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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연구자의 시선으로 본 주자의 삶·사상

    中 연구자의 시선으로 본 주자의 삶·사상

    주자(주희·1130~1200)는 공자와 맹자의 유학을 집대성해 새로운 사상, 주자학으로 탄생시킨 송대의 학자다. 조선으로 건너 와서는 성리학의 이름이 붙여졌고, 공맹의 실천적 사상으로 받아들여졌다. 조선에 다다른 주자학은 중국에서보다 더 화려하게 꽃피고, 주자는 중국에서보다 훨씬 더 숭상받는 사상가로 자리매김됐다. 지금까지도 그가 한국사회에 드리운 그늘은 짙다.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라는 비판을 받거나 고리타분함의 상징처럼 됐음에도 여전히 우리네 일상 구석구석에 그 흔적이 흩뿌려져 있다. 주자의 삶, 사상과 관련된 서적 2종이 최근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둘 다 한국이 아닌 주자의 본향, 중국 연구자의 시선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주자평전’(김태완 옮김, 역사비평사 펴냄)은 총 2400쪽의 방대한 분량을 상·하권으로 담은 책이다. 숱한 주자학 연구 저서들이 철학과 사상으로 박제화시켜 학문적으로 접근했던 것이나 개인 삶의 이력을 따라간 인물 평전류와는 달리 주희의 문화심리 상태에 주목했다. 인성의 도야라는 점에서 현재적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10년에 걸쳐 노작을 완성시킨 수징난(束景南) 저장대 교수는 “주자학의 전파와 교류는 사람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끌고 영향이 매우 심원한, 성공적인 사례”라면서 “주희의 사상은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라고 주자를 공부해야 하는 의의를 설명했다. 특히 “주희가 직접 행한 인성 구속(救贖·인류의 죄를 대신 갚음으로 구원함)과 인성 완성의 사상 체계는 현대 사회의 인성 소외, 정신적 위기, 도덕 상실을 반성할 수 있는 촉매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주희의 역사세계’(이원석 옮김, 글항아리 펴냄)는 저자의 이력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위잉스(余英時) 프린스턴대 명예교수는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며 중국공산당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현대 신유학자다. 송대 정치문화 구조 형태를 사대부의 정치 활동 중심으로 파악하고, 당대에 이학파 사대부들과 관료 집단 사이의 복잡한 정치공학 관계를 서술해냈다. 송대 사대부의 전형이자 실천적 지식인의 상징과도 같은 주희의 학술과 사상을 중심축으로 삼되 정치, 문화, 사회 각 분야에 유학이 미친 영향과 관계성에 더욱 집중했다. 위잉스는 “주희는 내성외왕(內聖外王·개인적으로는 성인이 되고, 바깥으로는 어진 지도자가 되는 것)을 강조했지만 자나 깨나 생각한 것은 ‘외왕’의 실현이었다”고 강조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스타뷰] ‘장미란재단 이사장’ 장미란의 또 다른 도전과 삶

    [스타뷰] ‘장미란재단 이사장’ 장미란의 또 다른 도전과 삶

    ‘역도 여제’ 장미란(32)은 바벨을 내려놓은 지 꼭 2년 반 만인 지난 8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끝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선수위원의 임기를 마치는 문대성(39)의 ‘예비 후계자’에 이름을 올렸다. 4명의 후보 가운데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이 최종 낙점됐지만 예상을 깨는 결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탈락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2년 전 그의 은퇴식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20대에 세계를 들어 올렸던 장미란은 당시 기자회견장에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미래를 말했다. 당시 장미란은 IOC선수위원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제 와서 그에게 탈락의 변을 듣고 싶은 건 아니었다. 올림픽 스타에서 장미란재단 ‘이사장’으로 변신한, 서른두 살 인간 장미란의 새로운 삶이 궁금해 그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캐주얼 셔츠 차림에 안경을 낀 그의 모습이 약간은 낯설었다. 근육은 여전했지만 더이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매로 선정될 정도는 아닌 듯했다. “운동을 관두면 바벨은 쳐다보기도 싫을 줄 알았는데, 운동을 안 하니 오히려 몸이 쉽게 피곤해지더라고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1시간에서 1시간 30분씩 바벨운동을 합니다. 당연히 무게는 운동할 때의 50%에도 못 미치죠.” ●총선 출마설 금시초문… 제안 와도 생각 없어 그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체력이 못 버틴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도 그럴 것이 은퇴 후 장미란은 잡힌 일정대로 움직여야 할 만큼 하루하루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운동할 때는 운동에만 집중하면 됐는데 지금은 재단 일을 비롯해서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강연, 은퇴선수 모임 등 이것저것 해야 할 일이 많아 정신이 없단다. “얼마 전에는 체육인 대표로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활동을 했는데, 정부에 이렇게 다양한 부처가 있는지 미처 몰랐어요. 새로운 것을 배워 간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은퇴한 스포츠 스타 중 유독 사회적으로 왕성한 외부 활동을 하다 보니 뜻하지 않은 소문도 무성했다. 지난 6월 여의도에는 국내 최고 역도 선수의 총선 출마설이 담긴 증권가 정보지가 나돌았다. 많은 사람들이 장미란을 거론했다. 그의 친분과 행보를 정치적으로 연관시키는 시선도 생겼다. “총선 출마설은 금시초문입니다. 제안받은 적도 없고요.” 제안이 오면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냐고 물었더니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저는 뭔가를 할 때 큰 그림을 그리고 시작하는 편이 아닙니다. 지금 하는 활동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기에 하는 것뿐이고요. 저는 제 능력이 안 되는 일에 대해서는 하려고 하지 않아요. 평소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비결이죠.” ●IOC선수위원 탈락 아쉽지만 선정된 분 응원 IOC선수위원에 도전한 것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었다. “선수위원은 올림픽 금메달하고 같은 거예요. 운동선수라면 모두 하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운도 따라줘야 하고요. 아쉽긴 했어요. 하지만 되신 분이 열심히 하셔서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빡빡한 그의 일정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재단 일이다. 그는 현재 비인기 종목 꿈나무를 지원, 육성하고 은퇴 선수 재교육·청소년 체육활동 권장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장미란재단’의 어엿한 이사장이다. 그는 “이사장 할 사람이 없어서 내가 하는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지만 체육인 후배들에 대한 애정은 깊었다.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역도 후배 아이가 있었어요. 성적이 신통치 않아 불러 주는 대학도 없고 팀도 없는 상황이었죠. 겨우 19살인데 자기가 실패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안타까웠습니다. 운동만 했던 친구들, 특히 지방에 있는 아이들은 대학, 실업팀에 가는 것 외에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잘 몰라요. 그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재활, 스포츠 행정 등 사회 진출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용기도 북돋아 줍니다. 애들이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많은 보람을 느껴요. 인생에서 중요한 건 과정이지 성공이 아니잖아요.” 최고의 자리에 올라봤기에 할 수 있는 말 아니냐고 되물었다. “저는 올림픽에서 1등도 해보고, 2등도 해보고, 4등도 해봤어요. 메달 못 땄다고 위축된 적도 없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나는 금메달리스트다’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죠. 하루하루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보냈는지, 목표를 위해 잘 싸웠는지 아닌지가 제일 중요했어요. 운동하는 친구들뿐만 아니라 10대들이 결과에만 매몰돼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요.” ●소외된 체육인들 환경 개선 위해 노력 선수 시절 양손을 꼭 쥔 채 무릎을 꿇고 두 눈을 꼭 감았던 장미란의 ‘기도 세리머니’가 떠올랐다. 그가 2012년 런던에서 ‘4등’의 감동을 선사했던 것도 떳떳한 과정을 거쳐 온 장미란의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은 아닐까. 20대에는 올림픽 챔피언이 됐고 32세에는 IOC선수위원에 도전했다. 그의 새로운 꿈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저한테 다들 이젠 목표가 뭐냐고 물어보시는데 그럴 때마다 더이상 제게 비전을 묻지 말아 달라고 대답해요(웃음). 당분간 전 제가 할 수 있는 일(체육인 관련)을 하면서 현실에 충실하고 싶어요.” 그가 하고 있는 일들의 궁극적인 목표가 결국 현실을 바꾸는 일이 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의문이 들었다.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이 2012년 발의한 체육인 처우 개선 관련 내용을 담은 체육인복지법은 국회에 3년 넘게 계류 중이고 지난 7월에는 역도 영웅 김병찬의 비극적인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쉽게 바꿀 수 없는 현실을 제가 어떻게 하겠어요. 다만 제가 하는 일, 그 과정을 통해서 한두 명이라도 변화되기를 바라면서 하는 거죠. 무엇보다 아이들하고 노는 것이 재밌습니다. 당분간은 목표를 두지 않고 일을 즐기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그는 단어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선택할 만큼 신중했지만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에는 확신에 차 있었다. 아테네에서 런던까지 세 번의 드라마를 쓴 ‘영웅’ 장미란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가든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 같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장미란은 ▲1983년 10월 9일 출생 ▲170㎝ ▲고려대 체육교육학 학사 ▲용인대 대학원 체육학 박사과정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역도 75㎏ 이상급 은메달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 역도 75㎏ 이상급 은메달 ▲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여자 75㎏ 이상급 금메달 ▲2009년 체육훈장 청룡장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여자 역도 75㎏ 이상급 금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75㎏ 이상급 4위 ▲ 2013년 1월 10일 현역 은퇴 선언 ▲ 2013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 2015년 광복70주년 기념사업회 위원 ▲ 현 장미란재단 이사장
  • [부고]

    ●서도식(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씨 부친상 2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 (031)787-1503 ●이영환(창원일보 영상제작국장)씨 별세 2일 경남 마산의료원, 발인 4일 오전 7시 (055)249-1401 ●김성오(KBS 시청자본부장)심구(자영업)형선(보임기술 이사)종선(대성공조 부장)씨 모친상 2일 대전성모병원, 발인 4일 오전 7시 (042)220-9870 ●이봉진(두산 전략지원실 부장)씨 장인상 2일 중앙대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 (02)860-3500 ●유봉상(ROTC 8기 건대 동기회장)씨 별세 환수(동부메탈 과장)환염(신세계 과장)환선(삼성물산 과장)씨 부친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30분 (02)3410-6919 ●윤상섭(충북 음성군 회계과 계약팀장)씨 부친상 2일 청주 참사랑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43)298-9200 ●김진흥(한솔엠티에스 대표이사)주인(자영업)상준(자영업)정용(제이티모션 대표이사)씨 부친상 조성미(포인트정석학원 원장)씨 시부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3410-3151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우리 집의 세계화(차인석 지음, 진형준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유네스코 한국위 사무총장, 국제철학인문학협의회장 등을 지낸 원로 철학자인 저자가 여러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했던 논문 중 다문화 세계에서 공존할 수 있는 글로벌 윤리를 주제로 골라내 엮었다. 존 듀이의 ‘위대한 공동체’ 개념을 기초 삼아 서구와 비서구 각각의 환경에 맞는 근대화,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개혁자유주의를 제시한다. 대항마 없이 폭주하는 신자유주의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모델이 될 수 없다는 전제하에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절충한 형태로서 개혁자유주의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로써 무한경쟁을 통한 승자독식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차분히 역설한다. 제목은 ‘세계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우리 집처럼 자신의 생활 세계로 받아들임’을 함의한다.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한 단순한 비판이 아닌 대안적 성찰과 고민이 돋보인다. 184쪽. 1만 2000원. 유럽의 첫 번째 태양, 스페인(서희석·호세 안토니오 팔마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매년 해외로 1500만명이 나가는 시대다. 또한 일부러 찾아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묵묵히 걷는 이들 역시 부지기수다. 스페인 자체가 낯선 때는 지났다. 하지만 스페인을 제대로 알고 떠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처음 만나는 스페인의 역사와 전설’이라는 부제를 붙일 만큼 스페인의 역사와 이야기, 전설을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스페인에 정착해 5년째 스페인 사람처럼 지내는 한국인과 국립 세비야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스페인 청년이 이베리아 반도 곳곳에 얽힌 역사의 흔적, 전설의 기억, 건축과 미술의 향기 등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책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스페인은 신화시대부터 시작해 대항해시대까지 페니키아, 그리스, 카르타고, 로마, 게르만, 무슬림 등 다민족이 지나간 공간이기에 민족과 문화별 전설의 원형이 고스란히 남았고, 또한 스페인만의 전설과 이야기를 창출해냈다. 392쪽, 1만 5000원. 시진핑 국정운영을 말하다(시진핑 지음, 차혜석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11월 15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과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인민이 동경하는 행복한 생활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다’라는 주제로 발표한 연설을 시작으로 2014년 6월 13일 중앙재정경제 지도소조에서 한 ‘에너지 생산과 소비 혁명을 적극 추진하자’는 연설까지 담화, 연설, 문답, 회시, 축하서신 등 79편의 육성을 모았다.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중화민족의 부흥, 개혁, 경제발전, 법치, 문화, 국방, 통일, 중·미관계 등 외교, 생태, 부패척결 등 모든 부문에 걸쳐 그가 만들고자 하는 중국사회의 총체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중국몽(中國夢)을 얘기하며 대국굴기(大國?起)의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해가는 시진핑 시대 중국 사회의 현 주소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가 만들어낼 앞으로 7년의 중국이 나아갈 방향 및 속도, 내용 등을 내다볼 수 있다. 564쪽, 2만 8000원.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대(제프리 삭스 지음, 홍성완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2030년까지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지난달 열린 제70차 유엔 총회의 유엔개발정상회의에서 공식 채택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집대성한 책이다. 인류가 당면한 과제는 인구 증가와 재화 자원의 고갈이다. 그리고 부의 편중 등 사회 양극화, 기후변화 등 경제성장으로 파생되는 전 지구적 문제들이다. 빈곤, 불평등, 전쟁, 환경 파괴 등으로 드러난다.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것들이다. 당연히 책의 내용은 대단히 방대하다. 한 국가 안의 소득 불평등, 국가끼리의 빈부 격차, 극단적 빈곤의 종식을 위한 공적개발원조, 지구위험한계선을 위협하는 식량·환경 문제, 분열된 모습의 통합, 보편적 의료, 지속가능한 식량 공급,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등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시각 자료와 통계 등 구체적 자료를 제시하며 개인과 사회, 국가의 행동지침임을 일깨워준다. 568쪽, 4만 2000원.
  • [부음] 김성오(KBS 시청자본부장)씨 모친상 외

    ●곽부접씨 별세, 김성오(KBS 시청자본부장)·심구(자영업)·형선(보임기술 이사)·종선(대성공조 부장)씨 모친상 = 2일, 대전성모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발인 4일 오전 7시, 042-220-9114. ●서달원씨 별세. 서도식(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씨 부친상 = 2일 오전 1시 30분, 경기도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 발인 4일 오전 6시, 031-787-1503, 010-3669-2101. ●윤자경씨 별세, 윤상섭(충북 음성군 회계과 계약팀장)씨 부친상 = 2일 오전 3시, 청주 참사랑병원 장례식장 백합실, 발인 4일 오전 9시. 043-298-9200. ●지준강씨 별세, 이봉진(㈜두산 전략지원실 부장)씨 빙부상 = 2일, 서울 중앙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4일 오전 6시, 02-860-3500.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성모대관(聖母戴冠) 벽화와 고려 은제 사리함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성모대관(聖母戴冠) 벽화와 고려 은제 사리함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은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가톨릭교회로 고대 로마 양식의 4대 성전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고딕 양식의 이 대성당은 여러 번에 걸친 손상과 추가적인 건설 작업을 거쳤음에도 원래의 구조를 보존하고 있는 로마의 유일한 대성당이다. 대성당 이름인 마조레(Maggiore)는 ‘위대함’과 ‘중요함’이라는 두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로마의 성당 가운데 ‘가장 거대한 성당’이라는 의미도 있다. 이 대성당이 한때 교황의 임시 관저가 되었다가 후에 지금의 바티칸 궁전으로 옮겨졌다.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의 ‘성모대관’ 성당 벽에는 1295년경 화가이며 모자이크 작가인 자코포 토리티가 그린 성모대관(聖母戴冠)의 광경이 있다. 중세의 대표적 작품이다. 승천한 마리아에게 성부, 천사, 그리고 성자(예수) 등이 머리에 관을 씌운다. 즉 마리아는 즉위식을 거쳐 옥좌(玉座)에 앉게 된다. 성모와 그리스도가 같은 옥좌에 나란히 앉는 것은 파격적인 신분 상승이다. 그리스도가 어머니 마리아를 천상의 모후(母后)로서 그 영예를 더하기 위해서 그 영혼뿐만 아니라 육체까지도 하늘로 맞아들였다는 전승에서 비롯된 신앙이다. 비잔틴 시대나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자주 보이는 중요한 도상이다. 그러면 왜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는 역사가 전개되면서 점점 그 위치를 굳건히 잡아가는가. 그것은 마치 불교에서 석가모니의 자비심을 형상화한 관음보살의 신앙이 점점 높아지고 점점 여성화하는 경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구석기 시대 이래의 카오스에서 탄생한 대모지신(大母地神) 신앙의 맥이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중앙의 큰 원을 서양과 일본에서는 메달리온(Medallion)이라고 한다. 현실에서 보이는 ‘큰 메달 모양의 보석’ 모양 같아서 그리 부르지만 옳지 않은 용어다. 필자는 보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둥근 원 안에 마리아와 예수가 앉는 옥좌와 그 주변에는 갖가지 모양의 보주들로 장엄하였으며, 특히 옥좌 등받이에는 동서양에 가장 흔한 직선으로 된 보주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보관도 갖가지 보주로 표현하며 마리아로부터 발산하는 보주를 상징한다. ●까만 둥근 원은 소우주·전체의 장대한 궁륭은 대우주 그리고 까만 밤하늘에 반짝이는 것을 모두가 별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은 보주에서 영기가 발산하는 광경이다. 이 글에서는 제한된 지면으로 수많은 기독교회화와 불교회화의 예를 들어 까만 부분의 무량한 보주를 증명할 수는 없다. 이처럼 까만 둥근 원은 우주(대보주)를 상징하며 온갖 보주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림 전체를 보면 까만 둥근 원은 소우주이고 그것을 포함한 전체의 장대한 궁륭은 대우주라고 일단 생각해 두기로 한다. 그런데 까만 원 바로 위의 반원형 조형은 우리나라 사찰로 치면 닫집에 해당한다. 즉 무량한 보주를 발산하는 광경이다. 그 외의 대공간인 대우주에는 만물이 생성되는 장대한 드라마가 묘사되고 있다. 이 장대한 생명생성의 과정을 풀어보기로 하자. 필자가 처음 접한 사진은 일본 소학관에서 펴낸 세계미술전집에 실린 것으로 성모대관의 장면만 자른 것이었다. 전체 벽화를 보고 싶었으나 구할 수 없었다. 이 글을 쓰면서 전체 사진을 겨우 찾아냈을 때의 기쁨은 말할 수 없다 ①. 사진 상태가 좋지 못하지만 그대로 싣는다. 3년 전 채색분석할 때 그 시발점을 보고 싶었으나 흐린 전체 그림에서 그 비밀을 풀어낼 수 있었다. 수많은 채색분석을 한 체험으로 예감이 있어서 찾아낼 수 있는 것이지 초보자는 쉽게 찾아내지 못한다. 그 시발점을 보니 커다란 영기잎이 세 갈래로 갈라진 형태가 겹겹이 나오는 조형에서 길고 긴 영기문이 조형원리에 의해 끝없이 전개하고 있다. 아칸서스가 아니다. 그런데 그 시발점은 강과 같은 물의 흐름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자세히 보면 물고기가 보인다. 만물생성의 근원인 물이 흐르고 있으며 그로부터 영기문이 전개하고 있으며 만물을 상징하는 갖가지 새들이 화생하고 있다 ②. 서양학자들의 눈에는 큰 원 내부 성모대관의 도상에만 관심이 있어서 나머지는 생략되어도 좋은 장식무늬로 취급하고 있다. 까만 큰 원 좌우 양쪽에 성인들과 당시의 교황이 바라보고 있으며 아래쪽에는 천사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러한 도상들은 도상학이라는 이름 아래 충분히 연구되어 있다. 그러나 주변의 영기문에 대하여 서양 학자들이 설명하기를 ‘제멋대로 뻗은 꽃무늬 장식으로 둘러싼 메달리온’이라 부르고 있어서 상징성은 밝힐 수 없었다. ●주변의 영기문의 전개는 성모대관을 영기화생 시키는 것 그러나 오히려 그 주변의 영기문의 전개가 큰 보주 안의 성모대관이란 사건을 영기화생시키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이 글에서 필자는 채색분석한 것을 문자언어로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려 한다. 이제 여러분은 해독의 힘이 생겼으므로 조형언어로 쓴 조형예술을 자세히 살피며 해독하기 바란다. 오른쪽 절반은 부분 사진만을 보고 채색분석한 것이고, 그 후 오늘 전체 사진을 보며 이어서 전체를 채색분석한 것이므로 색이 다른 것을 양해해주기 바란다 . ●고려 은제 사리함에도 영수(靈獸)·영조(靈鳥)의 영기문 전개 필자는 수년 전 개인 소장의 고려시대 일곱 겹 은제 사리함을 본 적이 있었는데 영기문이 없는 가장 큰 사리함 안에 있는 중첩된 여섯 개 사리함의 표면에 영수(靈獸)와 영조(靈鳥)들이 영기문을 전개하면서 화생하는 것을 보고, 만물생성의 드라마를 크게 깨친 적이 있었다. 그런 체험이 있었으므로 같은 시기 로마의 성당에서 만물이 영기화생하는 똑같은 영기문의 전개원리의 조형을 보고 놀랐던 것이다③. 불교에서 사리(舍利)라는 것은 여래의 몸을 지칭하기도 하고, 여래가 설법한 절대적 진리를 담은 경전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나 사리는 결국 보주로 귀결한다. 필자는 박물관 재직 시 큰 규모의 불사리장엄전(佛舍利莊嚴展)을 기획하고 도록에 장편의 논문을 실은 적이 있다. 최근 새로이 출현한 사리함 표면에 새겨진, 끝없이 전개하는 영기문에서 생명이 생성하는 광경의 바탕에 수많은 작은 원형들이 빼곡히 차 있다. 일본과 한국의 학자들은 어자문(魚子文), 즉 물고기알이라 부르고 있으나 보주를 나타낸다. 무량한 보주에서 결국 만물생명이 화생한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서양에는 ‘신의 천지창조’란 말이 있다. 그러나 중국, 한국에는 천지창조란 말은 없지만, 일원(一元)의 기(氣)에서 생긴 음기(陰氣)와 양기(陽氣)의 조화로 하늘과 땅이 생겨났다는 사상이 있다. 동양에는 신(God)의 개념은 없지만 심오한 자연(自然)의 개념이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내용은 영원한 생명이 생성하는 과정으로 귀결된다. 동서양의 천지창조는 내용은 다르지만 결국 영기문이란 조형으로 나타낸 영기화생으로 귀결된다. 천지창조로 시작하는 우주 만물생명의 생성에 대하여는 동양의 음양오행설이 역경, 노자, 장자 등에서 설해졌고 이 사상이 그대로 불교와 유교에 융합되어 왔으며, 서양에서는 그리스 철학, 기독교의 성경 등에 설해져 있는데 그런 고전들을 익히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다. 그러나 필자는 문자언어로 쓴 자구(字句)에 얽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조형언어를 해독하면서 우주의 만물생성 이치를 파악했기 때문이다.
  • [新국토기행] 경남 거제시

    [新국토기행] 경남 거제시

    경남 거제시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면적은 402.26㎢, 해안선 길이는 386.74㎞에 이른다. 해금강을 비롯해 섬과 해안의 기암괴석,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그림 같다. 곳곳에 해수욕장이 있고, 한국전쟁 당시 17만여명의 포로를 수용했던 포로수용소 등 구석구석에 유적지와 관광명소가 있다. 특히 동부면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전망대 사이 1475m 구간에 한려수도 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케이블카가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거제도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거제 주변 청정해역은 수산물의 보고다.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을 공급한다. 세계 3대 조선소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조선산업 중심지다. 거제도는 1971년 통영시와의 사이에 거제대교가 놓여 육지와 처음 다리로 이어졌다. 1999년 신거제대교에 이어 2010년 부산 가덕도와 해저터널·다리로 잇는 거가대교가 개통됐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한려해상권의 거점 해양관광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시민 평균 연령이 36.2세, 해마다 5000여명씩 인구가 늘어나는 젊고 성장하는 도시다. [볼거리] ●바다의 금강산 명승 제2호 ‘해금강’ 거제 관광을 대표하는 명소로 남부면 해금강마을에서 남쪽으로 500m쯤 떨어진 해상에 있는 무인도다. 원래 이름은 갈도(葛島)다. 생김새가 칡뿌리가 뻗어 내린 모습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자연경관이 빼어나 바다의 금강산이란 뜻으로 해금강이라 불린다.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돼 ‘거제 해금강’으로 등재됐다. 수억년에 걸쳐 파도와 바람에 씻긴 바위섬의 환상적인 비경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해골바위 등 천태만상의 기묘한 바위가 깎아지른 듯 수십m 높이로 절벽을 이뤄 섬을 둘러싸고 있다. 열십자 모양으로 뚫린 십자동굴 사이로 배가 드나든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려고 서불을 갈도에 보냈다는 서불과차(徐市過此) 설화도 전한다. ●바다 풍경이 한눈에 ‘바람의 언덕&신선대’ 남부면 갈곶리 도장포마을 북쪽 해안에 있는 언덕으로 사시사철 바닷바람이 분다. 언덕이 바다 쪽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어 앞이 탁 트여 있다. 언덕에서 보면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원래 지명은 띠밭늘이었다. 2002년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며 여러 드라마 촬영을 통해 알려졌다. 신선대는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목 입구인 남쪽 해변에 있는 기암괴석 지역이다.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고 할 정도로 해안 경관이 절경이다. 파도가 쉴 새 없이 밀려와 기암괴석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이어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해안 따라 굴러다니는 흑진주 ‘몽돌해변’ 흑진주처럼 반들반들 윤이 나는 검은 몽돌이 덮인 몽돌밭 해변이 1.2㎞에 걸쳐 있다. 몽돌밭은 폭 50m로, 면적은 3만㎢에 이른다. 바닷물이 밀려들고 나가면서 몽돌의 ‘자글자글’ 굴리는 소리는 우리나라 자연 소리 100선에 선정될 만큼 아름답고 감미롭다. 바닷물이 맑고 깨끗해 가족 피서지로도 알맞다. 땅 모양이 학이 날아오르는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학동으로 불리게 됐다. 해안을 따라 3㎞에 걸쳐 천연기념물 제233호인 동백림이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팔색조 번식지로도 유명하다. ●740여종의 식물과 공룡 흔적 간직한 ‘외도’ 해상식물공원이 조성된 개인 소유 섬으로 거제도에서 4㎞ 떨어져 있다. 해안선 길이는 2.3㎞에 이른다.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외딴섬을 이창호(2003년 작고)·최호숙 부부가 사들여 식물공원을 조성했다. 1976년 관광농원 허가를 받은 뒤 30여년에 걸쳐 개간과 조경을 해 1995년 외도해상농원을 개장했다. 희귀 아열대 식물을 비롯해 740여종의 식물을 정갈하게 가꿔 놓은 식물원과 전망대, 조각공원 등이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조성돼 있어 이국적 정취가 느껴진다. 개발되지 않은 섬 동쪽 끝에 공룡굴과 공룡바위, 공룡발자국화석이 있다. 외도 관광은 오전 8시~오후 5시(여름철은 6시)이며 숙식은 할 수 없다. 장승포동이나 일운면 구조라, 동부면 학동리, 남부면 갈곶리, 일운면 와현리 등의 선착장에서 해상관광유람선이 다닌다. ●섬 전체가 동백나무로 뒤덮인 ‘지심도’ 섬 전체가 동백나무 숲이라 동백섬으로도 불린다. 일운면 지세포리에 딸린 섬으로 지세포에서 동쪽으로 6㎞ 떨어져 있다. 면적은 0.356㎢, 해안선 길이는 3.7㎞다. 섬 모양이 군함처럼 생겼다.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97m쯤 된다. 조선 현종 때 주민 15가구가 이주해 살기 시작한 뒤 현재 10여 가구, 20여명이 거주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1개 중대가 광복 직전까지 주둔했던 군 요새였다. 섬을 덮은 동백나무는 12월 초순부터 4월 하순까지 꽃이 핀다. 동백꽃을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3월이다. 장승포항에서 배를 타고 20분쯤 걸린다. 섬 안에 민박집도 있다. ●닭과 용을 닮은 해발 566m 명산 ‘계룡산’ 거제 본섬 한가운데 우뚝 솟은 명산이다. 해발 566m로 꼭대기에는 의상대사가 절을 지었다는 의상대 터가 있다. 산 형상이 닭과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688년(숙종 14년)에 현령 김대기가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길을 개설했다. 이를 기리는 김현령치비가 서문고개에 있다. 계룡산 아래에 6·25전쟁 때 포로수용소가 설치됐다. 포로수용소 건물 돌담 벽이 보존돼 있다. 정상에 서면 거제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부산 가덕도와 태종대도 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보인다. 산행코스 가운데 계룡사에서 계곡을 따라 송신탑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해 힘들다. 능선을 따라 불이문바위, 장군바위, 거북바위, 장기판 바위 등 기암괴석이 줄지어 있다. 가을 억새도 아름답다. ●대통령이 남긴 발자취 ‘김영삼 대통령 생가’ 장목면 대계리 외포마을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태어나 13살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거제시는 오래된 김 전 대통령 생가를 헐고 2001년 새로 지었다. 566㎡의 대지에 팔작지붕으로 된 본채와 사랑채, 시주문을 건립하고 돌담도 만들었다. 생가 옆에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이 있다. ●시인 유치환의 숨결 ‘청마 생가&기념관’ 거제도는 ‘깃발’ 시인 청마 유치환이 태어난 곳이다. 청마는 1908년 거제시 둔덕면 방하마을에서 태어나 1910년 통영으로 이사했다. 시는 2000년 생가를 복원했다. 생가 근처에 청마 묘소가 있다. 청마의 문학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청마기념관을 생가 옆에 2008년 건립했다. 청마는 1967년 2월 13일 오후 9시 35분 부산 동구 좌천동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부산대학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운명했다. 처음에는 부산 사하구 하단동 승학산 기슭에 장지를 마련했다. 그 뒤 양산시 백운공원묘지로 이장했다가 1997년 4월 5일 이곳으로 옮겼다. [먹거리] ●청정해역서 자란 바다의 우유 ‘굴’ 거제 연안에서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이 많이 생산된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된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이 거제 연안을 엄격하게 심사해 청정지역으로 지정하고 굴을 수입한다. 굴은 남성에게는 정력 식품, 여성한테는 미용 식품으로 알려졌다. 성장발육과 학습능력 향상에 효과가 크고 소화흡수가 잘되는 타우린, 아연 등의 성분이 많아 어린이들에게 최고 영양식이다. 고혈압, 뇌졸중, 당뇨, 관절염, 골다공증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겨울이 제철이다. 껍질째 익힌 뒤 까서 초장 등에 찍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느껴진다. ●진한 색과 강렬한 향의 유혹 ‘유자’ 거제는 기후·환경이 유자 생산에 알맞다. 연평균 기온이 13도 이상 온화한 기후에서 자란 거제 유자는 색깔이 진하고 껍질이 두꺼워 향이 강하고 오래간다. 생산 시기는 11~12월이다. 껍질이 두껍고 울퉁불퉁한 못난 것일수록 품질이 좋은 것이다. 유자는 비타민C를 비롯해 유익한 성분이 많아 스트레스 해소, 피로회복, 통증·염증·기침완화, 혈액순환, 위암·폐암·피부암 억제 등에 효과가 있다. 잘게 썰어 설탕에 재어 유자청을 만들어 차로 마신다. 빵도 만든다. ●추워질수록 맛 좋아지는 ‘대구’ 대구는 머리와 입이 커서 대구(大口)라고 부른다. 동해·서해 깊은 바다에 떼 지어 사는 한대성 고기로 겨울철 산란을 하기 위해 냉수층을 따라 남해 진해만으로 회유한다. 동해·남해안에서 잡히는 대구는 서해에서 잡히는 대구보다 크다. 특히 진해만 일대(거제해안)에서 겨울철에 잡히는 무게 7.5㎏이 넘는 대구를 최상품으로 꼽는다. 겨울 거제에서 잡은 대구로 요리하는 대구탕은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대구는 산란기에 암수가 사랑을 나누면서 서로 볼을 비벼대는 특성이 있어 살이 더욱 쫄깃하다. 대구볼찜 요리는 쫄깃한 대구 고기 식감을 음미할 수 있다. 대구는 고단백질 저지방 식품으로 간세포 재생 및 해독작용, 노폐물 배출, 피로회복 등에 효험이 있다. 황산화 영양소인 비타민 A는 살보다 알에 6배쯤 많다. 대구탕에 내장과 알을 함께 넣어 먹으면 간 보호 효과가 크다. ●싱싱함이 살아 있는 거제 별식 ‘멍게·성게 비빔밥’ 거제 지역 별미 음식 가운데 하나다. 멍게 비빔밥은 4~6월 거제 해안에서 채취한 싱싱한 멍게를 재료로 쓴다. 멍게를 양념과 버무려 저온에서 숙성시킨 뒤 참기름·깨소금·김가루 등을 넣고 밥과 함께 비빈다. 비빔밥과 함께 내놓는 싱싱한 생선으로 끓인 담백한 국 맛도 으뜸이다. 멍게에는 항균·항암과 체력보강, 식욕증진, 노화방지, 숙취해소를 비롯해 감기·기침을 멎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성게는 밤송이 조개라고도 한다. 성게는 5~6월이 산란기이며 여름이 제철로 가장 맛이 좋다. 해녀들이 직접 잡은 성게를 재료로 요리하는 거제 성게 비빔밥은 특유의 향긋한 향과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식욕을 돋운다. 성게는 빈혈예방, 결핵 완화와 거담작용, 암 예방 및 노화방지 등에 효능이 있다. ●자연이 키우고 전통 방식으로 채취한 ‘돌미역’ 거제 자연산 돌미역은 사등면 견내량 지역과 남부면 여차 지역 등에서 생산된다. 물살이 빠른 암반에서 자라 맛이 쫄깃하고 영양이 뛰어나 최고의 상품으로 꼽힌다. 3~5월 봄철에 전통 방식으로 채취한 뒤 바닷바람에 건조한다. 견내량에서 채취하는 미역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나온다. 미역은 혈압을 낮추고 암세포를 억제하며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몸 안의 중금속이나 농약, 발암물질 등을 밖으로 배출하며 체질개선과 노화방지 효능이 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16] 당신은 ‘사회적 잠’을 잡니까, ‘개인적 잠’을 잡니까?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16] 당신은 ‘사회적 잠’을 잡니까, ‘개인적 잠’을 잡니까?

    단순한 시간의 관점으로 보자면 인간은 삶의 3분의 1을 자는데 할애합니다. 전 생애를 100이라고 할 때 잠이 차지하는 시간상의 비중이 33 정도 된다는 뜻입니다. 수명이 80세인 사람이 평생 자는 시간이 27년 정도인 셈인데, 이는 그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믿는 것, 이를테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든가, 무언가를 먹는다든가, 특별한 취향을 즐기는 일 등 어떤 것에 할애하는 시간보다 길고 오래입니다.  그러나 이런 관점은 그야말로 단순한 산술일 뿐입니다. 다양한 변수를 참고해 보정하면 잠의 가치는 이런 산술적 분석을 훨씬 뛰어넘는 중요성을 가집니다. 그 중요성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잠이 없으면 삶도 없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잠과 삶의 관계를 ‘황금 연대’라고 규정하기도 했지요. 물론, 사람이 자기 위해서 사는 건 아니고 살기 위해서 자지만, 모든 사람의 전 생애를 통해 잠만큼 지속적으로 행복감과 안도감, 편안함과 성취감을 주는 행위는 단언컨대 없습니다.  잠은 그 자체가 생명 활동의 원천입니다. 잠이 없으면 사람에게는 어떤 가능성도 남지 않는다는 분명한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는 신체적 관점에서 어떤 이의도 없는 사실입니다. ‘사흘 굶고 남의 집 담장 안 넘는 사람 없다’는 말에 빗대자면 ‘사흘 자지 않고 사람 노릇 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잠-문화의 산물  그렇다고 잠의 효용이 신체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유사한 잠의 형식과 패턴을 공유합니다. 그럼으로써 사회적 활동에 함께 참여하고, 사회적 정서를 공유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한국인에게는 한국인이 공유하는 잠의 특질이 있고, 아프리카인에게는 그들이 공유하는 잠의 유형이 따로 있어 여기에서 한국인과 아프리카인의 ‘다름’이 구체화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잠의 특질과 유형이 달라서 생기는 차이가 바로 삶의 방식의 차이이고, 정서의 차이이고, 생산성과 목표의식의 차이를 낳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비행기를 타고 유럽이나 미주지역으로 여행을 할 때 겪는 시차라는 것도 생각해 보면 ‘다른 잠을 자는 세상’으로 진입하면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조화와 적응의 과정임을 쉽게 알 수 있지요.  그러면 우리는 어떨까요? 굳이 이런 문제를 두고 ‘민족’처럼 고답적인 거대 단위의 설명이 필요한지는 차치하고, 잠은 생활공동체로서의 민족의 동질성을 규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대에, 같은 패턴과 같은 질의 잠을 잔다는 것은 공동체의 중요한 기반이니까요. 이런 생활공동체를 마치 수학에서 미분을 하듯 세세하게 쪼개 보면 가족이라는 기본적인 생활 단위에 가닿습니다.  가족이란 기본적으로 혈연관계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혈연의 본질인 ‘핏줄’ 만으로 가족을 규정하기에는 뭔가 부족합니다. 어쩌면, 혈연이란 타의적 선택이고,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날 때부터 지워진 조건이어서 자의적 연대의 조건을 충족시킨다고 단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혈연의 연대성을 공고하게 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운명공동체로서의 체험을 같이 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목표와 환경과 인식의 공유, 노동과 식사와 휴식 같은 일상적 조건의 공유 외에도 같은 잠을 잔다는 조건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나’는 생명체로 배태된 그 순간부터 어머니의 뱃속에서, 어머니의 체온에 의지해 잠을 자며 새로운 세상과 만날 일을 준비합니다. 뱃속에서 조용하게 잠만 자면 “그 놈, 게으름 피우는 걸 보니 복은 타고나겠다”는 말을 들었고, 잠에서 깨어 몸을 뒤척이며 요란하게 까불면 “어쨌든 손발 부지런한 놈이 잘 사는 세상이다. 천석, 만석 누리고 살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처음 어머니와 연계된 잠은 가족 모두의 잠으로 전이되고 치환됩니다. 태어나서도 가족 안에서의 ‘나’는 잠으로 말을 합니다. 그 잠이 아버지의 팔에 안겨서 든 잠이든, 어머니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누리는 잠이든, 아니면 포대기에 덮여 누이의 등에 기댄 채 빠진 잠이든, 내가 아닌 또다른 누군가와의 관계가 가족이라는 연대에 포함된다는 점은 핏줄이라는 사실과 잠을 공유하는 현상으로 확인됩니다.  가족들은 내가 잠을 잘 자면 편하고 건강하다고 믿었고, 잠을 잘 자지 못하면 뭔가 불편하거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지요. 그렇게 나와 가족은 잠을 공유하면서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생활을 하며, 같은 생애를 살아갑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지만, 잠은 그런 것입니다. ●이런 잠, 저런 잠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그런 잠을 ‘이래도 잠, 저래도 잠’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도 고작해야 ‘잘 잔 잠’과 ‘잘못 잔 잠’ 정도로 나눠 생각하는 정도이지요. 하지만 잠에도 전문적인 분류법이 있습니다. 쉽게 정리하면, 깊은 잠과 옅은 잠 정도로 말할 수 있는데, 전문의들은 이를 난렘(Non REM)수면과 렘(REM)수면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REM이란 ‘Repid Eye Movement’의 약자로, 겉으로는 잠에 든 것처럼 보이지만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는 수면 상태를 뜻합니다.  이 난렘수면은 뇌파의 유형에 따라 다시 4단계로 세분화됩니다. 각성과 꿈의 경계상태인 세타파가 절반 이상인 뇌파가 90초 이상 지속되면 수면 1단계라고 말하지요. 소위 옅은 잠으로, 이 상태는 3∼10분간 계속되며, 경험해 보셨겠지만,이 때는 작은 소리나 자극에도 쉽게 잠이 깨곤 합니다.  2단계는 이보다 깊은 수면 상태로, 뇌파검사에서는 방추형의 작고 빠른 파동이 보이며, 40∼50분 정도 지속되지요. 이어 10∼20분 가량 이어지는 3∼4단계에 들면 비교적 느리고 진폭이 큰 뇌파가 나타나는데, 이 때는 ‘잠에 취했다’고 할 만큼 깊은 잠에 빠져 외부 자극에도 쉽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악몽을 꾸거나, 야뇨증 또는 몽유병 증상을 보인다면 바로 이 단계의 잠의 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까지가 난렘수면에 해당합니다.  이 유형의 수면에 뒤이어 나타나는 유형이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렘수면 상태인데, 지속 시간은 20분 정도로 길지 않으며, 남자들이 수면 중 발기를 경험했다면 대부분 이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한 주기의 수면 사이클이 완성되는데,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90분 정도입니다. 이를 근거로 셈해 보면 하루에 7∼8시간을 자는 사람의 경우 이런 수면주기가 대략 4∼5회 정도 반복되는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되겠지요.  참고로, 인간의 뇌 활동상태를 보여주는 생체신호인 뇌파는 활동상태에 따라 크게 ▲델타파(1∼4Hz) ▲세타파(4∼8Hz) ▲알파파(8∼13Hz) ▲베타파(13∼30Hz) ▲감마파(30∼120Hz)로 구분합니다. 델타파는 깊은 수면 상태에서 발생되는 뇌파이고, 세타파는 일반적인 수면 상태에서 발생하는 뇌파로, 대부분 이 뇌파단계에서 꿈을 꾸게 됩니다. 알파파는 휴식 중에 생기는 뇌파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할 때 아주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타파는 공부 등 정신활동을 할 때 생성되며, 감마파는 인지작용을 할 때 발생합니다.    ●개인적인 잠, 사회적인 잠  그러나 이런 분류는 병리학적이거나 또는 생리학적 관점의 분류이고, 이런 방식 외에도 잠의 특질을 규정할 수 있는 접근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사회적인 잠’과 ‘개인적인 잠’의 개념을 적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수면의 양태나 질을 따지고 측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개인이 취하는 잠의 양과 질을 사회 구성원 관점에서 조명하는 개념입니다.  왜 이런 접근이 필요한가 하면, 잠이란 극히 개인적인 생리활동의 영역에 속하지만,그 잠을 취하는 사람은 사회적 환경이나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양과 질의 잠을 자게 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덧붙이면, 이 방법은 학문적으로 정립된 측정 또는 평가 방식이 아니라 필자의 필요에 따라, 필자의 관점에서 적용하는 판별식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확실히 잠은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입니다. 개인의 삶이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배를 많이 받는 한국과 같은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직장인이든, 경찰이나 군인이든, 아니면 학생이든 어떤 경우라도 개인 또는 집단에 주어진 사회적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수면생활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의사는 진료활동에 부합하는 수면 패턴을 가지게 되고, 군인은 자신이 부여받은 임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수면 패턴을 지속합니다. 이는 학생이나 대학 교수, 은행원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잠은 확실히 사회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잠이 사회적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통계로도 확인되지요. 지난해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53분(413분)이었습니다. 같은 해, 통계청이 집계한 자료에는 7시간 59분이라고 나와있더군요. 무슨 이유 때문에 두 조사 결과 사이에 약 1시간의 작지 않은 편차가 존재하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결과로 견줘도 OECD 최하위 수준에 해당합니다. 참고로, 다른 나라의 수면 시간을 보면, 프랑스(530분), 미국(518분), 캐나다(509분), 영국(503분), 이탈리아(498분), 일본(470분) 등으로 집계됩니다.  이를 근거로 보면, 선진국일수록 국민 평균 수면시간이 길다는 점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선진국들이 노동의 질을 따지는 반면 우리나라 같은 하위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후진국 등에서는 아직까지도 노동의 양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개인이 자신의 의지대로 잠을 취한다기 보다 소속 기업이나 기관의 업무 패턴 속에서 잠자는 시간을 확보하는 양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요.  이는 연령대와 직업군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의 연령대별 수면시간을 보면, 40대가 6시간 37분으로 가장 짧고, 이어 50대 6시간 45분, 30대 6시간 56분, 20대 7시간 2분, 60대 이상 7시간 5분 등입니다.  또 직업군별로는, 화이트칼라 6시간 44분, 블루칼라 6시간 47분, 자영업자 6시간 49분, 주부 6시간 56분, 학생 7시간 6분, 농어업 7시간 8분, 무직 7시간 10분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어깨가 무거운 가장이기도 하고, 직장 또는 사회 내부에서 책임자 위치에 올라 있는 40∼50대의 수면 시간이 가장 짧다는 것은, 이 연령대의 수면이 필요량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시간을 할애하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외부 요인, 즉 사회적 필요에 의해 수면 시간이 제한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겠지요. 시간 운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농어업 종사자나 무직자의 수면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것 또한 잠의 사회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고요.  직업군 수면 분류에서 얻는 결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조직 또는 외부 필요성에 의해 수면 시간을 맞춰야 하는 화이트칼라, 블루칼라, 자영업자들의 수면 시간이 농어업 종사자나 무직자에 비해 짧다는 것은 이들의 수면 시간이 타율적으로 지배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또다른 지표라고 할 수 있겠지요.    ●선진국형 잠과 후진국형 잠  이같은 사회적인 잠은 개인의 잠을 규제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영향력있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를테면, 사회적 잠이 충실하지 못하면 개인적인 잠도 부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면의 절대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수면의 질로 이를 상쇄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3교대로 근무를 해야 하는 간호사의 경우 도식적으로는 ‘8시간 근무 후 퇴근-8시간 수면-8시간 개인 생활 후 출근’의 패턴을 반복합니다. 그러나 퇴근 후의 생활이 정확하게 8시간 단위로 돌아가지는 않지요.  이해를 돕기 위해 앞의 루틴을 재해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8시간 근무를 마치면 업무 인수인계와 퇴근 준비 후 병원을 나서 집에 돌아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이 과정에서 2∼3시간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도 곧장 수면에 드는 것은 아니지요. 취사와 가사노동을 하고,샤워와 식사 등을 하다보면 여기에서도 쉽게 2∼3시간을 잃게 됩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매일 바뀌는 수면시간에 생체시계가 적응을 하지 못해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하루 오전 근무를 한 간호사는 다음에는 시간을 바꿔 근무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좀 더 수면시간을 늘리고, 질 좋은 수면을 취하려 한다면 개인생활에 투입해야 하는 시간을 쪼개야 하는데, 이 경우 대부분 삶의 질 하락을 감수해야 하지요.  이 간호사가 평균적으로 6시간을 잔다고 가정할 때, 앞서 거론한 수면주기를 대입하면 프랑스 사람들보다 매일 2주기가 짧습니다. 연간으로 따지면 700 수면주기 이상을 덜 자는 셈이지요. 비단 이 간호사 뿐 아니라 많은 한국인들이 “자도,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잠”을 자면서 사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매일 조금씩 빼앗기고 유보한 잠이 월 단위, 연 단위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고, 이는 조금씩 개인의 삶을 위축시키고, 건강을 좀 먹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통해 이 간호사가 근무하는 병원의 근무 조건이 철저하게 사회적 수면을 강요하는 형식이어서 개인적인 수면의 질을 유지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아셨을 것입니다. 물론, 사회적 수면이 항상 개인적인 수면을 규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처럼 국민들의 평균 수면시간이 530분(8시간 50분) 정도 되는 조건이라면 개인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이라면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만큼 질의 문제만 고민하면 되기 때문이지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선진국은 개인의 삶을 중요시합니다. 선진국이라서가 아니라 먹고 살만 하면 모든 분야에서 개인적인 영역을 넓히려고 하는 건 당연한 추이지요. 잠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적 잠을 최소화하는 대신 개인적인 잠의 영역을 확대하려고 하지요. 이에 반해 개도국이나 저개발국은 사회적 잠에 구속되기 쉽습니다. 개인적인 삶의 질을 논할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여유를 못 갖췄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일정 부분 경제적인 여유는 확보했다지만, 아직 선진국의 조건을 못 갖춘 상태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 합니다. 적어도 잠이라는 관점에서는 틀림없이 그렇습니다.[다음주 “당신은 ‘나의 잠’을 자고 삽니까”-2로 이어집니다]  jeshim@seoul.co.kr
  • [新국토기행] 경남 거제시

    [新국토기행] 경남 거제시

    경남 거제시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면적은 402.26㎢, 해안선 길이는 386.74㎞에 이른다. 해금강을 비롯해 섬과 해안의 기암괴석,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그림 같다. 곳곳에 해수욕장이 있고, 한국전쟁 당시 17만여명의 포로를 수용했던 포로수용소 등 구석구석에 유적지와 관광명소가 있다. 특히 동부면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전망대 사이 1475m 구간에 한려수도 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케이블카가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거제도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거제 주변 청정해역은 수산물의 보고다.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을 공급한다. 세계 3대 조선소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조선산업 중심지다. 거제도는 1971년 통영시와의 사이에 거제대교가 놓여 육지와 처음 다리로 이어졌다. 1999년 신거제대교에 이어 2010년 부산 가덕도와 해저터널·다리로 잇는 거가대교가 개통됐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한려해상권의 거점 해양관광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시민 평균 연령이 36.2세, 해마다 5000여명씩 인구가 늘어나는 젊고 성장하는 도시다. [볼거리] ●바다의 금강산 명승 제2호 ‘해금강’ 거제 관광을 대표하는 명소로 남부면 해금강마을에서 남쪽으로 500m쯤 떨어진 해상에 있는 무인도다. 원래 이름은 갈도(葛島)다. 생김새가 칡뿌리가 뻗어 내린 모습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자연경관이 빼어나 바다의 금강산이란 뜻으로 해금강이라 불린다.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돼 ‘거제 해금강’으로 등재됐다. 수억년에 걸쳐 파도와 바람에 씻긴 바위섬의 환상적인 비경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신부바위, 해골바위 등 천태만상의 기묘한 바위가 깎아지른 듯 수십m 높이로 절벽을 이뤄 섬을 둘러싸고 있다. 열십자 모양으로 뚫린 십자동굴 사이로 배가 드나든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려고 서불을 갈도에 보냈다는 서불과차(徐市過此) 설화도 전한다. ●바다 풍경이 한눈에 ‘바람의 언덕&신선대’ 남부면 갈곶리 도장포마을 북쪽 해안에 있는 언덕으로 사시사철 바닷바람이 분다. 언덕이 바다 쪽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어 앞이 탁 트여 있다. 언덕에서 보면 아름다운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원래 지명은 띠밭늘이었다. 2002년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며 여러 드라마 촬영을 통해 알려졌다. 신선대는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목 입구인 남쪽 해변에 있는 기암괴석 지역이다.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고 할 정도로 해안 경관이 절경이다. 파도가 쉴 새 없이 밀려와 기암괴석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이어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해안 따라 굴러다니는 흑진주 ‘몽돌해변’ 흑진주처럼 반들반들 윤이 나는 검은 몽돌이 덮인 몽돌밭 해변이 1.2㎞에 걸쳐 있다. 몽돌밭은 폭 50m로, 면적은 3만㎢에 이른다. 바닷물이 밀려들고 나가면서 몽돌의 ‘자글자글’ 굴리는 소리는 우리나라 자연 소리 100선에 선정될 만큼 아름답고 감미롭다. 바닷물이 맑고 깨끗해 가족 피서지로도 알맞다. 땅 모양이 학이 날아오르는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학동으로 불리게 됐다. 해안을 따라 3㎞에 걸쳐 천연기념물 제233호인 동백림이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팔색조 번식지로도 유명하다. ●740여종의 식물과 공룡 흔적 간직한 ‘외도’ 해상식물공원이 조성된 개인 소유 섬으로 거제도에서 4㎞ 떨어져 있다. 해안선 길이는 2.3㎞에 이른다.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외딴섬을 이창호(2003년 작고)·최호숙 부부가 사들여 식물공원을 조성했다. 1976년 관광농원 허가를 받은 뒤 30여년에 걸쳐 개간과 조경을 해 1995년 외도해상농원을 개장했다. 희귀 아열대 식물을 비롯해 740여종의 식물을 정갈하게 가꿔 놓은 식물원과 전망대, 조각공원 등이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조성돼 있어 이국적 정취가 느껴진다. 개발되지 않은 섬 동쪽 끝에 공룡굴과 공룡바위, 공룡발자국화석이 있다. 외도 관광은 오전 8시~오후 5시(여름철은 6시)이며 숙식은 할 수 없다. 장승포동이나 일운면 구조라, 동부면 학동리, 남부면 갈곶리, 일운면 와현리 등의 선착장에서 해상관광유람선이 다닌다. ●섬 전체가 동백나무로 뒤덮인 ‘지심도’ 섬 전체가 동백나무 숲이라 동백섬으로도 불린다. 일운면 지세포리에 딸린 섬으로 지세포에서 동쪽으로 6㎞ 떨어져 있다. 면적은 0.356㎢, 해안선 길이는 3.7㎞다. 섬 모양이 군함처럼 생겼다.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97m쯤 된다. 조선 현종 때 주민 15가구가 이주해 살기 시작한 뒤 현재 10여 가구, 20여명이 거주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1개 중대가 광복 직전까지 주둔했던 군 요새였다. 섬을 덮은 동백나무는 12월 초순부터 4월 하순까지 꽃이 핀다. 동백꽃을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3월이다. 장승포항에서 배를 타고 20분쯤 걸린다. 섬 안에 민박집도 있다. ●닭과 용을 닮은 해발 566m 명산 ‘계룡산’ 거제 본섬 한가운데 우뚝 솟은 명산이다. 해발 566m로 꼭대기에는 의상대사가 절을 지었다는 의상대 터가 있다. 산 형상이 닭과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688년(숙종 14년)에 현령 김대기가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길을 개설했다. 이를 기리는 김현령치비가 서문고개에 있다. 계룡산 아래에 6·25전쟁 때 포로수용소가 설치됐다. 포로수용소 건물 돌담 벽이 보존돼 있다. 정상에 서면 거제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부산 가덕도와 태종대도 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보인다. 산행코스 가운데 계룡사에서 계곡을 따라 송신탑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해 힘들다. 능선을 따라 불이문바위, 장군바위, 거북바위, 장기판 바위 등 기암괴석이 줄지어 있다. 가을 억새도 아름답다. ●대통령이 남긴 발자취 ‘김영삼 대통령 생가’ 장목면 대계리 외포마을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태어나 13살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거제시는 오래된 김 전 대통령 생가를 헐고 2001년 새로 지었다. 566㎡의 대지에 팔작지붕으로 된 본채와 사랑채, 시주문을 건립하고 돌담도 만들었다. 생가 옆에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이 있다. ●시인 유치환의 숨결 ‘청마 생가&기념관’ 거제도는 ‘깃발’ 시인 청마 유치환이 태어난 곳이다. 청마는 1908년 거제시 둔덕면 방하마을에서 태어나 1910년 통영으로 이사했다. 시는 2000년 생가를 복원했다. 생가 근처에 청마 묘소가 있다. 청마의 문학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청마기념관을 생가 옆에 2008년 건립했다. 청마는 1967년 2월 13일 오후 9시 35분 부산 동구 좌천동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부산대학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운명했다. 처음에는 부산 사하구 하단동 승학산 기슭에 장지를 마련했다. 그 뒤 양산시 백운공원묘지로 이장했다가 1997년 4월 5일 이곳으로 옮겼다. [먹거리] ●청정해역서 자란 바다의 우유 ‘굴’ 거제 연안에서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이 많이 생산된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된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이 거제 연안을 엄격하게 심사해 청정지역으로 지정하고 굴을 수입한다. 굴은 남성에게는 정력 식품, 여성한테는 미용 식품으로 알려졌다. 성장발육과 학습능력 향상에 효과가 크고 소화흡수가 잘되는 타우린, 아연 등의 성분이 많아 어린이들에게 최고 영양식이다. 고혈압, 뇌졸중, 당뇨, 관절염, 골다공증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겨울이 제철이다. 껍질째 익힌 뒤 까서 초장 등에 찍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느껴진다. ●진한 색과 강렬한 향의 유혹 ‘유자’ 거제는 기후·환경이 유자 생산에 알맞다. 연평균 기온이 13도 이상 온화한 기후에서 자란 거제 유자는 색깔이 진하고 껍질이 두꺼워 향이 강하고 오래간다. 생산 시기는 11~12월이다. 껍질이 두껍고 울퉁불퉁한 못난 것일수록 품질이 좋은 것이다. 유자는 비타민C를 비롯해 유익한 성분이 많아 스트레스 해소, 피로회복, 통증·염증·기침완화, 혈액순환, 위암·폐암·피부암 억제 등에 효과가 있다. 잘게 썰어 설탕에 재어 유자청을 만들어 차로 마신다. 빵도 만든다. ●추워질수록 맛 좋아지는 ‘대구’ 대구는 머리와 입이 커서 대구(大口)라고 부른다. 동해·서해 깊은 바다에 떼 지어 사는 한대성 고기로 겨울철 산란을 하기 위해 냉수층을 따라 남해 진해만으로 회유한다. 동해·남해안에서 잡히는 대구는 서해에서 잡히는 대구보다 크다. 특히 진해만 일대(거제해안)에서 겨울철에 잡히는 무게 7.5㎏이 넘는 대구를 최상품으로 꼽는다. 겨울 거제에서 잡은 대구로 요리하는 대구탕은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대구는 산란기에 암수가 사랑을 나누면서 서로 볼을 비벼대는 특성이 있어 살이 더욱 쫄깃하다. 대구볼찜 요리는 쫄깃한 대구 고기 식감을 음미할 수 있다. 대구는 고단백질 저지방 식품으로 간세포 재생 및 해독작용, 노폐물 배출, 피로회복 등에 효험이 있다. 황산화 영양소인 비타민 A는 살보다 알에 6배쯤 많다. 대구탕에 내장과 알을 함께 넣어 먹으면 간 보호 효과가 크다. ●싱싱함이 살아 있는 거제 별식 ‘멍게·성게 비빔밥’ 거제 지역 별미 음식 가운데 하나다. 멍게 비빔밥은 4~6월 거제 해안에서 채취한 싱싱한 멍게를 재료로 쓴다. 멍게를 양념과 버무려 저온에서 숙성시킨 뒤 참기름·깨소금·김가루 등을 넣고 밥과 함께 비빈다. 비빔밥과 함께 내놓는 싱싱한 생선으로 끓인 담백한 국 맛도 으뜸이다. 멍게에는 항균·항암과 체력보강, 식욕증진, 노화방지, 숙취해소를 비롯해 감기·기침을 멎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성게는 밤송이 조개라고도 한다. 성게는 5~6월이 산란기이며 여름이 제철로 가장 맛이 좋다. 해녀들이 직접 잡은 성게를 재료로 요리하는 거제 성게 비빔밥은 특유의 향긋한 향과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식욕을 돋운다. 성게는 빈혈예방, 결핵 완화와 거담작용, 암 예방 및 노화방지 등에 효능이 있다. ●자연이 키우고 전통 방식으로 채취한 ‘돌미역’ 거제 자연산 돌미역은 사등면 견내량 지역과 남부면 여차 지역 등에서 생산된다. 물살이 빠른 암반에서 자라 맛이 쫄깃하고 영양이 뛰어나 최고의 상품으로 꼽힌다. 3~5월 봄철에 전통 방식으로 채취한 뒤 바닷바람에 건조한다. 견내량에서 채취하는 미역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나온다. 미역은 혈압을 낮추고 암세포를 억제하며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몸 안의 중금속이나 농약, 발암물질 등을 밖으로 배출하며 체질개선과 노화방지 효능이 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아하! 우주] ‘중력파’ 예언한 아인슈타인이 틀린거 아냐?

    [아하! 우주] ‘중력파’ 예언한 아인슈타인이 틀린거 아냐?

    -11년간 추적에도 아직 못찾아 딱 100년 전인 1915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원리에서 중력파의 존재를 예언한 후, 세계의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중력파를 추적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그것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고해상도의 망원경으로 중무장한 일단의 천문학자들이 지난 11년간 시공간의 주름인 중력파의 증거를 찾아 우주를 온통 뒤지다시피 했지만, 은하들이 충돌할 때 내는 시공간의 뒤틀림만 포착했을 뿐, 중력파의 그림자도 보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사는 이 우주가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원리에서 이야기했듯이 시공간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들이 이 시공간 구조를 휘게 하는데, 질량이 클수록 중력파로 인해 그 휘는 정도, 곧 시공간 구조의 주름도 역시 커진다고 한다. 중력파는 블랙홀들이나 은하들이 충돌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은하들은 충돌로 인해 합병하여 덩치를 키워가는데, 그 중심에는 초질량의 블랙홀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개의 은하가 합병하면 그 블랙홀들은 중력으로 묶여져 서로의 둘레를 도는 궤도로 공전하게 된다. 이때 중력파가 시공간의 구조를 왜곡시키는 주름을 만든다고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원리는 지금까지 여러 방면으로 검증을 받았지만, 어떠한 오류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예언한 중력파는 아직까지 유일한 미해결 과제로 물리학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에게 이 중력파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중력파가 우주의 탄생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중력파는 백뱅 때 생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중력파 존재를 예시하는 강력한 징후들은 여러 차례 포착되었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전혀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 중력파를 추적하는 과학자 그룹은 CSIRO와 국제전파천문학연구센터의 라이언 섀넌과 이 이끄는 연구팀으로, 이들의 연구논문이 '사이언스'지에 발표되었다. 중력파를 발견하기 위해 섀넌 박사의 연구팀은 밀리초 맥동성(millisecond pulsars)을 모니터링하는 데 고해상도를 가진 파커스 망원경을 동원했다. 이 작은 별들은 아주 정기적으로 전자 펄서를 방출하며 우주의 시계 같은 운동을 한다. 과학자들은 이 펄서 신호의 도착시간을 100억분의 1초의 정밀도로 기록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지구와 밀리초 맥동성 사이를 흐르는 중력파가 그 공간을 약 10m- 지구-펄서 간 거리의 아주 미세한 양- 길이만큼 늘여놓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는 곧 펄서의 지구 도착 시간을 비록 미세한 양이기는 하나 약간 지연시킨다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펄서에 대해 지난 11년간 연구를 진행했지만, 결국 중력파의 존재를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다. "우리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최소한의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섀넌 박사는 밝혔다. "우주는 아주 고요했다. 적어도 우리가 찾는 중력파 같은 것은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중력파 예언이 틀렸음을 뜻한다는 것은 아니며, 블랙홀의 합병이 너무나 빨리 진행된 탓이 아닐까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블랙홀들이 나선으로 돌다가 순식간에 합쳐짐으로써 중력파를 발생시킬 시간이 거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블랙홀 주위에 둘러싸고 있는 엄청난 가스층이 강한 마찰을 일으켜 블랙홀 에너지를 휩쓸어가버린 결과, 두 블랙홀의 합병이 급속히 진행됐을 수도 있다"고 모내시 대학의 박사후 과정의 폴 러스키 박사가 덧붙였다. 어쨌든 펄서의 측정으로 중력파를 발견하려면 천문학자들은 여러 해에 걸쳐 펄서의 방출 시간을 기록해야 한다. 시간 기록을 함에 있어서는 고주파 펄서를 대상으로 하는 게 유리하다"고 케임브리지 대학의 린들리 렌타티 박사가 설명한다. 고주파 중력파는 중성자별의 합병 때 발생하는데, 천문학자들은 2018년부터 건설될 거대한 전파망원경 SKA(Square Kilometre Array)으로 이를 포착할 예정이다. 비록 펄서 신호의 도착 시간 지연을 포착하여 중력파 존재를 발견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것이 지상의 망원경을 이용한 중력파 탐색이 무용하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 워싱턴주와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관측소(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 Wave Observatory)는 지난주부터 중력파를 발견하기 위해 우주를 관측하기 시작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중력파’ 예언한 아인슈타인 틀렸다?...11년째 못찾아

    ‘중력파’ 예언한 아인슈타인 틀렸다?...11년째 못찾아

    딱 100년 전인 1915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원리에서 중력파의 존재를 예언한 후, 세계의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중력파를 추적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그것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고해상도의 망원경으로 중무장한 일단의 천문학자들이 지난 11년간 시공간의 주름인 중력파의 증거를 찾아 우주를 온통 뒤지다시피 했지만, 은하들이 충돌할 때 내는 시공간의 뒤틀림만 포착했을 뿐, 중력파의 그림자도 보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사는 이 우주가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원리에서 이야기했듯이 시공간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들이 이 시공간 구조를 휘게 하는데, 질량이 클수록 중력파로 인해 그 휘는 정도, 곧 시공간 구조의 주름도 역시 커진다고 한다. 중력파는 블랙홀들이나 은하들이 충돌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은하들은 충돌로 인해 합병하여 덩치를 키워가는데, 그 중심에는 초질량의 블랙홀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개의 은하가 합병하면 그 블랙홀들은 중력으로 묶여져 서로의 둘레를 도는 궤도로 공전하게 된다. 이때 중력파가 시공간의 구조를 왜곡시키는 주름을 만든다고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원리는 지금까지 여러 방면으로 검증을 받았지만, 어떠한 오류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예언한 중력파는 아직까지 유일한 미해결 과제로 물리학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과학자들에게 이 중력파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중력파가 우주의 탄생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중력파는 빅뱅 때 생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중력파 존재를 예시하는 강력한 징후들은 여러 차례 포착되었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전혀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 중력파를 추적하는 과학자 그룹은 CSIRO와 국제전파천문학연구센터의 라이언 섀넌과 이 이끄는 연구팀으로, 이들의 연구논문이 '사이언스'지에 발표되었다. 중력파를 발견하기 위해 섀넌 박사의 연구팀은 밀리초 맥동성(millisecond pulsars)을 모니터링하는 데 고해상도를 가진 파커스 망원경을 동원했다. 이 작은 별들은 아주 정기적으로 전자 펄서를 방출하며 우주의 시계 같은 운동을 한다. 과학자들은 이 펄서 신호의 도착시간을 100억분의 1초의 정밀도로 기록했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지구와 밀리초 맥동성 사이를 흐르는 중력파가 그 공간을 약 10m- 지구-펄서 간 거리의 아주 미세한 양- 길이만큼 늘여놓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는 곧 펄서의 지구 도착 시간을 비록 미세한 양이기는 하나 약간 지연시킨다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펄서에 대해 지난 11년간 연구를 진행했지만, 결국 중력파의 존재를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다. "우리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최소한의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섀넌 박사는 밝혔다. "우주는 아주 고요했다. 적어도 우리가 찾는 중력파 같은 것은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중력파 예언이 틀렸음을 뜻한다는 것은 아니며, 블랙홀의 합병이 너무나 빨리 진행된 탓이 아닐까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블랙홀들이 나선으로 돌다가 순식간에 합쳐짐으로써 중력파를 발생시킬 시간이 거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블랙홀 주위에 둘러싸고 있는 엄청난 가스층이 강한 마찰을 일으켜 블랙홀 에너지를 휩쓸어가버린 결과, 두 블랙홀의 합병이 급속히 진행됐을 수도 있다"고 모내시 대학의 박사후 과정의 폴 러스키 박사가 덧붙였다. 어쨌든 펄서의 측정으로 중력파를 발견하려면 천문학자들은 여러 해에 걸쳐 펄서의 방출 시간을 기록해야 한다. 시간 기록을 함에 있어서는 고주파 펄서를 대상으로 하는 게 유리하다"고 케임브리지 대학의 린들리 렌타티 박사가 설명한다. 고주파 중력파는 중성자별의 합병 때 발생하는데, 천문학자들은 2018년부터 건설될 거대한 전파망원경 SKA(Square Kilometre Array)으로 이를 포착할 예정이다. 비록 펄서 신호의 도착 시간 지연을 포착하여 중력파 존재를 발견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것이 지상의 망원경을 이용한 중력파 탐색이 무용하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 워싱턴주와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관측소(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 Wave Observatory)는 지난주부터 중력파를 발견하기 위해 우주를 관측하기 시작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부산 인근 해상 어선 화재… 1명 사망·7명 구조

    부산 인근 해상 어선 화재… 1명 사망·7명 구조

    부산 사하구 다대포 나무섬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7성훈호(29t)가 29일 오후 1시 52분쯤 발생한 화재로 시꺼먼 화염에 휩싸여 있다. 선체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선장 이모(65)씨가 조타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불을 피해 바다로 뛰어든 강모(56)씨 등 선원 7명은 인근을 지나던 마린호(4명)와 대성호(3명)에 구조됐다. 해경은 폭발음 후 배가 불길에 휩싸였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 [부고]

    ●공로명(전 외교부 장관)씨 부인상 성도(오리온 카본즈 대표이사)창도(미국 화이트&케이스 법률사무소 변호사)씨 모친상 2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0월 1일 오전 8시 30분 (02)2227-7580 ●이원식(기획재정부 국고국장)씨 모친상 2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0월 1일 오전 5시 (02)2258-5940 ●최양섭(이천 대죽교회 담임목사)귀섭(신화정보통신 팀장)씨 부친상 박운식(노원경찰서 팀장)노점환(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과장)정종득(원주쇼핑 대표)씨 장인상 28일 강원 횡성대성병원, 발인 10월 1일 오전 10시 (033)343-1444 ●박세봉(늘새론교회 담임목사)씨 부친상 김창배(두창토건 대표)유종식(동아쏘시오홀딩스 상근감사)임상현(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 부국장대우)씨 장인상 29일 대구 영남대병원, 발인 10월 1일 오전 8시 (053)620-4246 ●전우윤(한진중공업 전무·필리핀 수빅조선소 관리본부장)씨 부친상 27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10월 1일 오전 7시 (031)787-1512 ●박병화(전 사조산업 부회장)씨 별세 신성(아리랑TV TV제작팀 차장)씨 부친상 한정훈(재미 목사)김민식(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씨 장인상 김승연(피아니스트)씨 시부상 2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0월 1일 오전 7시 30분 (02)2227-7556 ●손정환(이구산업 명예회장)씨 별세 인국(이구산업 대표이사)재영(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씨 부친상 유영백(광익상사 대표)윤홍섭(세인파라메틱 원장)김수동(용인정신과의원 원장)씨 장인상 26일 건국대병원, 발인 10월 1일 오전 8시 (02)2030-7901 ●유인영(GS칼텍스 고문)김광직(ALE코리아 지사장)씨 장모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월 1일 오전 5시 30분 (02)3410-6902 ●손동영(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씨 부친상 29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0월 1일 오전 5시 30분 (031)787-1509 ●윤소녕(리앤풍코리아 부사장)씨 부친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월 1일 오전 6시 50분 (02)3010-2231
  • [부고]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맏딸 이나미씨

    [부고]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맏딸 이나미씨

    ‘메밀꽃 필 무렵’의 소설가 이효석(1907~1942)의 맏딸 이나미씨가 25일 오전 11시 10분 서울 강동성심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83세. 이씨는 부친이 평양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아버지의 집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효석 문학의 산증인이다. 그는 1982년 전 재산을 털어 이효석기념사업회와 이효석문학연구회를 창립했고 1983년과 2003년엔 국내외에 흩어져 있던 부친의 작품을 한데 모아 이효석 전집을 펴내는 등 아버지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그의 문학을 집대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2006년 말 이효석기념사업회가 운영난으로 문을 닫고 허리 디스크로 쓰러진 후 거동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살았고 2007년부터는 월세 지하 단칸방에서 생활했다. 몸이 약해지면서 각종 합병증으로 고생하다 지난달 26일부터 폐렴으로 강동성심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었다. 이씨의 딸 조은정씨는 “어머니가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고 형제들과 더 융화했다면 이효석 문학 관련 사업이 조금은 나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빈소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민자를 형제처럼 대하고 전세계 사형제도 폐지 나서야”

    “이민자를 형제처럼 대하고 전세계 사형제도 폐지 나서야”

    “교황님이 왜 좋으냐고요? 그는 내가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을 멋있게 느끼게 해 주니까요.” 23일 오전 11시 30분(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퍼레이드 행렬이 지나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공원 ‘디엘립스’에서 만난 10대 소년, 소녀들은 교황의 방미에 왜 열광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집안이 가톨릭이라는 한 소년은 “교황님을 트위터를 통해 매일 접해서인지 직접 만나니 너무 친근하다”며 “교황님의 모든 연설과 미사를 듣기 위해 (교황의 모국어인)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다”고 ‘열성 팬’의 모습을 보였다. 교황은 이날 새벽부터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기다린 수만 명의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백악관 인근을 20여분간 돌았다. 경비가 삼엄했지만 교황은 아기 2명을 직접 안고 입을 맞췄으며 경호원이 번쩍 들어 데려온 한 소녀에게도 입을 맞추며 축복을 내렸다. 교황에게 편지와 노란 티셔츠 선물을 전한 이 행운의 소녀는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소피 크루즈(5)로, 멕시코 출신 불법체류 부모를 둔 이른바 ‘앵커 베이비’다. 크루즈는 “부모님이 언제 추방당할지 몰라 슬프다”며 “아빠는 매일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는데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한 소녀가 교황에게 이민 문제를 제대로 전했다”고 평했다. 교황은 앞서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이민자 가정의 아들로서, 그런 가정으로 주로 이뤄진 이 나라에 손님으로 와서 기쁘다”고 밝혔다. 교황은 퍼레이드 후 세인트매슈성당에서 한 연설에서도 “이민자 가정이 이 나라를 부유하게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연설에서 주교들을 향해 “(사제들의 성 학대) 희생자들을 치유에 이르게 하려는 여러분의 노력을 지지하며 그런 범죄가 결코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고 말했다. 미 언론은 “교황이 사제 성 학대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지 않기로 한 대신 이 같은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너무 미온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성모국립대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2시간이 넘는 미사를 집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스페인 출신 선교사 후니페로 세라(1713~1784) 신부를 성인으로 선포해 미국에서 이뤄진 첫 시성(諡聖)을 주관했다. 세라 신부는 1769년 스페인의 캘리포니아 통치 당시 원주민 선교를 위해 이주한 뒤 선교원을 세우고 원주민들을 대거 개종시켜 미국에 가톨릭 기반을 닦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원주민 후손들은 세라 신부가 원주민을 잔혹하게 강제 개종시켰다며 시성 반대 청원 캠페인을 벌이는 등 시성 추진에 반대해 왔다. 교황은 24일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에는 교황으로선 처음으로 미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해 주목받았다. 교황은 연설에 앞서 가톨릭 신자인 존 베이너(공화당) 하원의장과 별도로 만났다. 기립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교황은 연설에서 “자유와 용기의 나라인 미 의회에서 연설하게 돼 감사하다”며 “의회는 취약한 사람들을 위해 일해야 하며, 입법 활동은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바탕이 된다”고 미 정치권에 일침을 가했다. 교황은 이어 “미국인의 정신에 영원히 흐르는 기본 가치를 만든 사람들”로 아브라함 링컨 전 대통령,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가톨릭 사회운동가 도로시 데이(여), 가톨릭 영성작가 토머스 머튼을 꼽으며 이들의 자유와 평등, 정의, 소통 정신에 대해 강조했다. 교황은 “우리, 이 대륙의 사람들은 이방인(외국인)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들 대부분도 한때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도 이민자의 아들로서 여러분 중 많은 사람들이 이민자의 후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베이너 의장을 비롯, 쿠바계 공화당 대선 후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은 눈물을 보이며 박수를 쳤다. 교황은 또 “우리 세계는 세계 제2차 세계대전 이래 본 적이 없는 규모의 난민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 대륙에서도 수천 명의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찾고 더 큰 기회를 찾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자신의 자녀들에게 바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들(이민자)의 숫자에 놀라서는 안 되며, 그들을 인간으로 바라보고 얼굴을 보고 그들의 얘기를 들어서 그들의 상황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응답해야 한다. 항상 인간적이고 공정하며 형제처럼 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사형제와 기후변화, 무기 살상, 가족 해체 문제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사역 초기부터 전 세계에서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다”며 ”나는 이 길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모든 생명은 신성하고 모든 인간은 빼앗을 수 없는 존엄성을 부여 받았으며,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이 재활하면 사회에 득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 의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나는 인간의 활동으로 초래된 환경적 악화의 심각한 영향을 피하기 위해 용기 있고 책임 있는 노력을 요구한다”며 “우리는 변화를 만들 수 있으며, 미국과 미 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금은 용감한 행동과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개인과 사회에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을 안기려는 이들에게 살상 무기가 왜 판매되고 있는지 우리에게 물어야 한다”며 “슬프게도 답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단순히 돈 때문”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무기 판매로 얻은 돈은 ”피에 적셔진 돈이며 그 피는 무고한 이들의 것인 경우도 많다“며 ”문제를 직시하고 무기 거래를 중단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미국 내 총기 거래도 함께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교황은 이어 세인트패트릭성당과 자선단체 ‘가톨릭체리티’를 방문해 노숙자 등과 만나는 등 몸을 낮춘 서민 행보를 이어 갔다. 교황은 이날 오후 뉴욕으로 떠나 25일 오전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27일까지 필라델피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낮은 걸음·낮은 메시지

    낮은 걸음·낮은 메시지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사랑합니다.” 22일 오후 3시 49분(현지시간) 생애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하자 교황을 기다리던 수백 명이 열광하며 이렇게 외쳤다. 전용기에서 내려 레드카펫을 밟은 교황은 직접 영접 나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가족과 조 바이든 부통령 가족, 미 주교단 10여명과 차례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전임 교황들이 입던 붉은 망토 대신 흰색 성직자 평복을 입고 수수한 검은색 신발을 신은 교황은 오바마 대통령과 잠시 담소를 나눈 뒤 교황 전용차 ‘포프모빌’ 대신 회색 소형 ‘피아트500L’을 탔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두 딸, 바이든 부통령 부부와 두 손녀까지 나선 영접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미국을 방문한 교황 바오로 6세와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중 베네틱토 16세만 2008년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런 극진한 영접에 대해 “교황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가톨릭뿐 아니라 모든 종교인의 영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교황과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오전 백악관에서 다시 만나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미국과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문제를 비롯해 기후변화, 빈곤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 앞서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수천 명이 환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우리가 쿠바인들과 새롭게 시작하는 데 귀중한 도움을 주셔 감사하다”고 했다. 교황은 답사에서 스페인계를 비롯한 이민자 인권 보호와 기후변화에 대한 성실한 대처를 주문했다. 교황은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은 차별을 거부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기후변화와의 싸움을 미래 세대에 넘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황은 쿠바를 떠나 미국으로 가는 전용기에서 “교황이 사회주의자라거나 심지어 가톨릭교도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교회의 사회적 교리에 있는 것 이상으로 말한 적이 결코 없다”고 답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교황은 또 “(내가 하는 말이) 약간 좌경적으로 들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통역의 실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보인 사회참여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이날 워싱턴 시내 퍼레이드에 이어 세인트매슈성당 연설, 성모국립대성당 미사 집전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24일에는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세인트패트릭성당에서 노숙자와 이민자 등을 만난다. 25일 뉴욕 유엔총회 연설, 9·11테러 희생자 추모박물관 방문, 매디슨스퀘어가든 미사 집전을 한 뒤 필라델피아로 옮겨 26일 미사 집전, 27일 세계천주교가족대회 행진에 참여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실력 평가인지 실수 평가인지”… 탄식 이어진 고3 교실

    “실력 평가인지 실수 평가인지”… 탄식 이어진 고3 교실

    지난 6월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 국어B와 영어를 한 문제라도 틀린 수험생들은 1등급을 받지 못했다. 문제가 쉽게 출제됐기 때문이다. 이달 실시된 ‘9월 모의평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과 수험생들은 국어A, 수학B, 영어 등 세 과목 모두에서 만점이 아니면 1등급이 될 수 없었다. 특히 9월 평가는 ‘최악의 물수능’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2015학년도 수능보다도 더 쉽게 출제되면서 역대 모의평가와 실제 수능을 통틀어 가장 쉬웠던 시험으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실제 수능시험에서도 국·영·수 모두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6월과 9월 모의평가 출제 기조를 실제 수능에서도 이어간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물수능’을 막겠다고 난도를 급격히 올릴 경우 수험생의 혼란이 불가피하다. ●평가원 “수능서도 모의평가 기조 유지” 23일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받아든 고3 교실에서는 탄식과 우려가 쏟아졌다. 내신 1등급 중반대로 영어에서 실수로 한 문제를 틀려 2등급으로 떨어졌다는 서울 양천구 A고 3학년 주모(18)군은 “실제 수능도 이렇게 나온다면 실수 하나로 수시 논술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겠다”며 “논술 공부를 하는 동시에 수능에서 실수를 줄이는 연습도 소홀히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은 ‘쉬운 수능’으로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 보겠다는 복안이지만, 시장의 움직임은 기대와 달랐다. 재수생 최모(19)군은 “올해도 국·영·수가 쉬우면 결국 탐구 영역의 어떤 과목을 선택해 몇 점을 받는지가 합격, 불합격을 가르게 될 것”이라며 “학원의 과학 최종 파이널 특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남철 정신여고 교사는 “수능을 쉽게 내도 사교육이 아주 조금 감소할 수는 있어도 확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차피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는 이유는 남들보다 더 앞서기 위해서다. 문제가 쉽든 안 쉽든 본질은 경쟁이기 때문에 사교육 여부는 수능 난이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쉬운 수능이 결국 대학별 고사를 과거 본고사처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강인환 배명고 교사는 “수능이 쉬워지면 학생들이 문제를 쉽게 풀기 때문에 부담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그 대신 수능의 변별력이 사라져 대학들은 본고사와 유사한 선발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며 “결국 수능이 자격고시화될 가능성이 크고, 대학이 신입생을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사교육 풍선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수능이 주로 반영되는 정시가 아니라 학생부, 논술 등으로 뽑는 수시전형 비율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각각의 전형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사교육비가 들어간다고 푸념했다. ●“갑자기 어렵게 출제될 것도 대비해야” 사회탐구에서 만점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은 한국사(6.62%)였고 가장 낮은 과목은 생활과윤리(0.07%)였다.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2(4.18%)가 가장 높았고 생명과학1(0.38%)이 가장 낮았다. 국·영·수가 쉽게 출제되고 선택과목 간의 표준점수 차가 사회는 최대 10점, 과학은 6점에 달해 상위권 수험생들의 입시 성패를 선택과목이 좌우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사회와 과학이 지난해 수능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다. 사회는 10개 과목 모두 어려웠고, 과학은 물리1과 생명과학2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이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국·영·수가 전부 쉽게 출제되기 때문에 탐구영역을 다소 어렵게 출제해 변별력을 보완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이과 수험생이 응시하는 과학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에서 30%를 반영하기 때문에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21세기 문학 바탕은 다민족·다언어·다문화”

    “21세기 문학 바탕은 다민족·다언어·다문화”

    “인종, 민족, 문화 간에 대화와 상호작용을 통해 고유성과 보편성이 공존하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이주자들을 이익 추구 대상으로 여기고 이득만 본 뒤 배제시키거나 완전히 ‘한국민화(化)’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문학평론가 이경재(40) 숭실대 국문과 교수가 2000년대 들어 급격하게 진행된 다문화·탈민족 사회를 문학사적 관점에서 집중 조명하고, 한국사회가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등단 이후 10여년간의 구슬땀을 집대성한 문학연구서 ‘다문화 시대의 한국소설 읽기’(소명출판)에서다. 이 교수는 “20세기 문학 또는 문학 연구가 단일 민족, 단일 언어, 단일 문화에 바탕을 둔 민족(주의) 형성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면 21세기 문학 또는 문학 연구는 다민족, 다언어, 다문화에 바탕한 새로운 공동체 이념을 사유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그 역할에 부합하는 새로운 문학 연구를 시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선 이주노동자, 결혼 이주 여성, 탈북자 등 2000년대 들어 우리 사회에 본격적으로 유입된 이주민들의 삶이 문학 속에 어떻게 형상화됐고, 그들을 어떻게 포용하며 살아야 할지를 살폈다. 네팔 이주노동자들의 사연을 다룬 박범신의 ‘나마스테’, 조선족 결혼 이주여성의 삶을 조명한 천운영의 ‘잘 가라, 서커스’, 탈북자들을 소재로 한 정도상의 ‘찔레꽃’ 등을 분석했다. 호주 이민자들의 애환을 다룬 해이수의 ‘젤리피쉬’ 등을 통해 다른 나라에 정착해 사는 한국인들의 삶도 짚었다. 다음으론 ‘탈국경·탈민족’ 현상이 한국 작가들의 상상력과 사유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작품에는 어떤 식으로 구현되는지를 탐색했다. 이 교수는 “급격한 변화는 역사소설에서도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역사소설들은 이순신, 을지문덕 등 민족주의적 감수성을 고양시키는 게 대세였다. 다문화 현상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역사소설도 외국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외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들이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인 하멜의 시선으로 조선 사회를 그린 김경욱의 ‘천년의 왕국’, 멕시코를 무대로 한 김영하의 ‘검은 꽃’이 대표적이다. 끝으로 이효석의 ‘벽공무한’, 채만식의 ‘소년은 자란다’ 등 1930년대 후반 만주국을 무대로 한 소설들을 통해 한국인이 경험한 다문화 사회의 초기 모습을 고찰하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올바른 삶의 태도와 이념적 지향을 살폈다. 이번 연구서는 이 교수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의 어머니는 1938년 일본에서 태어나 해방되던 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가끔 어린 아들에게 일본에서 살았던 7년간의 삶을 들려줬다. 일본 학생들의 폭력이 무서워 화장실에 숨어 있는 등 어머니의 일본 생활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공포였다. “저의 유년 시절 일부는 어머니의 일본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본격적인 문학 연구 이전부터 이주민들에 대한 공부를 해 왔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주민들에 대한 서사에 별다른 이유도 없이 그토록 끌렸던 것을 보면 어머니가 겪은 일본에서의 삶이 이 책을 만들어낸 씨앗이었음이 분명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지난해 2월 돌아가셨다. 이 교수는 200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으로 등단했으며, 저서로 ‘단독성의 박물관’, ‘한국 현대소설의 환상과 욕망’ 등이 있다. 2013년 제14회 젊은평론가상을 받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실력 평가인지 실수 평가인지”… 탄식 이어진 고3 교실

    “실력 평가인지 실수 평가인지”… 탄식 이어진 고3 교실

    지난 6월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 국어B와 영어를 한 문제라도 틀린 수험생들은 1등급을 받지 못했다. 문제가 쉽게 출제됐기 때문이다. 이달 실시된 ‘9월 모의평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과 수험생들은 국어A, 수학B, 영어 등 세 과목 모두에서 만점이 아니면 1등급이 될 수 없었다. 특히 9월 평가는 ‘최악의 물수능’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2015학년도 수능보다도 더 쉽게 출제되면서 역대 모의평가와 실제 수능을 통틀어 가장 쉬웠던 시험으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실제 수능시험에서도 국·영·수 모두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6월과 9월 모의평가 출제 기조를 실제 수능에서도 이어간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물수능’을 막겠다고 난도를 급격히 올릴 경우 수험생의 혼란이 불가피하다. ●“실력이 아니라 실수 평가”  23일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받아든 고3 교실에서는 탄식과 우려가 쏟아졌다. 내신 1등급 중반대로 영어에서 실수로 한 문제를 틀려 2등급으로 떨어졌다는 서울 양천구 A고 3학년 주모(18)군은 “실제 수능도 이렇게 나온다면 실수 하나로 수시 논술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할 수도 있겠다”며 “논술 공부를 하는 동시에 수능에서 실수를 줄이는 연습도 소홀히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은 ‘쉬운 수능’으로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 보겠다는 복안이지만, 시장의 움직임은 기대와 달랐다. 재수생 최모(19)군은 “올해도 국·영·수가 쉬우면 결국 탐구 영역의 어떤 과목을 선택해 몇 점을 받는지가 합격, 불합격을 가르게 될 것”이라며 “학원의 과학 최종 파이널 특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남철 정신여고 교사는 “수능을 쉽게 내도 사교육이 아주 조금 감소할 수는 있어도 확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차피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는 이유는 남들보다 더 앞서기 위해서다. 문제가 쉽든 안 쉽든 본질은 경쟁이기 때문에 사교육 여부는 수능 난이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교육비 경감 효과 없어”  쉬운 수능이 결국 대학별 고사를 과거 본고사처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강인환 배명고 교사는 “수능이 쉬워지면 학생들이 문제를 쉽게 풀기 때문에 부담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그 대신 수능의 변별력이 사라져 대학들은 본고사와 유사한 선발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며 “결국 수능이 자격고시화될 가능성이 크고, 대학이 신입생을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사교육 풍선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수능이 주로 반영되는 정시가 아니라 학생부, 논술 등으로 뽑는 수시전형 비율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각각의 전형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사교육비가 들어간다고 푸념했다. 고3 학부모 최모(48·여)씨는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3곳, 논술로 3곳을 지원했는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할까 걱정스럽다”며 “학생부종합, 논술 모두 각각의 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사교육비가 줄지는 않았다”고 했다. ●“꼬리(탐구영역)가 몸통 흔들라”  사회탐구에서 만점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은 한국사(6.62%)였고 가장 낮은 과목은 생활과윤리(0.07%)였다.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2(4.18%)가 가장 높았고 생명과학1(0.38%)이 가장 낮았다. 국·영·수가 쉽게 출제되고 선택과목 간의 표준점수 차가 사회는 최대 10점, 과학은 6점에 달해 상위권 수험생들의 입시 성패를 선택과목이 좌우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사회와 과학이 지난해 수능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다. 사회는 10개 과목 모두 어려웠고, 과학은 물리1과 생명과학2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이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국·영·수가 전부 쉽게 출제되기 때문에 탐구영역을 다소 어렵게 출제해 변별력을 보완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이과 수험생이 응시하는 과학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에서 30%를 반영하기 때문에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 미국 첫 방문, 오마바 대통령 직접 영접...’최고 예우’

    프란치스코 교황, 미국 첫 방문, 오마바 대통령 직접 영접...’최고 예우’

    프란치스코 교황이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에 첫발을 디뎠다. 5박6일 간의 역사적인 미국 방문을 시작한 것이다. 교황청기와 성조기가 내걸린 교황 전용기는 이날 오후 3시50분쯤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내외와 두 딸이 전용기에서 내려오는 교황을 직접 맞이했다. 교황은 쿠바에서와 같이 선대 교황들이 입던 붉은 망토 대신 흰색 ‘수단’(카속·cassock)만 입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까지 나온 수백 명의 환영 인파는 ‘웰컴 투 유에스에이’(미국 방문을 환영합니다)를 연호했다. 교황은 트랩을 내려와 오바마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한 뒤 부인 미셸 여사, 두 딸, 미셸 여사의 어머니,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 미국 주교단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교황은 앤드루스 공군기지 귀빈실에 잠시 머문 뒤 양 옆이 개방된 교황 전용차 ‘포프모빌’ 대신 미국 측에서 준비한 검은색 소형 ‘피아트 500L’을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공항 영접은 매우 이례적이다. 교황에 대한 각별한 예우인 셈이다. 교황 전용기 트랩 아래에는 레드카펫을 깔았다. 28명으로 구성된 의장대도 사열했다. 교황은 23일 오바마 대통령 회동, 워싱턴D.C. 시내 퍼레이드, 성 매튜성당 기도, 바실리카 국립대성당 미사 집전, 24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대중과의 만남, 성패트릭 성당 방문 25일 유엔총회 연설, 9.11테러 희생자 추모 박물관 방문, 매디슨 스퀘어 가든 미사 집전, 26일 필라델피아 성 베드로와 바오로 대성당 미사 집전, 27일 세계 천주교가족대회 거리행진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교황이 방문하는 도시에 ‘국가 특별 안보행사’를 선포했다. 국가 특별 안보행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 대통령 국정연설, 정당의 정치 행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와 2001년 9·11 사태 직후 열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2002년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만 발동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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