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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리학으로 본 안철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008년 9월 대한상공회의소 조찬간담회에서 “한 사람의 영웅이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과거의 성공에 연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과거를 잊고 현실을 발판으로 미래를 보는 게 좋다.”고도 했다. 스스로를 낙관주의자가 아닌 차가운 머리를 가진 현실주의자로 소개하면서다. 안 원장은 완벽주의자로 통한다. 때문에 신경정신과 상담 경험이 있다고 인터뷰에서 고백한 적이 있다. 정치 참여 표명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안 원장 특유의 성향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있다. 안 원장은 2001년 9월 안랩 홈페이지에 쓴 칼럼을 통해 교통법규 위반 딱지를 뗀 뒤 심한 자책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고, 그날 이후 모든 행선지의 교통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밝혔다. 운전면허시험을 칠 때는 서울대 의대생이니 응당 만점을 받을 것이라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필기시험 예상 문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외우고 갔었다고 털어놨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18일 안 원장에 대해 “강박증 측면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위치에 대한 탐색이 끝나지 않거나, 익숙한 상황이 아니면 자기 표현을 꺼린다.”며 “안정된 상황에서는 수동적이고 의사 결정도 느리겠지만,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뛰어난 통제력과 판단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안 원장은 자신의 꿈을 현실에서 확인하고 싶어 하는 이상주의자이지만, 상황에 따라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진 대통령리더십 연구소장은 안 원장을 “대세 편승형”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대선 출마를 선택이 아닌 주어진 역할로 판단하고 상황이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스타일”이라며 “즉흥적으로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정치인의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반면 우유부단함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창업자금 투자보다 공익모금·지적재산 후원 소셜펀딩 ‘기부천사’로 진화

    창업자금 투자보다 공익모금·지적재산 후원 소셜펀딩 ‘기부천사’로 진화

    지난 8월 지식 공유 프로젝트 ‘오픈 렉처 라이브’(Open Lecture Live·올리브) 운영진인 주영민(26)·최지태(25)·문영석(25)씨는 고민에 빠졌다. 대학생 신분으로 비영리 사업을 하면서 홈페이지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강연이 10회 이상 진행되면서 강연을 단순히 듣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싶어 했던 세 사람은 ‘소셜펀딩’으로 비용 마련을 시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지식 공유와 나눔이라는 올리브의 뜻과도 맞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8일 소셜펀딩 전문 사이트 ‘텀블벅’에서 150만원을 목표로 시작한 펀딩은 기대 이상이었다. 44명의 후원자가 참여해 불과 열흘 만에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했다. 후원자 중에는 이들과 일면식도 없는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도 있었다. 주씨는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도와달라고 했으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을 테고, 모금 자체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투자 방식 정도로 여겨지던 소셜펀딩이 한국에서 나래를 펴고 있다. 소셜펀딩은 아이디어의 사업화나 기술 후원 등을 위해 불특정 대중으로부터 SNS 등을 이용해 소액을 모금하는 방식으로 2009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원래 소셜펀딩의 시초는 창업자금 등을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투자자를 모으는 형태인 투자형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투자자에 대한 보상이나 사업화 과정의 투명성 등이 보장되지 않아 투자형은 아직 초기 단계다. 국내 소셜펀딩은 사업 영역보다는 공익성 모금이나 창의적인 지적재산을 후원하는 후원형이 대세다. ‘1초 오심 논란’으로 화제가 됐던 국가대표 펜싱 선수 신아람에게 금메달을 만들어 전달하자는 모금 운동이나 ‘장미란 선수와 함께 비인기 종목 돕기’ 등도 소셜펀딩을 통해 진행됐다. 아예 기부 자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이트도 있다. ‘위제너레이션’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알리기 모금 캠페인 등을 벌이며 지하철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여름에는 독거 노인 선풍기 전달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난 13일에는 국내 대표적 민간 공익재단인 아름다운재단이 ‘개미 스폰서’를 개설했다. 시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든 공익사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사이트 개설 3일 만에 이미 20개가 넘는 사업에 3000여명의 후원자가 참여했다. 음반이나 영화도 소셜펀딩으로 나오고 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강풀의 만화 ‘26년’은 영화화 자금을 모으지 못해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지만 소셜펀딩을 통해 무려 4억원이라는 자금을 모아 촬영을 진행 중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맞아 이달 초 발매된 ‘탈상-노무현을 위한 레퀴엠’ 음반 역시 소셜펀딩을 통해 시민 2300여명이 모금한 1억 6000만원으로 제작됐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의 특징인 익명성과 손쉬운 참여의 특성상 소셜펀딩이 앞으로 새로운 모금 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아직 기부 문화가 일상화되지 못해 약간의 불편함만 있어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소셜펀딩은 SNS를 통한 손쉬운 참여에 더해 기부라는 행위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자기만족이 맞물려 새로운 기부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방송이나 신문 등에서 진행한 공익 모금은 자신의 지위 등에 따라 체면 때문에 일정 금액 이상을 내놓는 등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는데 소셜편딩의 경우 나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내가 바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클릭 한 번으로 5000원, 만원 등 똑같은 금액을 펀딩할 수 있는 구조가 소셜펀딩을 더욱 활발하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열린세상] 안철수를 출마하지 못하게 하는 빅 카드/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열린세상] 안철수를 출마하지 못하게 하는 빅 카드/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대선 후보를 확정했지만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대세론에 확신이 없고, 민주당은 또 불임정당이 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때문이다. 새누리당 공보위원의 안 원장 불출마 종용 전화를 아무리 개인적 행동으로 치부해도 새누리당의 속마음은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안 원장에 대한 여러 검증 카드가 공개됐다. 최태원 SK회장 구명 운동 참여, BW 발행의 적절성 문제, 아파트 딱지, 룸살롱 출입 의혹, 급기야는 목동에 사는 음대 출신 여자라는 메뉴까지 튀어나왔다. 가능한 메뉴는 다 튀어나왔는데, 지지율이 조금밖에 줄지 않았다. 출마를 선언하지도 않았는데도 양자구도의 경우 45%, 다자구도의 경우 25%의 지지율을 보인다. 아무리 기존 정치권과 언론이 ‘정치와 행정의 경험이 없다.’ ‘장외정치로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고 비판을 해도 이 지지율은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모두 반가워하지 않는 이 현실을 초래한 장본인은 두 당이다. 안 원장에 대한 지지는 철없는 20~30대의 지지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에 새롭게 형성된 변화의 기류, 정치의 공공성을 확대하고자 하는 열망이다. 보수와 진보, 친미와 종북의 어느 지도에도 포착되지 않고 집권 후에도 성과에 대한 기약이 불확실한 그에게서 지지자들이 찾고자 하는 것은 정치의 공공성에 대한 희망이다. 안철수의 성장 스토리가 그것을 함축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안철수 현상에 대응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는 그의 뒤를 캐는 일이 아니다. 그 정도의 비리라면 기존의 정치권보다 나쁠 것도 없다. 두 당, 특히 새누리당이 그를 출마하지 못하게 하거나 적어도 파괴력을 줄일 수 있는 최대의 카드는 구태 정치를 청산하는 일이다. 부패를 뿌리 뽑고,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고, 투명한 정치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그토록 강한 열망 속에 치른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돈으로 거래했다는 의혹은 경악할 만한 일이다. 의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녀 주차장이 없는 덴마크 국회, 보좌관과 의원실도 없이 의원직을 봉사로 여기는 스위스 국회는 아닐지라도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이제 부정과 결별하고 정치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할 때가 되었다. 유권자의 뜻에 반하여 스스로 권력자가 돼 군림하는 정치를 서비스직으로 되돌려 놓는 것, 이것이 정치의 중심인 대통령에게 거는 유권자들의 가장 큰 열망이다. 이 열망에 부응하는 것이 안철수 효과를 줄일 수 있는 최대 카드가 될 것이다. 민심을 헤아린 새누리당은 정치쇄신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안대희 전 대법관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가장 먼저 나온 약속은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를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민이 지금 원하는 개혁의 수준은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로 그치는 수준이 아니다. 누구든 부패에 연루되면 안 되는 것은 기본이고, 정치판 전체의 부정을 뿌리뽑고 정치인들의 특권을 내려놓으며 공공성의 정치, 다시 말해 공공선을 위한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다. 며칠 전, 국회의원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를 맡은 한 교수는 4년 전 18대 국회 때에도 똑같은 토론회가 같은 자리에서 있었는데, 이번에도 또다시 법안을 만들기는커녕 개혁 의지를 깔아뭉갤 것이냐며 열변을 토했다. 정작, 필자가 더 놀란 것은 토론회 참석을 위해 탔던 택시의 기사가 내뱉은 말이다. 국회를 ‘도둑놈들의 소굴’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국회와 여야에 대한 민초들의 절망과 분노일 것이다. 양당의 대선캠프는 벌써 어떻게든 선을 대고자 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라고 한다. 그분들이 모두 정치의 공공성에 대한 민초들의 열망을 정치에 구현하고자 하는 열망의 소유자들이기를 바란다. 그러한 열정 없이, 단순히 권력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수록 우리의 정치에 희망은 없다. 정치의 공공성을 위해 몸을 던지겠다는 의지 없이, 권력을 좇는 불나방들을 볼 때마다 나는 차라리 위민(爲民)의 명분이라도 추상같았던 조선 유교의 위선이 그리워진다.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웃기고 재밌으면 그만? 예능도 철학이 필요해!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웃기고 재밌으면 그만? 예능도 철학이 필요해!

    예능은 웃기고 재밌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예능만큼 만들기 어렵고 장수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도 흔치 않다. 워낙 유행에 민감한 데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지상파 예능의 대세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차지했다. 예능은 콘셉트와 형식이 명확할수록 소재의 한계 탓에 단명하는 경향이 있지만, 리얼리티는 다양한 형태로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1차원적인 미션 수행에 그치지 않고 웃음 너머의 관계성을 끄집어내 경쟁심리, 자존심, 휴머니즘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2차, 3차의 의미를 주기도 한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인간사의 축소판으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SBS ‘런닝맨’에서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 생존을 위해 이합집산하는 인간의 속성이 그려지고, KBS ‘1박 2일’에서는 서로 야외 취침을 피하고자 치사함도 불사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네 인간사가 그대로 드러난다. SBS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을 보면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가장의 모습이 떠오르고 멤버들의 역할과 관계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출연자의 대상을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으로 확대하면 이야기할 소재는 더욱 다양해진다. 하지만 이럴수록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철학은 더욱 중요해진다. 과연 그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에 따라 프로그램의 방향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이런 고민이 부족한 경우를 적잖이 볼 수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안녕하세요’에서는 처제에게 백허그를 하는 등 과도한 애정 표현을 하는 남편의 사연이 소개돼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시청자 강모씨는 “아무리 요즘 쇼킹한 사연이 많다지만, TV 예능 프로그램 시청 시간대에 ‘사랑과 전쟁’을 방불케 하는 자극적인 이야기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음주운전 중독남’, ‘못된 손 누나’ 사연 등 자극적인 소재로 논란을 일으켰다. 여성 출연자들이 노출이 심한 비키니를 입고 자기소개를 하는 등 선정성 논란에 휘말린 MBC ‘정글러브’는 13일 5회 만에 막을 내렸다. 이 프로그램은 애초부터 SBS ‘짝’과 ´정글의 법칙´을 모방한 형식으로 도마에 올랐다. 모두 무리하게 시선을 끌려다가 역효과를 본 경우다. 한편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MBC ‘놀러와’는 최근 19금 토크쇼를 신설했다. 이를 두고 케이블도 아닌 지상파 TV 토크쇼에서 대놓고 자극적인 19금 농담을 하는 데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다양한 웃음이 있다. 하지만 단순한 관전 포인트를 넘어 철학적 가치를 담지 못한다면 결국 물리적 자극만 남게 된다는 한 방송 관계자의 말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erin@seoul.co.kr
  • [민주 대선후보 문재인] 경선 패배한 孫·金·鄭 행보는

    [민주 대선후보 문재인] 경선 패배한 孫·金·鄭 행보는

    민주통합당 손학규(얼굴 위)·김두관(가운데)·정세균(아래) 대선 경선 후보는 16일 패배 뒤 일제히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면서 “정권 교체와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선 과정에서는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가 불공정 경선을 하고 있다며 반발했지만 승부가 결정된 만큼 깨끗한 승복을 통해 재기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5년 만에 대선 무대에서 또 고배를 마신 손 후보의 충격이 클 것 같다. 손 후보는 경선 직전만 해도 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후보와의 양강 체제 구축에 나섰으나 경선 내내 저조한 득표율을 보였다. 이날 그 자신이 자탄한 것처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출신이라는 주홍글씨를 떨쳐 내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한계로 지적된다. 승복을 약속했지만 경선 과정에서 쌓인 문재인 후보와의 앙금을 털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친노 직계가 패권주의를 형성했다며 연일 문 후보에게 돌직구를 던졌다. 특히 손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수도권에서마저 저조한 지지율을 보여 출구전략 마련이 쉽지 않지만 당분간 정국 상황을 관망하며 재기의 길을 모색할 전망이다. 손 후보가 문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야권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안 원장을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돌지만 참모들은 일축한다. 이날 패배 뒤 그가 “대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백의종군의 자세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을 보면 정권 교체를 명분으로 친노와의 전격적인 화해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는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라 재기 방안을 마련하는 데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그런 여유를 반영한 듯 그는 패배 뒤 “경선은 치열했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경남지사직을 던지고 경선에 뛰어들어 야권에 경남지사 보궐선거 부담을 준 것은 그의 향후 행보를 제약할 수도 있다.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정 후보는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그는 패배 뒤 “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야권 단일 후보가 대권까지 거머쥘 경우 호남 출신인 그가 당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총리감으로도 거론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盧를 넘어 安 안을까

    盧를 넘어 安 안을까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 16일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의원의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 마지막 문장처럼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정치적 운명을 다시 짊어지게 됐다. 반칙과 특권 없는 개혁정치의 실현이 그것이다. 문 후보는 이날 마지막 순회 지역인 서울 경선까지 누적 득표율 56.52%(34만 7183표)를 기록하며 결선투표 없이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문 후보는 전국 13개 지역 전 경선에서 파죽지세의 연승을 거두며 당내 대세론을 입증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첫 민정수석이자 마지막 비서실장, 노무현재단 이사장 출신의 초선의원 문재인은 여의도 입성 반년 만에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까지 ‘정치인 문재인’보다는 ‘노무현의 그림자’ 이미지가 더 강했다. 문 후보에게 노무현은 가장 큰 자산이자 딜레마다. 노무현을 넘지 않고서는 새로운 정치인의 이상도, 대선에서의 정치적 확장성에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정권을 쥔 1997년 김대중 후보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냈던 ‘호남’이나 2002년 노무현 후보에게 열광한 ‘3040’ 세대도 노무현의 그림자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문 후보 선출은 불과 5년 전 폐족(廢族)으로 몰렸던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4·11 총선 절반의 승리와 국민의 선택으로 정치적 부활에 나섰다는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문 후보가 이끄는 친노가 참여정부의 정치적 복권을 이뤄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23일간의 당내 혈투는 문 후보에게 ‘상처뿐인 승리’를 안겼다는 평을 듣는다. 경선 패배 진영은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여전히 등을 돌리고 있다. 문 후보는 우선 속도감 있게 당을 쇄신하고 대화합을 창출하는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장외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는 서로 생채기를 내지 않으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지극히 정교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중립으로 분류되는 50여명의 당 소속 의원들이 안 원장 지지로 이탈하면 엄청난 타격에 직면할 수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불통과 독선’의 리더십은 구시대의 유산이며 ‘협력과 상생’이 오늘의 시대정신으로 소통과 화합, 공감과 연대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며 “손학규·김두관·정세균 세 경선 후보와 손을 잡고 당내 모든 계파와 시민 사회를 아우르는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춘규 선임기자·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길섶에서] 김기덕 감독/최광숙 논설위원

    올해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을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주최로 열린 축하연에서 만났다. 축하 인사를 건네고, 같이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이날 그는 많은 이들의 따뜻한 성원에 기분이 좋은지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돌면서 술잔을 기울이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그의 창작 영화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아리랑’을 보고서다. 자신을 배신했다는 후배 감독 등을 향한 날 선 비판과 원색적인 욕설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를 같이 본 가족들은 그를 ‘치사하다’고 했지만 난 ‘지독하다’고 생각했다. 후배한테 배신당해 속상하고 분노에 찬 자신을, 술자리가 아닌 다큐멘터리 속에 풀어 놓을 생각을 하다니…. 못난 자신까지 기꺼이 제물로 삼아 영화를 찍는 그를 보면서 치열함이 느껴졌던 것이다. 그는 상업영화가 대세인 영화계에서 드물게 예술영화로 승부를 걸고 있다. 앞으로도 흔들리지 말고 영화계의 ‘독립군’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文측 “安 이길 수 있다” 자신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후보는 전국 순회경선에서 11연속 1위를 기록하며 누적집계 과반으로 거침없이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 문 후보는 16일 서울 경선에서 누적 과반 득표를 달성, 결선투표 없이 대선 후보로 확정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그는 당 밖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치열한 프리시즌 대결을 펼치고 있다. 문 후보는 최근 상황 변화에 고무된 분위기다. 순회경선 연전연승으로 지지율이 급상승 중이다. 야권 단일후보 지지율에서 안 원장을 10% 포인트 가까이 추월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당내 지지세도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겸손모드로 가던 문 후보의 태도도 공세적으로 바뀌고 있다. 자신이 범야권 대선후보 지지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을 이겼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즉시 공개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박 후보의 쉬운 상대로 문 후보를 역선택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일축했다. 문 후보 주변에서는 “이제 안 원장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감지된다. 안 원장과 공동정부 구성을 추진하더라도 양보는 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반드시 단일후보가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숨겨온 권력 의지도 숨김없이 드러낸다. 안 원장이 최종 출마를 선언하면 두 사람은 야권 단일 후보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현재 문 후보는 두 사람 간의 담판을, 안 원장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선호한다고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어떤 방식도 해 볼 만하다는 기류다. 특히 민주당 경선 뒤 후유증을 수습하고 총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등 비문(비문재인) 후보들도 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친노(친노무현) 핵심 측근들의 2선후퇴나 집권시 임명직 배제 선언은 물론 탕평 선대위 구성도 검토 중이다. 안 원장과의 차별성도 강조한다. 국회의원인 데다 민주당이란 거대 조직이 뒷받침하고, 청와대 비서실장 등 국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총선과 민주당 경선 국면에서 충분히 검증도 거쳤다고 강조한다. 다만 신선감 측면에서는 안 원장보다 떨어져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이젠 고급 야영 ‘글램핑’이 대세”

    “이젠 고급 야영 ‘글램핑’이 대세”

    아웃도어 브랜드인 빈폴의 홍보모델들이 12일 서울 청계천에서 글램핑(Glamping) 체험 행사를 알리고 있다. 글램핑이란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의 합성어로 ‘고급스러운 야영’을 뜻한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단합론에 묻힌 쇄신론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11일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대선 후보 경선 파행과 민심 이반 등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과 당 쇄신 방안을 놓고 논쟁을 벌였지만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채 또다시 미봉에 그쳤다. 이해찬 대표 등 당권파가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시 계파를 망라하는 탕평 선거대책위 구성을 제시하며 비당권파의 공세를 무력화시켰다. 의총에서는 지도부의 불공정한 경선 관리와 소통 부재를 문제 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이날 의총에서도 최고위원회의나 중진모임 때와 마찬가지로 근본 쇄신책은 내놓지 못했다. ●당권파, 탕평선대위 제시… 뒷공론 무성 공개회의에서 인혁당 사건 피해 당사자인 유인태 의원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인혁당 발언을 비판하다 울먹이자 분위기가 숙연해져 강경론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14명의 의총 발언자 중 책임론을 제기한 사람은 소수였다. 기존의 ‘조회식 의총’이란 비판이 나왔지만 지도부와 각을 세우는 게 부담스러운 듯 강한 불만 제기는 없었다. 실제 지도부 책임론이 거론됐지만 ‘사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서 비당권파 의원들이 경선 파행과 폭력사태에 대해 지도부의 책임을 묻긴 했지만 대세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김동철 의원은 “민주당이 과격한 정권, 불안한 정권, 무책임한 정권이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며 소통 강화를 요구했다. 조경태 의원은 “경선장에서 막말 사태와 달걀·물 세례가 벌어진 모든 책임은 경선 관리 지도부에 있다. 의원을 ‘졸’(卒)로 보는 정당이 민주정당이냐.”면서 “지도부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책임론을 거론했다. 김영환 의원은 ‘안철수 현상’을 언급하며 “지도부가 사태를 절감하고 뼈아프게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현상 뼈아프게 생각해야” 당권파를 중심으로 의원 다수는 대선후보가 정해지면 경선 과정의 갈등을 극복하고 일사불란한 체제를 갖춰 대선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는 단합론을 폈다. 주승용 의원은 “당이 사분오열돼 자멸의 길로 가고 있다.”며 책임론을 반박했다. 남인순 의원은 “후보가 정해지면 ‘묻지 마 단결’이 아니라 소통을 통해 역동적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고, 은수미 의원은 “대선 후보에 대해 내부에서 비판하되 밖에서 흔들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날 의총에서도 비당권파는 당 분열 책임을 뒤집어쓰는 게 부담스러운 듯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권파가 대세를 확실히 잡아가고 중도파는 당권파와의 갈등을 꺼리면서, 소수파인 비당권파의 불만이 묻혀버리는 과정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이영준기자 taein@seoul.co.kr
  • 국내 빅3 “쿼드코어폰 앞세워 아이폰5 견제”

    국내 빅3 “쿼드코어폰 앞세워 아이폰5 견제”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이달 말 나란히 ‘쿼드코어’ 기반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나선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될 애플 ‘아이폰5’에 함께 맞서려는 ‘공동 대항마’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독일 베를린에서 첫선을 보인 새 쿼드코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5.5인치)를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1일) 이전 국내에 공개할 계획이다. 쿼드코어 스마트폰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4개 장착해 기존 듀얼코어 스마트폰보다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제품이다. 롱텀에볼루션(LTE)망 기반으로 사용하면 무선랜을 탑재한 노트북 수준의 속도를 얻을 수 있다. 애초 삼성전자는 다음 달 중순 이후 갤럭시노트2를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그 시기를 2주 이상 앞당겼다. 5월 말 내놓은 ‘갤럭시S3’(출고가 99만원)가 보조금 과열 경쟁으로 10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아이폰5 출시에 맞춰 회사의 전략 제품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팬택도 이달 하순 펜 기반의 5.3인치 쿼드코어 스마트폰(모델명 IM-A850)을 공개한다. LG유플러스와 KT 두 가지 모델로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팬택은 이달 초에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시기를 2주가량 늦췄다. 자칫 기존 일정을 강행하다 아이폰5 공개 시기와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고려됐다. LG전자도 20일을 전후해 자사 첫 쿼드코어 스마트폰 ‘옵티머스G’를 공개한다. LG전자는 삼성과 팬택보다 앞서 제품을 선보여 쿼드코어폰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커버유리 완전 일체형 터치(G2 Touch) 방식이 적용되고, 독자 개발한 13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되는 등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선 기술과 사용자경험(UX)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세 회사는 지난 5월에도 하루 간격으로 상반기 전략제품을 함께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가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S3’ 언팩 행사를 가지면서 이를 전후해 팬택과 LG전자가 동시에 각각 신제품 ‘베가레이서2’(3일)와 ‘옵티머스LTE2’(4일)를 공개했다.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들이지만 함께 모여 힘을 모으면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번 하반기 제품 공개 시기가 비슷한 것도 이들이 ‘아이폰5에 함께 대항하자.’는 묵시적인 이해가 반영돼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들의 행보는 다분히 애플 아이폰을 의식한 포석”이라면서 “아이폰5도 쿼드코어 기반으로 나올 예정이어서 10월부터는 쿼드코어폰이 대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26)‘개화파’ 김옥균 vs ‘그를 죽인’ 홍종우

    [선택! 역사를 갈랐다] (26)‘개화파’ 김옥균 vs ‘그를 죽인’ 홍종우

    ●혁명가 인정받는 ‘김옥균’ vs 테러리스트 된 ‘홍종우’ 정부 차원에서 주요한 역사적 개념을 규정하는 북한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갑신정변을 ‘근대 부르주아 혁명운동’으로 변경했다. 한국에서 김옥균(金玉均·1851~1894)과 갑신정변에 대한 견해는 연구자들 간에 일치하지 않으나 대체로 근대국가 수립을 위한 최초의 혁명적·진보적 개혁운동으로 보고 봉건제 청산을 위한 ‘위로부터의 개혁’을 전개하였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일본이라는 외세 동원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변혁 주체로서의 역할은 인정하는 편이다. 반면 이와 대비시켜 우리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홍종우(洪鍾宇· 1850~1913)는 대다수 사람들이 갑신정변 주도 인물인 김옥균 암살범이자 독립협회와 대척점에 있던 황국협회를 주도하던 반(反)개화, ‘테러리스트’로만 이해하고 있던 인물이다. 당연히 그 평가는 부정적이기 때문에 최근까지도 보수반동 성향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갑신정변’ 3일천하… 실패한 비운의 개화파 김옥균 조선을 개혁하겠다는 큰 뜻을 품고 일으킨 1884년 갑신정변이 3일 천하로 끝난 뒤 반역자로 처단된 고균(古筠) 김옥균. 권력과 세력을 잃고 망명지를 떠돌다가 목숨을 잃고 주검마저 능욕을 입은 비운의 개화파…. 갑신정변의 실패는 정변의 주체들과 일정 부분 이해를 같이했던 윤치호의 아버지이자 군부대신 등 고위관료를 역임한 윤웅렬도 예견하고 있었다. 그는 갑신정변의 실패 요인을 다음의 여섯가지로 꼽았다. 1. 군주를 위협한 점 2. 외세를 믿고 의지한 점 3. 민심이 따르지 않은 점 4. 청국의 군사력을 과소 평가한 점 5. 왕과 왕비의 의향을 어긴 점 6. 당붕(黨朋)의 도움 없이 일을 조급하게 처리한 점 갑신정변의 행동대장으로서 정권의 핵심인사 살해에 앞장섰던 서재필은 후일 회고담에서 실패 원인을 ‘민중의 무지몰각’에 돌리고 있다. 그는 광범위한 민중의 원동력과 잠재력을 믿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매도했다. 정변은 국민적 동의 없이 진행된 것이다. 후일 김옥균은 일본을 ‘이용’했다고 말하지만 오히려 이용당한 것이고 위험한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봉건제도 청산을 위한 노력에만 초점을 맞추었지만 상대적으로 제국주의 침략 세력에게는 관대하거나 이를 생각하지 못한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와 친한 일본인들은 후쿠자와(福澤諭吉), 도야마(頭山滿), 고도(後藤像二郞) 등 ‘대아시아주의자’이자 한국 침략을 적극 옹호한 인물 일색이었다. 말년의 김옥균은 이른바 삼화주의(三和主義)에 심취해 있었다. 그는 ‘흥아지의견’(興亞之意見)에 기초해 이를 설명했는데, 그 골자는 ‘삼국제휴 서력방알’(三國提携 西力防?)을 통해 아시아를 부흥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제창하게 된 것도 정신적 스승인 후쿠자와의 영향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흥아지의견’은 현재 남아 있지 않아서 과연 김옥균이 후쿠자와와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었는지 아니면 삼국이 대등한 관계에서 평화롭게 공존공생하자는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1904년 러일전쟁 직후 그동안 일본에 망명했던 갑신정변과 을미사변 관련자들은 모두 귀국하여 복권되고 식민지 시기 대다수는 친일의 거두로서 식민지 지배의 일익을 담당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김옥균에게는 유신(維新)을 처음 제창한 사람이고 문명의 선각자로서 충달공(忠達公)이라는 시호가 융희 4년(1910) 7월 27일에 추증되었다. 김옥균 추종 세력은 이후 1920년대에 들어와서도 그의 이전 활동을 과장·미화하였다. 식민지 시대 말기에 이르면 일제는 만주 침략을 시작으로 대륙 침략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대동아공영권을 통한 아시아 지배와 조선 민중에 대한 무제한의 통제 명분을 김옥균이 주장한 삼화주의에서 찾았다. 김옥균의 삼화주의는 그의 의지와는 다르게 숱하게 왜곡되어 갔다. ●홍종우, 실정 맞는 근대화 추구… 佛르피가로도 ‘개화인사’ 인정 경기도 몰락한 선비의 가문에서 출생한 홍종우는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빈곤한 생활을 하였다. 그러던 중 1886년 3월부터 프랑스행을 결심하여 1888년 나가사키와 규슈, 오사카를 거쳐 도쿄에 도착했다. 이어 1890년 12월 파리로 들어갔다. 그는 프랑스 유학 후 거의 2년 동안 파리 기메박물관에서 연구보조자로 활동하면서 춘향전, 심청전, 직성행년편람(直星行年便覽) 등 한국의 고전과 점성술책, 일본과 중국의 고전을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일에 종사했다. 홍종우는 프랑스어 번역본 ‘다시 꽃이 핀 마른 나무’(심청전)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공화국에 사는 데 습관이 된 프랑스인들을 대상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우리 선조가 세운 정부 형태에 우리가 집착하는 것을 탓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 이것은 기질의 문제이다. 기후가 국민의 관습에 끼치는 영향은 오래전에 증명되었다. 그 누구도 인디언들이 에스키모인과 같이 옷을 입지 않았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라마다 다른 정체(政體)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정부 형태를 유지하면서, 이번에는 우리가 유럽문명을 이용하고자 한다. 이 일에 있어 우리를 돕고자 하는 자들에게 우리는 존경과 애정을 바칠 것을 미리 약속한다.” 홍종우의 정체관이 그간의 시대 담론과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목표는 조선의 전통과 서양 문화를 조화·절충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대중을 계몽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그의 입장은 성리학적 질서와 체제를 유지하고자 했던 척사위정론자들과 다른 것이었으며, 민족 주체성과 민족 문화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근대화 지상주의론자와도 구분되었다. 1893년 귀국을 결심한 그는 그해 12월 일본에 도착하였다. 이때 고종의 밀명으로 도쿄에 온 이일직과 만났고, 그로부터 김옥균 암살을 제의받게 된다. 홍종우는 김옥균을 만나 프랑스 정국을 소개하고 세계 대세와 동양 정세를 논하는 한편 그의 상하이행을 유도했고 상하이 동화양행에서 김옥균은 결국 홍종우가 쏜 세 발의 총탄을 맞고 즉사한다. 그가 본격적으로 국내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는 아관파천 이후부터다. 그는 국왕을 황제로, 세자를 황태자로 높이는 한편 조선을 대한제국으로, 건원 연호를 ‘광무’(光武)로 정할 것을 건의하였다. 이는 대한제국 수립과 황제 즉위식의 초석이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홍종우는 대한제국 성립 당시 비서원승으로 활약한 이래 각 방면에서 활동하면서 여러 차례 전반적인 개혁을 주장하였다. 경제 문제에 관한 개혁론은 대외적으로 열강의 조선 이권 침탈에 대한 절대불가론으로, 내적으로는 국가재정의 확충과 국내 상인의 몰락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론인 보호주의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은 한러은행 설치 반대, 외상의 도성 개잔(開棧)과 내지행상 반대, 절영도 석탄고 임대 및 광산이권 양도 반대, 조선 연해어업 및 홍삼 사매(私買) 반대, 방곡실시, 광무연호 주조, 상권보호 등이다. 정치·사회 문제에 관한 개혁론은 군주권의 절대화, 군권(軍權)의 확립과 군사권 간섭 반대, 각부 고문관과 각국 공사의 내정 간섭 반대, 불평등 조계 개정, 만국공법의 철저한 준수, 공정한 인사정책, 민선의원(民選議院) 설립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는 근대적 지도체제의 확립을 위해서는 정부의 자립과 과감한 개혁이 이를 보조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러일전쟁을 거쳐 1910년 일제에 의해 대한제국이 식민지가 되자 그는 ‘개화당의 영수’ ‘조선독립의 혁명가’ 김옥균 암살범으로 다시 각인되었고, 근대화를 저해하는 데 가장 앞장섰던 사람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그는 명실상부한 개화인사였다. 프랑스 저명 신문 르피가로지도 그렇게 보고 있다. 잘 알다시피 홍종우는 프랑스 최초의 한국 유학생이자 많은 부분 우리 실정에 맞는 근대화를 도모하였다. 그가 수구파라는 결정적인 근거도 없고 그 역시 수구적인 언급을 한 바 없다. ●편견 지우고 입체적으로 보아야 김옥균과 홍종우는 조선을 근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는 같다 하더라도 양자 간에는 분명한 대립각을 갖고 있었다. 김옥균과 달리 홍종우는 조선이 근대국가로 이행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외국으로부터의 도전이라고 인식하고 자주적 근대화를 추진하려고 했다. 그는 조선의 역사와 현실을 서구에 알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는 선에서 근대화가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것이다. 현실 사회에 대한 객관적 인식의 부재 상태에서 문화적 전통과 제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서구 및 일본의 제도를 무차별하게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그 나라의 발전에 커다란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김옥균처럼 문명개화를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보면서 제국주의 이웃 강국을 끌어들여 근대화를 달성하려는 방식은 정당화되기 힘들다. 만약 그럴 경우에는 자칫 국가를 상실할 위험이 뒤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시대는 다르지만 갑신정변 당시와 지금 한국을 둘러싼 동북아의 국제 정세는 묘하게 일치하고 있다. 조재곤(동국대학교 연구교수)
  • 文 “호남서 정통성 날개 달아주셨다”

    文 “호남서 정통성 날개 달아주셨다”

    ‘문재인 대세론’이 민주통합당 하반기 대선경선 판도의 ‘바로미터’인 광주·전남 순회경선에서도 통했다. 문 후보는 6일 광주에서 열린 순회경선에서 48.46%의 득표율을 올리며 2위인 손학규(32.31%)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승산이 있는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온 호남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문 후보는 전체 선거인단의 과반에 육박하는 경기(15일)와 서울(16일) 경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누적득표율이 과반에 못 미친 46.81%에 그쳐 결선 투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문 후보는 8일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순회경선에서 최대한 표를 끌어모아 누적득표율 과반선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경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광주·전남 시민들이)저에게 섭섭한 점이 많이 있으실 텐데 다 털어내고 저에게 정통성을 부여해 줬다. 날개를 달아 주셨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평소 비문(비문재인) 후보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왔던 그는 이날 경선에서 작심한 듯 “우리끼리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경선을 흠집내고 당을 상처주고,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결단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수도권에서의 정면 승부를 앞두고 비문 후보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광주·전남 경선을 기점으로 맞불 공세에 들어간 모습이다. 반면 손·김 후보는 민주당의 분열 양상에 냉랭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광주·전남 표심을 의식한 듯 문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잠시 중단했다. 손 후보는 화살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돌려 “민주당 경선 결과보다는 당외 특정 인사 행보에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어쩌다 민주당이 이지경이 됐냐.”며 안 원장에게 향하는 야권 표심 단속에 나섰다. 김 후보는 4명의 대선 경선 후보와 이해찬 당 대표가 긴급히 만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공정하지 못한 경선이라도 국민을 믿고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후보는 “모바일을 보완하기 위해 국민배심원제 같은 민심 반영 방안을 조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었지만 묵살당했다.”면서 “애당심에서 우러나온 경고를 묵살한 지도부,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번복한 후보들 모두에게 다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며 당과 손·김 후보를 모두 비판했다. 당 지도부에는 어김없이 야유가 쏟아졌다. 임채정 당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인사말을 시작도 하기 전에 당원들이 야유를 퍼붓자 침통한 표정으로 “나는 광주사람입니다. 광주에서 태어났고 광주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라고 호소했다. 대회장에는 민주당 ‘근조’현수막도 나붙었다. “퇴행적인 경선이 지속될 때 물리적 방법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는 괴문서가 수백여장 배포되기도 했다. 경선이 끝난 후 체육관 밖에서는 성난 당원 20여명이 당 지도부가 탄 버스를 가로막고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원들은 모바일 투표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며 5분여간 대치했으나 경찰들의 제지로 버스는 무사히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당 지도부는 모바일 투표 방식을 둘러싼 비문 후보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법적·기술적 문제가 없는 한 모든 검증 요구를 받겠다.”고 밝혔다. 또 모바일 투개표 실시 시기를 순회경선 이후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광주 이현정·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얇아진 지갑… “10만원 넘는 선물 기대하지 마세요”

    얇아진 지갑… “10만원 넘는 선물 기대하지 마세요”

    불황 속에 ‘저가’ 추석 상품들이 날개를 달았다. 얇아진 지갑에 소비자들은 너도나도 값싸고 실속 있는 상품들을 찾고 있다. 유통업계도 ‘박리다매’를 기대하며 맞춤형 추석 선물들을 쏟아내는 추세다. 6일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추석예약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10만원 미만대 선물세트 비중이 전체 판매액의 7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6% 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10만원 미만 선물세트가 70%를 기록한 것은 근년 들어 처음이다. 10만원대 상품도 지난해 8%에서 올해 12%로 늘어 20만원미만의 상품은 전체 82%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46%로 추석예약판매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만원대의 경우, 올해는 17%로 29% 포인트나 빠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0일부터 진행되는 추석선물 판매행사에서 10만원대 전후의 실속형 선물세트를 2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10만원대 이하 선물세트는 253개에서 425개로, 전체 비중이 61.3%에서 82%(10만원 미만 250개·48.2%, 10만원대 175개·33.8%)로 확대됐다. 반대로 20만원대와 30만원대 세트 품목 수는 각각 32개(6.3%), 24개(4.6%)로 절반 이상 줄었다. 10만원대 이하에서 눈길을 끄는 제품은 감잎 및 뽕잎차가 들어 있는 ‘장명숙 야생차 세트’ 6만 5000원, ‘알찬사과·배(각 6개)’ 7만원, 행복한우(3.2㎏·정육불고기·국거리)와 참굴비 특선 각 10만원, 신세계은갈치(제주갈치 1.6㎏) 11만원 등이다. 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신선식품팀장은 “백화점의 ‘굿초이스상품’은 농축수산물 전 부문에서 45종으로 가짓수를 1.7배 늘렸으며 물량도 4만여개로 2배 이상 늘렸다.”면서 “국내외 우수 산지와 직거래 계약을 통해 가격대를 10만원대로 낮춰 품질과 만족도를 모두 높였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추석 성수기를 겨냥해 5000억원 규모의 가공식품 선물세트 시장 공략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실제 소비 수요가 높은 스팸, 식용유 등의 복합형 선물세트를 강화하고 2만~5만원대의 중저가 선물세트를 124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스팸 세트의 경우 1만원대에서부터 7만원대까지 가격 선택의 폭을 넓혔고 소비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2만~3만원대 중저가 세트 비중을 지난 설 대비 20% 이상 늘렸다. 식용유 세트의 경우도 포도씨유, 카놀라유 등 프리미엄유를 중심으로 유제품 단독 세트보다는 복합형 세트 구성을 확대했다. 실속과 만족감을 동시에 높이기 위해 1만원대 프리미엄급 전략 세트 종류도 설 대비 50%나 늘렸다. 특선 세트에는 스팸, 고급유, 참치 등을 기본으로 구성했다. 스팸 고급유 7호(스팸 클래식+백설 카놀라유) 1만 9800원, 특선 1호(스팸 클래식+백설 포도씨유·카놀라유+천일염+구운 소금+쇠고기+참기름) 4만 4800원 등이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지난해보다 추석선물세트 종류를 78종 늘린 총 422종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증가하는 캠핑족들을 타깃으로 캠핑용품들을 새롭게 선보이고 5만원대 이하의 선물세트를 전년 대비 18% 늘렸다. 한우사골보신세트(8만 5000원) 등 10만원대 이하의 저가 정육세트도 상품을 두 배로 구성했다. 이와 함께 백화점들은 법인을 대상으로 한 명절용 상품권 판매를 소액으로 집중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3000만원 등 고액 상품권 패키지를 40% 줄이고 소액인 300만원 상품 물량을 60% 이상 증가시켰다. 신세계백화점은 처음으로 100만원대 상품권 패키지도 내놨다. 현대백화점은 3000만원짜리 패키지를 아예 없애고 200만원, 500만원, 1000만원만 판매하기로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非文 “모바일투표 규정 위반” 반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순회경선이 반환점을 돌았지만 경선에 당 지도부가 개입했다는 공정성 관련 시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신규로 참여한 선거인단이 88만여명에 그치고 투표율도 겨우 50%대를 기록하면서 흥행에도 실패해 분위기가 더 어둡다. 급기야 일부 후보 진영에서 모바일 투·개표 중단을 요구해 혼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광주·전남 경선을 하루 앞둔 5일 모바일 투표 과정에서 이른바 ‘5회 통화 시도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제주와 울산에서만 3653표가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손학규·김두관 후보 측이 현장경선은 하되 오류가 수정될 때까지 모바일 투·개표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임채정 선관위원장의 사퇴도 요구하고 나섰다.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측은 그동안 “모바일 투표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분실표’가 있었다.”며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체제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검증을 요구했었다. 이에 민주당 경선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점차 냉랭해지고 있다. 민주당 모바일 투표 검증단에 참여하고 있는 각 후보 대리인들에 따르면 제주·울산 지역 모바일 투표에 대해 검증을 벌인 결과 5차례의 전화 시도 횟수를 채우지 않은 채 기권 처리된 규모가 제주 2876명, 울산 777명 등으로 집계됐다. 비문(비문재인) 진영은 이것을 경선 과정에서의 심각한 불공정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들은 이미 경선이 진행된 강원·충북·전북·인천·경남 등 나머지 지역에 대한 검증도 요구하고 있다. 비문 후보 측은 5회 통화 시도 규정 위반 사례가 비문 후보 지지자층에 집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관위 유인태 검증단장은 이날 “다섯 번의 통화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투표 기회를 5회 다 주지 않았다는 것은 시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일축해 모바일투표 불공정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규는 모바일 투표 선거인단에 자동응답전화(ARS)로 5회까지 투표 참여 전화를 걸도록 돼 있고 그래도 투표가 왼료되지 않을 경우 해당 선거인은 기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대선 경선의 대세를 가를 광주·전남지역 경선 하루 전인 이날 각 후보진영은 표심 잡기에 전력을 기울였다. 지금까지 경선 중 최대 규모인 14만여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데다 호남의 선택은 남아 있는 수도권 경선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 경선은 결선투표 여부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규 선임기자·송수연기자 taein@seoul.co.kr
  • 불심검문 재개… “인권침해냐” “치안 먼저냐” 찬반 논쟁 격화

    불심검문 재개… “인권침해냐” “치안 먼저냐” 찬반 논쟁 격화

    인권침해 논란 속에 2년 전 폐기됐던 불심검문을 경찰이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찬반논쟁이 뜨겁다. ●경찰 “검문 재개 후 절도범 검거” 경찰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묻지 마 살상극과 아동 성폭행 사건 등 흉악범죄가 잇따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경찰은 불심검문을 재개하면서 “범죄예방을 위해 시민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불심검문만으로도 한 해 1만명이 넘는 강력범죄자를 검거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했다. 불심검문 재개 사흘째인 4일, 현장 경찰은 “시민들이 비교적 검문에 잘 응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3일 인천에서 불심검문을 통해 절도 용의자를 붙잡는 등 실적이 보고되자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불심검문으로 2009년 한 해에만 5대 범죄자(살인·강도·강간·방화·폭력) 1만 721명을 검거했다.”면서 “효과가 검증된 제도”라고 강변했다. 치안 불안이 심각한 탓인지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는 시민들도 없지 않았다. 트위터 등 온라인에는 ‘음주단속과 불심검문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라거나 ‘당하면 기분은 나쁘겠지만 범죄자를 가려낼 수 있다면 나부터 기꺼이 당할 수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이 대세였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마구잡이 식 검문을 기억하는 시민들은 “경찰이 강력범죄에 놀란 민심을 볼모로 강압적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린 다른 네티즌들은 “불심검문 부활하면 분명히 경찰 1명당 할당량 생길 것”, “30년 전처럼 ‘노동자풍’이라는 이유로 잡아들일 셈인가.”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불만은 유명인사들에게서도 터져나왔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트위터에 “불심검문이 부활한다니 왠지 기분이 참 더럽다.”면서 “불심검문은 응급처치는 되더라도 원인치료가 될 수 없다. 유기된 양심과 상식이 회복되지 않는 한 강력범죄는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의동행·소지품 검사 인권침해 소지 커”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도 트위터에 “경찰관이 동행 요구를 할 수 있지만 이럴 경우 무조건 거절해도 된다.”는 등의 불심검문 대처법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학계에서는 불심검문에 따르는 인권침해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김재규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의 ‘불심검문의 실태 및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불심검문 과정에서 경찰서 등으로 임의동행을 요구받았을 때 검문 대상자가 느끼는 인권침해 정도는 평균 3.6(최고 5)에 달했다. 또 소지품 검사를 받을 때는 3.3 수준의 인권침해를 당한다고 느꼈다. 이 조사는 국가인권위원회가 2009년 9~10월 서울·부산·광주 등 전국 9개 광역자치단체 시민 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국제대회 조직위의 ‘동네 진행’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가 비로 치르지 못한 예선 경기를 아예 열지 않기로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조직위는 2라운드 진출 팀이 이미 가려진 만큼 ‘의미 없는’ 경기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강변하지만, 국제대회 경기를 참가국 동의도 없이 취소하는 것은 독선이란 지적이다. 4일 조직위에 따르면, 이날 우천으로 취소된 4경기 중 A조 네덜란드-한국전과 B조 이탈리아-타이완전은 추후 편성 없이 취소했다. 파나마-캐나다(목동) 미국-호주(잠실) 경기만 5일 오전 10시 30분 치러 이 경기 결과를 반영해 오후 2시부터 2라운드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 경기는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우천 순연됐는데, 이날 또다시 비가 내려 열리지 못했다. 조직위는 예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네덜란드-한국전과 이탈리아-타이완전은 대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 만큼 취소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타이완은 이미 3승1패를 기록, 이들 경기와 상관없이 예선 통과가 확정됐다. 반면, 파나마-캐나다전과 미국-호주전은 경기 결과에 따라 2라운드 진출 팀이 갈리기 때문에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당사국의 동의를 얻지 않고 일방적으로 경기 취소를 결정해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 관계자는 “모든 국가를 상대로 동의를 구하면 결론이 나지 않는다.”며 “대회 진행 결정은 국제야구연맹(IBAF)과 조직위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날씨를 이유로 국제대회 경기를 취소한 것도 향후 논란의 소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서울 고척동 돔구장 완공을 기념해 유치했으나, 설계 변경으로 공사가 지연되자 IBAF 등의 양해를 구하고 잠실·목동구장에서 개최해 면목이 서지 않았던 터. 일부 경기만 취소하면서 특정 국가가 더블헤더(하루 2경기)를 치르게 된 것도 문제다. 미국은 5일 오전 호주와 대결한 뒤 오후 6시 30분부터 파나마-캐나다전 승자와 경기를 갖게 됐다. 일본은 미국-호주전 결과에 따라 오후 2시에 치를지, 5시에 치를지 모르는 상태에서 목동구장에서 대기하게 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車보험도 개성시대

    ‘붕어빵’ 일색이었던 자동차 보험이 다양해지고 있다. 할인 폭을 높이기 위해 자동갱신특약이 출시되는 등 고객 취향에 맞게 세분화된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을 두 차례 자동 갱신하는 특약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2% 가까이 할인해 주는 상품이 곧 출시될 예정이다. 이른바 ‘자동갱신특약’ 보험이다. 메리츠화재는 창립 90주년을 맞아 오는 10일 첫선을 보이는 상품(M-basket)에 이 특약을 넣을 방침이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자동차보험은 의무 가입 사항으로 일부 특약만 변경됐을 뿐 상품 자체는 단순했다. 하지만 인터넷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고객들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보험설계사에게 가입했던 자동차 보험보다는 온라인이나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하는 다이렉트 자동차 보험이 대세로 바뀌었다. 2011회계연도엔 개인용 자동차보험 고객 중 36.3%가 온라인으로 가입했다. 30대는 45.3%나 된다. 운전을 덜 할수록 보험료가 저렴한 ‘마일리지 자동차보험’도 지난해 12월에 출시된 지 8개월 만에 가입 100만건을 돌파했다. 손해보험업계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이다. 올 연말까지 200만건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무배당 연금보험도 나온다. 메리츠화재가 취급하는 상품이다. 무배당 연금보험은 배당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가 유배당보다 10% 저렴하다. 삼성화재 등 대형 손보사가 전에도 시도했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포기했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민주 ‘결선투표 기로’… 광주·전남을 잡아라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이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각 주자들은 오는 6일 열릴 ‘광주·전남 경선’에 운명을 걸고 사흘 전인 3일 광주에서 대회전을 펼쳤다. 제주에서 인천까지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6연승을 거두었지만 과반 지지가 무너져 누적 2위 후보와 결선투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2위는 손학규 후보다. 광주·전남 선거인단은 14만여명으로 경선이 진행된 지역 선거인단 중 최대 규모다. 이 지역은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의 고비 때 전략적 선택을 해 흥행을 선도했다. 이번에도 결선투표를 가늠할 분수령이다. 광주·전남 투표 결과는 민주당의 근간을 이루는 이 지역 출신 수도권 유권자들 표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광주·전남지역은 모바일투표와 순회투표가 각각 4~5일, 6일 진행된다. 광주·전남이 지난 1일 치러진 전북 경선과 흐름이 유사할지도 변수다. 선거인단이 9만여명으로 대규모였던 전북 경선에서는 문 후보가 37.54%를 득표, 누계 과반득표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문 후보 측은 광주·전남에서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대한 비우호적인 분위기를 극복하고 1위를 차지할 경우 대세론을 굳힐 수 있다고 판단해 조직을 총동원하고 있다. 득표율도 변수다. 득표율에 따라 결선투표 여부가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 후보 측은 압승으로 누적득표율 50%를 넘겨 결선투표를 없앤다는 전략이다. 누적득표율 2위 손학규 후보 측은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 경선에서 최대한 득표율을 올려 1, 2위가 참여하는 결선투표를 성사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이 지역에서 문 후보의 누적득표율을 최소한으로 끌어내린다는 전략이다. 3위 김두관 후보는 광주·전남 경선이 결선투표로 갈 수 있는 고비로 판단하고 있다. 김 후보는 4일 출신지인 경남 경선에서 최대한의 지지를 얻어내, 본선에서 중요한 영남지역 경쟁력을 부각시켜 광주·전남 선거인단에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정세균 후보는 유일한 호남주자인 점을 내세워 전북 선전에 이어 광주·전남에서 재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네 후보들은 이날 일제히 광주로 향했다. 이들은 각각 광주·전남 지역 일정을 수행하면서 지역MBC 합동토론회에선 정책경쟁 속에 치열한 신경전도 펼쳤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멜로에서 역사물까지… 만화원작 드라마가 대세

    멜로에서 역사물까지… 만화원작 드라마가 대세

    ‘하얀거탑’, ‘꽃보다 남자’, ‘대물’, ‘풀하우스’, ‘궁’….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인기 드라마의 원작은 다름 아닌 만화. 가벼운 멜로부터 역사의 비극을 담은 대작까지 드라마의 콘텐츠를 구성하는 작품들은 일정한 시청자층을 확보하면서 요즘 방송가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최근 종영된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은 일본 만화가 무라카미 모토가의 만화 원작을 한국 현실에 맞게 바꿨다. 대한민국 최고의 외과의사가 시공을 초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흥선대원군을 돕는다는 내용이다. 원작인 ‘타임슬립 닥터진’은 일본 개항기를 배경으로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킨 무사 사카모토 료마를 돕는 이야기다. 대형기획사인 SM의 자회사인 SM C&C가 제작한 SBS의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일본에서 무려 1700만부의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린 같은 이름의 만화가 원작이다. 높은 인기 덕분에 일본에서는 무려 두 차례나 드라마로 제작됐다. KBS의 ‘각시탈’은 지금의 40대가 유년기에 즐겨봤던 허영만씨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한국형 슈퍼히어로를 등장시켜 관심을 끌고 있다. 만화의 드라마화는 멜로 일색이던 국내 드라마 장르에 다양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상상력에 기반한 무궁무진한 소재로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액션 등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던 색다른 드라마를 만들게 했다. 만화원작 드라마는 일본에서 1990년대에 봇물을 이뤘다. 국내에선 2000년대에 시작됐다. 일본 드라마가 만화의 대사까지 그대로 옮겨놓아 유치하기조차 하지만 국내에선 일정 부분 각색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국내에선 2008년 ‘꽃보다 남자’가 이같은 흐름을 이끌었다. 대상은 주로 학원물이다. 다만 SBS의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원작과 달리 전반적인 극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본만화의 드라마화 배경에는 투자 대비 수익이 보장된다는 경제논리가 작용한다. 한 방송인은 “인기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할 경우 이미 국내에 형성된 탄탄한 팬층을 시청자로 확보할 수 있다.”면서 “각색을 거쳐 ‘한국화’한 다음 일본, 중국 등에 다시 수출하기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방송사 입장에선 위험부담이 많이 줄고 다른 동아시아 국가와 정서적 동질감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제작 흐름은 제작비가 한정된 케이블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에서 두드러진다.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만화 원작에 매달리다 보면 드라마 작가의 부족과 빈약한 아이디어라는 제작풍토를 쉽게 걷어내지 못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만화 의존 현상이 고착하면 국내 드라마의 콘텐츠 창작집단은 자취를 감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만화로의 쏠림 현상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안방극장에 부는 ‘일류’(日流)에 대한 위기의식은 자동차·전자 산업이 흥하고도 핵심부품은 여전히 일제를 써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논리와 비슷하다. 무엇보다 일본 만화에 의존한 채 한국 작가를 양성하지 않는다면 ‘한류’ 드라마의 활성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에 따르면 2006년부터 한국 드라마는 중국 시장에서 조금씩 비중이 줄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등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라지만, 가깝고 큰 중국시장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블루오션이다. 한편, 국내 만화 육성 차원에서 만화원작에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중문화평론가인 정덕현씨는 “최근 웹툰이 활성화돼 국내 만화의 저변이 넓어졌고, 드라마 원작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졌다.”면서 “일본만화에 대한 과도한 콘텐츠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만화를 육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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