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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포스트 BRICs] (12) 태국(하)

    [이젠 포스트 BRICs] (12) 태국(하)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지난달 25일 오전 8시 태국 방콕 카셋삿 국립대학 인문대 201호 강의실. “여기가 어디예요?” “청량리예요.” “집이 멀어요?” “여기서 30분 걸려요.” 태국 대학생 38명이 여름방학 교양강좌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들은 태극기가 그려진 한국어 교재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강사 유진희(태국어학과 대학원생)씨가 읽는 문장을 어설픈 발음으로 흉내냈다. 방콕 대학들이 최근 한국어학과나 한국어 교양 강좌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어 배우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게다가 한국어를 잘하면 월급도 1.5배 오른다. 건축과 3학년 수씨니(20)는 “그룹 ‘동방신기’와 TV 오락프로그램 ‘X맨’을 좋아한다. 한국 문화를 더 많이, 깊이 이해하고 싶어 한국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팔미(20)는 “영어나 일본어를 잘하는 태국인은 많지만, 한국어에 능숙한 사람은 별로 없다. 한국어를 익히면 그만큼 좋은 회사에 입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류는 태국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다. 태국 지상파 TV(5개 채널)에서는 매주 한국 드라마 2∼3편을 방영한다.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부터 올해 ‘주몽’까지 100편이 넘는다.TV광고에서는 한국 연예인들이 한국어로 상품을 구입하라고 유혹한다.FM라디오 97.5에서는 아시아 음악을 24시간 트는데 대부분 한국 노래다. 한국 드라마·음악 열풍은 출판 영화 DVD 휴대전화 벨소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기드라마를 소설로 각색하고, 드라마 주요 장면을 캡처해 만화로 만든다. 한국 연예인만 다룬 잡지도 10여개나 생겼다. 영화관에서는 매주 한국 영화가 상영되고,DVD판매점에는 한국 드라마·영화 코너가 있다. 휴대전화 벨소리·통화연결음 시장도 한국 음악이 점령했다. 한국유학생 유진희씨는 “지하철이나 지상철(일명 BTS)에서 휴대전화가 울리면 절반은 한국 노래”라고 말했다. 크리륵크라이 지라파엣 상업장관은 “지난해 드라마 ‘대장금’이 인기를 누리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태국인의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한국 기업이 태국에 진출하기에 더없이 좋은 때”라고 강조했다. 한류만큼이나 빠르게 한국기업도 성장하고 있다. 대표주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삼성전자는 1989년 생산 법인을,1992년 판매 법인을 세우며 태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태국을 동남아시아의 소비 중심지라 판단, 집중 공략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목표는 프리미엄 시장으로 정했다.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기술력을 갖춘 LCD TV와 PDP TV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상훈 차장은 “태국 경제가 꾸준히 성장해 프리미엄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태국인들이 유행에 민감한 터라 전자제품 구입 주기도 3∼5년으로 비교적 짧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 시장점유율 조사기관인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LCD TV와 PDP TV, 양문형 냉장고(SBS)는 지난해 점유율 34%,30%,40%로 1위에 올랐다.LCD TV의 경우 2005년에 시장점유율 12%로 4위에 그쳤지만 1년 만에 껑충 뛰어올라 ‘부동의 1위’ 소니를 제쳤다. 지난해 매출액은 9억 6000만 달러. 태국 영자신문 내셔널뉴스의 아몽완 기자는 “소니·샤프 등 일본 전자제품에 식상해하던 태국 소비자를 삼성이 효율적으로 공략했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백색 가전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세탁기(23%) 전자레인지(30%) 모니터(20%) 에어컨(18%) 등에서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툰다. 게다가 생산제품을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을 비롯해 중남미 호주까지 수출하고 있다. 태국이 한국, 중국에 이은 제3의 생산기지로 자리한 것이다.LG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5억 3000만 달러. 이외에도 91년에 진출한 삼성전기가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이뤄 2004년 5월 태국 최고기업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갈 길은 아직 멀다. 우선 태국의 주요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에서는 한국 업체가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2005년 태국에서 자동차 70만 3000대가 팔렸는데 그중 한국 자동차는 서너대에 불과했다. 현대자동차는 판매법인은커녕 대리점도 하나 없다. 최근 태국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나돌지만 현대자동차는 “지금 할 이야기 없다.”며 답변을 꺼렸다. 한국계 은행이 방콕에 없다는 것도 태국 진출의 걸림돌이다. 산업은행 등이 방콕지점을 개설하려고 백방으로 애쓰고 있지만, 태국 금융당국이 한국을 포함한 외국계 은행의 신규 지점 설립에 반기를 들고 있다. 97년 외환위기 때 한국 금융회사들이 한꺼번에 철수해 배신감을 느낀 태국 정부가 한국 금융회사의 태국 재진출을 거부하는 것으로 현지에서는 분석했다. 당시 떠나지 않은 일본·미국·프랑스·싱가포르·네덜란드 등 11개국 17개 외국계 은행이 활동하고 있다. 노승환 삼성전기 태국 법인장은 “태국은 내수 시장(인구 6400만명)이 탄탄한 데다 주변에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 미개척 시장까지 아우르고 있다.”며 한국기업의 진출을 강력히 권했다. ejung@seoul.co.kr ■현지 한국기업 법인장들의 생존전략 ●삼성전기 노승환 태국법인장 태국 문화와 정책, 언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철저한 현지 조사도 필요하다. 일본이 성공한 것은 태국 문화를 먼저 배우고 태국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태국 고고학자의 50%가 일본인일 정도다. 한국식 사고방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말고, 한국과 태국의 장점이 어우러지도록 독려해야 한다. 삼성전기는 매년 1000개 교육 강좌를 운영한다. 우수한 현지 인력은 한국으로 보내 1년간 연수시킨다. 앞으로는 고급 인력을 활용한 기술 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다. 주변 국가와 비교할 때 태국이 더 이상 인건비에서 경쟁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어서다. ●LG전자 성낙길 태국법인장 태국인은 자긍심이 높은 민족이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독립을 유지했고 앙코르와트에 버금가는 수많은 문화 유산을 지녔다.‘살아있는 부처’라 불리는 푸미폰 국왕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민족이다. 한국 기업은 태국의 고유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 후진국 국민처럼 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실패의 지름길이다. 태국에 진출하려면 가장 먼저 태국인을 존경해야 한다. 현지인의 역량을 무시한다면 태국에서 성공할 방법이 없다. 특히 태국은 아시아의 랜드마크다. 태국에 발을 들여놓고 주변 다른 시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략 시장이기에 신기술, 고품질로 승부해야 한다. ●대우인터내셔널 남철순 방콕지사장 일부 태국 바이어는 일본에 의존하기 싫어한다. 일본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져 태국이 종속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 바로 이 부분을 공략해야 한다.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90%를 웃돈다. 일본보다 일본 자동차를 더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태국이라고도 말한다. 그래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진출을 망설이는 듯하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시작해야 한다. 태국인들도 일본 자동차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미국 GM이 진출한 것도 그런 이유다. 당장 보이는 손해보다 미래에 얻을 이익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한국 자동차가 진출해야 크고 작은 협력업체도 태국에 발을 내디딜 수 있다. 이대로 포기하면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도 일본에 내주게 된다. ■일 무역진흥기구 방콕무역관장 인터뷰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지금이 태국에 진출할 때라고 일본 기업에 권하기 어렵습니다.” 가토 요이치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방콕무역관장은 “일본 기업들이 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길 망설인다.”고 말했다. 일본의 태국 투자가 2005년 42억 6614만 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30억 3729만 달러로 28%나 줄었다. 또 지난 1월 JETRO가 국가별 투자위험 순위를 분석한 결과 태국은 말레이시아의 뒤를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정치안정, 외환정책, 사회문제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태국과 120년간 수교를 맺어온 일본은 1960년대부터 태국에 진출했다. 현재 교민 30만명(한국 2만 5000명)과 기업 7000여개(한국 200개)가 이곳에서 활동한다. 그러나 지난해 쿠데타로 들어선 태국 과도정부가 외환규제책과 외국인 기업법 개정안을 잇따라 내놓자 일본 기업들이 주춤하고 있다. 가토 방콕무역관장은 “일본과 태국은 오랜 교류 역사를 통해 좋은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이어왔다.97년 외환위기 때도 유럽이나 미국 기업은 철수했지만, 우리는 남았다. 그러나 최근 일본 기업들이 ‘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토로한다.”고 전했다. 최근 체결한 일본·태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투자 상황은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jung@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이현숙 한국화랑협회 회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이현숙 한국화랑협회 회장

    경매사에 이어 화랑가에도 ‘대박’이 터졌다. 지난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매출 추정액이 175억원에 달했다. 전년도에 비해 75% 늘어난 규모다. 전시장은 구매 열기로 달아올랐고 화랑주들은 표정관리가 안 되고 있었다. 그러나 모처럼 맞은 열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현숙(58·국제화랑 대표) 한국화랑협회회장은 “매스컴에선 떠들썩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미술품 구입이 투기로 번진다면 시장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경매가 붐을 주도한 건 사실이지만, 화랑과 분명한 역할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경매사의 독주를 경계했다. 김순응 K옥션 사장의 주장(4월13일자 본 란)에 여러 이의를 제기하는 이 회장을 서울 사간동 국제갤러리 대표실에서 만났다. ●대형화랑이 직접 경매사 운영도 문제 ▶올해 KIAF가 대성공을 거뒀는데 배경을 어떻게 봅니까. “여느 해와 달리 언론이 대서특필을 해줬고, 양대 경매사의 경쟁적인 미술품 붐 조성, 중국미술시장 열기 등이 영향을 끼쳤죠. 그러나 200개 화랑이 1800만달러 매출을 올린 건 크게 떠들 일은 못 돼요. 어제 소더비 경매에서 마크 로스코 작품 1점이 7600만달러에 낙찰됐어요. 경제규모에 비춰볼 때 우리는 과열이라기보다는 아직 시장다운 시장이라고 할 수도 없죠.” 이 회장은 국내에서 미술품 수출입을 가장 많이 하는 국제통이다. 그만큼 매출액 180억원이 금세 1800만달러로 환산되어 나왔다. ▶경매사의 기여를 인정하기는 하는군요. “그럼요. 공개 경매로 은밀하던 미술품 거래가 표면화됐고, 미술품이 돈이 된다는 게 알려졌죠. 부동산 투자 길은 막혔는데 말이죠. 미술품 경매 붐은 중국, 미국은 더해요.” ▶그럼 뭐가 문제죠? “미술품이 투자 대상으로만 비쳐질까봐 걱정이죠. 미국, 유럽은 고객이 진지한 컬렉터이자 투자가예요. 또 가격 상승에도 단계가 있어요. 미니멀, 추상표현, 미디어 아트 식으로 미술사적 평가가 나오면서 가격이 오르죠. 그런데 우리는 공부하지 않고 특정한 작가에 쏠리고 있어요. 경매가 도덕성 갖고 정당한 거래를 해야 선의의 피해자가 안 생깁니다.“ ▶경매사가 특정한 작가만 띄우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이건 경매사 사장이 인터뷰에서 실토한 사실인데, 대형 화랑이 직접 경매사를 운영해 소속작가 작품을 내다파는 건 문제예요. 다른 화랑 소속 작가는 정당한 평가를 못 받잖아요. 심지어 다른 화랑에서 전시회 중인 작가 작품을 반 값에 경매에 올려 화랑측이 속상해하는 걸 봤어요. 자기 소속 작가라면 그렇게 했을까요. 고가 경매 거래는 작가 자신에게도 즐거운 일만은 아니에요. 작가가 그값에 작품을 내놓았던 건 아니잖아요. 이런 식의 붐조성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하긴 유럽의 경우 유통과정에서 작품가격이 오를 때마다 일정비율을 작가에게 돌려주는 제도가 있다. ●젊은 작가까지 입도선매 자제해야 ▶그렇지만 일본도 화랑이 출자해 경매사를 운영하고, 소더비와 크리스티도 최근 화랑을 인수하지 않았습니까. “일본은 출자를 했지만 운영은 완전히 독립적입니다. 미술품을 직접 대는 일은 없고, 단지 배당금만 챙기죠. 소더비, 크리스티도 화랑에 진출했지만, 그에 대한 사회의 지탄이 말도 못해요. 저는 기본적으로 화랑은 경매는 물론, 최근 논의되는 아트펀드에도 직접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식투자에서 내부거래를 금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봐요.” ▶그런데 제3의 경매사 설립에 또 다른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로선 말릴 근거도 없죠. 다만 협회 규정에 화랑이 경매사의 대주주가 돼선 안 된다는 조항을 신설했어요. 해당 화랑도 작품 정보만 제공하지 직접 이권에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화랑과 경매의 바람직한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화랑은 인내심을 갖고 작가를 발굴하고 키워서 시장에 내놓는 1차 시장이고, 경매는 그 작품을 재유통시키는 2차 시장으로서 역할이 있어요. 현재처럼 경매사가 젊은 작가까지 ‘싹쓸이’하여 경매에 올리고,‘내가 키운 작가 내가 경매에 올린다는 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브레이크 없이 달린다면 건전한 작가육성, 미술시장 형성은 어렵다고 봐야죠.” 젊은 작가까지 입도선매돼 고민없는 ‘상품’을 양산한다면 후기의 걸작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터다. 이 회장은 턱없이 부족한 미술 물량을 키워가는 측면에서도 경매사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현재 양대 경매사가 각각 연 6회씩 갖는 메이저 경매를 외국처럼 연 2회씩으로 줄여 그 사이 화랑의 활동영역을 확보해 주고, 경매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이 회장은 이를 토론할 세미나를 다시한번 조직할 계획이라고 했다. ●초보자도 안목키워 컬렉션 참가를 ▶중국 현대미술이 세계적으로 강세인데 한국 미술은 전망이 어떻습니까. “교육 수준이 높고 창의성이 뛰어나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국제아트페어 등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정부지원이 있어야 해요. 현재도 인정받는 작가가 많은데 잘못하면 외국 화랑에 뺏길 우려가 있어요. 중국미술 붐은 투기요소가 커 벌써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도 옥석은 있지만, 우리가 본받아서는 안 된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초보자를 위해 컬렉션 요령을 말씀해줄 수 있을까요. “싸고 좋은 것은 절대로 없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제 경우 좋은 갤러리에서 이름 있는 작가가 전시회를 할 때 산 작품은 실수가 없었어요. 큰 돈이 아니면 그냥 사지만, 무리가 되는 액수의 그림이라면 반드시 전문 조언자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 다음은 공부죠. 전문 잡지와 책을 통해 미술의 흐름을 파악하고 안목을 키우면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회장은 화랑경영은 상업이긴 하지만, 고도의 정신적 행위인 미술 창작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는 “미술시장의 황폐화는 곧 정신문화의 황폐화가 아니겠느냐.”며 과도기적인 이 상황이 빨리 정리돼 건전한 질서를 잡아갔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글 yshin@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그는 누구 1949년 서울 출생, 중앙대 가정교육과 졸업.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미술 컬렉터에서 화랑 경영자로 변신한 케이스다. 처음에는 고미술품을 수집하다 현대미술품으로 눈을 돌렸다. 컬렉션이 늘자, 팔거나 교체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 1981년 서울 인사동에 10평짜리 화랑을 차리게 됐다. 자녀들을 조기유학보낸 뒤 미국을 왕래하면서 세계 미술시장 조류에 눈떴다. 외국 작품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이 88서울올림픽 즈음. 이후 국제화랑은 국내에 외국 미술을 소개하는 대표적 창구가 됐다. 알렉산더 칼더, 에바 헤세, 안토니 카로, 에드 루샤, 요셉 보이스, 빌 비올라, 데미안 허스트, 애니시 카푸어, 루이스 부르주아 등 세계적 거장 작품이 이를 통해 국내에 선보였다. 전광영, 구본창, 조덕현 등 국내 작품의 해외 소개에도 적극적이다. 그 결과 2005년 뉴욕 타임스에 ‘아시아의 대표적인 갤러리’로 소개되기도 했다.2006년 한국화랑협회 회장에 당선돼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운영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 [거리 미술관 속으로] (29) 다동 한외빌딩 ‘비약하는 오대양’

    [거리 미술관 속으로] (29) 다동 한외빌딩 ‘비약하는 오대양’

    ‘서울 도심에서 파도를 감상하다.’ 중구 다동 한외빌딩에는 은빛 파도가 물결친다. 원로 조각가 이승택(75)씨의 ‘비약하는 오대양’덕분이다. 거대한 스테인리스 5개가 숫사슴의 뿔처럼 날카롭게 솟아 있다. 높이가 족히 5m는 넘어 보인다. 날카로움은 삼각형이 뿜어내는 향기다. 작품의 기둥이 삼각뿔인데다 세워진 모양도 직삼각형이다. 너무 선명한 스테인리스가 날이 선 느낌을 더한다.2∼3m 떨어진 곳에서도 얼굴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다. 이 날카로운 스테인리스 작품이 파도의 물결이라고? “성난 파도를 상상해보라.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를….” 작가의 설명을 듣고보니 일렁이는 파도가 눈에 보이는 듯도 하다. 여름철 바닷가에서 느긋하게 즐기는 물결이 아니라, 영화에서 숨죽이며 지켜보던 폭풍우 말이다. 아하, 실험미술의 선구자다운 표현력이구나. 작가는 지난 50년간 쉼 없는 실험정신을 보여줬다. 그리고 고희가 훌쩍 넘은 오늘날에도 현장에서 자유정신을 표현한다. 작가의 ‘끼’가 처음 발동한 것은 스물네 살 때.1956년 제2회 국전에서 그는 1개 조각대 위에 2개의 작품을 올려놓으려다 출품을 저지당했다. 이후 원색유리, 각목, 로프, 플라스틱 같은 이색 소재를 활용했고 강이나 산같은 자연물로 매체를 확산했다. 1969년 그는 마침내 바람을 조각했다. 대성리 들판에 혹은 인천 바닷가에 흩날리는 붉은 천 자락을 설치해 바람을 표현했다. 서슬퍼렇던 60,70년대에는 10m,20m 공간에 머리카락을 배열한 설치작업 ‘군의 삭발령’(1967)으로 갑갑한 시대를 비웃은 화려한 전력도 있다. 80년대에 스테인리스로 파도를 표현하는 것은 그에게는 파격도 아니었는지 모른다. 작가는 “조형미술 작품은 현대적인 건물과 수십년간 어울리도록 제작해야 한다. 미래를 내다본 앞선 작품만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그의 유일한 조형미술이다. 그는 21세기를 상상하며 ‘비약하는 오대양’을 제작했다고 했다. 경쟁이 치열한 세계화(오대양)시대에 도약을 꿈꾸는 대한민국을 표현했다. 또 삭막한 도심에 파도라는 자연을 선물하고자 했다. 하루살이 샐러리맨에게 ‘내일을 꿈꾸라.’라고 속삭이고 싶었던 것일까.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프로야구 2007] 장성호 만루포 시위

    최희섭(28)이 들어오면서 붙박이 1루수에서 좌익수로 밀린 장성호(30·KIA)가 그랜드슬램으로 아쉬움을 털어버렸다. 장성호는 15일 수원에서 열린 프로야구 현대와의 경기에서 1년11개월여 만에 좌익수로 선발 출장,3-2로 앞선 6회 초 1사 만루에서 상대 세 번째 투수 노환수의 초구 142㎞짜리 몸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장성호가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것은 2005년 6월29일 SK전이 마지막이다.2005년 7월29일 한화전에는 대수비로 한 번 좌익수로 나선 적이 있다. 최희섭이 아직 1군에 등록하지 않았지만 일찌감치 좌익수 적응에 들어갔다.1루수는 이재주가 맡았다. ‘꼴찌’ KIA는 홍세완과 김원섭의 1점포 등 홈런 세 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로 현대를 두들기며 8-3으로 제압, 지난 4일 대전 한화전 이후 원정 3연패에서 벗어났다. 현대의 마이클 캘레웨이는 2005년 6월17일 이후 KIA전 연승 행진을 ‘6’에서 멈췄다.KIA 선발 이상화는 5와 3분의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4안타 3실점했으나 타선 도움으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마산에서는 롯데가 이대호와 정보명의 홈런포를 앞세워 두산에 6-5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단독 3위에 올라섰다. 롯데의 특급 불펜 최대성은 2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 호투로 시즌 3승째를 챙겼고, 마무리 호세 카브레라는 겨우 7개의 공으로 상대 타자를 삼자 범퇴시키고 5세이브(1승2패)째를 올렸다. SK는 잠실에서 LG를 8-4로 물리치며 2위 한화와의 승차를 3.5경기차로 벌려 지난달 14일 이후 질주 중인 선두 자리를 당분간 고수할 전망이다. 대전에서는 삼성이 제이미 브라운의 5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한화를 6-1로 제압했다. 브라운은 올시즌 8경기 등판에서 2패 끝에 첫 승을 신고했다. 한화는 2연패에 빠지며 롯데와 승차 없이 승률만 앞선 불안한 2위를 지켰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김영훈회장 ‘생산성 CEO 대상’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14일 한국생산성학회가 주는 ‘생산성 최고경영자(CEO) 대상’을 받았다. 이 상은 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공헌한 경영자에게 주어진다. 김 회장은 몽골 에너지 테마파크 조성 사업권을 따내는 등 국내 에너지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 [맞춤형 교육통신]

    ●마이맥 스터디(www.mimacstudy.com) 최근 2008년 수능 고득점을 원하는 수험생을 위한 ‘인터넷 강남 대성 서울 법대·의대반’ 서비스를 개강했다. 무제한 수강이 가능한 VIP서비스를 추가해 프리미엄급 강의 선택의 폭을 늘렸다. 성취도 평가와 첨삭관리, 개인별 입시지도 및 상담, 입시정보, 출결관리 등 서비스도 제공한다.(02)5252-110.●모든학교(www.schoolall.com) 이달 19일 과학교육원과 용인 지역 천문대에서 체험 프로그램인 ‘별자리 관측과 우주이야기’를 연다. 우주과학의 발전 과정을 알아보고, 직접 별자리를 관측하며 계절별 별자리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대상은 초등학교 3∼6학년. 참가비는 5만 4000원.(02)577-3856.●미술로 생각하기(www.misulo.com) 이달 24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나만의 동화책 만들기’를 주제로 ‘아트 북 패스티벌’을 연다. 놀이동산의 다양한 놀이와 볼 것을 체험하고 나만의 동화책을 만들어 내면 심사를 거쳐 상품을 준다.(02)2057-4580.
  • 경찰청, 수사지연·외압여부 등 감찰 착수

    경찰청, 수사지연·외압여부 등 감찰 착수

    경찰청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과정에 대한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 내부에 강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택순 경찰청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송치 이후 본격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수사팀 관계자가 이날 경찰청 감사관실로부터 조사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김 회장이 검찰 송치되는 20일쯤 전후로 예고된 감찰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경찰청 감사관실은 보복폭행이 이뤄진 3월9일 새벽 112신고 접수부터 같은달 28일 사건이 남대문경찰서로 이첩될 때까지 40일간의 전과정을 조사해 ‘늑장 수사’의 경위를 밝히기로 했다. 남대문서 태평로지구대는 3월9일 0시7분쯤 112신고를 통해 ‘전날 강남 카페에 놀러가 김승연 한화 회장 아들과 싸웠는데 김 회장이 화가 나 폭력배들을 데리고 와 사장을 때리고 있다. 빨리 와달라.’는 신고를 접수하고 4분 뒤 경찰관 2명을 현장에 출동시켰다. 그러나 이들은 ‘술집 종업원들끼리 싸웠다.’는 S클럽측 해명을 듣고 현장을 떠났다. 감사관실은 당시 근무일지와 지령 상황부 등을 근거로 태평로지구대의 현장 대응에 문제가 있었는지 가릴 방침이다. 이후 이 사건이 정보나 수사 라인을 통해 윗선으로 제대로 보고됐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사건 첩보 입수를 했던 광역수사대 대신 남대문서로 사건이 이첩된 경위도 감찰 대상이다. 경찰 안팎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범행 장소의 광역성을 감안할 때 광역수사대에서 수사하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견해가 중론이다. 이 사건을 광역수사대로부터 보고받아 남대문서로 이첩한 한기민 형사과장은 “과장 전결로 사건을 남대문서로 이첩했다. 잘못 판단했다.”고 밝혔다. 홍영기 서울청장에게는 이후 구두보고했다고 덧붙였다. 감사관실은 이에 따라 3월26일 사건 이첩 결정을 한 경위와 수사가 지연된 이유, 경찰 안팎의 부적절한 개입 여부를 확인해 책임 소재를 가릴 방침이다. 감사관실은 한화 고문인 최기문 전 경찰청장 등 전·현직 경찰 간부들이 수사 지휘 계통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외압 의혹’도 조사할 방침이다. 현재 수사팀 관계자들과 지휘계통에 있는 간부들로부터 전화 통화내역 등을 제출받아 검토하는 등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구속된 한화 진모 경호팀장이 최초 첩보입수자인 광역수사대 오모 경위를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기 때문에 오 경위가 첩보를 언론에 흘렸는지도 감찰에서 밝혀야 할 대목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승연회장 구속 수감] 법원, 구속영장 발부 배경

    [김승연회장 구속 수감] 법원, 구속영장 발부 배경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결국 ‘인신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김 회장은 청계산으로 가지 않았고, 폭행도 하지 않았다는 당초의 입장을 법정에서 뒤집었다. 자신의 혐의를 일부 인정하고 재판부에 읍소했다. 이처럼 계속되는 말바꾸기가 증거인멸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오히려 자충수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특히 새로운 목격자 진술이 나오는 데다 조직폭력배 개입 의혹이 증폭되면서 법원은 김 회장을 구속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법원이 불구속 수사·재판 원칙을 재천명하고 있지만, 국민적인 관심인 ‘사안의 중대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고려됐다. 김 회장측은 혐의를 인정하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데 부담을 가질 것이라는 대명제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김 회장이 다른 경제인에게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어리석은 아비”라며 자책하는 태도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피의자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다면 구속 사유 가운데 하나인 증거인멸 우려가 줄어든다. 게다가 죄를 뉘우친 피의자는 재판을 받을 때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김 회장의 자백은 태생적으로 ‘일부’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보복폭행을 사주했다거나 조폭을 동원했다는 부분까지 인정하는 것은 재판 과정에서 회복할 수 없는 부담으로 작용할 게 불을 보듯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부분에 승부를 걸었다. 경찰은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피해자 진술을 통해 신빙성 있는 증거가 확보됐다고 판단한 내용만 영장 혐의 사실에 적시했다. 조폭 동원설 등 정황이 포착된 단계의 혐의는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에 넣었다. 법원은 결국 일부 혐의를 시인한 부분보다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이광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6개 혐의가 모두 소명됐다고 보이며 수사기관에서 더 조사하려고 하는 부분과 관련, 피의자들이 앞으로 증거를 더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수사에 힘을 실어줬다. 임일영 홍희경기자 argus@seoul.co.kr
  • 15차 이산상봉 1진 오열속 작별

    15차 이산상봉 1진 오열속 작별

    “어머니,100살까지 건강하게 사십시오. 통일이 되면 다시 만납시다.” 제15차 이산가족 1회차 상봉행사에 참여한 남북 가족들은 11일 금강산호텔에서 눈물과 한숨 속에 작별상봉을 하며 2박3일 일정을 마무리했다. 국군포로와 납북자 가족 등 특수 이산가족 4가족을 포함한 남측의 99가족은 북측 가족들과 손을 꼭 잡고 다시 만날 날을 다짐하며 아쉬움을 뒤로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대성호 납북어부인 김홍균(62)씨를 39년 만에 만난 어머니 이동덕(88)씨는 “홍균이가 나를 보고 싶을 때마다 담배를 피웠다고 하더라. 그래서 막 뭐라고 나무랐다.”며 “다시 만날 때까지 술·담배 끊고 건강하게 있으라고 당부했다.”고 각별한 모정을 표했다. 홍균씨의 동생 강균(54)씨도 “형님이 살아계신 것을 알았으니 한은 풀었다.”고 상봉 소감을 밝혔다. 홍균씨는 담담하게 “어머니, 울지 마세요.100살까지 사십시요. 통일이 되면 다시 만납시다. 통일이 머지않았어요.”라고 말했으나 가족을 태운 버스가 떠나는 순간 돌아서서 눈물을 훔쳤다.6·25전쟁 중 사라진 형 정용진(73)씨 가족을 만난 정혁진(72)씨는 가계도를 그려 보이며 북측 조카들에게 가족의 돌림자 순서를 설명해줬다. 역시 피랍된 형의 뿌리를 찾은 이양우(75)씨는 북녘 조카들에게 “형님 제사 잘 모셔라.”고 당부했다. 남측 최고령자 고면철(98)씨와 만난 북측 자녀들은 100세를 목전에 둔 아버지와의 작별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북측 아들 명설(71)·명훈(61)씨와 딸 선자(65)씨는 “통일돼 만날 때까지 건강하세요.”라며 큰절을 올렸다. 남측 가족들은 상봉 종료시간이 다가오자 북측 가족과 주소를 교환하고 재회를 다짐하며 1시간의 짧은 만남을 정리했다. 북측 가족들은 창가에 서서 ‘우리는 하나’ 노래를 부르며 남측 가족들을 싣고 떠나는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남측 상봉단은 오후 속초로 돌아왔으며,12∼14일에는 북측 이산가족 100명이 남측 가족 442명을 금강산에서 만난다. 금강산 공동취재단·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검찰·법원, 영장청구~심사 초고속

    검찰·법원, 영장청구~심사 초고속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 대한 ‘보복폭행’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과 법원의 행보가 빠르다. 이례적이란 얘기마저 나온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받은 지 불과 14시간 만인 10일 오전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수뇌부가 경찰의 영장 신청을 지체없이 청구한다는 방침을 이미 세워뒀기 때문이다. 검찰 고위 간부는 지난 9일 “검찰은 곧바로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검찰의 이같은 자신감은 그동안 경찰수사를 사실상 지휘해 왔기 때문에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법질서를 무시한 재벌 회장의 무분별한 폭력 행위 개입 정황이 드러나는 마당에 영장 청구를 미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음 직하다. 실체 검찰은 경찰의 수사과정을 지켜보면서 김 회장측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인으로서 사회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법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통상 검찰의 영장 청구 이후 1∼2일 안에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지는 전례를 깨고 청구 다음날인 11일 실질심사를 하기로 했다. 검찰로부터 넘어온 ‘뜨거운 감자’를 쥐고 있다가 손을 델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과 함께 국민적 관심이 많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판단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달리 말하면 법원도 그동안 경찰의 수사과정을 추적해 왔다는 얘기다. 다만 영장전담판사가 이 사안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검찰과 법원은 각기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내심 고민스러워하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4) 연대성 위기의 그늘… 노동계도 양극화

    6월 항쟁의 큰 축은 노동자였다.1987년 7∼9월 ‘노동자 대투쟁’의 열기는 작열하는 태양만큼이나 뜨거웠다. 비참한 노동 환경에서 숨죽이며 살아온 노동자들은 가슴에 쟁여 놓았던 울분을 한순간에 토해냈다.‘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절규였고, 그 절규로부터 한국 노동운동은 비로소 만개하기 시작했다. 20년이 지난 현재 노동운동은 거대한 세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동시에 사회적으로 따돌림을 받고 있다. 현재의 노동운동은 ‘귀족 노동조합(노조)´ 논란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참한 현실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불안정한 노동계층은 여전히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오늘도 절규한다. ●“노동운동으로 남은 것은 팍팍한 현실뿐” “20년전이나 지금이나 우리 삶은 더 물러설 곳 없는 벼랑입니다.” 1980년대 후반 노동 운동으로 해고된 뒤 줄곧 건설노동자로 살아온 사춘식(52)씨의 짙은 흑색 낯빛엔 지난 세월이 묻어났다.10일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만난 그는 흙먼지를 뒤집어 쓴 채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씨는 “노동운동하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내 삶은 변함없이 팍팍하다.”며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는 고아가 돼 중학교 이후 배움은 꿈도 꾸지 못했다.85년 일당 3300원에 밥값까지 제했던 회사 H프레스에서 위장취업 대학생을 만나 노동운동에 눈을 떴다. 밤마다 전태일을 읽었고, 근로기준법을 공부했다. 파업에 앞장선 후 그는 곧바로 해고됐다.86년에는 B냉방 하청업체에 재취업해 노조를 만들었다가 H프레스 전력이 탄로나 또 해고됐다. 그의 이름은 정보기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그 후 한번도 정규직장을 갖지 못했다. ‘굶어죽지 않으려고’ 건설현장으로 들어갔다.87년 여름 ‘노동자 대투쟁’ 때도 그는 건설현장 노동자로 참여했다. 한 달 일하고 두 달 쉬는 생활이 계속됐고, 외환위기 직후에는 일이 없어 1년간 공공근로를 해야 했다. 밥 먹는 게 힘에 부친 생활이었고, 그 생활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졌다. 노동운동이 힘을 키웠고 대기업 노동자들의 생활도 안정을 찾은 지금, 그는 “파업하고 내게 남은 건 잘린 인생”뿐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동료들이 만든 민주노총이지만 이젠 신뢰 안 한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나 같은 ‘노가다’ 일하는 거 봐라. 비정규직도 이런 비정규직이 없다. 하루를 버티기 힘들던 20년전, 라면 한 젓가락 나눠 먹고 동료의 꺼진 연탄을 걱정하던 작은 사랑이 있었기에 우린 버틸 수 있었다. 우리를 돌아보지 않는 지금의 노동운동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없다.” 80년대말 동구권이 몰락하자 그렇게 열렬했던 ‘학출(위장 취업 대학생)들’은 모두 살길을 찾아 떠나갔다. 그에게 노동운동을 가르쳤던 그 대학생도 지금은 사업에 성공해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얼마 전 그 친구를 만나 웃으며 말했다.‘너희들은 살 길 찾아가 사업하고 잘 살지만, 갈 곳 없어 남은 우리는 여전히 힘겹다.’고. 내 말에 친구가 그러더라.‘형, 더 이상 그때 마음 기대하지 마.’ 친구가 변할 걸까, 내가 변하지 못한 걸까.” 동탄신도시 건설현장에서 사씨가 맡은 일은 1개월짜리 단기계약이다.5월말이면 일이 끝난다. 이후 살길은 그도 아직 모른다. ●“이제 비정규직에 눈 돌릴 때” 자동화기계를 만드는 경기 군포의 한 ‘마치코바(영세 동네공장을 일컫는 일본식 표현)’에서 일하는 김종주(47)씨가 10시간이 넘는 하루 일을 마치고 짐을 정리했다. 그는 사춘식씨와 H프레스에서 해고된 ‘학출들’ 중 지금까지 현장에 남은 2명 중 한 사람이다. 경상도에서 대학 한 학기를 마친 84년 친구의 꾐(?)에 빠져 노동운동하러 안양으로 올라왔다. 그는 “일단 알게 된 이상 반란을 꿈꾸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고, 반란의 대가는 해고로 되돌아왔다. 한번 시작된 해고는 10번을 훌쩍 넘어섰고, 이젠 몇 번 해고당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도 못하는 지경이 됐다. 노조 결성을 이유로 마지막 해고된 시점이 불과 3년전이다. 반복되는 해고로 승진이나 임금인상 같은 ‘호사’는 한번도 누려보지 못했다. 잘릴 때마다 앞이 캄캄했던 그가 끝내 현장을 지키는 이유는 뭘까.“그는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영세공장을 전전하며 87년 당시보다 더 힘겨워진 현실을 온몸으로 겪어왔다. “97년 이후 힘 있는 대기업노조는 고용안정을 최소한 보장받았지만, 노조가 없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는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훨씬 심해졌다. 내가 거쳐 온 회사의 90%가 없어졌다.” 그는 “현재 노동운동이 비정규직 문제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아무리 외형적으로 성장하더라도 아무 소용없다.”면서 “공장에 있으면 절망할 틈이 없다.”고 말했다.“먹이사슬의 마지막 단계”인 ‘마치코바’에서 그는 오늘도 절망과 싸우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전문가들 진단 “6월 항쟁 때는 사무직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공장 노동자들과 함께 어깨 걸고 투쟁했지만, 지금은 노동자들도 직업에 따라 계급이 갈렸다. 노동자들이 목 매고 분신하며 만든 현실에 노동자 스스로 안주한 결과다.”(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민주노총의 도덕적 힘은 강했다. 그 힘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고, 사회개혁의 주축 세력이 됐다.20년이 흐른 지금, 민주노총의 도덕적 힘은 급격히 약화됐다. 비리 혐의로 잇달아 구속된 노조 간부들 탓만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꼽는 핵심 원인은 ‘연대성의 위기’다.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범사회적 연대보다는 기업별 고용 안정에 주력하는 정규직 노조 위주의 운동 방식에 대한 일침이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87년 이전엔 자기 자신 취약계층이던 노동자들이 고용조건이 안정되면서 자기 주변을 포용하는 연대의 틀을 개발하는 데 소홀했다.”면서 “지금은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단언했다. 한때 민주노총에서 비정규직 사업을 책임졌던 관계자는 “오늘날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여성, 불안정한 노동자의 삶은 6월 항쟁 당시 다수 노동자의 삶과 다르지 않다.”면서 “민주노총이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서지 않으면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또 겪어야 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KBS 비정규직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올 1월 선거에서 당선된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4개월도 안 돼 민주노총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좌절했다.”면서 “민주노총은 낮은 사람들을 위한 대중조직이 아닌 정규직의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 같은 조직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노동계 인사는 “2.8%에 불과한 비정규직 조직률을 높이고 임원·대의원 비정규직 할당제 등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가 스스로 자기 세력화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의 재정과 인력 대부분을 투여하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은수미 연구위원도 “수십억원에 이르는 현대차노조의 이월재정을 산별노조 재원으로 전환해 비정규직 재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써야 한다.”고 충고했다. 안기호(43) 전 현대자동차 사내하청노조 위원장은 “비정규직이 돼 보니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모멸감과 고통을 겪게 되더라.”면서“정규직노조 중심의 민주노총이 몰매를 맞는 것은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외면했기 때문으로 운동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규직·비정규직 노조 위원장을 모두 역임한 그의 주장이기에 울림이 크다. 노동운동의 중심 축이 비정규직 운동으로 과감하게 이동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신재생에너지로 글로벌시장 진출”

    10일 창립 60주년을 맞는 김영훈(55) 대성그룹 회장은 “외길을 걸어와 세계화의 길목에 서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털어놓았다. 김 회장은 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줄곧 ‘에너지’를 얘기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키워 글로벌 에너지 그룹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진행 중인 G프로젝트가 그 대표적 야심작이다.G는 칭기즈칸의 영문 머리글자다. 몽골정부에게서 도심땅 100만평을 40년간 공짜로 임대받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지하수를 끌어올려 몽골에 숲을 만들어주는 대신, 대성그룹은 개발 차익을 가져간다. 김 회장은 이곳에 “태양광발전소, 골프장, 컨벤션 센터 등을 짓겠다.”고 했다. 오는 23일 현지에서 28억원짜리 태양광 발전소 기공식을 갖는다. “몽골은 일조량과 바람이 많아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적합하다.”는 김 회장은 “최근 국내에서도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 다행”이라고 했다. 그가 창립 기념일인 10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강당에서 대규모 국제에너지포럼을 여는 것도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물론 2013년 세계에너지협의회(WEC) 총회를 사상 처음 한국(대구)으로 유치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도 깔려 있다.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이 참석하는 것도 그래서다. 그는 대성연탄으로 유명한 대성산업공사의 창업주인 고(故) 김수근 명예회장의 막내아들이다. 세 아들 중 가장 먼저 경영에 합류, 기획조정실장으로서 고인과 함께 대성그룹을 키워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68년 피랍선원 “어머니, 꿈만 같아요”

    “아들아,39년만이구나.” “이렇게 다시 보다니 꿈만 같아요, 어머니.” 11개월만에 재개된 제15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9일 오후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금강산에서 열렸다. 남측 1회차 상봉단 99가족 148명은 이날 낮 육로를 통해 금강산에 도착, 금강산호텔에 마련된 상봉장에서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북측 가족 229명과 감동적인 만남을 가졌다.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 빛바랜 결혼사진, 돌사진 등을 꺼내놓은 채 기억을 되살리던 이산가족들이 서로를 껴안고 흐느끼자 상봉장은 이내 울음바다로 변했다. 이동덕(88·인천시 부평동) 할머니는 1968년 주문진 선적 대성호에 승선, 조업 중 피랍된 아들 김홍균(62)씨를 39년만에 만났다. 김씨는 노모를 껴안으며 “어머니를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다.”며 흐느꼈다. 이 할머니 가족 외에 한국전쟁 중 피랍됐거나 군입대 후 전사처리된 특수 이산가족 3쌍도 북측 친인척들을 만났다. 남측 최고령자로 언동이 자유롭지 못한 고면철(98·경북 영천시) 할아버지는 아들 고명설(71)·명훈(61)씨와 딸 정화(65)씨를 만났지만,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자 탁자를 치며 통곡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장남 명설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줄 알고 몇해 전부터 제사를 지냈는데 이렇게 만나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이 친정집에 간 사이 남편이 일가족을 데리고 월북해 이산가족이 된 김진영(87·서울 노원구) 할머니는 유일하게 생존한 둘째딸 이지숙(64)씨가 내민 가족사진을 보고 오열했다. 그러나 뿌리를 찾은 반가움도 전쟁이 남긴 이별의 상처는 덮지 못했다. 국군포로·납북자 등 특수 이산가족들은 ‘납북이냐 월북이냐.’를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내세우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1951년 북으로 간 형님의 아들 2명을 만난 정혁진(72)씨는 조카들의 주장에 당황했다. 정씨는 형 정용진(74)씨가 백골전투에서 인민군에 끌려갔다고 했지만 조카 철민(43)·철성(39)씨는 “아버지가 생전에 혼자 올라왔다고 했다.”고 주장하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단체상봉에 이어 북측 조선적십자사가 마련한 환영만찬에서 이산가족들은 뜨거운 정을 이어갔다. 이들은 10일 해금강호텔에서 개별상봉을 하고, 오후에는 삼일포를 구경한 뒤 11일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 일정을 마무리한다.12일부터는 북측에서 신청한 이산가족 100명이 남측 가족 442명을 만날 예정이다.금강산 공동취재단·김미경기자chaplin7@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5월 야구’ 치열한 승률싸움을 즐겨라

    전공에서 손 뗀 지 30년이 지났는데도 나쁜 버릇 하나가 남아 있다. 사회현상을 입자로 파악하는 버릇이다. 다행히 사회현상의 거시적인 대목에서는 그런 시각이 들어맞을 때도 있지만 미시적인 영역에서는 전혀 들어맞지 않는 일이 적지 않다. 개막 이후 한달이 지난 올해 프로야구는 경기 일정 담당자가 희열을 느끼기에 충분할 만큼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1위가 6할5푼 이하, 꼴찌가 4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는 것은 구단간 전력을 비슷하게 가져가려는 구단이나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에 기쁨을 안겨준다. 팬들에겐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감독들은 매일 잠자리를 설친다. 이렇듯 모든 사람에게 엄청난 의미가 있는데도 입자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다 보면 가끔 생기는 현상이라고, 필자는 냉소에 부치는 경우가 많다. 화학에서의 입자는 수억, 수조개를 헤아리는데 프로야구 구단은 고작 8개. 더욱이 구단이 입자일 리도 없다. 하지만 1위부터 8위까지의 순위표 안에서 치고받는 현상은 물이 팔팔 끓고 있는 주전자 뚜껑에서 배우는 기초 물리학을 생각나게 한다. 고정된 부피에서 온도가 높아지면 압력이 높아지고 분자들이 치고받으며 부피를 키우려고 한다. 모든 스포츠에서 경기 일정 담당자의 소원은 마지막 날 마지막 경기가 결승전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플레이오프제도가 도입되면서는 마지막 날까지 모든 팀의 순위가 확정되지 않도록 일정을 만들려고 한다. 주전자가 미지근한데도 8할대 승률을 올리며 뛰쳐나가는 입자나,1할대의 승률로 얼어붙은 얼음에서 녹지도 않는 구단은 저주의 대상이 되기 쉽다. 프로야구의 흥행은 4,5월이 관건이다. 일단 지금까지는 대성공이다. 나쁜 버릇 그대로 어쩌다 일어나는 현상으로 일축하면서도 흐뭇한 느낌을 감추지 못한다. 어쩌다 일어난 게 아니라면 어떤 이유를 댈 수 있을까. 전력이 평준화됐다면 왜 그렇게 됐을까. 아직까지는 추측일 뿐이고 영원히 정답이 없을지도 모른다. 추측하건대 야구공의 부작용 탓이 아닌가 한다. 국제대회 적응과 투고타저 현상 타개를 위해 올해부터 야구공이 커졌다. 타자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자는 목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큰 공이 아직은 타자에게 별 도움이 안 되고 있다. 특히 홈런 타자에겐 큰 공이 분명 불리하다. 덕분에 경기 스코어도 주전자속 물처럼 갇혀 뚜껑을 날려버리지 못하고 있다. 확률로는 투고타저 속에서 1점 차이나 타고투저에서의 2점 차이나 매한가지로 뒤엎기 어렵다. 그러나 사람들은 수학대로 세상을 보지 않는다.1점 차이면 앞서가는 팀이나 뒤쫓는 팀, 심지어 팬들까지도 2점 차보다는 뒤집기 쉽다고 여긴다. 어쩌면 야구장에서의 느낌이 수학보다 정확할 수 있다. 수학은 수를 다루지만 인간은 영원을 생각하니까.‘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부고]

    ●김용일(전 세계일보 사진부장)용원(자영업)용길(남영운수 부장)씨 부친상 7일 서울 적십자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2002-8444●김영애(탤런트·㈜참토원 부회장)해성(패션서포트 대표이사)우성 무성씨 모친상 7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1588-3369(교환 4번)●임영록(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실장)씨 빙모상 이한빛(부산시 금정구 문화홍보과)씨 조모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30분 (02)3410-6912●김하진(전 포항오천초등학교 교장)씨 별세 욱한(밸류플러스 회장)성한(교보생명 대구지역본부장)진한(자영업)씨 부친상 이호굉(한터비전 대표)씨 빙부상 7일 대구전문장례식장, 발인 10일 오전 8시 (053)965-7201●권오석(코렌 이사)재현씨 부친상 정문길(진로 상무)씨 빙부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10시 (02)3410-6915●전흘수(농협중앙회 성남시지부장)인수(홍익대 경영대 교수)씨 부친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6시 (02)3010-2292●박길훈(길훈종합건설 대표·전 대한주택건설협회장)씨 별세 시우(풍인건설 대표)씨 부친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10시 (02)3410-6914●구영치(전 조흥은행 상무이사)씨 별세 현정(주한 미대사관)윤정(미국 가벨리니 셰퍼드디자인)주희(가톨릭대 외국어교육원)씨 부친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10시 (02)3010-2631●김종득(전 제일생명 감사)씨 별세 석남(아이텍인베스트먼트)재홍(KDI대학원)씨 부친상 최윤이(아시아나항공)김인영(와이더댄)씨 시부상 최종구(인터프로코리아 대표)씨 빙부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10시 (02)3010-2230●이철(명지건업 상무이사)성주(대성전기 부장)씨 모친상 김지환(강북구의회 의원)씨 빙모상 7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11-244-0082●전지명(한림그룹 회장)씨 모친상 7일 건국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2030-7902●임영석(전 부안군 교육장)씨 별세 상학(동양제철화학 상무)정국(세연엔지니어링 〃)씨 부친상 전상희(미국 거주)김정택(JT코퍼레이션 대표)조관연(미국 거주)씨 빙부상 7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9일 오전 6시 (031)787-1501
  • [HAPPY KOREA] (13) 충북 단양읍 별곡·도전·상진마을

    [HAPPY KOREA] (13) 충북 단양읍 별곡·도전·상진마을

    충북 단양은 백두대간의 소백산과 남한강이 어우러져 빼어난 자연 경관의 명승지로 알려져 왔다. 화려한 경관 중에서도 더욱 빼어난 곳을 엄선한 ‘단양팔경’이 유명하다. 한반도의 중심지역이어서 삼국시대 때 고구려와 신라가 각축을 벌이기도 했다. 곳곳에 관련된 유적들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그런 단양이 교육도시로 거듭 태어나려 한다.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데 이어 행정자치부로부터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교육형 도시’로 선정된 것이다. 단양군이 만드는 ‘글로벌 에듀빌리지 만들기 계획’을 살펴보았다. ●“떠나는 주민들 대부분 아이교육 때문”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사업지역으로 선정된 단양읍 별곡·도전·상진 등 3개 마을은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삶터가 모두 물에 잠기면서 이주해 온 주민들이 형성한 마을이다. 현재 3709가구 1만 971명이 거주하지만 매년 3.7% 정도씩 인구가 줄고 있다. “떠나는 주민들의 대부분은 아이들 교육 때문이지요. 좋은 학교가 없다 보니 외지로 나가는 것이지요.” 장지흥 신단양지역개발회 회장의 진단이다. 다른 지역은 생계 유지 등을 이유로 고향을 등지는 경우가 많지만 단양은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이다. 농·산촌 지역이다 보니 교육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 주로 공교육에 의존하고 있다. 도시에선 학원이나 과외로 부족한 공교육을 보충하지만 이곳엔 사교육기관이 거의 없다. 실제로 단양교육청이 파악한 결과, 지역의 2개읍·6개면 가운데 단양읍과 매포읍에만 26곳의 학원이 있을 뿐 나머지 6개 면에는 사설학원이 전혀 없다. 사교육을 받고 싶어도 없어서 못하는 것이다. ●‘중심학교´서 방과후 교육 마치고 귀가까지 책임 때문에 다른 지역과 달리 군청과 교육청이 힘을 합쳐 ‘교육’활성화에 주력한다. 공교육뿐만 아니라 사교육 영역까지 교육청과 군청이 맡는 셈이다. 이러한 노력은 2005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면서 본격 추진됐다. 아이들 교육은 교육청이 책임을 진다. 반면 군청은 주민들의 교육을 맡는다. 교육청이 효율적인 사업을 하도록 군청에서 예산 지원을 한다. 단양교육청 최대용 장학사는 “지역에 사교육 기관이 많지 않기 때문에 도시 학원 등의 기능을 교육청이 대신해줄 수밖에 없다.”면서 “주민들의 교육도 일부 교육청에서 맡아서 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청은 이에 따라 학생들의 수업이 끝나면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해 ‘사교육 사각지대’를 없앤다. 소규모 학교가 많기 때문에 군청과 교육청은 ‘중심학교’개념을 도입했다. 교통이 편리한 곳의 학교에 다른 지역 학생들을 모아 가르친다. 단양초등학교과 단양중학교를 ‘중심학교’로 정했다. 교육청은 관광버스 4대를 임대해 권역별로 돌며 8개 읍·면 학생들을 중심학교까지 태워 온다. 수입이 끝나면 집까지 데려다 준다. 수업은 월∼목요일 오후 5시40분에 시작해 8시 40분 끝난다. 초등학생은 130명, 중학생은 180명이 참여한다. 고등학교는 해당 학교별로 진행한다. 교사들은 주로 현직 교사를 활용하는데 각 학교로부터 유능한 교사를 추천받는다. ‘Pie-룸’(Play in English)이란 영어 강좌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보조교사로는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있다. ●군청서 외국어·컴퓨터 강좌 군청은 주민을 대상으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 인재를 양성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평생학습센터’를 지었다. 이곳에선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야간엔 외국어 강좌가 열린다. 컴퓨터 등 자격증 취득 과정도 있다. 지역에 대학이 없는 점을 고려해 학점은행제 형식으로 ‘단양관광예술대학’도 운영한다.80점 이상 학점을 취득하면 전문대학 졸업 자격을 인정해 준다. 학위과정 20명 등 110명이 수강한다. 단양군 김영식 평생학습 담당은 “3년 전부터 주민자치대학도 운영하고 있는데, 지식 함양과 시민 의식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며 “교육 투자는 결국 단양의 미래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양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에듀토피아 만들기 계획은 단양군과 교육청이 손을 잡고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에듀빌리지 만들기’사업은 지역을 ‘교육메카’로 만든다는 것이 골격이다. 튼튼한 교육 여건을 조성해 주민의 유출을 막고 외지 학생들의 학습체험장으로 제공해 관광수입도 늘리겠다는 것이다. 우선 단양읍 지역에 교육과 관련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교육’의 특성상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엔 한계가 있다. 대상지역이 넓은 점도 다른 사업과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다. 군과 교육청은 우선 단양을 교육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교육특구가 되면 원어민 강사 배치가 쉬워지는 등 교육 여건 개선이 용이하다. 지역의 공교육 기관인 초·중학교는 농촌 특성에 맞게 방과 후 학교 운영을 강화할 계획이다.1농촌 1우수고 육성사업도 병행한다. 장지흥 신단양지역개발회 회장은 “교육청과 군청에서 관심을 가지면서 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아진 것 같다.”면서도 “학생들의 실력에 따라 교육과정을 차등화하는 등 교육프로그램을 좀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평생학습도 업그레이드 대상이다. 교과 과정을 마을 혁신리더 과정, 관광해설사 과정, 최고경영자(CEO) 과정 등 다양하게 운영한다. 학점은행제도 확대한다. 문맹자를 위한 교육과 정보화 교육도 강화한다. 학교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한다. 담장 허물기 사업을 추진해 학교를 주민들의 공원으로 제공한다. 아울러 지역의 단양초등학교에 도서관, 외국어마을, 사이버방, 학습관 등을 갖춘 ‘글로벌 에듀체험관’도 조성한다. 대성산 산림욕장 내에 외국어 체험장을 꾸며 학생들의 체험코스로 개방한다. 주거 환경도 개선한다. 외지인들이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자전거길, 문화의 거리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버스터미널을 리모델링해 관광종합타운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관광객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꾸며 안내에서 차량 대여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단양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드라마 세트장을 중국어 마을로” 김동성 단양군수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없습니다. 주민 교육도 자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김동성 단양군수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의 컨셉트를 ‘교육’으로 맞춘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해마다 3.7%씩 주민이 줄고 있는데 자녀들의 교육 때문이란다. 김 군수는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교육 투자를 늘려 왔다고 설명했다. 자녀 교육만이 아니다. 주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자녀들의 교육 여건을 개선해야 하고, 아울러 주민들의 자치 역량과 소득을 늘리기 위해 주민의 교육 업그레이드도 중요하다. 그래서 추진된 것이 평생학습도시 지정이다. 김 군수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를 ‘교육형’으로 정한 것도 교육사업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조례로 만들어 올해부터 군청 예산의 5%를 학교 교육에 지원토록 했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초·중·고교만 지원을 하는데 유치원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53억원의 자본금을 가진 단양장학회도 우수한 학생들의 타지역 유출을 막는 좋은 수단이다. 지역의 고교 출신자들이 명문대에 입학하면 장학금 혜택을 주지만, 중학교를 졸업한 뒤 외지의 고등학교 나와 명문대를 가면 혜택을 주지 않는다. 이런 정책을 추진한 뒤 지역에 연고를 둔 학교들의 명문대 진학이 늘고 있다. 김 군수는 ‘중국어 마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드라마 ‘연계소문’ 세트장이 온달기념관 내에 있는데 5000여평의 부지에 만들어진 중국풍의 건물을 잘 활용하면 새로운 교육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중국어 교육장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수학여행, 체험학습장 등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단양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몸의 역사, 몸의 문화/강신익 지음

    몸은 하나인데 왜 그 몸에 병이 났을 때 치료방법은 양방과 한방이 다를까. 서양의학의 ‘몸’과 동양의학의 ‘몸’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치과의사 출신의 의철학자 강신익 인제대 의대 교수가 신간 ‘몸의 역사, 몸의 문화’(휴머니스트 펴냄)를 통해 ‘몸’의 과학적 사실과 인문적 가치를 해부했다. “의학은 기계인 몸을 다루는가 아니면 몸으로 존재하는 사람을 다루는가? 근대 이후 형성된 서양의 생물의학과 수천년을 이어온 우리의 전통의학은 이러한 문제들에 어떤 답을 줄 수 있을까?”(서문에서) 책은 질병이 발생하는 장소이면서 질병을 앓는 주체이기도 한 ‘몸’을 존재론적으로 규명한다. 동(東)과 서(西), 전통과 현대의 시선으로 인간과 몸에 대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상을 집대성했다. “나는 지금의 의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한다. 문화적·사상적으로 화해하지 못한 두 의학의 어정쩡한 공존, 효용이 확인되지 않은 의료 수요의 무한팽창, 그런데도 늘어만 가는 의료 소비자의 불만, 거대 다국적 제약산업의 횡포 등이 그 화려한 성장의 그늘이다.” 저자는 그 위기의 원인을 따져본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특히 ‘몸’의 입장에서 두 의학의 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있다. 책은 우선 ‘한 몸 두 의학’의 기원을 찾는 데서 시작한다. 저자는 그 차이를 의(醫)와 피직(physic), 배움(學)과 앎(science), 의술과 테크네(techne), 덕(德)과 아레테(arete)의 개념쌍으로 나누었다. 몸에 대한 동·서양의 시선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럼 이 차이는 극복될 수 없을까. 당연히 극복 가능하다. 저자는 몸을 매개로 두 의학, 또는 과학과 인문학이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묻고, 그 대답으로 새로운 몸의 존재론을 제안한다. 두 의학의 차이를 극복하고 둘 사이의 존재인 몸을 중심으로 새로운 의학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두 의학 사이를 이어줄 개념적 연결고리는 ‘살’이다.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 퐁티가 제시한 ‘살’은 체험과 의미가 육화된 ‘몸’이다. 책은 주로 의학과 몸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의학전문서는 전혀 아니다. 과학과 인문학의 소통은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건네주고 싶은 희망이기도 하다.2만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터키 헌재 “대선 1차투표 무효” 조기총선 가닥… 정국 진정국면

    터키 헌재 “대선 1차투표 무효” 조기총선 가닥… 정국 진정국면

    |파리 이종수특파원|터키 헌법재판소는 1일(이하 현지시간) ‘의회가 지난달 27일 실시한 대통령선거 1차 투표는 정족수 미달로 무효’라고 판결했다. 또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오는 6월24일 혹은 7월1일쯤 조기 총선 실시를 추진하겠다.”며 “대통령 선출 방식도 의회투표에서 직접 선거로 바꾸고, 국회의원 임기도 5년에서 1년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슬람 성향의 대통령 선출에 반대해온 군부·야당·세속주의자들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따라서 혼미를 거듭하던 터기 정국이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야당 요구 일부 수용 터키 헌재는 이날 대선 1차투표의 무효 판결 이유로 “전체 의원 550명 가운데 361명이 투표에 참석, 재적의원 3분의2에 미달했다.”고 밝혔다. 여당인 집권정의당의 단독 후보로 출마한 압둘라 굴 외무장관은 1차 투표에서 재적의원 3분의2의 찬성을 얻지 못해 2일 2차투표에 이어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한 3,4차 투표를 남겨둔 상태다. 앞서 군부와 야당, 세속주의자 유권자들은 “이슬람 세력이 의회·정부에 이어 대통령직마저 차지하려고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지난 27일 군부의 반대성명에 이어 29일 100만여명이 이스탄불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또 굴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헌재에 1차 투표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정부는 “야당이 헌법상의 명확한 정족수 규정 미비를 이용했다.”며 “의회의 대선 투표 유효 정족수도 일반 개회 정족수와 같은 재적의원의 3분의1”이라고 맞섰다. 특히 헌재 판결 뒤에도 “예정보다 하루 늦춰 3일 2차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혀 혼란이 가속되는 듯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총리가 집권당의 의견을 모아 1일 조기총선 실시 추진과 직선제 대선 등 광범위한 개혁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국면 봉합에 나섰다. 군부와 야당의 주장을 수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혼란 재연 가능성도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헌재의 1차 투표 무효 판결에다 당초 일정대로 대선을 강행하더라도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 의원들이 투표에 불참한다는 입장이어서 여당 단독으로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 비롯됐다. 게다가 세속주의를 천명하는 군부가 정치개입 움직임을 보인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각도 많다. 우선 현 정부가 전폭적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굴 외무장관이 2차 투표에서 정족수 확보에 실패한 뒤 조기 총선에 나서더라도 집권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에르도안 총리는 집권 뒤 연 평균 7.3%의 경제 성장률을 이룩하고 1인당 국민소득을 이전의 2배 가까운 5477달러로 끌어 올리면서 서민층과 이슬람 근본세력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조기 총선과 직선제 대선을 통해 이슬람 성향의 대통령 선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부, 야당과의 마찰도 예상된다. 그럴 경우 터키 정국은 다시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vielee@seoul.co.kr
  • 창립60돌 대성그룹이 ‘헷갈려’

    연탄으로 소비자들에게 낯익은 대성그룹이 오는 10일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대성그룹이 둘이다. 창업주의 큰아들과 셋째아들이 똑같이 ‘대성그룹’이란 이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 큰아들 김영대 회장이 이끄는 대성그룹은 창립 60주년 기념일인 10일부터 사명을 ‘대성그룹’에서 ‘대성’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그래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셋째아들 김영훈 회장이 이끄는 대성그룹이 여전히 ‘대성그룹’이란 이름을 쓰기 때문이다. 큰아들 계열의 대성은 연탄을 만드는 대성산업이 주력 계열사다. 셋째아들 계열의 대성그룹은 대구도시가스 등을 주력으로 한 에너지 기업이다. 둘째아들도 서울도시가스 등 에너지 기업을 이끌고 있다. 그나마 명칭이 ‘SG그룹’이어서 다소 구분은 된다. 창업주인 고(故) 김수근 명예회장은 3남3녀 6남매를 두었다. 막내딸이 유명한 김성주 성주D&D 회장이다. 김 회장 별세 직후 각자 독립한 2세들 사이에 사명을 둘러싸고 갈등이 생겼다. 장남과 막내아들이 서로 양보할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오늘날의 ‘같은 이름 다른 회사’ 두 개의 대성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창립 60주년 행사도 각자 치른다. 장남 계열의 대성은 창업주의 전기를 출간,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출간 기념회를 연다. 막내아들 계열의 대성그룹은 같은날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에너지 관련 국제 심포지엄을 대규모로 연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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