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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전문 “김기춘·비서관 3인 교체 이유 없다”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전문 “김기춘·비서관 3인 교체 이유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후 두 번째로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회견에서 새해 국정운영 구상을 먼저 발표한 뒤 각종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내용. Q. 우선 청와대 조직개편이 왜 필요하다고 느끼나. 비선 실세 관련 문건 유출이나 민정수석 항명 파동 등도 영향을 미쳤나.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하는 쪽은 막연한 인사 개편이 아니라 특정인 교체도 요구한다. 특정인으로 지목된 비서실장과 세 비서관도 개편대상에 포함되는 것인가. 이런 경우 수석비서관급 이상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하는 방식도 거론됐는데 가능한가. 내각 개편 문제도 답해달라. 또 사안에 대한 특검, 국조 등도 수용할 것인가. 박 대통령: 문건 파동과 관련해서는 검찰에서 과학적 기법까지 동원해서 철저하게 수사를 한 결과 그것이 모두 허위고 조작됐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더라도 문건이 일부 직원에 의해 유출됐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정말 있을 수 없는 잘못된 처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는 대통령으로서 송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청와대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집권 3년차에 국정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주요 수석들과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면서 일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도록 주요 부문의 특보단을 구성하려고 한다. 그런 특보단을 구성해서 국회나 당청 간에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정책도 협의해나가는 구도를 만들고 청와대에서 여러가지로 알리고 이런 부분에 있어 부족한 부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조직을 개편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인사 이동도 될 수 있을 것이다. 항명 파동이라 말했는데 저는 이게 항명 파동이라 생각하지는 않고 민정수석이 (자신이 직에) 있지 않았던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해 본인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국회에) 나가서 정치 공세에 싸이게 돼서 문제를 키우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그리고 민정 라인에서 잘못된 문서 유출이라 본인이 책임지고 간다는 차원으로 사표 낸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제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국회에 나갔어야 하지 않을까, 얘기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 점은 유감스럽다. 특정인 교체 요구에 대해서 말했는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정말 드물게 보는, 사심이 없는 분이기 때문에 가정에 어려운 일이 있지만 자리에 연연할 이유도 없이 옆에서 도와주셨다. 청와대 들어오실 때도 ‘내가 다른 욕심이 있겠나, 마지막 봉사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하고 오셨기 때문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사의 표명도 하셨다. 그러나 당면한 현안이 많이 있어서 그 문제들을 먼저 수습해야 하지 않겠나 해서 그 일들이 끝나고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세 비서관은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검찰은 물론이고 언론, 야당, 이런 데서 무슨 비리가 있나 하고 샅샅이 오랜 기간 찾았으나 그런 게 없지 않았나. 세 비서관이 묵묵히 고생하며 자기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그런 비리가 없을 거라고 믿었지만 이번에 대대적으로 뒤집고 그러는 바람에 진짜 없구나 하는 것을 저도 확인했다. 그런 비서관을 의혹을 받았다는 이유로 내치거나 그만 두게 하면 누가 제 옆에서 일하겠나. 누구도 그런 상황이라면 저를 도와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교체할 이유가 없다. 내각 개편 관련해서는 해수부라든가 꼭 개각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데를 중심으로 해서 검토를 해 나가겠다. 이번 문건 파동과 관련한 특검에 대한 얘기는 사실은 여태 특검이란 것을 보면 어떤 사실에 대한 실체가 있거나 실제 친인척이든지 측근 실세든지 권력을 휘둘러서 감옥에 갈 일을 했거나 엄청난 비리를 저질렀거나 그런 실체가 있을 때 특검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문건도 조작으로, 허위로 밝혀졌고 샅샅이 뒤져도 실체가 나타난 것도 없이 누구 때문에 이권이 성사가 됐다든지 돈을 주고 받았다든지 이런 게 없는데 의혹만 갖고 특검을 하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특검하는 선례를 남긴다. 그러면 얼마나 사회 혼란과 낭비가 심하겠나. 그게 특검에 해당하는 사안인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 Q.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정윤회 씨를 비선실세로 지목했고, 정윤회씨가 문체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계속 나오고 있다. 현 정부에서 정윤회씨가 실세인가. 아니라면 이런 의혹이 왜 계속 나오는지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무엇인가.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친인척 관리 잘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박지만 회장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한 입장은. 친인척관리를 앞으로 강화할 것인가 박 대통령: 정윤회 씨는 벌써 수년 전에 저를 돕던 일을 그만두고 제 곁을 떠났기 때문에 국정 근처에도 가까이 온 적이 없다. 분명하게 말씀드리는데 실세는커녕 전혀 국정과 관계가 없다. 또 문체부 인사도 지난번에도 보도가 된 걸로 아는데 터무니없이 조작이 된 이야기가 나왔었다. 말하자면 태권도라거나 체육계에 여러가지 비리가 그동안 쌓여와서 자살하는 일도 벌어지고 이건 도저히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되겠다 싶어서 이걸 바로잡으라고 대통령으로서 지시했는데 보고가 안 올라오고 진행도 전혀 안됐다. 저는 한번 개혁을 하거나 비리를 바로잡으려면 말을 한 번 하고 그만두는 게 아니라 계속 그게 될 때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따지니까 거기서 제대로 역할 안한 거다. 그럼 그런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 안 하면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죠. 그 사람들이 그 일을 갖다가 대통령의 지시이고 관심을 갖고 바로잡고자 하는데 왜 자기 역할을 못 하느냐, 그럼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 해서 (그렇게) 된 건데 이게 둔갑해서 체육계 인사에 다른 사람,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이 관여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돼선 안된다. 혼란스럽고 그게 아니라면 사실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계속 논란을 하고, 우리가 그런 여유 있는 나라인가. 그렇게 돼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실세나 야니냐 답할 가치도 없다. 국정 근처에 온 적도 없다. 실세가 될 수도 없고 오래 전에 떠난 사람이다. 친인척이나 측근의 권력 남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역대 정부에서 얼마나 그런 일이 많았나. 이권에 개입하고 엄청난 비리들이 계속 터져나오고 역대 정권마다 그랬는데 그걸 보면서 저렇게 돼선 안 되지 않겠나, 그래서 공약한 게 있다. 친인척을 관리하는 특별감찰관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국회에서 아마 그런 게 통과될 거고 특별감찰관제가 시행되면 아마 이런 일이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 그런데도 실세이고 뭐고 전혀 관계가 없는데 그렇게 일어나냐 그래서 제가 조작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영리를, 욕심을 달성하기 위해서 전혀 관계 없는 사람과 관계 없는 사람의 중간을 이간질시켜서 어부지리를 노리는 그런 데에 다 말려든 게 아니냐. 그런 바보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터무니없는 일로 세상이 시끄러웠다는 것은, 그래서 국민께 송구하지만, 확인 안 된, 말도 안 되는 일로 논란이 되는 것은 정말 우리 사회가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대화를 위한 대화, 이벤트성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떤 조건과 환경이 갖춰져야 하나. 조건이 일부라도 충족될 경우 올해 내라도 정상회담을 추진할 의사가 있나. 올해가 분단 70주년인데, 남북관계 발전과 통일준비를 위해 대북특사 파견이나 5·24 조치를 해제할 생각이 있나. 박 대통령: 저는 어떤 우리나라가 분단이 돼 고통을 겪지 않나. 그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 또 평화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도 도움이 되면 할 수 있다. 전제조건은 없다. 그러나 이제 이런 대화를 통해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선 열린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자세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비핵화 같은 것이 전혀 해결이 안 되는데, 이것이 전제조건은 아니지만, 이게 해결이 전혀 안 되는데 평화통일을 얘기할 수 없다. 남북관계든지 다자협의를 통해 대화로 이 문제도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올해라도 (정상회담을) 추진하느냐, 그 문제 관해선 답을 드린 거라 생각한다.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선 5·24 조치가 사실 남북 교류협력을 중단시키기 위해 이런 조치가 생긴 게 아니라 북한 도발에 대해 보상이란 잘못된 관행을 정상화하기 위해 이 조치가 유지됐다. 5·24 조치 문제도 남북 당국자 간 만나서 서로 그 부분을 얘기를 나눠야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 북한에 대화하자고 여러분이 요청하는데도 북한이 소극적인 자세로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5·24 조치를 얘기하는데, 북한은 5·24 조치를 얘기할 게 아니라 우리가 여러 번 대화를 제의했으니 적극적으로 나와서 당국자 간에 정상회담도 그렇고 5·24 조치도 그렇고 당국자가 만나 얘기해야 뭐를 원하고 어떤 접점을 원하는 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에 대화에 적극적으로 응해달라, 그런 얘기를 하고 싶다. Q. 기업인 가석방 여부 질문드린다. 가석방을 주장했던 최경환 부총리나 황교안 법무부장관도 참석했지만, 역차별이다 아니다 특혜다 찬반 논란이 있다. 청와대는 가석방은 법무부장관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없다. 대통령은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더불어 기업인이나 정치인 특사를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은 없는지. 박 대통령: 기존에 갖고 있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그러나 기업인 가석방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업인이라고 해서 어떤 특혜를 받는 것도 안 되겠지만 또 기업인이라서 역차별 받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가석방 문제는 국민의 법감정, 또 형평성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법무부가 판단하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 Q. 두 가지 질문이다. 대통령의 ‘개헌 블랙홀’ 발언에도 국회나 시민사회에서 개헌을 추진하고 있고, 개헌 방향과 관련해 지방분권 이야기도 있다,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특위에서 지방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국민 기대가 큰 반면에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유는 중앙 사무를 지방에 넘겨야 하는데 법 개정이라든지, 지방재정 확충 문제는 중앙정부 협조와 국회 입법 노력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발전 분권 위한 구상을 말씀해달라. 박 대통령: 개헌은 사실 국민적인 공감대, 또 국민의 삶에 도움이 돼야 하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경제상황을 잘 아시지 않나. 우리가 오죽하면 경제에 있어 골든타임이라고 하겠는가. 마음으로 ‘이 때를 놓치면 큰일나겠구나’하는 절박함을 갖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련했고, 올해 1차 예산이 반영된 거니까 적극 추진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골든타임에 경제혁신을 활성화시키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우리 경제를 발목잡는 여러가지 구조개혁, 경제의 근본 체질을 바꾸고 튼튼하게 하는 이런 노력들 지금 안 하면 안 된다. 그래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구호도 ‘3년 개혁으로, 3년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내다본다’는 것이다. 이 골든타임이라는 게 몇 년간의 문제가 아니라 이때를 놓치면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서 30년 성장을 못 한다는 엄청난 결과를 갖고 온다. 모든 역량을 거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개헌 논의가 시작하면 어떻게 논의하는지 보지 않아도 자명하다. 계속 갈등 속에서 경제문제, 시급한 여러 문제는 다 뒷전으로 가버리고, 그것만 갖고 하다보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 결과가 너무나 자명하다. 지금은 그걸 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지금 개헌을 당장 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크게 미치고, 국민이 불편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그래서 개헌으로 모든 날을 지새우면서 경제활력을 찾지 못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거다. 그리고 지방자치, 분권과 관련해서 저는 지방이 잘할 수 있는 건 지방에 다 넘기고, 그런 뒷받침도 해주는 방향으로 간다. 지방 일은 그 지역에서 제일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거기서 계획을 세우면 중앙에서 그걸 뒷받침해서 협의해 나간다는 큰 원칙에 따라 지방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물론 입법적 노력, 중앙정부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위원회가 있지 않냐. 거기를 중심으로 해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입법을 어떻게 할 건가 잘 논의해서 한걸음 한걸음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Q.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대로 전망돼 한국경제 디플레이션 논란이 있다. 어떻게 보는가. 자영업자나 가계, 청년실업자가 IMF 경제위기때보다 어렵다는 고충도 있다. 해법은 뭔가. 한국경제가 일본의 저성장 저물가 쇠락의 길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있다. 돈 풀기나 기준금리 인하 통한 대출자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 필요하다는 말도 있다. 박 대통령: 우리나라 물가가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1%대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도 디플레이션으로까지 가진 않을 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실제 성장률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최대 과제는 경제 활력을 되찾는 것이다. 그게 시급한 과제다. 돈 풀기와 관련해 작년에 46조원 규모의 재정금융 정책 패키지를 추진했고 올해 예산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했고 상반기에 조기 재정을 실시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재정도 조기에 집행하고 확대 예산도 편성하고 하는 노력을 했지만 우리가 이런 저성장 퇴락으로 가지 않으려면 역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있는대로 구조개혁하고 잠재성장률을 넘는 경제활력을 이루는 데 집중해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내수 살리는 방안 등을 망라해서 말씀드렸는데 다시 말씀 안 드려도 그런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을 위해 기초를 튼튼히 하고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고 균형잡힌 내수와 수출로 경제에 온기가 돌게 하는 정책을 부지런히 실시하게 되면 우리가 3.8%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그 대신 정부 혼자 뛰어선 안 되고 이걸 위해 같이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서 함께 노력할 필요 있잖나 생각한다.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는 거시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과 잘 협의해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Q.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관련, 현재 정부가 제안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이 노사 양측에서 비판받고 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올해 3월까지 합의안 도출이 어려워 보인다. 올해 선거가 없는 해로 구조개혁의 적기라고 했는데 노사정위에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집권자로서 어떻게 이를 돌파해나갈 것인가. 정부가 공무원연금과 함께 사학연금, 군인연금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당 반발로 하루 만에 발을 뺐다. 사학 군인연금을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 박 대통령: 비정규직을 생각하면 참 마음이 무거워진다. 비정규직은 열심히 고생해서 일하고도 정규직의 3분의 2 수준의 월급밖에 못 받고, 막상 계약기간이 끝나면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해서 가슴을 졸이게 되고, 참 어려운, 반드시 풀어내야 하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합리한 차별, 임금차별이 없어지는 것이 중요하고, 두 번째는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계속 받아야 되고, 세 번째는 이 일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일일 경우 고용이 안정되게 해줘야 한다. 이 세 가지는 꼭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의견이 달라서 해결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노사정위원회의 대표들께서 뭔가 이거는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이런 자세를 그분들이 갖고 있고, 또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하지 않고는 정말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없다는 인식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서로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는 마당에서 같이 조금씩 양보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면 뭔가 합의를 도출하고 서로 ‘윈윈’하는 대타협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정부로선 원활히 이런 논의가 잘 이뤄지게 최대한 지원해 나가려 한다. 잘 되야 한다. 또 사학연금과 군인연금 개혁에 대해서 말했는데 지금은 공무원연금개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사학연금이나 군인연금은 지금 생각을 안 하고 있는데 그게 잘못 알려진 거 같다. 그래서 조금 소동이 있었지만, 지금 그걸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사학연금과 군인연금은 그 직역의 특수성이나 연금의 재정건전성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관련 기관이나 전문가들이 하나하나 차분차분 검토를 해나갈 추후의 일이라 보고 있다. Q. 지난 연말 헌정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결정이 내려졌다. 이를 놓고 종북세력을 척결한 박근혜 정부의 최대 치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사법탄압이란 지적도 있다. 우리사회의 이념 갈등이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지, 통진당 해산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듣고 싶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관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의향이 있나. 박 대통령: 통진당 해산결정에 대한 저의 생각은 지난번에 언론에 발표한 그대로다.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을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느냐, 그런 질문을 했는데, 헌법재판소에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을 저는 어떻게 이해하냐면, 정치적 활동의 자유도 헌법 테두리 안에서 인정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서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이해한다. 물론 진보 보수간 서로 상대를 인정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조화롭게 가는 노력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런 노력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 분단 후 우리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헌법가치를 실천하면서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유를 누리고 변영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가치이다. 북한은 아직도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남북이 대치상황에 있지 않나. 물론 대화를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체성까지도 무시하고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은 용인,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전단 살포와 관련해선 사실 정부에서 조정하고 있다. 하나는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기본권인만큼 기본적으로 민간단체가 자율적으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점이 있지다. 그렇지만 또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생기거나 지역 주민의 신변이 위협받아서는 안되지 않느냐. 그 기본권 문제와 주민들의 갈등을 좀 최소화하고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것을 없애야 되는 두 가지를 잘 조율하면서 관계기관들과 얘기하면서 몇차례 자제도 요청했다. 그런 식으로 지혜롭게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Q. 취임 전 소통을 강조했지만 취임 후에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신년 설문조사에서도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이 60% 넘었다. 세월호 유족 안 만난 것도 소통의지 부족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대통령은 소통이 잘 된다 하고 국민은 아니라는 인식의 괴리가 문제의 출발점인 듯하다. 소통지수 100점 만점이라면 몇점 주겠나. 점수가 낮다면 개선 방법은 무엇인가. 대통령 다른 생각하는 국민과 더 많이 만나고 귀 기울이고 더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구체적 복안이 있다면. 박 대통령: 세월호 유족은 여러 번 만났다.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진도도 내려가고, 팽목항도 내려가고, 그 분들과 이야기도 하고 애로사항도 듣고 이야기하다 주변에서 제지도 했지만 그러지 말라고 해 끝까지 다 듣고 애로사항 적극 반영도 하고, 또 청와대에서 면담도 갖고 그렇게 했다. 그런데 지난 번에 못 만났던 이유는 국회에서 법안이 여야 간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 논의되고 있는데 대통령이 거기 끼어들어서 왈가왈부하고 그러는 것은 일을 더 복잡하게 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만나지 못한 것이다. 또 소통 관련해서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지난 2년 동안 민생현장이나 정책현장 등 직접 가서 정말 터놓고 이야기도 듣고 의견도 듣고 제 생각도 이야기하고 그렇게 했다. 또 청와대로도 그런 각계각층 국민을 많이 초청해서 이야기도 듣고 정말 활발한 것을 많이 했다. 또 정치권과는 여야의 지도자 이런 분들을 청와대에 모셔서 대화도 할 그런 기회를 많이 가지려고 했는데 제가 여러 차례 딱지를 맞았다. 초청을 거부하는 일도 몇 차례 있었다. 앞으로 어쨌든 여야, 국회하고 더욱 소통이 되고 여야 지도자들하고 더 자주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가려고 한다. Q. 한일관계에 대해 질문드리겠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만 2년이 다 돼 가지만 한일정상회담이 안 열린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퇴행적 과거사 인식이 걸림돌이지만,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과거사에 포커스를 맞춰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인식도 있다. 일본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내놓아야 한일정상회담이 가능한가. 과거사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어떻게 한일관계를 풀어갈 것인가. 박 대통령: 사실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일본으로서나 우리로서나 뜻깊은 해이기 때문에 올해는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해서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향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상회담도 못할 이유는 없는데, 정상회담을 하려면 정상회담을 해서 의미있고 앞으로 나아가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 과거에 보면 정상회담이 돼서 기대는 부풀었는데 관계는 후퇴하는 일도 있었으니 그래선 안 되지 않나하고 생각한다. 여건을 잘 만들어서 의미가 있는, 한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려면 일본 측의 자세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장급 협의를 통해서 어떻게든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노력을 해왔는데, 아직까지 여건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아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경우에는 연세가 상당히 높으셔서 조기에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영구미제로 빠질 수 있다. 그것은 한일관계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무거운 역사의 짐이 될 거다. 생존해 계시는 동안 문제를 잘 푸는 게 중요하다. 일본으로서도. 작년 APEC 회담에서 아베 총리를 만났을 때 공식협의를 적극적으로 잘 해서 좋은 안을 도출해내도록 양국에서 총리와 대통령이 실무진을 독려하자고 약속했다.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도 아직 좀 그렇긴 한데, 어쨌든 이것이 풀리지 않으면 참 어려운 상황이고, 그래서 올해도 계속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생각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합의안이 나와도 국민 눈높이에 안 맞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나.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제사회도 수용 가능한 안이 도출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지금도 하고 있고, 해나가려고 한다. Q. 주말에 미국 시민(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강제 출국된 재미동포 신은미 씨)이 한국으로부터 출국당했고 외국인 기자에 대한 (청와대의) 법적 소송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언론 자유가 제한되는 게 아닌가 하는 목소리가 있다. 미국 국무부도 국가보안법을 언급하며 일부 규정이 모호해 남용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금이 국가보안법을 재검토할 적절한 시기 아닌가. 박 대통령: 각 나라마다 사정이 똑같을 수 없다. 미국의 사정이 있고 중국의 사정이 있고 한국의 사정이 있다. 국가의 취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나라에 맞는 법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 필요한 법이 미국에는 필요 없을 수도 있지 않겠나. 한국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헌법재판소에서 난 것도 재판관들이 충분히 우리나라 헌법에 대해 연구하고 우리나라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온 결정인 만큼 우리나라에 필요한, 남북이 대치하는 특수한 사정에서 우리나라의 안전을 지키고자 필요한 최소한의 법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법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로 이해를 하시면 좋겠다. Q. 여당인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당의 일에 너무 개입한다는 불만이 있다. 바람직한 당청 관계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특히 김무성 대표와 청와대의 관계가 좀 소원하다는 인식들이 있다. 지난 연말 친박(친박근혜) 의원이 청와대 만찬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고, 이후 김무성 대표와 친박 진영의 갈등이 커지는 양상인데, 김 대표를 별도로 만날 계획은 없나. 박 대통령: 당청 간에 오직 나라 발전을 걱정하고 또 경제를 어떻게 하면 살릴까 그런 생각만 한다면 서로 어긋나고 엇박자 날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여당은 국정을 같이 해 나가야 할 정부의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같이 힘을 합해야만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당에 너무 개입하고 그러지 않느냐고 그러는데 그렇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 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그렇게 그동안 해 왔다. 그리고 새해 들어서 앞으로 더욱, 아까 조직개편 말씀도 드렸지만, 더 긴밀하게 협력해나갈 수 있게 앞으로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친박 만찬’이라고 그랬는데, 지금도 자꾸 친박 뭐 그런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게 좀…(웃음) 이걸 언제 떼내 버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때 그분들이 ‘한번 식사를 같이했으면 좋겠다’고 대통령에게 요청해왔다. 그래서 ‘그럼 뭐 한번 오시라’ 그렇게 했는데, 그게 12월 19일이 되다보니 그날을 위해 한 게 아니냐고 하는데 실제는 우연히 그렇게 됐다. 저도 일정이 잘 안 나오고 그래서 이번에 하려다가 ‘그럼 3~4일 늦춥시다’ 그러고, 그쪽에서 안 맞으면 늦추고 하다가 (회동)한 게 기가 막히게 12월 19일이 돼서 더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그분들이 한번 식사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해서 그 모임을 가졌다. 김무성 대표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만나겠다. Q. 지난 대선 때 대통령께선 책임장관제를 언급한 적 있다. 책임장관제의 핵심은 인사권이다. 장관들에 인사권을 줘야 일을 책임있게 힘있게 추진할 수 있다. 산하기관장 인사는 물론 국장급 인사까지 청와대가 쥐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장관이 올린 인사가 일부 뒤바뀐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인사권을 장관에 위임할 생각이 없나. 장관과의 독대·대면보고 자리가 적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와 내각 간 소통을 방해한다는 지적들이다. 독대와 대면보고를 늘릴 의향이 없냐. 규제완화와 관련해 지난해 말까지 대통령이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두 차례 주재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손톱 밑 가시’는 상당히 해소됐다. 그러나 기업투자와 직결된 덩어리 규제가 남아있다. 올해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추진할 의향이 있나. 박 대통령: 우리 장관 여러분들은 법률이 정한 대로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자기 역할을 하고 계시다. 사회부총리제를 도입한 것도 내각에서 조정을 해서 좀더 책임있게 할 수 있도록 그런 것도 신설한 것이다. 인사권 갖고 말했는데, 각 부처의 국장 그런 인사의 임명권자는 대통령이지만, 사실은 고위공무원의 적격성 검증을 제외하곤 실질적으로 전부 장관이 실질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그게 뒤바뀐 게 있다, 그게 뒤바뀔 수도 있죠. 적격성을 검증하는데 장관도 모르는 그런 일들이 있을수 있다. 이러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게 아니냐. 그런 걸 발견하고도 무조건 다 넘길 순 없죠. 그러나 실질적으로 적격성, 그거에만 관심이 있지 나머지는 장관들이 실질적으로 권한을 법이 정한 대로 하고 있다. 대면보고를 더 늘리라…. 사실 옛날엔 대면보고만 해야되지 않았느냐. 전화도 없었고 이메일도 없었고. 지금은 여러 가지 그런게 있어서 대면보고보다 전화 한 통 할 때가 더 편할 때가 있다. 대면보고 하고 독대도 하고 전화통화도 하고 여러 가지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런 부분도 더 늘려가도록… 대면보고가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대면보고를 좀더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하겠지만, (장관들 여러분도)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웃음) 대면보고해서 의논했으면 좋겠다면 언제든지 만나서 얘기 듣고 그래요. 이렇게 말씀 드려야만 그렇다고 아시지. 청와대 출입하면서 내용을 전혀 모르시네. (웃음) 규제완화, 이게 덩어리 규제, 관심이 큰 규젠데 지난해에 규제 단두대에 올려서 좀 과감하게 풀자, 조금씩 해선 한이 없다, 그래서 규제 단두대 과제로 올라온 건이다, 수도권 규제가. 이것은 종합적인 국토정책 차원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방안도 수렴을 통해 만들어서 이 규제 부분도 좀 해결을 올해는 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인사 문제와 관련해 장·차관 등 정부 요직과 청와대 참모진의 일부 지역 출신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10년 넘게 청와대를 출입했지만 지금처럼 인사 편차가 심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인사 소외 지역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공약한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앞으로 인사 대탕평책을 펼칠 생각은 없는지 말씀해달라. 박 대통령: 능력 있고 도덕적으로 문제 없는 그런 인사들의 도움을 받아야 제가 이 힘든, 어려운 국정을 그래도 해결해 나갈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누구보다 능력 있고 도덕성에 있어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지 않는 그런 인재를 찾는 데 있어서 저만큼 관심 많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전제조건 하에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예를 들면 특정 지역이라고 해서 유능하지도 않고 감당이 안 되는데도 특혜를 받는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유능하고 감당이 되는데도 특정 지역이라고 해서 차별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지역과 관계없이 최고 인재를 얻는 것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어쨌든 그런 말씀을 하실 정도로 뭔가 편차라든가 이런 게 생겼다면 다시 한번 전체적으로 검토하고 살펴보도록 하겠다. 어떤 때는 이쪽, 어떤 때는 저쪽, 일부러 골고루 한다는 것까지는 생각을 못할 때도 있다. 왜냐하면 인재 위주로 하다보니 그렇다. 그렇더라도 전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Q. 대통령은 지난해 말 많은 논란 속에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인터뷰’를 보신 적이 있나 궁금하다. 또 이와 관련해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계기로 오바마 정부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내렸는데, 이런 조치가 계기가 돼 북미관계의 긴장 고조가 최근 개선 움직임을 보이는 남북대화 국면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박 대통령: 미국이 북한의 해킹에 대해서 이번에 취한 것은 적절한 대응조치라고 생각한다. 북한도 국제사회를 상대로 도발을 하거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국제사회에 신뢰를 보여주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이 말하자면 일부러 그런 긴장을 만든 게 아니라, 그렇게 원인을 제공하니까 미국으로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모든 상황이 꼭 이래야만 된다고 바라는 바가 있고, 뭔가 긴장이 자꾸 풀리고 그렇게 돼야 한다고 하지만, 상대가 있다 보니 이쪽에선 이런 대응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도 북한이 지혜롭게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쪽이 긴장됐다고 해서 남북대화가 어떻게 되느냐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원칙을 갖고 북한에 대해 ‘대화에 응해 이런 현안 문제를 풀어보자’고 죽 하는 것이다. 미국은 그런 상황을 당했기 때문에 그런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으나, 결국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그런 저런 과정을 전부 거쳐 상충되지 않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나와 대화하고 현안을 자꾸 풀어가는 쪽으로 모든 것을 이끌어 가려는 목표는 같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영화는 직접 보지는 못 했고, 언론에 내용 많이 보도돼서 이런 내용의 영화구나 하는 것은 알고 있다. Q. 올해로 집권 3년차를 맞는다. 앞으로 3년의 시간이 현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매우 중요한 시기다. 올해 광복 70년 맞는다. 앞서 건국 대통령, 근대화 대통령, 민주화 대통령, 국민 통합의 대통령 등 그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 선 여러 대통령이 있었다. 대통령은 앞으로 3년간 가장 하고 싶은 과제가 무엇이고 훗날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박 대통령: 어떤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 하는 것보다도 제가 임기를 마치고 나면 나라가 가는 방향에 있어 ‘바른 궤도에 올라서서 가는구나’ 해서 걱정을 안 하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제 첫 번째 소망이다. 대통령마다 시대가 주는 사명이 있다. 제게 시대가 주는, 국민이 바라는 사명은 무엇인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걸었듯이 잠재성장률, 활력이 떨어지는 경제를 다시 일으켜서 30년간 성장할 수 있게 경제 활성화, 경제부흥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잘 닦겠다는 것. 그게 제 사명이고 국민과 함께 이룰 이 시대의 일 아닌가 생각한다. 그것을 잘 완수해서 나라가 밝은 앞날로 나아가고 국민이 더 잘 사는 데 기여하고 싶은 생각이 가득하다. 이 일을 하는 데는 저도 노력하고 부족한 데 더 힘쓰겠지만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언론인도 도와주셔야 하고 국회도 물론이고 국민도 이 시대에 ‘한 번 이뤄보자’ 해서 우리도 자랑스러운 세대가 돼야 하지 않겠나. 그런 것은 다 같이 마음을 모아야지,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부탁 드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피의 숙청·핵실험… 국제 ‘외교고아’

    [서울&평양 리포트] 피의 숙청·핵실험… 국제 ‘외교고아’

    3년 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아 눈물을 쏟아냈다. 당시 조선중앙TV 영상 속 김 제1위원장은 검은 인민복을 입은 채 유리관 속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퉁퉁 부은 얼굴로 눈물을 훔쳤다. 조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애써 의연한 척도 해봤지만 그의 비통한 표정은 좀처럼 감출 수가 없었다. 아버지를 여의었다는 슬픔과 20대 후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너무나 큰 짐을 짊어지게 된 부담감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주변국들은 이 어린 지도자가 큰 혼란 없이 권력을 이양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북한 핵심부를 장악해 나갔고 시장경제를 일부 도입하며 ‘경제대국’ 달성을 향해 속도를 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3차 핵실험과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 숙청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북한에 등을 돌렸다. 심지어 최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마저도 냉랭한 태도를 보여 북한은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됐다. 각고의 노력에도 경제가 크게 나아진 것도 아니었다. 지난 17일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 3주기를 맞아 다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김 제1위원장의 얼굴에는 3년 전처럼 짙은 어두움이 드러워 있었다.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 김 제1위원장의 권력 장악은 신속하고 확실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숨진 지 보름도 되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김 제1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 이듬해 4월에는 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올라서면서 집권 6개월도 안 돼 당·정·군의 최고직위를 손아귀에 넣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3년상 기간에 철저히 유훈통치로 보냈던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초고속 행보였다. 김 제1위원장은 권력 승계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곧바로 구세대 실세들을 교체하며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에 나섰다. 김 제1위원장은 자신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운구차를 이끌었던 7인방 중 리영호 총참모장,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을 퇴진·숙청의 방법으로 물러나게 했다. 고모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 제1위원장의 후원자였던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도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당하며 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이 일로 김경희는 최고인민회 대의원을 비롯한 모든 직책을 내놓고 정치적 ‘식물인간’으로 전락했다. 정국에 한바탕 태풍이 휩쓴 뒤 남은 자리는 ‘백두혈통’(김일성 직계)·‘빨치산 혈통’·‘김 제1위원장 측근’으로 불리는 권력 삼두마차가 나눠서 차지했다. 김 제1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은 27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부터 노동당 부부장에 임명되며 권력무대의 전면에 나섰다. 북한에서 김일성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최현의 아들 최룡해 당 비서도 김 제1위원장의 지지 속에 북한의 2인자 자리를 굳히고 있다. 또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았던 황병서는 지난 4월부터 군 총정치국장에 올라 군인들을 좌지우지하며 권력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경제강국’을 향한 과감한 변화 김 제1위원장은 2년 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겠다”고 말했다. 권력을 공고히 한 김 제1위원장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김정은 정권은 시장경제 요소를 과감히 도입해 기업과 농장의 잉여 생산물 처분 권한을 본래보다 많이 보장해 주고 노동자의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의 격차도 확대했다. 시장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장마당으로 불리는 종합시장이 전국적으로 4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5월에는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해 전국 각지에 경제특구를 설치할 법적 토대를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경제개발구 13곳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6곳을 추가했다. 외국 자본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경제특구를 짧은 기간에 무더기로 내놓으며 외자유치에 열을 올린 것이다. 또 국가 주도의 대규모 건설사업을 진행해 내수 진작을 독려하고 있고 해외에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를 파견해 임금을 송금케 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다각적 노력으로 북한의 경제상황은 다소 개선됐다. 북한경제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연평균 1%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 80만대에 불과했던 휴대전화 보급도 2014년에는 24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이후 작황 상황도 양호해 쌀값 등 시장물가의 상승세도 둔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평양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이외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물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고 저소득층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만연해 있다. 남북교역 중단·대북제재·대중무역 수익 악화 등의 외부요인들도 북한 경제를 옥죄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제1위원장은 정권 공고화를 위해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건설 등 대규모 전시성 사업을 펼쳤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규모의 외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면초가에 놓인 김정은 외교 최근 김정은 정권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은 외교적 고립이다.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로켓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대미관계는 사실상 단절됐고 북한의 혈맹국가인 중국도 분노를 표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잔혹한 방식으로 숙청된 사건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올해 초 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이후 지난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인권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 9월 북한 외교 수장으로서는 15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달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도 유럽과 몽골 순방에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실세 3인방을 파견했고 미국에는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등을 풀어주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또 러시아에는 최룡해가 특사 자격으로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북한의 대외 관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대표적 중국통이었던 장성택의 숙청과 3차 핵실험으로 감정이 상한 중국은 연간 40여 차례에 달했던 북·중 간 고위급 인사교류를 최소화했다. 북한 언론도 변심한 중국을 ‘줏대 없는 나라’라고 비판하며 양국은 올해 냉랭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 미국과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국과는 대북전단 살포, 개성공단 임금제도 일방 개정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우리나라와도 내년 초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개소 등 민감한 이슈가 많아 관계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으로서는 내년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어떻게든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서울&평양] 김정일 사망 3주년…불안하게 시작되는 김정은 시대

    3년 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아 눈물을 쏟아냈다. 당시 조선중앙TV 영상 속 김 제1위원장은 검은 인민복을 입은 채 유리관 속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퉁퉁 부은 얼굴로 눈물을 훔쳤다. 조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애써 의연한 척도 해봤지만 그의 비통한 표정은 좀처럼 감출 수가 없었다. 아버지를 여의었다는 슬픔과 20대 후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너무나 큰 짐을 짊어지게 된 부담감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주변국들은 이 어린 지도자가 큰 혼란 없이 권력을 이양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북한 핵심부를 장악해 나갔고 시장경제를 일부 도입하며 ‘경제대국’ 달성을 향해 속도를 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3차 핵실험과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 숙청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북한에 등을 돌렸다. 심지어 최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마저도 냉랭한 태도를 보여 북한은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됐다. 각고의 노력에도 경제가 크게 나아진 것도 아니었다. 지난 17일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 3주기를 맞아 다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김 제1위원장의 얼굴에는 3년 전처럼 짙은 어두움이 드러워 있었다.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 김 제1위원장의 권력 장악은 신속하고 확실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숨진 지 보름도 되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김 제1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 이듬해 4월에는 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올라서면서 집권 6개월도 안 돼 당·정·군의 최고직위를 손아귀에 넣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3년상 기간에 철저히 유훈통치로 보냈던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초고속 행보였다. 김 제1위원장은 권력 승계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곧바로 구세대 실세들을 교체하며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에 나섰다. 김 제1위원장은 자신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운구차를 이끌었던 7인방 중 리영호 총참모장,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을 퇴진·숙청의 방법으로 물러나게 했다. 고모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 제1위원장의 후원자였던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도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당하며 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이 일로 김경희는 최고인민회 대의원을 비롯한 모든 직책을 내놓고 정치적 ‘식물인간’으로 전락했다. 정국에 한바탕 태풍이 휩쓴 뒤 남은 자리는 ‘백두혈통’(김일성 직계)·‘빨치산 혈통’·‘김 제1위원장 측근’으로 불리는 권력 삼두마차가 나눠서 차지했다. 김 제1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은 27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부터 노동당 부부장에 임명되며 권력무대의 전면에 나섰다. 북한에서 김일성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최현의 아들 최룡해 당 비서도 김 제1위원장의 지지 속에 북한의 2인자 자리를 굳히고 있다. 또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았던 황병서는 지난 4월부터 군 총정치국장에 올라 군인들을 좌지우지하며 권력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경제강국’을 향한 과감한 변화 김 제1위원장은 2년 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겠다”고 말했다. 권력을 공고히 한 김 제1위원장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김정은 정권은 시장경제 요소를 과감히 도입해 기업과 농장의 잉여 생산물 처분 권한을 본래보다 많이 보장해 주고 노동자의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의 격차도 확대했다. 시장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장마당으로 불리는 종합시장이 전국적으로 4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5월에는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해 전국 각지에 경제특구를 설치할 법적 토대를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경제개발구 13곳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6곳을 추가했다. 외국 자본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경제특구를 짧은 기간에 무더기로 내놓으며 외자유치에 열을 올린 것이다. 또 국가 주도의 대규모 건설사업을 진행해 내수 진작을 독려하고 있고 해외에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를 파견해 임금을 송금케 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다각적 노력으로 북한의 경제상황은 다소 개선됐다. 북한경제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연평균 1%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 80만대에 불과했던 휴대전화 보급도 2014년에는 24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이후 작황 상황도 양호해 쌀값 등 시장물가의 상승세도 둔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평양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이외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물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고 저소득층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만연해 있다. 남북교역 중단·대북제재·대중무역 수익 악화 등의 외부요인들도 북한 경제를 옥죄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제1위원장은 정권 공고화를 위해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건설 등 대규모 전시성 사업을 펼쳤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규모의 외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면초가에 놓인 김정은 외교 최근 김정은 정권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은 외교적 고립이다.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로켓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대미관계는 사실상 단절됐고 북한의 혈맹국가인 중국도 분노를 표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잔혹한 방식으로 숙청된 사건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올해 초 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이후 지난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인권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 9월 북한 외교 수장으로서는 15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달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도 유럽과 몽골 순방에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실세 3인방을 파견했고 미국에는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등을 풀어주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또 러시아에는 최룡해가 특사 자격으로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북한의 대외 관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대표적 중국통이었던 장성택의 숙청과 3차 핵실험으로 감정이 상한 중국은 연간 40여 차례에 달했던 북·중 간 고위급 인사교류를 최소화했다. 북한 언론도 변심한 중국을 ‘줏대 없는 나라’라고 비판하며 양국은 올해 냉랭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 미국과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국과는 대북전단 살포, 개성공단 임금제도 일방 개정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우리나라와도 내년 초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개소 등 민감한 이슈가 많아 관계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으로서는 내년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어떻게든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긴장의 한반도… 남북화해 물꼬 틀까

    유엔 총회가 오는 18일 북한인권결의안을 처리하기로 함에 따라 한반도에서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3주기(17일)를 맞아 16일 개성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이번주에 남북 관계의 주요 일정이 이어지지만 관계 개선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1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유엔 총회 제3위원회를 통과한 북한인권결의안이 18일(현지시간) 본회의 오전 회의 안건으로 잡혔고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소식통은 “유엔 총회에서의 북한인권결의안에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0개 이사국이 북한 인권을 의제로 다루자고 요청함에 따라 이번 주 중에 북한 인권이 안보리의 정식 의제로도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일 사망 3년이 되는 17일은 북한이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로 진입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 11일 미국을 방문해 “통일대박론은 흡수통일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직후 박 의원의 방북 신청 사실이 알려져 남북한 간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달 유엔 총회 3위원회의 인권 결의안 채택에 대해서도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자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고 “핵실험을 자제할 수 없다”고 위협한 바 있다. 특히 오는 23일에는 우리 정부가 허용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 행사가 예정돼 있어 북한이 대북 심리전이라고 반발할 것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이 화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의 획기적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 제1위원장이 해군 잠수함 부대를 방문해 어뢰 훈련을 지도하고 “내년을 해군무력 강화에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해로 삼자”고 전의를 불태웠다고 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인권결의안을 빌미로 더욱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라면서 “박 의원이 북한에 가도 의미 있는 대화는 나누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강동완 동아대 정외과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의 입장에선 김정일 3주기를 맞아 대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이 체제 결속에 유리하다”면서 “북한은 정부 특사도 아닌 박 의원의 역할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건설적 대화 의사 보이면 6자회담 재개할 준비 돼 있어”

    “北, 건설적 대화 의사 보이면 6자회담 재개할 준비 돼 있어”

    정부가 북핵 문제 진전을 위해 북한이 건설적인 대화 의사를 보일 경우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 대표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과 회담한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어느 정도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데 러시아와 중국도 동의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1에서 10까지 구체적인 조치를 다 취한 다음에 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황 본부장의 언급은 그동안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먼저 이뤄지지 않을 경우 6자회담을 재개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과는 변화된 모습이다. 이는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가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에 지지 의사를 표명한 데 따른 대응책으로 볼 수 있다. 황 본부장은 “비핵화에 대한 진지함이 결여된 상태에서 무조건 대화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며 “다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서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행해 갈 수 있다는 강력한 표시를 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비서의 방러를 계기로 한층 가까워지고 있는 북·러 관계에 대해 황 본부장은 “러시아는 북한의 핵개발에 확고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며 “고도화되는 핵, 미사일 능력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방러와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취임 인사를 겸해 한·중·일 3국을 방문하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4일 한국에 도착해 5일 황 본부장과 면담을 한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최 비서의 방러 이후 달라진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고 북핵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 김 특별대표의 순방에는 시드니 사일러 6자회담 특사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국 담당 보좌관도 동행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성 김 美 6자대표, 한·일·중 첫 순방

    성 김 美 6자대표, 한·일·중 첫 순방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동아태 부차관보가 4일부터 한국과 일본, 중국을 연쇄 방문한다고 국무부가 2일(현지시간) 밝혔다. 그가 수석대표로 취임한 뒤 첫 순방 행보다. 김 특별대표는 한국에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만나 북핵 등 대북 정책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달 4일 실시된 미 중간선거 이후 한·미 양국 6자회담 대표가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비롯,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 북한 인권 문제도 어떻게 협의할 것인지 주목된다. 주한 미대사를 지냈던 김 특별대표는 순방국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오랜 시간인 닷새 동안 체류해 심도 깊은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특별대표는 8일 일본으로 이동해 6자회담 일본 측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담당 국장 등과 만나 협의한다. 10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과 만나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번 순방에는 김 특별대표와 함께 새롭게 팀을 이룬 시드니 사일러 국무부 6자회담 특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담당 보좌관이 동행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박근혜 정부 3년차,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박근혜 정부 3년차,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2015년은 박근혜 정부의 성패를 가르는 해라고 말할 수 있다. 2016년 국회의원 선거, 2017년 대통령 선거를 감안하면 박근혜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마지막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로서는 정권 차원에서 어떤 유산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 임기 첫해는 국정원 댓글 사건 때문에, 둘째 해는 세월호 침몰사건 때문에 그냥 흘려보냈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런 측면이 있었다. 그래도 주목할 만한 성과나 변화도 있었다. 13억 시장을 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고, 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의 FTA 협상도 마무리돼 우리의 ‘경제 영토’를 크게 확장했다. 또 누리예산이 여야의 핵심 쟁점이 된 데서 보듯이 어느덧 복지가 국정의 한가운데 자리 잡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 2014년 12월이 2015년을 좌우한다. 연말에 현 정권이 공언한 대로 공무원연금이 개혁되고 규제개혁과 공공기업 개혁에서도 성과가 난다면, 현 정부의 중요한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또 박근혜 정부는 어느 정도 탄력을 받은 상태에서 임기 3년차를 맞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개혁 등이 여의치 않으면 현 정부의 임기 3년차는 무거운 발걸음이 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래서 다가오는 12월이 중요하다. 현재 진행중인 개혁을 확실하게 마무리해야 하고, 내년에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으면 청와대는 내년에 특별한 국정 목표 같은 것을 제시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기초노령연금 정착 등 해 오던 것 잘 마무리하겠다는 뜻인 듯하다. 그러나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조차도 지금쯤이면 내년도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청와대도 내년에 우리나라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를 국민에게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정치적 리더십이다. 박 대통령은 올해 1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초에 박 대통령이 어떤 테마를 내놓을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박 대통령이 사회통합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길 기대한다. 사회통합의 중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가 정부 및 공공기관의 인사다. 특정 지역·학교·계층·직업군에 편중된 인사가 대다수 국민의 소외감을 자극하고, 그것이 사회 분열의 불씨가 돼 왔다. 마침 인사혁신처가 새로 출범했다. 혁신적인 인사를 통한 사회통합을 기대해 본다. # 이병기 국정원장을 북한에 보내야 박 대통령이 정치적 유산을 남기기 위해 남북 관계를 개선할 필요는 없다. 그런 식의 대북 접근을 국민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이 외교안보 측면에서나 경제산업 측면에서나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앞두고 이 여사를 박 대통령의 특사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대통령 특사를 보내려면 이병기 국정원장을 보내야 한다. 북한의 최룡해·황병서·김양건도 아무 조건 없이 방남해 우리 측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고 돌아갔다. 미국의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도 평양을 방문해 억류된 미국인들을 데리고 돌아갔다. 이 원장이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70%가 ‘넌버벌’(Non-Verbal)이라고 한다. 이 원장이 직접 북측의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대화하면 그들의 말투와 표정, 몸짓 하나하나에서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북한 정권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있는가를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원장은 역대 국정원장 가운데 정치 및 외교 분야의 경험이 가장 많고 여야 모두가 인정하는 합리적인 인물이다. 이 원장이 방북한다면 김정은 정권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원장의 방북이 대북 유화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원장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박근혜 정부 3년차의 대북 정책 방향을 좀 더 확고하게 가다듬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 野 “이희호 여사를 대북 특사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꽉 막힌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해 이 여사를 특사로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여사의 방북을 계기로 먼저 남북 관계를 주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24일 비대위원회에서 “평화와 안보가 공존하는 대북정책이야말로 연평도 포격 사건 4주기를 맞아 우리가 되새겨야 할 교훈”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 여사를 대북 특사로 활용해 남북대화 복원의 계기로 삼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정부에 그럴 뜻이 있다면 여사도 기꺼이 협조할 것”이라며 “방북 시기도 그 역할에 맞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미에서의 특사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특사 역할까지 맞게 되면 상당한 성공이며 우리로서는 바라는 바”라고 특사론에 무게를 실었다. 야권을 중심으로 이 여사 특사론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변화를 압박하고 야권이 대북정책 관련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부처에서는 야권의 특사론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특사라는 것이 통치자의 최측근을 통해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 특정 사안에 대한 이해를 좁히려는 시도인데 이 여사에게 그런 역할을 맡길 만한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 여사 쪽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 여사 측 관계자는 “문 의원이 무슨 의도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여사님이 고령인 데다 우리와 상의도 없었다”며 불쾌해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글로벌 시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과 북·중·러 삼각관계/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과 북·중·러 삼각관계/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냉전체제가 종식되면서 국제사회에 인권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다. 과거 나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의 군사적 침략으로 자행된 인권 침해는 피해 당사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인식됐다. 이러한 인식은 인권 문제야말로 세계 평화와 안전의 전제조건으로 받아들이려는 생각을 확산시켰다. 그 결과 유엔이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같은 국제기구들로 하여금 인권 문제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만들었다. 이들 기구는 이라크의 쿠르드인에 대한 억압이나 소련이나 유고슬라비아의 민족분쟁을 위시해서 동구권 사회주의 해체에 따른 민주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인종차별 체제 붕괴로 인한 민주화에도 적극 관여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상 민주화는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필수조건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것과 인권문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런데 나라의 공식명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고 한 북한에서 인권 문제가 최악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인식이자 평가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신생독립국 중 민주화와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한 유일한 대한민국의 북쪽에 최악의 인권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더욱이 풍요와 궁핍이 상치하고 있는 현실은 비극이요 불행이라 하겠다. 유엔은 2005년부터 매년 북한에 대한 인권 결의를 채택해 왔다. 그럼에도 우리 국회는 10년 가까이 북한 인권법을 처리하지 않고 있는가 하면 대북 인권 문제 제기가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정치세력이 있다는 건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우리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 내지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9일 제69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의 핵심은 북한 최고위층(The highest level)의 정책에 따라 수년간 자행된 반인도적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것과 북한 최고위층에 대한 ‘표적 제재’를 권고하고 있다. 이 결의안은 다음달에 있을 유엔총회에서는 무난히 통과되겠지만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될 것이다. 그러나 결의안의 본회의 통과만으로도 북한은 적지 않은 압박을 받을 것이다. 왜냐하면 결의안은 매년 업그레이드되어 북한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데다 최고위층을 ‘국제적 범죄자’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중·러의 거부권 행사로 ICC에 회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은 새로운 북·중·러의 삼각관계를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최룡해를 특사로 러시아에 급파한 것이나 북·중 관계를 다각적으로 탐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되자 유엔의 북한 대표단이 “국제사회가 대결을 선택했다”며 “핵실험을 자제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협박이지만 중·러에 대한 구애의 경고이기도 하다. 지금 북한은 새로운 북방 삼각관계가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와 같은 고립무원의 상황에서는 그 같은 삼각관계가 느슨하든 견고하든 간에 유일한 활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안보적 차원에서 우리는 이러한 관계의 구축과 추이를 주시하면서 기민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북한 특사 최룡해 당당한 걸음걸이로 푸틴 접견하더니…‘충격’ 성과 불투명

    북한 특사 최룡해 당당한 걸음걸이로 푸틴 접견하더니…‘충격’ 성과 불투명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한 푸틴, 무슨 말 오갔나 보니 ‘충격’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러시아를 방문 중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18일(현지시간) 오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 공보실은 이날 “오늘 오후 5시 최 특사의 푸틴 대통령 예방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크렘린 측은 이날 면담이 비공개로 진행됐고 면담 이후 별도의 기자회견도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소지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 비서의 푸틴 대통령 면담은 이번 방문의 ‘핵심’ 일정이다. 최 비서는 푸틴 대통령과 만나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최근 긴밀해진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시급한 현안인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문제 등을 비롯해 6자 회담 재개 문제 등 포괄적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이 최 비서를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는 북·러 정상회담을 타진하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놓고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과거에 비해 한층 커졌다. 최 비서는 이 밖에 2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회담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이 실현되더라도 러시아가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성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도 “북한이 최근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북한의 상황이 고립무원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 비서의 이번 방러를 통해 양측 간 군사 및 경제협력이 강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을 무릅쓰고 첨단 무기를 북한에 지원하기 힘든 데다 러시아 자체의 경제 여건도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소식에 네티즌들은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결국 만났네”,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친서 내용은?”,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푸틴 반응 궁금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한 푸틴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무슨 뜻?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한 푸틴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무슨 뜻?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한 푸틴, 무슨 말 오갔나 보니 ‘충격’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러시아를 방문 중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18일(현지시간) 오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 공보실은 이날 “오늘 오후 5시 최 특사의 푸틴 대통령 예방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크렘린 측은 이날 면담이 비공개로 진행됐고 면담 이후 별도의 기자회견도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소지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 비서의 푸틴 대통령 면담은 이번 방문의 ‘핵심’ 일정이다. 최 비서는 푸틴 대통령과 만나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최근 긴밀해진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시급한 현안인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문제 등을 비롯해 6자 회담 재개 문제 등 포괄적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이 최 비서를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는 북·러 정상회담을 타진하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놓고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과거에 비해 한층 커졌다. 최 비서는 이 밖에 2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회담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이 실현되더라도 러시아가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성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도 “북한이 최근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북한의 상황이 고립무원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 비서의 이번 방러를 통해 양측 간 군사 및 경제협력이 강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을 무릅쓰고 첨단 무기를 북한에 지원하기 힘든 데다 러시아 자체의 경제 여건도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소식에 네티즌들은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결국 만났네”,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친서 내용은?”,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푸틴 반응 궁금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최룡해, 푸틴 만나긴 했지만…

    北 최룡해, 푸틴 만나긴 했지만…

    러시아를 방문 중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18일(현지시간) 오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 공보실은 이날 “오늘 오후 5시 최 특사의 푸틴 대통령 예방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크렘린 측은 이날 면담이 비공개로 진행됐고 면담 이후 별도의 기자회견도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소지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 비서의 푸틴 대통령 면담은 이번 방문의 ‘핵심’ 일정이다. 최 비서는 푸틴 대통령과 만나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최근 긴밀해진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시급한 현안인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문제 등을 비롯해 6자 회담 재개 문제 등 포괄적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이 최 비서를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는 북·러 정상회담을 타진하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놓고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과거에 비해 한층 커졌다. 최 비서는 이 밖에 2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회담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이 실현되더라도 러시아가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성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도 “북한이 최근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북한의 상황이 고립무원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 비서의 이번 방러를 통해 양측 간 군사 및 경제협력이 강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을 무릅쓰고 첨단 무기를 북한에 지원하기 힘든 데다 러시아 자체의 경제 여건도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한 푸틴, 무슨 말 오갔나 보니 ‘충격’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한 푸틴, 무슨 말 오갔나 보니 ‘충격’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한 푸틴, 무슨 말 오갔나 보니 ‘충격’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러시아를 방문 중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18일(현지시간) 오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 공보실은 이날 “오늘 오후 5시 최 특사의 푸틴 대통령 예방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크렘린 측은 이날 면담이 비공개로 진행됐고 면담 이후 별도의 기자회견도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소지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 비서의 푸틴 대통령 면담은 이번 방문의 ‘핵심’ 일정이다. 최 비서는 푸틴 대통령과 만나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최근 긴밀해진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시급한 현안인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문제 등을 비롯해 6자 회담 재개 문제 등 포괄적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이 최 비서를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는 북·러 정상회담을 타진하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놓고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과거에 비해 한층 커졌다. 최 비서는 이 밖에 2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회담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이 실현되더라도 러시아가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성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도 “북한이 최근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북한의 상황이 고립무원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 비서의 이번 방러를 통해 양측 간 군사 및 경제협력이 강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을 무릅쓰고 첨단 무기를 북한에 지원하기 힘든 데다 러시아 자체의 경제 여건도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소식에 네티즌들은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결국 만났네”,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친서 내용은?”, “북한 특사 최룡해 접견, 푸틴 반응 궁금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러 대화를 호기로 삼을 지혜가 필요하다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이르면 오늘 모스크바를 찾는다.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계획인 것을 보면 사뭇 무게감이 느껴지는 행보다. 그의 방러 결과에 따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외교안보의 역학 관계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이 측근인 최 비서를 러시아에 보내는 배경은 푸틴을 지렛대 삼아 시진핑 중국 주석을 움직이고 이를 통해 한·중, 중·일, 미·중 관계를 흔들어 외교적 틈새를 만들어 보려는 것이라 하겠다. 다음달로 집권 2년을 채우게 되는 김 제1위원장은 아직 평양을 벗어나 외국 땅을 밟은 적이 없다. 특히 지난해 5월 최 비서를 중국에 보내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타진했건만 지금껏 외면당하고 있는 그로서는 푸틴과의 정상회담이라는 카드가 대단히 매력적임이 분명하다.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러시아와의 경제적·군사적 협력 확대로 미국과 맞설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리광근 대외경제성 부상, 로광철 군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최 비서를 수행한 데서 북측의 다목적 구도가 읽힌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도 김정은의 손짓이 불편할 까닭이 없어 보인다. 당장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등 서방 세계로부터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새삼 내보일 기회가 될 수 있다. ‘날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는 메시지를 서방에 보내게 되는 것이다. 나진·하산 경제특구를 교두보로 한 동진(東進) 정책의 결정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논의되는 등 동북아 정세에 미세한 변화 조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상응한 대응에 나선 것을 옳고 그름의 자로 잴 수는 없는 일이다. 북·러 모두 제 입지를 확대하려는 의도이겠으나 논의 향배에 따라서는 오히려 새로운 대화의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양국이 이번 대화를 통해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북이 러시아의 5세대 전투기인 ‘수호이 T50’을 도입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으나 이는 유엔의 대북 제재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일뿐더러 대한민국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적대행위라는 점을 러시아 정부는 명심하기 바란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북이 러시아를 통해 중국을 움직이려 한다면 우리는 러시아를 통해 북한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나진·하산 개발을 위한 남·북·러 3각 협력을 구체화하는 계기로 삼는 등의 지혜가 필요하다.
  • 로버트 킹 “北의 인질 석방, 인권결의안 저지 위한 조치”

    로버트 킹 “北의 인질 석방, 인권결의안 저지 위한 조치”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3일 ‘샤이오 인권포럼’에서 “북한이 지난 9일 미국인 억류자들을 석방한 것은 북·미관계를 개선하려는 북한의 조치이며,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의 통과를 막기 위한 노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킹 특사는 한국 주도로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회의인 이 포럼에서 “미국인 억류자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가족에게 돌아간 것이지 모종의 협상을 통해 대북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북한이 별도의 협상 없이 억류자 석방 의사를 밝혔고 우리는 환영의 뜻을 밝힌 것”라면서 일각에서 거론된 북·미 간 ‘이면합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더불어 그는 “북한은 과거(국제사회가 제기하는) 인권문제에 대해 전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북한이 올해 전례 없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데는 지난 2월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같은 날 “북한 인권문제를 반드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것이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포럼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 인권문제의 실질적 개선 방안들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금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내 교화소에서 발생하는 인권 유린 사례를 발표하면서 “(북한)교화소에서 결핵, 영양실조(허약), 간염 등의 질병에 걸린 경우에는 병반(병방)에 수용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화소 내)열악한 위생, 만성 영양부족, 중노동으로 인해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교화소 시설 및 운용수칙’을 권고할 것을 촉구했다. 통일연구원은 2011년부터 해마다 북한 인권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샤이오 인권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케네스 배 석방 때 北에 사과 안해”

    미국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를 데리고 나오는 과정에서 북한 당국에 사과했다는 일부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CNN에 출연해 클래퍼 국장의 사과 여부에 대한 질문에 “그런 보도는 부정확한 것”이라고 밝힌 뒤 “클래퍼 국장은 억류 미국인들을 데리고 나오는 임무를 맡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라는 내용이 담긴 짧은 서한만 북측에 전달하고 미국인들을 데리고 나왔다. 클래퍼 국장이 한 임무는 바로 그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CNN은 북한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억류 미국인들의 행동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며 이 때문에 억류자들을 풀어 준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한 바 있다. 사키 대변인은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압박 때문에 미국인들을 석방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만약 국제사회의 압박이 효과를 발휘했다면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인권 관련 프로그램을 바꿨을 것”이라며 “두 사안(인권 압박과 억류자 석방) 간 직접적 연관성은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클래퍼 국장이 방북하는 과정에서 비행기가 고장 나는 바람에 임무가 하루 이상 지연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클래퍼 국장은 지난 5일로 예정됐던 뉴욕 공개 연설을 취소하고 4일 오전 2시쯤 워싱턴DC를 떠나 북한에 6일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급유를 위한 중간 기착지인 하와이에서 비행기가 고장 났고 이로 인해 괌을 거쳐 7일 저녁 평양에 도착해 다음날 억류자들을 데리고 귀국했다. 이런 가운데 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1일 “임기 마지막 국면에서 정보기관의 최고수장을 평양에 파견한 오바마 대통령의 의도와 각오는 앞으로 미국이 취하는 행동을 통해 나타날 것”이라며 “최고영도자(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낸 것을 진지한 대화의 새로운 기점으로 삼으려 한다면 조선(북) 측은 호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깜짝 방북’ 히든카드는 DNI 국장…CNN “오바마, 석방 촉구 친서 전달”

    ‘깜짝 방북’ 히든카드는 DNI 국장…CNN “오바마, 석방 촉구 친서 전달”

    이번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도 아니었다. 미국 정보 당국 최고 책임자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해 8일(현지시간) 미국인 억류자 두 명을 데리고 귀환했다. 전직 대통령 등 고위급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 정부 당국자, 그것도 최고위 정보기관장이 특사로 방북해 석방 협상을 하고 돌아온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 8월 미 당국자들이 평양을 방문해 억류자 석방에 대한 본격 협상을 시작한 뒤 특사의 급을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해 왔다. 북한은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전직 대통령급을 보내라고 암시해 왔으나 미측은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 등을 특사로 제안해 이견을 보였다. 그러다가 북한은 지난달 21일 또 다른 억류자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을 조건 없이 풀어 줘 유화적 제스처를 보냈다. 이어 최근 미측에 국무부 소속이 아닌 정부 고위 당국자를 보내라고 전하면서 ‘클래퍼 카드’가 나온 것이다. 미국은 정치인이나 외교관이 아닌 정보 당국 수장을 보내 핵 문제 등 정치적 협상보다는 인도주의적 석방 추진을 강조했고, 북한은 장관급인 클래퍼 국장을 만나 협상함으로써 억류자 석방 명분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DNI 측은 “클래퍼 국장은 북측의 입장을 경청했으며, 미측의 달라지지 않은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클래퍼 국장의 특사 활동은 그동안 DNI가 억류자 석방에 상당히 개입해 왔다는 점에서 적절한 카드였다는 평가다. 지난 8월 미 당국자들의 방북 때에도 DNI 실무자가 동행했으며, 클래퍼 국장은 중앙정보국(CIA) 등 산하 10여개 정보기관으로부터 취합한 정보를 매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면서 석방 전략을 짜 온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퍼 국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만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북한 당국자들을 만나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을 가능성도 있다. CNN 방송은 9일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클래퍼 국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편지에서 클래퍼 국장을 억류 미국인들의 귀환을 위한 자신의 ‘개인 특사’라고 지칭했으며, 편지 내용은 “짧고 명료했다”고 말했다. CNN은 또 북한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억류 미국인들의 행동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으며, 김정은 위원장이 석방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의 친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北 미국 인질석방, 한반도 경색 돌파구 돼야

    북한이 억류해 온 미국인 인질 2명을 그저께 전격 석방함에 따라 북·미 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에도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반(反)공화국 적대범죄 행위’로 북한 감옥에 갇힌 미국인 케네스 배(46)와 매튜 토드 밀러(24) 석방을 위해 물밑 교섭을 해 왔고, 북한이 이에 호응해 미 정부의 요구를 들어준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석방 교섭을 위해 오바마 행정부 내 정보기관 총책임자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을 사실상 대통령 특사 형식으로 파견했다는 점이다. 클래퍼 국장은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등 10여개 정보기관을 총괄지휘하는 인물이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일일정보 보고를 하며 수시로 독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클래퍼 국장의 북한 내 행적은 보도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핵심 실세들과 만나 북한의 입장을 청취했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 인권이 국제사회의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함과 동시에 북·미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북한 수뇌부의 생각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번 석방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화하거나 북·미 관계가 순풍에 돛단 듯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다. 북·미 관계의 키는 무엇보다 북핵과 미사일 문제가 쥐고 있다는 의미에서 극적인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석방 카드가 2차 남북고위급 접촉 무산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북한이 미국 억류자 전원을 석방한 것은 고전적인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국가전복 음모죄’ 등으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1년째 북한에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가 석방 리스트에서 제외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미국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다는 자성론과 함께 대화를 통한 북한 리스크 관리론이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북·미 관계 개선이 현실화되는 상황은 우리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하지만 남북 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우리의 한반도 및 동북아 주도권은 급격하게 약화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더욱이 오늘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일 정상회담을 한다. 센카쿠열도 분쟁과 일본의 집단자위권 확대 등으로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던 양국이 현실적인 실리 추구로 방향을 틀었다는 의미가 된다.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일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간자로서의 위상 확보를 노렸던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외교가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게 된 상황이다. 이런 복잡한 구도 속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깊은 의미가 있다. 2차 고위급 접촉이 대북 전단 문제로 무산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내일 시작되는 육·해·공군의 호국훈련에 대한 북측 비난전이 거세지고 있다. 우리는 북·미 간 현안인 석방자 문제가 해결된 시점에서 김정욱 선교사 석방이 남북 관계 개선의 단초가 된다는 점을 엄중하게 촉구하는 동시에 서서히 닫혀 가는 남북 관계 개선의 문이 이 여사의 방북을 통해 활짝 열리기를 기대한다.
  • 北, 북·미 접촉 걸림돌 사전 제거…남북 관계는 또 속도 조절

    북한이 지난달 21일 석방한 제프리 파울에 이어 8일(현지시간) 케네스 배와 매슈 토드 밀러 등 미국인 억류자 2명까지 추가 석방하면서 남북, 북·미 관계의 흐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북한의 억류 미국인 석방 조치가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이 무산된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남북 관계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북·미 관계를 풀어 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10~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한·미·중 정상 간의 ‘2인 3각 회담’을 앞두고 미국인 억류 문제를 정리한 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사전에 완화하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북한이 특히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의 대북정책 특별대표 임명 등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라인업’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석방한 건 향후 북·미 접촉을 염두에 둔 걸림돌 제거의 수순으로 보여진다. 그럼에도 이번 석방이 북·미 간 본격적인 대화 재개의 촉매제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한·미 외교가의 시각이다. 미국은 지난 7일 우리 측에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방북을 사전 통보했고,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화가 없다는 점을 확고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급’은 낮지만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성 김 특별대표를 내세우지 않은 건 대북 정책과 억류자 석방을 연계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사 표시’로 분석된다. 외교 소식통은 “애초에 미국인 억류 카드를 쓴 북한에 대한 워싱턴의 적대감과 불신이 매우 큰 상황에서 이번 석방이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급진전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특사로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후 미국인 억류 여기자 2명과 귀환했을 때도 북·미 간 관계 진전이 전망됐지만 같은 해 11월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으로 남북 간 대청해전이 발생하는 등 경색 국면으로 회귀했었다. 오히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으로 남북 간 대화 불씨가 지펴질 가능성이 주목된다. 이 여사의 방북 목적이 북한 어린이들에 대한 인도적 물품 지원이지만 비공식적인 ‘특사’로 남북 관계에서 막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달 4일 북한 고위급 3인방 남한 방문에 이어 클래퍼 국장 방북 이후 추진되는 남측 고위급 인물의 방북이라는 점에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 않다. 정부 당국자도 9일 “이 여사의 방북을 (긍정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무대에서의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 등에 억류 미국인 석방이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 소식통은 “북한 인권문제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가 포함된 유엔 결의안 초안의 경우 이미 유럽연합(EU) 등 40여개국이 서명한 가운데 추진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인권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역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가능성이 커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북한, 억류 미국인 다 내놓았다.”, 미국의 ‘선물’은 과연...

    북한이 8일 억류해온 미국인 케네스 배(46)와 매튜 토드 밀러(24)씨를 전격 석방했다. 배씨는 2년만에, 밀러씨는 7개월만에 풀려났다. 이들은 이날 오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북한에 파견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과 함께 평양을 떠나 미국령 괌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날 밤늦게 워싱턴 주 매코드 공군기지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2012년 11월3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뒤 작년 4월30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올 4월10일 북한에 입국한 밀러씨는 지난 9월14일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에게는 모두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라는 죄목이 씌워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4월 29일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됐던 또다른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을 지난달 21일 전격 석방했다. 이로써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 모두 자유의 몸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두 사람의 안전한 귀환에 매우 감사한다”며 “오늘은 그들(케네스 배, 매튜 밀러)과 가족에게 매우 좋은 날이며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온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무부도 환영 성명을 통해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를 대표해 교섭을 담당한 제임스 클래퍼 DNI 국장에게 감사한다”며 “미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이익대표부로서 끊임없이 노력해온 스웨덴 정부를 비롯한 전 세계 우방에도 감사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석방교섭을 위해 과거 전직 대통령이나 정치인을 주로 보내던 관례를 깨고 오바마 행정부내 정보기관 총책임자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을 대통령 특사로 북한에 파견했다. 클래퍼 국장은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등 10여개 정보기관을 총괄 지휘하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매일 아침 일일 정보보고를 하며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석방교섭 과정에서 북한 측이 고위급 대통령 특사의 파견을 요청하자 대북정책을 직접 담당하는 백악관과 국무부의 고위직 인사 대신 북한과 관련한 현안을 잘 이해하고있는 클래퍼 국장을 최종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번 특사 파견은 북핵협상과는 관련이 없다”며 “북한이 기존의 비핵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클래퍼 국장은 특사의 자격으로 정무현안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청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DNI의 한 관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클래퍼 국장이 북한의 말을 들으려고 북한을 찾았지만 핵문제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가는 북한의 이번 석방조치에 대해 유엔 차원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미국인들을 계속 억류하고 있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오는 11∼12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압박정책을 유지하는 양국에 유화적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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