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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前검찰총장 “바이든, 어떤 위법 행위도 없었다”

    CBS 탄핵 설문조사 ‘찬성 55%’ 과반 넘어 트럼프 “녹취록 공개 내부고발자 만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 검찰총장이 조 바이든 전 미 부통령 부자의 부패 연루 의혹을 거듭 일축했다. 그러나 그가 ‘우크라 스캔들’ 몸통으로 지목된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와 접촉한 사실을 시인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유리 루첸코 전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29일(현지시간) BBC 인터뷰에서 “나는 우크라 법에 근거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조사할 어떠한 이유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가 우크라 국내법상 어떠한 위법 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확인한 것이다. 그는 또 “줄리아니 변호사가 ‘우크라에서 바이든 부자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느냐’고 물어왔다”면서 “(이에 나는) ‘만약 당신(줄리아니)이 내게 요청한다면 모든 공식 정보를 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크라가 관할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는 줄리아니 변호사가 우크라 스캔들과 연관됐다는 의혹이 공식 확인된 것으로, 미 민주당 등의 탄핵 공세 강화에 기름을 부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의 2020년 대선 개입 의혹이 짙어지면서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CBS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함께 지난 26∼27일 성인 205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찬성’한다는 응답이 55%로 과반을 넘어섰다. CBS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녹취록 공개 이후 탄핵 찬성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공화당과 민주당 등 지지 정당에 따른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는 등 앞으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탄핵 폭풍을 몰고 온 내부고발자를 만나겠다며 사실상 색출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고발한 자, 특히 이른바 ‘내부고발자’가 외국 지도자와의 완벽한 대화를 완전히 부정확하고 사기성 가득한 방식으로 묘사했을 때 그를 만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내부고발자는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특파원 칼럼] 미국 탄핵 정국 최대 수혜자는 트럼프?/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국 탄핵 정국 최대 수혜자는 트럼프?/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미국 정가가 현직 대통령의 탄핵 추진으로 요동치고 있다. 미 백악관에 파견된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2020년 미 대선 개입을 요청했다’는 내부 고발로 시작된 탄핵 정국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사실 ‘탄핵 논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부추긴 측면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내년 대선의 최대 라이벌인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조사 압력을 가한 정황이 포함된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고,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내부 고발자를 ‘스파이’로 몰아붙이는 등 오히려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전략을 자신의 책 ‘거래의 기술’에서 자랑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언론은 항상 기삿거리에 굶주려 있고, 나는 소재가 자극적이면 대서특필한다는 속성을 경험했다. 논쟁이 빚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신문이 나를 주목하게 해 내 기사를 쓰지 못해 안달이 나게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논란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14개월 앞두고 민주당에 맞서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한다. 탄핵 정국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샤이 트럼프’를 더욱 결집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미 민주당의 탄핵 조사 개시 발표 이후 이틀 만인 26일 트럼프 재선 캠프 등에 1300만 달러(약 156억원)가 넘는 후원금이 모였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휘몰아치는 탄핵 광풍이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엘리 레이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정국을 좋아하는 이유’라는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자신에 대한 공세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스캔들을 부각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탄핵 절차가 진행될수록 트럼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논의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면서 “만약 민주당이 탄핵 조사에서 ‘스모킹건’을 찾지 못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도 탄핵 정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상원 통과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탄핵안 통과를 위해서는 상원(100석) 3분의2(67석)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편인 공화당(51석)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상원 통과는 불가능하고 이는 탄핵 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0’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또 민주당이 탄핵에 실패한다면 오히려 유권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잃게 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를 탄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 탄핵에 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 미국 내에서 탄핵 지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폴리티코는 민주당의 탄핵 조사 결정 직전인 지난 20~22일 조사에 비해 불과 나흘 뒤인 26일 탄핵 찬성이 36%에서 7% 포인트 늘었다고 밝혔다. 반대 여론은 49%에서 6% 포인트 줄었다. 또 민주당이 탄핵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위를 이용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등 국면을 뒤흔들 스모킹건을 찾아낸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도하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 미 탄핵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워싱턴포스트도 “탄핵이 내년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막말과 분열 정치 대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중도하차할지, 재선 타이틀을 거머쥘지를 결정할 탄핵 드라마의 결말이 궁금해진다. hihi@seoul.co.kr
  • NYT “내부고발자는 CIA 요원” 아홉 쪽 고발장 전문 공개

    NYT “내부고발자는 CIA 요원” 아홉 쪽 고발장 전문 공개

    미국 정가를 ‘탄핵 정국’으로 몰아넣은 ‘우크라이나 의혹’의 내부고발자는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라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내부고발자에게 통화 관련 정보를 넘겨준 정부 당국자들을 색출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신문은 세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문제의 내부고발자가 “한때 백악관에서도 근무했다가 정보기관으로 복귀한 CIA 요원”이라며 다만 문제의 요원이 현직 대통령과 외국 정상의 통화 내용을 다루는 커뮤니케이션팀에는 근무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난 7월 전화 통화 내용을 직접 듣지는 않았다고 NYT는 덧붙였다. 다시 말해 문제의 요원 역시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상황을 모두 정리해 고발장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홉 쪽에 이르는 고발장이 모두 공개됐다. 고발장 전문 보러 가기 내부고발자는 고발장에다 “공직을 수행하면서 여러 미국 정부 당국자들로부터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외국을 개입시키는 데 대통령직을 이용한다는 정보를 받았다”면서 “거의 모든 사례에 여러 당국자의 얘기가 일치했기 때문에 난 동료들의 설명이 믿을 만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도 “내부고발자 보호가 최우선”이란 입장이다. 조지프 매과이어 국장 대행은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 이 내부고발자가 “모든 것을 올바른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옹호하는 취지로 증언했다. 동료나 상관의 비리나 비위를 보고하기를 원하는 정부 관료들을 위해 관련법에 따라 내부 고발자는 엄격한 보호를 받는다. 동영상을 봐도 매과이어 대행은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의 집요한 추궁에도 “내 임무는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한다. 이들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이는 10만여명이나 된다. 고발자의 신원을 특정하기란 잔디밭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때문에 고발장이 접수된 지 6주가 지났지만, 탄핵 조사를 개시한 민주당원들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내부고발자가 속한 정보기관 수장조차 신원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내부고발자는 백악관과 강하게 연결돼 있으며 동유럽 정치에 대해 해박한 애널리스트로 짐작된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또 그가 국가안보 및 내부고발 관련 법 전문가인 앤드루 바카즈 변호사를 고용한 뒤 고발장을 작성한 것도 주목된다. 일종의 ‘선수’를 기용한 것이다. 바카즈 변호사는 NYT 보도에 대한 확인을 거부한 채 “내부고발자의 신원에 대한 어떤 언론 보도이든 개인을 위험한 지경에 처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모하며 깊이 우려된다”면서 “내부고발자는 이름을 숨길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직원들에게 “누가 내부고발자에게 정보를 줬는지를 알기를 원한다”면서 “그것은 스파이 행위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똑똑했던 과거 시절에 스파이나 반역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하는 것보다 조금 다르게 다뤘다”고 덧붙였다. 켈리 크래프트 신임 유엔대사를 비롯해 대표부 직원 50여명을 앞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참석자 모두 놀라워 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3회] 기억도 나지 않는 일상 속에서 오고 간 ‘재판 개입’ 의혹 정황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3회] 기억도 나지 않는 일상 속에서 오고 간 ‘재판 개입’ 의혹 정황들

    “아마 구내식당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참고나 하라고 메일을 보낸 겁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들 가운데 이른바 ‘재판 개입’ 의혹은 피고인들은 물론이고 법관들도 불가능한 일이라며 믿지 못하는 대목이다. 법정에 나온 전·현직 법관들의 증언 속에서도 재판 개입 의혹이 있는 문건과 이를 주고받은 행위들은 매우 일상적이고 그리 별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졌다. 통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다소 부적절한 일들이 있었긴 했지만 다른 법관의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개입은 없었다는 것이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2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설명도 비슷했다. 2013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을 연달아 지낸 뒤 2016년 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으로 일한 홍 부장판사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있을 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을 통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상고심과 관련한 외교부 의견을 전달받았다. 2013년 8월 9일 재상고심 사건이 접수되고 얼마 뒤 임 전 차장은 홍 부장판사에게 “외교부가 의견서를 제출하려고 하는데 절차적 만족감을 줄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어디서 들었는지 검찰이 묻자 홍 부장판사는 “장소는 기억나지 않지만 임 전 차장이 제가 연구관으로 근무하며 방으로 불러서 지시를 하거나 구내식당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 부장판사가 말하는 대법원 구내식당은 행정처 실장 4명, 부장급 심의관 8명,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과 수석재판연구관 각 1명씩만 드나들 수 있는 전용식당이다. ●前수석재판연구관 “구내식당에서 임종헌에게 강제징용 사건 외교부 의견 전해들어” 평소와 같이 일을 하면서 또는 식사를 하면서였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일상에서 전해진 말이었지만 메시지의 핵심은 기억에 남겼다. 이날 법정에서 검찰이 “재판에 대해 거론된 게 드물어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에 대한 임 전 차장의 이야기를 지금도 기억하는 건가“라고 묻자 홍 부장판사는 “절차적 만족감이라는 단어가 기억에 남아있다”고 답했다. 임 전 차장의 그 말로 홍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이 외교부 사람들을 만나서 그쪽 의견을 듣고 있다”는 것과 “외교부는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재상고심에 접수된 강제징용 사건의 판결 취지에 찬성한다면 굳이 대법원에 의견서를 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임 전 차장이 ‘절차적 만족감’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기존 대법원 판결(2012년 파기환송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그런 얘기를 할 필요 없어 임 전 차장도 기존 판결에 부정적이겠다고 생각했느냐”고 물었고 홍 부장판사는 “네”고 답했다. ‘일상적인’ 대화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2013년 12월 초 임 전 차장은 홍 부장판사에게 “종전 대법원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우리 대법원 판결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끌려갈 수도 있다고 하니 그 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행정처에서도 검토했고 사법지원실 박찬익 심의관이 관련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석재판연구관이던 홍 부장판사는 대법원 민사총괄재판연구관이던 황진구 부장판사에게 “박 심의관이 이미 검토를 했다고 하니 자료 받아 참고해 보라”며 검토를 지시했다. 검찰은 “당시 주심 대법관과 담당 연구관도 지정이 안 됐는데 그런 검토는 주심 대법관과 담당 연구관이 지정된 뒤 지시하면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홍 부장판사는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임 및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재직 중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외에 대법원에 있는 다른 사건의 경우에도 주심 대법관과 담당 재판연구관이 지정되기 전 그 사건에 대해 재판연구관에게 검토를 지시한 적 있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했다. ●“임종헌, 행정처에서 검토한 문건이 있으니 참고하라며 강제징용 문건 전달” 홍 부장판사는 “정무적 판단이 기재된 문건들은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증인신문 과정에서 밝혔다. “그 이유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이 받아보면 사건 당사자들이 재판 공정성에 의문을 갖고 해당 문건을 받거나 보고하는 담당연구관이 수석재판연구관이나 총괄재판연구관의 공정성도 의심하기 때문”이라고 했고, 그런 생각을 갖고 수석재판연구관으로 지내면서 연구관실에 정무적이나 편파적인 내용이 담긴 자료는 하나도 전달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그런데 왜 국제사법재판소는 뒷부분에 조금 있고 오히려 외교부 입장이 전체적으로 쓰여져 있던(검찰의 질문 표현)” 박찬익 사법지원실 심의관 작성의 ‘강제동원자 판결 관련’ 문건을 황진구 민사총괄연구관에게 전달했느냐고 검찰이 물었다. 그러자 홍 부장판사는 “문건을 보여줄 수 있느냐”면서 “방금 조금 있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와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 이 문건 내용을 이미 꼼꼼하게 확인해보지 않았느냐”는 검찰의 질문을 끊고 “제가 황 부장판사에게 지시한 건 국제사법재판소 관련 자료가 있다고 하니 그걸 받아다 참조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검사는 거기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었다고 하는데 실제 보고서 내용 중 그에 대한 내용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작은지 필요한 내용이 상당히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정무적 판단이 아닌 판결에 대한 검토를 위해 자료를 참고하라고 지시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홍 부장판사는 “이 문건은 수석재판연구관이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할 경우 공정성을 의심받는 내용이 포함됐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그렇다”며 결과적으로는 전달하지 않는 게 좋았을 것이라는 뜻을 드러냈다.홍 부장판사의 지시로 대법원 재판연구관실에서 검토한 결과 우리 정부의 도움이 없이는 대법원 재판 결과가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이 결론을 임 전 차장에게 전달했느냐고 검찰이 묻자 홍 부장판사는 “보고파일을 메일로 보내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다만 (국제사법재판소에) 끌려가지 않는다는 내용을 사석에서 얘기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4년 6월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제기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주심이 당시 김용덕 대법관으로 지정됐는데 이후에도 대법원에서는 이례적인 일들이 이어졌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김 전 대법관이 2014년 12월 파기환송된 강제징용 사건을 다시 재판연구관실에서 검토를 하라고 한 것이다. 홍 부장판사도 대법원 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사실상 결론이 정해진 파기환송심에서 올라온 사건을 주심 대법관이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김 전 대법관의 지시로 민사총괄연구관이었던 황 부장판사가 간이검토서를 작성했고, 홍 부장판사는 황 부장판사와 계속해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의 처리 및 검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홍 부장판사는 “2015년 상반기에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되 판결 시기는 신중하게 검토하는 방향”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자세한 기억도 나지 않을 일상…오고 간 대화와 메일 속에 ‘재판 개입’ 의혹 이 과정에서 강제징용 사건이 전원합의체에 보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홍 부장판사는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골치아픈 사건”이라고 황 부장판사에게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쟁점은 개인청구권이 국가에 의해 소멸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그건 이미 소멸될 수 없다는 소부 판결이 나왔다. 기속력 있는 판결에 대해 다른 대법관이 바로 뒤집는 게 되는데 이건 소송법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전례가 전혀 없는 일이다. 법원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법원은 선배들의 종전 판결을 존중하는 방향을 취해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그 부분(재상고심에서 이전 대법원 판결이 뒤바뀌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거였나”라고 묻자 홍 부장판사는 그렇다고 하면서 “지난번 판결이 잘못됐다는 쪽으로 법률가가 생각해도 파기할 건가 아닌가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제가 황 부장판사에게 장시간에 걸쳐 심사숙고해 결론내자고 하는 건 절차적, 실정법적 문제가 얽혀 있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상급자와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 오고 간 지시와 논의는 그 자체로도 누군가의 의중을 파악하거나 결론을 예측해 볼 수도 있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법원행정처와 대법원 재판연구관실 사이에 판결과 관련한 문건들이 오고가는, 결과적으로는 이례적이거나 부적절했다고 지목되는 행위들도 모두 일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이뤄졌다. 2015년 1월 유해용 당시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은 수석재판연구관이던 홍 부장판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존경하는 수석부장님께. 형님, 조금 전에 처장님(당시 박병대 법원행정처장)께서 교원노조법 위헌 문제와 관련해 첨부파일과 같이 보고드렸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다음달에는 홍 부장판사가 임 전 차장으로부터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재판 관련 검토 문건을 전달받아 유 전 선임연구관에게 보냈다. 해당 메일의 첨부파일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 사건의 1·2을 정리한 표와 판결을 요약한 보고서가 담겼다. 이에 대해 홍 부장판사는 “(메일에 대한 설명을 전달받은 방식이) 기억이 나지 않아 임 전 차장과 통화를 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인데, 특별한 내용이 없는 걸로 봐서는 보내는 파일의 성격에 대해 얘기했을 것 같다. 말 그대로 250페이지 짜리 항소심 판결문을 요약한 게 있으니 참고하라고 말씀하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이 판결 분석 관련 자료들을 담당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거나 참고하도록 하라고 지시하지는 않았는지 검찰이 물었더니 홍 부장판사는 “제 생각에는 임 전 차장이 틀림없이 말씀하시는 특색이 있다. ‘참고나 하세요’라면서 ‘~나’를 붙이는 말을 했다”며 구체적인 업무 지시가 아니라 그저 참고용으로 문건을 보라는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참고나 하라”며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고 쟁점이 되고 있던 사건의 판결문을 분석한 보고서가 행정처에서 대법원으로 넘어간 것도 일상 속에서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백악관, 우크라 통화기록 은폐 시도”… 탄핵정국 파문 확산

    “백악관, 우크라 통화기록 은폐 시도”… 탄핵정국 파문 확산

    “백악관, 당시 통화기록 심각성 인지” 주장 민주당 “외국 지도자에 마피아 같은 강탈” 조사 빌미로 군사 원조 중단 내용은 없어 트럼프 “공화당원들 뭉쳐서 싸워야” 트윗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의혹’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지만 오히려 미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는 등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26일에는 의혹의 발단이 된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공개돼 파장이 더 커졌다. 미 민주당은 녹취록 내용 등이 탄핵 사유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외압이나 대가성 요구가 없었다고 반박하며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비리 조사를 주장하는 등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미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7월 25일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바이든이 검찰 기소를 막았고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해 알고 싶어 해서 우리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함께 무엇이든 해 준다면 좋을 것”이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016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가진 정보에 대한 조사도 요구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많은 일을 겪었고 우크라이나는 그것(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알아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을 세 번, 자신의 친구이자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를 다섯 번이나 언급했다. 하지만 녹취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빌미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중단 여부를 압박하는 ‘대가성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 공개 이후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통령이 선거의 진실성, 대통령직의 품위를 훼손하는 행위에 관여했음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외국 지도자에 대한 전형적인 마피아 같은 강탈”이라고 비판했고 발 데밍스 하원 법사위 의원은 “거의 모든 문장이 충격적 권한 남용을 보여 준다”고 비난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외압은 없었다”며 “바이든의 아들은 수백만 달러를 우크라이나에서 가지고 나왔다. 그것은 부패다”라며 역공을 이어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리는 좋은 통화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무도 내게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고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통화 녹취록에 이어 상·하원 정보위원장에 대한 서신 형태의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일부 내용이 지워진 편집본 형태로 공개됐다. 고발장에는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기록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은폐를 시도했다는 주장 등이 담겼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민주당원들이 모든 것을 파멸시키려 한다. 함께 뭉쳐 강력히 싸우라, 공화당원들. 나라가 위태롭다!”고 올리며 반격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러 스캔들과 닮은 듯 다른 우크라 의혹

    비교적 실체 규명 쉬운 구도 ‘주요 동력’ 민주, 초선·중도성향 의원들도 적극적 미국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들어가면서 워싱턴 정가는 앞서 미국을 들끓게 했던 ‘러시아 스캔들’을 떠올린다. ‘러시아 스캔들’과 ‘우크라이나 스캔들’ 모두 워싱턴을 탄핵론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했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민주당의 대응 등에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외국 정부와 유착했다는 의혹으로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각각 공모 대상과 타깃이 바뀐 것일 뿐이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기본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권력남용 성격을 갖고 있다. 나아가 최고권력자가 차기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에 대한 의혹이기도 하다. 이미 지난 선거에 대한 의혹이었던 ‘러시아 스캔들’과 비교해 파급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더불어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와 공모해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이 결과적으로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 어려웠던 것과 달리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제 통화 여부 등 비교적 단순한 구도를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군사원조 중단을 위협했다는 의혹 등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여론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요소도 갖고 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수사했던 ‘러시아 스캔들’은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결정적 한 방’ 없이 마무리됐다. 민주당도 단일대오를 형성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당내 분란만 커지며 탄핵을 추진할 동력을 잃어야 했다. 진보·소장파 의원들은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등 지도부는 신중했다. 충분한 증거 없이 탄핵을 추진하다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반면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태도는 사뭇 달라졌다. 무엇보다 신중한 성격의 펠로시 하원의장이 24일(현지시간) 탄핵 추진을 위한 공식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당내 다른 중도 성향 의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탄핵안에 적극적이다. 시프 위원장은 “탄핵만이 유일한 구제책”이라고 말했다. BBC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를 통해 새로 입성한 하원의원들은 2016년 대선 당시 의회에 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스캔들과 달리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문제의식이 현재 하원에서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이 압수수색당한 초유의 현실

    검찰이 어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서울 방배동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해 PC 하드디스크와 업무 관련 기록 등을 확보했다. 검찰이 지난달 말 조 장관 주변 수사에 착수한 이래 조 장관 부부와 자녀를 상대로 강제 수사를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사상 처음이다. 법원이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허가한 것은 검찰의 혐의 소명이 그만큼 철저했음을 의미한다. 검찰의 첫 압수수색이 8월 27일이었음 감안하면 조 장관의 자택에 의미 있는 증거가 보존돼 있을 가능성이 적은데도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한 것은 검찰 수사가 정점에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신호다. 검찰이 가족을 넘어 조 장관 본인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을 인사·행정적으로 관할하는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이 조 장관에게 법적 책임을 직접 물을 만한 혐의를 밝혀낼 경우 ‘정치 영역에 개입하는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판 여론을 딛고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반대라면 검찰은 검찰개혁에 저항하려는 계산으로 조 장관 일가에 칼을 들이댔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이다. 문제는 조 장관 임명 이후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심상찮은 민심 이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직무 긍정평가는 40%, 부정평가는 53%로 나타났다. 2017년 5·9 대선 때 얻은 득표율 41.1%를 밑돈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지지율이 대선 득표율을 밑돌 땐 권력누수(레임덕)의 징후로 보고 기민하게 대응했다. 여기에 검찰개혁 여론과 ‘조국 퇴진 여론’이 팽팽하다. 양분된 여론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검찰은 수사에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한다. 북핵, 경제사정 악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수사까지 겹쳐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이 상당히 상실된 상태다. 문 대통령도 검찰 수사 이후 국민의 목소리에 최대한 귀를 기울여 국정의 중심을 다잡아야 한다.
  • 딜레마 빠진 美 대이란정책… ‘예측불허’ 트럼프 선택은

    딜레마 빠진 美 대이란정책… ‘예측불허’ 트럼프 선택은

    중동 정세가 심상치 않다. 예멘의 친이란계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분쟁이 4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최대의 압박’ 전략으로 경제제재를 강화하면서 이란은 핵프로그램의 재가동을 선언하고,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하며 불안감을 키워 왔다. 급기야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2곳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을 공격의 배후로 지목했다. 공격 직후 “장전 완료”라며 엄포를 놨던 미국은 군사개입 대신 사우디 방어 강화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택했다. 미국은 이번 주 개막된 유엔총회에서 이란의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을 기정사실화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중동 문제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앞서 이란의 미 드론 격추, 국제 유조선 공격에도 강경한 발언만 쏟아내면서 ‘종이호랑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군사행동을 피하고 싶어 한다. 이를 노리고 도발이 이어진다면 예측 불허의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우려가 크다. 1. 불안한 중동 정세 미국과 사우디는 후티 반군이 자신들이 사우디의 석유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일 사우디의 방공망을 강화하기 위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미군 병력과 군사 장비를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파병 규모는 수백명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와 함께 이란중앙은행과 국부펀드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이란은 미국의 추가 파병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며 “(전쟁이 일어나면) 제한적인 전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면 대응할 뜻을 밝혔다. 한편 후티 반군은 20일 사우디에 상호 군사행위 중단을 제안했다. 사우디는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또 다른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주장이 후티 반군 측에 의해 제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보도하는 등 중동 정세는 여전히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2. 유엔으로 간 이란 문제 23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올해 유엔총회에서는 이란 문제가 주 의제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이를 국제경제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국제사회의 공조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이란의 폭력을 비난하는 연설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엔총회 기간을 활용해 동맹국들, 특히 유럽 동맹국들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동맹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과연 유럽 국가들이 얼마나 호응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유엔에서 이란의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밀 영상 증거자료를 공개할지도 관심이다. 객관적인 증거자료가 제시된다면 이란에 대한 유엔의 추가 제재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고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보고 있지만 미국이 영상 증거를 내놓을지는 불확실하다. 미국에 맞서 이란도 유엔에서 사우디 공격과 관련이 없음을 강조하며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3. 위험에 노출된 중동의 석유시설 사우디의 주요 석유시설에 대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은 그 자체가 갖는 의미가 작지 않다. 최첨단 미국산 미사일방어시스템이 정밀하지 않은 드론 공격에도 취약하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는 사우디뿐 아니라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UAE 등 주변 산유국들의 석유시설도 안전하지 않다는 얘기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으로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크게 줄었지만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여전히 상당량의 원유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다.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직후 국제유가가 20%가량 급등했다가 바로 회복되기는 했지만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이 이어진다면 국제유가는 요동칠 수 있다. 석유시설 외에 식수를 생산, 공급하는 대규모 담수화 시설들도 공격에 노출돼 있다. 담수화 시설이 공격을 받으면 사우디 국민은 당장 영향을 받게 되고 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이런 위험성을 알면서도 드론과 저공비행하는 크루즈미사일의 공격을 모두 막아 낼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4. 트럼프 중동외교, ‘수렁’으로 빠지나 미국과 영국 등 서구의 중동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외교, 특히 대이란 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이 같은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초했다는 데 이견이 거의 없다. 현재의 중동 상황이 꼬이게 된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첫째, 사우디의 예멘 공격과 4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전쟁’ 상황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사우디는 2015년 내전이 한창인 예멘을 공격했다. 명분은 예멘의 새 정부를 축출한 후티 진영이 이란의 지원의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예멘에 대한 공격에는 사우디 중심의 수니파와 이란 중심의 시아파 구도의 균형을 깨 점점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사우디의 전략은 실패로 끝났다. 4년 동안 9만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지고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다. 인도적 재앙일 뿐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재앙’이라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분석했다. 수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열세인 후티 반군을 제압하지 못했고 이들은 오히려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이란으로부터 떼어 내려던 사우디의 전략과는 정반대로 이란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 둘째, 미국의 이란과의 핵합의 파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고 협정 내용이 부당하다며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서명한 이란과의 핵합의를 지난해 5월 전격 파기했다. 대신 이란에 대해 ‘최대한의 압박 정책’을 펴며 경제제재를 강화했다. 경제제재로 궁지에 몰린 이란이 협상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측이 빗나갔다. 금융제재는 물론 이란의 원유 수출까지 막자 이란은 미국이 경제적 전쟁을 선포했다고 반발하며 반격에 나섰다. 호르무즈해협을 지나가는 외국 유조선들을 공격하고, 미국의 정찰 드론을 격추했다. 부인하고 있지만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수위를 높여 가는 이란의 무력 공세에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해결’이라는 대응이 선택의 여지를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군 드론이 격추된 직후 이란 내 관련 시설 3곳에 대한 군사공격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이 10분 전에 전격적으로 철회한 것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군사공격을 최후의 옵션으로 남겨두며 자제력을 보여줬지만 이보다는 자국군이 공격을 받았는데도 이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 ‘잘못된’ 메시지를 줬다는 것이다. 드론 격추에 이어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도 보복에 나서지 않는 것은 고도의 외교적 전략에 근거한다기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가 군사행동을 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표를 의식해 앞에서 말만 세게 하고 실제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 준 것은 외교적으로 큰 약점이 될 수 있다. 5. ‘리더십 리스크’와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완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란이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싶어 하는 트럼프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해 추가 도발을 감행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로 주도권을 쥔 이란 강경파는 협상에 반대하며 핵무기와 핵프로그램 보유를 주장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중동 정책 자문으로 활동했던 필립 고든은 제한적 군사대응 기회를 놓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수정하거나 (떠밀려) 군사적 대응에 나서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우크라 스캔들에…트럼프·바이든 둘 중 하나는 쓰러진다

    트럼프 “바이든과 아들 부패 얘기했다” 7월 우크라 대통령과 통화서 언급 시인 민주 “권력 남용” 공세…탄핵론 재점화 바이든도 수사 위협 사실땐 정치 치명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민주당 경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수사하라’고 압박했다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 탄핵론이 다시 불거지는 등 워싱턴 정가는 진실 여부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중 한 명은 심각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7월 25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화는 주로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내용과 부패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나 그 아들과 같은 우리 국민이 우크라이나에서 부패를 만들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들은 이 같은 해명 과정이 바이든 부통령의 이야기를 나눴음을 시인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탄핵론이 다시 불거졌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CNN에 “탄핵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악행에 대한 유일한 구제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때는 탄핵론에 신중했던 인사였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의원들에 보낸 편지에서 “대통령이 헌법상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한 사안을 내부 고발자가 의회에서 공개해야 한다”면서 “행정부가 이것을 막는 것은 우리를 완전히 새로운 조사 국면으로 이끌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진실이 정확하게 밝혀진다면 권력 남용 의혹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들 회사를 보호하려고 위협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바이든 전 부통령, 둘 중 한 명은 ‘대선 레이스 낙마’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정치적 생명을 걸고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맞붙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들 회사를 수사하려던 우크라이나 검찰 총장을 해임하라고 위협했다는 내용을 수사하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바이든 의혹 뒷조사해야”… 트럼프 이번엔 ‘우크라 스캔들’

    WSJ “트럼프 개인 변호사와 협력 요청” 트럼프 “ 가짜뉴스… 마녀사냥 실패할 것” 바이든 “엄청난 권력 남용… 하원 조사를” 아이오와 여론조사서 워런에 2%P 뒤처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하원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등 워싱턴 정가는 내년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대형 스캔들의 출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으로 올해 4월 취임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 및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하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보도했다. 통화에서 언급된 의혹은 2016년 초 우크라이나 검찰이 현지에서 에너지 회사 사업을 하던 헌터와 관련 회사를 수사하려던 사건에서 불거졌다.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측에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10억 달러 규모인 미국의 대출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바이든 부자에게서 위법한 사실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검찰총장은 결국 해임됐다. WSJ는 내부고발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와 협력해 바이든이 부적절한 행위를 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또 줄리아니가 지난 6월 파리에서 우크라이나 검찰 간부를 만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그는 트위터에 “(가짜뉴스 미디어와 민주당은) 나와 우크라이나의 새 대통령이 나눈 지극히 훌륭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조작한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잘못된 말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엄청난 권력 남용”이라며 “그는 조사를 받아 마땅하다. 하원이 조사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외국과 유착했다는 의혹이라는 점에서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을 떠올리게 한다. 더불어 대통령이 자신의 잠재적인 경쟁자를 뒷조사하라고 요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러시아 스캔들과는 다른 차원의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AP는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수사 압력에 정부 차원이 아닌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가 동원됐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그들의 마녀사냥은) 또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이오와주 디모인 레지스터와 CNN 방송의 합동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 지지율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22%)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랫동안 경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유지하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기세가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文대통령, 국정운영 잘못’ 52%…조국, 차기 대선주자 4위

    ‘文대통령, 국정운영 잘못’ 52%…조국, 차기 대선주자 4위

    ‘조국 임명 잘못됐다’ 57%차기대선주자 선호 1위 이낙연2위 황교안, 3위 이재명 순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4위에 올랐다. ‘조국 임명 잘못됐다’ 57%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는 51.7%로 조사됐다. 30대와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 평가가 더 높았으며 20대와 50대의 지지도 하락이 컸다. 긍정 평가는 44.5%였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딸 논문·가족 펀드 의혹’으로 어렵게 임명된 조국 법무부 장관이 4.5%로 4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0.2%를 1위를 기록했고 이날 삭발 투쟁을 벌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15.3%)가 뒤를 이었다. 3위는 이재명 경기지사(5%)였다. 이 지사는 직권남용 및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데 대해 불복해 지난 15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여야 1위 후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이 총리 43.4%, 황 대표 31.6%였다.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해서는 ‘잘못했다’는 응답이 57.1%로 ‘잘했다’는 답변 36.3%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3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잘못했다’가 더 많았다. 검찰이 국회 인사청문회 도중 조 후보자 부인을 기소한 데 대해서는 ‘원칙에 따른 적절한 수사’라는 반응이 66.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부적절한 정치개입’으로 보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36.6%, 한국당 23.4%, 정의당 7%, 바른미래당 6.3%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유·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됐으며 응답률은 14.7%,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자세한 조사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슈퍼 매파’ 볼턴의 퇴장/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슈퍼 매파’ 볼턴의 퇴장/이순녀 논설위원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0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자신의 전매특허나 마찬가지인 ‘트윗 해고’를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밝힌 퇴출 배경은 “행정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 나는 그의 많은 제안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달리했다”는 것이다. 볼턴은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문자메시지와 트위터를 통해 “내가 사임을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그동안 트럼프가 참모들을 무자비하게 내쫓은 전례에 비춰 보면 볼턴 역시 느닷없이 뒤통수를 맞았을 가능성이 높다. 타이밍의 문제였을 뿐 볼턴의 경질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많았다. 수개월 전부터 트럼프와 볼턴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아프가니스탄, 이란, 베네수엘라, 북한 이슈 등에서 두 사람 사이에 의견 충돌이 잦았다고 전했다. 일간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경질을 검토하고 있으며, 후임으로 전직 육군 대령 더글러스 맥그리거와 리키 와델 전 NSC 부보좌관 등이 거론된다고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과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볼턴은 지난해 4월 트럼프 행정부의 세 번째 NSC 보좌관으로 발탁됐다. 원래 정부 출범 초기에 볼턴을 NSC 보좌관으로 앉히자는 측근들의 추천이 있었으나 트럼프는 볼턴의 콧수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거부했다고 한다(마이클 울프 ‘화염과 분노’). 취임 24일 만에 러시아 스캔들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문제 이견으로 1년 만에 쫓겨난 허버트 맥매스터의 뒤를 이은 볼턴은 외교정책에서 초강경 노선을 견지했다. 온건파인 마이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한 비핵화 협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는데, 트럼프가 대북 대응에서 두 참모의 이런 견제와 균형을 은근히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볼턴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 핵폐기, 후 보상’을 공개 주장하는 등 대북 압박을 주도해 왔다. 북한 입장에선 눈엣가시 같은 볼턴의 퇴장이 최근 가시권에 들어온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도 지난 4월 초 강경파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대신해 대미 협상의 무게중심을 외무성으로 옮긴 만큼 양쪽 모두 유연한 의견 접근을 이끌어 낼지 관심이다. 볼턴은 “나의 유일한 염려는 미국의 국가 안보”라며 “적절한 때에 발언권을 가질 것”이라고 했는데, 트럼프에게 쫓겨난 다른 참모들처럼 저격수가 될 것인지도 지켜볼 일이다. coral@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 보고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외부 기관 대상으로 한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 ’무마·마사지용’”쟁점 분석보고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됐으나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어”검찰의 신문에 “생각 강요하지 말라···보고서는 오히려 사법부 재판 독립 위한 것”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입니다.” 법정 곳곳에서 이따금씩 피식거리는 얕은 웃음들이 삐져나왔다. 법정에 나온 15번째 증인이 그 앞의 14명의 증인들에 비해 가장 강한 어조로 단호하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공소사실을 반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특별조사단 보고서가 그런 식으로 나와서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단호한 어투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 ‘까칠’한 증인에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들이 마주한 법정 앞쪽에는 한껏 긴장이 높아졌다.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9회 재판에는 2013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으로 일한 박성준 서울고법 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는 특히 박 판사가 작성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 사건 항소심 관련 보고 문건이 쟁점이 됐다. 국정원의 댓글공작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 전 원장은 1심에서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5년 2월 9일 당시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상환)는 심리전단 직원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보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원 전 원장은 법정 구속됐다. 박 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과 윤성원 전 사법지원실장에게 1, 2심 판결문을 분석해 상고심에서 예상되는 핵심 쟁점과 그에 대한 의견 등을 정리해 2월 10일 보고했다. 박 판사는 검찰의 진술조서에 쓰인 내용이 자신이 한 진술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진정성립에서부터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조서를 다 읽고 날인한 것은 분명하고요. 형사소송법상 진정성립을 물으신다면 부인은 안 합니다. 다만 1회 조서 같은 경우 문답 내용이 실제 조서에 적힌대로 이뤄지지 않았고요. 제가 10시간 가까이 조사받으면서 그냥 이런저런 얘기한 걸 나중에 검사님이 재구성해서 만든 조서인데 제가 충분히 검토를 해봤고 그에 대해 적어도 제가 진술한 부분은 동의하기에···”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 이렇게 시작된 검찰의 주신문을 통해 박 판사는 사법지원실에서 심의관으로 일하며 각종 대외기관을 상대로 한 현안보고와 중요사건 등에 대한 쟁점 분석 등의 업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생각해 본 적 없고 국회와 언론, 검찰, 변호사협회, 기타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했다”며 청와대와 판결 관련해 소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문건을 작성하기 위해 재판부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거나 선고 전 재판의 진행상황이나 쟁점을 보고하기 위해 재판부의 의중이나 심리방향을 확인한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하며 일선 재판부에 대한 재판개입 의혹도 차단했다. 아직 선고가 되지 않은 상급심의 결론을 보고서에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아직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예정인 상급심 사건의 쟁점에 대해서는 “예상 쟁점을 언급한 것은 당연히 정당한 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검찰이 “상급심의 예상 쟁점이 외부에 설명되거나 알려지면 외부의 입장이나 견해가 재판부에 전달될 수 있어서 (통상적으로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 외부에 설명하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박 판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 공소사실의) 전제가 잘못됐다. 쟁점을 알려준다고 재판부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부에 설명된다고 해도 외부 의견이 재판부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건가?”라고 검찰이 재차 묻자 박 판사는 “제가 알기로는 그렇다”면서 “예상 쟁점을, 설명자료로 하는 것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마디로 기대를 품게 하는 거다. 원세훈 사건의 경우 1심은 야당(당시 민주당)이 반발했고 2심은 여당이 반발했다. 극렬히 반발하는 정치적 집단에게 ‘다음 쟁점은 이거니까 기다려보라’는 게 설명자료의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박 판사가 작성한 보고서의 맥락이 정다주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이 원 전 원장의 2심 선고 전날인 2015년 2월 8일 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검토‘ 보고서와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유죄 선고시 청와대가 불만 표시했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사건 등 관심사안에 대한 암시를 전달하고 국정원 사건 상고심을 조속히 선고해 청와대의 불만과 오해의 기간을 최소화하는것이 바람직하며 선고 직후 적당한 비공식 라인 통해 사법부 진위가 곡해되지 않도록 절차 거쳐야’라는 내용이 있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청와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판결이 선고됐으니 이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를 법원이 청와대에 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보고서 작성자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7월 23일 증인으로 나와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적으로 ’무마·마사지용’” 박 판사가 선고 직후 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항소심 선고 보고’ 문건에는 특히 목차 가운데 ‘심각성’이라는 카테고리가 있고 그 아래 ‘국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비난 뿐만 아니라, 선거 자체가 불공정한 사유가 개입했다는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음’, ‘대법원 구성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음’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판사는 기조실 보고서와 자신이 쓴 보고서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건데, 왜 했냐고 말씀하시면 근본적으로는…최소한 설명자료는 ‘우리 법원 좀 그만 비판하라’ 이거다. 기다려봐라. 그걸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유화적 제스쳐이고 당시에 저희가 생각하기로는 무마인데, 만날 국회에서 비판성명 때리며 재판부가 날로 모든 비판을 다 받아야 하니까 우리(행정처)가 중간에서 완화시키는 그런 의미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결 내용을 비판하고 의문을 갖는 외부를 상대로 법원에 대한 비판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정리를 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박 판사는 이 문건의 내부용 보고서를 먼저 작성했다가 대외용 보고서를 다시 만들었다. 이 가운데 빠진 내용이 있는데 바로 박 판사가 ‘사견(私見)’이라며 적은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 부분이었다. 박 판사는 “사견이라는 게 저, 기조실장, 사법지원실장, 차장, 처장, 이 몇 명 사이에서만 하는 말이다. 나를 믿으시는 거니까 내가 그 분들에게만 이 말을 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나 누가 보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보고용으로 특정 사건의 쟁점을 분석하면서 “이건 순전히 내 개인 생각이니 (틀리더라도) 야단치지 말라. 당신들이 내 생각을 궁금해 하니까 적은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부용 보고서는 당시 윤성원 사법지원실장, 임종헌 기조실장,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그리고 양승태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됐다고 말했다. “제가 대법원장한테 보고한 건 아니고 보고된 건 알고 있다”면서 “저는 대법원장 방 자체에 단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이후 원 전 원장의 상고심이 진행되던 도중 박 판사는 신모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부터 “보고서를 아주 잘 썼던데, 내가 종이로 가지고 있어서 그런데 파일로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누구인지도 몰라 실제로 재판연구관이 맞는지 검색을 해본 뒤 선배 법관인 것을 알고 대외용 파일을 보내줬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보고서가 넘어가면 재판연구관에게 사건에 대해 예단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문제점은 없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판사는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된 쟁점 분석 보고서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었다” 박 판사가 보고서에 쓴 ‘상고심 쟁점 검토사항’에는 증거능력과 선거운동 인정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라고 거론됐다. 특히 다음의 문구들이 재판개입이 의심되는 대목으로 지적됐다. -‘이 사건 파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절대적인 핵심 쟁점일 듯. 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로 인정되는 사실관계는 너무나도 구체적임. 그러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단순히 전제법리 만으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임’ -‘1심과 2심 판결이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포섭 범위에 대한 법리 해석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법리가 본질적으로 다른 게 아니라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른 것이고 사실인정이 달라진 것은 증거능력 인정여부에 따라 달라진 것이므로 당연한 논리적 흐름’ 지난해 5월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에는 박 판사의 문건에 대해 ‘보고연구관이 사법행정담당자가 작성한 문건을 검토보고서 작성에 참조한다는 것은 사법행정 담당자가 가지고 있던 사건에 관한 지식 내지 시각이 소송 외적인 통로를 통해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제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떠나 부적절함’이라고 지적됐다. 검찰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이 임 전 차장과 공모해 원 전 원장 사건의 핵심 쟁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상고심 재판부와 담당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박 판사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공소사실에 적시했다. 그러나 박 판사는 재판연구관에게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에) 제 사견이나 쟁점에 대해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는 등의 한 쪽 방향을 설명한 게 아니다. 다른 분들의 보고서를 언급해서 죄송하지만 ‘기각이 아니라 각하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넘어갔으면 예단이지만 제 보고서에는 (2심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된) 증거를 날려야 한다… 뭐 그렇게 보고 싶은 분은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재판 연구관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초면인 분한테 내가 쟁점을 이렇게 뽑았는데, 자기가 검토해보니 그게 아닐 수 있어 부끄러워서 사견을 알려주지 않고 대외용 보고서를 보내줬다. 재판연구관의 예단에는 상관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판사는 “대법원 특별조사단 자체도 보고서에 그렇게(재판연구관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로) 판단해 뒀는데 판결만 비교해보면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거라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안 본다”고 말했다.검찰은 이어 “하나만 보충하면 이 보고서는 재판연구관 입장에서 대법원장에까지 보고된 보고서라는 것을 알고, 그 보고서에 이 사건의 심각성이라든지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면 그 자체로 검토하는 연구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을 더했다. 그러자 박 판사는 “그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맞받아쳤다. 사건의 중대성을 어떻게 재판연구관이 모를 수 있냐는 취지다. 약간 당황한 듯 검찰이 다시 “당연히 알아야 되는 거지만, 지휘부에 보고된 보고서라는 건 다른 것 아닌가?”라고 묻는 동안 박 판사와 두어 번 말이 엉켰고 박 판사는 이내 “아니,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각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여쭤보는 것”이라는 검찰의 말에 박 판사는 다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생각을 강요하지 말라…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 기조실과 사법지원실에서 국정원 사건을 두고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고 특히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기조실 보고서에 판결과 관련된 ‘각계 동향’에 청와대 입장도 있었던 것을 들어 검찰은 “증인도 당시 청와대의 입장이나 청와대 입장에 대한 행정처의 대응방안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박 판사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박 판사가 보고서에 작성한 ‘심각성’이라는 표현과 함께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힐 소지가 있어 오해를 받는 것 같다고 하자 “이 보고서가 이렇게 공개될 거라고는 당연히 생각을 못했고, 만약 공개될 거라고 알았다면 지금 제가 제일 후회되는 게 목차를 ‘심각성’으로 고친 거다. ‘판결의 파장’이라고 했으면 아전인수격 해석을 덜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내가 심각성이라고, 굳이 후회할 만한 표현을 썼을까 후회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보고서에 상고심 심리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강행 규정으로 2개월씩 심리기간이 다 정해져 있어 상고기간을 빨리 하는 게 왜 잘못된 것인지”라면서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이다”라고도 말했다.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 차장 등이 보고서를 대법원 재판부에 전달하는 뜻이 있다는 어떤 종류의 느낌이라도 받은 적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없다”고 했다. 반대신문 과정에서 박 판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검찰에서 또는 지금 소위 말하는 ‘법원행정처 무용론자’들이 말하는 건 판사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냐는 건데, 저희는 판사로서 하는 게 아니라 사법행정 담당으로 한 것이다. ‘왜 법관 신분이 그런 일을 해야하냐’는 사법행정의 효율성과 재판독립성은 언제나 충돌할 위기가 있다. 재판독립을 우위에 두고 있는 게 법원인 것은 당연하다.” 박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현안보고는 국회나 언론에 대응해 재판부 또는 재판의 독립을 보호하기 위함이 목적이지 재판에 영향을 행사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판사는 이날 법정에서 “왜 이런 말을 했냐면, 지금 (검찰이) 무슨 의심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의심이 현안보고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면 정반대라고 말한 것이다. 법관 신분을 가진 사람으로서 법관 독립이 최우선이었고, 현안보고하는 이유는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했을 때 저희(행정처)가 중간에서 속된 표현으로 마사지 기능이라고 하는데요. 극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반대편을 향해서 처장이나 차장님이 직접 화살을 맞아주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재판부에 직접 화살을 돌린다. 신상 털리고 그러는 건 당시엔 없었는데. 처장, 차장이 나와서 재판부가 이렇게 해서 법리에 따라 판단한 거고, 또 어떻게 보면 최종적으로 상급심이 남아있다고 말해줌으로써 일종의 진정효과가 있는 거다. 재판부 개개인이 예뻐서 보호해주는 게 아니라 공격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사법부 재판이 독립되기 때문에 그게 궁극적 목표라는 의미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아마존 둘러싼 갈등 “모두 위해 브라질 패해야”

    아마존 둘러싼 갈등 “모두 위해 브라질 패해야”

    지구온난화로 이미 초원화 진행중발전 위해 다른 활로 모색해야FP “주민 고통 땐 외부 개입 가능”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이 국제 사회의 이슈로 떠오르자 ‘주권 침해’라며 버티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부도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아직까지 그 효과가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인류의 자산인 아마존을 보존해야 한다는 서방세계의 압력은 어느정도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산불이 사그라지더라도 아마존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 아마존을 일부 개발할 수밖에 없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인류의 자산이자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비판하는 선진국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보우소나루 “아마존은 우리 것” 올해 1월 취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시절부터 아마존 열대우림의 상업적 개발을 허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아마존이 브라질의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아마존에 대한 그의 입장은 “아마존은 우리(브라질) 것이지 당신들 것이 아니다”라는 발언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겐 아마존 보전을 위해 활동하는 운동가들도 눈엣가시다. 그는 외신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마존에 대한 집착이 ‘환경 관련 정신병’의 일종이라며 환경운동가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급증한 아마존 산불에 대해서 ‘환경 관련 비영리기구(NGO)의 소행’이라며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을 낳았다. 이러한 대통령의 인식은 지난달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전후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G7 정상들이 아마존 산불 진화를 위한 지원금 지급에 합의하자 이를 거부하며 “본인들 나라나 신경쓰라”며 응수한 것이다. 어느 나라도 환경 파괴와 지구온난화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으면서 아마존에 대해서만 왈가왈부하는 형국을 비판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지원금은 받기로 했고 진화 작업에 군병력과 항공기 등을 투입하기로 했으나 아마존 개발 의지마저 꺾은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아마존, 그냥 둬도 초원으로 바뀐다 아마존이 브라질 외 국가들에게도 중요한 이유는 그 별명에서부터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구 열대우림의 40%를 차지하는 아마존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마존의 면적이 줄어드는만큼 지구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적어져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 이런 아마존 문제에 있어 브라질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되는 건 전체 아마존 면적의 60%가 브라질 영토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1970년대부터 50여년간 본래 아마존 면적의 17%를 개발했다. 프랑스 영토보다도 넓은 아마존이 도로와 댐 건설, 삼림벌채, 광물 자원 채취, 콩 농사, 가축 사육을 이유로 사라졌다. 올해 1월 보우소나루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금은 일주일에 맨해튼 두배 면적만큼 아마존 면적이 사라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아마존 개발을 지금 당장 멈추더라도 지구온난화가 지속한다면 초원화를 막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아마존 유역은 안데스 산맥을 넘지 못한 비구름 덕분에 충분한 습기를 유지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한 가뭄으로 이미 일부 아마존에서 초원화가 진행 중이라는 보고도 있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개발 지원 정책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보다 더욱 가속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아마존 개발, 브라질에 좋기만 할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미 경제 개발을 어느정도 이룩한 서방 국가가 브라질을 열악한 경제 상태에 머물도록 하고자 아마존 개발을 만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마존을 개발이 곧장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환경 파괴를 일삼으며 경제 성장을 일궜던 나라들이 훗날 이를 복구하기 위해 들이는 돈과 노력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실제 최근 중국으로 수출량이 느는 콩과 소고기의 생산량은 2004년부터 2012년 사이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아마존 개간은 오히려 기존보다 80% 정도 둔화됐었다. 아마존의 면적이 줄어드는만큼 가뭄이 심화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도 농업이다. 2015년 브라질에 닥친 가뭄으로 중부 마토 그로쏘 지역의 옥수수 재배 농가의 수확량은 3분의1이나 줄어들었었다. 외국의 제재도 무시할 수 없다.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인 유럽연합(EU)은 지난 6월 브라질이 포함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와 자유무역협상(FTA)을 맺으면서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 조항을 포함했다. 브라질이 아마존 개발을 지속한다면 고유한 ‘영토 주권’을 고려하더라도 국제법 위반 등을 이유로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 폴린포리시는 보호 책무 조항에 따라 브라질 정부의 아마존 개발이 지역 주민의 삶을 파괴한다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의 개입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경제학자가 만든 ‘주주 자본주의’ 종언… 그 이후엔

    경제학자가 만든 ‘주주 자본주의’ 종언… 그 이후엔

    미국의 유수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최근 뉴스를 만들었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최고경영자(CEO)들이 수십년간 충성했던 ‘주주 자본주의’를 깨고, 기업이 지역사회에도 봉사해야 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 이후 자본주의가 급속히 퍼지면서 지구촌 대다수의 경제 여건은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되고, 하층 노동자들의 삶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 이같은 문제의식에 경제전문 채널 CNBC가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기자 비냐민 아펠바움이 쓴 신작 ‘경제학자들의 시간(The Economists’ Hour)’을 통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한 CEO들의 지역사회에 더 많이 기여해야 한다는 선언데 대해 일각에서는 기업이 미덕을 추구한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서 반기업 정서를 진정시키려는 것이라며 회의적으로 봤다. 그러나 CNBC는 미국이 자유시장에 대한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전환점이 아닐까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 21세기 초 미국과 영국 등에서의 부조화는 이런 가능성은 가르킨다. 아펠바움의 새책 ‘경제학자들의 시간’은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과정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제학자들의 영향력 증가와 그들이 구체화한 가치를 추적했다. 이런 경제학자들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강한 존 메이너드 케인즈(1883~1946)와 함께 밀턴 프리드먼(1912~2006)은 1970년 주주 자본주의의 개념을 도입해 설파했다. 특히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자본주의라는 냉전의 후광으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번영을 지탱하고, 사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으로서 시장의 힘을 받아들였다.소비자들과 기업가들은 특별한 기술이나 재능이 없는 노동자들보다 더 큰 이득을 봤다. 그 과정에서 수백만명이 외국과의 경쟁에서 생활터전을 잃었다. 소비에트 공산주의는 붕괴했고, 개발도상국에서 생활수준은 높아졌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점점 더 통합되면서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의 둔화는 멈추지 않았다. 아펠바움은 이 책에서 “시장을 받아들임으로서 전세계 수억명이 처참한 빈곤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가들은 상품과 자본, 아이디어의 흐름으로 서로 결속되어 있다”며 “그 결과 전세계 77억 인구 대부분이 더 부유하게, 더 건강하게, 더 행복하게 산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시장 혁명은 너무 나가버렸다. (현재의 부는) 미국과 다른 선진국에서 경제적 평등, 건강한 자유 민주주의, 미래 세대의 희생의 결과로 성취되었다”고 덧붙였다. 아펠바움은 이를 자세히 설명한다. 시장혁명은 전통적 경제 정책이 미치지 않는 곳에 도달한 것이다. 예컨대 미국 사람들은 베트남전 징집에 저항했지만, 경제학자들은 자원자부대의 우월성을 옹호했다. 그 이후 모든 전쟁에서 자원자들이 전투에 참여했다. 1960년대의 경제붐을 지탱하기 위해 케인즈학파들은 감세와 소비 지출 증가라는 재정 부양책을 제공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프리드먼 추종자들은 1980년대의 잔혹한 침체기에도 긴축 금융정책을 처방했다. 스태그네이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공급 사이드에서 감세를 되풀이하는 정책을 촉발시켰다. 미국은 규제를 완화했다. 선택의 폭을 넓히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항공사와 월가의 규제를 풀었다. 반독점 집행 당국은 느즌해졌고, 보건과 안전에서도 비용 편익 분석 규칙이 적용됐다. 그 결과 산성비 오염에서부터 외환 유동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미국 경제학자들은 해외 정부에 의한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파견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은 효율적인 시장은 대체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확신에서 정치적 선택에 의한 왜곡을 제한하려는 목적이었다. 정치인들은 정부를 시장 사상자들을 돕는데 사용할 수 있었다.그러나 사상자들은 도울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고, 미래 세대를 위한 정부 투자는 줄어들었다. 사회의 넓은 범위는 경제적으로 뒤쳐졌지만,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은 앞으로 나갔고, 대부분의 재산은 급격히 늘어났다. 아펠바움은 “몇몇 사람들은 크로이소스 왕보다 더 많은 부를 이루었다”면서도 “중산층은 지금 자녀들이 더 풍유롭게 살지 못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와 대공황은 이런 결과들을 더욱 악화시켰고, 회복기 10년의 결과는 지워지지 않았다. 분노한 세대의 증가는 경제학자들의 시간이 지나갔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산업의 심장에서 살육을 끝내겠다고 명세하면서 취임했지만 그의 세금 및 관세 정책에서 그런 신호는 감지되지 않는다. 2020년 대선의 민주당 후보들은 기업과 부자들의 비용으로 일하는 계층을 부양하겠다며 세금, 소비지출 그리고 규제개입을 약속하고 있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이 명확히 밝힌 대로 기업가들은 변화가 올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레이 달리오는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대다수 사람을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며 “그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더 좋은 사회안전망과 강한 노조와 같은 구체적인 단계를 넘어서 아펠바움은 더 많은 민주주의를 제안하고 있다. 즉 선출된 지도자들이 경제학자들이 찬양하는 시장 효율성보다는 유권자들의 지분을 높이는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아펠바움은 “시장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목적은 사람들에 의해 선택된다”며 “이런 것들은 바뀌고, 재건될 수 있다”고 결론짓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에 연준 무역전쟁 개입 반대론

    트럼프 금리 인하 압박에 연준 무역전쟁 개입 반대론

    미국 2년물과 10년물 국채의 수익률 역전이 심화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대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이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 국채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역전된 채 장을 마친 뒤 27일에는 장중 한때 각각 1.526%와 1.476%로 격차가 0.05%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역전된 금리 격차는 2007년 3월 이후 최대다. 이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경기둔화 시그널이 강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트위터에 “연준은 우리 제조업체들이 세계 다른 지역에서 이익을 위해 수출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사랑한다”고 게시했다. 그는 이어 “거의 모든 다른 나라들이, 좋은 옛 미국을 이용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본 사람이 있는가”라며 “우리 연준은 그걸 너무 오랫동안 잘못 말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부활을 약속한 주요 분야인 제조업의 최근 둔화를 연준 탓으로 돌렸다”며 “제조업 둔화는 그의 재선 도전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연준이 중국이나 유럽보다 금리를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해 미 시장에 해를 끼쳤고 달러가 상대적 강세를 보여 미 기업 수출 경쟁력이 약화한다며 금리 인하를 주장해왔다.그러나 이같은 금리 인하 주장에 응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전 연준 위원이었던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7일 블룸버그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고조된 중국과의 보복관세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는 점에 근거해 연준 위원들이 단순히 금리를 내려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정부가 무역전쟁 고조라는 재앙적인 길을 계속 가도록 하거나, 정부가 그렇게 하면 대통령이 다음 선거 패배 가능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은 무역정책에서 나쁜 선택을 계속하는 정부를 구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에 대한 결과도 책임져야 한다고 분명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스터 둠’으로 통하는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같은 날 마켓워치 기고문을 통해 미중 간 무역전쟁, 중국이 추격하는 기술전쟁, 이란과의 갈등 증폭에 의한 원유 공급 감소 등에 따라 미 잠재성장률 역시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무역 냉전, 기술 냉전 등으로 인한 충격은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란 핵·홍콩 갈등 물꼬만 튼 G7… 트럼프는 ‘리조트 세일즈’

    이란 핵·홍콩 갈등 물꼬만 튼 G7… 트럼프는 ‘리조트 세일즈’

    트럼프 “여건 조성 땐 로하니 만날 것” 로하니 “제재 해제해야 대화” 거부 속 새달 유엔총회서 극적 만남 가능성도 “내년 G7은 내 리조트서… 푸틴도 초청” 트럼프 발언에 “부당 이득” 논란 가열 中 “G7, 홍콩 문제 간섭 권리없어” 반발26일(현지시간)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란 핵과 홍콩 시위 등에 대한 ‘긴장 완화’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갈 길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G7 정상회의의 미국 개최지를 두고도 논란이 가열되는 등 후폭풍도 거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공동 폐막 기자회견에서 “미·이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여건이 조성됐다”면서 “수주 안에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올바른 여건이 조성된다면 이란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7일 테헤란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고 지난해 복원한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의 미·이란 중재 노력이 완전한 결실을 보지 못했지만 전문가들은 G7 정상회의로 미·이란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로하니 대통령이 선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했지만 미·이란 물밑 접촉은 재개되는 분위기”라면서 “다음달 유엔총회에 로하니 대통령이 참석하는만큼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열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이란의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정상회담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유대계 지원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과 이란의 실질적 1인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대미 강경 입장 등이 정상회담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G7 정상들은 또 홍콩 시위를 지지하며 중국의 개입을 반대하는 내용을 성명에 담았다. 이들은 “홍콩의 번영을 위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폭력적인 사태로 진전하지 않도록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시위대 요구인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완전 철폐에 대해선 “어렵다”고,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홍콩 경찰이 시위대의 무력 사용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며 거부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G7 정상들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고 참견하는 데 강력한 불만을 표하고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이미 여러 차례 홍콩 사무가 중국 내정에 속하고 어떤 외국 정부나 조직, 개인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미국에서 열릴 G7 정상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하고, 회의를 자신의 리조트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혀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텐트 바깥에 두기보다는 텐트 안으로 들이는 것이 낫다고 믿는다”면서 “나는 분명히 그(푸틴 대통령)를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G7 정상회의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도럴 골프 리조트’에서 개최할 수 있다면서 “이는 나에 관한 것이 아니다. 알맞은 장소를 찾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일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를 부유하게 하기 위해 직무를 이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상시화한 미중 무역전쟁, 대책도 상시 체제로

    미국과 중국의 추가 관세 보복전으로 어제 한국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1.64% 내린 1,916.31로 급락했고, 코스닥지수도 4.28% 내린 582.91로 후퇴했다. 원·달러 환율은 7.2원 오른 달러당 1217.8원에 마감됐다. 중국이 지난 23일 밤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발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에 맞서 즉각 중국산 제품의 추가 관세 인상과 자국 기업들의 중국 철수를 압박하는 등 양국 갈등이 격화한 탓이다.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양국은 상대방에게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자존심 대결이 팽팽하다. 이런 강경 기조가 지속된다면 합의는커녕 내년 미국 대선까지 협상조차 하지 않는 ‘노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홍콩 시위에 중국이 무력 개입할 경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이다. 미중 갈등 이후 세계 각국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경기하강 신호인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은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8%에 그쳐 1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중 갈등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을 경우 글로벌 경제가 어디까지 곤두박질칠지 걱정스럽다. 미국과 중국의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수출과 설비투자, 민간 소비가 모두 부진한 데다 한일 갈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가뜩이나 위기감이 심상치 않다. 연간 성장률 1%대 하락 경고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잖다. 정부는 어제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우리 금융시장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대외건전성을 바탕으로 외부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충분한 복원력과 정책 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정책 당국이야 시장의 공포를 완화해야 하니 한가해 보이는 발언도 하겠지만, 관련 대책마저 한가해서는 안 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상시화하는 만큼 대책도 상시적이고 체계적이며 정밀해야 한다.
  • “트럼프, 제정신 아니다”… 공화 경선 나온 親트럼프

    “트럼프, 제정신 아니다”… 공화 경선 나온 親트럼프

    “트럼프는 보수주의자 중에서도 최악이기 때문에 그에게 도전하는 것이다.” 미국의 보수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인 조 월시(58) 전 하원의원이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 공화당 경선에 나선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월시 전 의원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며“트럼프가 이기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는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러 스캔들에 돌아서… 反트럼프 전선 구축 월시는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이어 공화당 내에서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두 번째 주자다. 그는 “내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을 도왔다”고 말하는 친(親)트럼프 인사였지만 2016년 미 대선의 러시아 선거 개입 의혹 등이 터지며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웰드 전 주지사의 출마 선언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한 반면 토크쇼 진행자다운 언변의 월시는 상대적으로 여론의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월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제정신이 아니고 변덕스럽고 잔인하다”고 일갈했다. NYT는 “월시는 트럼프 대통령을 싫어하는 공화당원들을 모으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향후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전선 구축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라디오서 인종차별 발언… 트럼프와 비슷” 하지만 월시의 그동안 행보 역시 음모론 유포 등 트럼프 대통령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4년 라디오 방송에서는 인종차별적 비속어를 써서 비판을 받았고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싫어하고 그가 이슬람교도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경선 출마 선언과 함께 자신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등 표심 잡기에 나섰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서울광장] 대통령의 ‘가짜뉴스’ 언급, 신중해야 할 이유/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의 ‘가짜뉴스’ 언급, 신중해야 할 이유/이순녀 논설위원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는 영국의 정치 컨설팅 회사다.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선거 전략 등을 자문한다. 이 회사가 대중에게까지 알려진 건 지난해 3월 터진 페이스북의 ‘데이터 스캔들’ 때문이다. 성격을 알아보는 퀴즈 앱을 통해 페이스북으로부터 사용자 정보를 넘겨받아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영국 브렉시트 투표 등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내부 고발자 폭로로 언론에 보도되자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미 의회에 출석해 수천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했고, 정보보호 강화를 약속했다.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다큐멘터리 ‘거대한 해킹’은 바로 이 ‘데이터 스캔들’의 전말을 다루고 있다. 디지털시대에 개인정보 활용이 유망한 산업, 유용한 무기가 된 지는 오래다. 다큐는 CA가 페이스북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취합하고, 유권자의 심리를 어떤 방식으로 조종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그 메커니즘을 추적했다. 미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손잡은 CA는 부동층 유권자를 대상으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엄청나게 부주의하고, 위험한 사이코패스 거짓말쟁이’로 인식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에선 극우 단체에 유리한 거짓 정보를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다. 알다시피 미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당선됐고,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는 탈EU파가 승리했다. 2016년 같은 해에 일어난 이례적인 양대 사건을 계기로 ‘가짜뉴스’가 사회적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의 게시물들은 진실을 알리기보다 공포와 분노를 조장함으로써 특정 세력의 이익에 이용되기 쉽다고 비판론자들은 지적한다. 추천 알고리즘은 확증편향을 부추기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가짜뉴스가 진짜뉴스의 틈새를 교묘히 파고든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에 대한 신뢰도 허물어진다. 세계 각국이 가짜뉴스 확산에 골머리를 앓는 이유도 여론을 왜곡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양극화와 분열을 조장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들어 가짜뉴스의 문제점을 공식 석상에서 연달아 언급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엄중한 경제 상황에 냉정하게 대처하되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한국기자협회 창립 55주년 축하 영상에서도 “가짜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진실은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2일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는 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 밖에 있다”고 한 발언과 맞물려 정부가 가짜뉴스 규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한 차례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가짜뉴스의 범주가 명확하지 않고, 이미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 법적 처벌이 가능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의 잦은 가짜뉴스 언급은 아무리 경각심을 강조하는 차원이라 해도 듣기에 불편하다. 가짜뉴스의 해악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 극단적인 혐오 표현을 위주로 신중히 규제하는 추세다. 지난해 독일이 혐오 발언을 24시간 내에 삭제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청와대가 정부 부처의 오보와 가짜뉴스 대응 실태 점검에 나선 것도 공직 사회와 언론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정부가 섣불리 규제에 나서기보다 정보기술 기업이나 시민 등 민간의 자율적인 노력에 힘을 실어 주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진짜뉴스와 가짜뉴스가 혼재한 안갯속 현실에서 개개인이 길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스 로슬링의 저서 ‘팩트풀니스’가 하나의 길잡이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사실충실성’이라는 말로, 팩트에 근거한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의미한다. 양극단 대신 다수를 보고, 희생양을 찾으려는 비난 본능을 억제하고, 다급함의 본능에서 깨어나 차근차근 생각해보라는 저자의 아날로그적인 조언이 어느 때보다 요긴하게 여겨진다.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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