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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컷 예측 어려워 ‘혼란’… 논술은 기출 분석·파악이 먼저

    등급컷 예측 어려워 ‘혼란’… 논술은 기출 분석·파악이 먼저

    선택·공통과목 점수 활용, 표준점수 산출가채점은 타 수험생 성적과 비교 어려워‘최저학력 기준’ 충족 여부 확인 자료로논술은 답안 작성해 보며 첨삭 지도받길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시험 종료 직후 공개된 정답을 보고 자신의 원점수를 산출해 보는 ‘가채점’이다. 본인의 성적을 대략적으로라도 파악해야 수능 다음날부터 시작하는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에 응할지 말지를 정할 수 있고, 다음달 10일 성적표를 받기 전 대략적인 정시 지원 전략도 미리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공통+선택’ 구조가 도입되면서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올해 수능 성적표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기재하고 원점수는 표기하지 않는다. 지난해와 달리 선택과목을 도입했고 이에 따른 유불리를 완화하고자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해 조정을 거친 뒤 표준점수를 산출한다. 점수 산출 방식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가채점을 최대한 정확하게 했더라도 자신의 성적이 다른 수험생에 비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워졌다.입시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올해 가채점 결과를 무조건 신뢰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주요 대학 대부분이 적용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충족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정도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어떤 답을 썼는지 헷갈리는 문제가 있다면 틀린 것으로 간주하는 게 좋다. 그래야 오차가 작은 입시 전략을 세울 수 있다”면서 “오차를 고려해 가채점 결과는 가급적 보수적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고 했다. 다만 수험생 대부분이 수시 대학별 고사는 평소 자신의 성적보다 상향 지원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이번 수능을 지난 6, 9월 수능 모의평가보다 탁월하게 잘 치르지 않는 한 대학별 고사는 될 수 있으면 응시해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등급 예측이 몹시 어려운 상황이라서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속단하지 말고 논술·면접 시험에 적극적으로 응시하라”고 강조했다. 대학별 고사 면접은 크게 서류 기반 면접과 제시문 활용 면접 두 가지로 나뉘는데 각각 다른 방식으로 준비한다. 서류 기반 면접은 지원자가 제출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을 바탕으로 면접위원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주로 인성, 가치관, 세계관 등 대학생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평가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면 효과적이다. 제시문을 준 뒤 답변 시간을 주고 면접을 진행하는 제시문 활용 면접은 지원자의 전공 적성과 학업 능력을 주로 평가하는데, 고교에서의 활동과 전공을 연계해 질문하는 사례가 많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고교에서 했던 활동이 지망 학과와 어떤 연관이 있었는지를 명확히 정리해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논술은 지원하려는 대학의 기출 문제로 출제 유형을 다시 한번 파악하고, 시험을 보기 전 실제로 써 보면서 첨삭을 받는 게 효과적이다. 인문계 논술은 통계, 확률, 경우의 수, 부등식의 영역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출제하기 때문에 기본 개념 파악이 중요하다. 자연계 수리논술은 제시문과 논제에 주어진 정보를 엮어 논리력을 확인하는 게 주된 목표다. 이 소장은 “고교 교육과정에서 배운 단순한 개념들을 묻는데, 단서들이 제시문 안에 들어 있는 사례가 잦으니 이를 찾는 연습을 하라”고 했다. 정시를 염두에 둔 수험생이라면 성적표를 받기까지 그저 기다리기보다 목표로 하는 대학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곳을 몇 개 정도 묶어서 비교해 보고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남 연구소장은 “목표로 하는 학과의 최근 경쟁률, 선발 방식과 모집 인원 변경 현황, 추가합격 현황 등을 꼼꼼히 확인하며 남은 기간 목표를 좁혀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 위중증 연일 500명대… 병상 없어 위험할 수 있다

    위중증 연일 500명대… 병상 없어 위험할 수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3주 만에 의료체계가 휘청이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일 0시 기준 3292명으로, 대유행 이후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506명으로 이틀 연속 500명대다. 이대로라면 중환자 병상 부족으로 사망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브리핑에서 “전체 유행 규모가 증가하면서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기보다는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감염되고 있어 비상계획을 발동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유행이 심각한 지역에 한해 취약시설 면회 금지·종사자 유전자증폭(PCR)진단검사 간격 단축 등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순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한계치의 턱밑까지 찼다. 현장 의료진은 중환자가 750명대까지 늘면 (의료 기능이) 완전히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서울이 346개 중 80.9%, 인천 79개 중 72.2%, 경기는 263개 중 76.4%에 달한다. 각각 66개, 13개, 52개가 남은 상태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전담병상에 환자들이 바로 입원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423명의 환자가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9일 수도권 22개 상급종합병원장과의 긴급회의에서 병상 대책을 논의하고, 이후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의료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방역과 의료대응 체계를 빈틈없이 가동해 상황을 안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하고 “의료기관의 적극적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일상회복 3주 만에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건 정부의 오판 탓이란 비판도 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돌파감염되더라도 위중증과 사망률이 낮을 것으로 판단해 일상회복 전에 중환자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다. 백신을 일찍 맞아 예방 효과가 뚝 떨어진 고령층에 환자가 집중되면 중증·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추가접종 간격을 진즉에 4~5개월로 좁혔다면 고령층 피해를 줄일 수 있었지만 질병관리청은 해외 사례 등을 봐야 한다며 서두르지 않았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달 13일에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25일 공청회를 열어 부랴부랴 만든 게 지금의 일상회복 이행계획”이라며 “돌다리도 두드리며 가야 하는데 방역을 한번에 너무 풀었다”고 지적했다.
  • 佛 물리학자 “웜홀, 예측보다 안전… 장거리 우주여행 가능”

    佛 물리학자 “웜홀, 예측보다 안전… 장거리 우주여행 가능”

    이른바 ‘우주 속 지름길’로 불리는 웜홀이 예상보다 안정성이 커 장거리 우주여행에 활용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웜홀은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잇는 시공간 사이 터널로, 이론상 먼 거리를 지름길처럼 이동하는 이론상 통로다. 하지만 안정성이 떨어지는 탓에 형성되고 나면 곧바로 붕괴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프랑스 리옹고등사범학교 물리학자 파스칼 코이랑 박사는 웜홀 연구에 주로 사용하는 ‘슈바르츠실트의 해(수학적 답안)’ 대신 ‘에딩턴-핀켈스타인 좌표계’로 웜홀을 연구했다. 이는 블랙홀 기하학에서 흔히 사용되는 것으로, 물리학자인 영국의 아서 스탠리 에딩턴과 미국의 데이비드 핀켈스타인이 영감을 줘 두 사람의 이름이 붙여졌다. 분석 결과, 입자는 사건의 지평선(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어떠한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이 그 외부에 영향을 줄 수 없게 되는 경계면)을 가로질러 가상의 웜홀로 들어가 통과해 제한된 시간 안에 다른 쪽으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이랑 박사는 또 에딩턴-핀켈스타인 좌표계를 사용하면 가상의 웜홀을 통과하는 입자의 경로를 더욱더 쉽게 추적할 수 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이를 통해 그는 웜홀이 미지의 물질 없어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에 대해 코이랑 박사는 “입자가 웜홀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면 인류 역시 우주선을 타고 멀리 떨어진 은하계의 행성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통상적으로 여행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적은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코넬대에서 운영하는 출판 전 논문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org) 제출돼 9일자로 공개됐으며 동료 검토 학술지 ‘국제 현대물리학 저널 D’12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 “수능 국어,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워…초고난도 문항 없었다”

    “수능 국어,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워…초고난도 문항 없었다”

    18일 시행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교시 국어영역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고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올해 국어영역은 공통과목과 선택과목(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1개 선택)으로 나뉘어 시행됐다. 국어영역 문제를 분석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 김용진 서울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지난 6월 실시된 모의평가 난이도와 비슷했고, 상대적으로 쉬웠던 9월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어려운 소재로 출제됐다”며 “전통적으로 고난도 문항이 많이 출제되는 독서 영역의 지문이 짧아지고 쉬워졌다”고 전했다. 윤상형 서울 영동고 교사도 “문학은 독서보다 난이도가 평이했고 지문 7개 중 3개가 EBS 교재와 직접 연계됐다”며 “연계 안 된 4개 작품 중에는 생소한 작품이 포함됐지만 선택지를 통해서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와줬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난도가 높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작년 수능과 비교하면 독서와 문학 영역은 비슷한 난이도로 분석됐다. 학생들이 보통 어려워하는 과학 지문 대신 기술 영역 지문이 나왔으며 그 길이도 비교적 짧게 출제됐다. 입시업체들 “예상보다 쉬워…올해 9월 모평보다는 어려워” 입시업체들도 올해 9월 모평보다는 어려웠으나 지난해 수능보다는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다고 분석했다. 종로학원은 “평소 어렵게 출제된 과학기술 지문도 길이가 짧고 정보량도 적어 쉽게 출제됐다”고 평가했고, 진학사도 “지난해 수능 시험의 난이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이한 시험으로 보기는 어렵다. ‘헤겔의 변증법’을 다룬 인문 지문을 제외하면 ‘독서’ 지문의 길이가 짧고, ‘문학’에서도 절대적으로 어려운 문항이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대성학원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전체적으로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투스는 “작년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6월보다 약간 쉽고, 9월보다는 확실히 어렵다”고 봤다. 유웨이는 “작년 수능보다 약간 어렵다”고 평가하고 “학생들이 ‘변증법’ 지문 독해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기술 지문은 내용은 쉬우나 16번 문항이 다소 난이도가 높은 편이었다”고 지적했다.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도 크게 어렵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사는 “‘화법과 작문’은 소재는 생소할 수 있는 지문이 출제됐으나 문제의 답이 명확히 구별되는 문항이 많았다”고 말했다. 윤 교사도 “‘언어와 매체’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문법 교육을 충실히 받았다면 풀 수 있는 문법 문제가 출제됐다”며 “다만 선택지를 하나씩 집중해서 적용해야 하는 꼼꼼함이 요구돼 문제 풀이에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난도 문항으로는 독서 영역의 ‘헤겔의 변증법’(4∼9번) 지문, ‘기축통화와 환율 관련 경제’(10∼13번) 지문이 꼽혔다. 그중에서도 7, 8, 13번 등이 어려운 문제로 지목됐다. 종로학원은 이 두 지문 문항들을 최상위권 변별력을 시도할 수 있는 어려운 문제들로 꼽았으며, ‘독서’ 파트의 한 두 문제가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이 확보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지문 길이가 길지 않아 ‘초고난도’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교사들의 설명이다.
  • “한순간 가장 됐다”… 靑 국민청원에 쏟아진 ‘백신 이상’ 하소연

    “한순간 가장 됐다”… 靑 국민청원에 쏟아진 ‘백신 이상’ 하소연

    “저는 한순간에 집안의 가장이 됐습니다.” 지난 9월 대학생 진모(26)씨의 아버지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2주 만에 사망했다. 최근 사업이 잘 풀려 가족에게 입버릇처럼 “요즘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던 아버지가 너무도 갑작스럽게 가족 곁을 떠난 것이다. 의료진이 ‘돌아가셨습니다’라고 말을 내뱉는 순간 아버지의 코와 입에선 거무죽죽한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아버지의 죽음을 겪으면서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정부의 대처에 크게 실망한 진씨는 답답한 마음을 호소할 곳이 없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찾았다. 그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글을 남겨 세상에 알리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이 글은 한 달 동안 4만 3000명 넘는 동의를 이끌어 냈다. 지난 4일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고3 아들의 엄마’라고 밝힌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부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며 “더이상 우리 아들과 같은 원인도 모르는 억울함이 또래 친구와 동생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재 3만명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정부의 대처 미흡, 명확하지 않은 신고·안내 체계 등에 대한 성토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 정부가 백신 접종을 독려만 했지 부작용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부터 지난 12일까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백신’으로 검색되는 게시글 600개를 분석한 결과, 253개(42.1%)가 본인과 가족의 백신 이상 반응을 호소하는 글로 집계됐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촉구(52개), 백신패스 반대(42개) 등이 뒤를 이었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글도 26개나 됐다.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해 정부로부터 명쾌한 답변을 듣지 못한 이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의심 신고는 37만 4456건(11월 15일 기준)이다. 사망 신고는 중증에서 사망으로 변경된 360건을 포함해 모두 1255건이다. 근육통, 발열 등 일반 이상 반응을 제외하고, 약 3400건이 심사에 올랐지만 인과성이 인정된 건 사망 2건, 중증 5건 등 477건에 그친다.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 중에는 주치의가 백신과의 인과성이 있다는 소견을 냈는데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각에서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줄여 주기 위해서라도 ‘선 지원, 후 검증’ 등 정부가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렇지만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백신인 만큼 인과관계 검증이 단기간에 이뤄지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최근 출범한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가 국내에 보고된 백신 이상 반응 사례와 인과성을 평가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촘촘히 마련해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기석(전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성심병원 교수는 “정부가 상당히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면이 있다”면서 “백신이 출시된 지 1년이 되지 않아 관련 자료가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에 특히 ‘시간적 인과관계는 있지만 확실한 자료가 없다’는 판정(4-1)에 대해선 전향적으로 해석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 김규창 경기도의원 터널 내 소화기·CCTV 점검 철저 당부

    김규창 경기도의원 터널 내 소화기·CCTV 점검 철저 당부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김규창 의원(국민의힘·여주2)은 16일 도건설본부에 대한 2021년 행정사무감사에서 도 터널내 소화기 등 점검과 지방도 가드레일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김 도의원은 “문수산 터널 등 14개소와 대성터널 등 14개소 총 28개 터널에 매달 100건 이상 소화기, 비상전화기, CCTV가 작동불량으로 수리조치하고 있다”며 고장원인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대희 건설본부장은 “터널이라는 공간 자체로 가혹한 환경이기 때문에 고장 발생이 잦지만 외부용역을 통해 고장 발생 즉시 수리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 도의원은 “도내 지방도에 가드레일 파손범위도 늘고 교체시기도 늦어지고 있다”며, “특히 보도 없는 지방도의 경우 가드레일이 부실해지면 자동차와 보행자 모두가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다”라고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 [정대화의 더 정치] 사회 갈등·양극화 풀자… ‘소통·협의·상생’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

    [정대화의 더 정치] 사회 갈등·양극화 풀자… ‘소통·협의·상생’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

    인류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일까 전쟁의 역사일까? 둘 다 맞는 말일 것이다. 나는 여기에 패러다임의 역사라는 말을 추가하고 싶다. 역사라는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수많은 대립과 우여곡절을 거치며 복잡하게 전개되는데, 이 과정을 토머스 쿤의 말로 표현하면 역사란 하나의 패러다임이 형성돼 도전받고 무너지면서 다른 패러다임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패러다임이란 한 시대의 다수 인간의 인식과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특정한 인식체계, 가치체계, 행동 양식의 총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전쟁은 패러다임 간 대결의 극단적 형태 종교적 관점이지만 불교와 유교의 세계관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패러다임이고 지금도 그렇다. 서양에서도 기독교적 관점은 절대적 중요성을 가지며 그 안에서 천동설과 지동설이 패러다임 차원에서 대립했다. 물리학에서 뉴턴의 고전역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산업혁명 이후 부르주아혁명과 사회주의혁명, 정치 영역에서 왕권신수설과 민주주의론 등 패러다임의 대립과 발전의 사례는 많다. 그러므로 역사는 패러다임의 대결을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며 전쟁은 패러다임 간 대결의 극단적인 형태이므로 전쟁의 역사는 곧 패러다임의 역사가 된다. 이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보자. 매우 가혹한 역사적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변화가 빨랐고 변화의 폭이 컸고, 그에 따른 패러다임의 교체가 매우 극심했다. 무엇보다도 외압이 강하게 작용했으므로 한순간도 편안한 날이 없었다. 조선 후기의 거듭된 당쟁과 대규모 농민봉기, 외세의 침탈과 국권 상실, 식민지 억압과 독립운동, 해방에 이은 분단과 한국전쟁, 정부 수립과 독재와 민주화 등 급격한 전환기가 연이었다. 이렇게 가혹한 운명을 타고난 이유를 탐구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만 여기서는 패러다임의 관점에서 지금 우리가 직면한 또 다른 전환의 문제에 집중하자.우리 현대사는 한마디로 청산되지 못한 역사다. 조선 후기의 봉건적 유제가 청산되지 못한 채 망국의 길을 걸었고 식민지 지배의 유제가 청산되지 못한 채 해방을 맞았다. 더구나 해방은 청산되지 못한 반제 반봉건의 과제 위에 분단 극복과 반독재의 과제까지 떠안았다. 막중한 4대 과제를 짊어졌으니 등이 휘어질 지경이었고, 사정이 이러하니 정의와 도덕보다는 불법과 반칙이 난무했으며 정상적인 사람들은 좌절했다. 75년 전 우리는 이런 악조건에서 출발했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그래서 행복한가 그러나 전화위복이랄까 새옹지마랄까. 우리는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달성했고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 쿠데타와 독재로 점철됐던 정치가 점차 민주화됐다. 그 결과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매우 드문 나라가 됐다. 자동차, 철강, 조선, 반도체, 인터넷, 스마트폰 등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랐고 케이팝과 한류로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단한 일이고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상전벽해의 반전을 실현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편안하고 안락하고 행복한가. 그렇지만 이 질문에 선뜻 긍정적으로 답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해방 시점에서 짊어진 4대 과제 중에서 민주화를 제외한 나머지 세 과제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인 데다 그 그늘 또한 매우 짙다. 한반도 분단체제는 아직도 끝이 보이질 않고 반제 반봉건의 과제는 시효소멸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깊이 내장됐다. 그것이 최근의 양극화, 지역 불균형과 지역소멸, 자살률, 정치사회적 갈등과 같은 극단적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은 미어터지는데 지역과 시골은 사람의 흔적조차 사라지고 젊은이들은 아예 아이를 낳지 않는 기형적인 나라가 돼 버렸다. 이 모든 현상을 한반도 분단체제의 유산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분단 만능주의라거나 분단 환원론이라고 매도하지 말자. ●분단체제·반제국·반봉건 과제 해결해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선거로 가능할지 의문이다. 통상의 선거라는 것이 양극단을 배제하고 중간으로 수렴되는 경향성을 갖는 법인데 분단체제의 모순구조는 중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군사독재의 철옹성을 민주화의 염원으로 넘어선 것처럼 패러다임의 혁명적 교체가 불가피하게 됐다. 1945년에 해방과 동시에 분단됐으니 2045년이면 해방 100년이자 분단 100년이 된다. 오스트리아, 베트남, 독일의 경우를 생각할 때 우리가 해방 100년이 되는 2045년을 분단 상태로 맞이해서는 안 되겠다는 국민적 각오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여기서 연방제 패러다임이 제기된다. 연방제는 한반도 분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남북한의 체제가 이질화되고 격차가 큰 상황에서는 남북한이 만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 남북한이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남한을 강력한 자치권을 갖는 남한연방으로 전환하고 그 후 남북협상이 진전되는 과정에서 북한연방을 권고한 후 남한과 북한의 연방이 하나의 통일연방으로 결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이때 적용되는 연방의 강도는 유연하고 탄력적이어야 한다. 남한연방이나 북한연방은 결합의 강도가 높아도 무방하지만 남북한이 만나는 마지막 통일연방은 연합 수준으로 충분히 강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연방제가 한반도 통일에만 유용한 것은 아니다. 국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방자치 30년 동안 많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지방자치로는 망국적인 수도권 집중과 참혹한 지역소멸을 막을 수 없다. 오랜 세월 정부와 정치권과 학계와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로 지역분권을 주장했지만 지역 불균형은 더욱 심화됐다. 중앙과 지방의 불균형이 엄존하고 지방이 중앙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에서 시혜적 지역분권론으로는 균형발전이 불가능하므로 현행 지방자치제 아래서는 지역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 그저 꿈일 수밖에 없다. 결국 지역이 권한과 재정을 갖는 자립적 지역분권이어야 하는데, 연방제만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차제에 대통령제와 내각제에 대한 오래된 고정관념도 재검토할 때가 됐다. 대통령제와 내각제는 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어떤 제도가 더 좋다고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우리는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서 대통령제를 선택해서 70년 이상 사용해 왔기 때문에 이 제도에 매우 익숙하다. 그러나 경제발전과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정치사회적 갈등이 오히려 증폭되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달리 사회적 요구가 매우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제가 그 다양성을 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할 때가 됐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대신 사회적 다양성을 보장하면서 합의를 촉진하는 내각제로 타협적 리더십을 구축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 더욱이 내각제 방식은 대통령제보다 남북한 통일에 더욱 유리하다. ●만고불변의 제도 없어… 새로운 상황 시작돼 제도는 역사적 산물이므로 시대와 상황을 초월하는 만고불변의 제도는 없다. 상황이 바뀌면 제도가 바뀌고 해결책도 달라진다. 경제가 성장하면 배분의 문제가 발생하고, 정치적 민주화가 이루어지면 억눌렸던 요구가 분출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제약 없이 표출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므로 경제발전과 민주화가 이루어졌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적 민주화가 됐는데도 사회갈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경제가 발전했는데도 양극화가 외려 심화되고, 도시의 발전이 지역의 소멸을 재촉하고,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는 상황이라면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발전주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소통하고 협의하고 상생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 딱 적기다. 상지대 교수
  • 경기도의회 장현국 의장 요소수 긴급 상황점검회의 개최

    경기도의회 장현국 의장 요소수 긴급 상황점검회의 개최

    경기도의회 장현국 의장(더민주·수원7)은 12일 경기지역 요소수 품귀사태 현황을 살펴보고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한 ‘요소수 관련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주재했다. 장현국 의장은 행정사무감사 기간(11월5일~18일) 중 이례적으로 회의를 개최한 데 대해 “요소수 품귀 사태로 경기도 교통과 물류·운송·건설·농업,·소방 등 전 분야에 걸친 타격이 우려되는 등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행감 시작 전인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의회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회의에는 진용복(더민주·용인3)·문경희(더민주·남양주2) 부의장, 정승현 의회운영위원장(더민주·안산4)을 비롯한 상임위원회 위원장단, 경기도청 환경국·농정해양국·건설국·철도항만물류국 국장과 버스정책과·회계장비담당관 과장 등 관계부서 공무원이 참석했다. 먼저, 문경희 부의장은 요소수에 대한 전략물자 지정·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문 부의장은 “요소수를 전략물자로 지정할 필요가 있는지 파악하고, 필요시 정부에 제안하는 등의 근원적 문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창순 여성가족위원장(더민주·성남2)은 요소수 허위판매와 고가거래 단속강화를 요구하며 “시·군별 유관단체를 중심으로 매점매석 행위와 불법 중고거래에 대해 단속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축산퇴비를 비료화해 봄농사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인영 노정해양위원장(더민주·이천2)은 “국내 수입 요소수의 55.5%를 농업용으로 활용하고 있어 농촌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요소 부족으로 비료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대체비료 확보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심규순 기획재정위원장(더민주·안양4)은 “도가 분야별 대응 태세를 철저히 갖추고 있는 만큼, 홍보에도 각별하게 신경 써 ‘요소수 가짜뉴스’로 불안해하는 도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현국 의장은 “경기도 각 실·국에 분야별로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며 지금처럼 잘 대응해달라”면서 “경기도의회와 집행부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소방, 의료 등 안정적 공공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없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경기도 환경국은 수도권 요소수 제조업체 20개소 등 경기도는 정부의 매점매석 집중 단속에 도 인력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요소수 부족에 따른 대기오염 농도 증가에 대비해 대기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국은 도내 건설기계 11만대 중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은 총 2만4천대(23%)라고 설명한 뒤, 이달 중 공사 지연이 예상되는 건설현장에 제공할 요소수 공급대책을 건설본부·경기주택도시공사 등과 협력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이어 교통국은 현재 정부에서 도내 마을버스를 2주간 운행 가능한 요소수 75t을 긴급 지원받아 이날 오후 소규모 버스업체 위주로 우선 공급할 예정이라고 구체적 계획을 밝혔다.
  • [아하! 우주] 몇십억 년 저편에서 날아온 ‘중력파 쓰나미’…역대 최다 검출

    [아하! 우주] 몇십억 년 저편에서 날아온 ‘중력파 쓰나미’…역대 최다 검출

    우주 저편에서 두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과 중성자별의 충돌로 발생하는 중력파는 몇십억 년의 여정을 거쳐 지구에 도달한다. 미국의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라이고) 연구단과 유럽의 비르고(Virgo) 연구단은 지난 2019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4개월간 이런 중력파를 무려 35개나 새로 검출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2015년 9월 중력파가 사상 처음 검출된 이후로 2016년 1월까지 단 3개의 중력파가 검출됐던 것보다 10배 더 많아진 것이다. 이로써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검출한 중력파의 수는 90개로 늘었다.중력파 검출은 별의 생애 주기나 죽은 별이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되는 구조를 밝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주 공간에 생기는 이런 시공간의 파장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16년 일반 상대성이론 속에서 예측한 것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인 수전 스콧 호주국립대 교수는 이번 성과를 “중력파의 쓰나미(해일)”라고 표현하면서도 “우주 진화의 비밀을 풀기 위한 우리의 연구에 있어 큰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스콧 교수는 또 “중력파 검출이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 검출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우주 전체에 걸쳐 별의 삶과 죽음에 관한 많은 정보가 밝혀지고 있다”면서 “이런 쌍성계에서 블랙홀의 질량이나 회전을 살피면 이런 시스템이 어떻게 병합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력파 검출기의 감도를 지속해서 개선해온 것이 검출 횟수 증가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미국 코넬대에서 운영하는 출판 전 논문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org) 제출돼 5일자로 공개됐다.
  • 대중음악 조선왕조실록 만드는 그녀

    대중음악 조선왕조실록 만드는 그녀

    “신중현 선생님이 좀 편찮으시대.” 작곡가 윤일상과 나눈 짧은 대화가 시작이었다. 전설들이 떠나면 대중음악의 역사와 의미마저 잊혀질 수 있다는 위기감. 32년간 방송 음악감독으로 일해 온 최정윤(54) 일일공일팔 대표는 “대중음악 기록을 제대로 해 보자”는 마음으로 아카이빙을 위한 전문 제작사를 차렸다. 그리고 1년 6개월이 흐른 지난 1월 SBS 다큐 음악쇼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를 통해 10회에 걸쳐 한국 대중음악의 중요한 순간을 짚어 냈다. 화제의 프로그램은 끝났지만 아카이빙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일일공일팔 사무실에서 만난 최 대표는 “현재 한국 대중음악의 뿌리를 기록하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했다. ●준비만 2년… 가요 역사 짚은 ‘아카이브K’ ‘아카이브K’는 TV에서 만나기 어려운 1980년대 대중음악부터 최근 케이팝의 성취까지 한국 대중가요를 만들어 온 사건과 주역을 하나씩 조명해 냈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케이팝 대표 주자는 물론 김민기 대표가 이끄는 학전과 조동진, 들국화, 김현식, 시인과 촌장, 신촌블루스 등이 속했던 동아기획 사단까지 총출동해 음악계는 물론 대중에게도 큰 관심을 얻었다. 생생한 증언과 고품격 공연도 호평을 이끌어 냈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최 대표는 “욕심껏 하자면 내용도 이야기도 채울 게 훨씬 더 많았다”고 돌이켰다. 특정 시청층을 노리기보다 꼭 다뤄야 할 내용을 정하는 데 더 신경썼다는 그는 “시청자들이 몰랐던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했다. 방송 준비 기간 약 2년, 인터뷰 분량만 1만 5012분에 달하니 못다 한 이야기가 더 많다. 방송에 대해 의외의 호응을 보인 건 10~20대였다. BTS나 블랙핑크에만 열광할 것 같았던 이들이 김민기, 조동진의 곡에 귀를 열었다. “젊은층이 이 음악들을 몰라 못 들었던 것일 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으니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아카이브K’의 성공에 힘입어 유튜브 채널 ‘우리 가요’를 열어 콘텐츠도 꾸준히 만들고 있다. 그룹 레드벨벳의 슬기와 음악평론가 김작가가 진행하는 ‘슬기로운 음악대백과’는 대중음악사에 기여한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생생한 경험과 음악 인생을 풀어놓는다. 이런 작업들이 기반이 돼 지난달에는 ‘아카이브K 콘서트’를 열어 학전과 동아기획 출신들을 한 무대에 모았다. ●살던 집도 동아기획과의 인연 최 대표는 어쩌다 아카이브에 ‘진심’이 됐을까. 예술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서도 클래식 작곡을 전공한 그는 대중음악과는 거리가 멀었다. “중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저희 집에 오셔서 모든 라디오에 테이프를 붙여 고정을 하셨어요. 주파수 93.1, KBS 클래식 FM 말고는 듣지 말라고요. 그런데 우연히 오빠가 녹음해 놓은 테이프를 몰래 눌러 보고 ‘이런 노래도 있구나’ 하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가 떨리는 가슴으로 재생한 테이프에는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 잔’ 같은 대중가요와 산울림의 곡들이 담겨 있었다. 큰일이 나는 줄 알고 얼른 테이프를 껐지만, 차차 새롭고 아름다운 대중음악이 귀를 사로잡았다. 대학 4학년 시절 우연히 시작한 방송국 아르바이트는 삶을 바꿔 놓았다. 방송에 적절한 음악을 찾아 넣거나 작곡하는 일이었다. 이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32년간 음악감독으로 방송국 밥을 먹게 됐다. 일이 너무 재밌어 쉼없이 달리다 보니 그동안 맡은 프로그램만 900개쯤 된다. EBS ‘딩동댕 유치원’, ‘꼬마 요리사’, ‘만들어 볼까요’ 등 히트 어린이 프로그램의 음악을 만들었고, SBS ‘야심만만’, ‘힐링캠프’, ‘K팝 스타’, ‘더 팬’, 최근 종영한 ‘라우드’까지 예능과 오디션 역사를 함께했다. 온갖 음악을 머릿속 데이터베이스에 넣고 프로그램에 맞게 활용해 온 그는 “작곡과가 아닌 ‘잡곡과’를 나왔다”며 농담을 보탰다. 아카이빙은 그동안 음악에 진 빚을 갚는 작업이기도 하다. “저는 대중음악계가 창작한 좋은 음악들을 활용해 방송을 만들어 왔잖아요. 그래서 마음에 빚이 늘 있었어요. 영화 등 다른 예술에 비해 대중음악 자료는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워 아쉬웠고, 기록을 제대로 모으자는 겁 없는 계획을 세웠죠.” 회사명은 거장들의 앨범을 쏟아낸 동아기획 설립 당시 사무실 주소인 서울 종로구 내수동 110-18번지에서 따왔다. 이 주소에도 운명 같은 우연이 있었다. 동아기획 옛 자리에 주택이 들어섰는데, 최 대표가 그곳에 거주했던 것이다. “그 자리인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동아기획 막내 김현철이 저희 집에 놀라오더니 ‘여기 동아기획이었잖아’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최 대표의 집은 성지순례하듯 뮤지션들이 놀러 오곤 했다.●“김민기는 작업실, 김현철은 지원군 자처” 평론가 김작가는 “대중음악 조선왕조실록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케이팝이 세계의 주목을 받는 요즘 서태지도 BTS도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은 아니기에 이전 자료들을 집대성하는 건 대중음악사의 구멍을 채우고 문화를 기록하는 일이다. 최 대표는 “그동안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나름대로 아카이빙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강조한다. 예전에는 소속사가 바뀌면서 음반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도 있고 하루하루 공연이 바빠 기록의 중요성을 놓쳤지만, 개인적으로 자료를 모은 이들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일공일팔의 작업은 “여기 오면 우리 가요와 관련된 게 다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집을 짓는 것이다. “기존에 하고 계신 분들과도 활발한 협업이 됐으면 한다”는 최 대표는 “최대한 많은 분들이 와서 씨를 뿌리도록 흙을 다지는 과정까지 했다”고 비유했다. 특히 그는 무대에서 조명받는 가수들뿐 아니라 음악과 관련된 수많은 스태프의 역사도 다루려 한다. 작곡, 작사, 세션, 소리를 만지는 역할 등 모두 음악을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한 주체들이기 때문이다. 대중음악에 대한 관심이 시대적으로는 2000년대 이후, 직업적으로는 가수에 쏠려 있다고 진단한 최 대표는 “조명받지 못한 부분을 조명해 기울어진 균형을 잡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음악계 동료와 선후배들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지인을 연결해 주고, 오래된 희귀 자료를 보여 주기도 한다. 김민기 대표는 대학로 학전 4층에 위치한 자신의 작업실을 열어 주고 “필요한 것들은 다 가져가라”며 힘을 보탰다. 가수 김현철은 “누나 회사에서 하는 일이라면 다 돕겠다”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정상급 세션들은 가장 먼저 스케줄을 내 공연을 꾸몄다. ●‘아카이브K’2도 구상… 조용필 꼭 나왔으면 방송으로 필요성을 알린 만큼 앞으로는 쉽고 다양한 방식으로 아카이브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2000년대 이전 대중음악 자료를 한데 모은 온라인 플랫폼 ‘아카이브K’를 준비 중이다. 평론가 30명이 선정위원 및 집필진으로 참여해 의미 있는 사건과 내용을 정리한다. 음반 관련 자료와 영상들도 모은다. 여기에는 팬들이 갖고 있는 자료와 추억, 감정을 공유하는 ‘팬카이브’ 페이지도 열린다. 오는 12월에는 1980~90년대 음악 팬과 아티스트를 연결하는 커뮤니티 ‘스테이션’도 론칭한다. BTS로 치면 ‘위버스’ 같은 플랫폼이다. 콘텐츠로는 ‘이태원 프로젝트’가 야심작이다. 1950년대 온갖 문화의 근원지였던 이태원을 집중적으로 다루려 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겨냥해 제작 중이다. ‘아카이브K’ 시즌2도 구상하고 있다. “가요제 이야기를 꼭 넣고 싶고, 하드록부터 록발라드까지 록에 대해서도 쭉 다룰 생각이에요. 그리고 조용필 선생님 꼭 모시고 싶고요. 하고 싶은 게 너무너무 많아요.”
  • [기고] 한류의 미래, 문화·인간적 가치 구현에 달렸다/전찬일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장·영화비평가

    [기고] 한류의 미래, 문화·인간적 가치 구현에 달렸다/전찬일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장·영화비평가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BTS에서 오징어 게임까지: 한국은 어떻게 문화 거물이 됐나’(From BTS to ‘Squid Game’: How South Korea Became a Cultural Juggernaut)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문화콘텐츠산업의 발전 배경을 분석했다. 그 구체적 동인들보다 필자가 더욱 주목한 것은 뉴욕타임스라는 그 잘난(?) 세계적 유력지가 ‘Cultural Juggernaut’ 같은 용어까지 동원해 가며 한류(Hallyu/Korean Wave) 현상을 짚었다는 사실이었다. 한류를 과연 일시적 유행이나 흐름 정도로 치부해도 괜찮은 걸까? 필자도 빈익빈부익부로 인한 양극화 등 한류의 그늘쯤은 의식하고 있다.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크고 작은 비참함을 향한 성찰 없이 한류의 역사적 성공에 지나치게 후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아닐지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필자가 지난 3일 오후 제3회 창원국제민주영화제(10월 30일∼11월 7일) 특강 주제로 ‘한류의 문명사적 의미: 오징어 게임, 기생충, BTS를 중심으로’를 내세웠던 것은 한류의 어떤 남다른 가능성 때문이다. ‘문명의 충돌’의 저자 새뮤얼 헌팅턴을 호출할 것도 없이 한국 문화는 으레 ‘중화’ 내지 ‘유교’ 문명이라는 자장 안에서 취급돼 왔는바 오늘날의 한류를 예의 낡은 문제 틀로 접근·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필자는 감히 역설한다. 대결·정복 등 서구의 이분법적 프레임을 넘어 자기존중·사랑·공생·상생 등 인류애적 메시지로 범세계적 공감대를 얻는 데 성공한 한류의 특별한 잠재력·생명력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가령 어느 게임 회사가 한 해에만 몇 조원을 벌어들인다는 현실에 희희낙락할 게 아니라 게임들이 띨 수 있을 문화적·교육적 가치를 파악·전파할 수 있는 정책적 방향 모색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이른바 융복합의 시대에 인류의 미래인 ‘개방 협력’에 부응하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우리 문화를 해외에 소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 두 기관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한국문학번역원만이 아니다. 올해 예산만도 5000억원에 근접했다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나 8조원이 넘는다고는 하나 전체 국가 예산 중에서는 1.5%도 채 안 되는, 그러나 갈수록 역할·기능의 중대성이 커져 가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도 마찬가지다. 공공 정책은 모름지기 돈벌이에 급급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그 못지않게 중요한 문화적·인간적 가치를 구현·실현하는 미래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 ‘보물’ 기준 60년 만에 바꾼다

    국가 유형문화재 ‘보물’의 지정 기준이 60년 만에 구체적으로 바뀐다. 기존에 포괄적으로 표현된 기준이 보다 상세해지고, 유형도 새롭게 분류된다. 문화재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19일부터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1962년 1월 제정된 현행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보물의 지정 조건은 대체로 ‘역사적·학술적·예술적·기술적 가치가 큰 것’이다. 이는 체계적이지 않아 국민이 모호하게 인식할 우려가 있고 세부 기준 10개를 운영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 국제 추세와 보조를 맞추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역사적 가치와 관련해 시대성,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과의 관련성, 문화사적 기여도를 세부 기준으로 평가한다. 예술적 가치로는 인류 보편적 가치나 제작자의 개성이 뚜렷하고 작품성 있는 것, 구조와 형태가 조형적으로 우수한 것 등이 기준이 된다. 보물 유형은 기존 6종류에서 4종류로 간소화된다. 건축 문화재, 전적(典籍·글과 그림을 묶은 책)과 문서를 아우르는 기록 문화재, 회화·서예·조각·공예 활동 등의 미술 문화재, 무구(武具)와 과학기기를 지칭하는 과학 문화재다.
  • 민경선 경기도의원 “학교급식 농산물 관외 의존도 31%에 불과”

    민경선 경기도의원 “학교급식 농산물 관외 의존도 31%에 불과”

    경기도의회 민경선 의원(더민주·고양4)은 8일 경기도 농수산진흥원 행정감사에서 올해 관내 농산물의 비율이 유독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질의하며 관내 조달 비율이 69%에 불과한 이유를 캐물었다. 민 도의원은 “특히 관외 농산물 중 친환경 농산물의 비율은 18%에 불과하고 일반 농산물이 13%에 달한다”며 “친환경급식은 도비와 시군비 5:5로 이루어지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이 사업이 지속되면 신선한 농산물을 빠르게 학생들에게 보급하지 못하는 문제와 함께 도비 유출 문제, 도내 농민의 소득 증대와 판로 확보라는 사업의 목적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대성 경기도농수산진흥원 원장은 “친환경 농가 추가 선정을 통해 도내 친환경 농산물 비율을 높이고 우리 아이들이 더 신선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 오늘부터 ‘방역패스’ 과태료 낸다… 유흥시설·노래방 등 해당

    오늘부터 ‘방역패스’ 과태료 낸다… 유흥시설·노래방 등 해당

    운영중단 등 행정처분 가능…최대 ‘시설폐쇄 명령’까지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만 계도기간 15일부터 적용유흥시설,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등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적용되는 시설에 대한 계도기간이 8일 0시를 기준으로 종료돼 방역 정책 위반시 과태료 부과 등의 대상이 된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0시부터 방역패스 적용 계도기간이 종료돼 위반 시 과태료 또는 행정처분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앞으로 방역패스 적용 시설에 출입하기 전에는 접종완료 증명서나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정부는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과 함꼐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경마·경륜·카지노 등 13만개 다중이용시설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면서 안정적인 제도 안착을 위해 7일까지 1주간의 계도기간을 뒀다. 이에 따라 계도기간의 마지막 날인 전날까지는 방역패스 위반 사실이 적발돼도 별도의 처벌이 없었지만, 이날부터는 적발 시 시설 이용자와 관리·운영자 모두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위반한 시설 이용자는 위반 차수별로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관리자 또는 운영자에게는 1차 위반 시에는 150만원, 2차 위반 시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와 별개로 적발된 시설 관리·운영자에게는 위반행위의 고의성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운영중단 행정처분을 동시에 내릴 수 있다. 다만, 헬스장, 탁구장과 같은 실내체육시설은 이용권 환불·연장 등을 감안해 오는 14일까지 벌칙 없이 영업할 수 있다. 1차 위반 시에는 10일간 시설 운영이 중단될 수 있으며, 2차에는 20일, 3차에는 3개월로 운영중단 기간이 늘어난다. 4차 위반 시에는 시설 폐쇄명령도 가능하다.
  • 로마서 조선대목구 설정 190주년 기념 미사

    로마서 조선대목구 설정 190주년 기념 미사

    이탈리아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5일(현지시간) 조선대목구 설정 190주년 기념 미사가 거행되고 있다. 이 성당은 1831년 9월 9일 교황 그레고리오 16세(1765∼1846)가 조선을 대목구로 설정하는 칙서를 반포한 곳으로, 한국 천주교 교계제도의 역사가 시작됐다는 의미가 있다. 대목구는 정식 교계제도가 설정되기 전 단계의 교황청 직할 지역으로 17세기 새 포교지인 아시아 등에 주로 적용했다. 조선대목구는 1911년 대구대목구 출범과 함께 서울대목구로 명칭이 변경됐고 1962년 한국 천주교에 정식 교계제도가 설정되면서 서울대교구로 승격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로마 연합뉴스
  • 촛불이 쏘아올린 ‘직장 내 민주주의’… 10만의 외침을 듣다

    촛불이 쏘아올린 ‘직장 내 민주주의’… 10만의 외침을 듣다

    한국 사회에 처음으로 ‘직장 내 민주주의’라는 화두를 던진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119가 출범 4주년을 맞았다. 지난 4년간 단체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8만건, 이메일 1만 5947건, 네이버 밴드 5000건 등 직장갑질 피해 사례 10만건 이상을 상담했다. 노동전문가, 변호사, 노무사들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시간을 정해 상담을 하지만 단체의 카톡방은 피해자들의 상담 문의로 24시간 쉴 새 없이 울린다.직장갑질119의 활동은 촛불항쟁을 계기로 시작됐다. 2016년 겨울부터 2017년 봄까지 국민들이 매주 광화문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던 그때다. 촛불의 힘으로 현직 대통령을 헌정 사상 처음으로 끌어내리면서 한국 사회의 광장 민주주의는 한 단계 성숙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상의 민주주의는 직장의 문턱 앞에서 멈췄다. 정현철 직장갑질119 사무국장은 “촛불 항쟁 이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지만 대다수 직장인들의 삶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상명하복에 집단주의 문화가 팽배한 직장 문화를 뒤집고 직장 민주주의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고민 속에서 활동가들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단체 출범 하루 만에 한림대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제보가 빗발쳤다. 재단 체육대회에서 간호사들에게 짧은 바지나 배꼽이 훤히 노출되는 옷 등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했다. 간호사들은 장기자랑 준비를 위해 휴일까지 반납해야 했다. 임신한 간호사에게 야간 근무를 강요했고, 초과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단체는 6일간 빗발친 제보 내용을 정리해 56쪽 분량의 ‘한림성심병원 보고서’를 만들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에게 전달했다. 단체의 활동은 직장내괴롭힘금지법 제·개정의 도화선이 됐다. 정 국장은 “비민주적 직장문화가 만들어 낸 괴물 같은 형태였다”면서 “한림대성심병원뿐만 아니라 직장 민주주의가 자리잡지 않은 일터에서는 아직도 이 같은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고 했다. 이 사건 공론화 이후에도 직장갑질119는 지상파 방송사가 방송작가의 수당을 상품권으로 지급한 일, 폐쇄회로(CC)TV를 통해 노동자들을 감시한 일, 대학원생들이 교수들에게 당하는 갑질 등을 폭로했다.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만 210건, 연구보고서 51건, 설문조사 25건 등의 실적을 냈다. 직장갑질119의 자료에 대해 정부가 낸 해명 자료가 20건이었다. 이 모두가 상근직원 4명에 불과한 작은 조직이 이뤄 낸 결과다.직장갑질119는 기업과 정부의 후원을 받지 않는다. 매달 1만~2만원씩을 보태는 470여명의 후원금 7000여만원과 공공상생연대기금, 아름다운재단, 사무금융 우분투 재단이 지원하는 1억여원의 공익기금으로 1년 예산을 꾸린다. 공익기금을 사업 진행비로 쓰고 나면 자체 예산인 7000만원으로 4명의 인건비 8000만원을 충당해야 한다. 매년 1000만원 정도 적자가 나는 빠듯한 살림이다. 정 사무국장은 “단체 출범할 때 쌓아둔 종잣돈을 조금씩 까먹고 있지만 애초에 단체 설립 목표가 직장갑질 근절이었다”면서 “한국 사회 직장갑질이 사라지면 직장갑질119도 발전적 해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가 지속 가능했던 건 노동전문가, 노무사, 변호사 등 스태프 140명의 희생이 있어서다. 심준형 노무사는 지난 4년간 아팠을 때 한 번을 빼면 매주 토요일 오전 상담을 도맡아 왔다. 합류 초기 충남에 직장이 있던 그가 토요일 오전 서울집으로 향할 때는 주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차를 세워 두고 상담을 이어 가기도 했다. 심 노무사는 노무사 업계 수익 95% 이상을 차지하는 사용자 사건을 수임하지 않는다. 그는 “사용자 사건을 하는 건 노동자를 위해 만들어진 법을 사용자를 위해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이라면서 “법 기술자가 아니라 노동법 전문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어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좋게 바뀔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직장갑질 피해자를 상담해 주는 일을 해 온 그는 지난 5월 직장 갑질 피해자가 되기도 했다. 그가 일하던 곳은 경기 고양시에서 세금을 받아 운영되는 5인 미만 사업장이었는데 센터장의 공금 횡령 문제가 심각했다. 회계 담당 여직원이 이를 문제 삼자 그 직원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주지 않으면서 괴롭히기 시작했다. 심 노무사가 함께 목소리를 내자 그도 괴롭힘의 대상이 됐다. 센터장은 심 노무사 몰래 출입문과 공용이메일 비밀번호를 바꾼 뒤 알려 주지 않았다. 참다못한 심 노무사가 언론에 제보했고, 결국 고양시는 이 기관과 수탁 계약을 해지했다. 심 노무사는 “이 사건을 겪으며 피해자의 입장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파주 골프장 캐디 사건을 꼽았다. 지난해 9월 파주의 한 대학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던 스물일곱 살 배모씨가 1년 넘게 이어진 직장 상사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 2월 특수고용노동자 최초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았지만 고용노동부는 배씨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아 직장내괴롭힘금지법을 적용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고인은 죽기 한 달 전 회사의 강요로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해 산재 보험도 적용받을 수 없었다. 심 노무사는 “괴롭힘은 맞지만 법은 적용할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심 노무사는 유족을 대리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로 인한 유족급여를 신청해 둔 상태다. 그는 “근로복지공단에서 고인의 죽음을 업무 관련성이 있는 자살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라며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분이 법의 구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지난 10월 14일 직장내괴롭힘금지법이 개정되면서 처벌조항이 신설됐다. 개정된 법은 객관적 조사 의무, 피해자 보호, 가해자 조치, 비밀누설 금지 등 조치의무를 만들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또 사용자나 사용자 친인척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가해자일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배씨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나 프리랜서,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노동법 바깥에 있는 노동자의 숫자는 국가기관의 통계를 합치면 1000만명에 이른다. 통계청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378만명,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간접고용 노동자는 347만명, 특수고용노동자는 229만명,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플랫폼노동자는 53만명에 달한다. 직장갑질119 활동가들은 불안정 노동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을 직장갑질119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출범 초기부터 지금까지 직장갑질119에서 활동해 온 최석군 변호사는 매주 직장 갑질 피해자들과 이메일과 전화 상담을 한다. 민변 노동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상담위원 활동도 병행한다. 최 변호사는 “직장갑질119가 사람들에게 직장갑질이 잘못된 일이라는 걸 인식시키고 공론화한 건 대단한 일”이라면서도 “아직도 작은 회사에서는 비인권적 일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직장갑질금지법이 시행된 게 2년 전인데 아직도 근로기준법 위반 가지고 여쭤 보는 분들이 많다”면서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교육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 변호사의 이 같은 고민은 온라인 노동조합에 대한 기획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은 10%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대기업 정규직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노조 밖 노동자들은 직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가 없는 셈이다. 온라인노조는 도움이 필요한 노조 밖 노동자들 중에서 같은 직군, 같은 지역 노동자들끼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여 서로 고민을 나눌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온라인노조는 전통적인 형태의 노조 가입에 거부감을 가지는 MZ세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 국장은 “민주노총과 같은 조직은 노조 밖에 있는 MZ세대 노동자들에게 성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면서 “노조 밖 노동자들, 특히 젊은 세대들이 동네 선술집처럼 편하게 드나들면서 직장에서 겪는 불합리한 걸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 검찰은 또 “사형”…정인이 양모 “내가 한 짓 역겹고 엽기적”(종합)

    검찰은 또 “사형”…정인이 양모 “내가 한 짓 역겹고 엽기적”(종합)

    검찰 “진지한 참회 없다” 사형 구형양모 “모든 잘못 인정하며 깊이 반성”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모 장모씨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또 사형을 구형했다. 앞서 1심에서도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고, 당시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5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성수제 강경표 배정현) 심리로 열린 장씨의 살인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장씨는 지난해 6~10월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해 장기를 파열시키고, 같은해 10월 13일 발로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장씨에 대해 “이 사건은 스스로 방어하기 어려운 16개월 아이를 상대로 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죄질이 크고 반사회적”이라며 “범행의 횟수·결과·중대성에 비춰봤을 때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고, 원심의 양형은 가볍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에게는 영원히 사회와 격리되는 극형이 선고돼야 한다. 무기징역형은 이를 온전히 대체할 수 없고, 참혹한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피고인이 진지한 참회를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씨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한 짓은 입에 담기에도 역겹고 엽기적이었다”며 “모든 잘못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최악의 엄마를 만나 최악의 방법으로 생명을 잃은 둘째에게 무릎 꿇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장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남편 안모씨에게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7년 6개월과 취업제한 등을 구형했다. 안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이날 안씨는 “되돌릴 수 없고 용서받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알지만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장씨는 1·2심에서 정인양을 학대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해의 고의는 없었다는 입장을 폈다. 장씨 부부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오는 26일 열린다.
  • “골라봐” 미혼 女공무원 리스트 만든 성남시 공무원 2명 檢 송치

    “골라봐” 미혼 女공무원 리스트 만든 성남시 공무원 2명 檢 송치

    인사팀 근무 중 30대 미혼 女공무원 150명사진·나이·소속·직급 담긴 문건 만들어 전달문건 받은 시장 비서관, 권익위에 공익 신고“비서관이 총각이라 선의로 만들었다”미혼의 동료 여성 공무원 150여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건을 사적 용도로 만들어 경기도 성남시장 비서관에게 건넨 성남시 소속 공무원 2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4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성남시청 공무원 A씨(6급)와 B씨(5급) 등 2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시 인사팀에 근무하면서 30대 미혼 여성공무원 150여명의 사진과 나이, 소속, 직급 등 정보가 담긴 문건을 만들어 다른부서 상급자 B씨를 통해 당시 시장 비서관이던 C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문서는 A4용지 12장 분량으로, 문건 작성은 B씨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문건에는 성남시 소속 30대 여성공무원 150여명의 사진과 나이, 소속, 직급 등 정보가 담겼다. 당시 문건을 받은 C씨는 지난 8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공익 신고했다. C씨는 앞서 지난해 11월 권익위에 성남시의 채용비리 의혹을 공익신고한 인물이다.그는 신고서에서 “비서관으로 근무하던 2019년 중순쯤 A씨가 한 달간 인사시스템을 보고 작성한 성남시청 미혼 여직원의 신상 문서를 전달받았다”면서 “시 권력의 핵심 부서인 시장 비서실 비서관으로 재직하는 미혼의 본인에 대한 접대성 아부 문서였다”고 주장했다. 미혼인 C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B씨가 당시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C씨의 공익신고 내용 대부분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A씨 등은 경찰에서 “비서관이 총각이고 해서 선의로 만들었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 檢, 유동규 ‘배임’ 기소로 이재명 겨누나… 고의성 입증 관건

    檢, 유동규 ‘배임’ 기소로 이재명 겨누나… 고의성 입증 관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1일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배임 혐의도 추가로 적용해 기소하면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유 전 본부장을 배임과 뇌물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그의 2차 공소장에 “각종 특혜를 주는 방법으로 최소 651억원의 택지개발 배당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을 특정 민간업체가 취득하게 하며 공사에 손해를 가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추가 기소 과정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48) 변호사, 전 공사 전략사업팀장인 정민용(47) 변호사를 모두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3일 열리는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의 최측근으로 공사 전략사업실장 시절 화천대유 측에 개발 이익을 몰아주도록 설정된 사업 공모 지침서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에게 직접 보고한 인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자신이 직접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일각에서는 검찰이 배임의 피해자를 성남도시개발공사로 제한했다는 점에서 이 후보를 수사 선상에서 제외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수사팀은 “일부 언론이 마치 수사팀이 이 후보자에 대해 배임 혐의를 피해 간다거나 적용하지 않을 것처럼 보도했다”면서 “수사팀은 현재까지 어떤 결론을 내린 바 없음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 기소가 공사 측 감독 기관인 성남시로 수사를 확대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이 성남시의 관리·감독을 받는 유 전 본부장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는 것은 어떤 형식으로든 당시 시장으로 사업 최종 결정권자였던 이 후보에 대한 수사도 이어 가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직무대리라고는 하지만 공사 사장에게 배임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상급 기관장의 관여 여부 확인은 배임 수사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김씨 등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이 후보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수통’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후보 스스로 대장동 사업을 자신의 치적으로 여러 차례 자랑해 왔고 자신의 승인을 통해 진행된 사업에서 출자기관장(유동규)의 배임 혐의가 일부 확인된 점, 또 이 후보가 시장 당시 직접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진술 등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 후보 직접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배임은 고의성 입증 자체가 매우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대선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서면조사가 아니라 소환조사를 통해 진실 규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 유서깊은 성당 앞서 엉덩이 훤히 드러낸 러 여성 모델 체포

    유서깊은 성당 앞서 엉덩이 훤히 드러낸 러 여성 모델 체포

    성당 앞에서 엉덩이를 훤히 드러내고 동영상을 촬영, 온라인에 유포한 러시아 여성이 실형 위기에 처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성 이사크 대성당 앞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한 여성 모델에게 징역 1년이 선고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은 지난달 30일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 사무실에 자진 출두한 모델 겸 인플루언서 이리나 볼코바(31)를 구금했다. 볼코바는 지난해 여름 상트페테르부르크 성 이삭 대성당 앞에서 치마를 걷어 올리고 엉덩이 전체를 드러낸 채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 성 이삭 대성당은 1858년 완공 당시 러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지난달 초 100년 만에 러시아 황실 후손의 초호화 결혼식이 거행된 곳이기도 하다. 제정 러시아 로마노프 왕가의 후손 게오르기 미하일로비치(40)는 성 이삭 대성당에서 유럽 전역의 귀족 및 고위급 인사 15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탈리아인 로마노브나 베타리니(39)를 신부로 맞았다.이처럼 유서 깊은 성당 앞에서 볼코바의 적나라한 노출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팔로워를 중심으로 확산하던 동영상은 최근 수사당국 감시망에도 포착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자수를 해온 볼코바를 체포, 구금했으며 위법 행위를 확인한 검찰은 볼코바에게 ‘종교적 정서 모독’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31일 보석 심리에 출석한 볼코바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며 용서를 구했다. 판사 앞에 선 볼코바는 “생각없는 행동으로 종교적 신념을 가진 신도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인플루언서로서 도를 넘었다. 모든 사진을 삭제하고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볼코바가 어린 아들의 보호자임을 고려해 보석을 허가했지만, 현지언론은 그녀가 다가올 재판에서 실형을 피하지 못할 거라고 내다봤다. 이미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연인에게 실형이 선고된 판례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모스크바 법원은 붉은광장 성 바실리 대성당 앞에서 음란 사진을 촬영한 인플루언서 연인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타지키스탄 출신 루슬라니 무로존조다(23)와 여자친구 아나스타샤 키스토바(19)는 지난달 성 바실리 대성당 앞에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 당시 여자친구가 경찰복을 입고 있었던 터라 비난이 더 거셌다.모스크바 법원은 관련법에 따라 구속기소된 이들 연인에게 “사회 질서에 대한 명백한 무시를 표현했다”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러시아연방 형법 148조에 따르면 사회에 대한 명백히 무례한 표현이나 신자의 종교적 정서를 상하게 하는 공연음란죄는 최대 1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적 정서 모독을 이유로 실제 실형이 선고된 건 타지키스탄 연인 사례가 처음이었다. 이에 대해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진영의 최고 전략가로 불리는 레오니드 볼코프는 “그들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그냥 사진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러시아는 2012년 유명 여성 록밴드 ‘푸시 라이엇’이 크렘린궁 인근 정교회 사원 제단에 올라가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선 후보(현 대통령)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내용의 공연을 펼친 이후 비슷한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지난 4월에는 여성의 신체 일부를 그린 예술 작품을 온라인에 공유한 페미니스트 예술가 율리아 츠베트코바(27)에게 최고 6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평소 어린이들을 위한 극장을 운영하고, 페미니즘과 성소수자(LGBTQ) 권리를 옹호하는 한편 여성의 신체를 둘러싼 오명과 금기에 대항해 싸워온 츠베트코바에게 실형이 선고되자 국제인권단체들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현지 저명 인권단체 ‘메모리얼’도 츠베트코바를 정치범으로 규정했다. 당시 메모리얼 측은 그에 대한 박해가 “운동가이자 현대 예술가로서, 합법적 수단을 통해 견해를 드러낸 것이 권력 강화를 위해 크렘린궁이 내세우는 전통적 가치와 배치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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