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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하 여경들 성추행 의혹’ 경남청 경찰 간부 감찰…본청서 직접 진행

    ‘부하 여경들 성추행 의혹’ 경남청 경찰 간부 감찰…본청서 직접 진행

    한 지역에서 35년간 근무한 경찰 간부가 부하 여경들을 성추행한 의혹 등으로 경찰청의 감찰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달 초 경남경찰청 소속 A 경정의 비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감찰담당관실 주관으로 감찰에 착수했다. A 경정은 수년간 회식 자리 등에서 부하 여경들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다. 내부적으로 파악된 피해자는 현재까지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A 경정은 부하 직원에게 승진을 대가로 술값을 대신 내게 한 ‘갑질’ 의혹도 받고 있는데, 이번 감찰 대상에 관련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 경정은 1991년 경남에서 순경으로 입직해 올해까지 35년간 경남 지역에서만 근무했다. 통상 경정급 감찰은 각 시도경찰청에서 맡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같은 지역에서 오래 근무한 점과 피해자 보호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본청이 직접 감찰하기로 했다. 인권보호담당관실 관계자도 감찰에 참여해 피해자 조사와 보호를 병행한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A 경정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대기발령이란 비위나 부실 수사 의혹 등 문제가 생겼을 때 경찰관의 직무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인사 조치다. 경찰청은 감찰을 새달 중으로 마무리한 뒤 징계위원회 회부 및 수사 의뢰 등 향후 조치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 전남광주특별시의회, 800조 반도체 클러스터 이끌 ‘특위’ 구성

    전남광주특별시의회, 800조 반도체 클러스터 이끌 ‘특위’ 구성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가 800조 원 규모의 호남권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지원 상설특별위원회’(이하 반도체 특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특별시의회는 지난 22일 열린 제2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반도체 특위 위원 선임의 건’을 통과시키고, 위원장에 김성일 의원(해남 1) 그리고 부위원장에 한귀례(광산 1)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반도체 특위는 15명의 의원으로 구성됐으며, 사안의 중대성과 활동 영역의 방대함을 감안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존 특위의 달리 ‘상설특별위원회’로 운영된다. 이번 반도체 특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광주 군공항 부지에 800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 팹 4기를 신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것이다. 특별시의회는 종합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 반도체 팹 건설의 조속한 완공을 위한 폭넓은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특별시의회는 이에 앞서 지난 1일 열린 첫 임시회에서 제1호 조례로 ‘글로벌 반도체 전략투자 지원 조례’를 의결한 데 이어, 송형곤 의장이 ‘반도체 전략투자 지원체계 구축 추진계획’을 1호로 결재하는 등 국가적 메가프로젝트 성공을 적극 지원해왔다. 향후 반도체 특위는 산업단지 조성·군공항 이전·광역교통망, 용수, 전력, 전문인력 양성, 대규모 재정투자 및 기금운용, 정주 여건 마련 등 다양한 분야를 조율하는 ‘종합 특위’ 성격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김성일 위원장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전남광주특별시의 미래가 걸린 메가 프로젝트”라며 “관련 상임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투표 통계 조작’ 포착 선관위 압수수색…단순과실 넘어 ‘의도적 범법’

    ‘투표 통계 조작’ 포착 선관위 압수수색…단순과실 넘어 ‘의도적 범법’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통계 조작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23일 오전부터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와 송파구·강남구·서초구 선관위 등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압수수색 영장에는 공전자기록위작 등 혐의가 기재됐다. 합수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관위, 경기도 선관위 관계자들의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발견하고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합수본은 지역 투표소 관리를 담당한 선관위 실무자급 직원들이 투표자 수 오입력 실수를 은폐하기 위해 전산상 통계 수치를 임의로 수정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입력 시 상부에 보고하고 결재를 받아 수치를 수정해야 하는 절차를 무시하고 실무자가 임의로 숫자를 바꾸는 방식으로 통계를 조작했다는 것이 혐의의 주된 내용이다. 합수본은 이와 관련해 선관위 직원들이 ‘숫자 맞추기’를 하자고 모의한 메신저 대화 내용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 선거 통계 시스템에 대한 조작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관위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직무 태만을 넘어선 심각한 범법 행위마저 드러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선관위 직원들을 불러 투표율 허위 입력 등 조작을 벌인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과거 다른 선거에서도 통계 조작 행위가 있었는지, 투표자 수 외에 다른 통계 지표에서도 임의로 수정이 이뤄졌는지 등도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 직원들의 관리 부실 또는 직무 태만에 있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고의성 여부에 따라 선관위 관계자들이 직무유기 등 혐의로 처벌되거나, 단순 징계에 그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단순 과실의 수준을 넘어선 의도적인 범법 행위에 해당하는 투표 통계 조작 정황이 확인되면서 사안의 중대성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관위 실무 직원들이 손쉽게 통계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던 만큼 투표율 통계뿐 아니라 다른 통계나 전산의 조작 가능성도 열려 있어 사건이 확대될 여지도 크다.
  • 빈틈없는 몰입감… 4.1㎜ 두께로 더 넓게 펼쳤다

    빈틈없는 몰입감… 4.1㎜ 두께로 더 넓게 펼쳤다

    ‘Z 폴드8’ 여권형 디자인 여백 없애‘플렉스 티타늄’ 으로 화면 주름 잡고AI 비서 ‘나우넛지’가 일정 등 제안 1TB 기준 가격 345만원까지 올라AI 글라스 디자인 2종·새 워치 공개 여권 크기만 한 스마트폰을 펼치면 영상 콘텐츠가 위아래 여백 없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다 약속을 잡으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비서) ‘나우 넛지’가 일정 등록을 먼저 제안한다. 화면에는 대화창과 AI 에이전트의 작업 진행 상황이 동시에 표시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행사에서 새로운 갤럭시 Z 시리즈를 공개했다. 올해는 기존 2종이었던 폴더블 라인업을 3종으로 확대했다. 전작 대비 무게는 가벼워졌으며 ‘플렉스 티타늄’ 기술을 적용해 고질적인 화면 주름을 줄였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사장은 “모바일 경험을 한 단계 진화시키고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차세대 인텔리전스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갤럭시 Z 폴드8’은 기존 제품보다 세로는 짧고 가로는 넓어진 ‘여권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접었을 때 커버 화면은 138.4mm(5.5형, 10:16 비율), 펼쳤을 때는 193.2mm(7.6형, 4:3 비율)이다. 특히 4:3 화면 비율은 영상 재생 시 위아래에 생기는 불필요한 여백을 대폭 줄여 몰입감을 높였다. 갤럭시 Z 폴드8은 역대 폴드 제품 중 가장 가벼운 201g의 무게에 48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는 203.1mm(8형)의 넓은 메인 화면을 제공해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됐다. 215g의 가벼운 무게와 화면을 펼쳤을 때 역대 폴드 제품 중에서 가장 얇은 4.1mm 두께로 휴대성을 높였다. 폴드 시리즈 최초로 50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는 대화면에서 여러 가지 작업과 멀티태스킹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 갤럭시 Z 시리즈 최초로 최대 45W 고속 충전과 듀얼 패스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갤럭시 Z 플립8은 사용자의 개성 표현과 AI 사용 경험에 최적화됐다. 역대 갤럭시 Z 플립 중 가장 얇고 가벼운 180g의 무게와 펼쳤을 때 6.1mm의 두께로 휴대성을 극대화했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미러뷰’ 기능은 주머니 속 손거울처럼 필요할 때마다 자신의 모습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번 갤럭시 Z 시리즈 신제품에는 플렉스 티타늄 기술이 최초로 적용돼 내구성이 강화됐고 화면 주름이 현저하게 줄었다. 갤럭시 AI와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를 기반으로 에이전트형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모바일폰에 처음 탑재되는 제미나이 인텔리전스는 질의응답 중심의 기존 제미나이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지원한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과 콘텐츠의 맥락을 이해해 필요한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배달, 예약, 쇼핑 등 40여 개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자동으로 실행하고 주변 레스토랑 검색과 예약, 일정 관리, 티켓 조회 등 복잡한 작업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나우 넛지’는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 사용자가 다음 행동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제안하며, 나우 브리프는 사용자의 일상과 관심사 등을 기반으로 일정, 뉴스, 헬스 등 맞춤형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새로운 갤럭시 Z 시리즈는 다음 달 7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국내 사전 판매는 오는 28일부터다. 가격은 12GB 메모리, 256GB 스토리지 모델 기준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257만 7300원, 갤럭시 Z 폴드8 227만 8100원, 갤럭시 Z 플립8 168만 3000원이다. 16GB 메모리, 1TB 스토리지 모델 기준으로 하면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345만 1800원, 갤럭시 Z 폴드8 315만 2600원이다. 삼성전자는 언팩에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디자인 2종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협력해 안드로이드 XR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했으며, 디자인은 젠틀몬스터·워비파커 등과 협업했다. 사용자는 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음성, 제스처, 시각 정보를 활용해 하던 일을 멈추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거나,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대화하고 있는 상대의 음성, 보고 있는 메뉴판의 외국어를 인식해 제미나이를 통해 실시간 번역, 사용자에게 음성으로 제공한다.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 플랫폼을 탑재해 강력한 성능을 구현하는 갤럭시 워치 울트라2와 갤럭시 워치9도 공개했다.
  • 정일우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뇌동맥류 진단 전 겪은 증상 [셀럽 건강]

    정일우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뇌동맥류 진단 전 겪은 증상 [셀럽 건강]

    배우 정일우가 뇌동맥류 진단 당시 겪은 증상과 치료 근황을 전했다. 지난 21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알딸딸한참견’에는 배우 정일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정일우는 과거 군대에 가기 전 겪었던 건강 이상 신호를 설명했다. 정일우는 당시 상황에 대해 “군대 가기 전 두통이 너무 심해서 병원을 찾았다”며 “‘정밀 검사를 해 보면 좋겠다’고 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다. 동맥에 카메라를 넣어서 검사한 뒤 뇌동맥류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의 약화된 부위가 풍선이나 꽈리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혈관이 파열될 경우 치명적인 지주막하출혈(뇌출혈)을 유발해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출연진 중 허경환이 “초기 증상이 있지 않냐”라고 묻자 정일우는 “예민하지 않으면 잘 모른다더라. 원래 두통이 없는데 두통이 심해서 병원에 갔던 것”이라고 진단 전 겪은 변화를 언급했다. 실제로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정일우가 겪은 것처럼 평소와 다른 극심한 두통이 찾아오는 것이 대표적인 전조 증상으로 꼽힌다. 돌발성 두통을 비롯해 뒷목이 뻣뻣해지는 느낌, 한쪽 눈꺼풀이 처지거나 시야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안구 통증, 그리고 간헐적인 어지러움이나 구토 증세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즉시 신경외과를 찾아 정밀 뇌혈관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안전하다. 정일우는 현재 상태에 대해 “이게 완치라는 게 없다. 저는 오랫동안 추적 검사를 하다 보니 ‘이제는 괜찮아졌다, 안전하다’고 얘기해 주셔서 괜찮아진 것”이라고 현재의 건강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진단을 받고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많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며 당시의 불안감을 극복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순례길에는 인생의 격변기를 겪었거나 힘든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 많다. 서로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었다”며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오히려 리프레시가 되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하면 일요일마다 순례자를 위한 미사를 하는데 거기서 펑펑 울었다. 왜 우는지 모른다. 이유는 모르는데 눈물이 엄청 나더라”며 “(울고 나니) 개운해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더라. 살다 보면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지난해 8월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2013년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던 사실을 밝힌 바 있다.
  • 손끝이 닿을 듯한 순간 [으른들의 미술사]

    손끝이 닿을 듯한 순간 [으른들의 미술사]

    ●제목의 비밀 이 작품을 언뜻 보면 한 사람의 손인지, 두 사람의 손인지 감이 안 잡힌다. 자세히 보면 서로 다른 오른손 두 개가 기댄 작품이다. 또한 왜 ‘손’이나 ‘결합’ 등의 제목이 아니라 ‘대성당’인지도 의아하다.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이 조각한 이 작품은 두 개의 오른손이 서로 맞닿으며 만들어내는 형태에서 그 제목이 유래했다. ‘대성당’은 원래 ‘결합의 아치’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후 로댕이 1914년 건축 에세이 『프랑스의 대성당』 출간을 계기로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이 책은 중세 프랑스 대성당들에 대한 로댕의 미학적 해석과 애정을 담은 책으로서 손 조각 ‘대성당’이 영적인 건축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대성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작품의 제목이 ‘대성당’이라는 점은 해석의 방향을 넓힌다. 이 작품에 눈에 보이는 건축은 존재하지 않지만, 두 개의 오른손이 만들어내는 ‘대성당’의 곡선은 고딕 성당의 천장 곡선을 연상시킨다. 그렇게 보면 손 사이의 비어 있는 공간은 성당 내부의 신성한 공간처럼 해석된다. 로댕은 빈 공간의 역할을 중시했는데, 이 작품에서도 두 손의 형태보다 두 손의 닿을 듯 말 듯 한 그 사이의 공간이 울림을 만든다. 손과 손 사이의 빈 공간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의미로 채워진다. 특히 손끝이 닿지 않는 미세한 거리감은 인간이 끝내 도달할 수 없는 어떤 영역을 상징하는 듯하다. 이는 중세 성당이 빛을 통해 신성함을 드러냈던 방식과도 닮아 있다. 결국 이 작품은 손이라는 신체를 통해 손에 잡히지 않는 의미를 구현해 냈다. ●맞닿기 직전의 긴장 이 조각에는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로댕은 수많은 손 조각을 따로 만들어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새로운 조합으로 작품을 구성하곤 했다. ‘대성당’ 역시 서로 다른 손 조각 두 개를 선택해 결합한 것이다. 말하자면 이 손들은 처음부터 함께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 어느 날 우연히 조합된 세트 상품인 셈이다. ‘대성당’은 두 개의 오른손이 서로를 향해 기울어진 채 멈춰 있는 형상이다. 손끝은 닿을 듯하지만 결코 닿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 빈 공간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로댕은 인체의 일부를 통해 전체를 말하는 데 능숙했으며, 특히 손은 감정과 의지를 응축하는 장치로 다루어졌다. 이 조각에는 긴장과 기대, 그리고 미완의 아쉬움이 동시에 존재한다. 완전한 접촉보다 닿지 않은 긴장 속에서 더 강한 울림이 발생한다. 이 조각에서 손은 특정 인물의 것이 아니다. 얼굴도, 신체도 없이 오직 손만 남겨진 상태에서, 개인적 정체성은 지워지고 보편성이 드러난다. 즉 이 손은 특정인의 손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작품에 우리 이야기를 입힐 수 있는 것이다. ●미완의 아름다움 이 조각은 미완의 작품이다. 완성은 오히려 끝을 의미하지만, 이 조각은 끝내 완성되지 않음으로써 더 오래 지속된다. 손끝 사이에 머무는 미세한 공기는 말하지 않은 감정과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가능성을 품는다. 그 닿지 못한 끝에서 감정은 오히려 가장 또렷해진다. 손끝 사이에 머무는 망설임은 스쳐 지나간 순간보다 더 오래 남아, 마음 어딘가를 조용히 건드린다. 결국 우리는 닿은 기억보다 닿지 못한 순간을 더 깊이 간직한다. 그래서 이 두 손은 끝내 만나지 못한 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장 긴 이야기를 속삭인다.
  • 공격성 강한 귀상어가 나타났다… 서귀포 문섬 인근서 발견

    공격성 강한 귀상어가 나타났다… 서귀포 문섬 인근서 발견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열대·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귀상어가 발견됐다.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먹이 이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면서 제주 연안 생태계 변화의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김병엽 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교수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귀포시 문섬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낚시어선이 폐그물에 걸린 귀상어 사체를 발견했다. 당시 어선은 스크루에 감긴 폐그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귀상어 사체를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연안어선에서 혼획된 귀상어가 폐기된 뒤 폐그물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발견된 귀상어는 길이 약 1.5m로, 성체가 3~4m까지 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린 개체로 추정된다. 귀상어는 머리 양쪽이 망치처럼 넓게 펼쳐진 독특한 형태를 가진 상어로, 주로 열대·아열대 해역에 서식한다. 머리 가장자리 중앙부에 홈이 있는 보호종인 홍살귀상어와 달리 중앙부가 홈이 없다. 비교적 공격성이 강한 종으로 분류돼 여름철 해수욕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에서 귀상어가 공식 확인된 것은 2023년 2월21일 제주시 한림수협 위판장에서 길이 92㎝ 크기의 어린 개체가 발견된 이후 두 번째다. 김 교수는 “귀상어가 제주 연안에서 발견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최근 수온 상승과 먹이 생물의 이동에 따라 제주 연안까지 서식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제주 연안에서 열대·아열대성 어종의 출현이 잇따르는 만큼 피서철 해양활동 시 주변 환경을 살피는 등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는 귀상어 부검을 통해 주로 어떤 먹이를 섭취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 혐오 대신 치유의 언어 싹트는 그라운드 되길…배재고 사태를 바라보며

    혐오 대신 치유의 언어 싹트는 그라운드 되길…배재고 사태를 바라보며

    특정 지역을 비하하고 아픔의 역사를 폄훼해 물의를 빚었던 배재고 야구부 사태가 일단락됐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20일 이례적인 재심 끝에 배재고 야구부에 대한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1개월 출전 정지’로 감경했다. 이에 따라 배재고 야구부는 다음 달 6일 개막하는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봉황대기는 배재고가 올해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전국대회다. 대학입시와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3학년생 선수들이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졌다. 공정위는 배재고 선수들의 행위가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은 명확히 하면서도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를 찾아가 사과하고 피해 당사자들은 용서한 뒤 선처를 호소한 점을 고려했다. 학생 선수들은 배움의 과정에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1심 징계인 출전 정지 6개월은 과중하다고 봤다”고 감경의 배경을 설명했다. 배재고 관계자들과 학생들은 1심 징계가 내려진 뒤 광주를 방문해 머리를 조아렸고 광주는 사과를 받아들였다. 이후 배재고는 대한체육회 공정위에 재심의를 요청했고 공정위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통상 2개월이 걸리는 재심의 일정을 초고속으로 잡아 이같은 결론을 끌어냈다. 야구계를 떠나 전국을 떠들석하게 했던 이 사건의 발단은 배재고 선수 일부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상대 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부적절한 응원구호를 외친 것이었다. 스타벅스가 광주민주화 운동을 폄훼한 ‘탱크데이’ 이벤트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지 불과 40여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워낙 폭발력이 강했던 사건이었으니 학생들 시선에선 상대를 자극하기에 그만한 소재도 없었을 터였다. 사실 “가야지, 가야지! **** 가야지!”는 고교야구 현장에 한 번이라도 가 본 적이 있는 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구호다. 처음엔 직관적으로 소속팀을 향한 순수한 응원의 의미를 담았는데 단순한 구호를 반복하다가 지루해지자 조금씩 변형을 주는 것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언뜻 들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스포티비 가야지”가 대표적이다. 고교야구 중계를 하는 SPOTV 채널을 통해 방송을 한 번 타보자는 기발한 발상에서 만들어진 구호다. 최근엔 여기에 상대가 지긋지긋해 할만한 자극적인 단어를 경쟁적으로 갖다 붙인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스타벅스’다. 누가 시작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스타벅스’와 ‘탱크데이’를 응원구호에 얹었다. 적극적으로 구호를 외친 이들도 있었고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분위기에 휩쓸린 이들도 있었을 게다. 다만 누구도 이토록 파장이 커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고교야구대회 응원전에서 촉발된 논란은 사회적 현상으로 번지고 정치 공방으로까지 확산됐다. 국가대표 축구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슈에 버금갈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렇게까지 커질 일인가 싶기도 하고 어쩌다 이런 사태에 휘말린 학생들이 안쓰럽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가해자는 배재고 뿐이었을까? 피해자는 광주제일고 뿐이었을까? 아마도 계엄의 그 밤 이후 충암고 학생들은 더한 일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계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던 학생들에게까지 모질게 날아드는 ‘계엄 잔당’의 낙인이 푸른 청춘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학교 측에서 교복과 체육복을 입은 채 등하교하지 말라는 권고를 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들렸다. 그러나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충암’이 선명하게 새겨진 유니폼을 입어야 했고 상대 팀들은 어김 없이 내란의 망령을 충암고에 뒤집어씌웠다. 상처 입은 충암고 역시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았다. 더 독한 구호로 맞받아쳤다. 이쪽에서 당하고 저쪽에서 앙갚음하는 과정에서 혐오의 소용돌이는 더 거세졌다. 단지 배재고 사태 이전까지는 물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 문제에 관한 한, 어쩌면 모두가 피해자였고 동시에 가해자였는지도 모른다. 여물지 않은 가슴에 깊게 새겨질 흉터라 더 마음이 아프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그들이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이끌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부터 되새길 일이다. 반성은 뼈아프고 고통스러웠지만 변화는 빠르게 찾아왔다. 사건의 무대가 됐던 청룡기는 고교야구 응원문화가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다. 창단후 처음 청룡기 우승을 차지한 세광고는 결승전에서 찬송가를 개사한 응원가와 응원구호로 품격 있는 응원문화를 보여줬다. 구교석 경북고 교장은 아름다운 패자의 자세를 몸소 가르쳐 박수를 받았다. 그는 경북고가 결승전에서 패한 뒤 선수들과 학부모, 동문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예부터 큰일을 앞둔 사람은 잠자리를 불편하게 하고 음식 맛도 잊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우승기를 들어올리기에는 제 잠자리가 편안했고, 제가 먹은 음식이 달았던 것 같다’며 모든 책임을 자신이 떠안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오늘의 패배가 우리를 주저앉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쉬움은 오늘까지다. 이번 패배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아 다시 우승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자’고 당부했다. 똑같은 사안을 두고 정치권은 여전히 상대 당을 향한 물어뜯기와 비방에 이용하기 바쁘다. 그러나 고교야구 야구 현장에서는 어느새 따뜻한 화해와 치유의 언어들이 혐오의 일상화를 대체해 가고 있다.
  • 네이처가든, 여름철 건강관리 위한 이너케어 신제품 2종 출시

    네이처가든, 여름철 건강관리 위한 이너케어 신제품 2종 출시

    건강식품 전문기업 ㈜네이처가든이 여름철 식습관 및 건강관리를 돕는 신제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식물성 캡슐Q’와 ‘브로멜라인 파인애플 효소’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여름철은 무더위와 잦은 외식 등으로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시기다. 이에 따라 일상에서 간편하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 관리법과 함께,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아침 공복이나 식사 직후 등 적절한 시점에 섭취할 수 있는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네이처가든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스페인산 올리브오일과 파인애플 원료를 활용한 신제품 2종을 선보였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식물성 캡슐Q’는 스페인산 유기농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캡슐 형태로 담은 제품이다. EU 유기농 인증을 받은 원료를 사용했으며, 열을 가하지 않고 압력으로 추출하는 냉압착 방식으로 제조한 올리브오일을 적용했다. 또한 원료부터 캡슐까지 식물성 소재로 구성했으며, 한 박스당 30캡슐이 담겼다. 함께 출시한 ‘브로멜라인 파인애플 효소’는 스틱형 효소 제품으로, 육류와 고칼로리 식품 등을 자주 섭취하는 소비자의 식습관을 고려해 개발됐다. 1포당 80만 고역가 수치를 함유했으며, 글로벌 과일 전문기업 DOLE사의 파인애플 원료를 사용했다. 여기에 7가지 부원료를 더했으며, 한 박스당 30포로 구성해 휴대성과 섭취 편의성을 높였다. 회사 측은 이번 신제품이 원료의 품질과 간편한 섭취 방식을 중시하는 최근 건강관리 트렌드를 반영해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상 속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 루틴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네이처가든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건강식품을 선택할 때 원료의 품질과 함께 꾸준히 섭취할 수 있는 편의성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이번 신제품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건강관리 습관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처가든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식물성 캡슐Q’와 ‘브로멜라인 파인애플 효소’는 네이처가든 공식 온라인몰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산 친구 살해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24세 정재환

    ‘경산 친구 살해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24세 정재환

    아파트에서 흉기로 친구를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정재환(24)의 신상정보가 16일 공개됐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피의자 정재환의 이름과 사진, 나이 등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0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심의위는 “피해의 중대성과 범죄의 잔인성이 인정되고 범행 증거가 충분하다”며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돼 공개하기로 의결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후 정씨는 신상정보 공개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고, 이에 따라 유예기간 5일이 지난 이날 정보가 공개됐다. A씨는 지난 4일 오전 4시쯤 경산시 하양읍 자기 아파트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그는 온몸에 피를 묻힌 채 인근 편의점 등을 돌아다닌 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 경위를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4일 구속 송치됐다. 유족은 A씨에게 시체손괴 혐의를 추가해 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고, 경찰은 해당 내용을 별건으로 수사하기로 했다.
  • ‘서울의 자부심’ 된 중랑장미축제

    ‘서울의 자부심’ 된 중랑장미축제

    서울 중랑구는 지난 13일 ‘중랑 서울장미축제 결과보고회’를 열고 성과 보고와 향후 발전 전략을 공유했다고 15일 밝혔다. 올해로 18회를 맞은 중랑 서울장미축제에는 9일간 307만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결과보고회에는 축제 관계자와 주민, 자원봉사자, 유관기관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축제 유공자에 대한 표창 및 감사장 수여를 시작으로 성과 보고와 향후 축제 추진 전략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올해 축제는 5월 15일부터 23일까지 중랑장미공원 일대에서 ‘랑랑 18세’를 주제로 ▲장미퍼레이드 ▲그랑로즈 페스티벌 ▲중랑아티스트페스티벌 ▲공연·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더욱 풍성했다. 특히 올해 축제는 ‘축제 주인공은 중랑구민’이란 기조로 주민 참여를 한층 확대해 총 1만 801명이 참여했다. 퍼레이드 참여, 부스 운영, 걷기 대회 등에는 구민 7852명이 함께했다. 이 중 16개 동 1500명의 주민은 각 동의 특색을 담은 행진인 장미퍼레이드를 맡아 축제 시작을 알렸다. 구청 직원과 경찰, 소방 등으로 구성된 안전근무자 및 자원봉사자 2949명도 안전을 위해 힘을 보탰다. 자발적인 주민 참여는 안전관리, 프로그램 운영, 환경정비 등 축제 전반에 녹아들어 중랑 서울장미축제가 대표적인 주민참여형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구는 설명했다. 논의 결과에 따라 구는 다음 축제를 위해 ▲장미 시그니처 콘텐츠 육성 ▲장미빵 브랜드화 및 패키지 개발 ▲장미를 활용한 관광기념품 ‘로즈템’ 발굴 및 상품 다양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예술인 참여를 확대하고 중랑천 지방정원 조성 과정에 주민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운영할 예정이다. 류경기 구청장은 “중랑 서울장미축제가 구민이 함께 화합하는 축제를 넘어 장미를 통해 지역경제와 도시 브랜드를 키우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600년 전 경쟁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600년 전 경쟁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향한 기대가 높아질수록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도 함께 부각되었다.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핵심은 ‘공정한 경쟁의 부재’다. 과정이 사라진 자리에는 책임도 희미해진다. 축구는 실력으로 말하는 스포츠지만, 그 실력이 검증되는 과정이 불투명하다면 결과 역시 설득력을 잃는다. 600여년 전 피렌체에서 벌어진 한 경쟁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1401년 피렌체 세례당의 두 번째 청동문 제작을 위해 7명이 공개 경쟁을 벌였다. 이른바 ‘천국의 문’ 경쟁이다. 경쟁에 참가한 인물들은 토스카나 지역 출신의 금속 공예 및 조각가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예술가들이었다. 경쟁자들은 ‘이삭의 희생’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부조 샘플로 제출했고 심사위원단은 구성의 조화, 기술적 완성도, 재료 활용 능력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이후 최종 후보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와 로렌초 기베르티 두 사람으로 좁혀졌고 두 예술가는 동일한 주제와 조건 아래에서 경쟁했다. 심사 과정 역시 공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기베르티가 청동 주조의 효율성과 제작 비용 절감 측면에서 30명이 넘는 심사 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아 최종 선정되었다. 이 경쟁은 투명한 심사와 동등한 조건 속에서 예술적 혁신을 촉진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경쟁에서 좌절한 경험은 훗날 더 큰 도약대가 되었다. 패배한 브루넬레스키는 로마로 향해 판테온 건축을 통해 고대 건축을 연구했다. 그는 건축 구조와 비례에 대한 이해를 축적하며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 건축가로 성장했다. 두 인물은 같은 도시에서 대성당의 거대한 돔 설계로 또다시 경쟁을 이어 갔다. 브루넬레스키는 혁신적 설계를 제안했고, 경쟁 끝에 대성당 돔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이 돔은 르네상스 건축의 상징이 되었으며, 경쟁을 통한 기술 혁신이 도시의 위상을 어떻게 끌어올리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로 남았다. 중요한 것은 승패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공정한 경쟁은 패자에게도 다음 기회를 남겼고, 패자는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더 큰 성취로 나아갔으며, 도시 전체에 창조적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러한 경쟁을 가능하게 한 배경에는 메디치 가문이나 상공업 길드를 중심으로 한 후원 시스템이 있었다. 이들은 특정 인물을 밀어주는 대신 다양한 예술가들이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서양미술사 연구에서도 이 경쟁이 르네상스 예술 발전의 중요한 촉매였다는 점이 강조된다. 공정한 경쟁은 단순한 선발 방식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구조였다. 투명한 선발 기준과 평가가 축적되면서 피렌체는 르네상스 예술과 사상의 중심지로 우뚝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 축구가 마주한 문제 역시 다르지 않다. 르네상스 시기 피렌체가 증명했듯 경쟁의 공정성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을 성장시킨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원이나 제도가 아니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경쟁의 조건이다. 공정한 경쟁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전략이다. 이미경 미술사학자
  • 갈 길 바쁜 한화 ‘비상’ 왕옌청 자리 비운다…한국 야구 운명도 가를까

    갈 길 바쁜 한화 ‘비상’ 왕옌청 자리 비운다…한국 야구 운명도 가를까

    한화 이글스 아시아쿼터 선수인 왕옌청이 대만 국가대표로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한화로서는 순위 싸움이 한창 중요한 시기에 핵심 선수가 자리를 비우는 문제를, 한국으로서는 안 그래도 국내 선수들 상대로 잘 던지는 투수를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을 마주하게 됐다. 대만은 14일 왕옌청을 포함한 24인의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그간 왕옌청이 꾸준히 아시안게임 차출설이 불거지면서 한화의 고민도 깊었지만 구단 측은 차출에 협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왕옌청은 올해 KBO리그에 데뷔해 17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 3.59의 눈부신 성적으로 한화 마운드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올해 여러 구단이 아시아쿼터 선수의 부진으로 스트레스가 컸지만 한화만큼은 복덩이를 데려오면서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한화는 내야수 노시환, 외야수 문현빈의 대표팀 차출이 확정된 가운데 왕옌청까지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면서 중요한 시기에 전력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선발 로테이션이 더 중요해지는 만큼 왕옌청의 부재가 더 도드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의 손실도 손실이지만 대표팀의 고민은 더 크다. 정보의 상대성에 있어 왕옌청이 있는 대만이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으로서는 안 그래도 큰 장벽인 대만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때도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0-4로 패하면서 충격에 빠진 바 있다. 대만 대표팀은 왕옌청 외에도 국제대회마다 한국 타선을 괴롭혔던 왼손 투수 린위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트리플A),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전에서 홈런을 친 ‘빅리거’ 정쭝저(보스턴 레드삭스)도 명단에 올렸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투수 구린루이양, 쑨이레이(이상 닛폰햄 파이터스)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투수 좡천중아오(애슬레틱스 산하 트리플A), 판원후이(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더블A)도 합류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대만, 홍콩, 태국과 조별리그 B조에 묶였다. 9월 21일 만나는 첫 상대가 대만이라 왕옌청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만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22일 홍콩전, 23일 태국전도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2위 안에 들면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A조 1, 2위와 맞붙는다. A조에는 일본과 중국, 필리핀, 팔레스타인이 편성됐다.
  • [인사]전남광주특별시교육청 전남청사

    ◇3급 부이사관 승진 ▲홍보담당관 강성근 ▲기획조정실 조직기획담당관 김종훈 ▲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장 오준헌 ▲목포도서관장 한근수 ◇4급 서기관 전보 ▲감사관 서용식 ▲행정운영국 운영지원과장 노병수 ▲시의회사무처 교육전문위원실 장행운 ▲전남교육연수원 총무부장 이형래 ▲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 총무부장 김전호 ▲전남창의융합교육원 총무부장 여서경 ▲국제교육원 총무부장 장동준 ▲광양평생교육관장 이정래 ▲고흥평생교육관장 박민숙 ▲장성도서관장 김도진 ▲교직원수련원장 홍경석 ◇4급 승진 ▲홍보담당관 이유영 ▲기획조정실 재정전략기획담당관 김성주 ▲기획조정실 재정전략기획담당관(교육협력관 파견) 이동수 ▲기획조정실 조직기획담당관 김윤석 ▲행정운영국 운영지원과(순천대 파견) 노성진 ▲행정운영국 운영지원과(광주교대 파견) 조운겸 ▲행정운영국 예산과장 조경진 ▲행정운영국 재무관리과(전남교육 꿈실현재단 파견) 임미숙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분원장 이승호 ◇5급 전보(본청 팀장) ▲홍보담당관 최정호 ▲감사관 박금섭 ▲감사관 박윤경 ▲감사관 문희산 ▲기획조정실 재정전략기획담당관 김인 ▲기획조정실 재정전략기획담당관 이영균 ▲기획조정실 조직기획담당관 최현영 ▲기획조정실 대외협력담당관 김용석 ▲기획조정실 대외협력담당관 김윤기 ▲미래성장국 글로컬미래교육과 김왕열 ▲미래성장국 학령인구정책과 황인수 ▲행정운영국 운영지원과 김권오 ▲행정운영국 운영지원과 김영삼 ▲행정운영국 운영지원과 손인권 ▲행정운영국 예산과 박경은 ▲행정운영국 예산과 조윤종 ▲행정운영국 예산과 최봉석 ▲행정운영국 행정과 김병곤 ▲행정운영국 행정과 장미경 ▲행정운영국 재무관리과(전남교육 꿈실현재단 파견) 오미희 ▲행정운영국 교육시설과 마창우 ◇5급 전보(교육지원청 과장) ▲목포교육지원청 재정지원과장 류성춘 ▲여수교육지원청 재정지원과장 김근철 ▲광양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나홍현 ▲광양교육지원청 재정지원과장 최문식 ▲담양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차대성 ▲고흥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김유현 ▲보성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이상천 ▲장흥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김남 ▲강진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김영대 ▲강진교육지원청 학교종합지원센터장 남정아 ▲무안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현규남 ▲무안교육지원청 학교종합지원센터장 김영숙 ▲영광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노용근 ▲장성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이승환 ▲진도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노진현 ◇5급 전보(산하기관) ▲나주도서관 허행숙 ▲전남창의융합교육원 송명진 ▲여수고등학교 성진미 ▲여수여자고등학교 장준석 ▲부영여자고등학교 김현섭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김영미 ▲순천공업고등학교 이완숙 ▲전남외국어고등학교 김선복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 손영림 ▲장흥고등학교 강현정 ▲전남미래자동차고등학교 정영태 ▲강진고등학교 이원우 ▲전남생명과학고등학교 임성규 ▲목포여자고등학교 김현석 ▲담양도서관 김경혜 ▲화순도서관 채명심 ▲여수화양고등학교 김유명
  • 건넨 돈 이상 처벌…청탁, 맥락도 본다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건넨 돈 이상 처벌…청탁, 맥락도 본다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선고 판결문 461건 전수조사 2016년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이 시행된 첫날, 한 고소인은 담당 경찰관에게 4만 5000원 상당의 떡을 제공했다. 춘천지법은 같은 해 12월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수사의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면서 과태료 9만원을 결정했다. 이후로도 지난 10년간 적게는 수만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의 금품을 주고받은 수백 명이 같은 혐의로 법정에 섰다. 서울신문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지난 10년간 선고된 판결문 461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한국 사회의 청렴도는 높아졌지만 법망을 피하려는 청탁 수법 역시 교묘하고 지능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신문의 판결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의 직종은 청탁을 한 민간인 223명을 제외하고 교사, 교수, 교직원 등 교육계 종사자가 84명으로 가장 많았다. 교사 등은 일선에서 직무연관성이 높은 학생이나 학부모 등과 마주할 기회가 많은 데다, 민감도와 관심도가 높은 교육 분야의 특성상 청탁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공공기관 및 공직 유관단체 종사자 63명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59명 ▲언론인 52명 ▲정부부처 등 일반행정 공무원 46명 등의 순이었다. 합법의 탈 쓴 위법의 진화가족 명의로 급여 챙기고, 월세 대납 받아자문계약 맺고 브로커 통한 조직적 청탁도법망 피해 수법도 지능화가상자산·고가 예술품 등 다양해진 선물추적 피하려고 게임머니로 ‘돈세탁’까지전후 상황까지 살피는 법원단순 금품 가액 아닌 사안 중대성 등 고려경찰·검사 등 수사기관엔 더 엄격한 잣대지난 10년간 청탁금지법 사건의 양상은 크게 변화했다. 법 시행 초기엔 주로 인사치레나 명절 선물 등 관행적인 금품 수수에 대한 판결이 주를 이뤘다. 법원은 소액의 선물에도 엄중한 판결을 내리며 구체적인 법리 정립에 공을 들였다. 시행 첫해였던 2016년 10월 6일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 업무 담당자에게 행정심판 청구사건의 답변서를 제출하며 건넨 1만 800원짜리 음료수 한 상자에 대해 대구지법은 2만 2000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같은 해 사업상 연관이 있는 공기업 직원에게 2만 7000원 상당의 음료수 2세트를 건넨 사업가에 대해서도 수원지법은 비슷한 취지로 8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제도가 정착하며 이러한 관례는 사라졌지만 청탁 수법은 우회적·조직적으로 진화했다. 자문 계약을 맺거나 법인카드를 제공받는 등 간접적으로 금품을 주고받고, 가족 등 제3자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아예 ‘브로커’를 활용한 청탁 행위도 심심찮게 벌어졌다.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2023년 자신이 사업을 발주하는 회사 직원으로 아내를 허위 등록하고 1년 동안 급여 명목으로 약 4900만원을 받아 챙긴 공공기관 직원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 수수 등 혐의를 함께 적용해 징역 5년 및 벌금 7000만원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 밖에도 숙소용 아파트를 청탁 제공자의 자녀 명의로 계약하게 한 뒤 그곳에서 생활하며 보증금과 월세를 대납하게 하거나, 지인 업체 직원 명의의 신용카드를 제공받아 장기간 생활비로 활용한 사례도 있었다. 법원은 최근 단순히 금품 가액에 따른 기계적 판단이 아닌 전체 맥락을 고려해 결론을 내놓는 추세다. 특히 수사기관 등 높은 수준의 청렴을 요구하는 직종의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서대문경찰서 팀장이었던 A씨는 사기죄로 고소된 B씨 사건을 과거 근무했던 춘천서로 이송해 무혐의 처리되도록 알선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14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2022년 이 중 400만원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1년, 금품을 건넨 B씨에게 징역 8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2021년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교통안전시설 관리업체로부터 3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받은 경찰서 교통관리계장에게 가액의 10배를 웃도는 3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2023~2024년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잇따른 파기환송 결정은 하급심 재판부가 사안별로 구체적인 청탁 전후 상황을 세심히 따지는 기준점이 돼 줬다. 대법원은 2023년 은수미 전 성남시장 등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은 전 시장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은 전 시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수행비서와 정책보좌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직무수행의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키거나 공직자 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는 것과 무관한 경우에 구성요건 해당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같은 해 대전지법은 5급 공무원인 C씨가 내연관계에 있던 D씨로부터 수천만원대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차명계좌로 관리한 사건에서 해당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며 무죄를 선고했다. 2024년에는 이른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은 전현직 검사들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원심판결이 뒤집혔다. 원심은 술자리 비용을 참석자 수로 나누면 1인당 접대 비용이 100만원 아래라 청탁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봤지만, 대법원은 중간 합류자까지 포함해 접대비를 일괄 계산하면 안 되고, 머문 시간·목적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의 엄격한 셈법에 따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했고, 1인당 약 66만원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집계돼 형사처벌을 피한 나머지 검사 2명에 대해서도 법무부 징계 처분이 이뤄졌다. 최근엔 단순히 현금이나 선물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코인), 고가의 미술품 등 금품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2024년 공기 청정 플랫폼 서비스 업체 관계자들에게 미세먼지 대책 관련 정부부처 비공개 공문을 제공하는 등 사업상 도움을 주고 코인 25만개(약 719만원 상당)를 건네받은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원 E씨에 대해 징역 1년과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에 근무하던 F씨는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를 받지 않도록 무마시켜 주겠다며 피해자로부터 4000만원을 건네받는 과정에서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부 금액을 게임머니로 맞바꾸는 ‘돈세탁’을 시도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는 청탁과 함께 1억 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건넨 혐의 등이 인정돼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청탁금지법 위반 징역 2년,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 [단독] 경찰, 중수청 거부권 요구… “체포·압수수색 중엔 사건 안 넘긴다”

    [단독] 경찰, 중수청 거부권 요구… “체포·압수수색 중엔 사건 안 넘긴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으로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도 중수청이 넘겨받을 수 있게 되는 가운데, 경찰청이 사건 이첩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명시해 달라고 행정안전부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범위를 둘러싼 기관 간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조짐이다. 13일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중수청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경찰청 검토의견’에 따르면 경찰청은 행안부에 “(사건을 중수청에) 이첩하지 않을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중수청법에 따르면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 중인 사건이라도 중수청 수사와 겹치면 중수청장은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고, 해당 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법에는 ‘정당한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기준이 모호하면 기관 간 갈등이 불가피하고, 이견이 생겼을 때 이를 조정할 명확한 기준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첩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로 ▲주요 참고인·피의자 조사나 압수수색, 체포·구속 등 강제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이미 끝난 경우 ▲여러 사건을 병합 수사하고 있어 일부 사건만 분리해 넘기기 어려운 경우 ▲피해자나 참고인 보호 조치가 진행 중인 경우 ▲수사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위해 사건을 계속 수사하는 것이 타당한 경우 등을 제시했다. 현재 ‘중수청장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로만 규정된 사건 이첩 요구 기준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사 진행 정도와 사건의 중대성, 공소시효 만료 임박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수청장의 재량에만 맡기지 않고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해 무분별한 사건 이첩 요구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수청이 이 같은 필요성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하면 경찰이 사건을 넘기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첩 요구는 사건을 통보받은 날부터 5일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경찰이 견제에 나서면서 양 기관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경찰청은 범죄의 중대성과 중복 수사 가능성 등을 고려해 통보 대상 사건도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함께 제시했다.
  • “피범벅 나체로 순찰차 마주쳤는데”…‘경산 친구 살해’ 초기대응 부실 의혹에 경찰 ‘반박’

    “피범벅 나체로 순찰차 마주쳤는데”…‘경산 친구 살해’ 초기대응 부실 의혹에 경찰 ‘반박’

    경북 경산에서 흉기로 친구를 살해한 20대 남성이 전신에 피가 묻은 나체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던 중 순찰차를 마주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유족은 경찰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했고, 경찰 측은 반박하고 나섰다. 피의자 A(24)씨는 지난 4일 오전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아파트에서 친구 B(24)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직후 피범벅인 나체 상태로 편의점에서 우유를 마시고 거리를 활보하는 등 기행을 펼쳤다. 13일 중앙일보가 공개한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나체 상태로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순찰차를 마주치자 달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경찰관이 후진으로 차를 길에 멈춰 세우고 문을 여는 모습까지 담겼으나, A씨를 붙잡아 제압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경찰관이 하차해 A씨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신원을 파악하는 등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해당 순찰차에는 이날 오전 4시 18분쯤 “나체에 피가 뚝뚝 흐르는 상태로 돌아다니는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 측 “경찰, 피의자 마주치고도 즉각 제압하지 않아”경찰 “멈추라고 지시했으나 도망쳐…혈흔 추척해 체포”이날 유족 측은 A씨가 범행 직후 피투성이 알몸 상태로 범행 현장을 이탈해 약 1시간 동안 거리를 배회하다 순찰차와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즉각 제압하지 않았다는 입장문을 냈다. 유족은 “A씨는 1시간여 뒤 범행 현장으로 되돌아왔다가 현장에 있던 친구들에 의해 몸싸움 끝에 제압됐지만 경찰은 뒤늦게 출동해 오전 5시 20분쯤 신병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장에서도 A씨 체포가 지연됐다”면서 “당시 대응 경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경찰은 “출동한 직원들이 거리에서 A씨를 마주친 시각은 오전 4시 25분으로, 피의자가 알몸에 피가 묻어 있어 사건 관련자라 판단해 멈추라고 지시했으나 도망갔다”며 “피의자가 사라져 피의자의 혈흔을 보고 추적 중인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건 현장에 경찰이 도착한 건 오전 4시 46분이다”라며 “출동한 경찰이 혈흔을 따라가다 보니 사건 발생 장소가 아파트인 걸 확인했고, 1층부터 수색하던 중에 상층에 피해자가 죽었다는 2차 신고가 오전 4시 35분에 접수돼 곧바로 가게 됐다. 체포 시각은 4시 57분”이라고 밝혔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7일 살인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이어 지난 10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범죄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충분한 증거 확보 여부,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개를 의결했다. 다만 A씨가 공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유예기간 5일이 지난 오는 16일 오전 9시부터 30일간 경북경찰청 홈페이지에 신상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 [단독]“압수수색 중엔 안 넘긴다”… 경찰, ‘중수청 거부권’ 요구

    [단독]“압수수색 중엔 안 넘긴다”… 경찰, ‘중수청 거부권’ 요구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으로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도 중수청이 넘겨받을 수 있게 되는 가운데, 경찰청이 사건 이첩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명시해 달라고 행정안전부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범위를 둘러싼 기관 간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조짐이다. 13일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중수청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경찰청 검토의견’에 따르면 경찰청은 행안부에 “(사건을 중수청에) 이첩하지 않을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중수청법에 따르면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 중인 사건이라도 중수청 수사와 겹치면 중수청장은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고, 해당 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법에는 ‘정당한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 경찰은 기준이 모호하면 기관 간 갈등이 불가피하고, 이견이 생겼을 때 이를 조정할 명확한 기준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첩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로 ▲주요 참고인·피의자 조사나 압수수색, 체포·구속 등 강제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이미 끝난 경우 ▲여러 사건을 병합 수사하고 있어 일부 사건만 분리해 넘기기 어려운 경우 ▲피해자나 참고인 보호 조치가 진행 중인 경우 ▲수사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위해 사건을 계속 수사하는 것이 타당한 경우 등을 제시했다. 현재 ‘중수청장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로만 규정된 사건 이첩 요구 기준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사 진행 정도와 사건의 중대성, 공소시효 만료 임박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수청장의 재량에만 맡기지 않고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해 무분별한 사건 이첩 요구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수청이 이 같은 필요성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하면 경찰이 사건을 넘기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첩 요구는 사건을 통보받은 날부터 5일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경찰이 견제에 나서면서 양 기관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경찰청은 범죄의 중대성과 중복 수사 가능성 등을 고려해 통보 대상 사건도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함께 제시했다.
  • ‘경산 친구 살해’ 경찰 초동 대응 공방…유족 “제압 늦었다” VS 경찰 “즉시 추적”

    ‘경산 친구 살해’ 경찰 초동 대응 공방…유족 “제압 늦었다” VS 경찰 “즉시 추적”

    지난 4일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남성이 친구에게 무참히 살해된 사건과 관련, 경찰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족 측은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피의자 A(20대)씨가 지난 4일 오전 4시쯤 범행 직후 피투성이 알몸 상태로 범행 현장을 이탈해 약 1시간 동안 거리를 배회하다 순찰차와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즉각 제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1시간여 뒤 범행 현장으로 되돌아와 있다가 현장에 있던 친구들에 의해 몸싸움 끝에 제압됐지만 경찰은 뒤늦게 출동해 오전 5시 20분쯤 신병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그러면서 현장에서도 A씨 체포가 지연됐다며 당시 대응 경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은 또 피해자 친구들이 피의자를 잡고 있지 않았다면 추가 피해나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출동한 직원들이 거리에서 피의자를 마주친 시각은 오전 4시 25분으로, 피의자가 알몸에 피가 묻어 있어 사건 관련자라 판단해 멈추라고 지시했으나 도망갔다”며 “피의자가 사라져 혈흔을 보고 추적 중인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건 현장에 경찰이 도착한 건 오전 4시 46분이며 체포 시각은 4시 57분”이라며 “출동한 경찰이 혈흔을 따라가다 보니 사건 발생 장소가 아파트인 걸 확인했고, 1층부터 수색하던 중에 상층에 피해자가 죽었다는 2차 신고가 오전 4시 35분에 접수돼 곧바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경북경찰청은 오는 16일 친구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된 A씨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0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범죄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충분한 증거 확보 여부,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개를 의결했다. 다만 A씨가 공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유예기간 5일이 지난 오는 16일 오전 9시부터 30일간 경북경찰청 홈페이지에 신상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4일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아파트에서 친구 B(20대)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고3이 만든 ‘신발 덕후’ 커뮤니티가 무신사 출발점…25년 만에 K패션 판 바꿨다 [창업주의 비밀노트]

    고3이 만든 ‘신발 덕후’ 커뮤니티가 무신사 출발점…25년 만에 K패션 판 바꿨다 [창업주의 비밀노트]

    “브랜드가 성공해야 무신사도 성공합니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가 여러 인터뷰에서 반복해온 말입니다. 플랫폼보다 브랜드가 먼저라는 철학입니다. 대부분의 플랫폼이 입점 업체를 늘리고 거래액을 키우는 데 집중할 때도 그는 “브랜드가 70이고 우리는 30”이라고 말했습니다. 플랫폼은 주인공이 아니라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는 조연이라는 뜻입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5년 동안 조 대표가 내린 중요한 결정은 대부분 이 철학에서 출발했습니다. 운동화를 좋아하던 고등학생은 사진을 올리는 커뮤니티를 만들었고, 커뮤니티는 패션 매거진이 됐습니다. 매거진은 쇼핑몰로, 쇼핑몰은 다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키우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K패션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역할까지 맡고 있습니다. 사업은 계속 바뀌었지만 방향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무신사 출발점된 ‘갈현동 반지하’1983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조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어머니와 함께 서울 은평구 갈현동 반지하로 이사했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신발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훗날 그는 “교복을 입으면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건 신발뿐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2001년 대성고 3학년이던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 ‘프리챌’에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동호회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무신사입니다. 처음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니커즈 마니아들이 최신 발매 정보와 상품 사진을 공유하는 취미 공간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패션 잡지를 사지 않아도 최신 거리 문화를 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같은 취향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운영은 쉽지 않았습니다. 커머스 기능을 붙이기 전까지 마땅한 수익 모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학 등록금 일부는 서버비로 들어갔고, 운영비가 부족하면 아끼던 운동화를 중고로 팔았습니다. 한 패션 전문지는 당시 조 대표가 대학생 시절 매달 30만~40만원씩 서버 비용을 부담하며 사이트를 운영했다고 전했습니다. 직원이 생긴 뒤에는 어머니가 반지하 집에서 직접 밥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 훗날 기업가치 10조원을 바라보는 플랫폼은 그렇게 좌식 책상 위 컴퓨터 한 대에서 출발했습니다. 쇼핑몰보다 먼저 만든 것 : ‘콘텐츠’흥미로운 점은 조 대표가 처음부터 물건을 팔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브랜드를 먼저 알렸습니다. 2003년 프리챌을 벗어나 자체 홈페이지인 무신사닷컴을 만들었고, 직접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신촌과 이대, 가로수길 등 서울 곳곳의 쇼핑 명소를 돌아다니며 길거리 패션을 촬영했습니다. 신진 디자이너를 인터뷰했고, 2005년에는 신발과 패션, 국내외 브랜드 소식을 전하는 웹매거진 ‘무신사 매거진’을 선보였습니다. 지금은 흔한 콘텐츠 커머스지만 당시에는 보기 드문 시도였습니다.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사람을 모았고, 사람은 다시 브랜드를 불러왔습니다. 국내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을 소개해주는 무신사를 찾았고, 이용자들은 새로운 브랜드를 보기 위해 무신사를 찾았습니다. 2009년 커머스를 시작했을 때 이미 무신사에는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모이는 생태계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당시 온라인에서 패션 상품을 사면 가품일 것이라는 인식도 강했습니다. 조 대표가 무신사 스토어를 연 배경에는 회원들이 브랜드 정품을 믿고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문제의식도 있었습니다. 쇼핑몰을 만들기 위해 커뮤니티를 만든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가 커지면서 믿고 살 수 있는 쇼핑몰이 필요해진 셈입니다. “브랜드가 70이고 우리는 30이다.”조 대표는 2019년 한 패션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무신사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플랫폼이 주인공이 아니라 브랜드가 주인공이라는 뜻입니다. 당시 그는 “중소 패션 브랜드가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신사의 역할”이라고도 했습니다. 이 철학은 이후 무신사의 거의 모든 사업으로 이어졌습니다. 백화점 입점이 어려웠던 신진 브랜드들은 무신사를 새로운 판로로 삼아 성장했습니다. 조 대표는 판매 공간만 제공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쇼케이스와 화보, 무신사TV 등을 통해 브랜드를 알렸고, 2015년부터는 패션업계 특유의 ‘선생산 후판매’ 구조를 고려해 생산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말까지 누적 지원액은 4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브랜드가 일할 공간도 만들었습니다. 공유 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 오프라인 공간 ‘무신사 테라스’, 패션 인재를 육성하는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까지 모두 같은 철학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브랜드 간 협업도 적극적으로 연결하며 단순한 판매 플랫폼이 아니라 K패션 생태계를 키우는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최근 성수동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는 오프라인 전략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무신사는 2022년 본사를 성수동으로 옮긴 뒤 무신사 스토어와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스페이스 등을 잇달아 열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성장한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에서도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무대를 넓혀가는 것입니다. 3년 만의 복귀, 달라진 무신사조 대표에게도 큰 위기는 있었습니다. 2021년 쿠폰 정책과 광고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는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입점 브랜드의 성공을 돕고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드린다는 목표를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대표직은 내려놓았지만 브랜드 육성은 계속했습니다. 개인 지분 일부를 활용해 패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고, 2022년에는 1000억원 규모의 사재 주식을 임직원들에게 무상 증여했습니다. 빠른 성장이 창업자 혼자 만든 결과가 아니라는 뜻이었습니다. 2024년 대표로 복귀한 뒤에도 전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무대가 국내에서 글로벌로 넓어졌습니다.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신사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636억원으로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고, 수출액은 약 1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배 이상 늘었습니다. 명동과 성수 등 주요 오프라인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도 40%를 넘어섰습니다. 운동화 사진을 공유하던 커뮤니티가 이제는 K패션을 해외에 소개하는 창구 역할까지 맡게 된 것입니다. 국내 1등에서 K패션 수출 플랫폼으로무신사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기업가치 10조원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IPO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고,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 IPO 규모가 1조원 이상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시장은 거래액과 실적, 성장성을 따집니다. 하지만 조 대표가 25년 동안 만들어온 경쟁력은 숫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는 플랫폼을 키우기 위해 브랜드를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브랜드가 성장해야 플랫폼도 함께 성장한다는 믿음 아래 콘텐츠를 만들고, 판로를 열고, 협업을 연결하고, 투자와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최근에는 그 무대를 해외로 넓히고 있습니다. 사업은 달라졌지만 ‘브랜드를 키운다’는 철학만큼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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