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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서울시의회 공동 10월 의정모니터] “시민·시의원 참여 토론회 개최를”

    [서울신문·서울시의회 공동 10월 의정모니터] “시민·시의원 참여 토론회 개최를”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하는 10월 의정모니터에서는 심사를 통해 모니터 요원들이 올린 의견 76건 중 우수의견 5건을 선정했다. 접수된 의견들은 시정에 반영하도록 서울시와 산하기관에 전달됐다. 우수의견에는 ‘시민과 시의원 대토론회장을 만들자‘와 ‘행정기관 유사업무 명칭 통일 ’, ‘과속방지턱에 새로운 디자인 도입’, ‘공공도서관에 책 살균기 설치’, ‘제과류에 대한 가격표시제 도입’이 선정됐다. 이은지(21·강서구 가양동)씨는 “시민들은 시의원의 활동을 잘 알지 못하고, 시의회와의 거리감도 적지 않다.”며 “시의회에서 서울시 예산 중 각 위원회별로 큰 예산 순서를 잡아 보고회 성격의 대토론회 자리를 만들어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다면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보다 나은 아이디어도 얻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지영(30·성동구 행당1동)씨는 “각 구청을 방문하면 업무는 유사한 것 같으나 교통지도과, 주차관리과 등 명칭이 각기 다르다.”면서 “행정기관들이 비슷한 업무의 명칭을 통일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형권(31·노원구 중계4동)씨는 “학교 앞이나 주택가 과속방지턱에 아이들의 모습이나 움푹 파인 웅덩이 등을 입체적으로 그려 넣어 운전자들이 속도를 줄이도록 하면 과속방지턱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정이(31·마포구 염리동)씨는 “공동도서관의 책은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각종 세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아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책 빌리기를 꺼린다.”며 “도서관에 책 살균기를 설치해 반납한 책들을 살균해 비치하고 빌려주면 모든 사람들이 기분 좋게 책을 빌리고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난희(39·강서구 화곡본동)씨는 “제과류에 가격표시가 돼 있지 않아 작은 구멍가게에 가면 부르는 게 값”이라면서 “모든 제과류에 가격 표시제를 시행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달라졌어요 지하철 자전거 전용칸 확대 계획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모든 열차의 맨 앞·뒤칸을 자전거 전용칸으로 개조하고, 접이식 의자를 설치하자’는 의견에 대해 “2009년 10월부터 자전거 휴대승차 시범실시로 공휴일에 전동차 20대의 맨 앞·뒤칸을 개조해 운영하고 있지만 시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자전거 탑재 칸 180대 확대계획 등이 잠정 보류돼 있다.”면서 “다각도로 검토해 지하철 자전거 휴대승차 확대시행을 신중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서울시 인사과에서는 ‘공무원들이 퇴직 전 1~3년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면 퇴직 후 생활을 미리 설계할 수 있고, 공무원 신규 채용으로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연간 단위의 휴식년제 도입은 지방공무원법 등의 개정이 수반돼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서울시에서 자체적 추진이 어려운 사안으로, 기회가 닿으면 제안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회신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육군행정학교, 年 40만 방문객 안고 영동으로

    육군행정학교, 年 40만 방문객 안고 영동으로

    육군종합행정학교가 43년간의 경기도 성남시대를 마감하고 충북 영동시대의 막을 올린다. 9일 영동군에 따르면 양강면 양정리 일원 109만 5000㎡에 30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육군종합행정학교가 2년 8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11일 준공식을 갖는다. 이 학교는 헌병, 경리, 정훈, 법무, 군종 등 6개 병과의 행정인력 전문 교육기관으로, 장교와 부사관, 행정병 등 연인원 5000여명이 군사 및 직무, 특기교육 등을 받게 된다. 최고의 교육환경을 자랑하는 육군종합행정학교는 사무공간인 학교본부, 학교 소속 단기하사와 사병들이 생활할 근무대, 교육동, 다목적체육관, 각개전투·대테러전·헬기레펠·가상시가전 등을 할 수 있는 군사훈련장과 사격장, 상시 근무자 가운데 장교와 부사관들이 거주할 영외숙소 396가구 등으로 구성됐다. 부대시설도 다양하게 갖췄다. 9홀 규모의 골프장, 농구장, 테니스장, 풋살경기장, 족구장, 종합운동장 등 체육시설과 천주교, 교회, 절 등 종교시설도 학교 내에 마련됐다. 영외숙소 내에는 목욕탕, 헬스장, 당구장도 꾸며졌다. 이들 부대시설은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된다. 목욕탕과 골프장을 제외한 모든 시설이 무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골프장의 경우 평일 기준 그린피 5만 5000원, 카트비 1만 2000원, 캐디피 2만원이다. 군은 육군종합행정학교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전과 동시에 근무자와 가족 등의 전입으로 1500여명의 인구 증가가 예상되고, 교육생 면회객과 골프장 이용객 등 연간 40여만명이 영동군을 찾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상생발전협약에 따라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소비하는 식재료를 영동지역에서 구매함으로써 지역상권이 활성화되고, 학교 내 시설물관리, 식당, 골프장 등에 지역 주민 100여명을 채용키로 해 일자리도 창출된다. 군 장길호 현안사업 팀장은 “육군종합행정학교 이전 파급효과가 단순한 인구유입과 경제활성화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위산업체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1968년 창설돼 현재까지 16만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육군종합행정학교는 성남지역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해 이번에 영동군으로 이전하게 됐다. 군은 2006년 말 유치전에 뛰어들어 범군민결의대회 등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전개해 왔다. 영동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끝모를 FTA 충돌] 여야, 檢 ‘FTA 괴담 구속수사’ 맹비난

    여야는 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된 유언비어 유포 등 행위에 대해 구속수사 방침을 밝힌 검찰을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소속인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의 구속수사 방침은 적절치 않다.”면서 “괴담 유포가 옳지는 않지만 무조건 구속수사하겠다는 식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오히려 FTA 반대여론을 촉발하는 현명치 못한 처사로 철회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검찰이 한·미 FTA 관련 인터넷상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현행범 체포와 구속수사까지 언급한 것은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저해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이런 의견을 대검 공안부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야당도 일제히 비판 성명을 쏟아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검찰의 발상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검찰이 이명박 정부의 팀킬(Team Kill·아군공격)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검찰이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나설 정도로까지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검찰의 과잉대응은 청와대가 한·미 FTA 비준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검 공안부는 전날 열린 공안대책협의회에서 한·미 FTA 반대시위와 인터넷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현행범 체포, 구속수사 등 엄정대처 방침을 밝혔었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자에 대해 구속수사 방침을 밝힌 검찰은 “단순 허위 글을 게재하고 퍼 나르는 것은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는 물론 여당까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하자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허위사실 유포가 타인의 명예를 침해하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판단되면 엄단하겠다.”며 허위 글을 게재하거나 퍼 나른 행위 자체를 처벌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예컨대 FTA 관련 ‘괴담’ 중 하나인 ‘FTA가 체결되면 감기약이 10만원이 된다.’는 글을 게재하는 행위를 당장 처벌하지는 않지만, ‘감기약이 10만원으로 오르는 FTA를 OOO이 추진하려 한다.’고 특정인을 지칭하면 명예훼손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 때 FTA 괴담으로 소개한 예시는 현황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였지 이런 글을 올린다고 당장 처벌한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재연·안석기자 oscal@seoul.co.kr
  •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동작 “이전 軍부지에 문화센터”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동작 “이전 軍부지에 문화센터”

    동작구는 대방동에 복합문화센터 설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08년 6월 서울시가 ‘서남권 르네상스’를 발표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문화시설 확충을 추진 중이다. 시설부지로 물망에 오른 곳은 대방동에 위치한 옛 주한미군기지 ‘캠프 그레이’(Camp Gray). 지난해 2월 ‘캠프 그레이 이전부지 문화시설 건립’이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대상사업으로 추가 반영된 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총면적 8874㎡인 이 부지에 첨단미디어센터, 공연장, 전시관, 정보화 교육장, 부대시설 등을 갖춘 지하 3층, 지하 6층 규모의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하겠다는 복안이다. 국철 1호선 대방역 맞은편에 위치해 있고 노량진로, 시흥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와 접한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에 있어 지리적 이점이 뛰어나다. 문화센터가 건립될 경우 영등포구와 관악구 등 인근 지역의 문화 수요까지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난달 국방부의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업과 관련, 방치됐던 캠프 그레이 시설물들이 철거되고 해당 부지의 토양오염 정화작업도 마무리되면서 사업 추진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하지만 부지매입비 마련이라는 가장 큰 걸림돌을 만났다. 토지 소유주인 국방부는 당초 해당 부지를 일반 매각하려 했지만 지난 6월 서울시에 수의매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대지 매입비가 880억원이나 돼 시로서도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구는 2012년도 시 예산에 타당성 조사 용역비와 토지매입비 등의 편성을 요구한 상태다. 국방부도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시와 매매 계약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돼 구로서도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문충실 동작구청장은 “복합문화센터 건립은 서남권 일대의 문화 인프라 확충은 물론 오랫동안 국가안보를 위해 불편을 감내해 온 주민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서 “아무쪼록 박원순 시장이 구의 숙원 사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골프장 천국’ 강원 일방적 인허가 논란

    ‘골프장 천국’ 강원 일방적 인허가 논란

    “삶의 터전 망치는 골프장 유치를 더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며 골프장 유치에 나섰던 강원지역 자치단체들이 인허가를 둘러싼 주민 집단반발에 부딪혀 머리를 싸매고 있다. 강원도는 8일 기초단체들이 국민여가 생활기반 확대와 지방세 확충 등을 위해 최근 수 년 동안 골프장을 경쟁적으로 유치하면서 주민들 집단 민원의 온상이 되고있다고 밝혔다. 도내에는 2004년까지 20여곳에 불과하던 골프장이 현재 48곳이 운영되고 있다. 신규 건설 중인 곳과 인허가를 받은 곳까지 합하면 강원지역의 골프장은 무려 83곳에 이른다. 하지만 주민들은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환경훼손과 오염은 물론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망치고 있다.”며 강원도청과 해당 일선 지자체 청사를 찾아 집단 농성을 벌이고 있다. 강원지역에서 불거져 진행중인 골프장 민원은 줄잡아 7곳에 이른다. 강릉 구정리 골프장 사업예정지 주민들은 골프장 조성과 관련해 환경문제와 공사장 안전관리문제 해결이 선행되기 전까지 사업승인이 보류돼야 한다며 5일째 강원도청 앞에서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주민 100여명으로 구성된 농성단은 농사일도 포기한 채 올라와 “강원도는 당초 골프장 인허가 행정절차를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해 문제점을 검증한 뒤 실시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사전 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행정절차를 처리했다.”면서 “강릉골프장 인허가 원천 무효와 도지사 사과를 바란다.”며 목소리를 높이고있다. 이들은 지난달 18일부터 강릉시청 앞에서 노숙생활을 해 오다 지난 4일부터 강원도청앞으로 자리를 옮겨 노숙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있다. 여기에는 강원도의 미숙한 행정처리도 한몫 거들었다. 강원도는 지난 2일 열린 골프장 민관협의체 4차 회의에서 오는 15일로 예정된 5차 회의때 골프장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해 놓고 실제로는 지난 1일 이미 협의를 마쳤다고 강릉시에 공문을 전달해 행정절차를 마무리지은 것처럼 꾸몄다. 이에 따라 강릉시는 구정면 구정리 일대 110만㎡ 부지에 18홀 회원제 골프장과 미술관 등을 2013년 9월까지 완공하는 관련 행정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홍천군 서면 동막리 주민들도 도청사 앞에서 강릉 구정리 주민들과 합류해 환경영향평가 임목조사 부실 재조사를 요구하며 함께 농성중이다. 홍천 구만리와 갈마곡리,두미리,쾌석리,원주 구학리도 여전히 민원을 제기히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정당한 행정절차상 인허가 처리를 해 줄 수밖에 없는데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어 골치아프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한·미 FTA 찬반집회 가열…시민단체·네티즌 간 갈등 확산

    오는 10일 정기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 앞이 연이은 집회로 들썩이고 있다. 국회 정문 앞을 비롯해 여의도 일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촛불집회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일반 시민과 네티즌까지 가세하는 등 시위 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런가 하면 보수단체들도 FTA 비준을 촉구하는 맞불집회를 이어갈 방침이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국회에서의 여야 대립이 급기야 ‘국민 간 대립’으로 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 FTA 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는 7일부터 매일 국회 앞에서 한·미 FTA 저지 촛불문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본회의가 예정된 10일에는 ‘한·미 FTA 저지 긴급국민행동’을 선포하는 기자회견도 예고돼 있다. 범국본 관계자는 “한·미 FTA는 소수 재벌과 관료집단 등 1%만을 위한 협상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더욱 힘겹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촛불집회에는 최근 들어 시민사회단체뿐 아니라 일반 시민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네티즌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지난주에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주부 김영현(39)씨는 “한·미 FTA는 의료민영화를 비롯해 수도, 전기 등의 민영화까지 가져오는 문제”라면서 “내 아이들에게 양극화로 암울한 사회를 물려주기 싫어 이번 주에도 집회에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수단체들도 ‘맞불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납북자가족모임, 미래를준비하는청년연합, 한미우호증진협의회 한국지부 등 보수단체들은 9일까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등 각 당사 앞에서 집회를 여는 한편 10일에는 국회 앞에서 한·미 FTA 비준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은 “미국시장을 개척해 수출을 증대시켜야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면서 “국익을 위해 국회가 협력해야 한다. FTA의 잘못된 부분은 비준 후에 고쳐나가도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회 근처에서 한·미 FTA 비준 촉구집회를 열었던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도 이번 본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계속해서 지연될 경우 또 한번 움직일 태세다.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FTA가 비준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이 세계 최대의 미국시장을 선점할 수 없고, 투자유치 기회도 잃어버린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크랙드닷컴 선정 ‘과학이 만들어낸 5가지 거대 구조물’

    크랙드닷컴 선정 ‘과학이 만들어낸 5가지 거대 구조물’

    첨단기기의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 기능의 차이를 부각시키기 쉽지 않은 오늘날,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누가 더 얇게, 누가 더 작게 만들어 내느냐이다. ‘가장 얇은’ ‘가장 작은’이라는 수식어는 곧 휴대전화, TV, 노트북 컴퓨터의 경쟁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형화, 슬림화와는 전혀 거리가 먼 분야가 있다. 바로 거대과학이다. 독특하고 기발한 글로 인기가 높은 크랙드닷컴은 5일(현지시간) ‘과학이 만들어 낸 다섯 가지 거대한 구조물’을 선정, 발표했다. 다섯 가지 구조물의 면면을 살펴보면 마치 공상과학(SF) 영화 속 우주전함이나 거대 요새를 연상케 한다. 1. 힉스를 찾아라-LHC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유명해진 것은 ‘지구 멸망 실험’이라는 풍문 때문이었다. “약 138억년 전 빅뱅 직후의 모습을 재현한다.”는 LHC의 실험목표가 오해를 거듭한 결과였고, 세계 각국에서 반대시위까지 벌어졌다. 공식적으로 LHC는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큰 기계다.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사이 지하 100m 속에 지어진 LHC의 둘레는 27㎞에 이른다. 1994년 시작된 LHC 건설에 투입된 돈만 해도 50억 달러가 넘고, 기계를 돌리고 연구하기 위해 80개국, 1만여명의 과학자들이 일하고 있다. LHC에서 이뤄지는 실험 자체는 비교적 간단하다. 두 개의 입자 빔을 양쪽으로 쏘아 빛의 99.999%의 속도까지 가속시킨 후 양성자가 서로 충돌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주 탄생 직후부터 약 3분 뒤까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구상이다. 특히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의 검출 여부다. 우주탄생 직후 모든 물질의 질량과 성질을 규명하고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힉스 입자를 찾는다면 인류는 우주의 비밀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그러나 LHC가 가동된 지 3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 힉스 입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2. 우주 보는 눈-제임스 웹 망원경 1990년 미항공우주국(NASA)이 허블우주망원경을 지구 위에 올려놓자 사람들은 ‘좀 더 깨끗한 우주사진’만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 후 21년 동안 허블망원경은 우주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 놓았다. ‘우주를 보는 인류의 눈’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그러나 허블망원경은 2014년이면 수명을 다한다. 우주에서 우주를 보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알게 된 과학자들은 2020년 쏘아올릴 허블의 후계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은 허블보다 훨씬 크고 강력하다. 허블이 길이 13m, 직경 14m로 버스 1대 크기인 데 비해 제임스 웹은 길이 22m, 직경 12m로 테니스 코트 크기다. 허블의 관측 능력이 인간의 100억배 수준이라면, 제임스 웹은 반사경의 면적이 10배 이상 커지며 허블의 3.4배 시력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 제임스 웹은 지구에서 무려 150만㎞ 떨어진 궤도에 올려져 우주를 관측하게 된다. 3. 거대과학의 비극 ‘LIGO’ 과학자들은 빅뱅 직후 우주가 팽창하기 시작해 지금도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넓어지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그 증거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질량을 가진 물질들이 서로 멀어지면서 이동하고 있다면 마치 호수에 돌을 던진 것처럼 우주 안에 그 파동이 떠돌고 있지는 않을까. 1916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이 같은 가설을 발표한 이후 과학자들은 이 파동에 ‘중력파’라는 이름을 붙이고 실체를 찾기 시작했다. 100년 가까이 실패가 거듭된 후 2002년 미국 워싱턴주에 지어진 중력파 검출 장치 LIGO는 한쪽 관이 4㎞에 이르는 직각 구조물이다. 중앙에서 각 관의 끝에 설치된 거울을 향해 레이저를 반사한 후 다시 한 점에 모이도록 하면 간섭을 일으킨다. 이 간섭의 변화를 측정하면 중력파의 영향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 당초 과학자들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2008년 LIGO는 공식적으로 중력파 검출에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미약한 중력파를 잡아내기에는 정밀도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4. 남극 아이스큐브 뉴트리노 망원경 4위에는 남극의 ‘아이스큐브 뉴트리노(중성미자) 망원경’, 5위에는 미 캘리포니아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미 국가점화설비(NIF)가 꼽혔다. 남극점에 설치된 아이스큐브 망원경은 얼음에 80여개의 구멍을 2.4㎞ 깊이까지 뚫은 후 검출기를 내려보내는 설비다. 깊은 얼음 속에 묻힌 아이스큐브는 중성미자가 얼음 분자와 부딪치면서 내는 푸른 섬광을 찾는 방식으로 중성미자를 탐색한다. 우리 주위에 수없이 많이 존재하지만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뉴트리노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밀도가 높은 남극의 얼음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장치다. 5. 미국 국가점화설비(NIF) 축구장 크기인 NIF는 192개의 독립적인 레이저빔을 갖추고 있다. 이 레이저빔들은 1000분의1초 안에 300m 거리에 있는 손가락만 한 목표물에 동시에 투사돼, 태양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10억 달러가 넘는 예산이 투입된 NIF는 청정에너지 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핵무기와 관련된 군사적 이유도 숨겨져 있다. NIF를 이용하면 지하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노후화된 핵무기의 변화와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의정비 6% 올리고 연수 빙자 나들이까지… ‘비리얼룩’ 여수시의회 뻔뻔하네

    비리로 의원들이 무더기 퇴출된 여수시의회가 제주도로 의정 연수를 빙자한 나들이를 다녀와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여수시의회는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의원 4명이 비리 혐의로 퇴출된 상황에서 감사와 예산 심사 기법 등을 배운다는 명분으로 지난 2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이들 의원 중에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뇌물수수혐의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 최종 선고를 기다리는 2명의 시의원도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의원직을 잃은 아픔을 함께하지는 못할망정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 관광성 연수를 다니냐며 동료 의식도 없는 여수시의회”라고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이번 연수에는 2000여만원이 들었으며 시의원 18명과 직원17명이 동행했다. 더욱이 여수시의회는 의정비를 6.17%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의원들이 요구한 의정비인상과 관련, 6.17% 인상안을 잠정 결정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인상안이 최종 결정되면 여수시의원들은 연간 기존 3324만원에서 205만원 오른 3529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지역 시민단체들이 그동안 꾸준히 요구해 온 대시민 사과와 비리 연루 의원 자진사퇴 요구는 외면하면서 의정비 인상 결의나 외지 연수 일정 챙기기 등 자기 몫을 포기하지 않는 시의회로 각인되면서 시민들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시민 김모(47·여서동)씨는 “여수시를 비리로 얼룩지게 만든 시의원들이 자숙의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지역 시민단체들이 정치 개혁을 줄기차게 외치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FBI “주한미군 등에 美갱단 잠입 활동”

    FBI “주한미군 등에 美갱단 잠입 활동”

    미국 내 갱 단원들이 우리나라 등 해외 주둔 미군 내에 잠입해 활동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군 내부에서 마약 밀매와 무기 밀반출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11 국가 갱 위협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53개 갱단 소속 조직원이 미군에 입대했으며 자국 내는 물론 한국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독일, 일본 등에 파견돼 생활하고 있다. 해당 갱단 중에는 한국계로 구성된 것으로 보이는 ‘코리안 드래건 패밀리’도 포함돼 있었다. 보고서는 특정 갱단이 전과가 없는 조직원을 선발해 일부러 군에 입대시킨 뒤 총기 사용법 등 군사기술을 익히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동료군인이나 군인 가족을 포섭하는 등 군 내부의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범죄 조직원은 “투옥과 입대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받고 군복무하는 경우도 있으며, 또 다른 갱단원은 조직 생활을 청산하려는 목적으로 입대하기도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미군 내 일부 갱단원은 해외 주둔지에서 마약 밀매와 무기 밀반출 등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 정부가 확인한 자국 내 갱단은 3만 3000여개이며 조직원은 모두 140만명에 이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화성에 지적 생명체? 기차역 추정 구조물 발견

    화성에 지적 생명체? 기차역 추정 구조물 발견

    화성에 실제로 지적생명체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화성 연구가가 화성 표면을 나타낸 인공위성 사진에서 기차 선로와 역 등으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구조물을 발견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 지난달 31일 러시아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 등 외신은 “미국의 한 유명 화성 연구가인 조셉 스키퍼가 ‘구글마스’ 위성 사진에서 철도 트랙과 기차역, 열차 등으로 의심되는 구조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조셉 스키퍼(69)는 지난 2000년부터 웹사이트 ‘마스 어노말리 리서치’(mars anomaly research)를 운영하는 아마추어 화성 연구가로, 지난달 2일 자신이 발견한 화성의 교통 체계를 나타낸 증거 사진들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스키퍼가 공개한 위성 사진을 보면 쇄선(대시 라인)이 선명히 보이는데, 그는 이 쇄선을 철로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실제로 다른 전문가들도 그 쇄선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는 기차역이나 열차처럼 생긴 다른 구조물을 포착한 사진도 공개해 자신의 주장에 힘을 더하고 있다. 한편 스키퍼가 철로라고 주장한 그 쇄선은 화성의 ‘게일’ 분화구를 가로지르고 있다. NASA는 올해 말 화성탐사선을 발사해 2012년 8월 화성에 탐사로봇 ‘큐리오시티’를 착륙시킬 계획이다. 이 탐사로봇 중 한 대가 바로 게일 분화구 일대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모은다. 사진=마스 어노말리 리서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駐핀란드 대사관 ‘6조원대 원전 수주’ 특급작전

    핀란드 한국대사관에 ‘원전 비상’이 걸렸다. 오는 12월 핀란드의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사업자 선정 절차 개시를 앞두고 한국형 원전 수출을 위한 비상체제가 가동된 탓이다. 박동선 주핀란드 한국대사는 2일 최근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원전 수주를 위한 600일 비상작전에 들어갔고, 핀란드 각계 인사들에 대한 인맥 관리와 정보 수집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측 직접 계약당사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상주 사무소가 이곳에 없어 지금까지도 원전 수주의 거점 역할을 주핀란드 한국대사관이 해왔지만, 앞으로 더욱더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핀란드 서부 올길리우토 지역에 건설될 핀란드 원전 6호기는 1600㎿급으로 40억 유로(약 6조 2632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12월 입찰의향서 제출에 이어 2013년 8월 최종 사업자를 결정한다. 스웨덴,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도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다. 만만찮은 상대들이지만 핀란드가 최근 아시아시장 진출에 열의를 보이고 있고, 한국과의 관계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도전해 볼 만하다는 평가다. 핀란드 정부는 안전성, 완공시점 엄수, 경제성 등을 주요 선정 기준으로 내세웠다. 2005년부터 핀란드 내 원전 5호기를 건설하고 있는 프랑스 아레바(AREVA)는 벌써 완공기한을 몇 차례나 넘겨 핀란드 측의 불만을 사고 있고,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신망에 금이 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발 녹색성장 바람이 핀란드에 불기 시작하면서 환경과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핀란드에 ‘한국은 안전하고 청정한 원전 기술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가 어필하고 있어 긍정적인 분위기다. 박 대사는 “클린 에너지 산업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는 핀란드에 한국의 녹색성장 성과를 알리는 공공외교에 힘을 쏟아왔고, 그 덕분인지 핀란드 각계에서 한국의 청정에너지 기술이 높게 평가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지난 10월 핀프로(FINPRO) 등 현지 공공기관 주최 청정에너지 포럼에 브루스 오렉 주핀란드 미국대사와 함께 초청받아 ‘녹색성장의 개척자 한국’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는 등 핀란드 내 청정 에너지 세미나와 행사의 단골 초청 연사가 됐다. 박 대사는 유럽경제의 부진 속에서 아시아시장 진출을 확대하려는 핀란드 정부의 정책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과 아시아에 관심이 많아진 상태이며 이를 이용해 우리 문화를 알리고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넓히려는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대사는 핀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3국에 아직 한국문화원이 한 곳도 없어 정부에 문화원 설립을 건의하기도 했다면서 한국발 녹색성장과 K팝에 대한 핀란드 내의 호감과 관심을 한류로 확대시키고, 녹색성장의 기치로 두 번째 해외 원전프로젝트 수주의 디딤돌을 놓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헬싱키(핀란드)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기고] 사막화 방지, 말잔치로 끝나지 않아야/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기고] 사막화 방지, 말잔치로 끝나지 않아야/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돈을 물 쓰듯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통용되지만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는 아프리카에 가 보면 알게 된다. 아프리카에서는 좋은 호텔에서도 샤워기로만 물이 나오고 욕조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을 긷기 위해 아프리카의 여성과 아이들이 하루 평균 4~5시간을 걸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면 이 말의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최근 네덜란드의 환경평가회는 아프리카에서 물 부족으로 10년 안에 9000만~2억 2000만명이 희생된다고 발표했다. 얼마 전 발간된 유엔 미래보고서도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25%가 심각한 물 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물 부족은 곡물 생장이나 가축용 초지에 악영향을 미쳐 식량문제를 심화시킨다. 나아가 오염된 식수와 불결한 생활로 인한 질병으로 인간을 위협한다. 현재 9억명에 가까운 지구인들이 불결한 식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저개발국 질병의 80%가 수인성 질병이라고 한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해마다 어린이 1800만명이 설사병 때문에 사망, 오염된 물은 에이즈보다 더욱 큰 위협이라고 설명한다. 물 부족은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물 부족의 결과이자 원인은 바로 사막화이다. UNDP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서울시의 약 200배에 달하는 1200만ha의 토지가 사막화되고 있다. 우리도 매년 10일 이상을 황사주의보 속에서 사는 만큼 직접적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개도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크게 늘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ODA 규모는 1조 8700억원으로 국민소득 대비 0.15% 수준이 될 전망이다. 올해 대비 13.5% 증액되어 전체 예산 증가율 5.5%에 비해 월등히 높다. 앞으로 이 규모는 더욱 확대되어야 하겠지만 이를 어떤 분야에 쓰는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나라별로 차이는 있으나 앞으로 아프리카 최빈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에 대한 ODA의 중점은 수(水)자원에 두어야 한다. 이는 농업생산력을 증대시키고 불결한 생활로 인한 희생을 막을 수 있어 가장 효과가 큰 사업이다. 반면 장기간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지만 효과가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중요성에 비해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던 측면도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산림청 등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물 문제와 사막화 해결에는 국제적인 공여자 간 협력이 중요하다. 마침 지난달 10일부터 21일까지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당사국 총회가 산림청과 경상남도 주관으로 창원에서 열렸다. 이 협약은 심각한 사막화를 막기 위한 협약으로서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과 더불어 유엔 3대 환경협약 중 하나이다. 156개 당사국 대표 등 약 6000명이 참석해 물 부족과 사막화 문제해결을 위해 우리나라가 제안한 ‘창원이니셔티브’를 채택하였다. 정부는 이것이 말의 잔치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개개인이 물을 아끼고 주변의 숲과 나무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첫걸음일 것이다. ‘물 쓰듯 한다.’는 말은 ‘소중히 아끼며 쓴다.’는 뜻이어야 한다.
  • ‘범야권 통합’ 박원순 캐스팅보트

    범야권 통합 주도권을 놓고 물밑 힘겨루기에 들어선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혁통) 사이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있다. 다시 말해 박 시장이 어느 쪽으로 다가서느냐에 따라 팽팽한 양측의 무게중심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된다는 얘기다. 박 시장은 10·26 재·보선을 통해 시민사회 세력의 힘을 정당 중심의 정치권에 실현시켰을 뿐만 아니라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진보 세력의 정치적 지지 기반을 확대시켰다. 무엇보다 야권 단일 후보로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우선 박 시장이 혁통의 일원으로 참여할 경우, 친노(친노무현) 진영과 범시민사회 진영의 결합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차기 잠재적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보유한 영남권 및 20~40대 진보·중도 표심이 결집될 공간을 마련한다는 얘기가 되고, 이는 범야권 통합의 주도권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 해체 수순에 버금가는 통합 폭풍이 덮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꾸로 민주당 입당 등 박 시장이 당과 손잡는 경우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야당 맏형으로서 위상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민주당 중심 통합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전국 정당화, 중도층 결집을 위한 ‘호남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혁통 측은 친노 세력과 일부 시민단체가 결합한 세력의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 통합은 선거만을 위한 공학적 결합이 돼선 안 된다. 민주당이 대통합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박 시장은 두 곳 다 선택하지 않아도 손해볼 것은 없는 상태다. 여전히 대안 세력으로 존재하는 데다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3정당이 출현할 경우 박 시장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아직까지는 ‘등거리’ 외교를 하는 모양새다. 6일 있을 정치 세력화를 위한 ‘혁신과 통합’ 콘퍼런스에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박 시장의 한 핵심 측근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박 시장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을 것이며 힘을 싣느니 마느니 하는 건 그들의 생각일 뿐”이라면서 “야권 통합 과정에 추임새는 넣겠지만 시장 일 이외에 어떤 정치적 행보도 하지 않겠다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10년 만에 ‘체크아웃’…최장기 호텔 투숙객 화제

    10년 만에 ‘체크아웃’…최장기 호텔 투숙객 화제

    무려 10년 만에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한 미국 70대 노인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ABC방송 등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조이 브리커라는 79세 노인은 2001년 8월 4일 버지니아주에 있는 타운플레이스 스위츠 바이 메리어트 202호실에 투숙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10년 전, 파일럿이었던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침대가 2개인 방을 하루에 139달러(약 15만 5000원)에 투숙하기로 장기 계약을 맺고 호텔 생활을 시작했다. 브리커가 호텔에서 생활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간단하다. 워싱턴에 있는 그녀의 아파트 임대료와 호텔 숙박료가 큰 차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약간의 추가비용이 있긴 하지만 매일 청소를 해주고 깨끗한 침대시트를 갈아주는 대가라고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다.”면서 “게다가 인터넷이나 TV 등도 적은 비용에 쓸 수 있고 안전까지 보장되니 정당한 지출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지난 달 26일, 그녀는 10년의 장기 계약을 끝내고 체크아웃을 했다. 뉴욕에 사는 딸과 살림을 합치기로 결정한 것이다. 브리커는 “나는 지난 10년간 이 호텔의 일부가 됐다. 매니저가 바뀌는 것을 6번이나 봤고, 호텔 내 직원들이 내게 호텔 운영과 관련한 다양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면서 “호텔 직원들과 가족처럼 지낸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현지 언론은 브리커가 미국 내 체인 호텔 역사상 최장기 투숙객으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삼공사 농구단, 아듀”

    “인삼공사 농구단, 아듀”

    지난 30일 SK를 대파한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했다.”고 말했다. “목숨 내놓고 2년간 리빌딩할 때 쓴 소주를 마시며 날 잡아준 김호겸 국장이 떠난다. ‘멘토’에게 마지막 선물로 승리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큰 눈이 촉촉해졌다. 인삼공사의 ‘제갈공명’ 김호겸(47) 사무국장이 농구단을 떠난다. 11월 1일 자로 본사 홍보부장으로 발령받았다. 갑작스러운 일이다. 김 국장은 2000년 골드뱅크(현 KT)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코리아텐더-SBS-KT&G-인삼공사까지 12시즌간 농구판을 누빈 ‘터줏대감’이다. 코리아텐더의 ‘헝그리 4강신화’(2002~03시즌)와 SBS(현 인삼공사)의 ‘15연승 행진’(2004~05시즌) 등 굵직한 순간을 일궜다. 야심차게 진행한 ‘리빌딩’도 김 국장 공이 컸다. ‘도박’이라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에이스 주희정(SK)을 유망주 김태술과 바꿨고 양희종, 김일두, 김태술을 모두 입대시키는 초강수를 띄웠다. 운까지 따라 박찬희, 이정현, 오세근이라는 ‘톱 루키’를 품에 안으며 올 시즌 최강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사표를 품고 다니며 전전긍긍했던 지난 두 시즌. “리빌딩이 되긴 되는 거냐, 다 때려치우자.”고 푸념하는 이 감독을 잡아준 이도 김 국장이었다.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멀리 보고 감독의 마음을 다독여줬다. 농구인끼리도 감히 하기 힘든 든든한 내조였다. 아직 초반이지만 인삼공사는 올 시즌 공동 2위(5승3패)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쉽게도 영광을 누릴 시기에, 열매를 따먹을 시기에 김 국장은 농구단을 떠난다. 10월의 마지막 날 농구단 사무실에서 짐을 싸던 김 국장은 “농구는 내 삶”이라며 서운해했다. 10년 넘게 지켜 온 ‘프런트 철학’을 들을 때는 경건해졌다. 김 국장은 “프로라고 하면 다들 돈으로 생각하는데 사람 사는 건 그런 게 아니다. 마지막 힘은 실탄(돈)으로 안 된다. 사람 마음을 다스리는 건 돈으로 절대 살 수 없다.”고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0) 진보적 신학자 이반 일리히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0) 진보적 신학자 이반 일리히

    1992년, 이반 일리히는 암 선고를 받는다. 그러나 그는 일반적인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요가 같은 자기 수양으로, 고통이 극심할 때는 생아편을 피우면서까지, 최선을 다해 통증을 감당해냈다. 일리히에게 병은 “피하려고 해서는 안 되는 시련”이었고, 삶이 준 선물이었다. 그는 병을 얻음으로써 새롭게 열리는 세계에 대한 숙고가 우리의 삶을 고귀하게 만든다고 믿었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몇 분 몇 초밖에 남지 않았을지라도, ‘안녕’이라는 작별 인사를 온전히 자기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어느 날 아침, 일리히는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스스로 고귀해지는 길. 그 길을 최선을 다해 걸어간 이 시대의 현자, 이반 일리히(1926~2002). 이반 일리히는 192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부친이 제2차 세계대전 도중 사망하자 유대계 독일인이었던 어머니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피렌체로 갔다. 일리히는 피렌체에서 학교를 마친 후 사제가 되기 위해 로마의 그레고리안 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고, 잘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황청은 신실하고 총명한 이 젊은 사제가 로마에 남아서 추기경이 되어 주길 바랐다. 그러나 일리히는, 사제란 교회라는 제도에서 복음을 독점적으로 전파하는 사람이 아니라 청빈과 무권력과 비폭력을 실천하며 사는 또 하나의 예수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교회와 일리히 사이의 갈등은 예견되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태생… 철학과 신학 공부 일리히는 교회를 ‘그녀’(she)와 ‘그것’(it)으로 구분해서 불렀다. 전자는 “개개인이 따로 또는 함께 믿음과 사랑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그리스도의 삶을 이어나가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 모습을 간직한 교회였고, 후자는 “사랑을 세속적으로 만들고 진실한 믿음을 강제화하는 제도화를 통해 삶을 타락하게 하는” 세속화된 교회였다. 그는 둘 중 ‘그녀-교회’에, 즉 권력 없는 ‘어머니 공동체’로서의 교회에 머물고자 했다. 일리히는 로마교회의 관료제도를 뒤로한 채 미국으로 떠난다. 당시 뉴욕은 푸에르토리코 이민자들로 넘쳐났고, 일리히는 그들이 사는 지역의 사제직을 자청했다. 그러나 기존의 천주교단은 이주민들을 새로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리히는 분개했고, 교회에 이들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1956년, 푸에르토리코의 가톨릭 대학교 부총장으로 임명되면서 일리히의 문제의식은 확장된다. 그는 학교라는 제도가 ‘경제성장’ ‘진보’라는 말로 포장된 자본의 배타적 경쟁 논리를 이식하고, 사람들에게 “의무교육을 마치지 못했다는 내면의 죄의식까지 새로 짐 지우는 역할”을 했다고 보았다. 일리히는 ‘교육’이라는 말 속에 계몽자가 수동적인 수혜자를 구원한다는 의미가, 서구 근대 문명에 기독교식 구원의 논리가 깔려 있음을 발견한다. 1960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 한 달 전, 푸에르토리코를 장악하고 있던 두 명의 가톨릭 주교가 사제 권력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하는 일이 벌어진다. 일리히는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이 일로 추방된 후 멕시코로 건너가 국제문화형성센터(CIF)를 창설한다. 이를 1966년에 문화교류문헌자료센터(CIDOC)로 전환하고, 일리히는 여기서 주류적 흐름에 반하는 대항-연구와 지식운동을 전개해갔다. 일리히가 멕시코로 건너간 그 해에 존 F 케네디가 ‘진보를 위한 동맹’ 계획을 발표한다. 내용인즉, 미국이 22개 중남미국가와 경제협력관계를 체결하여 그들의 경제발전과 자유민주주의 정치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사회주의 확산을 두려워한 미국이 소수의 부유한 자를 위해 마련한 책략에 불과했고, 미국을 등에 업은 우익단체는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럼에도 교회는 이를 묵인했을 뿐 아니라 미국의 보조를 맞춰 ‘평화봉사단’까지 창설했다. 심지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원자폭탄을 보유하고 있는, 다시 말해 대량학살 도구를 가지고 있는 각국 정부를 아직은 규탄할 수 없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일리히 말대로, 교회는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합리적인 정치수단”이 되었고, 교황은 “현대의 개발 경제학이라는 전제 위에 복음주의적 문장을 처바르는 기회주의자”로 전락한 것이다. 일리히는 세속화된 교회권력에 대항하는 운동을 전개해갔다. 기존의 가톨릭 사회에서 일리히는 ‘이상하고 불성실하고 미덥지 못하며 국적을 알 수 없는 사람’ ‘호기심 많고, 교회를 곤혹스럽고 떠들썩하게 하는 눈엣가시’였다. 1967년, 교황청은 미국 정보부(CIA)의 보고서를 도용해 그를 소환하고 심문했고, 침묵으로 저항한 일리히는 결국 파문당했다. 이제 일리히는 신부로서의 공식 임무를 버리고, 새로운 배움과 실천의 길을 찾아 떠난다. ●구원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일리히는 세미나를 조직해 공부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으며, 푸에르토리코에서 품었던 질문을 정교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1970년대에는 활발한 저술과 강연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그가 전하는 새로운 ‘복음’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네 편의 팸플릿, ‘학교 없는 사회’(1971) ‘성장을 멈춰라’(1973)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1974) ‘병원이 병을 만든다’(1976)는 건강, 죽음, 교통, 배움, 사랑과 같은 삶의 보편적 ‘가치’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좋은 삶을 위해 우선은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그 제도에 의존해서만 잘살 수 있으리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일리히의 눈에 제도는 ‘사람을 잡아먹는 우상’일 뿐이었다. 사람들은 사랑과 제도적 허위를 구분하지 못한 채 생의 모든 가치들을 서비스나 보호의 결과로 여기고 제도의 노예가 되었다. 일리히는 넘쳐나는 제도가 인간을 구원하기는커녕 불필요한 소비를 증대시키는 방식으로 인간의 삶을 소외시켰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가치의 제도화’라고 정의했다. ‘제도적 인간’은 자신에게 내재된 잠재적 가치를 실현하는 대신 제도라는 외적 척도에 의해서만 가치가 실현된다고 믿는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전하는 복음은 잘 곳 없는 나그네들에게 기꺼이 잠자리를 내주고, 먹을 것이 없는 이들에게 먹을 것을 전해주는 자발적 실천행위였다.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는 많은 제도가 필요치 않다. 우리는 최소한의 소유와 행위만으로도 복음을 실천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제도의 서비스를 구하지 말고, 스스로 자발적인 환대능력을 키워라! 일리히가 존경했던 12세기 수도사 성 빅토르 휴그의 말처럼, 구원은 나 자신과 “내가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서 오는” 것이지 제도로부터 오는 게 아니었다. 일리히는 교회 제도와 계몽에 의해 인간을 구원하려는 오랜 기독교 전통을 폐기하고, 꺼져가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불씨를 현재에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가 내 이웃인가 1980년대 이후에는 ‘그림자 노동’(1981), ‘젠더’(1982)에서 노동과 성의 문제 등을 다루며 연구를 확장시켰다. 일리히는 역사로 눈을 돌린다. 그에게 역사는 “현재를 바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아르키메데스의 기준점”에 이르는 특별한 길이었다. 과거는 오직 현재의 경험에서 출발할 때에만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리히는 역사와 고전을 배움의 보고(寶庫)로 새롭게 인식했다. 부단히 자신을 돌아보는 배움의 과정 없이는 다른 삶이란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지혜를 이끌어내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배움의 여정에서, 모든 사람은 누구에게나 가르칠 수 있고, 누구에게든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얻어맞아 쓰러져 있는 유대인을 구해주는 사마리아 사람, 유대인을 구해주는 팔레스타인 사람으로 행동하고 싶다.” ‘누가 내 이웃인가?’라는 어느 율법학자의 질문에 예수는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의 예를 들었다. 강도를 당해 반죽음이 된 유대인을 도와준 것은, 유대인들의 적이자 멸시의 대상인 사마리아인이었다. 사마리아인의 행동은 법, 의무, 종교와 같은 제도와 무관한, 보편적 인류애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일리히는 예수의 답을 평생의 질문으로 간직했다. 누가 내 이웃인가? 끝없는 배움과 실천의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했던 자, 일리히는 또 하나의 예수였다. 최태람 남산 강학원 연구원
  • 日교사들 “독도는 일본 땅, 근거 없다”

    日교사들 “독도는 일본 땅, 근거 없다”

    일본 도쿄도 교직원 노동조합이 지리 분야 교과서에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를 일본 땅으로 표기하라는 정부 방침을 거부하기로 한 것은 일본 내 양심 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교직원노조는 지난 6월 교사용으로 발행한 2012년도 중학교 신교과서의 검토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제가 된 지리 분야 교과서 4종은 모두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했다. 도쿄 교원노조는 “독도는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제도,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와는 다르다.”면서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외무성 홈페이지 등을 통해 “다케시마는 역사적으로, 국제법적으로 일본 영토”라고 주장해왔다. 문부과학성은 2007년 중학 사회과의 신학습지도 요령 해설서에서부터 독도에 대해 “북방영토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영역에 관한 이해를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명기했다. 내년 봄부터 사용되는 모든 중학교 지리교과서가 이를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도쿄 교원노조는 우익 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과 일본교육재생기구의 구성원 등이 집필한 이쿠호샤의 역사·공민 교과서에 대해 “역사를 왜곡하고 헌법을 적대시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대응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교과서 채택 권한은 각 교육위원회에 있다. 하지만 교육위원회는 일선 교사들이 각 교과서의 특색 등을 조사한 결과를 참고해 해당 교과서를 채택할지 결정한다. 도쿄 교원노조는 자체 조사 결과를 교과서 채택 결정에 반영시키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노조 관계자는 산케이신문 보도 이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조합원들이 모여 영토 문제에 관한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방침을 학생들에게 강제할 수 없다는 발언을 소개한 것으로 도쿄 교원노조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한편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쿄 교원노조의 검토 결과에 대해 “일본의 입장과 다르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잠자리에서 책 읽어주면 아이의 사고력 향상되죠”

    “잠자리에서 책 읽어주면 아이의 사고력 향상되죠”

    어린 자녀를 꿈나라로 무사히 보내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영원한 숙제다. 잠자리에서 동화책을 몇 권 읽어 주다 보면 아이들은 더 읽어달라, 목이 마르다, 잠자기 싫다며 성화를 부리고 부모들은 목이 아파져 오기 일쑤다. 웅진씽크빅의 영상그림책 ‘스토리빔’은 이런 고민을 해결해준 교육상품이다. 스토리텔링과 빔프로젝터를 합성한 단어인 ‘스토리빔’은 작은 크기에 동화책을 담아 벽과 천장 등 빛을 비출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아이에게 책을 읽히고 들려줄 수 있다. ‘스토리빔’을 개발한 웅진씽크빅 전략기획팀의 김지영(40)씨는 “저도 그렇고, 아직 어린 아이들이 있는 제 친구들을 보며, 천장에 책을 쏴서 낭독해 주고 자동으로 꺼지는 ‘슬립’ 기능의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서도 그런 게 없더라구요.”라고 말했다. 생활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는 2년여 만에 깜찍한 디자인의 제품으로 결실을 보았다. “기계는 아무나 만들지만 영혼을 담은 기계는 콘텐츠를 갖춘 회사만이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출판사인 웅진씽크빅에서 기계를 만들어 내자 의아해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김씨의 설명이다. 미국에서 0∼8세 어린이의 52%가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을 접한다는 조사가 있을 정도로 요즘 아이들은 과도하게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다. 아이패드와 스토리빔의 차이는 뭘까. “상호작용 기능이 있는 아이패드는 게임에 가깝지만 스토리빔은 그림책의 아름다운 원화를 그대로 보여줘 훨씬 정적이고, 책을 통해 키울 수 있는 감수성을 더욱 확대시켜 줍니다.” ‘스토리빔 엄마’로 불리는 김씨는 흔히 베드 타임 스토리로 불리는,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교육은 대상 연령이 한정되어 있어 적정한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통해 생각을 키우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것이 많은 부모의 소망인 만큼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 잠자리 훈련이 중요하다는 것. “정제된 언어인 동화로 아이에게 ‘말의 샤워’를 해 주는 게 좋습니다. TV만큼 전 세계 가정에 스토리빔이 보급됐으면 합니다.” 엄마들의 경험을 담은 교육 상품이 가장 좋다는 것을 행동으로 입증해 보인 김씨는 ‘스토리빔’이 아이는 물론 부모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되길 바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日교사들 “독도는 일본 땅, 근거 없다”

    일본 도쿄도 교직원 노동조합이 지리 분야 교과서에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를 일본 땅으로 표기하라는 정부 방침을 거부하기로 한 것은 일본 내 양심 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교직원노조는 지난 6월 교사용으로 발행한 2012년도 중학교 신교과서의 검토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제가 된 지리 분야 교과서 4종은 모두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했다. 도쿄 교원노조는 “독도는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제도,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와는 다르다.”면서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외무성 홈페이지 등을 통해 “다케시마는 역사적으로, 국제법적으로 일본 영토”라고 주장해왔다. 문부과학성은 2007년 중학 사회과의 신학습지도 요령 해설서에서부터 독도에 대해 “북방영토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영역에 관한 이해를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명기했다. 내년 봄부터 사용되는 모든 중학교 지리교과서가 이를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도쿄 교원노조는 우익 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과 일본교육재생기구의 구성원 등이 집필한 이쿠호샤의 역사·공민 교과서에 대해 “역사를 왜곡하고 헌법을 적대시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대응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교과서 채택 권한은 각 교육위원회에 있다. 하지만 교육위원회는 일선 교사들이 각 교과서의 특색 등을 조사한 결과를 참고해 해당 교과서를 채택할지 결정한다. 도쿄 교원노조는 자체 조사 결과를 교과서 채택 결정에 반영시키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노조 관계자는 산케이신문 보도 이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조합원들이 모여 영토 문제에 관한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방침을 학생들에게 강제할 수 없다는 발언을 소개한 것으로 도쿄 교원노조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한편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쿄 교원노조의 검토 결과에 대해 “일본의 입장과 다르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조선왕실의궤 반환 주역 환수위 사무처장 혜문 스님

    [김문이 만난사람] 조선왕실의궤 반환 주역 환수위 사무처장 혜문 스님

    ‘집 나간 부처가 돌아왔다’를 사자성어로 하면 뭘까. ‘환지본처’(還至本處)라는 말이 있다.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중생들은 이승에서 본래의 자리가 어딘지 몰라 우왕좌왕 헤맨다고 한다. ‘금강경’에 그 뜻을 풀이해놨다. 2010년 8월 10일 간 나오토 총리가 ‘한일강제병합 100년’과 관련된 담화를 통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고 그에 따른 조치를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일본이 통치하던 기간에 조선총독부를 경유해 반출돼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유래한 귀중한 도서에 대해 한국민의 기대에 부응, 이른 시일에 인도하겠다.” 이는 2006년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4년간 지속적인 반환운동을 전개하고 한·일 국회의원과 시민단체가 협력해 이루어 낸 한·일관계의 중대한 일이었다. 이 사건의 중심에는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사무처장 혜문 스님이 있었다. 일본 최고 두뇌 집단이라고 하는 도쿄대를 끈질기게 상대해 ‘조선왕조실록’을 찾아오고, 일본 권력의 중심인 일본 왕궁에 직접 들어가 조선왕실의궤를 목격한 뒤 반환의 결정적 역할을 했으니 말이다. 혜문 스님은 이 밖에도 도쿄 시내 오구라호텔에 있는 고려시대 문화재 ‘평양율리사지 오층석탑’ 환수 등 북한까지 포함시켜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문제로 그 영역을 확대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혜문 스님은 ‘문화재 제자리 찾기’와 ‘오류 바로잡기’ 운동가로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몇 가지 흥미로운 예가 있다. 슈베르트의 가곡 ‘숭어’는 잘못된 번역이다. 하여 당국에 정정 신청을 내 ‘송어’라고 교과서에 고쳐놨다. 국보146호 청동방울은 당초 강원도에서 출토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혜문 스님은 추적 끝에 강원도가 아닌 충남 논산으로 올바르게 돌려놨다. 안동 도산서원에 심어진 금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것으로 돼 있으나 사실은 안동군수가 심었다는 것도 그가 새롭게 밝혀낸 일이다. 도산서원 준공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가서 금송을 심었는데 겨울이라 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겁을 먹은 안동군수가 몰래 금송을 사다가 심었다는 것. 또 있다. 명성황후가 생전에 쓰던 표범가죽 양탄자의 행방을 찾아내 눈길을 끌었다. 지금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관돼 있던 조선시대 기생 명월이의 생식기 표본과 백백교 교주 머리의 보존 중지 운동에도 앞장섰다. 그렇다면 스님이 이런 일을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문화재 제자리 찾기’ 사무실에서 스님을 만나 그 까닭을 먼저 물었더니 ‘환지본처’라고 짤막하게 대답한다. 다시 “그래도 꾸준히 그런 일을 벌이기가 쉽지 않을텐 데요.”라고 했다. “누가 그러더군요. 교수나 공무원이 독립운동하는 것 봤냐고 말입니다.”라며 크게 웃는다. 그렇다면 문화재 환수를 위해 그동안 일본에만 40여 차례 오갔는데 경비는 어떻게 조달하느냐고 했다. “다 부처님 것이죠.”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에구, ‘도 닦은 스님’에게 괜히 물어봤나 보다. 이렇게 그의 말은 빨랐고 거침이 없었다. 호탕하게 웃는 것도 그랬다. 조선왕실의궤 환수운동은 어떻게 벌이게 됐을까. “2003년 저희 은사 스님인 철안 스님께서 경기도 봉선사 주지로 부임하셨습니다. 철안 스님은 불교문화재에 관심이 많으셔서 봉선사의 관할 사찰 중 27개의 전통사찰에 대한 문화재 현황 파악을 저에게 맡기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6·25 전쟁 등을 거치면서 멸실된 문화재의 현황이 그대로 드러나게 됐지요. 예를 들어 현등사 사리구는 삼성미술관 리움이, ‘조선왕조실록’은 도쿄대가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파악됐습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불법적인 유통경로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이에 따라 흩어진 문화재를 제자리로 되돌리려는 ‘제자리 찾기’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이렇게 탄력을 받은 혜문 스님은 ‘한·일협정 문서공개’와의 연관성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1965년 한·일협정 당시 일본으로부터 1432점의 문화재를 돌려받고 문화재 청구권을 포기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한·일협정 문서는 일부만 공개됐다가 2004년 완전 공개되는 과정에서 과연 1432점의 반환 문화재가 어떤 것들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세세하게 살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짚신, 막도장, 우체부 모자 등 문화재적 가치가 의심되는 것들을 보고 졸속 협상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됐다. “때마침 그 무렵 일본에 공부하러 갔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이 일본에 있는 것을 알게 됐지요. 신물(神物)의 부름을 받았다는 것을 문득 느꼈습니다. 일왕 궁내청에서, 1922년 진상품으로 건너와 일본인의 소유가 되어 버린 ‘조선의궤-명성황후 국장도감의궤’를 봤을 땐 더욱 그랬습니다. 원래의 소장처를 나타내는 ‘오대산’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더군요. 색을 화려하게 배합해 그려진 갖가지 그림은 1895년 일본인에게 죽임을 당한 뒤 무려 2년 2개월에 걸쳐 치러진 생생하고도 슬픈 ‘국장의 기록’들이었습니다.” ‘보인소의궤’란 책이 눈에 들어왔을 때도 그랬단다. 고종 13년(1876), 경복궁 교태전(交泰殿)에서 발생한 화재로 조선의 옥새가 소실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고종은 무위소(武衛所)라는 관청에 옥새와 인장을 새로 제조하도록 명령, 각종 보인 11과(科=개)가 제조돼 고종에게 헌상됐다. 이때의 제작과정을 낱낱이 기록한 종합보고서가 바로 ‘보인소의궤’(寶印所儀軌)로 이는 옥새 제작에 관한 유일한 자료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한민국 국새’ 제작도 ‘보인소의궤’에 근거해서 제작된다고 한다. 스님은 또 1897년 10월 13일 대한제국의 탄생과 관련된 중요한 의궤인 ‘대례의궤’란 책을 봤을 때도 ‘신물의 부름’으로 울컥했다고 말했다. “명성황후의 죽음은 한·일 간 피로 피를 씻었던 사건의 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항일의병, 이토 히로부미의 죽음 등 반일운동이 탄생하는 역사적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제가 살고 있는 봉선사와 명성황후의 능인 홍릉이 가까이 있다는 것도 신물의 부름이 아니겠습니까. 명성황후를 죽인 칼 ‘히젠도’를 후쿠오카에서 봤을 때는 ‘아 이것이 조선의 심장을 찌른 칼이구나’ 하는 생각에 피가 거꾸로 쏟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명성황후를 죽이고 국부검사를 자행한 기록 ‘에이조 보고서’를 입수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는 현재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 가운데 고종의 갑옷과 투구 반환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조선시대 대대로 내려오던 임금의 투구가 일본에 있다는 것은 여전히 볼모로 잡혀 있다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군대가 싸울 때 적에게 깃발을 빼앗긴 것과 같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스님은 여러번 강조한다. “조선시대 군사권력의 최고 상징인 투구, 정치권력의 최고 상징인 임금의 관모 익선관(翼善冠·높이 19㎝)이 도쿄국립박물관에 아직까지 인질처럼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세요.” 스님이 던지는 말문마다 조목조목 비장함이 서려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도까지 친일 논쟁만 했습니다. 누가 친일을 했느니 안 했느니 말입니다. 일본에서 들은 얘기지만 2000년 이후에야 직접 도쿄에 와서 ‘우리 문화재 내놓으라’고 일본 외무성을 압박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일본 당국은 그런 사람들을 예의 주시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장본인이거든요. 사실 우리가 직접적으로 문화재 환수 문제를 제기한 것은 너무 늦었습니다. 스스로 자기반성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북·일 수교 때 대대적인 문화재 반환을 약속받아야 하는 것도 지금부터 바짝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본은행에 있는 징용 노무자 공탁금 4조원이나 사할린 강제징용 문제 등도 말입니다.” 그에게 앞으로 남은 숙제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50가지 오류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10가지밖에 못 했다.”며 웃는다. 대한제국을 선포한 환구단의 조경과 석등이 일본식으로 돼 있는 것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도 중국 갑옷과 일본도를 차고 있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조선왕실의궤도 원소장처인 오대산 제자리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칠 무렵 “백백교 교주의 머리가 오늘 화장을 하는데 염불하러 가야 한다.”며 바삐 자리를 떴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혜문 스님은 1998년 대한불교 조계종 25교구 본사 봉선사에 철안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2001년 부산 해운정사 금모선원에서 진제 스님을 모시고 수선안거를 한 이래 봉선사에서 정진하고 있다. 2004년 일본 교토 유학 중 ‘조선왕조실록’이 도쿄대에 소장돼 있음을 확인한 후 ‘조선왕조실록환수위’를 구성, 반환운동에 앞장섰다. 2006년 9월 ‘조선왕실의궤환수위’를 조직해 4년에 걸친 운동을 전개, 일본 정부로부터 1205점의 문화재를 반환받게 했다. 그 외에도 6·25 전쟁 당시 미군 병사가 약탈했던 ‘표범카펫’의 행방에 문제를 제기, 60년 동안 박물관수장고에 있던 것을 찾아냈으며 보스턴미술관 소장 라마탑형 사리구 반환운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문화재제자리찾기 사무총장과 조선왕실의궤환수위 사무처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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