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대북 특사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70
  • [사설] 남북 정상회담 신중한 접근 다짐한 문 대통령

    설 연휴에 한반도 안팎에서 주목되는 메시지 세 가지가 나왔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 발언과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길 기다린다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발언, 그리고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하지 않는다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평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평창 프레스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할 생각이냐”는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모두가)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음이 급한 것 같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뤄지고 있는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대화의 문을 열었으나 남북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지려면 미·북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완곡하면서도 분명하게 내비친 셈이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내놓은 남북 정상회담 제의에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한 답변을 보다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자신이 언급한 남북 정상회담의 ‘여건’이 곧 미·북 대화임을 명확히 하면서, 이를 위해 북측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주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우리 내부의 성급한 정상회담 개최론에 속도 조절을 당부하는 주문으로도 여겨진다. 김여정을 통한 북측의 예상 밖 정상회담 제의 직후 범여권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특사 파견 주장이 제기되는 등 조속한 정상회담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에 야권이 크게 반발하면서 남남 갈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여 온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갈 길이 먼 정상회담을 놓고 괜한 소모적 갈등이 일면서 어렵게 조성된 대화의 불씨마저 꺼뜨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상황 인식이 담겨 있다고 할 것이다. 공은 북으로 넘어갔다. 일주일 뒤 평창올림픽이 막을 내리는 순간부터 한반도는 다시 대립과 긴장의 현실 앞에 서게 된다. 핵을 부둥켜안고 있는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은 지속될 수밖에 없고, 남북 관계 진전을 대북 압박을 푸는 열쇠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성과를 거둘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미 행정부가 우리 정부의 대화 노력에 힘입어 북측의 대화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는 뜻을 밝힌 현시점을 북은 국면 전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 文대통령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 남북정상회담 속도조절

    文대통령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 남북정상회담 속도조절

    北ㆍ美 유의미한 대화 전제 재확인 양측도 대화 필요 공감대 높아져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를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한 외신기자의 돌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북핵 문제의 당사국인 북·미 간 유의미한 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지난 10일 청와대를 찾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공식 방북 요청에 대해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답했을 때와 다르지 않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라는 두 바퀴가 동시에 굴러갈 때에만 비로소 한반도 안보상황도 실질적 진전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표현처럼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를 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서둘러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보다는 미국과 돌다리를 두드리듯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6·15 남북공동선언 18주년인 오는 6월, 또는 8·15 광복절을 맞아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란 식으로 기대감이 고조되는 데 대해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회담시기가 특정될 경우,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조속한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미국과 북한 간에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는 변함없다. 그럼에도 북·미 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조금씩 확산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조심스러운 판단이다. 실제 북·미 대화의 의제를 설정하기 위한 ‘예비대화’ 내지 ‘탐색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는 여러 경로로 감지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에서 “외교 수장으로서 나의 일은 우리가 (대화) 채널을 열어 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우리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올 들어 트럼프 정부 외교안보라인에서 나온 언급 중 가장 진전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 대통령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남북정상회담 속도조절

    文 대통령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남북정상회담 속도조절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를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한 외신기자의 돌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북핵 문제의 당사국인 북·미 간 유의미한 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지난 10일 청와대를 찾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공식 방북 요청에 대해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답했을 때와 다르지 않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라는 두 바퀴가 동시에 굴러갈 때에만 비로소 한반도 안보상황도 실질적 진전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표현처럼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를 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서둘러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보다는 미국과 돌다리를 두드리듯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6·15 남북공동선언 18주년인 오는 6월, 또는 8·15 광복절을 맞아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란 식으로 기대감이 고조되는 데 대해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회담시기가 특정될 경우,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조속한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미국과 북한 간에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 이뤄지는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는 변함없다. 그럼에도 북·미 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조금씩 확산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조심스러운 판단이다.  실제 북·미 대화의 의제를 설정하기 위한 ‘예비대화’ 내지 ‘탐색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는 여러 경로로 감지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에서 “외교 수장으로서 나의 일은 우리가 (대화) 채널을 열어 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우리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올 들어 트럼프 정부 외교안보라인에서 나온 언급 중 가장 진전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힘 받는 한반도 평화해법...남북정상회담 여건 조성되나

    힘 받는 한반도 평화해법...남북정상회담 여건 조성되나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이 16일(현지시간) 개막한 뮌헨안보회의에서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각국에 촉구했다. 전날 수전 손턴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지명자는 인준청문회에서 ‘코피 전략’(Bloody Nose)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실현에 탄력이 붙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여정 북한 특사(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방북 초청에 ‘여건’이 조성되면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이런 ‘여건’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군사적 수단은 재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이 만나 의미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미국은 언제든 그렇게 (논의)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북한이 그렇게 하도록 계속 압박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것이 북한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유럽 역시 북 미사일의 사정거리 내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평양은 워싱턴보다 뮌헨에 더 가깝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최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이 실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거리는 1만 3000㎞로 추정된다.  특히 중국, 러시아에 책무가 크다고 지적했다. 최근 남북 관계를 관망하는 자세를 보였던 중국과 러시아에게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2003년 시작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발판을 마련한 중·미·일·러 및 남북의 6차회담에서 중국은 북미 관계의 촉진자 역할을 한 한국을 도와 ‘중재자’ 역할을 맡은 바 있다.  미국 대북 강경파가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코피전략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는 발언들도 ‘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적 해법’에 힘을 싣는다. 손턴 차관보 지명자는 인준청문회에서 “백악관 관리가 북한을 공격하기 위한 코피 전략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손턴 지명자도 코피 전략은 없다고 이해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손턴 지명자는 “우리의 우선 순위는 외교적 합의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그러나 어떻게 해서든 그(비핵화)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며 최대의 압박을 병행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코피전략은 지난달 말 미국이 빅터 차(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 주한 미 대사 내정자를 철회한 이유로 거론되면서 급부상했다. 빅터 차 내정자가 코피전략을 반대해서 낙마했다는 보도 때문인데, 하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코피전략은 상대에게 가시적이고 치명적인 피해를 입혀 항거불능의 상태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북한이 겁을 먹고 반격을 못할 거라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한국 정부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설 연휴 이후 파견될 것으로 보이는 대북 특사, 대미 특사 등을 선정하고 의제를 조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경형 칼럼] ‘북·미 대화’를 엮는 법

    [이경형 칼럼] ‘북·미 대화’를 엮는 법

    한반도에 갑자기 화해의 기운이 치솟는 것 같지만 아직은 착시 효과일 뿐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김여정 특사의 문재인 대통령 방북 초청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3일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보고를 받고 향후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실무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도 이날 라트비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도 남북 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북한과의 대화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다.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2일 “북한이 우리와 진지하게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화할 준비가 된 때를 결정하는 것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오찬 후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과 대화를 한다 해도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때까지 압박 캠페인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압박과 관여’의 투 트랙을 표방하고 있는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마다하지 않지만, 비핵화가 없으면 압박에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남북한은 평창올림픽과 남북 대화의 두 계기를 활용해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살려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남북 대화를 활발히 하고,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해도 비핵화와 무관하면 별 의미가 없다. 남북끼리의 대화는 한·미 동맹의 공조에도 맞지 않고 국제사회의 호응도 기대할 수 없는 탓이다. 남북 대화의 동력이 북·미 대화로 확장돼 ‘평화로운 비핵화’를 추구할 때, 비로소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 나갈 수 있다. 남북 정상이 만나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의 말마따나 ‘여건 조성’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북·미 간의 대화를 여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 말문을 열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심부름꾼 노릇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 메신저는 트럼프나 김정은의 말과 생각은 물론 숨소리까지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남북을 수시로 오가는 ‘셔틀 특사’가 필요하다. 북한에 특사를 한 번만 보낸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미국과의 공조는 양국 외교 채널을 풀가동하면 된다. 필요하면 특별 참모를 보낼 수도 있다. 셔틀 특사는 북·미 대화를 감안할 때, 과거 북한 전문 명망가보다 미국에 정통한 현 참모가 적합성이 높다고 본다. 로드맵의 수순은 선(先) 북·미 대화, 후(後) 남북 정상회담이 좋다. 남북 정상회담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남북 화해와 협력’을 구현하는 방법론의 하나다. 남북이 정상회담을 먼저 해버리면 미국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 북·미 간에 ‘비핵화’를 본격적으로 다루기에 앞서 탐색 대화라도 하도록 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남북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이 이어지는 동안엔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 발사가 없을 것”(12일자 ‘조선신보’ 보도)이란 분석 기사의 시사점이 크다. 문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도 북 고위대표단 방남 후속 조치로 남북 군사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 문화·인도적 접촉과 교류를 추진해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에 얽매여 한·미 공조를 등한히 해서는 안 된다. 대북 압박과 제재에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발을 빼는 것은 ‘하지 하책’(下之下策)이다. 한 발짝이라도 북한의 양보를 얻어 내려면 4월 재개할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나 방어형 훈련으로의 전환, 미 전략자산의 전개 및 규모 조정 등의 카드를 미국과 충분히 협의해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미국이 주도하는 추가적인 금융제재, ‘압박 전략’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미 공조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문 정부는 물론 트럼프 행정부도 대북 대화의 범위를 좁혀야 한다. 북한의 인권 실상, 잔혹한 독재 등 북한 문제 일반을 제기하기보다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로 수렴해야 한다. 김정은은 ‘핵 무력 완성’에서 한 치도 물러설 기미가 안 보인다. 북한의 협상 전술전략은 지난 25년간 미국을 바보로 만들 정도로 노련하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를 열어야 할 문재인 정부는 신중 모드로 정교한 로드맵을 짜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주필 khlee@seoul.co.kr
  • 대북특사가 이끈 역대 정상회담 ‘북한통’ 서훈ㆍ조명균 특사 유력

    2000년과 2007년 역대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끌어낸 ‘키플레이어’는 대북 특사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남으로 보내 ‘미소외교’로 세계에 메시지를 보냈듯이 특사는 ‘친서 전달자’ 이상의 무게와 의미를 갖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할 첫 번째 특사의 면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우선 거론되는 인물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다. 서 원장은 1·2차 남북 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주도한 배테랑 대북 전문가이며 통일부 관료 출신인 조 장관도 1·2차 남북 정상회담에 모두 관여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0일 김 제1부부장 일행 접견 자리에서 서 원장과 조 장관을 소개하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 북을 자주 방문했던 분들”이라며 “제가 이 두 분을 모신 것만 봐도 남북 관계를 빠르고 활발하게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도 지난 11일 밤 김 제1부부장 환송 때 “제가 평양을 가든, 또 재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해 특사 의사를 밝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화의 불씨는 살려야 하나 아직 남북 정상회담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여건’이 형성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먼저 상징적인 민간 인사를 보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2000년 대북 특사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첫 남북 정상회담을 확정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물망에 오른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사견을 전제로 “임 전 장관은 김정일 위원장과의 담판 경험이 있는 데다 대북 정책에 정통하고 북한에서 볼 때도 중량감을 갖췄으며 이 여사는 상징성까지 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2000년 ‘6·15 공동선언’을 도출한 첫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애정은 각별하다. 김 제1부부장이 방남할 때 타고 온 전용기 편명도 6·15공동선언을 연상케 하는 ‘PRK615’였다. 건강이 허락할 경우 이 여사나 임 전 장관이 방북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6·15 정신 구현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이후 미국과 조율해 정부 인사로 구성한 대북 특사를 파견, 남북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밟아 나갈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민간급은 당국을 대신해 북한에 껄끄러운 얘기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 대북 특사로도 거론되는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북 특사 적임자로 이낙연 국무총리를 지목했다. 청와대는 매우 신중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굉장히 조심스럽게 가는 상황이라, (특사 파견) 시기 등을 말할 수는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비핵화 시동 거는 동시다발 총력외교 필요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으로 우리와 주변국들이 분주해졌다. 청와대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남에 따른 전방위적 후속 조치를 위한 숙고에 들어갔다. 벌써 정상회담 의제 설정과 실무 협의를 위해 평양에 파견하는 고위급 특사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 김여정 일행을 맞았던 남북 관계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꿰뚫고 있는 이들이 적절하겠지만, 쓸데없는 논란을 부를 인사는 처음부터 피하는 게 옳다. 1, 2차가 그랬듯 3차 남북 정상회담까지는 난관이 많다. 대화의 추동력을 확보하려면 국민적 지지를 얻는 일이 급선무다. 청와대만 신난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긴밀한 공조와 이견 조정 등의 절차도 밟아야 한다. 비핵화 실현은 남북 정상회담, 북·미 대화만으로는 모자란다. 6자회담에 참가한 주변 4강의 지원과 협력으로 결실을 보아야 하는 구조다. 통일부 차관이 13일 주한 일본대사, 14일 주한 중국대사에게 김여정 방남 등을 설명한다고 한다. 중국의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이 평창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것도 좋은 신호다. 북·중 관계 회복은 북핵 해결의 원군이 될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남북 교섭이 한반도 평화를 이끌 것이라 말하긴 이르다”고 가시 섞인 반응을 보였다. 평창에서 강경 입장을 보이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최대 압박과 (외교적) 관여를 병행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미국이 아직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인상이다. 한·미 정상의 전화 통화를 계획하고 있다지만 전화만으론 모자란다. 워싱턴에 특사를 보내 북·미 중재를 위한 교감을 나눠야 한다. 미국이 ‘역대 가장 강력하고 공격적인’ 대북 제재를 실시한다는데 ‘포괄적 해상 차단’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상 차단은 한반도의 준전시 상황 돌입을 의미한다. 미국의 진의도 파악해야 한다. 동시다발적인 특사 파견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안 의도가 강도를 높여 오는 미국의 제재를 모면하고 핵·미사일 개발의 시간 벌기를 위한 것인지, 비핵화의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평양 특사는 빠를수록 좋다. 긴박하게 전개될 한반도 상황에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는 주변국들과 상황과 정보를 공유하며 신뢰도 다져 가야 한다. 정부가 주한 대사를 불러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비핵화의 문을 열려면 더 적극적인 총력 외교를 펼쳐야 한다. 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한·미 군사훈련을 실시하면 핵·미사일 도발을 암시하는 주장을 했다. 한 차례 연기된 군사훈련 중단은 불가능하다. 훈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자제하는 게 우선임을 강조한다.
  • [시론] 올림픽 이후 한국 정부의 과제/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올림픽 이후 한국 정부의 과제/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한 달여 동안 압축적으로 개선됐다. 북한 정권의 헌법상 국가원수와 최고지도자가 아끼는 여동생이 문재인 대통령과 네댓 차례 기탄없는 대화를 나누고 김정은의 특사로서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다.작년 말과 비교할 때 이러한 북한의 변화는 우선적으로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에 따른 안보위기나 한국을 따돌리는 북·미 간 타협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축소시킬 뿐 아니라 우리 정부가 민족의 운명 전개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국운 상승의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제대로 개최되기나 할지 걱정했던 평창올림픽의 평화 올림픽으로서의 성공은 덤으로 얻었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은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노벨 평화상감이라고 하고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미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는 것에서도 향후 한반도 평화가 회복되고 정착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됐음을 확인해 준다. 단지 아직 한반도 평화의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는 다루어지지 않고 있고, 북한과 미국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서 3월 중순 패럴림픽까지 끝난 뒤 이러한 평화의 싹이 꽃으로 활짝 필 수 있다고 낙관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북한 정권이 작년 말까지는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완전히 무시하는 통미봉남 구도 조성을 모색하면서 연속적으로 핵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다가 새해 들어 김정은의 신년사와 북한의 주도로 급속도로 남북 관계가 개선됐고, 북핵 문제는 남북 간에 의제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부 국민들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북핵 문제가 악화되기라도 한다면 정부는 미국 정부와 우리 국민 양측에서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또한 4월에는 한 번 연기된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고,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카드화해 이에 대한 또 한번의 수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이번에 펜스 미 부통령이 보여 준 것처럼 북한이 북핵 문제에서 미국이 바라는 수준으로 선행동을 하지 않으면 대화를 배제한 채 최고의 압박과 추가 제재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 정부는 어떤 전략을 펼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울 것인가? 우선 정부는 현재의 남북 관계 개선 기조의 동력을 유지함으로써 최악의 국가 안보 위기 발생을 사전에 억지하는 구도를 확보하고 민족의 운명 개척에 대한 외교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 여론뿐 아니라 미국도 동의할 것이 분명한 이산가족 상봉이나 말라리아 방역 및 의약품 지원 같은 인도주의적인 협력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1월 고위급 회담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한 군사실무회담을 개최해 접경 지역에서의 상호 비방 금지와 NLL 인근에서의 평화보장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 북한의 추가 도발 억지를 확보하면서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보다는 한·미 우호관계 유지를 우선시해야 한다. 한·미 관계가 훼손되는 방식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된다면 미국과 국민의 지지 확보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핵 문제에 진전을 이루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여 북·미 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해 북핵 해결 과정과 남북 관계 정상화 및 개선이 선순환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도록 주력해야 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남북 정상회담을 바란다는 북한이 북·미 대화가 진지하게 진행되는 동안에는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거나 적어도 실험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또는 현재 북한이 핵 문제를 의제로 삼는 것을 거부하고 있지만, 북·미 대화에서 조건이 맞는다면 핵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지를 표명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물론 이미 연기된 한·미 연합훈련에서 전략자산 동원은 자제한다든지, 훈련 규모를 조정하는 것이 한·미 간에 합의된다면 북한의 결단은 보다 쉽게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 文, 대북특사 여부 주목…“트럼프와 조만간 北방남 결과 통화” 관측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공식 요청하면서 향후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여건 마련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 등 국제사회에 설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여러 가지 다양한 방안에 대한 검토가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서 있을 수 있다”면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한·미 간에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 국가를 상대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13일과 14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와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를 각각 면담한다. 관건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장 평화 공세’로 규정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른 시일 내에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 통화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과는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남북관계와 관련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한·미 정상 간 통화는 아직 계획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대북 특사 추진 가능성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아직 대북 특사 문제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북·미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대북 특사 파견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여권 내에서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특사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대화보다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향후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盧, 6자로 북핵포기 공감대…文 앞엔 굳게 닫힌 6자

    盧, 6자로 북핵포기 공감대…文 앞엔 굳게 닫힌 6자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라고 밝힌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게 지난 10일 평양 방문을 요청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의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발언하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과 2007년의 북·미 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당시 북·미 관계 개선과 국내 여론의 지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김대중 정부에서 성사된 2000년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클린턴 정부는 북측에 포용적인 자세를 보였다.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미국 정부는 대북 포용정책을 담은 ‘페리 프로세스’를 내놓았다. 남북관계는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서 2003년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 특검’ 실시로 첫 스텝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첫 스텝은 엉겼지만, 정부는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조율자로 나섰다. 2002년 10월 북한이 농축우라늄으로 핵개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은 2003년 8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일·중·러와 남북이 참여한 6자 회담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측은 6자회담 중에 이탈해 2005년 2월 10일 핵보유 선언을 했다. 2005년 6월 17일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방북해 6자 회담 복귀 약속을 받았지만, 북한은 다시 2006년 7월과 10월 각각 핵실험을 감행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노무현 정부는 남북대화가 북의 비핵화를 협의하는 6자 회담보다 반걸음 뒤에 간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북한이 도발함에도 6자 회담을 병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9월 19일 북은 핵을 포기하고 북·미 간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내용의 6자 회담 공동성명이 발표되는 등 ‘여건’이 조성되자 2007년 10월 김정일 전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한반도의 운명은 한민족이 개척한다는 긍정적 의미에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베를린 선언’을 정상회담으로 연결시켰고, 2007년 노 전 대통령은 ‘동북아균형자론’에 기대어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남북관계 개선의 주도권을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2000년과 2007년, 2018년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2일 “2000년에는 북핵 자체가 없었고, 2007년에는 북핵은 이슈였지만 북 미사일은 저평가됐다”며 “지금은 북측이 핵무장 완성을 선언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완성 단계여서 비핵화 논의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여론도 냉담해졌다. 통일연구원의 ‘국민통일여론’ 조사에 따르면 ‘2~3년 전보다 북이 변화했느냐’는 질문에 2000년 정상회담 직전인 1999년에는 65.58%, 2007년 정상회담 2년 전인 2005년에는 68.4%가 ‘약간 또는 많이 변했다’고 기대감이 섞인 응답을 했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 후인 2003년엔 59.8%, 2008년엔 54.1%만이 ‘북이 변화했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남북정상회담의 ‘여건’으로 우선 비핵화 프로세스가 가장 중요하고, 북측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시점은 남북 합의의 이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상회담을 집권 3년차에 한 김 전 대통령이나 임기 말에 한 노 전 대통령보다 이른 시기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비핵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남북 간 돌파구를 먼저 여는 방안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핵 문제가 중요하지만, 생화학 무기, 반인권 문제 등 수많은 문제들도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靑, 한ㆍ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검토

    WP “펜스 ‘北 원하면 대화’ 시사”中, 평창서 北김영남과 접촉 확인조선신보 “대화 중 핵실험 없을 것” 남북 정상회담의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국 정부가 미국에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제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2일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려면 미국과 협의해야 하고, 미국이 움직이려면 북·미 사이에 소통이 있어야 한다”면서 “선(先) 북·미 대화, 후(後) 군사훈련 논의 순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 소통이 우선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으나, 이는 청와대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 차례 연기한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해 시행하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북한도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온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 북측이 핵실험이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타당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핵·미사일 도발 중단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평창올림픽 이후 대화가 탄력받을 수 있다. 대북 강경 노선을 걷던 미국이 전향적 자세를 보이면서 북·미 대화도 진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한 기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는 등 중국 측 움직임도 활발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만이 남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은 아니다”라면서 “전제조건은 만나서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미·대북 ‘특사 외교’를 가동할 수도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대미 특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뉴욕타임스 “김정은 김여정이 펜스를 갖고 놀았다”

    뉴욕타임스 “김정은 김여정이 펜스를 갖고 놀았다”

    입 다물고 묘한 웃음만 .. “이미지 메이킹 게임서 펜스에 판정승”방북초청·화해의 메시지 .. ‘핵무기 해제 때까지 대북 압박’에 견줘 신선“김정은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대규모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을 때, 전 세계는 그가 올림픽을 독차지할까 봐 걱정했다. 정말 그런 의도였다면, 그에게 김여정보다 더 나은 특사는 없었을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평창올림픽에서 알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며 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으로 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중 앞에서는 입을 열지 않고 묘한 웃음만 지은 김여정이 외교적인 ‘이미지 메이킹 게임’에서 펜스 부통령을 앞질렀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때까지 압박을 강화한다는 ‘해묵은 메시지’를 갖고 온 펜스 부통령과는 달리,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예상치 못한’ 방북 초청과 화해의 메시지를 가지고 왔다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김여정은 등장하는 곳마다 관심을 끌었지만, 펜스 부통령은 올림픽 개회식 직전 문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 자리에 등장하지지 않았을 때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신문은 꼬집었다.개회식에서 남북단일팀이 입장할 때도 청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냈지만 펜스 부통령은 앉은 자리를 지켰고, 이는 문 대통령과 선수단에 실례되는 행동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전 국무부 한일담당관 민타로 오바는 “펜스 부통령이 북한의 손 안에서 놀았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과 거리를 두고, 남북한 관계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깎아내리려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이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펜스 부통령이 남북단일팀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면 비핵화 대화에 정말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그 발언이 미국의 입지를 위축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든 교수는 “남북 단일팀이 입장했을 때 펜스 부통령 부부가 일어서지 않았다는 사실은 미국의 ‘괴롭히기’ 외교행태가 새롭게 바닥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남북 정상회담, 核 성의 있는 조치가 먼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예상대로 ‘3차 남북 정상회담’ 카드를 내밀었다. 성사되면 11년 만의 회담이고 남북 관계 개선의 발판이 마련된다.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비핵화 입구가 될 수 있다. 환영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남북 대화에 부정적이던 북한은 1월 1일 김정은 신년사를 계기로 대남 평화공세로 돌아섰다.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공언하고 대규모 예술단, 응원단을 파견했다. 김정은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행정 수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특사와 대표로 파견됐다. 김정은 제안의 배경은 여러 갈래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시시각각 조여 오는 대북 제재를 완화해 숨통을 트겠다는 측면이다. 대북 제재는 응원단을 태운 만경봉 92호의 남한 입경, 최휘 국가체육위원장의 방남 등에서 완화의 싹을 보였다. 남한을 고리로 국제사회의 제재 균열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굳센 공조를 재확인했다. 김정은 계산처럼 남북 대화 진전이 제재 완화를 보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속셈이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다. 또한 북한 예술단, 응원단을 보는 남쪽 국민들의 냉정한 태도를 잘 봤을 것이다. 제재 완화 술책을 부리거나 평창 참가 청구서를 들이밀다가는 남한 국민의 동의조차 얻기 어렵다. 2000년, 2007년 1, 2차 남북 정상회담 때와는 다르다.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에 핵·미사일의 고도화란 잘못된 길을 걸어온 북한이다. 미국의 대북 불신처럼 남한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불신감이 퍼져 있다. 무조건적인 ‘우리 민족끼리’가 통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4월이면 한·미 군사훈련이 재개된다. 북한은 대북 공격 연습이라며 중단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이 줄어들지 않는 한 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하긴 어렵다.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길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문 대통령이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는 언급도 북한이 만들 ‘여건’을 뜻한다. 우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목표는 비핵화다.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 없다고 공언하는 김정은이지만 핵을 가지려다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고 구체화돼 있다. 펜스 부통령이 김영남 위원장과 동석할 예정이었던 8일의 리셉션장에서 악수조차 하지 않고 조기 퇴장한 것은 미국의 강경한 대북 입장을 드러낸 행동이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한반도 운전자론에 너무 집착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려다 미국과의 공조에 균열을 일으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고 한 걸음씩 전진해야 한다. 거듭 촉구하지만 북한은 최소한 핵·미사일 발사 동결에 버금가는 조치를 국제사회에 선언하지 않고서는 남북 정상회담에 이르는 길을 열기 어렵다는 점, 되새기기 바란다.
  • “남북정상회담 카드, 북ㆍ미대화 열쇠…북측에 도발 억지 위험관리 나서야”

    “남북정상회담 카드, 북ㆍ미대화 열쇠…북측에 도발 억지 위험관리 나서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회담을 요청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회담 성사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북측 비핵화를 두고 북·미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당장은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남북 정상회담 추진이 북·미 대화를 여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달부터 숨가쁘게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고 미국 측에 제재 예외 조치 등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면, 이제부터는 미국 대신 북측에 도발을 억지하도록 위험 관리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4월과 7~9월은 연례적으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던 양대 위기 시즌이다. 한·미 정상이 평창올림픽·패럴림픽 기간 이후로 미룬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4월 1일부터 2개월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하루 전에는 북한 핵미사일 운용부대 전략군 창설기념일(전략군절)이 있고, 8월에는 한·미 을지프리엄가디언(UFG·을지연습) 등이 예정돼 있다. 9월 9일은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이다. 홍 실장은 “북한이 일정 기간 도발을 하지 않도록 9월까지 조율할 경우 남북 대화가 자연스레 북·미 대화로 연결될 것”이라며 “4월 위기는 남북 고위급회담이나 특사 파견으로 대비하고, 7~9월 위기에 대처하려면 남북 정상회담이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일이나 광복절에 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60일 조건’ 등 북측이 일정 기간 도발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있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올해 상반기 중 회담은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달 10일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언급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남북)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면서도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결국 한국·북한·미국이 북핵 문제 개선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 때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남북은 정상회담을 되도록 빨리 열고 싶겠지만 북핵 문제와 남북 관계 개선이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한다”며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정상회담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남북 관계가 호전될 때 돌발적 국면에 대비하자는 제언도 나왔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올림픽까지 오는 과정에서 (제재 해제 요청 등) 미국의 기분이 상할 만한 상황이 있었던 만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다시 연기하자고 미국 측에 요청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될 수 있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남북 대화에 적극적이던 북한이 남측의 성의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갑자기 대화를 거부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더라도 미국은 새 제재로 압박 수준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최대한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미국의 대북 기조 중에 ‘개입’은 사라지고 군사적 압박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어느 정도 조정했을 때 북한의 도발과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을지를 계산할 때”라고 제언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뉴스 분석] 남북정상회담 가시화… ‘북ㆍ미 해빙’에 달렸다

    [뉴스 분석] 남북정상회담 가시화… ‘북ㆍ미 해빙’에 달렸다

    북한이 주사위를 던졌다.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지만, 옥죄는 대북 제재 속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던진 승부수는 남북 정상회담이었다. 비밀접촉을 통해 조율됐던 2000년, 2007년과 달리 김 위원장이 지난 10일 ‘특사’로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보내 친서와 구두메시지를 통해 공개 제안했다는 점이 과거와 큰 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내 대북 강경파가 여차하면 군사옵션까지 쓸 것처럼 목소리를 키우는 상황에서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카드를 내민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일단 한 호흡을 멈췄다.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했다. 정상회담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핵 문제 진전이 전제돼야 하고 ‘비핵화’는 북·미 대화를 통해서만 풀 수 있다. 남북 관계가 급물살을 타는 상황조차 마땅치 않아하는 미국을 감안해 보폭을 맞추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비핵화는 빈틈 없는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때만 가능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신년기자회견에서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 정상회담에 응할 것”이라면서도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이 한결같이 밝히는 ‘여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남북 관계 복원만으로는 결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서 “결국 북·미 대화와 함께 두 개의 축으로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북측에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을 밝힌 셈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사전 리셉션에서 ‘외교 결례’ 논란에도 불구하고 5분 만에 자리를 뜬 사건을 직시하며 북·미 대화에 미온적인 백악관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가 무릎을 맞대도록 설득하는 건 한국 정부의 몫이다. 미국은 북한이 적어도 핵 포기를 전제로 한 핵 프로그램 동결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대화의 입구’에도 얼씬대지 않을 게 분명하다. 핵무력 완성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체제 안정을 담보하려는 북한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핵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게 북한의 일관된 입장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도 고심스러운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접견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측도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민감한 의제가 오르내릴 경우 첫술도 뜨기 전에 판이 깨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북·미 간 대화의 전제조건을 좁혀 가며 신뢰를 쌓아 가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현실화하려는 문 대통령은 대북 특사 파견, 주변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견인하고 미국을 설득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 관리도 중요하다. 4월에 재개될 한·미 연합군사훈련, 7~9월 핵미사일 운용부대 전략군 창설기념일 및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때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움직여야 한다. 일각에서 정상회담 시기로 6·15(1차 남북 정상회담) 18주년이나 광복절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상회담은 상징성보다 의미 있는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의 여건이 필요하다”며 “빨라도 연말 정도는 돼야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기 후반에는 추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회담을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여정의 ‘깜짝 건배사’ 수줍은 표정에 “솔직히 말해서 많이 다를 것”

    김여정의 ‘깜짝 건배사’ 수줍은 표정에 “솔직히 말해서 많이 다를 것”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되리라 생각 못 해”···임종석 실장과 환송 만찬북측 김영남 단장, 최휘·리선권·김창선 등 대남 핵심라인 동석남측 안보실장·통일장관·국정원장 등 외교안보 고위급과 소통수석 참석비공식·비공개 만찬…문 대통령 방북 초청 이후 단계 위한 기반 다지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1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비공식 환송만찬을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만찬은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90분동안 진행됐다.비공개로 진행된 만찬에는 북측에서는 김 특사를 비롯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김창선 보장성원이 참석했다. 김창선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국방위 서기실장으로서 첫 비서실장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보장성원 자격을 동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들 청와대 참모들이 김여정을 옆에서 가장 가까이 본 셈이다. 임 실장은 만찬을 시작하면서 “오늘은 정말 편하게 밥 먹는 자리”라며 김 특사에게 건배사를 요청했다. 이에 김 특사는 수줍은 표정으로 “제가 원래 말을 잘 못 한다. 솔직히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되리라 생각 못 했고 생소하고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하고 같은 것도 많더라”고 말했다고 윤 수석이 전했다. 그러면서 김 특사는 “하나 되는 그 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을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건배사를 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어제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하자 김 특사는 “우리 응원단의 응원 동작에 맞춰 남쪽 분들이 함께 응원해줘 참 좋았다”고 말했다. 이에 임 실장은 “그게 바로 저희였다”고 화답해 남북 양측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만찬 메뉴는 비빔밥과 갈비찜 등이었다.윤 수석은 “만찬은 편안하고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한편, 환송을 위한 만찬 형식이지만 우리측에서 대북 문제를 책임지는 외교안보 라인의 고위인사들이 포함되고,북한 역시 대남 핵심라인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문 대통령에 대한 방북 초청 이후 단계를 위한 기반 다지기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한때 김정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김창선이 보장성원 자격으로 동석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김 특사 등 고위급대표단은 만찬 직후 오후 7시부터 국립중앙극장에서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인천공항으로 이동,2박 3일간의 방남 일정을 마무리하고 전용기를 이용해 북한으로 돌아간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빅터 차 낙마로 한미외교 공백 불가피

    빅터 차 낙마로 한미외교 공백 불가피

    북한의 지속적인 핵 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맞서 한국과 미국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빅터 차 주한 미대사 내정자의 낙마는 양국 모두 손실로 이어질 전망이다.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대북 압박으로 한반도 긴장이 현실화된 가운데 이처럼 워싱턴과 서울을 잇는 핵심 소통채널이 메워지지 않고 장기공백 상황을 맞음에 따라 대북정책 등에 있어 양측의 이견이 노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당초 주한 미 대사로 선택한 차 석좌가 지난해 12월 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개인적인 이견을 표명한 뒤 더는 지명될 것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지명 철회 이유로는 대북압박과 한미FTA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이견이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주미 한국대사에 임명했다. 조 대사는 지난 대선 때엔 문 대통령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소장을 맡았었다. 지난해 5월 말에는 문 대통령의 특사로 임명돼 유럽연합 및 독일 등을 방문했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지재룡 주중北대사 두 달 만에 대외 활동

    지재룡 주중北대사 두 달 만에 대외 활동

    대외 공식활동을 자제하던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대사가 30일 중국 외교부 신년회에 참석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주최로 이날 저녁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열린 외교 사절 대상 신년회에 지 대사가 참석해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와도 간단한 인사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최근 북한에서 외교관들에게 자신감 있게 대외 활동을 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 달여간 외부 활동을 안 하던 지 대사가 중국 외교부 행사에 나왔다는 것은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경색된 대중국 관계도 풀어 보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 대사는 지난해 11월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북 특사였던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평양을 방문했다가 귀국할 때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마중한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13일 열린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도식에도 각국 외교 사절이 대부분 참석했지만 지 대사는 불참해 중국의 대북 제재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은 북한의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과 같은 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화천자동차회사, 조선김평합영회사 등 북한 내 중국 기업 10여곳도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75호에 따라 이달 10일을 전후로 북한에서 철수했다. 북한은 경제 제재에 대해 핵·미사일 문제와 경제를 분리해 대응해 달라고 중국에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지재룡 주중 北대사 두달 만에 대외 활동

    지재룡 주중 北대사 두달 만에 대외 활동

    대외 공식활동을 자제하던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대사가 30일 중국 외교부 신년회에 참석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주최로 이날 저녁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열린 외교 사절 대상 신년회에 지 대사가 참석해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와도 간단한 인사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최근 북한에서 외교관들에게 자신감 있게 대외 활동을 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 달여간 외부 활동을 안 하던 지 대사가 중국 외교부 행사에 나왔다는 것은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경색된 대중국 관계도 풀어 보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 대사는 지난해 11월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북 특사였던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평양을 방문했다가 귀국할 때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마중한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13일 열린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도식에도 각국 외교 사절이 대부분 참석했지만 지 대사는 불참해 중국의 대북 제재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은 북한의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과 같은 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화천자동차회사, 조선김평합영회사 등 북한 내 중국 기업 10여곳도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75호에 따라 이달 10일을 전후로 북한에서 철수했다. 북한은 경제 제재에 대해 핵·미사일 문제와 경제를 분리해 대응해 달라고 중국에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조만간 대북 특사 가능성… ‘한반도 운전자론’ 본격 시험대에

    조만간 대북 특사 가능성… ‘한반도 운전자론’ 본격 시험대에

    文대통령 제의에 대한 화답 성격 靑 “北과 소통 채널 시작될 듯”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육성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지를 명확하게 밝힘에 따라 향후 남북 관계의 공이 우리에게로 넘어왔다. 우리 정부 구상대로 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고 북한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무사히 치른다면 ‘전쟁과 대결’ 프레임을 ‘평화와 공존’ 프레임으로 전환하며 본격적인 대화 국면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반대로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모든 것을 건 우리 정부를 지렛대 삼아 한·미 군사훈련 중단이나 미국 전략자산의 즉각적 철수 등 무리한 요구를 해 온다면 오히려 남남 갈등, 한·미 갈등이 촉발돼 대화의 문이 닫히고 평화 올림픽의 의미마저 쇠퇴해 지금보다 못한 형국이 도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를 논의하는 사전 회담에서 남북 대표단이 이견만 확인하고 돌아선다면 북한은 향후 군사 도발의 책임을 남측 정부에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가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치밀하게 세워 미국과 공조하면서 적극적으로 판을 만들어 갈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할 수 있으니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바란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의에 대한 화답 성격이라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우리가 끌고 가고자 하는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주도권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전석에 올라 한반도 정세를 주도적으로 풀어 가려고 했지만,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서 ‘운전자’로서의 정치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지난해 7월 베를린 선언에서 주창한 ‘한반도 운전자론’이 비로소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까지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곧 남북 접촉을 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선수단 참가 문제만 논의한다면 실무접촉으로도 충분하지만, 이번엔 올림픽까지 시일이 촉박한 데다 한·미 군사훈련 연기, 남북 관계 로드맵 등 실무 수준에서 논의하기 어려운 사안이 적지 않아 특사 파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북 실무접촉 준비 여부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며 우리 입장에 대한 북한과 국제사회의 반응부터 살필 때”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남북 간 직접 채널이 사라졌지만, 중국·미국 등 국제사회와 국제기구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있다”면서 “오늘 제안과 응답을 계기로 그런 소통의 채널도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협의가 잘 이뤄진다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의 한반도 평화선언, 올림픽 이후 이산가족 상봉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 역시 신년사에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북남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당국 간 교류뿐만 아니라 민간 교류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 대화, 남북 관계 개선이 이뤄진다면 결과적으로 북핵 미사일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굉장히 신중하고 면밀하게 더 확인하고 다음 행보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오늘 청와대 입장 발표는 신중한 환영 정도로 해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 측에 화해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김 위원장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핵단추가 있다”는 등의 표현을 동원해 미국을 자극하고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미국 입장에선 북한이 언제든 핵단추를 누를 수 있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우리 측에는 ‘외세와의 핵전쟁 연습을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언급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한국과 미국을 갈라놓으려는 불순한 속내가 담겼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청와대가 미국 외교라인과의 조율을 거쳐 거듭 신중을 기해 오후 4시가 돼서야 이른바 ‘신중한 환영 입장’을 밝힌 이유다. 다만 북한이 신년사에서 추가적인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하진 않았다는 점에서 남북·북미 대화를 고려해 수위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하는 것이 북한의 목표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 정부와의 올림픽 사전 협상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국제사회의 이목을 의식해 무모한 도발은 피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