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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 “포스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될 것”(일문일답)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 “포스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될 것”(일문일답)

    최정우(61) 포스코 신임 회장은 27일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의미의 ‘위드 포스코(With POSCO)’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하며, 기업이 사회와 더불어 발전하며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사회에서 포스코그룹의 제9대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주주총회에서 참석주식 수 기준 96.7%, 총발행주식 수 기준 70.8%의 찬성을 얻었다. 최 회장은 회장직을 놓고 경쟁했던 장인화, 오인환 대표이사와 함께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최 회장은 포스코 창립 50년만에 처음으로 탄생한 포스코 내부 출신의 첫 비(非)엔지니어이며 1998년 이후 20년 만에 나온 비서울대 출신의 최고경영자(CEO)다. 최 회장은 부산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재무실장과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센터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을 역임한 포스코의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최 회장은 ‘위드 포스코’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방향으로 ▲고객, 공급사, 협력사 등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비즈니스 위드 포스코’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소사이어티 위드 포스코’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피플 위드 포스코’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그룹 내 시너지가 높은 유관사업을 발굴해 재배치하고 경쟁 열위의 사업은 재편할 것”이라면서 “임직원들은 형식보다 실질, 보고보다 실행, 명분보다 실리 등 ‘3실(實)’의 마음가짐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포항으로 이동해 취임식을 갖고 포항제철소 2고로 생산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다. 최 회장은 이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가라는 말이 있다”라면서 “포스코는 ‘기업시민’으로서 포스코를 둘러싼 주주와 공급사, 지역사회, 시민 등과 함께 함께 성장하고 공존·공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철강을 둘러싼 글로벌 통상 분쟁에 대한 대응 방안은 - 포스코가 주요 수출국 대부분으로부터 통상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미국은 철강에 고율 관세를 메긴 데 이어 수입 쿼터도 적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세이프가드는 당장 판매량에 영향은 없을 것이다.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통상 분쟁이 장기화되면 주요 시장에서의 경쟁도 강화될 것이다. 포스코는 월드 프리미엄 전략으로 현지 수요를 확보해 나가고 통상 전문인력을 활용해 통상 네트워크를 현지화하는 등 통상 역량을 강화해나갈 것이다. 수출의 현지 소싱을 다변화하고 현지 철강사와의 제휴협력을 통해 현지생산체계를 확대해나갈 것이다. →신성장사업 중 특별히 눈여겨보는 사업은 - 에너지소재 분야다. 포스코는 LG화학과 삼성SDI에 전기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한다. 양극재는 포스코ESM이, 음극재는 포스코켐텍이 생산하고 있는데 두 회사를 통합해서 연구개발과 마케팅의 시너지를 높일 필요가 있다. 전기차와 ESS의 급격한 성장과 맞물려 2030년에는 포스코가 전체 시장점유율의 20%, 연간 15조 이상의 매출이 날 것으로 본다. 양극재와 음극재, 전 단계인 원료 개발까지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바이오 역시 신성장사업으로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다. →비(非) 엔지니어 출신으로서의 강점은 인문계열 전공이지만 철강업의 흐름과 체계,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략, 원가 감사와 비효율성 개선 등 철강업 전반에서 다양하고 실질적 경험이 많다. 철강 전문가는 물론 이공계 전공자겠지만 나는 철강업 전문가다. 포스코의 기술과 공정, 제철소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잔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경제성, 상업성 측면에서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포스코를 더욱 실용 추구하는 강건한 체제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대북사업에 대한 구상은 -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남북경협에서 포스코가 실수요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포스코켐텍이 2007년 북한으로부터 마그네사이트를 수입하려고 했다가 남북관계가 경색돼 중단했다. 지금 마그네사이트는 전량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톤당 170~180만원으로 비싸다. 원료를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다변화해야 하는데 북한이 세계 제2위의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 포스코는 북한에서 석탄을 수입했던 전례도 있다. 1차적으로는 포스코가 필요한 철광석과 원료탄, 음극재의 원료인 흑연 등이 북한에 많다. 이들 원료를 개발하는 데 먼저 역량을 쏟을 것이다. 단계적으로는 북한이 제철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철강업에 투자하는 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조직개편 계획은 - 신성장부분에서 외부 전문가를 모셔오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 포스코는 철강 기업이라는 인식이 있어 그동안 신성장사업을 추진했다 실패도 했다.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사업적 마인드를 가진 외부전문가를 영입하고 해당 조직은 포스코와는 다른, 보다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포스코에 보내온 러브레터 중 가장 인상깊은 내용은 - 2000여건 들어와 있다. 가장 기억나는 건 “아직도 포스코에 갑질이 많다”는 편지였는데 그 부분은 신속히 바꿔나갈 것이다. 50년전 포스코에 땅을 내줬던 한 어부의 아들이 포스코에 대해 자랑스럽다고 한 편지도 기억에 남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문 대통령 지지율 62%…취임 후 최저치

    문 대통령 지지율 62%…취임 후 최저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6주 연속 떨어져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27일 밝혔다. 한국갤럽은 지난 24∼26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지난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6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갤럽 조사 기준 취임 이후 최저치다.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 상승한 28%, 의견 유보는 9%로 조사됐다. 긍정 평가의 이유로는 대북·안보정책(13%), 외교 잘함, 북한과의 대화 재개(이상 12%) 등이 꼽혔다. 부정 평가의 이유로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37%)이 압도적인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12%), 대북관계·친북성향(11%) 등이 뒤를 이었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와 동일한 48%, 자유한국당이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오른 11%를 각각 기록했다. 바른미래당은 5%, 민주평화당은 1%로 나타났다. 노회찬 의원의 별세로 슬픔에 잠긴 정의당은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오른 11%로 2012년 10월 창당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글로컬 강소 대학을 가다] “기술 인재 육성은 기술 입국”…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멘토’

    [글로컬 강소 대학을 가다] “기술 인재 육성은 기술 입국”…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멘토’

    개성공단의 관문으로 통하는 경기 파주시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두원공과대학이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멘토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입주기업을 위한 브랜드·디자인 개발 지원에서부터 근로자 교육 및 신기술 개발, 제품 설계 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대학의 지원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남북 경제협력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대외에 알리는 것을 금기시하는 분위기 탓에 음지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남북 화해 무드 조성으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두원공대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A기업 관계자는 25일 “영세한 사업장이라 홍보는 물론 독자 브랜드 개발엔 엄두도 못 내던 터였는데 두원공대 덕분에 숙원을 해결했고 시장을 넓히는 데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두원공대가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을 시작한 것은 2010년 9월이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5·24조치 이후 경색된 남북 관계로 인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5·24조치란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 교역 중단, 국민의 방북 불허,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두원공대와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개성공단기업책임자회의’ 등이 산·관·학 협약을 맺고 지원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특히 두원공대는 지리적 위치와 우수한 인적·물적 자원을 충분히 갖춘 공업계 중심 대학교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기술 개발 및 애로기술 지원이 용이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대학은 ▲인적·물적 지원을 통해 입주 기업의 기술인력 및 장비 부족 해소 ▲입주기업의 지역적 소외 극복 및 브랜드 경쟁력 향상 ▲개성공단의 인적 자원 개발 및 종합적인 민관 협력체계 기반 마련 등에 중점을 두고 지원 사업을 펼쳤다. 2013년 개성공단 입주 기업 공동 브랜드 시스브로(SISBRO·Sister+Brother) 개발에 성공한 게 손꼽히는 결실이다. 남과 북은 ‘형제자매’라는 뜻이다. 브랜드 제작 산파 역할을 한 두원공대 브랜드디자인과 이종석 교수는 “기업 124곳 가운데 자사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는 16%에 불과했다. 나머지 기업들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으로 판로 개척 및 자생력 확보를 위해 독자적인 브랜드가 절실했다”며 입주기업의 어려움을 전했다.입주기업들은 이 밖에 제품 개발 및 생산기술 향상을 위한 생생한 정보를 비롯해 근로자 교육훈련에 필요한 강의교재 및 교육과정, 기술 및 경영지도 등 적지 않은 도움을 대학으로부터 받았다. 그러나 힘차게 기계를 돌리던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사태를 맞았으며 입주기업들은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주기업의 96%는 재입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원공대는 ‘기술 인재 육성이 곧 기술 입국이요, 기술 입국의 길이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는 건학 이념에 따라 전문 기술인 양성에 힘을 쏟는 공업계 중심의 전문화·특성화 대학이다. 경기 북부 첨단산업단지의 거점 및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 파주캠퍼스(2008년 설립)와 기계, 자동차 계열 중심에서 보건·복지·서비스 분야로 넓히고 있는 안성캠퍼스(1994년 설립)로 나뉜다. 향후 평양에 제3캠퍼스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파주캠퍼스는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맞춤형 인재 공급을 위해 2004년 9월 LG디스플레이와 산학협력을 체결하고 관련 기업에 우수 인재를 양성해 연결시켜 주고 있다. 또 신약개발업체인 ㈜지엔티파마와 ㈜아우라코스메틱스 등 1200여곳의 크고 작은 기업체와 ‘두원가족회사’로 인연을 맺고 홍보 및 디자인 개발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경기도에서 위탁해 파주캠퍼스에서 운영 중인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는 수료생들이 10년 연속 취업률 9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취업사관학교로 자리를 잡았다. 중앙정부로부터 최장 기간 산학협력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 ul.co.kr
  • 국내 중소기업 절반 “남북경협 참여 의향”

    “개성공단 내년 상반기 재개 예상” 43% 국내 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은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 경협 재개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IBK기업은행 북한경제연구센터가 중소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북 경협 사업에 참여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전체의 49.5%는 ‘있다’고 응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8.5%에 그쳤다. 나머지 22.0%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남북 경협 사업의 참여 이유로는 낮은 인건비(76.8%·복수 응답 허용)를 가장 많이 꼽았다. 북한시장 진출(52.5%), 의사소통 원활(33.3%), 지하자원 등 경제적 가치(20.2%), 북방 진출 거점 확보(20.2%)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중소기업들은 정치·경제 불안정(57.4%), 높은 사업 리스크(46.3%), 사업 확장 불필요(35.2%), 경제성 부족(25.9%), 사회간접시설 미비(24.1%)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남북 경협을 위해 가장 시급히 추진돼야 할 사업으로는 전기·통신·교통 등 인프라 정비(66.2%), 일관성 있는 남북경협 정책 추진(63.6%), 투자 보장 등 법적 보호장치 마련(58.5%), 개성공단 재개와 제2 개성공단 조성(29.2%) 등이 꼽혔다. 개성공단 재개 예상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2019년 상반기’라고 응답한 비율이 42.7%로 가장 높았다. 2019년 하반기(19.6%), 재개 불확실(15.6%), 2018년 하반기(12.1%), 2020년 이후(10.1%) 등의 순이었다. 제2 개성공단 조성에 대해서는 58.3%가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19.6%에 그쳤다. 제2 개성공단 예상 지역에 대한 답변은 개성 인근(48.7%), 평양 인근(14.1%), 나진·선봉 특구(10.6%)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여건이 조성된다면 국내 공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대신 북한 근로자를 채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75.5%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IBK북한경제연구센터는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북 정책 추진으로 사업 리스크를 해소하고 투자 보호장치를 마련해 법과 제도 측면에서 면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업은행은 앞으로 있을 중소기업의 남북 경협 사업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5월 IBK경제연구소 내에 북한경제연구센터를 신설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남북, DMZ 내 GP 동시 철수한다… 판문점선언 이행 후속 조치

    강경화 “김정은 비핵화 의지 공개 피력…남북 교류 협력, 국제제재와 상충 안해” 남북이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를 함께 철수하려고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국방부가 전날 국회 국방위에 DMZ 내 GP 병력과 장비 철수 계획을 밝혔는데, 북한 역시 감시 초소를 철수하기로 협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날인 24일 국방부는 DMZ 내 GP 병력과 장비를 시범 철수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해 전면적 철수를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북한의 GP 동시 철수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북한 GP는 그대로 둔 채 우리 GP만 일방철수하는 게 아니냐’며 ‘안보 불안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남북이 함께 4·27 판문점선언 합의에 따라 DMZ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후속 조치를 밟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은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 시설 해체 작업을 시작하는 등 6·12 북·미 정상회담 후속조치도 차근차근 이행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피력한 비핵화 의지를 믿고 협상해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명확히 문서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서명했다”면서 “그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해 우리가 진정성과 인내심이 결여된 상태에서 협상에 나간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정부가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서 대북제재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유엔안보리 측에 제안한 데 대해 “안보리 제재의 틀 안에서 제재 예외 신청을 하는 것이고 (국제사회의) 제재의 틀에 상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선 “지금은 재개를 얘기할 여건이 아니다”라며 “본격적인 경협을 하려면 여건이 성숙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조기 종전선언 가능성도 열어뒀다. ‘8월에 종전선언이 가능한가’란 자유한국당 김재경 의원의 질문에 “가급적 조기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국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 종전선언의 중국 참여에 대해 “중국도 한반도 문제에서 같이 협력해야 할 중요한 상대국”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합의의 무게를 더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선 “한·미 동맹 차원의 문제로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놓을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이 부분은 한·미의 생각이 같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평화의 시대 첫발… 대통합은 시대적 사명”

    “평화의 시대 첫발… 대통합은 시대적 사명”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 지구촌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유일한 길은 비핵화입니다. 기독교계가 국론 대통합에 앞장서야 합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앰버서더 호텔 1층 커피숍.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법인 창립총회를 마친 직후 상기된 얼굴로 기자와 만난 이영훈(64) 여의도순복음교회 위임 목사는 “지금 시점에서 대통합은 가장 필요한 시대적 사명”이라며 특히 기독교계야말로 그 엄중한 사명에 가장 충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한교총 법인이 사실상 출범한 날 개신교 지도자들이 한반도 평화에 힘을 모으자며 한목소리로 다짐하고 나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영훈 목사는 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을 비롯해 맡고 있는 직책이 10여개가 넘는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속한 기하성 총회장, 굿피플 이사장, 한국교회봉사단 공동대표, 사단법인 겨레사랑 이사장…. 그 다양한 직책 그대로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며 한국 개신교계의 연합과 일치, 대통합 움직임을 주도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그런 그가 요즘 가장 치중해 분주하게 매달리는 부분은 바로 한반도 평화이다. 그래서 이 목사는 보수 개신교계로부터 “빨갱이” 소리를 듣는다며 웃었다. 왜 이 목사는 그렇게 한반도 화해와 비핵화에 치중할까. “올해는 우리 정부가 수립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1900년 동안 흩어졌던 이스라엘이 독립 선언으로 건국한 지 7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고요. 하나님이 역사를 주관하신 기간이란 공통점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70은 ‘회복의 대희년’이란 종교적 의미를 갖는다고 귀띔한 이 목사는 “그런 역사적 전환기에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평화의 시대로 들어가는 첫발을 뗀 만큼 대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얼마 전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우리와는 영 딴판인 의회의 활동상을 보고 인상 깊었습니다. 11개 정당의 의원 140명이 극보수에서 극진보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지만 국익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나라를 위한 결정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지요.” 나와 다르면 적으로 여기기 일쑤인 분열이야말로 한국사회의 가장 큰 병폐란다. 그래서 여전히 60년 전의 프레임에 갇혀 좌우의 극렬한 대립이 일상화된 한국의 초상이 안타깝단다. “이제 막 첫 단추를 꿴 것일 뿐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듯이 통일 논의에는 꾸준한 대화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북한에서 비핵화의 조치가 지체되는 이유를 놓고도 “(북한이) 더 많은 것을 얻고자 하지만 아직 기대치에 못 미치기 때문”이라며 “기대치에 미치면 완전한 비핵화로 반드시 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의 과정에서 견고한 한·미 동맹관계의 지속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동맹관계의 지속을 위해 기독교계의 역할과 노력이 절대적입니다.” 한반도 평화에 새삼스레 기독교계의 역할을 입에 올린 이유가 뭘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 정부 수뇌부와 상·하원의 보수성향 의원들이 모두 개신교 신자입니다. 한반도 비핵화의 성패를 결정짓는 이들과 좋은 유대관계를 맺는 게 당연하지요. 기독교계의 신중한 노력과 역할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 목사의 주장은 빈말이 아니다. 실제로 한·미 양국의 기독교계가 북·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여러 차례 만나 긴밀하게 협력해 온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워싱턴에서 기도회를 가졌고 애틀랜타, 뉴욕, 하와이에서도 한·미 기독교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열었었다. 따져 보면 4대에 걸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목사는 북한 기독교와 뗄 수 없는 관계의 개인사를 갖고 있다. 평양의 무역회사 이사장이었던 이 목사의 증조부와 같은 회사 회계 담당이었던 강양욱은 북한 지역에 들어온 초기 선교사로부터 함께 신앙을 받아들였다. 이 목사의 증조부는 이후 평양 서문밖교회의 장로로 활동했고 칠골가계(김일성 주석의 친모 강반석 혈통) 일원인 강양욱은 북한 부주석까지 지낸 뒤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을 창시한 인물이다. 현재의 조그련 위원장인 강명철 목사는 강양육의 손자이다. 그런 인연 때문일까. 이 목사가 위임목사로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인도적 대북 지원 차원에서 늘상 선도적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남북 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평양 심장병원 건립은 대표적인 예이다. 북한의 요청에 따라 북한지역 200개 군 모두에 보건소를 짓는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20개가량을 세웠지만 역시 중단된 상태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북측에서 심장병원을 빨리 완성해 달라는 요청이 왔어요. 병원은 3~4개월이며 완성할 수 있고 보건소 짓는 일도 곧바로 재추진할 수 있어요.” 기독교 차원에서 북한지역 교회 복원은 미룰 수 없는 일일 터. 하지만 이 목사는 그런 것보다 인도적 차원에서의 의료, 교육, 복지에 대한 투자가 더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갈라진 한국 개신교계가 더욱 똘똘 뭉쳐 통합을 이뤄내자고 힘주어 말한다. “한국 기독교는 자체적인 개혁과 정화의 노력이 부족해요. 사회 대통합에 앞서 기독교계가 먼저 통합에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가진 자들이 자신의 역량과 노력으로 갖게 됐습니까. 국민들의 노력으로 된 것이지요. 교회들이 쌓고 누리려만 들지 나눔에는 소홀합니다.” 초기 교회가 칭찬받고 높이 평가되는 것은 바로 가진 것을 나눴기 때문이라는 이 목사. “기독교의 진정하고 영원한 정신은 나눔과 섬김”이라며 “이 명쾌한 진리는 한두 교회가 아닌 모든 교회가 함께 발맞춰 실천해야 한다”며 기독교 대통합의 큰 의미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한·중·러 철도 연결 땐 압록강·두만강 동북아 경제중심지 될 것”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한·중·러 철도 연결 땐 압록강·두만강 동북아 경제중심지 될 것”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와 경제협력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서울신문은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4회에 걸쳐 남북경협의 시야를 압록강과 두만강, 중국 동북 3성 그리고 러시아 연해주, 몽골, 일본까지도 아우르는 ‘동북아 경제지도’로 넓힐 것을 제안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5회에선 한·중·일·러 4개국 학자들과 함께 동북아 경제지도를 모색하는 지상대담을 싣는다. 이들은 총론에는 동의하면서도 각자 처한 위치에 따라 사뭇 다른 진단을 내놓았다. →동북아 경제지도에서 압록강·두만강 하구가 주목받고 있는데.-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임 위원) 남북협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압록강·두만강 하구의 중요성이 눈에 들어온다. 현재 북·중 경협의 70%가량이 신의주·단둥에서 이뤄진다. 두만강 하구는 아직까진 취약하다. 정치 바람에 취약하고 북·중·러 협력틀도 취약하다. 단둥은 열려 있는 공간인 반면 연변은 변경이다. 단둥은 돈이 많이 굴러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관광도 꽤 활발하다. 연변은 백두산에 가기 위해 잠깐 들르는 정도다. 연변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력에서 관건은 현지 조선족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이다. 조선족과 동반자 관계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조선족을 미래 협력 파트너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아르촘 루킨 러시아 극동연방대 국제관계학 교수(루킨 교수) 러시아와 북한 모두 두만강 하구 프로젝트에 한국이 투자하길 바란다. 나진·하산 철도연결 사업을 재개한다면 매우 긍정적일 것이다. 대북 제재와도 무관하다. 농업과 수산업에서 한국의 기술과 자본, 러시아의 토지와 자원,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하는 것은 투자가치가 크다.-왕이웨이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왕 교수) 북한은 40년 전 중국처럼 굉장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제재가 풀리면 압록강·두만강에서 경제협력이 급성장할 것이다. 북한 투자에 관심 있는 중국 기업이 많다. 물론 한국과 일본, 러시아도 나서야 한다. 가장 급한 건 서울에서 중국 단둥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직행할 수 있는 철도망이다. 그럼 압록강 하구와 두만강 하구는 동북아 경제지도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중국 국익에도 부합한다. 중국으로선 동북 3성 개발이 국가적 과제다.-미야모토 사토루 일본 세이가쿠인대 특임교수(미야모토 교수) 압록강·두만강 개발을 처음 시작한 건 일본이었다. 압록강철교, 수풍댐을 만들었고 조선총독부 직속 독립행정기관인 나진청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북한 자원을 이용해 동북 3성의 중화학공업을 발전시켰다. 냉전 이후 압록강·두만강은 낙후지역이 돼 버렸다. 가치는 높지만 걸림돌이 많다. 북한에 투자해 성공한 중국 기업이 없다. 북한 투자는 불확실성이 크다. 러시아는 중국을 경계하고 중국은 조선족 문제로 한국을 경계한다. 두만강과 달리 압록강 하구는 좀 쉽다. 북·중 교역이 활발해질 수 있는 조건이다. →동북아 경제지도를 바라보는 각국 입장은 무엇인가. -루킨 교수 대규모 프로젝트에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한국은 지금까진 말로만 투자했다. 한국 기업들은 연해주에 투자하는 데 위험 부담이 크다고 느낀다. 무엇보다 미국 눈치를 본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다양한 한러 경제협력 사안이 미국 제재 조치에 막혀 있다. 러시아로선 금융, 첨단 기술,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하고 싶다. -왕 교수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는 남북경제협력과도 접점이 있다. 한반도와 중국 동북 3성, 러시아가 직접 만나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이를 통해 낙후됐던 동북 3성이 큰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동북아경제지도는 5개국 모두에게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한국과 중국이 가장 많은 공동 사업을 할 것이다. 일본은 조금 다를 것이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신중하고 북한은 일본에 호의적이지 않다. -미야모토 교수 일본은 북한과 무역을 했던 경험이 있다. 북한이 일본에 갚지 않은 채무 가운데 경제산업성에서 관리하는 게 4000억엔(약 4조원)가량이다. 북한에 차관으로 준 쌀 30만t도 있다. 일본 기업으로선 금전관계가 분명하지 않아 투자하기를 꺼린다. 국교 정상화하면 경제협력한다는 말은 나오지만 그전에 북한이 빚을 갚아야 한다. 북한은 신용이 없으니까 아무도 투자 안한다.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임 위원 박근혜 정부가 주장했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북핵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게 결정적 약점이었다. 더구나 북한을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꿔야 하고 바꿀 수 있으며, 그게 안 되면 물리적 수단도 불사하겠다는 접근법이었다. 북한 입장에선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었다. 오히려 지금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주목할 수 있는 국면이다. 문재인 정부는 절실함에서 시작한 정권이다. 그래서 대북정책의 성과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전쟁만은 안 된다는 데서 출발했으니까 같이 잘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거다. 문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을 거치면서 북한의 변화상을 우리가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퍼주기 논란, 불신, 붕괴론 등이 여전히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다. 비핵화 이후를 고민할 준비가 우리 스스로 제대로 돼 있는지 의문이다. -루킨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보다 독립적 국가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 러시아는 동북아 국가들이 국제무대에서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본다. 러시아 입장에서 그런 시스템이 가장 안정적이다. 그런 맥락에서 러시아는 한반도 통일을 가장 순수하게 지지하고 바라는 유일한 국가다. 미·일·중은 남과 북이 따로 있는 게 좋다. 통일 코리아는 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다. 통일 코리아가 자리잡으면 일본과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 이익이다. -미야모토 교수 한국에선 대체로 보수 정권과 진보 정권으로 구분하는데 그걸로는 실상을 다 파악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는 핵실험과 미·일의 비판에 직면해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보수 정권은 다 잘못했고 진보정권은 다 잘했다는 건 사실과 맞지 않다. →한국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임 위원 북한을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의 동반자로 세우는 것이 관건이다. 북한은 자기들 방식으로 개방할 것이다. 그때쯤이면 핵심은 중국에서 다 가져갈 수도 있다. 중국은 10년 넘게 준비했다. 우리는 10년을 허송세월했다.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왕 교수 지도에서 한반도를 보면 고대 로마와 닮았다.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한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가 새롭게 도약하는 기회를 맞을 수 있다. 밥을 한꺼번에 다 먹을 순 없다는 중국 속담처럼, 아직 불확실성과 위험 부담이 많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상만 앞세울 순 없다. 일부 한국인들은 국제관계를 감정으로 접근한다. 국제관계에서는 어떤 일도 발생할 수 있다. 중립적인 마음으로 길게 보고 통일과 동북아경제지도를 생각하길 권한다. -미야모토 교수 북핵문제가 다 해결된 게 아니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이란이 미국 등과 핵 합의를 한 뒤 일본은 이란과 관계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핵 합의를 파기했다. 국제관계는 언제라도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도쿄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블라디보스토크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베이징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남북사업에 北제재 예외 필요” 비핵화 돌파구 찾아나선 정부

    강경화 “제재 완화 단계 아냐” 강조 판문점 선언 이행에 제재 영향 커 전문가 “장애되는 부분 유예해야” 정부가 4·27 판문점 선언 이행에 필요한 대북제재 예외 인정을 강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해 “지금은 (대북제재) 완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미국 측에 강조한 부분은) 남북사업에 필요한 대북제재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더이상 제재할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하다. 그러다 보니 단순한 남북 간 접촉에서도 자칫 제재 규정을 위반할 우려가 있는 실정이다.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와 미국, 일본, 한국 등의 정부 독자 제재로 인해 ‘대량 현금’(bulk cash)의 대북 유입뿐 아니라 남북사업을 위한 민간 비행기, 선박의 출입과 물자 제공 등에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것이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군통신선 연결,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금강산 면회시설 개보수 등에 있어서도 대북제재의 영향을 받고 있다. 앞서 남북 군사당국은 지난 1월 남북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재개했지만, 복구를 위한 광케이블 전송장비 구성품 및 문서교환용 팩스 등 물자 제공이 제한되면서 지난달 16일에야 복구를 완료한 바 있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현 대북제재 상황은 구리선 하나 넘겨주는 것조차 안보리와 미국 등 관련국과 긴밀히 협조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촘촘한 대북제재로 인한 고충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1월 말 마식령 스키장 남북 공동훈련, 지난 4월 초 평양 예술단 공연, 지난 3일 남북 통일농구대회 참여를 위한 방북 때마다 대북제재로 인해 국내 민간 항공기 섭외에 어려움을 겪었다. 북한을 경유한 항공기는 180일 동안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미 행정부의 독자 제재 때문이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을 위해 지난 20일 동해선 공동점검에 이어 24일 경의선에 대한 방북 공동점검에 나설 예정이지만, 대북제재로 인해 구체적인 사업 추진보다 공동연구조사단 구성·운영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는 남북관계 진전을 통한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진전에도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 상시 대화채널인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등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사업에 필요한 대북제재의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판문점 선언의 이행이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한다”며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판문점 선언 이행에 장애요인이 되는 제재 부분에 있어서는 상시적인 유예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유시민 “대기업 2·3세 경영인 중 김정은만한 사람 있나”

    유시민 “대기업 2·3세 경영인 중 김정은만한 사람 있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를 국내 기업 2·3세 경영자들과 비교했다. 유 전 장관은 19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 초대받아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기업인들이 남북교류에 앞장설 필요성을 강조하는 하면서 대기업 세습 경영자들의 혁신적 행보를 촉구하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북한과의 교류는 산림녹화 사업과 산업 등 두 측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본다. 이 가운데 산림녹화는 지금처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지원해도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기업인들의 적극적 참여를 주문했다. 이어 “북한이 개방하면 북측 경제개발구역에 우리 자본이 들어가야 한다. 그 좋은 것을 왜 다른 나라에 뺏기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기업인들이 당장 노동당 간부 등도 만나게 될 것이고, 산업 쪽에서 넓고 깊은 남북간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전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를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큰 기업의 2·3세 경영자들 가운데 김정은 만한 사람이 있느냐”며,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절대권력을 다르게 써서 바꾸려고 하지 않느냐. 그게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은 이후에도 “할아버지, 아버지보다 더 혁신하려는 2·3세 경영자가 얼마나 되느냐”며, 거듭 국내 대기업 세습 경영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는 배경으로 어린 시절 유럽에서 교육받은 경험 등을 들었다. 또 “핵을 끌어안은 채 가난하고 비참하게 사는 길과, 핵을 버리고 좀더 행복하게 사는 길 사이에서 고민해서 후자를 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남북교류에 기업인들이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유 전 장관은 “북한과의 교류는 산림녹화 사업과 산업 등 두 측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산림녹화는 지금처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지원해도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 신경제 중심지 경기도, ‘3대·3로’로 평화 이끌자”

    “남북 신경제 중심지 경기도, ‘3대·3로’로 평화 이끌자”

    경제특구·교통망 등 전략사업 제시 신성장 거점·생태 복지 등 목표 구상 “北 우수 인력·풍부한 지하자원 활용”문재인 정부의 남북 정책을 토대로 한 경기도 차원의 정책 방향이 공개됐다. 경기지사 인수위원회인 새로운경기위원회 이한주(가천대 교수) 공동위원장은 19일 경기도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평화시대의 경기도’ 정책토론회의 기조발제 ‘평화협력시대-경기도가 할 일’에서 경기도의 평화경제 3대(帶)·3로(路) 전략을 제시했다. 3대는 경의축·경원축·DMZ 동서축 지대를 말하며, 3로는 경의선·경원선·환황해 해양로드를 말한다. 이 공동위원장은 3대·3로 전략으로 경기도를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중심지, 한반도 경제 공동체의 신성장 거점, 한반도 사통팔달의 교통인프라, 살고 싶은 생태 복지의 경기 북부 등 4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경의선축에는 통일경제특구 조성과 남북 경의선 연결, 한강하구 남북 공동 활용 및 명소 조성, 경의중앙선 도라산역 연장, 2020년 개통 예정인 서울~문산고속도로 조기 준공, 개성수학여행과 개성·파주 마라톤 대회 추진 등의 6가지 전략사업을 소개했다. 경원축에는 통일경제특구 조성과 남북 경원선 연결, GTX-C연결과 순환철도망 구축, 남북 연결 도로 및 고속도로망 확충, 친환경 디자인 융합클러스터 구축, 공연·예술 및 휴양 산업 육성, 대북 농업 교류 전초기지 조성 등의 7가지 전략사업을 제시했다. 이 밖에 DMZ 동서축에는 DMZ 생태평화 관광벨트와 올레길 조성, 세계생태평화축제와 DMZ 세계평화포럼 개최, 임진강 수계 공동 관리, 강화∼간성 고속도로 사업 추진 지원 등의 전략사업을 소개했다. 앞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한반도 평화번영시대의 전망’을 주제로 한 기조발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에 대한 인식이 “김정은 위원장이 추구하는 새로운 국가상의 인정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0년 말 이전 비핵화·북미 수교·경제 제재 해제·평화협정 체결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 미사일(핵)에만 주목해 알지 못했을 뿐 북한은 이미 7년 전부터 경제 개방을 공식화하면서 외국인 투자에 바탕을 둔 고도경제 성장 방안을 구상해 왔다. 북한에는 우수한 노동력과 인력, 풍부한 지하자원, 빼어난 관광자원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은 중국이 천안문 사태를 잘 넘기면서 고도성장을 이룬 사실 등을 벤치마킹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도가 주최하고 새로운경기위원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세종연구소 등이 공동 주관한 정책토론회에는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이재헌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 한모니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박철수 한라대 동북아경제연구원장 등이 참석해 남북 평화협력 시대 경기도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극동개발 땐 부산~블라디보스토크 ‘한반도 新경제’ 퍼즐 완성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극동개발 땐 부산~블라디보스토크 ‘한반도 新경제’ 퍼즐 완성

    지난 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남쪽 방향으로 자동차로 3시간여 정도 달리자 작은 항구도시가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를 잇는 ‘신(新)북방 실크로드’의 거점, 자루비노 항구다.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궂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선박 하역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자동차로 1시간여 정도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러시아와 중국, 북한 3국이 맞닿은 국경 지역이 나온다. 중국의 국경도시 훈춘까지는 63㎞에 불과하다. 한때 러시아에 중국 관광 붐이 일었을 때에는 자루비노를 거쳐 훈춘으로 향하는 도로에 버스가 하루에 몇 대씩 다녔다고 한다. 자루비노항은 잠재력이 큰 항구다. 무엇보다 중국, 북한, 한국, 일본 등과 근접하다는 점에서 위치가 탁월하다. 러시아 정부는 자루비노항을 동북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개발 및 현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남·북 관계 개선 시 한반도에서 유렵 대륙으로 통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 인근 평야를 따라 길게 뻗은 철도 위로는 간간이 중국 훈춘으로 가는 석탄이나 휘발유를 실은 화물 열차가 다녔다. 북한의 나진역, 두만강역을 거쳐 러시아 하산으로 연결되는 철도도 이 철도와 합류한다. 철길은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출발역이자 종착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역으로도 이어졌다. 앞으로 남·북·러 철도가 연결되면 부산에서 출발한 여객 열차가 이 지역을 지나 유럽 대륙으로 갈 수 있다. 거꾸로 러시아산 석탄을 싣고 우수리스크역에서 출발한 화물 열차가 북한 국경을 넘어 서울역에 도착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주로 바닷길을 통해 이뤄졌던 한·러 교역이 한층 원활해지고, 또 수월해진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2년째 무역업을 하는 한 한국인 사업가는 지난 2일 서울신문과 만나 “지난달 러시아의 우수리스크역에서 북한의 두만강역으로 곡물 150t을 운송하는 사업에 참여했다”며 “이번 건을 시작으로 앞으로 북한을 지나 한국까지 물건을 보낼 수 있는 철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되면 극동 러시아 지역은 동북아 비즈니스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뿐 아니라 기업가 입장에서도 남·북·러 철도 연결을 비롯한 북방 경제협력 활성화는 새로운 기회로 인식됐다. 화물 운송 및 수산물 판매업을 하는 이스트 파트너스사의 알렉산드르 야코블레프 대표는 지난 3일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남·북·러 철도 연결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물류 유통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스트 파트너스사는 한국에 석탄 및 수산물을 공급한다. 야코블레프 대표는 “해상 운송보다 철도로 운반하게 되면 비용 자체가 굉장히 저렴해진다”며 “러시아 사업가 입장에서도 남북 상황이 호전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스트 파트너스사는 2015~2016년 대북 교역 사업을 추진했으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벽에 부딪혀 철수했다고 한다. 야코블레프 대표는 “한국은 기술과 노하우가 있고 러시아는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면서 “해산물과 농업 등의 분야에서 양측이 결합한다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의 극동지역 개발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 측에 연일 투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과 극동지역에 경제선도개발구역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한·러 정상이 합의한 공동성명에도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력한 극동지역 개발 의지가 엿보인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루스키섬은 오는 9월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들떠 있는 분위기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동방경제포럼에 한국, 북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지도자들을 모두 초청했다. 동북아 주요 국가들의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인다면 역사적인 만남이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러시아 극동지역을 신(新)경제지도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여기고 북방경제협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극동지역에는 우리 기업 40여개가 진출해 있다. 하지만 인구 650만명의 작은 시장 규모, 1990년대 초반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도입 이후 아직 남아 있는 관료주의, 인프라 부족 등으로 선뜻 투자를 망설이기도 한다. 2015년 블라디보스토크로 파견 나와 3년째 활동하고 있는 국내 기업 관계자는 “환율 등 외부 변수, 정치적 영향 등으로 국내 기업들이 활발하게 극동지역에 진출하지 않았으나 한반도 평화무드를 타고 이런 변수가 걷히면 매력적인 지역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민간위원으로 활동 중인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극동지역 내 생산기능에 수송, 하역, 보관, 가공, 포장 기능을 결합시키는 형태로 한·러 협력이 가능하다”며 “철도 중심의 단일운송을 도로, 항만, 항공과의 복합운송으로 전환시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블라디보스토크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국가 주도 시장화…‘개성·신의주·나선’ 동북아경제 중심에 서다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국가 주도 시장화…‘개성·신의주·나선’ 동북아경제 중심에 서다

    중국 단둥시 중심가에 있는 북한식당인 류경식당에서는 저녁 6시 30분이 되자 종업원들이 한복으로 갈아입고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은 시작과 마무리만 북한 노래이고 나머지 5곡은 모두 중국 노래다. 식당을 채운 손님 30여명 가운데 2명을 빼곤 모두 중국인이어서다. 음식과 공연 모두 중국 손님 취향에 맞춘 이유는 딱 하나, 돈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공연은 사회주의 모자를 쓴 북한식 ‘주체 자본주의’의 단면을 보여 준다.북한을 빼놓고는 ‘동북아 경제지도’ 자체가 불가능하다. 남북 경협은 개성, 북·중 경협은 신의주, 북·중·러 경협은 나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이 거부하면 한국은 대륙으로 갈 수 없고, 중국은 동해로 나올 수 없다. 북한도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북한은 자신들의 지정학적 입지를 디딤돌 삼아 동북아 경제지도의 중심이 되려 한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만난 북한 노동자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인 사업가들,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말하는 현재 북한의 모습은 딱 ‘잘살아 보세’를 외치던 산업화 시기 한반도 남쪽을 떠올리게 한다. 그 당시 국가가 나서서 경제발전을 독려하고 외국으로 광부와 간호사, 건설노동자를 보내던 걸 21세기 한반도 북쪽에서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에서 파견한 노동자들은 대북제재 와중에도 여전히 중국 곳곳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10년 넘게 북한 관련 연구를 하는 남모씨는 “훈춘이나 투먼에선 지금도 북한 노동자 수천명이 기숙사형 공장에서 일한다”면서 “매일 자체적으로 자아비판과 사업평가로 이뤄지는 ‘총화’를 하고 그 결과를 대사관이 보고받는다. 철저하게 북한 당국 관리하에 파견노동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단둥 현지조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문화인류학자인 강주원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단둥에 나와 있는 북한노동자는 2만명 규모”라고 밝혔다.북한 노동자들은 중국에서 인기가 높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일을 잘하는 데다 성실하기 때문이다. 남씨는 “훈춘에 있는 한 중국 식당이 중국인 종업원 8명을 쓰다가 북한 종업원 4명으로 바꿨는데 일을 더 잘한다고 칭찬하는 걸 들었다”면서 “중국만 해도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한국에서 동남아 노동자를 찾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한 중국인 사업가는 의류를 생산하는 북한 공장과 거래하는 게 무척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북한 공장에 200명이 일하는데, 500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면서 “북한 공장을 방문해 보니 마감시간을 맞추기 위해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를 ‘북한식 발전국가’로 표현했다. 그는 “1990년대엔 자생적으로 시장이 발생했다면 지금은 국가 스스로 계획경제 안에서 시장을 포괄하려 한다”면서 “한마디로 ‘국가가 주도하는 시장화’다. 시장이 발달하면 북한 체제가 붕괴할 거라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순진한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응구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명예소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박봉주 총리에게 경제정책을 일임한 뒤 젊고 해외를 아는 240명을 모아 연구팀을 꾸렸다”면서 “이들은 수년 동안 한국, 중국, 미국을 연구하고 있다. 북한은 지금 이들이 세운 경제개발계획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변화상은 북한에서 온 보따리상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오전, 훈춘에 있는 한 세관 앞에서 북한에서 온 보따리상 일행 5명과 조심스레 대화를 나눴다. 함경북도에서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이들은 50대에서 70대 여성들이었다. 훈춘에 있는 친척 방문 목적으로 정식 도강증을 발급받아 1개월을 체류한 뒤 귀국하기 위해 세관 검사를 받는 중이었다. 현재 동네에서 인민반장을 맡고 있거나 맡았던 경험이 있었다. 두 명은 자식이 군복무 중이었고 한 명은 남편이 공무원이었다.이들은 모두 화가 나 있었다. “친척들이 조금씩 생활에 보태라고 옷이며 각종 물건들을 줬는데 세관에서 못 가져가게 막는다”면서 “중국이 미제 승냥이들한테 머리를 팍 숙이고 있다”고들 했다. 김모씨는 “여기 올 때 버섯, 고사리, 다시마, 까나리, 젖은 물고기를 가져왔는데 세관에서 못 가져가게 해서 다 두고 왔다. 귀국할 때 찾아가라고 하더라”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이번에는 우산이나 옷걸이조차도 ‘쇠붙이라 안 된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모씨는 “난 원래 훈춘에서 태어났다. 갓난아기 때 아버지 등에 업혀서 조선으로 넘어왔다”면서 “당시만 해도 조선족들은 물론이고 한족들까지 두만강을 건너와 쌀이며 옷, 숟가락, 젓가락까지 얻어 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는 그때 하나라도 더 쥐여 주며 정성으로 보살펴 줬다”면서 “중국이 이제 좀 잘살게 됐다고 우리를 이렇게 괄시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세관에 신고하기 위해 적은 물품은 겨울옷, 바지, 속옷, 와이셔츠, 아동복, 사탕, 쌀, 담요, 가루비누, 맥주, 자전거, 우산, 옷걸이 등 일상용품이 대부분이었다. 이들과 두 시간 넘게 얘기를 나눠 보니 행동이 생각보다 훨씬 자유로웠다. 기자의 말을 듣자마자 대뜸 “남쪽에서 왔습니까?”라고 묻더니 “연길(옌지)에서 왔다. 사업차 이남을 많이 다녀와서 그렇다”고 둘러대자 더 묻지도 않았다. 크게 개의치 않는 느낌이었다. 이들은 주요 소식도 얼추 파악하고 있었다. “북·남 수뇌회담을 생중계로 보는데 눈물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 부모가 함흥사람이라더라”며 호감을 보이기도 했다. 1990년대 기근 사태, 이른바 ‘고난의 행군’ 이래 북한 각지에서 활발하게 생긴 장마당 얘기도 했다. 박모씨는 “중국 장마당은 너무 지저분합니다. 우린 여기처럼 질서 없게 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깨끗하게 하는지 모릅니다. 한군데 정해 놓고 거기서 장사합니다”며 북한과 중국의 장마당을 비교했다. 박씨는 이어 “학생들은 장마당 출입금지다. 공부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관공서의 통제를 벗어난 장마당이 아닌, 당국이 관리하는 시장이 작동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북한 경제상황이 좋아졌다는 것도 느껴졌다. 최모씨는 “요즘은 인구가 많아지니까 새 집을 많이 짓는다”고 했다. 김씨는 “여기 쌀 값이 우리보다 비싸다. 우리 동네에선 중국돈으로 3위안이면 쌀 1㎏을 살 수 있다”면서 “요새 새 옷이 유행이다. 헌 옷은 장마당에서 아무도 사질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돈 100위안이면 우리 돈으로 12만 5000원가량”이라면서 “그걸로는 네 식구 먹고살기 힘들다. 200위안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급으로 받는 쌀은 실제 먹는 쌀의 절반가량”이라면서 “먹고살려면 늙은이들도 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친척방문으로 중국에 와서 각종 물건을 고향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건 말 그대로 “살림살이에 보태려는” 의도였다. 최씨는 “집에서 재봉틀로 재단을 한다”고 했다. 가내수공업으로 옷을 만들어 파는 셈이다. 이들은 세관을 통과하면 친척들이 차를 가지고 마중 나올 거라고 했다. 이들은 세관에서 트럭에 실어 놓은 물건을 모두 풀어 놓고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며 걱정이 태산이었다. 저녁 무렵 이들 가운데 두 명을 다시 만났다. 트럭 맨 위에 있는 물건 몇 개만 빼고는 다 통과시켜 줬다고 했다. 공식적인 대북제재와 현실 속 대북제재의 간극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씨는 “몇 년만 지나면 우리 조선이 잘살게 될 것”이라면서 “지하자원도 많고, 한다고 결심하면 일치단결해서 해내는 인민들 아니냐”고 했다. 이어 “함경북도엔 유명한 온천이 여럿 있다”면서 “통일 되면 놀러오시라요”라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단둥·옌지·훈춘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베이징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울광장] 잘릴 각오로 덤빌 자 없는가/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잘릴 각오로 덤빌 자 없는가/황성기 논설위원

    박근혜가 닫은 개성공단이 문재인의 비핵화 요술로 열릴 듯하다 프린터에 종이 걸리듯 딱 걸렸다. 김정은·트럼프 회담이 공단 재개의 꿈을 부풀렸다면 김영철·폼페이오 회담은 부푼 풍선에서 희망을 뺐다. 개성공단 124개 기업과 개성에서 일하던 5만 4700명 북한 노동자들이 낙담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개성공단은 기계를 멈춘 채 세 번째 여름을 보내고 네 번째 여름을 기다려야만 하는가.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전 정부 당국자에게 개성공단의 재가동 시점을 물은 적이 있다. 그 당국자는 순조로운 비핵화를 전제로 “이르면 올해 말”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이런 낙관적 전망조차 하는 사람은 정부 어디에도 없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SNG의 정기섭 대표는 한숨만 나온다.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 발표 당시 개성공단 기업협회장이던 그는 “미국이 당장 개성공단 재개를 허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렇더라도 정부가 미국 눈치만 살피지 말고 뭔가 해야 한다”고 했다. 신사복을 만드는 SNG는 2015년 개성에서 120억원어치를 생산했던 업체다. 개성이 문을 닫으면서 국내 인건비로는 공장 가동이 엄두가 나지 않아 개점휴업 상태다. 제재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만 쳐다봐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는 입주 기업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형성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내년 여름까지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미국 눈치만 보지 말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포기해선 안 된다. 방법은 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예외 조항을 인정받아 제재의 빗장을 하나씩 걷어 내는 것이다. 개성공단에 가해진 제재는 북한과 합작사업 금지, 금융활동·대량현금 유통 금지 등이 있다. 제재 대상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지난 3월 방남은 유엔의 예외를 인정받아 가능했다. 미국도 지난 5월 김영철 부위원장의 입국 때 예외 조치를 취해 그를 뉴욕과 워싱턴에 오가게 했다. 우리와 미국의 의지가 결합하면 비핵화 전이라도 공단을 열 수 있다. 개성공단 124개 입주 기업엔 세 번째 여름이다. 정밀기계 등은 장마철에 취약하다. 점검이 필요하고, 보수와 교체 작업도 해야 한다. 공단 내 전기, 물, 가스 공급을 맡은 한국전력, 수자원공사, 가스공사, 가스안전공사가 시설 점검을 하면서 정상 가동을 위한 채비를 갖추는 데도 6개월은 족히 걸린다고 한다. 지금 바로 시작해도 연말 재가동은 빠듯하다. 박근혜 정부는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의 ‘벌’로 개성공단을 닫았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박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구두 지시에 당시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 자금의 핵개발 전용이란 누명까지 씌웠다. 북한에 내린 벌이라지만 우리 기업과 노동자의 발등을 찍는 자해적 제재였다. 개성 기업 124개에 1~3차 국내 협력 업체를 더하면 5000개 기업이 개성공단 가동에 참가했다. 5000곳에 필요한 일자리 10만개가 붕 떴다. 2016년 예상됐던 6500억원의 매출도 날아갔다. 일부 기업들은 해외로 공장을 옮겼다. 개성공단 1개 기업은 해외로 나간 기업의 10배 가치를 지닌다(조봉현 IBK기업은행 북한경제연구센터장)고 하는데 이만저만한 손해가 아니다. 개성공단은 정치가 아닌 민생의 문제다. 북·미와 달리 큰 보폭으로 움직이는 남북이다. 개성공단은 우리 요청에 따라 건설되고 운영된 남북 화해와 경제협력의 상징이다. 북한의 토지·노동력과 남한의 자본·기술이 결합한, 유례없는 양질의 공단이다. 북한이 탱크, 포 부대 등 6만명을 후방으로 물리고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면서 법률과 규정, 통신·통관·검역 합의서,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등 4대 경협의 기초를 만들었다. 남북 경제공동체로 가는 최초의 성공적인 산실이었다. 정부의 좌고우면으론 언제 개성공단의 문을 열 수 있을지 모른다. 지난해 9월 결정했다가 유보한 대북 식량 지원을 정세 변화에도 불구하고 말조차 못 꺼내는 정부다. 이런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번영을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한테 개성공단 재가동의 길을 터 주는 선제적 인센티브 조치를 써 보자고 설득할 수 있을까. 누군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않으면 안 된다. 잘릴 각오를 하고 스스로 묶은 매듭을 풀자고 나서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여섯 번째 방북 신청이라도 북한과 협의해 승인”(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하는 것이야말로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marry04@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폐쇄 2년 5개월째… 바이어 떠나고 폐업 속출… 피해 규모 1조… “연내 재가동해야”

    “올 연말이 개성공단 재가동 성공의 마지노선이다. 공단 폐쇄로 입주기업들 손해가 연 3000억원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17일 “올해 안에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지 않으면 재입주를 포기하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2004년 12월 본격 가동된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었지만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이유로 공단 폐쇄 결정을 내린 뒤 2년 5개월째 멈춰 있다. 2010년 5·24 조치로 남북 교역이 중단된 이후 남북 경협의 마지막 연결고리까지 끊어진 셈이다. 폐쇄 직전까지 공단에서는 124개 기업이 공장을 돌렸고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했던 식당과 슈퍼마켓까지 200여개 업체가 영업했다.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폐쇄로 입은 손해가 총 1조원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최근 폐업하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재가동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국내 지방이나 베트남, 미얀마 등 해외에 공장을 새로 지은 업체들도 있지만 성공 사례를 찾기 어렵다. 개성공단처럼 가깝고, 인건비가 싸고, 노동력도 우수한 곳이 없어서다. 신 회장은 “개성공단은 아침에 원자재를 넣으면 오후에 서울 백화점에 납품할 수 있다”면서 “국내나 해외에서는 기껏 기술을 가르쳐 숙련공을 만들면 다른 회사에서 빼 가는 경우가 많은데 개성공단은 이직률이 0%”라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재가동이 시급한 이유는 입주기업 대부분이 섬유, 봉제, 신발 등을 만드는 중소기업이었다는 점이다. 공단 창업 멤버로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법무팀장을 맡았던 김광길 변호사는 “개성공단은 산업 구조조정 과정 속에서 중소기업이 낮은 임금으로 당분간 활로를 찾고 기술 개발 여력을 비축할 수 있었던 완충지대였다”고 강조했다.특히 입주기업들은 올해 안에 공단이 재개되지 않으면 해외 바이어가 다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돈은 없으면 은행에서 빌리고, 직원은 고용하면 되지만 바이어의 끈이 떨어지면 사업이 망한다. 공단 폐쇄 이후 바이어를 유지하기 위해 손해를 보면서 납품한 업체들이 많다. 김 변호사는 “개성공단에서 원가 100원이면 만들 수 있던 제품을 국내로 공장을 옮겨 1000원에 생산하는데 단가를 높일 수 없어서 바이어에게 기존 가격으로 공급하는 업체도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3년이 다 돼 가면서 업체들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바이어를 포기하는 업체들도 속속 생기고 있다. 개성공단은 남북 경협을 넘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 정책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북한을 통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가는 입구인 개성공단이 대륙 진출의 물류·생산기지가 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과제인 ‘한반도 신경제지도’도 개성공단 재가동부터 시작해야 가능한 것”이라면서 “있는 공장도 제대로 못 돌리면서 새로운 대북 사업을 한다는 것은 말잔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中, 북한 오가며 무역·투자… “5·24 조치로 한국 기업만 피해”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中, 북한 오가며 무역·투자… “5·24 조치로 한국 기업만 피해”

    북한, 중국, 러시아 세 나라가 만나는 접경지역인 두만강 하구는 세 나라에서 가장 외진 곳이 만나는 변경이다. 이곳에서는 세 가지 다른 시간대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중국 기준으론 오후 2시인데 북한 기준은 오후 3시, 러시아 기준은 오후 4시다. 그나마 북한은 3시 30분이다가 남북 정상회담 이후 3시로 되돌아왔다.갈등의 지정학에서 두만강 하구는 화약고 그 자체다. 하지만 지정학의 틀을 갈등에서 화해로 바꾸면 두만강 하구는 ‘뉴 프런티어’가 될 수 있다. 북·중 무역의 현장에 그쳤던 압록강 하구 역시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 과거 일본이 추진했던 침략과 수탈의 동북아경제지도에서 이제는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의 동북아경제지도로 바뀌는 격변의 흐름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방금 지나간 아가씨 가슴 봤습니까?” 중국 단둥세관 앞을 지날 때 동행한 장필수(가명)씨가 대뜸 기자에게 “얼굴만 보면 안 됩니다. 가슴을 눈여겨보셔야죠”라고 나직이 속삭였다.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싶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가슴을 보고서야 이해가 됐다. 모두들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었다. 단둥에서는 북한 노동자들과 마주치는 게 자연스럽다. 한국인, 북한인, 중국인, 거기다 중국에서 태어난 조선족과 북한에서 태어난 화교까지 같은 듯 다른 5가지 정체성이 뒤섞인다. 대북무역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단둥에 정착한 지 15년이 되는 장씨 역시 부인은 중국인이다.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단둥 곳곳을 취재하는 동안 대북제재로 인한 긴장감은 느낄 수 없었다. 단둥세관 주변은 북한으로 돌아가기 전에 옷이며 각종 물건을 사는 북한 노동자들로 붐볐다. 특히 전기밥솥과 제면기 등 주방용품은 최고 인기상품이다. 단둥세관은 북한을 오가는 트럭으로 붐볐다. 장씨는 “중국이 무슨 제재를 한다고 하면 그 전날은 차량이 더 많다. 차선 두 개를 가득 채우기도 했다”고 말했다.북한에서 단둥세관에 오려면 압록강 하구에 자리잡은 ‘조중우의교’를 지나야 한다. 이름 그대로 ‘조선과 중국의 우정’을 상징하며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다리다. 최근 세 차례 북·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공식적으론 대북제재가 계속되지만 현장에선 변화가 감지된다. 조중우의교를 지난 북한 차량이 옮겨 온 북한 물품은 단둥세관을 거쳐 중국 각지로 퍼져 나간다. 세관에서 화위안루(花園路)에 있는 보세창고로 가는 물품은 해외로 팔려 간다. 단둥세관에는 관광버스가 북적이고 있었다. 한 관광객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후베이성 우한시”라고 답했다. 당일치기 신의주·나선 관광상품은 예약이 넘쳐난다. 단둥에서 황해 쪽으로 차를 타고 가면 거대한 규모의 단둥 신도시가 눈에 들어온다. 황금평과 마주 보고 있고 신압록강대교와 거대한 세관 건물이 연결돼 있다. 한눈에 봐도 북·중 무역을 염두에 둔 도시다. 신도시에 사는 한국인 정모씨는 “신도시는 건설한 지 몇 년 동안은 ‘유령도시’로 불렸지만 북·중 정상회담과 황금평 특구 개발 소식에 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에서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염모씨는 “중국 대기업 자금이 단둥 부동산에 몰리면서 과열 징조가 보이자 단둥시정부에서 최근 미분양 아파트는 5년간 명의이전을 금지한다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단둥에선 중국 대기업 관계자들이 평양을 방문해 알짜배기 사업을 협의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중국 전문가인 박종철 경상대 사회교육학과 교수는 “특히 거대 부동산 기업들이 단둥과 훈춘 등에도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고 전했다. 윤달생 전 단둥한인회장은 “알고 지내는 중국인이 경영하는 건설사는 북한 측과 사업 논의가 한창이다”고 귀띔했다. 단둥만이 아니다. 포스코가 두만강 하구 훈춘에 건설한 대규모 물류창고에서 만난 김성곤 본부장은 “중국 기업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북한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중 경제협력은 중국이 더 적극적이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 와중에 ‘차이나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예민하게 반응한 것에서 보듯 중국은 ‘동북아 경제지도’의 ‘중심’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동북아경제지도는 단둥과 마주 보는 황금평과 비단섬, 옌지·훈춘과 맞닿은 나선, 낙후된 동북3성의 경제발전을 위한 신천지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강력한 대북제재를 했지만 정작 북한은 수입다변화로 대응하고 있다. 경제협력으로 북한과 연결고리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대학 교수는 “한국에선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갑을 관계로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북한은 중국이 좋아할 걸 발표할 때만 중국에 미리 알려주고 중국이 싫어할 걸 발표할 땐 귀띔도 안 해 준다”고 말했다. 북·중 경협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북한과 중국은 같이 피를 흘리며 싸운 관계가 틀림없다. 하지만 혈맹은 혈맹이고 국익은 국익이다”고 표현했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잰걸음인 반면 단둥·옌볜에서 만난 한국 기업인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단둥한인회 관계자는 “한창 많을 때는 단둥에 한국인이 5000여명 있었는데 지금은 1000명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과 중국 관계자들이 만나는 걸 알면서도 지켜볼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김모씨는 1996년부터 대북사업을 시작한 대북사업의 산증인이다. 그는 “노태우 정부가 북방정책을 시작한 뒤 대북사업에 뛰어든 게 1세대, 김대중 정부 이후가 2세대”라면서 “금괴와 골동품으로 시작해 2세대부터 의류와 신발, 전자제품 임가공, 수산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론 조선노동당 외곽조직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단둥대표부를 통해 주문과 결제가 이뤄졌지만 실제로는 남북 기업 간 직거래가 많았다. 그는 “단둥을 중심으로 북한 노동력을 활용한 임가공무역 체제를 만들고 발전시킨 게 한국 기업들”이라면서 “개성공단 모델은 사실 단둥에서 먼저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씨 인생은 2010년 5월 24일까지 화창한 봄날이었다. 그리고 5·24 조치 이후 느닷없이 겨울이 시작됐다. 그는 “설마 ‘친기업’을 외치는 정부에서 대책 없이 한국 기업들을 길바닥에 나앉게 할까 싶었다”면서 “정부에 물어봐도 금방 풀린다고 했다. 총선 지나면 풀린다, 대선 지나면 풀린다 하다가 8년이나 지나버렸다. 차라리 그때 바로 사업을 접었으면 손해라도 덜 봤을텐데…”라고 말했다. 5·24 이후 단둥에서 활동하던 대다수 한국 기업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김씨는 “친구는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겼는데 8개월 만에 50억원 넘게 손해를 보고는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피해보상이라도 받았지만 우리는 그것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밀려났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한국 기업들이 쌓은 노하우는 고스란히 중국 업체들이 이어 받았다. 김씨는 “5·24 조치는 대북 현금거래를 차단하려 했다. 그 결과 대북 임가공 무역이 괴멸됐다. 북한은 거래처를 한국에서 중국으로 바꿔버렸다”면서 “결국 5·24 조치로 이득을 본 건 중국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석모씨는 한족 출신으로 북한에서 태어나 자랐다. 빈손으로 중국에 건너온 그가 취직한 회사 사장이 바로 김씨였다. 5·24 조치 이후 석씨는 창업을 했다. 김씨한테 전수받은 인맥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벌여 나갔다. 몇 년 뒤 그는 김씨에게 “외제차를 새로 샀는데 시승식을 하러 오시라”고 초청할 정도가 됐다. 그는 요즘 연길에서 북한에 자가용을 수출하는 사업을 한다. 훈춘에서 만난 의류공장 사장 중국인 황 모씨는 석씨를 통해 의류 하청을 받아 북한으로 원자재를 보낸다. 북한에서 생산했다는 옷을 살펴보니 ‘Made in China’라고 써 있다. 모두 유럽으로 수출한다고 했다. 대북사업가 이종근씨 역시 5·24 조치 피해자다. LG상사에서 1989년 만든 북한과 과장을 맡으면서 대북사업에 발을 들인 그는 2008년 대북무역업체를 창업했다. 그는 “최근 대북무역 문의를 많이 받지만 개성공단으로 알아보라고 조언한다. 거긴 정부가 책임지고 운영할 테니까”라고 말했다. 김씨는 “중국 기업들이 지난 8년간 쌓은 경험과 인맥이 만만치 않다”면서 “앞으로는 한국 기업들이 북한을 향해서 ‘우리 민족끼리’를 외치며 읍소하지 않으면 중국 기업과 경쟁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보험이나 중재, 결제 등을 남북 정부가 빨리 협의해 줘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우리 기업인들이 북한과 접촉할 수 있도록 5·24 조치 폐기를 선언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중국 좋은 일만 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 사진 단둥·옌지·훈춘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남북러 경협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추진 될까?

    남북러 경협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추진 될까?

    한국과 러시아 간 접척면이 확대되면서 양측의 대표적인 경제협력 프로젝트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북방위) 위원장이 13일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의 나진항 등을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을 경유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중단 3년째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유연탄을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 실어 국내 항구로 가져오는 남·북·러 복합물류 사업이다. 2010년 천안함 피격에 따른 5·24조치로 모든 남북경협이 차단된 상황에서도 박근혜 정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나진-하산 프로젝트’만은 예외로 두고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정부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라 그해 3월 ‘외국 선박이 북한에 기항한 뒤 180일 이내에 국내에 입항하는 것을 전면 불허’하는 해운 제재에 나서면서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사실상 중단됐다. 북방위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구상에 따라 동해안에서 유라시아 대륙까지의 철도 연결을 골자로 한 ‘신북방정책의 전략과 중점과제’를 발표하고 신의주·단둥, 나선 지역과 훈춘·하산을 연결하는 경제특구 개발, 나진·하산 프로젝트 사업 등을 검토 대상으로 밝힌 바 있다. 다른 사업들은 대북제재로 인해 당장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과거 추진 경험도 있고 유엔 제재에도 예외여서 우선해서 착수할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송 위원장 일행은 12일 항공편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 13일 오전 열차를 이용해 나선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하산-나선을 열차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루트를 점검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송 위원장 일행이 프로젝트 재추진을 위한 전체적인 점검에 나섰다고 해도 실제 재개는 시일이 걸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북방위가 대통령 자문기구 차원에서 추진한다고 해도 실제 실무는 정부 부처 합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빨라야 내년 초쯤 가서야 프로젝트 재개가 이뤄질 것이란 지적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남북 간 협력 분야가 넓어지고, 만남들이 봇물 터지듯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시급한 것은 아니다”며 “당시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북한과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성격이 강했던 만큼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남북 간 협력이 이뤄지는 시점에서는 최우선 사안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껴안고 시진핑 때리고… ‘비핵화·무역’ 이중압박

    트럼프, 김정은 껴안고 시진핑 때리고… ‘비핵화·무역’ 이중압박

    “中, 北에 부정적 압력” 배후 지목G2 무역전쟁 영향 최소화 전략 폼페이오 “비핵화 약속 더욱 강화” ‘빈손 방북’ 잠재우며 협상 힘실어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신뢰’의 사인을 보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의 ‘빈손 방북’이라는 미국 내 부정적 평가를 잠재우면서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약속 이행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2일로 북·미 정상회담이 한 달을 맞이하는 상황에서 대화 동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9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방문,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만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6·12 북·미 정상회담을 가진 뒤 지난 6~7일 평양에서 열린 첫 북·미 고위급회담 후 북한이 성명에서 ‘강도적’이란 표현까지 동원하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한 것과 관련,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솔직히 말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한 약속은 여전할 뿐 아니라 더욱 강화됐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3차 방북에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고, 폼페이오 장관이 이를 확인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고위급회담 이후 나온 김 위원장의 발언은 그가 약속한 비핵화 완성이라는 희망을 지속해서 표현했다”면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 외무성 성명에 긍정적·부정적 내용이 섞여 있는데, 미 언론이 부정적인 내용만 전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북한이 낸) 성명 일부를 봤는데, (긍정과 부정적인 내용이) 섞여 있었다”면서 “여러분은 내용이 엇갈린 부분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며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나는 김정은(위원장)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한 악수를 지킬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했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이후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처럼 미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잇따라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신뢰를 보낸 것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강조하는 한편, 북한을 포용하면서 비핵화 협상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 출신답게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계약’이라고 표현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 체제보장을 상호거래로 보면서 김 위원장에게 구체적 비핵화 이행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고위급회담 이후 북한 외무성의 ‘유감’ 표명에 대한 배후로 중국을 지목했다. 그는 트위터에 “중국은 대중(對中) 무역에 대한 우리의 태도 때문에 (북·미) 협상에 부정적 압력을 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경고장’을 꺼내 든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막강한 대북 영향력을 발판으로 미·중 무역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중국과, 북·미 비핵화 협상의 우의를 점하고자 더욱 중국에 밀착하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미국의 대중, 대북 협상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는 견제, 북한에는 신뢰의 사인을 보내는 것은 북·중 관계 밀착에서 오는 협상력 약화를 최소화면서 북·중 균열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강릉·평창에서 열려 금강산서 막 내린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PIPFF)가 내년 6월 강원 강릉·평창과 북한 금강산 일대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강원영상위원회는 지난해 3월 출범 이후 평창남북평화영화제를 준비해 왔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 화해 분위기에 발맞춰 이를 본격 추진하기로 하고 4일 일부 청사진을 공개했다. 영화제는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를 접촉하면서 내년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개최 논의를 본격화했다. 특히 최문순 강원지사의 도정 목표 가운데 하나인 남북교류와 평화·경제 중심, 포스트 올림픽과 관광·문화 중심 비전을 바탕으로 세부 추진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배우 문성근씨를 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문씨는 영화진흥위원회가 남북교류 재개를 위해 설립 예정인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도 맡았다. 남북평화영화제는 내년 6월 평창과 강릉 일원에서 열고, 금강산에서 폐막하는 일정을 목표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 영화계는 참여정부 당시 부산국제영화제의 북한영화 상영과 민간에서 진행된 남북합작프로젝트 추진 이후 단절됐던 만큼 대북 접촉 방법과 창구를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신중하고 자세히 검토해 진행할 계획이다. 집행위원장을 맡은 방은진 강원영상위원장은 “남북한 영화인의 적극적인 교류가 남북영화제의 주력 지점”이라며 “이를 위해 북한 측 실무진 등을 만나 남북 영화인들의 교류, 영화제 프로그램 등을 함께 꾸릴 방안을 마련하고, 특히 폐막식을 금강산에서 여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北잠재력 커 동냥그릇 금사발 될 것…20년 대북경험 밑천으로 경협 가교”

    “北잠재력 커 동냥그릇 금사발 될 것…20년 대북경험 밑천으로 경협 가교”

    발동만 걸리면 경제에 온 힘 체제 특수성 탓 사업 95% 손실 민간투자 보호되면 경협 탄력“북한 경제는 ‘동냥 그릇이 금사발’ 같은 것입니다. 발동만 걸리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요. 지난 20년 가까이 대북 투자를 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 경협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전규상(65) 길림천우건설그룹 회장은 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재외동포재단과 중국아시아경제발전협회 주최로 열린 제1회 중국 한상 최고경영자(CEO)포럼에서 북한 경제 개방에 대한 커진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 회장은 1997년부터 북한 건설 사업에 참여해 나선경제특구의 임페리얼 카지노호텔을 비롯해 국제통신센터, 병원, 학교, 빵 공장 등을 세웠다. 특히 나선 특구에 북한 최초의 무역시장을 세워 5600개의 매장이 들어서고 평양, 남포, 천진에도 시장이 만들 정도로 성공했지만 북한 당국의 압력으로 17년 만에 철수했다. 이날 열린 한상 CEO포럼에는 중국 전역에서 24명의 성공한 조선족 기업가들이 참여해 현재의 동북아시아 상황과 경제 발전을 모색했다. 특히 오는 10월 23~25일 인천에서 열리는 제17차 세계한상대회에 북한의 경제 정책 관료들을 초청하기 위해 현재 통일부에 교류 신청도 제출한 상태다. 전 회장은 북한의 경제 개방 의지에 대해 “지난달 29일 나선 지역에서 북한 고위층과 만났는데 ‘중국이 40년 전에 시작한 경제 건설을 위주로 할 것이고 이 정책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며 “북한이 그동안 우리를 숱하게 골탕 먹였는데 법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보호받으려면 아직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북한은 체제 안전이 1순위로 한국 업체의 직접 진출은 힘들다고 본다”며 “한국이 이해하는 북한과 실제 들어가서 보는 북한은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에는 대북 투자 경험이 풍부한 조선족 기업인들이 경협 활성화에 특수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다. 그는 이날 북한 경제의 가능성에 대해 ‘동냥 그릇이 금사발’이란 표현을 썼다. 전 회장은 “북한의 엄청난 잠재력은 한국이 발동을 걸어 줘야 하며 일단 결심하면 온 나라 힘이 한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빠르게 경제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개방 초기에 일 년 만에 투자금을 환수했는데 북한도 전기와 도로 등의 기반시설만 제대로 갖춰지면 2년 안에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실패담도 빼놓지 않았다. 전 회장은 그동안 대북 투자의 95%는 손실이 났다는 통계 수치를 제시하며 “북한 체제의 특수성 때문에 사업은 결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약서에 서명한 사장이 사라져서 수소문해 보니 중국에 나라 이익을 팔아먹는다고 고발당해 평양에 사상 학습을 받으러 갔다는 말도 들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전 회장은 앞으로 남북 경협이 시행되면 단단히 계약을 맺어 대북 민간 투자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공연계도 남북하모니… ‘원코리아’ 훈풍

    공연계도 남북하모니… ‘원코리아’ 훈풍

    국악·공연계 北 관련 연구 활발 민간 부문 교류 활성화에 무게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공연예술계에서도 교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주목된다.오는 9월 2일 지휘자 정명훈의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는 ‘남북 화합을 위한 평화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들이 준비하는 프로그램은 인류의 화합과 평화 메시지를 담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곡에 필요한 메인 성악가 4명(소프라노·메조소프라노·테너·바리톤)에 북한 성악가의 출연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가 3일 밝힌 출연진에는 성악가 4명이 ‘미정’인 상태다. 준비 시간이 많지 않을 경우 관현악단보다는 성악가가 협연하기 쉽다는 점에서 이들의 참여 가능성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토벤 9번 교향곡에서 성악 파트는 이 곡의 하이라이트와도 같아 더욱 관심이 쏠린다. 정명훈을 중심으로 지난해 만들어진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는 남북 교류 확대를 목표로 만들어진 일종의 ‘프로젝트성 단체’다. 정명훈은 지난해 첫 공연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언젠가 북한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이 이 오케스트라의 목표”라고 설립 목적을 밝힌 바 있다. 정명훈은 과거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 연주자들과 합창 교향곡을 준비했지만 무대에 올리지는 못한 적이 있어 이번에 그의 희망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국악계도 남북 교류를 준비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올해 남북 국악 교류를 위해 재외동포 예술가 등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북한 가극에 대한 학술회의와 자료 발간 등도 준비 중이다. 향후 남북 교류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세미나를 여는 등 공연예술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예술단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3일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예술 남북 교류 아카데미를 열고 북한 공연예술의 현황 등을 살피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는 2016년 ‘혈맥’, 2017년 ‘붉은 눈이 내린다’ 등 최근 인기를 끈 북한 연극 작품과 북한 내 공연 제작·유통 방식 등이 소개됐다. 남북 간 공연예술 교류는 당국 차원 외에 민간 단위에서는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지만, 최근 상황은 민간 부문의 교류 활성화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대북 경제 제재가 완화되는 시점에 각 분야의 교류가 봇물 터지듯이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서울예술단의 이번 세미나에서는 ▲남북 간 예술인 장기 체류 프로그램 개발 ▲남북 간 예술인의 상호 파견 프로그램 개발 ▲남북 간 공동 공연시설 조사 사업 추진 ▲남북 문화교류센터 조성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남북 공연예술 교류는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때 최초로 예술 공연이 이뤄진 후 체재 경쟁 속에 산발적으로 이뤄지다가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급증했다. 하지만 앞선 보수 정부에서 긴 공백기를 가진 남북 문화교류는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월 삼지연 관현악단의 방남 공연을 시작으로 다시 확대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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