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대세
    2026-06-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554
  • 충남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공사 현장 르포

    충남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공사 현장 르포

    대역사(大役事)의 현장을 한 눈에 볼 요량으로 38번 국도 옆 언덕을 바쁘게 올라갔다. 두 눈에 들어온 것은 감동의 파노라마였다. 사방으로 눈을 돌려야 할 만큼 웅장한 스케일이 압권이다.9일 찾은 충남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설현장.170만평의 대지 위는 살아꿈틀대는 열기로 가득했다. 덤프트럭과 포클레인 등 중장비가 쉴새없이 드나든다. 파일 박는 소리도 쟁쟁하다. 서해안을 바꾸는 생생한 현장이다. ●한달 이상 빠른 공정률 건설현장에 들어가기전 김태영 현대제철 사장으로부터 공사진행 상황을 들었다. 김 사장은 “부지조성작업은 90%를 진행했고, 종합공정률은 16%대를 보이고 있다.”며 “당초 계획보다 한달 이상 빠르게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진 거칠 것이 없다. 건설현장은 김수민 제철사업건설본부장이 동행했다. 대역사 현장의 속살은 어떨까. 궁금증도 잠깐. 심장부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김 본부장이 말문을 열었다.“현재 항만건설 공사가 한창”이라면서 “철강 원자재인 철광석과 유연탄이 이 곳으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 기공과 동시에 항만공사에 착수했다.3만t,5만t,10만t,20만t급 부두공사다. 김 본부장은 “이 가운데 3만t급과 5만t급은 이미 완성돼 사용 중이고, 나머지는 올 연말에 완공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항만공사도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갔다. 기초공사를 마친 제강(製鋼)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철(銑鐵)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철강 제품을 만드는 공장이다.4개월 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바로 옆 후판(厚板)공장에서는 레미콘 타설 작업이 한창이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150만t의 조선·일반용 후판이 생산된다. 늘어나는 후판 수요에 맞추기 위해 1기를 더 지을 계획이다. 현장 여기저기엔 쇠파이프(파일)가 박혀 있다. 기초공사 과정으로 보면 된다. 김 본부장은 “170만평(항만 부지 포함)의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에 모두 10만곳의 파일을 박는다.”고 말했다.1곳에 3개씩 10m짜리 파일 30만개가 필요하다. 고로(高爐·용광로) 공사장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일관제철소의 핵심이다. 고로의 일부가 지상으로 올라왔다. 고로는 10단 85m 높이로 설치된다.1단짜리를 10개 포개는 방식이다. 고로는 2기가 동시에 설치되고 있다. 약간 시차는 있다. 김 본부장은 “장비와 인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도 1년 정도의 시차가 생긴다.”며 “1기는 2009년 12월 말에,2기는 2010년 말에 완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완공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고로 설치는 계획공정보다 1개월 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계획 공정률은 12.3%지만 15.9%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김 본부장은 “고로의 용적은 5250㎥로 포스코 고로보다 크다.”면서 “5000㎥가 넘는 고로는 세계에서 10개도 안 된다.”고 자랑했다. 현대제철은 고로 3호기 투자계획도 있다. ●MK “안전… 또 안전” 현대제철 김 사장은 “무재해가 목표”라면서 “정몽구 회장이 지난 7일 이 곳에 들러 ‘말로만 무재해가 아니라 공정이 늦어지더라도 산재사고를 막아라.’라고 강하게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방심하면 인사사고, 특히 사망사고가 많이 날 수 있는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도 “하루 최대 1만명 이상이 이 현장에서 일한다.”며 “많은 사람들과 여러 회사가 유기적으로 협조하지 않으면 안전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고 안전제일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당진공장 안에 ‘건설안전체험장’을 만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달 중순 2000평 부지에 50억원을 투자해 문을 열었다.400명이 동시에 건설안전 및 응급대처 요령을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장과 철골작업시 안전사항을 교육하는 고소(철골)체험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작업자는 예외없이 이 안전체험장을 거쳐야 한다.“건설현장에 이런 시설이 만들어진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김 사장은 밝혔다. ●자동차 강판 생산기지 일관제철소 건설 이유에 대해 김 사장은 “자동차용 고급 강판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면서 “2013년까지는 국내의 필요 물량을 모두 대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무게가 가벼운 고연비 자동차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라며 “이에 필요한 고강도, 고연성 강판 생산을 위해 연구·개발(R&D)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관제철소 가동에 앞서 직원을 해외에 파견, 선진 제철교육도 시킬 계획이다. 정식 직원 물론 하청업체 직원도 교육 대상이다. 당진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경제적 효과 얼마나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의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9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오는 2011년 3월까지 연인원 690만 5600명의 건설인력이 투입된다. 동원되는 건설장비만 총 48만 6000대, 콘크리트 타설 물량은 228만 5000㎥에 이른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건설인력은 앞으로 3년 동안 하루 평균 6200명이 현장에 투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부지조성작업에 약 40만명이 투입됐다. 올해 260만명,2009년엔 320만명에 가까운 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일관제철소 완공에 따른 직접 고용효과는 4500명, 제철소 운영에 따른 직·간접 고용창출 효과도 7만 8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노동력 유입에 따른 인구 증가와 소비 확대로 당진군의 도시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분양된 아파트들이 모두 순위 내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아파트의 프리미엄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분양·제로분양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지역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2004년 11만 8000명이던 당진군의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만 8627명으로 증가, 시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2015년까지 25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에는 하루평균 432대의 건설장비가 투입되고 있다. 지반을 다지기 위해 파일을 박는 항타기를 비롯해 덤프트럭, 컴프레서, 지게차, 펌프카 등 장비의 종류도 300여종에 이른다. 대부분 대여장비다. 당진 및 인근지역 장비대여 사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타설되는 콘크리트의 총량은 228만 5000㎥로 콘크리트 구입비용만 1000억원을 넘는다.20층 규모의 아파트 300여동을 짓는 데 드는 양과 비슷하다. 현대제철측은 제철소 건설기간에 일관제철소와 관련된 직·간접 생산 유발효과가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제철소 운영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도 연간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당진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중독성 강한 ‘폐인 게임’ 인기몰이

    중독성 강한 ‘폐인 게임’ 인기몰이

    “포백에 원톱 4-4-1-1 시스템입니다. 평균득점은 3.4점, 평균실점은 0.6입니다.” “돈나무는 금삽으로 돈을 심어야 합니다. 나무가 다 크면 돈이 열매처럼 열려요.” 무슨 소리인가 싶다. 하지만 이 말들은 어떤 사람들에게 더없는 힘이 된다. 일본 세가의 컴퓨터 게임 ‘풋볼 매니저’와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 NDSL의 ‘동물의 숲’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중독성이 강한 게임들이 뜨고 있다. 게임에는 어느 정도 중독성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떤 게임들은 ‘폐인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열혈 이용자들을 만들어 낸다. 요즘엔 남자의 경우 풋볼매니저, 여자들은 동물의 숲이 대표적이다. 이 게임들은 높은 ‘자유도’가 특징이다. 풋볼매니저 시리즈는 축구감독이 돼서 자기가 맡은 팀을 꾸려나가는 게임이다. 다른 축구게임인 ‘위닝일레븐’이나 ‘피파’ 시리즈가 한 명의 축구선구가 돼 자신이 직접 축구경기를 즐긴다면 풋볼매니저 시리즈는 경기 자체는 시뮬레이션으로 컴퓨터가 알아서 한다. 대신 이용자는 선수영입·훈련·선발, 전략 등을 담당한다. 전 세계 축구선수 25만명의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축구게임이지만 반드시 우승을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강팀인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3부 리그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갈 수도 있다. 경기의 승패보다 유망주를 키워 다른 팀에 파는 ‘선수장사’를 목표로 할 수도 있다. 게임 속 시간도 거의 무제한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때문에 축구팬이 많은 유럽에서는 풋볼매니저를 ‘이혼 제조기’ 또는 ‘악마의 게임’으로 부른다. 잘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동물의 숲은 썰렁하기까지 하다. 그냥 마을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게 전부다. 뚜렷한 목적도 없다. 유유자적하며 게임 속 세상을 만들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를 즐기면 된다. 게임 속 마을에서 주인공은 물고기를 낚고, 과일을 따서 돈을 번다. 집을 3층으로 높이고 마을에 하나뿐인 가게를 백화점으로 키울 수도 있다. 집의 벽지와 가구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려면 엄청난 돈과 노력이 든다. 마을에 있는 컴퓨터 이웃과 사귈 수도 있다. 친한 컴퓨터 이웃이 이사라도 가면 서운하다. 동물의 숲을 즐기는 NDSL 이용자끼리는 무선통신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을을 방문할 수도 있다. 동물의 숲은 ‘샌드박스’ 게임이다. 모래장난을 할 때 사용하는 모래통(샌드박스)처럼 게임 속에서 어떤 규칙이나 제약 없이 즐기는 게임을 부르는 말이다. 대표적으로 모방범죄 등 논란이 일었던 ‘GTA’ 시리즈가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7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온라인 게임들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자기만의 세계를 즐기고 싶은 욕구들은 있게 마련”이라면서 “시뮬레이션이나 샌드박스 게임들이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CJ CGV+롯데시네마, 내년까지 전국 스크린 절반 디지털화 추진 방침

    CJ CGV+롯데시네마, 내년까지 전국 스크린 절반 디지털화 추진 방침

    극장에서 필름이 사라진다? 조만간 필름 영사기가 디지털에게 자리를 내줄 전망이다. (주)디시네마코리아는 오는 4월부터 2009년까지 스크린 1000여개에 디지털 영사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디시네마코리아는 국내 극장업계 1,2위인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합작한 디지털영사기 보급 회사. 지난 1월 설립된 이 회사는 자사 극장인 CGV와 롯데시네마,CGV 계열사인 프리머스 등 모두 1058개의 스크린에 디지털 영사시스템을 깔 예정이다. 현재 전국 스크린수는 2027개. 전체 스크린의 50%가 2년만에 디지털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극장체인 “연간 243억원 절감. 안 할 이유 없다” 디지털시네마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 한 벌당 평균 200만원인 필름 대신 디지털 파일로 영화를 상영하기 때문에 필름 제반 비용이 줄어든다.2006년 영화진흥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243억원의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시네마코리아의 강진모 시스템운영팀장은 “필름 비용을 줄이면 수익성이 올라가고, 그래서 투자가 늘어나면 작품 제작으로 이어지면서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 40%가량을 차지하는 두 극장체인이 설치 작업에 나서자 배급시장 독과점 문제가 불거졌다. 사업자 측은 “디지털 영사기 보급이 주목적” 혹은 “나서는 주체가 없어 우리가 나선 것”이라고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각 영화계 주체들은 ‘디지털시네마=대세’라는 데는 찬성하지만 배급과 상영을 함께 운영하는 대기업의 독점적 지위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제협·필름업체 “인프라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공공성 확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환 기간도 3∼4년 정도로 늦춰야 된다는 입장이다. 제작가협회는 2월 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영진위에 보내 공청회를 제안한 상태다. 차승재 제작가협회장은 “디지털시네마 사업은 단순한 배달이 아니라 배급 행위의 프로그래밍까지 의미하는 만큼 전력이나 수도처럼 공공 인프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투자자도 참여시켜 운영·감시가 가능한 공공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사기 교체로 타격을 입는 곳은 필름업체들이다. 현재 필름수급·현상·영사 등 관련업계 종사자는 5000여명에 달한다. 차 회장은 “도산할 업체에도 새로운 시스템이 들어왔으니 나가라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사업 전환의 기회를 줄 것을 요구했다. ●‘윈윈´ 방안 찾을 수 있을까… 영진위 공청회 개최 디지털시네마 사업모델은 극장에 디지털영사기를 설치해주고 배급사로부터 가상프린트비용을 받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것. 배급사와 극장의 체감도는 아직 낮다. 서울시극장협회 최백순 상무는 “향후 2∼3년 안에 단관·개인 극장들은 모두 문 닫을 지경인데 재투자에 가까운 출혈을 할지는 의문”이라면서 “극장으로서는 몸소 느끼는 수익이 없는 이상 반신반의하는 극장주들이 많다.”고 말했다. 영진위는 이달 중으로 공청회를 마련해 각 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쟁점은 필름업체와 같은 아날로그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배급망 독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시네마코리아 측은 “제작가협회 등의 요구에 대해 아직 내부 방침은 정하지 않았으나 관계자들을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네마서비스의 김인수 대표는 “디지털시네마 사업은 ‘메가트렌드’인 만큼 대립각을 세울 것이 아니라 서로 ‘윈윈’하는 형태로 관계자들의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MPB’ 대결

    ‘MPB’ 대결

    고물가 시대를 겨냥해 신세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가격파괴형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싼 가격만 내세우던 PB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요즘에는 제조사의 브랜드 가치를 더한 MPB(Manufacturing PB)도 나오고 있다. 일반 PB제품은 치열한 ‘추가 할인’ 경쟁을 하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 주도 최근에는 새로운 형태의 PB인 MPB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PB의 기본 장점인 저렴한 가격 경쟁력에다 제조사의 브랜드 파워까지 추가한 것이다. 해당 유통 업체의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에 유통업체는 차별화 효과를 강조한다. PB가 MPB로 진화하는 데에는 단순히 가격만 싼 PB로는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이달말 우수 중소기업의 제품을 발굴, 제조사의 이름을 넣어주면서도 가격은 PB처럼 기존 제품보다 20∼40% 낮은 MPB제품 200여개를 선보인다. 제품 수를 연말까지 50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말 맛젤 고구마(500g,2100원), 머쉬하트 새송이(500g,2980), 부여굿뜨레 밤(1㎏,3400) 등을 내놓는다. 롯데마트는 중소업체와의 상생을 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MPB를 내놓지만 이마트는 대형업체와 손잡고 만드는 MPB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풀무원 LG생활건강 등과 파트너 협약을 맺고 해당 제조사의 브랜드로 이마트에서만 독점 판매하는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이에 앞서 연초에는 유명 업체의 기존 제품을 최대 40%가량 할인해 판매하는 제품군(365제품) 90여개를 내놓았다. 앞으로 품목을 10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PB도 추가 할인이 대세 별도의 MPB를 내놓지 못한 업체들은 기존 PB에 대한 추가 할인 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PB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최근 물가안정 캠패인이란 주제로 PB할인 행사를 벌이고 이다. 예컨대 기존 PB로 팔던 좋은상품 방울토마토 500g은 2300원에서 1900원으로 17.4% 할인 판매한다. 좋은상품 포항시금치 한 단은 18.3%(2180원→1780원), 좋은상품 깻잎 한 단은 29.4%(340원→240원), 좋은상품 제주감자 100g은 15.8%(588원→495원) 값을 내렸다. 이에 앞서 라면 밀가루 등 PB제품도 12∼20% 할인해 팔고 있다. 농협도 오는 16일까지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과 창동점에서 농·축·수산물을 비롯한 150여개 주요 생필품값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배추 3포기는 3800원에서 3300원으로, 양파 3㎏은 2900원에서 2500원으로 할인 판매 중이다. 대형 마트에서 품질까지 보장하면서 할인을 할 수 있는 것인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농수산물은 산지마다 가격이 다르고 같은 방울 토마토라도 샐러드용이냐 과일용이냐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이라면서 “품질도 지키면서 소비자의 물가 시름도 덜어줄 수 있는 고품격 저가 상품으로 할인점이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조원희·이관우와 옥류관 가고파”

    “조원희·이관우와 옥류관 가고파”

    “평양에서 치러졌으면 좋겠다.”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남북대결이 어디에서 개최될지를 놓고 혼선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 대표팀의 미드필더 안영학(30·수원 삼성)이 26일 남북대결 경기를 평양에서 치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안영학은 6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북전이 개인적으로는 평양에서 치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한국 선수들이 평양에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르는 모습을 북조선 인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평양에 몇 차례 가봤는데 워낙 경치가 좋은 곳”이라며 “팀에서 함께 뛰는 조원희 이관우 등과 냉면이 맛있는 옥류관에 함께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허정무 감독 등이 평양 김일성경기장의 인조잔디 적응에 걱정이 많은 것과 관련,“무릎에 다소 무리가 갈 수는 있겠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막을 내린 동아시아대회와 관련해선 “현지에서도 한국 선수들과 북한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정대세(가와사키)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수원 동료들도 (정)대세를 데려올 수 없겠느냐고 물어와 가와사키와 2년 계약을 맺어 데려오기 힘들다고 말해 줬다.”고 웃어 보였다. ●FIFA 홈앤드어웨이 유지 위해 북 설득 주력 한편 대한축구협회가 5일 나올 것으로 예측했던 국제축구연맹(FIFA)의 조정안은 6일 밤 11시까지 나오지 않았다. 이원재 협회 홍보부장은 “FIFA가 북한을 설득하느라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FIFA가 북한에 매달리는(?) 것은 가급적 홈앤드어웨이 방식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FIFA는 북한이 한반도기와 아리랑을 계속 고집할 경우 쉽게 제3국 개최로 조정안을 내고, 북한이 또다시 이를 거부하면 몰수패를 선언할 수 있지만 월드컵예선 전체 일정을 매끄럽게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홈앤드어웨이 유지에 북한이 협조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FIFA의 권위와 정통성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그러나 FIFA가 무한정 기다려줄 것 같지는 않다. 한국팀의 숙소 및 훈련, 경기장 이동 등을 미리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응원단과 취재단 규모를 확정하고 선정하는 데에도 시간이 적잖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16강전 3국] 정관장배,한국팀 세 번째 승점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16강전 3국] 정관장배,한국팀 세 번째 승점

    제3보(24∼40) 4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6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 제2라운드 3차전에서 한국의 이하진 3단이 중국의 신예 판웨이징 2단을 158수만에 백불계로 제압했다. 이하진 3단은 초반포석에서 약간 밀렸지만, 중앙전투에서 찾아온 기회를 정확하게 포착해 승기를 잡아냈다. 얼마 전 끝난 전자랜드배 주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이 3단은 이날 대국을 포함, 최근 9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 3단의 다음 대국상대로는 일본의 만나미 4단의 출전이 유력한 상태. 만나미 4단은 지난대회에서 한국의 김혜민 4단과 현미진 4단 등을 물리치고 3연승을 거둔 바 있다. 흑29는 좌변에서 제일감으로 떠오르는 대세의 요처. 그러나 백이 30으로 뛰어 놓고 보니 흑의 세력이 약간 빛을 바랜 느낌이다. 백32로 지켜둔 것은 차돌같이 단단한 행마. 김승재 초단은 백홍석 5단의 완력을 의식한 듯 도무지 빈틈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백34가 백이 처음으로 선보인 과감한 돌진. 물론 흑의 입장에서는 백 한점을 크게 포위해 맹공을 퍼붓고 싶지만 중앙 흑대마가 아직 불안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백36이 적시의 응수타진. 여기서 흑이 (참고도1) 흑1로 잇는 것은 백2,4의 돌파를 당해 흑 석점이 크게 잡힌다. 백38이 좀처럼 생각할 수 없는 독특한 행마. 그러나 막상 흑의 응수도 만만치 않다. 실전처럼 백40의 붙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참고도2) 흑1로 치받아야 하는데, 이것은 백2로 좌변이 뚫려 흑도 겁나는 싸움이 된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美 대선 후보경선] 민주 ‘박빙승부’ 8월까지 간다

    [美 대선 후보경선] 민주 ‘박빙승부’ 8월까지 간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벼랑 끝으로 몰렸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이날 최대 격전지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승리하면서 기사회생한 것은 백인과 블루칼라 유권자들의 표심을 되돌려 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륜과 경험을 강조하고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호소가 먹혀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험 강조·준비된 대통령 호소 먹혀 4일(현지시간) AP통신이 출구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힐러리는 오하이오와 텍사스에서 백인 유권자 지지의 3분의2를 얻었다. 앞서 참패한 버지니아와 위스콘신에서는 오바마 의원이 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우세를 보였었다. 오하이오에서는 백인 남성의 절반 이상이 힐러리를 지지했고, 텍사스에서는 오바마와 힐러리가 절반씩 지지를 나눠가졌다. 힐러리는 블루칼라 유권자들, 특히 연소득 5만달러 이하 저소득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오하이오에서는 6대4의 우세한 비율로 오바마를 앞섰으며, 텍사스에서는 엇비슷했다. 여기에 전통적인 지지층인 여성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이탈이 거의 없었던 것도 승리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또 오바마의 지지층인 대학생과 연소득 10만달러 이상의 유권자들이 일부 흔들린 것도 눈에 띈다. 지난달 슈퍼 화요일 이후 힐러리 의원에게서 등을 돌렸던 이들 계층이 다시 힐러리에게 표를 던진 것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힐러리의 메시지가 먹혀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은 슈퍼 대의원들 손에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선거를 앞두고 부동층이 막판에 힐러리를 지지한 것을 힐러리 승리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힐러리가 최근 며칠 동안 ‘새벽 3시 백악관 긴급상황 전화’ 광고 등을 통해 자신의 위기관리 및 국정운영 능력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막판에 불거진 오바마 의원측의 캐나다 정부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뒷거래설도 오바마의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의 신선한 감동정치에서 힐러리의 경험(경륜) 쪽으로 옮겨온 유권자들의 관심이 남은 경선 기간 동안 유효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힐러리 의원은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모두 승리, 경선을 지속할 수 있는 명분은 확보했지만 대의원 수에서는 여전히 오바마 의원에게 뒤지고 있다. 미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힐러리나 오바마가 남은 예비선거와 코커스에서 모두 승리해도 양쪽 모두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수(2025명)를 확보하지 못한다. 결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오는 8월 말 덴버 전당대회에서 슈퍼 대의원들의 선택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이미 본선 채비에 들어간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와는 힘겨운 일전을 벌일 수밖에 없으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민주당 지도부의 고민이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경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당의 중진들이 슈퍼 대의원들을 설득, 대세를 따르도록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AP “힐러리·오바마 러닝메이트 가능성” 힐러리 의원이 다시 한번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기사회생함에 따라 승부는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려 하고 있다. 힐러리는 그동안 민주당 안팎에서 사퇴 압력을 받아왔었다. 힐러리 진영은 대의원수가 많은 대부분의 큰 주들에서 연승을 거둠으로써 본선 경쟁력이 입증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경선 완주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승리로 힐러리 의원은 상승세를 타면서 종반전으로 접어든 민주당 경선은 막판까지 예측 불허의 혼전 양상을 보이게 됐다. 한편 AP통신은 6일 힐러리가 오바마와 러닝메이트로 나설 가능성도 내비쳤지만 “유권자들은 여전히 누가 1위가 될지 결정해야만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kmkim@seoul.co.kr
  • 한은 배제 환율 개입 또 ‘조작국’ 오명 쓸라

    한은 배제 환율 개입 또 ‘조작국’ 오명 쓸라

    5일 외환시장은 하루평균 100억달러 규모에서 77억달러 규모로 거래량이 대폭 줄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정부가 환율정책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발언하자 시장이 눈치보기에 들어가 거래량이 줄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 장관은 “중앙은행은 원화 강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 정책과 상치되는 측면이 있다.”는 발언으로 한국은행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환율과 통화정책을 싸고 경기와 물가를 각각 책임지는 기획재정부와 한은의 ‘숙명적 전쟁’이 시작됐다는 말을 하고 있다. ●원·달러 1100원대까지 올리겠다는 것? 강 장관은 이미 여러 차례 환율과 관련해 ‘매파(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강경하게 대처하려는 사람들)’의 입장을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 2월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은 환율에 대해서 거짓말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같은 달 29일 “환율은 경제전쟁이자 경제주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지난 2004년 강력하게 환율방어를 해온 최중경 전 세계은행 상임이사가 기획재정부 제1차관에 합류하면서 환율방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최 차관은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시절(2003∼2004년) 외국환평형기금에서 외평채를 발행해 환율을 1140원에서 1180원선에 묶어 두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명분이었으나, 수출의 과실이 내수로 연결되지 않아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형편없었다. 당시 이라크 전쟁 발발로 1배럴 당 20달러 대 수준의 유가가 40달러 대 선으로 급등했지만, 정부가 환율을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했기 때문에 유류 상승분은 물가상승을 통해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또한 국가채무로 잡히는 외평채를 이용했기 때문에 외채규모가 2003년 1·4분기 186조 2000억원에서 2004년 1분기 242조 9000억원으로 1년만에 56조 6000억원이 급증했다. ●방향성 부여는 환투기세력 육성 외환시장에서는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외환당국은 다만 원화 변동성이 경기와 상관없이 역외거래로 교란될 때나 미세조정을 위해 들어오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 우리은행 외환시장운용팀 권우현 과장은 “원화의 경우 국제화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정부와 외환당국의 발언에 엔화나 달러화보다 훨씬 민감하다.”면서 “환투기 세력들이 준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환율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즉 정부가 환율을 시장에 맡기지 않고 목표치를 갖게 되면 정부로 표현되는 국민들은 손해를 보고, 투기세력은 돈을 번다. 특히 달러 약세가 대세인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을 부양하겠다고 한다면, 과거 2조원의 손실보다 훨씬 큰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 한 외환전문가는 “최 차관이 움직일 때만 해도 하루평균 달러 거래액이 26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4배로 늘어난 100억달러”라면서 “개입해서도 안 되고, 개입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미국이 6개월에 한번씩 각국의 외환시장을 평가해 내는 리포트에서 ‘환율조작국’으로 낙인찍으면 오명은 물론 관세 등에서 엄청난 불이익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美 대선 후보경선] 힐러리-오바마 “퇴로는 없다”

    [美 대선 후보경선] 힐러리-오바마 “퇴로는 없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4일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도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의원수가 많은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모두 승리하지 않는 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측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선은 최소 다음달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힐러리 의원이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상당한 표 차이로 이기지 않는 이상 대의원수에서 오바마 의원을 제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남은 대의원수가 많지 않아 어느 누구도 후보 지명에 필요한 2025명의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796명의 슈퍼 대의원들의 표심에 민주당 대선후보가 결정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힐러리 “블루칼라 표심 잡았다” 자신감 워싱턴포스트 집계결과 슈퍼대의원 쟁탈전에서는 힐러리가 241명 대 196명으로 오바마보다 45명 앞섰다.359명은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았다. 오바마측은 3일 텍사스에서는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블루칼라와 노조가 강한 오하이오에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젊은 유권자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오바마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힐러리 의원의 주요 기반인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거전문가들은 민주당의 경선 일정이 남아있지만 이미 대세는 오바마 의원쪽으로 기울었다고 보고 있다. 추를 힐러리 의원쪽으로 되돌려 놓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힐러리 의원측은 3일 회생 조짐이 보인다며 낙관론을 펴며 경선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론조사 결과 오하이오에서 지지율이 회복되면서 오바마와 두자릿수로 격차가 벌어졌고, 텍사스에서도 오차범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에서 여성표가 몰리기 시작했다는 점도 들었다. ●전문가들 “대세는 이미 오바마에 기울어” 하지만 선거 전문가들은 남은 경선에서 모두 이기더라도 대의원수 경쟁에서는 결과를 뒤집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슈퍼 대의원들의 결정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지만 이들 역시 유권자들의 선택과 상반되는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남은 것은 힐러리가 어떻게 명예롭게 퇴진하느냐라고 미 언론들은 지적한다. 경선을 계속 고집할 경우 민주당 안팎으로부터 빗발칠 ‘해당 행위’라는 비난을 과연 피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일부에서는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 결과에 따라 힐러리가 결단을 내릴 순간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 삼성전자 ‘첩첩산중’

    삼성전자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액정화면(LCD)에서의 일본 소니·샤프 제휴에 이어 반도체 시장에서도 후발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시작됐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모든 일정을 ‘4월23일’(특검 종료일) 이후로 미룬 채 손놓고 있다.●일본업체 동맹에 이어 이번엔 타이완·미국동맹 4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완 반도체 업체 난야와 미국 마이크론이 손잡았다. 난야는 50나노 이하 D램 생산을 위해 마이크론과 공동 기술개발 협약을 맺었다고 3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한달 전부터 무성했던 소문이 결국 ‘사실’로 나타난 것이다. 난야는 기술을, 마이크론은 돈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난야는 독일 키몬다와 더불어 ‘트렌치’(trench) 방식을 고집해 왔다. 트렌치란 웨이퍼 밑을 파내려가며 반도체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반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반도체는 위로 쌓아가는(스택·stack) 방식이다. 트렌치 방식은 미세회로 공정에 적합하지 않아 이미 대세는 스택으로 기울었다. 전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80%가 스택 방식이다. 업계 5위로 밀려나며 한때 D램사업 철수설까지 나돌았던 마이크론도 난야라는 새 돈줄을 잡아 부활의 기회를 노리게 됐다. 박현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난야-마이크론 동맹의 위력은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마이크론의 부활이 예견되는 만큼 세계 시장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엘피다, 마이크론 4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렌치 방식을 고집하는 업계 4위 키몬다는 더욱 고립되게 됐다.●엘피다-프로모스 제휴설도 업계 일각에서는 타이완 프로모스가 일본 엘피다와 손잡을지 모른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프로모스는 현재 하이닉스와 제휴 관계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60나노급 D램 기술 이전이 계속 연기되면서 프로모스의 ‘배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타이완 파워칩과 손을 잡은 엘피다가 프로모스마저 얻게 되면 세계 1·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말 특검이 시작된 이래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올해 투자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임승범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타이완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삼성전자(27%)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후발업체들의 생존을 건 합종연횡에 삼성전자가 계속 관망만 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은 일본 파이오니아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자체 생산을 중단하고 마쓰시타로부터 PDP모듈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4일 보도했다.PDP의 변화도 예상되는 대목이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美 대선 후보경선] 오바마 대세 굳히기냐 힐러리 기사회생이냐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예비선거가 텍사스와 오하이오,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등 4개주에서 4일(현지시간) 실시됐다.‘미니 슈퍼화요일’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번 경선에서 모두 370명의 대의원이 배분된다. 경선 결과에 따라 대의원 수에서 앞서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세를 굳히거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오바마의 12연승을 저지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의원이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미 대선정국은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과의 본선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오바마와 힐러리 의원이 한 곳씩 나눠 가질 경우 경선은 다음달 22일, 또는 8월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선거 전문가들은 이미 대세는 오바마 의원 쪽으로 기울어져 힐러리 의원이 압승하지 않는 한 판세를 역전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선거일을 하루 앞둔 3일까지 나타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텍사스와 버몬트주에서, 힐러리 의원은 오하이오와 로드아일랜드에서 각각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mkim@seoul.co.kr
  • [여성&남성]‘양성성’에 대한 단상

    [여성&남성]‘양성성’에 대한 단상

    “무슨 여자애가 저렇게 선머슴 같아?”, “남자가 계집애처럼 굴어서 되겠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자 같은 남자´, ‘남자 같은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들은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허무는 ‘비정상적인 집단´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성(性)의 경계가 조금씩 느슨해지고 ‘양성성(兩性性)이 유행을 타면서 이들에 대한 인식도 꽤나 부드러워졌다. 심지어 양성성을 ‘미덕´으로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동성들이 바라보는 ‘남자 같은 여자´, ‘여자 같은 남자´의 생각은 어떨까. 이들에 대한 여와 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숭없는 그녀’ 멋진Girl ● “남성적인 여자 보면 지레 반감” 대학생 김모(23·여)씨는 일명 ‘여고-여대 라인´이다. 사춘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성 공동체에 길들여지면서 온갖 유형의 여성들을 다 만나봤다. 여성성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친구부터 역으로 남자 같은 여자들까지 못본 사람들이 없다. 이 가운데 김씨는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해 고운 시선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짧은 커트머리에 굵은 목소리, 행동에 터프함이 묻어나는 여자 아이들을 볼 때 왠지 어색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남자같이 행동하는 아이들은 대개 레즈비언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남성적인 여자 아이들을 보면 지레 반감이 들더군요. 왜 자신의 여성성을 굳이 죽여 가며 남자인 양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괜히 멋있는 척 구는 면도 있는 것 같고요.” 김씨는 최근 드라마에서 멋있게 비춰지는 ‘양성형 인간´에 대해서도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실제는 이와 크게 다르다고 말한다. “남자 같은 여자가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나온 은찬이(윤은혜 역)와 같다면 또 모르죠. 하지만 은찬이는 드라마 속 미화된 캐릭터일 뿐입니다. 전 정말 남자같이 행동하는 여자들이 이해가 안 돼요. 반감이 드는 게 사실이고요.” ● “여성성 무시하는 태도 이해 못해” 직장인 최모(25·여)씨도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최씨는 이들이 여성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씨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생겨났다. “회사에 남자 같은 여자 동료가 있는데 앙숙이에요. 그 동료는 저를 ‘과도하게 여성스러운 말투를 쓴다. ´며 비꼬는 투로 대합니다. 치마를 입고 온 날은 치마를 입었다고 비꼬고, 화장을 좀 진하게 한 날은 그럴 시간에 책이라도 한 장 더 보라고 충고해요.” 이럴 때마다 최씨는 어이가 없다. 이 때문에 회사 내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경우도 많다. “왜 사사건건 제게 시비를 걸까요. 자신과 다르다고 매사 지적하는 그 동료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편견일는지 모르겠지만 심리적으로 남성적인 여자들은 본인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여성스러운 여자들은 생각이 없다든지 우습다든지 약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해요. 저도 그런 여자 동기를 볼 때마다 괜히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요. 상대하기도 싫어요.” 대학원생 박모(24·여)씨도 남성스러운 여성을 볼 때마다 ‘억지스럽다. ´는 느낌이 든다. 고등학교 시절엔 남자 같은 여자를 보면 쿨(Cool)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박씨는 대학생이 된 뒤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한다. 같은 과 친구 중 유난히 남자같이 구는 여자 친구의 행동 때문이었다. 가끔 도를 넘는 행동으로 구설수에 자주 오르내렸다는 박씨의 친구. 친구의 억지스러운 행동은 주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 때가 많았다. “1학년 때 대성리로 MT를 갔었어요. 장을 봐온 짐을 옮기는데 좀 무겁더라고요. 20명 정도 간 MT이니 얼마나 먹을 것이 많았겠어요. 약간 힘든 척을 했더니 대놓고 제게 욕을 하더라고요. 어이가 없었죠. 그러면서 보란 듯이 무리하게 많은 짐을 들고 몇 걸음 걸어가더군요. 제게 힘을 과시한 거죠. 몇분 뒤 힘이 부쳤는지 들고 있던 짐을 모두 땅에 내동댕이쳤어요. 죄 없는 계란만 다 깨뜨렸지 뭐예요.” ● “내숭女보다 터프女가 더 멋져요.” 직장인 노모(25·여)씨는 남자 같은 여자를 보면 개성 있어 보여 한편으로는 부럽다. 또 그런 그녀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노씨의 경우 보통 여자라고 하면 다소곳하고 머리가 긴 고정관념의 여성성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반면 남성성을 지닌 여성들은 적극적이고 활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미도 있어 보이고 남과 다른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남자 같은 여자들이 건강해 보이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활발해 보이고 성격도 화끈해 보여요. 이런 점에서 이들이 무척 긍정적으로 보여요. 모든 여성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긴 생머리에 다소곳한 성격을 지녔다면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남자 같은 여자. 뭔가 개성 있어 보이고 독특하지 않나요?” 대학생 이모(22·여)씨는 자칭 ‘남성미 넘치는 여성´이다. 남들이 자신에 대해 뭐라 말하든 개의치 않는다. 이씨는 어린 시절부터 여성들의 내숭이 너무 싫었다. 별거 아닌 것에 호들갑을 떨고 힘이 넘치면서도 약한 척하는 여성들의 내숭이 싫었다. 무거운 짐도 일부러 더 들고 강해지려고 노력했다. “사실 남자 같은 제 자신에 대해 불만은 없어요. 주위 친구들도 많이 이해해 줘요. 여고를 나왔는데 학교 다닐 때 가끔 좋아한다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냥 웃고 넘겼습니다. 외모 역시 말할 것도 없다. 이씨는 여성보단 남성 쪽에 가깝다. 헤어스타일이나 패션스타일이 어떠하냐에 따라 몸가짐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급적 치마보다는 바지, 긴 머리보다는 짧은 컷 머리를 선호한다. “기계공학을 전공하는데 과 특성상 남자들이 많아요. 자연스레 어울려서 지내죠. 선배들에게 형이라고도 부르고요. 전 여성스러운 건 체질적으로 싫어해요. 그냥 털털하고 활발한 게 좋아요.” 직장인 강모(23·여)씨는 남자 같은 여자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남성미가 나는 여성은 괜히 당당해 보이고 멋져 보이기 때문이다. 왜소한 몸에 소극적인 성격을 지닌 자신과 대비돼 그저 부러울 뿐이다. 남성미 넘치는 여성들은 리더십도 있어 보인다. “왠지 그녀들의 남성성이 멋지지 않나요? 요즘은 양성성이 대세잖아요. 여성적인 측면과 남성적인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면 분명 경쟁력이 있다고 봐요. 제 주변에도 남성적인 친구들이 많은데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요. 남성적인 여자에 대해 편견을 갖는 사람들이 일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옳지 않죠.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인가요?”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섬세한 감수성’ 男부럽군 ● “심리적 거부감 어쩔 수 없어” “여자 같은 남자들 보고 있으면 내가 다 민망해요. 아무리 마음을 열고 이해하려고 해도 심리적 거부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대학생 김모(26)씨는 여자 같은 남자들을 차마 눈뜨고 지켜보기가 어렵다. 경북 경주의 보수적인 집안에서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란 김씨는 이런 사람들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비록 대학에서 여성학 수업도 들어보고 ‘오픈 마인드´를 가지려고 노력도 해 봤지만 아직은 쉽게 다가오지가 않는다. “아직 남자는 남자다워야 보기 좋아요. 남자가 여자처럼 굴면 왠지 뭔가 비정상적인 것 같고 그래서 멀리하게 돼요.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사실 그런 친구들 있으면 많이 놀려대기도 하잖아요.” 직장인 김모(27)씨도 마찬가지. 김씨도 여성스런 말투와 표정을 쓰고 슬픈 영화에 찔끔 눈물을 흘리는 남자들을 보면 ‘쟤 왜 저래. ´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 제 아무리 남녀의 역할이 불분명해지고 있다지만 지킬 건 지켜야 한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어머´, ‘웬일이니?´ 같은 여성적인 표현을 쓰는 남자들이 부쩍 많아졌어요. 사회가 변하고는 있지만 상대에게 거부감을 준다면 본인도 노력해 고쳐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특히 남성들이 많이 모인 집단에서는 ‘여자 같은 남자´에 대한 혐오감이 강하다. 남중(男中)과 남고(男高) 출신에 현역으로 군복무까지 마친 이모(26)씨는 ‘남자들의 소굴´을 경험하며 이들에 대한 적대감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고등학교 시절 여자 같은 남자애가 한 명 있었는데 모두 그 아이 흉내를 내기도 하고 놀림도 심했어요. ‘게이´라는 소문도 파다했고요. 나중에 그 아이와 진지하게 얘기를 해봤는데 상처를 꽤나 많이 받고 있었습니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씨는 여자처럼 행동하는 구성원에 대한 언어 폭력은 정말 대단했다고 말한다. ‘이딴 녀석이 어떻게 군대를 들어왔냐. ´는 말부터 심한 욕설, 심지어 성희롱까지 벌어졌다. “군대란 조직이 원래 ‘남성성´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잖아요.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여자 같은 행동과 감수성을 지닌 남자들이 살아남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 양성형 남성이 여자에게 인기가 좋다? 그러나 모든 남성들이 이들을 혐오의 눈길로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갖추지 못한 ‘여성적 섬세함´이나 ‘부드러움´을 부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학원생 권모(27)씨에게는 친한 친구 가운데 ‘여자 같은 남자´가 있다. ‘어머!´라는 말투를 연발해 가끔 닭살(?)이 돋기는 하지만 부드러운 말투와 섬세한 감수성이 부럽다.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많더라고요. 물론 여자들도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그 친구의 여성적인 말투와 행동, 그리고 부드러운 감수성을 좋게 보는 여자들이 많아요. 왠지 터프가이가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요즘엔 이런 ‘양성형 인간´의 인기가 부쩍 치솟고 있는 느낌입니다.” 평소 무뚝뚝한 말투로 스스로를 ‘여자에게 인기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권씨는 이런 이유로 이 친구의 ‘여성스러움´을 흉내내고 있다. 보다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하고 해맑은 웃음을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자칭 ‘양성성 찬양론자´인 대학원생 김모(27)씨는 ‘남자다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주변에서 흔히 ‘남자답다. ´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의 특징을 종합해 보면 외적으로는 근육질 몸매에 큰 키, 내적으로는 통 크고 결단력도 있으며 여자를 휘어잡는 약간의 권위를 가진 사람, 또 윗사람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할 줄 알는 ‘시원스러움´과 ‘넉살´, 이런 것들로 종합되더군요.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과연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인간형일까요.” 김씨는 사람들이 좋게 보고 있는 ‘남성성´에 대해 불만이 많다. ‘남자답다. ´라는 개념이 ‘멋있다. ´라는 말과 등식처럼 이해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별로 멋있지 않은´ 인간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저 사람 정말 남자야. ´라고 말할 때 어떤 사람인지를 관심있게 보면 비민주적이고 가부장적인 인간형인 경우가 많아요. 과거부터 남성스러움에 환호를 보냈던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온 듯합니다. 그러나 현대사회가 권하는 ‘민주적 인간형´과는 충분한 차이가 있습니다. 양성성은 이러한 개념의 한계를 극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 양성성은 남녀평등의 ‘밑거름´ 본인 스스로 ‘여자 같은 남자´라고 생각하는 직장인 김모(27)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별명이 ‘여자´였다. 놀림도 많이 받았고 이 때문에 상처도 컸다. 김씨는 이때 ‘안 되겠다. ´싶었다고 한다. 민감한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이런 자신의 모습이 너무 싫어졌기 때문이다. ‘남자답게´ 보이기 위해 태권도도 배웠고 욕설도 해대며 서서히 ‘남자다움´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춘기가 지나고 대학에 입학했을 때 이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시대도 많이 변했죠. 제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양성성´이란 말은 없었으니까요.” 김씨는 과거 왜곡된 남성성에 매몰된 채 자신의 정체성을 바꾸려 노력했던 점이 후회스럽다. 남성과 여성의 장점을 고루 갖춘 사람으로 거듭날 기회를 스스로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많이 양성화되고 있습니다. 성역할도 많이 깨지고 있고 이에 따라 남성과 여성을 규정하는 제약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죠. 그러나 아직도 그 잔재는 남아 있어요. 특히 남성이 많이 모여 있는 집단에서는 ‘여성적인 남성´은 아직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군대가 대표적이죠. 특히 전통적으로 남성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보니 의도하지 않게 여성성을 무시하는 경향도 있고요. 따라서 양성성은 남녀평등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5)· 연구·혁신만이 살길이다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5)· 연구·혁신만이 살길이다

    새로운 성장원을 찾으려면 새 기술이 나와야 하고 과학 발전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학부 출신 이공계는 많아도 고급 인력은 적다.2002년 우리나라의 이공계 박사학위 배출자는 2747명으로 미국(1만 7555명)의 6분의1, 일본(5572명)의 2분의1 수준이다. 국내에서 연구하려는 사람은 더욱 적다. 지난해 서울대는 신임교수 7명을 공모,40명이 지원했다. 그러나 채용에 실패했다. 서울대가 원하는 수준은 높지만, 그 수준에 맞는 전문가들이 원하는 지원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공계 기피는 전세계적 현상이긴 하다. 이웃나라 일본도 이공계의 박사과정 지원율이 60%를 밑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2002년 ‘지재입국(知財立國)’을 내걸며 정부 차원의 지적재산 강화노력을 실천중이다. 현재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일본 전자업체들의 합종연횡, 딸기 종자를 둘러싼 로열티 분쟁 뒤에는 일본 정부가 있다고 업체들은 본다. 우리나라의 2005년 기술료 수지(수입액-지출액)는 29억달러(2조 7300억원) 적자였다.25년 연속 적자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술응용력의 발전이 거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2003년 세계 시장점유율 1위 품목수가 71개에서 2004년 이후 59개로 줄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모방의 시대에서 창조의 시대로,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로 가는 길목에는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장애물이 놓여 있다. ●기초과학 발전은 인내력이 관건 과학이 늘 푸대접을 받지는 않았다.1965년 출범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설립 2년만에 분야별 핵심 과학자 35명을 모았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과학입국’을 표방하면서 대통령 연봉을 넘는 파격적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KIST는 아직도 정부 출연 연구기관중 미흡하나마 연봉이 가장 높다. 과학기술부 발표에 따르면 평균 8273만원이며 1억원대 연봉자도 100명에 가깝다. 연구기관별 차이가 큰 가운데 기초과학연구 분야 연구소의 연봉이 하위권에 머문다. 장진규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기술경제연구센터 소장은 “기초과학 연구에 대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잣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물론 국회 등 공공섹터가 기초과학 연구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결과물에 대해 조급증을 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응용과학과 달리 성과가 가시화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기초연구, 원천기술 연구가 없이는 새로운 기술 발전은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사업화 고민을 우리나라 정부와 민간이 2006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돈은 286억달러다. 다른 나라에 비해 금액이 절대적으로 적다. 예산마저 적재적소에 분배되지 않는다는 비판에, 연구결과가 산업화되는 비율도 낮다.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대학 및 연구기관의 기술이전율은 20.3%로 미국 41.6%의 절반 수준이다. 기술사업화 전담조직의 평균 보유인력 차이와 같은 수준이다. 산업연구원 조진애 연구위원은 “기초연구는 아이디어 발굴 차원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사업성이 인정되는 연구는 프로젝트매니저(PM)를 선정, 사업화는 물론 추가 R&D와 관련 예산까지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열리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투자유치 상담에도 이공계 인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행사진행팀은 비슷한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만남을 주선하는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내용이 전혀 달라 만남이 5분만에 깨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의대생을 활용하자 이공계 기피의 또 다른 현상은 의대생의 폭발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매년 의대 졸업자가 4000명 이상인 나라는 한국, 미국, 일본, 영국, 이탈리아, 터키 6개국이다. 그러나 의대 관련 분야의 연구인력은 여전히 적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병원 내 연구인력은 7000명 정도로 전체 의사수의 8% 정도다. 하버드 의과대학 부설 종합병원인 MGH는 연구인력 비중이 44%다. 미래 유망산업 중 상당수가 의학과 연계돼 있다. 의료산업은 의학, 공학, 과학 등 학문간 접근이 필요한 분야다. 삼성경제연구소 류지성 수석 연구원은 “현재는 이공계와 의학계가 따로 활동하고 있지만 앞으로 협업을 통해 미래 의료산업을 이끌 연구중심의 병원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선진국의 과학 지원 사례 세계 각국은 연구·혁신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는 남보다 앞선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국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연구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논의 또한 활발하다. 성과를 이룬 학자들에게는 파격적인 보상도 잊지 않는다. 유럽연합(EU)은 2006년 미국 MIT에 버금가는 연구기관으로 ‘유럽기술·혁신공과대학원(EIT)’을 세우기로 했다.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는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들을 묶는 지식공동체다. 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교육, 연구기관간 네트워크,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운영과정을 구축할 계획이다.2009년 세워질 이 연구원 예산은 3억 800만유로(약 4360억원)다. 연구분야도 기업 관련자가 중심이 된 조정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지난 100년간 2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는 세계 최고 교수진 영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유럽의 노벨상으로 간주되는 EURYI를 받은 젊은 교수 4인에게는 총 500만유로(70억원)가 지원됐고 개인별 팀도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미국은 연구결과가 실용화돼 수익이 발생할 경우 발명가에게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스탠퍼드,MIT 등 미국 주요 대학들은 수익의 3분의 1을 발명가에게 지급한다. 미국 대학이 기술료로 벌어들이는 돈은 한해 16억달러 수준이다. 해외 고급인력 유치에도 열심이다.EB1(최우선 취업 1순위),EB2(전문직 2순위), 단기비자 H1B(특수기능종사자) 등을 운영, 한해 14만명 이상에게 발급하고 있다. 고급 인력 확보는 가히 전쟁에 가까울 정도로 치열하다. 영국은 2002년부터 HSMP(Highly Skilled Migrant Programme)을 운영하고 있다. 고급 인력이 1년간 체류한 뒤 마음에 들면 4년 연장이 가능하다. 학력, 직업, 수입, 취업분야업적, 배우자 업적 등 5개 항목을 평가해 영주권도 발급한다. 일본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20년이나 공을 들였다.1983년부터 ‘외국인 유학생 10만명 유치’를 목표로 계속 투자,2003년 목표를 달성했다.2003년 한해에만 투자된 금액이 591억엔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외국 초일류 기업들의 변신 최근 몇 년 동안 초일류 제품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외국기업들의 공통점은? 답은 연구개발(R&D) 분야의 혁신이다. 과거 R&D의 대세가 연구인력과 예산 등 기반 여건의 확대에 그쳤다면 이제는 R&D의 틀 자체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혁신이 초일류 제품을 만드는 전제 조건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프링글스’라는 과자로 유명한 P&G는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한 개방형 R&D 모델로 세계 최고의 소비재 기업의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 이른바 ‘C&D’(Connect & Develop) 모델이다. 사내 연구인력 외에 기술사업가라고 불리는 70여명의 전문인력을 네트워크로 구성해 따로 활용하는 것. 이들은 발명가와 과학자들로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수시로 제공한다. 2004년 출시돼 대박을 터뜨린 ‘프링글스 프린트’도 ‘C&D’의 성과였다. 감자칩에 간단한 유머나 상식을 새겨넣는 간단한 아이디어였지만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제품 개발 기간도 2년 이상에서 1년으로 단축됐다. 폐쇄적인 R&D의 대상을 외부에서 찾는 역발상이 적중된 사례다. 3M은 연구개발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 성공한 경우다.2000년까지 3M은 이미 근무시간의 15%를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품 개발에 쓰자는 ‘15% 룰(rule)’로 유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눠먹기식으로 변질되는 것이 문제였다. 성과 평가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탓이었다.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는 아이디어는 10%도 되지 못했다. 그러나 ‘3M 가속 프로젝트’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에 대한 인센티브를 명확히 주기 위해 보상 시스템을 다시 만들었다. 자원배분도 시장기회가 많은 분야를 중심으로 재조정했다. 이 결과 그동안 신제품 개발이 부진했던 의료 부문의 수익이 5% 이상 올랐고, 회사 전체적으로도 신제품 개발 주기가 1년 이상 앞당겨졌다. 요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MP3인 아이팟(iPod)이 출시된 배경에도 획기적인 R&D의 변신이 있었다. 바로 소비자 중심의 R&D였다. 아이팟을 만든 애플은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혁신의 대명사로 불렸다. 그러나 기술개발에만 치우쳐 소비자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R&D를 기술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바꾸면서 애플의 옛 명성은 최근 다시 부활하고 있다. 제품 혁신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사업 모델 자체를 통째로 바꿨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음악판매 채널인 아이튠스(iTunes)의 도입 등 새로운 사업 기회로도 이어졌다.R&D의 엄청난 가능성과 힘을 보여준 사례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못말리는 저승사자’ 박재승

    ‘못말리는 저승사자’ 박재승

    “아무도 못 건드린다. 말 그대로 저승사자다.”(통합민주당 수도권 초선의원) 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호남현역 30% 탈락”부터 “책임 있는 중진의 자기 희생”까지 그의 칼날은 민주당 전체를 향하고 있다. 민주당 분위기는 ‘살얼음판’이다. 애초 “강단 있는 분이지만 정치적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평이 대세였다. 그러나 현재는 “당을 쥐락펴락한다. 노회한 정치인도 한수 접을 정도다.”는 말이 공공연해졌다. 박 위원장의 ‘위력’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29일 공심위 회의에서는 최인기 정책위의장이 ‘코너’에 몰렸다. 박 위원장은 ‘취조’하듯 추궁했다.“혹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내 얘기 안 나왔느냐. 사실대로 말하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별로 안 나왔습니다.”며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호락호락 넘어갈 박 위원장이 아니었다.“나왔을 거다. 얘기를 해줘야 회의 진행한다. 회의를 진행하는 게 우스워질 수도 있으니까.”라고 했다. 호남 물갈이·공천배제 기준 등을 둘러싼 반발 기류를 의식한 언급이다. 손학규 대표, 정동영 전 대선 후보, 강금실 최고위원 등을 향해서도 지역구 출마를 압박했다.“밑의 당원은 쇄신대상이 되고 있는데 자기는 자기지역에 편하게 나가 국회의원 되려고 하느냐.”고 했다.“솔선수범해라. 나라면 그렇게 하겠다.”고도 했다. 고흥·보성에 공천 신청을 한 박상천 공동대표도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박 위원장의 정치력은 취임 직후 박 공동대표와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이미 일단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공천 과정에 정치적 조율이 필요하다. 그게 정치권의 전례”라고 했다. 공심위의 전권행사에 ‘딴지’를 건 것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쇠고집’으로 버텼다. 지난 19일 공심위원 발표와 임명장 수여식을 모두 거부했고, 결국 지도부는 손을 들어야 했다. 그는 전략공천과 비례대표 공천에 대한 실질적 권한을 모두 쥐고 있다. 지도부는 “전략 공천을 정치권 밖의 공심위원들에게 맡길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26일 공심위 회의에서는 회의 내용 유출을 이유로 공심위원들을 공개 질타하기도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2008 K-리그 전력점검] (2) 성남·부산

    [2008 K-리그 전력점검] (2) 성남·부산

    ■ 굵직한 재목들 떠나 또 무관의 설움 우려 성남 일화는 지난해 2위 등 매년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김두현이 웨스트브롬으로 떠났고 수비수 조용형이 제주로 돌아갔다. 이따마르는 멕시코 치아파스로 이적했다. 듬직했던 수문장 김용대는 군에 입대, 광주로 옮겼다.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필요했지만 웬일인지 성남은 FC서울에서 지난해 부진했던 브라질 용병 두두를 다시 불러왔을 뿐이다. 두두는 일본 미야자키 전훈에서 공격의 축 모따와 호흡을 맞춰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려 2승2무의 성적에 기여했다. 특히 벤프레 고흐전에선 해트트릭까지 기록했다. 성남은 시즌 개막을 일주일 앞둔 28일 강릉으로 마지막 담금질을 떠났다. 올림픽대표팀에서 박주영(서울)의 공백을 메웠던 한동원이 김두현의 자리를 어느 정도 대신할지가 관건. 선수층이 엷어진 데다 주전 노쇠화도 상당하지만 K-리그의 대표적인 지장(智將) 김학범 감독은 ‘컴퓨터 포백’에 사활을 걸고 있다.‘식사마’ 김상식을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수비수로 전직배치, 뒷문을 걸어잠그겠다는 것. 그러나 수비진의 스피드와 힘이 떨어지는 게 걱정거리. 지난 시즌 44골을 넣어 팀득점 1위에 올랐던 성남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따의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해 포항에 무릎을 꿇은 것은 물론, 컵대회와 FA컵,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트로피 하나 들어올리지 못했다. 설움을 갚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안정환 연착륙 숙제 관중몰이 성과 낼까 부산 아이파크는 1990년대 간판 스트라이커 출신인 황선홍 감독과 8년 만에 돌아온 ‘반지의 제왕’ 안정환의 결합으로 지난해 13위의 부진을 털고 관중몰이에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홈구장인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는 가변좌석을 설치, 터치라인과의 거리를 좁혀 전용구장 효과를 낸다.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을 안정환의 연착륙에 팀성적의 부활이 달려 있는 셈. 그러나 황 감독은 28일 그의 개막전 투입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왼쪽 윙포워드로 기용될 한정화도 주목할 선수. 작은 체구에도 바지런한 움직임과 예리한 측면공격으로 지난해 후반기 가능성을 엿보여 최고의 재간둥이로 꼽힌다. 김창수를 대전에서 데려와 수비진 보강은 물론, 활발한 공격가담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풀백이었던 이강진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려 공수 조율을 맡기는 점도 지난해와 달라지는 점. 일본 구마모토 전훈 초반,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후반에 요코하마FC, 북한대표팀의 주포 정대세가 소속된 가와사키 프론탈레 등 강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쳐 전력이 안정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외국인선수의 기량이 신통찮고 선수층마저 엷어 전체적인 전력은 10위권 안팎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끌어올리는 것은 초보감독의 몫으로 남아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PL의 빛과 그림자

    신세계의 주력인 이마트의 최우선 과제는 일명 PL(Private label)로 불리는 자체 브랜드 매출을 강화하는 것이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업체의 마케팅 비용을 빼서 원가를 떨어뜨리고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한다는 면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구매파워를 무기로 제조사의 팔을 비틀어 자기 배만 불린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아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최근엔 PL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수 제조사의 브랜드 이름 그대로 이마트 내에서만 판매하는 이른바 JBP(조인트 비즈니스 플랜) 제품군을 늘리는 일에 진력하고 있다.PL만으로는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PL이 기존 제조사 제품보다 20∼40% 싸더라도 농심의 신라면, 맥심의 커피믹스 등 1등 제품 매출을 따라잡지 못한다. 이마트는 최근 풀무원과 LG생활건강을 JBP 파트너로 잡았다. 연내 이같은 파트너를 1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의 PL이나 JBP가 확대되는 만큼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수 업체가 이마트의 JBP 파트너가 되는 데에는 매출이 많은 이마트와 손잡고 다른 경쟁사 제품을 이기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자체 브랜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마트의 JBP파트너로 나서는 것은 PL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보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싸게 쓰기 위해서는 건실한 제조 업체가 경쟁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면서 “제조사와 상생의 마인드로 유통 질서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가격으로 소비자의 물가 시름을 덜어주는 이마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생필품 가격을 20∼40% 낮추겠다며 PL을 본격화했다. 신선식품, 생활용품, 가전, 패션 등 부문에서 현재 18개 브랜드 1만 5000여개 PL상품을 갖고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PL 비중을 지난 연말 11%에서 올해 13%로 늘리고,2010년 23%,2017년 30%까지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기고] 규제완화와 초고층 건축/김상대 高大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대한건축학회 부회장

    [기고] 규제완화와 초고층 건축/김상대 高大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대한건축학회 부회장

    1990년대 이래로 아시아의 경제 성장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앞지르고 공학기술의 총아인 초고층 건물도 대부분 아시아에서 세워지고 있다. 특히 중동과 중국에서는 버즈두바이(160층), 상하이세계금융센터(SWFC,101층), 진마오(88층) 등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초고층 건물을 건설하여 국제적으로 위상을 드높이고, 나아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등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초고층 건물이 세워진 사례는 다수가 있다. 말레이시아의 모하마드 마하티르 총리가 페트로나스 타워(88층)를 국가적 위신을 높이기 위해 추진했으며, 중국과의 대결에서 뒤지지 않으려는 타이완 당국의 의지로 건립된 타이베이 101(101층), 그리고 상하이를 세계 금융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중국 최고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SWFC가 여기에 속한다. 규제완화 측면에서는 미국, 타이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이미 많은 초고층 건물을 보유한 국가에서는 초고층 건축을 장려하기 위해 항공기 운항과 관련된 각종 제약들을 완화하였다. 타이완의 경우 타이베이 101 건설 당시 타이베이 공항의 활주로 남측 약 4㎞ 지점에 508m 높이의 이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비행안전구역 일부 구간의 제한높이를 145m에서 600m로 상향 조정했으며 3개 항로를 폐쇄하고 4개 항로를 신설했다. 또한 UAE의 버즈 두바이의 경우는 타워가 150m에 도달하면 공항 레이더에 사각지대가 생기고 모든 비행절차와 활주로 장비에 영향이 예상되자 두바이 국제공항공사와 협력하여 새로운 비행절차를 수립하였고, 미국 뉴욕의 JFK공항은 주거지역 소음피해의 최소화를 위하여 활주로 직전에서 급회전하여 착륙하도록 계기절차를 수정하는 비표준적인 절차까지도 인가하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초고층의 물결 속에 우리나라는 아직도 타협과 조정의 묘를 살리지 못하고 여러 프로젝트가 계획단계에서 법규나 기타 제약들로 인해 답보하고 있다. 특히 잠실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는 초고층 건물의 위치가 비행안전구역 밖에 위치하고 정부가 발주한 두 번의 미연방항공청 기술검토 용역 및 행정협의 조정과정에서의 비행안전영향평가 용역에서 초고층 건축이 가능하다고 검토되었지만 행정조정 협의회에서는 결국 40층 이하로 건설하도록 결정하였다. 알려진 바로는 계기착륙(ILS), 정밀접근레이더(PAR), 전술항행표지시설(TACAN) 등에서는 별 문제가 없지만, 전방향 표지시설(VOR)과 공항 감시레이더(ASR) 등에는 다소의 문제가 있어 고도제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의 사례(타이베이, 두바이, 뉴욕)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가적 사업을 위하여 정부가 앞장서서 민간의 애로점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대화와 설득과 조정을 통하여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제3의 길은 언제나 있을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지혜가 될 것이다. 초고층 건축물을 건설하면 사회·문화·경제·기술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높기 때문에 규제보다는 지원과 협력의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대한 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경쟁력과 대응실태 조사 결과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은 볼거리가 없는 나라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보다 상하이가 먼저 떠오르는 도시경쟁력의 시대에 서울의 이미지 변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세계적 대세인 초고층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탈피하고 여러 제약 규정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불합리한 규제는 철폐하고 실리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여 서울을 세계의 대표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김상대 高大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대한건축학회 부회장
  • 남북축구 평양원정 “10% 여지 남았다”

    “10%의 여지는 있지 않겠습니까?” 전날 개성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 남북대결 실무협상을 끝내고 돌아온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부회장은 27일 “평양 경기를 기대하는 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축구협회가 중재를 요청할 예정인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날 오후 4시까지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전날 뉴욕필하모닉 연주회가 열린 동평양극장에 성조기가 펄럭이고 미국 국가가 연주된 것에 견줘 ‘왜 태극기와 애국가는 안 된다는 거냐.’는 안타까운 반응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제한된 공간에서의 연주회와 10만명이 들어가는 운동장에서의 축구경기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그런 면에서 (북한이)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협회는 FIFA에 중재를 요청하는 한편,‘10%의 타결 여지’ 때문에 제3의 채널을 통해 북쪽과 협의하는 방안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세(가와사키)의 가세로 1966년 이후 44년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꾸는 북한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내치기 어려울 것이란 계산도 작용했다. 앞으로의 시나리오는 ▲FIFA가 다리를 놓아 평양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 ▲중국 등 제3국에서 개최하는 방안 ▲FIFA가 정치색 배제를 들어 북한에 몰수패를 선언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제3국 개최가 가장 현실적이지만 한 푼의 달러가 아쉬운 북쪽으로선 100만달러(약 9억 4000만원)에 이르는 중계권료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 북한은 2005년 3월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른 독일월드컵 이란과의 최종예선 홈경기에서 관중들이 난동을 부려 다음 홈경기를 제3국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른 전력이 있다. 무관중 경기 징계만 피하면 중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도 이번 동아시아축구대회에서 경험했듯이 평양 홈경기와 비슷한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적응 걱정이 적지 않았던 김일성경기장의 인조잔디를 피할 수 있어 오히려 유리해지는 측면도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 대선 후보경선] 오바마 대세론 굳어지나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에 ‘오바마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다. USA투데이는 지난 21∼24일 2021명(민주당원 1009명, 공화당원 829명, 무당파 18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민주당원 및 무당파층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51%를 얻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가 전국 단위 조사에서 지지율 과반을 차지하기는 처음이다. 오바마는 39%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12%포인트 앞섰다. 오바마는 지난 25일 CBS와 뉴욕타임스(NYT)가 조사한 전국 단위 조사에서도 54%의 지지율로 38%의 힐러리를 16%포인트나 앞섰다. 다음달 4일 ‘미니 슈퍼화요일’을 1주일여 앞두고 오바마의 대세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지난 5일 ‘슈퍼 화요일’ 이후 오바마가 11연승을 거두며 선전한 게 전국 여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바마를 시샘하는 잡음도 이어졌다. 이날 AP통신과 ABC방송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시가지에서 매케인 지원유세에 나선 방송인 빌 커닝햄은 오바마를 은근히 낮춰 부르며 흠집을 냈다.실제 이름은 ‘버락 후세인 오바마’이지만 본인이 중간이름을 빼고 사용해 왔는데 커닝햄은 집어넣어 부른 것이다. 그러나 매케인이 “내가 존경하는 오바마 의원을 헐뜯는 어떤 언급도 적절치 않다.”며 사과하고 오바마 캠프가 이를 받아들여 진화됐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2)밑바닥 경제 살리기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2)밑바닥 경제 살리기

    “성장의 내실이 실제 사회적 약자에게 어떻게 혜택을 주느냐, 그런 관점에서 정책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전인 지난 17일 열린 새 정부 국정과제 워크숍에서 한 말이다. 경제성장률의 수치도 중요하지만 그 혜택이 서민이나 중소기업에게도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더욱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특히 성장 우선의 성장복지 경제정책이 핵심인 ‘이명박식 경제주의’(MB노믹스)의 특성상 이 대통령이 표방한 친기업 정책이 친재벌 또는 친대기업 정책으로 변질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MB노믹스의 핵심은 선(先)경제성장이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능력 있는 기업과 인재를 많이 키워내 ‘선진 사회’로 가면 경제도 성장하고, 결국 일자리도 늘어 자연스럽게 복지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아랫목이 따뜻하면 윗목도 따뜻해진다는 논리다.‘능동적 복지’라는 말도 여기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의 걱정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새 정부의 서민경제 정책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데 근거한다. 있더라도 규제를 푼다는 식으로 추상적이고 모호해 실행 가능성 자체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지금까지 나온 내용 가운데 서민경제를 위한 의미있는 대책은 산업은행을 민영화한 기금으로 한국투자펀드를 조성, 중소기업 금융을 강화한다는 것이 전부다. 김남근 변호사는 “시장자율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공공성 원리를 위해 해결해야 할 부분도 중요하다.”면서 “서민 신용대출을 위한 국책은행의 설립이나 개인파산·회생제 활성화, 장기전세 임대주택 공급계획, 대학 등록금 해결 방안, 비정규직 축소, 징벌적 손해배상 등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한성대 무역학과 교수)은 “대기업 위주의 낡은 성장전략만 고수하기보다는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을 목표로 한 직접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대책만 해도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조했다. 김상조 소장은 “2002년 현재 보증과 융자, 투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금융지원 규모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6.6%로 미국(0.2%)이나 프랑스(0.5%)보다 훨씬 높지만 이를 체감하는 중소기업은 거의 없다.”면서 “중소기업을 잘 아는 은행 등에 지원 대상의 선별·관리·회수 업무를 맡기는 등 지원의 전달장치부터 개선, 지원 자금이 눈먼 돈이 되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규제는 풀더라도 대기업의 중소기업 하청에 대한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정승일 박사는 “핀란드의 노키아가 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이 규제 완화에 있다고 하지만 노키아가 하청업체를 쥐어 짠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규제도 강화할 것은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도 “미국의 경우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감독장치나 소송제도가 잘 발달해 있고, 유럽은 노조의 경영참여나 노사정 협의체, 적극적인 사회보장제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친기업 정책을 펴더라도 양극화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둘 중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선진사회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빈부 양극화 이유는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서민과 중소기업이 갈수록 먹고 살기 어려워지는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고도성장과 세계화를 꼽는다.1980년대 이전까지 고도성장을 이루던 산업화 시기, 성장의 ‘과실’은 모두에게 돌아갔다.‘파이’가 계속 커지면서 생활 수준은 상향 이동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성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국제화 추세는 여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특히 97년 외환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국제화가 이뤄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우리 경제는 무방비 상태로 국제화에 휩쓸렸고, 기업들의 국제화 진전 노력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 잇따랐다. 국제화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을 키워 주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국제화에 따른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주주를 경영의 중심에 두는 주주 자본주의가 나타난 것이었다. 주주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경영의 목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실적을 강조했다. 이 결과 고액 연봉과 대량 실업이 일상화됐다. 비정규직도 늘어 지난해 8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는 570만 3000명, 임금 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도 35.9%에 이르고 있다. 현재 주주 자본주의는 세계 기업경영의 표준으로 자리잡았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은 적지 않았다. 기업들은 빠른 실적을 위해 단기 투자에만 열을 올렸고, 장기적인 연구개발에는 소홀했다. 이 와중에 직원 채용은 줄고, 명예퇴직자는 늘어나는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졌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서민은 물론 대기업과 상생 관계에 있던 중소기업에도 직격탄이었다.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과거 형평성 차원에서 이뤄진 중소기업 보호육성 정책 대신 무한경쟁의 원칙이 적용됐다. 고유가 등 악재가 터질 때에도 대기업들은 납품 단가를 내리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를 벗어났지만 중소기업은 마땅한 해결 수단이 거의 없었다. 다행히 기술의 부가가치를 올려 제조 원가를 낮춘 일부 중소기업은 살아남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해외의 싼 인력을 고용하는 손쉬운 방법을 썼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는 벌어지고 취업은 더욱 어려워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소득계층별 실질소득도 상위 10%와 중간 계층, 하위 10%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도성장 이후 불거진 부동산 붐의 여파는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2000년 54조 2000억원 수준이었던 주택담보 대출은 지난해 221조 6000억원으로 7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대출 이자를 갚느라 돈을 쓸 여력이 없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힘든 경제 상황 속에서 더욱 쪼들리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스웨덴·덴마크의 성장복지 비결 성장복지의 성공적 모델로는 스웨덴, 덴마크 등이 거론된다. 이들 모두 복지의 기본은 일자리라고 생각한다. 일자리가 있어야 고용의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복지의 재원이다. 나아가 복지가 빈곤구제가 아니고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스웨덴, 넓은 복지로 지지 확보 참여정부의 ‘비전 2030’ 선포로 관심이 집중된 스웨덴은 친(親)대기업 정책과 광범위한 복지정책이 공존한다. 좌·우도 아닌 제3의 길이다. 성장의 파이를 키워 그 과실을 사회복지에 쓴다는 개념으로 기업 우대세제, 기업 집중유도 등을 펴왔다. 대기업들은 직원교육,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쓰는 재생기금(옛 투자기금)에 세전 이익의 20%(1982년 이전에는 40%)를 적립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답한다. 삼성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브, 에릭슨, 일렉트로룩스 등의 최대주주인 발렌베리가(家)는 스웨덴 시가총액의 40%, 국민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삼성과 달리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복지는 특정 계층이 아닌 많은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공감대를 넓혔다. 주 스웨덴 대사관에 따르면 2002년 스웨덴 복지제도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찬성률이 80%였다. 소득이 높을수록 부가연금, 질병수당, 실업보험 등의 급부가 결정되는 소득비례형 복지 프로그램으로 중산층의 지지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대다수 국민이 내는 세금은 33% 수준이다. 세금의 상당부분이 복지 형태로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조세저항이 적다. ●덴마크, 실업자 보호에 강점 덴마크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기로 유명하다. 기업이 3개월 전에 해고를 통보하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직업 안정성이 높다고 여긴다. 정부는 노동자들에게는 최장 4년간 직전 급여 90%까지를 실업급여로 준다. 실업자 교육과 재취업 등에 GDP의 1.5%를 쓴다. 다른 유럽 국가의 두 배 가량 되는 수치다. 이같은 노력으로 해고자의 95%가 1년 안에 재취업한다. 재취업에서 탈락해 빈곤층인 된 사람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잘 돼 있다. 빈곤층에게는 주거시설을 제공하고 최저 생활을 보장해준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과 의료 서비스는 무료이며 17세까지 매월 일정액의 양육비가 나온다. 개인소득세가 평균 50%에 이를 정도로 세율이 높지만 불평의 목소리는 매우 적다.2006년 영국의 신경제재단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대학이 발표한 행복지수에서 덴마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당연하다.‘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합의의 결과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