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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본원칙 마련했다지만… 美·이란 핵협상 대립 ‘여전’

    기본원칙 마련했다지만… 美·이란 핵협상 대립 ‘여전’

    미국과 이란이 중동 역내 군사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핵 협상에서 주요 ‘기본 원칙’을 마련했지만 세부 사항에 이견을 보이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국 대표단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주재 오만 대사관 관저에서 3시간 30분 동안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과 대이란 제재 완화 문제를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대표단에는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배석했고, 이란 측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자리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회담이 끝나고 현지 언론에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고, 이 의견들은 진지하게 논의됐다. 결국 우리는 몇 가지 기본 원칙에 대해 일반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면서도 “이는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원칙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협상에서 미국은 이란의 핵뿐만 아니라 미사일 문제로 협상 범위를 확대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최장 3년간 우라늄 농축 중단 및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의 제3국 이전 등을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한 JD 밴스 부통령은 협상에 대해 “어떤 면에서는 잘 진행됐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몇 가지 ‘레드라인’을 설정했는데, 이란이 아직 그걸 실제로 인정하고 해결해 나갈 의지가 없다는 점은 매우 분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미국이 이란을 겨냥해 중동에 군사력을 집중하는 등 양국의 군사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졌다. 협상이 시작되고 이란 국영TV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군사 훈련을 이유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수 시간 봉쇄한다고 보도했다.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훈련을 시작한 혁명수비대는 이날 이 일대에서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실사격 훈련을 벌였다.
  • 트럼프 가자 평화위, 韓 ‘참관국’으로 참여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의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첫 회의에 옵서버(참관국)로 참석하기로 했다.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평화위원회 출범 회의에 김용현 전 주이집트 대사가 한국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평화위원회 합류는 아직 검토 중이고, 한국은 비가입국인 ‘옵서버’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김 전 대사는 외교장관 특사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평화위원회의 평화 안정에 대한 기여 측면과 우리 역할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해 합류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미국 측은 한국을 포함한 약 60개국에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참여를 초청했다. 유로뉴스는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이탈리아와 루마니아, 그리스, 키프로스 등 4개국이 옵서버로 회의에 참석한다고 전했다. EU 회원국 중 평화위에 정식으로 참여한 나라는 헝가리와 불가리아뿐이다. 20여개국이 합류를 결정했지만, 프랑스·영국 등 상당수 국가는 부정적이다. 이탈리아의 회의 참석 소식에 평화위에 불참하는 교황청은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애초 평화위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해당 지역을 통치할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 구상됐으나 유엔을 대체하는 국제기구 역할을 추구하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 왕따설 부인에도 22만명 구독 탈퇴… ‘충주맨’ 사직, 공직 사회 뒤흔들다

    왕따설 부인에도 22만명 구독 탈퇴… ‘충주맨’ 사직, 공직 사회 뒤흔들다

    감성 콘텐츠·밈으로 홍보에 혁신7년 만에 97만명 구독… 6급 승진김 “퇴사는 새 도전에 대한 결정”박정민 “저를 홍보대사 맡기더니…”충주시 “기존처럼 채널 운영할 것”후임 첫 영상 하루 250만뷰 넘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유튜브 열풍을 이끈 ‘충주맨’ 김선태 충북 충주시 주무관의 사직 소식에 그가 운영하던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의 구독자 수가 급감해 귀추가 주목된다. 18일 오후 6시 기준 충TV 구독자 수는 75만 5000명이다. 김 주무관의 사직서 제출이 알려지기 직전인 13일 오전 97만 5000명대였지만 닷새 만에 22만명이 줄었다. 2016년 9급으로 임용된 김 주무관은 2019년 4월 충TV 개설 때부터 기획·출연·편집을 도맡아 공무원의 경직된 이미지를 깬 B급 감성 콘텐츠와 유명 밈(모방·변형을 통해 온라인상 확산·공유되는 사진, 영상, 유행어 등)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공공기관 홍보 방식에 변화를 일으켰다. 이를 바탕으로 충TV는 2020년 5월 구독자 10만명 돌파(실버 버튼), 같은 해 9월 지자체 유튜브 채널 1위 등극, 2023년 12월 구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9월에는 90만명을 넘어서며 지자체 중 유일하게 100만 돌파(골드 버튼)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김 주무관 개인도 각종 뉴스와 방송 프로그램, 인기 유튜버 채널에 출연하는 등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이번 대규모 구독자 감소는 MZ세대의 팬덤 문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TV가 지자체 브랜드보다는 충주맨이라는 김 주무관의 캐릭터로 팬덤을 형성했기 때문에 그의 이탈이 구독자 이탈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충주시 관계자는 “김 주무관이 충TV를 상징하는 핵심 인물이었지만 연휴 기간 이렇게 많은 구독자가 이탈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의 사직이 아쉽다는 반응도 많다. 김 주무관이 진행한 충TV의 마지막 출연자였던 배우 박정민은 17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충주맨이 저한테 충주시 홍보대사를 시켰다. 충주 마스코트도 그립톡으로 붙여놨는데 본인은 사직서를 냈다”며 에둘러 아쉬움을 전했다. 김 주무관의 팬덤을 증명하듯 그의 사직 배경에 대한 논란이 설 연휴 온라인을 달구기도 했다. 임용 7년여 만의 6급 승진 등 초고속 승진을 둘러싼 내부 갈등설 등이 확산하자 이달 말 의원면직을 앞두고 장기 휴가에 들어간 김 주무관은 16일 충TV에 입장문을 올려 “왕따설 같은 내부 갈등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퇴사는 개인적인 목표 달성과 향후 새로운 도전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충주시는 기존과 같이 충TV 운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7일 후임자의 첫 영상이 충TV에 올라오자 화제가 됐다. 과거 인기 드라마 ‘추노’를 패러디한 46초짜리 ‘먹방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250만회를 넘었다.
  • 한·캄보디아, 스캠 은신처 급습… 인터폴 적색수배자 6명 잡았다

    한·캄보디아, 스캠 은신처 급습… 인터폴 적색수배자 6명 잡았다

    경찰이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온라인 스캠(사기) 범죄단체를 운영해 온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 수배자 6명 등 관리자급 인물을 잇달아 검거했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담반은 지난 6일 캄보디아 한 호텔을 급습해 약 84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스캠 조직의 한국인 간부 A씨를 체포했다. 서울경찰청 인터폴팀이 해당 호텔을 특정해 제공한 첩보가 주요 단서가 됐다. 양국 경찰은 긴급 공조 체제를 가동해 건물 외곽 도주로를 차단하는 등 합동 작전을 펼쳤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도주 중이던 스캠 조직 관리책 B씨를 500ꏭ 추격 끝에 길거리에서 검거했으며, 지난 10일에도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내 경찰 주재관이 확보한 첩보를 토대로 106억원 규모의 투자 사기 사건 주요 피의자 C씨를 붙잡았다. 경찰청은 최근 검거한 인터폴 적색수배자 6명은 조직 내 관리자급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평균 1년 10개월 이상 현지에 장기간 은닉하며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에는 스캠 조직 총책 2명과 태자 단지 내 한국인 자금 세탁 총괄 인물도 포함됐다. 한·캄 코리아 전담반은 지난해 11월 설치된 이후 범죄 단지를 겨냥한 대규모 합동 단속을 집중 실시했다. 현재까지 12차례 작전을 통해 국민 4명을 구출하고 조직 범죄 피의자 140명을 붙잡았다. 이재영 경찰청 국제치안협력국장은 “앞으로도 국제 공조를 강화해 우리 국민에게 피해를 입힌 범죄자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 “개·고양이보다 귀여워”… 중국 ‘미니말’ 인기 급상승 [여기는 중국]

    “개·고양이보다 귀여워”… 중국 ‘미니말’ 인기 급상승 [여기는 중국]

    2026년 병오년 ‘말의 해’를 맞아 중국에서 반려동물로 미니말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자들은 개나 고양이보다 키우기 쉽다고 홍보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한순간의 충동구매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중국 현지 언론 환치우망 보도에 따르면 키 1m도 채 되지 않는 앙증맞은 미니 조랑말이 중국 소셜미디어(SNS)를 장악했다. 애니메이션 ‘마이 리틀 포니’를 닮은 품종인 셰틀랜드 포니가 주인공으로 떠오르며 순식간에 이른바 ‘인싸 반려동물’로 자리 잡았다. 온라인에는 “귀엽다”, “당장 사고 싶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약 8000위안, 한화로 약 167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상품 소개에는 성격이 온순하고 아이가 탈 수 있어 정서 발달에 좋다는 문구가 빠지지 않는다. 사육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간단하다”는 답이 돌아온다. 판매자들은 3~5 ㎡ 정도의 공간에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장소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먹이는 풀 위주로 생풀이나 건초, 농작물 줄기를 주면 되고 하루 한 번만 먹이면 된다고 강조한다. 사료비도 하루 2에서 3위안이면 충분하다며 한화로 500원에서 600원 수준이라고 홍보한다. 개나 고양이처럼 예방접종이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내세운다. 개는 산책이 필요하지만 말은 마당에 두면 된다며 산책을 시켜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과연 말 한 마리를 기르는 일이 이렇게 쉬울까. 그러나 실제로 말을 키우거나 승마를 배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충동적으로 데려오지 말고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사람만 선택하라는 경고가 잇따른다. 실제 사육 비용은 구매 가격에서 끝나지 않는다. 조랑말은 체구만 작을 뿐 예민한 성향을 지닌 말이기 때문에 키우기 쉽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쉽게 죽지 않는 것과 키우기 쉬운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먹이 역시 판매자 설명과 다르다. 하루 한 번이면 된다는 말과 달리 말은 하루 14시간에서 16시간가량 거의 쉬지 않고 풀을 뜯는다. 건초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도시 가정에서 이를 충족하기는 쉽지 않다. 배설물 관리도 큰 부담이다. 말은 신진대사가 활발해 하루 배설 횟수가 십여 차례에 이른다. 전문 마방에서는 보통 2시간마다 한 번씩 분뇨를 치우지만 일반 도시 주택에서 이를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육 비용의 핵심은 발굽과 치아 관리다. 말은 크기와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치아를 갈아주고 발굽을 다듬어야 한다. 발굽 손질 비용은 한 번에 최대 40만원이 넘고 여름철에는 매달 관리가 필요하다. 전문 수의사가 부족해 출장 진료를 받을 경우 출장비만 20만원을 넘는 사례도 있어 일반 가정에는 큰 부담이 된다. 전문가들은 도시에서 조랑말을 기르는 행위는 가축 사육에 해당할 수 있어 방역 신고, 사육 장소 확보, 분뇨 처리 등 관련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한다. 허가 없이 사육할 경우 행정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경고했다.
  • 콧대 높은 방산 강국 프랑스도…한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 도입할까? [밀리터리+]

    콧대 높은 방산 강국 프랑스도…한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 도입할까? [밀리터리+]

    세계 방산 시장에서 콧대 높은 프랑스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 천무를 도입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는 프랑스가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한국산 천무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의 이 같은 보도는 프랑스 최대 싱크탱크인 IFRI가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한 것으로, 이는 프랑스군이 직면한 전력 공백 상황과 맞물려 있다. 현재 프랑스 육군은 다연장 로켓 시스템(MLRS)으로 노후화된 LRU(M270)를 운영 중인데 단 9문에 불과하다. 여기에 LRU의 최대사거리는 약 70~80㎞ 수준으로 현대 전장에서 요구하는 것에 크게 떨어진다. 이에 프랑스는 장거리 지상 타격(FLP-T)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나 신형 MLRS의 실전 배치는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공백기를 채워줄 MLRS가 필요했고 그 대안으로 천무가 유력하게 떠오른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IFRI는 미국의 M142 하이마스(HIMARS)와 이스라엘제 PULS, 인도 피나카(Pinaka) 등 전 세계 대표적인 MLRS를 비교 분석한 결과 천무를 최적의 선택지로 추천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 저자인 레오 페리아-페이녜 연구원은 “하이마스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납기(최소 4년)와 높은 가격 때문에 제외될 수밖에 없다”면서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이 인수한 PULS도 흥미로운 플랫폼이지만 유럽 국가와 이스라엘 간의 긴장 관계 더 나아가 미국의 간섭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보고서에는 피나카가 이 중 제일 저렴하고 신속한 납품, 프랑스와 인도의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형으로 성능이 떨어지고 여러 차례의 사고로 인해 탄약의 품질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적시됐다. 페리아-페이녜 연구원은 “한국의 천무는 거의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유럽에서 가장 많이 도입된 현대식 장거리 미사일이며 2030년 이전 폴란드에서 탄약 생산이 시작될 예정으로 한국군의 재고를 활용하거나 폴란드의 주문과 결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편 전 세계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떠오른 천무는 하나의 발사대에서 사거리와 임무 성격이 다른 탄의 종류를 선택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80㎞급 239㎜ 유도 로켓은 최대 12발, 160㎞급 미사일은 8발, 290㎞급 전술지대지미사일은 2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관성항법장치(INS)와 위성항법(GPS)을 결합한 유도 방식을 적용해 정밀타격 능력을 갖췄으며 차륜형 플랫폼을 채택해 기동성도 높였다. 최대 시속 80㎞로 이동할 수 있으며, 사격 지점 도착 후 수 분 내 첫 번째 탄 발사가 가능하다.
  • “잘 봐, 여자들 싸움이다”…北김정은 딸 김주애 vs 고모 김여정, 살벌한 투쟁 예고 [핫이슈]

    “잘 봐, 여자들 싸움이다”…北김정은 딸 김주애 vs 고모 김여정, 살벌한 투쟁 예고 [핫이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후계자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주애와 고모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이에 치열한 권력 투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낸 라종일 동국대 석좌교수(전 주일·주영대사)는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김주애가 아버지의 뒤를 잇게 된다면 야심만만하고 무자비한 고모 김여정의 강력한 견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여정은 자신이 최고 지도자가 될 기회가 왔다고 판단하면 주저하지 않고 이를 잡으려 할 것”이라며 “김여정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실현하는 것을 자제할 이유가 없어 권력 투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김여정은 김 위원장이 사망하거나 직무 수행이 불가능해질 경우 권력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면서 이복형 김정남 암살, 고모부 장성택 처형 등 김정은 정권의 숙청 사례를 언급했다. 또 “후계자 지목과 관련해 북한 정권 내 권력 다툼이 유혈 사태로 번질 수 있다”면서 “김여정은 이미 노동당과 군부 내에서 상당한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사실상 북한 내 이인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애, 후계자 내정 단계 들어섰다”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12일 “김주애가 후계 내정 단계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실제 최근 북한에서는 김주애의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주중 북한대사관에는 김 위원장과 김주애가 나란히 등장한 사진이 외부에 게시됐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단독 사진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촬영한 사진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국정원의 분석이 사실이라면 김주애는 아버지 김 위원장보다 10년 이상 일찍 후계 절차를 시작한 셈이다. 국정원은 김주애 나이를 2013년생(올해 13세)으로 추정하는데, 김정은은 25세였던 2009년 후계자로 내정됐었다. 텔레그래프는 “김 위원장이 4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후계 구도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건강 이상설이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북한 내에서 여성 정치 지도자가 생소한 만큼 일찌감치 후계 절차를 밟으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김주애가 아직 10대 초반에 불과해 정치적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김주애의 경우 공식적인 당 직책을 받은 적이 없는 데다 북한에서 후계자 내정과 관련한 당회의의 징후도 없었던 만큼 후계자 내정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김주애와 김여정을 둘러싼 후계자 관련설의 진실은 이달 하순 열릴 예정인 북한 9차 당 대회에서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국내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번 9차 당 대회에서 김주애의 호칭 변경이나 어떤 역할이 부여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 역시 “북한의 9차 당 대회와 부대 행사 시 김주애의 참여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다카이치 발언 후폭풍?…日, 中어선 나포하고 선장 체포 [핫이슈]

    다카이치 발언 후폭풍?…日, 中어선 나포하고 선장 체포 [핫이슈]

    일본이 나가사키현 앞바다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하고 선장을 체포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외교적 파장이 주목된다. 13일 BBC와 AFP통신, 교도통신·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수산청은 전날 나가사키현 고토시 메시마 등대에서 남서쪽 약 165㎞ 떨어진 EEZ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했다. 수산청은 정지 명령을 거부하고 도주한 혐의로 40대 중국인 선장을 체포했다. 당시 어선에는 선장을 포함해 11명이 타고 있었다. 일본 당국은 해당 선박을 고등어와 전갱이 등을 잡는 대형 어선으로 보고, 불법 조업을 목적으로 EEZ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산청이 중국 어선을 억류한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외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다카이치 발언 이후 냉각된 중일 관계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하려 할 경우 일본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언급한 뒤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해당 발언을 “심각한 도발”로 규정하고 주일 일본 대사를 초치했다. 중국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과 유학을 재검토하라고 경고했다. 그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줄었고 일본 관광·유통 관련 주가도 흔들렸다. 중국은 일본 관련 문화 교류를 축소하고 일부 일본 영화 개봉을 연기했다. 또 일본에 있던 판다 두 마리를 최근 본국으로 돌려보내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 센카쿠 충돌 전례…외교 분쟁 재점화 가능성 중일 양국은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오랜 갈등을 이어왔다. 2010년 일본은 해당 해역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하고 선장을 구금하면서 대규모 외교 충돌을 일으켰다. 당시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와 일본 여행 자제 조치 등으로 압박에 나섰다. 결국 일본은 선장을 석방했다. 이번 사건은 영유권 분쟁 해역이 아닌 곳에서 발생했지만, 양국 관계가 경색된 시점과 맞물려 또 다른 갈등 요인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 센터에 선 北주애, 대사관 중앙까지…후계설에 日·美 댓글 폭주 [핫이슈]

    센터에 선 北주애, 대사관 중앙까지…후계설에 日·美 댓글 폭주 [핫이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둘러싼 ‘후계 구도’ 관측이 한 단계 더 뜨거워졌다. 국가정보원이 12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주애를 ‘후계 내정 단계’로 평가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다. 일본에서는 “사진 속 ‘센터(정중앙)’ 연출이 결정적”이라는 해설 칼럼까지 등장했다. 특히 눈길을 끈 장면은 지난 1월 1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다. 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에 소개된 고영기 데일리NK재팬 편집장 칼럼은 “북한 공식 행사에서 ‘센터’는 상징적 권위 부여”라며 김주애가 사진·영상에서 정면 중앙에 서도록 연출된 점을 ‘후계 내정’ 신호로 해석했다. 국정원 역시 같은 맥락에서 김주애의 ‘노출 수위’와 ‘역할 부여’가 달라졌다고 본 것으로 전해진다. AP통신은 국정원이 비공개 브리핑에서 김주애를 과거의 ‘후계 수업’ 단계에서 ‘후계 내정 단계’로 격상해 언급했고 향후 2월 하순 노동당 당대회 동행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딸이 센터면, 게임 끝?”…日 댓글은 ‘숙청·김여정 변수’에 꽂혔다 야후재팬 댓글창 분위기는 한마디로 “섬뜩하다”에 가까웠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반응은 “독자 체제·사상만 주입받은 채 후계자가 되면 결국 숙청이 반복될 것”이라는 비관론과 “김여정이 무사하겠냐”는 권력 투쟁 전망이었다. 또 “후계자가 되면 결혼 상대 선택을 둘러싼 암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적지 않았다. 일부는 외형 변화나 옷차림을 두고 “갑자기 어른 같은 분위기”라며 연출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고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혈통 세습”이라는 체제 비판도 이어졌다. ◆ 국내 여론은 ‘4대 세습’ 프레임…정치 혐오·냉소도 확산 국내 포털 댓글 반응은 “4대 세습 본격화”에 방점이 찍혔다. “가족 공화국”, “왕조” 같은 표현과 함께 “북한이 알아서 무너질 것”이라는 냉소, “통일·안보 대비”를 언급하는 경계론이 뒤섞였다. 다만 댓글 흐름은 북한 체제 비판을 넘어 국내 정치 갈등 프레임으로 번지는 양상도 나타났다. 이 지점은 직접 인용보다는 “댓글이 이념 공방으로 확장됐다”는 수준의 정리로 그치는 것이 포털 운영 측면에서도 안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AP “당대회가 힌트”…야후뉴스 댓글도 “김여정은?” “왕좌의 게임” AP는 “북한이 이달 말 최대 정치 행사인 노동당 당대회를 준비 중이며 그 무대가 후계 구도를 드러낼 힌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당 규정상 당원 자격이 18세 이상인 점을 들어 공개 직책 부여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함께 소개했다. 야후뉴스 댓글에서는 “김여정이 가만있겠냐”, “가부장적 체제에서 여성 지도자라면 내부 반발이 거셀 것” 같은 분석이 이어졌다. “현실판 왕좌의 게임”이라는 반응도 줄을 이었다. 이 같은 연출은 북한의 대외 선전 공간에서도 감지된다. 13일 외신과 국내 보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주중 북한대사관은 정문 옆 게시판에 김정은과 김주애가 함께 등장한 사진을 중앙에 배치했다. 그동안 이 자리는 김 위원장 단독 사진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한 사진이 차지해왔다. 대외 선전 성격이 강한 해외 공관 게시판 중앙에 부녀 사진이 전면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김주애의 상징적 위상이 한층 강화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 한 장뿐 아니라 양옆에도 부녀 동반 사진이 반복 배치된 점에서, 단순한 행사 기록이 아니라 ‘후계 서사’를 점진적으로 구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사진 설명에는 김 위원장 이름만 적히고 김주애 이름은 명시되지 않아, 상징적 노출과 공식 지위 사이의 간격을 유지하는 단계라는 해석도 나온다. ◆ 후계 구도 가를 세 가지 신호…‘등장 무대’ ‘호칭’ ‘직책의 신호’ 다만 향후 북한 매체의 ‘연출 수위’와 공식 신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달 하순으로 거론되는 노동당 주요 정치 행사 전후로 김주애의 동행 여부와 노출 빈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또 북한이 그를 지칭하는 호칭이나 수식어가 ‘존귀한’, ‘가장 사랑하는’ 등으로 한층 강화되는지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당 규정상 공식 직책 부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직함보다 내부 선전 문구에서 ‘혁명 계승’ 같은 서사가 얼마나 뚜렷하게 드러나는지도 주목된다.
  • “EU·한국, 반도체 산업 입장 같아… 서로 협력해야”

    “EU·한국, 반도체 산업 입장 같아… 서로 협력해야”

    “기술 협력으로 공급망 강화 희망” “세계적으로 기술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에서 유럽과 한국은 입장이 같은 만큼 상호 협력이 중요합니다.”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는 11일 서울에서 ‘반도체 코리아 2026’ 행사를 열고 50곳의 유망한 유럽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을 한국에 소개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이탈리아 출신 우고 아스투토 EU 대사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급망은 전 세계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유럽의 반도체 장비 기술은 한국 업체에 대체 불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스투토 대사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의 노광장비를 예로 들며 유럽의 기술력은 반도체 생태계에 필수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EU는 ‘반도체법’을 제정해 생태계 전반을 지원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반도체법이 공장 건설에 치중한다면 유럽은 연구 개발부터 설계, 생산까지 산업 전반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유럽은 모두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중국 의존도를 줄이라는 미국의 압박에 서로 협력 기회를 확대 중이다. 아스투토 대사는 앞으로 도입되는 2차 반도체법을 통해 더 매력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면서 “현존하는 반도체를 넘어 퀀텀과 뉴로모픽 컴퓨팅, 인공지능(AI) 칩을 포함해 차세대 반도체로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도체 코리아’ 행사에 참여한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패스트마이크로 측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와 중국과의 협력 제한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역사적으로 보면 관세 면제가 옳다는 것이 증명된다”고 지적했다. 2024년부터 EU와 한국은 뇌 신경망을 모방한 차세대 컴퓨팅인 뉴로모픽 컴퓨팅과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패키지로 대표되는 이종 집적 등에 대해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스투토 대사는 “EU는 기술 협력으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강화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 李 ‘강경 메시지’ 통했나… 서울 아파트 매물 5500건 늘었다

    李 ‘강경 메시지’ 통했나… 서울 아파트 매물 5500건 늘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연일 다주택자에 대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1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처음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지난달 23일에 5만 6219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이날 6만 1755건으로 9.8% 증가했다. 20일 만에 5536건의 매물이 나온 것이다. 또 전날부터 이날까지 불과 하루만에 1338건의 매물이 나왔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이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 혜택 감면을 축소하자는 제안과 함께 등록 임대아파트가 매물로 나와야 한다고 압박한데 따른 것으로 봤다. 서울 25개 자치구를 20일 전과 비교할 때 강북구(-4.1%), 금천구(-0.6%), 구로구(-0.3%)를 제외한 22개 구에서 아파트 매물이 늘어났다. 특히 성동구(25.5%), 송파구(24%), 광진구(20.7%), 마포구(16.2%), 동작구(15.6%), 강동구(15.5%), 서초구(13.9%), 강남구(12.6%) 등 강남 3구와 ‘한강벨트’는 특히 매물이 크게 늘었다. 이런 핵심지 매물이 나오자 ‘갈아타기’를 위해 도봉구(5.5%), 노원구(4.6%), 은평구(3.7%)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정부는 전날 무주택자가 세입자를 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다주택자 매물을 매수할 경우 최대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기로 하는 등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퇴로를 열었다. 따라서 당분간 서울 아파트 매물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거래량은 아직 확발하지 않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달 4189건이었지만 이달 상순에는 393건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한편, 같은 기간에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2156건에서 2만 723건으로 6.5% 감소했다. 전세 물건은 종로구와 송파구를 제외한 23개 자치구에서 모두 줄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매물은 계속 쌓이겠지만 결국 강화된 대출 규제 때문에 무주택자들이 사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매매 거래가 원활하지 못해 팔려고 내놓은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부담을 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전세 매물은 더 줄어들고 임대인들의 세금 부담이 임차인들의 월세 부담으로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홍기빈의 미래완료] ‘뒤돌아보며’

    [홍기빈의 미래완료] ‘뒤돌아보며’

    영어의 완료 시제는 영어 문법에서 어려운 부분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인들이 애먹는 시제가 미래완료다. ‘두 개의 시점을 함께 품고 있는 시제’라는 완료 시제의 정의도 아리송한 판에 또 그 기준의 시점이 미래라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일까. 영어 교사는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말 예문부터 들어 주는 것이 보통이다. “맥주 사러 거기까지 갔다 오면 치킨 다 먹고 끝났겠다.” 대충 이런 식으로. 지금 진행 중인 혹은 조만간 시작될 변화는 어떤 결과를 낳게 될 것이며,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보면 그 결과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상이 되어 있을 것이다. 집 전화에 붙들려 있었던 사람들이 1990년대에 들어서자 이동통신 출현이라는 변화를 겪게 되었다. 그 변화는 여러 희한한 형태의 기기들을 줄줄이 낳았고 2000년대 말 정도에 일단락되었다. 그 옛날 삐삐를 처음 쓰기 시작했던 사람들은 그로부터 20년도 안 되어 스마트폰이라는 경천동지의 물건이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겠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나 요람에서부터 스마트폰과 함께 자라난 이들은 삐삐 진동만 오면 급하게 공중전화로 달려가던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뒤돌아보면’ 엄청난 변화가 이미 벌어진 것이다. 미래완료라는 시제는 이렇게 진행 중인 혹은 진행이 시작될 변화가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를 미래의 시점에서 돌이켜 보는 관점이다. 하나의 시간이 아니라, 먼 미래와 현재라는 (혹은 근미래) 두 개의 시점을 안에 품고서 이를 대조시킨다. 지금 보면 작은 흐름이지만 미래에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일, 지금은 잘 감지하지도 못하는 사건이지만 미래에는 결정적 전환점으로 인식될 거대한 변화의 씨앗, 그럼에도 이러한 변화들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인식 지연 등이 모두 이러한 시제 표현으로 담겨지게 된다. 미래에 대한 예측이나 의지 및 소망을 막연한 미래로 투사하는 미래 시제와 달리, 이는 변화의 흐름과 방향과 결과에 초점을 두는 표현이 된다. 이러한 미래완료 시제를 그대로 문학적 장치로 활용한 유명한 작품이 1888년에 미국에서 나온, 공상과학 미래 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드워드 벨러미의 ‘뒤돌아보며’(Looking Backward)이다. 2020년대를 시작으로 목이 부러질 정도의 속도로 진행되는 지금의 변화는 이런 미래완료의 시제로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엔비디아에 이어 자본시장의 총아로 사랑받고 있는 팔란티어라는 기업은 그 놀라운 기업 성장의 내러티브와 잠재적 미래가치라는 측면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이 기업이 발명해 낸 새로운 시스템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래서 미래 세상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한마디로 30년 후에 ‘뒤돌아볼 때’ 어떤 사건으로 보일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494년 루카 파치올리가 복식부기의 원리를 집대성한 저서를 출간했을 때 그것이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문명의 태동을 알리는 대사건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동시대인은 없었을 것이며, 이는 20세기 초가 되어서야 좀바르트나 베버 등의 경제사가들에 의해서 밝혀진 바이다. 팔란티어 시스템은 업무·인력·자산을 분리된 항목이 아니라 상호연결된 존재로 재구성하는 ‘온톨로지’의 혁신을 통해 20세기를 풍미했던 테일러주의적 관료제에 근거한 현재의 기업 조직 체계를 통째로 날려버릴 가능성을 품고 있다. 100년 후의 사람들은 어쩌면 이를 ‘기업과 경영의 소멸’이 시작된 사건이라고 기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는 이렇게 ‘뒤돌아보면’ 역사의 이정표가 될 대사건들이 정신없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선 어떤 현미경 혹은 망원경을 동원해야 할까. 우리는 변화를 현재진행형의 시제로 파악하는 데 익숙해 있다. 이미 시작되어 미래의 어느 시점에 끝날 변화의 한가운데서 그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관점이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태풍의 눈 한가운데로 들어간다고 해서 태풍의 진면목이 포착되는 것도 아니며 그 진행 경로와 피해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미래완료의 시점은 꼭 필요하다. 목적어가 아닌 주어가 되기 위해서라도.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 NYT도 주목한 K팝 열기…밀라노 호텔 앞 하루종일 줄섰다 [핫이슈]

    NYT도 주목한 K팝 열기…밀라노 호텔 앞 하루종일 줄섰다 [핫이슈]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이탈리아 밀라노 도심에서 이색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경기장이 아닌 호텔 앞 인도에는 수십 명이 줄을 서 하루 종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밀라노 시내 한 호텔 앞에는 올림픽 기간 밀라노 시내 한 호텔 앞에는 아침마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이 기다린 대상은 대한체육회 홍보대사 자격으로 현지를 찾은 한국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 멤버 성훈이었다. 밀라노에 사는 집배원 마레사 파체코(24)는 아침부터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조금 피곤하고 배도 고프지만 이곳에서는 그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며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팬들은 오전 7시쯤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자정을 넘겨서야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이들 사이에서는 잠깐이라도 모습을 보면 ‘동메달’, 사인을 받으면 ‘은메달’, 셀카까지 찍으면 ‘금메달’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밀라노에서 일하는 회계사 베아트리체 탄치니(34)는 사인을 받은 뒤에도 다음 날 다시 호텔 앞에서 6시간을 기다렸다. 그는 “날씨가 춥고 비도 와 힘들지만 팬들에게 친절하기 때문에 기다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팬들은 소셜미디어와 한국 뉴스를 통해 일정을 추적하고 접이식 의자와 카메라를 챙겨 장시간 대기에 나섰다. 일부는 한국어를 배우며 소통을 준비하기도 했다. ◆ 성화 봉송부터 경기 관람까지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체육회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성화 봉송과 개막식 참석, 한국 대표팀 경기 관람 등 일정을 소화했다. 데뷔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한 이력 덕분에 스포츠와 대중문화를 잇는 상징적인 인물로 주목받았다. 소속사에 따르면 그는 “어린 시절 첫 번째 꿈이 올림픽이었는데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서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선수 시절의 열정과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피겨 선수 출신이자 K팝 아티스트라는 점에서 국가대표 선수들과 닮은 상징성을 지닌 인물”이라며 이번 동행에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에서 휴가를 내고 밀라노를 찾은 한 팬은 “올림픽을 보러 온 것이 아니라 그를 보러 왔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도시 한복판에서 한 인물을 보기 위해 하루 종일 줄을 서는 풍경이 또 다른 ‘올림픽급 열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 케냐 나이로비에서 깨우친 ‘편견’이라는 이름의 무지 [한ZOOM]

    케냐 나이로비에서 깨우친 ‘편견’이라는 이름의 무지 [한ZOOM]

    2022년 ENA에서 방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정면으로 맞서 사회적 공감을 얻어낸 작품이다. 사진은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편견(偏見). 사전적으로는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의미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편견을 갖기 마련이다. 취향, 종교, 출신, 성별 등 개인의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궁무진한 만큼, 완벽한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편견이 강한 신념이나 권력과 결합할 때다.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불안과 폭력을 야기하며, 그 비극적인 정점에는 2차 세계대전의 원흉 아돌프 히틀러가 있었다. 나이로비 국제공항 정문 앞의 모습이다. 수많은 택시기사들이 관광객들과 목적지와 요금을 흥정하는 모습이다. ●낯선 공간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 12시간의 비행과 깊어지는 두려움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기구 미팅을 마치고 카타르 도하를 거쳐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12시간의 비행 내내 머릿속은 편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편견이 깊어질수록 두려움도 비례해서 커져갔다. 한국인이 아프리카에 대해 갖는 이미지는 전형적이다. 사막, 전쟁, 가난. 과연 이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돌이켜보면 교육과정에서도 아프리카는 늘 소외된 존재였다. 우리가 ‘글로벌’을 외치며 보이지 않는 편견으로 그들을 외면하는 동안,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아프리카에서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었다. 나이로비 국제공항은 예상보다 규모가 컸지만, 분위기는 한국의 버스터미널 같은 느낌이었다. 공항 밖으로 나서자 수많은 택시 기사들이 흥정을 시도했고, 도망치듯 예약한 우버 차량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호텔에 들어가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정문에는 무장 군인들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었고, 공항 검색대 같은 기계에 짐을 올린 뒤 몸수색까지 받아야 했다. 군인들의 총기에는 탄창이 끼워져 있었고, 당장이라도 발사될 준비가 된 듯 보였다. “최근에 테러나 총기 사고가 있었나요?” 호텔 직원의 대답은 시큰둥했다. 가끔 사고가 있어 예방 차원에서 검사하는 것뿐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방 열쇠와 함께 “호텔 밖은 위험하니 웬만하면 나가지 말라”는 섬뜩한 주의를 덧붙였다. 다음 날 방문한 UN 나이로비 사무국과 코이카(KOICA) 관계자들의 말은 공포를 확신으로 바꾸어 놓았다. 지난주 대사관 밀집 지역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한국 대기업 주재원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우버 기사는 “차가 멈추더라도 절대 유리창을 열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당부했다. 그의 말대로 신호 대기 중인 차 주위로 신체 일부가 훼손된 구걸 인파가 몰려들었다. 나이로비 국립공원에서 만난 야생 기린의 모습이다. 이 곳은 사자, 코뿔소, 코끼리 등 야생동물들을 인간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만든 곳이며, 특히 상아를 노린 밀렵으로부터 코끼리의 멸종을 지키기 위한 공간과 노력이 곳곳에 남아 있다. ●경이로운 반전 그러나 모든 일은 직선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때로는 출렁이고, 멈추고, 되돌아가기도 한다. 다음 날의 일정은 내가 가진 편견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사파리 투어를 위해 만난 가이드는 유창한 영어로 나이로비 국립공원을 안내했다. 야생 상태의 코뿔소와 사자 무리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특히 이 공원이 관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되었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는 부끄러움마저 느껴졌다. 나이로비는 고지대에 위치해 연중 선선하며, 국민 대다수가 유창한 영어를 구사했다. 사막, 더위, 가난이라는 나의 편견이 하나씩 깨져 나갔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그의 메가 히트곡 Black or White 뮤직비디오를 통해 세상이 가진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는 상징적인 장면을 뮤직비디오 곳곳에 담았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Prejudice is Ignorance’라는 문장으로 편견은 무지에서 비롯됨을 강조했다. ●편견은 곧 무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Black or White’ 뮤직비디오 마지막에 “Prejudice is Ignorance(편견은 무지다)”라는 문장을 남겼다. 아동 성추문과 성형수술이라는 루머와 오해로 고통받던 그가 세상을 향해 던진, “편견은 결국 부족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강력한 일갈이었다. 편견으로 가득했던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는 이유는 하나다. 더 많은 사람이 아프리카라는 거대한 대륙을 향한 낡은 편견을 내려놓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우리가 무지를 깨닫는 순간, 비로소 세상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낸다.
  • [열린세상] 한반도 지정학적 위기와 지리의 힘

    [열린세상] 한반도 지정학적 위기와 지리의 힘

    우리 나이에 학교에서 배운 재미난 과목 중 하나는 지리였다. 입시가 치열했던 그 시절 우리나라 지도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국 지도와 각 지역의 특색들을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던지, 그 덕분에 50~60년이 지난 지금도 해외에 나가면 아는 시늉을 하게 된다. 그때는 그저 입시를 위해 열심히 지리 공부를 했을 뿐 지리나 지정학적인 힘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미처 몰랐었다. ‘지리의 힘’의 저자 팀 마셜을 비롯한 많은 학자들은 세계 각국이 지리적으로 처한 위치에 따른 지정학적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반도는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없이 거대한 대륙 세력(중국·러시아)과 해양 세력(미국·일본) 등 소위 4대 열강의 틈새에서 늘 어렵고 힘든 길을 헤쳐 나가야만 했다. 그러나 21세기의 대한민국은 대륙 대신 해양으로의 출구를 마련해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뤄 냈다. 지리적으로 너무나 불리한 지정학적 약점을 최고의 기술력으로 극복해 낸 셈이다. 대표적 대륙 국가인 중국은 해양 진출이 쉽지 않아 바다 대신 대륙으로 뻗어 나가려는 소위 일대일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해양 진출의 걸림돌인 대만을 ‘하나의 중국’이라며 편입하려고 한다. 이 역시 중국이 처한 지정학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또 다른 대륙 국가인 러시아는 거대한 평원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몽골, 나폴레옹 등 외부 침입이 계속되었기에 항상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는데 이 또한 지리적 환경의 영향 탓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우크라이나의 나토 편입 시도로 러시아가 완충지대를 상실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에 비해 해양 세력인 미국은 동쪽으로는 대서양, 서쪽으로는 태평양이라는 거대한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1·2차 세계대전을 비롯한 어떤 전쟁에서도 국토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다. 미국 본토 내 온갖 에너지 자원과 풍부한 산물 덕분에 독립 후 100여년 만에 세계 최강의 부국이 될 수 있었다. 일본 역시 해양 세력의 주축으로서 수 세기 전부터 바다에서의 활발한 개항을 통해 일류 국가의 반열에 쉽게 올라설 수 있었다. 작금의 상황도 소위 신냉전 시대 대륙 세력(중국·러시아)과 해양 세력(미국·일본·영국) 간 패권 경쟁이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것은 과거의 이념 싸움이 아닌 자국 우선주의 관점에서의 핵심 자원 확보, 기존 기술 방어, 물류망 안보 등 소위 국가 생존을 위한 싸움이라고 할 것이다. 세계 경제 질서 또한 생산은 국지화되고 시장은 세계화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로 저임금 노동력의 장점들이 소멸되고 고도화된 생산력과 막대한 원자재, 거대한 소비 시장이 국경을 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런 지정학적 이유로 인해 한국은 새로운 생존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틈새에서 새우 등이 터지고 말 것이다. 그래서 어떤 세력도 우리를 넘볼 수 없는 소위 불가해성(Indispensability), 즉 기존 기술 방어와 새로운 기술 개발, 물류망 안보 등을 확보하는 것을 최고의 생존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지리적으로는 고립된 섬이지만 기술적으로는 전 세계를 연결하는 기술의 허브가 되어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을 연결하는 가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외교안보 전략에서도 우리가 처한 지정학적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력과 경제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K컬처의 세계화 등 문화 강국으로서의 높은 위상을 바탕으로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지혜로운 총력전을 펼쳐 나가야 한다. 지금은 이른바 CPU(순차·직렬)적 사고가 아닌 GPU(동시·병렬)적 사고가 필요한 때다. 우윤근 법무법인(유) 광장 고문·전 러시아 대사
  • 4·19혁명, 신뢰 잃은 사법부가 초래한 특별재판소 설치[김정인의 역사프리즘]

    4·19혁명, 신뢰 잃은 사법부가 초래한 특별재판소 설치[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지난 1월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외환 사건을 법원이 자체 구성한 전담재판부에 맡기는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이 공포되었다. 이 법은 12·3 비상계엄 이후 1년간 사법부가 초래한 불신을 배경으로 탄생했다. ‘날’을 ‘시간’으로 계산해서 윤 전 대통령을 석방하고, 내란 피의자들의 구속 영장을 줄줄이 기각하고, 재판정이 희화화되는 상황조차 방치한 사법부의 민낯은 혹여 내란 피의자들이 무죄 판결을 받아 백주에 거리를 활보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낳았다. 한국 현대사에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특별법 제정과 특별재판소 설치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 1960년 4·19혁명 이후 국민은 3·15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눈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런데 1960년 10월 8일 서울지방법원의 1심 선고는 국민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애초에 검찰은 피의자 48명에게 사형을 비롯한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서울지방법원은 발포 명령자였던 유충렬 전 서울시 경찰국장과 백남규 전 서울시 경찰국 경비과장에게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했을 뿐 나머지 46명에게는 무죄 혹은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했다. 게다가 재판장인 장준택 부장판사는 자신의 선고에 대한 저항을 의식한 듯 판결 이유에서 특별법은 정권 교체 시 악용될 우려가 있으므로 제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 여론은 곧바로 들끓기 시작했다. 4·19혁명 유족회와 부상자회, 대학생, 시민들은 ‘혁명정신과 민족정기를 말살하는 행위’라며 잇달아 항의 시위와 농성을 전개했다. 10월 11일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던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언론이 전한 국민의 분노는 강렬했다. 재판관이 재판의 독립과 양형의 자유를 악용하고 민중의 혁명적 감정을 전적으로 무시하면서 독재 정치·살인 정치의 원흉에 대한 관용과 동정을 표시했다는 비판이 거셌다. 부당한 재판은 사회적 제재와 여론의 공세를 받게 될 것이므로 이로 말미암아 야기되는 혼란과 무질서에 대해서는 담당 재판관이 엄중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다. 여론은 입법부에 특별법 제정과 특별재판소 설치를 압박했다. 윤보선 대통령도 충격적인 판결이라며 국회에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다. 마침내 1960년 12월, 4·19혁명이 일어난 지 8개월 만에 3개의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먼저 특별재판소와 특별검찰부 설치를 위한 특별법이 마련되었다. 이에 따르면 특별재판소는 단심제를 원칙으로 하되 사형·무기징역형에 한해 상고할 수 있도록 했다. 심판관은 법관만이 아니라 변호사, 대학교수, 언론인, 4월 혁명 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이는 기존 재판부가 ‘법조문의 형식적 해석과 이를 기계적으로 적용해 자동판매기에서 물건을 빼내듯이 판결을 이끌면서 가장 중요한 혁명정신을 상실했다’는 여론을 반영한 구성이었다. 특별검찰부는 검찰관 30인 이내로 구성하도록 했으며 검찰관은 검사 또는 변호사 중에 위촉하도록 했다. 또한 기소는 법 시행일부터 2개월 이내, 심판은 기소일로부터 3개월 내 완료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특별검찰부가 기소하고 특별재판부가 심판할 대상자를 규정한 특별법인 ‘부정선거관련자처벌법’과 ‘3·15 정부통령선거를 전후해서 당시 그 지위를 이용해 현저한 반민주행위를 한 자’의 공민권, 즉 공무담임권, 선거권, 피선거권을 박탈하도록 한 ‘반민주행위자공민권제한법’이 제정되었다. 공민권 박탈은 국민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하는 정치적 권리를 빼앗는 것으로 정치적 생명에 대한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형벌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법부의 관대한 판결에 대한 국민적 저항에 기반해 만들어진 강력한 특별법을 당시에는 ‘혁명 입법’이라 불렀다. 1961년 2월부터 특별검찰부와 특별재판부의 활동이 본격화되었다. 또한 장면 정부는 ‘반민주행위자공민권제한법’에 따라 자동적으로 7년간 공민권이 제한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한 61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전국적으로는 10개 시도에 반민주행위자의 공민권 제한을 위한 조사위원회가 설치되었고 최종 심사를 거쳐 654명의 공민권을 5년간 박탈하도록 결정했다. 국회는 별도의 심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국회의원 16명의 공민권 박탈을 결정했다. 이들은 곧바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특별재판부는 2월 20일부터 3·15부정선거의 주범으로 지목된 최인규 전 내무부 장관 등에 대해 9회에 걸친 공판을 열고 2개월 만인 4월 17일 사형을 선고하는 등 부정선거 관련자에 대한 단죄를 이어 갔다. 그럼에도 국민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특별검찰부와 특별재판부의 활동이 예상보다 지지부진하다며 철저한 단죄로 혁명을 완수하라고 압박했다. 2026년 1월, 사법부는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관련자들에 대해 중형을 선고하기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는 내란 전담재판부가 설치되었다. 오는 19일에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사법부의 ‘내란 재판’이 지난 1년간 쌓인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얼마나 씻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이념 초월한 사투, 사람도 사랑도 구하라

    이념 초월한 사투, 사람도 사랑도 구하라

    남북 정보요원·北총영사 첩보 액션류 감독의 해외 3부작 마침표 작품박정민 “액션·멜로 구분 않고 표현” 영화 ‘베를린’에서 다음 무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라는 암시를 던졌던 류승완 감독이 13년 만에 약속을 지켰다. 유럽도 아니고 아시아도 아닌 국경도시, 북한과 훨씬 더 가깝지만 정작 남한 관광객들이 더 많이 눈에 띄는 회색 도시에서 벌어지는 남과 북의 첩보전과 액션 느와르에 멜로까지 더한 류승완표 첩보물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11일 개봉한 영화 ‘휴민트’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펼쳐지는 남북 정보요원과 북한 총영사의 대결을 담은 첩보 액션물이다. 휴민트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수집활동을 뜻한다. 국정원 조 과장(조인성 분)은 작전 도중 자신의 첫 정보원을 잃었던 죄책감에 시달린다. 휴민트가 죽기 전에 털어 놓은 행적을 바탕으로 러시아와 북한의 조직적인 인신매매 정황을 포착한다. 이에 맞서 북한 여성 실종 사건을 주시하던 북한도 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 분)을 파견해 총영사 황치성(박해준 분)을 감시하는 등 내부 감찰에 돌입한다. 영화는 사람을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이들의 뜨거운 감정을 조명한다. 그 중심에는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신세경 분)가 있다. 조 과장은 두 번째 휴민트이자 핵심 정보원인 선화에게 가족과 함께 탈북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한다. 박건은 감찰을 빌미로 옛 연인 선화의 행방을 찾아 헤맨다. 선화가 황치성의 손아귀에 들어가면서 그녀를 구출하기 위한 두 남자의 공조가 시작된다. 더이상 정보원을 잃을 수 없는 조 과장과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려는 박건. 이념을 초월한 이들의 사투는 황량한 도시 풍광과 대비를 이루며 뜨거운 인류애를 강조한다. ‘휴민트’는 ‘베를린’과 ‘모가디슈’에 이은 류 감독의 해외 3부작의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류 감독은 이 영화에서 대사보다는 표정이나 몸짓으로 인물들의 내적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 영화는 조인성의 강렬한 오프닝 액션으로 문을 연다. 곧이어 총격전, 육탄전, 자동차 추격전 장면까지 화려한 볼거리로 화면을 장악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멜로 색채가 짙어진다. 특히 조국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냉혈한과 순정파 남자를 오가는 박정민의 눈빛 연기가 돋보인다. 지난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정민은 “결국 액션도 감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기 때문에 액션과 멜로의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박건을 표현하려고 했다”면서 “처음으로 사랑하는 이성을 목표로 하는 인물을 맡았는데 크게 어색해 보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 왕실·정치권 ‘발칵’… 엡스타인 폭탄, 미국 넘어 유럽 뒤흔들다[글로벌 인사이트]

    왕실·정치권 ‘발칵’… 엡스타인 폭탄, 미국 넘어 유럽 뒤흔들다[글로벌 인사이트]

    노르웨이 왕세자빈 ‘부적절한 친분’영국 맨덜슨 전 장관 정보 유출 의혹프랑스 전 장관, 전용기 이용 드러나 미국은 파일 공개에도 큰 파장 없어트럼프 이후 ‘도덕성 기준 저하’ 분석미국 법무부가 지난달 말 추가 공개한 300만쪽 분량의 ‘엡스타인 파일’이 유럽을 뒤흔들고 있다.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상대 성매매 알선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던 중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나, 이후 정관계 유력 인사가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는 등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공개 문건을 통해 유럽 왕실, 정관계 등 엘리트층이 엡스타인과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당사자들은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애초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겨냥해 민주당 주도로 상하원을 통과한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법’은 미국을 넘어 유럽에서 사회적 파장이 더 확산하는 모양새다. 10일 외신을 종합하면 노르웨이 왕실은 이번 엡스타인 파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메테마리트 왕세자빈이 엡스타인과 부적절한 친분을 유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메테마리트의 이름은 엡스타인 파일에 최소 1000번 이상 등장하는데, 두 사람은 수년간 이메일 교류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엡스타인이 신붓감을 찾으러 프랑스 파리에 왔다고 하자 왕세자빈은 “파리가 불륜하기에 좋다”며 “스칸디나비아 여성이 신붓감으로 더 낫다”고 답하기도 했다. 영국도 엡스타인 논란으로 정치권이 시끌시끌하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번 문서 공개로 취임 후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 집권 노동당의 중견 정치인 피터 맨덜슨 전 산업장관이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주미 대사로 임명했다는 비판이 커진 탓이다. 맨덜슨 전 장관은 엡스타인으로부터 거액을 수령하고, 그에게 정부 내부 정보를 유출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맨덜슨을 추천한 스타머 총리의 ‘오른팔’ 모건 맥스위니 총리 비서실장에 이어 팀 앨런 총리실 공보국장이 물러났으나, 당 안팎에서는 스타머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가 엡스타인과 관련된 의혹으로 왕자 칭호를 박탈당한 가운데 이번 문건에는 앤드루로 추정되는 인물이 외국 방문 정보와 아프가니스탄 재건 투자 기회에 관한 기밀 정보를 엡스타인에게 전달한 이메일도 포함됐다. 앤드루는 2001~2011년 영국 무역 특사를 지냈다. 프랑스도 엡스타인의 후폭풍을 피해 가지 못했다.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자크 랑 전 문화장관은 공공 연구 기관인 아랍세계연구소 회장직을 내려놨다. 프랑스 금융검찰청은 랑 전 장관과 영화제작자인 그의 딸 카롤린에 대해 탈세, 자금 세탁 혐의 등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랑 전 장관은 엡스타인의 차량과 전용기를 이용했으며, 영화 제작 후원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슬로바키아 국가안보 고문인 미로슬라우 라이차크가 엡스타인과 젊은 여성에 대한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사임했으며, 필리프 벨기에 국왕의 남동생인 로랑 왕자도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다고 시인하며 도마 위에 올랐다. 유럽이 엡스타인과의 관련 의혹을 수습하기 위해 애쓰는 반면 미국에서는 생각보다 파장이 크지 않은 편이다. 엡스타인 스캔들의 여파가 자신을 비껴가는 것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엡스타인 파일에서 나에 대해선 나를 겨냥한 음모론이란 것 외엔 아무것도 나온 게 없었다”며 “이제는 국가가 신경 쓰는 다른 일로 넘어가야 할 때”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도덕적 기준 저하’를 이유로 꼽았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스캔들에 대한 관용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롭 포드 맨체스터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AP통신에 “영국에서 이러한 문건에 이름이 오면 즉시 대형 뉴스가 된다”면서 “이는 언론이 제대로 기능하고, 책임 구조도 더 잘 작동한다는 뜻이다. 또 정치권에 아직 수치심이라는 게 남아 있어서 사람들이 ‘이건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 “천무에서 발사하는 신개념 무기”…한화 ‘AI 기반 배회탄약’ 세계 첫 공개 [밀리터리+]

    “천무에서 발사하는 신개념 무기”…한화 ‘AI 기반 배회탄약’ 세계 첫 공개 [밀리터리+]

    K-방산의 대표주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2026 국제 방산 전시회’(WDS)에서 AI 기반 표적 인식 기능을 적용한 자폭 정밀유도무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공개된 무기는 AI가 스스로 표적을 정찰·식별하고 타격하는 차세대 핵심 전력인 ‘배회형 정밀유도무기(Laser-Guided Precision Weapon, 이하 L-PGW)다. L-PGW는 AI 기술을 통해 표적을 정찰·식별하고, 위성 데이터링크로 정보를 전송한 뒤 타격 단계에서 자폭 드론이 분리·발사되는 신개념 무기체계다. L-PGW는 차세대 다연장로켓체계인 천무 계열과 연동할 수 있으며, 다연장로켓·미사일에서 발사되는 형태로 알려졌다. 특히 L-PGW는 위성·데이터링크와 연동된 통신망과 AI 기반의 영상·신호 식별체계를 활용해 표적을 자동·반자동으로 판별할 수 있다. 단발 자폭형(킬러 드론)으로 설계됐지만 해당 기능을 통해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AI가 스스로 표적을 정찰·식별하고 타격하는 핵심 전력은 미국과 유럽의 주류 업체가 주도해 왔지만, 한화가 첨단 무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글로벌 방산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진격의 K-방산’, 중동 시장 정조준한화 방산 3사·현대로템·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대기업들은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한 WDS 2026에서 하나의 팀으로 ‘K-방산’의 저력을 과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등 방산 3사는 ‘K-방산 대표선수’로 꼽히는 K9A1 자주포 실물 크기 모형을 배치해 위용을 자랑했다. 3사가 꾸린 통합 전시 부스는 역대 최대 규모인 677㎡(약 205평)다. 한화시스템은 방공 역량을 강조하기 위해 다목적레이더(MMR)를 최초 공개했다. MMR은 드론이나 유인 항공기 및 무인기(UAV), 로켓·대포·박격포(RAM) 등 저고도 공중 위협에 정교한 대응이 가능하다. 아울러 드론이나 소형 무인기 등을 요격하는 레이저 대공 무기 ‘천광 블록-I(Block-I)’도 함께 선보였다. 한화오션은 수상함부터 잠수함까지 통합 해군 솔루션을 과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진수된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Ⅲ 배치-Ⅱ’를 앞세웠다. HD현대중공업은 신형 호위함 5척을 도입하려는 사우디의 요구조건에 맞춘 6000t급 함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HD현대중공업은 호위함을 단계별로 현지 생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5년 안에 국방 지출의 50% 이상을 현지화한다는 사우디의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서다. 사우디는 대규모 지상·해상·공중 무기체계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4년 사우디에 천궁-Ⅱ(중거리지대공미사일)를 수출했던 LIG넥스원은 ▲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 신궁(휴대용 지대공미사일) 등 다층 대공방어체계를 내놨다. 특히 이날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부 장관이 LIG넥스원 전시관을 방문해 한국산 통합대공망에 관심을 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 양산을 앞둔 한국형 4.5세대 전투기 KF-21이 사우디 공군 현대화의 적임자라고 홍보하며 “KF-21은 4차산업혁명 시기 이후 (서방 진영에서 개발된) 유일한 항공기다. 경쟁기들에 비해 확장성이 뛰어나고 5세대로의 발전이 자유롭다”고 강조했다. 현대로템 전시관에는 샤완 마즈하르 알리 라완두지 이라크 국방부 2차관이 방문해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K2 전차에 관심을 보였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8일 육군 대장 출신인 강신철 신임 주사우디대사와 함께 WDS 전시장을 방문해 한국 방산기업 전시관들을 둘러봤다. 안 장관은 KAI 전시관을 방문한 자리에선 “보라매(KF-21) 사업은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며 “여기에 종사하는 분들이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선도국가로 들어가느냐 마느냐의 관문”이라며 향후 KF-21의 양산과 전력화, 수출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WDS 2026 주최국인 사우디와 중국·러시아 방산기업의 전시관이 들어선 제3전시장의 입구 근처에 자리 잡은 한국 방산기업 전시관은 군복 차림의 외국 군인은 물론이고 아랍 전통 복장의 관람객부터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부 장관 등 각계각층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WDS 2026은 오는 12일까지 이어진다.
  • 우울하고 예민한 당신이 정상인 이유

    우울하고 예민한 당신이 정상인 이유

    몇 년 전 외근을 나가던 길에 헤드헌터로 일하는 대학 선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스타트업 마케팅 담당이사(CMO) 포지션이 들어왔는데 너를 추천했으니, 대표이사와 직접 연락해서 인터뷰 일정을 잡아라”는 내용이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갈증이 컸던 터라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이며, 상장까지 준비 중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휴가를 내고 먼 거리를 달려가 대표이사와 세 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과정 중에는 브랜드 홍보 방안과 영업방향에 대한 보고서까지 별도로 작성할 만큼 입사의지가 강했다. 그리고 최종 단계인 희망연봉과 처우협의가 시작된 며칠 뒤 대표이사로부터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우리는 당초 채용계획이 없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어이가 없었지만 아쉬울 것도 없었다. 이런 회사라면 입사 뒤에도 언제든 어떤 이유로든 쉽게 내쳐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세 차례나 인터뷰를 위해 오간 거리와 회사의 홍보 방안과 발전 방향을 고민했던 시간들이 단 한 줄의 이메일로 무너졌다고 생각하니 진심으로 화가 났다. 이 포지션을 소개해준 대학 선배 역시 비속어까지 섞어가며 분노를 터뜨렸다. ●인간이 가진 기본감정의 불균형 인류가 보편적인 감정을 연구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 교수 폴 에크먼(1934~2025)은 인간의 기본감정을 기쁨, 슬픔, 분노, 놀람, 혐오, 공포의 여섯 가지로 분류했다. 그런데 이 여섯 가지 감정에 흥미로운 점이 있다. 긍정적인 감정은 ‘기쁨’ 하나뿐이고, 나머지 다섯 가지는 모두 부정적인 감정이다. 정리하면 인간이 가진 기본감정의 약 83%가 부정적 감정이며,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기쁨보다 슬픔, 분노, 공포에 더 많이 노출되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해석이다. ●뇌가 부정적인 자극에 먼저 반응하는 이유 미국 시카고대학교 심리학 교수 존 카치오포(John T. Cacioppo, 1951~2018)는 인간이 부정적 감정이 편향적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피실험자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유발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며 실시간으로 뇌파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는 분명했다. 인간의 뇌는 긍정적인 자극보다 부정적인 자극에 훨씬 더 강력하고 민감하게 반응했다. 부정적인 정보를 처리할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고, 무엇보다 그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했다. 다시 말해 인간의 뇌는 부정적 감정에 더 큰 비중을 두도록 작동한다는 의미다. 부정적인 감정은 인류가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방어 기제이며,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지극히 정상적인 생존본능 억울함과 분노, 슬픔에 잠겨 밤잠을 설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실험 결과가 얄밉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부정적인 감정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근본적인 이유임을 알 수 있다. 수만 년 전, 인류가 지구상에서 가장 약한 종족이었을 때 수많은 포식자들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슬픔, 분노, 놀람, 혐오, 공포 같은 감정에 민감해야만 했다. 바람에 실려 오는 포식자들의 악취를 긍정적으로만 해석한 종족은 곧 희생양이 되었고, 공포와 혐오를 느낀 종족만이 도망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혐오는 질병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했고, 분노는 전투력을 끌어올렸으며, 슬픔은 공감을 이끌어 공동체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었다. 부정적인 감정은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안전을 보장하는 장치였다. 그리고 이 감정들은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생존 본능으로 작동하고 있다. 포식자들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잠재적 공격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과 매일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전쟁 같은 일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험했거나 예상되는 위협을 뇌에 새기고, 그것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칭찬은 쉽게 잊어버리면서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비난에 전전긍긍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늘 피곤하다. ●부정적 감정에 잠기지 않는 법 다행히 심리학자들은 우리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뇌가 부정적인 감정에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더라도,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연습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리거나 그 감정에 침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지금 느끼는 슬픔이나 공포를 자기혐오로 연결하지 말고, 이것은 단지 뇌가 보내는 생존신호로만 인식하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은 자극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을 때 그냥 흘려 내지 말고, 음미하고,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고, 기록을 남겨 뇌에 더 강한 자극을 새기라는 것이다. 또한 끊임없이 부정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자극적인 뉴스, 타인과 비교하게 만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부정적인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것 역시 전략이 될 수 있다. 쉽게 우울해지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결코 개인이 약하거나 못나서가 아니다. 그것은 조상들이 남긴 강력한 생존 본능이 여전히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다만 그 부정적인 감정이 생존을 넘어 자기비하나 감정의 침몰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은 각자의 몫이다. ●스타트업 대표이사 이메일을 받은 다음 날 채용 계획이 없었다는 스타트업 대표의 어이없는 이메일을 받은 다음 날, 친한 직장 동료와 술자리를 가졌다. 둘이서 왁자지껄 떠들며 한바탕 웃고 나니 다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음을 정했다. 잠재고객이 될 수 있는, 어쩌면 회사의 성장의 발판이 될 수도 있었던 면접자를 그렇게 대한 회사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 조용히 지켜보기로 말이다. 역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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