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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KSDC 공동 여론조사(상)] 도덕성 면에선 朴이 李 앞질러

    대선후보들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지지도는 돌발 변수에 의해 요동칠 개연성이 얼마든지 있다. 구체적인 근거로 차기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로 ‘도덕성’을 지적한 사람들의 대선후보 지지도를 살펴보면, 박근혜 전 대표가 21.0%로 이명박(18.5%) 전 시장보다 높았다. 박 전 대표는 개혁성, 국가통합 능력, 국가경영 능력, 강력한 리더십 등의 자질에서는 이 전 시장에게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모두 뒤졌지만 유독 도덕성이 개입될 경우 이명박보다 앞섰다. 더욱이 이번 1차 조사(12월15∼16일) 결과,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규모가 42.8%로 높게 나타났다.2차 조사에서도 부동층이 43.6%였다. 지난해 11월의 한 여론조사에서는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2명 중 1명 정도(54%)가 “상황에 따라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런 조사결과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시장의 대세론을 위협하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즉, 대선이 아직 1년 정도 남은 시점에서 현재의 지지도는 언제든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부동의 1위인 ‘이명박 대세론’을 공격하기 위한 여야를 넘는 협공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현재 부동층은 저학력(48.9%), 블루칼라(61.9%), 농림어업층(53.4%), 대전·충청거주자(55.8%)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미 FTA가 타결될 경우, 가장 많은 타격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농민층에서 어느 후보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판단된다. 반면, 과거 3차례 대선에서 대선 승리 세력과 지역 연대를 통해 영향력을 발휘했던 충청지역은 JP 퇴장이후 지역맹주의 공백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부동층이 증가하고 있다. 정리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일자에 실릴 본지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공동 신년여론조사 분석 내용<하>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당 지지 분석 ▲정당호감도 추이분석 ▲신당창당 및 정계개편 ▲유권자 이념성향 분석 ▲연령별, 학력별, 권역별 정치이념의 차이 ▲이남영 KSDC 소장 총평
  • 여야 ‘정운찬 러브콜’ 점입가경

    정치권의 ‘정운찬 구애 공세’가 점입가경이다. 여당은 ‘제3후보론’, 한나라당은 ‘중도보수 세확산론’의 대표주자로 정 전 총장을 거론하며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2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당내 대권주자인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이 대선을 포기하고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고건 전 총리를 영입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김 의장과 정 전 의장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당내 분위기를 전제로 이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도 같은 날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고건 전 국무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같은 중량감 있는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안 의원은 “이분들은 중도보수 세력 아니냐. 이분들이 뛰어들어 빅3와 경쟁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야 모두 정 전 총장의 ‘상품성’을 인정하면서 경쟁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이면에는 차기 대선지형과 맞물려 상이한 처지가 작용하고 있다. 절박한 상황에 처한 여당에 정 전 총장은 ‘히든카드’다. 지지율 5%가 넘는 대권후보가 전무한 상황에서 정 전 총장의 존재는 여당 입장에서는 차라리 ‘탈출구’에 가까워 보인다. 통합신당을 지향하는 서울지역의 한 의원은 “잠잠한 여당 대선판도에 흥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자 중도개혁세력층의 흡인력을 가질 수 있는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정 전 총장의 가세로 통합신당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읽혀진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정 전 총장이 ‘불확실하지만’ 두려운 존재로 부각되는 것 같다. 기존 빅3 구도가 고착되어지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점에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은 “지금까지는 여당 상대가 약체이고 지리멸렬하다 보니 한나라당 대세론이 굳어져 왔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선 D-365] 대선1년전 무슨 일 있었나

    대선 1년 전이면 정치권은 언제나 격랑에 휩싸였다. 역대 대선은 항상 반전의 드라마를 연출했고, 그 중심에는 정책 경쟁보다는 정치지형을 뒤흔들어 놓은 큰 사건들이 있었다. 16대 대선을 1년 앞둔 2001년 12월은 이른바 ‘게이트 정국’이었다. 진승현 게이트와 윤태식 게이트로 불리는 대형 사건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특히 1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이 제기됐던 ‘진승현 게이트’는 정권 실세의 구속과 대통령 아들의 연루 의혹 등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레임덕을 부채질했다. 15대 대선 1년 전인 1996년 12월은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통과로 정국이 급랭했다. 당시 국민회의 김대중(DJ)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JP) 총재가 김영삼 정권에 강력 대응하면서 DJP 공조론이 고개를 들었고 여권의 위기가 고조됐다. 노동법 날치기 통과 파문이 이듬해 터진 한보사태로 이어지면서 김영삼 정권을 무력화시켰다. 역대 대선에서 ‘대세론’은 통하지 않았다.2001년 12월, 당시 이회창 후보는 지지율에서 2위 이인제 후보를 2배 이상 앞섰다. 하지만 한달 뒤 시작된 민주당 국민참여경선에서 ‘노풍’이 불면서 이회창 대세론은 급격히 거품이 빠졌다. 1996년 12월까지만 해도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는 드물었다. 대세를 굳힌 듯했던 이회창 후보는 두 아들의 병역비리 문제로 추락했다. 이후 이인제 후보의 독자 출마와 ‘DJP연합’은 김대중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견인차가 됐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與정계개편 ‘의원이탈’ 새변수

    與정계개편 ‘의원이탈’ 새변수

    정치권에 정계개편의 파장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이 지난 11일 “열린우리당 의원 12명이 한나라당 입당을 타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10여명이 거론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이름이 회자되고 있는 의원은 대략 10여명. 도 의원 출신의 A의원, 장관직을 지낸 B의원, 영남출신 C의원을 비롯해 충청·인천지역 의원 4∼5명과 당내 보수인사들이다. 한나라당이 우세한 지역 출신 의원들이다. 그러나 해당의원들은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D의원은 “한나라당이 정체성 문제로 장난치는 것”이라면서 “탈당이 말이나 되는 소리냐.”며 일축했다.E의원은 “한나라당은 정치공작을 중단하고 수구꼴통의 이미지나 벗어야 한다.”면서 “근거없는 유언비어를 만들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지역 재선의원도 “우리당 의원들중 좌우로 걸러내야 할 사람들이 있지만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면서 “최근 충청권과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일부 여당 의원들이 한나라당에 집단적으로 영입을 희망한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여권 주도의 정계 개편 작업을 흔들어 보겠다는 한나라당의 의도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지역의 한 초선의원은 “어제 당의 충청지역 의원을 만났더니 한나라당에서 이적을 제안하기에 ‘날 도대체 뭘로 보냐고 말했다.’고 하더라.”면서 “물론 배가 난파하면 쥐가 제일 먼저 뛰어내리긴 하지만….”이라고 말해 친노와 통합신당파간 갈등으로 당이 쪼개질 무렵에는 당적을 옮기는 의원들이 나올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역풍불라 몸조심 한나라당은 전 최고위원의 발언 이후 잔뜩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2002년 대선 때의 악몽을 거론하며 제발로 들어오겠다는 의원들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시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이 계속되자 민주당 김원길 의원 등 7명과 자민련 이완구 의원 등 3명이 앞다퉈 한나라당에 입당했지만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아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한편 전 최고위원이 공개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의 입당 문제를 언급한 것은 당조직 분규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최근 충청권과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일부 여당 의원들이 입당 조짐을 보이자 해당 지역 당원협의회 회장 등이 당 지도부에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락 구혜영기자 jrlee@seoul.co.kr
  • 경제 살리기 신년구상…경쟁 뜨거운 한나라 ‘빅3’

    한나라당 대권주자 ‘빅3’의 경제살리기 신년구상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은 신년 초 각 언론사별로 대권주자 지지도가 발표되고 그 결과가 당내 경선구도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정책구상에 진력하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는 경제살리기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경제회생 대안 개발에 ‘올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근혜 “과외 수업중”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0일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경제정책을 가다듬는데 진력했다. 내년 대선의 최대 화두는 경제라는 인식 아래 여러 경제 전문가들로부터 과외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와 해상운송을 결합한 형태의 ‘열차 페리’ 구상을 밝히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사실상 독점해왔던 경제공약 경쟁에 도전장을 내던질 정도로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작은 정부, 큰 시장’ 기조의 감세정책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밝히고 있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국정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 손학규 “空約은 뺀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도지사 경험을 최대한 살려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으로 경제계획을 구상하기보다는 중소기업과 서민들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개발에 매진한다는 입장이다. 민간기업들을 위한 규제 개선문제에 집중하거나 서민들을 염두에 둔 부동산 정책을 집중적으로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손 지사측은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서는 ▲공공택지 및 주택분양원가 전면공개 ▲국민주택분양가 심사제 도입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또는 감면 ▲주택·토지공사 개혁 등을 제시했다. 이수원 공보특보는 “나중에 공약(空約)으로 그칠 비현실적인 정책보다는 실현가능한 정책개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락 김준석기자 jrlee@seoul.co.kr ● 이명박 “부동산 고심”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한반도 대운하프로젝트를 비롯해 서민층 1가구 1주택 공급, 과학문화도시 건설 등 경제정책에서도 대권 예비경쟁 판도를 주도하고 있다고 자체 판단하고 있다. 내년 초까지만 이런 페이스를 유지하면 이른바 ‘대세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 전 시장은 경제정책을 시기별로 나눠 수립하고 있는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국내외 현장들을 섭렵하는 등 정책탐사활동을 준비하고 있고, 중기적으로는 각 분야의 전문가그룹으로부터 국가발전전략을 구체화한다는 복안이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부동산, 사교육비, 일자리 문제 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 구상에 대해서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 “거국 내각 필요” 52% “통합 신당 찬성” 57%

    “거국 내각 필요” 52% “통합 신당 찬성” 57%

    열린우리당 의원의 절반 이상이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의원들은 정계개편 구도와 관련, 당 사수보다 통합신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특히 통합신당이 구성되면 노 대통령은 합류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신문이 7일 열린우리당 의원 139명 가운데 접촉이 되지 않은 46명과 답변을 거부·유보한 26명을 뺀 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2%인 35명이 거국중립내각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설문 문항 5개 전체에 답변을 거부·유보한 26명은 유동적 정치 상황을 감안,“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신중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선병렬 의원은 “거국중립내각이 정치적으로 동의받기는 어렵지만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범여권의 정계개편 구조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57%인 38명이 ‘통합신당’에 동의했다.‘전당대회를 통한 당 사수에 동참하겠다.’는 의원은 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다른 선택이 필요하다고 응답하거나 답변을 미룬 의원도 22명이나 돼 ‘통합신당 대세론’의 분명한 내용과 선행조건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답변을 미룬 이상민 의원은 “통합신당이든 당 사수든 열린우리당에 대한 공과를 따지는 분석작업이 먼저 이루어진 뒤 합의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응답자들은 통합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노 대통령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이 통합신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원은 응답자의 22%인 15명에 그친 반면 두 배에 달하는 30명은 중립성을 고수하는 차원에서 ‘합류하면 안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33%인 22명의 의원은 “노 대통령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거나 “대통령을 일부러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상당수 의원들이 어떤 경우라도 노 대통령이 정계개편 정국을 주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고건 전 총리가 제안한 ‘통합신당 원탁회의’가 통합신당 구성 취지와 부합하는 지를 묻는 질문에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부합한다.’와 ‘부합하지 않는다.’가 24명씩으로 똑같았고, 나머지 19명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거나 취지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고 전 총리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입장이 엇갈린 측면도 있지만 당내 통합신당 관련 논의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탁회의에 참석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아직 이르거나 무의미하다는 반응들도 나왔다. ‘누가 탈당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46%인 31명이나 됐다.7명은 ‘친노 진영’의 탈당을,10명은 ‘통합신당파’의 탈당을 택했다. 신기남·김혁규·김형주 의원 등 대표적인 당 사수파들은 ‘통합신당파’의 탈당을, 임종석·강창일·변재일 의원 등 통합신당파는 ‘친노 진영’의 탈당을 주장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과 장영달·배기선 의원 등 중진그룹은 “창당정신을 공유하고 있는 모든 의원이 함께 가는 덧셈정치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시험대에 오른 한나라당 참정치/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한나라당의 고공행진이 무서운 기세로 이어지고 있다. 지지도가 40%를 넘어 열린우리당보다 3배 이상 앞섰다. 한나라당 대권 후보 빅3의 지지도를 합치면 50%를 넘는다. 더구나 국민의 70%이상이 한나라당 집권 가능성에 동조한다. 이러한 압도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까닭은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모두 초반 대세를 유지하지 못한 채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나라당 스스로 현재 향유하는 대세를 모래성과도 같이 취약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대세론을 위협하는 다양한 근거가 감지된다. 예를 들어 국민이 바라는 차기정부의 이념성향은 중도 38.6%, 진보 34.3%로 보수 20.1%를 압도한다. 5·31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우리당 절대 지지층의 22.6%, 수도권 호남 출신 40.0%가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다. 부동산에만 거품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 지지도에도 거품이 숨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한나라당은 최근 ‘깨끗한 정치, 새로운 시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정치·도덕적 쇄신을 추진할 ‘참정치 운동본부’를 출범시켰다. 도덕재무장과 자기혁신을 통해 정권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의 소산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참정치란 단순한 구호나 이벤트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민과 교감하는 심오한 철학과,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지키려는 숭고한 원칙이 살아 숨쉴 때만이 가능하다. 한나라당이 진정성을 갖고 참정치를 제대로 구현하려고 한다면 다음의 원칙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첫째, 정치 정상화의 원칙이다. 참정치의 시작은 정치를 정상화시키는 데에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100일을 끌었던 전효숙 헌법소장 지명을 철회한 만큼 이제는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를 거부만 하지 말고 정치 정상화를 위한 실천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뒤틀린 자세로는 참정치를 실천할 수 없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둘째, 민생우선의 원칙이다. 사학법 재개정 등과 같은 정치 쟁점들 때문에 민생과 직결된 법안들이 국회에서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참정치를 하려면 민생 법안과 쟁점 법안을 분리해서 처리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특정 법안과 인사 문제를 볼모로 민생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것은 참정치에 대한 공공의 적이기 때문이다. 셋째, 국익 우선의 원칙이다. 한나라당은 정파적 이익을 넘어 초당적인 입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북 외교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전쟁을 불사하더라도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PSI)에 참여해 국가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참으로 위험한 논리이다. 한나라당이 국익을 우선하는 참정치를 구현하기 원한다면 ‘한반도에 절대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는 ‘한반도 전쟁 불가론’을 강도 높게 주장해야 한다. 넷째, 개혁 우선의 원칙이다. 개혁이란 정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여당이 아니라 정권을 창출하려는 야당이 주도하는 것이 순리이다. 여당이 주도하는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을 비판만 하지 말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한나라당표 정치개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다시 말해, 과거와 같이 반사 이익만을 추구하는 방어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한나라당의 참정치가 시험대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참정치가 도대체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만약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발상으로 참정치를 악용한다면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오직 어둠과 파멸뿐이다. 이러한 불행한 사태는 한나라당이 다음 대선에서 세번째 눈물을 흘리는 것을 결코 막지 못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번이 국민이 주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분명히 깨달으면서 진솔하게 참정치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 [씨줄날줄] 점집 특수/육철수 논설위원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개인의 팔자가 바뀌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고 심하게 표현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수천개지만,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까지 포함하면 수만개는 족히 될 것이다. 그것도 하나같이 힘깨나 쓰는 자리들이다. 하지만 웬만한 기업의 부서장들도 가끔 영향권에 드는 걸 보면 대통령이 상당수 개인의 인생을 좌우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통령 선거에서 줄만 잘 서면 백수가 고위직 감투를 쓰는 건 시간문제다.‘급’이 안 되는 사람이 이리저리 요직을 옮겨다니며 출세가도를 달리고, 공기업 감사 자리라도 얻으면 연봉이 자그마치 몇억원이다. 일이 잘 풀리면 이렇게 남는 장사이다 보니 기를 쓰고 대선주자에게 안면 도장을 찍고, 줄을 서며, 연줄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동서고금의 권력 주변은 대동소이할 것이어서 세태를 탓할 일도 아니다. 1987년 13대 대선 당시 ‘두미재전’(頭尾在田·이름 앞과 뒤에 밭전자가 들어간 이가 대권을 잡는다는 뜻)이란 말을 퍼뜨려 노태우(盧泰愚) 후보가 재미를 짭짤하게 봤다.1992년 대선 때는 정보기관이 유명 점술가들에게 ‘YS(김영삼 전 대통령) 대세론’을 부탁했는가 하면, 정주영 후보는 ‘정도령 시대’를 외치며 역술을 활용하기도 했다. 대선 후보들이 집터를 살피고 조상의 묘터를 옮기는 일도 다반사였다. 최근엔 예언서 ‘격암유록’을 들먹이며 ‘박(朴)씨 성에 무궁화 근(槿)자가 들어 있는 목인(木人=朴)이 근화조선(槿花朝鮮)을 건설한다.’는 말이 나돈다. 대선이 1년 넘게 남았지만, 이런 그럴싸한 풍문·풍설 때문에 흥미를 더하는지도 모른다. 용하다는 점집에는 요즘 ‘누구한테 줄을 설까’ 알아보려는 정치인과 정당인들로 문전성시라고 한다. 여나 야나 대선후보가 가려지려면 아직 멀었는데 참으로 성미 급한 사람들이다. 유명 역술인을 비밀장소로 초빙해서 복채를 백만원대를 주는 사람도 있다니, 권력을 좇아 우왕좌왕하는 꼴이란…. 하지만 꼭 명심할 것은 국가지도자는 결국 하늘(민심)이 내리는 법. 확실히 알고 싶으면 번지수부터 제대로 찾을 일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2007대선과 시대정신] ‘시대정신’의 역사적 흐름

    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4번의 대선을 치러 노태우·김영삼·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4명으로 대통령을 배출했다. 대권을 거머쥔 4명의 대통령들은 저마다 당시의 ‘시대 정신’을 반영하며 승리를 낚았다. 16년만에 국민의 직접선거로 치러진 87년 대선은 ‘직접 민주주의의 복원’이란 성격이 강했다.87년 이후 봇물처럼 터졌던 민주화 요구를 동력으로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화가 시대정신으로 떠올랐고 DJ(김대중)와 YS(김영삼)의 분열로 대선에서는 패했지만 이후 20년간 우리 사회를 지배한 ‘87년 체제’를 탄생시켰다. 1992년 대선은 ‘군정종식과 문민정부 탄생’이 화두였다. YS는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충청이 손잡은 3당 합당을 발판으로 승리를 거머쥐었고 ‘민간인이 주도하는 정부의 출범’이란 의미를 지녔다.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킨 97년 대선은 선거를 통한 첫 정권교체라는 의미가 강하다. IMF 금융위기 속에서 DJ는 ‘정권교체와 경제민주화’의 시대정신을 국민들에게 설파했다. 반(反)한나라당 전선인 ‘DJP(김대중, 김종필)연합’을 성사시켜 DJ를 괴롭혔던 ‘색깔론’의 덫을 통과했다.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2002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구시대 정치와의 단절과 ‘개혁’을 외친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시기적으로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시대’의 종언과 일치했고, 노 후보는 ‘낡은 정치의 단절, 선명한 개혁’이란 시대정신을 최대한 활용했다. 노 후보는 대세론으로 기세를 올렸던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를 ‘권위주의와 3김 정치의 아류’로 몰아치며 기득권 유지의 표상으로 부각시켜 승리를 낚았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반외교 ‘유엔총장 대세론’ 2가지 변수

    반외교 ‘유엔총장 대세론’ 2가지 변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2차 예비선거 승리로, 대세론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일고 있는 가운데, 향후 가도에 영향을 줄 두 가지 상황이 전개됐다. 하나는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반 장관에 대한 ‘관심 표시’이고, 또 하나는 유엔 외교가의 ‘여성 파워’ 도전이다. 지난 14일 워싱턴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시작때 부시 미 대통령은 반 장관에게 유엔사무총장 출마를 의식,“good luck”(행운을 빈다)이라고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이어진 오찬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반 장관의 유엔총장 출마 사실을 얘기하자, 부시 대통령은 반 장관에게 “왜 유엔 사무총장이 되려 하느냐.”,“유엔 개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어 마치 면접 인터뷰 같은 풍경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 장관은 유엔 사무총장 출마 이유에 대해 “한국이 유엔의 도움을 많이 받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켰는데 이제 한국이 유엔에 기여하고 공헌해야 할 차례”라고 답변했다는 후문. 부시 대통령은 “한국이 훌륭한 후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격려성’언급도 했다고 한다. 한편 15일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이 바이라 비케 프레이베르가(68) 라트비아 대통령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공식 천거했다. 유엔 창설 61년이 되는 시점에서 여성 사무총장이 나와야 한다는 유엔주변의 주장이 실제 움직임으로 표현된 것이다. 비케 프레이베르가 대통령은 라트비아 태생이지만 독일과 모로코를 거쳐 캐나다에서 몬트리올대학 심리학 교수로 활동하다 지난 1998년 귀국, 이듬해 대통령에 당선됐다.2003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녀는 부시 미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이며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로 알려져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野의 경적필패 與의 ‘전효숙 무리수’

    바둑의 본질은 현실 정치와 맥이 닿는다. 처절한 싸움과 냉엄한 승부가 그렇고 승리를 위해 모든 전략과 전술이 동원되는 점도 비슷하다. 대선도 마찬가지다.2007년 대선을 바둑에 비유하자면 현재 여야는 포석을 막 끝낸 채 중반전의 기싸움에 돌입한 형국이다. 군웅할거의 시기를 맞아 예비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361로(路)’의 미로를 헤매며 필승의 묘수를 찾고 있는 셈이다. 포석 단계에서는 한나라당이 기호지세의 형국이다. 재·보궐선거와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45%를 넘나들고 10%대에 정체된 열린우리당과 비교조차 안 된다. 하지만 대선의 호흡은 참 오묘하다. 승리의 순간, 패배의 씨앗이 잉태해 있는 것이 정치의 승부다. 일본 바둑계를 호령했던 조치훈 9단도 “지고 있는 쪽이 오히려 홀가분하다. 쫓고 쫓기는 심리적 틈새에서 역전의 씨앗이 잉태해 있다.”고 일갈했다. 이 때문일까. 연전연승의 한나라당은 오히려 불안한 모습이다. 최근 한나라당이 ‘한나라당의 집권, 확실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토론회 연사들은 “한나라당이 이긴다는 ‘대망론’은 희망 섞인 허구”라며 쓴소리를 토해냈다. “변화 없는 정당엔 미래가 없다.”며 97년과 2002년 ‘부자 몸조심(대세론)’에 안주했던 한나라당을 질타했다. 이공위수(以攻爲守·공격으로 수비한다)의 적극적 ‘행마’를 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바둑 격언에도 선오십가작필패(先五十家作必敗·먼저 50집을 지은 사람은 반드시 진다.)라는 말이 있다. 초반에 우위를 점하더라도 최선의 바둑을 두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경적필패(輕敵必敗·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한다.)의 교훈도 대선 주자들이 새겨야 할 경구다.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경선에서 당시 주류였던 이인제가 신예 노무현을 가볍게 보다가 일격을 당했다.97년 대선에서는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이 기세를 올렸으나 막판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이란 묘수에 무릎을 꿇은 사례도 있다. 그렇다고 승리의 여신이 열린우리당에 손짓하는 것은 아니다. 여권의 형국을 보면 ‘지리멸렬’이란 용어가 딱 들어맞는다. 당장 ‘전효숙 파문’을 들여다보자. 여권은 내부의 반발로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조차 상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법고시 17회 동기생인 전 후보를 헌법재판소장에 앉히려는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 탓이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국정시스템의 작동원리를 대통령 스스로 허무는 일종의 ‘무리수’로 봐야 한다. 대선 승부의 호흡은 지금부터다. 앞서가는 한나라당은 겸허한 자세로 민심을 살피는,‘경적필패’의 교훈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반대로 뒤쫓는 열린우리당은 일거에 열세를 만회하려는 ‘무리수’의 유혹을 떨쳐야 한다. oilman@seoul.co.kr
  • “허황된 한나라 대세론은 毒”

    한나라당 비주류 의원모임인 ‘국가발전연구회’가 6일 ‘집권 비책’을 구하기 위해 국회에서 토론회를 마련했다.‘한나라당 집권, 확실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의 ‘아픈 곳’을 파고드는 진단을 쏟아냈다. 김형준 국민대 교수는 ‘한나라당 대망론의 허와 실’이란 제목의 발제문에서 “17대 총선 이후 각종 선거에서 압승한 것은 한나라당의 눈을 멀게 하는 독”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허황된 대세론에 도취돼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고 수구보수의 ‘빗장수비’식 폐쇄적 자세를 견지할 경우 2007년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한나라당은 ‘보수 강화’‘당 지지 견고’‘보수에 가깝게 변하는 중도층’ 등 3가지 착시 현상에 매몰되고 있다고 비판한 뒤 “한나라당 지지에는 ‘휘발성 지지’가 숨어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보수층·대기업·사학을 향해 정부 여당보다 더 강도 높은 투명성을 요구해야 한다.”면서 “대선 경선규칙도 민심보다 당심이 지배하는 방식을 고집하면 대선 필패의 전철을 밟을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대선 게임의 법칙/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

    7·11전당대회에서 대리전 논란을 빚었던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측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이 대선후보 선출방식인 ‘경선 게임의 룰’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현행 당헌·당규에는 경선 선거인단 구성비율이 대의원 20%, 책임당원 30%, 국민참여 30%, 여론조사 20%로 규정되어 있다. 이 전 시장측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 경선투표에 참여할 당원과 대의원들이 특정세력의 입김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드러났다.”면서 “지금의 선거인단 규정에 구속되지 말고 어떤 제도가 공정성 시비가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는 최근 “당헌은 한두명이 결정한 게 아니다.”라며 경선제도 변경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측의 충돌을 보면서 과연 한나라당은 내년 대선에서 세 번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강한 의혹을 갖게 된다. 이러한 의혹은 한나라당이 걸어왔던 대선 필패의 역사에 근거한다. 2002년 2월28일 박근혜 부총재는 전격적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박 부총재는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거부한 채 어떻게든 집권만 하겠다는 기회주의적 생각에 더 이상 동참할 수 없어 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탈당 배경을 밝혔다. 한나라당과 대권경쟁을 벌이고 있었던 당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2001년 11월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한 것을 시발점으로 2002년 1월에 한국 정당 사상 최초로 대선후보를 국민이 직접 참여하여 선출하는 ‘국민참여경선제’를 채택하는 정치실험을 단행했다.2002년 3월9일부터 시작한 민주당의 정치기획상품인 ‘국민참여경선제’는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전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광주경선에서 승리한 노무현 후보는 일약 슈퍼스타로 부상했다. 한편, 박근혜 부총재 탈당 이후 국민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실시했던 한나라당식 ‘짝퉁 국민참여경선’은 국민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마음 속에 ‘민주당=개혁추구세력, 한나라당=개혁거부세력’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었다. 다시 말해, 민주당은 ‘변화와 개혁’이라는 당시의 시대정신을 충실히 수행하는 정당으로 인식되어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했음에도 불구하고 12월 대선에서는 승리할 수 있었다. 반면, 이회창 총재를 정점으로 한 한나라당 주류세력은 비주류측의 합리적인 요구를 묵살하고 시대정신을 외면한 채 대세론에 도취되어 수구보수의 길을 걷다가 국민에게 버림받아 패배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주류세력은 이 시점에서 왜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했는지를 냉정하게 성찰해야 한다. 당권과 대의원 세력만을 지키려는 ‘자기 방어적 리더십’에서 벗어나 당내 비주류와 소장·개혁세력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미래지향적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박 전 대표도 역사와의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비록 자신은 주류이지만 비주류 입장에서 상대방의 무모한 의견까지도 귀 기울이는 성숙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하다.4년 5개월 전, 혼자서 거대한 바위와도 같았던 주류에 맞서 처절하게 싸웠던 당시의 ‘비주류 정신’을 현재 한나라당 비주류가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여하튼 2002년 한국판 대선 역전 드라마가 내년 대선에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개혁을 기치로 대선후보를 국민후보로 뽑으려는 ‘완전 국민참여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들고 나오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여전히 민심보다는 당심이 지배하는 후보선출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진정 잃었던 정권을 되찾아 오려고 한다면,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시대정신에 충실한 새로운 정치실험을 과감하게 시도하는 정당만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한국 대선게임의 법칙을 두려운 마음으로 직시해야 할 것이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
  • 몇년만의 권력이동, 가능한 걸까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단기필마로 이회창의 대세론을 돌파한 뒤 한동안 ‘권력이동(Power Shift)’이 화제에 올랐다. 청와대 참모와 정부 각료의 성품·경력·인맥 등을 분석하는 기사들이 줄이었고, 이들 기사에서는 ‘진군’,‘장악’,‘점령’ 같은 용어들이 울려퍼졌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참여정부의 실책에다 보수진영의 비판에 ‘새로운 주류’는 코너에 몰린 형국이다.권력이동이 ‘코드정치’로 퇴색해버린지 오래다. 그러고보면 한시절 무성했던 ‘권력이동’은 결국 권력을 빼앗긴 사람들의 ‘호들갑’이거나 권력을 빼앗은 사람들의 ‘희망사항’에 불과했나. 7명의 학자들이 참가한 ‘한국사회 권력이동’(굿인포메이션 펴냄)은 바로 이 주제를 다룬 책이다. 이 가운데 박길성(고려대)·한준(연세대)·김선혁(고려대)의 글이 눈길을 끈다. 박 교수는 청와대와 정부 인사를 중심으로 한 언론의 권력이동 분석이 지나치게 과잉됐고 당파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진정한 권력이동은 지역균형발전·자주외교·관료만능주의 타파 등과 같은 사례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실질적인 권력이동 노력은 실패하는 형국인데, 그것은 “주변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중심을 없애는 방향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중심없는 권력이동이란 결국 표류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기에 아직도 한국의 권력이동은 불안하고 미완성인 상태다. 한국과 미국·중국의 사례를 각각 분석한 한 교수와 김 교수는 박 교수처럼 권력이동을 장기적인 과정으로 본다. 미국·중국 역시 신보수주의자들과 개혁·개방주의자들이 정권을 차지하는데 수십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렇기에 2002년 청와대의 권력이동이 진정한 권력이동이 되기 위해서는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이들의 결론이다. 아니면 되레 한순간 반짝하는 수준에서 끝날 수도 있다. 책에서는 이외에도 상징권력의 이동을 논의한 이남호(고려대)의 논의도 눈에 띈다.1만 4800원.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나라 원내대표경선 3파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일자가 전당대회 이틀 뒤인 오는 13일 확정되면서 당권주자들의 경쟁 못지않게 원내사령탑을 둘러싼 물밑 경쟁도 서서히 가열되고 있다. 후보군의 윤곽도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이번에는 4선의 김형오 의원과 3선 김무성·안택수 의원의 3파전이 될 것 같다. 소장·개혁파 모임인 미래모임의 대표 경선 후보 단일화과정에서 낙마한 3선의 남경필 의원도 거론되지만 출마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번 경선전은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무성 전 사무총장이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한 상태다. 이에 맞서 ‘친박(親朴·친 박근혜)’에서 ‘비박(非朴·비 박근혜)’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진 김형오 의원과 ‘반박(反朴)’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스스로 ‘호박(好朴) 세력’임을 자처하는 안택수 의원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원내사령탑을 노리는 이들 3인의 행보는 당 대표 경선 결과에 따라 후보 사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안 의원은 같은 TK(대구·경북) 출신인 강재섭 의원이 대표로 선출될 경우,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또 부산 출신인 김 의원과 김 전 총장의 단일화 여부도 관심이지만 성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 당권 경쟁 2강2중?

    오는 7월1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권 경쟁구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아직 본격 선거전에 돌입한 것은 아니나,21일 현재 판세는 강재섭 전 원내대표와 이재오 원내대표가 2강 구도를 형성 중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다만 원내외 인사 80여명이 참여한 미래모임의 단일후보와 지명도 높은 전여옥 의원의 파괴력도 만만찮다는 관측이다. 선발주자인 이 원내대표측은 ‘국가발전전략연구회’와 원내부대표단, 정책조정위원장단 등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대세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당초 강력한 라이벌로 예상됐던 김덕룡 의원의 중도 하차로 이 원내대표의 당권 쟁취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강재섭 전 원내대표가 대권에서 당권으로 돌아서면서 경쟁구도는 새 국면을 맞았다. 당내 최대 계파인 ‘국민생각’이 지난 20일 저녁 모임을 갖고 강 전 원내대표를 지지키로 한데다 강 전 대표가 21일 “특정 대선주자에 편향되지 않고 공정하게 호루라기를 불겠다.”며 본격적 지지기반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초·재선 의원 50여명 등이 참여한 ‘미래모임’도 오는 29일 ‘미니 전대’를 열어 단일후보를 확정한다. 미래모임이 똘똘 뭉칠 경우 당권 쟁취도 가능하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단일후보경선은 남경필·권영세·임태희 의원의 3파전이 될 것 같다. 전여옥 의원은 5·31 지방선거 지원유세를 통해 전국적으로 지지층을 넓힌데 이어 여성대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모아가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만큼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중원대표론’을 내건 강창희 전 의원도 전체 대의원의 10%를 웃도는 충청 출신 대의원들을 기반으로 세 확산에 나서고 있다. 한편 김학원 최고위원도 이날 출마를 공식 선언, 출사표를 올린 인사는 이규택 의원, 강 전 의원 등 3명으로 늘어났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고건 ‘대선후보 구상’ 윤곽

    고건 ‘대선후보 구상’ 윤곽

    고건 전 총리의 ‘대선후보 쟁취 구상’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력한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고 전 총리의 핵심 구상은 ‘희망연대-열린우리당-민주당’간의 3자 세력 통합이다. 올 연말까지 통합기구를 띄우고 내년 상반기 중에 국민참여 경선을 통한 여권의 단일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고 전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안영근(열린우리당) 의원은 최근 “고 전 총리측이 올 연말쯤 범여권 통합기구를 만들어 내년 2월까지 희망연대와 우리당, 민주당이 통합해 새로운 당을 창당하고 내년 4∼5월께 범여권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 전 총리측은 높은 국민 지지율 등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조건 없는 국민참여 경선을 치른다는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전 총리의 대변인 격인 김덕봉 전 총리공보수석은 11일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서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일단 발을 뺐다. 하지만 측근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고 전 총리측이 ‘연합전선’ 방식 이외에는 정치세력화를 도모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내달 말 중도 실용주의 정치 결사체인 ‘희망 한국국민연대’(가칭)를 출범, 독자세력화의 첫발을 디딜 전망이다.“기존의 정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고 전 총리는 일단 비정치인 전문가 집단을 모체로 정치권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분석이다. 고 전 총리가 구상하는 정치권과의 연합은 1단계로 ‘국민희망연대+민주당’방식일 가능성이 크다. 고 전 총리의 지지기반 격인 ‘호남권’을 고리로 가장 쉽게 뭉칠 수 있는 그림이다. 이는 ‘당 대 당’ 통합 형식을 모색하고 있는 한화갑 민주당 대표측과는 이해가 엇갈리는 대목이다. 한 대표는 최근 소속 의원들과 만찬을 갖고 “고 전 총리측에 합류할 사람은 지금 당장 당을 떠나라.”고 공개 경고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고 전 총리가 ‘대선 깃발’을 들 경우 특별히 대선주자가 없는 민주당 내 상당수 의원들이 동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차하면 ‘고건 신당’으로의 개별 입당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종 단계인 열린우리당과의 연합은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다만 여당 내부에서 ‘대연합’ 없이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고건 대세론’이 태풍처럼 몰아칠 경우 여당 일부 세력이 합류할 가능성은 상존하는 상황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민주·양심세력 대연합을 주창한 김근태 의장과 고 전 총리와의 관계 설정과 여권 내부의 변화의 동력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열린우리당 어디로 가나 - 소속 의원들 분야별 인터뷰

    열린우리당 어디로 가나 - 소속 의원들 분야별 인터뷰

    5·31지방선거 후 집권여당은 어디로 갈 것인가.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에서 유례없는 참패를 당한 이후 민주대연합론과 당 해체 후 재창당론, 대통령 탈당설 등 온갖 정계 개편 소문에 휩싸인 가운데 구심점 없이 표류하는 인상이다. 선거 후폭풍 속의 여당의 진로를 지역별·계파별·선수별로 안배한 20명의 소속의원들의 생생한 육성을 듣는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해 짚어 봤다. 오일만 구혜영 황장석기자 oilman@seoul.co.kr ■ 민주당 통합론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대체로 민주당과의 단순통합보다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 전 총리 등 3자연합을 핵으로 하는 ‘민주대연합’에 찬성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민주당과의 통합(3명)보다 민주대연합(11명)을 지지하는 의원이 4배 가까이 많았다. 어떤 형태로든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은 4명(20%)에 불과한 반면, 민주당과의 통합이나 민주대연합 등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의원이 70%에 달했다. 민주대연합에 찬성한 정봉주(서울 노원갑) 의원은 “민주당과의 단순 통합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21세기 정당은 상생의 정치를 풀어갈 양심적이고 개혁적 인사들이 함께하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떠한 통합에도 반대한 이목희(서울 금천) 의원은 “지금 우리의 처지로선 어떠한 연대도 이뤄질 수 없다. 아무 힘도 없는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기력 회복이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호남권 의원(5명) 가운데 4명이 민주대연합에 찬성했다.“반영남, 한나라 지역 연합으론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논리였다. 반면 “가치와 비전, 정책으로 연합하는 방안만이 정권 재창출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호남출신 한 초선의원(비례대표)은 “민주당과 뿌리가 하나이기 때문에 통합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밝혔다. 반면 경기의 재선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은 창당 정신에 어긋난다.”고 민주당과의 통합 반대를 분명히 했다. 임종인(경기 안산상록을) 의원은 “정책노선 없는 연합으로는 정권재창출은커녕 정치세력으로도 살아남지 못한다. 지지기반을 회복한 뒤 연대를 해야지 지금 한다면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고 진단했다. ■ 당 해체 여부 여당은 정권 재창출에 강한 집착을 보이면서 향후 ‘정계개편’과 정치권 빅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해체론’에 대해 반대(45%)가 조건부 찬성(40%)보다 조금 앞서는 형국이다. 답변 유보(15%)도 적지 않아 향후 진로에 대해 상당히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반대론에 선 의원들은 “흩어지지 않고 똘똘 뭉쳐 근본적인 정치·경제 개혁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선거에 완패했다고 해서 새로 당을 만들면 안 된다. 새롭게 대오를 정비, 새로운 정신으로 시작하자.”는 이유가 주류를 이뤘다. 이목희 의원은 “우리의 대통령 선거는 보수·수구세력 대 중도개혁 세력의 싸움이다. 우리당은 중도개혁 세력을 대표하기 때문에 결코 해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기의 한 초선의원은 “신당을 만들자는 것은 패배주의의 전형이다. 당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정봉주 의원은 “당을 해체하고 신당을 하자는 것은 쉽지도 않을 뿐더러 공멸의 길로 스스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신당 창당’에도 적지 않은 지지가 나왔다. 대부분 “개혁세력 통합을 위한 발전적 해체”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서울의 한 초선의원은 “정권재창출을 위해 민주개혁 세력 통합과정에서 당 해체와 신당 창당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 해체를 포함, 원점에서 검토”(호남 초선),“정계개편 추이를 지켜보며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신당에 가까운 창당’(영남출신 비례대표) 등의 의견이 많았다. ■ 盧대통령 거취 노무현 대통령 탈당에 대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팽팽한 찬반 의사를 밝혔다. 반대(45%)가 찬성(40%)보다 조금 앞섰지만 유보(15%)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노 대통령 탈당 여부를 놓고 상당히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 대통령의 탈당 시기와 관련,▲올 정기국회 이전 ▲올 연말 ▲내년 대선 임박 등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다. 임종인 의원은 “노 대통령이 탈당할 이유가 없다. 국정운영을 하려면 당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서울의 한 초선의원도 “집권당이 대통령을 탈당하게 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탈당에 반대했다. 영남권 출신의 한 의원은 “대통령과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 집권 여당의 올바른 자세”라고 지적했다. 반면 노 대통령 탈당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의 한 초선의원은 “노 대통령이 탈당을 한다면 내년 대선에 임박해 중립적 선거관리를 명분으로 내세워야 한다.”며 “이 경우에도 여당과 야당 출신을 고루 등용,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의 한 초선의원은 “탈당은 본인 의사에 달린 것이지만 탈당을 한다면 적정 시점에 해줘야 한다.”며 탈당 시점으로 올 연말을 적기로 꼽았다. 호남의 한 초선의원도 “지방선거 책임과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9월 정기국회 이전에 탈당해야 한다.”고 비교적 빠른 시일내의 결단을 촉구했다. ■ 비대위장 누구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여권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놓고 여당 내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동영계’와 ‘김근태계’는 물론 친노(親盧), 반노(反盧)·비노(非盧) 그룹 등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만 ‘김근태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의견(50%)이 ‘무계파 중립체제(45%)보다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김근태체제를 선호하는 의원들은 “책임성 있게 당의 위기를 수습할 적임자”,“당내 계파간 합의정신 존중” 등의 이유를 댔다. 반면 중립체제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특정 계파간의 갈등을 종식시켜야 한다.”,“당의 중진이 중심을 잡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등을 향후 비대위원장의 주요 역할로 꼽았다. 경기도의 한 초선의원은 “무색무취한 인사가 비대위원장이 되면 연합·연대 궁리만 할 것이다. 이 경우 당이 아니라 정파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며 김근태 최고위원의 비대위원장 선임을 주장했다.“힘 있고 리더십 있는 사람”(서울 초선의원),“당내 계파간 합의사항”(인천 초선의원) 등을 이유로 ‘김근태 대세론’을 펴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반면 “이번 지방선거는 당내 계파간 싸움으로 망했다. 당의 원로가 맡아야 잡음이 없다.”(경기도 중진의원),“특정 계파가 되면 안 된다. 김원기 의장처럼 중립적 원로가 필요하다.”(서울 재선)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국민들에게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은 안 된다.”(서울 초선)며 대오각성을 촉구하는 의원들도 있었다.“당내 선거로 뽑힌 원내대표(김한길 의원)가 당분간 당을 이끌어야 한다.”(비례대표)는 의견도 나왔다. ■ ’5·31’ 책임은 ‘5·31지방선거’의 패배 책임의 소재를 놓고 ‘대통령과 당의 공동 책임’(65%)을 주장하는 견해가 대세를 이뤘다.‘대통령의 책임’(25%)과 여당의 책임론(10%)도 나왔다. 어떤 경우든지 노 대통령이 이번 선거패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 셈이다. 공동책임론을 제시한 의원들은 “여권 내부의 시스템에 문제”,“국민들의 총체적 불신의 결과”,“대통령과 여당은 한몸”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인천의 한 초선의원은 “열린우리당은 창당 3년 동안 당의장이 8번이나 바뀔 정도로 안정과 균형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청와대 역시 코드인사, 정책 혼선 등의 난맥상을 보였다.”고 질타했다.“당은 지지층의 의사를 대변하지 못했고 노 대통령도 점차 부유층을 위한 정책으로 변하고 있다.”(서울 초선),“독선적인 대통령과 무기력한 집권당 모두의 책임”(경기 초선)등의 견해가 많았다. 반면 노 대통령 책임론도 적지 않았다. 인천의 한 초선의원은 “선거 패배 원인은 다양하게 얽혀 있지만 상당 부분의 원인 제공자는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초선의원도 “국민들이 비판의 화살을 대통령에게 먼저 겨눴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열린우리당을 심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책임론도 제기됐다. 경기의 한 재선의원은 “정동영 의장이 지방선거 모토로 내세운 지방정부 심판론이 대세를 그르쳤다.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에 실패한 뒤 ‘자강론’을 주장하다가 선거 막판에 와서 민주대연합으로 선회하는 등 자중지란의 모습을 유권자들이 표로 심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LG카드 인수전 ‘이상하네’

    최근 하나금융지주는 김승유 회장 주재로 전략회의를 열었다. 안건은 당연히 LG카드 인수 문제. 누구도 인수 당위성을 주장하지 않았다. 한 고위 임원이 “은행과 달리 카드사 인수는 리스크(위험)가 크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자 다른 참석자들도 “가치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입찰에는 참여하되 높은 가격을 써내지는 않겠다는 것이 고위층의 입장”이라고 말했다.●가격 낮춰 운 좋으면 먹을 수 있다?LG카드 인수전이 거꾸로 가고 있다. 가격 싸움보다는 명분 싸움만 요란하다. 경쟁자보다 한푼이라도 더 써내 매물을 차지하려는 인수·합병(M&A)의 속성은 오간 데 없고, 인수 후보자들은 저마다 어떻게 하면 입찰가를 낮게 쓸지를 고민하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뒤여서 다소 조심스러운 하나지주뿐만 아니라 현재 가장 유력하다는 신한금융지주 역시 “절대 무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국민은행과 하나지주가 보였던 ‘가격 높이기 경쟁’과는 정반대다.LG카드 인수전에 정통한 한 인사는 “외환은행은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차지해야 할 대상이었지만,LG카드는 무리하지 않고도 운이 좋으면 먹을 수 있는 매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과 달리 카드는 기본적으로 ‘외상거래’이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 민감해 언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LG카드 주식 대부분은 채권은행이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전체의 25%에 불과하다. 때문에 현재 주당 4만 8600원대인 주가가 과대평가됐다는 해석이 많다.●신한 `대세론´ vs 농협 `토종자본론´유력 후보인 신한지주와 농협은 가격보다는 명분 싸움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인 신한은 “우리가 아니면 대안이 없다.”는 식의 ‘대세론’을 펴고 있다. 반면 농협은 ‘토종자본론’을 주장한다. 예비실사가 끝나기도 전에 영국의 바클레이즈은행이나 외국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발을 뺀 것도 인수전을 김빠지게 만들었다.주채권은행이자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24일로 끝날 예정이었던 예비실사 기간을 2주 연장했다.산은은 후보들의 요구 때문에 연장했다고 설명하나, 후보들은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매각 일정을 늘려서라도 입찰 가격을 높여야 한다는 산은의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산은 관계자는 “대세론이나 토종자본론과 관계 없이 가격을 많이 써내는 쪽에 팔 수 밖에 없다.”면서 “턱없이 낮은 가격이 제시되면 당연히 유찰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현장 투표율 4.8% ‘썰렁’

    이변은 없었다. 보랏빛 돌풍이 1차 관문을 넘었다.2일 여론조사, 현장투표할 것 없이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집권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이제부터 황야에 던져진 셈”이라며 5·31 본선 걱정부터 앞서는 눈치였다. 무기는 ‘반성’과 ‘진심’이라고 했다. 개혁정당의 본질을 잃어버린 반성을 토대로, 일꾼 시장을 다짐했다.‘교육특별시장’을 전면에 내걸고 ▲강남·북 격차 해소 ▲경제활성화·일자리 창출 ▲안전한 서울 ▲복지 서울을 약속했다. 지난 한달여간 ‘대세론’과 ‘대안론’이 교차했던 경선 레이스였다. 막판 표심을 향한 두 후보의 현장 슬로건도 “희망이 일하게 하자.”와 “이계안이 이겨야 우리당이 이긴다.”였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았다. 현장 투표율은 전체의 4.8%에 불과했다. 이날 국회에서 여야가 극한 대치를 벌인 탓도 있겠지만 ‘그들만의 리그’에 그친 흥행 참패였다. 행사 초반 300여명만 자리를 지켰다. 열성 당원을 경선으로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선거인단 2만 5000명은 당원 18여만명 가운데 무작위 추출로 정해졌다. 당의 근간인 대의원 2500명과 운영위원 500명이 선거인단에 포함될 확률은 극히 낮은 셈이다. 두 후보의 이슈도 대립각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목표부터 달랐다. 강 후보가 ‘포스트 경선’이라면 이 후보는 ‘뒤집기’였다. 강 후보는 전반적으로 느긋해보였다. 당선이 확정되기도 전 수락연설문을 배포할 정도였다. 이 후보는 ‘구원투수론’을 내세우며 전략적 선택을 역설했다 오후 3시쯤 “직권상정 법안이 통과됐다.”는 국회발 통신이 전파되자 분위기가 고무되기 시작했다. 당원 수가 1000명을 웃돌았다. 한 시간여쯤 뒤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김혁규 최고위원, 염동연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현장을 찾아 뒤늦은 격려를 보냈다.오일만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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