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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파’ 롤리스 백악관 입성하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물망에 올라 관심을 끌고 있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한국에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공직을 떠난 시기에는 한국 기업과 사업을 벌이기도 했던 ‘지한파’ 인사다. 특히 그는 한국인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속을 훤히 들여다보면서 ‘요리’하려 한다는 평가도 일부에서 받고 있다.롤리스 부차관보는 지난 6월10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미대사관으로 홍석현 대사를 찾아가 “동북아 균형자론과 한·미동맹은 양립할 수 없다.”며 동맹 단절과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할 정도로 한국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롤리스 부차관보의 인선이 주목되는 것은 그가 미 정부내 강경파의 핵심 인물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부장관의 측근이기 때문이다.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럼즈펠드 장관이 수시로 롤리스 부차관보를 호출하며, 출입기자들과 환담 도중에도 롤리스 부차관보를 부를 정도로 총애하고 있다고 전했다.따라서 롤리스 부차관보가 NSC로 들어가는 것은 대북 정책에서 강경파가 힘을 얻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로런스 윌커슨 예비역 대령은 지난 3일 한·미동맹 토론회에서 “대북 정책을 둘러싼 미 강경파와 온건파간 의견충돌이 부시 대통령의 집권 1기 이후 줄어들었으나 그 망령은 언제라도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NSC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한국과 중국·일본 업무를 총괄한다. 롤리스와 함께 이 자리에 거론되는 인물은 CIA의 중국 전문가인 데니스 윌더와 국무부의 조지프 디트라니 6자회담 담당 특사이다.마이클 그린 현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올해 말 백악관을 떠나 조지타운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dawn@seoul.co.kr
  • [사설] 북핵 타결, 비핵화 실천이 관건이다

    북핵 6자회담이 마침내 북핵 해결의 이정표를 만들어 냈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 재확인, 북한의 조속한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와 핵 투명성 확보, 미국과 한국 등 5개국의 대북 에너지 지원,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적당한 시점의 북한 경수로 제공 논의 등이 6자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의 핵심내용이다. 동북아 평화에 크나큰 위협요인이 돼 온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순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우리는 우선 환영의 뜻을 밝힌다. 아울러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합의안 도출을 위해 노력한 6개국 협상 대표단과 우리 정부의 적극적 외교 노력에도 큰 박수를 보낸다. 이번 베이징 공동성명으로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의 대북 중유지원 중단,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 등으로 이어지면서 촉발된 2차 북핵 위기는 만 4년만에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잡게 됐다. 이라크전 이후 북핵 문제에 대한 군사적 해결 방안이 미국 내에서 적극 논의돼 온 상황을 감안할 때 더없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베이징 성명은 어디까지나 북핵 해결의 시작일 뿐이다. 성명에 담은 6개항을 당사국, 특히 북한과 미국이 얼마나 철저히 이행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번 4차 6자회담의 최대 쟁점은 북한 경수로 제공 문제였다. 여기에는 북한과 미국의 골 깊은 불신이 깔려 있다. 북한은 NPT 복귀를 전제로 다른 국가와 대등한 평화적 핵 이용권을 주장했지만 미국은 북한이 여전히 안보 위협에 대한 군사적 대응 수단으로 경수로를 가지려 한다고 의심해 왔다. 이같은 불신의 벽을 양측이 넘지 못하는 한 베이징 성명은 또다시 미완에 그친 제네바 합의로 전락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우선 핵 투명성을 철저히 검증받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NPT 복귀와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어떤 사찰활동에도 적극 응해야 한다. 과거처럼 어떤 조건도 붙여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 역시 적어도 북핵 해법이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 대북인권특사 활동 등을 통해 북한 정권을 자극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북한과 미국은 이번 4차 회담 기간 숱한 물밑 대화를 나눴고, 어느 정도 신뢰 회복의 기반도 다졌다. 성명의 합의내용도 중요하지만 이런 신뢰 회복의 모멘텀을 잘 살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하겠다. 북핵 해법을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양측의 전향적 자세를 기대해 본다.
  • “北인권·식량지원 연계 필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 특사는 8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대북 식량 지원을 포함한 북·미관계 및 동맹국-북한 관계의 모든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이날 오후 국무부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인권 문제와 식량 지원의 연계 여부에 대한 질문에 “첫째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식량을 가장 많이 원조받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며, 둘째 북한의 인권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은 가장 억압된 국가 가운데 하나로 북한 주민 2000만명이 처한 상황이 정말 용납할 수 없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dawn@seoul.co.kr
  • [사설] 6자회담, 이번엔 결론내야 한다

    오는 13일 베이징에서 속개되는 북핵 6자회담 전망이 밝아보이지 않는다. 휴회 이후 한달여 물밑 접촉을 가졌지만 북한과 미국간 입장차를 모두 해소하지 못한 듯하다. 북핵 문제를 더 끌다가 어떤 돌발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북·미가 대화·타협 자세를 보일 때 결론을 이끌어내야 한다. 6자회담의 알려진 쟁점은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와 경수로 지원 등 크게 두가지다. 평화적 핵이용 권리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와 핵사찰 수용을 전제로 인정할 수 있다는 쪽으로 미국이 마음을 열고 있다. 경수로 부분은 북한이 양보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신포경수로 건설 지원을 중단하는 대신 대북 전력지원을 하겠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전력 지원과 함께 경수로건설 지원까지 계속해달라는 요구는 지나치다. 북한은 경수로 건설을 ‘미래의 권리’로 남겨두길 바란다. 당장 지원을 요구하기보다는 완전 핵폐기를 실행하고 신뢰가 쌓인 뒤 장기적으로 경수로 건설을 검토해나간다는 자세를 가져야 6자회담이 풀린다.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을 둘러싸고 북·미 내부에서 심상찮은 조짐이 있다. 미국의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는 북한 인권과 식량지원을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세계식량계획(WFP) 등의 까다로운 식량분배 시스템에 반발한 때문인지 국제사회의 다자적 식량지원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북·미는 상대를 자극할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미국은 인도적 식량지원에 조건을 달아선 안 되며, 북한은 식량분배의 투명성 확보에 협조해야 한다. 로버트 졸릭 미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과 한반도의 경제·정치 미래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미·중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6자회담에서 큰 공감대가 형성되면 남북한까지 포함해 당사자가 함께 논의할 사안이다.6자회담과 동시에 평양에서는 남북 장관급회담이 열린다. 남북한과 미국은 한발짝씩 양보해 이번에는 반드시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반도 평화를 기약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6자회담 주내 속개 힘들듯

    ‘29일 시작되는 주’에 속개키로 약속했던 4차 6자회담 일정에 먹구름이 꼈다. 자칫 내달 중순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을 방문중인 칸타티 수파몽콘 태국 외무장관은 28일 “6자회담이 예정된 대로 열리지 않을 것 같다.9월 중순 또는 9월 말까지 연기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칸타티 장관은 전날 북한 백남순 외무상과 회담을 가졌다.로이터 통신은 칸타티 장관의 말을 인용,“북한이 ‘신뢰’ 부족 때문에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로 평양을 방문중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30일 귀국해 봐야 안다.”면서 그러나 우리 정부로서도 그 같은(연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을지포커스렌즈(UFL)훈련을 회담에 나올 수 없는 이유로 밝힌 적은 있지만, 진짜 이유인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 당국이 한·미합동군사훈련 기간 중 민간행사는 했어도 당국간 회담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인 UFL은 지난 22일 시작돼 내달 2일 종료된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 미국 등 참가국들은 회의 재개를 놓고 약속을 어기는 사례를 또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여 왔다. 미국은 29일 또는 30일 조기 개최를, 북한측은 회의 일정을 늦추자는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다웨이 부부장이 27일 북한을 방문한 것도 북한측이 회담 재개에 미온적인 태도를 거듭하자, 직접 평양을 방문해 설득한 뒤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손을 잡고’ 30일 베이징으로 오겠다는 복안을 깔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측은 따라서 사전 준비회담을 거친 뒤 2일 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란 전언이다. 북한은 27일 노동신문 기사를 통해 미국의 대북인권특사 임명과 관련,“6자회담 앞길에 돌개바람을 몰아오는 매우 상서롭지 못한 행동이다. 계속 이따위 식으로 나오면 우리는 생각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는 다소 거친 표현으로 불만을 표출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사설] 美 ‘北인권특사’활동 신중해야

    지난해 북한인권법 발효에 이어 최근 대북인권특사 임명으로 미국의 대북 인권정책이 본격적인 집행단계에 들어섰다. 대북정책의 기본축인 북핵과 북한 인권을 동시에 다루는 ‘투 트랙(two track)전략’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북한 인권문제가 북·미간 첨예한 갈등요소이고, 부시 행정부가 인권문제를 대외정책의 지렛대로 삼아 왔다는 점에서 이제 북한의 인권과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질서를 결정짓는 핵심변수로 자리하게 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 행정부가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를 비교적 조용히 임명하고, 북핵 6자회담과 무관하다고 애써 강조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북핵 6자회담이 한창인 마당에 자칫 북한 정권이 체제위협요인으로 인식하는 인권문제를 건드리는 것은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부시 행정부가 6자회담 실패에 대비, 인권문제를 대북 압박카드로 동원할 목적으로 대북인권특사를 임명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제기되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레프코위츠 특사가 네오콘 출신에 미국내 보수진영의 지지를 얻고 있는 인물인 점도 염려스러운 대목이다. 북한의 인권상황이 심각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절실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 인권의 개선은 미 행정부만의 몫이 아니며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는 점 또한 분명하다. 북한 정권의 태도를 감안할 때 섣부른 미국의 대북인권정책은 북·미간 대치만 심화시킬 뿐 실질적인 주민들의 인권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미 행정부와 레프코위츠 특사의 보다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다.
  • 北 자극 우려…부시 직접 발표안해

    미국의 대북인권 특사에 보수주의자인 제이 레프코위츠(43) 전 백악관 국내정책 부보좌관이 임명돼 그가 어떤 활동을 펼칠지 주목된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다음달 직무를 시작하면 곧바로 한국과 중국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한과 직접교섭도 시도하겠지만 북한이 인권특사를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주변국과 단체 등과의 교섭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美 “인권과 핵문제는 별개” 지난해 10월 발효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2008년까지 연간 2400만달러(244억원)의 예산 사용을 지휘하는 대사급 직책임에도 불구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직접 임명을 발표하지 않는 등 4차 6자회담 속개를 앞두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는 평가다. 백악관은 19일(현지시간) 임명을 알리는 발표문에서 “레프코위츠 특사의 임명은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적인 인권 기준과 규범을 준수하도록 만드는 우리의 노력이 크게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간략하게 밝혔다. 특히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익명의 브리핑에서 “북한 인권과 북핵 문제는 별개이며, 인권특사 임명이 북핵 문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6자회담과의 연계 가능성을 차단하려 애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뉴욕 출신인 레프코위츠 특사는 컬럼비아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뒤 1991년까지 로펌에서 일했으며 1990년 유엔인권위원회(UNHRC) 미국 대표단으로도 활동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국내정책 담당 보좌관보로 일하다 부시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 예산실 자문관을 거쳐 국내정책 담당 부보좌관을 맡았으며 그후 로펌 ‘커클랜드 앤 앨리스’의 파트너로 일해왔다. 북한 인권에 대해 미국 안에서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낸다는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사촌이며 호로위츠 연구원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의 실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북측 불인정… 6자 변수 가능성 레프코위츠 특사는 지난 5월 일찌감치 내정됐으나 임명이 미뤄져오다 지난달 19일 프리덤하우스가 주최한 북한인권대회를 앞두고 임명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나중에 연설자 명단에서 빠졌고 이때부터 미국 정부가 북한을 의식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발표의 특징이나 시점을 보면 미 정부가 특사 임명을 떠들썩하게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인권특사는 독자적인 임무를 수행하지만 라이스 국무장관과 의회에 보고를 하게 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국무부 “北과 언제든 접촉 용의”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북한측에 접촉 용의를 밝혔다는 크리스토퍼 힐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의 전날 발언과 관련,“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측에 현재의 입장이나 미국측 제안 등에 대해 의문이 있으면 무엇이든 응답할 준비가 돼 있음을 전달했다.”고 확인했다.매코맥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조지프 디트러니 대북특사가 이번주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 美 ‘통큰 보상’… 北 ‘저울질’

    |베이징 김수정특파원| 북한과 미국이 25일 오후 베이징 모처에서 공식 회담을 가졌다. 지난 2003년 8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된 6자 회담에서 양자가 사전 접촉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체면이나 형식보다 실질을 따져 성과를 내겠다는 미측의 의지가 감지되는 부분이다. ●美 “성과 내기 위해 왔다”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한·미 협의가 끝난 뒤 북·미가 만날 것이라고 밝히는 자리에서 “협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알기 위한 자리로, 각자가 갖고 온 노트를 비교, 회담 진전 방안에 대해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측에 대해 공식 명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으로 호칭했다. 이어 “성과를 내기 위해 왔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극비 회동 이후 2주 만에 만난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양측의 ‘의지’ 확인에 주력했다. 미국은 북한이 핵폐기에 대한 ‘전략적 결단’을 하고 나왔는지, 북한은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및 에너지 지원 의사가 있는지 집중 탐색했다. 진정성을 확인하면 핵폐기와 대북 안전보장 및 경제지원이라는 큰 그림, 즉 ‘출구’를 만들자는 게 서로의 복안이다. 미측은 북측이 전날 남북 양자협의에서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군축회담 주장의 강도, 그리고 고농축우라늄(HEU)프로그램에 대한 입장이 여전한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이 북핵 폐기 때 제시할 수 있는 ‘대가’의 내용이다. 특히 미국은 대북 안전보장과 관련, 상당히 진일보한 안을 갖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엔 핵프로그램 포기 조치를 확실히 하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10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북한이 핵 폐기를 할 경우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조지프 디트러니 대북 핵담당 특사가 의회에 출석,“핵폐기를 할 경우 영구적 안전보장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지난달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다자안전보장의 유용성을 설명했다. ●“인권·미사일은 核다음 이야기” 정부 관계자는 “인권 문제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마약·위조지폐 등 불법행위 등 문제가 해결돼야 관계정상화를 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기본 입장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런 문제는 북핵 다음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crystal@seoul.co.kr
  • “지도자엔 단호… 北주민은 포용”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주류 사회에 북한의 인권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한 ‘북한인권 국제회의’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렸다. 프리덤 하우스가 주최한 이 행사는 미 정부의 재정 지원 아래 북한 정권에 인권 개선을 압박하기 위한 ‘여론몰이’ 행사로 지난봄부터 기획됐으나, 북한이 4차 6자회담에 복귀하는 갑작스러운 정치적 기류의 변화에 따라 미 정부측 참석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는 등 회의 분위기도 영향을 받았다. 행사에는 미국 정부 관계자, 상·하원 의원, 한·미 양국의 50여개 북한 관련 단체, 한인 대학생 등 수백명이 참석해 지금까지 열린 미국내 북한 관련 행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프리덤 하우스는 당초 북한 정권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을 지양하고 진보적 북한 관련 단체들의 목소리도 반영하겠다고 밝혔으나 회의 분위기는 대체로 북한 정권과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기조였다. 기조연설을 맡은 나탄 샤란스키 전 이스라엘 내각장관은 “북한과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 그들의 경제를 돕고, 인권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자고들 하는데, 수십만명이 수감된 후에 인권 문제를 얘기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이와는 순서가 정반대가 돼야 하며, 자유 세계는 보다 분명한 도덕성을 갖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인권 상황을 경제, 정치, 안보 이슈와 연계시킨 뒤 옛 소련이 망했다면서 “북한도 마찬가지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샤란스키는 한국 특파원들과의 별도 회견에서 북한 정권 교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외부에서 군대를 보내지 않아도 내부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인 강철환 조선일보 기자는 샤란스키와의 대담에서 북한과의 핵 대치가 “8년간 햇볕정책의 결과”라면서 “포용정책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유엔 인권위의 대북 결의안 투표에 3번이나 불참한 것은 일제시대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도 했다. 이 대담의 사회를 맡은 공화당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공산주의 국가에서의 인권문제는 옆으로 밀려날 문제가 아니며 정면, 중앙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짐 리치 하원 국제관계위원장(공화)은 개막사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정책은 북한 정권의 본질을 분명히 얘기하고, 그 지도자에게 단호하게 대처하는 한편 주민들에게는 동정심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 의회의 대표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과 함께 참석한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은 미국 일부에서 비난하는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은 “북한 정권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백악관은 당초 이날 행사에 맞춰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를 지명하고 행사에서 연설도 하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6자회담에 나선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지명을 연기했다. 또 미 국무부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등을 담당하는 폴라 도브리안스키 국무차관과 국제 인신매매를 관장하는 존 밀러 대사도 참석했으나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회장인 그랜드 볼룸 벽에는 기아에 굶주린 북한 어린이들의 사진과 일기 등이 전시됐으며, 탈북자의 인권 실태를 담은 다큐멘터리 ‘서울 트레인’도 상영됐다.dawn@seoul.co.kr
  • [남북 화해·협력 인식] “北지원 가능한 많이” 42%

    [남북 화해·협력 인식] “北지원 가능한 많이” 42%

    ■ 남북관계 국민들은 대북 지원에 대해 대체적으로는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북의 인권에 대해 엄격한 일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체제와 상관없이 민족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은 가능한 한 많이 해야 한다.’는 질문에 응답자 가운데 42.7%가 찬성했다. 하지만 반대한다는 응답도 33.9%로, 이 문제가 여전히 남남(南南) 갈등의 소지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를 진보층으로 규정한 응답자 가운데 53.6%만이 전폭적인 대북지원에 찬성한 점은 특기할 만하다. 보수층에서는 38.3%가 찬성했다. 또한 국민 상당수는 북한의 인권 개선에 대한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민감한 문제이므로 현 단계에서는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26.2%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조치의 방식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공개적으로 북한에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응답은 19.5%에 불과했다.47.1%는 ‘비공개적으로 북한의 해결을 촉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북한 인권문제가 궁극적으로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지만 북한의 민감한 반응을 고려해서 조용히 점진적으로 접근하자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학력이 높을수록 북한의 인권문제에 강경한 자세를 보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국제화된 정보에 접근이 용이한 고학력자들이 국제사회의 일반적 인권 인식에 좀더 근접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의 인권에 가장 관대한 계층은 20대(34%), 블루칼라(38.6%)로, 이 문제를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인권 문제와 남북경협을 연계해야 한다.´는 의견은 그래서는 안 된다는 답변보다 많았다. 연계 반대(26.2%)보다 연계 찬성(37.6%)이 10%p이상 높았다. 경제 협력은 무조건 퍼주기식이 아닌 북한 인권의 개선과 연계돼야 한다는 국민적 인식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46.5%가 동의했고 반대 의견은 22.5%에 불과했다. 핵 문제의 시급한 해결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간주된다. 특사 파견은 40대(52.4%) 남성(52.6%)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출신지별로 볼 때 대북 관계에 가장 우호적인 계층은 광주·전라지역 출신이었다. 대북 지원에서도 과반수가 넘는 58.4%의 찬성률을 보여 평균 찬성률 42.7%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났고, 특사 파견에 대해서도 57.9%로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았다. 호남권 응답자들의 이같은 태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조사 결과는 남북관계에 대한 국민 인식이 점진적으로 성숙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는 안정과 번영, 발전은 남북한 관계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동시에 아직도 남북관계는 국민들에게 혼란스럽게 다가오고 있음도 드러낸다. 한편으로는 인도적 대북지원,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등 긍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핵·북한인권·탈북자처리 문제 등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사 결과는 국민들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민감성을 얼마나 잘 인식하고 있는가를 반영하고 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단기적 해결보다는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국민들의 의식을 보여주는 측면이기도 하다. 국민 의식이 남북관계를 형성하는 여러 요소들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남북 경협을 북의 인권문제와 연계해야 한다는 데 진보층의 43.6%가 동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한의 진보층이 대북 관계에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는 일반적 상식과는 다른 결과다. 한편으로는 대북 지원의 투명성이 대폭 향상될 경우 남한 국민들은 대북 지원문제에 보다 전향적 자세를 가질 것이라는 점도 유추해 볼 수 있다. 대북지원에 대한 응답결과를 연령별로 분석하면 여타 연령군은 평균 찬성률과 별 차이가 없지만,50대 이상의 응답자 중에서는 36.3%만이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전체적 찬성률 42.7%보다 현저히 낮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50대 이상의 상대적 고령층이 북한체제에 대해서 지니고 있던 근본적 반감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리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안보분야 국민들의 대북 안보 의식이 냉전적 사고에서 포용적 시각으로 크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변화 기류는 북한을 상대로 한 ‘주적(主敵)개념’, 북한의 핵무기 보유, 한반도 전쟁 도발 가능성 등에 대한 국민 의식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다수 국민들은 북한보다 미국에 의한 전쟁 도발 가능성이 더 높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적개념 삭제 잘했다´ 35% 우선 북한을 우리의 적으로 명기했던 주적개념을 국방백서에서 삭제한 결정에 대해 ‘동의한다.’(35.4%)는 견해가 ‘반대한다.’(27.4%)는 응답보다 높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대북 포용적 시각은 그대로 이어졌다.‘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북한의 자기 방어를 위한 것이다.’란 견해에 동의한 응답자는 38.8%로 ‘반대한다.’(32.9%)는 응답보다 다소 많았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미국 민간 외교단체 초청연설에서 “북한 핵무기는 자기방어용”이라는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북한에 대한 포용적 시각이 대세를 이루면서 북한의 전쟁 도발 가능성은 매우 낮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핵무기는 자기방어용” 38% ‘북한의 전쟁 도발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8.4%인 반면 68.9%는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특히 북한보다 미국에 의한 전쟁 도발 가능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도 나왔다. ‘미국의 전쟁 도발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15.5%였던 반면 북한의 전쟁 도발 가능성은 8.4%로 7.1%p가 낮았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등 일련의 패권주의에서 보듯이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따라 언제든지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국가라는 이미지가 국민들 사이에 고착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분단 책임 미국도 적지 않아 남북 분단의 책임이 ‘북한’이라는 응답자가 36.2%로 가장 많았지만,‘미국’이라고 답한 사람도 24.4%나 됐다. 북한에 이어 2위였다.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남북 분단의 책임문제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의 책임 문제를 제기하는 응답자의 경우 연령별로는 20대(29.0%), 지역별로는 호남(30.7%), 이념적으로는 진보(30.6%) 계층에서 비교적 비율이 높았다. 국민들의 안보의식 변화에는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채택한 6·15 남북 공동선언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공동선언 이후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 등 남북 경제 교류·협력이 대폭 확대돼 남북간 화해와 협력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6·15 남북 공동선언의 남북관계 개선 기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기여했다.’가 44.5%로 ‘기여하지 못했다.’(33.8%)보다 높았다. 특히 그동안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으로 비춰졌던 보수층에서도 ‘기여했다.’는 응답(40.8%)이 ‘기여하지 못했다.’(40.3%)와 거의 엇비슷하게 나타나 보수층의 의식도 달라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리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서울신문·KSDC 공동 국민 여론조사] “한·미동맹 더욱 강화해야” 41.6%

    [서울신문·KSDC 공동 국민 여론조사] “한·미동맹 더욱 강화해야” 41.6%

    이 여론조사는 서울신문 창간 101주년을 맞아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orean Social science Data Center)가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최근 북한의 핵 보유 선언과 함께 다시 6자 회담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들의 남북 관계와 한·미 관계, 통일 분야 등에 관한 인식을 알아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KSDC는 사회과학 연구에 필수적인 국내외 각종 통계 및 여론조사 자료를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인터넷에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국 주요 대학의 정치·사회·행정학 교수 20여명이 전문 연구위원으로 참여해 단순 통계를 나열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입체적이고 전문적인 분석을 곁들이는 게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 한·미 관계 광복 이후 50여년 불변의 안보 진리로 자리해온 ‘한·미 동맹’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냉전 체제 붕괴와 한국의 민주화, 김대중 정부 이후 지속된 대북 인식 변화, 특히 노무현 정부 출범 전후 확산·고조된 반미(反美)의식과 북·미 조정자 역할론 등은 한·미 동맹 본질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북한 핵문제의 교착, 서해 및 전방에서의 여전한 남북 대치 등 실질 안보 상황 인식과 정서적인 한민족관 등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동맹관을 나타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현상태로 충분´ 31.2% ‘우리의 안보를 위해 한·미 동맹은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1.6%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31.2%가 ‘현재 상태면 충분하다.’고 했고 ‘한·미 동맹의 필요성이 약화되어 가고 있다.’는 응답은 18.3%에 불과했다. 눈에 띄는 현상은 20대와 30대의 의식차다.30대가 20대보다 미국에 대해 좀 더 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음이 확인됐다.30대 가운데 ‘한·미 동맹이 강화돼야 한다.´는 쪽에 26.3%가 응답, 타 연령대에 비해 가장 낮은 비율로 응답했다.‘현재 상태면 충분하다.’는 다소 부정적 뉘앙스의 질문에도 39.5%,‘필요성이 약화돼가고 있다.’는 항목에 26.4%가 응답했다. 반면 20대는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항목에 40대 연령층과 같은 응답률(40.1%)을 보였고,‘필요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항목에는 40대(21.9%)보다도 낮은 17.6%가 응답해 386 이후 세대의 새로운 대미 의식을 보여줬다. ●‘한·미 동맹 변함없이 유지´ 49.2% 현 정부 아래 한·미 동맹 관계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양극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49.2%가 ‘다소 오해가 있기는 하나 동맹관계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나머지 절반 정도(43.2%)는 ‘한·미관계는 점점 악화되어 가고 있다.’(19.3%),‘동맹관계는 때때로 위태로워 보인다.’(23.9%)고 비관적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30대(56.4%), 대학 재학 이상(50.0%), 호남지역(61.1%), 진보층(56.2%) 등 노무현 대통령의 전통적인 지지 계층에서는 ‘한·미 동맹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낙관적인 견해가 훨씬 많았다. 저학력층(23.0%), 강원지역(31.5%), 블루칼라(27.0%), 이북출신층(32.0%) 등의 계층에서 ‘한·미 관계는 점점 악화돼 가고 있다.’는 비관적 견해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북한편에 서야´ 21.3% 한·미 동맹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은 한반도 전쟁 상황과 연계될 때 이중적 또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한·미 동맹을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한반도 전쟁 발생시에는 한·미 동맹에서 이탈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할 경우, 우리나라는 어떠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23.4%만이 ‘동맹으로서 미국 편에 서야 한다.’는 입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압도적인 다수인 69.1%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다.’(47.8%)거나 심지어 ‘북한 편에 서야 한다.’(21.3%)고 응답했다. ‘우리의 안보를 위해 한·미 관계는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계층에서조차 ‘중립 입장’이 49.4%로 ‘미국 동조 입장’(33.9%)보다 훨씬 높게 나온 점이다. 한편, 동맹국으로 미국 편에 서야 한다는 입장에선 대학 재학 이상(25.7%), 화이트칼라(27.3%) 계층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지역별로는 이북 출신이 42.8%로 가장 높았다. 이북 출신 응답자의 경우 북한 편에 서야 한다는 의견도 30.9%로 가장 높아 중립적 입장이 대세인 여론 분포도와 대조를 보였다. ●한반도 전쟁시 북한 대남 핵무기 사용은?-‘글쎄´ 우리 국민들이 한반도 전쟁시 기존의 한·미 동맹관과 배치되는 견해를 보이는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낙관적 견해를 갖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미국과 북한이 전쟁을 할 경우, 북한이 남한을 대상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반드시 사용할 것’이라는 응답(19.6%)보다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31.3%)이 훨씬 높게 나왔다. 주목할 만한 것은 ‘필요에 따라 다를 것’이라는 응답이 45.5%로 가장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정리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통일 인식 ‘6공화국’부터 실질적으로 진전된 남북관계 개선은 김대중 정부에 들어서 급진전돼 금강산 관광과 남북 정상회담이 실현됐다. 노무현 정부도 기본적으로 김대중 정부의 포용정책을 계승하여 적극적인 대북관계 진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문제는 남북관계를 한때 경색시켰고, 올 들어 다시 북핵해결을 위한 남북간 특사 교환과 장관급회담이 열리는 등 대북 관계가 요동을 치고 있다. 이런 때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20대 통일관 양극단 현상 이번 KSDC 조사에서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은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평소 통일에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는 응답이 54.5%(‘매우 관심 있다.’ 19.7%+‘다소 관심 있다.’ 34.8%)로 과반수를 넘었다.‘관심이 없다.’는 비율은 17.8%(‘전혀 관심 없다.’ 2.9%+‘별로 관심 없다.’ 14.9%)로 아주 낮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별로 관심이 없다.’(19.6%)거나 ‘그저 그렇다.’(32.6%)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매우 관심이 있다.’는 답은 50대 이상(32.0%)에서 가장 많았다. ‘통일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돼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적극적 통일관을 갖고 있는 응답자가 19.1%에 그쳤다. 반면 ‘많은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실용적 통일관을 갖고 있는 응답자는 64.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40대(67.8%)와 주부(68.1%), 고소득층(66.5%)에서 실용적 통일관에 대한 응답이 평균(64.2%)보다 많았다. 진보 계층(25.0%)조차도 실용적 통일관을 갖고 있는 응답자가 62.4%로 보수 성향(65.7%)과 크게 다르지 않다.‘꼭 통일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지극히 소극적인 통일관을 갖고 있는 사람도 15.1%라는 결코 적지 않은 비율이 나왔다. 20대의 경우 흥미로운 양극단 현상을 보이고 있다.‘어떠한 비용을 치르더라도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0대에서는 23.1%로 평균(19.1%)보다 4.0%p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꼭 통일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에서도 20대는 20.7%로 나타나 평균(15.1%)보다 5.6%p나 높았다. 청년층의 경우 과도한 통일 열망의 소유자도 상대적으로 많지만, 분단의 역사가 길어질수록 한민족 의식이 역시 다른 세대에 비해 희박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0년 넘거나 안될 것’ 38% ‘남북 통일이 언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느냐.’에 관해서는 ‘10년 이상 20년 이내’(‘10∼15년’ 21.3%+‘15∼20년’ 13.5%)라고 응답한 사람이 34.8%로 가장 많았다.‘10년 이내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견해는 19.2%(‘5년 이내’ 3.0%+‘5∼10년’ 16.2%)에 불과했다.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응답은 25.1%였으며,‘통일이 안 될 것이다.’라는 응답도 13.2%나 되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통일을 오랜 과정을 거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제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볼 때 통일에 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통일이 한국민에게 매우 시급한 과제이거나 다른 분야의 발전을 희생해서라도 이루어야 하는 과제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여론조사 총평 남북 분단상황 하의 한국 정치에서 남북한 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게 크다. 남북관계는 바로 정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외교, 안보에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서울신문은 창립 101주년을 맞이하여 남북관계 및 안보와 관련된 주요 사안들에 대한 국민의식을 점검해 봤다. 남북관계는 운명적으로 ‘양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한쪽은 상호 협력 발전이고, 다른 한쪽은 상호 견제다. 대북지원, 경제협력 등은 협력 발전의 방향이며,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 관계 등은 상호 견제의 방향에서 다뤄야 할 문제이다. 이런 방향성은 북한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갖게 한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북한에 대해 역사 문화적으로는 친밀감을 느끼면서도 정치적으로는 결코 신뢰할 수 없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수의 국민이 냉전적 산물인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주적 개념이 약화돼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을 타도의 대상이 아니라 포용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한·미 동맹 관계는 유지되고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미 동맹 관계가 한국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한·미 동맹을 기본 축으로 하는 안보체계 하에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경험을 반영하는 것 같다. 대북 지원에 대해서는 다수의 국민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시급한 해결을 원하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다수의 한국인들은 무조건 퍼주기식의 경제협력이 아닌 북한 인권의 장기적 개선과 연계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북한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이는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침공에서 나타나듯이,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따라 언제든지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국가라는 각인된 이미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대다수 국민이 높은 관심을 갖고 있으나 통일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단시일내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는 통일정책을 선호하고 있다. 이남영 소장 nlee@ksdc.re.kr ■ 집필자 약력 ●이남영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소장. 미국 아이오와대학 정치학 박사 ●김형준 교수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부소장(현). 미국 아이오와대학 정치학 박사 ●이정진 박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현). 미국 남가주대학 정치학 박사 ●김규륜 박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정치학 박사
  • [시론] 6자회담 ‘창의적 전략’ 필요하다/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시론] 6자회담 ‘창의적 전략’ 필요하다/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오는 27일을 전후해 베이징에서 개최될 6자회담은 13개월 만의 만남인 만큼 국내외의 관심이 높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발표는 북·미 양자간 합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미국과 북한, 중국, 한국의 인내와 노력의 결실임에 틀림없다. 특히 한국은 지난 연말부터 중재자를 넘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 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순방외교를 통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국제사회에 호소하였다.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의한 한반도의 위기설을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진정시키기도 하였다. 부시 대통령을 끈질지게 설득해 ‘미스터 김정일’이라는 호칭과 함께 “북한은 주권국가”라는 언급을 이끌어 냄으로써 북한의 대미 접촉 실마리를 마련해 주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대북특사로 파견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고 ‘중대한 제안’ 즉,‘핵을 포기하면 남한의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함으로써 북측의 전향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북한은 이번 제4차 6자회담 복귀 발표에 이르기까지 형식, 명분, 실리 등 모든 것을 염두에 두면서 결정하고 행동해 온 것으로 보인다.6자회담 개최를 북·미 양측의 수석대표 접촉에 의한 양자 합의형식을 취했고, 미국측 수석대표로부터 주권국가의 인정과 6자회담 틀 속에서 쌍무회담 개최를 이끌어냄으로써 핵문제 해결의 주요 당사자가 북·미 양자라는 명분을 확보하였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한·중·일을 방문하기 전에 발표함으로써 3국 방문에서의 대북압박이나 제재보다 협상 진전의 대안마련을 유도하였다. 중국의 대북특사 탕자쉬안의 방북에 앞서 발표함으로써 암묵적으로 자주성을 내비치면서 중국의 압박을 우회적으로 사전 봉쇄하는 효과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중재하에서 북·미간 협의·결정하는 모양새를 갖춤으로써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기도 하였다. 남북 경추위 시작 시점에 발표함으로써 남측의 대북식량지원에 대한 정치적 및 국민적 여론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예측한 것 같다. 김정일 위원장이 6·17 대북특사 면담에서 천명한 7월 중 회담 복귀 약속을 지킴으로써 남측 및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한편 미국을 압박하는 효과를 의도한 측면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행동의 단계로 나아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강조한 것은 북측 내부의 설득용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핵문제 해결을 위한 군부 및 인민들에 대한 설득은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도 나름대로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국무부 관계자는 3차회담에서 내놓은 미국의 제안은 ‘요구’가 아닌 ‘제안’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북한의 어떠한 제안도 논의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제4차 6자회담은 중요하면서도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참가국들의 반응도 신중하다. 미국과 중국은 기대치를 낮추는가 하면, 북한은 신중함 속에서도 실질적 진전에 대한 기대를 내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참가국 모두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의 원칙’ 하에서, 해결에 대한 ‘의지’와 ‘주고 받는 식’의 협상 자세를 가진다면 반드시 성과는 있게 마련이다. 한국의 적극적이며 창의적인 대응전략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한국은 미·일·중·러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남한의 전력 공급’이 해결의 접점 마련과 단계적 동시행동의 기본 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6자회담은 실무회의와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운영해 왔다. 이러한 회담운영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안전보장을 다루는 정치분과, 보상과 경제협력을 다루는 경제분과, 핵사찰과 검증을 다루는 기술분과 등 분과위원회 설치를 제안해 본다. 특히 한국은 해결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되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최소한 6자회담의 모멘텀은 유지시켜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 김정일“한반도 비핵화 위해 6자회담은 중요한 장”

    김정일“한반도 비핵화 위해 6자회담은 중요한 장”

    |베이징 오일만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6자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장’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날 오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 중인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목표”라며 “6자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중요한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이 자리에서 ‘이번 6자회담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탕 국무위원의 방북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미국측의 대북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탕 국무위원은 평양에 도착한 첫날인 12일 박봉주 북한 내각총리, 백남순 외무상과 각각 회담했으며 13일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 위원장과도 면담했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환영한다고 밝힌 뒤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이 한반도 핵문제 해결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고 13일 이타르타스통신은 보도했다. oilman@seoul.co.kr
  • 對北특사 힐 ‘0순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할 수도 있다.” ●회담일정 잡히면 평양방문 가능성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최근 “4차 북핵 6자회담 일정이 잡히면 힐 차관보가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해 북핵 문제 해결에 진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관측의 근거는 힐 차관보가 베이징에서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의 담판을 갖고 13개월 동안 늪에 빠져 있던 6자 회담의 재시동을 극적으로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협상단 당국자는 10일 “힐이 아니었다면 이번 합의의 첫 단추인 지난 5·6월의 북·미 뉴욕 회동 및 뉴욕채널 복원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非네오콘·협상력 탁월… 부시 신임깊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신임, 실용주의를 기조로 한 탁월한 협상력, 적극성 등이 힐 차관보의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2003년 8월 6자 회담이 시작된 이래 미 백악관과 국무부내 네오콘들의 입김으로 독자적인 협상을 하지 못하고 운신의 폭이 좁았던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의 활동과 명확하게 비교된다. 힐 차관보는 주한 미 대사로 부임한 지 7개월 만인 지난 3월,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 취임 이후 제임스 켈리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지난달 22일 미국 대사관 온라인 커뮤니티인 ‘카페 유에스에이’에 올린 글에서 “기꺼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며 유연하고도 적극적인 자세로 내외의 관심을 끌었다. 북·미 핵대치가 한창이고 명분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표현은 자신의 입지에 상당한 자신감이 없고는 하기 어렵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네오콘’핵심 라이스 국무장관과의 관계도 원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전때 폴란드파병 이끌어내 그는 1995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과 보스니아 분쟁협상을 성사시켰다. 이라크 전쟁 땐 그가 대사로 있던 폴란드의 파병을 이끌어내고 폴란드를 구 동유럽 내에서 미국과 각별한 관계로 이끌어낸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다. 힐 차관보의 ‘특사설’에 대해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알 수 없다.”“현실성이 낮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힐 차관보는 북·미간 ‘빅딜´등 필요한 시기에 미국의 대북 특사 ‘0순위’로 꼽히는 인물. 따라서 ‘힐 특사설’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듯하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北 이달말 6자회담 복귀] 에너지 지원·核사찰 맞교환 ‘1차과제’

    13개월 만에 재개되는 6자회담에서 예상되는 주요 쟁점들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협상 무대에서 그 논의의 향배에 따라 회담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북핵 폐기와 체제보장 빅딜 북핵 문제의 근본적인 쟁점은 역시 북핵 폐기와 대북 안전보장의 맞교환이다. 이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먼저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주장하는 것이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우리는 ‘동시 해결’을 주장하고 있으나, 북·미 양측이 좀처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번 6자회담 재개 과정에서 우리측의 행동반경이 넓어졌기 때문에 전에 비해 기대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이것을 동시에 ‘빅딜’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결론이 나긴 쉽진 않을 것 같다. ●대규모 에너지 지원과 핵 사찰 빅딜 위의 쟁점보다 현실적인 내용으로,6자회담에서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달 17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제시했다는 ‘중대 제안’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북 대규모 에너지 지원의 대가로 북한이 핵 사찰을 적극 수용하는 것이 요점이다. 정부 당국자는 10일 “이른바 중대제안은 북한을 회담장으로 이끌기 위한 인센티브용은 아니다.”면서 “앞으로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중대 제안이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본격 협상의 대상임을 시사했다. 이 쟁점의 순탄한 논의를 위해서는 미국의 의중이 중요하다. 그런데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지금껏 북한에 대한 유화 조치를 화끈하게 단행한 점이 없다는 점에서 섣부른 낙관은 힘든 상황이다. ●한국 정부 주도론 먹힐까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과정을 설명하면서 정부는 우리 정부의 역할을 유난히 많이 강조하고 있다. 실제 ‘6·17 정동영·김정일 면담’ 이후 우리 정부는 미국·중국·러시아 등 관련국에 특사를 파견하는 등 동분서주했다. 그 직전에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간 북핵 문제를 조율했다. 따라서 4차 회담부터는 우리 정부가 북·미 사이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지금까지는 6자회담이 유일한 틀이었으나 이제는 다를 것”이라고 말해 북핵 문제의 또 다른 채널로 남북 대화가 자리잡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등이 주도권을 쉽게 내놓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낙관은 이르다. 또 실패할 경우 우리가 부담을 전적으로 떠안게 되는 것은 위험요인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美, 냉온탕으론 북한 유인 못한다

    북한이 새달중 6자회담에 복귀하리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다른 길로 가지 않도록 관련국이 신중해져야 할 때다. 지금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미국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다. 유화 분위기를 보이다가 북한을 자극하는 언행을 다시 한다. 이란핵 문제가 꼬이는 상황에서 북핵 위기를 고조시키지 않는 게 미국으로서도 최선이다. 북한은 “미국이 한달만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하지 않으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별한 유인책에 앞서 정치적 신뢰구축을 바라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미국이 준비중인 몇몇 조치는 북·미관계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미 합참 산하 국방대학교는 다음달 북한의 위기상황에 대비한 모의작전 연습을 할 계획이라고 외신이 전했다. 미 행정부는 북한, 이란, 시리아의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 기술의 구매활동에 연루된 기업의 미국내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을 마련했다. 북한에 회담 기피 구실을 주지 않으려면 이런 조치들은 아주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 마침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어제 미국으로 출발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나눈 얘기를 미 지도부에 직접 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네오콘의 좌장 딕 체니 부통령과의 면담이 주목된다. 체니 부통령에게 강경정책이 능사가 아님을 충분히 설명하길 바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만남까지 성사되는 게 6자회담 재개에 도움이 된다.6자회담은 재개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궁극적인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북·미간 잦은 접촉으로 불신이 해소되어야 한다.30일 뉴욕에서 열리는 한반도문제 토론회에서 북·미 당국자 회동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미국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고위급의 대북특사 파견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 뉴욕서 ‘예비 6자회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3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한반도 문제 토론회가 ‘예비 6자회담’이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6자회담 참가국 모두 북한 핵 문제를 다루는 정부 관리들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이근 외무성 미주국장이, 한국에서는 위성락 주미대사관 정무공사가 참석하며 일본과 중국, 러시아도 북핵 담당자들이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다. 다만 미국은 28일(현지시간)까지 조지프 디트러니 6자회담 담당 특사와 제임스 포스터 한국과장의 참석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 정부내의 대북 강경파들이 “참석해봐야 북한의 입지만 강화시키고 미국은 얻을 것이 없다.”며 디트러니 특사 등의 참석을 반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디트러니 특사와 포스터 과장의 참석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6자회담 참가국들이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판을 깼다.”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참석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디트러니 특사가 참석하면 토론회에서 이근 미주국장으로부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밝힌 ‘7월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진의를 직접 파악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6자회담 재개 날짜와 관련, 양측이 어떤 대화를 주고받을지도 주목된다.dawn@seoul.co.kr
  • ‘정동영·김정일회동이후’ 전문가 진단

    ‘정동영·김정일회동이후’ 전문가 진단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놓고 한반도 전문가들의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남북 관계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전향적인 변화라고 해석하는 낙관적인 시각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므로 성급한 기대를 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다소 상반되는 진단을 내리는 두 전문가의 기고를 통해 향후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의 앞날을 짚어본다. ■ 이철기 동국대 교수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남북관계에는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다소 소원했던 남북관계를 다시 정상화시키고 남북 당국간의 신뢰감을 김대중 정부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게 되었다. 정 장관과 김 위원장간에 합의한 내용 중에는 6·15 공동선언 실천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들도 있다. 장성급회담을 재개해 서해의 평화정착과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서해상의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고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는 문제들이 논의될 수 있게 되었다. 서울에서 열릴 8·15 행사에 북한의 비중있는 인사들을 보내기로 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북한측의 특사 파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광복 60년을 맞는 8·15를 계기로 남북관계는 또 한 차례 질적 발전을 할 수 있는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은 핵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주목되는 발언을 했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한반도 비핵화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힌 대목이다. 이는 북한의 궁극적인 목적이 핵 무장에 있지 않으며 협상을 통해 얼마든지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분명한 입장을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더구나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까지 말한 것은 대미 협상력이 손상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손에 들고 있는 카드의 패를 보여준 것과 같다. 김일성 주석의 유훈은 거역할 수 없는 통치지침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부시에게 ‘각하’라는 경칭을 사용한 것에서도 간절한 대미협상 의사를 느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북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존중한다면”이라는 조건을 달기는 했으나,7월 중에라도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좀더 분명한 입장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북한은 6자회담에 곧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요구는 매우 간단하다. 북한을 협상상대로서 인정하고,6자회담이 대북 압력의 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협상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6자회담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문제는 미국이다. 미국은 여전히 딴전을 펴고 있다. 정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 결과에 대해 미국 정부는 시큰둥한 반응과 폄하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김정일 위원장의 발언을 시간끌기 정도로 치부하고 있고, 부시 대통령은 탈북자 출신 기자를 백악관으로 초대하면서 딴전을 펴고 있다. 미국의 진심이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지난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부시의 ‘립 서비스’와 외교적 레토릭에 만족하지 말고, 미국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고 좀더 확실한 다짐을 받아냈어야 했다. 이번 평양 면담으로 남북관계 진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 미국이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것을 그대로 놔둘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미국은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남북이 장악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남북간의 급속한 접근에 경계심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미국은 핵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가 안고 있는 딜레마다. 이 딜레마를 푸는 길은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 것과 남북관계를 미국이 방해할 수 없을 정도로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북한은 남한이 ‘중요한 제안’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와 명분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정 장관과 김 위원장간의 면담과 관련된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보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체제보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미국은 직시해야 한다. 한국 국민들은 점차 북한 핵게임의 진실을 깨달아가고 있다.   ■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동국대 국제관계학 박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현 동국대 교수 ■ 박태우 타이완정치大 객좌교수 조간신문들에 대문짝만 한 기사제목들이 1면에 즐비한 시점이다. 북핵이 해결되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와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도 받아들이고 8·15에 금강산서 이산상봉과 화상 상봉도 추진할 것이며, 남북장성급회담을 재개, 서해상의 북방한계선(NLL) 긴장해소 방안을 논의한다는 포괄적 합의를 했다는 기사다. 필자도 민족적인 감정의 소중함과 외세의 개입으로 얼룩진 우리 역사의 비참한 현실을 돌아보면서 민족차원에서 할 수 있는 자주적 역량에 대한 희망적인 기대를 폄하하고픈 마음은 없다. 다만, 한반도의 위기가 단지 몇 시간의 만남에서 합의된 사항으로 인해 모두 해결될 수 있을 것처럼 착시현상이 일어날 위험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북한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그들의 예측을 불허하는 행동과 신뢰성의 문제로 ‘양치기 소년’이 되어 있기에 무슨 말을 하든 국제사회는 그 진의를 믿지 않는 것이 관행화되었다. 같은 민족으로서 우리가 대하는 태도는 국제사회와는 달라야 하는 측면도 있지만, 안보와 직결된 사안에 대한 애매한 태도는 훗날 큰 화근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화되는 압박 분위기에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매우 심화되고 있는 식량난으로 주민들의 체제불만이 증가되는 이중고를 풀 묘안을 찾고 있는 상황일 것이다. 바로 이러한 고민을 풀 수 있는 가장 유효한 카드가 민족감정에 기반한 정부의 유화적 대북정책일 것이다. 북한이 과거보다는 진전된 입장을 표명하였지만, 기본적 입장을 약간 우호적인 제스처로 포장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라인이 민족 공조로부터 이탈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한 전략적 접근이라는 인상을 많이 풍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2월10일에 ‘핵 보유 선언’을 공식적으로 한 김정일 정권이 또다시 진부하게 김일성 유언 등을 인용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는 이중적 태도에서 우리가 보아야 하는 것은 강화되는 국제 사회의 포위 전술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국과의 담판을 성사시키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16일에 IAEA는 북한의 핵 안전 조치 불이행과 핵무기 보유 선언을 우려하여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이 완전히 폐기되어야 한다는 의장결론을 채택했다.IAEA 이사회는 또 북한의 핵 문제가 NPT 체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면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신속 투명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완전 폐기하고 IAEA 검증을 가능케 하라고 촉구했다고 언론이 전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점증하는 압력을 의식하고 있는 북한의 지도부는 미국이 북한의 체제와 이념을 존중해야만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아무런 진전도 없는 상황이지만, 앉아서 그러한 압력을 감내하기도 버거운 상황일 것이다. 국제정치 구도상 냉정한 힘의 질서 및 외교력의 한계를 알게 된 베트남 사회주의 정권도 결국에는 미국의 현실적인 위상을 인정하고 수교 후에 미국으로부터 경제개발에 최대한 협조를 구하는 노선으로 외교노선의 기본 방침을 대폭 수정한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김정일 정권도 하루라도 빨리 정권의 운명을 걸고 순수한 백성들을 사랑하는 인민 위주의 정치로의 대전환을 위해 과감한 핵 포기 및 개혁·개방노선을 채택해야 한다.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로부터 체제보장을 받는 가장 좋은 길이 개혁·개방으로 투명한 국가가 되어서 북한주민들의 무거운 짐을 덜어주는 민주국가가 되는 것임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표면상으로 나타난 알맹이 없는 수사(修辭)성 접근에 대한 위험성을 국민들에게도 잘 알리고 흥분과 근거 없는 낙관론보다는 침착하고 냉정한 분석에 기반한 정책홍보와 대비책 마련을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방법으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아마도, 미국 행정부는 이번 김정일 정권의 급작스러운 정동영 장관 면담 및 이 면담을 통해서 밝혀진 북 측의 의도를 접하고서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애매모호한 언질 이외에는 판에 박힌 대남, 대미 유화 제스처를 반복했다는 이상의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 박태우 타이완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영국 헐 대학교 국제정치학 박사▲통상산업부·외교통상부 근무▲현 타이완국립정치대 객좌교수
  • [급류타는 6자회담] ‘核↔체제보장’ 美 약속받고 복귀할듯

    [급류타는 6자회담] ‘核↔체제보장’ 美 약속받고 복귀할듯

    정부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단독면담 성과에 따른 구체적인 후속 조치 마련을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에 앞서 미국의 의사를 타진해 보겠다고 한 것과 관련, 그 방식으로 뉴욕 채널 활용 등 여러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金위원장 ‘美와 협의´… 뉴욕채널 활용? 특히 정 장관의 방북시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의 어려운 식량사정을 언급하며 비료지원에 사의를 표하면서 남측의 식량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통일부는 일단 사실 무근이라고 강력 부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19일 “북한은 6자회담에 앞서 미국으로부터 체제보장, 다자안전보장, 경제지원에 대한 보다 확실한 답변을 원하는 것 같다.”면서 “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조 디트러니 미 국무부 대북협상특사와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 및 한성렬 차석대사 라인 등을 포함한 여러 방식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北 식량요청은 부인… 장관급회담서 논의 가능성 다른 한편으로 관련국과의 협의를 통해 이 접촉 수준을 기존 라인보다 상당히 격상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외교부는 이태식 차관을 워싱턴으로 보내 국무부와 국가안보회의(NSC) 등 미 행정부 고위층을 만나 면담 내용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은 이후 정동영-김정일 면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18일에는 정 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21∼24일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 준비상황 등을 집중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6자회담 참가국들에 북핵문제와 관련한 김 위원장의 언급 내용을 알리는 등 북한의 6자회담 조속 복귀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정 장관은 19일 오후 방한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비공식 면담, 평양방문 결과와 면담 분위기 등을 소개했다. ●이태식차관 면담결과 설명차 美로 정부는 아울러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에 면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정부 고위 관계관들을 급파했다. 중국에는 이해찬 국무총리의 21∼23일 방중을 계기로 면담 결과를 상세히 전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구체적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가 이 총리보다 하루 앞선 20일부터 중국을 방문한다. 러시아에는 외교부 대표로 정 장관의 평양행을 수행했던 김원수 정책기획관을 급파했다. 일본은 20일 한·일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직접 설명하고 협의를 가질 수 있도록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외교부는 미·일·중·러·EU(유럽연합) 대사관 측에 면담 결과를 설명했으며 20일에는 주한 외교단을 대상으로 브리핑할 계획이다. 21일부터 열리는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대북 비료 추가 지원이나 식량 지원 문제가 공식 의제에 포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지운 김상연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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