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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송파구의 승리/노주석 논설위원

    문화는 간혹 민족감정을 반영한다. 우리나라가 오른쪽 통행을 첫 선언한 1905년은 대한제국(1897∼1910년) 시절이었다. 일본이 영국식 왼쪽 통행을 받아들이자 거꾸로 갔다. 고종이 ‘칭제건원(稱帝建元)’을 결심한 이유도 섬나라 일본인이 말끝마다 ‘천황폐하 만세’를 외쳤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는가. 영국에서 자동차가 탄생했을 때, 운전석은 마차에서 마부의 위치 그대로 오른쪽에 있었다. 앙숙 독일이 1921년 왼쪽 운전대 차량을 선보이기 전까지 오른쪽 운전대가 대부분이었다.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이 오른쪽 통행을 선택한 것은 대영제국의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었다는 분석도 재미있다. 글로벌화로 오른쪽 통행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 비율이 9대1 정도라고 하니 오른쪽 보행이 편할 수밖에 없다. 금강산이나 개성에 가 본 사람은 자꾸 왼쪽으로 붙는 우리 관광객들을 오른쪽으로 밀어내던 북한 감시원을 기억할 것이다. 세계에서 자동차가 왼쪽으로 다니는 나라는 영국, 일본, 싱가포르 정도다. 사람이 왼쪽으로 다니는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같은 이는 고궁이나 공항·공연장·지하철에서 인파가 뒤섞이고, 도심에서 차량이 엉키는 이유를 ‘사람은 왼쪽, 자동차는 오른쪽’으로 정한 잘못된 보행체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보행문화가 몸과 따로 놀다 보니 국내는 물론 외국에 나가서도 ‘무질서한 한국인’으로 눈총을 받는다는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연구결과 뒤틀린 교통문화를 바로잡으면 보행자 교통사고가 20% 준다고 나왔다. 보행속도도 1.2∼1.7배 늘어난다. 교통사고가 줄면서 5조원의 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정부가 그제 88년 만의 오른쪽 보행 복귀를 선언한 뒤에는 서울 송파구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정무2차관을 지낸 김영순 구청장이, 여성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사람을 중시하는 행정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는 2007년 7월부터 5개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오른쪽 보행 실천운동을 시작, 국가정책으로 이끌어내는 길잡이 역할을 해냈다. 나라가 못한 일을 자치구가, 장관이 못한 일을 구청장이 해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盧 전대통령 소환] 청문회 스타 의원→대통령→포괄적 뇌물 피의자로

    [盧 전대통령 소환] 청문회 스타 의원→대통령→포괄적 뇌물 피의자로

    정치인 노무현의 인생은 ‘풍운아’로 요약할 수 있다. ‘좋은 때를 타고 활동하여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그대로 적용된다. 1988년 국회 입성 과정부터 그랬다. 13대 총선에서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에 의해 재야인사 영입 사례로 발탁됐다. 이어 같은해 ‘5공 청문회’에서 국민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1990년 3당 합당 때는 ‘역사적 반역’이라며 합류를 거부했다가 ‘삼수’의 시련을 겪었다. 1992년 총선 실패, 1995년 부산시장 도전 실패, 1996년 서울 종로 패배의 쓰라린 경험이었다. 그는 199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회의에 입당, 김대중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 당시 민주당 잔류파들과 함께 결성한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가 ‘3김 청산과 세대교체’를 내건 이인제 후보 지지 등으로 의견이 갈릴 때 “시대의 과제는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1998년 7월 종로 보선에서 6년 만에 원내 재입성에 성공했으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종로를 마다하고 부산에 자원 등판했다가 쓴 맛을 보게 된다. 그러나 부산에서의 출마는 ‘지역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는 간판을 달며 ‘동서 분할 종식’, ‘국민 통합’이라는 주제어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국민적 지지의 출발점인 ‘노사모’도 이 무렵 탄생한다.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발탁은 새로운 전기로 작용했다. 대권 도전의 중요한 발판이기도 했다. “정치인 집단을 조직화하고 세력으로 엮어 이끌어 나가는 조직적 리더십을 한번도 실험해 보지 않았다.”고 스스로 고백했듯, 약점을 보완하는 기간이었다. 2001년 3월 장관직을 떠난 뒤 본격적인 대선 후보경선 준비에 나선다. 변변한 조직도 없었지만 ‘국민참여 경선’에 힘입어 ‘이인제 대세론’을 극복했다. 몇 차례 말 실수로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지지도 하락을 경험했지만 월드컵 축구 4강 열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던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 대권을 거머쥐었다. 제16대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는 등 정치적 굴곡은 계속됐다. 그의 20년 정치 인생은 ‘충돌’과 ‘도전’의 역사였다. ‘도덕성’은 힘의 근원이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성장기와 자수성가형 인생 스토리는 ‘못가진 자’에 위로를 주며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했다. 대통령 재임기간에도 이 두가지는 노무현 정부를 떠받치는 기둥 노릇을 했다. 향후 판결 내용에 따라 자연인 노무현은 그에 합당한 권리를 누릴 수도 있다. 하지만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과 대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치인으로서의 기반은 사실상 와해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의 최선은 대의(大義)를 따르는 것이며, 차선이 대세(大勢)’라고 하던 정치인 노무현은 이제 그 둘을 모두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려 놓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수학여행 하면 경주라고? 대세는 강원도 산골마을!

    수학여행 하면 경주라고? 대세는 강원도 산골마을!

    강원 정선의 한 작은 산골 마을이 올들어 8000명에 이르는 수학여행단을 유치하는 등 대박을 터뜨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농산촌 체험을 원하는 도심지 학교들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마을주민들의 노력 덕분이다. 그동안 동남아 등 해외여행과 국내 문화유적지 답사가 주종을 이뤘던 수학여행이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인해 패턴이 바뀐 것도 한 몫했다. 대부분의 산골마을 체험은 해외 여행이나 문화답사에 나서는 것에 견줘 경비가 절반도 들지 않는다. 농산촌을 모르고 살아온 학생들에게 시골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정선군은 30일 남면 ‘개미들마을’(낙동리)에만 올들어 9개학교 7800여명의 수학여행단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대전·대구·부산 등 강원 서남부지역까지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어 연말까지 이곳을 찾는 수학여행객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9일에는 서울 일신여중 수학여행단 360여명이 기차를 타고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해 정선역에 도착했다. 이들은 북면 구절리에서 레일바이크를 즐긴 뒤 개미들마을을 찾아 감자와 옥수수를 심고 무지개송어 맨손잡기, 떡메치기, 소달구지· 경운기 타기 등 농산촌 체험 시간을 가졌다. 인근 강원랜드에서 관광 곤돌라를 타고 트레킹도 즐겼다. 여름에는 옥수수와 감자 캐서 삶아 먹기,가을에는 콩 수확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수학여행에 참가한 일신여중 3학년 임채영양은 “기차역에 농악대까지 나와 환영해줘 너무 감동했다.”며 “그동안 서울에서 느끼지 못한 체험과 훈훈한 시골 인심을 듬뿍 가슴에 담아 간다.”고 환하게 웃었다. 5월 중에는 서울 신동중, 대전 예지중 수학여행단 등이 줄줄이 방문한다. 수학여행단은 정선5일장을 찾는 일반관광객들의 일정을 피해 운영하며 정선지역의 짭짤한 농외 관광소득원이 되고 있다. 40여가구 80여명이 모여 사는 개미들마을 주민들은 올 한해 수학여행단 맞이 수입으로 2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개미들 마을주민들이 주말 가족단위 관광객만으로는 농촌체험 관광상품의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 지난해부터 정선군과 함께 수도권, 남부 대도시권역을 중심으로 인터넷 홍보, 협조 서한문 발송 등을 통해 수학여행단 유치에 적극 나선 결과다. 7월 중에는 학교 교장·교감·수학여행담당 교사들을 중심으로 팸투어도 실시할 예정이다. 전주화 정선군 관광마케팅 담당은 “공무원들뿐 아니라 개미들마을 주민들까지 여행사에서 상품을 만들고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쳐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농산촌을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상명하복 vs 건설적인 대항, 삼성은 창조경영 강화할 때”

    “상명하복 vs 건설적인 대항, 삼성은 창조경영 강화할 때”

    “한국 재벌 기업들에는 ‘황제’ ‘황태자’ 등 이해하기 힘든 말들이 있다. 삼성에 영입된 지 며칠 안 됐을 때다. 한 간부가 다가와 ‘JY가 누구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당시 최고경영자(CEO)인 ‘윤종용 부회장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랬더니 ‘JY는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상무(당시)’라고 설명해 줬다. 사내에서 삼성전자의 현재 CEO보다 회장의 아들에게 더 관심이 많다는 걸 느꼈다.” 삼성전자 전무를 지낸 신용인(61)박사는 최근 펴낸 저서 ‘삼성과 인텔’에 이런 에피소드를 담았다. 그는 글로벌기업인 인텔에서 7년(1996~2003년)을, 삼성전자에서 4년(2003~2007년)을 각각 근무했다. 신 박사는 삼성전자의 인사팀장이던 이현봉 부사장(당시)이 오리건주 포틀랜드까지 직접 날아가 영입한 인재다. 기흥반도체 사업부 총괄에서 신규사업을 담당했다. 신 박사는 저서에서 인텔을 ‘창조하는 선발주자’로, 삼성은 ‘발빠른 후발주자’로 정의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살고 있는 그는 전화인터뷰에서 “삼성이 창조적 후발자로 변신해야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면서 ‘경비정론’을 강조했다. “최근 이재용 전무와 이윤우 부회장이 닌텐도·소니를 방문했죠. 그건 ‘항공모함’이 움직이는 것이죠. 항공모함은 크지만 빨리 움직일 수 없으니까 대신 경비정들이 부지런히 돌아다녀야죠. 최고 경영진 아래 실무진들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아이디어를 수집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앞으로 비즈니스 패러다임은 누가 먼저 좋은 아이디어를 선점해 효율적으로 개발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신 박사는 ‘건설적인 대항(인텔)’과 ‘상명하복(삼성)’으로 두 기업의 문화를 비교했다. 인텔의 건설적인 대항은 회의할 때 상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것을 뜻한다. 반면 삼성은 ‘상사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식의 상명하복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얘기하면 “그것은 옛날에 해봤으나 안 됩디다.” “돈이 확실히 보이지 않습니다.” 등의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경험도 털어놓았다. 신 박사는 “삼성은 선발주자를 모방하며 성장했지만, 이제 덩치가 커진 만큼 ‘창조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지금이 잘하면 기회를 선점할 수 있고 잘못하면 뒤로 미끄러지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의 융합을 특히 강조했다. IT에 비해 인도·중국 등 세계 여러 곳에 기술허브가 퍼져있는 BT는 후발주자들에게는 기회이며 IT와 BT의 접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설명이다. 신 박사는 “이건희 전 회장이 물러나긴 했지만 삼성은 10~20년 앞을 내다보며 경영할 수 있는 반면 미국 경쟁사의 전문경영인들은 단기성과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삼성으로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北 “영변 폐연료봉 재처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북한이 25일 영변 핵시설에서 폐연료봉 재처리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위원회가 북한 기업 3곳을 제재대상으로 선정한 직후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핵을 둘러싸고 미국 등 국제사회와 북한의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된다.북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14일 외무성 성명으로 선언한데 따라 우리 시험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폐연료봉들을 재처리하는 작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폐연료봉 재처리는 적대세력들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여 자위적 핵억제력을 강화해 나가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혀 재처리를 통해 핵무기를 제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북한은 지난 14일 외무성 성명에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으로 6자회담 합의가 무력화됐다.”며 “핵시설들을 원상복구해 정상가동하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고 그 일환으로 시험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폐연료봉들이 깨끗이 재처리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北 “자위적 핵 억제력 강화”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한 단계 더 나간 것이지만 예정됐던 것인 만큼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신중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유엔 안보리 산하 제재위는 이날 북한 로켓 발사와 관련한 제재 대상으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단천상업은행, 조선령봉종합회사 등 북한 기업 3곳을 선정했다. 북 기업이 유엔의 제재 대상이 된 것은 처음이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재래식 무기 및 탄도미사일 관련 장비의 주요 수출기관’ 혐의로, 단천상업은행은 ‘재래식 무기·탄도미사일 등의 제조, 조립 관련 물품 거래 담당’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받는 등 3개사는 미국과 일본의 제재 명단에 이미 올랐다. 하지만 이번 안보리 조치로 이들에 대한 제재는 국제적으로 확대됐다.●일부선 “제재 실효성 없을 듯”각 회원국은 안보리가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이후 채택한 대북 결의 1718호에 따라 명단에 오른 북한 기업·단체의 금융자산을 동결하고 거래도 금지해야 한다. 그러나 조선광업무역회사 등 제재받는 3개사는 미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기존업무를 다른 회사에 넘겼다는 관측도 있어 제재의 실효성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재위 의장인 바키 일킨 유엔 주재 터키대사는 “1718호에 따른 대북 수출입이 금지되는 기술과 장비, 품목, 상품 등 목록을 업데이트했다.”며 “여기에는 탄도미사일 관련 일부 최신 기술도 포함된다.”고 밝혀 안보리의 대북 금수대상 품목도 늘어났다.박덕훈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제재위 합의 직후 “안보리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든 철저히 배격하고 이를 접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chaplin7@seoul.co.kr
  • MB는 유연해졌는데…

    MB는 유연해졌는데…

    북한의 개성공단 특혜 재검토 요구에 따른 후속 남북접촉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가 대북 정책을 예견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된다는 점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24일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이 대통령의 대북관련 주요 발언을 정리한 보도자료를 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와 관련,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발표를 둘러싼 외교안보상의 혼선을 불식시키고 이 대통령의 원칙과 실용적인 대북기조를 부각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3월26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국민의 뜻에 반하는 대북 협상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며 ‘퍼주기식 대북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 정부(김대중 대통령)와 참여정부(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햇볕정책’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이런 차원에서 이 대통령은 당당한 대북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나 여러차례 천명했다. 특히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이후 “올바른 길이라면 좀 힘들어도 밀고 나갈 각오를 갖고 있다.”(2008.8.18 야후닷컴 인터뷰), “남북관계를 적당히 시작해 끝이 나쁜 것보다는 제대로 시작해 화해로 가는 것이 좋다.”(2008.12.5 민주평통 간담회), “남북관계를 잘해 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단기적 처방을 내놓은 것은 옳지 않다.”(2009.4.12 제1차 국민원로회의) 는 등의 언급으로 대북원칙을 밝혔다. 남북관계 교착이라는 당장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증요법을 쓰지는 않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취임 1년을 넘어서며 이 대통령의 대북발언은 ‘원칙고수’보다는 ‘대화재개’에 방점이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대세다. 이어 정부가 PSI 참여시기를 놓고 외교통상부와 통일부간 논란이 일자 18일 긴급관계장관회의에서 “원칙을 확고하게 지키되 상황에 대처할 때는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해 북한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큰손들 “100억대 오피스텔 빌딩 찾아달라”

    신한은행 서울 서초동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에 근무하는 김수경 PB팀장은 최근 강남 상가를 뒤지고 다니는 것이 일이다. 50억~100억원대 미만의 수익성 부동산을 찾아달라는 고객의 주문이 밀리면서 매물을 찾아 리스트를 만든 뒤 주변 환경부터 가격 동향, 공실률까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신사동이나 강남대로변에 건물이 나오면 연락 달라는 고객이 10여명에 이른다.”면서 “입질이 늘자 매물을 도로 거둬들이는 상가 주인들이 많아 좋은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증시와 부동산이 들썩이는 가운데 ‘큰손들의 귀환’은 시중은행 PB들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됐다. 우리은행 PB사업단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강남의 오피스텔 빌딩은 보통 100억원이 넘어 쉽게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움에도 매물이 없다.”면서 수익성 빌딩의 수요가 폭발적이라고 전했다. 안 팀장은 “그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판단이 큰손 고객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청담PB센터 강신주 팀장은 “지난해 12월부터 강남 지역에선 적극적인 부동산 매수 수요가 있었다.”면서 “지금은 한발 늦은 대기자금이 몰리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강남 진입을 타진 중인 해외교포 소유의 자금 유입도 적지 않다. 원화 환율이 달러당 1400~1500원대일 때 환전해둔 돈을 알음알음 소개받은 강남권 은행 PB들에게 맡겨 관리해온 돈이다. 수십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 중에는 채권에 눈을 돌리는 이도 많다고 PB들은 말한다. 이들이 주로 찾는 것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단, 아직은 보수적인 투자가 대세다. 강 팀장은 “수익률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위험이 있어 보이는 회사는 철저히 배제하는 것이 부자들의 투자 원칙”이라면서 “그나마 젊은 부자가 많은 청담지역에서도 B등급 이하 회사채는 철저히 외면받는다.”고 귀띔했다. 투자 시기를 놓치고 무릎을 치는 부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증시와 부동산이 워낙 짧은 시간에 가파르게 올라 미처 대처하지 못한 부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금을 거머쥔 채 수시로 PB들과 연락하며 시장에 들어갈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국민은행 잠실롯데 PB센터 고경환 팀장은 “3개월짜리 단기예금을 해약해 주가연계증권(ELS)으로 갈아타고 싶다든지, 해외펀드를 환매해 국내펀드를 사고 싶은데 적당한 시기를 알고 싶다는 등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면서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상투를 잡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것은 부자나 서민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같은 부자들의 투자처 찾기가 아직은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더라도 강남 3구로 국한돼 있고 채권도 만기가 짧은 우량주만을 선호하는 ‘편식’ 현상이 강해 부자들의 돈 풀기가 시장 전반으로 이어지기엔 무리라는 주장이다.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강우신 PB는 “일부 자산가의 움직임을 선행지표로 삼아 일반서민이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식으로 따라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면서 “부자들 역시 무게중심 이동이라고 할 만큼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영규 최재헌기자 whoami@seoul.co.kr
  • 북·미 뉴욕접촉 대화 신호탄?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북·미 간 냉각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 국무부가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과 대화를 진행하고 있음이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상황 반전의 계기를 찾기 위해 결국 미국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번 접촉이 향후 본격적인 북·미대화로 이어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의 로켓 발사 직전인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로켓 발사에 따른 소란이 진정되면 6자회담을 재개하는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방북의지를 재확인한 것과 연계해 북·미 고위급접촉 문제가 협의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우드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16일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대화 여부를 밝히며 “보즈워스 대표가 이번 사안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고, 깊이 관여돼 있으며 힐러리 국무장관 및 다른 관계자들과 관련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추측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화재개를 관측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대세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가 끝나지 않았고 외교안보라인도 아직 다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과 바로 대화에 들어갈지는 미지수”라며 “유엔 안보리 제재와 북핵 6자회담 재개, 여기자 억류 사건 등이 얽혀 있어 제재와 대화를 어떻게 끌고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의 경우 “북·미가 대화하고 있다는 것은 뉴욕채널을 통해 영변에 머물고 있는 미국관리의 귀환문제 등 기술적인 수준의 협의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북·미 간의 뉴욕채널을 통한 대화는 북·미 간 양자 회담 가능성의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양국의 대화재개를 확신하기에는 조금 이른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도 이날 “미 국무부가 밝힌 북한과의 대화는 본격적인 양자 회담의 셩격이라기보다는 양측이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한 상호 탐색 차원 수준에 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미경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농촌 사업 대세는 장례식장?

    농촌 사업 대세는 장례식장?

    주로 노인들만 사는 시골에서도 잘된다는 입소문을 타고 장례식장이 늘고 있다. 15일 전남도 22개 시·군에 따르면 도내에서 영업 중인 장례식장은 99개이고 설립을 준비 중인 곳도 10곳을 넘는다. 지역별로는 보성군과 해남군이 6개이고, 장흥·강진군 등 대부분 군 단위도 2~3개에 이른다. 시 단위의 경우 종합병원급에서 장례식장을 함께 운영한다. 민간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요가 있다고 보고 장례식장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장례식장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됐다가 2000년 이후 자유업으로 변경돼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다. 보성군의 경우, 장례식장은 보성읍과 벌교읍에 각각 3개씩 성업 중이다. 2003년 장례식장이 1개였으나 해마다 1~2개씩 늘면서 올해 6개가 됐다. 강진군 내 장례식장은 올해 3개에서 5개로 늘어난다. 당초 강진의료원 1개에 불과했던 장례식장은 강진장례식장·영락장례식장 등 3개로 불었고, 올들어 강진읍과 마량면에서 잇따라 문을 연다. 한편 병·의원들도 경영수지를 맞추기 위해 앞다퉈 장례업 진출에 나서는 실정이다. 현재 전남도내 병원(30병상 이상)은 135개(요양 29개, 일반병원 60개, 종합병원 19개 등)이고 의원은 1484개이다. 전남도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7.6%인 33만 8402명이다. 장례업계 관계자들은 “장례식장은 환절기 때 농촌에서 가장 성업하는 업종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며 “갈수록 수요가 늘 것이란 기대심리가 높아지면서 장례업 진출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北 “6자회담 불참… 핵시설 복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김정은기자│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3일 오후(현지시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유엔 결의 1718호 위반으로 규정, 비난하고 대북 제재조치 실행을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6자회담 불참을 선언, 국제사회와 북한과의 관계가 상당 기간 냉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주재 멕시코대사인 클라우데 에예르 안보리 의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안보리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된 의장성명을 통해 “지난 5일 북한의 로켓 발사를 비난(condemn)한다.”면서 “이는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contravention)”이라고 규정했다. 에예르 의장은 안보리 제재위원회에 기존 결의안의 제재 조항에 대한 실행에 착수할 것을 요구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추가 발사 행위를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은 또 1718호 결의 8항에 의해 부과된 대북 제재 조치를 구체화하기로 합의하고, 안보리의 대북 제재위에 오는 24일까지 제재 조치 조정 내용을 보고토록 했다. 제재위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보리가 이달 30일까지 조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리가 의장성명을 통해 기존 결의에 대한 제재 조치를 이행키로 하고, 구체적인 시한까지 못박음에 따라 대북 금수물자 확대와 자산 동결 등 제재를 가할 기업 10여개사가 곧 선정될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은 곧 제재위에 제재 대상이 될 북한 기업 명단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보리는 의장성명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지지의사를 밝히고,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요구했다. 안보리는 “평화적이고 외교적으로 해결되길 기대한다.”면서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신선호 대사와 박덕훈 차석대사는 유엔 안보리가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뒤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편 북한은 14일 유엔 안보리가 의장 성명을 채택한 것에 반발, 성명을 내고 북핵 6자회담 불참을 선언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핵 6자회담에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겠다.”면서 “기존 6자회담의 어떤 합의에도 더 이상 구속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적대세력들의 가중된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여 우리(북한)는 부득불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불능화 작업이 진행 중이던 핵시설을 원상복구해 정상가동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영변 핵시설에서 나온 폐연료봉들을 깨끗이 재처리하고 우리의 자위적 핵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체적인 핵동력 공업구조를 완비하기 위해 자체의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mkim@seoul.co.kr
  • [열린세상] 자유무역인가, 보호무역인가/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자유무역인가, 보호무역인가/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4 월 초 런던의 G20 정상회담을 보노라면 보호무역은 어느덧 만인이 반대하는 가히 범죄에 가까운 무엇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말할 것 없고, G20을 주재한 영국의 총리와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까지 모두가 한목소리다. ‘보호무역주의’는 잘못된 것이고, 우리는 여기에 반대한다. 지구촌이 이렇게 같은 생각이면 무슨 문제가 생기겠나, 일순 행복감에 젖기도 한다. 아니나 다를까. 한 꺼풀만 벗기면 예의 그 본모습이 드러난다. 최근 보기 드문 말의 성찬을 이룬 G20회담만 해도 그렇다. 서로들 경제 위기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그 진정성이 어느 정도고 또 얼마나 갈지 아무도 모른다. 자유무역과 ‘천하에 몹쓸 놈’ 취급을 당하는 보호무역 사이만 해도 그렇다. 이 문제를 다루어 본 진지한 연구자라면 그 누구도 둘 사이에 서열을 매기거나 우열을 가릴 수 없음을 이미 잘 알고 있다. 다만 그때그때 누가 센가에 따라 그저 모른 척 따라갈 뿐이라는 것도 말이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언제 한국이 자유무역 덕에 성장했던가. 한국경제의 놀라운 고속성장이 수출에 기대어 가능했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시의 대외경제 정책이 자유무역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어불성설이다. 철저한 보호주의 아래 단지 자유무역에 기생하고 이를 이용해 먹었을 뿐이다. 그래서 어느날 갑자기 대한민국이 자유무역의 수호자연하는 것도 참 낯 뜨거운 노릇이다. 미 국 컬럼비아대학의 J 바그와티 교수는 자유무역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이다. 그런 그가 작년 ‘통상 시스템의 흰개미떼’라는 책을 낸 바 있다. 여기서 자유무역과 세계화 열혈 지지자인 그는 FTA 곧 ‘자유무역’협정을 국제 자유무역을 갉아먹는 ‘흰개미떼’라고 힐난한다. 심지어 이를 국제통상 시스템의 ‘매독’ 같은 존재라고 하였다. 아니 자유무역협정이 자유무역의 ‘매독’이라는 말이다. 그에 따르면 ‘자유무역’이라는 말만 참칭하는 것이지, 모든 ‘자유무역’협정은 그 가입국이 아닌 제3국에 대한 차별대우를 필연적으로 포함하는 것이기에 결국 그것은 가입국은 물론이고 세계경제에 해악을 미친다는 것이다. 바그와티 교수가 들이대는 또 다른 근거 역시 만만치 않다. 지적재산권 보호, 노동 및 환경조항과 같은 ‘무역과 무관한’ 조항들이 ‘무역관련(trade-related)’이라는 해괴한 이름으로 WTO는 물론이고 최근의 모든 FTA에 포함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지재권이란 것이 사실 자유무역과는 무관한 로열티 수금에 불과하고 노동·환경 조항이 상대국의 수출단가를 올리기 위한 일종의 변형된 ‘수출 보호주의’라는 그의 지적은 경청할 만하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유럽에, 엄청난 규모의 만성적 지재권 적자국가인 우리가 FTA에 이 조항을 넣고도 ‘제도선진화’라고 말하고 있지 않나. 보호무역주의라 해도 과거처럼 그렇게 ‘무식한(?)’ 것이 아니다. 프랑스 르몽드지 자매지인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대표적인 유럽의 진보적인 월간지다. 이 월간지가 마음먹고 지난 3월호를 보호무역주의 특집으로 꾸몄다. 4월의 G20을 겨냥한 것이다. 요지인즉 어차피 보호무역주의는 이제부터 대세다. 그러므로 유럽연합 공동의 수입관세를 부과해 이를 사회적 약자나 생태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어떠냐는 말이다. 그리고 중국·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유래된 유럽 노동자들의 임금 디플레를 방어하기 위해서 일정한 보호가 불가피하고 또 그래야만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대중적 구매력이 유지된다는 뜻이다. 결국 그렇다.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보호무역주의 논란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아마 최선의 방도는 자유무역 엄숙주의라기보다, 그 불가피성을 승인하는 지혜라 하겠다. 국가가 존재하는 한 보호무역은 피할 수 없다. 그 이름이 무언가는 중요치 않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 정통 코미디의 부활?

    정통 코미디의 부활?

    정통 코미디가 다시 웃음꽃을 피울 수 있을까. 1990년대 후반부터 대세를 이루던 스탠딩 공개 코미디가 식상함을 더해가며 하강 곡선을 그리는 요즘, OBS와 KBS가 각각 이봉원과 남희석을 중심으로 정통 코미디의 부활에 나선다. 개인기를 앞세운 스탠딩 공개 코미디가 젊은 층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새 프로그램들은 연기력과 내러티브가 살아 숨쉬는 비공개 콩트를 앞세워 중장년층에게도 편안한 웃음을 선사한다는 게 목표라 주목된다. OBS는 12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11시 ‘코미디多(다) 웃자GO(고)’를 시작했다.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을 두루 풍자해 여운이 있는 웃음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9개 코너가 마련됐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아버지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만수동 1970´S’. 이봉원·김지선·김한석·윤성호 등이 주인집과 셋방살이 가족 사이에 일어나는 해프닝을 보여주며 옛 추억을 보듬는 코너다. 김대희와 김응태가 출연하는 ‘아빠는 철부지’는 철부지 아버지와 똑소리 나는 아들 사이의 엉뚱한 대화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다루며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요즘 국회의 천태만상을 꼬집는 ‘여의도동 국희네’, 강유미가 출연하는 ‘오지랖 미스 강’, 다큐멘터리 ‘워낭소리’를 패러디한 ‘워낭리 소리’ 등이 준비됐다. 유진영 PD는 “방청객이 있는 공개 코미디는 개인기와 애드리브가 중요하지만 콩트가 기본인 정통 코미디는 연기력과 이야기가 탄탄하지 않으면 웃길 수 없다.”면서 “최근 코미디가 말장난으로 쉽게 불붙고 꺼져버리는 휘발성이 강한 측면이 있다면 ‘웃자고’는 기승전결이 있는 의미 있는 웃음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콩트 코미디의 마지막 세대로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온 이봉원은 “콩트의 전성기를 재현하겠다.”고 자신했다. KBS 2TV도 오는 24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1시5분 ‘웰컴 투 코미디’를 내보낸다. 지난달 6일 파일럿으로 선보였다가 호응이 좋아 이번 봄철 개편에서 정규 편성을 꿰찼다. 남희석을 비롯해 유세윤, 김병만, 김준호, 박성호, 황현희 등이 나선다. 각 출연자를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짜 준비한 다양한 형식의 콩트를 보여준 뒤 의견을 나누고, 시청자 평가단이 즉석에서 점수를 매겨 벌칙을 준다. 토크쇼와 배틀 형식 등 버라이어티 요소를 곁들였지만 무게 중심은 역시 정통 코미디다. 스튜디오 녹화 외에도 야외 촬영으로 코너를 꾸미기도 하며 공개 코미디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영상 편집의 묘미도 살리게 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증시 핑크빛

    연초 주식시장에 만연했던 폭락 우려가 사라지고 있다. 오히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성급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19.69포인트(1.50%)와 11.81포인트(2.45%) 오른 1336.04, 493.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0.5원 상승한 133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지난해 10월7일 1341선에서 환율이 코스피지수를 넘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한 이후 6개월여만에 처음으로 코스피지수가 다시 환율을 뛰어넘는 ‘골든 크로스’가 이뤄졌다. 코스피지수가 900선을 찍었던 지난달 3일 이후 이날까지 한달새 30% 이상 급등, 주가만 보면 금융위기를 벗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주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우선 전날인 9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3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 소식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번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1·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기업 이익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새로운 상승이 시작됐다.”면서 “단기적으로는 1400~1450선, 3분기에는 1600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완만하게 1500선까지 회복되는 저속운항을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가장 큰 위험요인은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해 유동성 회수 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세 상승보다는 일시적 반등에 무게중심을 두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경기가 실제 개선되는 것보다 지나치게 주가가 앞서 달리고 있다는 것. 한국은행 역시 이날 발표한 ‘2009년 경제전망(수정)’에서 체감경기 회복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미국 금융주의 적자나 GM의 파산 가능성 등 증시의 발목을 잡을 복병도 만만치 않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시장이 좋아질 기미를 보이고 거시경제지표도 바닥을 지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면서 증시가 오르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2분기 내지 상반기에 증시가 제일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랠리는 최고 1540선까지 갔다가 2분기 안에 끝날 것”이라면서 “기업의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기업도산 리스크가 부각돼 증시가 하향곡선을 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북한 식중독 어필, 정치적 상황 때문”

    “북한 식중독 어필, 정치적 상황 때문”

    “남북전 식중독 변명, 과장으로 경기 망쳤다.” 지난 4월 1일에 열렸던 2010 남아공월드컵 지역예선 한국 대 북한 경기는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지나치게 민감해진 경기였다고 골닷컴 아시아편집장 존 듀어든이 지적했다. 듀어든 편집장은 지난 1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글로브’에 게재된 칼럼에서 “지난 남북전은 경기 자체가 매우 흥미로운 경기는 아니었다.”면서 “진짜 긴장감은 경기 후에 있었다.”고 지난 경기를 돌이켰다. ‘식중독, 과장으로 최근의 남북전을 망쳤다’(Food Poisoning, Theatrics Spoil Latest Football Clash Between the Two Koreas)는 제목의 이 글에서 그는 김정훈 북한대표팀 감독이 경기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도 하지 않은 채 회견장을 나간 분위기를 전했다. 듀어든 편집장은 “김 감독은 매우 격앙되어 있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도 조금은 그랬지만 최소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은 했었다.”고 전한 뒤 “경기가 있은 후 주말에 북한은 로켓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며 그 이유를 경기 외적인 상황에서 찾았다. 이어 “이같은 경기장 밖에서의 이슈로 두 팀의 경기는 더욱 치열해진다.”면서 “대신 두 국가는 (축구가 아닌) 다른 이유로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한편 그는 논란이 된 정대세의 골에 대해 “비디오의 도움을 받더라도 라인을 넘어갔는지 확실하지 않았다.”면서도 “이운재는 골라인을 넘기 전에 막았다고 주장했고 정대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여운을 남겼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2년만에 최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권 재건축 매물 호가가 다시 오르고 일부 거래가 성사되면서 서울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1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아파트 매매시장은 서울이 0.14% 올라 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도시와 수도권도 각각 0.02%, 0.01% 올랐다. 서울은 재건축을 중심으로 오른 강남권 외에 양천, 마포, 성동구가 오르면서 지난주 상승률 0.06%를 훌쩍 뛰어넘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개포, 둔촌, 고덕 등 대표적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이 거래가 이뤄져 0.59% 올랐다. 강동구가 1.13% 올랐고 강남 0.72%, 송파 0.7%, 서초 0.21%의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 4구의 재건축 매매 가격은 2월 이후 3.3㎡당 3000만원대를 회복했다. 서울 전체 재건축도 3000만원까지 근접했다. 재건축 상승으로 강남권은 올해 하락했던 가격을 90% 이상 회복했다. 신도시는 평촌(0.06%), 분당(0.03%), 일산(0.03%)이 올랐고 수도권에서는 과천 재건축이 용적률 상향 조정 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가며 오름세를 주도했다. 이미윤 부동산 114 과장은 “이달 들어 나타나는 아파트 시장의 들썩임은 특별한 추가 호재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라 대세 상승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골 논란… 비디오 판정이 능사는 아니다

    지난 1일 남아공월드컵을 향한 남북한 대결의 여진이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다. 후반 1분쯤 터진 정대세의 헤딩슛에 대한 논란이 그것이다. 물론 이미 모든 것은 결정된 상태다. 북한은 처음 녹화 중계 때는 안타까움만 표시하였다가 ‘완전히 문선을 넘어선 골’이라는 해설로 바뀐 화면을 다시 방송하는 등 그들 나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지만 경기 결과에는 아무 상관이 없을 전망이다.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칙에 따르면 골이란 공이 골포스트 사이와 크로스바 아래에 그려져 있는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갔을 때 인정된다. 볼의 외주선 일부라도 골라인에 걸쳐 있다면 골이 선언되지 않는다. 세 사람의 심판(사실상 주심과 한 측면 선심이지만)이 육안으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주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이 때문에 비디오 판정 같은 것을 일부에서는 제기한다. 지난 3월11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첼시-유벤투스 경기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제기되었다. 전반 45분, 첼시의 디디에 드로그바가 찬 프리킥이 유벤투스 골키퍼 부폰에게 막힌 것. 경기 직후 히딩크 감독은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간 골이라면서 첨단 장비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1980년대 PSV 에인트호벤 감독으로 있을 때 전자업체 필립스와 함께 골 판정 장비 연구를 하였지만 팬들이 원치 않아 중단한 적이 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지금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유벤투스의 라니에니 감독도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언제나 기계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지난 WBC대회 때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의 승자전에서 ‘비디오 판정’에 의한 홈런 판정이 내려진 바 있는데, 하지만 실제로는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녹화 영상 대신 타구를 끝까지 지켜봤던 심판의 결정을 존중한 적이 있다. 기계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축구만큼은 ‘인간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사코 첨단기기 도입을 반대한다. 축구 영웅인 보비 찰튼, 프란츠 베켄바워, 미셸 플라티니 같은 사람들은 기계가 도입되면 심판은 휘슬을 불 때마다 주저하게 된다고 말한다. 석연치 않은 상황일 때마다 비디오 모니터를 보는 일이 벌어질 것이고 이 때문에 실수투성이 인간들이 벌이는 축구라는 드라마가 기계에 종속되는 결과를 빚는다는 것이다.공격수는 결정적인 슛을 저 멀리 화성으로 날려보내기도 한다. 수비수는 걷어낸다는 게 때로는 자신의 골문에 슛을 해버린다. 골키퍼는 종종 가랑이 사이로 들어가는 치욕스런 골을 허용한다. 그리고 심판도 더러 실수를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축구를 구성하는 아름다운 요소라고 미셸 플라티니는 주장한다. 다만 그는 골문 근처에 1명씩 심판을 더 배치해 골라인 선상의 논쟁을 마무리짓자고 말한다. 이 라인 심판은 뛰어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심판 정년인 45살을 넘겨도 될 듯하다. 은퇴한 심판들에게는 재취업의 기회도 될 것이다. 기계에 인간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면 이 정도의 보완은 필요할 듯하다.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꿀릴 게 없다”더니… 무너진 청렴 이미지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꿀릴 게 없다”더니… 무너진 청렴 이미지

    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시 나섰다. ‘돈을 받았다.’는 사과문과 함께였다. ‘박연차 리스트’ 수사 이후 “인터넷을 통해 끊임없이 정치를 해오더니 이번엔 왜 입을 닫고 있느냐.”는 조롱에도 침묵했던 노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과거 대선 자금 시비에서 “내가 만약 한나라당이 받은 불법 대선자금의 10분의 1 이상을 받았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었다. 뒤에 탄핵의 빌미가 됐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청렴’의 이미지는 그런 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 때도 노 전 대통령은 “노사모가 돈도 많이 모아 주고 돈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줘 상대적으로 돈을 적게 썼다. 그러니까 ‘좋다, 수사 한 번 해보자.’ 웃통 딱 벗고 나갈 수 있었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당당한 태도는 이번 검찰 수사 과정에서 여지 없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깨끗한 정치인’, ‘적어도 도덕성에서는 문제가 없는 대통령’이라는 참여정부의 ‘자존심’이 검찰 수사의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재임 시절 노 전 대통령은 대의(大義)와 대세(大勢)를 얘기했다. 대의가 정치의 최고 가치이며, 여의치 않을 때는 현실적으로 대세라도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대의의 명분이 무너지면서, 대세의 실리조차 좇지 못할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물론 정치권, 특히 여당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고백에 대해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사과문 발표가 정상문 전 청와대비서관과 조카사위 등 측근세력을 비호하기 위해 검찰수사에 보이지 않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아닌지 분명히 가려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으로부터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받은 돈까지 자신의 책임으로 뒤집어쓰는 상황을 막기 위해 글을 올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노 전 대통령은 늘 선제적이었다. 형 건평씨가 공격을 당하려 하자 “좋은 학교 나오신 분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머리 조아리고 돈 주지 마라.”고 공개 경고했다. 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언론이 깜도 안 되는 것을 갖고 소설을 쓴다.”고도 했다. 하지만 당시는 ‘살아 있는 권력’ 시절이었다. 지금은 그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절대 ‘백기 투항’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소한 논개처럼 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이 폭풍 속으로 빨려갈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한푼 두푼 모아…” 적금의 부활

    “한푼 두푼 모아…” 적금의 부활

    초저금리에 실망한 뭉칫돈들이 서서히 부동산과 파생상품에도 입질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아직 대세는 ‘기본에 충실하라.’이다. 첨단 금융공학으로 포장된 화려한 상품보다는, 원금을 까먹지 않고 알뜰하게 모으는 우직한 상품이 인기다. 금융사들은 ‘돈의 이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다수의 눈높이를 좇아 기본에 충실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월 적금 2248억원 늘어 정기적금의 부활이 대표적 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적금 잔액은 전달에 비해 2248억원 늘어난 16조 1226억원을 기록했다. 2006년 4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펀드 인기에 눌려 외면받았던 적금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의 상품 출시도 활발하다. 신한은행이 내놓은 ‘민트(Mint) 적금’은 한달여 만에 10만계좌 이상 팔렸다. 주택 마련, 결혼, 출산 등으로 목돈이 들어갈 때, 증빙서류만 내면 중도에 해지해도 약정 금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 장점이다. 조건만 맞으면 추가 금리를 주겠다는 아이디어 상품도 있다. 농협의 ‘꿈바라기학생적금’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거나 학교에서 상을 받으면 금리를 얹어 준다. 하나은행의 ‘S라인적금’은 1년 안에 5㎏을 감량하면 추가 금리를 준다. 저축은행권은 고금리로 유혹한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초보 직장인들의 종잣돈 마련을 내걸고 ‘e-시드머니 정기 예적금’을 내놨다. 2년 동안 최고 고시금리에 해마다 금리를 0.3%포인트씩 더 얹어 준다. ●“내 건강부터 챙기자” 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근 보험업계에선 변액보험처럼 공격적인 투자형 상품은 찾아 보기 힘들다. 기본 보장에 충실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싼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의료실비보험이 폭발적인 인기다. 올해 2~3월 두달 동안 손보사들의 실손 의료보험 상품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40%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손보사 관계자는 “경제가 어렵다 보니 건강에 관련된 것부터 챙겨 두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교보생명, 동양생명 등 생명보험사들도 의료실비보장이 포함된 통합보험 상품을 내놨다. 교보생명은 암 등 치명적 질명(CI)을 평생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동양생명은 장기 간병의 경우 보험금의 80%를 선(先)지급하도록 했다. 대한생명은 실손의료보장보험을 내놨다. 종신보험에 의료보험을 덧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의료보험을 주계약으로 설정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보험료가 비싼 저축성 보험보다, 보험료가 싸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에 더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원금 손실은 없다” 증권가도 안정형 상품이 대세를 이룬다. 대표적인 것이 원금 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과 소매채권이다. ELS는 주가가 설정 폭 이상으로 떨어질 경우 원금 손실이 있다는 점에서 위험한 상품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최소한 원금은 잃지 않도록 하는 상품이 인기다. 삼성증권의 ‘슈퍼스텝다운형 ELS’가 출시 한달여 만에 900억원대의 자금을 끌어 모은 것은 이를 방증한다. 소매채권도 회사가 문을 닫지 않는 한,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해 준다는 점에서 인기다. 한달에 6000억~7000억원 수준이던 소매채권 거래 실적이 지난해 하반기 금융 위기 이후 1조원대를 넘어섰다. 조태성 유영규 장세훈기자 cho1904@seoul.co.kr
  • 엄마랑 나는 ‘별밤 동창’

    엄마랑 나는 ‘별밤 동창’

    저는 ‘별이 빛나는 밤에’입니다. 줄여서 ‘별밤’이라고도 하죠. 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MBC 표준 FM을 통해 늦은 밤 청취자들을 찾아 갑니다. 1969년 3월17일 처음 전파를 탄 뒤 늘 그랬습니다. 올해 마흔이 됐죠. TV나 라디오를 통틀어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 가운데 맏이는 아닙니다. 다섯 살 위에 TBC를 거쳐 KBS로 이어진 ‘밤을 잊은 그대에게’가 있습니다. 하지만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춘추전국 시대를 평정했던 저를 놓고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우리 대중문화의 살아 있는 유산이자 산 증인”이라고 말합니다. 지금은 라디오와 소원해진 중장년층이라도 제 애칭과 귓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시그널 음악 ‘메르시 셰리’는 또렷하게 기억할 것으로 믿습니다. 처음부터 음악 프로그램은 아니었죠. 오남열, 차인태 아나운서가 진행한 대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듬해 10월5일 국내 DJ 1세대인 이종환이 마이크를 잡으며 본격 음악 프로그램으로 거듭 났어요. 당시는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문화에 대한 욕구가 이글거리던 때였습니다. 야간 통행금지가 있었고, 전기를 아낀다고 늦은 밤에는 TV 방송을 중단했던 탓에 저를 비롯해 ‘밤 그대’, DBS ‘0시의 다이얼’, CBS ‘꿈과 음악 사이에’ 등이 갈증을 풀어 주는 해방구였습니다. 인기 DJ를 앞다퉈 모셔 오는 등 청취율 경쟁도 뜨거웠죠. 현재 21대 별밤지기인 박경림까지 모두 22명의 진행자(더블 DJ 한 차례 포함)가 함께 호흡했습니다. 거쳐간 PD도 90명이 넘습니다. 작가는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이문세가 14대 별밤지기였던 1984~1995년이 저의 최고 전성기였습니다. TV 프로그램보다 더 인기가 있을 정도로 심야 라디오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청취율이 20%를 훌쩍 뛰어 넘었죠. 전날 저와 함께 하지 않으면 다음날 학교에서 대화에 끼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때 창작극장, 교양강좌 등 인기 코너들이 많았습니다. 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별밤 뽐내기 대회는 21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예쁜 엽서전, 잼 콘서트, 특히 야외로 캠핑을 가 공동체 문화를 이뤘던 별밤 가족마을은 잊을 수 없는 행사입니다. 여러가지 들을거리를 제공했다는 점, AM 채널이었다가 FM 채널로 송출되며 저변을 크게 넓혔다는 점, 카세트 라디오가 나오며 개인 공간에서 귀를 기울일 수 있게 됐다는 점 등으로 인기가 폭발했다는 게 임진모씨의 설명입니다. 물론 이문세의 맛깔스러운 진행 솜씨도 빼놓을 수가 없겠죠. 이문세는 “방황하고, 벗이 필요하고, 기대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에게 어깨가 되어 줬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각 시대마다 자기문화를 찾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에게 공부와 일상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어낼 창구 역할을 했다는 것이죠. 앞으로도 계도하거나 가르치는 게 아니라, 친구처럼 다독여 주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유지하라는 게 저에 대한 그의 바람입니다. ‘밤의 문교부 장관’으로 군림하던 이문세가 떠난 뒤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었죠. DJ가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교체됐습니다. 2002년 ‘핑클’의 옥주현이 19대 별밤지기를 맡으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다채로운 영상 시대가 대세인 오늘날, 라디오가 내리막길이라고 하지만 인터넷이나 휴대전화의 등장으로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시간 문자 메시지로 청취자와 대화를 나누고, 인터넷 동영상으로 온에어 과정을 꾸밈없이 보여 주기도 합니다. 보이는, 실시간 쌍방향 라디오죠. 새로운 방식으로 라디오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젊은 친구들은 시간을 놓치더라도 다시 듣기로, 아니면 녹음을 한 뒤 MP3플레이어에 담아서 듣기도 하죠. 경쟁 프로그램도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지만 그래도 자신있습니다. 별밤 세대라는 말이 있죠. 주 타깃층인 10대만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박경림은 “별밤을 듣고 자란 세대가 이제 아들, 딸을 낳아 함께 듣는 프로그램이 별밤”이라고 말합니다. 조정선 MBC 라디오 부장은 “세월이 가며 쌓아온 별밤이라는 이름 그 자체가 주는 신뢰감이 가장 큰 힘”이라고도 했습니다. 10대부터 사회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386세대와 그 윗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별밤 세대라는 것입니다. 지금도 50~60대가 자주 사연을 보내 오는 등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청취자 뿐만이 아닙니다. 별밤을 듣고 자란 세대가 별밤을 진행하고 글을 쓰고, 연출하고 있죠. 마흔, 유식한 말로 불혹입니다.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는 나이라고 공자가 말했다지요. 앞으로도 제가 지닌 차별성, 상징성을 가지고 꾸준히 전파를 타겠습니다. 생일잔치라고 하면 쑥스럽지만 기념 행사도 꾸미려고 합니다. 경기 불황 탓에 생일은 조용히 넘겼지만 잼 콘서트, 가족마을, 예쁜 엽서전의 재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역대 별밤지기를 초대하는 홈커밍데이 방송은 반드시 할 생각입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009 녹색성장 비전]국내 유일 전기차 양산업체 CT&T 당진공장을 가다

    [2009 녹색성장 비전]국내 유일 전기차 양산업체 CT&T 당진공장을 가다

    “CT&T는 이미 단거리 저속 전기차(NEV) 분야에서는 세계 1위입니다. 우리는 이 분야에만 집중할 계획입니다. 최고급 전기차는 테슬라 같은 회사에, 장거리 고속 전기차(FSEV)는 대기업에 맡기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전기차 양산업체인 CT&T의 김호성 상무는 회사의 경영전략을 간단하고 명확하게 밝혔다. 김 상무는 “최근의 라이프 사이클을 분석하면 연금생활자나 맞벌이 부부, 주부, 자영업자가 동네 주변을 다니며 실생활에 이용하는 차량을 원하는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면서 “한 달에 1만원이라는 저렴한 운영비가 이들을 계속 전기차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NEV 시장에서는 현대나 도요타와 같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CT&T와 같은 중소업체와는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계속 승자로 남을 수 있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김 상무는 또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연료전지차는 모두 기본 기술이 전기차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전기차가 이른바 ‘그린 카’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10일 방문한 CT&T 본사와 생산공장은 충남 당진의 한적한 야산 지역에 자리잡고 있었다. 김 상무는 CT&T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마치자 “직접 차를 타보고 얘기하자.”며 시험주행소로 안내했다. 주행소에 가지런히 주차된 CT&T의 전기차 가운데 노란색 e-ZONE에 올라탔다. 첫 느낌은 경차와 골프 카트의 중간쯤이라는 것이었다. 작은 열쇠를 돌려 (시동을 거는 대신) 전원을 켜고, ‘전진-중립-후진’ 스위치를 전진에 맞춘 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니 차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속도는 꽤 빨랐다. 최고속도는 시속 60㎞, 최고주행거리는 70~110㎞다. ●최고시속 60㎞, 주행거리 70~110㎞ 언덕을 내려간 뒤 27도의 경사로를 오르다가 차를 멈췄다. 브레이크 패드에서 발을 떼고 천천히 가속 패드를 밟았지만 차는 뒤로 밀리지 않았다. 산지가 많은 한국의 지형에 맞게 개발한 튜닝 기술 덕분이다. 쉽게 말하면 바퀴에 밀림 방지 장치가 내장된 것이다. e-ZONE의 차체는 철강이 아니라 플라스틱이다. 김 상무는 “전기차의 요체는 경량화”라고 플라스틱을 사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도로에 나가 덩치 큰 트럭이라도 지나가면 공포감이 들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를 눈치챈 김 상무는 e-ZONE이 NEV로서는 처음으로 국제 충돌안전기준을 통과했다고 강조하면서 충돌 테스트를 녹화한 DVD를 틀어줬다. DVD 영상에는 이른바 ‘짝퉁’ 전기차들의 충돌장면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이 충돌 때 휴지조각처럼 구겨지는 것에 비해 CT&T의 전기차들은 찌그러짐이 차체 전면에만 집중됐다. CT&T의 전기차들은 세방전지 등에서 공급하는 납축전지와 EIG 등에서 납품하는 리튬 폴리머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리튬 폴리머배터리가 납축전지보다 4.5배 (600만원) 정도 비싸다고 한다. 그러나 차 값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배터리도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 3~5년 안에 성능은 좋아지고, 가격은 훨씬 떨어질 것으로 김 상무는 예측했다. 자동차를 구동하는 모터는 미국과 이탈리아 제품을 수입해 왔지만 국산을 개발중이다. CT&T의 차별화된 경쟁력 가운데 하나는 ‘In Wheel Motor’ 시스템. 모터를 아예 바퀴에 달아 추진력과 제어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김공식 공장장과 함께 생산라인으로 들어갔다. 연간 1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은 로봇의 현란한 동작과 기계음으로 가득찬 기존의 자동차 생산라인과 비교할 때 매우 한산한 편이었다. 김 공장장은 “전기차 부품의 90%를 협력업체가 제조해 오며, 이곳에서는 조립만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생산라인 뒷문으로 나가자 연구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40명의 연구원이 디자인, 설계, 부품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70%는 경력이 5년 이상인 베테랑들이다. 김 공장장은 “연구소에서 각종 실험과 테스트를 위해 지금까지 200대가 넘는 전기차를 부쉈다.”고 말했다. ●8월 법개정 땐 소비자 부담 1000만원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전기차가 도로를 달릴 수가 없다. 관련법에 자동차가 배기량으로만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경제부와 국회에서 법률을 손질하고 있기 때문에 오는 8월에는 전기차의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CT&T는 기대하고 있다. 법이 통과되면 CT&T는 1350만원 정도에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환경 관련 보조금 300만원 정도를 제하면 소비자가 부담할 가격은 1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올해 목표는 판매 2만대, 매출 규모 1000억원이다. CT&T는 2011년까지 두바이, 카자흐스탄, 터키,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에서 조인트 벤처를 통한 조립 생산에 들어가는 등 모두 10개국에서 16만대의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진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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