학 사장)등 창업자의 형제 4명이 경영일선에서 뛰고 있었고 구자경 현회장은 45세에 금성사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기라성 같은 숙부들을 제치고 창업자의 장남인 자경씨가 회장직에 오를까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장례식을 마친 뒤 처음 열린 회의에서자경씨를 회장으로 전격 추대한 사람은 철회씨였고 「정권교체」는 평화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에서 알 수 있듯이 구인회가는 인화와 위계질서를 내세우며 철저한 가부장적 권위를 유지하고 있어 숙질간이나 형제간에 불협화음이 새어 나오는 일이 없다. 현재는 구자경 회장의 형제 가운데 셋째 자학(60ㆍ금성일렉트론 회장) 넷째 자두(58ㆍ희성산업 부회장),여섯째 자극씨(44ㆍ미주분실 전무) 등이 그룹 일을 보고 있고 다섯째 자일씨(55ㆍ일양전기 회장)만이 독자적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선대인 회자 항렬을 포함,자자와 본자 등 3대를 합치면 모두 24명이 그룹경영에 참여중이다. ○덕중씨,81년 학계 복귀 ○…대우 김우중회장(55)은 5형제의 넷째. 둘째 관중씨(60ㆍ예비역준장)는 계열사인 항만업체 대창기업을 맡고 있다가 이를 인수,독립했고 셋째 덕중씨(57ㆍ서강대 교수)는 76년부터 대우실업 사장으로 동생일을 돕다가 81년 학교로 돌아갔다. 막내 성중씨(50)만이 대우자동차 사장으로 그룹 일을 보고 있다. ○…한진그룹 조중훈회장(70)의 형제 3명은그룹의 성장과 영욕을 함께 하면서 1명의 이탈자도 없이 현재도 모두 그룹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보기 드문 케이스. 맏이인 중렬씨(75)는 한일개발 부회장,동생인 중건씨(58)가 대한항공 사장, 막내 중식씨(55)는 한일개발 사장이다. ○3개주 연립정부 비유 ○…이미 실질적인 분할을 마쳤거나 준비중인 그룹도 여럿 있다. 효성그룹은 선대 고 조홍제 회장이 3형제간의 기업배분을 마쳤다. 장남인 조석래 회장(55)이 효성물산등 주요기업 14개를 맡았고 둘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53)이 한국타이어 및 한국전지 등 2개사를,셋째인 조욱래 대전피혁 사장(41)이 7개사를 맡았다. 효성측은 이들의 관계를 「3개주로 구성된 연립정부」에 비유한다. 한국화약그룹도 김승연 회장(38)과 김호연 한양유통사장(35),누나 김영혜씨(42) 등 3남매간에 분리될 전망이다. 호연씨가 현재 사장직을 맡고 있는 한양유통과 19%로 최대 주식을 갖고 있는 빙그레를 갖고,누나인 영혜씨는 남편 이동훈씨(42)가 사장으로 재직중인 고려시스템과 자신이 21.3%의 주식을 보유한 제일화재를 가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쌍용그룹은 장남인 김석원 회장(45)이 석준(37ㆍ쌍용건설 사장) 석동씨(30ㆍ쌍용투자증권 과장) 등 동생들을 이끌며 사이좋게 그룹을 경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아그룹의 경우는 최원석 회장(47)의 동생 원영씨(36)가 그룹경영과는 별도로 문화예술 계통의 예음그룹을 이끌고 있다. ◎경영권 타툼에 촉각/코오롱,「대권」 싸고 숙질간 마찰 절정/일정기간 경영 분가… 알력 사전 예방 재벌가의 대권승계 과정에는 많은 다툼이 있었다. 2세 형제간에도 있었고 나이 어린 2세와 공이 큰 숙부사이에도 있었다. 코오롱그룹의 창업자인 이원만씨(87)의 동생 원천씨(작고)와 이동찬 현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흔히 그룹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형제들을 분가시킨다. 현재 주요그룹의 핵심 경영진 가운데 형을 도와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는 현대그룹의 정세영 회장과 한진그룹의 조중건 대한항공 사장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정회장은 현대자동차를,조사장은 대한항공을 현재의 위상으로 키우는데 절대적인 공헌을 한 사람들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정회장을 그룹회장으로 임명한 뒤 『앞으로 10년은 정세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 말은 정회장에게 그룹을 「맡기는」 기간이 한시적이며 후계자는 아님을 암시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아직 2세 승계가 현안으로 떠오르지 않아 조사장의 분가여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그러나 재계는 언젠가 이들이 그룹을 떠나야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때 어느 정도 지분을 인정 받는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에게 자신이 키운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을 나눠 주는 것이 순리라고 하겠지만 그러기에는 이들 기업이 그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막중하다는 시각이다.
  • “남북 군축,한반도 안정에 필수적”

    ◎외교안보연 학술회의 주제발표 중계/상호 이해ㆍ신뢰 통한 평화정착이 급선무/주변 4강의 분쟁 억제체제 구축도 긴요 외교안보연구원(원장 임동원)이 주최한 「한반도 군비통제」에 관한 국제학술회의가 11일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됐다. 이번 회의는 미소를 비롯,노르웨이ㆍ스웨덴 등의 군축문제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반도 군축실현에 대한 많은 제안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중에서도 아르바토프 소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 군축실장과 존 루이스 미 스탠퍼드대 교수의 주제발표내용을 요약해 본다. ◇한반도의 화해,동북아 안보체제의 문제점과 전망(알렉세이 아르바토프 소­MEMO 군축실장) 최근 한국과 그 주변환경은 상호 모순되는 두가지 중요한 현상으로특징지울 수 있다. 첫째는 미ㆍ일ㆍ중ㆍ소 등 동북아 4강 간의 전반적인 정치관계의 긍정적 발전추세에도 불구,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고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강대국들간의 군사적 경쟁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고 둘째는 한반도 주변정치환경의 전반적인 개선과는 상관없이한반도 내부에서는 실질적이고 잠재적인 정치ㆍ군사적 불안정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동북아의 정치환경은 ▲경제적 측면이 지역정세의 전면으로 부상했고 ▲중소는 국내문제로 인해 외교적 유연성을 증대시키고 있으며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군사상황은 아직까지 80년대까지의 대결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되고 있는 것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동북아의 군사적 충돌은 현재 잠재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나 극동지역에서의 군사대결규모나 강대국의 개입정도는 중유럽의 상황에 버금가는 것이다. 또 한반도의 급격한 불안초래는 4강의 신속한 분쟁개입으로 말미암아 세계적인 핵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같은 문제해결을 위해서 4강간에 동북아 신뢰 및 억제환경(NACRE)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이 크다고 본다. 이 체제수립을 위한 중요현안으로는 소일 양국간 평화협정체결과 한반도문제의 해결 등을 들 수 있다. 그렇지만 한반도 자체내의 상황은 우려대상이 되고 있다. 북한은 전술핵무기를 보유한 미군의 주둔으로 한국이 질적으로 우세한 군사력을 가진데 대해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한국도 북한이 방대한 군사력과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북한의 불예측성과 잠재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역시 대북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의 근본적인 정치사회문제가 미해결된 현재 상황에서 군축협정은 긴장을 완화하고 안전보장수단을 제공해 주는 효화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즉 현재로서는 평화가 통일보다 더 중요하며 이는 군비통제협정을 통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군축을 위한 첫 단계로는 DMZ의 실질적 비무장화를 위한 보장국(미ㆍ중ㆍ소)과 중립국 조사팀의 정기사찰 등을 내용으로 한 신뢰구축조치(CBM)가 선행돼야 하고 두번째 단계에서는 군사훈련규모의 제한과 DMZ에서의 중무기(탱크 대포 헬리콥터)의 철수에 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 협상과정에서는 또 주한미군 전투부대의 철수와 국제적 감시하의 한반도 비핵지대화,북한 발전소 및 화학공장의 공개 등이 포함돼야 한다. ◇한반도 군비통제의 전망(존 루이스 미 스탠퍼드대교수)군비통제는 무기의 감축보다 위험의 감축에 초점을 맞춰 군사적 대결상태를 관리할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원래 핵 억지전략의 일부분으로 출발했다. 군비통제 협정은 군비통제 협상의 타결로 인한 상호주의 개선,군내통제 결정을 실천함으로써 전쟁의 위험 감소,협정체결 당사자간 높은 협정준수 가능성과 분명한 감시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반도에서의 군비통제의 전망은 현재의 정치ㆍ군사적 상황하의 새로운 요인들이 과거 40여년간의 고정관념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다음의 3가지 변화를 주의깊게 관찰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우선 동서대결의 급격한 완화를 비롯한 국제체제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동서대결상태의 완화로 한국은 소련 및 중국과 보다 긴밀해질 수 있게 됐고 북한은 남한 및 미국과 적응할 필요성을 보다 많이 느끼게 됐다. 북한은 보다 개방적으로 변모했을 뿐 아니라 침략에 대한 반대 및 침략에 대한 집단적 대응이라는 합의가 점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한은 범세계적 추세에 맞춰 전쟁준비에 필요한 정치ㆍ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대치상태를 벗어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신뢰구축을 위한 조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둘째로 경제성장에 우선 순위를 두는 국제적 추세 등으로 인한 동맹의 쇠퇴이다. 미소 관계개선에 대한 미국민의 인식,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 등은 주한미군 유지에 지속적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북한의 소련 및 중국과의 동맹관계는 훨씬 더 악화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남북한이 군사적 갈등의 위험을 제거하고 군비증강의 부담을 경잠시켜줄 군비통제 과정의 이점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선의 정책은 군비통제 전망에 대한 최선의 예측을 하는 것이며 군비통제가 초래할 불안정과 위험,경직된 대결을 지속함으로써 초래될 비용과 불안정 사이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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