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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면제는 비핵화의 청신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그제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내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대북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철도 공동조사에 필요한 유류 등 각종 물품의 대북 반출에 대해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적용을 면제해 줄 것을 신청했으며,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 면제’라는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대북제재위의 이번 조치는 남북 간 구체적인 협력 프로젝트와 관련해 사실상 첫 제재 면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엇보다 국제사회가 남북협력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남북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는 첫 신호인 만큼 반갑다. 제재 면제는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지역 내 철도 공동조사를 위한 장애물이 제거된 것으로, 공동조사와 착공식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경의선 철도 현지 공동조사를 지난달 하순부터 진행해 마무리한 뒤 11월 말~12월 초에 착공식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그동안 일정이 순연돼 왔다. 이번 제재 면제는 공동조사에만 국한한 ‘단건’으로 본격적인 남북 도로·철도 연결 사업을 하려면 제재 문제를 다시 넘어야 한다. 하지만 제재 면제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동의하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미 협상에 새로운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비핵화를 잘 이행한다면 면제를 해줄 수 있다는 유화적 제스처를 보낸 것이다. 특히 이번 제재 면제는 지난 14일 앤드루 김 CIA 코리아센터장 극비 방한과 16일 북한의 미국인 억류자 석방 등 북·미 간의 유화적인 관계가 조성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화 국면이 조성된 마당에 북·미는 연기한 고위급회담을 조속히 열어야 한다. 북·미 고위급회담이 열려야 내년 초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돼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이번 대북 제재 면제로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위한 협상 동력이 다시 한번 살아나길 바란다.
  • “평화 예산” vs “ 퍼주기·깜깜이”… 여야, 1조 남북협력기금 기싸움

    당정, 남북합의 이행 ‘실탄 확보’ 조치 2野, 남북경협·민생협력 예산 삭감 나서 기재부“朴정부도 1조 수준… 과하지 않아” 남북협력기금은 여야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다. 여당은 ‘평화 예산’, 야당은 ‘퍼주기·깜깜이 예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25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남북협력기금 총액을 1조 977억 2000만원으로 올해 9592억 7000만원보다 14.4% 증액해 국회에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등의 후속 조치를 이행하려면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비핵화 진전에 따른 대북제재 완화, 뒤이은 남북 경제협력 확대 등에 대비한 이른바 ‘실탄 확보’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은 마당에 예산만 대폭 늘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증액 규모를 놓고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남북경제협력 기반 조성에 4731억 8000만원을 편성해 올해보다 51.0% 늘렸다. 민생협력 지원 분야는 4513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액했다. 한국당은 남북경협 예산 4289억원, 민생협력 지원 예산 2203억원 등 총 6492억원을 삭감하겠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보다 많은 7079억원을 감액하겠다고 했다. 삭감 규모만 전체의 3분의2 수준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얼어붙었던 박근혜 정부 때도 남북협력기금은 연 1조 2000억원 수준이었다”면서 “내년에 과도하게 늘린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야당은 또 정부가 일부 사업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예산’이라고 지적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이 사업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부 관계자는 “야당에서 철도·도로·산림 등 경협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데 이 예산은 내년에 경협이 추진되면 측량 등을 진행할 때 필요한 비용”이라면서 “아직은 정확한 산출 근거가 없고 이와 같은 이유로 과거 정부에서도 비공개를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특활비 등 쟁점 예산 올해도 ‘小소위 꼼수’

    ‘밀실 담합’ 창구로 불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소위원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가동되는 모양새다. 정쟁에 함몰돼 늑장 심사에 돌입한 국회가 예산안 조정소위원회에서 합의되지 않은 쟁점 예산을 법적 근거도 없는 소소위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산 소위는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 연속 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감액·증액 심사를 했다. 하지만 민감한 사안은 합의되지 않은 채 넘겨져 일괄 타결 대상이 되고 있다. 최대 쟁점인 통일부의 대북협력기금 심사는 여야 간 대치로 제자리걸음만 했다. 자유한국당이 비공개 사업 내역에 대한 통일부 보고가 없다면 예산 전액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공세를 펴자 더불어민주당은 무리한 요구라며 맞받아쳤다. 결국 통일부 예산안 심사는 통째로 보류됐고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조정식 의원이 “어차피 합의가 안 될 상황이니 예결위 3당 간사가 참여하는 소소위로 넘겨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각 부처의 특수활동비,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예산 등도 예산소위 심사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소소위로 넘겼다. 소소위는 교섭단체 간사 3명만 참여해 비공개로 예산을 주무르는 밀실 회의다. 회의록도 남지 않는다. 소소위가 꼼수라는 건 국회의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지난해 12월 바른정당 의원 11명은 예산안 처리가 끝난 직후 소소위의 전권 행사를 막고 회의록 작성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 개정안에는 “예결위는 소소위를 구성해 전권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편법적인 운영을 해 왔다”며 “이는 법적 근거가 없어 밀실 담합과 졸속 심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담겼다. 하지만 매년 예산 심사 시즌이 오면 소소위 구태는 반복되고 있다. 나라 살림이야 어찌 되든 소소위에서 내 지역 예산만 챙기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더 앞서기 때문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25일 “소소위 꼼수를 없애려면 예결위를 상설화해야 한다”며 “예산 문제를 상임위 중심으로 해서 1년 내내 살펴볼 수 있게 하면 졸속 심사를 막을 수 있고 예산뿐만 아니라 결산까지도 충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임종석 “연내 철도 착공식 가능… 경의선 타고 中동계올림픽 응원 갈 수도”

    임종석 “연내 철도 착공식 가능… 경의선 타고 中동계올림픽 응원 갈 수도”

    남북관계의 중대한 전기가 형성될 때마다 목소리를 내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 사업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은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재 면제와 관련해 “남북의 합의와 인내,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이룬 소중한 결실”이라며 “올해 안에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우리가 연결하게 될 철도와 도로는 남북을 잇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요녕, 길림, 흑룡강의 동북 3성은 지금 중국 땅이지만 장차 한반도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될 것이다. 2억이 훌쩍 넘는 내수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고, 육로를 통해 대륙으로 사람이 나가고 대륙의 에너지망이 한반도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했다. 동북 3성(1억 875만명)과 남북한(7500만명) 등 남북 철도 연결에 영향을 받는 인구를 합치면 하나의 거대 시장이 형성된다는 논리로, 철도 연결을 경제적 측면에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남북 철도 연결 구간은 개성에서 신의주까지 경의선 430㎞, 금강산에서 나진·선봉 러시아 국경까지 동해선 800㎞ 구간이다. 철로로 서울~개성~평양~신의주, 북·중 접경 지역이자 경제특구인 나진·선봉을 잇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 임 실장이 언급한 철도 연결의 장밋빛 미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의 한 단락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또 “비핵화와 함께 속도를 낸다면 당장 2022년(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경의선을 타고 신의주까지 가서 단둥에서 갈아타고 베이징으로 동계올림픽 응원을 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상상력을 활짝 열어야 한다. 과거의 틀에 우리의 미래를 가두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임 실장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전 여야 대표의 방북 동행을 제안하고 지난달 17일엔 강원도 철원 소재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눈에 띄는 행보를 해왔다. 지난 9월 3일 대북특사단 파견을 앞두고는 “결국 내일을 바꾸는 건 우리 자신의 간절한 목표와 준비된 능력”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임 실장이 ‘자기 정치’를 한다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청와대에서는 임 실장이 워낙 남북문제에 관심이 많고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재임 중 완결 짓고 싶어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제재도 풀린 남북철도… 북미 비핵화 진전 따라 본공사 본격화

    “공동조사 새달 마무리… 착공식 조율 중” 미국산 물자 대북 반출 승인까지 마무리 美 공동조사 허용은 北 비핵화 촉진 수단 산림 등 남북 경협 잇따라 완화 가능성도 지난 23일 유엔에 이어 미국 정부도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측 현지 공동조사에 대해 제재 면제 결정을 내린 것으로 25일 알려짐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공동조사가 시작되고 연내에 착공식이 열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이 7개월여 만에 첫 삽을 뜨게 됐다. 다만 철도 연결을 위한 본공사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돼야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제재 면제는 공동조사에 국한한 것으로, 본공사에 남한의 물자가 들어가려면 추가로 제재 면제를 받아야 한다. 연내 착공식이 열릴 때까지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더욱 진전된 자세를 보일 경우 본공사에 대한 면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다른 남북 경협 사업에서도 연쇄적인 제재 면제 결정이 내려지면서 제재 완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일부 당국자는 철도 공동조사와 관련, “이달 내로 남북이 협의해 일정을 잡고 유엔군사령부에 통보해 진행하려 하고 있다”며 “그전에 (남북이) 진행하려 했는데 순연된 사안이기에 빨리 준비해서 하면 이달 내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독자 제재 조항에 따르면 유류나 미국산 부품·기술이 10% 이상 포함된 물자의 대북 반출 시 미국 정부의 승인 절차가 필요한데, 그와 관련된 제재 면제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남북은 지난 8월 말 경의선 철도 공동조사를 진행하려다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 통과를 승인하지 않아 공동조사가 무산됐다. 남북은 지난 10월 고위급회담에서 철도 공동조사를 10월 말부터 시작하고 착공식으로 11월 말~12월 초에 개최하기로 했으나 공동조사 제재 면제를 위한 미국과의 협의가 지연되면서 일정이 순연됐다. 정부는 공동조사를 서둘러 마무리해 연내에 착공식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공동조사는 경의선 구간에 10일, 동해선 구간에 15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부는 공동조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공동조사를 12월 중에 마무리하고,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남북이 착공식 개최를 협의해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착공식은 북한에 물자가 반출되는 사업이 아닌 상징적 행사이기에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다만 실제 철도 연결을 위한 본공사에 대해 이 당국자는 “북한 비핵화와 연계된 사안이기에 북·미 비핵화 협상 등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며 “본공사를 위한 미국과의 협의도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공동조사 제재 면제에 대해서도 남북 관계 진전과 북한 비핵화의 연계를 강조하며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본공사에 대한 제재 면제는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이 철도협력의 초보 단계인 현장조사에 대북제재 예외를 인정한 것은 북한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남북이 철도 연결 등 실질협력 단계로 나아가려면 대북제재의 완화가 필요한데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없이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국제사회가 남북이 교류협력의 초보 단계를 추진하는 데는 지지를 보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산림협력의 경우도 북한 병충해 방제 사업이나 양묘장 현대화를 위한 초보적 사업에 대해 일부 제재 면제를 인정해 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철도사업 유엔 제재 ‘합법 면제’… 국제사회 대북제재 예외 ‘탄력’ 받았다

    철도사업 유엔 제재 ‘합법 면제’… 국제사회 대북제재 예외 ‘탄력’ 받았다

    공동조사 물품 자유롭게 반출 가능 “대북제재 틀 유지 속 유연화” 평가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남북 철도 공동조사를 위한 반출 물자에 대해 제재 면제를 전격 결정함에 따라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제재 예외 조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월 23·24일자 1·4면 보도> 제재 예외 조항은 기존 제재의 틀 안에서 ‘합법적’으로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북제재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과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 사이에 절충점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제재를 전면 해제하지 않고도 일부 예외를 적용해줌으로써 북한을 비핵화 방향으로 더욱 깊숙이 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전면적인 제재 완화에 따른 미국 내 강경파의 비판이 부담스러운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한결 수월한 접근법이 될 수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25일 “유엔 대북제재위가 철도 공동조사에 필요하다고 한국 정부가 제출한 모든 물품에 대해 면제 조치를 내린 것”이라며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마다 워낙 제재를 세밀하게 규정하고 제재 예외 조항도 복잡한데, 모든 결의안에 대해 면제를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첫 핵실험을 한 2006년부터 유엔은 10개의 제재안을 결의했다.결의안마다 20~50개 조항이 있는데, 핵심 제재 조항마다 면제조항이 붙어 있다. 일례로 제2371호 결의안에는 ‘북한은 자국 영토로부터 또는 자국 국민에 의해 또는 자국 선박이나 항공기를 사용하여 석탄, 철, 철광석을 직간접적으로 공급, 판매 또는 이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됐다. 그러면서도 이 조항의 끝에는 ‘북한의 핵 또는 탄도미사일 또는 8개 결의에 의해 금지되는 활동을 위한 소득 창출과 무관할 것을 조건으로, 수출국이 신뢰할만한 정보에 기반하여 북한 밖을 원산지로 하고, 오직 나진항으로부터 수출되기 위한 목적으로 북한을 통해 운송되었다는 것을 확인한 석탄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음을 결정한다’는 면제 조항이 붙어 있다. 제재 면제가 무분별한 시혜조치가 아니라, 결의안에 엄연히 규정돼 있는 합법적 조항인 셈이다. 2016년 나온 제2270호 결의안에는 제재 해제 조건으로는 ‘북한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고, 북한의 준수 여부에 비추어 필요한 조치들을 강화, 수정, 중단, 또는 해제할 준비가 되어 있음’이라고 돼 있다. 이를 토대로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유엔에서 지난 1년간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 및 도발 중단을 감안할 때 제재 완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대북제재위의 이번 면제조치는 프로젝트 전체에 대해 전반적인 효력을 설정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은 방북 때마다 반출 물자를 일일히 면제받았지만 이번에는 필요 물품을 철도 공동조사 사업을 위해 자유롭게 반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관계자는 “발전기·경유 등 수십개 품목을 북측에 단번에 가져갈지, 아니면 촉박한 시간을 감안해 일단 조사를 시작하고 향후 물자를 추가 보강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위는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하며 전원동의(컨센서스)로 운영되는데, 이번 면제 요청에 대해 어떤 이사국도 반대하지 않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제재 면제는 대북제재의 골격은 유지하되 탄력적 적용을 했다는 점에서 제재 유연화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청와대 “남북철도 공동조사 국제사회 지지한 것…조국산천 혈맥 이어지길”

    청와대 “남북철도 공동조사 국제사회 지지한 것…조국산천 혈맥 이어지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내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대북제재 면제를 승인한 것과 관련, 청와대가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받은 것”이라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공동조사 사업에서는 남과 북의 전문가들이 오랜 기간 기차에서 함께 생활하며 북한 철도의 전 구간을 누비게 된다”면서 “남북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오래 기다려 온 일인 만큼 앞으로 조국산천의 혈맥이 빠르게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철도 공동조사에 필요한 유류 등 각종 물품의 대북 반출에 대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적용 면제를 신청했고,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면제를 승인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대북제재위는 전원동의로 운영된다. 한국 정부의 제재 면제 요청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어떤 이사국도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엔 안보리, 남북철도연결 공동조사 ‘제재 면제’ 승인…대북반출 허용

    유엔 안보리, 남북철도연결 공동조사 ‘제재 면제’ 승인…대북반출 허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내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대북제재 면제를 인정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철도 공동조사에 필요한 유류 등 각종 물품의 대북 반출에 대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적용을 면제해 줄 것을 신청했으며, 이에 대해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 면제’라는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대북제재위는 전원동의(컨센서스)로 운영되며, 우리 정부의 제재 면제 요청에 대해 어떤 이사국도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내 철도 공동조사를 위한 최대 걸림돌이 해소됐다. 이에 따라 공동조사와 착공식 절차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지난달 고위급회담에서 11월 말∼12월 초에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진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10월 하순 경의선 철도에 대한 북한 현지 공동조사를 시작하기로 합의했지만 대북제재 문제 등으로 일정이 지연돼왔다. 대북제재위의 이번 조치는 우리 정부가 지속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남북간 구체적인 협력 프로젝트와 관련해 사실상 첫 제재 면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는 주로 북한과의 화해 또는 협상 국면에서 제재 면제를 예외적으로 허용해왔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의 첫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측 관리들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고, 2월 북한 최희 국가체육지도위원장(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그러나 이번 제재 면제는 공동조사에만 국한해 이뤄진 것이어서 본격적인 남북 도로·철도 연결은 별도로 면제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돼 북측 지역으로 물자나 장비가 넘어갈 경우 대북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고, 이에 따라 제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여전히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제재 면제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는 미국 역시 동의를 해줬기 때문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미 협상에 새로운 촉매제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여전히 확고한 대북제재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남북간 협력 사업에 대해 사안별로 제재 면제에 동의한 측면은 북측에 일정 부분 ‘성의’를 보였다는 점을 환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유엔·美, 대북제재 예외 땐 남북협력 급류… 북·미 ‘비핵화’도 탄력

    공동조사 필요 물품 전반적 면제 요구 이르면 이달 내 조사 착수·연내 착공식 유엔 및 미국의 대북 제재에 막혀 지난 8월 이후 3개월간 시작도 못 하고 있는 철도 남북 공동조사와 관련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및 미국 정부의 제재 예외 조치가 있을 것이란 전망을 정부가 22일 밝혔다. 대북 제재 해제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이 줄곧 대북 제재 유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라도 예외 조치를 인정해 주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전면적인 대북 제재 완화의 물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철도 공동조사와 같은 경협 성격의 남북 교류 사업에서 제재 예외를 인정받을 경우 남북관계가 급속히 활성화되면서 이것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긍정적 방향으로 추동하고, 결과적으로 전면적인 대북 제재 완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유엔 대북제재위는 그간 군 통신선 복원 용도로 북측에 가져간 광케이블·경유·버스 등 50여개 품목을 승인하는 등 몇 차례 제재 예외를 인정했다”며 “하지만 철도 공동조사는 경협 성격의 사업이라는 데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미 정부는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 철도 공동조사를 추진했지만 경유, 발전기 등 대북 제재 대상 품목이 대거 반입된다는 점을 우려한 유엔사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미국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이날 한·미 워킹그룹 1차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철도 공동조사와 관련해 “가까운 시일 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협력사업들에 대한 미국 측의 전반적 인식에 대해서는 “인식은 좋다. 워킹그룹이 한국이 하는 사업이나 경협에 대해 승인하거나 못 하게 하는 게 아니라 동맹으로서 서로 ‘놀라는 일’이 없도록 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이 향후 대북 제재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남북 산림협력 등 다른 교류협력 사업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도 독수리훈련을 포함해 한·미 연합군사 훈련이 축소·연기될 전망이어서 미국발 ‘그린 라이트’가 동시다발적으로 밝아지고 있다. 크리스 로건 국방부 동아태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정경두 국방장관은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대북) 외교 노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훈련과 군사활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합의했다”고 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단독] 유엔, 남북 철도 사업 ‘제재 면제’ 유력

    수일 내 면제 결정 나올 가능성 높아 경협 성격 사업 첫 안보리 제재 예외 美도 “독수리훈련 축소” 유화 조치 한국 정부가 최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철도 남북 공동조사와 관련해 제재 면제를 요청했으며 수일 안에 면제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제재위가 최종적으로 면제 결정을 내릴 경우 경협 성격의 남북교류와 관련해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예외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 경우 향후 산림협력 등 다양한 남북교류 사업에서도 연쇄적으로 제재 예외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남북 관계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며, 궁극적으로 본격적인 대북 제재 완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정부가 남북의 철도 공동조사 문제와 관련해 유엔 대북제재위에 이번 주 초에 제재 면제를 요청했고 수일 안에 논의가 완료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그간 경유, 발전기 등 제재 해당 물품을 방북 때마다 나열해 예외를 요청했다면, 이번에는 필요물품군에 대한 전반적인 면제 조치를 요청했다. 앞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날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미국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말해 미국 정부의 대북 독자제재와 관련해서도 제재 면제 조치가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엔이 대북 제재 예외를 인정하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의 장애물이 사라지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대북제재위의 제재 예외 조치가 수일 내 결정되면 이르면 이달 안에 공동조사를 시작하고 연내 착공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내년에 실시될 대표적인 한·미 연합훈련 일정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하는 등 대북 유화 조치를 속속 내비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내년 한·미 연합훈련을 재조정하고 있다”면서 “독수리훈련은 (대북)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되도록 범위를 축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유엔 남북 철도·도로 공동조사 ‘제재 면제’ 유력

    [단독]유엔 남북 철도·도로 공동조사 ‘제재 면제’ 유력

    정부 공동조사 대북제재위 요청수일내 면제 결정 나올 가능성 높아경협 성격 사업 첫 안보리 제재 예외한국 정부가 최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철도·도로 남북 공동조사와 관련해 제재 면제를 요청했으며 수일 안에 면제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제재위가 최종적으로 면제 결정을 내릴 경우 경협 성격의 남북교류와 관련해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예외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 경우 향후 산림협력 등 다양한 남북교류 사업에서도 연쇄적으로 제재 예외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남북 관계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며, 궁극적으로 본격적인 대북 제재 완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정부가 남북의 철도·도로 공동조사 문제 등에 대해 유엔 대북제재위에 최근 제재 면제를 요청했고 수일 안에 논의가 완료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날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미국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말해 미국 정부의 대북 독자제재와 관련해서도 제재 면제 조치가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독자제재 예외 조치와 관련한 실질적 협의는 마쳤고 미 행정부의 행정적 절차만 남았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엔이 대북 제재 예외를 인정하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의 장애물이 사라지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대북제재위의 제재 예외 조치가 수일 내 결정되면 이르면 이달 안에 공동조사를 시작하고 연내에는 착공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내년에 실시될 대표적인 한·미 연합훈련 일정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하는 등 대북 유화 조치를 속속 내비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들에게 “내년 한·미 연합훈련을 재조정하고 있다”면서 “독수리훈련은 (대북)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되도록 범위를 축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워킹그룹 출발 긍정적이나, 폼페이오 발언 우려된다

    한·미 양국이 어제 워싱턴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리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도하는 워킹그룹 첫 회의를 갖고 비핵화와 대북 제재 이행에 관한 협의와 이견을 조율했다. 그 첫 작품으로 미국은 남북 철도 연결의 현장 조사를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이 처음부터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강력하고 전폭적인 지지, 즉 스트롱 서포트(strong support)를 표명한 점은 워킹그룹을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올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향후 워킹그룹이 정상급·고위급 차원의 ‘결단’을 토대로 비핵화 등의 의제를 구체화하고, 세부 내용을 윗선에 올려 진전된 합의를 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다만 남북 관계 진전에 대해 미국이 계속 제동을 거는 듯한 모습은 매우 우려스럽다. 올해 세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으로 남북 관계가 급진전되면서 미국은 “북·미와 남북은 함께 가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번번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대표적인 게 철도 현장 조사다. 당초 10월 말부터 시작됐어야 하지만 북한에 반입되는 장비에 미국이 금지한 물품이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해 진행되지 못했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워킹그룹 출범 목적과 관련해 “우리가 서로 다른 소리를 하지 않고,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은 자칫 남북 관계를 일일이 들여다보고 통제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 미국이 이런 자세를 계속 보일 경우 평화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춰 남북 교류를 추진하는 한국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방점을 찍고 있는 미국 사이에 미묘한 입장 차이가 지속적으로 노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향후 워킹그룹에서는 한·미의 비대칭성이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양국 관계자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남북 철도 ‘그린 라이트’ 켠 美… 제재 예외 합의 땐 연내 착공식

    남북 교류 ‘美 제재 고수’ 장애물 제거 이산상봉·산림협력 조율도 가능해져 이도훈 “기술적인 문제만 남아있다” 철도 공동조사 제재 예외 뜻 모은 듯 미국 정부가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 워킹그룹 1차 회의에서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남북 교류협력 사업의 큰 장애물 하나가 치워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미국의 대북 제재 고수 방침에 막혀 초보적인 남북 교류협력이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고,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관계 개선을 견인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복안도 정체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유엔 및 미국의 대북 제재는 더이상 제재할 게 남아 있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해 미국이 양해하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남북 간 교류가 활성화될 수 없는 상황이다. 본격적인 대북 제재 완화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일부 초보적인 남북 교류에 한해 미국이 유연한 입장을 취한 만큼 향후 남북 교류에 한해 대북제재 예외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21일 “미국이 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한국 측의 설명을 듣고 ‘그린 라이트’를 켠 것과 같다”며 “워킹그룹에서 철도뿐 아니라 이산가족, 산림협력 등 모든 남북 교류사업에 대해 언급하기 때문에 한·미 간에 남북 교류와 관련해 원활한 의견 조율이 가능해졌다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번에 유연성을 발휘한 것은 역설적으로 한국의 운신의 폭을 미국의 통제권 아래 두기 위한 타협책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의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하는 대신 한국이 미국과 협의 없이 앞서가는 상황은 허용치 않는 기조를 합의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워킹그룹은 미국의 허가를 받고 안 받는 기구가 아니라 의견을 나누는 곳”이라고 선을 그었다. 남북은 지난 8월 경의선 철도 북측 현지 공동조사를 하려 했으나,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 통과를 승인해주지 않아 불발된 바 있다. 당시 미국이 철도 공동조사의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을 우려하고, 남북 관계 진전이 북·미 비핵화 협상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판단해 공동조사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도훈 한반도교섭본부장이 “철도 문제는 기술적 문제만 남아 있다”고 언급한 것도 한·미가 철도 공동조사를 대북 제재 예외로 하는 데 대략의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제재 예외가 최종 합의되면 연내 공동조사와 착공식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1차 워킹그룹 회의에서 남한 정부가 남북이 합의한 산림, 보건의료, 체육협력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미국 정부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해 전방위적으로 남북 교류협력 사업의 초보적 단계에 그린 라이트가 켜질 전망이다. 남북 산림협력의 경우 양측은 양묘장 현대화 사업 추진 등에 합의했지만 이를 위한 기자재의 북한 반출이 제재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후속 이행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강산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재가동은 한·미 간 협의 테이블에 오르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할 경우 국제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 대북 제재의 단일대오를 흐트려 놓을 수 있는 만큼 한국 정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해 미국의 협조를 요구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남북 철도 공동조사 강력 지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미국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강력한 지지’(strong support)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 고수 방침에 막혀 제자리를 맴돌던 남북 철도 연결 사업 등 남북 간 교류협력 사업에 일정 부분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은 지난 10월 고위급회담에서 경의·동해선 철도 북측 현지 공동조사를 10월 말~11월 초에 착수하고 11월 말~12월 초에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대북제재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한·미 협의가 이어지면서 일정이 순연됐고, 고위급회담의 다른 합의 사항이었던 산림 협력 등도 대북제재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안에 철도 연결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라며 “철도는 본질적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인 사소한 문제가 남아 있는데, 협의가 잘 되고 있어 곧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재 문제인 만큼 우리로서는 깔끔하게 해소하고 가는 게 좋다”고 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미 워킹그룹 출범…이도훈 “공조 부분 논의”vs폼페이오 “서로 다른 소리 내지 않아야”

    한미 워킹그룹 출범…이도훈 “공조 부분 논의”vs폼페이오 “서로 다른 소리 내지 않아야”

    북한의 배핵화 협상 국면에서 한국과 미국 간 원활한 공조를 위한 한미 워킹그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했다. 한미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공동 주재로 첫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개최했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서 한미는 한반도 및 역내 평화·안보의 핵심축으로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남북협력 등 북핵 및 북한 관련 현안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한미가 긴밀한 한미 공조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워킹그룹 회의를 정례화 및 체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 워킹그룹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있어 긴밀한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 회의 참가자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지속적인 평화▲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과 남북 협력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한미동맹을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보의 핵심으로 재확인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전했다. 워킹그룹에는 한국 측에서 외교부를 중심으로 대북 현안을 담당하는 통일부와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관련 부처 실무진이 참여하며, 미국 측에서는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사들이 참석했다. 1차 회의에서는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와 관련한 대북 제재 예외인정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연결 및 현대화는 4·27 판문점선언에 담긴 사업으로, 남북은 공동조사를 마무리한 뒤 11월 말∼12월 초에 착공식을 진행하기로 지난달 열린 고위급회담 때 합의했다. 그러나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북미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철도 연결 일정은 순연되고 있다.앞서 이도훈 본부장은 전날 워싱턴에 도착해 특파원들과 만나 “한미 간 공조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은 모두 논의할 예정”이라며 철도연결 사업 논의에 성과가 있길 기대했다.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제 앞으로의 진행과정을 공식화할 워킹그룹을 출범시켰다”며 “이것은 우리가 서로 다른 소리를 내지 않고, 우리나 한국이나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이 워킹그룹의 목적”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 어느 때보다 강경하다는 것은 외교가의 전언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국 기업이 북한에서 돈을 벌려면/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한국 기업이 북한에서 돈을 벌려면/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5·30 조치와 미국의 대북제재가 풀린다면 한국인들에겐 북한과 관련된 경제적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특수성으로 인해 기회 만큼이나 위험도 많아지지 않을까. 제조업 강국인 남한의 기업들로선 틈새시장에 들어갈 때 먼저 현재 만들고 있는 수많은 상품 중에서 그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부터 시작하기 쉽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역사와 북한의 정치·경제적 조건이 특이하기 때문에 이 전략은 문제가 있다.기업들은 현재 생산 중인 제품으로 북한에서 대박을 낼 꿈을 버려야 한다. 남한의 제품들이 세계 최고급으로 인정받은 것은 사실이고 이는 선진국으로 인식되는 징표일 수 있다. 그렇지만 북한이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시장에서 남한의 제품 거래를 허용하게 되면 정치적으로 그리고 경제발전 전략에도 매우 불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남한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북한의 시장에 진출해 현재 남측에서 생산 중인 제품을 생산하고 온갖 사업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쉽사리 큰 이득을 얻어낼 것이다. 초코파이 등 일부 공산품과 삼성의 전자제품 등은 북한에서 인지도가 높아 경쟁력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북한 정부로선 사실상 북한 주민들에게 ‘남조선의 종속자본주의´에 대응되는 자립경제모델의 실패를 인정하고 경제적으로 남한에 졌다는 것을 묵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북한은 남측 기업 진출을 허가하더라도 판매 공간을 제한하고 이윤을 낮게 책정할 것이다. 현재 북한에는 남한 제품을 베껴 국산화된 것들이 많고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남한 제품을 막도록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남한 기업들이 저비용으로 쉽게 북한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은 실천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상품거래가 가능할까? 초기엔 석탄, 의류, 수산물 등을 남측으로 수입해 가공 생산하는 것만 가능할지도 모른다. 조선노동당의 무역 관련 노선은 최대한 원료 수출을 막고 북한 내부에서 가공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과거 1970년대 남한과 별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남한 제품을 북한에 급격히 퍼뜨리겠다는 것은 허상이고 원료를 가져와 남한이나 제3국 등에서 가공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농산품, 연료 같은 특정 제품은 남한으로 수입할 수 있다. 이는 남한의 기업들에 쉽고 위험도가 낮은 전략이긴 하다. 다만 언젠가 이것만으로는 부족해질 테고 북한 내 투자의 필요성도 제기될 것이다. 이런 문제가 제기되기 전에 북한에 합작 회사를 만들고 공동투자를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에서 얻은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에서 투자를 하게 되면 그저 설비와 생산과정 관련 고정자산뿐만 아니라 인프라까지도 제공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가 대대적으로 진행되려면 먼저 남한 정부의 신용보증과 국책은행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남한의 대기업들이 독자적으로 북한의 인프라에 투자할 동기나 의지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 쉬운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북한과 합작 사업을 하되 설비나 인프라 구축 등 막대한 비용이 드는 위험한 투자를 북한이 아닌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 하는 방법이다. 단 인력은 북한 사람들을 쓰면 된다. 현재 러시아, 중국, 중동 등 각지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돼 일하는 것을 볼 때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그렇게 하면 남북의 정치적 문제들을 회피할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 남한 기업인들이 체계적으로 전략을 짜 북한에 들어가면 큰 이윤을 내고 남북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북한의 경제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전략에 집중해야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게 된다.
  • [관가 인사이드] 대북 제재에 막히고 여론 눈치… 일선 부처 남북협력 연구 ‘쉬쉬’

    [관가 인사이드] 대북 제재에 막히고 여론 눈치… 일선 부처 남북협력 연구 ‘쉬쉬’

    환경부 설악·금강평화공원 추진 등 연구 국감서 공개되자 “아이디어 차원” 경계 산림청 양묘장 조성 사업 탄력과 ‘대조’ 제재 위반 비판 부담… 부처들 사업 머뭇 전문가 “제재 해제 대비 연구 속도 내야”남북 협력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최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까운 장래에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4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 간 약속이 전면적으로 실천되고 이행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감을 계기로 정부의 대북 사업 아이템이 세간에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각 부처는 “유엔 제재 탓에 남북 협력 사업이 연구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고, 그 연구도 여론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유엔제재 때문?… 합법적 연구도 조심조심 지난 10월 환경부 국감에서는 국립공원연구원이 작성한 자연환경분야 남북협력방안 연구 문서가 공개됐다. 이 문서는 1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 만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연구원은 남북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사업 16개를 선정했는데, 여기에는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공원 조성과 남북 생태관광 활성화 등 기존 계획뿐 아니라, 한반도 생물다양성 통합정보 구축과 설악산~금강산 국제평화공원 지정 등 새로운 것들도 많았다. 남북이 손을 잡고 제대로 추진한다면 세계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것들이었다. 실제로 환경부를 비롯한 다수 부처가 남북 협력 방안을 연구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남북 문화교류협력 발전방안 연구 명목으로 예산 2억원을 편성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도 우리나라와 북한의 과학기술 협력을 위해 백두산에 남북 공동연구센터를 세우자는 제안을 내놨다. 통일부도 부처별로 유엔 제재가 풀린 뒤 추진할 수 있는 대북 사업들을 취합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구사업을 진행하는 부처들의 반응은 매우 조심스럽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감에서 남북 협력 방안 연구 문서가 공개되자 “아이디어 수집 차원에서 진행한 것일 뿐”이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실제 대북 협력 사업으로 이어 갈 계획은 없다는 뉘앙스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엔 대북 제재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실제 사업으로 진행하려면 통일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북 사업 나선 산림청… 법제처는 본격 연구 반면 자신들의 사업이 유엔 제재에 해당하지 않아 합법적으로 남북 협력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외청인 산림청이 대표적이다. 산림청의 남북 협력 사업은 지난 9월 ‘평양선언’으로 큰 힘을 받았다. 당시 남북한은 산림협력분과 회담을 열어 양묘장 현대화와 임농복합경영, 산불방지 공동 대응, 사방사업 등을 논의했다. 최근에는 대북 지원용 종자 생산을 위한 양묘장 조성을 추진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산림청은 내년까지 양묘장을 완공해 연간 5t의 조림사업용 종자를 북한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처럼 산림청이 순조롭게 대북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대북 교류가 없었을 때에도 관련 연구에서 손을 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소원하던 시절에도 협력사업을 위한 연구 부서는 활발하게 활동했다”면서 “북한에 황폐화된 산림 규모가 284만㏊라는 사실을 바로 공개할 수 있었던 것도 국립산림과학원이 관련 연구를 꾸준히 해 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부처들도 대북 협력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통일부와 통일법제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법제처는 과거보다 한발 더 앞으로 내딛는 모양새다. 법제처는 내년 초 통일법제 담당 연구원을 채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격월로 한 번씩 열리는 남북법제연구위원회 회의를 전문화하겠다는 판단이다. 이 밖에도 유엔 제재에서 벗어나 있는 문화 분야도 대북 협력에 적극적이다. 문화재청은 남북 간 문화재 교류와 협력을 위해 내년에 97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문체부도 남북 문화체육교류 예산으로 56억원을 준비했다. ●시민사회 “정부, 대북 협력 연구 주저 말아야” 부처들이 연구 단계에서도 남북 협력 사업을 주저하는 것은 자칫 “유엔 제재를 어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유엔 제재가 풀릴 때를 대비해 좀 더 적극적이고 공개적으로 남북 협력 사업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봉영식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유엔 제재가 풀리지 않았다고 해서 남북 협력 사업 연구를 소극적으로 이어 갈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래를 대비해 ‘마중물’로서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통일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아 기회가 와도 이를 살리지 못했다”면서 “남북 협력 사업은 때가 되길 기다리지 말고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사설] 미국은 남북 철도 현장 조사에 융통성 발휘해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기 위해 워싱턴에 갔다. 미국이 제안한 한·미 워킹그룹 첫 회의에 참석한다. 비핵화와 대북 제재 이행을 점검하는 워킹그룹은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현장조사를 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 현장조사는 10월 말~11월 초로 예정됐으나 미국이 난색을 표명하면서 미뤄지고 있다. 조사에 사용되는 장비 가운데 북한으로 반입이 금지된 품목이 포함돼 있어 미국이 우리의 제재 면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들의 독자 제재 대상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뉴욕, 워싱턴 방문 때에는 일시적으로 제재를 풀었다. 제재란 게 피제재 대상을 벌주기 위한 것이지만 필요하면 푸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철도 현장조사는 제재가 풀릴 때를 대비한 선행 작업이다. 대대적인 장비와 물자, 현금이 들어가 북한에 철도를 새로 깔거나 보수하는 것이 아닌데도 미국이 조사조차 못 하게 막는 것은 이중 잣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에 미국이 금지한 장비가 들어가긴 하지만 조사만 끝나면 회수하는 것이다. 비핵화 전까지 북한을 단단히 옥죄어 보다 빠른 양보를 받아 내겠다는 미국의 의도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일방적인 압박만으로는 북한을 굴복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그동안의 대북 제재 역사가 증명해 준다. 미국은 철도 현장조사가 가능하도록 제재 면제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견제도 풀어야 한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자금 확보가 어려워 대북 인도적 사업이 쉽지 않다고 한다. 통일부는 지난해 9월 WFP 등을 경유한 800만 달러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으나 미국 눈치를 보느라 집행조차 못하고 있다.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와는 관계가 없는데도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착수한 것을 “좋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북·미 교섭이 좋은 결실을 거두려면 미국이 남북과 북·미의 선순환 구조를 이해하고, 제재 지상주의로부터 빠져나오는 게 중요하다.
  • “대북 제재로 피해 입는 건 최하위층뿐”

    “대북 제재로 피해 입는 건 최하위층뿐”

    “난 가난해서 탈북… 지금은 아닐 것 쌀·돈 아닌 물자 지원 방식 고민해야”“대북 제재를 아무리 해도 북한 기득권층과 그들이 떠받드는 정권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피해를 입는 사람은 오히려 최하위층입니다. 제재로 북한에 물자가 유입되지 않아도 기득권층은 쌓아놓은 게 많아 끄떡없지만 최하위층은 물자 부족으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거죠.” 탈북민 출신인 박예영(42)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대북 제재만으로 북한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발언한 데 대해 19일 이같이 설명했다. 2002년에 한국에 들어온 박 이사장은 지난 16년간 통일 운동에 참여하며 탈북민 정착 지원에 힘썼다. 최근에는 탈북민 사업가나 통일을 지원하는 사업가에게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망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북한 주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쌀과 돈이 아니더라도 다른 물자를 지원하는 방식을 고안해야 한다”며 “유통기한이 있는 빵은 아무리 당 간부 등이 착복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기에 고아원 등 필요한 곳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 이사장은 북한 주민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돈의 중요성과 자본주의의 논리를 몸으로 터득했고 부정부패와 빈부격차가 사회에 만연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도 1990년대 고교 졸업 이후 목장에서 일했으나 경제 악화로 배급제가 붕괴되면서 먹을거리를 스스로 구해야 할 처지가 되자 친척과 함께 장사에 나섰다. 장사를 하던 도중 물품을 관리에게 뺏기게 됐고 무일푼으로 노숙하던 박 이사장은 결국 북한을 떠나 중국으로, 이후 한국으로 오게 됐다. 박 이사장은 자신이 탈북할 당시보다 현재의 북한 경제 사정이 나아졌으며 탈북 이유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최근에는 못 먹어서 탈북했다는 얘기는 거의 못 들었다”며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90년대처럼 배곯고 살지는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한에 대한 호기심이나 환상 때문에 탈북하기도 하고, 먹고 살려면 장사를 해야 하는데 북한에서는 당·정부 관리에게 뇌물도 줘야 하고 절차도 복잡하고 해서 막연하게 ‘자유’를 찾아 남한에 오기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탈북민’, ‘새터민’ 대신 ‘북향민’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어감이 좋지 않고 정치적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탈북민보다는 ‘북한에 고향을 두고 있다’는 의미의 중립적이고 순화된 표현인 북향민이라는 명칭을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현정은 “금강산 관광, 연내 재개 어렵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될 것”

    현정은 “금강산 관광, 연내 재개 어렵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될 것”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올해 안에는 어렵지만 금강산 관광이 머지않아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현정은 회장은 19일 강원도 고성 동해선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올해 안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금강산에서 열린 고 정몽헌 회장 15주기 행사에서 “올해 안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던 현정은 회장은 최근 북미 관계 등을 놓고 볼 때 연내 재개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북 기간에 북측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 관련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북측에서도 빠른 재개를 희망하고 있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구체적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전망하는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민간기업으로서는 어떤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면서 “미국에서 (대북) 규제를 풀어주면 곧바로 남북경협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정은 회장은 “금강산 관광을 시작으로 민족이 화해하는 길을 개척한 현대는 앞으로 남북이 함께 만들어 갈 평화롭고 새로운 미래에도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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