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대선 개입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각종 의혹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고교생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녹음테이프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보험 설계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740
  • ‘反카르자이’ 압둘라 vs 가니·라술 각축전

    ‘反카르자이’ 압둘라 vs 가니·라술 각축전

    “5일은 아프가니스탄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날이다. 처음으로 투표를 통해 정권이 교체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은 5일 치러지는 아프간 대선의 의미를 이렇게 평가했다. 서방의 개입 없이 치러지는 이번 선거를 통해 아프간은 역사상 처음 민주적으로 정권이 이양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대통령 당선자는 12년이 넘도록 미군 등 외국군과 반군 탈레반 간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올해 말 이후 외국군이 계속 주둔하는 문제도 그가 결정해야 한다. 엉망인 치안도 회복시켜야 한다. 2일(현지시간)에도 수도 카불의 내무부 청사 입구에서 탈레반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경찰 6명이 숨졌다. 이날 지방 주의회 선거에 입후보한 후세인 나자리 등 9명은 고문당한 채 사살됐다. 5년 전과 달리 미국이 선거관리에서 완전히 손을 뗐고, 탈레반이 “선거에 참여하는 이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선거가 제대로 치러질지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불안한 선거운동 과정을 거쳐 일단 후보 3인이 선두권을 형성했다. 이 중 2002년 재무장관을 지낸 아슈라프 가니(64)가 선두에 있다. 그는 2009년 대선에 참가했으나 득표율은 3%에 그쳤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국제관계학과 인류학으로 학위를 딴 뒤 세계은행에서 10년간 근무했다. 젊은층의 지지가 높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으로부터 치안권을 넘겨받는 업무를 맡았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측근이다. 잘마이 라술(70)도 카르자이 사람으로 분류된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외무장관으로 재직했다. 프랑스에 유학해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지난달 후보직을 사퇴한 카르자이 대통령의 형 카윰으로부터 지지선언을 끌어 냈다. 외국어에 능통하며 아프간에선 이례적인 미혼 정치인이다. 3선 금지 조항으로 출마하지 못한 카르자이 대통령이 측근의 당선에 목을 매는 이유는 퇴임 이후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의 전임자였던 무함마드 나지불라는 퇴임 후 탈레반에 붙잡혀 거세당한 채 살해됐다. 반(反)카르자이 기치를 내건 압둘라 압둘라(53) 전 외무장관은 가니와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다퉜다. 안과의사 출신으로 2002년 카르자이 정권의 첫 외무장관이 됐지만 사퇴 후 곧바로 카르자이와 대립각을 세웠다. 최대 종족인 파슈툰족과 제2의 민족인 타지크족의 혼혈이라는 게 약점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압둘라가 가니나 라술과 결선투표를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가니와 라술의 표가 갈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오는 5월 28일 이전에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민주 “재벌 위한 규제 완화 안 돼”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 점검회의’ 끝장 토론과 관련, “불필요한 규제는 당연히 없애야 하겠지만 재벌과 대기업을 위한 규제 풀어 주기는 안 된다”면서 “손톱 밑 가시는 뽑아야 하지만 교차로의 신호등까지 없애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KBS TV 정강·정책 방송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무차별한 규제 완화를 천명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정글이 돼 가고 있다. 약육강식, 적자생존, 불평등 이것이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고선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공약 후퇴 사례들을 열거하며 “박근혜 정부 1년이 지났지만 국민과의 약속은 배반당했고 국민행복시대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새 정치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헌법이 분명하게 못 박고 있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지금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극복하는 희망의 사다리를 국민 앞에 놓아 드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정애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지금 국민들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규제 개혁이 결국 대선 때 철석같이 약속했던 경제민주화를 포기하고 거짓의 정치를 숨기려는 시도라고 읽고 있다”며 “재벌기업들의 소원 수리를 들어주겠다는 거짓의 정치”라고 비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의원입법 규제 심의를 언급한 것에 대해 “정부가 국회 활동에 개입해 국회의 입법권을 제약하겠다는 초헌법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박형수 통계청장 인터뷰] “北 데이터 알아야 통일 대박…유엔 통해 5년마다 인구조사할 것”

    [박형수 통계청장 인터뷰] “北 데이터 알아야 통일 대박…유엔 통해 5년마다 인구조사할 것”

    “현재는 정확한 통계 없이 북한에 대해 뜬구름을 그리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유엔(UN)을 통해 5년마다 북한 인구조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난 17일 오전 정부 대전청사 14층 집무실에서 만난 박형수(47) 통계청장은 통일에 대한 이야기로 화두를 열었다.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 후에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자료는 북한 통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UN을 통해 2008년에 시행한 인구센서스가 우리가 가진 유일한 공식통계다. 데이터가 없으면 정책 비용이 낭비된다. 박 청장은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5년마다 북한의 인구센서스를 시행하는 방안을 통일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6월 삶의 지표를 보여주는 통계를 처음으로 발표한다. 소득만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임금근로자 통계에 대해서는 봉사 등 사회적 기여도를 측정하는 방식의 통계 개발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가정주부의 가사 노동을 측정하는 것도 추진된다. 취임 1주년(18일)이 된 박 청장은 최연소 차관급(1967년생)으로 재정분야의 전문가다. 이인실 전 청장과 함께 두 번째로 임용된 비(非)관료 출신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北도 정권 유지차원서 통계 검증 원해 →‘통일 대박’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됐다. 하지만 정작 북한 관련 통계는 매우 부족한 게 사실이다. -지금으로서는 대부분 뜬구름을 그리고 있다. 북한에 대해 잘 모르면서 장밋빛 청사진만 보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북한 인구도 제대로 모른다. UN이 2008년에 UN인구기금으로 북한 센서스를 단 한 번 했다. 이것이 북한을 직접 조사한 유일한 통계다(북한 관련 간접 통계는 324종). 이 자료를 토대로 매년 인구추계를 하고 있다. 이 추계로 통일비용을 계산하는 것이다. →정확한 통계가 없으면 정밀한 정책도 힘들지 않나. -동독과 서독은 정보 교류를 했음에도 통일 후에 정보 부족으로 통일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정확한 통계가 없으면 정치적 타협으로 지원규모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일이 된다고 북한의 통계가 바로 조사되는 것이 아니다. 조사원을 훈련시키는 등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다행히 북한은 정권 유지 차원에서라도 자신들의 행정통계를 검증하고 싶어한다. UN을 통해 인구조사만 5년마다 정기적으로 해도 큰 도움이 된다. 통일부와 협의한 후 UN과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인구통계 말고도 북한 관련 통계가 많이 필요할 텐데. -인구통계는 인구 관련, 사회 관련 통계의 기본 중에 기본이기 때문에 첫발을 떼기에 가장 적합하다. 이외 인공위성 사진으로 곡물수확량을 측정하는 통계 기술을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다. 아직은 면적만 사진으로 조사하고 곡물 종류는 직접 논·밭을 방문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인공위성으로 측정하도록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6월에 삶의 지표에 대한 통계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 주관적인 개념인데 갑론을박이 많을 것 같다.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을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행복은 너무나 주관적인 개념이므로 중간단계로 삶의 질 지표부터 측정해보려 한다. 추진한 지는 오래됐는데 마무리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우선 6월에 66개의 지표를 발표하고 2년 뒤까지 83개 전체 지표를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대표 지수를 발표하지는 않는다. 물질 측면에서는 소득, 소비, 복지, 주거, 고용 등이 포함되고 비물질 측면에서는 건강, 교육, 문화·여가, 가족·공동체, 시민참여, 안전, 환경, 주관적 웰빙 등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삶의 질 지표는 통계를 쓰는 사람이 알아서 만들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국가통계청에서 국민 삶의 질을 측정하는 경우, 종합지수를 작성하기보다 개별 지푯값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합지수를 만들려면 개별 지푯값에 가중치를 부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치가 개입되면서 정치적으로 중립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국민행복도 등 대안 통계를 만들기 위해 만든 스티글리츠위원회 역시 개별 지표로 공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통계가 체감하는 것과 다르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의 상황이 국제기준과 다르기 때문이다. 통계를 국제 기준에 맞추면 국민 체감에서 멀어지고, 국내 상황에 맞추면 국제비교가 불가능한 ‘딜레마’인 셈이다. 예를 들어 너무 낮게 나온다는 지적을 받는 실업률(실업자 수/만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수)을 보자. 우리는 공부도 길게 하고, 군대도 가야 하고, 공무원 등 한 우물만 파는 구직자도 많다. 이들은 모두 경제활동에 나서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다. 외국과 달리 자영업자도 망하면 직장인이 되기 위해 나서지 않는다. 역시 비경제활동인구다. 다른 국가에 비해 비경제활동인구가 많으니 경제활동인구 중에 실업자 수는 별로 없다. 그렇다면 1년간 구직 활동을 한 번이라도 한 사람을 모두 경제활동인구로 치면 어떨까? 공무원 시험만 보는 이들이나, 창업을 하는 이들이 더 많이 포함될 것이다. 실제 이런 주장이 있다. 하지만 국제 기준과 맞지 않아 실업률 국제 비교가 불가능하다. →해법이 없나? -최대한 노력하겠다. 우선 정책목표는 실업률이 아니라 고용률(취업자/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로 바꾸었다. 노동저활용 지표도 올해 11월에 나온다. 비경제활동인구까지 활용되지 않는 노동력으로 포함하는 개념이다. 소득만을 기준으로 한 임금근로자 통계 역시 봉사 등 사회적 기여도를 측정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가정주부의 가사노동 역시 측정해 보려고 한다. 국제기준을 감안해 현재 있는 통계들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으니 새로운 개념의 통계들을 만들어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국민이 조금이라도 더 체감할 수 있는 통계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143개의 국가주요지표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를 소개해 준다면. -국가주요지표 체계는 국가발전상황을 종합적이고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리한 핵심지표로 경제·사회·환경 등 3개 부문 밑에 인구, 건강, 국민계정, 고용과 노동, 생활환경과 오염 등 16개 영역으로 구성했다. 4월부터 국정모니터링(e-나라지표) 시스템(www.index.go.kr)에 공개한다. 총인구를 연령별로 세웠을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인 중위연령은 37.9세다. 중위연령이 30세 이상이면 ‘나이 든 인구’로 간주한다. 특허출원 수는 인구 100만명당 2773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미국, 일본 다음으로 높다. 위험음주율(만 19세 이상 인구 중 소주 1병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이들의 비율)은 2007년 16.1%에서 2011년 17.2%로 높아졌다. 1인당 알코올소비량(만15세이상 인구기준)은 8.9리터로 OECD 평균(9.1리터)에 근접하고 있다. ●통계 ‘정치 악용’ 막는 법안 이달중 제출 →지난해 통계청은 18대 대선을 앞두고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통계 발표 1주일 전에 관련 정부부처에 통계를 미리 제공하는 것이 문제가 됐다. 본래 사전제공의 취지는 정책 부처가 설명자료 및 정책 대응을 준비할 여유를 주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통계 공표의 투명성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또 통계를 부처에 사전 제공하지 않도록 통계법을 개정해 3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1년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말해 달라. -통계청은 다른 정책 부서와 달리 호흡이 가쁘지 않다. 덜 익은 통계를 내놓지 말고 천천히 뚜벅뚜벅 가자는 것이 철학이다. 통계는 항상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이에 따라 관(官) 주도의 통계보다는 민간과 함께하는 통계 개발이 중요하다. 2022년까지 환경경제계정(환경 분야의 GDP 통계)을 만들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이 자원을 얼마나 쓰고 이산화탄소는 얼마나 발생시키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경제통계와 사회통계에 비해 환경통계는 비교적 열악하다. 당장 돈이 되거나 정책에 쓰이는 정도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 분야의 통계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정리 사진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박형수 통계청장은 ▲47세 전남 화순 ▲광주동신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UCLA 경제학 박사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기획조정실장·예산분석센터장·연구기획본부장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
  • 대선 트위터 활동 국정원 직원 “기억 나지 않는다” 진술 번복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17일 진행된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직원이 검사 측 신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검찰은 이날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5팀에서 트위터 활동을 전담했던 김모씨에게 이메일에 저장된 메모장 파일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김씨는 해당 내용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대부분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 내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메일 아이디를 다른 사람과 공유해 사용했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도 번복했다. 안보5팀에서 활동하며 사용한 트위터 아이디가 30개인지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김씨는 “30개까지 사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트위터 글로 작성해야 할 이슈와 논지를 파트장으로부터 전달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김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2012년 2월 트위터 아이디를 15개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 15개를 받아 총 30개의 아이디를 이용했고, 파트장으로부터 논지를 전달받았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바 있다. 검찰이 이 같은 사실을 추궁하자 김씨는 “그렇게 말했다면 제 착각”이라고 답했다. 다음 공판은 1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간첩사건 증거조작] 국정원 대공 지휘부 개입 정황… 서천호 2차장도 수사 가능성

    [간첩사건 증거조작] 국정원 대공 지휘부 개입 정황… 서천호 2차장도 수사 가능성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그 실체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이 사건이 실적을 노린 국가정보원 일부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대공수사국의 ‘조직적 범죄’ 행위라고 보고 사법처리 대상을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공수사국이 증거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남재준 국정원장 퇴진과 국정원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10일 국정원 압수수색에 이어 12일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와 국정원의 조선족 협력자 김모(61)씨, 김씨와 함께 ‘자술서 위조’에 연루된 전직 중국 공무원 임모(49)씨를 동시에 불러 조사한 수사팀은 13일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국정원 대공수사팀 소속 이인철 중국 선양(瀋陽) 주재 총영사관 교민담당 영사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 영사뿐 아니라 대공수사팀장과 대공수사국장 등 대공수사국 지휘부까지 개입한 정황을 파악해 이들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신청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증거 조작 사건에 등장한 대공수사국 소속 직원은 모두 4명이다. 이 영사는 국정원이 검찰에 건넨 위조 서류 3건에 모두 개입했고, 검찰의 1차 소환 조사에서 ‘본부’의 지시가 있었음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영사가 말한 본부의 실체를 대공수사국 팀장인 A씨로 보고 있다. 이 영사의 직제상 상관으로 근무하다 지난달 국정원으로 복귀한 이모 전 선양 부총영사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이 영사와 같은 국정원 소속으로 증거 조작의 주무대가 된 선양 총영사관에서 함께 근무하며 본부와 이 영사 사이의 지시·감독을 총괄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의 3차례 소환 조사 끝에 자살을 시도했던 국정원 협력자 김씨의 입에서 나온 ‘김 사장’ 역시 국정원 대공수사팀 소속 요원이다. ‘김 사장’은 김씨에게 “유씨 측 변호인단 주장을 반박할 자료를 구해 달라”고 부탁한 국정원 김모 과장으로, 중국에서 신분을 사업가로 속여 활동해 ‘김 사장’으로 불린다. 김 과장 또한 A씨의 지시를 받고 협력자 김씨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검찰이 대공수사국 소속 요원 4~5명에 대한 출국을 금지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증거 조작 의혹’에서 출발한 검찰의 진상 조사는 대공수사국 전체와 상급 지휘라인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대공수사팀장 A씨뿐만 아니라 대공수사국장과 대공수사국을 총괄 지휘하는 서천호 2차장까지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되며 그 정점에는 남 원장이 있다. 이와 관련, 공안 당국 관계자는 “간첩 사건은 최소한 센터장(국장)까지는 보고가 올라간다”며 검찰 수사 확대 전망을 뒷받침했다. 앞서 검찰은 국정원의 대선·정치 개입 수사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 말단 직원에 대한 수사에서 시작해 수사망을 심리전단장, 심리전단을 지휘하는 3차장에 이어 원세훈 당시 원장까지 확대해 심리전단장, 3차장, 원 원장 모두 기소했다. 수사팀은 유씨 사건의 공소를 유지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가 오는 28일 항소심 결심공판(선고 전 마지막 재판)을 앞두고 있는 데다 검찰과 국정원에 대한 불신을 진화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는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설] 국정원 수사·문책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조작 의혹을 푸는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제 밤에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국가정보원 청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하며 “검찰은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고 국정원은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밝힌 이후의 일이다. 국정원 압수수색은 2005년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과 지난해 4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이어 벌써 세 번째라고 한다. 앞선 두 사건이 직무범위를 넘어선 일탈이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면 이번에는 여기에 정보기관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 업무처리의 부실마저 더해진 만큼 문제는 심각하다. 그럼에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 열쇠를 제공할 압수수색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의혹을 제기하고 24일이 지나서야 이루어졌다. 검찰 또한 눈치 보기식 수사에 머물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수사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국정원의 비정상적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국정원은 강한 문책을 넘어서는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수사 결과 재판에 제출한 증거가 위조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국민의 인권은 다시 위기에 빠지고 만다. 당연히 국가의 중추 정보기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검찰의 신뢰마저 동반 추락할 수밖에 없다. 해외 업무를 도와왔다는 중국동포가 문서 위조를 시인하고 자살을 기도하자 국정원이 “우리도 속은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도 허탈한 일이다. 가장 중요하다는 지역의 정보 능력이 얼마나 부실한지 이렇게 까발려도 되는지 묻고 싶다. 국정원의 대북 인적 네트워크가 이토록 허술히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도 국민을 불안케 한다. 검찰은 강도 높은 수사로 사건의 진상을 엄정히 밝혀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하고 정치권에서도 더 이상 특검 주장이 나오지 않을 만큼 설득력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놔야 할 것이다. 증거 조작에 관여한 사람을 의법처리하는 것은 물론 윗선의 관리책임도 당연히 물어야 한다. 만일 국정원 직원이 조작을 지시한 게 사실로 드러나면 남재준 원장도 합당한 지휘 책임을 져야만 정부에 떠넘겨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이 밝힌 대로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는 조치는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는 국정원부터 이루겠다는 굳은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정원도 차제에 기존 업무 시스템이 가진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면 경쟁력은 외려 향상될 것이라는 전향적 인식을 갖기 바란다.
  • [간첩사건 증거조작 파문] ‘남재준 사퇴 촉구’ 여권서도 확산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비주류를 중심으로 여권 내부로 번지고 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정원을 압수수색함에 따라 여권도 더 이상 ‘국정원 감싸기’에 한계를 느끼는 분위기다. “본질은 간첩 사건이며 국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새누리당 지도부는 사태가 급변하자 입을 꾹 닫았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남 원장 사퇴 촉구에 시동을 걸었다. 김용태 의원은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번 증거 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선거를 앞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살이 부들부들 떨린다”면서 “잘못하면 이 한방으로 정말 ‘훅 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장이 대충 ‘송구하다’ 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자진 사퇴를 하지 않고서는 문제가 수습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날 이재오, 정몽준 의원도 일제히 남 원장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상황이 이쯤 되면 남 원장이 물러나는 것이 수순”이라는 목소리도 당 안팎에서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남 원장을 겨냥하기를 머뭇거리고 있다. 그동안 새누리당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국정원개혁특위 등에서 국정원을 겨냥한 야권의 공격을 차단하는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지금 갑작스레 야권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의 빌미를 야권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이런 까닭에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중국대사관과 민변 간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는 등 사건 대응에 힘써 온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입을 닫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발언에 따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공정 수사를 촉구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호기’를 잡은 야권은 파상공세를 이었다. 일제히 남 원장의 해임과 함께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국회 정보위 소속 김현 민주당 의원은 “이 사건이야말로 암 덩어리처럼 번지고 있다”면서 “특검이라는 수술을 통해 도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씨줄날줄] 폭탄주 정치/박홍환 논설위원

    맥주와 소주 등 이종(異種)의 술을 한데 섞어 만드는 폭탄주. 누군가는 빨리 취하려고, 또 다른 누군가는 술자리의 화합을 외치며,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무 생각 없이 오늘 밤도 이곳저곳에서 폭탄주는 돌고 돌 것이다. 맥주에 소주를 섞든, 맥주에 양주를 섞든 폭탄주는 알코올 도수 12~15도의 전혀 다른 술로 재탄생한다. 그리고 각각의 술을 마실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위장과 소장을 통해 흡수돼 우리 몸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끌어올린다. 4~5명의 모임에서 폭탄주가 일순 배 돌게 되면 제아무리 서먹한 사이라도 금세 웃음꽃이 피기 마련이다. 물론 때때로 목불인견의 난장판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민주당과의 합당 작업에 여념이 없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최근 측근들과의 회식에서 폭탄주를 들고 ‘파이팅’이라는 건배 사를 외쳐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폭탄주를 반 잔 정도 마셨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동석자들의 전언으로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고 한다. 태어나 지금까지 폭탄주를 한 번도 마신 적 없다는 안 의원이 폭탄주를 들고 건배 사를 한 것도 극히 드문 일이다. 지난해 사석에서 만났을 때도 그는 일절 술을 마시지 않았고, 동석자들의 강권에 마지못해 생애 처음으로 폭탄주를 ‘제조’만 했다. 안 의원의 폭탄주가 뭐 그리 호들갑을 떨 일이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정치사에서 폭탄주의 의미를 이해한다면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일은 아닌 듯싶다. ‘폭탄주 정치’는 아마도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5공 때부터 시작됐음직하다. 폭탄주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사건은 1986년의 이른바 ‘국방위 회식사건’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정치인들과 군 장성들이 한데 모여 폭탄주를 돌리다 난투극을 벌였고, 결국 현역 육군 참모차장이 옷을 벗었다. 과하면 탈이 나듯 폭탄주로 인한 정치인들의 추문도 그치지 않았다. 2006년에는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최연희 사무총장이 폭탄주에 만취돼 여기자를 성추행했다가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났다. 오죽하면 국회에 ‘폭소클럽’(폭탄주를 소탕하는 모임)까지 생겨났을까. 낮에는 죽일 듯 싸우다가도 밤이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폭탄주로 화해하는 모습도 영 개운치 않다. 지난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으로 여야가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던 상황에서 여야 원내대표단이 폭탄주 회동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새 정치를 표방하는 인물이다. 반면 폭탄주는 옛정치의 전형이다. 아무리 ‘화합’이 급하다 해도 폭탄주에 취하는 순간 안 의원의 새 정치는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보수 인사 트위터 계정 파일로 정리”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관 증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10일 열린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 수사관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이 수집한 증거에 대해 자세히 증언했다. 이씨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에 속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관련 사이버 추적을 담당한 수사관이다. 이씨의 증언에 따르면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5팀 소속 김모씨의 2012년 12월 12일자 이메일에서 메모장 파일을 확보했다. 김씨의 파일에는 국정원 직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 370여개, 이메일 주소, 비밀번호 등이 담겨 있었다. 김씨는 특히 보수 우파 인사들의 트위트를 전파하기 위해 그들의 계정을 파일에 정리했다. ‘읾나우파’라는 제목으로 분류한 보수 인사 명단에는 ‘십알단’ 운영자로 알려진 윤정훈 목사도 포함됐다. 이씨는 국정원 직원들이 메모장, 워드패드 파일을 이메일에 첨부한 뒤 외근할 때마다 꺼내 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어 안보5팀 3파트장 장모씨가 2009년 4월 한 언론사 국장에게 특정 취지의 칼럼을 써 달라는 메일을 보냈고 일반인 송모씨를 통해 선물을 전달하려 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장씨가 송씨에게 명단을 보내면서 선물을 보내 달라고 했다”면서 “해당 명단에는 칼럼을 부탁한 언론사 국장뿐 아니라 보수 언론사 간부들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檢, 국정원 대공수사팀 조직적 가담 판단에 정면돌파

    檢, 국정원 대공수사팀 조직적 가담 판단에 정면돌파

    지난달 14일 주한 중국대사관 측의 ‘증거 서류 위조’ 확인에도 즉각 수사 대신 진상조사팀부터 꾸려 신중하게 접근해 온 검찰이 10일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이라는 정면돌파를 선택한 배경에는 국정원 대공수사팀 직원들이 서류 위조에 조직적으로 가담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정원 압수수색이 국정원의 증거조작 논란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첫 유감 표명이 나온 직후 실시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은 이날 국정원 압수수색을 통해 대공수사팀 등 이번 사건 관련 부서의 수사기록과 전산자료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압수물에 대한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수사팀의 압수수색 결정은 지난 5일 자살을 기도한 국정원 협력자 조선족 김모(61)씨와 김씨로부터 문서를 받아 검찰에 넘긴 이모 영사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 앞서 김씨는 세 차례 소환조사 과정에서 “문서를 위조했고 국정원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국정원 대공수사팀 소속인 이 영사는 “처음에는 확인서 작성을 거부했지만 본부의 거듭된 지시로 어쩔 수 없이 가짜 확인서를 만들어 줬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국정원으로부터 가짜 서류 작성비 1000만원을 받을 게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김씨의 유서까지 공개되면서 국정원과 국정원 협력자가 직접 증거조작에 가담한 정황이 더욱 짙어졌다. 당초 검찰은 이번 수사의 대상이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 기밀을 취급하는 국정원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국가 정보기관 특성상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침묵하던 국정원이 지난 9일 밤 ‘대국민 사과’를 한 데 이어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밝힌 ‘유감 표명’은 수사팀에 큰 힘이 됐다. 야권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남재준 국정원장 사퇴 요구가 나오고 불똥이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도 튀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과 국정원은 어떻게든 빠른 시일 내에 이번 사건을 종결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한편 국정원은 대선개입 의혹으로 지난해 4월 압수수색을 받은 지 1년이 채 안 돼 또다시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이 되는 수난을 겪었다. 검찰은 2005년 8월 국정원의 전신인 옛 국가안전기획부가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4~1997년 정·관·재계와 언론계 인사 1800여명을 상대로 전방위 도청을 한 이른바 ‘X파일 사건’을 수사하면서 물증 확보를 위해 옛 국정원인 안기부를 압수수색했다. 지난해에는 대선·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해 ‘인터넷 댓글’을 단 직원들이 대거 근무했던 국정원의 옛 심리정보국 산하 사무실이 주요 수사 대상에 올랐다. 국정원 심리정보국은 2011년 말 3차장 산하의 대북심리전단을 심리정보국으로 확대 개편해 새롭게 출범했지만 지난해 전격 폐지됐다. 활동 당시 산하에 안보 1·2·3팀 등 4개 팀을 두고 70여명의 인력이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국정원이 간첩 사건 증거위조 의혹과 관련해 조직적으로 불법행위에 개입·관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은 국정원에서 압수한 각종 증거를 분석하고 기존의 관련자 진술 등과 비교해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국정원 압수수색… ‘문책’ 칼 빼든 朴대통령

    국정원 압수수색… ‘문책’ 칼 빼든 朴대통령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0일 국가정보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2005년 8월 ‘안기부 X파일’ 사건, 지난해 4월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에 이어 세 번째다. 서울중앙지검 증거조작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은 이날 오후 5시쯤 수사팀 10여명을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 보내 대공수사팀 등 증거조작에 연루된 국정원 관련 파트 사무실에서 내부 보고 문건과 인트라넷, 컴퓨터 서버 등과 관련한 전산 자료, 대공수사 관련 기록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달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기자회견을 통해 증거조작 의혹을 제기한 지 24일, 검찰이 진상조사에서 공식 수사 체제로 전환한 지 3일 만이다. 검찰은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 내부에 대한 압수수색인 만큼 사전에 국정원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씨로부터 “문서를 임의로 작성했고, 국정원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 결과를 바탕으로 국정원 대공수사팀 직원과 선양(瀋陽) 주재 한국 총영사관 이모 영사, 국정원 협력자 등에 대한 소환 조사를 이어 갈 방침이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을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고 국정원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며 “수사 결과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박 대통령이 관련자에 대한 문책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 국정원의 비정상적 관행에 대한 개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이 일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편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전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부 스스로 중립적 특검을 임명하라”고 요구한 데 이어 안 의원은 이날 “현 국정원장이 책임질 일”이라며 남재준 국정원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계간 학술지들 ‘박근혜 정부 1년 평가’

    계간 학술지들 ‘박근혜 정부 1년 평가’

    현 정부에 대한 ‘사실’ 혹은 ‘불편한 진실’일까, 아니면 정치적 양극화가 낳은 산물일까. 지난 2월 말 출범 1주년을 맞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계간지들의 학술 평가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집권 초기 40%대 초반에 머물던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은 이후 꾸준히 50% 선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들 지면에서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다. 진보, 보수 등 양쪽 진영을 대표하는 계간지들은 박근혜 정부 1년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되돌아보고 이를 성찰하자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진보 계열의 ‘황해문화’는 2014년 봄호에 특집 ‘박근혜 정부 1년의 풍경’을 마련했다.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부터 고위 공직자 인사 파동, 대통령 방미 과정에서의 성추문, 종북 논란, 서민경제 양극화 등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이 같은 비판은 대안세력의 부재로 그 원인이 수렴된다.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실망하여 되돌아보는 박 정권 1년’에서 “집권하자마자 복지국가, 경제민주화의 장밋빛 그림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돼 버렸다. 김종인, 이상돈 박사 등 선거 때 스타(핵심 조언자)들은 이용만 당한 분을 삭이고, 화려했던 대선 공약은 행방이 묘연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선거 공약이란 그대로 실행할 순 없지만 이행하려는 열의를 보여야 한다. 정치의 큰 방향은 (오히려) 극우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려운 여건을 해결하며 초지일관 추진해 나가는 용감한 길을 택하지 않고 쉽고 편한 길로 접어든 것 같다”며 “권력에 똬리를 틀고 있는 세도가들부터 바꿔야 한다”고 직언했다. 대북 문제 등 산적한 국내외의 난관에 용감하게 맞서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 지지율의 비밀’에서 2012년 대선 후보별 득표율과 2013년 1월 대통령 직무수행평가를 비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의 비밀은 정치적 양극화라고 단언한다. 장노년층의 지지율이 선거 이후 오히려 높아지고, 20대 지지층 일부가 이탈했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장 긍정적으로 꼽은 사람 가운데 74.7%가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후광효과’도 거론한다.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익 대중단체의 분기와 그 조건’에서 “한국의 우익 대중운동은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국가권력과 직간접으로 유착돼 있다”며 “정권은 이들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따끔하게 충고한다. 반면 선진화의 싱크탱크를 자처하는 ‘시대정신’은 2014년 봄호에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의 기고문을 실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복지정책 등에 관한 나름의 시각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 1년 경제정책 평가’에서 “경제운용의 철학적 배경은 사회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신자유주의에서 비롯됐다는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를 위한 개인적 자유가 정부의 그물망 같은 정책에 막혀 있고 하도급법과 상생법, 순환출자 제한 등 경제민주화 입법이 자생적으로 형성된 질서에 반한다고 꼬집었다. 복지정책도 가난한 사람에게서 초점이 벗어나며 ‘정상을 비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보수 진영의 대통령이 복지국가·경제민주화 등 유연한 정책을 내세워 잔뜩 기대를 품게 했다”는 진보 진영의 목소리와 자유시장경제의 역동성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보수 세력의 기대치는 여전히 간극을 메우지 못하는 상태다. 김진석 황해문화 편집위원(인하대 교수)은 “하나의 사실이라도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집기획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지난 1년을 밀도 있게 짚어 보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간첩사건 증거조작 파문] 김진태, 劍 휘두르나

    [간첩사건 증거조작 파문] 김진태, 劍 휘두르나

    김진태 검찰총장이 취임 이후 국정원이 개입된 간첩 조작 사건의 실체를 파헤쳐야 하는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국정원의 조직적인 대선 개입을 의욕적으로 파헤치다 직무와 관련없는 사생활 유탄에 맞아 낙마했다. 김 총장이 전임의 사례를 염두에 둬 소극적 수사로 몸을 사릴지, 전모를 밝혀 국정원의 총체적 개혁을 이끌어 낼지 김 총장의 결단이 주목된다. 김 총장은 9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법과 원칙대로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증거조작 지시자, 수행자는 물론 문서 조작 전모를 파헤치라는 주문이다. 채 전 총장도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거듭 주문했다. 채 전 총장의 강력한 의지에 힘입어 수사팀은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과 국정원 협조자들로부터 시작된 수사를 정점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까지 치고 들어갔다. 원 전 원장 등 간부들을 줄줄이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도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와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 수사팀은 국정원 대공수사팀 직원들과 이에 연루된 국정원 협조자들부터 수사하고 있다. 협조자로부터 국정원 ‘윗선’을 치고 들어갈 실탄을 확보한 상태다. 김 총장도 가시적으로 수사팀에 철저 수사를 당부하며 힘을 싣고 있다. 검찰이 국정원의 조직적인 증거조작 실체를 넘어 ‘윗선의 윗선’까지 파고들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더구나 이번 사건에는 국정원뿐 아니라 국정원으로부터 증거를 제출받아 법원에 제출하고 공소를 유지해야 하는 검찰도 연루돼 있어 김 총장의 어깨가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수사 결과에 따라선 검찰도 후폭풍에 휩싸여 ‘검찰 개혁’이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로 검찰은 채 전 총장이 중도 낙마한 데 이어 윤석열 수사팀장의 항명 사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사퇴 등 여러 진통을 겪었다. 김 총장이 앞선 사례를 참고해 어떤 묘수로 국정원의 증거조작 실체를 밝혀낼지 주목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野 기초선거 무공천…與 반사이익 기대감

    민주당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의 통합 신당이 6·4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새누리당이 내심 반색하고 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기초단체장 의석 66곳 중 15석만 점유한 ‘여소야대’인 입장에서 새누리당은 야권의 결정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는 투표용지의 기호 배정에서부터 기인한다. 기초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는 기호 1번을 부여받고 통합 신당 성향 후보는 정당기호를 받지 못한 채 무소속으로 난립하게 되면 기호 1번이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계산이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기존 정당후보들이 기호 배정을 우선적으로 받는다. 따라서 통합 신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는 통합진보당, 정의당 후보보다 뒷번호를 추첨을 통해 받게 된다. 그러나 새누리당 내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주장도 있다. 이재오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청와대 비서관의 경기도 수원 공천 개입설에 대해 “(해당 비서관이) 공천에 개입해서 사실상 공천을 다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런 지역이 여기밖에 없겠는가”라며 “중앙당은 전 지역에 조사단을 보내 사전 공천 여부를 엄정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초선거는 지금이라도 대선 공약을 지켜서 공천을 폐지해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이 의원은 ‘100% 여론조사 경선’ 실시 여부가 논란이 된 광역단체장 공천에 대해 “전략공천은 안 된다”면서 “후유증이 너무 클 것”이라고 반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국민이 원하는 수사/조현석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국민이 원하는 수사/조현석 사회부 차장

    얼마 전 취임 1주년을 앞두고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인터뷰했다. 소회와 앞으로 계획에 대해 여러 문답이 오갔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국민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수사를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국민이 원하는 수사’는 그동안 검찰이 각종 수사를 할 때마다 수식어처럼 써온 ‘국민을 위한 수사’라는 말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황 장관이 말하는 ‘국민이 원하는 수사란 뭘까’에 대해 귀를 기울였다. 황 장관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공공기관의 비리와 체육계 비리, 4대악(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에 대한 수사를 꼽았다. 지난해 검찰이 대대적으로 수사를 했던 원전비리와 같이 공공기관 비리 수사를 통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지 않으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불거진 체육계 비리도 국민 정서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민의 안전과 국민감정을 고려한 수사를 하겠다는 대목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지만 인터뷰를 마치고도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 국민들이 속 시원한 답을 원하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에 대해 명쾌한 답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무단 열람·유출 의혹 사건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관련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 정치권과 청와대, 국정원 관계자 등을 조사해야 하는 민감한 사건들이 산적해 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적인 문제까지 걸린 중차대한 사건이다. 또 검찰은 성추행과 비리에 연루된 검사들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식의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는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받고 있다. 성접대 연루 의혹에 휩싸였다가 무혐의를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여기자 성추행과 관련해 경징계를 받은 이진한 대구 서부지청장(전 서울지검 2차장)의 사례는 정치권에서 상설특검제를 논의하게 된 빌미가 됐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공기업 수사나 국민정서에 악영향을 미치는 체육계 비리에 대한 수사도 꼭 필요하다. 하지만 국민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해 속 시원한 답도 원하고 있다. 황 장관이 삼권분립에 어긋나는 바람직한 제도가 아니라고 평가한 상설특검제 도입도 결국은 검찰이 국민이 원하는 수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황 장관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해 제대로 수사를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2002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시절에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의 불법 도청사건 수사를 두 차례 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황 장관은 2002년 정형근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폭로 당시 담당 부장검사로 수사를 했고, 2005년 차장 검사로 와서 다시 수사해 국정원의 무차별적인 감청을 뿌리 뽑았다고 전했다. 또 1998년 ‘국가보안법 해설’이라는 책을 냈을 당시에는 국보법 폐지를 공약으로 걸었던 김대중 대통령 취임 시기였다고 말했다. 국민이 원하는 수사. 그것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듣지 못했지만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을 폈던 젊은 검사 시절의 패기로 취임 2년차에는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길 기대해 본다.
  • 국제사회 ‘왕따’ 자초하는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은 5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철통 경호 속에 검은색 리무진을 타고 거리를 행진했다. 전투기들이 연기로 베네수엘라 국기 색을 만들며 하늘을 수놓기도 했다. 같은 시간, 시내 한쪽에서는 한달 넘게 이어져 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자유와 평화, 정의를 원한다”는 플래카드를 흔들며 전진했다. 체포된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의 석방을 요구하며 “우리는 모두 레오폴도”라는 내용의 노래도 불렀다고 AFP는 전했다. 전날에는 화염병과 최루탄이 오가는 격렬 시위 끝에 3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반정부 시위로 혼란한 정국 속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 서거 1주년 기념 연설을 통해 “파나마와의 외교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파나마 대통령을 ‘미국에 붙은 비겁한 아첨꾼’이라고 비난하며 정치·외교는 물론 모든 경제·통상 관계 역시 동결한다고 밝혔다. 파나마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위기 해결을 위해 6일 미국 워싱턴에서 미주기구(OAS) 회의를 열자고 제안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위원회에 참석한 엘리아스 하우아 베네수엘라 외교장관도 자국에서 벌어진 위기 해결을 이유로 한 어떤 형태의 외부 개입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차베스가 직접 지명한 후계자’라는 점을 등에 업고 대선에서 승리한 마두로 대통령은 차베스 사망 1년 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으며 국제사회와의 소통에도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지난달엔 시위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며 자국 주재 미 대사관 직원 3명을 추방했다. 추모 분위기를 활용해 관심을 분산시키려 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위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대선 후보 출신의 야권 지도자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미란다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8일 대규모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국제사회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르티넬리 파나마 대통령은 ‘외교 단절 소식’에 “마두로의 결정이 진실을 가리려는 연막이 되지는 못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3일 “시위대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1월 마두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의 시위가 시작된 이후 경제난과 치안 불안 등에 항의하는 학생들이 가세하면서 2월 초부터 본격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다. 정부와 시위대 간 무력 충돌이 잇따라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260여명이 다쳤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승부조작 국민정서에 악영향… 체육계 비리 심층 수사”

    “승부조작 국민정서에 악영향… 체육계 비리 심층 수사”

    오는 11일 취임 1주년을 맞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4일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비정상의 정상화’와 관련해 “정상화가 가장 시급한 분야는 국민 안전과 직결된 기관”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공공기관을 들여다봐야 하는데 단순히 적자의 규모보다는 적자의 질을 중점적으로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검찰의 주요 실적으로 꼽히는 원전 비리 수사와 관련해서는 “수사가 다 끝난 게 아니며 심화수사를 하고 있다”면서 “최근 인사로 부임한 각 지청장 간부들도 이미 과제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담 이종락 사회부장 →대통령께서 주문한 공공기관 개혁에 관심이 많은데. -올해 가장 집중되는 수사 대상이 바로 공공기관이다. 공공기관의 비리는 곪을 대로 곪았기 때문에 제대로 한 번 시급하게 수사해야 한다. 방만 경영으로 공기업들의 부채가 500조원이 넘는 가운데 부채에 시달리면서도 과도한 혜택을 누리는 곳이 많다. 그런 방만 경영과 혜택 등의 양산이 번져 국민 안전을 위협한 공공부문 비리의 대표 사례가 원전 비리였다. 철도에도 부품 비리가 있었는데 철도나 원전 이런 곳은 잘못된 부품이 한순간의 사고로 번질 수 있는 곳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공공기관 비리 사정은 더는 늦출 수 없다. →공공기관 규모가 대단히 큰데 수사 원칙은. -기본적으로 가장 시급한 곳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 기관이다. 원전 비리 역시 수사가 끝난 게 아니라 심화수사를 하고 있다. 원전 비리 말고도 운송수단, 예를 들어 비행기 안전이나 철도, 선박 이런 곳에서 생길 수 있는 비리를 중점적으로 볼 것이다. 특정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저지르는 비리는 국민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 분야를 바로잡는 게 최우선 과제다. 공공기관 만성 적자와 관련해서는 적자의 규모보다는 질을 따져 보는 게 중요하다. 공사는 공공이익을 위해 회사 영리보다는 정책적인 투자가 많으니까 단순히 부채가 늘었다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적자의 질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구체적인 계획 없이 기관 비리나 나눠 먹기 등으로 경영이 악화됐다면 중한 범죄 아닌가.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체육계 비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데. -체육계 비리는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스포츠라는 게 국민의 예민한 정서를 다루는 분야다. 배구협회나 야구협회 수사 등이 이미 언론에 보도됐는데 이들 협회뿐만 아니라 체육계 전반의 비리를 살펴보고 있다. 선수 끼워 팔기 유형의 체육계 입시 비리도 나쁘지만, 더 나쁜 것은 승부조작이다. 국민이 스포츠에 울고 웃는데 여기에 조작이 있었다는 것은 국민에게 허망함을 주는 것이다. 물론 진학·입단 비리 역시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수사가 불가피하다. 여러 층으로 나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 내란 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다. 이번 수사를 계기로 공안사범들이 줄 것으로 보는가. -1심도 엄하게 처벌했지만 이런 단체(RO조직)들은 단기간에 없어지지 않는다.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도 1990년에 이적단체로 처벌됐는데 아직 있다. 이념적인 문제는 처벌로 근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언동들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뿌리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이에 대응하여 공안수사 역량 유지를 위해 공안부 검사가 형사부로 이동하더라도 기존 공안 사건을 협동수사 형식으로 할 수 있도록 검사 전문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해산해야 할 당이라고 확신하나. -통합진보당의 강령을 보고, 특히 민주노동당의 강령을 보면 이런 정당이 있으면 되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반 국민은 수사 이전에는 그들의 강령을 몰랐을 것이다. →서울시 간첩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연일 서로 다른 주장이 쏟아지고 있는데. -검찰에서 진상조사를 하고 있으니까 그게 끝나야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올 것이다. 이미 국회에서도 얘기했지만 검찰로서는 밟아야 할 절차를 다 밟았고, 증거로서 신뢰했기에 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국가정보원이 공안사건 정보 수집에 미흡하진 않나. -검사들도 잦은 인사로 전문성을 지키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공안 검사들이 바뀌고 경찰도 바뀌고 국정원도 마찬가지다. 그런 맥락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면 좀 무리한 수사가 될 수도 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 논란이 많은데. -법무부는 검찰의 조직과 권한을 합리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고 같은 해 11월 대검 반부패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를 신설했다. 또 합리적인 인사 시스템 도입을 위해 검사장 보직 6자리를 감축하고 검사 선발 절차를 개선하고자 인성검사 모델을 개발해 반영했다. 앞으로도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와 검찰 안팎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상설특검법이 최근 국회에서 통과됐다. -기본적으로 권력분립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한 제도는 아니다. 세계적으로 특검제를 도입한 나라는 미국뿐이다. 특검 자체가 삼권 분립에서 벗어난다. 특히 삼권이 분리된 국가에서 특검한다고 하면 예외적으로 해야 하지 상시로 하면 안 된다. 특검이 상시 수사를 하게 되면 검찰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검찰이 두 개가 되는 것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이 ‘4대악(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 근절’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계획은. -4대악 근절을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성폭력 근절을 위해 지난해 3월 ‘성폭력 전담검사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다. 또 재범을 억제하고자 전자발찌 대상자 신상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전자발찌 대상자의 재범률은 1.72%로 2011년(2.19%)과 2012년(2.40%)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학교폭력의 경우 가해자의 특성을 반영하고자 ‘소년사건 검사 결정전 교사의견 청취제도’를 확대 시행했다. 가정폭력은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강화했고 불량식품에선 부정식품 사범 합동단속반을 재편성해 단속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올해 1월엔 불량식품 사범 9명을 구속하고 699명을 사법 처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구속 인원과 정식 기소율이 2배로 증가했다. 앞으로도 4대악 범죄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마을변호사제도<서울신문 2013년 11월 25일자>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서민들은 법률적인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마땅히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 변호사 사무실이 대부분 도시에 몰려 있는 데다 변호사에게 상담을 요청하면 큰돈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변호사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법률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 전화 한 통화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 편하게 상담을 해 주는 변호사가 가까이 있다면 서민들이 평소에도 마음이 든든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 마을변호사제도다. 마을변호사의 상담 건수는 지난 2월까지 355건으로 상담 실적을 세부적으로 알리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집계된 상담의 2~3배 수치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변호사들도 팍팍한 법률상담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 재능기부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다.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전망은.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고 최선을 다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 →취임 1년을 돌이켜 볼 때 소회는 어떤가. -평검사 때도 공안 사건을 많이 담당해 검사직이 참 무겁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때는 선배들이 있으니까 미룰 수도 있고, 일은 내가 해도 책임은 선배들에게 묻기도 했는데 지금은 일뿐만 아니라 책임도 내가 져야 하니까 정말 부담이 된다. 장관직이 참 무겁다는 생각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검사장이 되겠다, 총장이 되겠다 하는 욕심이 없었다. 내가 ‘국가보안법 해설’이라는 책을 냈을 때가 국보법 폐지를 공약으로 걸었던 김대중 대통령 취임 시기였다. 앞으로도 국민의 편에서 국민이 원하는 수사를 해 나가겠다는 원칙을 지켜 나갈 것이다. 정리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황교안 장관은 1957년 서울 출생, 경기고·성균관대 법대, 제23회 사법시험 합격(연수원 13기), 대검 공안1과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창원지검 검사장, 대구고검 검사장, 부산고검장
  • 강제수사 눈치 보는 檢… 국정원 압수수색 할까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가 사실상 수사로 전환됐지만 검찰이 국가정보원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국정원 직원인 블랙 요원(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정보원)에 대한 소환 등 강제수사에 나서 진상을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노정환)은 지난달 28일 문서 3건 개입에 모두 관여한 선양(瀋陽) 주재 한국 총영사관 국정원 파견 직원 이모 영사를 불러 21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조사팀은 허룽(和龍)시 공안국에서 발급받았다는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출입경 기록과 싼허(三合) 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의 답변서 등을 입수, 전달한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사는 유씨의 출입경 기록 등을 조선족에게서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팀은 문서 최초 입수자와 경위, 제3자의 개입 및 위·변조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이 영사가 지목한 조선족과 문서 입수에 관여한 또 다른 국정원 직원 심모씨 등 선양에서 활동한 블랙 요원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 갈 방침이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지난달 28일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DFC)가 동일성이 없다고 결론 내린 싼허 변방검사참의 답변서가 위조라는 의혹과 함께 나머지 문서 2건도 조작된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싼허 변방검사참의 답변서는 국정원 측이 ‘출입경 기록, 사실확인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이후 발급받은 것으로, 변호인 측 주장이 잘못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정원 측이 앞서 제출한 유씨의 출입경 기록과 사실확인서의 신빙성에 변호인 측이 이의를 제기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맞춤형 허위 답변서’라는 게 변호인 측 주장이다. 조사팀은 문서 감정 결과, 국정원의 자체 조사 결과, 이 영사의 진술 외에도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3건의 문서 원본, 문서 작성 및 유통에 관여한 이들의 진술 내용 등을 입수하기 위해 중국과의 사법공조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사법공조 절차는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의혹의 핵심인 국정원에 대한 강제수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조사팀은 쉽사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수사기관이 국정원 직원에 대해 수사를 시작한 때와 마친 때에 지체 없이 국정원장에게 통보하라’는 국정원 직원법과 국정원장의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이 불가능한 점 등이 조사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정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 사건 당시에도 메인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는 등 수사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野 무공천 혼란 與 무공천 압박

    2일 민주당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하면서 양 진영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후보자들은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우선 민주당에서는 최소 5000명에서 최대 3만명까지 집단 탈당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선거법(49조 6항)에 정당의 당원인 자는 무소속 후보로 등록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어 무소속 출마를 위해서는 6·4 지방선거 후보 등록 개시일인 5월 15일 전에 탈당해야 한다. 안 의원 측에서는 이미 신당 창당 발기인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의 무공천 선언으로 야권에서는 후보 난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무공천 선언으로 의석수에 따라 민주당이 부여받았던 기초선거 기호 2번은 사라진다. 이 때문에 선거가 임박했을 때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이 어떤 방식으로든 범야권 후보를 정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장에는 기초선거에 개입하지 않겠지만 당 밖에 기구를 만들어 지지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상향식 공천제’ 전면 도입으로 민주당을 압박하던 새누리당은 야권의 무공천 선언으로 다시 ‘공약 파기’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됐다. 이재오 의원 등 일부 비주류 중심으로 대선 공약 이행을 앞세워 ‘무공천 선언’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미 전국위원회에서 확정한 제도를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유권자에게 공천권을 돌려 드리는 혁명을 하겠다고 했고 이미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쳤다”며 상향식 공천 방침을 재확인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6·4 승리 묘수냐, 보수 결집 악수냐… 안갯속 시너지 효과

    6·4 승리 묘수냐, 보수 결집 악수냐… 안갯속 시너지 효과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2일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은 양측 모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겪고 있는 지지율 정체 등 위기감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정치 혁신 의지가 통합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지만 국민들을 설득하기엔 부족한 측면이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신당 창당을 통해 6·4 지방선거 승리를 도모한 뒤, 2017년 정권 교체를 노리는 의도가 읽힌다. 민주당과 안 의원은 그동안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사건 특검 도입, 기초연금 등 대선 공약 파기 등과 같은 정치 현안에 대한 정책적 연대를 통해 박근혜 정부를 견제해 왔으나 이렇다 할 결과물은 얻지 못한 채 경쟁 구도를 유지해 왔다. 특히 지난해 말 안 의원이 독자 신당 추진을 선언한 뒤에는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됐다. 양측이 독자적 힘만으로는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없다는 벽이 점차 높아진 게 현실이다. 총선과 대선은 물론 재·보선 등 각종 선거에서 연전연패하는 무기력한 모습만 확인해 온 민주당은 최근까지도 새누리당의 절반 또는 3분의1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여론조사 지지율에 시달렸다. 최근 김한길 대표가 3차에 걸쳐 정치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국민적 공감대는 미약했다. 이에 따라 효과가 검증되진 않았지만 통합을 통해 지방선거에서의 반전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안 의원도 독자 창당이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현역 국회의원이나 단체장 등 거물 영입에 실패하면서 호남지역에서조차 민주당에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자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새정치 실험이 조기에 좌초될 위기를 맞자, 백기 투항으로마저 비쳐지는 모습으로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아 보겠다며 통합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절박한 안 의원이 먼저 통합을 제의했다는 설이 나오는 배경이다. 차기 대권 고지를 위해 안 의원에게 지방선거는 첫 번째 관문이다. 그런데 17개 시·도지사 후보를 모두 내겠다고 큰소리쳤지만 가장 중요한 서울시장 후보마저 불투명했다. 부산시장이나 경기지사 후보도 우왕좌왕했다. 첫 관문 통과는커녕 정치적 고사 위기를 맞자 도박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당 창당 작업은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시너지 효과를 노린 승부수를 던졌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속한 당내 친노(친노무현)가 당장은 대의명분 때문에 잠잠하겠지만 지방선거 국면이 지나면, 혹은 그 이전이라도 크게 반발할 수 있다. 벌써부터 김 대표와 안 의원 사이의 2017년 대권 밀약설이 나오는 것도 심상치 않다. 2017년 대권 경쟁을 조기 점화시킨 꼴도 됐다. 향후 효과와 전망 역시 예측 불허다. 통합 선언이 새누리당에 위기가 될 수 있지만 지지층을 결집시킬 효과도 점쳐진다. 통합이 분열의 씨앗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창당준비단은 5대5 지분으로 시작했지만 향후 지분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벌써 민주당은 창당준비단만 5대5라고 주장하지만, 새정치연합은 공천 등에서 동일 지분을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통합에 안주, 후속 혁신에 게을리하면 지방선거조차 고전할 수 있어 보인다. 계파 갈등이 한층 복잡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 안 의원의 새정치를 바랐던 젊은 유권자층의 이탈이 생길 수도 있다. 통합 선언이 여야 정치권에 고난도의 과제를 던진 셈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