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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죽음의 키스/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독설이 고건 전 총리에 이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잇따라 주저앉혔다는 분석은 일리가 있다. 지리멸렬한 범여권, 도토리 키재기식의 예비후보군. 과거 볼 수 없었던 대권경쟁 지형이 집권 말기 대통령의 레임덕을 늦추고 있다. 노 대통령이 비판하면 왜 견디질 못할까. 두가지 이유라고 본다. 첫째는 범여권의 통합후보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진보 쪽에 지분을 갖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비토하는 인사는 범여권이라고 해도 반쪽 후보밖에 안 된다. 이념적으로 진보 쪽, 그리고 호남 등 범여권 지지가 높은 지역의 표심은 통합후보를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와 싸울 만하다는 판단이 서지 않으면 쉽게 한쪽으로 몰리지 않는다. 두번째는 명분과 현실 측면에서 노 대통령의 얘기가 맞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인들은 잘못된 시범에 환상을 갖고 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당을 쪼개고, 새로 만들어도 지지층이 따라다니는 정치인을 앞으로 수십년안에 다시 보기 힘들지 모른다. 마치 양김씨나 되는 양 신당 운운 해봐야 유권자들은 코웃음 친다. 기존 정당 중심의 후보 창출과 연대·연합이 그래도 범여권의 기회를 높일 것이다. 독주(毒酒)를 머금은, 노 대통령의 섬뜩한 키스. 아직 무너지지 않은 이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다. 정치판 경력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정운찬씨가 일찍 포기하는 바람에 죽음의 키스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 생겼다. 지지율 10%선을 돌파해서 범여권내 대세론을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지…. 노 대통령이 감미로운 술을 머금은 키스를 하는 후보는 어떨까. 그 역시 살아남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노 대통령의 인기가 회복되고 있다지만 대선구도가 친노·반노 구도로 가면 범여권의 승리 확률은 뚝 떨어진다. 노 대통령의 비토를 받지 않으면서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선주자. 난해한 관계 설정에 성공할 때 범여권 주자에게 빛이 보인다. 그 옆에는 노 대통령에 필적하는 지분을 가진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버티고 있으니, 참으로 풀기 까다로운 고차방정식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재보선 후폭풍 어디로 어떻게] 한나라-李·朴도 타격 우려

    ‘재·보선 불패 신화’를 이어가던 한나라당이 4·25 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둔 24일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는 등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강재섭 대표를 필두로한 당 지도부는 재보궐 선거의 성적표에 따라 거취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 서을 등에서 ‘올인 지원 유세’를 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유력 대선주자들도 선거 결과가 시원찮을 경우 적잖은 내상을 입을 전망이다. 전날 그 자신도 지도부의 일원인 전여옥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은 ‘초식공룡당’처럼 몸뚱이는 큰데 싸우려는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며 당의 무기력함을 꼬집으며 선거결과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강 대표는 이날도 이번 재보선에서 최고의 격전지로 꼽힌 대전 서을의 거리유세와 상가방문을 통해 막판 표심 얻기에 진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판세 분석대로 대전 서을 국회의원선거와 서울 양천구 기초단체장선거 등에서 패배한다면 ‘지도부 사퇴론’까지 거론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황우여 사무총장은 “열린우리당 등 범여권이 어떤 때는 타당 후보를 지지하고 어떤 때는 무소속을 지지하는 이상한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선거 고전의 원인을 당내보다는 외부요인으로 돌리는 등 벌써부터 선거후 제기될 책임론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높은 정당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대세론’에 빠진 지도부의 안이한 현실인식과 무관치 않다.”며 “한나라당은 지금 위기 상황으로 대선을 앞두고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등 두 대선주자는 선거유세 지원을 벌이는 동안 당지도부가 마련한 공동유세를 거부하는 등 경선을 앞둔 ‘세력과시’에만 치중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당 원로와 중진들에 대한 과열 영입경쟁을 벌여 당 분열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선 룰과 관련해서도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놓고 양측이 지난달 22일부터 한달 넘게 공방만 벌이는 등 당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목소리가 높다. ‘희망모임’의 대표인 안상수 의원은 “당 지도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지금 한나라당에는 ‘이명박, 박근혜당’만 있고 줄서기가 위험선을 넘어서 당 원로와 중진들까지도 줄서기에 합류하고 있다.”고 재보선 이후를 걱정하며 비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4·25 재보선 민심기행] (3) 경기 화성

    [4·25 재보선 민심기행] (3) 경기 화성

    18일 경기 화성시 향남읍 발안시장내 택시정류장 앞에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같은 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고희선 후보가 유권자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길거리에 늘어선 500명 남짓한 유권자들은 떠들썩한 연설과 홍보음악에도 아랑곳없이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유세를 지켜볼 뿐이었다. 박 전 대표가 연설하는 도중 곳곳에서 간간이 박수가 터지긴 했지만 정작 출마한 후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는 듯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영순(58·여)씨는 “누구 찍을 거예요?”라고 묻자 “박근혜 찍을까?”라며 엉뚱하게 되물었다. 국회의원 선거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다는 표정이다. 재차 물었더니 “투표를 또 해야 하나. 하면 뭐해 그 사람이 그 사람인데…”라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봉담읍 읍사무소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모(48)씨는 “이번에 나온 후보들도 지금은 (국회의원) 되겠다는 욕심에 열심히 일할 것처럼 떠들고 있지만, 일단 되고 나면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나쁜 짓하다 날아갈 텐데…”라며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우호태 전 화성시장에 이어 안병엽 전 의원까지 비리에 연루돼 중도 사퇴한 것이 시민들에겐 적잖은 상처를 안겨준 것 같았다. 지역 유권자들의 이같은 불신과 무관심은 사상 최악의 투표율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지역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당일 분위기를 봐야 되겠지만 현재의 관심도라면 투표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도 한나라당 고희선 후보는 50%를 웃도는 정당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대세론으로 승기를 잡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고 후보는 클린 ·웰빙·안전·편안·관광·비전 화성 등 6개 분야에 걸쳐 ‘일등 화성을 위한 고희선의 약속’으로 표심을 유혹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열린우리당 박봉현 후보는 40년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물론으로 막판 역전을 노리며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박 후보는 공공임대단지 조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와 환경, 교육 등 8개분야에서 공약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장명구 후보도 반(反)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내세워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장 후보는 서민후보를 표방하며 의료·복지시설 확대 등 지역 현안과 한·미 FTA 국회비준 저지 등 7가지 주요 공약을 제시했다. 최근 지역언론 등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고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를 2배 이상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화성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朴 ‘재보선불패 신화’ 잇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재보궐선거전 ‘불패의 신화’가 계속될까. 박 전 대표는 12일 4·25재보선 지원유세에 본격적 시동을 걸었다. 특히,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대전 서구을 국회의원 보선에 올인할 태세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이날 박 전 대표는 대전을 방문, 서구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재선 후보와 주택가와 상가 등을 돌며 오전부터 저녁까지 5차례 거리유세를 펼쳤다. 그는 “선거운동 첫날 제일 먼저 대전을 찾아왔다.”며 “대전은 나와 한나라당에 너무나 소중한 곳이기 때문이다.”고 말하며 대전과의 특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대전은 지난해 대전시장 선거에서 박 전 대표가 테러를 받고 병원에 치료를 받던 중 “대전은요?”한마디로 드라마틱한 역전극을 거둔 곳이다. 또 당 대표시절 행정복합도시를 주도적으로 처리해 대전과는 남다른 인연을 가진 곳이다. 대선 예비주자로서도 대전은 박 전 대표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 출마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사실상 ‘범여권 단일후보’격이어서 대전 서구을 보선은 올해 대선의 축소판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잘못된 나라를 바로 잡는 것은 정권교체뿐이다.”라며 “정권교체를 하느냐 마느냐를 가늠하는 마지막 관문이 이번 재보선이다.”라고 말해 이번 선거를 ‘정권교체세력’과 ‘정권연장세력’의 구도로 규정했다. 이 지역에서 승리한다면 박 전 대표는 큰 정치적 소득을 얻는다. 선거에 강한 박 전 대표의 면모를 확실히 심어줌으로써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세론을 잠재우고 반전의 기회를 잡게 된다. 이는 이 전 시장에게 ‘잔인한 4월’을 선사하겠다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박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대전 선거는 사실상 박 전 대표와 심대평 후보와의 싸움이다.”며 “쉽지 않지만 반드시 승리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유세를 마치고 투표일 직전인 22일과 24일 다시 대전을 찾아 지원유세를 펼칠 계획이다.대전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美쇠고기 이르면 7월 수입 재개

    한·미 FTA 타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사실상 수순밟기에 들어갔다. 빠르면 7월, 늦어도 9월 이전에는 수입되고 뼈가 붙은 살코기도 수입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도 ‘갈비’의 수입 여부를 공식 거론했다. 농림부는 “결정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지만 FTA 대세론에 밀리는 분위기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한·미 FTA 기획단장은 9일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을 광우병 통제국가로 확정하면 갈비까지 수입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광우병 통제국가에는 OIE 기준으로 특정위험물질(SRM)을 빼고는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각국이 OIE 기준보다 강화된 조건을 정할 수는 있다.”면서 “미국이 OIE 등급을 받더라도 국내 자체적으로 위험평가 절차를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는 “미 의회가 쇠고기 수입개방을 FTA 비준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국제 기준과 상충되는 수입위생조건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권오규 경제부총리도 “OIE의 권고를 받지 않으려면 그럴 만한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OIE 등급 판정이 나오면 수입검역과 관련한 절차를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신속하게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수입위생조건을 정할 때에는 1년넘게 걸렸으나 이번에는 당초 3∼4개월에서 2개월로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경우 7월 수입이 재개될 수 있다. 농림부도 추석 이전에는 국내 밥상에 미국산 쇠고기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OIE는 각국의 광우병에 대한 위험도를 ‘무시’‘통제’‘미정’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정’ 판정을 받아야만 보통 30개월 미만의 뼈없는 살코기만 교역이 가능하다.그러나 통제 이상의 등급을 받으면 두개골이나 척추 등 광우병 관련 특정위험물질을 제외하고는 소의 연령이나 부위 등에 제한을 두기가 어렵다. 따라서 갈비뼈의 수입 가능성도 커진다. 한편 이 단장은 이면합의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FTA 협정문이 공개되면 그런 의혹은 없어질 것”이라면서 “앞으로 6∼8주간 미국과 법률 작업을 벌인 뒤 협정문 500쪽과 부속서 등을 포함해 2000쪽을 국·영문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李·朴 ‘호남당원 급증’ 공방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샅바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여론조사 반영 비율 등 경선 룰과 관련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호남당원 모집과 시·도당 위원장 선거에 대해서도 설전을 벌이는 등 사사건건 맞붙는 형국이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은 최근 호남지역 당원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나라당 당헌·당규상 대선후보 선거인단에는 책임당원과 대의원만이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호남 지역에는 당원 수가 적어 일반 당원도 선거인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양측에서 당원 확보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전북 지역 1000명을 비롯, 전남 지역에서 입당 희망자가 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 전 대표측 이정현 공보특보는 “호남쪽에서 정체불명의 당원들이 증가하는 것은 경선용 모집당원이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들어 교회 등과 같은 사조직을 통해 무더기 입당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 조해진 공보특보는 “캠프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호남 당원들의 증가는 “이 지역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시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현상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양측은 오는 6월에 실시하기로 돼 있는 한나라당 시·도당 위원장 선거를 두고도 공방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당 지도부는 최근 당내 분열 등 후유증을 우려해 시·도당 위원장 선거를 8월 경선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은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고, 이 전 시장측은 “일부 당 지도부의 주장은 대표성이 없어 예정대로 6월에 하자.”고 맞서고 있다. 시·도당 위원장 선거는 사실상 8월 대선후보 경선의 승자를 점칠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양측에선 사활을 건 조직대결을 벌여왔다. 경선 선거인단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의원과 당원을 장악하는 데 시·도당 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16개 시·도당 위원장들이 양측에 절반씩 양분돼 있는 가운데 이 전 시장측은 시·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확실히 승리해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은 당 경선을 앞둔 시점에서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명분을 세워 연기론을 선호하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간 대결이 첨예화되자 경선과정에서 중립을 표방한 당 중심모임은 1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 진영의 대립자제와 공정한 경선을 촉구했다. 맹형규, 권영세, 임태희 의원 등은 이날 “갈등의 소리가 계속 불거져 나오면 당 중심모임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손학규의 무(모)한 도전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손학규의 무(모)한 도전

    2000년 5월 손학규는 한나라당 총재 경선에 나섰다.16대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이었다. 당시는 이회창 총재가 막강한 권한을 가진 ‘제왕적 총재’로 군림할 때였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윤환 전 의원과 이기택·신상우 등 쟁쟁한 중진그룹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2·18 피의 숙청’을 단행한 이 총재다. 누구도 이 총재의 재선출을 의심하지 않는 그런 상황에서 손학규는 겁없이 총재 경선에 나선 것이다. 주변에서 그를 극구 말린 것은 당연한 일. 그럼에도 그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손학규에게는 그런 무모함이 있다. 결과는 고작 3.6%의 득표율로 꼴찌. 일각에선 탈당을 권유하기도 했으나 손학규는 “내가 한나라당의 주인”이라며 당을 나가지 않았다. 손학규는 그 때도 이 총재의 대세론에 온 몸으로 저항했다. 대세론이 안고 있는 위험성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다녔다. 그러나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7년 후 손학규는 주역이 이회창에서 이명박으로 바뀐 대세론의 맹점과 허구를 또 다시 주장했다. 줄세우기 폐해를 강조하면서 이 전 시장측의 의원 실명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이 역시 먹혀들지 않았다. 어찌보면 그에겐 대세론은 뼈에 사무치는 일이다. 손학규는 1997년 신한국당 대권후보 경선 때 이수성 후보측에 가담하면서 비주류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국회의원 2년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비주류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나 입지 구축에는 실패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의 선택은 무모한 도전인가, 아니면 무한 도전인가. 전자는 실패로 귀결되지만, 후자는 온갖 고통 속에서도 결국에는 성공을 거둘 가능성을 내포한다. 손학규는 지금 황량한 벌판에 서 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다. 더욱이 경선 캠프의 핵심 인사들도 하나둘 떠나고 있다.23일에는 박종희 비서실장이 한나라당 잔류를 선언했다. 동행을 거부할 인사가 더 나올 분위기다. 그들에게는 금배지를 다는 것이 더 큰 가치이고 급선무다. 그게 현실이다. 범여권에서도 점차 그를 견제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탈당과 관련한 말바꾸기와, 낮은 지지율 때문에 탈당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그에겐 커다란 부담이다. 대권병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자칫 손학규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도덕성 훼손마저 우려된다. 그가 언급한 ‘드림팀’ 역시 단순히 기능적 결합에 그친 느낌을 준다. 그래서는 국민들에게 감흥을 줄 수 없다. 현실적으로도 대상자들이 한결같이 손사래를 치는 마당에 더 이상의 진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손학규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는 것도 절박한 문제다. 이명박·박근혜와 너무 비교된다. 그는 싫든 좋든 정치결사체 정도는 이끌어야 할 것이다. 핵심은 조직과 자금인데,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한데 자금에 관한 한 ‘무능력자’에 가까운 게 손학규다. 손학규가 주몽이 될지, 아니면 부여의 영포왕자에 그칠지는 그에게 달렸다. 당장 다음주부터는 그에 대한 주목의 강도가 떨어질지 모른다. 그의 동선이나 진행 과정이 ‘그렇고 그렇네’라는 평가를 받는 순간 존재감은 희미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를 에워싼 환경은 좋은 편이 아니다. 마의 10% 지지율 돌파도 쉽지 않다. 그가 보여줄 정치력에 따라 산적해 있는 먹구름이 걷히느냐, 더 시커멓게 되느냐가 결정된다. 그는 지금 평균대 위에 서 있다. jthan@seoul.co.kr
  • [손학규 탈당 파장] ‘제3세력’ 규합… ‘전진 코리아’ 모태될듯

    [손학규 탈당 파장] ‘제3세력’ 규합… ‘전진 코리아’ 모태될듯

    ■ 孫의 행보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범여권 단일후보로 연말 대선에서 나선다.’는 김진명씨의 소설 ‘나비야 청산가자’가 현실화될 수 있을까. 쉽사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손 전지사측은 불가능하다고 단정짓지는 않은 것 같다.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의 노림수는 범여권 단일 후보? 19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전 지사는 회견에서 “새로운 문명의 시대를 선도할 정치질서를 창조하고, 미래·평화·통합의 시대를 경영할 창조적 주도세력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무능한 극좌세력과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보수세력을 배제하는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주장하는 셈이다. 그는 특히 “대한민국 드림팀을 만드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일문일답에서 “정 전 총장은 서울대 경영을 통해 교육에 대한 훌륭한 비전과 경영능력을 보여줬고, 진대제 전 장관은 미래 산업의 상징이다. 이런 분들이 대한민국 선진화와 미래의 중요한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드림팀을 확대해 나가서 새로운 정치질서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손 전 지사는 올초 “손학규·정운찬·진대제가 함께 하면 대한민국 드림팀이 될 것”이라고 말해 새로운 정치세력의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손 전 지사의 이날 탈당은 이미 오래 전 짜놓은 ‘시나리오’를 행동으로 옮긴 것이라는 관측을 자아내고 있다. 그렇다고 손 전 지사가 정 전 총장이나 진 전 장관 등에게 당장 손을 내밀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현재로서는 이들 세 사람이 각자의 영역에서 세를 규합한 뒤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범여권 단일후보’로 나서게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 관측이다.‘나비야 청산가자’에 등장하는 손 전 지사의 행보와 흡사한 행보다. ●범여권 일부 인사도 참여할 듯 손 전 지사가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전진 코리아’가 모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도개혁 성향의 전진코리아는 ‘비(非)열린우리당-반(反)한나라당’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 15일 출범했다. 최배근 건국대 민족통일연구소장, 김 윤 세계경제화포럼 대표,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각계 30∼50대 386운동권 출신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전진 코리아’는 오는 6월까지 정강·정책을 완비한 뒤 8월까지 16개 광역시·도 전체에 지부를 세워 오는 연말 대선에 독자 후보를 내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잇다. 손 전 지사가 제3세력 통합에 나설 경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등 범여권의 일부 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3지대론’ 논의에 참여했던 범여권 의원들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손 전 지사측에선 한나라당내 일부 개혁성향 의원들과도 접촉을 벌일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큰 기대는 걸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孫의 결단 왜 19일 탈당을 선언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한나라당의 무엇에 실망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이명박 전 서울시장(지지율 40%대)과 박근혜 전 대표(지지율 20%대)의 높은 벽을 절감한 것이 결정적 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 손 전 지사는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긴 했지만 단 한 번도 10%를 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 개발독재시대의 잔재가 주인”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나오는 정치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탈당선언문을 통해 또다른 ‘손(孫)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손 전 지사는 탈당선언문에서 “지금의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일컫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좀체 오르지 않는 당내 지지율에 대해 손 전 지사가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14년을 몸담았지만 지금처럼 한나라당의 ‘본성’과 맞대면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동안은 ‘개혁적 보수’로 한나라당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귀한 존재’로 대접받았지만,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당으로부터 철저히 소외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초선의원들 줄서기에 여념없어” 에둘러서 표현했지만 당내 젊은 소장파에 대한 실망도 주요 원인으로 해석된다. 그는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일부 의원들과 당원들조차 대세론과 줄 세우기에 매몰돼 시대적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가 출마할 경우 목소리를 내 줄 것으로 기대했던 진보·개혁 초선 의원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실제로 손 전 지사가 칩거 첫날 머물렀던 낙산사 정념 스님 등에 따르면 손 전 지사가 “초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낼 줄 알았는데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면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경선준비위원회에 투입할 자신의 대리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도권 초선 의원들이 일제히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범여권 반응은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해 범여권은 일단 환영했다. 한나라당의 수구·보수 색깔이 짙어질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 것이었다. 하지만 정파별·대권예비주자별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이제 한나라당엔 냉전 향수병에 휩싸인 사람들만 남았다.”고 했고, 탈당파인 통합신당모임은 “영남당, 수구보수당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은 군부독재와 개발독재의 잔존세력들이 여전히 주인 노릇하는 수구보수세력의 본거지임이 증명됐다.”고 했다. 이번 탈당이 범여권에 미칠 파장을 놓고는 계산법이 달랐다. 열린우리당은 추가 탈당을 경계했고 탈당파와 민주당 등은 탈당을 종용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손 전 지사의 탈당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해석하거나 행동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통합신당모임의 양형일 대변인은 “열린우리당 내 중도개혁 통합에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내에서 당과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인사들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주요 대권예비주자들의 입장도 달랐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밝힌 새로운 질서의 구축을 위해 큰 길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크게 반겼다. 일각에선 정 전 의장이 손 전 지사의 탈당을 계기로 자신도 탈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근태 전 의장측은 복잡했다. 김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역사적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한 측근 의원은 “당초 왜 한나라당쪽으로 정치에 입문했는지 그 해명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손 전 지사가 탈당회견문에서 범여권을 향해 ‘무능한 진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손 전 지사는 유능한 진보를 하기 위해 한나라당으로 갔었느냐.”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한나라당이 3공화국·5공화국 잔재의 낡은 정당임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손 전 지사의 탈당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 역시 김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손 전 지사의 역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강자의 아량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강자의 아량

    요즘 정치권에는 이런 시나리오가 나돈다. 한나라당 경선 얘기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원희룡·고진화 의원도 이 대열에 합류한다. 마지막까지 숙고하던 박근혜 전 대표는 구태 정치 청산과 정치 개혁을 외치며 ‘경선에는 참여하되, 소극적으로 임한다.’는 입장을 정리해 한나라당이 사실상 무(無) 경선으로 대통령후보를 선출한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김 빠진 경선의 흥행 실패는 기본이고 10년만의 정권 탈환도, 대선 승리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후보들간의 지루한 샅바싸움의 결과다. 실제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손 전 지사의 행보가 그렇다. 그는 15일부터 칩거에 들어갔다. 경선 룰 조정 시한인 18일까지 할 것 같다. 사태 전개에 따라서는 그 이후까지 이어질지도 모른다. 모든 문제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핵심 측근은 전한다. 초미의 관심거리인 경선에는 불참할 듯싶다. 그렇다고 탈당까지는 ‘글쎄’다.‘양김’을 빼곤 탈당해서 성공한 사례가 없고 탈당에 대해 여전히 싸늘한 국민들의 시선도 부담스럽다. 일부 측근은 배낭을 둘러메고 제 2차 민심대장정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한다. 박 전 대표도 심상찮다.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 연일 강도높은 비난을 퍼붓고 있다. 줄세우기와 금품 살포 등 구태 정치가 소재다. 대세론에 힘입어 18대 공천권을 빌미로 줄세우기를 강요하고 금품까지 살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 지역에 많게는 2∼3명의 별도 조직책을 두는 등 이른바 ‘사설 위원장’ 문제에 대해서도 해당행위라며 흥분한다. 지금 ‘빅3’ 캠프 인사들은 서로 상대방 진영에 대해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고 말할 정도로 후보간의 대치 전선은 비등점에 달한 형국이다. 서로 상한 감정은 경선이 끝난 뒤 같은 당 ‘동지’로서 선거운동을 함께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현재의 당 분위기다. 이러다간 또다시 패배의 악몽이 되살아날지 모른다. 범여권 후보의 진공상태에서 빚어진 한나라당과 후보들의 고공행진도 어느 순간 급전직하할 수 있다. 수시로 변하는 게 민심이다. 결국 초점은 이 전 시장의 선택에 쏠린다. 경선이 늦어지면 당의 분열과 갈등만 악화시킬 뿐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체제정비가 필요한데, 적어도 8월까지는 이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논리도 맞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까지 나도는 마당에, 이 전 시장은 ‘강자의 아량’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16일 경선 룰과 관련해 당 지도부의 입장을 따르겠다고 밝힌 것은 그런 점에서 잘한 일이다. 그의 전격적인 결정은 일단 성공적이다. 박 전 대표도 당원 동의를 전제로 깔았지만 수용 의사를 밝혔다. 큰 물줄기는 잡은 셈이다. 문제는 여전히 부정적인 손 전 지사 달래기다. 손 전 지사는 경선 흥행과 대선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한 인물이다. 당의 대선 전략상 ‘+α’에 해당한다. 그가 경선을 보이콧하지 않도록 충분한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40만명 이상을 주장하는 선거인단 규모에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물론 줄세우기와 관련해 가시적 조치를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손 전 지사와 만나 둘만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주고받는 것도 필요하다. 이 전 시장의 말처럼 ‘아름다운 경선’이 성사되느냐는 이제 그의 몫이다. jthan@seoul.co.kr
  • [한나라 빅3 세갈래 행보] 이명박, TK서 대운하 역설

    전날 ‘대한민국 이명박호(號)’의 출항을 선언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4일 이틀 일정으로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했다. 이달초 제주도, 충청권, 호남권에 이어 ‘3월 대장정’의 4번째 코스다. 이 전 시장은 앞으로 계속 지방행보를 통해 민심과 당심을 점검하는 동시에 인도 등을 방문해 정보기술(IT) 분야 정책 모색을 시도하는 등 차별행보로 ‘이명박 대세론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다. 이 전 시장은 이날 경북 영주의 선비촌 소수서원을 방문하고 영주슈퍼마켓협동조합 물류센터 준공식에도 참석한 뒤 이 지역 당원협의회 간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오후에는 문경으로 이동, 시민문화대강당에서 지역여성단체 초청특강을 하고 구미에서는 자신의 지지성향 모임인 낙동미래포럼 창립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이 전 시장은 “한반도 대운하는 전국이 균형되게 다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낙동강∼한강을 연결하면 경북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라고 전제,“리더가 꿈을 주고 희망을 말하면서 끌고 나가면 7% 경제성장이 가능하고 10년 안에 4만달러 성장을 이루고,7대 경제대국에 포함될 것”이라고 이른바 ‘대한민국 747정책’을 강조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이명박 빈둥빈둥 발언’후 한나라 빅3 행보] 孫 “냉전세력 있으면 대세론은 거품”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8일 “한나라당 주류세력이 냉전세력으로 남아 있는 한 지금의 대세론은 거품에 불과하며, 한나라당을 평화세력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이야말로 개혁의 핵심과제”라며 햇볕정책 수용 주장에 이어 거듭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노선 변경을 주장하고 나섰다. 손 전 지사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경제재건 10개년 계획’을 주요 내용으로 한 ‘광개토평화경영전략’을 소개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는 당 대선주자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상호주의적 대북정책’과 차별화되는 것이라는 게 손 전 지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른바 ‘이명박 대세론’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손 전 지사는 미리 제출한 모두발언문에서 “국제정세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70∼80년대 남북대결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 한나라당의 정체성이라고 착각하는 세력이 당의 주류라고 자임하는 한 한나라당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평화경영전략의 핵심은 ‘북한경제재건 10개년 계획’이다. 이 계획은 1단계(1∼2년차)에서 ▲중유 50만톤과 식량·비료 제공 ▲남북 정상회담 개최 ▲북·일 수교 ▲200만㎾ 화력발전소 건설 ▲테러지원국 해제 ▲남북한 군비통제 조치 등의 실행계획을 담고 있다.2단계(3∼5년차)에서는 ▲산업 인프라 지원 ▲대북 경수로 제공 ▲북·미 수교 ▲평화협정 체결 ▲남북 군비통제 등이 포함돼 있다.3단계(6∼10년차)에선 ▲산업 인프라 구축 완료 ▲군수산업 민영화 전환 ▲시장경제 전수 등을 통해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또 꿈틀거리는 한나라당의 ‘실패 인자’ /명지대 정치학 교수

    최근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이번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는 기호 1번을 달고 출마할지 모른다. 하지만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기호1번=패배’라는 등식이 성립했다. 기호1번 한나라당이 패배한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 보면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실패 인자’가 작동했던 것 같다. 첫째, 수구·보수 인자이다. 후보와 당 지지도가 하늘을 찌를 듯 치솟으면 한나라당은 예외 없이 미래보다는 과거에 집착하는 수구보수로 회귀했다. 이러한 수구보수로의 회귀는 결국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해 대선 패배로 연결됐다. 둘째, 부패 인자이다. 당이 대세론에 도취되면 변화와 개혁을 거부한 채 오직 현상만을 유지하려는 기제가 작동했고 그 과정 속에서 부패인자가 꿈틀거렸다.‘이회창 대세론속’에서 차떼기가 등장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부패인자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셋째, 분열 인자이다. 지난 1997년 대선에서는 경선에서 패배한 이인제가 당심과 민심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탈당했다. 이러한 분열은 결국 DJP 연대와 같은 통합을 주도했던 세력에게 승리를 안겨 주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최근 당과 후보 지지도에서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한나라당에 이러한 실패 인자가 또다시 작동하고 있는 듯하다. 후보 검증 공방과 경선 시기 및 방식을 둘러싸고 후보 진영간에 대립이 격화되면서 분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쪼개지는 것을 막고 한국의 정당정치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의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유력 예비후보들의 경선 참여 선언이 필요하다. 최근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는 ‘한나라당 3월 위기설’을 막기 위한 응급 처방으로 ‘경선후보 조기 등록제’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이러한 합의만으로 당의 분열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경선 시기와 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기 등록 합의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학규 전 지사는 당 지도부가 마련한 간담회에서 “특정 후보를 위해 들러리를 세우는 룰에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경선불참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현재 한나라당 빅3 중 공식적으로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는 상황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경선에 불참할 수 있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경선 방식과 시기를 논의하기 전에 한나라당 빅3는 솔직할 필요가 있다.“어떤 경우에도 한나라당 경선에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나라당의 분열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될 수 있다. 또한 비록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당원과 대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경선 방식과 시기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경선준비위원회가 이들을 대상으로 경선 방식과 시기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예비후보들이 무조건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여하튼 한나라당 유력 예비후보들이 이러한 전향적인 자세를 견지하지 않으면 당의 분열 가능성은 커지게 되고, 한나라당의 운명은 깊은 어둠속으로 빠져들지도 모른다. 한나라당이 세 번의 눈물을 흘릴지, 아니면 10년의 한을 풀지는 자신의 내재적인 ‘수구, 부패, 분열’의 3대 실패 인자들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달려 있다.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듯이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건 힘들어도 추락하는 건 순간이다.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선호하는 대통령 후보감이 앞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58%가 ‘그렇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두려운 마음으로 직시해야 한다. 더불어 자신이 처한 미래의 운명을 슬기롭게 개척하기 위해서는 ‘과연 한나라당이 무엇으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깊이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경선룰 氣싸움’에 당내분 우려감

    ‘경선룰 氣싸움’에 당내분 우려감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룰’을 둘러싼 대선주자들의 기싸움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각 진영은 27일에도 경선 룰과 관련,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제각기 다른 입장을 개진했다. 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경선 룰’에 대한 합의는 고사하고 당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특정 주자를 위해 들러리서는 경선 룰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행 규정대로 경선하겠다는 것은 대세론에 빠져 대선 승리를 팽개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경선 시기를 범여권 후보 선출 이후로 늦추고, 방법도 국민 참여 폭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주문했다. 그는 이 같은 입장 표명이 탈당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문에 대해 “사람의 말을 듣지 말고 그 사람이 살아온 길을 봐야 한다. 나는 항상 정도를 걸어 왔고, 앞으로도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일축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날 경선시기와 관련,“당이 화합하고 단합하려면 (경선 때까지 기간이) 너무 길면 좀 어렵지 않겠느냐. 이게 국민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본다.”며 현행 당헌·당규대로 ‘6월 경선’에 무게를 실었다. 자신의 정책자문 교수모임인 바른정책연구원 주최 조찬 세미나에서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이미 드러낸 6월 경선 수용 입장을 철회하지 못하게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이 전 시장은 경선방식에 대해선 “(국민승리)위원회를 통해 하면 된다.”며 구체적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원희룡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손 전 지사 측에서 상황을 심각하게 보는 만큼 나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제 역할에 대해 협상 상황을 보며 심각하게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와 관련,“경선 룰에 대해 각 후보 측의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언론에 후보 주장이 그대로 실리는 것은 당이나 후보 개인에게나 득이 되지 않는다.”며 “룰은 심판이 정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경준위의 건의가 있으면 활동시한(3월10일) 조정 문제를 논의해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새달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선 룰’ 합의가 쉽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 빅3 세갈래 행보] 손학규 “나는 경선 들러리가 아닌 주연”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언행이 심상찮다. 좀처럼 감정을 표출하지 않던 그가 최근 들어서는 종종 격앙된 모습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전 지사는 지난 25일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 간담회에서 “경선 들러리는 안 서겠다.”며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중심의 경선논의에 제동을 건 데 이어 26일엔 전남 목포를 찾아 당내 경선의 ‘들러리’가 아닌 ‘주연’임을 강조하며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을 겨냥한 날 선 공세를 펼쳤다. 손 전 지사는 목포 상공회의소 초청 특강에서 “개발시대와 산업화시대의 전설을 팔아먹는 과거회귀로는 안 된다.”며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을 정면 비판했다. 이어 “여권이 지리멸렬하니 한나라당은 벌써 대세론에 빠져 줄세우기 구태정치를 일삼고 과거회귀적인 기류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는 당내 세력판도가 ‘빅2’ 위주로 재편되면서, 손 전 지사가 설 공간이 좁아지고 있는 데 대한 강력한 항의 메시지인 셈이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 분열때 선택할 후보 ‘이명박 39.5%’ 1위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부동의 여론지지율 1위’라는 민의를 앞세워 ‘당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른바 ‘이명박 대세론’을 당내에서 착근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전 시장의 여론지지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이 대선 전에 분당 사태를 맞을 경우에도 이 전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다른 대선주자들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2∼3일 전국의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한나라당이 분열할 경우 어느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이 전 시장을 선택한 응답자가 전체의 39.5%로 박근혜 전 대표(20.1%)를 크게 앞질렀다. 이같은 여론지지를 앞세워 이 전 시장측은 최근 ‘불교계의 대리인’으로 불리는 주호영 의원을 비서실장, 고흥길 의원을 경기도책으로 각각 영입한 데 이어 소장파 의원모임인 수요모임 소속 의원의 상당수를 끌어들이는 등 본격적인 ‘당심 공략’에 나선 상태다. 특히 당내에 상당수의 자파 의원과 당협위원장을 거느린 김덕룡 의원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의 한 측근 의원은 5일 “이 전 시장이 김 의원에게 자주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박근혜 전 대표를 먼 발치에서 지원해온 김 의원이 이 전 시장 쪽으로 돌아설 경우, 당내 경선구도상의 무게중심이 이 전 시장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 관측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중립’을 표방하며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여론지지율 추이를 관망해온 의원들이 속속 이 전 시장 쪽으로 줄을 대려는 양상이다. 심지어 박 전 대표 지지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쳐온 일부 친박(親朴) 의원들까지 한 발 뒤로 빠지는 사례도 없지 않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의원이 최근 60명을 넘어선 것 같다.”면서 “의원들 사이에서도 사실상 대세를 굳힌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캠프의 실무진에서는 ‘이명박 대세론’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한 실무자는 “정치지형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뀐 만큼 ‘대세론’이라는 말 자체가 오만”이라며 “예전엔 정치권이 일방적으로 대세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국민들이 대세를 만들어 주는 만큼 정치권이 대세를 운운하는 것은 국민들을 무시하는 구시대적 행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진영이 대세론을 드러내놓고 얘기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데다 향후 정국 지형이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섣불리 대세론을 확산시켰다가 다른 대선주자들의 공적으로 몰려 후보검증론 등 역공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현실적 이해도 작용한 것 같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여론조사의 힘’

    ‘여론조사의 힘’

    32.7→20.8→9.6…. 사랑의 크기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비현실적인 상상이라고? 그렇지 않다. 정치인들, 특히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국민의 사랑’을 끊임없이 숫자로 확인하면서 울고 웃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제 여론조사 지지율은 유력 대선주자를 한 방에 날려버릴 만큼의 엄청난 위력을 행사한다. 지난달 갑자기 출마를 포기해 버린 고건 전 국무총리가 단적인 예다. 한때 1위까지 갔다가 하향세로 돌아선 지지율이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면승부’ 이후 더 떨어진 것으로 확인되자 그는 두 손을 들었다고 한다. 맨 윗줄의 숫자들은 2005년 3월∼2006년 12월 고 전 총리의 지지율(%) 추이다. 곤두박질치는 ‘사랑의 성적표’를 받아든 심정이 얼마나 참담했는지를 국민들은 그의 퇴장 후 전해 들었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대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직후 수년간 대세론을 구가해온 이인제 후보가 순식간에 ‘녹다운’된 기억이 생생한 상황에서 올해 고 전 총리 낙마(落馬) 사태까지 겹치자 대선주자들에게 여론조사는 두려움의 차원으로 격상됐다. 여론조사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본선에 이르기도 전에 고배를 들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이제 가설의 차원을 뛰어넘은 듯하다. 고 전 총리 퇴장 이후 정치권에서는 “다음 차례는 누구냐.”란 말이 공공연히 나도는 지경이다. 열린우리당의 대선주자인 정동영·김근태 전·현직 의장이 ‘2선 퇴진론’에 몰려 있는 것도, 이와 맞물려 ‘외부인사 영입론’이 만연한 것도 다 여론조사란 ‘변주곡’의 마력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검증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도 여론조사의 위력이나 다름없다. 언론은 이제 가나다 순도 아니고, 여야(與野) 순도 아니고,CT촬영처럼 적나라한 여론조사 지지율 순으로 대선주자들을 줄 세운다. 그래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대선주자들은 무표정한 아라비아 숫자와 ‘%’란 기호 앞에서 매일매일 ‘수능’을 치르는 셈이다. 그러니 대선주자들의 전략은 여론조사로 시작해서 여론조사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명한 유권자라면 대선주자들의 행보 뒤에 어김없이 여론조사의 마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해야 하고, 여론조사에 애써 무관심한 척하는 정치인의 표정을 반대로 해석할 줄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그런 측면에선 “나도 한때 지지율이 50%가 넘은 때가 있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화법이 차라리 솔직하게 들린다. 하지만 그 말 역시 여론조사라는 메커니즘에 꼼짝없이 갇혀 있다는 역설이 아닐까.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대선과 후보검증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대선과 후보검증

    1997년 7월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 전국 순회 유세전이 중반을 넘어설 즈음 이한동·이수성 후보 캠프에서는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 병역 문제를 공식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대세론으로 1위를 질주하는 이회창 후보를 꺾기 위한 승부수였던 셈이다. 그러나 정작 두 후보는 후보 연설회에서 이 문제에 관해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결국 이회창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반(反)이 전선’을 펼쳤음에도 여유 있게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 당시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 설훈 의원을 얼마 후 만났다. 설 의원은 알다시피 김대중(DJ) 국민회의 총재의 핵심 측근. 그는 “이번 대선은 DJ가 반드시 이긴다.”고 큰소리쳤다. 이회창 후보가 신한국당 후보군 중에서 약점이 많은 편이어서 오히려 전투가 수월하다는 주장이었다.“우리는 이회창 후보가 되기를 정말 바랐다.”면서 X파일까지 준비해 놨다고 그는 덧붙였다. 처음엔 설 의원의 희망사항이겠거니 하고 웃어 넘겼지만 이후 전개과정은 그게 아니었다. 국민회의 측이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를 전방위적으로 터트리면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40%대에서 10%대까지 급전 직하, 결과적으로 설 의원의 얘기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만약 이한동·이수성 후보가 먼저 병역 문제를 제기했다면, 다시 말해 예선에서 검증이 이뤄졌다면 대선 결과는 달라졌을까. 당내에서 한번 걸러지면 본선에선 그만큼 파괴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법. 이인제 의원의 탈당이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성공한 사람은 남들이 던지는 벽돌로 든든한 기초를 쌓는다고 한다. 검증은 필요하다. 그것도 정책과 이념, 후보의 됨됨이 등 가급적 많은 분야에서 철저하게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정책분야만 해도 현실성 여부를 따지는 것은 물론이요, 후보의 지식과 콘텐츠 내용, 실천·추진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할 것이다. 대통령 후보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지금 한창 유력후보 진영 간에 검증 공방을 벌이는 한나라당이나 범여권 모두 해당되는 사항이다. 당내 경선에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본선에서 힘 한번 못써 보고 패배의 쓴잔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검증에는 순기능적인 것과 역기능적인 것이 있다. 후보간 진흙탕 싸움으로 비치는 인신공격이나 흑색선전은 후자에 해당한다.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후보간 검증 공방이 이런 쪽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두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불 보듯 뻔한 것이다. 반면 순기능의 검증은 구체적이고 공개적이다. 검증 주체도 후보가 아니라 제3의 객관적 기관이다. 예선과 본선을 통해 다양하게 이뤄질 후보간 TV토론회나 시민단체 등의 정책토론회, 세미나 등은 나라를 제대로 이끌 인물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면 예전처럼 ‘깜짝 스타’의 출현 가능성도 줄어들지 않을까. 현실 정치에 대한 혐오증 탓에 단순히 신선하다는 이유로 그 인물이 어떤 능력을 갖췄는지, 나라를 이끌 제대로 된 비전은 갖고 있는지 따져 보지 않고 덜커덕 표를 몰아주는 일은 이제는 말아야 할 것이다. 검증은 후보에게도 유권자에게도 업그레이드의 기회다. jthan@seoul.co.kr
  • 한나라 ‘경선룰 빅딜’ 이뤄지나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룰과 관련한 당내 논란이 본격화한 가운데 대선주자들간의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에 당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경선 룰에 대한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일각에선 경선 룰에 대한 대선주자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당이 갈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지난 8일 당 의원모임에서 “지금까지 4번의 대세론이 있었는데 3번 실패했다.”며 대선주자간 분열 가능성을 사전 경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단 경선 시기에 대해서는 여권 후보 경선 일정을 봐가며 9월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다만 여론지지율 1위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으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경선을 실시하는 것이 아무래도 유리한 만큼 6월 실시를 주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전 시장측이 경선시기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을 자제한 채 경선방식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선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9월 실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이 전 시장측의 속내로 보인다. 이에 반해 박근혜 전 대표측에선 현행 경선방식을 유지하면서 9월에 실시하자는 입장이다. 물론 박 전 대표는 ‘경선 원칙 고수’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측근 의원들은 ‘9월 경선’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방식에 대해서는 현행 방식(대의원 20%·당원 30%·일반국민 30%·여론조사 20%)을 그대로 두고 선거인단 수만 4만∼5만명에서 20만명 이상으로 대폭 늘리자는 것이다. 당 일각에서 경선 방식과 시기 모두 바꾸지 않으면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현행 경선방식을 일부 고치는 조건으로 9월 경선을 실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렇다고 섣불리 ‘빅딜’을 속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선방식을 놓고도 박 전 대표측은 선거인단 구성비율은 그대로 두고 선거인단 규모만 대폭 확대하자는 입장인데 비해 이 전 시장측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가까운 선거인단 구성을 주장하는 등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나라 빅3 ‘굳히기 뒤집기’

    한나라 빅3 ‘굳히기 뒤집기’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새해를 맞아 본격적인 대선전략 수립에 나섰다. 지난 1일 일제히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경쟁적으로 조직 강화에 나서는 등 대선캠프 진용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대세론 굳히기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대세론을 연말까지 이어간다는 태세다. 이 전 시장은 2일 여야 지지세력을 대표하는 김대중·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을 찾아 신년하례를 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한 방송에 출연,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당이 중심이 돼서 어떻게 정권교체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국민의 뜻을 많이 반영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국민들이 주택과 사교육비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민생을 살피고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대세론을 굳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승부는 이제부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측은 캠프 강화에 본격 돌입했다. 이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 정책, 홍보 분야를 중점 강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조선일보 부사장을 지낸 안병훈씨를 영입, 캠프 운영을 총괄하는 좌장 역할을 맡도록 했다. 전국적으로는 각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결성된 박 전 대표 지지 모임들을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도 서두르고 있다.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인식을 불식하기 위해 이달 초·중순까지 경제, 복지, 교육, 외교ㆍ안보 분야와 관련한 구체적 정책을 차례대로 발표하는 한편 자문 그룹도 공개할 방침이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후보 정책과 인성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토론 한번 없이 나온 결과”라며 “그동안 준비해 왔던 정책구상을 밝히고 대국민 접촉을 늘리게 되면 상황은 확실하게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정경선 승부수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당내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뚜렷히 해 공정경선을 이끌어 내겠다는 복안이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벌써 대세론이 거론되는 등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판세를 뒤바꿀 ‘반전카드’로 공정경선을 강하게 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손 전 지사는 지난 1일 마니산 등정에서도 일부 당내 지도부를 겨냥해 “하늘도 알고 땅도 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변화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당내 ‘줄세우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손 전 지사측은 비서실장, 언론특보, 조직특보, 정책특보직을 신설한 데 이어 대외협력실을 새로 만드는 등 외부인사 영입과 특보직 증원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비서실장에는 박종희 전 의원을 임명했고, 언론특보에 조용택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 대우를 영입했다. 원희룡 의원도 이달 중 여의도에 캠프사무실을 차리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원 의원측은 도시락봉사활동 모임인 ‘좋은사람들’ 등 각종 지지모임과 함께 광주, 대전, 제주, 부산 등 지역별로 구성돼 있는 지지자 조직 네트워크를 구축해 후방지원을 체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중도성향서 좌우 勢확장 전략 ‘주효’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언론사별 신년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40%대 안팎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고건 전 총리를 거의 두 배 이상 앞섰다. 대선 1년을 앞둔 시기이지만 초강세 지지임에는 틀림없다.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세론’의 근거로 ‘경제와 추진력이 결합된 실체가 있는 리더십’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대권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준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1997년과 2002년 대선이 이미지와 조직에 의해 좌우됐다면 2007년 대선은 정책추진력, 즉 능력이 판세를 결정 짓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은 “이 전 시장은 여권의 극심한 분열과 지난해 10월 터진 북핵 파문 이후 안보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적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도성향 포지셔닝’을 구사하며 좌·우측으로 세를 넓혀 나가는 독특한 전략 또한 ‘이명박의 힘’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호남지역에서 지지율 10%대를 보인 것도 이 전 시장의 이같은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박 전 대표와 고 전 총리 등 2위 그룹의 지지도가 동반하락하는 것도 대선정국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이명박 독주체제’는 여권의 전열 정비과정과 오는 6월 한나라당 경선을 거치며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기간 동안 여권에서 강력한 후보가 나와 이 전 시장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을 주도하든지,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25일 취임 4주년을 앞두고 판을 뒤흔들 만한 환경을 조성하게 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치 컨설턴트인 김윤재 변호사는 “이 전 시장은 ‘경제’라는 비정치적 부분으로 우위를 점했는데 당내 경선에서 이기기 위해 당 정체성에 부합하는 ‘정치적’ 카드(우경화 전략)를 내놓을 경우 중도지지층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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