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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대가성 없는 돈은 없다’

    19일 검찰에 소환된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는 이틀째 범죄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36억 2000만원을 받고 이권청탁을 들어준 혐의로구속된 김성환,유진걸,이거성씨 등 3인방에게 돈이나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김병호 전 아태재단 행정실장 등에게 수표 또는 현금으로 바꾸도록한 28억원이나 자신의 이름으로 된 3개 실명 계좌에 입금된 11억원에 대해서도 지인들이 준 대선 지원금이나 활동비라며 대가성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기업인들은 홍업씨를 보고 3인방에게 돈을 준 것이지 3인방을 보고 건넨것이 아니다.홍업씨는 3인방은 물론 3인방에게 돈을 건넨 기업인과도 강남에서 술자리를 자주했다고 한다.홍업씨가 3인방이 호가호위하는 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특히 김성환씨는 홍업씨의 비서실장을 자처하기도 했다.아울러 홍업씨는 28억원이나되는 돈을 왜 세탁했는지 설명해야 한다.쓰기 편하게 바꾸었다는 말은 받아들이기어렵다.대가성이 없는 활동비,즉 용돈이 수억원에 이른다는주장도 국민들이 용인하지 않는다.“세상에 대가성이 없는 돈은 없다.”는 게 이번 사건을 보는 국민 정서다.대가성 없는 돈은 부모가 자식 양육에 쓰는 돈,사회·종교·교육 단체 기부금과 헌금 등에 불과할 것이다. 홍업씨는 대통령의 아들일 뿐 공인이 아니라 사인이다.사인에게 기업인들이 아무런 조건없이 수천만원,수억원씩을 건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백번 양보하더라도 과거에 봐준 것에 대한 사례금이나 미래를 위한 보험금일 것이다.따라서 대가성은 폭넓게 인정되어야 한다.홍업씨가 측근에게 돈을 받았거나 청탁에 개입했을 때는 물론,측근들이 이권 청탁에 개입하는 것을 묵인했을 때에도 알선수재의 공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검찰은 홍업씨 신병처리가 마무리된 뒤에는 기소 전까지 홍업씨를 거쳐간 100억원대 이상의 자금 출처 등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 김홍업씨 소환 ‘청탁’ 조사

    ‘이용호 게이트’관련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金鍾彬)는 19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아태재단 부이사장)씨를 피(被)내사자 자격으로 소환,업체들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 등에 대해 밤 늦도록 조사를 벌였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 변호인인 유제인(柳濟仁) 변호사와 함께 출두한 홍업씨는 “모든 것은 검찰에서 밝히겠다.”면서 “혐의 사실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홍업씨를 상대로 김성환(金盛煥)·유진걸(柳進杰)·이거성(李巨聖)씨 등 측근들을 통하거나 직접 기업체로부터 받은 돈의 정확한 규모와 경위,업체의 청탁을 받고 관계기관에 실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또 전 아태재단 행정실장 김병호(金秉浩)씨 등을 통해 28억원을 세탁한 경위 및 자금의 출처 등을 캐고 있다.이와 관련,검찰은 홍업씨가 김성환씨 등으로부터 업체 돈 20억여원을 건네받고,실명계좌에 기업체로부터 청탁과 함께 2억∼3억원을 직접 입금받은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업씨가 각종 청탁 등의 대가로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이르면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은 홍업씨가 기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자금 가운데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는 돈에 대해선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홍업씨가 측근들의 비리에 상당 부분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단서를 확보한 만큼 사법처리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면서 “홍업씨측이 혐의를 순순히 인정할지는 알 수 없지만 가급적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변호사는 “96년 총선 이후 대선 지원금이나 활동비 명목으로 홍업씨가 받은 돈은 있지만 대가성이 있거나 측근들로부터 받은 돈은 없다.”면서 “검찰이 만약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영장실질심사를 신청,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장택동 조태성기자 taecks@
  • 검찰, 김홍업씨 소환조사 방향/박만 수사기획관-유제인 변호사 문답

    ■검찰, 김홍업씨 소환조사 방향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의 사법처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지난달 18일 3남 홍걸(弘傑)씨가 구속된 지 한달 만이다. ●홍업씨 수사 과정= 홍업씨의 비리 연루에 대한 단서는 차정일 특별검사팀의 ‘이용호 게이트’수사에서 나왔다. 특검팀은 지난해 이용호씨가 검찰에 수사 중단 청탁을 했는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홍업씨의 고교 동기 김성환씨가 개입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지난 2월 김씨를 소환,조사했다.그뒤 특검팀은 김성환씨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김씨의 차명계좌에서 흘러나온 6억원이 홍업씨를 거쳐 아태재단 신축공사비 등에 사용된 사실을 밝혀냈다. 특검팀 해체와 함께 자료를 넘겨받은 대검 중수부는 김성환씨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벌였다. 김성환씨는 이권 청탁과 함께 7개 업체로부터 9억 2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구속 기소됐지만 홍업씨 관련 부분은 철저하게 입을 닫았다. 검찰은 홍업씨의 다른 측근들에 대한 수사에도 나섰다.홍업씨의 대학 후배 이거성씨가전 새한그룹 이재관씨로부터 17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홍업씨의 대학동기 유진걸씨가 S건설 회장 전모씨로부터 10억원을 받은 혐의로 수감됐다.검찰은 이들이 홍업씨에게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했는지 조사하던 중 “유진걸씨가 S건설로부터 받은 10억원 가운데 3억원이 홍업씨에게 건네졌다.”는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 홍업씨가 전 아태재단 행정실장 김병호씨 등을 통해 28억원을 세탁했으며,홍업씨의 실명계좌 3개에 기업체 등으로부터 11억원이 입금된 사실을 밝혀내고 마침내 지난 17일 홍업씨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어떤 혐의 적용되나= 김성환·유진걸·이거성씨 등 측근들이 이권청탁과 함께 받은 36억 2000만원 가운데 얼마가 홍업씨에게 건네졌는지가 관건이다.홍업씨가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바로 범죄 혐의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홍업씨와 측근들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던 수사팀은 6·13지방선거 직전 결정적 물증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선거일이 임박한 점을 고려해 보강 조사를한 뒤 월드컵 16강전이 끝나자마자 소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업씨가 세탁한 28억원의 출처 역시 수사의 포인트다.검찰은 “깨끗한 돈이라면 세탁할 이유가 없다.”며 강한 의심을 갖고 있는 반면 홍업씨측은 “보관과 사용을 편리하게 하려고 돈을 교환한 것일 뿐 문제있는 돈은 아니다.”라며 맞서고 있다.검찰은 이 돈이 업체 등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받은 돈으로 밝혀질 경우 알선수재 또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직접 죄목을 적용하지 못하더라도 공범으로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또 검찰은 홍업씨의 실명계좌에 입금된 11억원 가운데 2억∼3억원은 문제가 있는 돈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는 돈에 대해서는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사팀 관계자는 “자금 세탁 등 부정한 방법을 통해 세금을 내지 않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조세포탈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박만 수사기획관 문답 박만(朴滿) 대검 수사기획관은 19일 “김홍업씨를 상대로 일단 알선수재 등 범죄혐의가 있는지 중점 조사해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한 뒤 의혹을 하나씩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업씨에 대한 호칭은. 일단 ‘진술인’이라고 부르겠지만,긴급체포를 해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면 ‘피의자’라고 부르게 될 것이다. -알선수재 혐의 적용이 가능한가. 본인이 직접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거나,주변사람들이 받는 것을 알고 청탁에 개입한 경우 처벌할 수 있다.주변 사람들이 받은것을 묵인한 뒤 관여한 경우에는 알선수재의 공범 혐의를 고려할 수 있다.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 돈에 대해서는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하나. 적용할 수 있지만 그냥 세금을 내지 않은 것만으로는 조세포탈이 안되고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것이 드러났을 때 가능하다. -조사할 양이 많은가. 그동안 의혹으로 제기된 부분까지 조사하려면 상당히 많다.변호인에 따르면 홍업씨가 상당히 지쳐 있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서 걱정이다. -김성환씨 등과 대질조사를 할 수도 있나. 오늘은 홍업씨 본인에 대해 물어볼 것이 많아 어렵다. 장택동기자 ■유제인 변호사 문답 김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변호인 유제인(柳濟仁) 변호사는 19일 홍업씨가 출두한 뒤 “홍업씨가 받은 돈은 97년 대선 이전에는 선거지원금이었으며,선거 이후 받은 돈은 대가성 없는 활동비였다.”고 밝혔다. -홍업씨의 건강 상태는. 극도로 쇠약해져 있어 수사팀에 배려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당뇨가 있어 10여일 동안 식사를 제대로 못했고 혈압 문제도 있다. -받은 돈은 어디에 썼나. 선거 때 도와준 사람 가운데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운 사람들에게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것이 가장 크다.아태재단과 관련해 쓴 돈도 있다.나머지는 홍업씨가 보관하고 있을 것이다. -차명계좌는 있나. 없는 걸로 안다. -실명계좌에 입금된 11억원의 성격은. 일반적인 금융 거래이고 액수는 크지 않지만 활동비로 받은 수표를 그대로 입금시킨 것도 있다. -홍업씨가 측근들이 청탁받는 것을 방조한 것 아닌가. 홍업씨는 김성환·이거성·유진걸씨 등이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입장이다. 장택동기자
  • 선택6.13/ 막판 득표전 이모저모 -‘상대 불법 감시’ 철야조 가동

    한나라당 민주당,그리고 자민련과 군소정당들은 공식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2일 밤12시까지 막판 득표전을 펼쳤다.아울러 중앙당 상황실과 지구당들은 가용인력을 총동원,철야감시조까지 편성해 상대후보의 불법 선거운동을 감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6·13지방선거전은 유권자들의 철저한 외면속에 ‘그들만의 잔치’로 진행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따라서 다음 선거부터는 유권자들의 참여를 제고시킬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으며,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지나친 중앙당의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일고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하루 이회창(李會昌) 대선후보 등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를 총동원,서울 전지역에서 유세전을 펼쳤다.이 후보는 오전9시∼오후9시 1시간 간격으로 영등포·동작·관악·금천·구로 등 11곳을 이동하며 거리를 누볐다.서청원(徐淸源) 대표도 성동·광진·중랑 등 9곳,이상득(李相得) 총장은 강남·서초·송파 등 4곳을 찾았다.최병렬(崔秉烈) 이부영(李富榮) 전 부총재 등당 중진들도 대거 투입됐다. 이 후보는 특히 “젊은 세대에 호소한다.”면서 20∼30대 유권자를 집중 공략했다.그는 “새로운 세대는 젊은이의 신념과 용기로 열어간다.”,“젊은 세대가 부정부패를 단호히 거부하고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가는 곳마다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고,정권교체의 기틀을 잡는 역사적인 날을 맞았다.”면서 “13일은 모든 시민이 깜짝 놀라는 혁명의 투표를 통해 이명박(李明博) 후보를 시장에 당선시켜 서울을 확 바꿔주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이날 비를 맞아가며 밤늦게까지 서울·경기 곳곳에서 득표활동에 총력을 기울였다.특히 노 후보는 시간절약을 위해 점심을 차안에서 패스트푸드로 대신했다.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인천지역에서 마지막 유세전을 폈다.노 후보는 시흥 등 거리유세에서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는 심판을 말할 자격이 없다.한나라당이 심판을 얘기하려면 (국세청을 동원,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166억원을 다 물어내고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지난 96년 4·11 총선을 하면서 안기부 자금 1200억원을 받았다.”고 말하고 “이것은 국고이기 때문에 반환해야 한다.반환하지 못하면 (손학규 후보는)경기도지사 후보직을 그만두고 돈 벌러 가면 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노 후보는 “이번 선거를 감정적으로 심판하려 하지 말고,냉정히 판단해 달라.한나라당이 대안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앞으로)개혁하고 사람을 바꾸고 체질을 바꾸어서 다시 한번 잘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지운 홍원상기자 jj@
  • 선택 6.13/ 혼탁상 점입가경

    6·13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흑색비방,금권 및 관권시비,선심성 정책,지역감정 자극 등 과거의 구태가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선거 중 우열이 드러나지 않은 곳이 많은 가운데 일부에서는 흑색비방 등으로 승세를 잡아보려는 움직임이 노골화하고 있다.지방선거가 연말의 대선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중앙당의 비방전도 심해지고 있다.아직도 개선되지 않은,선거 때마다 나오는 고질병을 분야별로 점검한다. ■흑색비방전 이번 지방선거에서 흑색비방전은 신문광고로부터 본격 점화돼 이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됐다.중앙당들이 나서 비방전을 주도했으며,급기야 9일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상대당의 비방 사례를 종합해 각각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양당은 상대측 대선후보를 놓고는 ‘시정잡배’‘양아치’등의 용어를 동원해가며 인신공격성 비방을 퍼부었다. 당 대(對)당의 비방전은 이를 뛰어넘는 수준이다.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부패원조,위장서민,국가파탄 주범등으로 몰아붙였다.한나라당은 ‘구제역보다 나쁜 전염병’ ‘정치적 훌리건’이란 표현으로 민주당측을 힐난했다.한나라당은 아예 날짜까지 지정,“민주당이 금품살포를 계획하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막판으로 갈수록 “마지막 발악이 시작됐다.”거나 “정치깡패 같은 수법” 등의 거친 표현들이 공식적인 보도자료에 올라오고 있다.또한 연일 “○○당 후보들이××혐의로 고발당하고 입건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접수되고 있다.”는 등 확인도 되지 않는 매터도를 싣고 있다.사이버 공간도 ‘치고 빠지기식’ 폭로·비방의 온상이 됐다.그 사례를 세기도 어려울 정도다.“어떤 후보가 병역을 기피했다더라.”,“세금을 안냈다더라.”,“이성문제가 복잡하다더라.” 등은 단골메뉴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세금이나 의료보험금 납부 실적 ‘폭로’ 등은 후보 검증차원에서 네거티브 선거전의 순기능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으나,사실관계는 입증하지 못한 채 의혹만 부풀려 유권자들만 혼란에 빠뜨렸다. 이지운기자 ■선심성 정책 남발 - 장밋빛 공약 일색… 재원조달엔 침묵 선거를 염두에 둔 각 정당의 선심성 정책은 이번에도 여전했다. 이는 한국정책학회가 이번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공약을 제출받아 분석,발표한 최근 자료에서도 드러난다.우선 한나라당은 ▲학생수 5년내 30명 수준으로 감축 ▲만5세 아동의 교육비 일부 정부 지원 ▲교원 보수 대폭 상향 조정 등 굵직한 공약을 내놨다.민주당도 ▲중증 노인 6만명 간병 실시 ▲향후 10년간 주택 500만 가구건설 등을,자민련은 ▲농업투자사업의 금리 하향 조정 ▲4인가족 도시생활 최저생계비 120만원으로 상향 조정 등을 각각 내걸었다. 하지만 이들 공약과 관련해 어느 정당도 소요예산의 조달 방안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학회 관계자는 “각 정당이 재원조달 방안이나 사업 우선순위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는 것은 ‘장밋빛 공약’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각 당은 공약 발표에 만족하지 말고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예산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선거 입후보자들도 ‘표’를 의식해 평소의 소신이나 당의 입장과는 다른 공약을 내놓은 경우가 많았다.진념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경제부총리 시절 하이닉스 매각을 주장했지만 최근엔 독자생존 쪽으로 말을 바꿨다.손학규(孫鶴圭)한나라당 경기지사 후보도 ‘정부가 그동안 퍼주기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당론과는 달리 하이닉스 독자생존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한편 박상은(朴商銀)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외국의 대학과 연구소 등을 끌어오기 위한 인프라 비용 40조원을 중앙정부에 부담시키겠다고 호언했으며,한나라당 조해녕(曺海寧) 대구시장 후보는 정부로부터 지하철 부채를 전액 탕감받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금권·관권 시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0일 막판 부동표를 겨냥한 금품살포가 상대당 후보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며,상대방을 비난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민주당이 돈을 뿌리고 표를 매수하는 등 혼탁해지고 있다.”며 “실효있는 감시방안을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저질 흑색선전을 하는게 역풍을 맞자,대대적인 금품살포를 획책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원길(金元吉)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은 불법,타락선거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순진하지만 한나라당 사람들은 옛날부터 많이 해서 참잘한다.”고 역공을 폈다.그는 “한나라당은 모든 형태의 부정선거를 즉각 중단해 줄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민주당 공명선거대책위원회는 전국 각 지역 한나라당 후보들의 금품살포 등 불법선거 사례를 유형별로 공개하기도 했다. 월드컵 때문에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자,돈으로 표를 사려는 금권선거가 기승을 부린다는 관측도 나온다.관권선거 시비도 여전하다.해당 지역 공무원들이 현직 단체장을 지원하거나,아니면 그에 맞서는 후보를 지원하는 현상도 늘어나고있다는 지적이다.민선 단체장 시대를 맞아 이같은 공무원들의 ‘줄서기 행태’는 심각할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6일까지 공무원들이 관권선거 개입으로 단속된 건수만 89건으로 지난 1998년 선거때의 30건보다 200%나 급증했다. 곽태헌기자 tiger@ ■지역감정 자극 “공직사회서 도태” 피해의식 부추겨 각 당의 지역감정 자극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민주당은 10일 “한나라당은 지난 7일 자기 당 추천자인 문명섭(48) 선관위원에게 ‘호남 출신’임을 들어 사임을 강요했다가 당사자가 반발하자 일방적으로 교체했다.”고 주장했다.이용범(李鎔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호남 출신이라고 선관위원도 할 수 없다면 한나라당이 집권할 경우 호남 출신은 공직사회에서 씨를 말리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9일 ‘20년 싹쓸이가 낳은 참담한 결과’라는 논평을 통해 “광주시 재정자립도가 DJ 집권 이후 전국 광역시중 최하위,전남은 도(道)중 최하위”라며 “지방세로 공무원 인건비도 해결 못하는 실정”이라고 호남의 ‘피해의식’을 자극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같은 날 “부산 사람들이대통령 미운 줄만 알았지 노무현 귀한 줄 모른다.”고 자신이 ‘부산 사람’임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자민련도 지역감정에 매달리고 있다.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선거 때마다 충청도민심을 자극했던 ‘핫바지론’을 10일 다시 들고 나왔다. 김 총재는 이날 충북 청주 상당구 정당연설회에서 “도지사·국회의원이란 사람이 신의를 헌신짝처럼 버리기에 경상도·전라도 사람들이 우리 충청도인들을 핫바지라고 하는 것 아니냐.”며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꾼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후보를 겨냥한 뒤 “이런 사람은 절대로 도지사로 뽑아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도 이날 연설회에 참석,“영·호남은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다른 당 후보들은 발도 못붙인다.”며 자민련 구천서(具天書)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선택 6.13/ 기초자치단체장 격전지 10곳

    6·13 지방선거 투표일이 사흘 앞으로 성큼 다가온 가운데 시장·군수·구청장 출마자들은 최후의 승리를 위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지역을 누비며 유권자들에게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기초자치단체장 접전지 10곳의 막바지 판세를 점검한다. ***오누이 ‘性' 대결에 무소속 가세 ●부산 해운대구= 구청장 자리를 놓고 ‘오누이’와 ‘성’대결이 복합돼 전국적인 시선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이 여성 배려 차원에서 부산시 정책개발실장을 지낸 허옥경 후보를 공천하자 이에 반발한 오빠 허훈 후보가 탈당,무소속으로 출마했다.관선 구청장을 지낸 무소속 김홍구 후보와 당료 출신의 무소속 황덕일 후보도 가세,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허옥경 후보는 시대가 필요로 하는 도덕성은 여성이 훨씬 높고,부산시 정책개발실장을 지낸 정책전문가라는 점을내세워 유권자를 공략한다.허훈 후보는 구의원 4년간의 구정 경험 등을 들어 유권자의 25%를 차지하는 신시가지를 집중 겨냥한다.김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의 정통관료로 다른 후보들이 행정가가 아닌 점을부각시키며 표심을 파고든다. ***지역정서·현직 강점 당선 자신 ●대구 서구= 한나라당 윤진 후보와 무소속 이의상 후보,무소속 서중현 후보가 막판까지 예측불허의 3파전을 벌이고 있다.현직 구청장을 제치고 한나라당 공천을 따냈지만 인지도가 낮아 선거 초반부터 고전하는 윤 후보는 막판 한나라당의 조직적 지원에 큰 기대를 거는 눈치다.윤 후보는 “결국 ‘친 한나라당’이라는 지역정서가 투표에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며 당선을 확신한다. 이 후보는 현직 구청장이란 인지도를 앞세우며 ‘씨앗은 뿌린 사람이 거둬야 한다.’는 논리로 표밭을 누빈다.선거 단골 출마로 서구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서 후보는 ‘이번에는 서중현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게 바닥민심이라며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현직·1기 구청장 두번째 격돌 ●서울 강서구= 현직인 민주당 노현송 후보와 민선 1기 구청장을 지낸 한나라당 유영 후보간의 경쟁이 뜨겁다.두번째 격돌이다.무소속 최영돌 후보측은 첫 출전인 만큼 차기를 목표로 2등을 차지한다는 전략이다.노 후보측은 지난 4년의 구 행정에 대해 구민의 업무만족도가 60%이상으로 높은데다 자민련의 민주당 지지로 충청권 표심이 민주당으로 옮겨왔기 때문에 “우리가 우세하다.”고 말한다. 반면 유 후보측은 “6일 우장산 축구장에서 열린 첫 합동유세에서 유 후보가 맨마지막에 유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중이 제일 많았고 박수소리도 제일 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노 후보측은 유 후보가 민정당,국민당,민주당,무소속,한나라당 등으로 당을 옮긴 점을 지적하며 ‘철새정치인’을 뽑아서는 안된다고 몰아붙인다.이에 유 후보는 “1기때 내가 수립한 구 발전계획을 노 후보가 그대로 이어 받았다.”면서 자신의 행정능력을 부각시키는 한편 노 후보의 능력 한계를 문제삼았다. ***백궁·정자지구 특혜의혹 쟁점 ●경기 성남시= 백궁·정자지구 특혜의혹으로 주목받는 성남시에서는 민주당 김병량현 시장과 한나라당 이대엽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인구 100만명에 육박하는 준광역시급인 데다 도내 제2위 도시라는 점에서 각 당이 대선까지 염두에 둔 치열한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반에는 김 후보가 5%포인트 가량 앞섰으나,선거 직전 터진‘분당파크뷰 의혹’의 여파가 이 후보에게 유리한 변수로 작용,김 후보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이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김 후보가 백궁·정자지구 특혜의혹에 깊숙이 개입,이미 도덕적으로 시정을 이끌 자격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미 수차례 조사과정에서 청렴성을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철만 되면 들고 나와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서 주민들의 냉철한 판단을 바라고 있다. 김 후보는 또 이 후보가 일본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출생지를 경남 마산으로 속여 주민들을 우롱한다며 시장 자질론을 들먹인다. ***호각판세… 투표율이 당락 좌우 ●인천 부평구= 인천 부평구가 인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것은 미군기지 이전과 대우자동차 해외매각 등 굵직한 지역현안이 많은 데다,50% 이상인 부동층을 끌어안기 위한 후보들의 공략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초반에는 현 구청장인 민주당 박수묵 후보가 구정을 무난히 수행했다는 평가와 앞선 인지도를 토대로 치고나가 재선이 무난한 듯했다.그러나 한나라당 박윤배 후보가 대기업에서 근무한 경영마인드와 현 정권 실정에 따른 반 민주당 정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성공,호각의 판세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투표율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투표율이 낮으면 탄탄한 조직을 자랑하는 박수묵 후보가,반대로 높으면 한나라당 바람에 편승한 박윤배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민주노동당 한상욱 후보도 시민단체들로부터 낙점받은 ‘시민후보’임을 내세워 저소득층과 대우차 근로자 등에게 파고들며 선전하고 있다는 평이다. ***거물급 후보 3명 오리무중 혈전 ●충북 청주시= 전·현직 시장과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등 거물급 후보 3명이 오리무중의 혈전을 치르고 있다.그나마 현 시장인 민주당 나기정 후보,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한나라당 한대수 후보로 좁혀지고 있다.10·12대 국회의원과 1기 민선시장까지 지내 고정표가 많은 무소속 김현수 후보는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나 후보는 재임시 치적을앞세운 인물론에서 조금 앞선다는 평가다.지지기반도 튼튼하다.민선시장 재직시 ‘직지심체요절’을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시키고 국제공예비엔날레와 항공엑스포 등 큰 국제행사를 열어 평가가 좋다. 한 후보는 소신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주민의 당 선호도에서도 앞선다.같은 당 이원종 충북지사 후보의 지원도 플러스 요인이다. 민주당은 최근 나 후보가 한 후보보다 10% 정도 앞서고 당 선호도에서는 한나라당보다 20% 앞서는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그러나 부동층이 30%에 달해 어느 후보가 이길지는 쉽게 단정하지 못했다. ***인지도·조직력 대결 예측불허 ●대전 중구= 현직인 자민련 김성기 후보와 한나라당 김동근 후보간의 대결로 승자를 예측하기 어렵다. 인지도와 지지기반에서 김성기 후보가 크게 앞서지만,강창희 의원이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옮기면서 김동근 후보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김성기 후보는 임기 중 대과 없이 구정을 수행했고 3년간 판공비를 반납했다는 등의 이유로 주민 반응이 매우 좋다. 시의원 출신인 김동근 후보는 인지도에서 김성기 후보에 비해 크게 뒤지지만 강의원의 탄탄한 조직이 뒷받침돼 기대 이상의 선전이 예상된다. 상반되게도 김성기 후보는 자민련 바람이 예전같지 않은 점이,김동근 후보는 강의원이 아직은 지역정서에 부합되는 자민련을 버렸다는 점이 부담스러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다. 민주당 김종길 후보는 두 후보에 비해 인지도나 지지기반에서 밀리는 분위기다. ***고교동문 3명 안개속 각개약진 ●강원 춘천시= 한나라당 유종수·민주당 배계섭·무소속 정태섭 후보 3명 모두 같은 고교 동문이어서 마땅히 학연에 기대지도 못하고 나름대로 조직을 만들어 안개속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3선에 도전장을 낸 현 시장 배 후보가 그동안 추진해 온 각종 첨단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이슈다.유 후보는 “이들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는 무리이며,만화산업의 경우 부천시와의 경쟁에서 뒤지고 있고,대표적인 실패사례로 서면에 추진중인 애니타운이 만화박물관으로 전락한 것을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정후보도 “애니메이션,멀티미디어,생물산업의 성과에 많은 시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중간평가가 필요한 시점에서 체제를 바꾸어야 한다.”고 공격했다.이에 배 후보는 “하이테크벤처타운의 성과는 수출계약 등을 토대로 이제부터 나오는 추세”라고 일축한다.도전자들의 공략에 배 후보의 수성(守城)이 가능할 지가 관건이다. ***‘풍부한 행정경험' 5명 접전 ●전북 정읍시= 5명의 후보가 모두 ‘풍부한 행정경험’을 내세우며 접전을 펼치고 있다.행정고시 출신으로 전북도 경제통상국장을 지낸 민주당 유성엽 후보와 관선시대 군수와 전북도 국장을 지낸 무소속의 국승록 후보(현 시장),경찰서장 출신으로 2전3기를 노리는 강광 후보가 박빙의 선두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관선 군수와 전북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한 김철규 후보,21년간 시에서 행정경험을 쌓은 최창묵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다.전체적인 판세가 2강3중,3강2중으로 분석될 만큼 혼전양상이다. 유 후보가 참신성과 개혁성을 부각시키며 세를 넓혀가고 있으나,3선에 도전하는 국후보의 중·장년층 지지기반이 탄탄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민선 1기때부터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던 강 후보 역시 10년 동안 갈고 닦은 지지기반이 튼튼하고 동정론도 나오고 있어 승리를 장담한다.9급으로 출발해 부지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행정전문가를 자처하는 김 후보도 전직 관료와 동문들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아 고무된 상태다. ***무소속 돌풍·민주당 조직 대결 ●전남 목포시=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장남 김홍일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목포가 심상치 않다.무소속 돌풍에 걸려 민주당호가 뒤뚱거린다는 평이다. 민주당의 조직과 자금이냐,아니면 무소속의 바람이냐가 막판 승부수로 떠오르고있다. 민주당 전태홍 후보측은 “상대방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 아래 남다른 각오로 뛰고있다.”면서 “시장 선거에 두번째인 경쟁자에 비해 전 후보의 인지도가 낮아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무소속 김정민 후보측은 “유권자들이 새로운 인물,새로운 정치를 열망한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가는 곳마다 자원봉사자들의 지지와격려가 쇄도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시민들도 투표율이 높으면 젊은 층 지지를 받는 김 후보가,낮으면 고정표가 있는 전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별취재단
  • “”투표하겠다”” 유권자 42%

    전국 기초·광역단체장과 기초·광역의원을 새로 뽑는 6·13 지방선거가 28∼29일 이틀간 후보등록과 함께 16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들어간다. 95년과 98년에 이어 세번째 실시되는 이번 4대 지방선거는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불법·타락 선거 양상이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정치권과 유권자의 각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중앙선관위 여론조사 결과 ‘지방선거에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전체의 42.7%로,절반에도 못미쳤다.정치권의 무한정쟁으로 인한 정치혐오증의 극에 달한 데다,월드컵 분위기까지 겹친 때문으로 보인다.98년 선거 투표율은52.7%였다. 반면,정치권 내부의 경쟁률은 근래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가열 양상이다. 27일 중앙선관위와 각 당에 따르면,광역단체장 16명,기초단체장 232명,광역·기초의원 4167명을 뽑는 이번 선거는당내 경선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와 군소정당의 선거참여증가로 광역단체장 3.2대 1,기초단체장 5대1 등 전체 경쟁률이 98년의 2.7대 1을 웃도는 3대 1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지역 일꾼’을 뽑는 이번 선거를 각 정당은 12월대선의 전초전으로 규정,사활을 걸고 임하고 있어 극심한불법·타락선거가 우려된다.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3당은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가달린 수도권의 서울과 경기 및 충청권의 대전 지역이 초경합 양상을 보임에 따라 이들 지역에 당력을 총집결,사활을 건 공략에 나섰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와 수도권 3개지역 시·도지사 후보들간 공동선거운동을 본격화했다. 이번 선거와 관련한 중앙선관위의 사전선거운동 단속건수는 5114건으로,98년보다 무려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금품·향응제공이 1536건,불법 시설물·인쇄물제공이 2694건이나 됐다. 유지담(柳志潭)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날 ‘공명선거 호소문’을 통해 “선거를 앞두고 공직자들이 줄을 서거나 줄을 세우고 있다는 우려스러운 얘기가 들린다.”며 “올들어 공무원직장협의회의 내부자고발 등을 통해 공무원 선거개입 사례를 제보받은 건수가 30여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편 투표 안내문은 다음달 7일쯤 유권자들에게 발송된다.이번 선거의 경우 광역의원 682명 가운데 비례대표 73명에 한해 사상 처음으로 ‘정당명부식 1인2표제’가 도입돼 투표용지가 4장에서 5장으로 늘어남에 따라 유권자의 주의가 요망된다. 김상연기자 carlos@
  • 김희완씨 전격 검거

    ‘최규선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검찰의 수배를 받아온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21일 밤 검거됐다. 김 전 부시장은 이날 밤 11시15분쯤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한 빌라에서 검거됐으며 그동안 이 집을 빌려준 지인의 도움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이 사건을 수사중인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車東旻)는 김 전 부시장을 밤샘 조사했으며,이르면 22일 김 전 부시장에 대해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지난달 22일부터 잠적해온 김 전 부시장은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 부사장 송재빈(宋在斌·33·구속)씨로부터 사업자 선정 청탁과 함께 이 회사 주식 2만 3000주를 받는 등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42)씨와 함께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 전 부시장은 또 지난해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대형병원의약품 납품비리 수사와 관련,서울의 C병원장으로부터 수사무마 청탁 명목으로 1억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선 후보의 20만달러 금품수수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송씨가 비자금 60여억원을 조성,정·관계 로비에 사용한 단서를 포착,수사중이다. 검찰은 송씨가 지난해 4월 포스코에 TPI 주식 20만주를 70억원에 매각한 뒤 최규선씨 등에게 건넨 29억원을 제외한 41억원과 유상증자 대금 횡령액 16억여원,이와는 별도의 회사돈 수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사실을 확인,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TPI가 지난 99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민주당과 한나라당 전·현직 의원 21명 등에게 모두 1억 1710만원의 정치기부금을 제공했다는 내역서를 입수,정확한 액수와 경위 등을 파악중이다. 이날 공개된 TPI의 정치기부금 내역에 따르면 민주당에는 길승흠(吉昇欽) 전 의원에게 900만원,신낙균(申樂均) 전 의원700만원,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 500만원,김홍일(金弘一) 의원 100만원 등 16명과 부산시지부 후원회에 모두 5260만원을 기부했고,한나라당에는 중앙당에 5000만원,김부겸(金富謙) 의원 200만원,박성범(朴成範) 전의원 100만원 등 5450만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민련 박세직(朴世直) 전 의원에게 300만원을 기부했고,중앙선관위에도 지정기탁금 형식으로 700만원을 낸 것으로기록돼 있다. 검찰은 복표사업을 규정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과정에서 TPI측이 자체적으로 개정안을 마련,의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를 벌인 사실을 확인,당시 개정안을 만든 TPI측 인사를 금명간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박홍환 안동환기자 stinger@
  • ‘선거의 계절’ 몸사리는 감사원

    감사원이 오는 6·13 지방선거와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차기전투기(FX) 사업에대한 감사착수 여부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이 사업은 시민단체인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가 국민감사청구를해 이석연(李石淵) 변호사 등 민간인 3명이 포함된 위원회에서 이달말까지 청구 수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그러나 부패방지법에 국가기밀 및 안전보장에 관한 사항은 국민감사청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시돼 있어 각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국민감사청구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다만 FX사업에 막대한 국가예산이 들어간 만큼 연말에 실시할 방위력개선사업에 대한 감사의 한항목으로 포함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감사원이 대선을 앞두고FX사업에 대한 감사가 정략적으로 이용될 것을 우려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체육복권 ‘스포츠토토’ 선정을 둘러싼 로비파문을 계기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복권사업에 대한 특감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다른 감사원 관계자는 “비리혐의가 짙은 사안은 검찰이 수사하고 있고,복권 제도개선방안에 대해서도 총리실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 결과가 나와야감사원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스포츠토토 이외에도 2∼3개의 복권 인허가 과정에서 정치권의 로비와 관할 부처의 비리가 이뤄졌다는 얘기가 나돈다.”면서“최소한 감사원이 인허가 담당 부처들에 대한 특감이라도 착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지난 13일 59명의 감사인력을 투입해 ‘지방선거전 공직기강 기동점검’에 착수했지만 예방 위주의 단속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피감기관의 공무원들은 “감사원 직원들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는 듯 공무원들의 선거개입 행위나 불법·탈법행위를 단속하는데 상당히 조심스러워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종락기자 jrlee@
  • [사설] 지방선거가 대선 전초전인가

    6·13 지방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 12월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잇따라 마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각기 지방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어제만 해도 각 당 후보나 대표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자기당 공천 기초자치단체장 필승대회,또는 후보추대식에 대거참석하면서 선거운동을 독려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물론 자민련까지 이번 지방선거를 대선을 앞둔 지역 기반을 구축하는 호기로 보고,전력투구하고 있다.이처럼 중앙당이 지방선거에 과도하게 개입하자 벌써부터 선거 과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이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해당 지역의 쟁점이 부각되기보다는 중앙 정치 무대의 정치 공방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정치권은 지방 선거를 대선의 전초전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기 바란다.중앙당의 지나친개입은 과열을 불러오고,과열은 결국 돈선거나 지역정서를부추기는 것인 만큼 각 당은 그 후유증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주민의 자치활동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창달하고,지방의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지방자치제도 도입의 본래 취지까지 무색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최근 언론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번 지방선거에 특정 정당이 대패할 경우 해당 정당 대선후보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0.7%가 반대했다고 한다.이는 국민들이 지방선거와 대선을 별개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다음으로 중앙 정치의 폐해가 전국 각 지방으로 확산되는것을 차단해야 한다.중앙 정치가 곧바로 지역 정치와 연결되는 장치는 바로 공천제도라고 할 수 있다.이번 광역·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 후보는 상당 지역이 경선제에 의해 선출되었는 데도 불구하고,그 실상은 해당 지구당위원장의 영향력 아래 경선의 형식만 빌렸다는 지적이 많다.이 과정에서 중앙당과 지역 토호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담합을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적어도 기초단체장의 경우 과연 정당 공천제도가 필요한지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풀뿌리 정당정치’라는 허울좋은 명분보다는 중앙정치의 지방확산 차단이 더 선결과제가 아닌가 한다.
  • 선거개입 공무원 구속수사

    대검 공안부(부장 李廷洙)는 13일 전국 공안부장 검사 회의를 열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급증하고 있는 금품선거와 흑색선전,공무원 선거관여,공직수행 빙자 금품수수 등 ‘공명 저해 4대 선거사범’과 선거브로커,사이버 선거사범을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검찰은 선거에 개입한 공무원은 구속 수사하고,금품살포사범은 배후 인물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며,선거사범에 대해서는 선거가 끝난 뒤에도 전담 수사체제를 유지해 철저한 공소유지로 신분상의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이다. 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은 훈시에서 “지방선거가 1개월밖에 남지 않았고 대선 관련 선거사범 단속도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투철한 사명감과 판단력,헌신적인 노력으로지방선거 및 대선사범을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신뢰 획득이라는 열매를 맺자.”고 당부했다. 검찰은 이날 대검청사 3층에서 선거상황실 현판식을 갖고선거사범 단속 및 수사지휘를 위한 24시간 특별근무에 들어갔다. 한편 검찰은 현재까지 불법선거운동 등으로 입건된 선거사범은 530명으로지방선거를 한달 앞두었던 98년의 40명보다 13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한나라 최고위 경선 후유증

    한나라당의 최고위원 경선결과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11일에는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새 최고위원들과의 상견례에강재섭(姜在涉) 박희태(朴熺太) 하순봉(河舜鳳) 최고위원이불참,내홍설까지 제기됐다.“경선결과에 만족하는 최고위원은 1,2위를 한 서청원(徐淸源) 강창희(姜昌熙) 의원밖에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경선 당일에도 낙선 후보는 물론 김정숙(金貞淑) 최고위원등 하위득표로 당선된 최고위원들마저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일부에서는 “이회창 후보의 핵심 측근들이 경선과정에 개입했다.”면서 전직 부총재와 모 의원,특보단 등을 지목하고 있다.이 후보측의 경선 개입설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경선 결과가 여론조사와는 달리 이 후보측에서 흘러나오던얘기대로 나타난 때문”이라는 해석이 그럴듯하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에서는 ‘불만은 있겠으나 후유증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한 당직자는 “대선후보까지 결정된 마당에 또 분란을 일으키는 모습이 각자에게 좋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를증명하듯,당선된 한 최고위원은 “할 말은 많지만 참겠다.”고도 했다. 한편 당 안팎에서는 새 지도부 구성과 이에 따른 당내 역학구도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당장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측근 3인방’으로 분류된 인사 가운데 하순봉(河舜鳳) 의원만이 턱걸이로 지도부에 합류,이들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된다. 특히 향후 이뤄질 당직개편,대선 선대본부 구성에는 소장파의 약진이 예상되고 있다. 이지운기자
  • 말문 닫은 민주당/ “여당도 아닌데”궁색한 침묵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으로 활기를 찾았던 민주당이 최근 각종 의혹들이 전방위로 제기되면서 망연자실(茫然自失)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7일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가 3남 홍걸(弘傑)씨의 비리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김옥두(金玉斗) 의원의 파크뷰 아파트 3채 특혜분양 의혹 등과 관련,“검찰의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조차 밝히지 않았다.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의 육성테이프 녹취록 공개에 대해서도 아무런 논평이나 성명을 내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처럼 각종 사안에 대해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는 표면적인 이유로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의 탈당을 들고 있다.민주당은 더 이상 집권여당도 아니고,대통령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속사정은 다르다.지난달 27일 새로이 출범한 한화갑(韓和甲) 대표체제가 첫 단추인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부터삐걱거리는 등 지금까지 당 전열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하고있기 때문이다.한 대표는 7일 오전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대표가 비서한 명 임명할 권한이 없다.”면서 “일을 속전속결로 처리해야 하는데 앞으로 당을 어떻게 운영할지 캄캄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조치로 중하위직 인선을 조속한 시일내에 마무리짓고,지방선거 총력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당 이미지도 ‘DJ당’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 중심으로 바꿔나가는 데 전력을 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난국 타개책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당 한 관계자는 “검찰이 발표하는 비리의혹을 속절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노후보, 검찰에 ‘민원전화’ 논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지난달 민주당 부산 해운대 지구당원의 단란주점 불법영업 혐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부산지검 이병기 동부지청장에게 전화를건 사실이 드러나 부당한 압력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부산지검 동부지청 등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치러지던 지난달 11일 노 후보가 이병기 동부지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상열 해운대·기장을 지구당 위원장이 만나고 싶어하는데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청장은 다음날 전화를 걸어 온 이 위원장에게“담당 검사가 수사중이므로 내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이 청장은 “노 후보와의 통화는 편안하게 이뤄졌으며,노 후보가 민원인을 만나달라고 했지 직접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대통령탈당 한나라 대응/ “”위장탈당”” DJ-盧 묶어때리기

    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민주당 당적 이탈로 전개될 정국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탈당 정국’을 유리하게 이끌 경우 양대 선거의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두 가지의 전략을 구사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나는 ‘위장 탈당’을 부각,‘김대중 대통령=민주당=노무현(盧武鉉) 후보’를 동일시하는 전략이다.또 하나는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방안이다. 우선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탈당을 촉구하던 입장에서 선회,‘위장 탈당’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영남지역의 ‘노풍(盧風) 차단’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민주당의 노 후보가 DJ의 충실한 계승자임을 강조할 경우 ‘반 DJ 정서’가 강한 영남지역의 표를 묶어두고,노풍을 잠재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는 8일 이회창(李會昌)후보가 대구와 부산에서 열리는‘필승 결의대회’에 직접 참석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그동안 이 후보는 경선 대회 후 당에서 개최한 가두시위에 참석하지 않았다.이 후보의 한 측근은 이에대해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네거티브 전략’은 한나라당의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이 후보의 한 측근은 “김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믿음을 주기 위해서는 최소한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신건(辛建) 국정원장은물리쳐야 한다.”면서 “임동원(林東源) 특보도 대상”이라고 조건을 달았다.이 관계자는 “이들이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 폭로 등 각종 정치공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이 후보의 단점은 보완하고,장점은부각하는 전략도 마련하고 있다.이를 위해 귀족 이미지를벗고,노후보와 비교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안정감을 강조할 방침이다.이밖에 오는 17일 국가혁신위안 공개를 계기로 정책 대결에서 승기를 잡아 반전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김대통령 탈당/ 역대 대통령 탈당비교-노태우 이후 3대째 ‘관례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민주당 당적을 포기함에 따라지난 92년 노태우(盧泰愚) 대통령의 민자당 탈당,97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 등 현직 대통령이대선을 앞두고 당을 떠나는 것이 하나의 ‘관례’로 정착되는 형국이다.중립선거 내각을 요구하는 여론과 야당의주장이 크게 기여했지만,여당후보의 차별화 전략도 동인이 됐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들의 탈당 시기와 배경 등을 살펴보면,내용은 사뭇 다르다. 먼저 92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탈당은 당시 김영삼 민자당 후보가 충남 연기군 관권개입 선거에 대한 수습책으로개각을 요구하는 등 자신을 밀어붙이는 데 대한 ‘역습’의 성격이 컸다.3당 합당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후보가된 만큼 적자로서 애정이 예전 같지 않았으므로 퇴임 후의 안전판을 고려한 판단이었다.선거지원자금을 당시 민주당의 김대중 후보에게도 전달한 데서도 알 수 있다. 97년 김영삼 전 대통령 때는 탈당을 먼저 요구한 당시 이회창(李會昌) 신한국당 후보의 ‘선수치기’에 따른 것이다.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민지지가 급전직하의 형국이어서 이회창 후보의 차별화 욕구가 어느 때보다 강했고,당시이 후보로서는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처지였다. 이에 비해 김대중 대통령은 세 아들의 비리연루 의혹 등최근 정국상황으로부터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짐을 덜어주겠다는 ‘배려’ 차원에서 스스로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92·97년에는 대통령과 대선후보간에 갈등·알력 관계가 형성돼 있었다면,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후보간의관계는 그렇지 않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시기적으로도 차이가 있다.노 전 대통령은 대선을 정확히 3개월 앞둔 9월18일 탈당과 중립내각 구성을 전격 발표한 반면,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선 50여일 전인 11월7일 대선후보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은 대선을 무려 7개월 이상 남겨둔시점에서 집권여당과의 고리를 끊는 결단을 내렸다.아들들의 비리연루 의혹이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데다,월드컵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양대 선거의 공정한 관리,경제회생등 국정의 안정적 운용이 시급하다는 점이 결심을 앞당기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홍원상기자 wshong@
  • 여 당정회의 폐지 의미/ DJ ‘정치불개입’재확인

    여권이 2일 총리와 청와대 비서실장,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하는 고위 당정 정책조정회의를 폐지키로 한 것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정치 불개입’ 의지를 가시화하기 위한 추가조치로 해석되고 있다.이는 노무현(盧武鉉) 고문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데 대한 청와대측의 대야(對野) 제스처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앞서 전날 오후 이한동(李漢東) 총리와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이 3자 회동을 갖고 김 대통령의 뜻을 존중해 고위 당정회의를 폐지키로 했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한 뒤 ‘정치 불개입’ 의지를 더욱 분명하게 천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이같이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오는 6월 지방선거와 12월 대선을 앞두고 불공정 선거 시비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뜻인 셈이다. 이와 관련,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김 대통령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바 있다.”며 고위 당정회의 폐지 배경을 설명했다.그동안 열린 고위 당정 정책조정회의에는 정부측에서 총리와 각부 장관,청와대 비서실장과 관계 수석,당쪽에선 당 대표와 3역 등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했다.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 이후에도 지난해 11월 23일,올 1월 18일,2월 16일 등 3차례 회의가 열렸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심층분석 노무현] (1)노풍의 실체와 동인(動因)

    ■노풍의 실체 “노무현씨가 출마한다 했을 때 제 심정은 ‘되면 좋지….그러나 되겠어?’였습니다.그런데 노무현씨가 경선에서 승승장구한다는 기사를 보고 잃어버렸던 소망이 고개를 쳐들었습니다.”(서울의 32세 여성) 지난달 16일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광주 경선에서 영남 출신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극적으로 1등을 차지하자,그의 홈페이지(www.knowhow.or.kr)에는 ‘감격의 글’들이 쏟아졌다.TV 앞에서,술자리에서 ‘노무현’이 화제로 떠올랐다.언론은 이를 ‘노풍(盧風)’이라 불렀다. 노 후보가 지난 28일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됨에 따라 이제 노풍이 거품이라는 얘기는 더이상 나오기 힘들 게 됐다.그렇다면 노풍의 실체는 무엇일까.참여연대 이태호(李泰浩) 정책실장은 “구태정치에 환멸을 느껴 변화에 목말라하던 국민들이 노무현이란 개혁적 인물의 당선가능성이 발견되자,전폭적 지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실체’를 요약했다. 인터넷 여론조사회사인 폴앤폴의 조용휴(趙龍休) 사장은근거를 제시했다.그는 “지난 수년간 여론조사에서 이회창(李會昌)·이인제(李仁濟)씨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지만,지지후보가 없다는 정치혐오성 무응답자가 40%이상이나 됐다.”며 “노풍을 계기로 무응답층이 15%대로 줄어든 점을 볼 때 이들이 노풍의 동력이 된 셈”이라고 분석했다.조사장은 “97년 대선 직전 20%대였던 무응답층이 노풍 이전 40%대까지 늘어난 것은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의 개혁진도에 실망한 수도권 거주 호남 유권자와 30대 화이트칼라가 무당파로 이탈했기 때문”이라고 무응답층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여기에 한나라당 이회창 경선후보의 ‘빌라게이트’와 박근혜(朴槿惠) 의원 탈당이 발생했던 2월을 기점으로 영남출신 수도권 거주자들 상당수가 지지후보를 이 후보에서영남 출신의 노 후보와 박근혜 의원쪽으로 바꾼 움직임도일부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이미 포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제로 종합해 보면,노풍은 지난 2월 이회창 후보에게 실망한 한나라당 지지자중 일부가 노 후보쪽으로 돌아서면서 태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이어3월10일 울산경선에서 노 후보가 종합 1위로 부상하자 DJ에 실망해 있던 젊은 무응답층이 대거 가세,13일 TN소프레스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가 이 후보를 처음으로 누르는 현상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그리고 호남지역의 본류와 영남 일부는 광주 경선이후 본격 노풍에 합류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여론조사상 가장 먼저 노 후보 지지로 돌아선 30대의 ‘역사적 특수성’은 노풍이 거품이 아니라는 근거로 제시된다.서울대 최인철(崔仁哲·심리학) 교수는 “노풍은 앞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현상”이라고 전제한뒤 “노 후보의주 지지층은 80년대 대학을 다니며 사회 변혁을 이뤄낸 ‘역사적 경험’을 가진 집단”이라면서 “이들이 IMF 외환위기라는 큰 위기를 겪으며 우리 사회 특유의 연고·혈연주의와 공정한 규칙의 결여 상황이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깨달았고,이러한 자각이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을 낳았다.”고 진단했다. 이는 노풍이 단순한 정치적 현상을 넘어 사회적 현상이라는 해석으로까지 확대된다.숙명여대 정외교과 이남영(李南永) 교수는 “노풍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퇴행적이고 수구적인 한국정치 지형의 공백을 메워 나가는 과정”이라며 “박정희 시대와 이의 반(反)명제인 3김 정치의 종식을 뜻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상지대 정외과서동만(徐東晩)교수도 “보·혁대립을 근간으로 한 냉전의식이 본격 해체되는 조짐으로 느껴진다.”고 진단했다. 경희대 사회과학부 임성호(林成浩) 교수는 “노풍은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가 참다참다 못해 일거에 분출한 것”이라고 진단했고,서울시립대 이건(李健·사회학) 교수는 “노풍은 노무현이라는 정치 상품이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와 ‘선택적 친화력’을 가지며 생성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김상연 전영우기자 carlos@ ■탈권위적 스타일 지난해 ‘노무현(盧武鉉) 캠프’에 합류한 50대의 한 참모는 노 후보가 주재하는 공식회의 석상에서 30대 젊은 참모들의 버릇없는(?) 행동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감히 ‘보스’인 노 후보 앞에서 버젓이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피워대는 게 아닌가.그런데 더욱 놀란 것은 노후보의 반응이다.이 참모가 “자세들이 그래서 되겠느냐.”고 힐책하자,오히려 노 고문은 “괜찮습니다.이런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렸다는 것이다. 물론 젊은 참모들 중에는 10년 이상 노 후보와 고락을 같이해온 ‘동지’들도 끼여있긴 하지만,근본적으로 노 후보는 50대 후반의 나이에 자연스레 배어드는 ‘권위’와는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게 측근들의 평가다. 실제 노 후보는 자기 방으로 참모를 부르기보다는 지나가다가 불쑥 들러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한 측근은 “화장실에서 노 후보와 나란히 소변을 보다가 지시를 받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얼마전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기자들 앞에서 노 후보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그러시면 안됩니다.이제 야당후보도 아닌데 자신있게 나가야죠…”라고 ‘충고’하듯말해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측근들은 노 후보가 밑에서 합리적인 근거를 대면서 설명하면 선뜻 자기주장을 접고 건의를 받아들인다고 말한다.염동연(廉東淵) 사무총장은 “전에 다른 조직에서 일할때는 위에서 이런저런 간섭이 많아 힘들었는데,지금은 노후보가 실무자에게 철저히 맡기는 스타일이라 오히려 더책임이 무겁고 부담이 간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도 노 후보는 자신이 얘기를 많이 하기보다는 우선 참모들의 얘기를 돌아가며 전부 듣고 의견을 피력하는스타일로 알려진다. 측근들은 노 후보를 가리켜 ‘자유주의자’라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격식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노 후보의 이같은 특성 때문에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인제(李仁濟·54) 전 고문이 2살 더 어리지만,노 후보가 인터넷세대에 훨씬 더 어필하는 것이라고 노 후보측은 주장했다.예컨대 올 신정연휴때 이 전 고문은 자택을 개방해 대대적으로 하례객을 맞았지만,노 후보는 “구식이다.”며 개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지지자들이 본 노후보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실제로 지지하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밝히는 그의 매력은 ‘서민적’이란 점이다.또 젊고 개혁적인 점을 드는 이들도 많다. 그래서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정치가 맑고 깨끗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또 호남지역 지지자들은 노 후보를 민주당의 새로운 ‘대안론’으로 바라봤으며 반면 영남지역 지지자들은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부산출신 대통령 배출하는 것이지 소속정당이 뭐 대수냐는 투였다. 전직 초등학교 교장인 신종덕(66·광주)씨는 “본인이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기 때문에 서민들의 입장을 대변해 줄 것으로 확신한다.좌(左)편향이라는 이념 문제 역시 선거가 과열되면서 다소 부풀려진 것이지,실제로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김영상(44·경기도 고양시 일산)씨는 “노 후보는 낡고 후진적인 정치의 틀을 깨트릴 수 있는 최적의 인물로 생각한다.그와 일부 언론 사이에 형성된 팽팽한 긴장관계 역시 다소 우려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쉽게타협하지 않는 자세는 대단한 뚝심이라고 생각한다.”고밝혔다. 미술학원 강사 한모(35·여·경기도 부천시)씨는 “가장의식이깨어있고 개혁적인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타 후보를 거칠게 자극하지 않는 모습도 이채로웠다”고 말했다.전주에서 택시기사를 하는 이의영(55)씨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이름을 내걸고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수 있는 사람이 노 후보 말고 없지 않으냐.”고 정치 현실을 지적하며 “같은 법조인 출신이면서도 엘리트형인 이회창·이인제 후보와는 달리 소탈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커다란 장점”이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음모론과 노풍 함수 민주당 대선후보를 뽑는 국민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음모론’의 요체는 “여권핵심이 전국 순회경선에 조직적으로 개입,노무현(盧武鉉) 후보를 당선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음모론이 최초로 거론된 것은 3월16일 광주경선에서 일반의 예상을 뒤엎고 노무현 후보가 당시까지만해도 대세론을 형성했던 이인제(李仁濟)후보를 누른 직후였다. 당초엔 일부 언론이 ‘보이지 않는 손’이 민주경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선에서 음모론을 제기했다.그 후 이인제 후보가 3월21일 강원지역의 후보자 합동TV토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경선이 움직인다는 취지로 음모론을 공론화됐다. 특히 이 후보가 그 다음날 여권실세 P,L,K씨 등 3명을 지목,이들을 중심으로 노 후보측이 인위적으로 노풍(盧風)을 일으키려는 음모를 진행중이라고 주장하며 음모론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였다.노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당시 총재와의 양자대결 지지도에서 앞서는 여론조사를 문항까지 조작,무차별적으로 실시했다는 것이 그 골자였다.민주당 일각,특히 이인제 전 고문을 지지했던 일부 인사들이 아직까지도 음모론을 거두지 않고 있다.그러나 1개월이상 음모론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지만 노풍을 꺾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노 후보진영 및 민주당측의 주장이다.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풍이 주춤거리는 것은 김대통령의 세아들 비리 의혹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이인제 전 고문측 일각에서조차 “노풍이 음모론에 의한것이기보다는 노무현 후보진영의 첨단전자매체를 이용한과학적 선거전과함께 기성 정치권의 획기적인 변화를 갈망하는 여론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발생했다.”고 분석할 정도다. 이춘규기자 taein@
  • 민주 대선 후보 노무현/ 정치역정

    어느날 갑자기 한국정치의 중심인물로 급부상한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선후보는 ‘남들이 가길 꺼려하는 길’을고집스럽게 걸어온 덕을 톡톡히 본 정치인이다.88년 5공청문회때 거물급 증인을 호되게 몰아세우는 장면과,90년 3당합당 당시 기자회견을 하던 김영삼(金泳三·YS) 통일민주당총재에게 거칠게 항의하던 몸짓,그리고 2000년 총선에서 낙선한 직후 멋적게 웃는 표정이 일반국민들에게 각인된 노무현의 전부다.그만큼 정치의 중심무대에 가까이 있지 못했다. 그러나 그때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의 지지가 ‘노무현의 신화’를 일궈낸 토양이 됐다.특히 2000년 총선때재선 가능성이 높았던 서울 종로 지역구를 기꺼이 버리고지역감정의 벽을 깨겠다며 민주당 깃발로 부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것은,‘정치인 노무현’을 결정적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이때 노무현 홈페이지엔 하루 1000건이 넘는 격려 메시지가 폭주했고,이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결성되는 동인으로 작용한다.노무현스스로도 “그때부터대통령에 대한 꿈이 구체화된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노무현은 1946년 경남 김해군 진영읍 본산리의 가난한 농가에서 3남2녀(큰형은 작고)중 막내로 태어났다.6살때 천자문을 외우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1,2등을 놓치지 않을정도로 머리가 좋아 ‘노 천재’로 불렸던 그는 자존심과우월감이 남달리 강한 학생이었다.반면,어려운 집안형편은그의 얼굴 한구석을 열등감과 반항심으로 그늘지게 했다. 이처럼 ‘개인적 자질’과 ‘가정형편’간 형평이 맞지 않았던 성장기 특성이 기존질서에 대한 강한 도전의식으로 표출되고 있는지 모른다. 특히 소년 노무현은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을 만큼,당돌하고 오기있는 학생이었다.초등학교 6학년때 교내 붓글씨 대회에서 2등을 했는데,1등을 한 학생이 종이를 바꿔 새로 쓴 것을 알고 분개해 상을 반납했을정도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이승만(李承晩) 대통령 생일기념 글짓기를 강요받자 ‘턱도 없다.’는 뜻의 ‘우리 이승만 택통령’이라는 글만 달랑 써서 제출했다가 퇴학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당시 그의 성격이 얼마나 강했던지 생활기록부에는 “극히 독선적이다.”는 평가가 게재돼 있다.노 후보가“유력언론에 굽신거리지 않겠다.”며 일전불사의 태도나,미국에 무작정 저자세로 나가지 않겠다고 밝히는 것도 이런성품의 연장으로 보인다. 또래에 비해 조숙했던 노무현은 집안형편을 고려해 장학금과 은행취업을 기대하고 부산상고에 진학했다.그러나 가난으로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 못내 불만스러웠던지 친구들과 술,담배를 하는 등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었다.결국 졸업후 농협 취직시험에 떨어지자 독학으로 고시공부에 나서 75년 17회 사시에 합격함으로써 입신양명의 전기를마련한다. 판사 8개월여만에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그만두고 78년 변호사로 개업한 노무현은 수임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으려고 당사자간 합의가 가능한 사건도 서둘러 처리하는 평범한 변호사였다. 대학생들과 요트를 즐기는 등 여유로운 삶을 누리던 그는81년 우연히 시국사건인 ‘부림사건’의 변론을 맡으면서인생이 바뀌게 된다.고문을 심하게 받아 몸이 무참하게 망가진 학생을 보고 분개한 노무현은 그때부터 인권변호사로서 민주화운동 대열에 뛰어든다.87년엔 대우조선 노동자 사망사건 처리과정에 불법개입했다는 혐의로 구속돼 23일간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이같은 활동에 힘입어 88년 13대총선때 YS의 공천으로 부산 동구에서 출마해 당선,정치권에 입문한다. 초선의원 노무현은 88년 5공청문회에서 정주영(鄭周永) 현대 회장 등을 가차없이 추궁해 일약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그러나 당시 증인으로 나온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을 향해 명패를 집어던지고,청문회가 여당의 일방적 불참선언으로 파국을 맞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뒤 잠적해버린 일 등으로 “불안하다.”“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이런 지적은 지금까지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 노무현은 90년 3당합당때 YS의 합류 권유를 “역사적 반역”이라며 뿌리치는 정치적 소신을 고수했다.이는 오늘날엔‘원칙’이란 명분에서 노무현의 큰 정치적 자산이 됐지만당시엔 춥고 배고픈 기나긴 정치험로에들어선 것을 의미했다. 지역감정의 벽에 막혀 92년 14대총선과 95년 부산시장 선거,96년 15대총선에서 잇따라 낙선,정치생명에 위기를 맞았던 노무현은 97년 대선직전 김대중 대통령과 손잡은 것을계기로 여당에 몸담게 됐다. 노 후보는 개성과 정치역정이 워낙 선명하기 때문에 주위의 평가 또한 극단으로 갈린다. 비판하는 쪽은 13년동안 정치를 한 그의 실질적 경력이 1.5선 국회의원에 해양수산부장관 8개월이 전부라는 점을 두고 나라를 맡기기엔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놓는다.호(好)·불호(不好)가 분명하고 매사를 2분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국가 구성원 전체의 갈등을 제대로 조율할 수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과거 파업현장에서 노동자들편에 서서 외친 격한 발언과 최근에 불거진 언론국유화 발언 논란 등은 그의 이념적 성향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지지하는 쪽은 노 후보의 원칙을 향한 비타협적 자세만이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고질적 모순을 철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가인기에 민감한 정치감각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여론에서 크게 벗어나는 정책은 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지난해말 당내 쇄신파동때 동교동계를 공격하지 않은 점은 ‘정치적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는 사례로 제시된다. 서민 이미지이면서도 구력 3년에 핸디 20의 골프실력을 갖고 있는 점도 그가 꽉 막힌 사람은 아니라는 인상을 준다.자녀들이 학교에 다닐 때 휴일 사이에 평일이 끼여있으면종종 학교에 양해를 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훌쩍 여행을 떠난 모습에서도 노무현의 파격적인,또한 ‘자유분방한’면모를 느낄 수 있다. 고시공부를 할 때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독서대를 개발,실용신안 특허출원을 했던 일화는 94년 인명관리 컴퓨터 프로그램인 ‘노하우 2000’을 스스로 개발한 사례와 함께 노무현의 창의적 기질을 엿보게 한다. 노무현은 작은 체구에 고개를 숙이고 걷는 모습과 소탈하고 편하게 말하는 어투 탓에 카리스마가 절대 느껴지지 않는다고 직접 본 사람들은 말한다. 김상연기자 carlos@
  • [기고] ‘재계 정책제안’ 정치 길들이기?

    며칠 전 전경련이 차기정부의 정책과제를 발표했다.전체 13개 부문 중 이번에 정치,행정,사법,공공·재정의 네 부문에 국한된 과제를 먼저 제시한 것이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요 세력인 재계의 이러한 행동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특히 대통령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라는 국가대사를 앞두고 뒷짐지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과거처럼 음성적으로 재계가 유력후보쪽 줄대기에 급급해 하는 모습보다는 훨씬 모양새가 좋다. 그리고 전경련이 제시한 정책들에도 새겨들을 부분이 없지않다. 정치권이 고해성사를 통해 원죄를 떨쳐버리고 정치자금 관리를 투명화하자는 주장은 적극 수용할 만하다.여기다법적 선거자금 한도가 현실화되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와 같은 자원봉사조직이 활성화된다면 우리 정치권의 거듭나기도 꿈 같은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청와대까지 휘말린 요즘의 비리사건을 보더라도 검찰총장 등 권력기관장들의 인사청문회 역시 선진화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그런데 전경련의 이런 정책 제기에 대해 다른한편으론 불안하고 씁쓸한 느낌을 떨칠 수 없다.우선 재계의 이런 정치개입이 금권정치의 노골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이미 2000년 총선 당시에 후보들을 평가하겠다고나선 바 있다.또 몇 달 전에는 친(親)기업적 대선후보를 가려내겠다고 공언했다.다른 사회단체의 발언권이 취약한 상황에서 이런 움직임은 재계의 일방적인 정치권 길들이기로이어질 수 있다.만약 음성적 뒷거래를 계속하면서 양성적정책강요까지 보탠다면 결국 양수겸장을 통한 재계우위의정경유착이 자리잡지 않을까 싶다. 둘째로 정·관계의 부패를 초래한 장본인은 사실 바로 재계이다.물론 재계가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뇌물을 제공한 경우도 많으리라.그러나 재계가 탈법과 특혜를 위해정계와 관계를 오염시킨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그렇다면재계도 고해성사를 자청하고 속죄를 빌어야 마땅하다. 가톨릭에서는 ‘내 탓이오’라고 하지 않는가.그리고 정치판에서는 보스정치와 지역정치라는 전근대적 관행이 엷어져가고 있는데,재벌의 전근대적 황제경영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정계와 관계도 거듭나야겠지만 재계가 먼저 거듭나면오죽 좋은가. 셋째로 재계는 수긍할 만한 정책도 제시했지만 공감하기어려운 주장도 내놓았다.KBS 민영화가 한 예다.광고 때문에언론은 지금도 재계의 영향을 벗어나기 어렵다. 여기에다소유권마저 넘기면 언론의 공공성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방송사 개혁도 필요하겠지만 민영화가 그 답은 아니다.민영화 천국인 영국에서조차 BBC는 공영방송임을 잊지 말자.경제문제 등 앞으로 전경련이 내놓을 정책과제엔 이처럼 그저낙후된 재벌체제를 끌고 가려는 주장들이 더 많이 포함되지않을까 우려된다. 민주정치는 각 사회집단들의 이해가 골고루 반영되는 정치이다.따라서 재계의 건설적 제안마저 비난할 수는 없다.그러나 정치와 행정이 재계에 예속되는 사회는 민주주의가 아니다.재계가 아닌 사회집단들의 정책적 영향력도 동등하게키워야 한다.그리고 재계는 자기혁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진정으로 선진사회를 지향하는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김기원 방송통신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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