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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섭의 산으路] 금정산(801.5m 경남 양산시)

    [조용섭의 산으路] 금정산(801.5m 경남 양산시)

    ‘아뿔사, 발을 잘못 들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즈음에는 때가 너무 늦어 있었다. 금정산(801.5m)을 그저 산길 걸음만으로 다녀 오려고 한 것은 실수였다. 산자락 곳곳에 드리워진 역사의 촉수(觸手)를 간과하고서는 걸음과 생각이 따로 놀아 도무지 나아갈 수 없음을 느꼈기 때문이다.‘느낌 산행’이라는 자기최면으로 산길을 둘러보지만 마뜩찮은 마음 여전하다. 금정(金井, 금샘)은 황금 빛 나는 샘, 범어(梵魚)는 하늘에서 내려와 금샘에서 살던 물고기. 부산의 진산으로 부산의 역사와 함께한 금정산과 수많은 고승을 배출한 ‘범어사’의 이름은 이런 유래를 갖고 있다(동국여지승람). 또 금정산은 백두대간 강원도 태백 피재에서 낙동강의 동쪽 울타리를 이루며 천리길을 달려온 낙동정맥의 남쪽 마지막 주봉(主峯)이라는 지리적 의미도 큰 곳이다. 산길은 범어사에서 출발, 북문-정상(고당봉)-금샘을 차례로 들른 뒤, 다시 북문으로 되돌아 와 동문-남문을 거쳐 만덕고개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범어사에서 대성암, 금강암 등 부속암자를 오른쪽에 끼고 오르는 산길은 너른 돌길과 계단으로 이어진다. 오른쪽 출입을 막고 있는 계곡 쪽의 수많은 바위들은 토르(tor)라고 하는 금정산의 대표적인 암괴지형의 일부라고 한다. 범어사-북문 1.2km, 북문-고당봉 1km로 범어사에서 약 1시간 2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산성에 걸쳐 있는 북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너른 광장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이 곳은 습지복원을 위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북쪽으로 바위지대를 이루는 정상의 모습이 가깝다. 세심정(샘)을 지나 잠시 진행하면 금샘 갈림길이 있는 깔끔한 샘터(고당샘)를 만나고 왼쪽으로 올라 바위지대로 들어서서 고모당을 만나면 정상은 지척이다. 거대한 암괴로 이루어진 정상에 서면 북동쪽의 천성산을 비롯한 헌걸찬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남동쪽 번화한 시가지 너머로는 광안대교와 부산 앞바다가 아스라이 보인다. 서쪽 산자락 아래로 보이는 큰 물길은 바로 낙동강, 이 곳에서 바라보는 해질녘 풍경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금샘은 정상에서 동쪽 암릉으로 내려서거나 고당샘으로 되돌아 나와 들어서면 된다. 촘촘히 서있는 ‘금샘 가는 길’ 이정표를 따라 마지막 바위지대를 올라서면 툭 튀어 나온 바위 홈(샘)에 물이 꽁꽁 얼어 있는 금샘을 만난다. 금샘에서 북문으로는 정면 남쪽으로 난 길을 내려서거나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나오면 된다. 북문에서 금정산성을 끼고 동문-남문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주능선 길은 거의 임도 수준으로 너르고 이정표 등 안내표시도 잘 되어 있어 운행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능선 중간,4망루 인근의 무명리지, 나비암을 비롯한 바위지대는 부산 산악활동의 요람으로 눈여겨볼 만한 곳들이 많다. 북문에서 동문까지는 1시간20분이 걸린다. 동문을 지나 차량이 다니는 산성고개에 닿으면 정면의 너른 길로 진행하여 남문-2망루(왼쪽)로 이동하거나, 고개 왼쪽 산성을 따라 대륙봉을 거쳐 2망루로 진행하면 된다(동문-남문 50분 소요).2망루에서는 만덕고개로 방향을 잡고 능선을 내려서며 산행을 마친다.(남문-만덕고개 40분 소요) 만덕고개에서 10여분 내려서면 버스가 다니는 터널 입구 도로에 닿는다. 시간과 체력에 여유가 있으면 만덕고개에서 계속 진행하여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른 뒤, 어린이대공원 만남의 광장에서 초읍동으로 하산해도 좋다. 이 경우 운행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더 소요된다. ■ 자가용 경부고속도-노포IC-범어사 ■ 대중교통 부산역, 부산종합터미널 등에서 지하철1호선 범어사역-범어사 행 90번 버스 ■ 숙박 동래 온천장, 범어사 입구의 숙박업소 이용
  •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박찬호 보직 연습후 결정”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박찬호 보직 연습후 결정”

    ‘한국 드림팀’이 완성됐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인 김인식 한화 감독은 20일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종 엔트리 2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컨디션을 이유로 WBC 참가 여부에 대한 확답을 미룬 서재응(뉴욕 메츠)을 배려,30명 중 한 자리를 남겨뒀다. 김 감독은 서재응을 예선 첫 상대인 복병 타이완전 선발투수로 지목한 상태다. 최종 명단에는 투수 박찬호(샌디에이고)와 김선우·김병현(이상 콜로라도), 봉중근(신시내티), 구대성(메츠)이 예상대로 포함됐다. 또 거포 최희섭(다저스)과 일본프로야구의 이승엽(롯데)이 나란히 1루수로 선정돼 모두 7명의 ‘해외파’가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국내에서는 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손민한(롯데)과 신인왕 오승환(삼성), 박명환(두산)·배영수(삼성)·전병두(기아) 등이 투수진에 들었다. 포수로는 진갑용(삼성)·홍성흔(두산)·조인성(LG)이 뽑혔다. 유격수로는 박진만(삼성)·김민재(SK),2루수 김재걸(삼성)·김종국(기아),3루수 김동주(두산)·김한수(삼성)가 각각 선발됐다. 선발이 예상됐던 2루수 안경현과 유격수 손시헌(이상 두산)은 수비와 경험 부족으로 아쉽게 탈락했다. 또 박한이(삼성)·이진영(SK)·박재홍(FA·전 SK)·이병규(LG)·이종범(기아)이 외야에 포진한다. 김인식 감독은 “실력과 그동안 성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했다. 병역 미필자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박찬호를 선발 또는 중간으로 쓸지는 연습 후 결정하겠다. 또 이승엽은 외야도 가능해 1루수는 3명이 됐다.”고 덧붙였다. 드림팀은 내년 2월19일 일본 후쿠오카에 집결, 합동 훈련에 돌입한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LG·롯데 “용병 빵빵… 내년엔 도약”

    프로야구 중하위팀 LG와 롯데가 내년 시즌 반란을 꿈꾼다. 올 가을에 야구를 하지 못했던 LG와 롯데가 굵직한 외국인선수를 잇따라 영입, 내년 판도에 변수로 떠올랐다. 김영수 사장이 ‘신바람 야구 재건’을 선언한 LG와 ‘부산 갈매기’ 합창이 4강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롯데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 장성호가 기아에 안주하자, 일찌감치 용병 수입에 힘을 쏟아왔다. LG는 메이저리그 출신 아마우 텔레마코(31)와 매니 아이바(33·이상 도미니카공화국)를 수입했다. 투수 장문석을 내주고 기아의 마해영을 ‘해결사’로 낚아 방망이를 강화한 LG는 용병 2명을 모두 투수로 채웠다. 1996년 시카고 컵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텔레마코는 애리조나·필라델피아 등에서 중간계투로 뛰며 통산 23승35패(방어율 4.94)를 기록했다.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또 아이바는 올시즌 뉴욕 메츠에서 구대성과 함께 중간계투로 활약했다.97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중간과 마무리로 뛰며 통산 17승18패3세이브(방어율 5.11)를 올렸다.150㎞ 초반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가 강점이다.LG는 “한국야구에 빠른 적응이 관건이지만 기본이 탄탄하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롯데는 올시즌 LA 다저스에서 뛴 내야수 브라이언 마이로우(29)에 이어 1999년 2001년 롯데에서 맹활약한 펠릭스 호세(40) 등 타자 2명을 영입했다. 거포 부재에 5위에 그쳤던 롯데는 “호세가 말썽도 많았지만 기량이 확실히 검증된 거포인 만큼 또한번 ‘검은 갈매기’ 열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우승팀 삼성은 하리칼라, 기아는 그레이싱어, 한화는 데이비스를 붙잡고 나머지 1명을 교체작업중이다.SK는 일본인 내야수 시오타니 가즈히코 1명만 수입한 상태며, 두산과 현대는 기존 용병 2명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했다.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부고]

    ●황환채 前세계일보 사장 황환채 전 세계일보 사장이 19일 오후 1시 일산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74세. 강원도 춘천 출신인 황 전 사장은 춘천고-연희대를 나와 1977년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장,1988년 우창홍업 사장,1994년 일본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총연합회장 등을 지냈다.1995년부터 2년여 동안은 세계일보 사장으로 일했다. 유족은 아들 진수(박사과정)씨와 사위 이인표(이화여대 교수)씨 등이 있다. 장례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3일 오전 7시. 일산병원.(031)900-0444. ●이성복(건국대 행정학과 교수)씨 별세 18일 건국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2030-7906 ●유구환(전 경남경찰청장)광수(신천통상 대표)씨 모친상 영창(환경부 상하수도국장)씨 조모상 19일 서산의료원, 발인 21일 오전 (041)668-6197 ●이주섭(부영 재무본부 경리부 상무)씨 모친상 19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590-2576 ●이영환(성원피그먼트 대표)씨 모친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10시 (02)3010-2261 ●안병기(현대의원 원무부장)병철(KB신용정보 특수영업 지점장)씨 모친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02)3010-2294 ●강춘성(전 강경산업 부사장)씨 별세 윤모(강경산업 대표)씨 부친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2)3010-2238 ●김명식(JB인터프라이즈 이사)씨 모친상 김상식(부산일보 서울지사 논설위원)씨 빙모상 19일 일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31)902-3899 ●양춘근(성북구청)성근(자영업)동근(우리투자증권 부장)씨 부친상 허준식(자영업)씨 빙부상 17일 을지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2)972-8099 ●이성수(국세청 상담실)창수(에버화학 이사)씨 모친상 성재연(메트로신문 편집국)씨 시모상 18일 건국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11시 (02)2030-7907 ●박창남(노벨 특허사무소 소장)씨 모친상 정훈(전교조 서울지부 사무처장)씨 조모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3010-2237 ●오상일(현대엔지니어링 차장)씨 모친상 고현진(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씨 빙모상 19일 서울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2)2072-2014 ●권인혁(전 주택은행 상무)중혁(전 대동리스 대표)윤혁(신우산업 〃)우혁(자영업)성혁(미래산업 대표)씨 모친상 19일 대구 모레아장례식장, 발인 21일 오전 8시 (053)813-5961 ●이규은(전 경향신문 상무)씨 별세 19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2001-1096 ●최대치(사업)병목(〃)병천(경안농원 대표)송치(대성컨설팅 〃)병무(사업)병대(한양대 지방자치대학원장)씨 모친상 김일기(사업)씨 빙모상 19일 경북 경산 신동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53)812-3912 ●황보백(대구 황보외과 원장)중(창원지검 형사1부장)숙(유니콤 대표)씨 조모상 19일 경북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53)420-6141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한전선그룹-故설원량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한전선그룹-故설원량 회장家

    대한전선과 대한방직, 대한제당은 모두 한뿌리 기업들이다. 인송 설경동(작고) 회장이 설립했던 회사들로 장남인 설원식(83) 전 회장이 1960년 대한방직과 대한산업의 경영권을 승계해 가장 먼저 계열분리했다.3남인 설원량(작고) 회장은 1972년 인송의 실질적인 ‘경영 후계자’로서 당시 대한그룹의 주력사인 대한전선과 대한제당을 물려받았다. 고 설원량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한때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기도 했지만 오일쇼크의 충격과 가전사업 매각 등으로 사세가 크게 줄었다. 또 동생인 설원봉(57) 회장이 88년 대한제당을 갖고 분가하면서 옛 대한그룹은 사실상 대한전선만 남게 됐다. 지금은 고 설원량 회장의 부인인 양귀애(58) 고문이 오너가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임종욱(57) 사장이 실질적인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고 설 회장의 장남인 윤석(24)씨는 대한전선 경영전략팀 과장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처럼 1950년대 재계 서열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던 대한전선그룹은 오늘날보다 과거가 더 화려한 기업이다. 혼맥도도 이와 비슷하다. 창업주인 설경동 회장가(家)는 지금은 흔적만 남은 옛 재벌가(家)와 적지 않은 인연으로 엮여 있다.4남2녀를 뒀던 인송은 1970∼80년대 욱일승천했던 국제그룹 창업주 양태진 회장가(家)와 대농그룹 박용학 회장가(家)와 사돈지간이다. 관계에서는 김용식 전 외무부장관과 임송본 전 대한석탄공사 총재가 사돈들이다. ●50년대 재벌가 인송 인송은 1901년 평안북도 철산군 인송리에서 부친 설흥업옹과 모친 조성녀 여사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어릴 적 이름은 정동(鄭童)이었지만 서당 스승께서 ‘큰 인물로 대성하라.’는 뜻에서 경동(卿東)으로 지어줬다. 인송의 어린 시절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그는 부친을 세살 때 여의고, 모친을 따라 함경북도 부령으로 이사해 무산보통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3년간 허드렛일을 하며 집안을 돌보던 인송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어렵게 오쿠라 고등상업학교에 입학했지만 끝을 보지 못하고 중도에 귀국해야 했다. 인송은 이후 부령 군청에서 잠시 일을 하다가 1921년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본인을 동업자로 끌어들여 삼광운송점과 삼광상회를 설립, 운송업과 곡물·해산물 위탁판매사업을 벌였다.1936년에는 동해수산공업주식회사를 설립해 청진 앞바다에서 정어리를 잡아 이를 가공해 많은 부를 축적했다.1940년대 초에는 어선 70척에 비행기로 고기를 탐지할 정도의 함경도 거부로 성장했다. 그러나 광복과 함께 북측에 공산군이 진주하면서 월남한 인송은 무역회사인 대한산업과 부동산 회사인 원동흥업을 세워 남쪽에서도 곧 거부 대열에 올라섰다.6·25전까지 그가 수원에 세운 성냥공장은 남한시장을 석권하기도 했다. 인송은 53년 재벌의 터전이 된 대한방직을 인수해 근대적인 경영을 시작했다.55년엔 대한전선 인수,56년에는 대동제당(현 대한제당)을 세워 당시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벌가로 올라섰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할까. 인송은 54년 자유당 재정부장을 맡으며 정계에 잠깐 발을 담갔다. 그러나 이로 인해 그는 60년대 초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인송은 4·19 의거와 5·16 쿠데타로 정권이 바뀌면서 당시 내로라하는 그룹 창업주들과 함께 부정축재자로 몰려 험난한 시기를 보냈다. 특히 인송은 강제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을 뿐 아니라 부동산도 몰수당했다. 부친의 이같은 시련을 지켜봤던 설씨가(家) 4형제는 훗날 정치와 담을 쌓은 것은 물론 부동산 투자도 꺼렸다. 인송은 검소한 생활로 유명했다. 그는 종이 한 장이라도 소홀히 버리지 않았다. 편지가 오면 칼로 봉투의 한 귀퉁이를 잘 도려내고, 그 뒷면을 이용해 한번 더 사용했을 정도였다. 인송이 송인상 효성 고문(당시 부흥부장관)에게 보낸 편지 에피소드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평소하던 대로 송 장관에게 소식지 ‘무역통신’ 뒷면을 이용해 서신을 보냈다. 이를 받은 송 장관은 대기업 사장의 검소함에 탄복해 서신을 양복 안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수년간이나 회의석상이나 강연회에서 이를 소개했다고 한다. ●옛 영화가 가득한 혼맥 인송은 두번 결혼했다. 그는 첫번째 부인 이태하(작고)씨 사이에 원식과 원철(68)씨 등 2남을 뒀다. 두번째 부인 유인순(작고)씨 사이엔 원량과 명옥(59), 원봉, 영자(53)씨 등 2남2녀를 뒀다.4남2녀 가운데 여자 형제는 중매로, 남자 형제는 연애 결혼했지만 당시 재벌가의 통혼이 그러하듯 인송은 관·재계의 명문가를 사돈으로 맞았다. 장남인 설원식 전 대한방직 회장은 일제시대 식산은행(현 산업은행) 총재와 대한석탄공사 5대 총재를 지낸 임송본씨의 딸 희숙(75)씨와 연애결혼했다. 당시 원식씨는 희숙씨와 결혼하기 위해 미국에서 유학할 대학을 바꿀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설 전 회장 부부는 설범(47) 대한방직 회장과 설경화(46)씨 등 1남1녀를 뒀다. 차남 설원철 전 대한방직 고문은 김용식 전 외무부 장관의 딸 보경(66)씨를 미국 유학중에 만나 인연을 맺었다. 보경씨는 코리아헤럴드 출신의 언론인이다. 설한(39), 설훈(35), 설혜선(34) 등 2남1녀를 뒀다. 3남 설원량 회장은 1969년 동생인 명옥씨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양귀애 고문과 결혼했다. 명옥씨와 양 고문은 친구 사이다. 양 고문은 국제그룹 양태진 창업주의 막내딸이며,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누이 동생이다. 윤석(24), 윤성(21)씨 등 2남을 두고 있다. 4남 설원봉 회장은 박용학 전 대농 명예회장의 장녀인 선영(56)씨와 혼례를 치렀다. 선영씨는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를 다녔던 설 회장과 선영씨는 학창시절부터 오랜기간 만남을 가졌다. 윤호(30)와 혜정(25)씨 등 1남1녀를 뒀다. 장녀 명옥씨는 정수창 전 두산그룹 회장 가문의 소개로 71년 김우기(63) 서울대 의대 교수와 결혼했다. 동철(33)과 승철(31)씨 등 2남을 뒀으며 장남은 의사, 차남은 대한제당에서 근무하고 있다. 차녀 영자씨는 고 설원량 회장의 친구인 정근모 명지대 총장의 중매로 차동완(58)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진영(28)씨와 종현(25)씨 1남1녀를 두고 있다. 3세들도 속속 가정을 꾸리고 있다. 설원식 전 대한방직 회장의 장남인 설범 회장은 한연나씨와 결혼했으며, 장녀 경화씨도 차정하씨와 혼인을 치렀다. 양 고문의 장남 윤석씨는 지난해 6월 연세대 경영학과 동기생인 심현진(24)씨와 연애 결혼했다. 현진씨의 부친은 심광일(52)씨로 중견 건설업체인 석미건설을 경영하고 있다. 양 고문은 “오랫동안 연애를 한 데다 아들의 판단을 믿었다.”면서 “설 회장도 생전에 둘의 결혼을 허락한 만큼 일찍 결혼을 시켰다.”고 말했다. 설영자-차동완 교수 부부의 장녀 진영씨는 조현식(35) 한국타이어 부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조 부사장은 조홍제 효성 창업주의 손자로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이다. 진영씨는 대한전선 3세 가운데 유일하게 재벌가(家)와 통혼했다. ●일찍 시작한 분가 설경동 가문의 기업 분가는 여느 재벌가(家)와 달리 일찍 시작됐다. 창업주 사후에 2세들의 분가가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인송은 생전에 대한방직과 대한산업 등을 계열분리시켰다.1960년 정치권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데다 가정불화마저 겹치면서 인송은 어쩔 수 없이 대한산업과 대한방직 등을 장남 원식에게 맡겨 2세 경영을 펼치도록 했다. 인송은 이후 대한전선과 대한제당을 중심으로 경영을 해오다가 72년 건강이 악화되면서 3남인 당시 설원량 전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토록 했다.74년 인송이 결국 타계하자 설 회장이 대한전선그룹을 이끌게 됐다. 대한전선은 88년에 또 한차례의 변화를 겪었다. 창업주 인송의 유지를 받들어 설원량 회장이 계열사인 대한제당을 분가시킨 것이다. 설 회장은 동생인 설원봉 회장이 대한제당에 입사한 이래 경영수업을 충실히 받아왔다고 보고, 대한제당 관련 주식을 설원봉 회장에게 모두 양도해 대한전선에서 완전 분리시켰다. 대한제당은 현재 식품소재사업과 레저, 외식업 등에 진출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인송의 후계자 설원량 회장 고 설원량 회장 유족들은 지난해 9월 1355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의 상속세를 신고했다. 매출 2조원이 안되는 중견기업이 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를 자진 신고하자 고 설 회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상속이나 증여세를 덜 내기 위해 갖은 편법을 동원하는 다른 재벌가(家)와 비교하면 시사하는 바가 대단했다. 그는 평소 “기업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손님이 되어야지, 불청객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 한토막. 대한전선 본사와 각 공장 구내식당에서 제공되는 한 끼 밥값은 80원이다. 공짜로 주는 것이 낫겠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설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같이 정해졌다. 설 회장이 내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 음식이 혹시라도 부실해지면 회사에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고 해서 내린 조치였다. 설 회장 본인도 줄곧 구내식당을 이용했는데, 이 역시 회장이 자주 이용하면 음식에 좀 더 신경을 쓰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였다.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낸 것과 달리 설 회장은 부친인 설경동 회장 못지않은 ‘구두쇠’였다. 그는 양복을 한 벌 사면 소맷단이 해질 정도로 입었다. 식당에서 사용한 휴지는 잘 접어두었다가 화장실에서 다시 사용했다. 쉽게 쓰는 휴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가 베어지는가를 생각하면 아무리 사소한 휴지라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같은 성품 때문일까. 그는 4형제 가운데 부친으로부터 가장 많은 총애를 받았다. 설 회장이 미국 텍사스주립대로 유학갔을 때, 인송의 커다란 기쁨 가운데 하나가 아들의 편지를 받아보는 것이었다. 특히 인송의 건강이 점점 나빠지면서 설 회장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설 회장은 67년 대한전선 총무부장으로 입사했다. 인송은 설 회장을 후계자로 내정하고 호된 경영자수업을 받도록 했다. 설 회장은 68년에 상무,70년엔 전무 등 주요 사업부 수장을 거치면서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다. 72년 사실상 경영 대권을 이어받은 설 회장은 견실한 전선사업과 가전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70년대 중반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벌로 대한전선을 키웠다. 후계자로서 연착륙했다는 주변의 평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대한전선과 금성사(현 LG전자)가 선점한 가전시장에 삼성전자가 후발업체로 뛰어들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70년대 후반부터 덩치에 밀린 대한전선은 자금난으로 갈수록 어려워졌다. 설 회장은 “사업을 하면서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은 적이 없다.”고 토로할 정도로 힘든 순간이었다고 했다. 그는 부친의 유업을 일순간에 포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젊은 기업가로서 그간의 도전이 실패로 끝나고 만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고 했다. 대한전선 가전사업에 관심이 컸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당시 “가전사업이 어려우면 언제라도 대우에 협력제의를 해달라.”는 의중을 넌지시 전해왔다. 한동안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며, 혼자서 시간을 보내던 설 회장은 83년 3월 그룹 임직원들에게 가전부문 매각을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2억달러 규모로 당시엔 그야말로 빅딜이었다. 가전사업과 생산직원 모두 대우로 넘어갔다. 대우그룹으로 바꿔타는 직원이 무려 6000여명. 대한전선에 남는 인원은 3000명 남짓이었다.24개 계열사 중 10개사가 대우에 속하게 됐으며, 남은 계열사는 통폐합 절차를 거쳐 7개사로 줄었다. ●‘풍운아’ 설원식 대한방직 회장 설원식 전 대한방직 명예회장의 이력은 좀 독특하다.50년대 국내 대표적인 재벌가(家)의 장남이었지만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뒤,55년부터 5년간 중앙대 문과대에서 강사(서양학)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다가 그는 1960년 대한방직과 대한전선 사장직에 갑자기 취임했다. 이후 3년간이나 부친인 인송과 재산 다툼을 벌였지만 그는 결국 법적으로 대한방직과 대한산업을 옛 대한그룹에서 떼어내는데 성공했다. 설 전 회장은 70년대 대한종합개발을 설립해 건설업에 진출했으며, 아세아종합금융을 세워 금융업에 손을 대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업 진출은 그에게 큰 시련을 안겨주었다. 그는 아세아종금 주가가 폭락하면서 퇴출위기에 몰리자 주식시세를 조종해 유죄판결을 받았다. 아세아종금은 이후 진승현씨에게 인수돼 한스종금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훗날 ‘진승현 게이트’로 불거졌다. 설 전 명예회장은 98년 장남인 설범 회장에게 대한방직 경영권을 물려주며 현장에서 물러났다. 차남인 설원철 전 대한방직 고문의 이력도 형에 못지않다. 그는 일본 게이오대 법대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지만, 그는 부친의 기업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신의 뜻을 펼쳤다. 그는 대한무역진흥공사에 입사해 조사부 부장과 샌프란시스코 무역관 관장을 거쳤다.91년엔 형인 설원식 전 회장에 이어 대한방직과 대한산업 사장에 올랐다.2년 후에 고문직으로 물러났다. ●‘3무 경영’ 설원봉 회장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은 연세대 법대와 미국 브루클린 공대대학원을 거쳐 1976년 대한전선 종합조정실 이사로 경영에 첫 발을 내디뎠다.83년 대한제당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88년엔 형으로부터 대한제당을 물려받았다. 그는 형과 달리 부드럽다는 평이다. 그러나 나서기를 꺼려하는 것은 다른 형들과 똑같다. 재계에서 친한 인사로는 경기고 동기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꼽을 수 있다. 설 회장은 현장과 인재 관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외환위기 극복에서 잘 드러났다. 당시 국제 원자재값 급등으로 위기에 몰렸을 때 설 회장은 직원들의 신뢰속에 감원과 임금 삭감, 노사분규 없이 힘든 시기를 헤쳐왔다.‘무감원, 무감봉, 무분규’라는 대한제당 특유의 ‘3무(無) 경영’은 이렇게 나오게 됐다. 대한제당은 현재 의약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그룹 나침반 임종욱 사장 대한전선의 대표 최고경영자(CEO)인 임종욱(57) 사장은 서울생으로 선린상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95년 회장 비서실장에 임명된 이후 9년간 설원량 회장의 경영 방침과 철학을 받들어 회사경영 전반에 대해 실무관리를 해오고 있다.97년 외환위기 때에는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3배 이상 끌어올렸다. 무주리조트와 쌍방울 인수, 진로채권 투자에 나서는 등 사업다각화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임 사장은 설 회장이 타계한 이후 회사 경영의 나침반으로서 차세대 ‘먹을 거리’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미망인이 본 故설원량 회장 “그는 철저한 원칙주의자예요. 자기 자신에게 너무 엄격했어요. 자제심도 대단했고요. 남편을 사회와 일에 빼앗겼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평생 일만 하다 간 분이에요. 그림이나 음악에도 대단히 조예가 깊었는데….” 양귀애 고문은 남편인 고 설원량 회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아직도 감정이 남아있는 듯 설 회장을 언급할 때는 대단히 조심스러웠다. 설 회장은 지난해 3월 뇌출혈로 쓰러져 갑작스럽게 타계했다. “아직도 설 회장 사진을 안봐요.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남편 사진들을 다 치웠어요. 감정이 많이 정리가 됐다고 해도 가끔은 가슴이 휑해요. 유품을 정리하는데 옷가지들이 너무 낡았더라고요. 대기업 회장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와이셔츠 소매는 다 헐었고, 구두는 신기 민망한 수준이었어요.” 그는 일만 했던 남편이 썩 재밌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둘만의 데이트는 자주 했다고 했다.“설 회장은 사업이 꼬이거나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면 어김없이 저를 불러요. 옆에 있어달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한동안 생각만 해요. 그 때는 옆에서 말 거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그래서 저를 불렀던 것 같아요. 덕분에 둘이서 남산을 자주 산책했고, 가끔은 골프도 둘이서만 치고 다녔답니다.” 그는 불임으로 꽤 고생했다. 장남인 설윤석 과장을 결혼 12년차에 가질 정도였다.“시댁식구들 눈치 많이 봤죠. 재벌가(家)로 시집와서 12년간 애기가 없었으니 얼마나 말들이 많았겠어요. 그때마다 남편이 바람막이가 돼 줬습니다. 참 고마웠죠.” 양 고문은 시아버지인 인송 설경동 회장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아버님이 저를 특히 예쁘게 보셨어요. 항상 자신 옆에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외출을 하면 꼭 저를 데리고 다니며, 같이 사진도 찍고 그랬어요. 한복입은 모습이 예쁘다고 해서 신혼 초에는 한복만 입은 적도 있었습니다.” 설 회장은 자식을 엄하게 대했다고 한다.“남편은 아들들에게 절대 용돈을 풍족하게 주지 않았습니다. 수입도 없는 애들이 돈 쓰는 버릇부터 들이면 안된다는 것이었죠. 비행기를 탈 때도 애들은 항상 이코노미석이었습니다.” 양 고문은 지금까지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 교육에 자신의 전부를 쏟았지만 앞으로는 나를 위해 살고 싶다고 했다. 특히 시아버지와 남편이 일군 대한전선을 제대로 키워보겠다고 했다. 한편 그는 큰 오빠인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근황과 관련,“건강하시고 친구들을 만나 소일하신다.”면서 “(국제그룹 해체로) 당시엔 심리적인 타격이 컸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잊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golders@seoul.co.kr ■ 막오른 3세 경영 인송 설경동(작고) 회장이 창업한 대한전선과 대한제당, 대한방직 등은 모두 3세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3세가 최고경영자(CEO)로 전면에 나서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제 실무부서에 배치돼 첫 걸음마를 시작한 곳도 있다. 가장 빨리 ‘세대교체’가 이뤄진 곳은 대한방직. 설경동가(家)의 장손인 설범(47) 회장이 1998년 대한방직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함으로써 설씨가(家)의 3세 경영을 알렸다. 그는 85년 대한방직 이사로 출발해 91년 상무,95년 부사장,96년 대표이사 사장 등을 맡으며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설 회장은 2001년 한스종금 불법대출 사건에 연루되면서 ‘그만두라.’는 소액주주들과 주총에서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등 한차례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주변에선 설 회장을 소탈하고 온화하다고 평한다. 집안 가풍대로 보수적이며, 사업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업계에서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배재고와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더 뷰크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지난해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학업과 경영수업을 동시에 했던 장남 설윤석(24)씨는 올 들어 경영전략팀 과장으로서 본격적인 후계자 수업을 쌓고 있다. 그는 대한전선의 최대주주인 삼양금속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선 설 과장의 나이가 아직 어린 데다 모친인 양귀애 고문이 후견인으로 나서는 만큼 급하게 경영 대권을 잇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종욱 대한전선 사장이 전문경영인로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어 후계자 교육에 더욱 치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고문은 “설 과장의 진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승진이나 유학 등은 상황에 따라 이뤄질 것이에요.”라고 했다. 동생인 윤성(21)씨는 중학교 3년때 미국으로 유학가 현재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을 다니고 있다.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의 장남인 윤호(30)씨는 경영 대권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는 2000년 6월에 입사해 현재 제당식품사업부를 책임지는 전무로 일하고 있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매우 꺼린다. 설 전무는 경기고와 미국 클레어먼트 대학원에서 인문학을 전공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예상보다 하락” 중하위권 울상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된 16일 상위권과 중위권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수리·외국어영역 등에 어려운 문제들이 일부 출제되면서, 상위권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반면 중위권은 격차가 크게 벌어진 탓이다. 탐구영역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는 여전히 지적됐지만, 소위 ‘로또 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와 같은 혼란은 없었다.●중위권 ‘울상’ 상위권 ‘담담’ 중위권 학생들은 대체로 실망스러운 표정이었다. 외국어영역 등이 예상보다 훨씬 낮은 점수가 나왔다며 “문제가 쉬워 오히려 뒤통수를 맞았다.”고 울상을 짓기도 했다. 풍문여고 채유라(18)양은 “수리가 특히 점수가 낮았고, 다른 영역들도 예상보다 등급들이 떨어졌다. 서울 중위권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려울 것 같아 재수를 생각하고 있다.”고 한숨을 지었다. 구정고 최혜정(18)양도 “언어와 외국어 등급이 예상보다 1∼2등급 떨어졌다. 한 문제로 등급이 왔다갔다 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풍문여고 장미림(18)양은 “중상위권은 막판 스퍼트로 수능점수를 올리는 학생들이 많은데, 문제가 어려워져 버리니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막상 점수가 나오니 더 감을 못 잡겠다.”고 막막해했다. 반면 상위권 학생들은 “예상했던 점수 그대로”라는 반응이었다. 대일외고 이유미(18)양은 “예상했던 만큼, 실력껏 점수가 나와 불만은 없다. 탐구영역도 난이도가 높은 과목과 낮은 과목을 함께 선택해 손해도, 이익도 보지 않았다.”고 담담해했다.경복고 오택(18)군은 “언어가 3등급이 나와 좀 충격인 것 빼고는 괜찮게 나왔다.”면서 “수리·외국어에서 작년보다 어려워서 중위권이 손해를 많이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언어 1문제 틀리면 2등급” 원성 난이도에 대해서는 특히 언어영역에 대한 원성이 자자했다. 교사들도 “언어영역 변별력은 없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고 박모(18)양은 “100점 만점에 97점인데 2등급이라면 말 다한 것 아닌가.”라면서 “점수는 20점씩 올랐는데도 등급은 오히려 떨어진 친구들이 태반”이라고 당황해했다. 풍문여고 김예지(18)양도 “언어는 1개를 틀렸을 뿐인데 2등급”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어려웠던 수리 ‘가’형은 상위권과 중위권의 반응이 엇갈렸다. 풍문여고 김소영(18)양은 “수리 ‘가’형이 생각보다 표준점수가 높아 다행”이라고 한 반면, 경복고 이지훈(18)군은 “수리 ‘가’형은 입시기관 분석보다도 등급이 안 나와 여전히 손해를 본 느낌”이라면서 “최상위권 빼고는 못 풀 문제가 꽤 있어 중위권은 점수를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탐구·수리영역이 당락 가를 것” 입시 전문가들은 탐구·수리영역이 당락을 가를 것이며, 상위권 합격선은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복고 이강수 3학년 부장은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가 벌어진 것은 결국 변별력이 높아졌다는 뜻”이라면서 “변별력이 떨어지는 언어는 일단 제외하고 생각한다면, 결국 이과는 수리와 과탐, 문과는 사탐이 당락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사회탐구에서는 한국지리·법과사회·사회문화, 과학탐구에서는 화학·생물을 선택한 수험생이 유리하며, 한국근현대사·세계사·물리·지구과학 응시자는 다소 불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외국어영역의 고득점 여부가 당락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수리 가·나형의 점수차가 줄어 교차지원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효용 이효연 나길회기자 utility@seoul.co.kr
  • 이렇게 재밌는 서커스 봤어?

    1984년 서커스의 불모지 캐나다 퀘벡주에 ‘시르크 뒤 솔레이’라는 공연단이 생겼다.‘태양의 서커스’라는 뜻이다. 서커스하면 피에로가 나와 재롱을 떨고, 동물도 등장하고, 접시를 돌린다든가 공중 그네를 탄다든가 하는 기예가 우선 떠오른다. 그런데 이들의 공연은 차원이 달랐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무용, 곡예, 연극, 마임 등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 예술을 선보인 것. 서커스에 연극과 뮤지컬 요소를 결합했다고 보면 된다. ‘시르크 뒤 솔레이’는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서커스에 이처럼 새 바람을 불어 넣으며 ‘퀴담’,‘바레카이’,‘O’ 등으로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20년 동안 ‘태양의 서커스’를 찾은 세계 관객들은 약 5000만 명에 이른다는 집계도 있다. 또 연간 매출 규모도 5억4000만 달러 수준이라니 정말 놀라운 성공이 아닐 수 없다. 케이블·위성 논픽션 채널 큐채널이 16일 오후 10시부터 2시간 동안 ‘태양의 서커스-바레카이’를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을 마련했다. 컬럼비아트라이스타가 2003년에 촬영, 제작했다. 이 쇼는 화산 꼭대기에 있는 마법의 숲 ‘바레카이’가 배경이다. 로만집시어인 ‘바레카이’는 영어로 ‘wherever’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늘에서 날개가 부러진 청년이 추락하고, 애벌레 모습을 한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고는 우여곡절 끝에 애벌레 허물을 벗은 처녀가 청년과 함께 하늘로 날아가는 피날레에 이르기까지, 코미디언들은 사이사이에 폭소를 자아내는 촌극을 연출하고 숲의 생물로 나오는 곡예사들은 각종 재주를 펼치게 된다. 환상적인 이야기와, 아름다운 의상, 그리고 몽환적인 음악 등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쉴새 없이 즐겁게 만든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내용이라 다분히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실용경제|●나폴레온 힐 부의 법칙(나폴레온 힐 지음, 수전 텔링게이터 개정, 이강락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자기 계발서의 원조 격으로, 부를 창출하는 성공원리를 집대성했다.1만 5000원.●지식의 힘(박종현·이보연 지음, 삼진기획 펴냄)한국 대표 CEO 27명에게 듣는 성공 스토리.1만 2800원.●따뜻한 성공(로타르 J. 자이베르트외 지음, 전재민 옮김, 북폴리오 펴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10인의 일과 삶에서의 성공 비결 소개.1만 2000원.●고마워요, 인생이여(셰리 카터스콧외 지음, 채세진 옮김, 명진 펴냄)인생의 진정한 승자인 이름 없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9500원.●월드클래스 공부법(박승아 지음, 김영사 펴냄)국제수능에서 만점받은 예일대 여학생의 공부법.9900원.|유아·아동|●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의 신나는 기차여행(베아테 드뢸링 엮음, 마티아스 베버 그림, 유혜자 옮김, 노마드북스 펴냄) 미하엘 엔데의 대표작 ‘짐 크노프 이야기’가 그림동화로 다시 태어났다. 환상적인 공간 햇빛섬으로 배달된 소포에서 나온 꼬마 짐 크노프의 신나는 모험.5세 이상.9000원.●동물들의 덧셈 놀이(콜린 호킨스 글·그림, 노은정 옮김, 비룡소 펴냄) 화살표 방향으로 책장을 뽑으면 동물들이 톡톡 튀어나오는 재미있는 플랩 북. 곰, 생쥐 등이 등장하는 입체그림책이 유아에게 덧셈의 원리에 눈뜨게 이끈다.‘괴물들의 뺄셈 놀이’가 함께 나왔다.3세 이상. 각권 1만 2000원.|초등·청소년|●어린이를 위한 우리나라 지도책(이형권 글, 김정한 그림, 아이세움 펴냄)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화가가 그린 그림지도책. 산, 강 등의 지형과 지물을 그림으로 표현해 ‘지도는 재미없는 것’이란 편견을 깬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대목은 꼬마 주인공과 삼촌의 대화장면을 끼워넣어 이해를 도와준다. 초등저학년.1만 1000원.●그림으로 읽는 우리 고전 삼국유사(전2권)(전일봉 글·그림, 휴머니스트 펴냄)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고전 ‘삼국유사’를 수묵채색화로 되살린 교양만화. 원전에 최대한 충실하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학습용으로 권해주어도 손색 없는 교양서. 초등생. 각권 1만 2000원.
  • 앙겔라 메르켈/게르트 랑구트 씀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여인’ 구동독의 촌부에서 독일 총리에 오른 앙겔라 메르켈의 주변 인물들이 하는 말이다. 독일 정계에서 그녀만큼 ‘아무것도 아닌 존재’에서 이렇게 높은 자리에 오른 이는 없었다. 또 그녀만큼 최초·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이도 없었다. 통일독일의 첫 동독출신 총리, 독일 역사상 첫 여성총리라는 기록 이전에 이미 그녀는 최연소 장관, 최초의 기민당 여성 사무총장 및 당수란 기록을 세웠다. 그럼에도 앙겔라 메르켈은 여전히 스핑크스만큼이나 불가사의한 존재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독일 본 대학 정치학 교수인 게르트 랑구트가 쓴 ‘앙겔라 메르켈’(이수연 등 옮김, 이레 펴냄)은 정치적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룬 동인과 함께,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메르켈의 단면들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1954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메르켈은 생후 1개월만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 템플린으로 이주해 그곳에서 성장했다. 열 세살부터 일찌감치 부모로부터 독립해 생활하기 시작한 그녀는 자신감 있고 차분하며,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학창 시절 서독 내각 구성원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동베를린 물리화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1989년 동독 민주화운동 단체인 ‘민주변혁’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에 입문한다.1990년 동독 정부 부대변인에 취임하고, 독일 통일후 실시된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1991년 여성·청소년부 장관이 된다. 이후 기민당 부당수, 환경부 장관, 기민당 사무총장, 당수, 총리에 이르기까지 그의 앞엔 항상 ‘최초’,‘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책은 그녀의 출생부터 현재까지 성장의 흐름을 짚으면서 그 흐름 아래 잠복해 있는 그녀의 다양한 내면을 하나씩 파헤쳐나간다. 저자가 보기에 메르켈은 어느 누구보다 권력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그녀는 탁월한 업적으로 자아를 구현하기 위해 끈질기게 모든 것을 거는 사람이고, 이룬 성과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 자아를 확인한다. 장관 초기시절, 헬무트 콜이 각료회의에서 퍼부었던 말에 상처를 받아 쉽게 눈물을 흘렸던 그녀이지만,‘권력’이란 마약의 효과를 맛본 그녀는 철저한 ‘정치 중독자’가 됐다. 메르켈은 또 과학자 출신인데다, 동·서독을 모두 경험한 이력 때문에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운 만능선수로 통한다. 미래에 대한 장기적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당면한 사회의 효율적인 ‘기능’을 항상 강조한다. 저자는 그녀의 삶이 아버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지적한다. 아버지의 다가가기 어려운 성격, 엄함, 절대성의 요구, 이중적 삶 등은 아버지의 사랑을 구하던 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메르켈의 현재의 삶은 구동독 체제와 깊이 얽혀 있는 그녀의 아버지로부터의 정치적 해방이라는 것. 그럼에도 그녀는 여전히 아버지에게 자신을 증명해보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개인적 사고와 국가에 대한 존중이 철저히 구분되어야 했던 동독시민으로서의 경험은 메르켈이 타인과 정서적 끈을 만들어내는 것을 어렵게 한다. 그녀는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사실은 알려주는 것이 없다. 학술아카데미 시절의 동료로부터 전 연방장관들까지 그녀와 많은 시간을 함께했음에도 ‘인간 메르켈’에 대해선 잘 모른다. 따라서 저자는 그녀가 폭풍 속에서도 그녀를 받쳐줄 사람들을 갖지 못하고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같은 개인주의 성향으로 말미암아 메르켈은 당내에서도 소수파에 속할 때가 많으며, 마치 고향을 잃은 사람처럼 보일 때도 있다. 저자는 책을 쓰기 위해 메르켈 본인에서부터, 고교동창생, 선생님, 고향의 급우들, 대학교수, 동료 정치인 등 그녀 주변 인물 140여명을 인터뷰했다. 그들이 보기에 그녀의 성공 요인은 1등에 대한 남다른 욕망, 실용주의 노선, 뛰어난 상황판단력이다. 어쩌면 저자의 말마따나 ‘앙겔라 메르켈의 인생이 동서 양 독일이 함께 성장하는 과정의 살아 있는 증거’이기 때문에 독일 사람들이 그녀를 택했는지도 모른다.1만 1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대입 정시모집 지원 전략] 전문가에 듣는 논술·구술·면접

    [대입 정시모집 지원 전략] 전문가에 듣는 논술·구술·면접

    올해 정시모집에서도 대학별고사인 논술과 구술·면접시험은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슷한 성적대의 수험생들끼리 경쟁하는 현실에서 논술과 구술·면접 성적의 변별력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논술과 구술·면접 전형까지 남은 기간은 20여일. 입시 전문기관 전문가들에게 남은 기간 논술과 구술·면접 대비요령을 들었다. ■ 지원대학 출제경향 파악 필수 ●논술 대비 이렇게 논술고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의 출제 경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정시모집에서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고전을 자료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해 보고, 그 속에 산재해 있는 여러 문제들을 파악하여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제시하도록 하는 형태의 문제들을 출제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이를 통해 자료에 대한 이해 능력과 분석 능력, 사고력, 창의력, 표현 능력 등을 평가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고전에 대한 독해 능력과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 논리적인 표현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대학별로 건학 이념이나 학풍에 따라 선호하는 주제나 제재가 있고, 독특한 형식의 문제를 출제하기도 한다. 대학의 채점 기준에 대해 정확히 알아두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논술 점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문제의 요구에 부합하는 내용을 전개하였는가의 여부에 있다. 반드시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해야 하며 문제에서 요구한 주제에 맞는 글을 써야만 한다. 최근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들에서 비판적 사고 능력과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내용 전개에 특히 많은 배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은 논제에 대한 단편적인 암기 위주의 서술보다는 자료의 내용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얼마나 논리적이고 충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독창성, 창의성이 결코 남들이 생각해 내지 못하는 기발하고 엉뚱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논술고사에서 독창성, 창의성은 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구체적이고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참신하게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구태의연한 형식적 문장이나 진부한 사례를 제시하기보다 좀더 많이 생각하고 내용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논술고사가 지식적인 측면보다는 깊이 있는 사고력과 비판력,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 설득력 있는 의견 개진 능력 등을 평가하는 시험임을 고려한다면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실제로 많이 써 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 된다. 논술고사에서 자료로 활용되는 글들은 대부분 동서고금의 고전이다. 이러한 글들을 짧은 시간 내에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많은 독서량이 전제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또한 이러한 내용을 현대 사회의 문제점들과 연관지어 논의를 전개하기 위해서는 시사적인 현안에 대한 배경 지식이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는데 이 또한 많은 독서량을 전제로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논술고사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배경 지식을 넓히는 데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것은 좋지 않다. 지금 시점에서는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서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쟁점들을 정리하는 정도로 준비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많이 생각하는 것도 좋은 논술문을 작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논술문은 결국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글이므로, 자신의 생각이 뚜렷하지 않다면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글을 쓰기는 어렵다. 현재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꼼꼼하게 살펴보고 잘못된 점은 무엇인지 비판해 보고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지도 모색해 본다. 찬반 토론이 벌어질 수 있는 화제에 대해서는 양쪽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고, 어떤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무엇이고 그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정리해 둔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답안은 결국 많은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많은 생각이 없다면 구체적인 글을 전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는 곧 창의력과 독창성의 부재로 평가받게 된다. 실제로 글을 써 보는 것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다. 머릿속에 쓸 말은 준비가 되어 있는데 실제로 쓰려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수험생들이 많이 있다. 이는 실제로 쓰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어렵고 잘 안 되더라도 몇 번 연습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제시문을 분석하고 의도에 맞는 글을 쓰는 것, 문단을 구성하는 것, 주장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는 것, 개요를 작성하는 것, 일관성 있는 글을 전개하는 것, 어법에 맞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구사하는 것, 원고지 사용법에 맞게 답안을 작성하는 것, 주어진 시간 내에서 논술문을 완성하는 것, 분량을 조절하는 것 등 실제로 써 보지 않으면 알 수 없고 고칠 수도 없는 것들이다. 실제로 글을 써 보고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를 평가받는다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글을 쓰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많이 쓰고 많이 평가받는 방법이 쓰기 능력 신장에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장필규 대성학원 논술팀장 ■ 매일 10분씩 말하기 연습하라 ●출제 경향 면접·구술고사는 최근 들어 학문적인 기초 소양, 시사 관련 지식을 묻는 단계에 그치지 않고 심화적인 교과 지식이나 실생활과 연결시키는 응용 문제를 출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자연계는 특히 그렇다. 대체로 서울대, 연세대, 전남대, 건국대, 중앙대 등 중상위권 이상의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대학에서 실시하는 면접·구술고사는 심층면접이라는 명칭이 더 어울릴 만큼 깊이 있는 심화학습을 요구한다. 특히 올해는 논술고사의 기준이 강화돼 면접·구술고사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얼마전 발표된 교육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으로 논술고사에 출제 자체가 금지된 영어 제시문이나, 수학·과학 풀이과정은 면접·구술고사의 평가 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심층면접뿐만 아니라 일반 면접에서도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 등을 통한 영어실력 테스트가 예상된다. 계열별로 살펴보면, 인문계열 수험생은 10∼20분 정도의 제한된 시간에 300∼500단어 정도의 영어 지문을 해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간추려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자연계열의 경우는 과학 과목도 중요하지만, 특히 수학 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 대학들은 대부분 간단한 문제 풀이부터 기본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정의와 용어에 대한 설명, 증명 문제, 응용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출제하고 있다. 여기서 수학은 결과뿐만 아니라 풀이 과정, 구술과정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기출 문제를 꼼꼼히 정리하고 핵심 개념과 공식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 함수, 행렬, 미분, 적분, 기하(이차곡선, 공간도형, 벡터) 등은 단골 출제 문제이다. 그렇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설사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출제됐더라도 면접관들은 수험생의 논리적 사고력, 이해·분석력, 종합적 문제해결 능력과 응용 능력을 평가해 부분 점수를 준다. 때문에 답을 완전히 모르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로 임하면 질문에서 힌트를 얻는 경우도 있다. 기초소양평가는 수험생들이 예상할 수 있는 시사 문제나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이 주를 이룬다.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추천서 내용을 정확하게 소화해둬야 한다. 또한 정치·경제·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하고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배웠던 기초 개념 등을 활용해 답변하는 것을 연습해두는 것이 좋다. 전공능력평가 시험에서는 인문계의 경우 영어 원문을 제시하고 소리를 내어 읽게 하여 독해력을 측정하거나,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하게 하여 실제적인 영어 구사력을 측정하기도 한다. 수학이나 과학은 시험 문제를 현장에서 제시하고 면접관이 보는 앞에서 풀게 하는 대학이 대부분인데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영어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면접·구술고사의 가장 보편화된 문제로 자리잡았다. 예년의 경우 인문계에서는 문화적 대립이나 교류 등 사회적 문제와 연결된 영어 지문이 많았다. 이화여대와 고려대에서는 평등과 관련된 지문이 출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자연계 문제로는 역시 과학 현상이나 법칙, 생명과학과 관련된 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자연계열에서는 대부분 3∼4개 정도의 수학 문제가 서술형 주관식이나 단답형으로 출제되고 있다. ●대비 전략 교과서는 물론 수능 지문, 영자신문이나 시사주간지 등 다양한 영어지문을 활용해 정확한 독해 능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이나 물리, 화학 등의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의 원리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응용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또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갖추어 시사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되고 있는 기출 문제들을 찾아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출제 경향과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시험 시간과 동일하게 시간을 제한하여 실제상황과 똑같은 조건에서 풀어보고 예시 답안을 마련해 본다. 그러나 시험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답변하기 위해서는 예시 답안을 무조건 외우기보다는 다양한 배경지식을 충분히 자기 것으로 소화시켜야 한다. 면접·구술고사는 말로 하는 시험이므로 평소 5∼10분이라도 거울을 보며 자신의 말하는 습관과 태도를 점검하고 연습하면 실전에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미리 문제를 공개하고 20분 정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대학이 늘고 있다. 15분 정도는 문제를 꼼꼼하게 읽어 핵심을 파악하고, 나머지 5분은 어떻게 답변할지 구상해야 한다. 이 때 개요를 정리해두면 일관성을 지키며 답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심준섭 종로학원 면접구술고사 위원
  • 전남 완도 수목원 내년부터 유료화

    동백·서어·머귀나무 등 난대림 자연군락지의 보고인 전남 완도 수목원이 내년 1월부터 유료화된다. 14일 전남도의회가 만든 ‘완도 수목원 관리 및 운영조례’에 따르면 내년 1월2일부터 입장료로 어른 2000원, 청소년과 군경 1500원, 어린이 1000원을 받고 단체(20인 이상)는 500원씩 할인된다. 또 주차료는 하루에 승용차 기준으로 대형 5000원, 소형 3000원, 경차 1500원이다. 또 동백숲에 자리한 숲속의 집(2동)에서 하룻밤을 자고 쉬는 데 여름에 12만원, 겨울에 7만원이다. 이번 입장료 징수는 관리시설물과 연구분야가 늘면서 유지관리비 차원에서 이뤄진다. 완도 수목원은 군외면 대문리 오봉산(해발 644m) 자락 도유림인 2049㏊ 가운데 절반인 1059㏊를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곳은 상록활엽수림인 붉가시나무가 65%가량 자연군락지로 있고 황칠나무 등 난대성 식물 709종이 자라고 있다. 수목원은 1998년까지 30㏊에 유리온실(907평)과 함께 동백나무·녹나무·철쭉 등 약용식물과 유실수 등 30개 전시포를 만들어 자연학습장으로 개방했다. 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정부 KT지분 재매입 반대”

    남중수 KT 사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부의 KT 지분 재매입 논란과 관련,“(이렇게 되면) 정부 신뢰도에 타격”이라며 반대 입장을 강하게 표시했다. 또 내년에는 차세대성장동력 사업에 민영화 이후 최대 규모인 3조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있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KT의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지분 참여 형태를 취한다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정부 신뢰도도 부정적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부의 KT 지분 재매입과 연·기금의 주식 매입을 통한 ‘간섭’ 가능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진행 중인 KT의 민영화 관련 용역은 지분 재매입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민영화 3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작업”이라면서 “평가는 국가기간통신사업자인 KT의 향후 과제 등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儒林(494)-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16)

    儒林(494)-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16)

    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16) 율곡이 길을 떠난 성주는 그의 장인이었던 노경린이 목사로 있던 곳. 노경린은 이곳에 연봉서원을 세워 유학을 크게 장려하였으며,6년 동안이나 크게 선정을 베풀어 조정으로부터 포장을 받기도 하였던 명신이었다. 그가 세운 서원은 훗날 이퇴계가 천곡서원(川谷書院)으로 명명할 만큼 크게 성장하였다. 성주는 정인지(鄭麟趾)가 기문에서 ‘성주는 고을의 생긴 것이 산천이 수려, 기이하고 인물이 번성하여 상주, 진주, 경주, 복주와 더불어 서로 상하를 다툰다.…성주는 큰 고을이어서 국가에서는 반드시 진신(搢紳) 가운데 영준한 사람을 뽑아서 목사로 보내니 이 선발에 응하는 사람은 참으로 강명(剛明) 준걸한 인재들이다.’라고 표현할 만큼 역사적으로도 유서가 깊은 곳이었다. ‘진신’이란 벼슬아치를 통틀어 지위가 높고 행동이 점잖은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 율곡의 장인 노경린이야말로 진신이었던 것이다. 성주는 원래 가야의 땅으로 ‘성산가야(聖山伽倻)’가 있었던 본향이었다. 정인지가 기문에서 표현한 대로 ‘성주에 땅이 산천이 수려하고 기이한’ 중요원인은 서남쪽 48리에 있는 가야산(伽倻山) 때문이다. 가야산은 해인사가 있는 명산으로 유명한데, 특히 우리나라가 낳은 최고의 문장가였던 최치원(崔致遠)이 말년에 어지러운 난세를 비관하여 해인사 경내에 은둔하면서 들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고 ‘내가 살아 있다면 이 지팡이도 살아 있으리라.’하고 읊으며 사라졌던 곳. 그리하여 가야산 홍류동에서 신선이 되었다는 전설로 유명한 고장이었던 것이다. 율곡의 장인 노경린이 이곳에 서원을 세운 것은 우리나라에 최초로 ‘주자서(朱子書)’를 베껴오고 공자와 주자의 진상(眞像)을 모시고 들어와 성리학을 도입한 안향(安珦:1243-1306) 때문이었다. 안향은 일찍이 충렬왕과 공주를 호송하여 원나라의 원경에 들어가 주자전서를 필사하여 돌아옴으로써 우리나라의 주자학이 들어오게 한 유학의 비조(鼻祖)였다. 원나라에서 돌아온 안향은 섬학전(贍學錢)이란 육영재단을 설치하고 국학대성전(國學大成殿)을 낙성하여 공자의 진영을 비치하는 한편 제기, 악기, 육경, 제자(諸子), 주자신서(朱子新書) 등의 경전을 구비하여 유학진흥에 큰 공덕을 남긴 태두였던 것이다. 안향은 그가 남긴 ‘회헌실기(晦軒實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내 일찍이 중국에서 주회암(朱晦菴:주자)의 저술을 얻어 보니 성인의 도를 가르치고 선불의 학을 물리친 것으로, 그 공이 족히 중니(仲尼:공자)에 비할 수 있다. 중니를 배우려면 먼저 주자를 배우는 것이 제일이다.” 공자의 학문을 배우려면 먼저 주자를 통해야만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던 안향. 주자를 경모하여 주자의 화상을 항상 벽에 걸어 놓았으며, 자신의 호도 주자의 호인 ‘회암(晦菴)’의 ‘회’를 따서 ‘회헌(晦軒)’으로 삼았던 안향. 이처럼 안향이 도입한 성리학은 한국 유학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여 쇠퇴하고 어지러웠던 고려의 불교세력과 대항하고 마침내 불교를 압도함으로써 조선시대의 건국이념으로까지 성장하였으니, 그런 의미에서 안향은 우리나라에 있어 ‘제2의 주자’였던 것이다.
  • 감성돔 대량 민물양식 첫 성공

    온대성 어종으로 연안과 먼바다를 회유하며 자라는 감성돔을 겨울철에도 안정적으로 양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은 감성돔 치어 7000여 마리를 민물 지하수에 1개월 동안 적응시켜 1.5∼2㎝가량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숭어·농어·황복 등은 민물 친수어종은 부분적으로 양식이 이뤄졌으나 감성돔에 대한 대량 민물 양식 성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성돔의 월동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민물 양식 연구에 몰두해온 여수해양수산청이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민물의 염분 농도 조절이었다. 바닷물 염분 농도는 33%인데 비해 민물은 이의 10분의1 수준에도 못미친다. 바다 어류를 민물에 곧바로 넣을 경우 삼투압 작용으로 생리 대사가 떨어지고 청간증(간이 파랗게 변하는 증상) 등이 발생하면서 죽고 만다. 해양수산청은 이 때문에 감성돔 치어를 지하수 양식수조에 옮기기 전에 2∼3주동안 염분 농도를 조절하며 순치시켰다. 그 결과 섭씨 17도 가량의 지하수에서 활발한 먹이활동을 보였고, 생장도 빨랐다. 겨울철 양식어가가 겪고 있는 감성돔의 ‘생장멈춤’ 현상을 해결한 것이다. 여수해양수산청 서명배(41)연구사는 “어가들이 지하수를 확보할 경우 겨울철에 양식장 물고기를 옮겼다가 수온이 올라가는 이듬해 봄에 다시 바다로 내 보내는 지도를 적극적으로 펼 것”이라며 “그럴 경우 겨울철에 성장이 멈추거나, 동사 위험에 노출된 감성돔을 안정적으로 양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여담여담] 줄기세포 연구 ‘사회적 합의’를/박정경 국제부 기자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극단적인 각광과 혐오가 횡행하고 있다.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고 당장 국부를 쌓아 한민족의 우수성을 세계 만방에 떨칠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가 하면, 하층 여성이 양계장 닭이 되어 생명 따윈 언제든 조작해 쓸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란 우려까지 현대과학을 보는 관점이 탈이념 시대의 이념이 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최대 쟁점은 단연 줄기세포 연구였다. 유권자들은 전통적 이슈인 전쟁이나 세금 문제는 ‘복잡하게’ 느끼고 ‘선악’이 불분명해 물타기가 돼 있는 반면, 동성애나 낙태 등 윤리 문제는 점점 더 양대 정당의 지지자를 너와 나로 가르고 있다. 당시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는 척수마비 ‘슈퍼맨’의 죽음을 계기로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조지W 부시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의 똘똘 뭉침으로 나타났다. 줄기세포 연구가 낙태를 수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화당이 언제까지 자신할지는 의문이다. 알츠하이머로 사망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미망인 낸시 여사 등 공화당 내에서도 이견이 많다. 실용주의가 강한 한국에선 보수주의자가 줄기세포 연구를 더 지지한다. 부시를 ‘전쟁광’으로 경멸하는 진보 진영도 줄기세포 연구에서만큼은 닮은 점이 있다. 각각 종교와 생태주의의 이름으로. 때론 ‘생명’조차 상대적인 개념인가 보다. 가치관의 혼돈을 보면서 문득 깨닫는 것은 어떤 내용이든 ‘사회적 합의’에 대한 갈망이다. 가치의 상대성을 목격했다면 아집을 버리고 조금만 더 공통점을 찾을 수는 없을까. 만약 연구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면 그에 따른 지원과 통제를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는 과학자 개인에게 윤리를 내맡겨선 안된다. 난자 기증만 해도 그렇다. 기증과 매매, 보상 개념이 정비돼 있지 않다. 기증이 활발한 사회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무리한 기증도 없지 않다. 기자도 과거에 얼떨결에 골수기증 서약서를 썼다. 그런데 나중에 골수 채취가 아프다는 소리를 듣고 뜨끔했던 적이 있다. 물론 환자를 생각한다면 참아야 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사전 정보가 있었더라면 비로소 ‘숭고한’ 행위가 됐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든다. 박정경 국제부 기자 olive@seoul.co.kr
  • “타이완전 선발은 서재응”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할 한국 대표팀의 1차 엔트리 60명(투수 26명, 포수 6명, 야수 28명)이 확정됐다. 한국 사령탑인 김인식 한화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8일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2차 회의를 갖고 미프로야구에서 뛰는 서재응(메츠)과 박찬호(샌디에이고), 김선우·김병현(이상 콜로라도), 최희섭(다저스)과 일본프로야구의 이승엽(롯데) 등 해외파 9명이 포함됐고, 나머지는 국내 선수로 채워졌다. 아마추어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어깨수술을 받은 심정수(삼성)와 군에 입대하는 투수 이재우(두산), 송진우(한화)가 빠지면서 봉중근(신시내티) 김재걸(삼성) 노장진(롯데)으로 교체됐다. 김인식 감독은 “예선 첫 상대인 타이완전이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선발 투수로 서재응 박명환 손민한 정도가 통할 수 있다고 본다. 서재응이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그를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30명으로 좁혀질 최종 엔트리는 내년 1월9일 확정된다.■1차 엔트리 ●투수 박찬호 구대성 서재응 김선우 김병현 봉중근 배영수 오승환 권오준 박명환 이혜천 정재훈 김원형 위재영 신승현 정대현 문동환 최영필 손민한 노장진 최원호 이승호 황두성 김진우 장문석 전병두 ●포수 진갑용 홍성흔 조인성 김상훈 신경현 박경완 ●야수 이승엽 최희섭 추신수 김한수 박종호 박진만 박한이 김재걸 조동찬 김동주 안경현 손시헌 박재홍 정경배 이진영 김재현 김태균 김민재 이범호 정수근 이병규 박용택 송지만 정성훈 이종범 장성호 김종국 홍세완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책꽂이]

    ●세속의 철학자들(로버트 L. 하일브로너 지음, 장상환 옮김, 이마고 펴냄) 애덤스미스에서 시작하여 슘페터에 이르기까지 250여년에 걸친 22명의 경제사상가들의 생애와 사상을 통해 경제사의 큰 흐름을 짚어보고,21세기 경제의 미래와 비전을 제시한다.2만 1000원.●12세기의 여인들1,2,3(조르주 뒤비 지음, 최애리 옮김, 새물결출판사 펴냄) 프랑스 왕비였다가 영국의 왕비가 된 알리에노르 등 5명의 귀족 여성들을 통해 12세기 중세 여성의 모습을 소개하고, 당대 귀족들과 성직자들의 여성관을 조명해 본다. 각권 1만 5000원.●나의 형, 이창호(이영호 지음, 해냄 펴냄) 세계 바둑 황제로 군림하고 있는 이창호의 바둑세계와 인생을 그의 동생이자 매니저인 저자의 시선을 통해 조명한 책.‘돌부처’란 별명 뒤에 숨은 이창호의 치열한 도전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다.1만 2000원.●지중해, 문명의 바다를 가다(박상진 엮음, 한길사 펴냄)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대륙으로 둘러싸인 지중해를 중심으로 각 지역의 역사적 흔적을 쫓아 그 문화와 예술, 종교의 모습 등을 서구적 시각을 벗어난 우리의 관점에서 펼쳐 보인다.2만 2000원.●아인슈타인 나의 노년의 기억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음, 이종철 옮김, 지훈 펴냄) 아인슈타인이 노년에 기록한 에세이 모음집. 천재 물리학자라는 외피에 가려져 있던 인간 아인슈타인으로서의 진정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1만 2000원.●너는 누구냐?-신분증명의 역사(발렌틴 그뢰브너 지음, 김희상 옮김, 청년사 펴냄) 신분 증명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사회적 배경과 변천과정을 다룬 책. 종교적 목적에서 탄생한 신분 증명의 흔적을 통해 당시의 사회와 문화를 읽어낸다.1만 8000원.●21세기 한국학, 어떻게 할 것인가(한림대 한국학연구소 편, 푸른역사 펴냄) 그동안 한국학 연구가 인문학 중심으로 이루어져온 것에서 벗어나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접근,21세기 한국학의 방향과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1만 3000원.●창조와 폐허를 가로지르다(김행숙 지음, 소명출판 펴냄) ‘소년’‘창조’ 등 20세기 초의 잡지들로부터 ‘프랑켄슈타인’‘공포의 외인구단’‘공각기동대’에 이르기까지 100여년간 발행된 잡지를 통해 우리의 근대성이 어떻게 분절과 균열을 일으키며 오늘에 이르고 있는지 조명한다.1만 5000원.
  • [부고]

    ●이행재(전 한국기계공업진흥회 부장)중재(한국수력원자력 사장)씨 모친상 7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9일 오전 6시 (02)590-2557●오건석(굿컴퍼니 회장·전 삼성SDS 이사)경석(한신대 연구교수)미숙(불광중 교사)씨 모친상 황규종(신일제약 이사)송병시(삼각산중 교감)씨 빙모상 7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92-2099●이재수(UN건설 이사)씨 모친상 7일 인하대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32)890-3187●박철(동부생명 팀장)욱(WAYTECH INT LTD)씨 모친상 박종찬(사업)권충혁(한화 구조본부 과장)씨 빙모상 7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9일 오전 10시30분 (02)921-2099●한상근(정릉 제일교회 원로목사)씨 별세 준희(성서대학교회 목사)씨 부친상 6일 경희의료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958-9546●이원복(한나라당 인천시당위원장)씨 빙모상 7일 인천중앙병원, 발인 9일 낮 12시 (032)502-2087●양지연(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연구조교수)씨 부친상 김기철(베스트샤인 대표)씨 빙부상 6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2)392-0299●이홍태(사업)홍근(한국관광공사)홍길(언론중재위원회)씨 부친상 7일 대구 동산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53)250-8145●안재은(통일부 통일교육위원)씨 부친상 김동호(경희대 기획조정실 부처장)씨 빙부상 7일 경희의료원, 발인 9일 오전 9시 (02)958-9545●김치승(대성산업 건설사업부 전무)씨 모친상 7일 서울적십자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02)2002-8939
  • [지금 강릉에선] 亞太무형유산센터 유치… 동북아 축제 수도로

    [지금 강릉에선] 亞太무형유산센터 유치… 동북아 축제 수도로

    예향(藝鄕)의 도시 강원도 강릉시가 세계속의 문화도시로 떠올랐다. 1000년의 세월을 지켜온 강릉 단오제(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가 최근 국제연합 전문기구 중의 하나인 유네스코(UNESCO)로부터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선포제도는 무형유산이 인류역사에서 차지하는 가치와 그 보존 필요성을 인식해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유네스코가 2001년부터 도입한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1차)과 판소리(2차)가 선정된 데 이어 강릉단오제가 3번째로 연속 세계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록되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세계무형유산은 유네스코 사무국의 행정심사와 NGO의 평가작업, 국제심사위원회의 심사와 최종심의 등 까다로운 걸차를 거쳐 2년마다 선정된다. 이번 강릉단오제의 세계무형유산 선정은 196개국 유네스코 회원국을 비롯한 세계인들에게 이 축제의 우수성과 그 가치를 알린 쾌거이다. 더구나 1000년의 전통을 지켜온 강릉 시민들에게는 대단한 자부심으로 자리잡았다. ●세계축제로 자리매김 강릉시는 이번 선정을 계기로 국제 사회에 전통문화도시 강릉의 위상을 높임에 따라 지역문화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강릉을 국제사회에 무형문화중심도시로서 위상을 확고하게 자리잡도록 할 계획을 세워놓았다. 강릉시는 일단 강릉단오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우선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지역 무형유산 지역센터’를 강릉에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문화재청 등 관계당국에 옛 경포초교를 활용하겠다는 구체적 계획도 제시해 놓았다. 아·태 무형문화센터가 강릉에 유치되면 아시아 태평양권 43개 국가의 무형문화유산 분야 종사자에 대한 훈련, 교류의 장으로 활용돼 국제 문화교류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굳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지난해 단오제 기간동안 남대천 시민공원에서 개최한 ‘강릉 국제관광 민속제’를 비롯해 무형문화유산 보존 전승을 위한 국제 시장단회의와 전문가 워크숍,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각국 도시간 협력 네크워크 구축을 위한 국제워크숍을 잇따라 열어 문화도시 위상을 높여왔다. 무형문화유산보호 유네스코 대한민국 신탁기금 사업과 강릉문화유산 영어 데이터베이스 및 교육자료 연구개발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아·태지역 어린이 전통놀이문화 DB구축사업, 지역문화예술진흥 행정혁신 워크숍 개최 등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해 오고있다. 또한 강릉단오제의 안정적 전승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무형문화재 전승 지원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다. 더불어 정기적 해외공연활동 지원과 외국 민속공연팀의 초청 공연을 통한 교류도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특히 칠사당과 대관령 산신각, 국사성황사, 대관령옛길, 학산서낭당 등 강릉단오 유적지를 돌아보고 학산오독떼기와 단오노래를 배우고 탈을 만드는 등 강릉 단오유적지를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이밖에 30억원을 들여 단오 발원지인 강릉시 구정면 학산마을에 역사마을을 조성한다. 내년 4월부터는 호주 그리피스대학 등 해외 5개국 13개 대학을 비롯한 1000개의 교육기관에 강릉단오제를 알리는 영문CD 등을 보급키로 했다. 외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수강생을 대상으로 민박 등을 통한 강릉문화 체험단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이같은 강릉단오제를 알리는 사업에 홍보 팸플릿과 강릉시장 서한문을 해외 한국어 교육원이나 공공도서관, 학교 등에 배부키로 했다. ●보존대책도 절실 이와 함께 강릉단오제 보전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단오문화를 계승하는 기능보유자들이 고령화된데다 전승·계승자들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강릉단오제보존회는 제례부문, 단오굿, 관노가면극 등 3개 분야로 나눠져 있지만 전승자가 마땅치 않아 고심이다. 전승자들을 위해 국가와 지방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확대는 물론 초·중·고·대학에서 특별프로그램을 만들어 청소년층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20년째 신목(神木)잡이를 하고 있는 안병현(44)씨는 “제관, 악사, 무녀, 관노가면극보존회 회원들에게 최소한의 생계비라도 지원되면 전수자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또 훼손되고 사라진 단오유적을 보존·복원하는 방안도 시급하다. 일제시대 사라진 대성황사, 약국성황사, 제민원성황사를 비롯해 태풍 루사때 발굴된 굴산사지 복원, 논란이 되고 있는 경방댁문제, 대관령국사성황사 주변정사 등 산재한 일들이 많다. 이와 함께 강릉단오제를 통한 동아시아 민족의 명절인 단오의 의미를 되새기고 예부터 우리조상이 행했던 단오모습을 되찾는 일도 중요하다. 강릉대 장정룡 교수는 “강릉단오제는 우리들 삶을 흥과 신명으로 바꾸는 활력소이며 가장 한국적인 축제”라며 “세계무형문화유산 지정을 통해 세계인의 축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전경련 연말모임 ‘명암’

    재계를 대표하는 연말모임 2개가 6,7일 잇따라 열린다. 한 해를 마감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모임이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대조적이다.●400여명 참석한 경제인의 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6일 서울 청담동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이웃과 함께하는 경제인의 밤 음악회’를 열고 이웃사랑과 나눔정신을 함께했다.강신호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현정은 현대 회장, 김대환 노동부장관, 강대형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재계 인사 400여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전경련 회원사들은 시각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점자 정보단말기 1241대를 기부했다.●`빅4´ 불참한 총수 송년회 전경련은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회장단 및 고문단 송년회를 갖는다.한 해를 마무리 짓는 재계 총수들의 모임이지만 최근의 재계 분위기를 반영하듯 저조한 참석률로 ‘한 끼 식사’ 이상의 의미는 갖지 못할 전망이다. 삼성, 현대차,LG,SK 등 재계 ‘빅4’의 총수들은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현 동양 회장은 미국 출장으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올해 그룹을 빛낸 ‘대외 수상자 초청 만찬회’ 관계로 각각 불참을 통보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등도 선약과 해외 출장으로 불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송년회는 김준기 동부 회장과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총수 7∼8명만 참석할 전망이다. 고문단을 포함해도 10명 남짓이다. 전경련은 참석률이 저조할 것으로 보이자 연례행사였던 언론의 포토타임도 생략하기로 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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