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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벌 싫으면 너부터 떠나라”/서울대총장 포퓰리즘 발언 여진 이번엔‘안티학벌’비난글 봇물

    서울대에 ‘학벌 철폐’ 논란이 한창이다.정운찬 총장의 최근 발언이 계기가 됐다.정 총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서열을 철폐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논란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25일.학벌없는사회 전국학생모임과 한총련 등 6개 학생단체가 서울대 본관 앞에서 총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집회를 가진 것이 도화선이 됐다.이후 서울대 정보포털 커뮤니티(www.snulife.com) 게시판에는 학생단체를 비난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안티안티학벌주의자’라고 밝힌 한 학생은 “총장님이 바르게 지적하셨는데 왜 반항하냐.”며 학생단체를 비난했다.100여건 가까이 올라온 답글(리플) 대부분도 ‘속 시원하다.’‘옳소.’라는 반응이었다.‘법학과01’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별 XXX같은 논리로 서울대 폐교하자거나 학벌 폐지하자는 소리 들으면 기분이 엿 같아 진다.”고 했다.‘안티운동권’은 “학벌주의가 싫다면 너부터 모범을 보여서 자퇴하라.”고 주장했다. 한 학생은 “우리 학교 특유의 실력주의에 기반한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이제는 좀 뭉쳐야 한다.”며 ‘단결’을 호소했다. 한 01학번은 만화책 대사를 인용하며 “강자를 끌어내리면 마치 자신이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가? 벨(별) 가치도 없군….쓰레기 같은 것들.”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이같은 비난 여론을 자성하는 목소리는 대세에 밀려 다시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오래된 인문’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이런 수준 이하의 글이 환영받을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거대한 파시즘의 광기를 본다.이런 글이 씌어질 수 있다는 것에서 서울대의 미래를 본다.”며 허탈해했다.또 다른 학생은 “무조건적인 비난은 하지 말자.”고 호소했다.‘Joon’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이에 대해 “소위 ‘잡것’들이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제목이나 달아서 헛소리나 배설하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참 기분이 더럽다.”면서 “우리 학교 학생들만 글을 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학벌없는사회 전국학생모임 이안승진(21)씨는 “서울대생들이 너무 감정적으로만 대응하는 것 같아 실망”이라면서 “왜 그렇게 학벌 철폐를 주장하며 서울대를 비판하는지 학벌 차별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 곰곰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대한포럼] ‘음모론’ 정치

    음모론.정치권이 요동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화두다.굿모닝 시티 사건으로 빚어진 여권의 난기류도 끝내 음모론이라는 벼랑에 섰다.정대철 민주당 대표가 ‘배신’이라며 청와대에 문책인사를 요구하기까지 이른 것이다.그동안 반신반의했으나 음모임을 확신하게 됐다는 표시이다.물론 청와대는 ‘386 음모설’이란 근거와 실체가 없는 낭설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음모론에는 ‘정대철 죽이기’에 대한 반격의 차원을 넘어 싸움을 격상시키려는 의도도 숨어있다.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시나리오에 의한 정치적 희생임을 강조하려는 전술의 하나다.민주당 신·구주류의 이해관계가 끼어들고,신주류마저 원로와 소장그룹으로 나뉘는 것은 음모론이 제기될 때부터 이미 내재되어 있던 수순이다.‘세대혁명론’ 등으로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맨 ‘386 인사’들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이제 음모론은 그 실체와 진위여부를 떠나 돌아오지 못할 강을 서서히 건너고 있다.정 대표는 어떻게든 현 위기를 넘겨야 정치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김대중 전대통령이 야당총재이던 시절에도 비주류의 대표역을 자임했던 그다.‘야당내에서도 비주류’는 생각만으로도 어려운 길이다.그런 길을 걸어온 그가 정권의 ‘일등공신’으로,대통령이 당 총재를 맡지않은 당·정 분리의 민주당 얼굴이 된 것이다.생애 최고의 정치적 전성기를 맞았는데,피어보지도 못하고 낙화(落花)가 될 곤궁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다.정 대표로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정치생명이 걸린 절박한 쟁투이다. 음모론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주로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한 약세 쪽에서 흘러나온다.정치적 수단이 여의치 않자 ‘나는 이렇게 당하고 있다.’는 대국민 호소의 성격을 띠고있다.또 일반의 눈에 권력투쟁으로 비치게 하면서 사건의 본질을 상당부분 희석시킬 수 있는 무기다.음모론이 정치 무대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무엇보다 음모론은 마지막 써보는 저항수단이라는 점이다.이후엔 퇴로가 별로 없다.그래서 귀착지가 성공보다 패배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노풍(盧風)의 신화를 일궈낸 민주당 국민경선 때에도 이인제 의원이 광주에서 패배한 이후 음모론을 제기했다.청와대 실세들이 보이지 않는 손을 작동해 텃밭인 광주민심을 뒤바꿔 자신의 대세론을 무력화시켰다는 주장이었다.그러나 무위로 끝나 이 의원은 경선 도중에 하차했고,결국 자민련행을 택했다. 영어의 몸이 되어있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현재도 TV 사극과 똑같다.’며 권력내부의 치열한 음모와 암투를 시사한 적이 있다.음모의 본질도 결국 권력에 대한 끈질긴 미련이라는 얘기이다.그런 점에서 그리스 이카루스의 전설을 연상시킨다.태양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날아야 하는데,태양이 작아보이면서 끝내 태양을 향해 돌진하는 이카루스.태양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날개를 붙인 밀랍이 녹아내리고,날개가 떨어지면서 추락해 죽음을 맞는다.음모론도 마찬가지다. 음모론은 이처럼 피아(彼我) 모두의 몰락을 앞당기는 역리(逆理)일 뿐이다.처음 제기하면 그럴듯하고 화려해 보이지만 곧 사라지는 신기류에 지나지 않는다.또 ‘386 핵심’들이 한번이라도 ‘주류 교체’라는 음모의 그림을 그려보았다면 당장 접는 것이 좋다.‘천재 386’들과 정치 10단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만든다 해도 결코 그 그림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정치다.그랬다면, 각본에 의해 민심의 바다를 움직일 수 있었다면 DJ가 왜 3번이나 낙선을 했고,YS는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호랑이굴로 들어갔겠는가. 민심을 음모로 구한 역사는 어디에도 없다. 양 승 현 논설위원 yangbak@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2)김윤식

    ‘국문학계의 살아 있는 전설’ 김윤식 선생을 뵙고 한국문학 연구의 현 단계를 묻기로 했다.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선생이 일생에 걸쳐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직분의 논리다.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밖에 할 수 없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그는 이렇게 말했다.“안일한 나날보다도 비통한 나날을,죽음 이외의 휴식은 없는 것이다.” “노예선의 벤허처럼 눈에 불을 켜야만 나는 사는 것이었다.” 인터뷰 때 찢어진 바랜 잡지를 가리키며 묻는 내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월평 쓰려고 준비하기 위해 갖고 다닌 거요.그 옆에 종이는 작품 읽고 메모해 놓은 거고.월평을 쓰려면 세 번 읽어야 된다고.한 번 읽고,쓸 때 다시 꺼내가지고 읽고,쓰고 난 다음에 대조해가면서 다시 읽고.그래야 돼.외국 갈 때는 잡지를 찢어가지고 가방에 넣어가.안 그러면 무거워서 많이 못 가져가니까.” 김윤식 선생을 만나러 가는 날은 몹시 긴장되었다.내게 무서운 선생님인 까닭이다.강의실에서 선생의 꾸짖는 소리를,고개를 숙이고 숨소리를 죽여 가며 들어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런 무서움에 앞서 선생은 제자들보다 더 일찍 연구실에 불을 켜놓는 부지런함 때문에,날마다 읽고 쓰는 놀라운 규칙성 때문에 존경받는 ‘스승’이었다. 딱딱한 안면,퉁명스러운 말씀을 떠올리며 용산 자택으로 찾아갔다.기어들어 갔다고나 해야 할까.예상 외로 강의실에서와는 달리 선생은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래,어떻게 지내나?” “….” 선생이 건네는 말씀은 독백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렇다할 대답을 하지 않는다.간단한 ‘요식 절차’가 끝나자 인터뷰를 서두른다.여전히 긴장한 탓이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책을 하나 써서 곧 나올 때가 되었어요.우리 세대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연구는 일제 강점기 문학이니까….정년 퇴임 후에 일제말기 한국 작가들이 일본어로 글 쓴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연구해 왔고….한 400페이지 되는 책으로 나올 것 같아요.” “내용이라면?” “유진오,김사량,이효석 이 세 사람이 일본말 창작을 자유롭게 했는데 이중에 이효석이 제일 정확하고 언어감각이 뛰어났어요.그냥 일본말로 바로 창작을 했지요.유진오도 대단히 정확했고 김사량은 그중 제일 서툴렀고….” “일제 말기 일본어 문학 행위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말하자면 그들은 이중어 글쓰기를 했던 셈인데,한국의 근대문학이라고 했을 때 그 문학은 근대국가가 만든 말을 가지고 해야 하지 않겠소? 그게 국어지.그런데 우리는 국가가 망하고 없었으니 조선어학회 같은 곳이 국가 역할을 대행했어요.그런데 일제 말기에 국가를 대행하는 이것을 잡아 가둬 버리기 시작한 것이 1942년 10월이에요.33인을 잡아넣었어요.33인이라는 것은 삼일운동 때 33인,그걸 맞추기 위해서 그렇게 한 거죠.그래서 그때부터 1945년 광복까지가 암흑기라는 것이오.1942년 10월까지는 조선근대문학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없어요.그럼 작가들은 어떻게 해야 되느냐.조선근대문학을 할 수 없으니까 그냥 문학을 하는 수밖에 없고 일본어로 문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 “한국근대문학의 고통스러운 운명이 느껴지는군요.” “근대문학이 뭐냐 하면,자본재 생산양식 또는 국민국가주의가 문학에 투영된 것이잖소? 그런데 우리는 근대국가를 만들면서 동시에 일제라는 제국주의와 싸워야 했단 말이에요.근대국가라는 것이 사실은 ‘제국주의’인데 ‘제국주의’가 제국주의와 싸워야 했던 거죠.이 특수성,자기모순,우리 근대문학은 근대문학으로서의 보편성 외에 이 특수성을 반영하는 문학이었어요.” “최근 들어 특수성 대신에 보편성,즉 식민성 대신에 근대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강하지 않습니까.” “지금 세계에 176개의 나라가 있지만 근대화하지 않은 나라는 아무데도 없어요.국민국가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고약한 것인가는 천하가 다 아는 거라고.우리만 사람이고 우리 아닌 사람은 다 짐승이고,그래서 잡아먹어도 괜찮다,카니발적인 거라고.카니발리즘.그러나 좋은 점이 하나 있어요.우리끼리는 잡아먹지 말자는 거죠.그러니까 지금 사람이 생각해낸 것 중에서 제일 고약하지만 합당한 원리는 이것밖에 없단 말이에요.” 이 대목에서 선생의 일생을 지탱해온 문학 근대주의자 면모를 새삼 재발견한다.그렇다면 문학 역시 특수성에 연연하기보다는 아직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한 근대화를 향해 나아가는 문학이 되지 않으면 안될 터. “그렇다면 한국문학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내가 김현하고 문학 활동하던 그 세대에는,어땠냐면,어떻게 하면 식민지 사관을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어요.임화의 이식문학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이걸 가지고 떠들고 했어요.자본주의가 우리 내부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하려고 했었고.그런데 요새는 어떠냐.안병직씨 이론이 더 맞다고 하잖소.조선은 근대화할 능력이 없었다,일본이 와서 근대를 이식했다는 거지요. 그러면 이식문학 극복하자고 떠들던 우리는 어떻게 되느냐? 국민국가문학,이런 거 하는 것보다도,문학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이게 광복 직후에 김사량이 펼친 주장이잖소.이태준이 김사량 보고 너 일제시대 때 일본말로 글 쓰지 않았느냐 했더니,김사량이 뭐라고 했소.나 큰소리 안 친다 말이야,그러나 당신은 그럼 뭘 했는가.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 않느냐.나는 일본말로 썼든 뭐로 썼든 쓰지 않았느냐. 요즘 시점에서 보면 이 김사량의 입장이 뚜렷한 의미를 갖고 부상하는 것 같습니다.요즘 젊은 세대들은 6·25도 일본하고 전쟁한 거라고 보지 않아요? 이런 세대가 부각되고 있음을 사실로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의 말씀을 들으며 나는 어딘가 거북해진다.386세대의 일원인 나는 특수성에 목을 매고 살아온 까닭이다. 한편으로 보면 식민성이니 제국주의니 하는 특수성을 떨치고 세계화니 현대화니 하는 보편성을 향해 거침없는 진군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나는 다시 한 번 선생의 관심사를 한국문학이라는 특수성 쪽으로 환기시키려 해 본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한국근대문학의 특질은 무엇입니까.” “한국근대문학사를 공부해 오다 보니까 이게 일본근대문학사로부터 대단한 영향을 받았음을 알게 되지 않았겠소? 한국근대문학을 일본근대문학과 비교하면서 보는 시각은 한국근대문학만 보는 시각하고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중요한 것은 지금 세계의 관심사가 언어와 문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국문학도가 살아남으려면 국문학만 해서는 안됩니다.한국근대문학사의 특질이다,뭐다,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은 어떻고 중국은 어떻다,하는 시각을 갖고 동북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문화틀 속에서 견주어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선생은 오히려 나를 선생의 시각 속으로 끌어 들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현대문학은 세계문학사의 관점에서 볼 때 어느 수준에 와 있습니까.한국문학은 세계문학사상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까.” “언어나 문학이나 이제 단일성만 주장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이런 상태에 머물고 있는 나라는 아마 일본이나 한국 정도가 아닐까 해요.다른 문화권은 이미 단일성을 주장하지 않아요.우리만 한국어라는 단일한 전제를 갖고 한국어로 된 문학이 국민정서 전체를 버티고 있는 거죠. 그러나 한국문학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우리 문학이 늘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 문학은 늘 인간은 벌레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어요.인간의 위엄에 어울리는 문학을 우리는 해왔단 말이에요.일제 때도 그렇고,광복 후 분단 문제와노사문제를 다룬 것도 그렇고.그런데 20세기 이후 21세기의 한국문학은 방향이 바뀌고 있어요.거꾸로 인간은 벌레라고 주장하고 있어요.인간은 벌레다,짐승이다,요녀다,물고기다.이런 작품들이 나오고 있어요.이것이 한국문학의 단일한 정체성에 파열구를 내고 그 방향을 바꾸고 있어요.인간을 하나의 생물로 보는 커다란 상상력을 통해 한국문학은 세계문학에 곧바로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학 국적성의 해체 국면이군요.” “한글로 쓰든 영어로 쓰든 지금 제일 중요한 건 DNA예요.DNA 문제예요.여기서는 한국이고 뭐고 세계가 다 똑같다는 거죠.”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학의 미래는 어떠합니까.” “그렇다 해도 나는 여전히 하버마스 쪽을 지지하고 있어요.이성이 아무리 도구적인 이성이 되어 가지고 유태인을 죽이고 미사일 가지고 실험한다 하지만 창조하는 것도 이성이란 말이에요.인류는 어떻게 하든 간에 이성을 살려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내가 제일 많이 흔들린 때는 구소련이 무너졌을 때였어요.프랜시스후쿠야마가 역사가 끝났다고 하더군요.역사가 끝장났다면 인간은 그럼 뭐냐.나는 역시 이성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이성이 아무리 못된 짓을 많이 했지만 그것을 버리면 허무주의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정년퇴임한 선생이 나이 어린 나보다 더 젊게 보이는 느낌을 막을 수 없었다.선생은 세계화라는 시대의 대세를 거침없이 받아들이며 또 다른 국면을 펼쳐가고 있는 것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선생의 아파트를 빠져나올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예사 장맛비가 아니라 좍좍 내리 퍼붓는 소나기였다.앞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험한 비가,장대 같은 빗방울이 내 이마에 꽂히고 있었다.나 또한 매일 젊어져야 하리라.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평론가 김윤식 ●조선 향기 가득한 자택 겉모습만 보면 김윤식 선생은 서구식 멋쟁이다.가운데 가르마를 타서 뒤로 잘 빗어 넘긴 머리칼은 지성을 상징한다.양복과 와이셔츠와 넥타이는 항상 세련된 조화를 벗어나는 법이 없다. ‘모던 보이’ 같은 외모와는 달리 뜻밖에 아파트는 전통미가 살아 숨쉰다.흔한 서구식 응접세트 대신에 자리를 깐 마룻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야 안성맞춤인 낮고 넓은 옻칠 탁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그 위에는 우리네 화병이 하나,흰 접시가 하나,접시 위에는 산수유 열매 몇 점. 한쪽 벽에는 백자며 분청사기가 정갈하게 놓여 있어 고전미를 자아내는데 방문은 모두 격자무늬다.선생의 서구식 외모와는 전혀 다른 ‘조선식’ 생리를 발견한 것이 더할 수 없이 반가웠다. 그런데 내외만 사는 그곳엔 먼지 한 점 찾을 수 없다.여인은 어디론지 나가고 없고 선생 혼자 지키는 대낮의 실내는 적막하기만 하다.선생은 국문학이라는 바다를 헤쳐나가는 고독한 항해자였다. ●문학 유목과 지적 여정 1936년생인 김윤식은 한국 현대소설 및 비평 연구 분야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연구자이자 현재 활동하고 있는 비평가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을 읽고 소화해 내는 현역 비평가다.한국전쟁 이래 한국 현대문학사의 뼈대를 만든 ‘살아 있는 역사’이다. 그는 1960년대 후반 이래 숱한 연구와 저술활동을 벌여 100권을훨씬 상회하는 한국현대문학 관련 저서를 출간했으니,그로 인해 한국 현대문학 연구는 하나의 독자적인 학문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이광수와 그의 시대’,‘염상섭 연구’,‘김동인 연구’,‘김동리와 그의 시대’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가 연구는 젊은 국문학도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이외에도 ‘한국근대문예비평사’,‘한일문학의 관계 양상’ 등은 한국현대문학사를 일본문학과의 관계 속에서 검토하고자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연구서다. 또 ‘황홀경의 사상’ ‘낯선 신을 찾아서’ 등의 예술·기행 산문집은 현대 산문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 문화부 “조직 확 바꾼다”

    문화 관련 정부 조직을 근본부터 개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문화관광부,문화재청,국립중앙박물관,국립중앙도서관,국립민속박물관 등이 대상이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을 문화예술위원회로 바꾸는 방안은 이창동 장관이 취임 이후 역점적으로 추진해 상당한 진척이 이루어졌다. 문화부는 문화예술위원회 출범에 필요한 문화예술진흥법 개정 문제를 놓고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청회를 연다. 문화예술위 출범은 그동안 문화부와 문예진흥원으로 나뉘어 이루어지던 문화 예산 및 기금의 집행 기능이 민간 위원회에 이양되는 것을 의미한다.문화부의 조직 개편도 불가피해진다.현재 문화정책국과 예술국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정책국의 도서관박물관과도 없어질 것 같다.각각의 정책기능은 중앙도서관 및 중앙박물관에 넘겨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드러난 문화부 조직개편 움직임은 이런 정도이다.그러나 김찬 공보관은 “단순한 국의 통합이나 과 하나를 개편하는 문제가 아니라,전체 조직을 어떻게 효율화할 수 있느냐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해 이번 조직개편 검토가 문화부의 전 국·실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나아가 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최근 “문화 또는 미디어 부문에 있어 문화부와 정보통신부의 문제 등 경계가 모호해지는 정책 영역이 있다.”면서 문화 분야뿐 아니라 다른 부처와의 기능조정이 있을 수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공보관은 “조직개편을 한다고 해서 전체 조직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니까 직원들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5급 이상만 20여명이 대기발령을 받은 상태에서의 조직개편 논의는 직원들을 적지않게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과는 별도로 문화재 관련 조직의 개편도 추진되고 있다.핵심은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을 통합하는 방안으로 알려진다. 현재 중앙박물관장은 차관급인 반면 정책 총괄 부서인 문화재청은 1급이다.통합하면 이런 불합리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의 효율화를 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박물관 산하 11개 지방박물관은 지방자치단체에 넘기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분권에 문화부가 상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있는 듯하다. 물론 중앙박물관과 민속박물관은 이런 통합안에 반대한다.두 기관은 현재 독립기관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지방 국립박물관은 전 정부 시절부터 이양 논의가 있었던 데다,대세를 거스르기 어렵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지역인 경주와 부여만 남겨두고 넘기자는 ‘현실적인’ 주장도 나온다. 이런 움직임 속에 문화부 직장협의회는 지난 18일 이 장관을 만나 7개항의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직장협의회는 특히 “문화예술위원회의 설치에 의문과 우려를 표시하는 직원이 많다.”면서 “추진 과정을 특정단체나 특정인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닌 투명하고 공개적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창동 장관은 “민간위원회 설치는 시대의 대세이며 스스로 하지 않으면 외부에서 우리의 조직과 기능을 개편한다.”면서 “외부 민간단체에서 주도하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의 의견을 들어서 발빠르게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애니 메카’ 꿈 무르익는 춘천

    이렇다할 기술은 물론,마땅한 물감조차 없이 공업용 풀에 포스터칼라를 섞어 그렸다는 한국 최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쾌남 홍길동’(1967년).그 탄생에 얽힌 비화는,컴퓨터 그래픽이 대세인 요즘에는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들린다.그러나 강원도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의 한승태 학예연구사는 “자료 발굴과 수집,보관,전시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연구와 역사 정립에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강원도 춘천에서 새달 2일 국내 최초의 애니메이션 전문 박물관으로 프리 오픈(일반 관람객은 10월부터 입장가능)하는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그같은 작업의 흔치 않은 성과다.춘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춘천 서면 현암리 호숫가 3만 6000여평의 부지에 14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하 1층,지상 2층 900여평 규모로 만들었다.‘만화도시’ 부천시와 맞물려 ‘애니메이션 도시’로 거듭나고 싶다는 것이 춘천시의 포부다. 이를 위해 동국대 영상학부 김갑의 교수 등 9명의 전문 평가위원이 1만점의 소장품을 골라냈다.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쾌남 홍길동’(1967년),같은 해 나온 후속작 ‘호피와 차돌바위’와 최초의 인형애니메이션인 흥부와 놀부(67년),신상옥 감독이 감수해 일본과 합작한 ‘황금박쥐’(68년) 등 필름 50여편,비디오 테이프가 400여편에 달한다.‘77단의 비밀’ 등 60여편의 시나리오 대본과 ‘전자인간 337’ 등 400여장의 국내외 애니메이션 LP레코드,900여장의 애니메이션 포스터,1890년대의 환등기,1920년대의 영사기,촛불·호롱불 방식의 환등기 등 500여점의 장비도 갖췄다.애니메이션 박물관은 북한관,미국관,일본관,서유럽관,동유럽관,아시아를 포함한 기타지역관으로 나뉘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애니메이션의 기원과 발전,종류,제작기법,기기 발달사 등을 보여준다.10월 완공 예정인 전용상영관에서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필름과 비디오 테이프를 상영한다.이것 말고도 기획전시관,아트갤러리,입체극장,소리체험실,자료검색실,스튜디오가 들어서며 ‘황금박쥐’ 등 캐릭터를 이용한 독특한 카페테리아 ‘틴토이’,뮤지엄숍,‘공포의 스튜디오’,‘추억의 만화가게’도 마련된다.춘천시는 이 박물관 개관에 이어 오는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제7회 ‘춘천애니타운페스티벌’을 계기로 춘천시 전체를 ‘한국 애니메이션의 메카’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박물관 주변에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문화산업지원센터와 전시관 등을 계속 유치,명실상부한 ‘문화산업단지’로 발돋움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승태 학예연구사는 “춘천시는 상수원 보호 지역이란 특성상 제조업 중심의 ‘굴뚝산업’보다는 고부가가치의 지식문화산업이 유리하다.”면서 “춘천이 머지않아 프랑스의 안시처럼 ‘한국 애니메이션의 메카’로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외환銀 팔린다 / 美론스타에 지분 51%… 매각가 막판 절충

    미국 론스타 펀드의 외환은행 인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고위 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이를 공식 확인했다.외환은행은 이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지만 협상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지 않겠다는 뜻일 뿐,대세는 굳어졌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이미 금융권에서는 협상 당사자들이 다음달 초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대 관건은 매각가격 김 부총리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이 갖고 있는 외환은행 지분 32.5%의 전부,또는 일부를 론스타 펀드에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외환은행 경영진과 주주는 은행 정상화를 위해 외국 투자자를 맞아들이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환은행의 지분구조는 독일 코메르츠방크 32.55%,수출입은행 32.50%,한국은행 10.67% 등이다.정부와 외환은행은 수출입은행 지분과 코메르츠방크 지분을 합해 이 가운데 전체,또는 일부를 떼어내 51%(1억 7000만주·경영권 획득 가능선)를 마련,이를 론스타에 팔기로 하고 현재 주당 매각가격에 대해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정부는 조흥은행의 신한지주 매각이 마무리된 이후 외환은행 매각에 속도를 내왔다. 정부와 외환은행은 코메르츠방크가 1998년 외환은행 주식을 주당 8000원선에 인수한 데다 현재 외환은행의 재무구조가 하이닉스 문제 처리 등으로 크게 개선되고 있고,영업 및 수익구조도 호전되고 있어 8000원 이상은 받아야 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반면 론스타는 SK글로벌 및 카드채 사태,가계대출 부실 등 국내 은행권에 닥친 악재때문에 그만큼을 인정할 수는 없다며 맞서왔다.이에따라 현재 협상가격은 주당 6000∼7000원대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그래도 현재 시장가격(22일 종가 3770원)보다는 훨씬 높은 액수다.금융권에서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경영권 인수에 1억달러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외자유치?외환은행은 부인 이강원 외환은행장은 올해 안에 5000억원의 자본을 유치하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에 걸쳐 밝혀왔다.하지만단순히 론스타에 지분의 51%를 매각하는 것은 ‘대주주’만 바꾸는 것일 뿐 실제 은행의 자본확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 등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까지 동시에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은 지분 매각 외에 자본금 확충 차원에서 3000억∼5000억원의 신주를 발행,이를 론스타가 인수하도록 하는 방안도 협상 내용에 넣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이 외환은행장은 “외자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코멘트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은행의 다른 고위 관계자도 “협상을 하면서 협상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난센스”라면서 “과거 일부 성급한 보도와 기밀유출 등으로 협상이 깨졌던 전례를 감안,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사설] 주5일제 법안 왜 머뭇거리나

    주5일 근무제의 도입을 둘러싸고 다시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금속산업의 노사가 임금삭감 없는 주5일제 도입에 합의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 노조가 주5일제 수용을 요구하며 18일 파업에 들어갔다.민주노총도 오는 23∼24일 파업에 나선다.그러나 국회는 관련 법안의 처리를 미루고 있어 노사갈등만 키우는 결과를 자초하고 있다. 우리는 주5일제의 도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대세라고 본다.다만 이것이 기업들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주어 경쟁력을 약화시켜서는 안된다.근로시간 단축과 기업의 경쟁력 유지라는 두가지 목표를 조화시킬 수 있는 타협안을 만들어야 한다.그 1차적인 책임은 노사 양측에 있으며 노사가 자율 합의를 이루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그러나 노동계와 경영계는 지난 수년 동안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려 왔다.따라서 이제는 국회가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판단한다. 국회는 그러나 그런 책임을 외면했다.정부가 지난해 10월 노사 양측이 반발하는 가운데 정부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했으나 노사합의가없다는 이유로 법안 심의를 10개월째 미루고 있다.주5일제 도입이 노사분규의 핵심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마당에 노사 자율합의만을 외치는 태도는 책임 있는 자세로 보기 어렵다.국회가 총선을 의식해 노동계의 눈치만 살필 것이 아니라 노사 양측과 머리를 맞대고 타협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영계도 시기상조론만 되풀이하지 말고 더욱 성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바란다.노동계도 기업마다 여건이 다른 만큼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얻으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 [사설] 금속노사 주5일제 합의가 남긴것

    사실상 첫 산별교섭을 벌인 금속노사가 기존 임금의 삭감없는 주 40시간 근무를 오는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키로 합의,주5일 근무제 정착이 앞당겨질 전망이다.금속노사의 합의는 근로조건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이정표로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노사의 이해가 엇갈리는 주5일 근무제가 타결됨으로써 대기업에 대한 파급효과와 국회에 계류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 처리도 탄력을 받게됐다. 금속노사의 최근 합의는 주5일제 도입이 근로자의 복지향상과 생산성 제고를 위한 시대적 대세임을 확인해주고 있다.이미 지난해 금융계와 삼성 등 대기업에서 올부터 연월차 휴가를 활용한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터이다.금속노사는 기존임금(통상임금에 수당 포함)의 삭감없는 주5일제의 2005년 종업원 50인미만 사업장까지 단계적 실시,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어깨결림증 등 근골격계 질병대책 등에 합의했다.사측이 한동안 버텼지만 대국적으로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했다. 그러나 노동계와 정부가 타결내용을 환영하는 것과 달리 경총 등 재계는 성급한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관련법 개정없이 노사합의로 이뤄진 주5일제 실시가 혼란을 초래하고,비정규직의 보호가 고용 유연성에 걸림돌로 작용하며,비용증대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특히 현대자동차 노조는 주 40시간 근무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전면파업을 불사한다는 자세여서 ‘하투(夏鬪)’가 재연될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노사정은 금속노사의 타협정신을 살려 관련법 개정에 힘을 모으고,주5일 근무제 실시를 기업 경쟁력 제고의 촉매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민주 신·구주류 다그치는 중도파

    민주당내 신당 논란 국면에서 신·구주류간 난타전이 전개되는 데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중도파가 16일 갑자기 당내 의원(101명)의 과반에 이르는 ‘세’를 결집하고 나섰다. 김근태·조순형·김영환 의원 등 54명은 여의도 당사에서 “분열없는 통합신당을 위해 노력하자.”며 신·구주류의 동참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그동안 입장표명을 삼가며 세를 관망하던 김기재·이용삼·정범구·홍재형·김운용·송석찬·송영진·이원성 의원과 함께 신주류의 신당 추진에 비판적이었던 추미애 의원도 참여,‘통합신당’ 쪽으로 대세가 기울었다는 느낌을 줬다. 성명만 보면,통합신당은 사실상 구주류가 주장해온 ‘리모델링’에 가까워 보인다.“민주당의 전통과 역사를 계승해야 한다.”“외연을 넓혀야 한다.” 등의 문구는 구주류쪽에서 유난히 강조해온 ‘수사(修辭)’이다.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과 굿모닝시티 게이트로 ‘동력’을 상실한 신주류가 사실상 개혁신당의 꿈을 접고 통합신당으로 돌아섰다는 관측이 나온다.한때 인적청산 대상으로 몰렸던 구주류로서도 이참에 못이기는 척 통합신당으로 종지부를 찍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성명에 신주류측 송영길·임종석·오영식·천용택 의원과 구주류측 최영희·설송웅·이훈평 의원 등이 두루 참여한 것이 우연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신·구주류 양 진영을 각각 주도하고 있는 이해찬 의원과 박상천 의원은 이날 대화를 재개할 의사를 밝혔다.당 관계자는 “당이 난국에 처할 수록 신·구주류 양측의 강경파는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여자프로농구 /김지윤의 날

    국민은행이 주부스타 김영옥 전주원이 버틴 현대를 3연패로 몰아 넣으며 첫승을 올렸다. 국민은행은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홈 개막전에서 현대를 78-71로 눌렀다.국민은행은 지난 11일 ‘만년 꼴찌’ 금호생명에게 일격을 당한 충격에서 벗어나 1승1패를 기록했고,전통의 현대는 이번 시즌 가장 만만한 팀이라는 낙인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국민은행의 승리는 어시스트 여왕 김지윤의 손끝에서 나왔다.현란한 패스워크로 어시스트와 동격으로 통하는 김지윤은 이날 7개의 송곳 어시스트뿐만 아니라 팀내 최다인 20점을 올렸다.특히 4쿼터에서는 4개의 슛을 모두 림에 꽃아 승부를 갈랐다.전날까지 개인통산 2887점을 기록한 김지윤은 이날 20점을 보태 통산 세번째로 2900득점(2907점)을 돌파했다.국민은행의 최장신 용병센터 론다 스미스(205㎝)도 12점을 넣고 리바운드 14개를 잡아내수훈을 세웠다.국민은행은 1쿼터 초반 ‘총알 낭자’ 김영옥(34점)이 지휘하는 현대의 파상 공세에 밀려 흔들렸다.홍정애와 신정자(11점8리바운드)의 슛이 터지면서 1쿼터를 간신히 22-22로 마친 국민은행은 2쿼터부터 김지윤 신정자의 속공을 내세워 점수차를 벌려 나갔다. 3쿼터에서는 스미스의 골밑 공격과 김경희 최위정의 외곽포까지 잇따라 터져 54-50로 앞섰고,4쿼터 들어 현대를 50점에 묶어놓고 내리 8점을 보태 대세를 갈랐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미국식 ‘전쟁과 평화’/美, 중간지대 不容… ‘강자코드’ 요구

    북핵문제로 한반도 주변의 안보불안감이 여느 때보다 높아가고 있다.이기동 국제부장이 13일까지 1주일간 주한 미대사관과 한국언론재단 공동주최 하와이 한·미 관계 세미나에 참석,미 태평양사령부의 고위장교,현지 한반도 전문가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많은 전문가들은 힘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새 안보개념 등장으로 북한의 핵계획 포기없이 한반도의 안보 긴장이 해소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2년 전 7월,하와이를 찾았을 때 미국민들의 최대 화제는 초대작 영화 ‘진주만’이었다.일본의 진주만 기습 당시 미해군장교와 간호사의 슬픈 러브 스토리를 다룬 영화지만 바탕에는 ‘진주만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은 카우보이식 대작이었다.당시 태평양사령부의 안내 장교는 영화 촬영지 곳곳으로 기자를 안내하며 신나했다. 2년 뒤인 지금 하와이에서 ‘진주만’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1941년 일본의 기습때 진주만에서 사망한 미군은 2400여명에 이른다.그중 절반에 달하는 1177명이 전함 애리조나호와 함께 수장당했다.그러나 2년 전과 달리 ‘애리조나 추모관’의 기록영화 설명을 맡은 안내 수병은 “일본과 미국은 테러응징의 최고 우방으로 거듭 태어났다.”는 말을 몇번이나 강조했다. 그 사이 일어난 2001년 9·11테러는 안보와 관련된 미국민들의 인식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적과 동지의 구분법은 완전히 바뀌어 테러국과 테러 지원국은 적으로,그 반대쪽 미국의 편에 동조하는 나라는 우방으로 분류된다.중간지대는 용납되지 않는다.미국 이외의 모든 나라들이 양자택일을 요구받고 있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9개 연합사령부중 하나지만 주한 미군이 소속돼 있는 것 외에도 아시아·태평양과 서남아에 이르기까지 모두 42개국을 작전관할 지역으로 하고 있어 그 중요성에 있어서는 단연 으뜸이다.사령부 전략정책기획국 J5의 동북아 국장인 개리 스타트 대령은 역내 미군의 임무도 테러위험이 높아지며 역내 국가간 상호협력 확대,평화와 번영,민주적 가치증진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재배치도 이러한 전략개념의 변화와 맞물려있다.그는 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도 전체 주한미군 통합작업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한다.48개 기지를 2개 허브로 묶는 작업의 일환으로 이전이 추진된다는 것이다.왜 굳이 한강 이남이냐는 질문에 그는 “3만 8000명을 적 공격의 직접 피해지역이 될 한강 이북에 모으는 것은 작전개념상 난센스”라는 말로 일축했다. 제25사단은 미군이 자랑하는 최정예 경보병 사단이다.한국전 초기에 참전해 휴전때까지 싸웠고 마산전투에서 승리,부산 사수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부대다.사단 참모장 찰스 카디널 대령은 테러전에 투입될 최정예 기동타격부대의 훈련장을 제일 먼저 보여주었다.모의 도시에서 시가전 훈련시범을 해보였다.전쟁에 테러응징과 시가전 개념이 본격 도입된 것은 전략전술상의 획기적인 변화라고 그는 설명했다. 미군의 이러한 전략개념 변화는 냉전 종식 이후 꾸준히 논의돼온 것이다.그러다 육군의 경량화,해·공군력 강화를 주장하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등장으로 탄력을 받게 된다.그리고 9·11테러로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됐다.하지만 이곳의 많은 장교들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동등한 한·미동맹 요구 발언으로 재배치에 속도감이 붙었다는 말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카디널 대령은 한국에서 3년을 근무,한국군의 전력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했다.그는 “지금 한미연합군 의 임무중 98%는 한국군이 리드한다.”면서 주한미군 재배치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기 위한 역할 재조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반미 정서가 재배치의 속도에는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반미 정서가 주한 미군의 사기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그는 “자유와 민주·번영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북한 핵과 대량살상무기(WMD)처리를 군사전략의 범주로 끌어들인 것은 지난 5월 조지 W 부시대통령이 제시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선제공격 개념이다.테러행위 응징과 함께 테러 방지,테러리스트들의 WMD입수를 원천봉쇄한다는 개념이 포함돼 있다.마약밀매와위조지폐 거래를 막아 테러자금을 원천봉쇄하는 것도 마찬가지 목적이다.북한이 제1타깃이다. 하와이대 동서문제연구소의 알렉산드르 만수로프 교수는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 입안자들은 한마디로 ‘시간은 미국 편’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단언한다.그러면서 일관되게 북한에 대한 고립,압박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확신한다.이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정책을 고수하는 한국정부의 입장은 끊임없이 한·미 긴장관계를 유지시켜 나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새 안보전략의 또다른 축은 다자 대응이다.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과 관련,자기들의 주장을 계속 번복하며 상대를 혼란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래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어떤 신뢰도 갖고 있지 않으며 핵개발과 관련한 북한의 어떤 주장도 미국은 곧이듣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신뢰없이 양자회담은 불가능하다.양자회담을 요구하는 북한 역시 “시간을 끌며 부시 이후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하와이를 떠나는 날 아침 미 방송들은 미국 역사상최초로 생존하는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항공모함 취역식을 생중계하고 있었다.승선인원 6000명의 이 핵추진 항모는 재임중 해군 전력증강을 유달리 강조한 로널드 레이건의 이름을 땄다.병상에 있는 레이건을 대신해 낸시 레이건 여사가 축사에서 “남자들이여,이 여인(항모)에게 생명을 불어넣으라.”고 외치자 수백명의 수병들이 항모로 뛰어오르는 장관을 연출하며 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항모 허리에는 “평화는 힘으로 지킨다.”는 대형 구호가 나붙어 있었다.레이건이 주창했고 부시 대통령,나아가 지금의 미국이 추구하는 전쟁과 평화의 논리다.한국을 포함,많은 나라들이 미국식 ‘강자의 코드’를 요구받고 있다.이 코드가 반드시 정의일 수는 없지만 국익은 또다른 고려사항이다.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이기동 국제부장 yeekd@
  • 쉬어가기˙˙˙

    최근 들어 개인 여행이 늘고 있지만 아직 해외여행의 대세는 패키지여행.패키지 상품을 고를 때는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몇가지 원칙을 명심하자.우선 싸구려상품에 현혹되지 말자.여행상품에 관한 한 ‘싼 게 비지떡’이다.또 철저히 계획세우고 그대로 행동할 것.자칫 가이드에게 휘둘리기 쉽다.반드시 여행사와 계약서를 남겨 후환을 없애고,가능하면 한국 여행객들이 적은 곳을 택해 이국적 분위기를 즐겨보자.
  • NGO / ‘총선 낙선운동’ 주도권쟁탈 시동

    ‘낙천·낙선운동이 또다시 재현될까.’내년 4월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이 총선준비활동을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인터넷 시민단체인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이 ‘우리지역 정치인 바로알기’ 운동이라는 이름아래 사실상 낙천·낙선운동의 신호탄을 쏘아올리자 지난 2000년 총선시민연대 등에 참여해 낙천·낙선운동을 벌인 참여연대와 경실련,녹색연합 등 주요 시민단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낙천·낙선운동이 지난 10년간 시민단체들의 활동중에서 가장 돋보인 것으로 평가받은 만큼,이번에는 과연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는 시민단체들에 상당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운동이 시민사회를 또다시 불법선거운동 논란에 휘말리게 한다고 우려하고 있어,활동 방향을 놓고 시민단체 내부에서 찬반양론이 뜨거울 전망이다. ●수위 방법두고 딜레마 시민단체들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2000년 총선시민연대 때의 활동을 계승 발전시킨다는 데는 의견을 모은 상태다.총선연대의 공보국장으로 활동한 녹색연합 김타균 정책실장은 “내년 총선활동에 대해 시민단체 내부의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그렇지만 내년 총선에서도 유권자 운동을 통한 무능·부패정치인 청산은 여전히 중요한 이슈”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총선에 비해 일부 사회·정치적인 여건의 변화가 있지만 시민단체가 직접적인 낙천·낙선운동에 나서지 않더라도 국회의원들이 지난 4년간 지역주민과 국민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등을 알리는 방식의 유권자 운동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환경운동단체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새만금 간척사업 등과 관련,반환경적인 행태를 보인 국회의원들의 구체적인 활동을 시민들에게 알려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정치인 바로알기 운동 본격화 ‘국민의 힘’은 내년 총선까지 5단계에 걸쳐 ‘정치인 바로알기 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1∼2단계로는 오는 10월까지 지역정치인 바로알기 운동과 새사람찾기 운동을 벌이는데 이어 12월까지 지지후보 결정,내년 2월까지 좋은 정치인 밀어주기,내년 3∼4월 선거참여운동을 펼친다는 복안을 세워 놓고 있다.이상호 정치개혁위원장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실행하는 대리인인 국회의원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어떠한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지 등을 알고자 하는 것은 유권자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면서 “내년 총선까지 정치개혁운동과 유권자 선거참여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정보공개를 신청한 여야 국회의원 8명을 포함해 앞으로 국회의원 273명 전원에 대한 정보공개운동을 벌이겠다.”면서 “2000년 낙천·낙선운동과 2002년 자발적 정치참여운동을 발전적으로 계승한 새로운 유권자 운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단체 불법선거운동 논란 우려 2000년 낙천·낙선운동에 참여했던 참여연대와 경실련,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들도 이 운동이 한국시민사회의 역량을 총결집해 부패·무능정치인을 퇴출시킨 대표적인 운동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내년 총선에서도 비슷한 활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민단체 일부에서는 또다시 불법선거운동 논란에휩싸일 가능성이 크다며 낙선운동 등 구체적인 활동 방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특히 최근 국민의 힘의 활동에 대한 정치권과 일부 보수단체의 강한 반발도 부담스런 대목이다. 국민의 힘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정대철 대표,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자민련 이인제 총재권한대행을 비롯,한나라당 홍준표·정형근·김용갑 의원,민주당 박상천·이윤수 의원 등 국회의원 8명에게 질의서를 보냈다.정치권은 이에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주축인 국민의 힘의 질의서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인신공격적인 내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선거법상 낙선운동에 가깝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으면 여야가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까지 정했다. 국민의 힘은 그러나 이번주중 2차 대상 국회의원 13명을 선정,질의서를 보낼 예정이다.민주당 정균환·한나라당 홍사덕·자민련 김학원 의원 등 3당 총무와 김원웅 개혁국민당 대표를 비롯,신기남·송영길·송석찬·강운태 의원(이상 민주당),김문수·최돈웅·백승홍·권철현·유흥수 의원(한나라당)등이 대상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낙선운동과 정치참여에 대해 내부에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시민단체들이 낙선운동을 벌일 경우 지난 총선처럼 국민적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과거보다 유권자의 정치의식이 성숙한데다 지난해 대선 때와 같이 인터넷을 통한 네티즌들의 활발한 활동이 내년 총선의 큰 변수”라면서 “16대 총선과 같이 수백여개의 시민단체가 하나의 총선연대를 구성하기는 어렵겠지만 국민의 힘과 같은 인터넷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낙선운동을 벌이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라고 주장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부채비율 충족기한 연장 지주사설립‘가속’

    정부와 민주당이 지주회사 부채비율(100%) 충족 기한을 2년으로 연장하기로 함에 따라 기업들의 지주회사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기업들은 그동안 막대한 차입금 해소와 자회사 지분 요건(비상장사 50%,상장사 30%)의 부담 때문에 지주회사 도입을 망설여 왔다. 6일 재계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주회사 설립을 신고했거나 추진 중인 회사는 LG·풀무원 등 모두 19곳.농심은 오는 14일 공정위에 지주회사 설립을 신고할 예정이다.이수·두산·동부그룹 등도 추진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당정의 부채비율 충족 기한 연장 조치가 지주회사 도입을 모색 중인 기업들에는 다소 보탬이 되겠지만 그 것만으로는 아직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지주회사제 대세인가 농심은 사업회사인 농심과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를 75대25로 분할한 뒤 농심홀딩스를 이달 말 상장할 계획이다.신춘호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율촌화학과 태경농산 등 계열사 지분을 농심홀딩스에 매각,지분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그룹도 올 안에 이수건설을 중심으로 그룹의 지분구도를 재편한 뒤 지주회사를 도입한다.이수건설을 지주회사인 ㈜이수(가칭)와 순수 건설회사로 분할한 뒤 건설주주들의 보유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로 출자,이수건설을 지주회사로 편입시킨다는 복안이다. 두산도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 중이다.두산그룹은 박용곤 명예 회장과 특수관계인 34명이 ㈜두산과 두산건설을 통해 20여개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문제는 자금이다.정부가 부채비율 충족 유예기간을 2년으로 연장키로 했지만 자회사 지분 요건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탄탄히 한 뒤 추진할 것”이라며 “현재는 지주회사 출범을 위한 주춧돌을 세우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동부는 장기적으로 지주회사 도입을 구상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지 못했다.가족간 지분 정리를 통해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그룹들과 달리 김준기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씨가 지분 승계를 마무리한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김남호씨는 현재 지주회사격인 동부화재의 최대주주다.코오롱도 지주회사 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자회사 지분 매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주회사의 장단점 지주회사는 출자구조나 지배구조를 단순화시켜 기업을 투명하게 만드는 이점이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한다. 풀무원의 경우 지난 2월 말 지주회사로 신고한 뒤 주식 가격이 주당 3만 7000원에서 6만 3500원으로 껑충 뛰었다.농심도 지난 3월 말 6만 7000원에서 11만 9000원으로 올랐다.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지주회사 전환이 주식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지주회사는 부실기업의 구조조정도 쉽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자회사를 쉽게 매각 또는 처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업 지배력이 강화돼 경제력 집중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지주회사가 ‘페이퍼 컴퍼니’인 만큼 가공 자본이 자회사로 쏠릴 수가 있다.이 때문에 공정위는 1987년부터 1999년까지 지주회사 설립을 원칙적으로 금지시켰다. ●지주회사란 자회사를 지배 또는 관리하는 회사.현행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으로 소유 자회사의 주식가액 합계가 당해 회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자회사의 지분이나 출자 관리만을 맡는 ‘순수지주회사’와 자회사들과 연관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사업지주회사’로 나뉜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사설] 지방분권이 성공하려면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는 어제 참여정부가 향후 5년동안 추진할 ‘지방분권 로드맵’을 발표했다.이 안에는 지방의 활력을 통한 분권형 선진국가의 건설이라는 비전 아래 지방교육자치제와 자치경찰제 시행과 같은 굵직굵직한 지방분권 과제들이 망라되어 있다.지난 50년동안 유지돼온 중앙집권적인 국가구조를 지방분권형으로 개조하기 위한 지방화 전략의 청사진인 셈이다. 이같이 중앙집권적 낡은 국가경영시스템을 혁파하고 분권형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이다.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의지는 과거정권 때처럼 선거를 의식한 대증요법이 아닌 구조개혁으로 보여 일단 평가할 만하다.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대구에서 정부기관과 공기업 245개를 지방으로 이전하고,이를 뒷받침할 지방분권특별법 등 3대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한 데서도 정부의 이러한 의지가 읽혀진다. 지방분권은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쉼없이 추진해왔던 국가적 과제이다.그런데도 여태껏 가시적인 성과는커녕,수도권 집중 현상만 심화된 까닭은 무엇보다 중앙집권적 시각에서 지방분권에 접근하고 다뤄온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그러다 보니 늘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되지 못한 장밋빛 공약들로 공염불이 되어왔다. 따라서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패러다임은 과거의 수도권 집중 억제라는 소극적인 시각에서 출발해서는 안 될 것이다.중앙정부와 당당히 맞서고 서로 상생 발전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나아가 정책수행과정에서 빚어질 정책과제간 가치와 우선순위의 충돌을 조정하는 문제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교원의 지방직 전환·자치경찰제 도입 등이 10여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것도 이익단체간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한 결과다.또한 천문학적 재원 마련을 위해 야당과 협조체제를 구축,지방분권 특별회계와 같은 재원 확보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철저한 준비를 촉구한다.
  • 게임 프로그램 방송 TV 삼국시대

    지난달 28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KBS2 ‘게임 스테이션’(토 새벽 1시30분)은 KBS사상 최초의 게임 프로그램.SBS,MBC에 이어 KBS까지 게임 프로그램을 선보여 마침내 지상파 방송에서도 본격적인 게임 프로그램 시대가 열린 셈이다. ●KBS도 게임프로 방송…지상파 진출 완료 박인택 KBS 인터넷 부사장은 “게임에 대한 여론을 수렴,반영할 수 있는 채널이 부족해 올바른 게임문화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공영방송 KBS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이에 대해 케이블 게임채널 관계자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게임 프로그램 편성은 게임관련 산업의 급속한 팽창 탓도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이미 게임 광고 시장이 지상파 방송에서 형성되고 있고,시청자 층도 무시못할 정도로 커졌다는 것이다.MBC게임 홍보실 관계자는 “전국의 케이블·위성 시청자 1100만 가구중 대부분이 게임 방송의 가시청 가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게임채널인 온게임넷,MBC게임 등은 전체 시청점유율에서 상위권을 차지한다.케이블·위성 게임 채널들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대비 60∼200%까지 신장,대부분 흑자로 돌아섰다.온게임넷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100억원으로,전년 대비 2배가량 늘었다.”면서 “올해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시청자는 청소년인데 웬 심야편성? 그러나 이러한 추세에도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게임 프로그램을 맡은 지상파 방송사의 한 PD는 “게임 프로그램은 케이블 방송부터 시작돼 지상파 방송사 내부에선 ‘천출’로 통한다.”면서 “여전히 알게 모르게 서러움을 많이 받는다.”고 털어놓았다. 먼저 주시청대상이 청소년층임에도 불구하고 편성은 모두 새벽 1시 전후의 심야시간대다.2001년 지상파로는 처음으로 게임 프로그램을 시작한 SBS ‘게임쇼 즐거운 세상’은 밤 12시 50분,그 뒤를 이어 지난해 5월 시작한 MBC ‘줌인 게임 천국’은 밤 12시55분,KBS2 ‘게임 스테이션’은 새벽 1시30분에 방송을 시작한다.그나마 축구중계 등 특집 편성으로 프로가 빠지기 일쑤다.PD들도 담당을 기피하는 경향이 심해 제작을 외주로 돌리는 게 대세다.MBC ‘줌인…' 관계자는 심지어 “특정 시청층 대상의 게임 프로그램은 지상파에는 잘 맞지 않아 뉴미디어쪽에서 전담하는 게 맞다.”면서 “푸대접할 바에는 아예 편성에서 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게임업체 협찬금 내라” 제작사 횡포 논란 고질적인 협찬 시비도 그대로 물려받았다.KBS2 ‘게임 스테이션’의 외주제작사 M사는 지난 연초부터 주요 게임업체들에 방송 1회당 1000만원의 협찬금을 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KBSi 관계자는 “‘게임 스테이션’은 KBSi가 전액지원하고 단 한푼의 협찬금도 받고 있지 않다.”면서 “KBS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방송사들만 혜택을 보고 프로게이머들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프로게이머협의회는 지난달 중순 처음으로 게임 방송사들에 항의성 공문을 보냈다.게임 중계 주문형비디오(VOD)의 수익배분,재방송분에 대한 출연료 재지급,프로게이머들과의 협의 중시가 주요 내용이다. 김은동 프로게이머협의회장은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면서 “방송사들이 상금 내역도 알려주지 않은 채 제멋대로 리그를 양산해 선수들의 스케줄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익명을 요구한 한 스타급 프로게이머는 “게이머들을 단순한 출연자로 이용만 할 게 아니라,전반적인 운영과 진행을 함께 협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프로게이머협의회는 케이블·위성 게임채널 MBC게임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이에 따라 MBC게임은 프로게이머들이 출연하는 각종 리그는 물론 재방송,VOD,쇼 프로그램 진행이 모두 중단되는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김 회장은 “MBC게임이 제시한 상금과 출연료가 기대에 못 미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반면 MBC게임은 “현재 스폰서 규모나 고정 지출비 등을 고려하면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협의회는 “케이블 방송인 온게임넷과도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혀 사태가 더 커질 수도 있다.(사진제공 코에이 코리아) 채수범기자 lokavid@
  • “국민의 발 멈추게 한 대가는 혹독”김철도청장, 파업 가담자 최대한 공정히 처리

    “파업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아픔이 따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가슴아픕니다.”. 6·28 철도파업으로 사상 최대규모 징계와 손해배상 청구 등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김세호 철도청장(사진)이 파업과 관련한 소회를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김 청장은 3일 철도청 내부통신망인 인트라넷에 ‘철도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올렸다. 그는 “(파업에 따른)국민 불편 초래로 국민과 언론에 질타를 받았고 안으로는 참가 여부를 놓고 직원간 대립과 반목이 쌓였다.”며 “청장으로서 파업 사태를 막지 못한 것을 애통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철도공사법 제정 전 파업은 명분과 실익을 모두 포기하는 것임을 누차 밝힌 바 있다.”면서 “경제가 어렵고 노정관계에 대한 시선이 따가운 시기에 ‘국민의 발’을 멈춘 대가는 부메랑이 돼 혹독하게 다가왔다.”며 징계사태로 겪을 철도청의 아픔을 나타냈다. 김 청장은 “파업종료후 마음에 자리잡은 공허함과 아픔을 잘 알고 있다.”며 “가담자는 최대한 공정하게 경중을 가리도록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철도구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이제 뜻을 모아 공사법 제정과 내년 4월로 다가온 고속철도 운영준비에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한편 김 청장은 파업기간내내 노조가 정부의 강경 대응이 예견된 파업을 강행한 점과 정상화할 수 있는 기회를 여러차례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간부들에게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신당 주도권 분수령 / 구주류 “오늘 광주대첩” 신주류 “공청회 무력화”

    “광주 대첩을 통해 대세를 장악하자.”(구주류) “구주류의 광주 공청회를 무력화시켜라.”(신주류) 민주당 신당창당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신·구주류가 2일 오전 광주 구동체육관에서 열리는 ‘민주당 사수 광주·전남 공청회 및 결의대회’를 앞두고 1일 신경전이 치열했다. 광주·전남지역은 민주당의 전통적 근거지로 민주당 사수를 외치는 구주류측의 광주대회가 성공하느냐,실패하느냐에 따라서 향후 신당논의의 주도권이 좌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주류는 대회성공을 위해 역량을 총결집,회심의 일격을 준비한 반면 신주류는 대회의 김을 빼 구주류측의 기를 꺾겠다며 물타기를 벌였다. 구주류는 광주대회에 명운을 건 분위기다.3000여명의 의원 및 당원이 참석,세를 과시할 계획이고 신주류의 신당을 부산·경남에 기초한 또다른 지역정당이라고 몰아붙일 태세다. 반면 신주류측은 이 대회를 ‘분파 행동’이라고 규정,김경재 정동채 천용택 김효석 정철기 이정일 배기운 이낙연 의원 등이 공청회 불참선언을 하면서 일찌감치김빼기에 들어갔다. 아울러 신주류와 맥이 통하는 광주·전남 정치개혁추진위원회 등 개혁신당 추진파들도 성명 등을 통해 이번 대회를 “지역정서를 악용한 기득권 유지전략”이라고 비난하면서 신주류를 엄호하는 등 총력전 양상을 보였다. 결국 2일 구주류의 광주대회 성공여부에 따라 당내에서 신당이 추진되느냐,아니면 신주류 강경파 의원들의 집단탈당 압박강도가 높아지느냐 등 구체적인 신당흐름이 잡혀갈 분위기다. 한편 신·구주류간 신경전도 나날이 팽팽해지고 있다.이날 저녁 신주류 핵심인 정대철 대표와 김원기 고문이 구주류 핵심인 박상천·정균환 최고위원에게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이견조율을 하자고 했으나 박·정 최고의 거절로 무산됐다.대신 박·정 최고는 광주결의대회 강행의지만 전달,신·구 양측의 기세싸움은 더욱 격해질 전망이다. 이춘규기자 taein@
  • 프라하 통신 / 외신기자들 “밴쿠버와 평창 싸움”

    |프라하(체코) 이창구특파원|운명의 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평창 밴쿠버(캐나다)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가 2010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놓고 벌이는 ‘프라하 전쟁’이 비등점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입국한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은 “평창이 열심히 뛴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겠다는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국제스포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김운용 위원도 독일 활동을 마치고 프라하에 입성했다.김 위원은 AP 통신이 IOC 부위원장 출마설을 계속 보도한 것에 대해 “전형적인 흑색선전”이라며 출마설을 부인했다. ●최후의 카드 프리젠테이션 유치위원회는 프리젠테이션의 차별화로 막판에 부동표를 휩쓴다는 전략이다.유치대표단은 30일 한국의 전통,평창의 차별성,아시아 겨울스포츠 활성화 등의 내용이 빠르고 간결하게 담긴 최종안을 확정하고 리허설을 가졌다.94년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로 미국 웨스턴 일리노이대학에서 석사 학위를받은 김소희(27) 쇼트트랙대표팀 코치가 유창한 영어로 평창 유치의 정당성을 역설한다. ●치열해지는 신경전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평가받는 밴쿠버는 평창의 대추격에 위협을 느끼면서 삼성이 29일 마련한 달리기 대회와 콘서트가 평창을 광고하기 위한 행사였다고 주장했다.평창 역시 밴쿠버가 프라하 시내버스 외부에 광고를 실었다고 맞불을 놓았다. 외신기자들 사이에서는 “밴쿠버와 잘츠부르크의 싸움에서 밴쿠버와 평창의 싸움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었다.자크 로게 위원장 당선 이후 파워그룹으로 성장한 소장파 위원들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window2@
  • 교원 지방직화 오늘 매듭

    교육계의 뜨거운 쟁점 가운데 하나인 교원의 지방공무원화 여부가 25일 최종 결정된다. 대통령 직속 지방이양추진위원회(공동대표 고건 국무총리·김안제 전 서울대 교수)는 25일 오전 본회의를 갖고 교원의 지방직화 논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본회의에서 교원의 지방직화 강행으로 결정날지 아니면 논의 자체가 유보될지,폐기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그만큼 민감한 사안인 데다 교육부를 비롯,교총·전교조·한교조 등 교원단체들의 반발도 만만찮은 탓이다.특히 교원의 지방직화로 결론이 나면 교육계는 또다시 갈등에 휩싸일 전망이다. ●교원 지방직화의 쟁점 3심제인 지방이양추진위는 지난 3월19일 행정분과위원회,지난 4일 실무위원회를 열고 ▲장학관 및 교육연구관 임용 ▲초·중등교장 임용·전보 ▲교감·교사·장학사 임용 등의 기능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기로 심의·의결했다.교원의 지방직화는 현재 대통령 또는 교육부장관으로 돼 있는 교원의 임용권자가 16개 시·도 교육감으로 바뀌는 것이다.따라서 현재 국가공무원 신분에서 지방공무원 신분으로 전환된다. ●지방이양추진위의 대세론 지방이양추진위는 현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의 하나인 교원의 지방직화는 교육자치의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추진위의 한 위원은 “실무위원회를 통과한 사안에 대해 본회의에서 결론을 뒤집을 수는 없다.”면서 “교원의 지방직화는 대세”라고 말했다. 추진위의 K위원은 “교원은 규정상 대통령이나 장관이 임명하지만,실질적으로는 시·도교육청에서 위임받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위임 사무를 자치 사무로 바꾸고 임용 절차가 간소화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추진위의 P위원은 “현재 지자체가 설립 주체로 되어 있는 공립학교의 교원 봉급을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교육재정의 지원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원단체의 시기상조론 교총·전교조·한교조 등 교원단체들은 “지방교육의 재정자립도가 약한 현시점에서 지방직 전환은 교원의 보수뿐만 아니라 교육여건·교육환경 등 지역별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면서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교육부측도 “지방교육재정이 열악한 상태에서 교원의 신분만 지방직화하면 국가의 보수 부담은 더욱 커진다.”며 교원단체의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나아가 교원양성기관을 국가에서 관할하고 있는 실정에서 지방직으로 전환하면 시·도 교육청별로 교원양성은 물론 수급조절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24일 성명을 통해 “교육적 고려가 없는 행정편의적 발상”이라면서 “공교육에 대한 국가부담을 지자체에 전가하려는 형식논리”라고 비판했다.교총은 2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교원의 지방직화를 반대하는 집회를 갖기로 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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