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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정부에 대북 사업 허용해야 지지율은 새털… 대권 마음 비워”

    “지방정부에 대북 사업 허용해야 지지율은 새털… 대권 마음 비워”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는 몇 년 가지 않을 것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의 한 식당에서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내가 왜 1위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기나 지지율은 공중에 나는 새털과 같은 존재”라면서 “지지율 1위가 몇 년 계속 가는 경우가 있느냐”며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 직무는 1000만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막중한 자리”라면서 “흔들림 없이 서울시장 직무에 충실하겠다”며 차기 대선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최근 극심한 내분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내가 당원이고 중요한 자치단체장이기는 하지만 시장직을 맡아 보니까 정파적으로 시정을 운영할 수 없다”면서 “당의 어려운 사정은 잘 알지만 일정한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귀국하면 이른 시일 내에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게 연락해 만남을 가질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워싱턴 미국외교협회 초청 좌담회에서는 정부의 대북사업 시각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박 시장은 “외교, 안보는 중앙정부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휴전선에서 40㎞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서울에서 안보는 때때로 삶 및 죽음과 결부된 문제”라면서 “외교, 안보와 남북통일은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와 민간이 모두 주체가 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서울시와 같은 지방정부도 문화, 체육 등 북한 교류를 정부의 허가 없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도 지속해야 한다며 현 정부의 대북 기조를 비판했다. 그는 “독일 사민당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을 기민당 정권에서도 한결같이 추진해 통일한 것처럼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속했다면 남북 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분명히 우리가 노력하면 북한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세월호 이후의 국론 분열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분열이 유족을 지지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나뉘는 (국민) 분열을 가속하고 있다”면서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하고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인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좌담회에는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재커리 코프먼 미 대법원 판사 등 미국 외교계, 학계, 언론계 인사 30여명이 참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전략적 인내정책·中 의존서 탈피…오바마, 北과 대화 재개 모색해야”

    “전략적 인내정책·中 의존서 탈피…오바마, 北과 대화 재개 모색해야”

    “많은 사람들이 북한과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했을 때 제네바에서 극적 합의를 이뤄냈지요.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전략적 인내’ 정책과 중국에 의존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1993년 1차 북핵 위기 이후인 1994년 10월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타결된 ‘북·미 간 기본합의문’(제네바합의)은 북한이 핵시설을 동결·해체하는 대신 중유·경수로를 지원받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최초의 북·미 간 핵 관련 합의였다. 다음달로 20주년을 맞는 제네바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68)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를 24일(현지시간) 워싱턴 조지타운대 교수실에서 단독 인터뷰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20여년간 국무부에서 일한 뒤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장을 지냈다. 맥아더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다가 최근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으로 돌아와 강의를 시작했다. →제네바합의가 20주년을 맞았다. 의미와 교훈은. -많은 사람들이 북한과의 협상은 불가능하다며 반대할 때 내가 아는 유일한 길은 일단 시도해 보는 것이었고, 그래서 결국 합의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북한에 개입해 온 우리의 스타일은 북한도, 우리도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이 없는, 그래서 남한과 대화해 결국 통일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해 왔는데 이루지 못했다. 북한은 결과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악당 국가’로 낙인 찍혀 고립됐다. 이는 우리의 대북 정책, 대북 접근법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2002년 제네바합의 파기에 대한 책임 논란이 있는데. -1990년대 중·후반 북한이 비밀리에 가스 원심분리기 개발 프로그램을 수행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북한은 이를 통해 몰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추진했고 이는 제네바합의 위반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책임이 크다. 미국의 반응은 무엇이었느냐고 묻는다면, 미국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알게 됐을 때 경수로 개발을 중단하는 등 즉각 대응했다. 당시 부시 정부는 제네바합의에 대해 비판하는 등 높게 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합의를 깨도 손해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미 정부는 북한의 행동에 대해 그리 정교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북한에 화를 내면서도 합의는 유지하고 지켜야 했는데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제네바합의는 깨졌고 이는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과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명분으로 작용하게 됐다. →북한이 핵실험을 세 번이나 했다. 북핵 정책, 특히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에 대한 평가는. -우리의 대북 정책 목표가 북한의 핵개발을 막는 것이라는 점에선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라는 것은 모호하고 혼란스럽다.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야 하고, 미국은 물론 한국·일본 등 국제사회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눈으로 보이는 명백한 증거 수준의 진정성이 아니면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나는 딱 1년 전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함께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 사람들을 만났는데 북한은 회담 재개 전까지 먼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와 같은 이상한 교착상태가 북한을 더욱 도발하고 있다. 이제는 미국이 리더십을 발휘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북·미 모두 협상에 관심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제네바합의 9년 뒤인 2003년에 6자회담이 시작됐다가 멈췄다. 6자회담에 대한 평가는. -6자회담은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 그동안 계속 북·미 간 양자회담이었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대표들과 협의한 뒤 북한과 만나 합의했는데, 단지 북·미만 합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6자회담이라는 형식을 쓴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미 간 대화가 서울과 워싱턴의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협의 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과의 협상은 형식보다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협상 테이블에 핵무기 포기 외에 다른 이슈를 올리면 자칫 북한의 핵개발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제네바합의 카운터파트였던 강석주 노동당 비서의 제네바 방문 등 최근의 북한 행보를 어떻게 봐야 하나. -강석주도, 리수용 외무상도 해외를 순방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북한이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하는 것은 변화가 없다고 본다. 북한은 자신들이 무시당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주목을 받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 왔고, 대부분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다.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대남 포격 등도 비슷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북한은 군사력을 앞세워 외부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 예전처럼 도발로 주목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과 중국의 역할에 대한 제언은. -남북 간 대화와 접촉이 있어야 한다.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어떻게 추진될지 궁금하다. 미국이 북핵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협조하라고 독려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에 ‘하청’을 줄 게 아니라 미국 스스로가 나서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 미국은 동북아에 관심이 많고 한반도의 안정을 원한다. 게다가 한국과 일본이라는 두 동맹국이 있다. 중국과 협력하되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마크 리퍼트 주한 美대사 지명자 상원 인준

    마크 리퍼트 주한 美대사 지명자 상원 인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가 18일(현지시간) 상원에서 인준돼 조만간 한국에 부임한다. 미 상원은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리퍼트 대사 지명자 인준안을 구두 표결로 처리했다. 의회 절차가 모두 끝남에 따라 리퍼트 대사 지명자는 조만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부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5월 1일 차기 주한 미대사로 지명한 리퍼트 지명자는 6월 17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를 거쳐 같은 달 24일 외교위에서 구두 표결로 통과됐지만 여야 간 정치적 갈등에다 8월 의회 휴회까지 겹치면서 인준 표결이 지연됐다. 현재 인준 대기 중인 대사 지명자가 40여명에 이르는 상황을 고려할 때,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해 상원에서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넘기지 않고 서둘러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리퍼트 지명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을 맡았던 핵심 측근으로,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등을 거쳐 아시아 문제, 특히 안보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41세로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다. 오바마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한반도 정책에 힘이 더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경제연구소(KEI)는 이날 ‘신임 주한 미대사가 해야 할 5가지 중요한 이슈들’ 보고서에서 “안보 이슈뿐 아니라 인적 교류 강화, 자유무역협정(FTA)의 완전한 이행, 21세기형 동맹 개조, 대북정책 조율, 원자력협정 개정 등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킹 특사 “北, 美특사 파견 제의 거부”

    킹 특사 “北, 美특사 파견 제의 거부”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7일(현지시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위해 미국이 제안한 고위급 특사 파견 제의를 북한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특사를 둘러싸고 양측이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킹 특사는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가 접촉을 방해하고 있지만 억류된 미국인들을 석방하는 것이 다른 분야에서 더 폭넓은 논의와 접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킹 특사의 발언은 미 정부가 북한에 억류자 석방을 위한 특사 파견 협의를 제안했다는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대해 국무부가 이날 “외국에 있는 미국인들의 안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우선순위는 없다는 원칙에 따라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다. 킹 특사는 미국이 제안한 고위급 특사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미 정부가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보내려 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북측은 최근 억류자 3명의 CNN 인터뷰를 통해 전직 대통령 등을 보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혀 특사의 급을 둘러싸고 북·미 간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대북 정책은 목표설정이 우선이다/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대북 정책은 목표설정이 우선이다/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5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해 대북 조율에 나섰다. 반면 북한과 관계 개선에 나선 다른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라이스 보좌관의 중국 방문에 대해 미·중이 북핵문제를 비롯한 대북정책에 대해 어떤 식으로 방향을 정하느냐에 관심을 뒀다. 라이스의 ‘방중 보따리’에 북한문제가 주요 의제의 하나로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느 정도의 우선순위와 비중으로 다뤄졌는지는 미지수다. 또한, 일본은 납치자 문제 진척에 따라 아베 총리의 방북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도 대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북아의 치열한 외교전 속에 자칫 남북 관계만 길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 정부도 남북 관계 개선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새누리당 지도부도 2010년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제재인 5·24 조치 해제와 인천아시안게임 남북공동응원단 구성 등 남북 긴장관계 완화를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북고위급 접촉,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 등을 계기로 남북 간 대화 무드가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집권여당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엇박자’를 내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대북정책을 유지할 것인지,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양면성을 가질 수밖에 없어 우리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첫째,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효과가 있느냐다. 지금까지 비핵화를 위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핵 포기라는 과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국면 전환을 위한 유화적인 공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제재와 압박이 비핵화라는 목표는 성사시키지 못했지만, 그로 말미암은 강요된 사이드 효과로 개혁개방을 진행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 나타나는 시장경제 묵인, 비공식 경제 확산의 모습은 강요된 사이드 효과로 장기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 점에서 보면 대화와 압박은 제로섬 정책이 아니라 함께 취해야 하는 정책이라는 점이다. 둘째, 대북정책에 대해 여론이 변화를 원하지 않아 전략적인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국의 여론은 북한 김정은에 대한 혐오감, 북한체제의 모순, 핵실험 등으로 염북혐북(念北嫌北) 의식이 확산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을 하더라도 대북정책에 대해서만큼은 지지도가 높다. 따라서 정부는 국민 내의 염북혐북 의식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북한의 변화와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전략적 관리도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가 북한의 정치적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라도 큰 구도 속에서 대북정책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속할 수밖에 없다. 셋째, 국제환경의 변화는 대북정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즉 우리가 원하더라도 국제환경이 우리의 정책을 받쳐주지 않으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보면 지금의 시점은 큰 틀에서 대북정책 기조를 재점검하는 기회는 되겠지만, 정책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 예로 미국은 최근 대북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백악관 논평을 통해 공식 확인했다. 현재의 대북정책 논란을 종식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한국 정부 내에 대북정책의 목표와 과제에 대한 뚜렷하고 명확한 인식이 존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 정부 임기 내에서 실천 가능한 단계별 목표와 과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즉 정부는 임기 내 대북정책의 목표, 즉 ‘어느 상태까지 가겠다’는 것을 설정해야 한다. 또한 ‘작은 통일,’ 통일 기반 조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제시돼야 한다. 이 점에서 보면 기능주의적 접근을 통해 향후 군사 분야까지 포괄하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적 입장을 일정 부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즉 남북한 간 정치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황준국 6자수석 대표 8~10일…訪美 한·미 대북정책 조율 전 사전 협의

    황준국 6자수석 대표 8~10일…訪美 한·미 대북정책 조율 전 사전 협의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8∼10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다고 외교부가 5일 밝혔다. 황 본부장은 9일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담한다. 우리 6자 수석대표가 지난 6월 방미한 지 3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추석연휴 기간 협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때문에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 석방을 위한 미국의 고위급 특사 방북 가능성이나 북·미 접촉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급히 협의할 사안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시기적으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미국 방문 전에 이뤄지는 만큼 청와대와 백악관 간 대북정책 조율을 앞둔 사전 협의 성격도 갖고 있다. 한·미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이후의 한반도 정세 평가와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美 군용기 北 갔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등 도발과 미국인 억류 문제로 미국과 북한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미 정부 당국자들이 최근 군용기를 타고 북한을 방문, 비공개 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평양행 군용기를 띄운 것은 2012년 8월 이후 2년 만으로,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27일(현지시간) “미 정부 당국자들이 최근 군용기로 평양을 다녀온 것으로 안다”며 “케네스 배 등 미국인 3명의 억류 문제와 북핵·미사일 문제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군용기에 누가 탔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정보당국 및 백악관, 국무부 관계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군용기가 평양에 가려면 영공 문제로 한국 측에 통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2012년 4월과 8월에도 백악관 등 정부 당국자들을 태운 군용기를 괌에서 평양으로 보내 비공개 회담을 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 위협 등으로 미국에 맞서다가 회담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성 김 주한 미국대사가 국무부 동아태국 부차관보와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직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서울신문 7월 30일자 1면> 지난해 6월부터 공석이었던 6자회담 차석대표에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담당 보좌관이, 사일러 보좌관 후임에는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아태 분석관이 각각 임명돼 9월 첫 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소식통은 “성 김 부차관보 내정자가 조만간 워싱턴으로 돌아오면 미 정부 대북라인이 새롭게 짜이는 것”이라며 “대북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美 평양 극비 회담… ‘해빙’ 돌파구 될까

    北·美 평양 극비 회담… ‘해빙’ 돌파구 될까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최근 군용기를 타고 방북해 비공개 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북한의 반응에 따른 변수가 많아 섣불리 성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27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이 2년 만에 군용기를 통해 평양에 가서 비공식 접촉을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며 “북한이 케네스 배 등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예전보다 전향적으로 나올지, 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끝난 뒤 어떤 반응을 보일지 등에 따라 북·미 관계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북·미 간 비공식 대화 창구인 ‘뉴욕채널’이 사실상 개점 휴업인 상황에서 미 당국자들이 군용기를 타고 북한에 가서 북측과 얼굴을 맞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채널이 아니라 평양에서 직접 접촉할 만큼 긴박한 상황이 있는 것인지,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던졌는지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은 케네스 배 등 억류된 미국인들의 몸값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쉽게 진전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측은 성 김 주한 미국 대사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와 함께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직하게 하면서, 14개월째 공석인 6자회담 특사로 지한파인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담당 보좌관을 발탁했다. 이 자리는 6자회담 차석대표 및 뉴욕채널을 담당하는 요직이다. 한 소식통은 “9월부터 뉴욕채널이 제대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일러 보좌관 자리로 승진하는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아태 분석관도 지난 10년간 6자회담 등에 관여한 실무형 전문가다. 일각에서는 ‘성 김-사일러-후커 라인’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대북라인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들이 백악관과 국무부 고위급을 설득해 대북정책에 변화를 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이들이 대북 전문가이긴 하지만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이 좌우하는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김양건 “전제조건 없는 대북정책 결단해야”

    北 김양건 “전제조건 없는 대북정책 결단해야”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이 17일 방북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로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추모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명의의 조화와 조전문을 전달받았다. 박 의원과 임 전 장관,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 등은 이날 오후 5시 10분쯤 개성공단 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무소에서 김 통전부장과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만나 1시간 5분여간 환담한 뒤 서울로 돌아왔다. 환담 석상에서 김양건은 김 제1위원장 명의의 조화를 전달하고 조의문을 낭독했다고 박 의원 측이 밝혔다. 조화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김정은’이란 문구가 쓰여 있었다. 지난 14일자로 작성된 김 제1위원장 명의의 조전문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년을 즈음하여 이희호 여사와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아가 통일을 위해 기울인 노력과 공적을 잊지 않을 것이며 그가 남긴 업적은 후세에 길이 전해지게 될 것입니다. 나는 유가족들과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의 뜻을 이어받아 통일사업에 계속 앞장서 나가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은 남측으로 귀환한 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양건은) 핵 폐기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8·15 경축사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전제조건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양건은 남북 환경협력 등이 포함된 경축사의 대북 제안에 대해서도 “핵문제를 거론하며 어떤 것들을 하자고 하는 내용이 실현될 수 있겠느냐라고 (평양에서) 의심을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건은 또 “군사훈련도 왜 하필이면 2차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면서 하려 하는가”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고위급 접촉 제안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김양건의 대남 메시지와 관련, “평소 북한이 갖고 있던 불만을 두루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고위급 회담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시기에 문제를 제기한 만큼 여지는 남겨 놓은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개성 공동취재단·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특파원 칼럼] ‘제2의 크리스토퍼 힐’을 기다리기 전에/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제2의 크리스토퍼 힐’을 기다리기 전에/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청문회장.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증인으로 모처럼 한자리에 앉았다.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북한이 조용해졌다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 “‘전략적 인내’ 정책이 효과를 못 보고 있는데 얼마나 더 인내해야 하냐. 평생을 기다려야 하냐?” 등 추궁이 이어졌다. 데이비스 대표는 “나는 우리 정책을 ‘전략적 인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오히려 ‘전략적 불인내’라고 본다”며 대북 압박·제재를 지속할 것이라고 되풀이했다. 킹 특사는 질문조차 받지 못한 채 앉아 있었다. 이날 청문회는 3시간 일정이었으나 1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의원들한테도, 당국자들한테도 별다른 의욕이 느껴지지 않았다. 북한은 올 들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계속 쏘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서해 미사일 발사장 증축 공사도 진행돼 기존보다 더 큰 장거리 미사일을 쏠 준비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케리 장관은 최근 한 방송에서 “주지하다시피 지난해 4월 내가 중국을 방문한 이후부터 북한이 이전보다 조용해졌다”며 자화자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례적으로 규탄 성명을 낸 것과 비교할 때 안일한 대응인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케리 장관 등 미 지도부는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중동 문제와 우크라이나·러시아 문제에 매몰돼 북한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오바마 정부 내 북한 전문가도 없는 상황이다. 성 김 주한 미국대사가 조만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온다지만 힘이 실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지 W 부시 정부 2기에 북한을 드나들며 협상을 벌였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같은 행보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던져보자. 북한 문제는 과연 어느 나라에 가장 큰 당면 과제인가. 언제까지 움직이지도 않는 미국만 바라볼 것인가. 북한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밝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3대 대북정책에 상당한 기대를 걸어왔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민간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면서 자연스럽게 ‘5·24조치’ 해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북한의 9월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한 소모적 줄다리기를 하면서 대북정책에서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박근혜 대통령 가까이에서 대북정책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모두 군 출신”이라며 “3대 대북정책과는 거리가 먼 강경 일변도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6자회담과 남북회담을 주도해야 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윤 장관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맡아 6자회담에 깊숙이 관여했고, 류 장관은 30여년 북한만 연구한 전문가다. 이들에게 힐 차관보와 같은 미국의 대북 협상가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 대통령을 설득하고 북한과 대화하라고 말한다면 무리일까. 출범 2년 차인 박근혜 정부가 시간이 많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명박 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대화에 나서야 남북 간 신뢰를 만들 수 있다. chaplin7@seoul.co.kr
  • “美 대북정책은 전략적 不인내…압박·제재 기조 변함없다”

    “美 대북정책은 전략적 不인내…압박·제재 기조 변함없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전략적 인내’가 아니라 ‘불인내’가 맞다. 대북 압박·제재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30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가 ‘북·미 제네바 합의’ 2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지 않으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데이비스 대표는 “대북 제재는 가치 있는 수단이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추가 제재를 할 수 있다”면서 “세 차례에 걸친 핵실험이나 핵보유국을 천명한 헌법 개정 등 지난 수년간 북한이 보인 행동은 북한이 비핵화에 관심이 없다는 신호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정권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동맹 및 우방들과 협력해 다양한 제재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북한이 불법행위를 하는 데 따른 비용을 높이고 무기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입 원천을 줄임으로써 북한의 선택지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다고 몰아붙였다. 스콧 페리 공화당 의원은 “많은 사람이 전략적 인내 정책은 효과가 없다고 비판한다. 도대체 얼마나 더 인내해야 한다는 의미인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데이비스 대표는 “나는 한번도 우리 정책을 전략적 인내라고 말한 적이 없으며 그 같은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오히려 불인내가 맞다”며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가도록 압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계속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시론] 한국인의 통일 열망과 단계적 통일론/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과정부 교수

    [시론] 한국인의 통일 열망과 단계적 통일론/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양과정부 교수

    남한 언론의 보도를 보면 ‘통일’만큼 인기 높은 용어가 없어 보인다. 대북 정책은 실제 내용과 무관하게 ‘통일정책’이라고 주장하고 대북정책을 관리하는 기관은 남북관계부나 북한문제부보다 ‘통일부’라고 부른다. 북한도 비슷하다. 북한에서는 이남으로 파견된 공작원들까지 ‘통일일꾼’으로 알려졌다. 통일에 대한 한국인의 이 같은 관심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통일’이라는 개념의 구체적인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남한 사람들에게 1980년대까지, 즉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 통일은 ‘멸공통일’을 의미했지만, 일부 좌익 인사들은 공산주의 지상천국을 가져올 적화통일을 꿈꾸었다. 1990년대 말 흡수통일에 대한 담론이 많이 사라지게 되면서 남북 회담과 협력 그리고 타협을 통해서 이루어질 단계적 통일론이 주류가 되었다. 남한의 단계적 통일론은 남과 북 양측 정부가 회담을 통해 경제와 인적 교류를 점차 활성화시키고 남북의 문화, 경제, 정치의 고립과 대립을 극복함으로써 통일 국가의 기반을 쌓는 것이 통일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비참한 북한 경제 실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독일식 흡수통일이 가져올 천문학적 비용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비교적 값싼 방법으로 보이는 단계적 통일에 대한 희망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희망은 별 근거가 없다. 근본적인 이유는 단계적 통일에 대한 시도는 북한 정권의 안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과 북이 단계적 통일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김정은 정권은 제일 먼저 남한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이산가족 상봉, 우편물 교환 등을 허락할 뿐만 아니라 남북 기술 협력, 남한 자본의 투자 유치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같은 정책은 북한 경제의 발전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북한내에서 불가피하게 남한의 경제 수준과 생활양식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남한이 잘산다는 사실은 15년여 전부터 막연하게 알고 있지만 남북의 경제적 격차가 어느 정도로 클지는 자세히 모르고 있다. 남북한 일인당 소득 격차가 적어도 15배에 달하기 때문에 북한 민중들에게 남한의 일상생활은 낙원처럼 보일 것이다. 독일 통일 이전 동독 붕괴에 결정적 요인이 됐던 동서독 일인당 소득 격차는 2~3배뿐이었다. 남북한 교류가 활성화되면 남한의 번영을 훔쳐보게 된 북한 주민들은 자신의 경제생활이 남한보다 얼마나 빈곤함을 알게 된다. 그들은 북한 경제 몰락에 대한 책임을 김정은을 비롯한 세습 엘리트에게 돌리고 1980년대 말 동독 주민들처럼 남한과 단일 국가를 만들면 남한 주민과 똑같은 생활을 누릴 것이라는 환상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단계적인 통일의 첫걸음으로 볼 수 있는 남북 교류의 활성화는 북한내에서 정권 정당성의 위기와 정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다. 정통성 위기에 직면한 북한 정권은 단속과 감시를 강화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소식은 남한 주민들의 인식에 악영향을 미치고 단계적 통일의 상대인 북한 정권에 대한 적대감이 커질 것이다. 북한에는 지금도 10만명의 정치범이 있다. 하지만 그 불쌍한 사람들의 이름도, 모습도 알 수 없으니 이 통계는 추상적 지식일 뿐이다. 1989년 중국의 톈안먼 사태나 1980년 남한 광주 민주화 운동처럼 평양 거리에서 태극기를 휘두르고 통일이나 민주화를 요구하는 북한 청년들이 경찰이나 군인에 의해서 피살된 모습이 남한 텔레비전에 방영된다면 북한 정권을 그대로 통일의 상대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는 가설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 단계적 통일의 필요 선제 조건인 남북 교류의 자유화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아는 북한 정권은 단계적 통일을 시작할 이유가 없다. 단계적 통일은 바람직하지만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는 한반도 현대사 비극의 또 하나의 측면이다.
  • 성 김 동아태 부차관보 내정… 美 6자 수석대표 겸직할 듯

    성 김 동아태 부차관보 내정… 美 6자 수석대표 겸직할 듯

    성 김 주한 미국대사가 미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로 내정돼 이르면 다음달 중순 부임한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28일(현지시간)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성 김 대사가 제임스 줌월트 국무부 동아태국 부차관보 후임으로 확정됐다”며 “줌월트 부차관보가 주세네갈 대사로 내정돼 다음달 하순 주재국으로 떠날 예정이기 때문에 성 김 대사가 그 전에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 김 대사는 지난 5월 마크 리퍼트 국방장관 비서실장이 차기 주한 미대사로 지명된 뒤 국무부 동아태국 부차관보 후임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계속 제기돼 왔으나 내정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성 김 대사가 맡을 부차관보는 동아태국 내에서 한국과 일본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로, 두 나라에서 모두 근무했던 그의 경력을 고려할 때 적임이라는 평가다. 성 김 대사는 6자회담 수석대표직인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겸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대사로 임명되기 전 6자회담 차석대표직인 6자회담 특사를 맡았던 만큼 차석·수석대표직을 모두 거치게 되는 셈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통일준비위원회 위원 명단 면면 살펴보니…진보 쪽 인사 적다는 지적도 있어

    통일준비위원회 위원 명단 면면 살펴보니…진보 쪽 인사 적다는 지적도 있어

    ‘통일준비위원회 위원 명단’ 통일준비위원회 위원 명단이 공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으로 통일 논의를 주도할 민관 협업 기구인 통일준비위 명단이 15일 발표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관심이던 민간위원 30명의 면면도 드러났다. 민간 몫 부위원장에는 주중대사를 역임한 정종욱 인천대 석좌교수가 임명됐다. 정 전 대사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그리 인지도가 높은 인물은 아니지만 학계와 공직 현장에서 남북관계와 통일 문제를 오랫동안 고심해온 적합자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통일 준비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성격을 띠는 통일준비위 민간위원에는 정·관계와 학계의 중량감 있는 원로들도 다수 합류했다. 고건 전 총리, 외무부 장관을 지낸 한승주 한미협회 회장,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상임고문 등이 참여키로 했고 학계에서는 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 박명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경제 분야는 김동근 한국산지보전협회 명예회장, 김영훈 농촌경제연구소 글로벌협력연구부장,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 함범희 전 코레일 센터장 등 해당 분야에 밝은 실무형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오랜 대북지원 사업을 펼쳐온 월드비전의 양호승 회장, 통일교육에 헌신해온 최경자 서울공덕초 교장, 탈북자들의 심리적 고통 해소에 노력해온 전우택 연세대 의대 교수,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 편찬 사업에 참여해온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등도 포함됐다. 탈북자 중에서는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1991년 입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에서 북한 문제를 연구하는 고영환 실장이 외교안보 분야 위원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민간위원 중에는 고건 전 총리를 비롯해 노무현 정부 시절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낸 문정인 교수,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 차장을 지낸 라종일 한양대 석좌 교수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대북정책 수립 등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 의견을 두루 수렴해 백년대계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출범한 통일준비위원회에 진보 진영의 비중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그중에는 위원직을 사양한 분도 전혀 없지 않다”며 “현재 포함된 위원으로도 그쪽(진보진영)의 성격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 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수석은 이어 “저희로서도 통일 문제는 국론이 총체적으로 집약돼 나아가는게 좋다. 야당도 들어가 있고 학계뿐 아니라 다른 계통도 포함하려 애를 썼기 때문에 위원에 포함된 분들이 광범위한 의견 수렴에 도움을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통일준비위가 통일부나 민주평통과 역할이 중첩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중복되지 않는다”고 일축한 뒤 “통일준비위는 통일준비를 위한 민관협의 및 연구가 주요 역할이라는 점에서 통일부나 민주평통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3개의 기구가 합쳐서 시너지를 이루고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위한 효과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며 “소통과 협업이 잘되는 게 중요하고 통일준비위가 옥상옥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통일준비위, 초당적 구상만이 실효 거둔다

    남북통일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통일준비위원회가 어제 출범했다. 대통령직속기구로 설치된 통일준비위는 박근혜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학계와 정·관계 인사 50명이 참여, 한반도 평화통일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작업을 벌이게 된다. 한반도의 유동성 확대로 언제 급작스러운 통일 과정에 들어서게 될지 모를 상황에서 통일준비위 구성과 체계적인 통일 방안 논의는 때늦은 감이 있다 싶을 만큼 서두를 사안임은 분명하다. 통일부나 민주평통자문회의가 있는 마당에 자칫 옥상옥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남북 관계 전반과 대북정책 기조는 지금처럼 통일부가 관장하고 통일 과정의 법제와 대외전략 등 큰 틀의 장기 통일구상은 통일준비위가 맡는다는 점에서 이는 운용의 문제라고 본다. 통일준비위 앞에 놓인 과제는 따로 있다. 지속 가능한, 그리고 현실적인 통일 담론을 이뤄나가는 일이다. 무엇보다 통일준비위가 정권의 향배와 관계없이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대통령령으로 마련된 통일준비위 설치·운영 규정은 통일준비를 위한 기본방향과 통일 준비 관련 각 분야 과제 연구, 통일에 대한 세대 간 인식 통합 등 사회적 합의 촉진, 통일 준비를 위한 민·관 협력, 기타 대통령 자문 등을 통일준비위의 기능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나같이 현 정부 임기 안에 끝낼 일들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의 위원회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원회가 돼야 가능한 일들이다. 이명박 정부가 통일 비용 조성과 통일에 대한 사회적 관심 제고를 위해 만든 ‘통일항아리’는 지금 자취를 찾아볼 길이 없다. 사업 첫해인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7억 5800만원이 모금됐으나 현 정부 들어서는 100만원도 채 걷히지 않았다고 한다. 확고한 사회적 합의 없이 추진한 탓도 있겠으나 현 정부가 관심을 두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다. 통일준비위가 그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통일 과정을 슬기롭게 헤쳐갈 방안과 통일 한국의 뼈대를 설계할 기구다. 정권에 따라 논의가 갈팡질팡한다면 속된 말로 죽도 밥도 안 되고 사회 갈등만 증폭될 일이다. 박 대통령 말대로 통일이 대박이 되려면 그에 걸맞은 면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과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어제 첫선을 보인 통일준비위원 면면은 높은 경륜과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이념과 정파적 대립의 벽을 뛰어넘을 구성인지에 대해선 다소 의문이 남는다. 야당 의원 1명과 진보성향 인사가 일부 참여했다지만 범정파, 탈이념 기구로 보긴 힘들 듯하다.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통일 담론 형성과 그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향후 통일준비위의 범정파적 인적 보완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 “한국의 情에 반해… 통일 대비 北 지원을”

    “한국의 情에 반해… 통일 대비 北 지원을”

    “한국에서 으뜸은 정(情)이지요. 독일에도 비슷한 감정이 있지만 유독 ‘짙은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은 한국뿐입니다.” 푸른 눈에 하얀 피부, 금발머리까지 외모는 누가 봐도 서양인이지만 한국어를 유창한 억양과 발음으로 구사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무한 애정을 뽐내는 것을 들으면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강미노’(江美努)라는 한국식 이름도 있고 청국장을 좋아한다. 독일 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 하네스 베냐민 모슬러(38) 조교수 얘기다. 최근 이화여대 주최로 열린 ‘제13회 한·독 포럼’ 참석차 방한한 그는 13일 “20년째 한국과 연을 맺어 오고 있는데 여전히 한국의 계절과 음식, 경치에 중독돼 있다”며 웃었다. 모슬러 교수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994년 홀로 6주간 배낭여행을 하면서 한국의 매력에 처음 빠졌다. 이후 독일 훔볼트대에서 문화학, 한국학으로 학·석사학위를 받고 2011년에는 서울대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가 한국에 애착을 갖게 된 데는 부친이자 세계적인 석학인 홀거 하이데(74) 전 독일 브레맨대 경제학 교수의 영향도 있었다. 하이데 교수는 한국 등 동아시아 노동운동에 대해 연구했으며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 한국인 제자를 여럿 배출했다. 모슬러 교수는 통일 문제가 거론될 때 배워야 할 사례로 독일이 언급되는 데 대해 “당시 독일은 통일에 대비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북한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퍼주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결국 대북정책은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심각한 ‘남남 갈등’ 역시 해결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면서 “북한만 잘못됐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남한 내부의 갈등이 분단 극복에 결정적인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박홍환의 시시콜콜] 시 주석이 판문점에 갔더라면

    [박홍환의 시시콜콜] 시 주석이 판문점에 갔더라면

    지난주 국빈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틀간의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친(親)한국적인 발언과 행보로 우리 국민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중 양국 간의 관계를 친척에 비유하거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예찬하면서 된장찌개를 좋아한다고도 했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우리가 남이가!” 하며 절친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듯 먼저 팔을 벌리고 반갑게 포옹한 모양새다. 축구 광팬으로 알려진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이 중국 축구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며 자존심을 접고 한·중 축구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첫날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이튿날 서울대 강연과 특별오찬까지 숨돌릴 틈 없는 일정이 이어진 가운데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은 시종 서로를 치켜세우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특히 시 주석은 북핵 및 남북관계 등과 관련해 한반도에서의 핵개발 확고히 반대,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 등 다소 진전된 입장을 밝혀 우리 측을 고무시켰다. 일본의 우경화와 관련해서도 여러 차례 한·중 공동대응을 강조해 우리 정부는 아니더라도 우리 국민들에게만큼은 ‘우군’ 인상을 심어주는 데에도 성공했다. 미국의 아시아 개입을 저지하기 위한 중국 고도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고 본다면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그의 친한적인 발언과 행보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시 주석은 불과 4년 전인 2010년 10월 25일 국가부주석 자격으로 참석한 항미원조(抗美援朝·한국전쟁의 중국명)전쟁 참전 60주년 좌담회에서 중국 군의 참전을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규정하면서 북·중 혈맹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그의 편향된 역사관, 친북 행보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이번에 북한에 앞서 한국을 방문했다고 호들갑 떨었지만 2008년 중국공산당 서열 6위의 국가부주석에 선임된 뒤 그는 첫 해외방문 대상지로 북한을 선택했었다. 북·중관계가 많이 소원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 주석이 주관하는 중앙외사영도소조에서 대북정책을 변경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진정 신뢰를 원한다면 시 주석은 한국전쟁에 대한 평가를 다시 내놓았어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방한에서 그가 판문점을 방문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반도 분단에 책임 있는 일방으로서 분단의 현장을 직접 목도하고, 그곳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확고한 지지의사를 밝혔다면 우리는 온전히 그를 신뢰했을 것이다. stinger@seoul.co.kr
  • [사설] 北 응원단 파견, 화해 제스처로 그치지 말아야

    오는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응원단 모습을 보게 될 듯하다. 어제 북측이 선수단 파견에 이어 응원단 파견 의사를 ‘정부 성명’을 통해 밝혔고, 우리 정부가 이를 즉각 수용하면서 9년 만에 우리 땅에서 스포츠를 통한 남북 화합의 무대가 펼쳐질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반가운 일이다. 스포츠를 매개로 한 소통은 분명 남북 간 화해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사안이다. 2002년 9월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8월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 북측이 응원단을 보낸 뒤로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크게 진작됐고, 북에 대한 우리 사회 저변의 인식이 개선됐던 전례만 봐도 응원단이 남북 화해의 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만 11차례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례의 탄도 미사일 발사를 자행하며 무력 시위를 일삼아 온 북한이라는 점에서 느닷없는 응원단 파견을 흔쾌히 환영할 수만은 없는 것 또한 분명한 현실이라고 할 것이다. 응원단 파견이 진정 남북 간 화해를 목표로 한다기보다는 자신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대외에 선전하고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을 부채질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좀 더 적확한 정세 판단이라고 여겨진다. 실제로 북은 지난달 하순 방사포 추정 발사체 3발과 탄도미사일 2기를 사흘에 걸쳐 동해로 발사하고는 이튿날 ‘국방위 특별제안’을 통해 상호비방 전면 중단을 제의하는 등 올 들어 적극적으로 ‘화전 양면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어제 정부성명을 통해 응원단 파견과 별개로 북핵 공조 중단과 5·24조치 해제, 6·15공동선언 및 10·4선언 즉각 이행 등을 우리 정부에 촉구한 것도 이 같은 평화공세의 연장선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목도했듯 지금 동북아 정세는 미·중·일 3각 대립이 몰고 온 거센 파도로 요동치고 있다. 자신들을 제쳐 두고 한국부터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를 직시한다면 북은 이제 중국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대남 화해 제스처가 아니라 진정으로 남북 화해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무턱대고 5·24조치 해제 등을 요구할 게 아니라 그들 스스로 5·24조치 해제를 위한 조건을 하나씩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정부도 능동적인 대북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남북은 앞서 지난 2월 고위급회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등 3개 항에 합의했으나 상호비방 중지와 고위급 접촉 지속은 지금껏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이 북한 당국의 좌충우돌에 있음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마냥 답보 상태로 둘 수는 없는 일이다. 고위급 회담 제의와 같은 적극적 대화 노력으로 돌파구를 열어 나가기 바란다.
  • [시론] 시진핑 방한의 외교적 의미/주재우 경희대 교수·브루킹스연구소 방문학자

    [시론] 시진핑 방한의 외교적 의미/주재우 경희대 교수·브루킹스연구소 방문학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3~4일 방한은 한·중 외교사에 이정표를 남긴 고무적인 외교 행보였다. 주지하듯 이번 방문은 중국 최고 지도자가 먼저 북한을 방문하고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의 한반도외교의 ‘전통’을 깼다. 일각에서는 이의 지나친 의미부여로 중국이 곤란해질 수 있고 우리는 자칫 미·중 양 대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할 수 있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특히 중국이 일본과의 과거사문제 갈등으로 미·일로부터 우리를 끌어내기 위한 포석에 놀아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우리의 국익과 입장이 분명하고 명확하면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시 주석의 방한은 한·중 양국의 지정학적, 지경학적, 전략적 이익에 근간한 자발적 결정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한국을 먼저 방문함으로써 중국의 한반도 외교에서 ‘이념 중심’의 외교적 족쇄를 푸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국익중심 외교, 선린우호 정책과 실용외교를 꾀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중 수교 이후에도 중국은 북한 요인 때문에 유독 한반도 외교에서만큼은 국익이 아닌 이념이 지배했다. 지금까지 중국의 역대 최고 지도자와 후계자들은 이 전통을 지켰고 시 주석 역시 후계자 당시인 2005년과 2008년에 이를 실천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중국의 외교목표와 국익이 실질적으로 한반도 외교에 투영되는 계기를 스스로 창출했다. 이로써 중국의 한반도 외교에서 ‘북한 요소(factor)’의 중요성이 상당 부분 평가절하됐음이 방증됐다. 이는 중국의 대북정책의 기조 변화를 의미하지 않으나 한반도 외교를 보다 실용주의적으로 개진하겠다는 의지를 노정했다. 중국의 변화된 한반도 외교 접근법을 어떠한 국익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는가. 중국의 북한 요소에 대한 평가절하는 우리와의 공조 필요성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선언에 대한 지지와 한반도에서 핵무기 개발의 확고한 반대 입장에서 드러났다. 북핵 관련 중국의 입장이 작년 6월 박 대통령의 방중 때 ‘유관 핵무기 개발’에 대한 위협 인식을 공유하던 수준에서 ‘핵무기 개발’에 대한 확고한 반대 입장으로 더욱 강경해진 사실에서도 입증됐다. 중국은 우리와 일본의 과거사문제를 공동 대응하길 강력히 희망했다. 그 단초로 우리의 위안부문제 공동연구에 합의했다. 우리의 국익은 미·일과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중국과의 공조에 있다. 안보적 함의를 내포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중국이 제안한 내년의 전승 70주년 행사에 반드시 응할 필요가 없다. 중국에는 전승국으로서 이 행사가 의미가 있겠다. 그러나 우리의 광복과는 거의 무관한 것이다. 경제협력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도 우리의 국익관점에서 보면 미국과의 갈등요소가 적다. 연말까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 노력에 합의했고 통화 직거래 시장도 구축하기로 했다. 통화 직거래 시장은 우리와 중국의 대달러 통화가치가 날로 절상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무역경쟁력을 보호하는 장치가 될 것이다. 우리는 또한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구상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 구상은 미·일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 견제용이 아니다. 후자가 개도국의 경제개발사업 중심이기 때문이다. 대신 동북아지역의 경제통합, 통일 한반도와 동북아 실크로드 등 한·중 양국의 ‘꿈’을 위한 인프라 구축 사업의 재원을 제공할 것이다. 이번 시 주석의 방한으로 중국의 비정상적인 한반도 외교가 정상화되는 계기로 연출됐다. 명확한 국익관에 입각한 중국과의 정상적인 국익중심의 협력은 한·미동맹과 같은 우리의 상수적인 국익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중국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중 간 경쟁이 악화돼 우리는 물론 중국 내에서의 국익에도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명확한 국익관은 우리가 미·중 양국을 날개 삼아 날아오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9년 만의 ‘인천 北女’

    9년 만의 ‘인천 北女’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오는 9월 개최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북측 의사를 기본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당면하여 북남 관계를 개선하고 민족단합의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 남조선의 인천에서 진행되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우리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한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하는 것은 2005년 9월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9년 만이다. 과거 북한 응원단은 미모의 젊은 여성이 다수 포함돼 ‘미녀 응원단’으로 불리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북한은 이날 김일성 주석이 사망 직전 서명한 통일문건 작성 20주년을 맞아 성명을 발표한다고 밝힌 뒤 남북 관계 개선과 남한의 대북정책 전환 등을 촉구하는 입장을 담은 4개항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우리 측 지역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조직위 등과 협의해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참여에 필요한 사항은 국제관례에 따라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북한의 대남 제의에 대해 “비합리적인 주장을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우리와의 대화의 장에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한 ‘공화국 정부 성명’은 북한이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최고 수준의 입장 표명으로 평가된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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