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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라운지] ‘여자농구 샛별’ 부산 동주여상 강아정

    [스포츠 라운지] ‘여자농구 샛별’ 부산 동주여상 강아정

    톡톡 튀는 낭랑 18세. 요즘 휴대전화가 없는 또래는 찾아보기 힘든데 강아정에게는 없다.“원래 없었기 때문에 불편한 것도 모르겠고 딱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아 곁눈질을 한창 할 나이라 의아했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함께 한 박현은 부산 동주여상 코치는 “얘가 아주 독해요.”라고 귀띔했다. 농구에 집중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일부러 구입하지 않는다는 것. 초교 4학년 때 그냥 재미있어 부모 반대에도 고집을 부려 시작한 농구는 이제 강아정에게 모든 것이 됐다. ●‘득점기계´ 김화순 후배 눈길 강아정은 한국 여자농구의 희망이다. 최근 슬로바키아에서 막을 내린 국제농구연맹(FIBA) 19세 이하 세계여자선수권에서 당당히 득점왕에 올랐다.9경기를 뛰며 평균 24.9점을 꽂았다. 출전 선수 중 20점 대는 그가 유일했다. 리투아니아전에선 무려 41점을 뽑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당초 1승이 목표였던 한국은 강아정의 활약으로 16개 나라 중 8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한국 남녀 농구를 통틀어 세계 무대 득점왕에 오른 것은 극히 드문 일.23년 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여자농구가 은메달을 딸 때 김화순이 득점 1위를 차지한 게 떠오른다.1980년대를 주름잡던 김화순도 공교롭게 동주여상 출신. 최근 스타 출현에 갈증을 느낀 여자농구계가 강아정을 단비로 여기는 이유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뿜어져 나오는 슛이 일품이다.3점슛을 던지는가 하면 어느새 골밑을 돌파한다. 밤 늦게까지 하루 500개 이상 던지고 던진다.“슛만큼은 자신있다.”고 했지만 혼자 욕심부리기보다 동료에게 찔러주는 패스 감각이 있어 더욱 도드라진다. 칭찬에 인색한 유영주 해설위원이 “농구를 알고 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 강아정의 플레이를 지켜본 정인교 신세계 감독도 “슈터로서 체격이 좋다. 가다듬을 부분이 있지만 대성할 재목”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10월 드래프트 후 프로무대 돌풍 예고 세계 무대에서 훨훨 날았던 기억도 잠시.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성인 무대가 그 것. 올해부터 여자프로농구가 단일리그로 바뀌며 2개월 정도 이르게 펼쳐진다. 강아정은 10월 중순 드래프트 이후 같은 달 말 곧바로 개막하는 프로무대에 선다. 드래프트와 관련해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1순위 지명을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고교무대와 프로의 차이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열심히 땀을 흘려 선배들과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겠다.”고 자신했다. 스스로 가장 보강해야 할 부분으로 체력을 꼽았다. 당장의 목표는 전국체전 우승.2학년 땐 단출한 7명으로 모교에 5년만의 전국대회 우승을 안겼다. 하지만 올해 두 차례 결승에서 삼천포여고에게 모두 져 아쉬움을 남겼다.3학년 5명이 졸업하면 팀 운영이 힘들 정도다. 명문 동주여상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우승이 절실하다. 노력으로 맺은 열매는 아무 이유 없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는 강아정. 그는 “언젠가 성인 대표로 뽑혀 박정은, 변연하 선배처럼 한국을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글 사진 부산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출생 1989년 7월25일 부산생 ●체격 180㎝,65㎏ ●취미 음악듣기 ●학교 아미초-대신초(4학년 때 전학)-동주여중-동주여상 3학년 ●가족 아버지 강진석(47), 어머니 조향조(45)씨, 언니 강유정(20) ●경력 소년체전 초등부 우승(2001), 남녀종별대회 여중부 우승(2004), 대통령기 여고부 우승(2006),18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3위,19세 이하 세계선수권 8위 및 득점 1위(이상 2007년)
  • [책꽂이]

    ●괴테와의 대화(요한 페터 에커만 지음, 곽복록 옮김, 동서문화사 펴냄) 괴테와 그를 숭배하는 청년 에커만이 나눈, 지적 흥취가 흘러넘치는 대화록. 니체가 “독일어 책 가운데 가장 훌륭한 서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옮긴이는 이 책을 한국어로 옮기는 것을 평생의 염원으로 삼았다.1973년 번역 작업을 시작하여 올 초 탈고했다.1만 5000원.●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이덕일·김병기 지음, 역사의아침 펴냄) 지은이들은 고구려 역사의 대표적인 왜곡사례는 고구려를 중국의 역대 정권에 조공을 바친 국가로 인식하는 것인데, 이는 중화사관에 입각한 기록들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탓이라고 지적한다. 엄중한 학문적 방법을 동원하고 왜곡되고 폄하된 고구려 역사의 30가지 쟁점을 짚었다.1만 6500원.●칼끝에 천하를 춤추게 하다(박인수 지음, 좋은벗 펴냄) 무예 고수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소림무술과 중국무술을 양분한 무당파는 100명과 싸워 이겼다는 장삼봉이 만들었다. 일본의 미야모토 무사시는 66세까지 목숨을 건 승부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사도세자는 문약한 세자가 아니라 무예를 집대성해 조선의 국기(國技)인 십팔기를 만들었다.1만 6000원.●시읽는 CEO(고두현 지음,21세기북스 펴냄) 세계의 CEO들은 경쟁과 관련된 주제보다는 시집이나 역사, 철학서처럼 사고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책을 좋아한다. 경제신문기자로 시인인 지은이는 CEO들이 좋아하는 시 20편을 골라 격려, 열정, 희망 등 인생 전반에 걸친 키워드에서 창의, 인재, 배움 등 직접적인 성공에 관한 마인드까지 다루었다.1만 2000원.●CQ를 알면 자녀교육이 즐겁다(신광호 지음, 룩스문디 펴냄) CQ(Constitution Quotient)란 한의사인 지은이가 개발한 체질지수. 사람의 생년월일을 오운육기(태양, 소양, 양명, 소음, 태음, 궐음)로 분석하면 심리상태와 능력, 장단점, 취약한 질병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적성과 기질을 알면 실패를 피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1만 2000원.●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오소희 지음, 에이지21 펴냄) 베트남인들은 쌀을 심고, 캄보디아인들은 쌀이 자라는 것을 보며, 라오스인들은 쌀이 자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라오스를 다녀온 사람들은 “그곳엔 아무것도 없다.”고 했지만 지은이는 “그렇다면 정말 가볼 만한 곳”이라면서 여섯살짜리 아이와 축구공 하나를 매달고 라오스로 떠났다.1만 2000원.●새롭게 쓰는 스탕달의 연애론(스탕달 지음, 권지현 옮김, 삼성출판사 펴냄) 1819년, 스탕달은 다른 남자의 아내인 마틸다를 만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 이 사랑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탕달은 19세기 프랑스의 연해 풍속도를 담은 ‘연애론’을 펴냈고,2007년 오늘날까지도 설득력을 갖는다.‘미니어처북’이 포함되어 있다.9800원.
  • 부의 기원/에린 바인하커 지음

    복잡계(complex system)란 작은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거시적인 패턴을 만들어 내는 조직체계를 말한다. 복잡계는 구성 요소의 상호작용이 고도로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무질서해 보이지만 혼돈상태에 빠지지 않고 끈임없이 새로운 질서를 형성한다. 복잡계 경제학 또한 경제를 균형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불균형한 상태에서 수많은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에 따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으로 이해한다. 메뚜기가 진화의 과정에서 번식 등 각종 지식 체계를 몸 안에 수용해왔듯이 경제도 차별화, 복제 등의 과정을 거쳐 발전해온 만큼 부는 지식이고 부의 기원은 진화라는 것이다. ‘부의 기원’(에린 바인하커 지음, 안현실ㆍ정성철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은 경제학에서 가장 오래된 질문인 부의 근원을 추적하면서 갈수록 많은 동조자들을 모으고 있는 복잡계 경제학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경영 현장에서도 복잡계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 현실을 생태적 차원에서 분석하여 공생의 방안을 찾거나, 산업경기순환의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바람직한 대응전략을 찾으려는 움직임 등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복잡계센터를 설립한 것도 이런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부의 기원’의 지은이는 매킨지&컴퍼니의 선임고문으로 ‘포천’지에서 ‘새로운 세기의 비즈니스 리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에선 복잡계 경제학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하면서 경제 현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취했다. 예를 들면 경제 주체인 인간을 이기적인 존재로 보고 정부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는 우파의 논리나 인간을 이타적인 존재로 보고 탐욕과 이기심을 초래하는 사회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는 좌파의 논리 모두를 비판한다. 사회주의에는 경제가 너무 복잡해 중앙계획으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되었으며, 신고전학파에는 시장이 효율적이고 정부 개입이 배제돼야 한다는 논리는 환상일 뿐이라고 지적한다.2만 8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이명박 A to Z] 테니스 등 스포츠 승부욕

    [이명박 A to Z] 테니스 등 스포츠 승부욕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스포츠 마니아’다. 승부 근성이 강한 만큼 스포츠를 좋아한다. 이 후보는 공으로 하는 스포츠는 두루 좋아한다. 구기종목 가운데서도 공을 정확히 맞혀 임팩트를 줘야 하는 테니스와 골프를 특히 좋아한다. 성격이 치밀하다는 얘기다. 이 후보가 테니스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시장으로 지내던 지난해 3월 ‘황제 테니스’ 논란을 낳을 정도로 테니스 마니아다. 사석에서 “테니스 선수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걸 하면서 돈을 버니 정말 좋겠다.”고 종종 말한다. 경선 이후 첫 일요일인 지난 26일 이 후보는 테니스 코트로 달려갔다. 그러곤 지인들과 연달아 세 게임을 했다. 이 후보측 관계자는 “후보가 테니스를 좋아하는 것은 격렬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강한 자극과 임팩트를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인들이 아니라 젊은 테니스 선수와도 시합한다. 주눅들만도 하건만 악착같이 친다. 젊은 선수들이 ‘접대성 시합’ 정도로 알고 적당히 경기를 하다가도 이 후보의 집중력과 승부욕을 목도하고는 단단히 긴장하고 시합에 임한다고 한다. 지기 싫어하는 그의 스타일은 상대가 윗사람이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현대그룹에 있을 때 고(故) 정주영 회장이 임원들과 함께 골프 라운딩을 했다. 정 회장이 친 공이 홀컵 가까이에 떨어지자 함께 골프를 치던 임원들이 ‘OK’를 외쳤다. 공이 들어간 것으로 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건 승부다.”며 거절, 다른 임원들을 무안하게 만들었다. 배구, 족구 등에서도 고령이라고 해서 뒤로 빠지지 않는다. 공격수를 자처해 적극적으로 시합을 한다. 지난해 12월 이 후보가 전방부대를 방문했을 때 장병들과 족구 시합을 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도 이 후보는 공격수를 자처하면서 적극적으로 팀을 이끌었다고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을, 그는 앞에서, 정확히, 강하게, 멀리 찬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한반도 겨울 사라진다

    지구 온난화로 2090년대부터 수도권 이북을 빼고는 한반도에서 겨울이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동해는 평균 수온이 지금보다 4.1도 올라 탁월(많이 잡히는)어종이 아열대성에서 열대성으로 바뀌고, 해류도 난류로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운영하는 한국기후변화협의체가 30일 개최하는 ‘기후변화 전문가 워크숍’ 주제발표에서 권원태 기상청 기후연구팀장은 “2090년대 서울의 겨울은 1920년대와 비교해 36일 짧아지고 여름은 20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이같은 주장은 1910∼2000년까지 서울·부산 등 6곳 기상관측 지점의 계절 시작·종료일과 계절 길이 변화, 앞으로 계절 길이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른 조사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12월 초에서 3월 초까지 이어졌던 서울 겨울은 2090년대에 들어서면 12월 하순에 시작,2월 중순이면 끝난다. 부산은 6월 들어 시작되던 여름이 5월 초부터 시작돼 10월 말까지 이어진다. 반면 한 달가량 이어졌던 겨울은 아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 목포, 강릉 지역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바닷물 온도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장경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2071∼2100년 동해 바닷물은 20세기에 비해 평균 4.1도 상승하고 난류가 북쪽으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이 강해지고 해일 빈도가 높아지며 수량 변화 폭이 커져 극심한 물난리·가뭄이 자주 일어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배덕효 세종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한반도 기온이 1도 상승하면 강수량은 ±10% 변화하며 낙동강 수량은 최대 21%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학벌보단 일에 대한 소신으로 평가를”

    “학벌보단 일에 대한 소신으로 평가를”

    ‘다가따가다가따가….’ 고졸 출신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의 음향총괄감독을 맡은 김벌래는 폐막식에서 ‘사고’를 치고 만다. 피날레를 장식하는 ‘안녕’에서 S대 음대 교수 두 사람이 반대하여 쓰지 않기로 했던 ‘다듬이소리’의 버튼을 누른 것이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민을 떠나겠다는 결심으로 ‘거사’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 효과음악의 대부 ‘제목을 못 정한 책’(순정아이북스 펴냄)으로 학벌 위주 사회에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의 본명은 김평호. 연극판을 누빌 때 이해랑 선생이 ‘조그만 녀석이 여기저기 안 보이는데 없이 벌레처럼 발발거리고 돌아다닌다.’고 붙여준 별명 ‘벌레’를 ‘벌래’로 고쳐 쓰고 있다. 그는 ‘1970∼1980년대 만들어진 광고 소리의 90%는 김벌래 것’이라고 할 만큼 ‘한국 광고 음향의 대부’로 꼽힌다. 콜라 병마개를 따는 소리를 만들어 콜라 회사로부터 백지수표를 받았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만화 ‘로봇 태권 브이’의 음향작업을 진행했고 88올림픽과 2002 월드컵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형 이벤트에서 사운드 연출을 맡았다. 현재는 홍익대 광고홍보학부 겸직교수로 17년째 대학 강단에서 서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평생 발목을 잡은 그의 최종 학력은 1959년 국립체신고등학교 졸업. 그는 “어느 사회나 계급이 있지만 한국사회에서는 학벌 있는 사람들이 힘 없는 사람들을 핍박한다.”면서 “이런 세태를 만든 것은 못 먹고 못 살던 시대에 열심히 공부하라고 가르친, 그런 분위기에 휩쓸린 우리 또래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제는 확 정신을 차려서 학벌보다는 자신의 일에 소신을 갖고 있느냐 아니냐로 평가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면서 “뭣 좀 하려 하면 그 학위가 있네 없네 그런 걸로 따지지 말고 일에 대한 소신으로 평가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열받는 지구에 ‘해열제’ 없나

    어느덧 8월의 마지막 주다. 여름의 끝자락을 지나며 이제 선선한 바람이 불 때도 됐건만, 한껏 데워진 지구의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올여름도 어지간히 더웠다. 비도 많았다. 마치 열대성 스콜처럼 몇 주일을 거의 매일 비가 쏟아지기도 했고 비가 그치자 찾아온 무더위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이 몸살을 겪기도 했다. 점점 더워지는 지구, 게릴라성 호우에 기상청을 곤란하게 만드는 예측불허의 날씨는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영화에서처럼 온실가스 배출로 점점 뜨거워져 가는 지구를 위기에서 구할 수는 없는 것일까. 무더위에 잠 못 드는 밤, 지구온난화에 관한 영화나 소설을 보면서 상식도 쌓고 지구온난화가 가져올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러다 보면 지구를 지킬 묘안이 떠오르지 않을까. 영화 ‘불편한 진실’은 미국의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가 출연하는 다큐멘터리이다. 앨 고어는 미국대통령 선거에서 부시에게 아깝게 패한 뒤 정치를 접고 환경운동의 길로 나섰다. 이 영화는 앨 고어의 강연을 기초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지구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풍부한 영상과 과학적 근거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진실을 전한다. ●바다 산호 백화현상·잦은 태풍 발생 등 지구온난화 때문 지구온난화로 곳곳에서 빙하가 녹는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거의 사라지고 없다. 바다에서는 산호의 백화현상이 일어난다. 수온 상승으로 증발하는 수증기 양이 늘어 강력한 태풍이 자주 발생한다. 많은 지역에서 기온이 오르면서 아열대에서 나타나는 벌레와 질병이 새롭게 등장한다.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이 빈발하고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된다. 빙하가 녹으면 해류 순환을 멈추게 할 수 있다. 활동할 빙하를 잃은 북극곰이 익사하는 사고가 늘어난다.‘불편한 진실’이 밝히는 내용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샹그릴라’같은 SF소설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가까운 미래에 지구는 지구온난화로 위기에 처하고 세계경제는 탄소를 중심으로 재편된다. 탄소를 기준치 이상 배출하는 모든 나라에 탄소세가 부과되고 탄소를 효율적으로 줄이는 곳에는 이익이 창출된다. 탄소시장이 형성돼 탄소를 주식처럼 사고 파는 ‘카보니스트(Carbonist)’들이 세계경제를 좌우한다. 도쿄는 아틀란티스라는 인공도시를 만들어 주민을 이주시키고 모든 도심을 숲으로 만들어버리는데, 아틀란티스에 들어가지 못한 지상의 난민들이 게릴라가 돼 정부군과 싸운다. 유전자 조작으로 이상하게 변해버린 숲은 환경을 정화하는 대신 재앙으로 변한다. ●온난화 문제 경제 개념으로 풀어야 인류는 교토의정서 등 더 이상 지구온난화 문제를 윤리적 노력만으로 풀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환경문제에 경제개념을 도입했다.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게 하고, 신재생에너지나 탄소저감기술을 개발하면 배출권으로 인정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탄소시장이 형성돼 탄소펀드가 조성됐으며, 우리나라도 최초의 탄소펀드 조성 계획이 발표된 것을 보면 머지않아 소설 속의 설정처럼 탄소시장이 세계 경제를 바꿀 날이 올 수도 있다.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바로 위험을 감지하고 뛰쳐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개구리를 넣고 천천히 가열하면 개구리는 미처 변화의 조짐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물속에 있다 죽는다고 한다. 어리석은 개구리 같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지구를 보존하는 길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한문정 숙명여고 교사
  • [27일 TV 하이라이트]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연출가로 데뷔한 국내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김지숙. 데뷔 당시부터 첫 노출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 이야기부터 남동생이자 영화감독인 김지운 감독과 개성 넘치는 가족이야기까지 그의 연극배우 인생 30년사를 들어본다. 그녀는 연극 ‘아이시떼르’로 연출가로도 첫 도전장을 냈다는데….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영국에서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시즌을 맞아 새로운 기상 관측 모형으로 더욱 정확한 기상예보가 가능해졌다. 열대성 폭풍은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만나면 허리케인으로 돌변할 수 있다. 주민들이 열대성 폭풍에 대처하려면 정확한 예보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기상청도 새로운 기후모델에 자신감을 피력한다.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다큐멘터리 최전선’(EBS 오전 10시20분) 울리케 프란케와 미카엘 뢴켄이 공동 감독한 다큐멘터리 ‘패자와 승자’가 방영된다. 신기술이 등장하고 효율성이 강조되면서 약 400명의 코크스 공장의 중국 노동자들이 해고된다. 세계화 시대에 경제의 이름으로 매겨지는 승자와 패자의 현실과 문제점을 탐구한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0분) 결혼식 날 정전이 되는 바람에 결혼식은 엉망이 되고, 축의금까지 도난당했다. 신랑과 신부가 예식장측에 대관료 환불과 도난당한 축의금을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가능한지 확인해 본다. 불법전매된 분양권을 모르고 산 사람은 불법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소유권을 지킬 수 있는지 결과를 알아본다.   ●내 곁에 있어!(MBC 오전 7시50분) 용기는 결국 선희의 방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다. 용기가 돌아가고 난 뒤 정자가 선희를 찾아간다. 은주와 은호는 정자와 마주치자 집으로 가고 정자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서로 친근한 것을 보고 역정을 낸다. 지애는 동건을 만나 민회장과 함께 산소를 갔다와 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시사기획 ‘쌈’(KBS1 오후 11시30분) 한나라당 경선 기간 동안 박근혜 후보가 줄곧 이명박 후보를 공격하면서 선거전을 이끌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측 사이에는 각종 의혹에 대한 공격과 반박 중심의 ‘네거티브 캠페인’이 주로 전개된 것으로 나타났다.‘쌈’이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송현주 교수팀에 의뢰한 결과를 공개한다.
  • 검찰, 대선수사 재개 할까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결정된 이후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실체를 밝히겠다면서 벌였던 검찰 수사는 겉으로는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의혹이 불거질 경우 수사 재개를 할 여지는 남겨 놓고 있다는 관측이다. 검찰은 지난 13일 이 후보의 차명 보유 의혹의 핵심이던 도곡동 땅의 실소유자에 대해 ‘이 후보 맏형 상은씨의 지분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선에서 수사종결을 선언했고,BBK 주가 조작 사건에 이 후보가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중요 참고인인 김경준씨가 미국에 있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려 놓았다. 선거에 악영향이 없도록 의혹을 재빨리 검증하겠다는 의도에서 수사를 시작했지만 어쩔 수 없이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는 수사를 진행해 봐야 득이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깔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향후 범여권 후보가 가시화되면서 제3자의 실체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 재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BBK의 실소유주 문제도 김씨가 내달 귀국하거나 현지에서 추가 폭로할 경우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대선 후보들의 의혹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검찰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한 건설업체들의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공사 담합사건을 전담 부서인 형사6부가 아닌 특수1부에 배당한 것도 겉으론 사안의 중대성 때문이라고 하지만 의혹 수사에서 묻은 정치색을 이 참에 탈색하자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는 해석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최대 10명까지 늘어났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검사들도 현재는 특수2·3부, 금융조세조사1부 검사 3명이 복귀해 7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검찰은 다만 국가정보원의 이 후보 가족 부동산 소유 내역 조회와 관련된 수사는 경선에 상관없이 계속 벌이고 있다.국가가 관리하는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국민 혼란을 막는다는 명분이 있고 수사의뢰라는 단초도 있지만 정치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프로야구 2007] 한화, 또 롯데 울렸다

    한화가 지난해 8월1일 이후 사직전 12연승을 내달리며 롯데를 울렸다. 올시즌 상대 전적도 11승5패. 한화는 24일 사직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 최영필의 6과3분의2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5-3으로 승리했다. 한화는 3연패에서 벗어나며 3위 삼성과의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한화 마무리 구대성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0세이브(1승6패)째로 역대 첫 7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했다. 삼성은 대구에서 선발 제이미 브라운의 호투와 양준혁의 1점포에 힘입어 KIA에 2-1, 한 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브라운은 6이닝 동안 삼진을 1개도 잡아내지 못했지만 4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시즌 10승(6패)째를 챙기며 최근 4연승을 달렸다. 현대는 잠실에서 클리프 브룸바의 시즌 24호 2점포를 앞세워 두산을 4-2로 제압했다. 현대는 2연패에서 벗어난 반면 두산은 3연패에 빠져 2위가 위태롭게 됐다.SK는 문학에서 LG를 13-5로 대파하고 선두를 굳게 지켰다.LG는 3연승에 실패,4위 한화와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2) 봉선사 큰법당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2) 봉선사 큰법당

    절 구경에 이력이 쌓여가면 불상이나 석탑에서 대강의 조성 시기를 읽어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미술사학자들이 양식(樣式)이라고 부르는, 나름대로의 시대정신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불상이나 석탑, 탱화가 예배의 대상을 넘어 미술품으로 대접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불교미술은 장인의 창작품이라기보다는 그 시대 신앙의 양상이 조형적, 혹은 회화적으로 번안된 것입니다. 미술사학자들이 작품에서 드러난 실마리를 풀어내어 조성 당시 신앙생활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요즘도 절은 끊임없이 세워지고, 그만큼의 불상과 석탑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훗날 미술사의 연구대상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원만하게 조성되었다고 칭송받는 불상도 오늘날 신앙생활의 양상을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광릉 숲 속에 있는 봉선사의 한글 이름 ‘큰법당’은 20세기 한국불교의 시대정신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려 했던 드문 노력의 하나로 보고 싶습니다. 조선 세조(1417∼1468)의 무덤 광릉(光陵)의 수호 사찰인 봉선사는 예종 원년(1469)에 세워졌다고 김수온의 ‘봉선사기(1469)’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모두 89칸의 적지 않은 규모였는데 건축 과정에서 부실공사라는 지적을 받아 허물고 다시 지었을 만큼 정성을 들였다고 하지요. 큰법당은 한국전쟁으로 삼성각(三聖閣)말고는 봉선사의 전각이 모두 부서진 뒤 1970년 운허(1892∼1980)가 초창 당시 대웅전을 복원하면서 새로 붙인 이름입니다. 운허는 평양 대성중학교 출신으로 중국 봉천에 동창학교를 설립하여 민족교육에 힘쓴 데 이어 한족신보 사장으로 독립운동에 몸담았다고 하지요. 그는 산문(山門)에 들어선 뒤 불교경전을 파고들었는데, 광복 이후에는 봉선사에 머물며 대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불경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데 힘썼습니다. 봉선사의 중심 전각을 큰법당이라고 이름지은 것도 불경을 우리말로 풀어내는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불경 번역은 세조가 1461년 간경도감을 설치하고 ‘법화경언해(1463년)’ 등 9종의 경전을 한글로 옮긴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봉선사와 불교의 한글화 작업은 뗄 수 없는 인연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큰법당은 편액뿐 아니라 기둥글(柱聯)도 한글로 되어 있습니다.‘온누리 티끌 세어서 알고/큰바다 물을 모두 마시고/허공을 재고 바람 얽어도/부처님 공덕 다 말못하고(刹塵心念可數知 大海中水可飮盡 虛空可量風可繫 無能盡說佛功德)’라는 선시(禪詩)이지요. 순수한 한글로 최대한 풀어쓰고, 의미전달을 위해서는 의역(意譯)까지도 서슴지 않았다는 운허 번역의 특징이 짤막한 기둥글에서 잘 나타나 있습니다. 큰법당은 그러나 우리 불교계에 과제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법당의 이름은 공간의 성격까지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대웅전과 극락전, 대적광전 등은 각각 석가모니부처와 아미타부처, 비로자나부처로 주체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큰법당은 어떤 예배가 이루어지는 공간인지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새로운 성격 부여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법당을 장엄하는 장인들도 옛것을 재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요. dcsuh@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35·끝) 한국천주교 발상지 천진암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35·끝) 한국천주교 발상지 천진암

    한국 천주교는 이 땅의 사람들이 스스로 일으킨 ‘자생 신앙’이란 자부심을 갖는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자생신앙 한국천주교의 태동지가 바로 천진암(天眞菴·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 산500)이다. 한국 천주교의 발상지이면서 불교와 유교를 빼고 설명할 수 없는, 유불천(儒佛天)의 합류지 천진암. 이 천주교 발상지에서는 지금 천주교 선조들의 정신을 오롯이 되살려내기 위한 독특한 성역화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지난 1984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한국 순교성인 103위의 시성(諡聖·천주교에서 성인품을 인정하는 공식적인 절차)식 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런 강론을 남겼다. “한국의 저 평신도들, 즉 한국의 철학자들과 학자들의 모임인 한 단체는 중대한 위험을 무릅쓰면서 당시 베이징천주교회와의 접촉을 과감히 시도하였고 특히 새로운 교리서적들을 읽고 그들 스스로가 알기 시작한 신앙에 관하여 자기들을 밝혀줄 수 있을 천주교 신자들을 찾아나섰습니다. 남녀 이 평신도들은 마땅히 한국천주교회 창립자들이라고 해야 하며…(중략)…1779년부터 1835년까지 56년간이나 저들은 사제들의 도움 없이 자기들의 조국에 복음의 씨를 뿌렸으며 1836년 프랑스 선교사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성직자 없이 자기들끼리 교회를 세우고 발전시켰으며,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위해 목숨까지 바쳤습니다.” 세계인의 관심을 모은 시성식장에서 로마 가톨릭의 최고 수장인 교황이 한국 천주교의 자생신앙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다. 그런데 교황이 강론 첫머리에 세세하게 강조한 ‘한국천주교회 창립자들’이란 누구일까. 바로 천진암에 모여 천주교를 공부했던 이벽(1754~1785)·이승훈(1756~1801)·권일신(1742~1791)·권철신(1736~1801)·정약종(1760~1801), 그러니까 천주교계에서 말하는 이른바 ‘5인의 성조(聖祖)’이다. 천진이란 산제사나 당산제, 산신제 등을 지낼 때 모셨던 단군의 영정(影幀).195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에선 이 천진을 모시고 제를 지내던 천진각이나 천진당이라는 작은 초가집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여러 사료들을 들여다보면 천진암은 원래 천진당이 있던 자리였다. 불교의 천진암(天眞庵)이 들어섰다가 폐찰이 되었고 한때 종이를 만드는 곳으로 쓰였으며 나중에는 대궐의 음식 장만하는 일을 관장하던 사옹원의 관리를 받기도 했다. “천진암은 다 허물어져 옛 모습이 하나도 없다. 요사체는 반이나 무너져 빈 터가 되었네.”(1779년경 정약용)/“천진암은 오래된 헌 절인데 종이를 만드는 곳으로 쓰이다가 이제는 사옹원에서 관리하고 있다.”(1797년 홍경모의 ‘남한지’)/“젊은 선비들과 함께 이벽 성조께서 강학을 하던 곳은 쓰지 않는 폐찰이었다.”(1850년 다블뤼 주교) 이벽을 중심으로 이른바 5인의 ‘성조’들이 모여 공부할 무렵의 천진암은 거의 허물어져 가는 초라한 폐찰이었다. 당시 일반 집과 서당, 사찰에서 생소한 천주교 책을 읽고 토론하기란 아주 어려웠을 터. 이들은 남들의 눈을 피해 외딴 곳을 물색, 바로 천진암을 공부방으로 삼았던 것이다.1779년 이곳에서 강학회를 결성한 뒤 약 5년간 천주교리 연구와 강의, 공동신앙생활을 하며 천주교회를 창립했다. 교회라야 이 5명과 이들의 뜻에 동참한 정약전, 정약용, 권상학, 김원성, 이총억, 그리고 그 가족들이 전부. 대부분 당대의 명망 높은 남인(南人)계열 집안의 인물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천진암을 자주 찾아 천진암에 얽힌 시를 90여 편이나 남긴 정약용이 대부분의 시에서 천진암의 ‘암’자를 ‘庵’이 아닌, 남인 학자들의 호 돌림자 ‘菴’으로 썼던 것일까. ‘5인의 성조’와 동지들은 학문을 연마하던 강학회를 종교신앙의 수련회로 발전시켰고 신·구약 성경 내용을 서사시 형태로 집약한 ‘성교요지’며 ‘천주공경가’를 지어 부르며 허술하나마 교회활동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쟁쟁한 유가의 10∼20대 선비들이 불교 암자에서 천주학을 공부하고 실천했으니 묘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함께 공부했던 강학자 이승훈을 베이징으로 보내 영세받도록 했으며 최초의 영세자인 이승훈은 귀국후 이벽에게 영세를 주었다. 천진암은 이렇듯 중요한 한국천주교의 성지이지만 1980년 전까지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한국의 천주교회가 교회사 정리를 하면서 외국 선교사들의 문헌에만 의존했던 탓에 이 선교사들의 관심 밖에 있었던 천진암이 철저하게 외면당했던 것이다. 그러던 참에 천주교 수원교구 사무국장을 맡고 있던 변기영 몬시뇰이 1975년부터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고 1981년 ‘한국천주교발상지천진암성역화위원회’를 구성, 이곳에 한국천주교 200년 기념 ‘천진암대성당’을 세우기 위한 큰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벽을 포함한 ‘5인의 성조’는 모두 박해를 받아 모진 매질 끝에 옥사하거나 참수당해 순교했다.‘한민족100년계획천진암대성당’터를 지나 산길을 오르면 왼편에 ‘한국천주교 창립 성현 5인묘역’이라 쓴 푯말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천주교를 창립한 성조 5인의 유해를 옮겨 이장한 곳이다. 반대쪽엔 그 가족묘역이 조성되었다. 묘역 초입에 ‘한국천주교발상지천진암터’라 쓴 비석을 올려다보며 산길을 오르면 ‘강학회터’라 새긴 표석이 눈에 든다. 천주교리를 공부하고 교회활동을 처음 시작했던 바로 그 자리. 덩그맣게 표석 하나만 남았지만 젊은 선비, 아니 천주교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혈기를 나누던 현장에선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 5인의 묘를 봉안한 곳이 바로 옛 천진암 터. 가운데 ‘세자 요한 광암 이벽’이라 새긴 이벽의 묘를 중심으로 왼쪽에 정약종·이승훈, 오른쪽에 권철신·권일신의 묘가 나란히 모셔져 있다. 선교사가 들어오기도 훨씬 전 앞서서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여 연구하고 교회로 발전시키다가 순교한 한국천주교의 선구들. 목숨을 던져 신앙을 창시하고 지키다 희생한 선조들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성인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채 옛 신앙 터만 소리없이 지키고 있다. kimus@seoul.co.kr ■천진암대성당 어떻게 짓나 천진암성역화 작업의 핵심은 아무래도 ‘한민족100년계획천진암대성당’. 이름 그대로 한국 천주교 발상지에 100년에 걸쳐 기념 성당을 우뚝 세워 놓겠다는 것이다. 천진암의 성격에 맞춰 지붕은 사찰 대웅전의 처마형태를 갖춘 기와 지붕, 외벽은 유교 서원의 골격, 내부는 천주교 성당 양식을 택해 그야말로 ‘유불천’의 조화를 이룬다. 99만㎡ 넓이의 성지에 대성당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광장이 16만 5000㎡, 성당 터만 해도 2만 6000㎡(좌석수 3만석). 성당의 높이는 기단∼2층 50m에 지붕부분 35m를 포함하면 전체 85m. 길이도 동서와 남북의 길이가 각각 195m에 달한다. 성당 넓이는 1층 2만 6800㎡,2층 1만 8600㎡. 기둥만 해도 42개가 세워진다. 벽과 기둥, 기단에는 사방 1m 크기의 한국산 화강암 10만개가 쓰이며 모든 돌에는 돌값을 봉헌한 사람의 이름과 봉헌번호, 봉헌연도가 새겨진다. 제대는 중앙 제대를 포함해 1,2층에 걸쳐 모두 55개. 지금은 지반 등 성당 터닦이 공사만 마쳐 휑한 모습. 성당 터 맨 위쪽에 1994년 축성식때 마련한 86t짜리 중앙 제대석이 놓였고 그 앞에 1993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강복문을 직접 써 안치한 대성당 머릿돌(초석)이 있다. 5년 내에 철골·지붕공사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그때부터는 미사도 진행할 수 있다. 임시 성당격인 성모경당을 대성당 터 위에 지어 놓았으며 대성당 완공 때까지 이곳에서 미사를 진행한다. 외벽과 장식까지 포함해 20여년 안엔 모든 공사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게 변기영 몬시뇰의 귀띔이다. 예상 공사비는 골조공사 500억원, 조적공사 500억원 등 총 1000억원.100년간 연평균 10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공사다.
  • 이달 ‘미친 날씨’ 계속 왜?

    이달 ‘미친 날씨’ 계속 왜?

    요즘 날씨가 ‘미쳤다’고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장마가 끝난 뒤 보름 가까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비가 내렸다. 내린 비의 양도 장마기간보다 더 많다.‘장마 뒤 무더위’라는 날씨 공식이 완전히 깨졌다. 지구 온난화 여파로 한반도는 더이상 온대(溫帶)가 아닌 아열대(亞熱帶) 지방이며,‘장마’ 대신 ‘우기(雨期)’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연 한반도 기후가 어떻게 변한 것일까. ●8월 호우는 아열대고기압 확장 여파 지난달 29일 기상청의 ‘장마 종료’ 공식 발표 후 열흘 남짓 동안 내린 비가 장마 기간 중 내린 양보다 많았다. 얼핏 장마 기간이 늘어난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렇지 않다. 8월에 내린 비는 ‘장마 전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아열대고기압인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 확장 때문이다. 7월 장맛비는 남쪽의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기단과 북쪽의 한랭다습한 오호츠크해 기단이 만나 형성된 ‘장마전선’ 때문에 내린다. 반면 이번에 내린 8월 집중호우는 평소 일본 열도 밑에 처져 있던 북태평양고기압이 독자적으로 세력을 확장, 중국 내륙까지 진출하면서 비롯됐다. 윤원태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대기중 에너지가 축적, 열대지역의 에너지 과잉형성이 초래되고 아열대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남쪽 해상 부근에 주로 머물던 아열대기단이 지난 20여년간 중국 남부와 한반도 쪽으로 점차 세력을 늘려왔는데, 올 들어 크게 가시화한 것이라는 얘기다. 윤 과장은 “고온다습한 아열대기단 가장자리 부근에선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데,8월 한반도가 그 가장자리에 놓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980년 이후 8월 강수량이 7월보다 많은 현상이 지속됐다. 기상청 조사 결과 서울·강릉·광주·부산·전주·대구 등 6대 도시의 여름철 평균 강수량은 1955∼1979년에는 7월이 268㎜로 가장 많았다. 장마철에 비가 집중됐기 때문이다.8월은 224㎜,6월은 149㎜로 나타났다. 그러나 1980∼2004년에는 8월이 300㎜로 가장 많았다.7월은 281㎜,6월은 249㎜였다. ●‘장마’아닌 ‘우기’? 열대성 ‘스콜’? 기상청은 20일 기후전문위원회를 열고 일부 학계에서 주장하는 “기존 장마 개념을 버리고 여름철 비내리는 시기를 ‘우기’로 구분”하는 것을 논의하기로 했다. 장마전선에 의한 장맛비와 아열대기단에 의한 게릴라성 호우는 분명 다르지만, 국민들이 별 차이를 못 느껴 의미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상청 한 관계자는 “‘장마’는 ‘우기’의 부분집합에 속하는 개념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짓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집중호우나 소나기가 열대지역에서 한바탕 비가 쏟아진 뒤 잠잠해지는 ‘스콜(squall)’과 비슷한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둘은 태생적으로 다르다. 스콜은 열대지방에서 강한 대류로 인해 나타나는 세찬 소나기다. 한낮의 강한 태양빛으로 수증기 증발량이 많아지면서 나타난다. 반면 최근 우리나라의 집중호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소와 다르게 세력을 불리는 과정에서 생긴다. 갑자기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뒤엉켜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산발적인 호우가 내리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아열대’화 한반도도 지구 온난화 여파를 비켜갈 수 없다. 지구 온난화란 지구의 대기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으로, 온실 효과 때문에 생겨난다. 온실효과란 지구가 커다란 유리나 비닐로 뒤덮인 온실처럼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 에너지가 빠져 나가지 못하고 축적돼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 현상이다. 과학자들은 2100년까지 최대 섭씨 5.8도까지 지구 온도가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한반도는 100년 뒤 아열대성 기후로 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 임종환 박사는 ‘기후변화에 따른 식생대 이동과 생물 계절 변화’ 보고서에서 “100년 뒤 한반도의 기온이 6도 정도 오르면 남해안과 제주도의 숲은 ‘벵골보리수’ 같은 아열대성 나무로 가득 찰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도 60년 뒤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와 남해안 지역은 이미 아열대 기후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녹색공간] 북극곰 닮은 지구의 운명/안준관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본부 팀장

    지긋지긋한, 장마 같은 날씨가 이제야 멈추었나 보다. 이어 폭염이 시작된다. 생각해 보니 지난 두달 동안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린 것 같다. 빨래를 제대로 말리기 힘들 정도였다. 외출할 때는 항상 우산을 들고 다녀야 갑작스러운 비를 피할 수 있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한국도 점차 아열대성 기후로 바뀐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몇달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우려가 벌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한국도 장마라는 말을 없애고 6월부터 8월까지를 우기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전세계가 홍수피해로 아우성이다. 북한에서는 최대의 홍수피해로 이재민만 30만명에 이르고 전체 농지의 10분의1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남아시아는 폭우로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고 3000만명이 대피했다.30년 이래 최악의 피해로 기록된다고 한다. 매년 여름 전세계적 피해 정도가 예측보다 빨라지고 있다. 지난 4월말 영국 가디언지는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에 빠른 예측을 기사로 실었다. 이에 의하면 4도 상승에 따라 북극 얼음이 완전히 사라지고 북극이 완전한 바다로 변한다. 북극곰처럼 얼음에 의존하는 생물은 완전히 사라진다. 남극 역시 얼음이 완전히 사라진다. 그럼으로써 해수면이 추가로 5m 상승하고 모든 섬나라는 수몰 위기에 놓인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터키 등지에서 새로 사막이 생성되고 여름 폭염이 더욱 심해진다. 스위스가 기온이 최고 48도, 영국은 45도까지 상승한다. 결국 유럽 인구가 북쪽으로 대규모 집단이동하게 된다.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이런 이야기들이 그냥 상상이길 바라지만 현실은 점점 비슷해지는 것 같다. 얼마전 청소년 기후대사들과 함께 북극에 다녀왔다. 한국의 다산 기지가 있는 노르웨이 위쪽 스발바르 군도의 뉘올레순 기지였다. 지구온난화 피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북극의 현실이 어떠한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북극은,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 녹지 않았고 그다지 춥지 않았다. 이곳은 북위 79도로 북극점과 가까운 곳에 위치했지만 대서양에서 올라오는 난류의 영향으로 영상 6도 정도의 따뜻한 날씨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번은 북쪽 빙하가 있는 지역을 찾아가 보았는데 곳곳에서 빙벽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선장에 의하면 여름에 빙하가 녹는 속도가 너무 빨라지고 있다고 했다. 작년 여름보다 빙하 경계선이 100m 정도나 후퇴했다고 한다. 배의 위치를 표시하는 GPS는 빙하가 녹아 바다가 된 지점을 빙하지점으로 표시하고 있었다. 이 GPS는 작년 데이터인데 올해 이미 이렇게 바뀌어 버린 것이다. 경비행기를 타고 상공에서 본 북극은 온통 눈으로 덮여 있었지만 곳곳에 호수처럼 생긴 구멍난 곳들이 보였다. 동행한 극지연구소 강성호 박사에 의하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아 생긴 현상들이라고 한다. 지구가 온도 상승으로 피해를 볼 때 북극은 몇 배나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이다.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온도가 0.74도 상승하는 동안 북극은 4∼5도 정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빙하는 점점 녹아들어가면서 유빙에서 생활하는 북극곰도 먹잇감을 찾지 못해 점점 굶주려간다. 심지어 2004년 알래스카와 캐나다 서부 지역에서 북극곰의 동족 포식이 3차례나 발견됐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결국 기후변화는 생태계를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몰아가는가 보다. 언덕에서 구르는 돌처럼 기후변화는 빠르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지구온도 2도 상승까지는 최대한 막아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제 전세계 모든 지도자들이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교토의정서보다 더욱 강력하고 강제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을 벌이지 않는다면 지구의 미래는 멸종위기의 북극곰처럼 희망이 없어 보인다. 안준관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본부 팀장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포스트 김운용’ 체제 이끄는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포스트 김운용’ 체제 이끄는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유(柔)하다. 예절을 앞세우고, 스스로 덕을 쌓는 행동철학을 가졌다. 순수 토종이어서 그 맛이 맵짜다. 태권도(跆拳道)를 말함이다. 발(跆)과 손(拳)으로 공격하고 막는 전통무술이다. 세계인들은 공중회전 돌려차기가 가히 천하 일품이라고 극찬한다.2000년 시드니 올림픽 결승전에서 문대성 선수가 돌려차기 한방으로 금메달을 따던 모습은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태권도와 관련된 일화 한토막.1954년 5월 강원도 속초에서 제1군단 창설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50여 명이 벌인 무술시범. 이승만 대통령은 평소 무술을 매우 좋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30분 동안 줄곧 서서 무술시범을 관람했다. 특히 남태희 중위가 기왓장 13장을 올려 놓고 손으로 일격에 박살내는 광경을 본 이 대통령은 감격에 복받쳐 눈물을 글썽이며 박수를 크게 쳤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저게 바로 예로부터 전해 오던 우리 태껸이야, 태껸! 앞으로 전군에 보급시켜야겠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1973년 창설된 연맹, 2004년부터 맡아 그 해 12월19일 이형근 합참의장, 조경규 국회부의장, 한창완 정치신문사 사장 등으로 구성된 명칭위원회에서 ‘태권도’라고 명명한 뒤, 이듬해 4월 대통령에게 ‘태권도’라는 친필휘호를 받았다. 이로써 2000년 넘게 전해내려온 우리 전통무술의 원류가 한데 모아지면서 ‘태권도’라는 이름의 국기(國技)가 탄생됐다. 이후 인격을 쌓는 무술로, 또 올림픽 경기에서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등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오늘날 태권도 인구는 전세계적으로 7000만명을 넘고, 세계태권도연맹에 가입한 나라만도 185개국에 이른다. 이는 춥고 암울했던 1960∼70년대에 태권도 사범들이 척박한 세계 무대에 혈혈단신으로 뛰어들어 ‘한류의 씨앗’을 하나, 둘 뿌린 결과물이기도 하다.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 때까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도 다 이런 피땀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올림픽 정식종목 중 아시아에서 태동한 것은 일본의 유도와 우리 태권도 딱 두가지뿐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요즘들어 이같은 태권도의 가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조금씩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아프리카 오지의 원주민들도 “‘Korea’는 몰라도 ‘태권도’는 안다.”는 세상인데 말이다. 중국에서는 ‘태권도 동북공정’을 운운하면서 일부 지방에서는 이미 초등학교 교과목으로 채택할 만큼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 인구가 2000만이 넘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규모의 태권도 시합은 올림픽 경기와 세계선수권대회, 그리고 세계 주니어선수권대회 등 크게 4개 정도. 이런 국제대회를 주관하는 곳이 1973년 창설된 세계태권도연맹이다.4년 임기의 연맹총재는 그동안 김운용 전 총재가 출범 당시부터 2004년 6월까지 30년 넘게 맡아오다, 그 이후에는 조정원(60) 현 총재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7000만 태권도 인구를 대표하는 CEO로 제2기 체제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조 총재를 만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한국본부로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동남아·아프리카에선 태권도 열풍 “진정한 의미의 한류는 바로 태권도입니다. 한국이 세계인에게 준 큰 선물이지요. 또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고 7000만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이자 무도로 인정받기까지는 불모지에서 고생했던 태권도 사범들의 노력이 매우 컸습니다. 우물가에서 물을 마실 때 우물을 판 사람의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속담이 있지요. 우린 그것을 늘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한달이면 보름 이상 해외 각국을 돌아다닌다는 그는 “동남아인들은 축구 다음으로 좋아하는 스포츠가 뭐냐고 하면 태권도를 꼽는다.”면서 태국의 경우 중산층에서 기본적으로 즐기는 인기운동이 됐다고 소개했다. 또 이란의 경우 전국 3500곳에 도장이 세워져 있으며 태권도 인구만 200만명에 이른단다.“앙골라에서는 우리나라의 헌 도복이라도 보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한다.”면서 “태권도를 좋아하는 외국인치고 젓가락으로 김치 먹고, 한국을 좋아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런 분위기를 살려, 얼마 전 미국 콩코디아대학에 태권도학과가 설치된 것처럼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세계 여러나라에 태권도학과 설치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중국, 브라질,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태권도를 초등학교 교과목으로 지정하고 있어 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런데 태권도 종주국이자, 이를 국기로 삼는 우리나라에서 태권도가 아직 교과목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태권도 정규 교과목에 포함시켜야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모든 어린이들이 태권도 초단 자격을 갖게 하자는 것이지요. 태권도를 통해 어릴 때부터 예의범절을 익히면, 학교에 왕따 같은 문제가 없어질 뿐 아니라 청소년 폭력문제도 저절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어 태권도의 메카인 한국에 태권도 공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입국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 태권도 상징물 하나 없는 것에 대해서도 실망하는 외국인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부탄왕국을 방문했을 때 700여명의 어린이들이 공항에 나와 태권도복을 입고 태극기와 부탄국기를 흔드는 모습에 가슴 찡한 감동을 받았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현재 연맹 가입국을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때까지 유엔 가입국(193개국)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특히 내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이후에는 IOC가 25개 기본종목을 반영구적 기본종목으로 지정하기 때문에 태권도가 이 종목안에 꼭 들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태권도장이 줄줄이 간판을 내릴 것이고, 그 인기가 사그라들 것임은 불보듯 뻔하지 않습니까.” 조 총재가 태권도에 관심을 가진 것은 1970년대 초 미국 유학 때였다. 친지 한 분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을 찾았다가 그곳에 걸린 태극기 앞에서 미국인들이 한국어로 ‘상단막기’,‘하단막기’라고 외치며 수련하는 광경을 보고 감동을 받아서였다. 벨기에 유학때도 비숫한 경험을 했다. 이후 경희대 교수 시절, 그는 “정규 4년제 대학에도 태권도학과를 설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학교 당국과 당시 문교부 등을 꾸준히 설득한 끝에 1983년 국내 최초로 태권도학과를 설치, 신입생을 모집하는 산파역을 해냈다. 이후 수많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올림픽과 국제대회 등에 참가, 국위를 선양했음은 물론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했다는 그는 “이래저래 ‘태권도 팔자’여서인지 2004년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까지 맡게 됐다.”며 파안했다. ●베이징올림픽땐 동메달 8개 늘어 폭넓은 대인관계와 강한 추진력이 매력이라는 평가를 듣는 그는 “베이징 올림픽 때는 태권도가 3·4위전을 치르지 않고 공동 수상하기 때문에 동메달이 8개나 늘어나게 돼 그동안 많은 노메달 국가의 한을 풀어줄 큰 선물이 될 것”이라며 “지난 4월, 올림픽 종목 중 태권도의 카테고리 등급이 E급에서 D급으로 상향 조정된 것도 보람”이라고 꼽았다. 조 총재는 현재 국제심판과 경기요원 등을 양성하기 위해 북중미와 중동, 중앙아시아, 독일 등에 ‘세계태권도 아카데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심판의 질을 계속 높여 경기 때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오심 판정을 없애겠다는 취지일 뿐 아니라 특히 2010년 처음 열리는 ‘청소년올림픽’을 대비한 ‘태권도 세계화’의 중요한 포석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한국페어플레이위원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올해의 페어플레이상’을 제정, 사회 각 분야에 페어플레이 정신을 전파하겠다고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서 한없이 부드럽고, 한없이 강인한 태권도의 체취가 물씬 묻어났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7년 서울 출생. ▲66년 서울고등학교 졸업. ▲70년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74년 미국 페어레이디킨슨 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84년 벨기에 루벵대 국제정치학 박사. ▲87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89년 경희대 농구단장. ▲91년 대한문화올림픽위원회 문화위원. ▲93년 경희대 부총장. ▲97∼2003년 경희대 총장. ▲98년 대한태권도협회 고문. ▲2001년 대한체육회 부회장. ▲04년∼현재 세계태권도연맹총재. ▲06년∼현재 한국페어플레이위원회 초대회장. ▲06년∼현재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
  • 경북 북부 ‘축제특수’ 짭짤

    경북 북부 ‘축제특수’ 짭짤

    예천과 안동, 봉화 등 경북 북부지역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축제 등 지역행사 때문이며, 축제마다 지역 특색들을 내세워 전국에서 휴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경북 북부지역은 ‘조용한 곳’이란 인식 때문에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17일 예천군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시작된 ‘예천곤충바이오축제’에는 이날까지 관람객 40여만명이 찾아 대성황이다. 입장료 수입으로 21억 3000만원(41만 5000장·예매분 포함)을 벌었다. 행사는 22일까지 예천 공설운동장 등에서 진행된다. ●경제 파급효과 521억원 예상 예천곤충엑스포가 큰 인기를 끄는 것은 국내 첫 곤충 엑스포인 데다 책에서만 보던 희귀곤충의 세계를 실물로 생생히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을 동반한 가족 피서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군은 주 행사장인 예천공설운동장과 상리면 고항리 곤충연구소에 장수풍뎅이와 하늘소, 사슴벌레, 나비, 메뚜기, 사마귀 등 60여종의 살아있는 곤충 8000여마리를 풀어 놓았다. 관람객들이 맘껏 만져보며 관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곤충연구소 곤충역사관과 생태관에는 한국 나비 표본 14종 2000여점, 외국산 딱정벌레 등 곤충 92종 3700여점이 전시됐으며, 인근 곤충탐방로에서는 자연에서 날아 오는 하늘소,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노린재 등 각종 곤충을 쉽게 구경할 수 있다. 군은 이번 행사에 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 입장료 수입 등 521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수남 예천군수는 “곤충엑스포 개최로 청정지역 예천은 명실부한 ‘곤충의 고장’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봉화군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5일까지 8일간 개최한 봉화은어축제도 성황을 이뤄 오랜만에 사람으로 북적였다. 전국에서 무려 95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내년부터 행사 기간 대폭 늘리기로 은어잡이 체험 행사에만 4만 5000여명이 참가해 입장료 수입만도 1억 5000여만원을 올렸다. 은어 및 물고기 판매, 지역 농특산물 판매 등을 통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115억원에 이를 것으로 군은 추산했다. 군은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내년부터 이 축제 기간을 20일 정도로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동시에서는 지난 16일까지 17일 동안 전국 64개 대학팀이 참가한 ‘험멜코리아 전국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 열려 성황을 이뤘다. 이 기간동안 선수와 임원 등 2000여명이 안동을 찾아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이 관광 특수를 누렸다. 시는 이번 대회로 15억원가량의 지역경제 유발 효과를 가져다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예천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서울대공원 ‘도깨비박’ 열렸다

    서울대공원 ‘도깨비박’ 열렸다

    ‘어린이대공원에 뱀이 출몰한다(?)’ 서울시설공단은 16일 어린이대공원에 설치한 덩굴식물 터널에 보기만 해도 오싹한 ‘뱀오이’와 특이한 모양의 ‘도깨비박’ 등이 열매를 맺었다고 밝혔다. 3년째 120m 길이의 덩굴식물 터널에서 위용을 자랑하는 뱀오이는 뱀 머리를 뜻하는 사두(蛇頭)오이라고도 불린다. 모양과 크기, 색깔까지 큰 뱀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중국 남부지방에서 생산되는 열대성 작물인데 2m까지 자라며 식용도 가능하다. 맛은 일반 오이와 비슷하다. 도깨비박은 생김새가 도깨비 방망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겉은 일반 박과 전혀 다르지만 속은 조롱박과 똑같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양자역학 최대 수수께끼 풀었다

    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된 호주·프랑스 공동 연구팀이 양자역학의 최대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인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풀었다. 호주 퀸즐랜드대 양자컴퓨터기술센터 정현석(35) 박사는 과학저널 ‘네이처’(온라인 16일자)에 프랑스 남파리대학 필리프 그랑지에 교수팀과 함께 세계 최초로 진행하는 빛의 ‘슈뢰딩거 고양이 상태’를 현실에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상대성이론과 함께 현대 물리학의 한 축인 양자역학의 근본 원리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양자 암호, 양자 컴퓨터, 양자 공간이동 등 미래의 양자정보 기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물리학의 창시자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양자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한 사고 실험(thought experiment)에서 유래한 말이다. 일반적 상식과 경험에 비춰볼 때, 현실에 존재하는 고양이는 죽어있거나 살아있는 두 상태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밀폐된 상자 안에 고양이가 있을 경우 그 고양이는 상자를 열어 확인하기 전까지는 살아있는 것도 아니고 죽어있는 것도 아닌, 두 가지가 중첩된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이처럼 어떤 물질이 거시적으로 구별이 가능한 두 가지 상태의 양자적 중첩형태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상태를 현실에서 실제 구현하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다. 정 박사팀은 먼저 광자들을 생성시킨 뒤 반거울로 생성된 광자 빔을 둘로 나누고, 나누어진 빔의 한쪽에 특별한 광학적 측정을 가해 다른 한쪽에 슈뢰딩거 고양이 상태가 만들어지도록 했다. 정 박사는 서강대 물리학과를 나와 영국 벨파스트 퀸즈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얻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씨줄날줄] 장마와 우기/육철수 논설위원

    세계의 평균 기온이 1℃ 오르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안데스산맥의 작은 빙하가 녹고, 해마다 30만명이 기후변화에 따른 질병으로 사망하며, 지구상 생물의 10%가 멸종한단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물의 성장 한계선이 250㎞ 북상해서 남한 전역에서 귤을 재배할 수 있고, 대구에서는 사과농사를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른다고 한다. 날씨는 또 어떤가. 개인의 일상을 장악하다시피 하고 기업엔 곧바로 돈벌이로 연결된다. 산업의 70%가 날씨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고 국내총생산(GDP)의 52%가 날씨에 따라 왔다갔다 할 정도다. 특히 변덕이 심한 여름날씨는 이제 우산장수나 아이스크림 파는 사람들만의 걱정거리가 아니다.21세기 인류의 가장 큰 관심사가 기후변화이고 보면, 변화무쌍한 자연의 지배력은 끝이 없다. 요즘 들어 연일 줄기차게 내리는 비는 자연의 조화치고는 어째 좀 이상하다. 기상청이 장마종료를 발표한 게 지난달 29일이다. 그런데 이를 비웃기나 하듯 사나흘 땡볕이 반짝하더니 열흘 넘게 게릴라성 폭우가 기승을 부린다. 그래서 다들 날씨가 미쳤다고들 난리다. 어디까지가 장마철이고, 어디부터 비장마철인지 분간할 수 없어서다.8월 들어 내린 비는 오호츠크해 기단과 북태평양 기단에 의한 장마가 아닌 게 분명하다. 기상청은 1주일 전 타이완 해상에서 소멸한 태풍 ‘우딥’의 영향이라고 한다. 장마 직후 장기 폭우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극히 드문데, 이달 들어 두 차례나 있었다고 한다.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1.5℃ 올라 이런 기상이변이 아열대성 기후로 진입하는 징조라는 주장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기상청과 학계에서는 기후변화를 반영해서 이참에 기상예보 용어로 ‘장마’를 없애고 ‘우기(雨期)’ 개념을 도입할 움직임이란다. 일상생활에 가장 민감한 게 날씨인지라, 용어 도입에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모양이다.‘우기’가 동남아시아의 멀고 더운 나라들의 얘기인 줄 알았더니 급기야 우리한테도 옮겨 붙었다. 사계절이 뚜렷했던 좋은 시절은 이제 영영 사라지는가. 온난화에 무신경한 인류에게 자연은 이렇게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동갑내기 회장과 운전기사 ‘40년 우정’

    동갑내기 회장과 운전기사 ‘40년 우정’

    그룹 총수의 ‘발’로 40년간 일해온 운전기사가 동갑내기 총수와의 남다른 우정을 책으로 펴내 화제다. 주인공은 환갑을 훌쩍 넘긴 정홍(사진 왼쪽) 대성 차량관리과장과 김영대(오른쪽) 회장. 두 사람 모두 1942년생이다. 14일 대성에 따르면 정 과장은 17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대성 본사에서 자서전 ‘네 바퀴의 행복’ 출판 기념회를 갖는다. 그는 이 책에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대성에서 운전기사로 ‘성공한’ 이야기, 김 회장과의 인연을 담았다. 김 회장과의 첫 만남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1967년 김 회장이 상무 때 처음 만났다. 정 과장은 “오너의 젊은 아들과 지내게 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하지만 함께 출장을 떠났다가 자신의 숙소까지 챙겨주는 모습에 한결 마음이 놓였다고 한다. 두 사람은 환갑이 되던 해에 날짜를 맞춰 동시에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정년은 이미 지났지만 “더 있어달라.”는 김 회장의 권유로 아직 더 일하고 있다고 정 과장은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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