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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수한 아이콘이 모여 작품이 되다

    무수한 아이콘이 모여 작품이 되다

    모노톤 초기작부터 컬러풀 신작 30여년 예술 세계가 고스란히뉴욕에서 활동하는 중견 화가 이상남(64)이 서울 삼청로 PKM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2012년 PKM 트리니티갤러리 전시 이후 5년 만에 갖는 국내 개인전이다. ‘네 번 접은 풍경’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도미 초기인 1980~1990년대 작품부터 2012년 이후 제작된 신작들까지 작가의 30여년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컬러풀하고 다중적인 이미지의 신작들은 본관에, 모노톤의 초기작들은 이번에 새로 문을 연 별관에서 만날 수 있다. 이상남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인공적인 이미지에 주목하고 ‘이미지의 곱씹음’이라는 조형적 재해석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건축적 회화를 구축했다. 그는 원과 선으로 그려진 500여개의 구상적 아이콘들로 이미지를 구성한다. 기계의 부속 같지만 기능을 알 수 없고, 읽을 수도 없는 아이콘들은 화면 속에서 순수한 시각적 체계를 이룬다. 초기의 회화 작품에서는 백색 바탕에 아이콘들이 한 개, 두 개 자리잡다가 시간이 갈수록 여러 개의 아이콘들이 중첩되어 나타난다. 이미지가 여러 개 중첩되어도 매끈하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예리하게 재단된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은 고도의 노동집약적인 과정의 산물이다. 시계처럼 정확하게 작업하는 작가는 “순수하게 시각적 기능을 갖는 아이콘들에 대한 해독은 관람자의 몫”이라고 말한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81년부터 뉴욕에 거주하며 작업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뉴욕 엘가위머 갤러리, 암스테르담 아페르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건축적인 그의 회화는 캔버스를 넘어 거대한 패널로 확장된다. 폴란드 포즈난 신공항 로비와 안산의 경기도미술관,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그의 대형설치회화를 볼 수 있다. 전시는 4월 4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軍, 사드 갈등에도 중국군 유해 송환

    軍, 사드 갈등에도 중국군 유해 송환

    중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6·25전쟁 당시 한국에서 숨진 중국군 유해 28구의 중국 송환을 위한 입관식을 20일 진행했다. 이날 입관된 유해는 22일 중국 측에 인도된다.이날 오후 인천에 있는 중국군 유해 임시 안치소에서 거행된 입관식에는 우리 군 관계자와 주한 중국대사관 무관을 비롯한 중국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에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중국 내에서 한국 기업 등에 대한 각종 보복 조치가 잇따르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됐지만 우리 군은 제네바 협약에 명시된 인도주의적 정신에 따라 올해도 중국군 유해 송환을 결정했다. 중국 측 역시 같은 맥락에서 우리 측 제안을 거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6·25 참전 중국군 유해를 송환하는 것은 올해가 네 번째다. 2014년부터 해마다 중국 청명절(올해 4월 4일)을 앞두고 중국군 유해를 송환해 왔다. 중국군 유해 송환은 2013년 6월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제안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2014년 437구가 송환됐고 2015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68구, 36구가 고향으로 돌아갔다. 시 주석은 2014년 3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군 유해 송환에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한·중 창사 축구대첩 안전 주의보

     23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리는 월드컵 축구 최종 예선 한국과 중국의 대결을 앞두고 양국에 모두 비상이 걸렸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반중·반한 감정이 극에 이른 상황에서 축구 승패에 따라 열혈 팬들의 충돌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창사 현지가 아니더라도 중국 내 어디서든 우리 교민과 중국인들이 얼굴을 붉힐 가능성이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는 20일 교민들에게 한·중 축구와 관련해 신변안전 유의 공지를 배포했다. 대사관은 공지에서 “최근 들어 중국 내 체류 또는 방문 중인 국민의 신변안전 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23일 창사에서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한·중전이 개최될 예정이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내 체류 또는 방문 중인 국민은 최대한 질서 있는 분위기에서 응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불필요한 언동으로 중국인들과 마찰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주중 대사관은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가까운 파출소로 신고한 뒤 주중 공관의 도움을 받으라고 공지했다.  중국 정부도 불상사를 막기 위한 조치에 돌입했다. 후난성 체육국은 ‘교양 있게 축구를 관람하기 위한 제안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제안서에는 준법 준수, 이성적 애국 활동, 교양 있는 경기 관람, 모독·굴욕 표현 자제, 안전의식 제고 및 경기 자체의 관람 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현지 공안당국은 당일 경기장에서 붉은악마 원정 서포터스와 현지 교민·유학생 등 한국인이 중국인 일반 관중과 접촉할 수 없도록 별도의 구역에서 응원하도록 했다. 경찰과 질서유지 요원을 동원해 한·중 관중 사이에 ‘인의 장막’을 칠 계획이다. 경기장 입장 및 퇴장 시간도 한국인과 중국인이 각각 다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특파원 칼럼] 친미파 친중파가 해야 할 일/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친미파 친중파가 해야 할 일/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며칠 전 헬스클럽에 갔다. 건장한 중국 남성 다섯 명이 운동하면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를 놓고 토론하고 있었다. 2년 동안 다닌 곳이라 낯익은 얼굴들이었다. 몸에 문신한 남성이 나를 보자 “이참에 한국을 제대로 다뤄야 한다”며 핏대를 올렸다. 시끄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 자리를 떴다. 눈치 보며 사는 것보다 더 서러운 건 종종 ‘빨갱이’로 몰린다는 사실이다. 중국 특파원 특성상 중국의 주장을 소개하는 기사를 많이 쓰는데 그때마다 “중국 편드는 넌 빨갱이”라는 댓글이 달린다. 중국의 치졸한 사드 보복에 울분을 토해내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으로 진출하자”고 외치던 소위 친중파들이 “사드 반대를 주도하는 친중파는 종북세력”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면 측은함마저 든다. 이런 분위기는 베이징 외교가에서도 느낄 수 있다. 중국과 관계가 좋던 ‘차이나 스쿨’(중국통 외교관)들이 사드 문제가 불거진 이후 강경 반중파로 변신했다. 중국의 비이성적 태도에 실망한 측면도 있겠지만 청와대, 외교부,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의 사드 배치 드라이브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차이나 스쿨’의 사상 전향은 우리 외교가 ‘친미 단일대오’를 형성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일사불란한 외교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한·중 관계를 더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 특히 주중 한국대사관은 한·중 충돌의 완충지대로서 중국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중국을 이해하는 척이라도 하면서 중국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역할을 해야 했다. 대사를 비롯한 외교관의 임무는 주재국과 당당하게 싸우는 게 아니라 주재국의 비위를 맞춰 본국으로 향하는 예봉을 무디게 하는 데 있다. 냉정하게 보면 북한 핵 문제와 사드 갈등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없다. 대북 제재의 모든 카드는 중국이 쥐고 있다. 북한산 석탄 수입량을 죄거나 푸는 것도 중국이고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 송유관을 잠그는 것도 중국이 결정할 일이다. 반대로 제재를 풀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미국이 쥐고 있다.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도 북·미 협상에 나서는 것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도 모두 미국이 결심할 사안이다. 만일 미국과 중국이 쥔 카드가 서로 바뀌었다면 우리의 대응도 쉬웠을 것이다. 미국에 대북 제재를 강화해 달라고 하면 당연히 강화해 줬을 것이고 중국한테 북한과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하면 중국이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애석하게도 정반대다. 미국은 군사적 타격까지 고려하고 있고, 중국은 북한 붕괴를 절대 용인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을 활용해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낮추려면 친미파와 친중파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미국을 알고 미국과 친한 이들은 미국에 북한을 타격해 달라고 애원할 게 아니라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라고 주문해야 한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 요구를 친중파나 반미파가 하면 미국은 저의를 의심할 게 뻔하다. 반대로 친중파는 지금처럼 납작 엎드려 있지 말고 중국에 한·미 동맹의 특수성을 끈질기게 설명해야 한다. 친미파가 외치는 한·미 동맹은 중국의 불신만 높인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생각을 품지 않고 중국이 한·미 동맹을 적대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한 우린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window2@seoul.co.kr
  • 태영호 “북한 간부들은 모두 기회주의자”

    태영호 “북한 간부들은 모두 기회주의자”

    “김정은, 원로 간부 두려워해… 5년간 300여명 공포 숙청 中이 北 포기 못 한다고 여겨… 北주민 무장혁명 시간문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북한 엘리트층 사이에서는 “태양에 가까이 가면 타 죽고 멀어지면 얼어 죽는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며 “북한 간부들은 모두 기회주의자”라고 밝혔다.19일 홍콩 주간지 아주주간에 따르면 태 전 공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최대 차이점에 대해 “김정은은 원로 간부를 두려워한다”면서 이런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최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아주주간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나는 북한 외무성에서 일했지만 2009년 초 이전까지 김정은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면서 “김정은은 북한 내에서 믿을 수 있는 친척이나 가까이 지낼 수 있는 학교 친구 등이 없어 불안감이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이것이 김정은이 끊임없이 원로 간부를 숙청하고 고모부인 장성택과 이복형인 김정남까지 암살한 근본 원인”이라며 “김정은은 지난 5년간 300여명의 간부를 숙청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김정은은 중국이 미국과 한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을 수 있는 완충지대이며 중국은 절대로 김정은 정권을 버릴 수 없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일 시대에도 북한이 핵무기 연구를 했지만 당시에는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김정은은 공개적으로 핵무기를 연구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목표는 간단하다”면서 “미국과 한국,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김씨 일가의 장기 집권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태 전 공사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묻자 “그 어떤 능력도 한반도 통일을 막을 수 없다”면서 “지구상에서 공포 통치를 일삼는 독재정권은 지속할 수 없으며 북한 주민의 무장혁명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정남 암살 용의자 친구 “범행 전날 클럽 파티…연예계 진출 야망”

    김정남 암살 용의자 친구 “범행 전날 클럽 파티…연예계 진출 야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혐의로 체포된 인도네시아 국적 용의자 시티 아이샤(25)의 친구가 범행 전날 행적에 대해 증언했다. 말레이시아 더스타에 따르면 아이샤는 범행 전날 나이트클럽에서 자신의 생일을 축하했다. 파티 참석자는 아이샤가 생일 케이크를 받는 휴대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아이샤는 지난 2월 12일 친구들과 함께 쿠알라룸푸르의 한 유명 나이트클럽에서 생일 파티를 열었고 드레스 차림으로 친구들의 생일 축하를 받고 있다. 아이샤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리얼리티 쇼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이샤의 친구는 더스타에 “아이샤는 누군가를 돈을 위해 죽일 사람이 아니다. 누명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샤의 이름을 김정남 암살 용의자 명단에서 발견한 후 큰 충격을 받았다며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아이샤의 결백을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샤는 굉장히 소박한 사람이고 연예계로 진출하려는 야망을 오래도록 품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남 암살 용의자인 아이샤는 자신이 ‘리얼리티 쇼’에 출연한 줄 알았으며 출연료로 400링깃(약 10만2000원)을 받았고, 김정남 얼굴에 바른 액체는 베이비오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食’ 누구나 먹는다, 아프고 슬퍼도… 고로 존재한다

    ‘食’ 누구나 먹는다, 아프고 슬퍼도… 고로 존재한다

    먹는 인간/헨미 요 지음/박성민 옮김/메멘토/364쪽/1만 6000원“너덜너덜한 인간세계”의 풍경에서 포착한 ‘먹는 인간’의 모습은 애잔하고 슬프지만 풍요롭고 아름답다. 일본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인 헨미 요의 ‘먹는 인간’이 그려 낸 세계의 실재는 이런 모습이 아닐까. 교도통신 외신부 기자인 저자는 어느 날 기사 몇 줄로 세상을 해석하는 데 염증을 느낀다. 방글라데시, 베트남, 크로아티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에티오피아, 우간다, 한국 등 15개 나라를 떠돌며 ‘식’(食)과 ‘생’(生)의 현장을 찾아 나선다. 포식에 길들여져 아무 감동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의 혀와 위장을 반성하며.헨미 요는 음식을 씹고 쩝쩝거리는 일상 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먹는 음식을 함께 먹고 마신다. 그렇게 먹은 음식은 다카의 음식 찌꺼기, 고양이 통조림, 쌀국수, 되네르 케밥, 유고 난민용 구호 식품, 낙타 고기와 젖, 체르노빌의 방사능 오염 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저자는 여행에서 돌아온 후 쓴 글에서 “그곳에는 신과 같은 사람들이 살고, 악마와 같은 사람들이 생활하고, 저마다 예외 없이 먹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고매하지도 거룩하지도 않다. 오감을 느끼며 먹는 행위에 집중하는 사람들에게 간직된 이야기는 아프고 슬프고, 폭력적인 동시에 존재들이 뿜어내는 역사의 발화다.저자는 이 책이 빚어낸 풍경 가운데 가혹하고 격렬했던 음식의 기억으로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떠올린다. 1994년 1월 25일 서울의 일본대사관 정문에서 시퍼런 빛을 뿜는 식칼로 자살을 시도했던 이용수·문옥주(1996년 별세)·김복선(2012년 별세) 할머니. 두 번째 자살 시도를 단념하지 않는 할머니들을 쫓아다니며 저자는 ‘그러지 마시라’고 애원한다. 일본인인 저자에게 ‘사과하라’며 울부짖던 할머니들은 저자와 함께 밥을 먹으며 끔찍했던 개인사와 맛의 기억을 떠올린다. 분노의 맛, 증오의 맛, 슬픔의 맛…. 열여덟 살 나이에 미얀마의 ‘랑군 군인 위안소’에서 미쓰코로 불린 김복선 할머니는 하루 20~30명의 일본군에게 범해졌다. “매일 강가에서 (콘돔을) 씻었어. 모두 웅크리고 앉아서. 괴로웠지. 한심했어.” 그녀에게 유일한 음식의 기억은 끌려가던 중 일본 오사카의 포장마차에서 허겁지겁 먹은 ‘우동’이 전부다. 요시코로 불린 문옥주 할머니는 랑군에서 일본 병사가 던져 준 꽁치 통조림 한 통을 떠올린다. 채소를 얹어 위안소 여자 열 명이 나눠 먹은 한 통의 통조림을 “맛있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부모님의 묘소 앞에서 “엄마…엄마…”를 부르며 끝없이 오열하는 이용수 할머니의 처절한 상처를 목격한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난이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의 비참함과 같이 보여도 하나하나 세세하게는 역시 자기 자신만의 것”(337쪽)이라는 걸 깨닫는다.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소말리아 난민들에게 전해진, 싸구려 개밥보다도 못한 구호 식품의 실체도 고발한다. 원전 사고에도 고향을 떠나지 못한 채 방사능에 오염된 식재료로 연명하는 체르노빌 주민들,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간의 살육전 속에서 난민 급식소가 제공한 돼지고기를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맹렬히 씹어대는 무슬림 여성을 통해 전쟁과 종교도 어쩔 수 없는 ‘먹고사는’ 일의 실존이라는 것을 환기시킨다. 책은 세계 도처에서 ‘먹는 인간’과 ‘먹는 행위’의 광경들을 관능적으로 그려 낸다. 저자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책은 고단샤 논픽션상을 수상하며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부고]

    ●장맹수(전 광진구노인협회 회장)씨 별세 경훈(KEB하나은행 부행장)경숙(동대부여중 교사)씨 부친상 홍익주(전 삼천리 이사)박광순(전 데이콤 부장)씨 장인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40분 (02)3010-2230 ●임종호(동신유통 대표)인호(전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덕호(한양대 교수·전 총장)정숙(약사)씨 부친상 17일 한양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2290-9442 ●김용남(아이에스티엔 부장)유진(강원도청 출산정책팀장)남걸(포항공대 입학사정관)남헌(에스엔씨시스템즈 감독)씨 부친상 박연직(세계일보 사회2부 선임기자)씨 장인상 17일 강릉의료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33)610-1200 ●이영재(삼성증권 삼성타운금융센터 WM3지점장)중재(한림대 전략팀장)씨 부친상 16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2001-1096 ●강현필(JW크레아젠 경영기획실장)씨 장인상 16일 성남시장례식장, 발인 18일 오전 10시 20분 (031)752-0404 ●이성재(한국자산관리공사 경기지역본부 팀장)씨 부친상 17일 건국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2030-7901 ●이대영(MBC 드라마1국 드라마3부 국장급)씨 부친상 17일 충남 대천역전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041)932-1414 ●김태균(연합뉴스 다국어뉴스부 일본어뉴스팀 기자)연희(주한 벨기에 대사관 상무관)씨 부친상 김동건(대한상공회의소 과장)씨 장인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9시 (02)3010-2262 ●윤여춘(대한육상연맹 부회장)씨 모친상 17일 충남 공주 계룡농협장례식장, 발인 20일 오전 9시 (041)853-4444
  • 중국대사관 찾아간 자영업자들… “무차별 사드 보복 중단하라”

    중국대사관 찾아간 자영업자들… “무차별 사드 보복 중단하라”

    17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인근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열린 골목상권 자영업자 및 국민생존권 보호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중국의 무차별적 사드 보복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서울포토] ‘中 사드보복 중단’ 촉구 시위

    [서울포토] ‘中 사드보복 중단’ 촉구 시위

    17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인근 서울중앙우체국 앞에서 열린 골목상권 자영업자 및 국민생존권 보호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중국의 무차별적 사드보복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틸러슨 “北위협 새 국면… 北비핵화에 中 역할 필요”

    한·미·일은 北 도발 자제 압박 中 영향력 행사 요구에 의견 일치 틸러슨 “한·일 위안부 합의 지지” 韓대선후보 견제 日의지 작용한 듯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6일 북한의 위협에 대해 ‘새로운 접근 방법’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미·일, 한·미·일의 협력 강화를 강조하는 한편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언급했다. 한·일·중 아시아 3국 순방의 첫 방문지인 일본을 방문 중인 틸러슨 장관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연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순방의 취지와 목표점을 제시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 대외무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미·일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협력” 틸러슨 장관과 기시다 외무상은 회담에서 북한의 위협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때문에 한·미·일이 보조를 맞춰 북한에 도발 행동을 자제할 것을 압박하고 중국에 대해서도 영향력 행사를 요구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 일치를 봤다. 미·일 양국은 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 등 대북 정책 재조정과 관련,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틸러슨 장관은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대북 공조 방안 및 미·일 안보협력 강화 등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 한국과 일본 간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밝힌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첫 입장이다. 그는 “한·미·일 3개국 관계는 중요하고 특히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과 매우 긴밀한 동맹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이 합의를 바탕으로 위안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일 갈등을 자제하고 관계 개선에 나서 달라는 메시지다. NHK 등 일본언론은 “당선되면, 한·일 합의를 파기하겠다는 일부 한국의 대선 주자들에 대한 견제”라고 해석했다. 정부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외교부는 틸러슨 장관의 위안부 합의 지지 입장이 기존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부 역시 위안부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및 대선 정국에 주요 대선 후보가 위안부 합의 재협상 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런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일본의 의지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실제 이날 틸러슨 장관의 발언 역시 일본 기자와의 문답 과정에서 나왔다. ●주중 북한대사관 “한·미훈련 반대” 주중 북한대사관은 이날 일본, 미국, 중국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명호 북한대사관 공사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는 것은 우리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도 위협”이라면서 “사드 배치는 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사드를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아에 북한이 가세해 3국 연대를 형성할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보인다. 박 공사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바뀔 필요가 있다”며 “미국은 40년간 침략 전쟁을 벌여 왔고 핵 전쟁 연습을 광란으로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틸러슨 美국무 “대북정책 실패… 북핵 새 접근법 필요”

    中 “틸러슨과 북핵 의제로 논의” 한·미 “中 사드 반발 대응 공조” 일본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6일 “북한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회담 후 “그동안 미국이 펼쳐온 대북 정책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대응에 미·일, 한·미·일의 협력 강화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국을 방문하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북핵 문제를 주된 의제로 논의할 것”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양국과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주중 북한대사관은 “한반도 불안을 야기하는 한·미 연합훈련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는 법률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위협에 대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현지시간) 북한의 추가 도발이 언제든 있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이에 양국이 단호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양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과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양국 외교 안보 당국 간 각종 협의채널을 더욱 활발하게 가동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해 맥매스터 보좌관과 1시간 20분에 걸쳐 첫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김 실장은 워싱턴 인근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정치적 혼란기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에 대해 “안보는 정치와는 큰 상관이 없다”며 “현재 안보 담당자들이 책임을 지고 대비 태세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어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사드는 계획대로, 절차대로 진행 중”이라며 “동맹 간 공조해 중국의 반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만 중앙통신은 홍콩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군 3000명이 지난 13일부터 철도, 차량을 이용해 북한과의 국경 방면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중국 정부가 북한 인접 지역에 설치한 4개의 방사능 관련 환경감측소를 24시간 가동해 북한 핵실험 동향에 대한 감시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황 대행, 55일간 공정선거·민생안정에 최선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어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을 5월 9일로 지정한다고 의결했다. 황 대행은 아울러 대선에도 출마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황 대행이 대다수 국민의 바람대로 대선 불출마를 결심하고 국정 안정과 민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점,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 이로써 5월 9일까지 황 대행 중심의 과도 정부가 계속 국정을 수행하게 됐다. 황 대행에게는 선거까지 남은 55일간 무엇보다 공명정대한 대선 관리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가장 먼저 주문한다. 19대 대선은 알다시피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7개월이나 앞당겨져 실시된다. 공무원 사회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좌고우면하거나 술렁이지 않도록 황 대행이 중심에 서서 꽉 다잡는 일이 요구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해 행정자치부, 법무부, 경찰 등 정부 유관 부처가 빈틈없는 준비를 해서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에 일말의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국정 농단이 밝혀지고 탄핵 정국이 수개월간 이어져 오면서 대한민국의 갈등과 분열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황 대행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지만 갈등과 분열이 더 커지지 않도록 국정 수행이 특정 정파에 쏠리지 않는지 유의하고 꼼꼼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대외적으로도 수많은 도전과 과제가 놓여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사드에 반대하는 국민도 있다는 사실을 황 대행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는 자위 조치인 만큼 사드 배치가 무사히 완료될 수 있도록 국민을 설득하고 동맹국 미국과도 협조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보복에 대해서는 범정부적인 대처에 소홀함이 없는지 다시 한번 챙기기를 바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미국이 통상압력을 가해 올 것으로 예상된다. FTA로 적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줄었다는 미국의 주장은 사실과 많이 다르다. 이런 점을 내일 방한하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에게도 잘 설명해야 할 것이다. 주한 일본 대사가 귀국한 지 두 달이 넘었다.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한·일 관계에 여러 굴절이 있었지만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지만 북핵 공조와 일본의 안보 이익을 위해서도 대사의 복귀는 필요하다는 점을 일본 측에 강조해야 할 것이다. 19대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당선 확정과 동시에 출범한다. 새 정부 출범 직후까지 최소한 3개월은 현 행정부가 인수위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행정부가 대선 주자들에게도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새 정부의 혼란과 공백을 사전에 줄이는 방안을 황 대행은 긍정적으로 검토해 봤으면 한다.
  • “김정남 시신, 자녀 DNA로 확인”…말레이시아 부총리 밝혀(종합)

    “김정남 시신, 자녀 DNA로 확인”…말레이시아 부총리 밝혀(종합)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의 시신을 자녀의 DNA를 통해 공식적으로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기자들을 만나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이 “김정남의 자녀가 제공한 샘플을 바탕으로 김정남 시신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샘플은 법의학적 검사와 DNA 분석 절차를 거쳤다. 나는 해당 시신이 김정남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내정에 간섭할 의도는 없지만, 국제사회와 관련된 사안의 경우 국제기구의 결정과 결의를 준수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따져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자히드 부총리는 말레이어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으며, 김정남의 자녀를 지칭할 때는 어린아이, 2세 등을 의미하는 ‘아낙냐’(anaknya)란 표현을 썼다. 그는 김정남의 자녀 중 누가 DNA 샘플을 제공했는지와, 그의 말레이시아 방문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김정남은 베이징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첫째 부인 신정희와의 사이에 아들 금솔을, 둘째 부인 이혜경과의 사이에 아들 한솔과 딸 솔희 남매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마카오에서 머물던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는 최근 제3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외교가에선 자히드 부총리가 북한 내 억류자 귀환 관련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김정남 자녀의 DNA 샘플 제공 사실을 자진해 공개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 문제를 두고 지난주부터 북측과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북한은 말레이시아 측에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하고, 김정남 암살에 연루된 현광성(44)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의 출국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현장의 목소리] 中 사드보복…명동 상인들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현장의 목소리] 中 사드보복…명동 상인들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사드 문제가 아닐 때는 명동 사거리가 ‘차이나 거리’라 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안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나라 사람들만 보인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만난 상인 탁필점(83, 여)씨의 말이다. 이곳에서 40년 넘게 장사를 해왔다는 그는 “주변에 식당, 화장품, 김 가게들이 많은데 지금은 모두 한산하다”며 “이리 나가다간 큰일 나겠다”며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른 상인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화장품 가게 점원은 “중국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3분의 2가량 감소한 것 같다”며 “지금은 일본이나 태국 관광객들이 많이 온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조치로 15일부터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시키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이 급감했다. 실제 명동 거리에는 중국 관광객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중국대사관 인근 거리는 평소 중국 관광객으로 북적였지만 지금은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이곳에서 한류물품을 판매하는 권영길(71, 남)씨는 “절반 정도 준 것 같다. 요즘에는 오전에 한 개도 못 팔 정도”라며 “(명동에서) 중국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세계적 갤러리 한국 연속 상륙… 약? 독?

    세계적 갤러리 한국 연속 상륙… 약? 독?

    뉴욕의 대표 상업화랑 중 하나인 페이스갤러리는 지난 7일 이태원에 서울점을 오픈했다. 아시아의 거점으로 2008년 문을 연 중국 베이징 분점과 2014년 홍콩 분점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다. 지난해 4월에는 프랑스 파리와 뉴욕, 홍콩에 지점을 갖고 있는 페로탱갤러리가 서울 팔판동에 전시공간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바 있다.유명 작가를 전속으로 거느린 세계적인 갤러리들이 속속 한국에 상륙하고 있다. 국내 미술경기가 수년째 불황인 것과 달리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세계적 갤러리들의 국내 상륙은 약일까, 독일까. 일단 한국 미술시장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화랑 대표는 “2, 3년 전에는 활황이 예상됐지만 한국 경기불황이 장기화되고 정치적인 변수까지 겹쳐서 앞서 들어온 화랑들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면서 “세계적인 작가를 거느린 화랑들이라지만 국내 컬렉터 층이 크지 않기 때문에 베이징이나 홍콩만큼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08년 독일의 마이클슐츠 갤러리와 디갤러리가 서울에 지점을 설치했다가 흥행이 기대에 못 미치자 철수했다. 페로탱갤러리도 전속 작가들의 프린트 이미지 판매나 아트북 판매에 그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하고 있다.한국화랑협회 이화익 회장은 “글로벌화된 시대에 문호 개방은 불가피하다”며 “이미 한국 컬렉터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어 고객관리 차원에서 분점을 여는 것이어서 그들에게 특별한 역할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과 일반 대중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외국 유명 작가의 작품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인근에 대사관과 고급 주거지가 밀집하고 삼성미술관리움, 블루스퀘어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자리잡은 페이스서울 갤러리는 4월 30일까지 열리는 개관전에서 전속작가 10명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탐랩, 라큅, 장샤오강, 도널드 저드, 로버트 어윈, 조엘 샤피로, 히로시 스기모토, 줄리언 슈나벨, 아그네스 마틴 등으로 작품 가격이 이미 높은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페이스아시아를 총괄하는 런링은 서울관의 운영방향에 대해 “서구 출신 대가의 작품을 한국에 선보이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한국의 작가들에 대해 더 알고 소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제 네트워크를 지닌 세계적 화랑들이 적극적으로 국내 작가들을 발굴해 해외 진출 발판을 놓는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장을 펴기도 하지만 역시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양정무 교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현대미술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갤러리들은 작가 매니지먼트나 협업 방식에서 다양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면서 “국내 메이저 갤러리들이 하지 않는 국내 작가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면 좋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獨쇼핑몰 “개를 구하고 중국인 먹어라” 논란

    獨쇼핑몰 “개를 구하고 중국인 먹어라” 논란

    中정부, 판매 중단·獨 사과 촉구중국과 독일이 티셔츠 디자인을 놓고 으르렁거리고 있다. 12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독일 주재 중국대사관은 독일의 온라인쇼핑몰 스프레드셔츠가 판매하고 있는 티셔츠가 중국인을 모욕했다며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중국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셔츠 앞면에는 “개를 구하고 중국인을 먹어라”, “상어를 구하고 중국인을 먹어라”는 구절이 인쇄돼 있다. 개고기를 먹고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좋아하는 중국인의 식습관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티셔츠 판매가 중국인을 모욕한 것이라며 기업에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독일 정부에도 항의했다. 티셔츠 논란이 신화통신에 의해 처음으로 제기되자 독일 스프레드셔츠는 “개방적이면서 창의적이고 다양한 제품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했을 뿐이며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독일 주재 중국대사관은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법률을 무시하거나 다른 사람의 감정을 해치는 내용을 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스프레드셔츠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등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터키 개헌’ 불똥 튄 유럽… 네덜란드, 터키 외무장관 입국 불허

    ‘터키 개헌’ 불똥 튄 유럽… 네덜란드, 터키 외무장관 입국 불허

    네덜란드, 개헌지지 집회 불허 터키 장관 참석차 출국 ‘강행’ 양국 정상 거친 발언 등 팽팽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1인 지배 체제를 강화하는 개헌 국민투표를 앞둔 터키가 네덜란드와 정면충돌했다. 네덜란드가 개헌에 찬동하는 자국 내 터키인의 관제 집회를 막겠다고 예고했지만 터키가 이를 무시하고 강행하려 하자 양국은 장관 입국 불허, 대사관 봉쇄 등 보복 조치를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터키가 유럽 각국의 반대에도 개헌 지지 집회를 강행하는 이유는 터키 내 개헌 찬반 여론이 50대50으로 팽팽한 가운데 재외국민 투표가 개헌안의 운명을 가를 ‘캐스팅보트’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터키가 유럽 각국으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유권자들 사이에 확산시켜 지지율 결집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네덜란드는 11일(현지시간) 로테르담에서 예정된 터키의 개헌 찬성 집회에 참석하고자 전용 비행기 편으로 네덜란드를 방문하려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의 착륙을 공공질서와 안전을 이유로 불허했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네덜란드는 애초 이 집회를 막겠다고 예고했지만 터키가 강행할 의지를 보이자 외무장관의 입국을 금지하는 강수로 대응한 것이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지난 7일에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터키인의 정치 집회에 참석해 개헌의 당위성을 역설했었다. 네덜란드의 조치에 격노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정치도 국제외교도 모르는 조치”라며 “(네덜란드의) 이 같은 대응은 나치의 잔재이며 그들은 파시스트”라고 반발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터키가 도를 넘었다. 미친 발언”이라고 응수했다. 네덜란드는 차우쇼을루 장관 입국 금지 조치로 자국 내 터키인이 항의 시위를 벌일 것을 대비해 자국 주재 터키 영사관 인근 로테르담 거리를 봉쇄했다. 터키 외무부는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앙카라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과 이스탄불 주재 영사관의 출입을 봉쇄했다고 아나돌루 통신이 전했다. 터키 외무부는 자국 주재 네덜란드 부대사를 초치해 장관 입국 금지 조치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해외에 머무르는 자국 주재 네덜란드 대사에겐 당분간 터키에 돌아오지 말라고 통보했다. 터키는 다음달 16일 행정부 수반인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법원 고위인사 인사권을 부여하고 국가비상사태 선포·운영권 등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통치구조 개편 개헌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개헌안이 통과되면 2019년 11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9년까지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12일에는 스위스 취리히도 방문해 정치 집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정남 암살 용의자 오정길은 北 외교관”

    日, 김정남 지문 말레이에 제공 김정남 살해 사건의 핵심 용의자인 오정길(55)이 인도네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한 외교관으로 알려지면서 해외에 퍼져 있는 북한의 합법적인 ‘잠입 공작원’이 관심을 끌고 있다. NHK는 12일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인도네시아 정보기관은 오정길을 자카르타의 북한대사관에서 2등 서기관으로 근무했던 외교관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NHK는 오정길로 보이는 2등 서기관이 인니어를 유창하게 구사했고 재작년까지 자카르타에서 근무한 뒤 캄보디아 북한대사관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방송은 “김정남 살해는 북한이 전방위로 가담한 조직 범행이란 견해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정길은 김정남 암살 사건 당일 리지현(33) 등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떠나 인도네시아 등을 거쳐 평양으로 도피한 핵심 용의자다.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도 사건 용의자로 현지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앨턴 영국 상원의원은 회사원으로 위장 취업한 북한 주재원(공작원) 수백명이 유럽에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의 ‘북한에 관한 의원그룹’(APPGNK) 공동의장인 앨턴 의원은 지난 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총회의 한 포럼에서 “폴란드가 북한 해외 노동자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며 “그렇지만 북한인이 합법적인 비자로 여전히 입국해 (유럽) 솅겐조약 지역으로 흩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정남 살해 용의자 중 한 명(리정철)이 말레이시아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했었지만 잠입 공작원(sleeper cell)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할 가치가 있다”면서 “유럽 전역에서도 똑같은 게 진실이며 특히 남유럽에서 그렇다”고 강조했다. 리정철은 말레이시아의 한 약품 회사에 위장 취업해 비자를 받았다. 한편 일본이 신원 확인에 도움을 주기 위해 김정남이 2001년 일본에 밀입국 시도를 했을 때 채취했던 지문을 말레이시아 정부에 제공했다고 교도통신이 12일 밝혔다. 통신은 김정남의 지문과 얼굴 사진 등 신체 특징을 담은 데이터를 말레이 정부에 제공했다며 말레이 경찰이 살해당한 남성이 김정남임을 지난 10일 특정할 때 이 정보도 활용했다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3·10 탄핵 이후] 셈법 복잡해진 中… 사드 반대·불매시위 통제 ‘보복 속도조절’

    [3·10 탄핵 이후] 셈법 복잡해진 中… 사드 반대·불매시위 통제 ‘보복 속도조절’

    일각 “4월 미·중 정상회담 분수령” 초교까지 불매… 반한감정 여전 최시원 등 한류가수 댓글테러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중국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 철회의 돌파구가 열린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내놓고 있지만 “탄핵과 사드는 별개여서 차기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되돌릴 수 없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탄핵 이후 사드 반대 및 한국 상품 불매 시위를 통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관영 환구시보는 12일 사설에서 “한국 외교의 가장 큰 과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느냐는 것”이라며 “만일 정권이 야당으로 교체되면 한국 외교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인민일보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인 협객도(俠客島)는 “한국의 차기 정부가 사드를 철회할 것이라고 기대를 갖는 것은 중국을 스스로 피동적인 위치에 가둘 뿐”이라면서 “우리는 계속 주동적으로 칼날을 휘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변 학자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고급연구원 선스순(深世順)은 블룸버그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중·한 관계에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며 “중국은 한국에 숨쉴 수 있는 공간을 열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의 장롄구이 교수는 “새 대통령이 사드를 철회하면 엄청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사드는 이전 정권이 결정한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배치 철회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드 문제는 한국의 정치 상황보다 향후 미·중 관계에 달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4월에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사드에 대해 어느 선에서 접점을 찾느냐에 따라 한·중 갈등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가 중요한 분수령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둬웨이는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고정불변의 원칙인 아닌 ‘협상용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안은 탄핵 판결 이후 사드 반대 및 한국 상품 불매 시위를 통제하고 나섰다. 중국 공안은 지난 10일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 “11일 한인타운인 왕징 롯데마트 매장 앞에서 큰 규모의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고, 시위대가 1㎞ 떨어진 한국국제학교까지 행진할 수 있으니 대비하라”고 알려 줬다. 공안은 11일 아침부터 차량으로 롯데마트 주위를 에워쌌고 주민자치대까지 동원해 롯데마트 주변을 경계했다. 이 때문에 시위는 열리지 않았다. 공안은 12일에도 경계 근무를 이어 갔다.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통제에도 반한 감정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베이징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강당에 집합해 교사의 지도로 오른손 주먹을 쥐고 “군것질을 거부하고 롯데를 배척한다”는 구호를 외치는 영상이 올라왔다. 한류 가수 최시원과 김태연은 ‘댓글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최시원의 여동생이 인스타그램에 일본 도쿄 롯데타워가 보이는 사진을 올리자 중국 누리꾼들은 일시에 최시원의 웨이보를 공격했다. 최시원의 여동생은 “오빠는 아무 잘못이 없다”며 급히 사과했다. 롯데 사탕을 먹는 장면이 담긴 김태연의 인스타그램도 공격을 당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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