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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없어도 불구속재판’ 길 넓어진다

    ‘돈없어도 불구속재판’ 길 넓어진다

    돈 없는 구속 피고인도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국회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보석 조건을 보증금 납입 외에 출석서약서, 출석보증서(인보증), 담보물 제공 등으로 다양화하는 내용 등을 주된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형소법 전면 개정은 법 제정 53년 만에 처음이다.2003년 8월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최종영 대법원장이 사법 개혁 추진에 합의한 이후 3년8개월 만의 성과다. 내년 1월1일부터 전면 시행되는 새 법안은 형사절차에서 피의자·피고인의 인권 보장을 강화하고, 재판에서 충분한 공격·방어 보장을 위해 공판중심주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 국민이 배심원으로 형사 재판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조건부 영장발부제 등은 없던 것으로 돼 ‘반쪽 개정’이란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주요 개정 사안을 분야별로 알아본다 ●보석 조건의 다양화(조건부 석방제) 보석 조건이 현재 보증금 납입 외에 출석 서약서, 출석 보증서(인보증), 담보물 제공, 피해 변제 서약서, 출국금지, 피해자 위해 행위 금지 및 접근 금지, 주거 제한 및 경찰의 관찰 수임 등으로 다양해 돈 없는 구속 피고인도 불구속 재판을 받을 기회가 넓어진다. 대상은 재판을 받는 구속 피고인들이며, 판사는 이들 조건 가운데 재량에 따라 보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구속조건 세분화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만을 놓고 따지던 구속 기준에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피해자·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이 추가된다. ●공판중심주의 강화 공판 전에 피고인과 검사가 갖고 있는 증거 등을 미리 내보이게(증거개시절차) 해 동등한 입장에서 공격과 방어를 할 수 있게 했다. 공판정 구조도 변경, 검사와 피고인의 좌석을 동등하게 바꿨다. ●재판기록 공개 누구든지 권리구제, 학술연구, 공익적 목적 등으로 확정된 사건의 재판기록을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다. ●재정신청 대상사건 확대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재판 회부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신청하는 재정신청 대상 사건이 현행 공무원 직권남용, 불법 체포·감금, 폭행가혹행위, 선거범죄 등에서 모든 고소사건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검찰의 기소독점권도 법원의 감독을 받게 됐다. 다만 고발 사건의 경우는 현행대로 4개 범죄에 대해서만 재정신청할 수 있다. ●국민 형사재판 참여 고의로 사망을 야기한 범죄, 부패범죄 등 특정 사건에서 피고인이 희망하는 경우 7∼9명의 일반 국민이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하게 된다. 배심원은 유·무죄와 평결에 대해 의견을 내지만 판사에게 강제력이 없는 권고적 효력을 갖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열린세상] 민주공화국과 재벌왕국/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재벌은 선망의 대상이다. 가족 중 한명이라도 재벌그룹에 근무하면 가문의 영광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안의 자랑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코리아는 모르더라도 삼성이나 LG, 현대자동차 등은 알고 있다. 가문의 자랑을 넘어 국가의 자랑거리다. 재벌 계열기업이 소재해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간 지역경제의 체감온도 차이는 크다. 지역경제의 근간도 재벌이라 하겠다. 정치권력이 경제권력보다 우세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누구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정치권력은 한때이지만 경제권력은 무한하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짧은 정치권력보다는 자손 대대로 이어지는 무한한 경제권력을 더 선망한다. 경제권력의 대명사는 의문의 여지없이 바로 ‘재벌’이다. 재벌가문의 부도덕성, 재벌경영의 전근대성이 문제된 적이 있었다. 별일 아니다. 검찰이 여론에 떠밀려 겨우 기소해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면서 판사가 풀어준다. 판사가 해결하지 못하면 대통령이 사면시켜준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이다. 요즘에는 한 재벌총수의 사적인 보복폭행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그야말로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누가 그들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재벌총수가 하는 말은 시대의 화두이다.‘다 바꿔라’ 하면 다 바꿔야 한다.‘우리나라는 샌드위치 신세이다.’라고 한마디 하면 오피니언 리더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옹호한다. 정치적 리더의 한마디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재벌총수의 말은 밑줄 긋고 암기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최근 재벌의 힘을 재확인시켜준 일이 있었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고 정권말마다 보는 일이기도 하다. 지난 4월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날, 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개정안 통과로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가 대폭 완화되었다. 출총제란 자산 6조원 이상의 재벌이 다른 계열사로 출자하는 것을 순자산 25%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이다. 도입배경은 매우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에 출자한 가공자본을 통해 전체 계열사를 개인회사처럼 지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간단히 말하면,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거대 그룹을 총수 마음대로 하고 자손대대로 상속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이다. 이러한 취지의 출총제가 폐지 수준에 이르렀다. 적용 대상기업은 자산총액 6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상으로 축소되고 그 중에서도 자산 2조원 미만인 기업은 제외되었다. 출자총액 한도도 40%로 상향되었다. 여전히 40%이기 때문에 전면 폐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얼굴 두꺼운 사람도 있지만 예외조항까지 따지면 출총제는 이제 제도로서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어떤 대선주자는 출총제 폐지를 경제공약으로까지 내고 있다. 일부러 그런 건지, 무지해서인지 두고 볼 일이다. 그동안 재벌들과 전경련은 출총제 때문에 투자를 못한다고 아우성이었고, 출총제를 완화해주면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공언하였다. 이제 지켜보자. 어차피 사내유보금이 쌓일 대로 쌓여있어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지만, 그들의 약속대로 투자가 대폭 늘어나는지. 기업가 정신이 있다면 아무리 샌드위치 상황이라 하더라도 신세타령만 하고 있지는 않는다. 언제 우리 경제가 태평성대인 적이 있는가. 항상 위기이고 긴장이었다. 재벌은 출총제 대폭 후퇴를 과거처럼 재벌가의 편법상속이나 지배력 강화로만 이용해서는 안 된다. 향후 출총제가 다시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느냐 못 얻느냐는 이제 재벌의 손에 달려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지 재벌왕국이 아님을 재벌들이 염두에 뒀으면 한다. 그런데 이 말을 해놓고 힘이 빠지는 것은 왜일까. 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 북한, 동남아에 음식점 열어 외화벌이 ‘안간힘’

    북한이 동남아시아 각국에 음식점을 열어 외화 유치에 힘쓰고 있다. 일본 지지통신은 30일 “태국 파타야 등 동남아시아 각지에 9곳의 북한 음식점이 개업 됐다.”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어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또 “최근에는 동남 아시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평양 대성관’ 을 새로이 오픈 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 음식점의 북한 종업원은 8명으로 그 중 3명은 가게 안 무대에서 북한 음악을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음식점에서 일하는 리향희씨(21)는 “손님의 대부분은 한국인과 일본인이다.”며 “이 곳에서 3년 정도 일한 후 평양으로 돌아가 음악을 공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프로야구 2007] 조성민 5년만에 선발 출장

    ‘풍운아’ 조성민(34·한화)이 5년여 만에 선발 등판, 가능성을 엿보였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뛰던 2002년 5월15일 야쿠르트전 이후 4년11개월20여일 만이다. 조성민은 26일 대전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7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버텼다. 투구수는 72개. 상대를 압도할 만큼 위력적인 투구는 아니었지만 기대 이상의 호투였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주위의 우려에도 조성민을 선발로 투입,‘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송진우와 구대성이 부상으로 빠진 마운드를 어느 정도 메울 수 있게 됐다. 조성민은 올해 중간계투로 2이닝을 던져 5안타 2볼넷에 방어율 4.50을 마크했다. 초반에는 오랜만에 첫 선발 탓인지 제구력이 불안했다.1회 초 첫 타자 이대형의 볼넷과 이종열의 희생번트로 1사3루의 위기에 몰렸고, 박용택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2회에도 김상현과 권용관의 2루타 2개로 또 한 점을 내줬다.3회에는 1사 후 페드로 발데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4회는 삼자범퇴로,5회는 1안타만 내줬다. 그러나 6회 최동수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0-3에서 강판돼 패전투수가 됐다. 조성민은 “5년 만의 선발이라 부담이 됐다. 초반에 제구가 높게 됐지만 3회부터 페이스를 찾았다. 아쉽지만 다음에 선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좋은 피칭을 하겠다.”고 말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전화를 걸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여보세요? 누굴 찾으세요?황병기 선생님 계십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여보, 전화 받으세요. 당신 전화예요. 소설가 한말숙 선생님인가 보다 생각하고 있을 때 네, 전화 바꿨습니다. 차분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떻게 오지요? 차로 오나요? 전철을 타고 가려고 합니다. 5호선을 타고 충정로역에서 내려 8번 출구로 나오세요.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오거리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경기대학을 지나서 오거리에서 내리세요…. 딴 생각은 말고 내가 알려준 대로만 따라오면 됩니다.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처음 전화를 걸 때 느끼는 약간의 불안함과 긴장감이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때문일까요? 오는 길을 아주 상세하게 일러주시는 자상함 때문일까요? 수화기를 내려놓을 때 서대문구 북아현동 황병기 선생님 댁으로 가는 길이 환하게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야금과의 첫 인연은 ‘부산 피난 때 우연히’ 고은별 | 선생님과 가야금과의 첫 인연이 어떻게 맺어졌는지 궁금합니다. 황병기 | 제가 제동 초등학교에 다닐 때 방과 후에 모든 학생이 무엇인가 특기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때 내가 합창반에서 노래를 했는데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마음속으로 악기 하나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6·25 전쟁이 일어나서 부산으로 피난을 갔는데 천막에서 공부를 했어요. 피난 학교 근처에 고전 무용 학원이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그곳에 세 들어 사는 김철옥(金喆玉) 할아버님께서 연주하시는 가야금 소리를 들었는데, 생전 처음 듣는 그 가야금 소리에 그만 매혹되었지요. 그래서 아무 목적 없이 그냥 그 소리가 좋아서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서 법대를 졸업했지만 가야금이 좋아서 매일 연습했습니다. 74년 내가 서른여덟이었을 때, 이화여대에서 제게 국악과 과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때 며칠 생각을 했고 내 스스로가 음악을 버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아 그때부터 음악만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오직 음악만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고은별 | 그렇게 음악만 하고 살아오셨는데, 지금 행복하신가요? 황병기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사는 것이지요. 뭣 하러 생각을 해요. 그렇게 되었다는 얘기지요. 행복할 것도 없고 행복하지 않을 것도 없고….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죽을 때까지 살고 싶어요. 고은별 | 음악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황병기 |나는 그냥 좋아서 음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음악가로 이름이 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음악 자체가 좋아서 한 것입니다. 음악의 기능이 다양하지만 나는 오락으로서의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지도 않고요.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고 앞으로도 사람들이 전심전력을 다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나의 첫 번째 음반이 1965년 미국, 하와이에서 나왔는데 음악 비평 잡지인 《하이파이 스테레오 리뷰(Hifi Stereo Review》에서하이 스피드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정신을 해독시켜 주는 음악이다,라고 평했습니다. 내 인생을 걸고 싶은 음악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고은별 | 국악계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지 않습니까? 황병기 | 그렇습니다. 주로 오락용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요. 그것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오락용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내가 전통음악 작곡과 연주를 병행하는 데 연주자로서 전통음악을 참 좋아합니다.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는 한 곡이 70분입니다. 나는 그것을 작곡했다고 하지 않아요. 전통적으로 우리들은 음악이 어느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에 있어서는 누구누구 작(作)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그냥 만들 뿐이지 내 작품이라고 해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되는 것이지요. 인도에서도 고대(古代) 시인들이 아무리 아름다운 시를 썼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됐지 누가 만들었나 하는 것을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예술품이 누구의 작품이라는 개념은 서양의 사고 방식입니다. 새로 나올 앨범 5집에 들어갈 작품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란 것이 있어요. 고려시대 이자헌이라는 사람이 음악으로 높은 자리에 있다가 벼슬을 버리고 강원도 청평산에 들어가서 일생 동안 거문고만 하다 죽었는데, 그 사람이 쓴 시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자기에게 거문고가 좋은 것이 있어 한 곡조 타도 무방하겠지만, 알아들을 사람이 너무 없구나 하는 내용의 시입니다. 그러니까 거문고를 타지 않겠다는 뜻이지요. 그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입니다. 나는 제일 즐거운 것이 내 방 안에서 스스로 가야금을 타는 것입니다. 아무도 내 음악을 들어주지 않아도 좋아요. 내 스스로 음악회를 열어 관객들이 와 주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요즈음 맛있는 청량음료가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즐겨서 사먹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인공적으로 어떤 맛도 내지 않은 깊은 산 속의 샘물을 마시고 싶은, 청량음료가 아닌 순수한 물을 마시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나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순수한 물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있지요. 나는 그런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은별 | 은은하게 달빛이 비치는 한옥(韓屋)의 아늑한 방 안에, 촛불이 켜져 있고 동양란(東洋蘭) 꽃잎의 향이 깊고 그윽할 때, 선생님의 가야금 소리를 들으면 모든 것이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황병기 |내 음악에 대해서 수필가가 글을 써서 수상(受賞)까지 한 것도 있고 시를 쓴 분도 있고 화가들도 내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린 적이 있습니다. 2004년 미국 서부지역 산타 크루즈라는 곳에서 공연을 했을 때, 태디 빌이라는 원로 무용가가 작곡가인 남편과 함께 연주를 들으러 왔습니다. 산타 크루즈라는 곳이 봄 여름 약 6개월 간 비가 오지 않아요. 그러다가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비가 내리는데, 그 부부가 첫 비가 오는 날에, 35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내 음악을 들었다고 합니다. 65년 하와이에서 나온 LP 음반에 수록된 <가을>이라는 곡을 들었다고 해요. 그 말을 듣고 무척 감동했습니다. 고은별 | 최근에 유럽과 일본에서도 연주하셨지요? 황병기 |2006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런던, 파리, 니스에서 독주회를 했고 6월에는 베르사이유 왕궁과 알제리 국립극장에서, 12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국립 국악 관현악단과 함께 연주를 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한·영 상호 방문의 해 개막식 때 연주를 했고, 프랑스 공연은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행사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일본에서 공연한 한·일 문화 교류의 밤에서는 일본 천황의 차남 아키시노 왕자의 부인 기코 왕자비<공식 명칭-아키시노 노 미야의 비(妃) 기코(紀子)>가 9월 6일 일본 황실에서 고대하던 아들을 출산한 후 처음으로 이번 공연에 참석해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할 정도로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기코 왕자비는 주요 단원들을 만나 연주자 한 명 한 명에게 질문을 하고 느낀 점을 말해 주며 우리 음악과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일본 공연 가기 전에 이미 공연장 좌석이 전석 매진되었고, 웨이팅 리스트(waiting list 대기자 목록)가 100명이 넘었습니다. 홋카이도(北海島)에서도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대성황이었습니다. 우리 전통음악에 뜨겁게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흐뭇했습니다.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됩니다 고은별 | 선생님은 국악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입니다. 홈페이지(www.bkhwang.com)에 들어가 방문자들이 남겨 놓은 글들을 읽어보았는데 가야금을 열심히 해서 선생님같이 되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꿈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황병기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서 하면 인생도 즐겁고 진짜 내면의 힘이 나오는 것이니까요.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즐기는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지요. 잘 해야겠다는 마음도 버리고 그냥 즐기면 되지요. 그러면 그 안에서 힘이 나옵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4시에 찾아갔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6시가 되어갑니다. 아래 층에서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는 소리가 들려와서 서둘러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현관에 화분이 놓여 있고 직경이 30㎝ 정도 되어 보이는 바위 하나가 있는데 가운데서 물이 퐁퐁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옆 투명한 화병 속에서 한 아름의 화사한 진분홍 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안녕! 하고 손짓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을>이라는 가야금 곡을 나도 한 번 꼭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글 고은별     월간 <삶과꿈> 2007.02 구독문의:02-319-3791
  • [이종현의 나이스샷] 한국 골퍼여 실수를 즐겨라

    한국을 방문한 ‘전설의 골퍼’ 잭 니클로스는 “골프는 실수를 즐기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골프는 실수를 줄여나가는 작업이다. 역설적으로 말한다면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역시 실수를 해 봐야 하는 게 골프라는 운동이다. 한국의 골퍼들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 민감할 뿐, 즐길 줄을 모른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화를 내고 다시는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을 대표하는 최경주는 자신의 실수가 없었다면 지금의 그가 없었다고 할 만큼 실수를 즐겼다. 일본투어에서 뛰고 있는 허석호 역시 “실수에 대해 화를 내기보다 그냥 즐긴다.”고 말한다.주말 골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기술적인 테크닉도, 성적을 내기 위한 원포인트 레슨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게임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 마음가짐이다. 최경주는 미국에 건너가기 전 국내 대회에서 나뭇잎을 치우다가 볼을 움직이는 실수를 범했다. 라운드 내내 마음에 걸려 홀 아웃 뒤 자진 신고해 벌타를 받았다. 최경주는 “1타를 줄인 것보다도 더 마음이 편했다.”고 고백했다. 허석호는 일본 데뷔 첫 해 JPGA선수권에서 1위를 달리던 도중 소나무 잎을 건드려 2벌타를 받았다. 의기소침해 있는 그에게 일본의 영웅 오자키 마사시는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골프를 즐겨라. 그래야 큰 사람이 된다.”고 위로를 해줬다. 박세리는 규정 개수 이외의 클럽으로 플레이를 하다 벌타를 받은 적이 있고, 호주의 캐리 웹도 스코어 오기로 실격당한 적이 있다. 양용은은 몇 해 전 미국 프로테스트에 도전하기 위해 서류를 마감시키고도 출전 비용을 내지 못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범해 미국 진출의 꿈을 잠시 접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실수는 스타로 대성할 수 있는 밑거름이었다. 망양보뢰(亡羊補牢)란 말이 있다.‘양을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뜻이다. 또 중국 속담에는 ‘토끼를 발견한 뒤 사냥개를 불러도 늦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미묘한 어감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실수라는 결과보다는 원인을 파악한 뒤 보완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필드에 나가 실수를 겁내기보다는 같은 실수는 하지 않아야겠다는 가벼운 각오, 그리고 실수를 고치고 난 뒤의 기쁜 마음, 라운드가 즐거워지는 보약이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동영상] 동국 ‘PK 논란’ EPL 강타

    ‘라이언킹’ 이동국(28·미들즈브러)이 22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인정받지 못한 페널티킥이 꺼지지 않는 불씨로 되살아났다. 영국 언론에 이어 첼시 무리뉴 감독 마저 이같은 논란에 가세했다. 결국 이동국의 페널티킥 논란이 선두다툼을 하는 첼시와 맨유의 설전을 부추기는 ‘불쏘시개’가 된 셈이다. 첼시의 조제 무리뉴 감독은 22일 뉴캐슬과 0-0으로 비겨 맨유와 승점차를 좁히지 못하자 맨유에 유리하고. 첼시를 비롯해 다른 팀에는 인색하기만 한 페널티킥의 상대성을 지적하며 거친 말을 쏟아냈다. 이를 위해 22일 벌어진 맨유-미들즈브러전 종료직전 페널티 지역에서 존 오셔의 태클에 걸려 넘어진 이동국에게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을 끄집어냈다. 페널티킥 판정이 맨유에 유리하게 적용되는 최근의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무리뉴 감독은 “새로운 축구룰에 맞서 싸워야 할 판이다. 맨유를 상대로 하는 페널티킥과 첼시가 얻어내는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룰이다”라며 분노했다. 이어 “주심이 모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들즈브러의 맨유전에서도 페널티킥이 있었고. 첼시의 뉴캐슬전에서도 페널티킥이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누가 나를 처벌(징계)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종말’이 온 것이다”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맨유가 심판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는 듯한 최근 분위기를 성토했다. 첼시는 22일 뉴캐슬전에서 이겼다면 1위 맨유와 간격을 1점차로 줄여 남은 경기에서 한층 치열한 경쟁을 전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꿈이 물거품이 되자 이 날 아쉬웠던 페널티킥 상황을 물고늘어졌다. 첼시는 전반 10분 첼시 살로몬 칼루가 크로스한 공을 페널티지역에서 뉴캐슬의 스티븐 카가 왼 팔로 막아내는 핸드볼 파울을 범했는데도 페널티킥으로 선언되지 않았다며 분개했다. 이동국의 페널티킥 오심 논란이 이 때문에 다시 주목을 받은 셈이다. 이에 앞서 프레미어리그 중계방송권자인 ‘스카이스포츠’와 공영방송 ‘BBC’도 맨유-미들즈브러전이 1-1로 끝난 후 후반 인저리타임에 이동국이 오셔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리플레이를 재차 보여주며 “페널티킥이었다”고 심판의 오심을 지적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주말의 논란거리’(Controversy of the Weekend)로 이 장면을 선정하기도 했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카잘스 작곡 콩쿠르’ 대상

    프랑스 프라드에서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제2회 파블로 카잘스 국제 작곡 콩쿠르에서 한국 작곡가 김희연(35)씨가 ‘동학의 기억(Memoir of Dong-Hak)’ 이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김씨는 19세기 동학혁명을 이끈 전봉준에 관한 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가 곡 전반에 은유된 ‘동학의 기억’으로 결선에 진출, 대상의 영예와 함께 1만 5000유로의 상금을 받았다. 이번 콩쿠르에는 전 세계에서 117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김씨는 대성학원 김언기 원장의 1남 1녀중 둘째로 서울예고를 차석 졸업하고 1990년 서울 음대에 수석 입학해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폴란드의 크라쿠프 음대 박사과정을 거쳐 현재 일리노이 대학에서 두번째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연합뉴스
  • 4·19개각 장관급 프로필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 행시 11회. 총무처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해 1986년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에 파견되면서 문화 및 체육부문과 인연을 맺어 차관까지 지냈다. 관광공사 사장을 하며 해외 관광객 유치 등에 역량을 발휘했다. 부드럽고 유연한 스타일이지만 외유내강형이라는 평가. 부인 이교숙씨와 1남1녀. ▲58세 ▲충북 영동 ▲경기고·서울대 법대 ▲대통령 행정비서관·민정비서관 ▲문화체육부 차관 ▲한림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 항만노무공급체제를 100년 만에 상용화하는 등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 부산·광양항 배후단지 인프라 구축 등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부인 조상희(58)씨와의 사이에 1남. ▲56세 ▲원주 대성고, 연세대졸 ▲행시 22회 ▲해운항만청 항만유통과장 , 해양수산부 기획예산담당관, 공보관, 수산정책국장, 해운물류국장, 국립수산과학원장, 해양수산부차관 ●남기명 법제처장 26년 공직생활을 법제처에서 보낸 정통 법제처맨. 강한 추진력으로 원칙을 중시하는 스타일이지만 소탈한 성품으로 직원들과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 부인 이수연씨와 1남1녀. ▲55세 ▲충북 영동 ▲대전고·충남대 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시 18회 ▲법제처 사회문화법제국장·경제법제국장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 상임위원 ▲법제처 차장 ●김정복 국가보훈처장 7급 세무공무원으로 출발,2005년 보훈처 차장(차관급)에 임명되기까지 30년 넘게 국세청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세무관료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있으며 자기관리가 엄격한 데다 개혁적 마인드를 소유하고 있다는 평. 황영옥씨와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61세 ▲부산 동래 ▲부산고·부산대 ▲중부지방 국세청장 ▲국가보훈처 차장
  • [부고]

    ●조해룡(예비역 육군 소령)용일(부산교육정보원 장학사)용철(외환은행 부산본점 차장)씨 모친상 박성동(부산시 사하구청 세무계 주무관)오승원(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재정운영 팀장)김위년(혼다 마케팅팀장)씨 빙모상 18일 김해 전문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9시 (055)314-0444●이강회(대한코리아산업 대표)강연(미래하우징뱅크 〃)강훈(호주 거주)씨 모친상 김재관(구리농수산물공사 감사)홍준표(한나라당 국회의원)씨 빙모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3010-2631●신영진(전 서울시 서기관)씨 별세 원우(사업)원조(테크노세미켐 부장)씨 부친상 서태성(국토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씨 빙부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3010-2262●송경호(사업)현승(연합뉴스 상무)씨 부친상 윤영기(우리은행 합정동지점장)안형석(강화 조산초등학교 교사)조범(서울양천고 〃)조호준(훠엔시스 생산관리팀장)씨 빙부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3010-2295●권근범(자영업)선주(한국스티펠제약 사장)선진(서울 동작구보건소장)순우(KBS 외주제작팀 PD)씨 부친상 차창룡(서울대 의대 교수)이상흡(KBS 예능국 PD)장윤진(사업)오상철(은강목재 대표)조은행(서영섬유 〃)이재열(서울대 사회대 교수)씨 빙부상 1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02)3410-6912●이성호(전 유성전자 대표)성국(전 한국컴퓨터산업 상무이사)성규(전 영신상호신용금고 부장)성운(경동보일러 북부천대리점 대표)성인(KMC무역상사 〃)성열(대성이앤지 〃)씨 모친상 최홍완(전 대진설비 상무이사)김동환(사업)김진수(국가정보원 이사관)씨 빙모상 19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02)921-2899●김승종(삼성화재 새빛대리점 대표·전 서울은행 차장)인종(태준제약 부사장·전 삼성전기 상무)옥경(대지중 교사)씨 부친상 민경래(사업)김규배(〃)김춘호(대한주택공사 과장)이요한(자영업)씨 빙부상 1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3410-6916●김영재(대구신문연구원 대표)영기(KT 의성지점)씨 부친상 전시련(자영업)박효길(자영업)씨 빙부상 전태훤(한국일보 산업부 기자)씨 외조부상 19일 경북 의성 안계농협장례식장, 발인 21일 오전 7시30분 (054)862-1910●이문한(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스카우트팀 차장)씨 빙부상 19일 부산 대동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51)550-9956●김태우(부산시변호사회 회장)씨 부친상 19일 동아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30분 (051)256-7011●최병문(전 한국구화학교 설립자·사회복지법인 우성재단 설립자)씨 별세 참도(한국구화학교 교장)문애숙(작곡가·목사)씨 부친상 최광엽(동아기전 대표)씨 빙부상 18일 경희 동서신의학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440-8912●전용철(한국존슨앤드존슨 차장)씨 부친상 1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1일 오전 (02)3410-6915●송규진(사업)동진(〃)씨 부친상 추재문(사업)이택하(SBS감사·전 동양오리온투자신탁증권 사장)씨 빙부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3010-2230●민동석(농림부 통상차관보)의근(우진산업 대표)동석(농림부 통상차관보)규식(㈜비노스 대표)씨부친상 19일 서울 연대 세브란스 병원 영안실, 발인 21일 오전 9시 (02)392-3299,011-721-7290
  • [모험과 도전-변신에 성공한 기업들] (2)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모험과 도전-변신에 성공한 기업들] (2)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끝에다 ‘수’를 붙이는 건 좀 이상하지 않아요? 생수 이름 같기도 하고.‘엑설런트’나 ‘어드밴스트’ 같은 건 어때요.” “용기가 촌스럽게 노란색이 뭡니까, 요즘 소비자들 안목이 얼마나 높은데.”1996년 가을 아모레퍼시픽 회의실은 날마다 진통의 연속이었다. 회사의 명예를 내건 프리미엄 화장품 출시 예정일(97년 3월)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사내의 갑론을박은 잦아들지 않았다. 설화수(秀)의 산고(産苦)는 아모레가 만들어낸 어떤 화장품보다도 길고 강했다. 지난해 설화수의 매출액은 4470억원.2위 회사의 화장품 전체 매출을 웃도는 규모로 국내 화장품시장 단일 브랜드 부동의 1위다. ●“한방기술을 화장품에 담아내자” 설화수의 개발이 시작된 건 94년이었다. 당시 87년부터 유지돼 온 ‘설화’란 한방화장품이 있었지만 서성환(2003년 별세) 회장은 성에 차지 않았다.“‘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우리만의 한방기술을 화장품에 담아내자.’고 그토록 노력했는데 결국 꿈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인가.” 실제로 아모레의 한방화장품 개발은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 회장의 개인적 신념도 작용했다. 인삼으로 유명한 황해도 개성 출신인 그는 인삼의 효능에 대해 종교에 가까운 믿음을 갖고 있었다.73년에 나온 ‘진생 삼미(蔘美)’는 노력의 첫 결실이었다. 진생 삼미는 세계 34개국에 ‘트루삼’(일본) 등 브랜드로 2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을 만큼 국내외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삼미’(75년),‘삼미진(眞)’(81년) 등 후속 리뉴얼 제품을 선보였지만 ‘인삼 화장품’은 일반 화장품과 겨룰 만큼의 시장규모를 형성하지 못했다. “인삼만으로는 안된다. 한방과학을 접목한 진짜를 개발하라. 내용물도, 용기도 모두 바꿔라.” 80년대 중반 아모레는 ‘삼미’의 한계를 뛰어넘을 신제품 개발에 착수한다. 하지만 한의대에서조차 피부와 한방을 접목한 연구는 거의 없던 시절, 최고의 참고서인 ‘동의보감’에도 피부만을 위한 처방은 나와 있지 않았다. 모든 연구원이 중국·일본의 책까지 뒤져가며 밤샘 공부를 한 끝에 500여종의 물질을 추려냈다. 여기에서 향이 나쁜 것, 색이 너무 진한 것, 쉽게 변질되는 것 등을 빼고 오랜 시간을 달여내 87년 피부에 아름다움의 눈꽃을 피운다는 뜻의 ‘설화(雪花)’라는 이름으로 첫 제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출시 10년 뒤인 1996년의 매출액이 50억원 수준이었으니 극소수 마니아들만 찾았던 셈이다. ●최고급 한약성분·과학기술 접목 서 회장은 94년 2월 이옥섭(현 기술연구원장·부사장) 연구팀장 등 핵심 연구진을 한 자리에 불렀다.“국내 최고의 기술진을 구성하라. 비용은 얼마가 들어도 좋다. 우리만의 최고급 한방화장품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 못 만들면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을 랑콤, 에스티로더에 내주게 되고 만다.”이 원장 등 아모레 연구진은 경희대 한의대를 찾아갔다. 화장품업계의 최고와 한의학계의 최고가 만나 더 높은 시너지효과를 내자고 요청했다. 몇 차례의 회의에서 한방 ‘오행(五行·목화토금수) 이론’을 접목하기로 했다. 본초강목과 신농본초경 등 한방고전에서 3000여가지 성분을 1차로 선정했다. 이 중 163가지를 추출해낸 뒤 다시 30가지를 엄선했다. 실험실에서 오행의 특성별로 약재를 분류해 1차 실험을 한 뒤에는 직접 사람의 몸에 실험을 했다. 연구원들이 자발적으로 실험대에 앉았다. 피부를 찌르고 떼어내고 전기를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몇몇 연구원들은 부작용으로 병원 신세도 졌다. 결국 목(木·피부세포 보호)의 참작약을 비롯해 화(火·피지분비억제·연꽃), 토(土·피부항상성·옥죽), 금(金·백합·미백), 수(水·지황·재생 및 노화억제)에 해당하는 각각의 약재가 선택됐다. “약재 선택에 우리만의 철칙을 세웠습니다. 우리 농가에서 재배가 가능한 것만을 고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녹용·사향·주목·음양곽 등 구하기 힘든 것은 처음부터 배제했지요. 비싼 가격도 그렇지만 원료를 구하려다 자연을 파괴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었습니다.”(이옥섭 원장) 한약재를 강한불, 중간불, 약한불을 번갈아가며 18시간동안 달이는 노하우는 수천번의 시행착오 끝에 나왔다.1시간 달여보고 샘플을 채취하고 1시간10분을 달여보고 다시 채취하는, 원시적인 방법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달이는 시간이 18시간이 안 되면 효능이 떨어지고 그 이상이면 성분이 파괴된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고품질·서비스로 승부 마케팅도 차별화했다. 사람을 모델로 쓰지 않고 TV광고도 하지 않기로 했다. 가격은 비싼 원료값 등을 반영해 기존 아모레 제품의 두배 수준으로 정했다. 출시에 임박해 생각못한 걸림돌이 생겼다. 몇몇 백화점에서 설화수를 들여놓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급 한방’이란 게 백화점과 어울리지 않고 용기가 촌스럽다는 등 사내 격론에서 나왔던 반론과 비슷한 이유들이었다.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델료,TV광고료에 들어갈 비용으로 회사사보(향장)를 통해 샘플을 제공하기로 했지요. 문제는 샘플을 일일이 손으로 붙여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수량이 35만개였으니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최백규 상무) 샘플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써 본 사람들의 주문이 밀려들면서 백화점마다 품절사태가 빚어졌다. 그들의 평가가 이어지면서 저절로 구전(口傳)마케팅이 이루어졌다. 설화수의 성공은 외국 화장품에 형편없이 밀리던 국산 화장품업계가 그들에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는 계기였다. 국내 화장품시장에 프리미엄급의 보편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여행·레저 단신]

    ●One+Two 경기도 여행 세계 도자비엔날레 입장권과 서울랜드 이용권, 이천 테르메덴의 입장권을 묶어 ‘One+Two 경기도 여행’이라는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한다. 서울랜드 홈페이지(www.seoulland.co.kr)와 인터넷 쇼핑몰 G마켓(www.gmarket.co.kr)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5월 25일까지. 어른 3만 3000원, 어린이 2만 4000원. (02)509-6000,(031)645-2000. ●이벤트 참여하면 간고등어가 공짜 안동시는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을 마음에 붙이세요’라는 이벤트를 벌인다. 안동지역 방문자들이 지정관광지에서 한국·정신·문화·수도 등 네 글자의 스티커를 받아 하나의 글자로 만들면, 안동재래시장이나 지정된 교환장소에서 안동 간고등어나 하회탈 등 유명 농특산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한다. 연중 계속된다.www.tourtalker.co.kr,(054)855-7179. ●전국 품바 총출동,“내가 거지왕!” 충북 음성에서는 19∼22일 ‘음성품바축제(pumba21.com)’를 연다. 설성공원, 야외음악당 일대에서 펼쳐질 이번 축제는 19일 제14회 무영제를 시작으로 품바움막짓기, 걸인밥 먹어보기, 전국 품바 사진촬영대회 등 40여가지의 각종 체험 행사가 준비돼 있다. 한국예총 음성지부 (043)873-2241.●산채마을 산나물 체험 현대성우리조트(www.hdsungresort.co.kr)는 해발 700m 태기산 자락에서 자란 고사리, 더덕, 곰취 등 청정지역 산나물 채취 체험 행사를 연다.5월5일∼7월15일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3시. 장소는 리조트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삽교1리 산채마을. 당일 채취한 산나물 4㎏은 가져갈 수 있다. 중식포함 어른 2만원, 어린이 1만5000원.(033)340-3000. ●고등학생 남아공 연수 기회 제공 캐세이패시픽항공은 전국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 환경학교 연수 기회를 부상으로 제공하는 2007년도 ‘전국 영어 환경수필 대회’를 개최한다. 참가를 원하는 학생들은 5월25일까지 ‘환경 또는 자연보호/보존’ 혹은 ‘유네스코지정 한국문화유산’에 관한 주제로 A4 용지 2장 분량의 영문 수필을 작성해 학교장 추천서, 행사 참가 신청서(downloads.cathaypacific.com//cx//iwep//iwep_applicationform.pdf에서 다운로드)와 함께 항공사로 우송하면 된다. 수필 심사와 영어 면접을 통해 총 2명 선발. 연수는 7월12∼18일. 접수처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5가 581 서울시티타워빌딩 15층 (우편번호 100-741) 캐세이패시픽항공 마케팅부, 전국 영어 환경수필 대회 담당자 박남희.(02)3112-730.
  • 새달 5만 6833가구 분양 봇물

    오는 5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올들어 가장 많은 아파트가 분양 시장에 나온다.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민간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르기 때문이다.●수도권 분양 물량 최다 17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의 총 107개 단지에서 5만 6833가구(주상복합 포함)가 분양된다. 수도권에는 5월에 가장 많은 물량인 2만 4402가구가 나온다. 전달(33곳 1만 2669가구)보다 92.6% 많다. 화성 동탄신도시, 송도국제도시, 용인 등 수도권 요지에는 특히 주상복합아파트가 많다. 대형 평형이 많아 청약예금 가입자들이 눈여겨볼 만하다. 포스코건설과 신동아건설은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지구 10·11블록에서 66층 1266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인 ‘메타폴리스’(40∼98평형)를 내놓는다.40평형은 경기지역 청약예금 300만원,46∼54평형은 400만원,68∼98평형은 500만원짜리 통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분양가 산정을 놓고 지방자치단체(평당 1335만원)와 사업자(평당 1560만원)간 갈등을 빚고 있어 분양시기가 미뤄질 수도 있다. 송도국제도시에서는 포스코건설이 729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인 ‘더 센트럴파크’(31∼114평형)를 공급한다.47층짜리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다. 송도 중앙공원을 조망할 수 있다. 분양가는 평당 1300만원대로 예상된다. 도시개발사업이어서 인천 지역 거주자에게 전량 우선 공급된다. 인천지역 거주자로 청약예금 250만·400만·700만·1000만원 보유자가 1순위 대상이다. 이 인근에서는 GS건설이 D20·21블록에서 1069가구 규모의 ‘송도자이 하버뷰’(34∼113평형)를 분양한다. 판교와 가까운 용인시에서도 분양이 많다. 삼성물산은 동천동에서 33∼102평형 2394가구를 지어 전량 일반분양한다. 용인지역 거주자에게 100% 우선 공급된다.33평형의 경우 청약 예치금 200만원이 있으면 1순위 청약할 수 있다. 마북동에서는 GS건설이 34∼55평형 309가구를 분양한다. 서울에는 소규모 분양이 많다. 대우건설은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1구역을 재개발해 총 714가구 중 24∼42평형 5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인근에 장위뉴타운(3차), 길음뉴타운(1차) 등 개발 사업이 많아 주거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광진구 구의동에선 한진중공업이 주상복합아파트 26∼48평형 83가구를 분양한다. 대한주택공사는 마포구 상암동 27의 249 일대에 25∼43평형 247가구를 분양한다. 도시개발정비법에 따라 지역거주자 및 기존 건물주 등에게 우선 공급된다. 물량이 남으면 일반분양된다. 전용면적에 따라 청약저축과 청약예금가입자에게 분양된다. 지방광역시에는 전달보다 8216가구가 늘어난 1만 8788가구(31곳)가 분양된다.●수도권 8704가구 집들이 5월 수도권에서는 전달(4442가구)의 두 배인 8704가구가 신규 입주한다. 서울에선 10곳에서 1792가구가 입주한다. 올들어 가장 많은 물량이다. 방배 아크로타워, 신구로 자이, 청계천 대성스카이렉스Ⅱ 등 주상복합단지들이 많다. 경기지역 신규 입주는 전달보다 30%가량 늘었다. 인천에는 전달보다 892가구 증가한 1139가구가 입주한다. 5월1일 입주하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 일신휴먼빌2차(조합)는 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아파트로 꼽힌다.32평형 단일평형 총 270가구로 이뤄져 있다. 매매가는 3억 2000만∼3억 5000만원선으로 평균 프리미엄이 1억 8000만원 정도 붙었다. 그러나 거래는 없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 신구로 자이는 36층 1개동(棟) 총 299가구(33∼96평형)로 이뤄진 주상복합 아파트다.22일부터 입주한다. 평균 프리미엄은 52평형의 경우 1억 7000만원 정도. 매매가격은 7억∼8억원대다.14일 입주하는 서울 마포구 신수동 경남 아너스빌1차도 160가구 모두 32평형이다. 매매가는 3억 9000만∼5억원이다. 과천 중앙동에선 주공11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이 5월 입주에 들어간다.33평형 전세는 2억 8000만원부터 나온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장창선·문대성등 홍보대사 강행군

    한국의 스포츠 스타 군단이 2014년 여름아시안게임 인천 유치에 숨은 공로자가 됐다. 장창선(66) 전 태릉선수촌장과 현정화(38) 여자탁구 대표팀 감독,‘아시아의 인어’ 최윤희(40),‘작은 거인’ 심권호(35),‘아테네의 영웅’ 문대성(31) 동아대 교수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아시아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잡은 한국을 알리는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또 인천이 현지에서 펼친 프레젠테이션에도 깜짝 출연하는 등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인천이 배출한 ‘레슬링 영웅’ 장 전 촌장은 유치위 집행위원을 맡아 가장 적극적으로 활약했다.1966년 톨레도 세계선수권대회 때 남자 레슬링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세계 챔피언에 올랐었다. 장 전 촌장은 60세를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천 홍보를 위해 태국과 방글라데시, 카타르 등 아시아 20여개국을 돌았다. 또 이번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 기간에도 쿠웨이트시티 JW 메리어트호텔을 지키며 각국 대표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현 감독은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식 1위와 남북 단일팀으로 나선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금메달에 빛나는 탁구 스타. 최윤희는 1982년 뉴델리 대회 여자 수영 3관왕에 이어 1986년 서울 대회 2관왕에 오르며 아시안게임에서만 5개의 금메달을 사냥했고, 심권호는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경량급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이들은 인천 프레젠테이션 가운데 스포츠 약소국 지원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비전 2014’에 얼굴을 내밀어 각국 NOC 대표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특히 아테네올림픽 태권도에서 화려한 금빛 발차기를 선보였던 문 교수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영어로 아시아 청소년들에게 메달 획득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HAPPY KOREA] (10) 밀양 부북면 ‘밀양 연극촌’

    [HAPPY KOREA] (10) 밀양 부북면 ‘밀양 연극촌’

    경남 밀양은 전통 문화가 잘 보존된 지역이다. 시에서 ‘발길 닿는 곳마다 관광지’라고 자랑할 정도로 전통 문화가 풍부하다. 관광 자원도 서원이나 향교, 사찰, 고가(古家)등이 많다.KTX가 정차하면서 교통편도 한결 개선돼 외부에서 찾기도 좋아졌다. 하지만 이 지역은 시 단위인데도 개발은 더딘 편이다. 어떤 곳은 수십년 동안 성장이 멈췄다는 생각도 든다. 벼농사와 시설 채소, 과일 등이 주 소득이지만 빠져 나가는 주민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이런 밀양이 최근 ‘연극’이란 새로운 테마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7년 전에 정착한 연극촌을 토대로 ‘테마가 있는 마을’로 업그레이드를 하려는 것이다. 밀양시와 주민들이 추진하고 있는 ‘밀양연극촌 복합테마마을 조성 계획과 한계’ 등을 살폈다. “연극촌예, 처음에는 반대했지예. 연극을 하는 젊은이들이 예의가 없다고….” 부북면 가산리 주민 설상하(51)씨는 1999년 마을에 있는 폐교에 연극단이 처음 들어왔을 때의 분위기를 전했다. 방치돼 있던 폐교인 월산초등학교에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활동하던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들어오면서 젊은이들은 늘게 됐지만,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온 고령의 원주민들에겐 이들의 자유분망한 행동이 ‘예의없는 것’으로 보였다. 때문에 한동안 원주민과 연극인간 교류는 없고 냉랭한 기류만 흘렀다. 오히려 마을 주민들 사이엔 불만이 커져갔다. 결국 주민회의까지 열렸고, 주민대표가 하용부(53) 연극촌장에게 마을의 입장을 전달했다. 하 촌장은 처음엔 난감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기꺼이 수용했다. 연극단원들에게 처신에 신중하도록 주문도 했다. 나아가 연극을 할 때 주민들이 공짜로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이후 주민들은 바쁜 농사일 와중에도 공연이 있으면 발길을 공연장으로 돌렸다. 자연히 연극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고, 주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적 자산이 됐다. 하 촌장은 “주민들에게 연극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하면서 많이 친해졌지만 연극촌이 아직 마을에 큰 기여를 못한다.”면서 “이제는 외부에서 들어온 연극촌 주민이나 원주민 할 것 없이 힘을 모아 마을을 발전시킬 때”라고 강조했다. 하 촌장은 “연극촌이 지역 발전으로 승화되지 못한 것은 지역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미친 사람이 그동안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마을에는 젊은 사람이 없고, 연극촌엔 젊은 사람들은 많지만 연극에만 몰두할 뿐 사업에는 문외한이라는 것이다. 주민들의 이같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밀양연극촌은 성공 모델로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광주에서 열린 지역혁신박람회에서 ‘예술을 통한 지역사회 개발’의 모범 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밀양연극촌은 일종의 연극 공장이다.‘신작’을 만들어 발표 준비를 하고 실제로 공연도 한다. 모두 60여명의 연극인들이 살고 있다. 이 중 이윤택 예술감독, 윤대성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 등 7가구는 가족 단위로 거주한다. 나머지 50여명은 합숙 형식으로 연극을 하면서 생활한다. 이사장인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은 1주일에 1회 연극촌에 체류한다. 교실은 숙소와 연습장소로 탈바꿈했다. 일본의 연극단들이 서울 공연에 앞서 연습을 하는 등 연습 장소로도 활용된다. 운동장 곳곳에는 연극 자재들이 쌓여 있다. 해마다 연극제를 여는데 운동장이 객석이다. 연극제 때면 3만명이 다녀간다. 평소 주말에도 공연을 하는데 150∼200명이 찾는다. 연간 7만∼8만명이 몰려 온다. 인적이 뜸한 지역에 연극촌이 들어오면서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연극촌의 지역 기여도는 아직 낮다. 관람객은 많지만 먹고, 머물 곳이 없다 보니 대부분 연극만 보고 바로 돌아가는 것이다. 주민과 연극인의 고민거리다. 서로가 “이제는 연극이 지역에 도움을 줄 때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추진하는 것이 복합테마마을 조성사업이다. 밀양 조덕현 강원식기자 hyoun@seoul.co.kr ■ 숙박·휴식공간도 조성… 주민들 투자 꺼려 밀양시가 추진하는 복합테마 마을은 연극촌을 활성화해 주민들의 소득과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데 포커스가 맞춰 있다. 하지만 젊은 층을 비롯한 추진 체계가 부족하고 생활 여건이 매우 열악한 등 한계도 많다. 시는 현재의 폐교 부지 5200평과 인근 마을 등 11만평을 사업지구로 정했다. 연극촌과 주변은 ‘테마시설지구’로 묶는다. 공연을 위해 주요 시설을 배치하고 관련 소품과 작품 전시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교육생을 위한 공간과 체험 및 휴식을 위한 공간도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내 가족, 숙박, 교육 등이 복합된 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가급적 연극을 주 테마로 시설을 꾸미되, 지역적 특성을 살릴 방침이다. 관람을 위한 매표소와 휴게실, 지역 특산품 판매장 등도 조성해 관람객을 상대로 주민들이 소득도 올리도록 할 예정이다. 기존 마을과 마을 인접 부지는 ‘정주시설지구’로 묶어 낡은 주택들을 개선할 구상이다. 주변에는 8개 마을 1000여명이 살고 있다. 연극촌을 찾는 사람들의 주민 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도록 진입로 등을 정비하고 주차장도 새로 개설할 예정이다. 아울러 연극촌 주민과 마을의 민박집과 이동이 쉽도록 보행자 전용 연결로도 만든다. 인근의 농경지쪽은 경관보전지구로 정해 부근의 가산저수지까지 연결하는 연극테마길을 꾸밀 예정이다. 특히 가산저수지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면 산책로와 자전거길, 과수원 등 풍부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저수지 뒤편에 자리잡고 있는 고가(古家)를 공연 관람객의 볼거리를 연계해 개발하면 풍부한 지역 자원이 된다. 하지만 주민의 대부분이 고령자들이어서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민의 상당수가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주변에 폐가도 방치돼 있는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투자를 꺼리고 있다. 때문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듯하다. 가산리 설영주(58)이장은 “살기좋은 지역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밀양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중앙정부·경남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도(道)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시범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도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허울만 좋은 것으로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엄 시장은 “국가 지정으로 정해진 뒤 사업 계획을 다시 짜다 보니 규모가 당초보다 커졌다.”면서 “구체적인 사업 추진을 놓고 정부와 협의를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정부와 패키지 사업을 묶는 과정에 시는 당초보다 많은 계획을 세워 요청한 반면 중앙정부에선 부처간 협의 과정에서 규모가 계속 축소되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예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계속 줄이라고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정작 필요한 사업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많이 요청했단다. 그런데 부처간 협의과정에서 계속 축소되면서 알맹이가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엄 시장은 “시에 배당된 패키지 사업 가운데도 상당수가 경남도에서 재정을 부담하도록 됐는데, 도에서 재정을 지원해 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남도 역시 재정 부족으로 중앙정부에서 정한 대로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당초보다 사업을 축소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자칫 하면 시범사업만 하고 마는 것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연극촌을 토대로 인근마을의 소득 창출을 구상했는데 연극촌만 활성화되고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주민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는데 사업을 축소하면 실망 역시 클 것이란 얘기다. 엄 시장은 “도에서 지원이 안될 경우에 대비해 시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극촌과 인근에 있는 저수지, 그리고 저수지 부근 전통마을을 엮으면 공연과 예술을 테마로 한 관광자원으로 키울 수 있다는 기대다. 밀양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3국)] 2007 한국바둑리그 선수 선발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3국)] 2007 한국바둑리그 선수 선발

    제5보(59∼67) 2007 한국바둑리그에 출전한 8개 팀의 선수 선발식이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각 팀은 정해진 순번에 따라 상위랭킹 28명, 예선통과자 12명, 와일드카드 8명 총 48명의 선수를 차례대로 지명했다. 초창기 한국리그는 선수의 실력과 함께 지명도가 중요한 선발기준이었는데, 이번 선발과정은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하는 분위기였다. 초단 돌풍의 주역 한상훈 초단, 배준희 초단 등이 2지명으로 선발되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3년 동안 주장 자리를 맡았던 조훈현 9단이 3지명으로 밀려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 주었다.2007 한국리그는 오는 25일 첫번째 대국을 시작으로 더블리그를 펼친다. 흑59는 원성진 7단이 진작부터 두고 싶었던 자리이다. 자체로 크기도 하지만 나중에 가로 침투해 백진을 교란하는 수단을 엿보고 있다. 백이 62로 들여다봤을 때 흑이 63으로 젖힌 것은 기세의 반발. 실전처럼 진행되면 백이 나로 끊어 흑 두점을 잡는 뒷맛이 생기지만 그보다는 중앙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백이 66으로 끊었을 때 흑이 욕심을 내서 <참고도1> 흑1로 잇는 것은 어떨까? 중간에 여러 가지 복잡한 변화가 있지만 가장 알기 쉽게 수상전을 했을 때 백16까지 흑이 한수 부족으로 잡히는 모양이다. 반대로 백이 흑67로 백 한점이 잡히는 것이 싫다고 <참고도2>처럼 반대쪽을 끊으면, 흑은 바둑 격언에 나와 있는 대로 끊은 쪽을 잡고 버틴다. 이 그림은 오히려 흑이 백을 잡고 대성공을 거둔 모습이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프로야구] 홍세완은 만루홈런

    KIA는 홍세완(29)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자 2연승을 달렸다.SK는 두산을 6연패 수렁에 빠뜨리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 홍세완은 15일 광주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시즌 첫 만루 홈런을 포함해 안타 2개와 4타점 2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러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홍세완은 전날 삼성전에서도 동점 투런·역전 홈런을 날리며 7-6 대역전승의 주연을 맡은 바 있다. 2-1로 앞선 6회 말 1사만루에서 홍세완은 상대 선발 전병호의 6구째를 밀어쳐 비거리 125m짜리 좌월 홈런을 쏘아올렸다. 올시즌 처음이자 자신의 6번째 만루홈런. 삼성은 1-6으로 뒤진 7회 초 김창희의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안타와 진갑용, 대타 박종호의 내야땅볼로 3점을 따라붙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롯데는 예전과 다른 끈질긴 모습을 보이며 뒷문이 부실한 한화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부상으로 빠진 마무리 구대성(38)의 공백이 자못 아쉬운 경기였다. 롯데는 대전에서 한화를 맞아 3-4로 뒤진 9회 초 박기혁의 내야안타와 문규현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내 5-4로 승부를 뒤집었다. 한화는 김태균(25)이 오랜만에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안영명(23)도 선발로 나와 5와 3분의2이닝 동안 1점만 내주는 ‘깜짝 호투’를 펼쳤지만 구원진의 난조로 시즌 첫 승을 놓쳤다. ‘유학파’ 최향남(36·롯데)은 매회 안타를 맞아 어렵게 경기를 끌고가다 4회를 마치고 강판, 복귀 첫 승을 또다시 미뤘다. LG는 박용택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현대를 6-2로 제압하고 3연승을 달렸다. 우규민(LG·22)은 4세이브로 이 부문 1위.SK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9-8로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고 4연승을 거두며 5승2패2무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두산은 1승7패로 꼴찌에 머물렀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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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서울-울산 15일 상암벌 격돌… 누가 먼저 재도약하나

    ‘또 5만 관중?’ 지난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서울-수원의 빅매치에 5만 5397명이 입장, 프로축구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15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FC서울-울산전이 ‘대박 2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수원전의 관전 포인트가 귀네슈-차범근, 박주영-안정환, 김병지-이운재였다면 이번 경기의 키워드는 ‘박주영 VS 이천수’다. 둘은 지난 2005년 말 MVP 투표 당시 한 바탕 기싸움을 벌인 적이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돌아온 뒤 울산의 우승을 이끈 이천수가 신인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박주영에 9표 차이로 MVP를 품었던 것. 그라운드에선 딱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2005년엔 이천수가 시즌 후반부터 합류해 기회가 없었다. 지난해 4월8일 정규리그 8차전에서 처음 만났지만 0-0 무승부로 싱겁게 끝났다. 그리고 지난해 7월19일 컵대회 10차전에서 박주영이 후반 15분 투입돼 이천수와 마주보고 으르렁댔지만 둘 다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10월4일 후기리그 8차전에선 이천수의 부상으로 대결이 불발됐다. 세 번째 대결의 관전포인트는 최근 주춤하고 있는 둘이 화끈한 골로 진짜 승부를 가릴 수 있느냐 여부다. 지난 달 18일 제주전에서 정규리그 시즌 첫 골에 이어 21일 컵대회 수원전 해트트릭으로 펄펄 날던 박주영은 이후 3경기 연속 골 침묵에 빠졌다. 슈팅마저 단 3개에 그쳤다. 박주영이 처지자 귀네슈 감독의 공격 축구도 덩달아 화력을 잃었다. 욕설 징계로 늦게 출발한 이천수는 지난 4일 인천전에서 그리스 평가전 결승골을 연상케하는 컴퓨터 프리킥으로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이천수는 이번 서울전에서 정규리그 첫 선발 출격 명령을 받았다.“이번 경기가 팀은 물론 나의 재도약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벼른다. 김정남 감독은 “주 중 전북전은 서울전에 대비한 준비 과정이었다.”며 아껴둔 이천수를 120% 활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귀네슈 서울 감독 역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하락한 선수단에 심리치료 처방을 내리는 등 울산전을 부진 탈출의 터닝포인트로 삼겠다는 각오다. FC서울 관계자는 “8일 수원전에 견줘 예매율은 저조하지만 대표팀 젊은피가 펼치는 굵직한 이벤트인 만큼 이번에도 대성황은 불보듯 뻔하다.”고 장담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 우리가 뛴다”

    왕년의 ‘탁구여왕’ 현정화(38) 여자대표팀 감독과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40), 레슬링의 ‘작은 거인’ 심권호(35), 태권도의 ‘아테네 영웅’ 문대성(31) 동아대 교수가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지를 결정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 장소인 쿠웨이트로 날아간다. 이들은 17일 OCA 총회를 앞두고 현지에서 명예홍보대사 자격으로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잡은 한국의 위상을 알리고, 인천시 프레젠테이션에도 참여하는 등 유치 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한국 체육의 위상을 빛냈던 이들은 아시안게임에서도 화려한 성적을 낸 공통점을 갖고 있다. 먼저 현 감독은 1986년 서울 대회 단체전 금과 여자복식. 혼합복식 동메달에 이어 1990년 베이징 대회 복식 금과 단체전 은, 혼합복식 동메달을 차지했다.또 1982년 뉴델리 대회 여자 수영 3관왕에 이어 서울 대회 2관왕에 올랐던 최윤희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경량급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던 심권호도 1982년 히로시마와 서울대회를 2연패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남자 80㎏급에서 챔피언에 올랐던 문대성 교수도 인천 출신에다 부산 대회를 제패했던 인연을 갖고 있다. 문 교수는 17일 프레젠테이션에서 인천의 스포츠 약소국 지원프로그램인 ‘비전 2014’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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