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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타운 주민의사 수렴 미흡”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뉴타운 개발사업에 주민들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한국도시연구소 홍인옥 연구원은 2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체스코회관에서 녹색사회연구소 주최로 열린 ‘서울시 뉴타운 사업의 평가와 지속 가능성 실현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시와 자치구는 뉴타운 개발 사업지인 1차 시범지구와 2차 지구 선정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대상지구를 선정, 추진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연구원은 “충분한 사전협의 없는 뉴타운 지정으로 주민들은 개발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반목하고, 찬성자도 개발방식과 내용을 두고 서로 대립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을 배제한 채 진행되는 개발은 물리적 공간상으로는 최선일지 모르나 주민들의 삶이 담겨있는 생활공간으로서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뉴타운 계획수립에 참여한 H종합건축사사무소 이사 김대성씨는 “보다 높은 수준의 도시환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도로와 녹지 등 공공시설이 대폭 늘어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립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주민들의 부담과 직결되나 이를 완화하기 위한 용도지역의 조정 등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주민들과 논의를 진행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긴~ 그리움의 나라 칠레(하)

    긴~ 그리움의 나라 칠레(하)

    산티아고에서 칼라마로 가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풍광은 온통 황토빛 세상이다. 메마른 사막. 개미보다 작게 보이는 차가 뽀얗게 꼬리를 드리우고 달린다. 그래도 고고학자들에겐 바싹 마른 이곳이 세계 어느 곳보다 귀중한 ‘풍요의 땅’이다. 또 수많은 화산의 흔적들, 지금도 수백개의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물과 수증기, 조각 같은 암석과 거대한 소금들판, 황홀한 플라밍고의 자태…. 관광에 관한 한 칠레 북부 사막지대는 가히 보석 같은 존재다. 이같은 보석을 줍기 위해 사람들은 트레킹과 바이킹, 등산, 혹은 좀더 편안한 사륜구동 자동차 드라이빙에 나선다. 현재 트레킹에 이용되는 수많은 길은 예전에 사막에 드문드문 자리한 마을을 잇는 물물교환 루트였다. 산 페드로 아타카마는 칠레 북부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아지트와 같은 곳. 이 독특한 마을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여행과 탐험이 이루어진다. 이곳에 점포를 둔 수많은 여행자 오피스와 에이전시가 여행자들을 돕는다. ‘Catus Tour’(55-851-534),‘Southen Cross Adventure’(55-851-416) 등 여행 에이전시에 문의하면 관련 투어 및 가이드를 소개받을 수 있다. 숙박료 100달러 정도의 호텔도 몇 개 있지만 유스호스텔인 ‘Hostelling International’(55-851426) 등을 찾으면 30∼40달러에 싸게 묵을 수 있다. ●산 페드로 공항이 있는 칼라마에서 동쪽으로 차로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산 페드로 아타카마는 흙의 도시다.2만여명이 거주하는 도시지만 2층 건물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도회지라기보다는 시골의 큰 마을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듯싶다. 시내에 가득 들어찬 집과 점포, 담장 등 대부분은 흙벽돌로 지어진 것들이다. 대로든 골목길이든 포장이 안돼 역시 황토빛 일색이다. 처음엔 ‘예산이 없어 포장도 못하고 있구나.’하는 동정심이 일었으나, 이 모두가 의도된 것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됐다. 가능한 한 옛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면서 예전의 건축재료만 고집하고, 도로 포장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뽀얗게 날리는 먼지를 그대로 들이마시면서도 그 자체를 상품으로 생각하는 관광마인드가 참 놀랍다. 그래서 시내는 그냥 거닐기만 해도 즐겁다. 처음 보는 이국적인 골목과 집들의 모습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시내엔 다양한 레스토랑과 환전소, 인터넷방, 토산품가게 등이 가득 들어서 있다. 그중 중앙 광장 맞은 편의 토산품 시장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 대부분 각 가정에서 직접 만든 수천 종류의 공예품이 가득 쌓여 있어 눈을 휘둥그렇게 만든다. 산 페드로 아타카마에서 꼭 들러보아야 할 곳이 있다. 파드레 르 파이제 고고학박물관. 입구에 발견자 구스타포 파이제의 동상이 있다. 이 벨기에인 수도사는 1955년 이 마을 교구 책임자가 됐다. 이어 그는 귀중한 물건들의 수집 및 안데스의 고고학 연구에 착수했고, 이는 이 박물관의 토대가 됐다. 그는 1980년 사망했다. 아타카마인들, 즉 사막지대에 오랫동안 살았던 옛 거주자들은 이웃 문화, 특히 중앙 안데스의 큰 제국들인 잉카와 티와나쿠 제국의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사실은 산 페드로의 오아시스에서 발견되는 고고학적 유물·유적들, 이를테면 BC 800년까지 연대가 올라가는 원형집들과 같은 것에서 발견된다. 박물관은 총 3만 80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모두 1만 1000년 역사를 가진 아타카마인들의 문화를 증언해 주는 것들이다. 그중 일부가 8각형의 중앙홀과 여덟개의 긴 전시 통로에 전시돼 있다. 그중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것들도 있는데, 특히 도자기류가 눈길을 끈다. 그들의 발전적 단계에 따라 3개의 컬렉션에 포함된 미라들과 의복, 생활도구 및 장신구, 금 유물들도 볼만하다. 첫번째 미라는 파드레 르 파이제에 의해 발견됐다. 두번째는 라라체서 발견됐다. 가장 최근의 것으로는 티와나쿠시대의 산페드로에 있는 교회구역의 중앙부에 있는 묘지에서 발견됐다. 수천, 수백년 전의 미라들과 유물들이 온전하게 발견되는 것은 순전히 사막 특유의 메마른 환경 덕분이다. ●툴러마을 툴러는 산 페드로 아타카마 인근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의 흔적이다. 이곳은 BC 800년부터 A.C 500년까지 연대가 올라간다. 산 페드로에서 9㎞ 떨어져 있는 툴러는 마을을 덮은 모래에 묻혀 기적적으로 보전됐다. 모래 밖으로 간신히 노출된 곳에서 꼼꼼하게 묘사된 원형 그림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집을 지탱했던 벽으로, 둥그렇다. 현재 이 마을의 10%는 1982년 있었던 고고학적 발굴에 의해 모습을 드러낸 상태다. 이곳에선 걸으면서 둘러보거나 오두막집 입장과 관람을 함께 할 수 있다. ●문밸리 산 페드로 아타카마에서 27㎞ 떨어져 있다. 이곳은 직경 500m 정도의 자연보호구역으로, 소금기가 섞여 있고 날카롭게 각이 진 인상적인 언덕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이곳은 또한 5467㏊에 달하는 거대한 국립 플라밍고 보존구역 내에 위치해 있다. 문밸리 구성물들은 지각변동 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수위가 낮은 호수 바닥이 융기해 접히면서 일어난 이 현상은 코딜레라 라 살로 알려진 산맥을 낳았다. 문밸리는 마치 조각처럼 아름다운 모양의 암석과 땅을 갖고 있다. 또 소금이 암석처럼 굳은 층이 포함돼 있으며, 여러 개의 굴도 볼 수 있다. 침식현상에 의해 생긴 ‘죽음의 협곡’도 볼 만하다. 붉고 흰색의 대비가 특히 아름답고 신비하다. 문밸리는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트레킹 코스다. 비죽비죽 솟아 있는 암석이 이어지는가 하면 고운 모래언덕이 끝없이 펼쳐지며 발바닥을 간질인다. 제법 높아 보이는 언덕을 힘겹게 올랐는가 싶으면, 깎아지른 벼랑이 오금을 저리게 한다. 벼랑 아래는 조각처럼 깎이고 닳은 붉은색 사막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사막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거센 바람에 행여라도 벼랑 아래로 떨어질라, 벼랑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주저앉은 사람들은 한동안 멍하게 바라보기만 할 뿐 말이 없다. ●솔트플랫 산페드로 아타카마에서 30분 거리에 있다. 칠레의 가장 큰 소금지대로,2305m의 고도에 30만㏊의 거대한 규모다. 이곳은 수백만년 전에 일어난 지각변동 과정에서 바다가 호수가 되고,1만 1000여년 전 호수의 물이 증발하면서 생겼다. 이곳은 산페드로강으로부터 물을 공급받아 아직 군데군데 얕은 호수를 이루고 있다. 이 강물은 안데스의 산 위에 쌓인 만년설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산 밑에 형성된 수많은 수맥을 통해 솔트플랫까지 온다. 이곳에선 여러 성분이 섞인 소금을 생산하다가 1975년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소금 생산도 중단됐다. 두께가 4m에 달하는 이곳 소금 침전물은 세계 리튬 매장량의 40%를 차지한다. 또 칼륨, 붕사, 기타 소금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솔트플랫 주변의 공기는 거의 절대적으로 건조하다. 그래서 거대한 솔트플랫 한쪽 끝에 서면 다른쪽 끝이 보일 정도로 시야가 맑다. 동틀 무렵 도착한 솔트플랫은 플라밍고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연한 핑크빛을 띤 플라밍고들. 사진으로만 보았던 것을 실제로 보니 아름다운 핑크 빛깔이 훨씬 고와 보인다. 총 5종류의 플라밍고가 있다는데, 이곳에 있는 놈들은 대부분 인디언 플라밍고라고 가이드가 설명해준다. 솔트플랫에만 3000여마리가 서식한다고. 핑크빛 몸체에 크기는 너비가 1.2m, 키는 90㎝ 정도다. 큰 몸집에 비해 무게는 2.5㎏으로 가벼워, 걷는 모습이 하늘하늘 춤추는 것 같다. ●게이저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즉 해발 4321m에 위치한 온천지대다. 이 온천들은 산 페드로 아타카마로부터 94㎞ 떨어져 있다. 그러나 험한 비포장길이다 보니 차로 2시간은 족히 걸린다.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엘 타티오 화산에 근접해 있다. 새벽 5시 숙소를 출발해 동트기 직전인 7시쯤 게이저스에 닿았다. 수많은 땅속 구멍으로부터 뜨거운 물이 뽀얀 김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풍경은 황홀경 그 자체. 구멍 주변의 흙엔 물에 섞인 소금과 구리 등 다양한 금속 성분과 미네랄이 침전돼 있다. 뿜어져 나온 물은 매우 뜨거워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하다. 각종 성분이 섞인 주변의 흙은 부드러우면서 아름다운 색조를 띠고 있다. 특히 높이 뿜어져 나오는 물과 김이 어둠을 헤치고 나온 첫 햇살에 반사되면서 그려내는 영롱한 빛깔은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다. 온천지대 인근에는 사람들이 목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도 있는데, 대표적인 곳은 퓨리마타 핫 스프링이다. 특급호텔인 엑스플로라 내에 설치된 이 온천탕은 산페드로 아타카마로부터 28㎞ 떨어져 있다. 요금은 1만 페소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시설이 매우 고급스럽다. 산페드로 아타카마에서 게이저스로 가는 길은 메마른 사막이지만 풍광이 아름답다. 사막을 덮고 있는 식물의 주인공은 단연 ‘코이로아’란 풀. 메마른 환경을 뚫고 자라선지 그 억세기가 마치 철수세미 같다. 하지만 메마른 사막에 아름다움을 주는 고마운 존재다. 멀리서 보면 코이로아가 덮고 있는 사막은 영락없이 황금빛을 띠며 환상적인 풍광을 뽐낸다. 코이로아 말고도 초록 카펫을 돌에 덮어놓은 듯한 차레타, 노란 꽃을 피운 빙고빙고, 스위티한 냄새와 맛을 내는 리카리카 등을 볼 수 있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강한 생명력을 품고 있어선지 이 식물들은 대부분 피를 맑게 하거나 위장병 등에 효과가 높은 약재로 쓰인다. ●마스칸티호수 산 페드로 아타카마에서 1시간 정도 동쪽으로 이동하면 해발 4300m 높이의 고원지대에 호수 두 개가 있다. 면적이 15㎢에 달하는 광활한 라구나 미스칸티, 그리고 미스칸티의 10분의1 정도의 크기인 미니케 호수. 주변엔 높이 해발 5600m의 미스칸티 볼케이노와 미니케 볼케이노 등을 포함한 5개의 화산이 호수를 에워싸고 있다. 거울처럼 맑은 호수에 만년설이 덮인 볼케이노 봉우리가 그대로 담겨 있다. 고도가 4300m에 달해 고산증세가 나타날까 우려했는데, 별로 낌새가 없다. 경험상 3000m 이상 올라가면 증세가 나타났었는데, 어지럼증도 거의 없고 숨도 별로 가쁘지 않다. 현지 가이드 ‘알루’의 설명. 이곳엔 코이로아 등 억센 생명력을 가진 식물들이 사막을 덮은 채 산소를 내뿜고 있어 다른 지역의 고산지대보다 산소량이 훨씬 많다고 했다. 역시 이유가 있었다. ●산티아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칠레의 중부에 위치해 있다. 지중해성 기후로 연중 온난하고 주변이 옥토로 둘러싸여 칠레 인구의 절반 가까운 600만명 이상이 모여 산다. 하지만 안개가 많이 끼어 연중 절반 이상은 오후에도 안데스의 눈 덮인 경관을 보기 어렵다. 시 중심부엔 근대 고층빌딩과 국립박물관, 시립극장, 대통령 관저 등이 정연하게 서 있다. 특히 산타루치아 언덕은 시 중심에 솟은 곳으로 16세기 초 스페인의 데드로 발디비아가 칠레 점령때 요새를 구축한 곳이다. 가장 훌륭한 시내 조망권을 제공한다. 시내관광은 구시가지의 중심인 아르마스 광장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광장 주변으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16세기 세워진 대성당 ‘더 캐더럴’을 비롯해 중앙우체국과 시청사,1808년 건축된 궁전을 이용한 국립역사박물관, 산티아고 박물관인 ‘카사 콜로라다’ 등이 볼 만하다. 특히 성당 ‘더 캐더럴’은 규모의 장대함과 독특한 외양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장식과 조각, 그림으로 가득한 내부에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국립박물관엔 7만여점의 칠레 역사를 담은 유물이 전시돼 있다. 이밖에도 광대한 자연공원인 산크로스타발 언덕, 군사학교박물관, 중앙시장, 모네다궁전, 시립공원 등이 가볼 만한 시내 명소로 꼽힌다. 매주 일요일 아르마스광장을 기점으로 시내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시에서 주관한다. 여행 에이전시 및 여행자사무소로는 ‘Sernatur’(02-236-1420),‘Chillean Travel Serve’(02-251-0400) 등이 있다.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본 재미 있는 풍경 두가지. 개와 한국 자동차가 참 많다는 것이다. 거리나 골목, 특히 공원에 가면 웬놈의 개가 그렇게 득실거리는지. 작고 귀여운 것도 아니고, 한국이라면 ‘식용’으로나 적합할 것 같은 개들이 시내를 누빈다. 칠레의 도시는 꼭 한국차 박물관 같다. 한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포니부터 스텔라, 르망, 엘란트라, 엑셀 등이 용감하게 거리를 누빈다. 특히 칠레의 택시 중엔 르망이 유독 많다. ■ 안데스산맥 바라보며 칠레포도밭도 둘러볼까 ●칠레의 와인 칠레에서 와인이 빠질 수 없다. 칠레의 식도락 전통은 해물요리와 바비큐의 일종인 ‘패릴라다스’로 특징지어진다. 이같은 특별요리들은 대개 좋은 칠레와인을 곁들여 먹기 마련이다. 와인은 칠레의 국가적 상징 중 하나요, 칠레 전통의 한 부분이다. 또 국제적 명성을 얻은 뒤로는 국민적 자부심의 원천이기도 하다. 메를로트, 카베르네트 사우비그논, 사우비그논 블랑크, 샤로도나이 등 다양한 와인들이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와인 페어에서 상을 받았다. 칠레 포도밭의 역사는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칠레의 가장 오래되고 전통이 있는 포도밭들이 생겼다. 당시 그들은 유럽인들로부터 기술적 가르침을 받았으며, 좋은 품종의 포도나무를 수입해 자체적으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칠레 와인이 실제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20세기 후반부이다. 그것은 칠레 산업에 있어서의 급격한 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와인산업은 이때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진입을 이루어냈다. 통계를 보면 칠레 와인의 폭발적 성장세를 알 수 있다.80년대 연간 1500만달러어치의 와인이 수출되던 것이 90년대 후반엔 5억달러를 넘었다. 산티아고 외곽지대는 와인의 주 생산지다. 이곳엔 과일이 널려 있고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져 있다. 동쪽으로는 안데스산맥, 서쪽으로는 해안과 경계를 이루며 펼쳐진 광활한 계곡. 이 지대는 포도 재배에 지리적, 기후적으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중 콜차구아 계곡의 와인 순환로는 가장 유명하며, 이 길을 따라 하루코스의 투어도 마련되어 있다. 그곳에 가면 포도밭의 다양한 모습을 즐기고, 와인을 맛볼 수 있다. 또 콜차구아 또는 휴이큐박물관을 방문하고 지역 예술인의 작품들과 점심식사도 즐길 수 있다. 이 투어는 산티아고 아르마스광장에서 출발하며, 남쪽으로 170㎞쯤 가야 한다. 산페드로(칠레) 글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하프타임] 메이저리그 4개구단 구대성 관심

    메이저리그 4개 구단이 일본프로야구의 구대성(오릭스 블루웨이브)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대성의 에이전트 더글라스 조는 2일 “현재 4개 팀이 관심을 보이고 이 가운데 2개 팀은 적극적”이라면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해 뉴욕 양키스, 애너하임 에인절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의 영입 관심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 [공연 단신]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본격 활동

    국립국악원의 창작악단이 4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창단기념 연주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에 이어 국립국악원이 새롭게 출범시킨 창작악단은, 앞으로 창작국악의 레퍼토리를 체계화하고 중견·신인 작곡가들의 작품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음악고문은 정치용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단원은 모두 4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창단공연에서는 국내 유명 작곡가들의 작품이 초연된다. 전인평 작곡의 소금과 실내악 ‘자장자장 우리 애기’, 윤소희의 ‘대비와 전주’, 이만방의 ‘우리 음악의 소묘’ 등 실내악곡과 백대웅의 관현악곡 ‘연변목가’, 김영재의 해금협주곡 ‘축원’, 김영동의 관현악 합창 ‘함지곡’, 김수영 시에 김대성이 곡을 붙인 관현악 합창 ‘풀’ 등이 연주된다.(02)580-3300.
  • [삶과 경영이야기] (32) ‘국궁 경영론’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삶과 경영이야기] (32) ‘국궁 경영론’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대성그룹의 김영훈(52)회장은 21세기에 맞는 미래기업을 지향하는 2세 경영인이다. 그의 미래기업론은 회사의 주력인 핵심업종을 우선 전문화한 뒤 이와 병행해서 기동력있는 전략업종을 키우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같은 목표를 제대로 완수하려면 이론과 실제가 잘 무장된 학자풍 CEO(최고경영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21세기에는 유연하고 합리적인 사고, 감각이 더 빛을 낸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대성의 모태는 칠판공장 1947년 설립된 대성은 연탄산업을 통해 한때 재계 10위권을 넘나들던 국내 대표적인 에너지기업이었다. 그러나 연탄과 석탄이 주 에너지원의 자리를 석유, 가스, 원자력 등에 내주자 도시가스 망사업으로 명맥을 유지하며 옛 영광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대성은 2001년 2월 창업주인 김수근 명예회장이 작고하면서 3개 소그룹으로 분할됐다.3형제중 장남인 김영대(62)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대성산업 등 8개 기업을 맡았고, 차남인 김영민(59)회장은 서울도시가스 등 5개 계열사의 경영권을 쥐었다. 삼남인 김영훈 회장은 대구도시가스 등 15개 기업의 경영인이 되었다. 한때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재계의 눈총을 받기도 했으나 김 명예회장이 생전에 지켰던 서울 안국동 본사 집무실을 김영훈 회장이 넘겨받으면서 김 회장이 사실상의 총수 자리를 넘겨받았다. 김 회장은 “대성그룹의 모태는 칠판 공장이었다.”는 흥미로운 얘기를 털어놨다. 아버지 김 명예회장은 대구 출생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잠시 은행원으로 근무하다 해방후 국내 최초의 무연탄 회사를 세웠다. 변변한 사업을 펼치기도 전에 6·25전쟁이 터져 사업 기반을 날려버렸다. 이때 칠판 제작공을 만나 칠판을 만들었으나 전쟁통에 잘 팔릴 리가 없었다. 애써 만든 칠판은 창고에 쌓여만 갔다. 전쟁이 끝난 뒤에 정부가 학교를 복구하기 시작하자 칠판이 대량으로 필요했으나 시장에 남아있는 칠판이 거의 없었다. 국군이든 북한군이든 넓은 운동장이 있고, 건물이 반듯한 학교를 군 주둔지로 사용하면서 교실의 칠판을 모두 땔감으로 불태웠기 때문이다. 창고에 칠판이 가득했던 김 명예회장으로서는 대박이 터진 셈이다. ●공부벌레가 전문경영인으로 김 회장과 6형제·자매들은 엄격한 기독교 집안에서 근검절약을 몸으로 실천하며 자랐다. 그는 “제 자식들에게도 어릴적부터 존댓말을 쓰도록 하고,‘돈은 반드시 일을 해서 버는 것’이라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8년 동안 학문과 씨름했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법학석사, 경영학석사를 마친 뒤 하버드대에서 신학과 경제학 석사를 마쳤다. 그의 본래 꿈은 신학자였다. 그는 어릴 적부터 ‘공부벌레’로 불렸다. 요즘도 한 달에 10여권의 책을 읽을 정도다. 그러나 88년 미국에서 아버지 김 명예회장의 갑작스러운 부름을 받고 귀국한다. 대성산업 기획조정실장직이 그에게 맡겨졌다. 김 명예회장이 예전같지 않은 건강과 다가오는 21세기의 대성을 걱정한 탓이다.36살의 김 회장은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일에 매달렸다. 유학 기간 중 잠시 미국계 은행의 한국지사에서 매니저로 일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다른 기업들이 은행대출로 외형을 부풀릴 때 이자율이 높은 종합금융사와의 거래를 줄이고 내부의 유보자금이 일정액을 넘지 않도록 적절히 조정했다.13년뒤에 그가 대성산업의 대표이사에 올랐을 때 연매출은 2조원에 이르렀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인 98년 대기업의 평균부채율이 380%였으나 대성그룹의 부채율은 140%에 불과했다. 그는 은행에서 일할 때 조금은 무모해 보이던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 건설공사’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해 큰 성공을 거뒀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일의 성사는 크고 작음을 떠나 얼마나 전문적이고 합리적으로 파고드는가 하는 것”이라면서 “역경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으나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인 사고로 정확한 판단을 내린다면 성공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각화와 전문화의 결합 김 회장은 “미래는 ‘Economy of Mobility(기동성 경제)’의 시대”라면서 “곧 환갑의 나이를 맞는 대성그룹은 변화의 시대에 새로운 창조와 도전을 위해 ‘CEM 경영’을 21세기 경영지표로 삼았다.”고 말했다.CEM이란 도전과 변화, 창조를 각각 의미하는 영어 단어의 이니셜 ‘C’와 경제를 뜻하는 ‘E’, 기동성을 나타내는 ‘M’에서 따왔다. 그는 또 그룹창립 50주년을 맞던 97년 그룹의 주력업종을 ‘CEM’라고 제시했다. 즉 에너지와 환경의 ‘E’, 투자의 ‘M’, 정보통신과 건설의 ‘C’다. 이에 대한 그의 설명이다.“에너지가 주력인 회사는 환경문제와 자연스럽게 직면하게 되고, 환경은 곧 건설사업과 연계된다. 건설은 인텔리전트 빌딩 등 첨단 정보통신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되고 이같은 모든 사업은 자금운용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즉 사업을 복잡하게 다각화하더라도 충분한 개연성이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말이다. 그룹의 핵심업종인 에너지 사업은 더욱 전문성을 갖추면서 환경·건설·정보통신 등 주력업종의 다각화를 통해 수익모델을 만들도록 했다. 김 회장은 “도시가스 사업은 리스크가 낮지만 순이익이 높지 않다.”면서 “돈은 ‘하이 리스크-하이 마진’ 사업을 통해 번다.”고 부연했다. 최근 그가 관심이 있는 에너지 사업은 두가지다. 인도네시아 사라와크 해상의 가스전에서 중국 상하이까지 바다속으로 4875㎞의 가스관을 설치하는 ‘AGG’사업이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전 완공을 목표로 아시아 6개국이 사업법인을 공동 설립하고, 대성 등이 지분 참여를 한다. 김 회장은 2002년 4월부터 법인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중국의 에너지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라면서 “직송 가스관이 만들어지면 중국 전역의 에너지 공급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그는 “내 꿈은 한국의 인천항까지 추가로 해저에 가스관을 설치해서 유조선이 해적들이 출몰하는 남중국해를 지날 필요가 없이, 가스관을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몽골의 고비사막에 태양광·풍력 복합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낮에는 태양광으로, 밤에는 풍력으로 사막의 지하수를 끌어올려 ‘고비사막의 녹화사업’도 한다는 계획이다. 주한몽골 명예영사이기도 한 그에게 몽골 정부는 든든한 후원자인 셈이다. 김 회장은 “주력인 핵심업종엔 무심한 채 전략업종의 다각화에만 몰두하면 핵심업종은 경쟁기업에 밀려 주저앉고, 전략업종마저 부실해진다.”면서 “미국의 펩시콜라가 코카콜라에 자꾸 밀리면서 콜라 외에 패스트푸드 등에 손을 댔다가 결국 콜라시장마저 거의 코카콜라에 내주고 만 것이 교훈”이라고 소개했다. ●국궁경영론과 주인 의식 김 회장은 ‘국궁 경영론’을 펼치기도 한다. 그는 “활시위를 팽팽히 당기는 것은 가장 좋은 발시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과정인데, 경영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에는 시장동향, 경쟁업체 현황, 목표점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김 회장은 수년전 어깨가 아파 한 은행장의 권유로 국궁을 시작한 뒤 지금은 마니아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췄다. 새벽 4시에 일어나면 화살없이 활시위를 당기는 체조를 한다. 요즘은 주변 사람들에게 국궁을 권하며 전파하는 일에도 재미를 느낀다. 김 회장은 ‘주인의식’ 경영론으로 이어간다. 즉 “사원들이 각자가 경영인이라고 마음을 먹게 되면 각자의 발전은 물론 덩달아 기업도 건강하게 발전한다.”고 했다. 그는 마음씨 좋게 보이는 인상만큼 직원들을 편하게 대해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주일에 한번씩 순번을 정한 직원들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고 토론하는 일도 중요한 경영 일과중에 하나다. 최근엔 영화사업에도 일부 투자하고 있다. ■ 김영훈 회장은 김영훈 회장은 한국의 명문학교를 나와 미국 명문대에서 유학, 법학·경영학·신학·경제학 등 4개의 석사학위를 취득한 수재형 최고경영인(CEO)이다. 그리스신화, 인문학, 음악, 영화에도 취미 이상의 지식과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런 만큼 그의 경영지론은 철저한 분석을 통한 정확한 판단으로 투자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모아진다. 하지만 자신은 중국 고전에 등장하는 지장인 한신이나 용장 항우가 아닌 덕장인 유방이 되길 원한다. 그가 57년 역사의 대성을 연탄·도시가스 기업에서 에너지·환경·정보통신 등 복합형 기업으로서 정상에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김 회장은 한국도시가스협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문화산업특위 위원장, 주한몽골 명예영사, 한국능률협회 부회장, 사랑의 집짓기운동연합회 한국본부 이사 등도 함께 맡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아파트내 음주운전·바자회 수익금 분쟁…궁금증 싹쓸이

    아파트내 음주운전·바자회 수익금 분쟁…궁금증 싹쓸이

    아파트 안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걸리면 ‘콩밥’을 먹을까? 정답은 노(No)다. 물론 술 마시고 마구 자동차를 몰고 다녀도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사고를 냈을 경우에는 더더욱 보통 문제가 아니다. 광주지방법원에서 나온 판례가 그 증거다. 광주지법은 지난 2002년 11월8일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주모(당시 5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문은 “아파트단지 안의 길은 도로법에서 정한 도로나 유료도로법에서 정한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이 종합관리지침서 펴내 또 “피고 주씨가 운전한 장소는 원칙적으로 아파트단지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차량 주차 및 통행을 위해 마련된 장소일 뿐, 불특정 다수의 교통질서 유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교통경찰권이 미치는 공공성이 있는 곳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파트관리에 얽힌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는 지침서가 나왔다. 서울시 주택기획과 정병돈(50)씨가 집대성했다. 공동주택 표준관리규약 해설, 서울시와 건설교통부에 쏟아지는 질의 및 답변 420여건, 법원판결 200여건, 중앙·지방노동위원회 결정내용 60여건 등을 다뤘다. 지금까지 현장 관리사무소에서 지침서를 펴낸 적은 있으나 종합지침서는 처음이다. 정문출판사가 펴냈으며 4×6배판보다 큰 가로 21.5㎝, 세로 29.5㎝에 540여쪽 국배판으로 2만 3000원. 지침서에는 입주자들이 알아두면 유익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경비원이 우편물 늦게 전달해 생긴 문제는? 경비원이 우편물을 받아놨다가 입주자에게 늦게 전달해 문제가 생겼다면 누구에게 책임이 있을까. 흔히 경비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법원 판례는 입주자의 책임을 묻고 있다. 대법원은 입주자가 관례로 우편물 받는 일을 경비원에게 맡겨 놓고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우편물 수령을 위임한 것으로 봐야 하며, 경비원이 전달을 소홀히 해 문제가 생겼더라도 책임은 권한을 위임한 주민에게 있다는 것이다. 또 입주자가 자치 관리기구, 다시 말해 관리사무소 등에서 일할 수 있느냐는 질의가 많다. 그러나 지침서엔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은 자치관리구의 직원을 겸할 수 없다.’는 주택법 시행령 53조 규정에 따라 이를 어길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가장 많은 질의 가운데 하나인 대표자 임기와 관련해서 살펴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주민들로부터 서면 동의를 받아 기존 대표회의 해체를 공고하고 ‘비대위’가 업무를 대행한다면 적법한지에 대한 것이다. 주택법 시행령 50조와 57조에는 “동별 대표자의 선임 및 해임, 임기는 관리규약에 포함돼야 한다.”면서 “입주자 대표회의는 동별 가구수에 비례해 선출된 대표자로 구성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따라서 비대위는 적법단체가 아니다. 편저자 정씨는 “부녀회를 비롯한 아파트단지내 직능단체가 벌이는 바자회 등 수익금을 둘러싼 분쟁이 많은 이유도 주로 명확한 관리규약을 마련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JSA경비임무 50년만에 한국으로 넘어왔다

    JSA경비임무 50년만에 한국으로 넘어왔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이 맡아온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 임무가 1일 한국군으로 사실상 넘어왔다. 1일 주한미군사령부에 따르면 한·미간의 ‘군사임무 전환에 대한 이행계획’에 따라 180여명에 이르던 주한미군 JSA 경비 병력이 그동안 꾸준히 철수, 이날 새벽 0시부터 경비 임무가 한국군에 이양됐다. 이에 따라 비무장지대(DMZ)에서 미군이 유일하게 관할해 온 ‘오울렛 초소’ 인근 지역의 수색·정찰과 JSA 공동경비 임무가 50여년 만에 종료돼 155마일 휴전선 전 지역의 경비임무를 한국군이 전담하게 됐다. 하지만 JSA가 남북의 대치 지역이라는 상징성과 안보 우려를 감안해 주한미군 JSA 경비 대대장(중령) 등 미군 병력 40여명은 JSA를 관할하는 유엔사령부 예하 대대급 부대 본부인 캠프 보니파스에 남아 앞으로 3∼4년간 한국군과 미군간 연락 업무 등을 맡게 된다. 이들은 미 2사단이 한강 이남으로 옮겨 갈 2008년 이전에 철수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JSA 경비의 한국군 전담은 ‘자주국방’의 시작이라는 측면과 DMZ내 주한미군의 전원 철수로 인한 한반도 안보불안 가중 등 두가지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이후 유지해 온 판문점 일대의 경비 임무를 1991년 한국군 1사단에 넘겨주고 대성동 주변 지역과 오울렛초소만 관할해 왔다. 한국군은 JSA 경비임무를 넘겨받기 위해 올 7월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으며, 이 기간 주한미군으로부터 다양한 경비 관련 ‘노하우’를 전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JSA는 당초 군사분계선이 그어지지 않아 남북한 경비병과 출입 민간인들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었으나,1976년 8월18일 북한군에 의한 ‘도끼 만행사건’이 발생한 후 충돌방지를 위해 군사분계선이 설정되고 이를 경계로 양측이 각각 분할 경비를 맡아왔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시조시인의 못다부른 思婦曲

    원로 시조시인 김상옥(金相沃·84)씨가 31일 오후 6시20분쯤 서울 안암동 고려대 병원에서 별세했다. 경남 통영 출신인 고인은 동향의 시인 유치환, 작곡가 윤이상 등과 가까웠으며 항일운동으로 몇차례 투옥되기도 했다. 시조집 ‘초적’(1947) ‘목석의 노래’(1956) ‘삼행시’(1973) ‘묵을 갈면서’(1979), 산문집 ‘시와 도자’(1976)를 통해 민족의 얼이 깃든 문화유산, 생명에 관한 영원한 탐구 정신을 보여줬다. 몇 작품은 교과서에도 실렸다. 김 시인은 부인 김정자(金貞子) 여사가 세상을 뜨자 식음을 전폐하다 장례식이 끝난 지 이틀 만에 이승을 떠났다. 김 시인은 15년 전 화랑에 그림을 보러 갔다가 넘어져 다리를 다친 뒤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했다. 이후 지난 26일 81세로 먼저 세상을 떠난 김 여사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아왔다. 큰딸 훈정씨는 “아버지의 병수발을 하던 어머니가 보름 전에 허리를 가볍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는데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허리가 아니라 다른 곳의 뼈들이 이미 여러 곳 부러진 상태였다.”면서 “어머니는 자신의 몸이 부서진 것도 모르고 그야말로 ‘분골쇄신’하며 수발하다가 먼저 떠났다.”고 말했다. 훈정씨는 “아버지는 어머니 없으면 살 수 없는 분”이라며 “이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어머니가 입원한 지 한참 지난 24일에야 아버지와 함께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병문안을 갔다.”고 밝혔다. 병원에 누워 있는 아내를 바라보며 김 시인은 “자네를 전생에서 본 것 같네. 우리의 이생은 다 끝났나 보네.”라며 죽음을 예감한 말을 했다고 큰딸은 전했다. 면회 후 이틀 만에 부인이 세상을 떠났지만 김 시인은 그 사실을 모르고 지냈다. 충격을 받을까봐 자식들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훈정씨는 “사후 이틀 만에 아버지께 사실을 알렸는데 아버지는 ‘이제부터 나에게 밥을 권하지 마라.’며 식음을 전폐했다.”고 전했다. 김 시인은 훈정씨에게 ‘어머니 은혜’를 부르라고 시키는가 하면, 밤새 대성통곡을 했다고 한다. 유족으로는 딸 훈정(58)·훈아(55)씨와 아들 홍우(53·서울지법 부장판사)씨 등 2녀1남, 사위 김성익(58) 인하대 초빙교수 등이 있다. 서울삼성병원에 빈소가 마련됐다. 발인은 3일 오전 8시30분.(02)3410-6912. /연합
  • 인류 환경문제 둔감… 잃어버린 32년

    “지구에 ‘성장의 한계’가 올 날이 머지 않았다.30년 안에 인류의 생활수준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지난 1972년 발간돼 세계적으로 300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 ‘성장의 한계’ 개정판이 32년만에 28일 발간됐다. 이 책은 1968년 결성된 로마클럽 학자들의 논의를 집대성한 보고서로 경제성장에 따른 환경오염, 자원고갈 등으로 지구는 100년 안에 성장의 한계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개정판에서도 로마클럽이 지적했던 문제들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됐다고 꼬집었다. 이 책의 저자인 데니스 메도우즈는 “인류는 이미 지적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30년의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냈다.”면서 “특히 미국이 기후변화, 핵 확산 등 전지구적 문제에 둔감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부고]

    ●申鉉澤(전 범일금속 대표)씨 상배 成淳(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씨 모친상 炅立(서울경제신문기자)씨 조모상 權純寬(자영업)安熙春(LNL인터내셔널 대표)南載祐(광우TNC 상무)씨 빙모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3410-6917 ●李誠馥(전 황해도 은율군수)씨 별세 賢卓(사업)씨 부친상 林大基(제일기획 상무)씨 빙부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410-6916 ●印貞憲(동아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씨 별세 成胤(에스코컨설턴트 대리)惠媛(국민은행 자산유동화팀장)씨 부친상 朴圭益(독일 거주)朴一源(SK텔레콤 과장)씨 빙부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 (02)3010-2295 ●吳志克(전 진양기업 회장)씨 별세 聖一(서일개발 부장)씨 부친상 崔世亨(대명기술단 이사)沈慶秀(국제전기공사 대표)씨 빙부상 金輝慶(둔촌중 교사)씨 시부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 (02)3010-2254 ●孫光震(전 경기여고 교사)光泰(미국 거주)光國(외환은행 기업사업본부 부장)씨 부친상 金東淳(전 충주장애인학교 교장)씨 빙부상 27일 경기도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31)384-2464 ●李熙鎬(한국델파이 직원)熙善(현대증권 독산지점 주임)씨 부친상 27일 대구시 칠곡대구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 (053)312-4448 ●李舜昌(티씨케이 대표)씨 모친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10시 (02)3010-2270 ●李容炫(주식회사 순양상사 대표)씨 부친상 吳燦永(〃 근영사 이사)金仁浩(〃 호상사 대표)박경태(대구마인 〃)씨 빙부상 26일 국립암센터, 발인 28일 오전 9시 (031)920-0302 ●金榮官(재미 사업)承官(〃 의사)씨 모친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3010-2264 ●白吉九(전 LG정유 본부장)賢九(사업)씨 부친상 盧莊愚(전 한국디자인진흥원장)蔡星基(한국방사성동위원소협회 교육연구원장)李炳植(전 우리은행 서부영업본부장)鄭宇亮(전 중앙일보 논설위원)韓基洋(한국원자력연구소 책임연구원)씨 빙부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3410-6916 ●朴峻勉(자영업)炳圭(신한은행 과장)씨 모친상 金知文(한국은행 재산관리실 부실장)씨 빙모상 27일 서울 서대문 적십자병원, 발인 29일 오전 6시 011-411-1904 ●金載弘(경희대 국문과 교수)載敦(계간 시와 시학 발행인)載銀(청마스포츠 대표)載龍(계간 시와시학 〃)씨 부친상 崔錫載(포엠토피아 〃)씨 빙부상 27일 경희의료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958-9545 ●裵柄喆(한국영상음향 대표)炳華(〃이사)俊植(새마을금고 과장)씨 부친상 暎茗(LG증권 부산·대구지역본부장)씨 형님상 27일 부산대동병원, 발인 29일 오전 10시 (051)550-9957 ●金周韓(얀커뮤니케이션즈 대표)長韓(로커스차이나 상해지사 매니저)씨 모친상 27일 보라매병원, 발인 29일 오전 10시 (02)831-2899 ●이재기(CBS 정치부 기자)철기(학생)씨 부친상 이성호(외환은행 시장영업본부 차장)양인모(A하나 책임연구원)씨 빙부상 27일 경북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10시 (053)420-6464,017-236-1050
  • [웰빙 A to Z] 토종웰빙 장수 사과

    [웰빙 A to Z] 토종웰빙 장수 사과

    “매일 사과를 하나씩 먹으면 의사가 필요없어요.”서양에서는 예부터 사과가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손꼽혀왔음을 잘 보여주는 격언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사과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의 대명사. 청정지역 전북 장수군에서 생산되는 ‘장수사과’는 전국 최고의 사과로 명성이 더 높다. 사과는 북위 30∼50도 지대에서만 생산되는 한대성 식물. 맛 좋고 영양도 만점이다. 특히 혈압강하, 피부미용, 변비예방, 피로회복, 숙취 해소 등 효능이 뛰어나다. 또 양질의 섬유질은 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어 변비와 장내 가스발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 식품에 함유돼 있는 유해 첨가물이나 콜레스테롤을 배출시켜 장을 항상 깨끗한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 과육과 껍질 사이에 함유돼 있는 펙틴은 혈압과 혈당을 강하시켜 준다. 새콤한 맛의 사과산과 구연산 등 유기산은 운동과 작업후 피로회복에 좋다. 위장의 운동을 도와 소화력을 향상시키고 위장 내부를 살균해 주기도 한다. 이 때문에 사과는 환자나 어린아기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사과속에 많이 들어있는 칼륨성분은 세포내의 삼투압 평형을 유지시켜 고혈압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 근육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돼 성인은 물론 발육기 어린이도 사과를 많이 먹으면 좋다. 사과속 철분은 적혈구 생산을 촉진해 혈색이 좋은 ‘사과 같은 예쁜 뺨’을 만드는 기능을 한다. 비타민 A와 C는 감기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이같이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없을 만큼 효과가 많은 사과는 장수산을 최고로 친다. 장수지역에서 사과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선교사들이 대구에 사과나무를 보급한 1902년과 비슷한 1903년. 하지만 명품 사과를 본격 생산한 것은 1987년부터다. 대구지역의 사과재배 농가들이 기후와 토질이 뛰어난 장수에 들어와 농사를 지으면서 사과가 주력산업으로 떠올랐다. 짧은 기간에 최고 품질의 사과로 인정받은 것은 장수군이 대부분 해발 400m가 넘는 청정 고랭지여서 토질과 기후여건이 사과재배에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장수군 지역은 여름철에도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이 10일 미만이고,8∼9월 아침·저녁 기온이 18도에 머물 만큼 일교차가 크다. 군 전체 면적의 78%가 산지일 정도로 무공해 청정지역이기도 하다. 낮에 만든 양분이 기온이 낮은 밤에 열매에 저장되기 때문에 초가을에도 고품질의 사과가 출하된다. 양분 저장률이 높아 색깔이 곱고 당도가 높다. 단맛과 신맛의 오묘한 조화는 장수지역만이 가진 특유의 기후와 토질 때문이다. 다른 지역 산보다 육질이 치밀해 단단하고 아삭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특히 다른 지역은 사과를 재배하는 동안 12∼15회 병충해 소독을 해야 하지만 장수지역은 8∼9회 미만이어서 저농약 사과로도 유명하다. 장수군 사과재배 면적은 640㏊로 결코 넓지 않지만 연간 25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올 추석에도 10㎏ 상품 한 상자에 다른 지역 산보다 30%이상 높은 9만원에 거래됐다. 장수군은 매년 1월 군에서 직접 재배하는 시범포의 사과나무를 한 그루에 5만∼7만원씩에 1년간 분양한다. 군에서 대신 농사를 지어주고 10㎏ 들이 2상자 수확을 보장해줘 도시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장수농업기술원 서병선 과장은 “장수사과는 나무가 어리고 재배방법도 최신 기술을 도입해 최고 품질의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면서 “농약을 적게 사용하고 맛과 향, 당도, 저장성 등이 모두 좋은 장수사과야말로 웰빙시대의 ‘안심 사과’”라고 자랑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공자묘에 한국식 제례

    1601년(선조 34년) 9월20일 허균은 그의 일기에서 중국 유람 중 공자의 고향 산둥(山東)성 취푸(曲阜)로 가 부자묘(夫子廟)에 절하고 태산을 보고 왔다고 전한다. 그 후 400여년이 지난 25일 유림단체인 박약회 회원 550여명이 취푸의 공자 사당 공묘(孔廟)에서 치전(致奠)을 치렀다. 박약회는 ‘논어’에 보이는 ‘박문약례’(博文約禮)에서 따온 것으로 글을 널리 배우고 익혀 예로써 실천한다는 뜻.1991년 한·중 수교 이후 성균관을 중심으로 공묘에 제사를 올린 일은 있었지만 이번과 같이 많은 인원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박약회는 우리나라 성균관에서 매년 3월과 9월에 치르는 석전대제(釋奠大祭)의식 절차를 그대로 따랐다. 제기도 한국에서 제작한 것을 썼으며,12두 12변에 배치했다. 축문이 낭독되면서 의례가 시작되자 참석자 모두가 4번 엎드려 절하는 장관이 연출됐다. 취푸시는 공자의 위패를 모시는 대성전(大成殿)에서 치른 이 의례를 중국 취재진과 각국에서 온 관광객에게 공개했다. 초헌관을 맡은 이용태(70·TG삼보컴퓨터 명예회장) 회장은 “중국은 근대화 이후 공자를 봉건적 노예제를 뒷받침한 인물로 치부해 치전 의례 또한 망실하고 말았다.”면서 “본고장에서 우리가 간직해온 소중한 전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더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공자 76대손 쿵링런(孔令仁·80·여) 산둥대 교수는 “흥분된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 처음엔 500명이 온다는 약속이 믿어지지 않았다.”고 감격해했다. 콩링런 교수와 행사를 준비한 이동승(73)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는 “유교적 사유를 현대화하는 것만이 사람다운 가치를 살릴 수 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동아시아권을 공자 문화권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1987년 유교의 현대화를 기치로 결성된 박약회는 현재 22개 지회에 4000여명의 회원이 있다. 취푸(중국) 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 [하프타임] 구대성 MLB서 신분조회

    구대성(35·오릭스 블루웨이브)에 대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의 신분 조회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관계자는 “구대성은 현재 일본야구기구(NPB) 소속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문의할 필요는 없지만 메이저리그가 양국에 모두 신분조회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구대성은 올시즌 5승10패(방어율 4.39)에 그쳤지만 좌완 불펜투수로서 효용성은 아직 인정받고 있으며, 자유계약(FA) 신분이어서 진출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구대성이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지난 1999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이상훈에 이어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두 번째 한국선수가 된다.
  •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대우일렉트로닉스 냉장고 영업기획팀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대우일렉트로닉스 냉장고 영업기획팀

    지난 8월 말 서울 힐튼호텔에서 1년 반만에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신제품 발표회가 열렸다. 아직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한여름에, 그것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회사가 흔치 않은 가전 신제품 발표회를 갖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어게인 1994’를 외치며 탄생을 알린 건 클라쎄 김치냉장고였다.1994년은 과거 대우전자의 ‘탱크냉장고 신화’가 탄생한 해다. ●“어게인 1994” 한여름 ‘클라쎄’ 발표회 김치냉장고 시장은 이미 위니아만도가 10년전에 제품을 내놓고 삼성전자·LG전자가 의욕적으로 뛰어들면서 보급률이 50%를 넘어선 성숙시장.“너무 늦지 않았나.”하는 것이 주변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대우일렉트로닉스 냉장고 영업기획팀 직원들은 “업계 1위가 될 자신이 없었으면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통상 9월 말이나 10월 초가 돼야 신제품이 나오던 김치냉장고 출시 시기를 8월로 앞당긴 대우일렉트로닉스는 9월 한달간 3000명의 ‘고객체험단’을 모집, 할인가격에 김치냉장고를 판매하며 ‘구전효과’를 노렸다. 결과는 대성공.1만 3000여대가 팔려나가면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업계 첫 ‘100% 환불보증제’ 모험 10월부터는 업계 최초로 ‘100% 환불보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달간 사용해 보고 제품에 하자가 있으면 군말없이 전액 환불해 주는 ‘모험’이다. 환불제는 제품에 대해서는 호감을 보이면서도 “혹시 워크아웃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 사후서비스는 부실하지 않을까, 품질에는 이상이 없을까.”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전략이다. 박진영 부장은 “냉각속도, 유산균 증식 효과, 무색소 김치통, 녹차탈취 등 제품 성능에 자신이 없었으면 환불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11월에도 경쟁사가 생각하지 못하는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기획팀은 삼성이나 LG에 견줘 취약한 유통망과 부족한 마케팅비용을 차별화된 마케팅 기법과 경쟁사보다 2배,3배 열심히 뛰는 것으로 극복하고 있다.TV광고도 비용이 많이 드는 공중파 대신 케이블방송을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자주 노출되는 전략을 택했다. 탱크냉장고때 ‘대박’을 터뜨린 경험이 있는 10년차 이상 팀원들이 냉장고팀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도 큰 자산이다. 클라쎄 김치냉장고 마케팅은 94년 탱크냉장고 마케팅을 모델로 삼고 있다. 이종훈 과장은 “신제품 발표회장도 10년전 탱크냉장고의 탄생을 알렸던 그 장소로 정했고 성능비교 시험회를 현장에서 가진 것도 똑같다.”면서 “환불제 역시 열흘간 탱크냉장고를 써 본 뒤 결제를 하게 했던 ‘후불제’를 본뜬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체회오리 시스템’으로 김치냉장고 구석구석을 균일한 온도로 맞춰준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3면 입체 냉각으로 냉장고의 ‘성능경쟁’을 불러일으켰던 10년전과 비슷하다. 애초 50ℓ로 출발한 김치냉장고는 기능이 확대되면서 190ℓ로 용량이 늘어났다. 그만큼 발전된 냉각기술을 요구한다. ●직원들 집에선 시도 때도 없이 김장 김치냉장고 신화를 위해 팀원들은 물론 가족들까지 총동원됐다. 지난 2월부터 가동된 김치냉장고 태스크포스팀은 최적의 김치 맛을 내기 위해 퇴근때마다 시제품에 보관한 김치를 집에 가져가서 가족들에게 먹였다. 성능 테스트용 김치를 만들기 위해 팀원들 집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김장을 해야 했다. 전속대리점망이 취약하다 보니 가전 전문 유통점 공략에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인다. 행여나 경쟁사 제품보다 불리하게 소개될까봐 매장을 방문할 때마다 음료수며 수박이며 바리바리 싸 들고 가 판매직원들의 마음을 녹인다. 김병진 차장은 “요즘은 유통점마다 ‘가격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어 초소형 카메라로 경쟁사 제품의 가격표를 몰래 찍어 오는 ‘첩보전’을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시장점유율 15% 목표 ‘냉장고는 대우제품이 괜찮다.’는 소비자들의 신뢰와 제품의 성능, 영업기획팀의 땀방울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5%에 머물렀던 대우 김치냉장고는 10월 현재 양판점 기준으로 2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 목표는 전체 시장점유율 15%다.8%에서 28%로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렸던 탱크신화를 넘어설 때까지 영업기획팀 주변에는 ‘김치냄새’가 가시지 않을 것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憲裁결정문 요지

    (신행정 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확인)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상경 재판관)는 2004년 10월 21일 수도의 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우리 헌법체계상 자명하고 전제된 불문의 관습헌법 사항을 헌법개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법률의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어서 그 법률 전체가 청구인들을 포함한 국민의 헌법개정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이 결정은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김영일 재판관의 별개의견과 국민투표권을 포함한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적법 각하하여야 한다는 전효숙 재판관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재판관들의 의견일치에 의한 것이다. (1)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은 2004년 1월 16일 공포되어 같은 해 4월 17일부터 발효되었다. 이 법률에 근거하여 발족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는 7월 21일 주요 국가기관 중 중앙행정기관 18부 4처 3청(73개 기관)을 신행정수도로 이전하고, 국회등 헌법기관은 자체적인 이전 요청이 있을 때 국회의 동의를 구하기로 심의·의결하였다. 한편 8월 11일 위 위원회는 ‘연기-공주 지역’(충청남도 연기군 남면, 금남면, 동면, 공주시 장기면 일원 약 2160만평)을 신행정수도 입지로 확정하였다. (2)청구인들은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국민들로서, 위 법률이 헌법개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수도이전을 추진하는 것이므로 법률 전부가 헌법에 위반되며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 납세자의 권리, 청문권, 평등권 등의 기본권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위 법률을 대상으로 그 위헌의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2004년 1월 16일 제정 법률 제7062호, 이하 ‘이 사건 법률’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2004년 1월 16일 법률 제7062호)은 헌법에 위반된다. 가. 이 사건 법률의 내용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수도는 국가권력의 핵심적 사항을 수행하는 국가기관들이 집중 소재하여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실현하고 대외적으로 그 국가를 상징하는 곳을 의미한다. 이 사건 법률은 신행정수도를 ‘국가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로 새로 건설되는 지역으로서……법률로 정하여지는 지역’이라고 하고(제2조 제1호), 신행정수도의 예정지역을 ‘주요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을 위하여……지정·고시하는 지역’이라고 규정하여(같은조 제2호), 결국 신행정수도는 주요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들의 소재지로서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가 되어야 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은 비록 이전되는 주요 국가기관의 범위를 개별적으로 확정하고 있지는 아니하지만, 그 이전의 범위는 신행정수도가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담당하기에 충분한 정도가 되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은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는 국가기관의 소재지로서 헌법상의 수도개념에 포함되는 국가의 수도를 이전하는 내용을 가지는 것이며, 이 사건 법률에 의한 신행정 수도의 이전은 곧 우리나라의 수도의 이전을 의미한다. 나. 수도가 서울인 점이 우리나라의 관습헌법인지 여부 (1)성문헌법 체제에서의 관습헌법의 의의 우리나라는 성문헌법을 가진 나라로서 기본적으로 우리 헌법전(憲法典)이 헌법의 법원(法源)이 된다. 그러나 성문헌법이라고 하여도 그 속에 모든 헌법사항을 빠짐없이 완전히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한 헌법은 국가의 기본법으로서 간결성과 함축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형식적 헌법전에는 기재되지 아니한 사항이라도 이를 불문헌법(不文憲法) 내지 관습헌법으로 인정할 소지가 있다. 특히 헌법제정 당시 자명(自明)하거나 전제(前提)된 사항 및 보편적 헌법원리와 같은 것은 반드시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아니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헌법사항에 관하여 형성되는 관행 내지 관례가 전부 관습헌법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강제력이 있는 헌법규범으로서 인정되려면 관습헌법의 성립에 요구되는 요건들이 엄격히 충족되어야 한다. (2)기본적 헌법사항으로서의 수도문제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가지는 수도를 정하는 문제는 국가의 정체성(正體性)을 표현하는 실질적 헌법사항의 하나이다. 여기서 국가의 정체성이란 국가의 정서적 통일의 원천으로서 그 국민의 역사와 경험, 문화와 정치 및 경제, 그 권력구조나 정신적 상징 등이 종합적으로 표출됨으로써 형성되는 국가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수도를 설정하거나 이전하는 것은 국회와 대통령 등 최고 헌법기관들의 위치를 설정하여 국가조직의 근간을 장소적으로 배치하는 것으로서, 국가생활에 관한 국민의 근본적 결단임과 동시에 국가를 구성하는 기반이 되는 핵심적 헌법사항에 속하는 것이다. (3)수도 서울의 관습헌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 (가)우리 헌법전상으로는 ‘수도가 서울’이라는 명문의 조항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서울은 사전적 의미로 바로 ‘수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1392년 조선왕조가 창건되어 한양이 도읍으로 정하여진 이래 600여년간 전통적으로 현재의 서울 지역은 그와 같이 일반명사를 고유명사화하여 불러온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서울 지역이 수도인 것은 그 명칭상으로도 자명한 것으로서, 대한민국의 성립 이전부터 국민들이 이미 역사적, 전통적 사실로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대한민국의 건국에 즈음하여서도 국가의 기본구성에 관한 당연한 전제사실 내지 자명한 사실로서 아무런 의문도 제기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 후에도 수차의 헌법개정이 있었지만 우리 헌법상으로 수도에 관한 명문의 헌법조항은 설치된 바가 없으나, 서울이 바로 수도인 것은 국가생활의 오랜 전통과 관습에서 확고하게 형성된 자명한 사실 또는 전제된 사실로서 모든 국민이 우리나라의 국가구성에 관한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나)수도 서울의 역사적 존속 경위 1)조선의 창건과 서울의 수도 설정·계속 서울은 일찍이 고려시대에 남경(南京)이 설치되어 고려의 이른바 삼경제를 이루는 지방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으며 조선왕조의 창건 직후 곧 수도가 되었다. 한양, 즉 서울의 수도로서의 지위는 성종 때에 완성된 조선의 기본법전이었던 경국대전(經國大典)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경국대전에는 한성부가 경도(京都), 즉 서울을 관장한다고 명시하여 한성의 수도로서의 지위를 법상 분명히 하였다. 이러한 경국대전의 내용은 개정됨이 없이 조선왕조가 존속한 500여년의 장구한 기간동안 계속하여 국가생활의 기본적인 최고 법규범으로서 효력을 유지하였다. 2)일제강점시대의 서울의 수도성 유지 1910년 8월 한일합방에 의하여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는 상황이 시작되었으나 이후에도 경성부(京城府), 즉 서울은 우리나라의 행정중심지로서의 역할을 계속하였으며, 국권을 상실한 상황에서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들에 의하여 우리나라의 독립이 선언된 곳이기도 하였다. 비록 일제의 국토강점으로 인하여 국가조직이 와해된 상태에 있었지만 서울은 우리나라의 수도로서의 대외적인 상징성을 유지하였고 임시정부에서도 서울의 수도성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항일활동 조직을 편성하였으며 국민들의 의식도 변화가 없었으므로 서울의 수도성은 이 시기에도 사실상 유지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해방과 건국 이후 현재까지의 서울의 수도성 유지 해방 이후 서울이 수도인 것을 언급하는 법률조항들이 계속 존재하여 왔으나, 이들은 서울이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수도라는 점을 이미 존재하는 규범적 전제로서 받아들이면서 이를 기준으로 수도 서울의 특별한 지위를 법률적으로 설정하기 위한 조항들이었고, 법률의 차원에서 서울이 수도인 점을 확정하고자 하는 내용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해방 이후 현재까지의 이러한 입법의 상황을 살펴보아도 서울이 수도인 점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전통적인 법적 확신이 확인된다. (다)그렇다면 수도가 서울로 정하여진 것은 비록 우리 헌법상 명문의 조항에 의하여 밝혀져 있지는 아니하나, 조선왕조 창건 이후부터 경국대전에 수록되어 장구한 기간 동안 국가의 기본법 규범으로 법적 효력을 가져왔던 것이고, 헌법 제정 이전부터 오랜 역사와 관습에 의하여 국민들에게 법적 확신이 형성되어 있는 사항으로서, 우리 헌법의 체계에서 자명하고 전제된 가장 기본적인 규범의 일부를 이루어 왔기 때문에 불문의 헌법규범화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라)이를 관습헌법의 요건의 기준에 비추어 보면,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인 것은, 서울이라는 명칭의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 이래 600여년간 우리나라의 국가생활에 관한 당연한 규범적 사실이 되어 왔으므로 오랜 전통에 의하여 형성된 계속적 관행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계속성), 이러한 관행은 변함없이 오랜 기간 실효적으로 지속되어 중간에 깨어진 일이 없으며(항상성),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면 개인적 견해 차이를 보일 수 없는 명확한 내용을 가진 것이고(명료성), 나아가 이러한 관행은 장구한 세월동안 굳어져 와서 국민들의 승인과 폭넓은 컨센서스를 이미 얻어(국민적 합의) 국민이 실효성과 강제력을 가진다고 믿고 있는 국가생활의 기본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우리의 제정헌법이 있기 전부터 전통적으로 존재하여 온 헌법적 관습이며, 우리 헌법조항에서 명문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자명하고 헌법에 전제된 규범으로서, 관습헌법으로 성립된 불문헌법에 해당한다. 다.‘수도 서울’의 관습헌법 폐지를 위한 헌법적 절차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점에 대한 관습헌법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헌법개정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성문의 수도조항이 존재한다면 이를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이 필요하겠지만 관습헌법은 이에 반하는 내용의 새로운 수도설정조항을 헌법에 넣는 것만으로 그 폐지가 이루어진다. 예컨대 충청권의 특정지역이 우리나라의 수도라는 조항을 헌법에 개설하는 것에 의하여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은 폐지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헌법규범으로 정립된 관습이라고 하더라도 세월의 흐름과 헌법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이에 대한 침범이 발생하고 나아가 그 위반이 일반화되어 그 법적 효력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상실되기에 이른 경우에는 관습헌법은 자연히 사멸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멸을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국민에 대한 종합적 의사의 확인으로서 국민투표 등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 고려될 여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에 이러한 사멸의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인 것은 우리 헌법상 관습헌법으로 정립된 사항이며 여기에는 아무런 사정의 변화도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헌법 개정의 절차에 의하여야 한다. 라. 국민투표권의 침해 여부 수도의 설정과 이전의 의사결정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기본적 헌법사항으로서 헌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민이 스스로 결단하여야 할 사항이다. 또한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인 점은 불문의 관습헌법이므로 헌법 개정절차에 의하여 새로운 수도 설정의 헌법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실효되지 아니하는 한 헌법으로서의 효력을 가지는 것이다. 따라서 헌법 개정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수도를 충청권의 일부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이 사건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헌법개정사항을 헌법보다 하위의 일반 법률에 의하여 개정하는 것이 된다. 한편 헌법의 개정은 국회의원 재적 과반수 또는 대통령의 발의로 제안되어(헌법 제128조 제1항)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따른 국회의 의결을 거친 다음(헌법 제130조 제1항) 의결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만(헌법 제130조 제3항)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헌법의 개정은 반드시 국민투표를 거쳐야만 하므로 국민은 헌법 개정에 관하여는 찬반투표를 통하여 그 의견을 표명할 권리를 가진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은 헌법개정사항인 수도의 이전을 위와 같은 헌법개정 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단지 단순법률의 형태로 실현시킨 것으로서 결국 헌법 제130조에 따라 헌법 개정에 있어서 국민이 가지는 참정권적 기본권인 국민투표권의 행사를 배제한 것이므로 동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청구인들이 제기한 다른 쟁점들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도 없이, 수도의 이전을 확정함과 아울러 그 이전절차를 정하는 이 사건 법률은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불문의 관습헌법 사항을 헌법개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법률의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어서 그 법률 전체가 청구인들을 포함한 국민의 헌법개정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이 사건 법률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인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별개 의견의 요지이다.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은 헌법 제72조가 규정하는 국방·통일 및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해당하므로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의 대상이 된다. 대통령이 어떠한 정책을 국민투표에 부의하는 행위는 자유재량 행위이다. 그러나 법치주의의 원리는 어떠한 공권력의 작용이라도 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요구하므로 대통령의 국민투표 부의행위가 자유재량 행위라고 하더라도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재량권의 근거 규범인 헌법 제72조에 위반된다. 대통령이 수도이전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지 아니하는 것은 헌법 제72조의 입법목적과 입법정신에 위배되고 자의금지원칙과 신뢰보호원칙에 반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헌적인 것이 된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한다면 위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대통령은 수도이전에 관한 의사결정을 국민투표에 부칠 의무가 있다. 이에 국민은 위 대통령의 의무에 상응하는 권리인 국민투표권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은 국민투표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도이전의 의사결정을 한 것이어서 국민투표를 확정적으로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다. 수도의 위치가 관습헌법 규범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가사 다수의견과 같이 관습헌법 규범이라고 보는 경우에도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나아가 헌법 제130조보다는 헌법 제72조에 의하여 이 사건 법률의 위헌성을 확인함이 보다 타당하다. 가. 나는 다수의견의 논지는 우리 헌법의 해석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견해를 밝힌다. (1)우선 오늘날의 헌법에서 과연 한 나라의 수도의 위치가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것인지를 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수도의 소재지는 국가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이었으나, 자유민주주의와 입헌주의를 주된 가치로 하고 있는 우리 헌법은, 국가권력의 통제와 합리화를 통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실현하려는 것이 그 근본 목적이다. 수도의 소재지가 어디이냐 하는 것은 그러한 헌법의 목적 실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며, 그러한 목적 실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사항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헌법상 수도의 위치가 반드시 헌법 제정권자나 헌법 개정권자가 직접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2)‘서울이 수도’라는 관행적 사실에서 ‘관습헌법’이라는 당위규범이 인정되기 어렵다.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이 오랫동안 우리 민족에게 자명하게 인식되어온 관행에 속한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이 그것을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우리 국민들에게 수도의 위치가 성문헌법과 동등한 효력을 지니는, 즉 헌법개정절차에 의해서만 개정되어야 할 정도의 법적 확신이 존재하여 왔다고 볼 수 없다. 수도이전 문제는 최근에야 우리 사회의 주된 쟁점이 되었고, 이 사건 법률의 입법과정에서도 여야 국회의원들은 수도이전 사안이 국민의 헌법적 확신을 지니는 헌법사항이라든가, 그 개정은 헌법개정절차를 통하여야 하므로 입법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든가 하는 점에 관한 인식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서울이 수도이다.’라는 사실로부터 ‘서울이 수도여야 한다.’는 헌법적 당위명제를 도출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 있는 것이다. (3)성문헌법을 지닌 법체제에서, 관습헌법을 성문헌법과 ‘동일한’ 혹은 ‘특정 성문헌법 조항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효력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없다. 성문의 헌법전은 헌법제정권자인 국민들이 직접 ‘명시적’ 의사표시로 제정한 것으로서 국가의 법체계 중 최고의 우위성을 가지며, 그 내용의 개정은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점에서, 관습헌법과 성문헌법은 동일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성문헌법의 특징은 최고 법규범으로서 모든 국가권력을 기속하는 강한 힘을 보유하는 것인데, 이는 국민주권의 명시적 의사가 특정한 헌법제정절차를 거쳐서 수렴되었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관습만으로는 헌법을 특징화하는 그러한 우세한 힘을 보유할 수 없는 것이다. 성문헌법 체제에서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에 대한 보완적 효력만을 가진다. 성문헌법이 존재하는 한, 관습헌법은 성문헌법으로부터 동떨어져 성립하거나 존속할 수 없고, 항상 성문헌법의 여러 원리와 조화를 이룸으로써만 성립하고 존속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헌법적 관행에 의해서 성문헌법이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게 되고 성문 헌법전보다 불문적인 헌법의 관행 예가 우선하고 국가생활을 지배하는 결과가 된다. 이러한 법리는 관습헌법의 내용이 중요한 ‘헌법사항’이라 하더라도 동일하다. 국민들은, 설령 헌법제정시 자명한 사실이어서 성문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사항이 있더라도, 언제든지 그러한 사항을 성문 헌법전에 수록할 수 있는 헌법개정권력을, 자신의 대표자와 국민투표를 통하여 행사할 수 있고, 이로써 성문헌법의 효력을 가지게 할 수 있다. 마치 법률에 규정되지 않는 한 아무리 처벌 필요성이 있는 사항도 처벌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성문헌법에 규정되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법적 효력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4)다수의견은 관습‘법률’이 아닌 관습‘헌법’은 ‘헌법’이므로 그 변경은 헌법 개정절차를 통해야 한다고 하나, 이는 형식적 개념논리만 강조된 것이다. ‘관습헌법’이란 실질적 의미의 헌법 사항이 관습으로 규율되고 있다는 것을 뜻할 뿐이며, 관습헌법이라고 해서 바로 성문헌법과 똑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성문헌법의 강력한 힘은 국민주권의 명시적 의사가 특정한 헌법제정절차를 거쳐서 나왔기 때문인데, 관습은 그러한 명시적 의사나 특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정되므로 성문헌법과 같은 효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 다수의견은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은 ‘국민이 스스로 결단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하나,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와 한글의 경우도 대한민국국기에 관한 규정과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에서 규율되고 있는데, 그러한 규정 형식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수도와 같은 관습헌법의 변경을 헌법 개정으로 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헌법의 개정은 ‘형식적 의미’의 헌법, 즉 성문헌법과 관련된 개념이다. 헌법제정권자가 헌법개정을 일반 법률 절차보다 훨씬 엄격한 절차를 거치도록 한 이유는, 헌법전에 규정된 내용이 주권자의 의지의 명시적 표명으로서 이를 함부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헌법에 들어있지 않은 헌법사항 내지 불문헌법의 변경은 헌법의 개정에 속하지 않으며, 우리 헌법이 마련한 대의민주주의 절차인 법률의 제정, 개정을 통하여 다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국회가 수도이전과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민의를 대변하지 않고 당리당략적으로 입법한 것이라면, 그것이 헌법과 국회법 절차에 위반되지 않는한, 그러한 입법의 궁극적 책임은 국회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여야 하는 대의기관에 불과한 이상 그러한 입법부를 구성한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다수의견의 논지에 따르면 아무리 국회가 이 사건 법률 제정과정에서 공청회와 청문회 등 충분한 국민의사 수렴절차를 거쳤고, 국회의원 전원일치로 법률이 통과되었더라도, 헌법 개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형식적 이유만으로 위헌이 되는데, 그러한 결론이 타당하리라 보기 어렵다. (5)‘서울이 수도’라는 관습헌법의 변경은 헌법개정에 의해야 한다면, 이는 관습헌법이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입법권을 변경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관습헌법에 대하여 국회의 입법권보다 우월적인 힘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제40조)고 규정하며, 헌법에 달리 규정이 없는 한 국회의 입법권은 포괄적 대상을 지닌다. 입법권의 주체는 다름아닌 국민에 의하여 직접 선출된 대의기관이며, 헌법은 국민주권과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법으로 대의제를 기본형태로 채택하고, 국민으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표기관이 입법작용을 통하여 그 이념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수도이전과 같은 헌법관습의 변경의 경우, 별도로 이를 제한하는 헌법규정이 없는 경우 왜 국회의 입법으로 불가능한 것인지 실질적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 많은 나라에서 의회가 국민투표 없이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데, 이는 의회가 다름아닌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주권의 대행기관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 법률은 투표의원 194인 중 찬성 167인(반대 13인, 기권 14인)으로 재적과반수와 출석 3분의2 이상의 압도적 다수로 통과되었는데, 그러한 입법이 국민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혹은 민의를 배신하였다는 정치적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별도로 하고, 적어도 헌법적 측면에서 그것이 ‘국회의원들의 권한이 아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한 결론은 관습헌법으로서 국회의 헌법상의 입법권한을 부인하는 것이고, 이는 헌법을 변경하는 것이 되므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다수의견은 ‘관습에 의한 헌법적 규범의 생성은 국민주권이 행사되는 한 측면인 것이다.’라고 하나, 성문헌법 체제하에서 국민주권의 행사는 저항권의 행사와 같은 특별한 예외가 아닌한 성문헌법의 테두리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현실적으로 무엇이 진정한 국민의 의사인지를 확인하기 어렵고 국민들 간에도 특정 사안을 놓고 갈등과 대립이 있을 수 있으므로, 헌법이 객관적으로 규정한 제도화된 절차가 아닌 헌법 외적인 방식으로 ‘국민주권의 행사’를 인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헌법이 예정하지 않은 그러한 문제는 그것이 국가의 위기상황에 관련된 것이 아닌한 정치적 의사결정 구조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6)결론적으로 서울을 수도로 한 관습헌법의 변경이 반드시 헌법개정을 요하는 문제라고 할 수 없고, 헌법해석상 국회의 입법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이 헌법 제130조 제2항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나. 한편 나는 별개의견이 이 사건 법률은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다고 한 논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에게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의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재량을 주고 있는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그 재량 여부가 달라진다고 해석할 수 없다. 헌법 제72조가 대통령에게 과도한 재량을 주고 있어 국민주권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는 효과적인 제도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현행 헌법상 위와 달리 해석할 만한 근거가 없다. 또한 그러한 재량은 헌법이 직접 부여한 것이므로, 행정법상의 재량권의 일탈·남용 법리는 적용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행정수도의 이전 정책에 대하여 대통령이 국민투표 부의를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국민투표권이 행사되지 못했더라도,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이 침해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다. 이상과 같은 이유에서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 침해 주장은 권리의 침해 가능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적법하다. 청구인들이 주장한 다른 기본권 침해 주장 역시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 직접성 혹은 현재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결국 이 사건은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헌법소원절차에서 헌법재판소가 본안판단을 하기에 부적법한 것이다.
  • [수도이전 위헌 파장] 청구인 변호인단 희색… 정부측 불참 ‘대조’

    [수도이전 위헌 파장] 청구인 변호인단 희색… 정부측 불참 ‘대조’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위헌 결정을 내린 21일 청구인쪽과 정부쪽은 희비가 엇갈렸다. 헌법소원을 청구한 쪽 대리인단은 “국론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정부에 헌법의 정신에 따라 정의를 보여줬다.”고 환영했지만, 정부쪽 대리인단은 “헌재가 법리가 아닌 정책적 판단을 했다.”며 상당한 유감을 표시했다. 청구인측 대리인단 간사인 이석연 변호사는 판결 직후 “헌법정신을 무시하고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실행된 실정(失政)에 대해 정의를 보여준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선고가 이루어지기 15분 전쯤 헌재에 도착한 이 변호사는 취재진이 소감을 묻자,“헌법소원을 낼 때부터 위헌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면서 “다른 결정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선고 직후 이영모 변호사와 악수를 하며 만족스러운 듯 웃음을 지었다. 이 변호사는 재판정을 나서면서 “이제 정부가 수도를 이전하려면 국민투표를 거쳐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락하는 국가위상과 국민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은 갈등과 승부수 정치를 중단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날 정부측 대리인단 대부분은 재판에 불참해 청구인측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리인단의 하경철·양삼승 변호사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외롭게 결정 과정을 지켜본 정부측 대리인단의 오금석 변호사는 “다른 분들이 불참한 사유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이번 결과는 예상치 못했다. 소수의견 가운데 각하의견이 법리적으로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지난 7월13일부터 3개월 넘게 수도이전 헌법소원을 심리한 끝에 이날 ‘충격적인’ 결론을 내린 헌법재판관들은 국민들의 관심과 사안의 중대성을 의식한 듯 말을 아꼈다. 주심을 맡은 이상경 재판관은 퇴근길에 ‘결과가 의외’라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국내외 모든 자료를 검토했다. 법대로 했다.”고 짧게 답했다. 유일하게 각하의견을 낸 전효숙 재판관은 결정 선고 과정 내내 무거운 표정이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기고] 교육의 사회적 형평성/이병태 진주국제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요즈음 상당한 관심거리 가운데 하나가 고교등급제이다. 수험생과 학부모들, 일선 교육기관과 관련행정기관, 나아가 사회일반인도 물론이다. 왜 고교등급제가 사회적인 논쟁거리가 되었을까? 이상할 것은 하등 없다. 입시라는 과제에 관련된 사람·기관은 모두 제 이익이 더 많은 쪽으로 해석하고 행동하려 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고육지책’, 고교의 ‘성적 부풀리기’, 수험생·학부모들의 ‘집단소송’, 교육부의 ‘절대3不 정책’이 그렇다. 완벽한 사회제도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문제점보다 이점이 많은 제도가 더 좋을 것이다. 아울러 현실성·시의성이 있기에 절대 영원한 제도란 없다. 사회제도는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공공제도는 어느 특수계층·특수인의 전유물이 아니므로 많은 사람이 진정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일부 대학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하는 바람에 교육의 평등성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면 ‘평등한 교육’에서 평등이란 어떤 것일까? ‘평등성’‘형평성’‘공평성’은 민주주의 3대 이념의 하나인 평등권의 내용이다. 민주주의 이념으로서의 ‘평등’에서 절대성이란 있을 수 없다.‘절대 평등’은 올바른 개념이 아니다. 상대적이어야 한다. 모든 것을 모든 인간에게 똑같게 해야 한다면 올바른 평등이라기보다 절대적 평등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못하는 사람보다 보수를 후하게 주는 것이 평등이지, 일을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모두에게 똑같은 보수를 주는 것은 평등한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구분·차별에 따른 상대적 대우가 진정한 평등이다. 이처럼 상대적인 평등교육은 주장하되 천편일률적 제도에 의한 절대적 평등교육은 생각하지 말자. 여기서 교육의 사회적 형평성 혹은 평등성이란 먼저 경제적·지역적·신분적 조건과 성별·연령, 기타에서 차별적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교육방법상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을 한 교실에서 가르친다면 두 그룹의 학생이 받는 혜택에는 차이가 심하게 날 수 있다. 즉 잘하는 학생은 그 시간에 많은 지식을 습득하지만 못하는 학생은 얻는 것이 없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공평한 교육이 못 된다. 사회적 형평성이란 각각에게 수준에 맞는 교육을 해주어 궁극적으로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의 사회적 형평성’을 이루려면 천편일률적인 제도의 틀에 맞춘 교육이 아니어야 한다.‘절대적 평등’ 교육 체제가 아니라 ‘상대적 평등’ 교육 체제라야 하는 것이다. 자율성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인간 개개인의 능력, 교육기관의 사정이 모두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준화에 따른 문제점도 외면할 수 없다. 입학 당시부터 시작된 학습 능력 차이는 일률적인 수업으로는 해소되지 않는다. 차라리 하위그룹 학생이 제 수준에 맞는 학교를 택할 수 있는 제도라면 도리어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상위그룹 중심의 교육은 하위그룹 학생들을 소외시킬 수밖에 없다. 이것은 결코 평등한 교육혜택이 아니다.‘절대 평등’을 내세운 제도로 인해 발생하는 교육 희생자를 최소로 줄여야 한다. ‘모두가 똑같게’가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있을까? 왜 등급제가 필요했으며 그 발생원인이 어디에 있을까를 생각해 보자. 교육의 사회적 형평성에 관한 새로운 인식이 절실하다. 지금 우리에게는 합리적인 교육제도를 정착시키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이병태 진주국제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실링 양말 피로 물든 이유는

    지난 20일 6차전 선발로 나서 보스턴 기적의 발판을 마련한 커트 실링(38)의 양말에 왜 피가 배어나왔을까. 테오 엡스타인 보스턴 단장이 21일 7차전을 앞두고 이에 대해 설명했다. 보스턴은 4·5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혈전을 치러 투수들이 바닥나자 부상 때문에 1차전에서 3이닝 6실점의 최악의 피칭을 한 실링에게 팀의 운명을 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실링은 완전치 않은 오른쪽 발목 때문에 정상적인 투구 동작을 할 수 없는 상황. 보스턴은 실링에게 특수 신발을 신기는 등의 갖가지 방법을 고안했으나 효과가 신통치 않자 의사들을 동원, 유례가 없는 묘책을 짜내도록 했다. 부상한 발목의 힘줄이 투구 중 움직이는 것을 막기 위해 발목의 피부를 안쪽의 조직과 꿰매어 고정시킨다는 것. 의사들은 한 번도 실행해 본 적이 없는 이 방법을 적용하기에 앞서 우선 시신실험을 거친 뒤 6차전이 벌어지기 하루 전인 19일 실링의 발목을 세 바늘 꿰매는 시술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 보스턴 코칭스태프는 시술 90분 뒤 보스턴 홈구장인 펜웨이파크 불펜에서 시험 피칭에 들어간 실링의 투구폼이 부상 전과 거의 비슷해진 것을 확인했다. 다음날 실링은 꿰맨 자리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역투를 펼치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야 실링의 발목을 누른 실밥은 감염을 막기 위해 제거됐다. 엡스타인 단장은 2∼3번 이같은 시술을 반복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혀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또다시 발목을 꿰맨 실링의 투구를 또 보게 될 것 같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레저+α ]

    [레저+α ]

    ●4000그루 단풍나무길 산책 멀리 갈 수 없고, 단풍은 보고싶은 사람들은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가자. 화려한 단풍으로 유명한 청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울긋불긋한 단풍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철새들도 쉬어 가는 서울대공원 호숫가의 단풍, 서울랜드 외곽 순환길과 4㎞의 공원 호수 주변,2㎞의 미술관 가는 길 등 빼곡히 들어선 각양각색 단풍나무 4000여 그루가 10㎞에 걸쳐 이어져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그만이다. 환상의 나라 단풍터널,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베니스 무대 주변은 연인들에게 ‘강추’ 코스다. 또 밤이 할러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할러윈 로큰롤 라이브’가 펼친다. 으스스하면서도 화려한 할러윈 풍의 무대 위에서 록밴드의 웅장한 생음악에 맞춰 50여명의 공연단이 펼치는 새로운 개념의 할러윈 라이브 뮤지컬로, 레이저와 불꽃놀이 등과 어우러져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02)504-0011,www.seoulland.co.kr ●내일부터 책선물 이벤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는 22일부터 인터넷 수족관에서 공짜 책을 낚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누구나 코엑스 아쿠아리움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물고기에 관한 퀴즈를 풀면 원하는 책 1권을 선택해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입체그림을 통해 바다생물에 대한 지식을 쉽게 배울 수 있는 입체영상북,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키워주는 그림책, 어른들을 위한 소설책까지 마련되어 있다. 누구나 참여가능.(02)6002-6200,www,coexaqua.co.kr ●’04 / 05 시즌권 40% 할인 용평리조트는 오는 11월7일까지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2004/2005시즌권을 판매한다. 정상가격은 87만원이나 용평홈페이지의 사이버회원으로 가입하면 대인 48만원, 소인 35만원에 살 수 있다. 학생전용 평일시즌권(33만원)도 나와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 또 올 시즌부터 스노보더들의 놀이공간인 테레인파크도 조성, 최정상급 보드강사를 영입해 2시간 내에 턴을 할 수 있을 만큼 책임지고 강습해준다.www.yongpyong.co.kr (02)3270-1131. ●스키시즌권 구입 사은행사 현대성우리조트는 오는 31일까지 04/05 스키시즌을 앞두고 인터넷 회원들에게 대폭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한다. 스키어와 스노보더를 위한 스키 시즌권을 판매한다. 대인기준으로 전일시즌권은 35만원, 평일시즌권 25만원, 야간시즌권 27만원에 판매한다. 또한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입시에는 버튼보드데크, 백화점 상품권, 리프트 무료권 등 푸짐한 상품을 주는 특별사은행사를 하고 있다.www.hdsungwooresort.co.kr (02)523-7111. ●전나무 오솔길 새단장 광릉 국립수목원은 수백년된 전나무가 줄지어 늘어선 광릉 숲 관통도로인 86번 지방도로변의 오솔길을 새롭게 단장했다. 수목원을 찾는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오솔길 주변의 풀베기, 노면정지와 확장, 소하천을 연결하는 통나무다리도 설치했다.
  • [부고]

    ●애국지사 백재호 선생 애국지사 백재호 선생이 19일 오후 3시25분 노환으로 별세했다.87세.1917년 전남 장성에서 출생한 백재호 선생은 일본 도쿄 중앙대학에 다니던 1939년 12월 일시 귀국, 연희전문학교 학생 김상흠 등과 항일 결사단체인 조선학생동지회를 조직했다. 유족은 부인 김병숙 여사와 1남1녀가 있다. 발인 21일 오전 7시. 장지는 대전현충원 애국지사 제3묘역.(062)973-9163. ●辛光錫(서울대 미술대 교수)씨 모친상 承宇(미국 CITIGROUP 부사장)씨 조모상 金鳳秀(대한항공 뉴욕지점장)씨 빙모상 19일 서울대병원, 발인 22일 오전 5시20분 (02)760-2022 ●崔東賢(사업)東秀(샤니 상무이사)씨 모친상 20일 경희의료원, 발인 22일 오전 7시 (02)958-9545 ●安宰亨(한국체대 교수)씨 부친상 2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2일 오전 7시 (02)3010-2291 ●姜明鎬(대한소프트볼협회 부회장)씨 모친상 20일 인천시 만수성당, 발인 22일 오전 10시 (032)472-9247 ●朴海鐘(전 고려대 도서관 사서장)씨 상배 東洙(한국수출입은행 워싱턴사무소장)根洙(자영업)씨 모친상 20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2일 오전 8시 (02)921-3499 ●金相道(전 대우전자 아중동본부장)相德(남아프리카 사업)相大(재미 〃)相九(삼성물산 부장)씨 모친상 1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1일 오전 11시 (02)3410-6916 ●池海均(TS해마로식품 상무)씨 상배 20일 쌍문동 한일병원, 발인 22일 오전 5시30분 (02)905-4299 ●宋在興(단국대 재무처장)씨 별세 守鎬(미국 거주)儒鎬(뉴코아백화점 직원)씨 부친상 20일 청담동 천주교회, 발인 22일 오전 9시 (02)549-0944 ●李秉允(현대모비스 차장)秉德(사업)씨 부친상 高鎭秀(승학건설 대표)씨 빙부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30분 (02)3010-2292 ●李斗煥(전 안동시의회 의장)源煥(전 현대증권 안동지점장)翼煥(사업)廷煥(안동대 교수)씨 모친상 20일 안동의료원, 발인 22일 오전 8시 (054)851-5449 ●沈在龍(서울대 철학과 교수)씨 별세 소담(정림건축 사원)우람(교량과 고속철도 대리)씨 부친상 全聖姬(대성그룹 비서실 수석비서)씨 상부 20일 서울대병원, 발인 22일 오전 6시 (02)760-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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